포용적 금융 서비스를 위한 발달장애인 대상 모바일 금융 앱 ‘쉬운 모드’ 개발 가이드라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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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
본 연구는 금융 앱의 접근성과 사용성을 개선하기 위해 고령자 모드로 개발된 ‘간편 모드’를 발달장애인을 포함한 정보취약계층, 더 나아가 이를 필요로 하는 모든 사용자가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하고자 하였다. 이를 위해 금융권 기존 지침, 장애인 접근성 지침, 발달장애인 정보 접근성 지침을 통합하고 구체화하여, 발달장애인의 모바일 금융 앱 사용을 위한 ‘쉬운 모드’ 가이드라인을 개발하였다. 이후 국내 주요 은행(국민, 농협, 신한, 우리, 하나) 및 인터넷 은행(카카오, 토스)의 간편 모드에 대해 이 가이드라인의 준수 여부를 분석하였으며, 그 결과 발달장애인 사용자를 위한 접근성 및 사용성 보장에 있어 개선이 필요함을 확인하였다. 연구 결과를 토대로 발달장애인을 포함한 다양한 사용자 집단의 금융 서비스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구체적인 방향성을 제시하였으며, 간학제간 협력의 중요성, 지속적인 업데이트와 개선의 필요성, 사용자 맞춤형 지원 방안 마련 등을 논의하였다. 본 연구를 통해 모든 사용자가 쉽게 접근, 활용할 수 있는 포용적인 모바일 금융 앱의 개발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Abstract
This study investigates how the “simple mode,” originally designed to improve the usability and accessibility of banking applications for older adults, can be adapted to meet the needs of individuals with developmental disabilities and other users with diverse requirements. To achieve this, we integrated and refined existing financial sector guidelines, accessibility standards, and easy-to-understand resources, leading to the development of ‘Easy Mode’ guidelines specifically for mobile banking apps. We then evaluated the compliance of seven banking apps’ simple modes with these ‘Easy Mode’ guidelines, identifying areas for improvement to enhance accessibility and usability for individuals with developmental disabilities. Based on our analysis, we proposed targeted strategies to improve the accessibility of financial services for a wider range of users, underscored the value of interdisciplinary collaboration, and emphasized the importance of continuous updates and personalized support. This study aims to contribute to the development of inclusive mobile banking apps that are accessible and user-friendly for all.
Keywords:
Mobile Banking App, Digitally Marginalized Groups, Developmentally Disabled, Easy Mode, Guideline키워드:
모바일 금융 앱, 정보취약계층, 발달장애인, 간편 모드, 가이드라인Ⅰ. 서 론
1-1 연구의 필요성 및 목적
디지털 전환이 빠르게 이루어지고 있는 현재 상황에서, 금융 및 경제 분야 역시 이러한 흐름을 피할 수 없었다. 스마트 금융, Finance와 Technology를 결합한 핀테크의 등장을 비롯한 디지털 혁신 및 디지털 금융 가속화는 은행권의 영업점 축소 및 비대면 영업의 확대로 이어지고 있다. 한국은행 경제통계에 의하면 일반은행의 점포는 2024년 1분기 3,880개로, 5년 전인 2019년 1분기 4,856개에서 976개 감소하였다[1]. 이러한 변화에 대해 고령층과 같은 대면 서비스 이용률이 높은 집단이 금융 서비스로부터 소외될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등장했다. 이에 따라 2023년 4월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과 은행연합회는 「은행 점포폐쇄 내실화 방안」을 발표하였다[2]. 하지만 위 내실화 방안에서 추진하는 주요 목표 중 하나는 ‘소비자 지원·보상방안 마련’으로 이는 점포 폐쇄 관련 사전 예방 조치가 아닌 사후적 조치라는 점, 해당 방안을 적용한 이후에도 은행점 점포 수 감소는 지속되었다는 점에서[1] 금융 소비자의 모바일 금융 사용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었음을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정보취약계층은 여전히 모바일 금융을 원활하게 사용하지 못하고 있다. 1년 내 모바일, 스마트폰 뱅킹을 통해 온라인 은행 거래를 해 본 사용자의 비율은 20대부터 40대까지는 모두 95%를 초과하였고 50대도 91%였지만, 60대 이상은 49%로 절반도 넘지 않는 압도적으로 낮은 수치를 보였다[3]. 정보취약계층의 모바일 금융 앱 사용률을 저조하게 하는 이유 중 하나는 모바일 금융 앱에 대한 접근성과 편의성이 보장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한국소비자원에서 국내 은행의 모바일 뱅킹 앱에 대하여 「모바일 앱 콘텐츠 접근성 지침 2.0」 준수 여부를 조사한 결과 ‘대체 텍스트, 자막·수화 등의 제공, 명도 대비, 초점’ 등의 4개 항목에 대해서 조사 은행 모두 미준수 사례가 발견되었으며, 고령자 친화적인 모바일 뱅킹 전용 앱이 출시되어야 한다는 의견에 대한 동의가 5점 중 3.87점에 해당하였다[4].
정보취약계층의 모바일 금융 앱 사용성과 관련하여 금융위원회 및 금융감독원은 고령 금융 소비자의 금융 편의성과 접근성 향상을 위해 「고령자 친화적 모바일 금융앱 구성지침」(이하 금융위 지침)을 마련하였고, 고령자를 위한 ‘별도의 모드’를 마련할 것을 제시하였다[5]. 또한 정보취약계층의 모바일 금융 앱 사용과 관련하여 접근성, 사용자 인터페이스(UI; User Interface)와 사용자 경험(UX; User Experience), 디지털 문해력 교육 등의 다양한 영역에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6]-[14]. 이때 4대 정보취약계층은 장애인, 저소득층, 농어민, 고령층으로 다루고 있으며, 이 외에도 디지털 금융 서비스 이용에 어려운 집단에는 다문화, 북한이탈주민 등이 있지만 금융위원회가 별도의 모드를 ‘고령자 모드’라고 지칭한 것에서 확인할 수 있듯 지금까지의 주된 고려 대상은 고령층에 한정되었다[6]-[11],[13]. 고령자 모드 출시 후 이에 대한 수요가 모든 연령층에서 발생함을 확인한 금융위는 고령자 모드의 명칭을 ‘간편 모드’로 수정하였지만[15], 이는 정보취약계층의 다양한 집단을 폭넓게 고려했다기보다는 연령층을 확대한 것에 불과하다. 심지어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NIA)에서 2023 디지털정보격차 실태조사를 진행하며 조사 집단을 모집할 때도 장애인은 ‘장애인 복지법에 의해 등록된 지체, 뇌병변, 시각, 청각·언어장애인을 기준’으로 하였으며 지적장애, 자폐성 장애인을 비롯한 발달장애인은 조사 대상으로 포함하지 않았다[16]. 발달장애인의 자립과 관련하여 고용 및 근로에 대한 국가 및 지자체의 관심으로부터 발달장애인의 경제활동 참여에 대한 요구도 함께 증가할 것으로 예측되지만[17], 현실에서 발달장애인은 실태조사에서조차 소외되고 있기 때문에 모바일 금융 서비스 사용에 있어 가장 큰 어려움을 겪는 집단일 가능성이 있으며, 관련 연구가 시급하다.
한편 고령자의 특성에 따른 고려 사항은 장애와도 연결 지을 수 있다[18]. 고령자는 시각, 청각 등 감각을 통한 작업능력이 저하되고, 새로운 것을 배우고 익히는 것에 대한 부담이 늘어난다. 이러한 특성은 곧 장애인, 특히 새로운 지식을 습득, 배운 지식을 활용 및 일반화하여 적용하는 데에 부담을 느끼는 등 인지능력에서의 어려움을 겪는 발달장애인의 특성과 유사하다. 이러한 유사성을 바탕으로 고령층과 발달장애인을 고려 대상 집단으로 통합하는 경향을 확인할 수 있고, 2024년 6월 카카오톡에서 발달장애인, 시니어 등 글 이해에 어려움이 있는 사용자를 주 대상자로 하여 「모두를 위한 더 쉬운 카톡 설명서」를 소개한 것이 대표적인 예시이다[19]. 마찬가지로 금융위원회에서 고령자를 위해 제시한 ‘간편 모드’ 역시 적절히 수정, 보완된다면 발달장애인을 포함해 사용이 편리한 별도의 모드를 필요로 하는 모든 사용자에게 유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고령자를 대상으로 제작된 ‘간편 모드’를 발달장애인을 포함한 모든 사용자가 쉽고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알아보고자 하며, 이를 위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쉬운’ 모바일 금융 앱 서비스의 방향성을 확인하고자 한다.
1-2 연구 문제
첫째, 발달장애인의 모바일 금융 앱 서비스를 위한 가이드라인의 필수 구성 요소는 무엇인가?
둘째, 국내 5대 은행 및 인터넷 은행에서 제공하는 모바일 금융 앱 간편 모드의 발달장애인을 위한 가이드라인 준수 여부는 어떠한가?
셋째, 발달장애인을 비롯한 모든 사용자를 포용할 수 있는 쉬운 모바일 금융 앱 서비스의 방향성은 어떠해야 하는가?
Ⅱ. 연구방법
2-1 연구 절차
발달장애인의 모바일 금융 앱 서비스 사용 및 포용성 관련 논의를 진행하기 위한 연구는 다음 절차에 따라 이루어졌다. 1) 발달장애인의 모바일 금융 앱 사용에 대해 금융권 기존 지침, 장애인 접근성 지침, 발달장애인 정보 접근성 관련 지침을 분석하여 지침의 필수 구성 요소를 확인한 뒤, 2) 해당 기존 지침들을 통합, 추출, 구체화, 보완하여 발달장애인을 위한 모바일 금융 앱 서비스 관련 새로운 가이드라인을 제작하고, 3) 새롭게 제작된 가이드라인의 준수 여부를 국내 5대 은행 및 인터넷 은행 총 7곳(국민, 농협, 신한, 우리, 하나, 카카오뱅크, 토스뱅크)의 금융 앱 간편(고령자) 모드를 대상으로 분석하여 결론적으로 발달장애인을 비롯한 모든 사용자를 위한 모바일 금융 앱에 대한 방향성을 논의하였다. 연구의 절차를 그림으로 나타낸 것은 그림 1과 같다.
Ⅲ. 연구 결과
3-1 기존 주요 지침 분석
발달장애인의 모바일 금융 앱 사용성과 관련한 주요 지침을 금융권 지침, 장애인 접근성 지침, 발달장애인의 정보 접근성 관련 지침의 3가지 영역에서 분석하였다.
가장 먼저 발달장애인의 모바일 금융 앱 사용과 관련된 금융권 지침을 살펴보았다. 현재 은행권의 금융 앱 개발 및 개선에 영향을 미치는 가이드라인은 금융위원회 및 금융감독원의 「고령자 친화적 모바일 금융앱 구성지침(가이드라인)」(이하 금융위 지침)이다[5]. 금융위원회는 쉽고 직관적인 구조와 디자인, 조회·이체 중심의 간단한 메뉴 구성을 ‘고령자 모드’의 주요 기능으로 포함하여, 고령자 모드 신설 및 접근성, 이용 편의성, 기타 사항의 총 3개 부문, 13개의 원칙으로 지침을 구성하였고 각 원칙에 대해 정의에 해당하는 핵심 요소와 이를 준수하기 위한 이행 방안을 제시하였다. 이행 방안은 올바른 예시와 지양할 비예시를 위주로 설명하였으며, 일부 원칙에 대해서는 모범 사례를 사진과 함께 제시하였다. 이러한 금융위 지침을 바탕으로 국내 18개 은행은 2023년 6월말 기준, 모두 ‘고령자 모드’ 출시를 완료하였다[15].
금융위 지침은 고령자가 금융 앱을 사용하고자 할 때의 신체적, 인지적, 심리적 장벽을 예측한 뒤 화면 재구성, 직관적인 용어 활용 및 교육자료 제공 등을 주요 원칙으로 제시하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그러나 금융위 지침은 한 개의 원칙에 대해 여러 개의 이행 방안을 제시하고 있거나 내용의 구체성이 부족해 은행권에서 지침을 적용하는 데에 자의적인 해석이 들어갈 가능성이 있다. 예를 들어, ‘고령자가 현재 수행 중인 작업의 진행단계를 인지할 수 있도록 한다.’라는 지침의 경우 이행 방안으로 ‘전체 및 현재 단계를 모두 인지 가능하도록 할 것, 숫자와 같은 명시적인 형태로 제시할 것’의 2가지를 제시하고 있는데, 은행에서는 숫자가 아닌 상태바 형식으로 진행 단계를 표시하는 등 이행 방안 중 일부만 적용하는 경우가 있다. 또한 원칙에 진행 단계를 표시해야 하는 작업이 무엇인지에 대한 정의가 부족해 한 은행은 이체와 상품 가입 모두에 표시하는 반면, 다른 은행은 상품 가입에만 표시하는 등의 상황도 발생하고 있다. 이처럼 원칙에 대한 구체성이 부족한 금융위 지침은 은행에서 원칙을 준수한 경우에도 해당 앱의 질적 우수성은 보장할 수 없다는 점에서 한계를 가진다.
금융위 지침에서 제시하고 있는 ‘접근성’ 부문을 구체화할 수 있는 방법으로 장애인 접근성 지침을 분석하였다. 방송통신표준심의회에서는 「한국형 웹 콘텐츠 접근성 지침 2.2」(이하 웹 접근성 지침)[20]과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콘텐츠 접근성 지침 2.0」(이하 모바일 접근성 지침)[21]을 제시하여 ‘장애인, 고령자 등이 비장애인과 동등하게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콘텐츠에 접근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웹 접근성 지침에서 적용 범위를 ‘PC, 터치스크린 기반 기기, 모바일 기기 등에서 실행되는 모든 웹 콘텐츠’로 다루고는 있지만, 본 연구는 모바일 앱을 중심으로 진행된다는 점에서 모바일 기기에 보다 구체성을 지닌 모바일 접근성 지침을 중심으로 살펴보았다. 모바일 접근성 지침에서는 장애 여부에 관계없는 동등한 콘텐츠 인식, 기능 운용, 콘텐츠 이해, 사용 기술에 영향을 받지 않는 콘텐츠 이용과 관련해 ‘인식의 용이성, 운용의 용이성, 이해의 용이성, 견고성’의 4가지 원칙에 대해 총 18개의 지침을 제시하여 모바일 앱 콘텐츠의 설계 및 개발 시 접근성을 보장하고 있다. 한국장애인단체총연합회 한국웹접근성인증평가원에 따르면 국내 5대 은행의 모바일 금융 앱 중 NH올원뱅크, 우리WON뱅킹이 모바일 접근성 인증 심사를 통과하였다[22].
모바일 접근성 지침은 접근성, 모바일 기기, 보조 기술, 무리한 부담 등 지침에서 사용되는 용어를 먼저 정의하여 뜻을 밝히고 있다는 점에서 지침의 준수 여부를 판단하는 기준이 명확하게 제시되었다. 그리고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콘텐츠 접근성 지침 사례’를 해당 지침이 지켜질 필요성과 함께 부록으로 제시하는 것은 장애에 대한 이해와 전문성이 부족할 수 있는 개발자 및 운영자에게 기술 적용 시 유의점을 전달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그러나 지침에서 ‘읽기나 문장 이해력에 제한이 있는 언어 또는 지적장애 등이 있는 경우’를 고려해야 하는 사용자 유형 중 하나로 제시하고는 있지만, 지침 내 원칙들은 시각, 청각, 지체장애인의 감각적, 신체적 어려움을 지원하기 위한 요소에 가깝다. 예를 들어 인식의 용이성 부문의 ‘명확한 지시 사항’에 대해 발달장애인에게 명확한 지시 사항이란 구체적인 지시어의 사용, 짧은 문장 등으로 정의될 수 있겠으나, 지침에서는 ‘지시 사항은 모양, 크기, 위치, 방향, 색, 소리 등에 관계없이 인식될 수 있어야 한다.’라고 감각적 차원에서 정의하고 있다. 실제로 한국형 웹 접근성 지침의 기초가 되는 The World Wide Web Consortium(W3C)에서 발행한 「W3C Accessibility Guideline(WCAG)」의 경우 2024년 5월 WCAG 3의 작업 초안을 게시하며 더욱 다양한 사용자 요구, 특히 인지적 장애를 가진 사람들의 요구를 포함할 것을 목표로 제시하였다[23]. 따라서 접근성 지침은 발달장애인을 비롯한 인지적 어려움이 있는 사람들을 지원하는 지침과 통합될 필요가 있다.
발달장애인의 정보 접근성을 보장하기 위해 인지적 어려움을 지닌 사용자를 위한 ‘읽기 쉬운 자료’ 관련 지침을 분석하였다. 읽기 쉬운 자료는 문해력이 낮은 독자도 글의 내용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쉬운 단어를 사용하거나, 이해를 돕기 위해 시각 자료를 함께 사용하는 방식으로 제안된다. 이러한 읽기 쉬운 자료의 필요성은 이미 「발달장애인 권리보장 및 지원에 관한 법률」 제10조, 「장애인차별금지 및 권리구제 등에 관한 법률」 제23조, 「장애인복지법」 제22조, 「장애인 등에 대한 특수교육법」 제28조 등 여러 장애 관련 법률에서 강조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다양한 연구와 자료 개발이 진행되어 왔다. 특히 한국지적발달장애인복지협회(2017), 서울시읽기쉬운자료개발센터 알다(2018), 소소한소통(2021) 등 국내 주요 기관들이 관련 원칙과 구성 요소를 제시하고 있다[24]-[26].
정유진, 김기룡은 산발적으로 이루어진 선행 연구들을 통합하여 ‘발달장애인을 위한 읽기 쉬운 자료 분석 준거’를 제안하였다[27]. 이 준거는 읽기 쉬운 자료의 구성 요소를 중심으로 3개의 영역, 21개의 하위요인, 78개의 문항으로 구성된다. 첫 번째 영역은 ‘어휘와 문장’으로, 하위요인은 독자와 작성자 지정, 쉬운 단어와 문장, 어려운 단어 처리하기 등 5개의 하위 요소로 구성되며, 내용의 단순화를 목표로 한다. 두 번째 영역인 ‘지면 구성 및 디자인’은 쪽 모양, 제목, 출력 용지 및 분량 등 9가지 하위 요소로 구성되어 있으며 문서화 시 강조되는 디자인적 요소를 다룬다. 마지막으로 ‘이미지’ 영역은,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및 그림의 요소에 대한 설명이 담긴 하위요소 7가지로 구성되어 있다.
‘발달장애인을 위한 읽기 쉬운 자료 분석 준거’가 관련 선행연구들을 집대성하고 발달장애인 가족 및 현장 전문가들의 내용타당도 검증을 거친 결과물임에도 불구하고, 몇 가지 한계점이 있다. 우선, 이 준거는 종이책이나 인쇄 가능한 문서 파일을 대상으로 설계되어, 오늘날 사용 빈도가 높은 모바일 환경 웹사이트나 앱 사용자 인터페이스(UI)에 적합하지 않다. 또한, 이 준거는 공공부문에서 발행되는 발달장애인의 권리와 의무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법령과 각종 복지지원 등 중요한 정책정보 등에 대한 읽기 쉬운 자료만을 고려하고 있어, 상업적 목적을 지닌 민간 부문에서 적용하기에는 제한이 있다. 그러나 민간 부문에서 발달장애인을 위한 자료를 제공할 때도 적용할 수 있는 지침이 제공된다면, 발달장애인의 다양한 서비스 접근성이 크게 향상될 것이다. 이때 특정 분야에 특화된 지침을 제작하는 것은 상황에 대한 구체적이고 심도 있는 고려를 가능하게 해 실현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를 지닌다. 예를 들어, 읽기 중심 가이드라인이 아닌 말하기 중심의 해설 프로그램 적용을 위해 발달장애인 대상 박물관 문화해설 시나리오 지침을 개발하거나[28], 디지털 기기를 활용한 건강 특화 프로그램 개발 과정에서 인지적 어려움이 있는 발달장애인의 특성을 고려해 프로그램 설계 시 필수적으로 고려할 전략을 마련하고[29], 다양한 사용자를 융통성 있게 고려하는 전략인 보편적 학습설계(UDL; Universal Design for Learning) 관점에서 발달장애 학생들을 위한 스마트 기술 활용 교육용 앱 개발을 하는 것처럼[30] 현재 특정 상황에 집중된 전략 및 지침을 마련하는 선행 연구들이 진행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마찬가지로 금융 분야에서도 발달장애인을 위한 서비스나 프로그램 개발에서 참고할 수 있는 방향성을 제시하고, 발달장애인을 위한 자료와 서비스가 개발될 필요가 있다. 특히 금융 분야는 복잡한 용어와 개념, 다양한 절차와 규정으로 인해 발달장애인이 이해하고 접근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기 때문에 올바르게 이용하지 못할 경우 경제적 불이익이나 피해를 입을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금융 분야에서도 발달장애인을 위한 맞춤형 지침의 개발이 필수적이며, 이를 통해 발달장애인들이 금융 서비스를 보다 쉽게 이해하고 이용할 수 있도록 돕고, 그들의 경제적 자립과 사회적 포용을 증진시킬 수 있다.
3-2 모바일 금융 앱 ‘쉬운 모드’ 가이드라인 제작
앞서 금융권 지침, 장애인 접근성 지침, 발달장애인 정보 접근성 관련 기존 지침을 분석한 결과를 바탕으로 이를 통합, 구체화, 보완하여 발달장애인의 금융 앱 사용을 위한 ‘쉬운 모드’ 가이드라인을 제작하였다. 가이드라인을 제시할 때 금융위에서 초기에 제시한 ‘고령자 모드’라는 명칭 대신 ‘쉬운 모드’라고 지칭한 이유는 별도의 모드가 필요한 대상은 오직 고령자만이 아니기에 발달장애인을 비롯한 정보취약계층 전부가 고려되어야 하며, 더 나아가 간편한 작업을 원하는 일반 사용자까지 모든 사용자가 이용할 수 있는 모드라는 의미를 담기 위해서고, 또한 고령자 모드의 사용 연령대를 확대하며 바꾼 명칭인 ‘간편 모드’를 그대로 사용하지 않은 이유는 ‘쉬운’이라는 명칭을 통해 발달장애인의 정보 접근성 관련 자료를 쉬운 글, 쉬운 정보 등으로 표현하는 기존 방식과의 일관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금융위 지침을 기본적인 구성 틀로 하되, 이행 방안을 제시한 내용 중 모호하게 제시된 기준을 접근성 지침과 읽기 쉬운 자료 지침에서 내용을 추출하고 세부 내용을 구체화하여 제작하였다. 이때 세부 지침은 질문의 형태로 제시하여 개발자들이 금융 앱을 제작하는 과정에서 체크리스트의 형태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하였다. 이에 따라 가이드라인 제작 과정은 1) 기존 지침에서 필수 요소 추출, 2) 선정된 원칙의 유목화, 3) 세부 지침(체크리스트) 항목 제작, 4) 원칙명 및 부문명 결정의 4단계로 진행되었다.
금융위 지침은 모바일 금융 앱에 대한 직접적인 지침이므로 이를 가장 기본의 틀로 삼고, 해당 지침에서 제시한 원칙은 새로운 가이드라인에 모두 포함하였다.
모바일 앱 콘텐츠 접근성 지침의 경우 ‘인식의 용이성’ 부문의 원칙들은 주로 감각 장애인을 대상으로 제시되었기에 발달장애인을 중심으로 제작하는 본 가이드라인에서는 해당 내용을 세부 지침으로 모두 언급하기보다는 “모바일 앱 접근성을 준수하였는가?”라는 세부 지침 하나로 통합하여 제시하였다. 또한 다양한 터치기능(multi-touch, drag and drop 등), 깜박거리는 콘텐츠, 배경음 등 모바일 금융 앱에서 자주 사용되지 않아 중요도가 낮은 항목들은 제외하였다.
발달장애인의 읽기 쉬운 자료 관련 지침들은 대부분 ‘문서화 작업’을 기준으로 제작되었기에 앱 지침과 맞지 않는 ‘출력 용지, 쪽 모양, 글자 모양, 정렬’ 등과 관련된 원칙은 모두 제외하였고, 인지적 어려움을 지닌 사용자를 위한 어휘와 문장, 디자인을 중심으로 내용을 추출하였다. 이때 너무 많은 수의 지침이 제시되는 것은 개발자에게 부담을 줄 수 있으므로 실질적 사용성을 고려하여 익숙하지 않은 용어와 정보가 많은 금융 앱을 발달장애인이 쉽게 사용하기 위해 필수적으로 고려해야 할 지침을 위주로 내용을 선정하고 통합하여 제시하였다. 이에 따라 짧고 간단한 문장과 지시, 용어의 대체 및 부연 설명, 용어의 일관성 유지, 중요 내용의 강조, 아이콘 등 상징의 사용을 주요 내용으로 결정하였다.
앞서 기존 지침에서 추출한 필수 원칙들을 유사한 항목끼리 유목화하였다. 이는 기본 틀인 금융위 지침을 나열한 뒤 각 원칙에 접근성 지침과 읽기 쉬운 자료 제작 지침에서 추출한 내용들을 분류하는 과정을 통해 진행하였다. 예를 들어 금융위 지침의 ‘고령자의 이용 편의성을 위해 일관성 있는 구조와 디자인으로 구성한다.’에 접근성 지침의 ‘사용자 인터페이스의 일관성’과 읽기 쉬운 자료 지침의 ‘같은 내용을 설명할 때는 일관성을 유지하여 같은 단어를 사용하기’의 원칙들을 그룹화하였다. 이를 통해 총 3개의 다른 지침들의 원칙을 하나의 원칙으로 통합하며, 대분류(원칙)와 소분류(부문)로 항목들을 정리하였다.
앞 단계에서 각 분류에 나열된 세부 원칙들 중 통합할 수 있는 내용, 구체화하여 분리해야 하는 내용 등을 확인한 뒤 세부 지침인 체크리스트를 제작하였다.
먼저, 3개의 다른 지침에서 추출한 세부 원칙들을 각 지침별로 순차적으로 분류하는 과정에서 동일한 내용이 중복되어 포함된 경우를 파악한 뒤, 금융 앱의 상황에 가장 적합하고 구체적으로 표현된 하나의 원칙만 남긴 뒤 나머지 중복된 원칙들은 제외하였다. 다음으로, 금융위 지침에 통합하여 하나의 원칙으로 제시할 수 있는 내용을 확인하였다. 예를 들어 작업 진행 단계를 명시하는 원칙과 읽기 쉬운 자료 지침의 ‘숫자는 아라비아 형태로 제시한다’를 하나의 원칙으로 통합하고, 사용자에게 충분한 시간을 제공하는 원칙과 접근성 원칙의 실행 시간 제한 및 시간 연장 기능 관련 원칙들을 통합하였다. 이어서, 각각의 세부 지침은 하나의 정보만 제시하도록 주의하여 지침을 구체화하였다. 예를 들어 금융위 지침에서 하나의 원칙으로 제시되었던 ‘금융사기 예방 장치 마련’과 ‘신고 접근성 강화’를 각각의 항목으로 분리하고, 신고 수단과 관련해서도 제공, 검색 가능성, 접근성 등으로 세부 항목을 나누었다. 그리고 ‘긴 작업’을 3단계 이상의 작업으로, ‘정보가 많은 화면’을 스크롤이 필요한 화면 등으로 용어를 명확히 정의해 표현하고, 앱 구성의 일관성을 폰트 및 버튼의 색상, 크기, 컨트롤, 어휘로 나누어 제시하고, 쉬운 의미 인식에 대해 구체적 방안을 읽기 쉬운 자료 지침을 활용하여 제시하는 등 세부 지침이 원칙을 명료하게 드러내도록 다듬었다. 이때 세부 지침은 질문의 형태로 제시하여 개발자들이 금융 앱을 제작하는 과정에서 체크리스트의 형태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하였다. 이에 따라 총 52개의 세부 지침(체크리스트) 항목이 도출되었다.
2단계에서 유목화한 내용과 3단계에서 제작한 체크리스트 항목을 바탕으로 대분류와 소분류의 내용을 포괄할 수 있는 이름을 선정하였다. 원칙명 및 부문명은 발달장애인의 금융 앱 사용 경험을 극대화하기 위해 사용자 경험(UX)과 관련된 기준인 Peter Morville의 허니콤 모델(Honeycomb Model)과 Jakob Nielsen의 10가지 휴리스틱 원칙(Ten Usability Heuristics)을 중심으로 선정, 재구성하였다.
이를 바탕으로 ‘접근성, 사용성, 일관성, 인식용이성, 지원가능성, 보호성, 개선성’의 7가지 원칙이 제시되었다. 각각의 원칙들에 대하여 접근성 원칙은 ‘사용 가능성이 보장되는가?’, 사용성 원칙은 ‘사용이 편리한가?’, 일관성 원칙은 ‘디자인 및 사용이 표준화되었는가?’, 인식용이성 원칙은 ‘작업을 쉽게 이해하여 진행할 수 있는가?’, 지원가능성 원칙은 ‘사용자가 어려움에 직면했을 때 도움이 제공되는가?’, 보호성 원칙은 ‘사용자의 안전한 사용을 돕는가?’, 마지막 개선성 원칙은 ‘서비스 제공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는가?’의 의미를 지녔다.
그리고 (1) 접근성 원칙의 ‘쉬운 모드 제공, 쉬운 모드 진입 경로 최소화, 쉬운 모드 이용의 자율성, 다양한 사용자의 고려’, (2) 사용성 원칙의 ‘이용 빈도 높은 업무 위주의 구성, 융통성 및 개인화, 작업 진행 과정의 명료성, 오류 방지’, (3) 일관성 원칙의 ‘일관성과 표준’, (4) 인식용이성 원칙의 ‘간결한 디자인, 명확한 지시 및 쉬운 이해’, (5) 지원가능성 원칙의 ‘응답 시간 조절 및 정지, 도움 제공’, (6) 보호성 원칙의 ‘피해 예방, 피해 신고’, (7) 개선성 원칙의 ‘변동 최소화, 업데이트 계획 마련’의 총 17개의 부문이 제시되었다.
따라서 발달장애인의 금융 앱 사용을 위한 ‘쉬운 모드’ 가이드라인은 7개 원칙, 17개 부문, 52개의 세부 원칙으로 최종 구성되었다. 제작한 가이드라인의 구체적인 내용은 표 1에 제시하였다.
3-3 국내 은행의 발달장애인 포용성 현황 분석
국내 은행에서 출시한 ‘간편(고령자) 모드’가 발달장애인의 사용성을 효과적으로 보장하는지 확인하기 위해 앞서 제작한 ‘쉬운 모드’ 가이드라인의 세부 지침을 올바르게 준수하고 있는지 확인하는 분석 과정을 거쳤다.
국내 시중 은행 및 인터넷 은행에서 출시한 간편 모드를 대상으로 분석을 진행하였다. 분석 대상 은행은 총 자산, 당기순이익 및 시가총액을 기준으로 금융권에서 5대 은행으로 불리는 국민, 농협, 신한, 우리, 하나은행[31],[32]과 한국인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은행 앱의 1, 2위를 차지하며[33] 최근 사용량이 증가하고 있는 인터넷 은행인 카카오뱅크와 토스뱅크의 총 7곳을 선정하였다. 하나의 은행에서 여러 개의 모바일 금융 앱을 제공하고 있는 경우 가장 최근 출시된 앱을 분석 대상 앱으로 선정하였고 이에 따라 국내 5대 은행은 KB스타뱅킹, NH올원뱅크, 신한SOL뱅크, 우리WON뱅킹, 하나원큐 앱을 기준으로 분석을 진행하였다.
가이드라인에서 체크리스트 형식으로 제공하고 있는 52개의 세부 지침 중 44개에 대해 각 은행의 지침 준수 여부를 O, X로 구분하여 평가하였다. 전문적인 심사 기준에 따른 평가가 필요한 모바일 앱 접근성 지침 준수 여부, 은행의 사용성 평가 진행 관련 추가 자료가 필요한 1번 접근성 원칙 중 ‘다양한 사용자의 고려’와 간편 모드의 업데이트 내역을 확인해야 평가할 수 있는 7번 개선성 원칙 중 ‘변동 최소화’ 등 본 연구에서 평가하기에 물리적 한계가 존재하는 세부 지침은 분석에서 제외하였다.
44개의 세부 지침을 분석한 결과를 각 부문별로 통합하여 제시한 것은 [표 2]와 같다. 이때 부문에 해당하는 세부 지침을 모두 준수한 것(100%)은 O로, 50% 이상 100% 미만의 비율로 준수한 것은 Δ로, 50% 미만의 비율로 준수한 것은 X로 표시하였다.
분석은 2024년 8월 7일부터 8월 16일까지 총 10일간 진행하였다. 분석 대상 은행별로 2명의 연구자가 각자 분석한 뒤, 분석 과정의 신뢰도를 확보하기 위해 불일치 항목에 있어서 최종 합의에 이를 때까지 협의를 통해 수정 및 보완을 거쳤다. 이에 따른 분석 신뢰도는 96.75%이다.
분석 결과 국내 5대 은행은 모두 70% 이상의 준수율을 보였지만, 인터넷 은행인 카카오뱅크와 토스뱅크는 각각 61%와 49%로 이에 미치지 못하였으며, 특히 가장 준수율이 낮은 토스뱅크의 경우 50% 미만의 준수율을 보였다. 가이드라인에서 가장 낮은 준수율을 보인 부문은 지원가능성 원칙의 ‘도움 제공’이었으며, 이어 사용성 원칙의 ‘융통성 및 개인화’ 부문도 과반수 이하의 준수율을 보였다. 분석 결과의 요약은 표 2에 제시하였다.
• 접근성
대부분의 은행들은 간편 모드 제공과 관련하여 모든 지침을 준수하였으나 토스뱅크는 별도의 간편 모드가 아닌 큰글씨 모드만을 제시하였다. 하지만 토스뱅크는 일반 모드 자체가 타 은행에 비해 단순하게 구성된 편이라는 연구자들의 합의 하에 이후 항목들은 큰글씨 모드를 기준으로 분석을 진행하였다. 2번 부문 ‘쉬운 모드 진입 경로 최소화’의 경우 화면 최상단에 간편 모드 전환 버튼을 위치시켜 간편 모드의 존재를 바로 인식할 수 있도록 한 은행과 화면 하단으로 스크롤을 해 간편 모드 설정 버튼을 찾는 과정이 필요한 은행으로 나뉘었다.
• 사용성
1번 부문 ‘이용 빈도 높은 업무 위주의 구성’의 경우 모든 은행이 홈 화면에서는 이용 빈도가 높은 조회, 이체 위주의 기능을 제공하여 이를 준수하였지만, 스크롤이 필요한 대표적인 화면인 ‘메뉴’를 기준으로 살펴보았을 때 타 은행들이 최근 이용 메뉴, 자주 쓰는 메뉴 등을 제시한 반면 카카오뱅크와 토스뱅크는 해당 기능을 상단에 제공하지 않았다. 이때 농협은행은 간편 모드로 제공하고 있는 ‘큰글모드’의 경우 일반 모드에 비해 메뉴에서 제공하는 기능의 가짓수가 대폭 축소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은행이 낮은 준수율을 보인 2번 부문 ‘융통성 및 개인화’의 경우 홈 화면의 메뉴 구성을 사용자가 원하는 대로 수정할 수 있는 은행은 하나은행뿐이었다. 이때 농협은행의 NH콕뱅크의 경우 ‘내맘콕모드’를 제시하여 메뉴를 자유롭게 설정하며 홈 화면을 구성 가능한 모드를 제공하였으나 분석 대상 앱인 NH올원뱅크에서는 해당 기능을 제공하지 않았다. 또한 터치 외에 음성 인식 기능을 활용하여 검색 내용을 입력할 수 있는 은행과, 폰트 크기를 자율적으로 조절 가능한 은행은 일부였다.
3번 ‘작업 진행 과정의 명료성’ 부문의 경우 2곳의 은행만 숫자의 형태로 작업 단계를 명시하였으며, 그 외 은행들은 진행 단계를 명시하지 않은 경우, 명시하였지만 상태바 형식으로 나타내고 있어 사용자가 진행 단계를 직관적으로 예측하기 어려운 경우로 나뉘었다. 또한 작업 단계를 명시한 경우에도 이체, 상품 가입 등 여러 단계로 이루어진 모든 업무에 대해 단계가 제시된 경우와 일부 업무에 대해서만 제시된 경우로 나눌 수 있었다.
4번 ‘오류 방지’ 부문의 경우 모든 은행이 사용자가 정보를 잘못 입력한 것을 확인하고 되돌릴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였으며, 마지막 단계에서 정보를 확인하여 지침을 올바르게 준수하였다. 하지만 이체 시 잘못된 계좌번호를 입력한 예시 상황을 살펴보았을 때, 계좌번호 입력 단계에서 오류를 즉시 알린 은행과 다음 단계로 넘어간 후에 계좌 오류를 알려 실수를 바로잡기 위해 여러 단계를 되돌아가야 하는 은행으로 나뉘었다.
• 일관성
‘일관성과 표준’ 부문의 경우 금융 앱의 인터페이스 디자인과 관련된 컴포넌트, 구조, 폰트 및 버튼의 색상과 크기 등은 모든 은행이 준수하였기에 82%라는 높은 준수율을 보였다. 그러나 세부 지침 중 인지적 어려움을 고려하여 추가된 ‘어휘의 일관성’을 준수한 곳은 카카오뱅크뿐이었다. 은행들은 사용자의 쉬운 의미 인식을 위해 ‘이체’를 ‘보내기’ 등으로 바꾸어 표현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는데, 첫 화면의 버튼은 ‘보내기’로 나타냈지만 이체 작업 중 확인 질문에서 ‘이체하시겠습니까?’라고 묻는 등 쉽게 대체한 용어를 앱 전반에 일관적으로 등장시키는 곳은 단 한 곳도 없었다. 이때 카카오뱅크는 ‘이체’ 용어를 앱 전반에 사용하여 일관성을 준수하였다. 다만 인지적 어려움을 고려하였다면 ‘이체’보다는 사용자 친화적이고 직관적인 용어 선택이 필요할 것이다.
• 인식용이성
1번 부문인 ‘간결한 디자인’의 경우 대부분의 은행이 올바르게 준수하였으나, 정보 입력 화면의 직관성이 부족해 어떤 버튼을 터치해야 하는지 혼동이 오는 경우가 일부 존재하였다. 또한 ‘상품’ 화면을 분석한 결과 간편 모드의 여부와 상관없이 연령대 및 상황에 부적절한 상품을 포함한 모든 상품을 제시하는 경우, ‘고령자’ 모드로 국민 연금 및 퇴직 상품, 고령층 연령대를 고려한 상품을 제시하는 경우, ‘간편’ 모드로 실 사용자의 연령대에 따른 맞춤형 추천을 하는 경우로 나누어 볼 수 있었다.
2번 부문 ‘명확한 지시 및 쉬운 이해’에서 은행들은 모두 직관적인 동작어, 지시어 그리고 간결한 문장을 사용하여 작업 관련 정보를 제시하며, 소제목과 볼드체, 색상 등을 활용해 중요 정보를 강조하고 있었다. 그러나 자주 묻는 질문 대신 FAQ, 의견 대신 아이디어라고 표현하는 등 외국어 사용을 지양하거나 ‘입출금’과 같은 한자어를 ‘돈 넣기, 돈 빼기’ 등으로 대체하여 표현하거나 풀어서 설명하는 노력은 모든 은행이 부족하였다. 또한 은행 업무 특성상 그대로 제시해야 하는 전문용어에 대해 추가적인 쉬운 말 설명이 제공되는 경우도 없었다. 신한은행의 경우 챗봇을 활용해 ‘금융 용어 사전’을 제시하고 금융 용어를 검색할 수 있는 기능을 마련했지만, 이는 일부 ‘어려운’ 용어에 한정되어 있으며 제공되는 설명 역시 이해하기 쉽지 않아 발달장애인 등 인지적 어려움이 있는 사용자 대상이라기보다는 비장애 사용자의 이해를 돕기 위한 방안에 가까웠다. 하나은행의 경우에는 퇴직연금에 한해서 ‘연금 용어 약국’이라는 메뉴를 마련하여 연금 관련 용어를 설명하는 기능을 마련하였으나, 이는 연금을 수령할 수 있는 나이대인 고령자에만 국한하여 도움을 제시한 것으로 보여진다. 또한 대다수의 은행들은 아이콘과 글자 설명을 함께 사용하기보다는 이 중 하나를 선택하여 제시하였다.
• 지원가능성
1번 부문 ‘응답 시간 조절’의 경우 모든 은행이 사용자에게 시간 제한에 대한 알림 및 연장 기능을 제공하여 충분한 시간을 제공했기에 준수율은 100%이지만, 사실상 이는 사용자를 방치한 것에 가까웠다. 이때 토스뱅크의 경우 타 은행과 달리 사용자 작업이 없을 시 자동 로그아웃 되는 기능을 실행하고 있지 않아 분석에서 제외되었다.
가장 낮은 준수율을 보인 ‘도움 제공’ 부문의 경우 앞서 1번 부문에서의 결과와 이어지는 내용으로 사용자가 작업 중 어려움을 겪어 입력을 하지 못하고 있을 때 추가적인 설명 및 도움을 제공하는 은행은 한 곳도 없었다. 금융 앱 사용을 돕는 교육 자료의 경우 우리은행과 토스뱅크를 제외한 은행들이 모두 제공하였으나, 발달장애인 및 고령자의 사용상 어려움을 고려하여 ‘이체’ 등의 기본적인 메뉴 사용법을 포함해 자료를 제작한 은행과 일반 사용자 대상 추가 업무 사용을 돕기 위한 기본 제공 자료를 제시하는 은행으로 나뉘었다. 제공한 교육 자료 및 도움 수단은 대부분 전체 메뉴에 제시되고 있어 사용자가 쉽게 찾기는 어려운 경우가 많았다. 이때 농협은행의 경우 간편 모드에 해당하는 ‘큰글모드’를 사용하는 경우, 메뉴에 ‘큰글뱅킹 이용안내’를 제공하여 큰글뱅킹 안내, 송금하기, CD/ATM 출금 세 가지의 이용 방법을 별도 카드뉴스 형식으로 안내하고 있었다. 한편 하나은행은 기존의 앱과 별도로 「(교육용)하나원큐 길라잡이」라는 앱을 제작하여 해당 앱 내에서 간편 모드는 아니지만 모바일 은행 앱 사용법을 배우고, 연습할 수 있도록 하기도 하였다.
• 보호성
1번 부문 ‘피해 예방’에 대해 대부분의 은행은 금융사기 예방을 위한 수단으로 보이스피싱 관련 교육 자료를 제공하는 방법을 선택하였다. 이때 국민은행의 경우 계좌번호를 입력할 때 “사기 의심 계좌인지 조회할 수 있어요.”라는 안내를 제시하였다.
2번 부문인 ‘피해 신고’와 관련하여 모든 은행이 피해를 신고할 수 있는 수단을 마련하였으나, 일부 은행은 신고 수단을 홈 화면 배너 혹은 모든 화면에서 확인 가능한 기본 메뉴, 플로팅 버튼 등을 활용하여 신고 접근성을 강화한 반면, 일부 은행의 경우 고객센터를 메뉴에서 찾아야 하는 등 신고 기능이 눈에 띄지 않았다. 또한 국민은행, 토스뱅크를 제외한 은행은 화상 상담(수어 상담)을 제공하여 장애인의 신고 접근성을 보장하기 위한 노력을 보였다. 이때 농협은행의 경우 별개의 ‘어르신 전용 상담 창구’를 마련해 놓았음을 확인하였다.
• 개선성
2번 부문의 ‘업데이트 계획 마련’에서 쉬운 모드 사용과 관련한 의견 및 문의를 받는 창구는 농협은행을 제외한 모든 은행이 마련하였다. 농협은행의 경우 일반 모드에서는 해당 창구가 확인 가능하지만 큰글모드에서는 메뉴의 가짓수를 축소하는 과정에서 고객센터가 메뉴에서 사라져 의견을 개진하는 창구를 찾을 수 없는 상황이 발생하였다. 그리고 대부분의 은행의 경우 사용 의견 및 문의 창구가 메뉴의 최하단에 위치하거나 메뉴명이 직관적이지 않아 사용자가 이를 쉽게 찾기 어려웠다.
Ⅳ. 결론 및 논의
본 연구는 금융 앱에 대한 고령자의 사용성 및 접근성을 향상하기 위해 출시된 ‘간편 모드’를 발달장애인을 포함한 정보취약계층, 더 나아가 사용을 원하는 모든 사용자가 효과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연구하였다. 이를 위해 금융위원회 및 금융감독원의 「고령자 친화적 모바일 금융앱 구성지침(가이드라인)」을 중심으로 장애인 접근성에 관련된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콘텐츠 접근성 지침 2.0」과 발달장애인의 읽기 쉬운 자료 관련 지침을 통합하고 내용을 구체화하여 모바일 금융 앱 ‘쉬운 모드’ 가이드라인을 집대성하였다. 이후 국내 시중 은행 및 인터넷 은행 7곳을 선정하여 모바일 금융 앱의 간편(고령자) 모드에 대해 제작된 가이드라인의 준수 여부를 분석하여 국내 은행 모바일 금융 앱의 발달장애인 포용성 현황을 분석하였다. 본 연구의 주요 결과들을 바탕으로 도출된 모바일 금융 앱의 방향성 논의점은 다음과 같다.
첫째, 은행에서 정보취약계층을 대상으로 한 모바일 금융 앱을 개발할 때 단순히 물리적 접근성을 넘어선 효과적인 사용을 보장하는 방안에 대한 고려가 필수적이다. 본 연구에서 은행 앱의 가이드라인 준수 여부를 분석하였을 때 접근성 원칙의 준수율은 높았지만 사용자의 앱 사용 경험 향상에 영향을 주는 타 원칙들은 준수되지 않은 것이 여럿 존재하였다. 또한 시중 은행에 비해 인터넷 은행이 준수율이 더 낮으며, 이 중 가장 낮은 곳은 토스뱅크라는 결과를 확인하였다. 이는 와이즈앱·리테일·굿즈에서 2022년 7월 은행 앱 별 사용자 연령대 분포를 조사하였을 때 20대 이하의 이용률이 토스뱅크, 카카오뱅크 순으로 높았다는 결과와 연결되는데[34], 디지털 기기 사용에 능숙한 젊은 연령층을 영업의 주요 타겟으로 삼는 은행에게 간편(고령자) 모드 또는 본 연구에서 제시하는 쉬운 모드와 같은 정보취약계층을 대상으로 하는 서비스는 우선순위에서 밀려난 ‘추가적인’ 업무로 여겨질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은행들이 정보취약계층의 접근성 및 사용성을 보장하기 위해 이들을 주요 사용자 집단으로 상정하는 등의 인식 개선이 필요하다. 또한 정보취약계층 내에서도 본 연구에서 집중한 발달장애인을 비롯한 고령층 외의 집단에 대한 고려도 필수적이다. 이를 위해서 후에 개선될 가이드라인에서는 접근성 지침에서 제시한 바와 같이 지침의 각 원칙들에 대해 준수의 필요성을 함께 제공하여 장애인을 비롯한 사용자 고려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것이 효과적인 방안일 수 있겠다.
둘째, 집단 간 및 집단 내 다양한 사용자를 폭넓게 고려해야 한다. 사용자들은 연령대에 따라, 정보취약계층 여부에 따라, 장애 유무에 따라 등 특정 집단으로 분류할 수 있고, 본 연구가 정보취약계층 내에서도 고령층 집단 외 ‘발달장애인’ 집단을 위한 관심의 필요성에 의해 이루어진 것처럼 집단 간고려는 필수적이다. 다만 개별 사용자가 속한 집단의 이미지와 해당 사용자의 특성을 동일시 하는 데에는 무리가 있다. 동일한 집단 내에서도 기술 숙련도와 지원 접근성, 새로운 기술 습득에 대한 태도 등에 대한 차이가 있으며, 이에 따른 격차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도시에 거주하는 사용자는 가족이나 친구, 지역사회 서비스 등 다양한 지원을 받을 수 있어 기술 적응이 상대적으로 용이할 수 있지만, 시골에 거주하는 사용자는 이러한 지원을 받을 기회가 적어 기술을 사용하는 데 더 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더욱이, 장애인 사용자의 경우에는 다양한 유형의 장애와 그에 따른 정도에 따라 필요한 지원과 요구가 달라질 수 있다[35]. 예를 들어, 시각장애인은 화면 읽기 프로그램과 같은 보조 기술을 필요로 하지만, 청각장애인은 이러한 지원이 필요하지 않으며 대신 시각적 정보를 더 선호할 수 있다. 또한, 발달장애인의 경우 직관적이고 쉬운 언어와 간단한 인터페이스가 필요하지만, 신체적 장애를 가진 사람은 물리적 조작이 용이한 인터페이스를 더 중요하게 여길 수 있다. 이처럼 장애인 사용자 집단도 각기 다른 요구와 필요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하나의 집단으로 묶어 고려할 수 없다. 그리고 고령 장애인과 같은 복합적인 어려움을 동시에 지닌 사용자도 존재한다. 따라서 은행은 이러한 다양한 사용자들의 요구를 반영할 수 있는 대처 방법을 모바일 금융 앱 내에 마련해야 한다. 이는 고령층 및 장애인 사용자의 개별 특성을 고려한 지원 방안을 포함해야 하는 것으로, 은행에서 사용자 집단의 특성에 따라 일방적으로 제시하는 것에서 끝나지 않고 사용자 맞춤형 기능 제공, 즉 '개별화'가 가능하도록 하는 것을 말한다. 그러나 본 연구에서 은행 앱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사용자가 앱의 폰트, 메뉴 구성 등을 원하는 대로 바꿀 수 있는지를 나타내는 ‘융통성 및 개인화’ 부문은 38%의 준수율에 미쳤다. 쉬운 모드를 사용하는 고령자 또는 장애인이라면 은행 업무가 어려울 것이라 지레짐작하여 단순히 이체 기능만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개별 사용자가 원한다면 언제든 해당 기능을 사용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고 적절한 지원을 제공하는 것이 진정한 ‘쉬운 모드’의 의미일 것이다. 일례로, 사용자가 처음 앱에 로그인할 때 자신에게 맞는 설정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하고, 이후에도 필요에 따라 설정을 변경할 수 있게 하여 사용자 경험을 최적화할 수 있을 것이다.
셋째, 모바일 금융 앱을 만드는 것뿐만 아니라, 배포 후의 지속적인 개선 및 업데이트도 매우 중요하다. 이는 사용자의 경험을 향상시키고 변화하는 기술과 사용자 요구에 맞춰 앱을 최적화하는 데 필수적이다. 앱을 개발하고 배포하는 초기 단계에서만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사용자가 앱을 사용하는 동안 발생하는 문제점이나 불편함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이를 개선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이때, 앞서 앱 개발 단계에서 다양한 사용자를 고려하는 것의 중요성을 언급한 것과 동일하게, 특정 집단 간 및 집단 내 다양한 사용자가 사용성 평가에 직접 참여해 의견을 내는 기회를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대부분의 은행들은 의견 제안 창구를 마련하였지만 창구가 메뉴의 최하단에 위치하거나 1 depth 이상의 하위 메뉴에 위치하는 등 이를 쉽게 찾을 수는 없었는데, 따라서 사용자들이 의견을 전달할 수 있는 창구의 ‘검색 가능성’을 보장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넷째, 모바일 금융 앱 사용에 익숙하지 않은 사용자가 앱을 사용하는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을 시 도움을 줄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시급하다. 분석 결과 은행 앱들은 지원가능성 원칙의 ‘도움 제공’ 부문에서 가장 낮은 준수율을 기록하였으며, 해당 원칙의 다른 부문인 ‘응답 시간 조절’은 체크리스트 상 준수율은 100%에 이르렀지만 충분한 시간 제공이 사실상 어려움을 겪는 사용자를 방치하는 결과로 이어졌다는 점에서 은행 앱 사용 시 지원은 거의 제공되지 않는다고 평가할 수 있다. 이에 대해 은행에서 단계별 가이드, 비디오 튜토리얼, 체험형 콘텐츠 등을 포함한 교육 자료를 제작하여 배포할 수 있다. 이러한 자료는 사용자가 자율적으로 학습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또한 자료를 참고하였음에도 불구하고 해결되지 않는 문제에 대해 다양한 방법으로 소통할 수 있는 창구를 마련하는 것도 중요하다. 이때 사용자의 접근성을 보장하는 것이 중요한데, 메인 화면, 혹은 메뉴나 고정형 플로팅 배너에 직관적으로 상담 센터를 배치하고 전화, 채팅, 수어 상담과 같이 다양한 방식으로 어려움을 해소할 수 있는 수단을 마련해야 한다. 농협은행에서 어르신을 위한 상담 창구를 마련한 것과 비슷하게 발달장애인을 위해 쉬운 용어로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진행되는 화상 쉬운 상담을 제공하는 것도 효과적인 방안일 것이라 예상된다.
또한, 은행이 직접 교육을 진행하는 것도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 은행의 전문 인력이 자사 은행 앱 교육 자료를 가지고 직접 교육을 진행함으로써 사용자의 어려움과 질문에 실시간으로 대응할 수 있고, 보다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도움을 제공할 수 있다. 시니어 사용자에 국한되었다는 한계가 있지만, 실제로 하나은행에서는 시중은행 최초로 '하나원큐 길라잡이 앱'과 '하나원큐 길라잡이 앱으로 배우는 디지털 금융문해교육' 교과서를 개발해 출시하고 고령층을 대상으로 디지털 금융문해교육을 실시하고 있다[36]. 이처럼 은행에서 실제 사용자들을 대상으로 앱 사용 교육을 진행하게 된다면, 사용자가 특정 기능을 이해하기 어려워하거나, 특정 부분에서 반복적으로 문제를 겪는다는 것을 알게 되고 이를 기반으로 앱의 인터페이스를 개선하거나 추가적인 기능을 제공할 수 있다. 또한, 사용자가 제안하는 새로운 기능이나 개선 사항을 반영하여 앱을 지속적으로 업데이트함으로써, 사용자 경험을 향상시킬 수 있다. 이와 같이, 은행은 교육 자료 제작 및 배포, 직접 교육 진행을 통해 사용자의 어려움과 의견을 직접 확인하고, 이를 앱 개발과 개선에 반영함으로써 보다 사용자 친화적이고 접근성이 높은 모바일 금융 앱을 제공할 수 있으며, 이는 곧 사용자 확보로도 이어질 수 있다. 은행의 직접 교육은 사용자 만족도를 높이고, 정보취약계층을 포함한 모든 사용자가 금융 서비스를 원활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돕는 중요한 전략이다.
마지막 다섯째, 간학제간 협력이 필요하다. 현재 특수교육 분야와 개발 분야는 각각 독립적으로 연구가 진행되고 있으며, 이로 인해 각 분야의 전문지식이 통합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특수교육 분야에서는 장애인 및 느린학습자가 쉽게 이해할 수 있는 표현과 접근 방식을 연구하지만, 이를 실제 기술에 적용하는 과정에서 개발자와의 소통이 원활하지 않을 수 있다. 반면, 개발 분야에서는 최신 기술과 혁신적인 솔루션을 개발하지만, 이를 사용자가 쉽게 이해하고 활용할 수 있도록 만드는 데 필요한 교육적, 심리적 이해가 부족할 수 있다. 은행에서 모바일 금융 앱을 개발할 때 ‘이체’를 ‘보내기’라고 표현하고, 금융용어사전을 제시하는 등 쉬운 이해를 돕기 위한 노력은 인정하는 한편, 특수교육 전문가 입장에서 앱을 분석하였을 때 바꾸어 표현할 수 있는 많은 용어들이 여전히 대체되지 않았고, 용어 사전의 설명이 간결하고 구체적이지 못하였으며, 앱 전반에서 용어의 일관적인 사용이 이루어지지 않은 것이 확인되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두 분야 간의 긴밀한 협력이 필수적이다. 특수교육 전문가의 요구와 개발자의 요구가 함께 논의되는 장이 필요하며, 위와 같은 ‘명확한 지시 및 쉬운 이해’ 부문의 예시에서 특수교육 전문가와 개발자가 함께 모여 쉬운 표현이 직관적이지 않은 경우에 대해 특정 기능이나 메시지를 사용자에게 전달할 때 어떤 언어와 시각적 요소가 가장 효과적인지 논의하고, 이를 기반으로 사용자 인터페이스를 설계할 수 있다. 이때 본 연구에서 금융위 지침, 장애인 접근성 지침, 발달장애인을 위한 읽기 쉬운 자료 관련 지침을 통합하여 만든 가이드라인을 개발자와 특수교육 전문가들의 의사소통을 돕는 매개로 사용할 수 있다. 특수교육 전문가와 개발자가 협력하여 개선점을 찾아내는 과정은 사용자 중심 앱 개발의 핵심적 요소이며, 이러한 협력을 통해 다양한 사용자들의 요구를 반영하고, 보다 접근성 높고 사용자 친화적인 기술을 개발할 수 있을 것이다.
끝으로 본 연구는 금융위 지침에 장애인 접근성 지침 및 발달장애인을 위한 읽기 쉬운 자료 지침을 통합하여 모바일 금융 앱의 ‘쉬운 모드’ 가이드라인을 집대성하는 과정을 통해 주 사용자 집단을 정보취약계층인 발달장애인을 비롯한 모든 사용자로 확대하였으며, 국내 시중 은행 및 인터넷 은행의 금융 앱을 대상으로 분석을 시행하여 모바일 금융 앱의 포용성과 관련해 시사점을 도출하였다는 점에 의의가 있다.
제작된 가이드라인은 타당화 과정을 거치지 않았다는 점이 본 연구의 한계이므로, 후속 연구로는 본 연구에서 제작한 가이드라인을 기반으로 모바일 금융 앱 ‘쉬운 모드’ 프로토타입을 만들고 가이드라인을 정립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금융위 지침이 제시되었음에도 국내 은행의 모바일 금융 앱들은 이행 수준에 차이가 있었고, 이는 지침에서 정의하는 용어 및 이행 방안의 구체성 부족에 의한 것이었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 제안한 가이드라인 역시 개발자 또는 UX/UI 디자이너와의 협력적 과정을 통해 프로토타입을 제작한 뒤 가이드라인에서 명확하게 정의되지 않은 내용 등을 수정, 보완하는 과정을 거쳐야 할 것이다. 또한, 가이드라인을 시각적으로 구현한 프로토타입을 바탕으로 실제 발달장애인 사용자에게 피드백을 받아 가이드라인의 효과를 평가받는 것도 의미가 있겠다. 더불어, 본 연구에서 분석한 주요 은행 외에도 소규모 금융 기관 및 새롭게 등장하는 핀테크 플랫폼에 대하여 이들이 장애인의 접근성 및 사용성을 보장하고 있는지를 평가하는 연구가 추가적으로 진행된다면, 포용적 금융서비스를 만드는 데에 더욱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본 연구에서는 모바일 금융 앱 사용성에 있어 항상 소외되었던 집단인 발달장애인에 주목하여 디지털 금융 포용성의 진정한 의미를 확인하였다. 본 연구에서 개발한 가이드라인은 개발 및 디자인 분야와 특수교육 분야의 협력을 돕는 매개로 사용되면서 장애의 유무, 정도와 관계없이 모두에게 친화적인 기술을 제작하기 위한 방법론을 탐색하였다는 데에 의의가 있다. 제작된 모바일 금융 앱 ‘쉬운 모드’ 가이드라인을 통해 모든 사용자가 보다 쉽게 금융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디지털 금융의 포용성을 강화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된다. 본 연구가 향후 은행의 모바일 앱 개발에 의미 있는 지표로 반영되어 사용되기를 바란다.
Acknowledgments
이 논문은 2021년 대한민국 교육부와 한국연구재단의 일반공동연구지원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된 연구임(NRF-2021S1A5A2A03062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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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소개
2023년:이화여자대학교 수학교육과(이학사) 특수교육과(문학사)
2024년~현 재: 이화여자대학교 일반대학원 특수교육학과 석사과정
※관심분야:특수교육공학(Special Education Technology), 정보접근성(Information Accessibility)
2020년:이화여자대학교 특수교육과(문학사)
2020년~2024년: 서울문덕초등학교 특수교사
2023년~현 재: 이화여자대학교 일반대학원 특수교육학과 석사과정
※관심분야:발달장애(Developmental Disability), 접근성(Accessibility), 특수교육공학(Special Education Technology)
2023년:이화여자대학교 특수교육과(문학사)
2023년~현 재: 이화여자대학교 일반대학원 특수교육학과 석사과정
※관심분야:조기특수교육(Early Childhood Special Education), 발달장애(Developmental Disability)
2001년:이화여자대학교 특수교육과(문학사)
2007년:Dept, of Special Education, The University of Kansas(Ph.D)
2009년~2021년: 인하대학교 교육학과 교수
2021년~현 재: 이화여자대학교 특수교육학과 교수
※관심분야:특수교육공학(Special Education Technology), 포용공학 및 접근성(Inclusive Technology & Accessibility), HCI/HRI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