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에 나타난 탈식민주의 표현 연구: <어쌔신 크리드> 중심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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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
비디오 게임은 컴퓨터 매체의 확장을 통해 많은 플레이어에게 이용되며, 이는 이용자들의 문화적 인식에 영향을 미친다. 최근에는 탈식민주의 이론을 기반으로 한 성별, 인종, 다양성과 관련된 연구가 주목받고 있다. 이 연구들은 영화, 문학 작품, 게임 등 문화 매체를 통해 식민주의와 서구 중심주의가 표현되는 방식을 밝히고 있다.
본 연구는 탈식민주의에 대한 연구 논문을 참조하고, 탈식민주의 이론을 기반으로 비디오 게임 <어쌔신 크리드> 시리즈를 탈식민주의의 관점에서 연구하였다. 구체적으로는 호미바바의 문화 다양성과 혼성주의 이론, ‘타자’ 이론과 소자의 제3 공간 이론을 활용하여 게임의 디자인 요소 ‘전제’, ‘캐릭터 디자인’, ‘게임 스토리’ 세 가지 방면으로 탈식민주의 요소를 분석하여, 탈식민주의 이론을 통해 <어쌔신 크리드> 시리즈가 탈식민주의를 내포한 식민주의와 서구 중심주의적 요소를 어떻게 표현하고 있는지 분석하였다.
Abstract
Video games are made accessible to a wide audience through the expansion of computer media, which influences users’ cultural perceptions. Recently, research based on postcolonial theory, particularly studies related to gender, race, and diversity, have gained considerable attention. These studies explore how colonialism and Western-centric perspectives are represented through cultural media such as films, literary works, and games.
This study references research papers on postcolonialism and examines the <Assassin’s Creed> series from a postcolonial perspective. Specifically, it utilizes Homi Bhabha’s theories of cultural diversity and hybridity, the concept of the ‘Other,’ and the third space theory to analyze the postcolonial elements in the game. The analysis focuses on three aspects of game design: ‘premises,’ ‘character design,’ and ‘game story,’ to investigate how the <Assassin’s Creed> series incorporates postcolonial elements and expresses colonialism and Western-centric perspectives through its content.
Keywords:
Digital Video Contents, Postcolonialism, Video Games, Assassin’s Creed, Media키워드:
디지털 영상물 콘텐츠, 탈식민주의, 비디오 게임, 어쌔신 크리드, 미디어Ⅰ. 서 론
탈식민주의는 1970년대 서구 학계에서 등장한 정치성과 문화 비판적 색채를 지닌 학술적 사조로, 종종 문화 식민주의, 문화 패권주의, 문화 제국주의의 주요 내용으로 나타나며 그 이론의 근원은 주로 포스트모더니즘과 포스트 구조주의의 일부 비판적 개념에서 비롯된다. 요약하면, 냉전 시대와 냉전 종료 이후에도 식민지적 지배와 주도를 문화적으로 이어가기 위해 서양이 만든 사상, 학설, 정책을 의미한다. 그 중 문화 식민은 탈식민주의의 중요한 부분이며, 과거의 탈식민주의 연구는 주로 영화를 중심으로 이루어졌으며, 최근 몇 년간 일부 게임은 ‘문화 식민’을 강력한 은유로 사용하고 있다. 비디오 게임은 최근 몇 년간 인문학적 사고의 관점에서 분석되어 왔다. 게임 연구는 인종, 성별의 고전적 분야의 현대적 논쟁에 세밀하게 포함되었다[1]. 그러나 탈식민주의에 대한 연구는 여전히 게임 연구의 주요 관심사로 자리잡지 못하고 있다.
<어쌔신 크리드>는 유비소프트(Ubisoft)가 2007년에 출시한 게임이다. 2022년 기준으로 이 시리즈에는 12개의 주요 게임후속작이 있다. 2022년 9월, 전체 판매량은 2억 카피를 돌파했다. <어쌔신 크리드>는 오픈월드 게임의 일종으로, 게이머는 가상 세계를 자유롭게 돌아다니며 게임 미션을 완수할 시간과 방법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다. 이 게임은 굴곡진 스토리, 매력적인 캐릭터, 풍부한 역사적 배경을 통해 깊고 의미 있는 주제를 직접적이고 깊이 있게 전달한다[2]. 그리고 이 게임의 가상 세계는 실제 역사적 사건과 역사적 인물을 기반으로 설계되어 있어 게임의 줄거리가 더 사실적으로 보이고 플레이어는 더 깊은 체험을 할 수 있다. 또한 <어쌔신 크리드> 시리즈는 세계에서 가장 인지도가 높은 게임 시리즈 중 하나로, 대부분 ‘반식민주의’를 주제로 설정되어 있다. <어쌔신 크리드: 오디세이>나 <어쌔신 크리드: 자유의 외침>은 억압받는 사람들이 지배 계급이나 상류층에 반항하는 이야기를 다룬다. 게임은 이와 같은 세계관 설정을 자연스럽게 플레이어에게 전달한다. 본 연구는 이러한 <어쌔신 크리드>를 연구 사례로 삼아 탈식민주의를 탐구하고자 한다. 본 논문에서 <어쌔신 크리드>의 ‘전제’와 ‘캐릭터 디자인’, ‘게임 스토리’에 나타난 탈식민주의적 표현 요소를 분석하여 게임의 탈식민주의 연구를 진행하였다.
Ⅱ. 이론적 배경
2-1 탈식민주의 선행연구
다문화주의 이론에 따르면, 식민주의 시기는 서구 자본주의가 후진국을 군사적으로 점령하고 노예로 종속시키며 원료를 수탈해 종주국의 경제 발전을 도모한 시기이다. 신식민주의 시기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로, 식민지 인민들이 독립운동을 일으키도록 하고 서방이 신흥 민주국의 정치, 경제, 문화 활동에 개입해 종주국에 대한 의존을 유지하도록 했다. 이 과정에서 은밀한 경로를 통해 신흥 민주국을 간접적으로 통제했다. 탈식민주의 시기에는 서방이 비서구 국가들에 대한 통제와 영향을 문화 지식과 이데올로기의 주입에 의존하게 되었다. 탈식민주의는 식민주의와 신식민주의에 대한 시간적 순응이다. 주로 서구 식민주의의 문화적 표현을 비판하며, 새로운 정세에서 제국주의 문화적 침략, 종주국과 식민지의 관계, 제3세계 지식인의 문화적 역할과 정치적 참여, 인종, 문화, 역사에 관한 ‘타자’의 표현의 문제를 분석하고 묘사한다[3].
연구와 이론 발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 핵심 인물로 호미 바바와 사이드가 있다. 사이드는 초기에 동방주의를 제기하여 탈식민 논리의 고전적 이론적 근거로 자리 잡았다. 그는 <동방학>에서 서양의 문화 패권주의와 강권정치가 동양을 낙후되고 무질서하며 정적인 문명으로 전락시켜, 서양의 개발과 보호를 기다릴 수밖에 없게 한다고 지적했다[4]. 그리고 사이드는 먼저 ‘문화 혼성화’라는 개념을 제시하여 혼성주의에 대해 다루었다. 그는 ‘모든 문화는 서로 얽혀 있으며, 어느 것 하나 단일하고 단순한 것이 없다. 모든 것이 섞이고, 다양하며, 극단적으로 다르다’고 설명하였다[5]. 사이드는 ‘문화 혼성성’의 보편적 존재를 강조하고 제국주의와 민족주의의 문화 본질주의와 문화 순수관을 반박하였다.
세이드와 비교할 때, 호미 바바의 탈식민 비평 이론은 현대 서양 탈식민주의 이론 비평 발전의 최신 단계를 대표한다. 이는 바로 글로벌화 시대의 탈식민 비평을 의미한다. 이 평가의 주요 특징은 그의 혼성 전략을 통해 서양 제국의 문화적 지배를 해체하며, 제3세계 평가가 주변에서 중심으로의 움직임을 실현함으로써, 문화 다양성의 진정한 실현을 이루었다는 점에 있다. 호미 바바는 다음과 같은 세 가지 이론적 기여를 요약할 수 있다. 첫째, 그는 마크스 주의, 정신분석학, 데리다의 해체주의를 창조적으로 결합하여 해체적 탈식민 문화에 대한 독특한 연구 전통을 개척했다. 둘째, 그가 제기한 “모의” 개념은 널리 알려지며, 문화 헤게모니에 반대하는 제3세계의 정치적, 학술적 실천에 강력한 지침을 제공했고, 식민지의 문화화와 문학 작품의 해석을 촉진했다. 셋째, 그는 ‘혼성주의’ 이론을 주창하여 제3세계 문화의 세계적 통합 가능성을 모색하는 전략을 제시했다[6]. 호미 바바와 대부분의 세계화와 문화 간 주제를 연구하는 학자들은 문화적 동질성에 찬성하지 않고, 오히려 문화적 차이와 다양성을 강조한다. 그는 이를 후 식민적 맥락에서 문화 번역의 중요한 성과로 간주한다.
그리고 최근 혼성주의 이론을 통해 탈식민주의 영화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다. 영화의 줄거리가 항상 다양한 나라의 배경과 특색과 결합되어 있기 때문이다. 신동순은 리안의 영화를 혼성주의 이론을 통해 연구하였다[7]. 신동순은 리안 감독의 <라이프 오브 파이>에 대한 연구를 통해 이 영화에 혼성성이 존재하고, 영화 속에서 혼성주의에 대한 감독의 응용을 인정한다.
또한 최근 탈식민주의 이론을 기반으로 한 연구는 성별, 인종, 다양성 관련 게임 연구에 주목하고 있다. 김승희의 시에 나타난 탈식민주의적 양상을 살펴본 연구에서는 제국주의적 폭력과 신자유주의에 의한 자본권력의 지배, 가부장적 권위에 의한 억압을 비판적으로 바라보았다[8]. 또한, 한국문학과 탈식민주의 이론의 교섭을 통해 새로운 탈식민의 전망을 모색한 연구도 있다[9]. 이러한 연구들은 탈식민주의적 시각에서 게임의 전제, 캐릭터 디자인, 게임 스토리의 요소를 분석하는 데 중요한 기초를 제공한다.
특히, 근대 식민주의 비판과 탈식민의 남아 있는 과제들을 조지 오웰의 작품을 통해 살펴본 연구는 탈식민주의적 접근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10]. 또한, 문학의 탈식민주의 서사에 대한 연구는 탈식민주의적 요소들이 문학 작품에서 어떻게 나타나는지를 분석하고 있다[11]. 그리고 서구주의는 영화와 소설을 통해 문화적 가치, 이데올로기를 수출하며, 이는 임성숙의 소설 <내 부모의 침실>과 영화 <호텔 르완다>의 탈식민주의를 비교하는 연구를 통해 논증되었다[12]. 이러한 연구들은 게임 내 탈식민주의적 표현을 분석하는 데 있어 중요한 이론적 배경을 제공한다.
이와 같은 최근 연구들을 바탕으로, 본 연구는 <어쌔신 크리드>를 중심으로 게임의 전제, 캐릭터 디자인, 게임 스토리, 세 가지 요소에서 탈식민주의적 표현을 분석하고, 이를 통해 게임이 탈식민주의를 내포한 식민주의와 자본주의적 요소를 어떻게 표현하고 있는지를 밝히고자 한다.
2-2 탈식민주의에 대한 게임 연구
게임은 다른 예술 형식과 마찬가지로 전파 효과가 있는 대중 매체로서 세계화된 문화 사조 속에서 탈식민주의 과정을 피할 수 없다. 시빌(Sybille)은 탈식민주의적 관점에서 게임을 연구했다[13]. 그는 <에이지 오브 엠파이어>(Xbox Game Studios), <라이즈 오브 네이션즈>(Microsoft Game Studios), <시드 마이어의 문명>(Micro Prose)의 전략 게임과 식민사의 상관관계를 발견하여 탈식민주의로 해석했다. 시빌에 따르면 이러한 게임들은 탈식민주의의 세 번째 정의에 부합한다. 이는 ‘식민지 후의 포스트’로서 식민지의 종식이나 현재 식민지의 단순한 재생산을 기념하는 것이 아니라, 식민지의 변형되고 불순하며 불안한 유산을 의미한다. 시빌은 게임이 혼란스럽고 변화하는 식민주의의 유산을 표현하기 위한 특별한 수단을 제공한다. 이는 모든 디지털 게임이 가진 내재적 힘, 즉 플레이어가 환경을 형성하는 시뮬레이션 특성 때문에 가능하다.
게임이 탈식민주의의 정의에 부합한다고 확인한 후, 시빌은 주로 게임의 지도 설계와 영상 디자인을 통해 플레이어의 지도 탐색 측면에서 <에이지 오브 엠파이어>, <라이즈 오브 네이션즈>, <시드 마이어의 문명>에서 탈식민주의의 표현을 분석했다. 이는 플레이어가 영토와 제국을 표시할 수 있는 힘을 갖춘 게임에서 세계 역사를 개인적인 이야기로 번역하여 자신만의 탈식민주의 이야기를 만들 수 있다는 점이다.
또한, 포드(Ford)는 2016년에 게임의 세계관에 식민 담론이 종종 포함되어 있다고 발견했다[14]. ‘식민 담론’은 일반적으로 식민자의 립장과 세계관을 중심으로 하여 형성된 식민활동과 피식민자에 대한 관점을 정의할 수 있다. 포드는 <문명5>가 ‘식민 담론’에 따라 많은 ‘시스템 요소’가 지배되었다. 그는 <문명 5>의 과학기술 트리 설계가 서방 중심주의의 구현이라고 지적했다. 다시 말해, <문명 5>에서 어떤 종류의 문명을 막론하고 그 과학 기술 발전의 목표는 모두 미국이 냉전에서 이룩한 성취를 향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무크지(Mukherjee)는 시빌과 포드의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인문학적 관점에서 비디오 게임을 분석하는 데 주력하였다[15]. 그는 게임의 역사 배경과 이야기, 게임의 캐릭터 설정, 게임의 공간 세 방면으로 ‘탈식민’ 게임에 대한 연구를 수행했다. 첫째로, 게임 캐릭터의 설정에 대해 무크지는 <어쌔신 크리드: 브라만>의 개발자들이 간접 지식과 발리우드 영화를 통해 인도 이미지를 구축하는 데 만족한다.
둘째로, 게임의 역사 배경에 대해 무크지에 의하면 인도 아대륙, 아프리카, 중동의 수백만 명의 게이머들을 고려하지 않고 제국 건설을 위한 이러한 게임들이 실제로 식민지 역사의 더 직접적인 경험을 제공한다. <어쌔신 크리드: 자유의 외침>과 같은 게임은 식민지 역사에 대한 설명이 간단한 경향이 있으며 이 지역의 플레이어가 즉시 볼 수 있는 역사의 부정확성을 포함한다. 그래서 무크지는 이러한 게임은 의도적으로 식민주의적인 성향을 피하려고 설계하지만 실제로는 여전히 서구 중심주의와 식민주의의 이데올로기가 존재한다는 것이다[1].
셋째로, 게임의 공간에 대해 무크지에 의하면 비디오 게임 <엠파이어 토탈워>에서 플레이어는 다른 지역과 사람들을 점령하고 식민지화하기 위해 침략자의 역할을 해야 하는데, 이러한 행동은 식민주의를 재현한다. 게임의 지도에서 종종 예상하지 못한 반응을 보인다: 플레이어들이 건설하는 제국이 산업 발전을 향해 빠르게 나아가고 있을 때, 식민자의 시각에서 반란에 대처해야 한다. 비디오 게임에서 이러한 제3의 시위 공간은 마치 실생활에서의 적수처럼 문제가 된다. 게임에서 승리하고 비디오 게임 지도의 공간 전체를 정복하더라도, 다른 게임들은 폐지될 수 없다—항의 활동은 계속되고 있으며, 게임의 동적 지도 공간에서의 생활도 계속된다[16].
또한 최근의 게임 연구에 대해 비디오 게임의 사회문화적 측면이 강조되었다. 특히 인종, 민족, 성별, 성, 종교의 분야에서의 연구를 진행하였다. 라펜세 (Lapensee)의 논문은 게임 <WRWT>가 ‘자아’ 표현을 통해 토착 문화를 어떻게 표현하는지를 연구하였다[17]. 이 논문은 게임 디자인과 게임 작성에 관련된 개발 과정의 설명을 통해 인종 관계, 운동, 전통, 동화, 권리의 주제를 다루었다. 게임 제작자는 미네소타에서 캘리포니아에 이르는 토착 국가들의 다양한 문화를 독특하게 묘사하였으며, 이 과정에서 그들이 경험한 공동의 역사적 영향을 반영하고 있다.
라라니(Lallani)에 의하면 무크지와 시빌의 연구 성과를 결합하여 타인의 자원을 소유하는 식민지적 방식이 <룬스케이프>(Runescape) 플레이어의 게임 내 발전에 중요하다[18]. 사용자 계정의 가상적 발전을 식민지적 행위와 연결지으면서, 라라니(Lallani)는 게임 <룬스케이프>가 유럽 열강들이 다른 사회를 자신의 경제적 및 문화적 의제를 위해 상품화했던 제국 프로젝트를 재생산한다. 따라서 라라니는 ‘MMORPG’를 연구하면서 유럽 중심의 식민지적 만남을 재현하기 위한 지도 구조를 개발하고자 한다. 먼저 역사적 영감을 받은 판타지 MMORPG로서 <룬스케이프>를 연구함으로써, 개발자들이 플레이어들에게 제국을 이해하도록 요청하며, 다양한 문화 간의 관계를 보다 넓게 인식하도록 한다는 점을 드러낸다. 동시에 MMORPG 장르는 참여자들이 게임 외부에서 가지고 있는 정체성과는 다른 정체성을 수행하도록 강요한다. 이들은 신화적 생물의 사냥꾼, 외국 땅의 외교관, 또는 유명한 탐험가의 역할을 맡으면서, 자신들이 상상하는 게임 세계를 동료 플레이어들과 공유한다. 라라니에 의하면 <론스케이프>는 대중이 역사적 식민주의를 이해하는 방식을 변화시킬 잠재력이 있다.
무크지의 연구에서 <에이지 오브 엠파이어>와 같은 전략형 전쟁 게임을 주로 참고했는데, 게이머들이 게임에서 주로 ‘지배자’나 ‘식민지’의 관점에서 게임을 진행하기 때문에 게이머들이 게임의 식민적 의미를 더 직관적으로 느낄 수 있다. 그러나 <어쌔신 크리드>와 같은 오픈월드 게임은 플레이어가 ‘노예’나 ‘피식민자’의 관점에서 게임을 해야 하기 때문에 게임의 역사적 배경, 게임 캐릭터의 디자인 방면에서 비롯된 식민적 사상의 영향을 받는다. 지금까지 국내외에서 모두 <어쌔신 크리드>에 관한 매체연구가 있다. 조이스(Joyce)의 논문은 2012년 작품인 <어쌔신 크리드 3>를 패러다임으로 삼아 비디오 게임의 역사학적 잠재력을 검토했다[19]. 이 게임은 주변화된 사람들의 반역사를 전하는 과정에서 게임이 직면하는 미학적 및 정치적 도전이다. 이수진은 <어쌔신 크리드 발할라>를 분석하여 게임은 서술 매체에 국한 되어서는 안 되며, 오히려 가상 세계에서 해체와 파생 현실을 경험하는 모의 매체로서 역할해야 한다고 했다[20]. 또한, 무크지의 연구에서 <어쌔신 크리드> 를 탈식민주의의 매개로 연구하여 <어쌔신 크리드: 자유의 외침>, <어쌔신 크리드: 브라만>에서의 탈식민 표현을 분석했다. 위의 <에이지 오브 엠파이어>와 같은 게임과 비교하여 무크지는 <어쌔신 크리드>에서 게이머들이 왜곡된 식민지 역사와 편견 있는 캐릭터 디자인에 쉽게 현혹될 수 있음을 발견하였다. 그러나 그의 연구는 <어쌔신 크리드: 자유의 외침>, <어쌔신 크리드: 브라만> 두 게임에만 한정되어 있다. 사실 <어쌔신 크리드>시리즈의 다른 게임들도 후 식민주의를 충분히 나타내고 있다. 따라서 본 논문에서는 탈식민주의 비평의 기초 이론과 무크지의 연구를 바탕으로 <어쌔신 크리드>의 다른 두 게임 <어쌔신 크리드 3>와 <어쌔신 크리드: 오디세이>를 연구하고자 한다.
후기 식민주의 게임에 대한 연구는 시빌과 무크지 그리고 포드를 중심으로 이루어져 왔으며, 게임에 표현된 종교, 젠더 이슈, 인종의 인문, 사회학적 표현을 분석 하였다. 우리는 특정 주제를 중심으로 한 표현 분석에서 게임의 디자인 요소에 대한 탈식민주의적 분석을 하고자 하였다. 트레이시 풀러턴(Tracey Fullerton)에 의하면 게임은 형식적 요소와 드라마적 요소로 이루어져 있으며 게임의 드라마적 요소는 ‘도전’, ‘놀이’, ‘전제’, ‘스토리’, ‘캐릭터’로 이루어져 있다[21]. 이 중 게임을 플레이를 하는 인터렉션 과정에서의 경험을 통해 드러나는 ‘도전’과 ‘놀이’를 제외하고 게임의 드라마적 설계 요소인 ‘전제’, ‘스토리’, ‘캐릭터’를 중심으로 어쌔신 크리드 게임 디자인 요소를 분석하였다. 이때 호미바바의 문화 다양성과 혼성주의 이론, ‘타자’ 이론과 소자의 제3 공간 이론을 활용하여, 게임에 탈식민주의 연구를 진행하였다.
Ⅲ. 탈식민주의 시각에서 본 <어쌔신 크리드>
<어쌔신 크리드> 시리즈에서 게임당 한 명의 암살자를 통제하고, 게임 미션에서 중요한 역사적 인물과 사건을 직접 경험할 수 있는 것은 게임의 높은 자유도와 정교한 화면으로 인해 플레이어가 게임에 절대적인 몰입을 경험하게 한다. <어쌔신 크리드 3>와 <어쌔신 크리드: 오디세이> 게임을 살펴보면, 이 게임들은 전제 설정--세계관 창작과 공간 디자인, 주인공 디자인, 스토리 구성 여러 측면에서 식민지적 색채와 소외된 비서구적 ‘타자’ 이미지, 그리고 문화 다양성과 혼성주의를 부합하지 않은 탈식민주의 요소가 드러난다.
3-1 게임 전제-문화 다양성의 파괴와 공간적 패권
호미 바바는 전 세계화와 문화 문제를 연구하는 대다수 학자들처럼 문화적 동질성을 지지하지 않으며, 대신 문화적 차이와 다양성을 강조한다. 게임은 문화 전파의 매개체로서 플레이어에게 시각적 즐거움과 정신적 성장을 제공하는 동시에, 문화적 다양성에 영향을 미친다[15]. 게임 디자인은 인종과 정체성을 정의하는 데 식민주의의 논리를 반영한다. 게임에서는 서양 예술의 지배적 위치를 강조하면서 동시에 자국의 문화 예술을 약화시키는 것은 문화의 다양성을 파괴하고 본질적으로 탈식민주의적인 요소를 포함한다.
알렉산더 갤러웨이(Galloway)는 시드 마이어의 <문명 5>을 비평함으로써 게임 내 식민 확장주의적 모델과 백인의 인종적 우월성 가정을 강조했다[22]. <어쌔신 크리드>와 <문명 5>에서 나타나는 유사한 현상이 이를 더욱 명확하게 보였다. 이 게임들의 세계관은 유럽 고대신화를 기반으로 하며, 이러한 신화들은 모두 서양 문명의 발전과 주류 심미를 대표한다. 게임의 역사적 시대는 주로 서양 사람들이 설정한 것으로, 각 민족의 역사 발전은 서양의 시간과 공간 개념에 통합되어 있다. <어쌔신 크리드>의 세계관에서 ‘이슈인’은 세계의 창조주로서 등장한다. 이슈인들의 외모, 사상, 문화적 특징은 모두 서양 문명과 뚜렷한 유사점을 보인다. 이들은 독특한 DNA 구조를 가지고 있어 육감과 같은 지식을 보유하며, 높은 수준의 지혜와 강력한 전투 능력을 지닌다. 동시에 그들은 출산력이 부족하여 인간을 노예로 만들었다는 설정은 현대 서양 자본주의 국가의 특성인 적은 인구 수에 비해 강력한 군사력을 반영한다.
또한 이슈인들은 자신들의 형상대로 인류를 그들의 노동력으로 창조했다. 더 나아가 인간의 완전한 복종을 보장하기 위해 발명된 ‘에덴 성물’은 <어쌔신 크리드> 세계에 중추적인 역할을 한다. 에덴 성물은 이슈인들이 개발한 현대 과학 기술 장비의 부품으로, 지구 여러 곳에 흩어져 있다고 공식적으로 설정된다. 그림 2 황금사과라 불리는 성물은 ‘선구자’ 성물 중 하나로, 사용자가 자신의 생명을 대가로 주변의 적들을 즉각 신경 쇠약 시키거나 서로를 죽이게 하는 지능통제 기능을 제공한다.
이 세계관 설정 속에서 게임 크리에이터는 ‘이슈인’이라는 기호화된 이미지를 통해 서양인의 외모, 경제, 정치적 권력을 고도로 미화하면서도 서구 역사 속의 식민주의 사상과 노예제도를 합리화하였다.
또한 <어쌔신 크리드>는 주로 서구의 역사적 사건과 인물을 중심으로 전개된다. 르네상스 이탈리아, 미국 독립 전쟁, 프랑스 혁명 등 서구의 중요한 역사적 순간들이 배경이 된다. 이는 서구의 역사와 문화를 중심으로 한 시각을 반영한다. 그리고 최근 시리즈에서는 비서구적 시각을 포함하려는 노력이 보인다. <어쌔신 크리드 오리진>(고대 이집트)과 <어쌔신 크리드 발할라>(바이킹 시대)에서는 비서구적 문화와 역사를 다루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시도도 여전히 서구 중심의 시각에서 재해석된 경우가 많다. 고대 이집트의 역사와 문화를 다루면서도 서구의 시각에서 이집트를 신비화하거나 이국적으로 묘사하는 경향이 있다.
소자(Soja)는 레프브르(Lefebvrian)의 ‘경험된 공간’을 바탕으로 ‘제3공간’이라고 불리는 개념을 제안했다[23]. 그는 제3공간을 ‘실제와 상상된 공간’으로 설명하며, 이 공간에서는 상상의 공간이 물리적이고 지도로서의 평면과 분리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즉, 비디오 게임의 지도는 실제와 상상된 공간으로서 대안적 역사를 가능하게 하는 제3공간으로 정의할 수 있고, 여기서 식민지 과정을 되돌리고 이전의 제국 세력을 정복할 수 있다. 게임 지도의 제작에는 높은 정도의 개인적 참여가 포함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서구의 식민주의적 의식은 게임의 공간 설계를 통해서도 전파될 수 있다. 식민주의의 공간성 문제와 비디오 게임의 공간을 연결함으로써 식민주의를 보다 직접적으로 탐구할 수 있다. 그림 3 <어쌔신 크리드: 오디세이>는 더 구체적으로 실제 역사적 도시와 지역을 기반으로 한 맵을 제공한다. 이는 서구의 역사적 경계를 반영한다. 주인공 카산드라가 절벽에서 떨어진 뒤 섬에 사는데, 이 섬은 완전히 꾸며낸 것으로 게임 디자이너의 주관적인 산물이다. 게임은 공간적 헤게모니를 놀이로 전환하므로 필연적으로 더 개인적이고 주관적인 것으로 변화시킨다[13]. 플레이어들은 영토와 제국을 표시하는 힘을 부여받고, 따라서 세계사를 개인적인 이야기로 변환함으로써 그들 자신의 식민지 이후의 이야기를 만들 수 있다. 개인 이야기와 식민주의 논리가 엮여 있으며, 식민주의 논리에 의해 구축된 것이 바로 게임 디자인의 내재적 가정이다. 플레이어가 게임에서 식민지 개척자의 역할을 수행하기 때문에 식민주의 사상의 영향을 받는다.
또한, 게임의 메커니즘으로 인해 초기에는 게이머들이 <어쌔신 크리드: 오디세이>의 지도를 직접 볼 수 없으며, 모든 지도를 잠금 해제하기 위해 해당 퀘스트를 완료해야 한다. 탐험을 통해 플레이어는 자신의 주인공 이야기와 함께 가상의 이야기를 발전시킬 수 있으며, 게임 공간과 장소를 통과하면서 지도와 풍경이 가변적으로 변화하는 것을 경험할 수 있다. 따라서 게임에서 지도는 개성적인 특징을 가지며, 동시에 식민지 공간의 패권을 나타내는 중요한 요소가 된다.
또한 게임의 플레이와 승리 메커니즘을 통해 문화 패권의 표현이 존재한다. 인디언의 억압된 역사와는 대조적으로 게임에서는 두 캐릭터를 영웅적인 이미지로 만들며, 이 두 게임에서는 플레이어가 해방한 노예의 수가 많을수록 게임에서 얻을 수 있는 업그레이드가 더 많아져다. 엘리트들의 강요에서 해방되는 행동으로 보이지만, 실제로는 게임 내 자본을 생성하는 메커니즘이 되었다. 따라서 게임의 “해방”과 “구출” 규칙은 사실상 플레이어와 NPC 간의 지배 체계가 되며, 또 다른 수준에서는 노예의 정체성이 고정적으로 간주되어 인적 자본으로 해석된다[15]. 그래서 캐릭터가 노예를 방출하는 행위를 통해 게임 내 보상을 받을 수 있는 것은 서방 이데올로기를 전파하는 표현의 하나이다.
그리고 최근 <어쌔신 크리드> 시리즈에서는 비서구적 지역을 다루며, 탈식민주의적 재구성을 시도하고 있다. 고대 이집트와 바이킹 시대를 배경으로 한 맵이 있다. 그리고 지리적 표현이 매우 정교하며, 실제 역사적 장소를 재현하려는 노력이 돋보이지만 이러한 재현도 서구의 시각에서 이국적이고 신비로운 장소로 묘사되는 경우가 많다. 고대 이집트의 피라미드나 사막 풍경이 서구의 시각에서 신비화되어 표현된다. 따라서 <어쌔신 크리드>는 표면적으로 제국주의를 비판하는 게임이지만, 실제로 게임의 원주민 영웅과 게임의 다른 역사적 요소들은 게임의 시각이 서구인의 주류 가치관에 기반을 두고 있다. 서구의 개인 영웅주의와 기타 영웅적 행동의 핵심이 원주민 외모의 특징을 가진 사람에게 심어졌기 때문에 게임의 최종 사용자는 여전히 서양인이라는 것이다.
3-2 캐릭터 디자인-‘타자’에 대한 편견과 고정관념
‘타자’는 탈식민 이론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개념으로, 서양인은 주체적인 ‘자아’로 분류되며, 식민지의 인민은 ‘식민지의 타자’ 또는 직접적으로 ‘타자’로 분류된다. ‘타자’와 ‘자아’는 서로 대립하는 상대적인 개념으로, 서양인들은 ‘자아’ 이외의 비서구적 세계를 ‘타자’로 보고 극명하게 대조한다[4]. 이러한 개념은 사실 서구 중심의 이념을 내포하고 있다. 이 점이 <어쌔신 크리드> 시리즈에서 게임의 캐릭터를 통해 명확히 표현된다.
<어쌔신 크리드> 시리즈에서 다양한 인종과 문화적 배경을 가진 캐릭터들이 등장한다. 바이예크(이집트), 알타이르(중동), 에지오(이탈리아)의 다양한 배경의 캐릭터들이 있다. 캐릭터의 문화적 배경이 다양하게 표현되지만, 이는 여전히 서구 중심의 시각에서 재해석 된다. 원주민들이 보통 야만하고 거칠며 열등하다는 이미지를 받아 ‘타자’로서 표현된다. 이들은 통제되고 노예화되는 과정에서 그들의 문화적 특성이 차별적으로 표시된다. 중동 배경의 캐릭터들이 종종 전형적인 ‘암살자’ 이미지로 그려지며, 이는 서구의 시각에서 중동을 폭력적이고 위험한 지역으로 묘사하는 경향을 반영한다.
그리고 그림 4에서 <어쌔신 크리드 3>의 주인공 ‘코너’ 역시 아메리카 대륙의 원주민과 영국인 혼혈로서 태어나면서부터 특이함을 지닌 인물로 설정되었다. 이로 인해 그의 개인 능력이 뛰어나게 표현되며, 이는 게이머들에게 코너의 강함이 그의 백인 혈통에서 비롯된 것으로 인식되게 한다. 게임 진행 과정에서 코너가 ‘이슈인’의 후손임이 공개되면서 그의 역사적, 유전적 배경이 구세주적 존재로서 그의 역할을 강조하는 요소로 작용한다.
또한 최근 <어쌔신 크리드> 시리즈에서는 여성 캐릭터의 비중이 증가하고 있으며, 플레이어가 성별을 선택할 수 있다. 어쌔신 크리드 오디세이에서는 카산드라와 알렉시오스 중 선택할 수 있다. 하지만 그림 5에서 <어쌔신 크리드: 오디세이>의 여주인공 ‘카산드라’의 모습 역시 코너와 유사한 특징을 지니고 있다. 갈색 머리와 까무잡잡한 피부는 아메리카 대륙의 원주민을 연상시키며, 게임 디자이너는 고의적으로 ‘이슈인’의 유전자를 코너에게 부여함으로써 그를 ‘이슈인’의 후손으로 인식하게 만든다. 이는 서구 중심주의의 한 측면이다.
3-3 게임 스토리-혼성주의에 대한 위반
호미 바바는 혼성화를 서로 다른 문화들의 단순한 결합이 아니라 지속적이고 미완성적인 융합과 혼합의 과정으로 이해하였다. 또한 호미 바바는 어떤 인종과 문화 집단을 동질적으로 보는 것에 반대하며, 특히 다른 인종과 문화 집단을 이원 대립의 정치 의식으로 보는 것에 반대하는 관점을 제시하였다. <어쌔신 크리드>의 경우는 1편부터 다양한 역사적 사건과 역사적 인물을 게임에 접목시켰고, ‘반식민’을 주제로서 서구 게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식민지 침략을 다루지 않은 대표적인 사례이다.
하지만 첫째, 게임의 이러한 혼성화 시도는 원래 호미 바바가 말하는 지속적이고 복잡한 융합으로 이어지지 않았다. 아담(Adam)은 게임이 역사적 사실에 의해 뒷받침되더라도 역사적 사실을 통해 구축되는 서사는 여전히 어떤 경향성을 가지고 있으며, 사람들은 게임을 즐기는 동안 이러한 경향성에 대해 일정한 경계와 거리를 두는 것이 필요하다[24]. <어쌔신 크리드>에서는 이러한 서사의 경향성은 게임의 스토리가 진실한 역사를 왜곡하고 더 많은 서양 주류사상을 첨가하는 데서 나타난다. 즉, 식민지 개척자들은 경제적, 정치적, 문화적 우위로 식민지를 지배했으며 ‘타자’ 세계가 식민지 행위의 합리성과 정확성을 인정하도록 요구했다.
<어쌔신 크리드 3>의 스토리는 주로 1753~1783년 사이에 일어난 역사적 사건을 다룬다. 게임에서 영국 식민지 개척자들의 아메리카 원주민 억압과 착취는 가능한 한 합리화되는데, 주인공의 아버지 헤일슨은 식민주의를 ‘질서 유지’로 미화하고, 자신과 다른 영국 식민지 개척자들을 원주민들의 ‘구세주’로 미화하며, 자신이 원주민의 땅을 사들여 원주민들의 자유를 속박하는 행위를 원주민들에 대한 보호와 구원으로 여긴다. 심지어 이 과정에서 자유를 갈망하고 원주민을 지지하는 주역 코너도 단순히 충동적이고 어리석은 어린아이로 취급된다. 서구 중심주의의 영향으로 게임의 세계관이 객관적 사실과 다른 것은 분명하다.
둘째, <어쌔신 크리드>는 여전히 서로 다른 인종과 문화 집단을 이분법으로 간주한다. <어쌔신 크리드 3>에서는 코너가 대표하는 인디언과 상류층의 백인 인종 사이에 이분적 대립이 존재한다. 게다가 이야기의 결말에서 주인공의 힘으로 모든 노예를 해방시켰는데 이 결말의 핵심은 여전히 서양의 영웅주의를 표현한다. <어쌔신 크리드: 자유의 외침>에서 게이머가 노예제가 일상화된 18세기의 아이티에서 난파당한 자신을 발견하는 흑인 선원으로 분한다. 게임은 주인공을 통해 노예제에 대한 적극적인 항의의 장을 마련해주지만, 다른 차원에서 주인공이 해방시킨 노예들의 침묵의 반응이다. --‘노예의 입장에서 게임을 경험하는 것은 불가능하지만(주인공이 노예로 변장하는 짧은 부분을 제외하고), 주인공의 정체성을 갖는 것도 상당히 복잡한 일이다. 식민지 출신이든 아니든 해방된 노예가 해적으로 변한 정체성을 갖는 플레이어는 불편한 처지에 놓이게 된다. 식민지 통치자는 원주민과 비교해서는 자신의 정체성과 씨름할 것이다. 한편으로는 떨어져 있어야 할 필요가 있고, 다른 한편으로는 유럽인들이 인디언의 정체성을 갖는 것이다’[15].
무크지가 주장한 바와 같이 <어쌔신 크리드>의 게임 이야기가 플레이어에게 서양의 가치를 중심으로 사고하도록 비서구 젊은이들에게 이런 사상을 침투시키는 것은 서구가 도덕적 완벽함과 이성의 빛이라는 가치관을 암묵적으로 확립하게 한다. 이 점은 리사(Lisa)의 연구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25]. 리사는 <어쌔신 크리드>의 역사적 문화 배경이 청소년에게 미치는 영향을 연구함에 있어, 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조사와 인터뷰를 진행하였다. 가레스의 인터뷰 주제는 역사 인물의 인간성에 관한 것이었으며, <어쌔신 크리드 3>에서 조지 워싱턴이 블랙베리를 좋아하는지에 대한 고찰을 통해 이 주제를 설명했다. 마찬가지로 리암의 인터뷰 주제 중 하나는 역사 인물과의 개인적 연결에 관한 것이었으며, <어쌔신 크리드 2>에서 교황 ‘알렉산더 6세’의 이미지가 자신의 천주교 신자 신분에 대한 재고를 유도했다고 언급했다.
분석 결과에 따르면, <어쌔신 크리드>를 플레이하는 것이 학생들의 과거에 대한 인식을 변화한다는 것이다. 이는 게임 경험과 캐릭터 감정적 참여로부터 비롯된 직관적인 느낌에서 비롯된다. 학생들은 인간과 과거의 연결을 즐기며, 역사 인물이 인간임을 점점 더 깨닫고, 예전에 고려하지 않았던 역사적 관점을 인식하게 된다. 따라서 학생들이 <어쌔신 크리드>를 통해 학교에서 배운 역사적 이해를 재구성하는 데 동의하며, 게임이 현대적 정체성과 관련된 부정적인 사건을 암시할지라도, 학생들은 자신의 게임 경험이 과거 사람들의 실제 삶에 대한 진정한 통찰로 변환될 수 있다고 믿었다. 게임의 역사적 정확성에 대한 의구심이 있어도 학생들은 어떤 방식으로든 유비 게임 디자이너들에 대한 큰 신뢰를 증명하였다.
Ⅳ. 결 론
게임은 “대상이자 동시에 과정이며, 그러므로 문학처럼 읽거나 음악처럼 듣거나 영화처럼 시청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반드시 실제로 플레이해야만 하는” 매체다[26]. 이러한 특성으로 인해 게임은 영화나 소설과 달리 단순한 소비 대상이 아니라, 플레이어와의 상호작용을 통해 주관적인 경험과 행동을 형성하며, 이는 플레이어들의 사고와 태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어쌔신 크리드>와 같은 전략적 게임에서 플레이어들이 게임 캐릭터를 조작하여 이동할 때 지도와 풍경을 변화할 수 있으며, 플레이어가 여행하는 장소와 환경(예: 채굴, 교역소나 마을 설립, 국경 확장)에서 무엇을 변경하는지에 따라 변경된다. 플레이어는 이 탐험 여정을 통해 그녀 또는 그 자신을 주인공으로 공간 이야기를 전개하고, 지도와 상호 작용하고 공간의 발전에 따라 이를 변경하는 상상의 지도 제작자가 된다. 이런 게임의 특성 때문에 <어쌔신 크리드>는 캐릭터와 스토리, 게임 공간을 통해 감정을 표현하고 다양한 사회 문화, 시대 및 민족 정신을 반영할 수 있으며, 서구 탈식민주의 문화 이데올로기도 은밀하게 코드화되었다.
식민주의가 분명히 드러난 게임과는 다르게 <어쌔신 크리드>는 초기에 반식민주의적 맥락에서 설정되어, 게이머가 게임 속에서 식민에 대항하면서도 자신의 정체성과 고정관념을 극복하는 과정에서 특정 모순점을 드러내고 있다. 게임의 분석을 통해 우리는 플레이어들이 게임의 ‘전제’, ‘캐릭터 디자인’, ‘게임 스토리’를 통해 진정한 정체성을 완전히 실현할 수 없다는 사실을 이해할 수 있다. 게임은 단순한 미디어로서의 기능을 넘어서서 플레이어들의 사고와 행동을 조정하는 매개체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게임 플레이는 서구 문화와 사고에 대한 접근을 형성하며, 특히 다양한 문화권에서 온 플레이어들에게 서구 자본주의와 탈식민주의 사상을 전파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그리고 플레이어의 정체성은 이 과정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아시아 지역이나 옛 식민지 국가 출신의 플레이어가 <어쌔신 크리드>와 같은 게임을 플레이하면서 서구 문화와의 접점을 형성하게 되는 것이 그 예이다. 게임의 구성은 플레이어들이 자신의 문화적 배경과 정체성을 존중하게 되지만 게임의 규칙과 설정에 의해 제한을 받게 만든다.
결론적으로, <어쌔신 크리드>와 같은 온라인 게임은 ‘탈식민주의의 매개체’라는 정체를 가지고 있으며, 이는 게임의 형식과 반식민주의의 주제를 함축적으로 담고 있다. 이 게임은 겉으로는 식민에 반항하는 모습을 보이지만, 실제로는 그 내부에서 식민주의와 자본주의 사상을 전파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게임이 제공하는 서구 문화와 생각에 대한 경험은 플레이어들의 행동과 사고에 직접적으로 작용하며, 특히 다양한 국가와 문화권에서 온 플레이어들이 게임을 통해 서구 자본주의와 탈식민주의 사상을 수용하고 이해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 이는 게임이 단순한 오락뿐만 아니라 사회적, 문화적 상호작용의 중요한 플랫폼으로 작용한다는 것을 시사한다.
연구 결과를 기반으로 다양한 문화적 배경을 반영한 게임 디자인을 발전시킬 수 있는 가능성이 개발했다. 이는 관련 게임 문화 산업에 중요한 기여를 할 수 있다. 먼저, 게임에서탈식민 문화의 비판은 사람들이 게임 문화를 보는 시각을 변화시킬 수 있다. 연구를 통해 플레이어들은 단순한 오락 이상의 게임 인식을 갖게 되어, 게임에서 경험하는 문화적 충돌과 문화적 정체성을 심도 있게 고민하게 될 것이다. 또한, 이 연구는 <어쌔신 크리드>와 같이 다양한 국가의 역사적 사건과 문화적 배경을 기반으로 하는 오픈 월드 게임에 대한 통찰을 제공할 수 있다. 이러한 게임들은 문화적 다양성을 실현하고 각국 플레이어들의 문화적 정체성 감각을 강화하기 위해 세계관, 캐릭터 디자인 여러 측면에서 개선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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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소개
2006년~현 재: 성균관대학교 영상학과 석사과정
※관심분야:디지털 콘텐츠(Digital Contents), 비디오 게임(Video Game), 탈식민주의(Postcolonialism) 등
2007년:성균관대학교 예술대학 영상학과
2009년:성균관대학교 SKK GSB MBA
2009년:Indiana University MBA
2021년~현 재: 성균관대학교 영상학과 조교수
2023년~현 재: 성균관대학교 일반대학원 게임디자인학과 조교수
※관심분야:게임디자인(Game Design), 인터렉티브 콘텐츠 디자인(Interactive Contents Design), 인공지능(AI),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