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노인들의 사회적 로봇 이용의도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에 대한 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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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
사회적 로봇이 일상생활뿐만 아니라 노인 돌봄 서비스에 활용되기 시작한 상황이지만 사회적 로봇을 직접적으로 이용할 이용자에 대한 학술적인 논의는 부족했다. 따라서 본 연구는 사회적 로봇에 대한 잠재적인 이용자들의 인식, 특히 우리나라 노인 이용자들의 이용의도와 그들의 이용의도에 영향을 주는 주요 요인을 실증적으로 검증했다. 가설을 검증한 결과, 노인 이용자들의 지각된 신체적인 어려움이 클수록 사회적 로봇에 대한 지각된 혜택이 커지고 사회적 로봇에 대한 지각된 이용편의성이 작아졌다. 아울러 노인 이용자들의 디지털 리터러시가 높을수록 사회적 로봇에 대한 지각된 혜택이 커지고 사회적 로봇에 대한 지각된 이용편의성이 커졌다. 한편 노인 이용자들의 지각된 사회적 영향이 클수록 사회적 로봇에 대한 지각된 혜택이 커졌다. 그러나 예상과는 달리 노인 이용자들의 지각된 사회적 영향은 사회적 로봇에 대한 지각된 이용편의성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사회적 로봇에 대한 지각된 혜택이 클수록 이용의도가 높아지므로 사회적 로봇의 혜택을 이용자 관점에서 증가시켜 나가야 함을 본 연구의 결과는 시사하고 있다.
Abstract
Social robots are being adopted and used not only in everyday life but also for senior care services. Although there is a growing number of studies related to social robots, only a few have approached the topic from the user’s perspective. Therefore, to fill the gap, this paper aimed to examine the factors influencing Korean seniors’ intention to use social robots, employing partial least squares structural equation modeling (PLS-SEM). An online survey was administered to Korean senior users, and the data from 400 responders were analyzed. The analysis verified that perceived benefit positively affects the intention to use social robots. Moreover, perceived ease of use was found to positively affect perceived benefit. However, there was no significant link between perceived ease of use and seniors’ intention to use social robots. The results also showed that digital literacy positively affects perceived ease of use and perceived benefit. Accordingly, this paper suggests that perceived benefit of social robots should be emphasized to increase seniors’ intention to use social robots.
Keywords:
Social Robot, Seniors, Use Intention, Perceived Benefit, Perceived Ease of Use키워드:
사회적 로봇, 노인 이용자, 이용의도, 지각된 혜택, 지각된 이용편의성Ⅰ. 서 론
최근 기계 학습과 자연어 처리 기술의 발전으로 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ce: AI) 기반 챗봇이나 애플의 시리(Siri), 구글 홈과 같은 음성 기반 디지털 비서들이 상용화되었고, 국내에서는 SK텔레콤이 2016년에 AI 음성비서 '누구(NUGU)'가 탑재된 전용 스피커를 국내 최초로 출시한 이래, KT 기가지니, 네이버 클로버, 카카오 AI 스피커가 출시되어 보급되고 있다. SK텔레콤은 전국 93개 지자체·기관 돌봄 대상자 약 1만7000명의 노인들을 대상으로 AI 돌봄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사용자가 긴급 상황에 처했을 때 “아리아, 살려줘”, “아리아, 긴급 SOS” 등의 간단한 말로 119나 관제센터에 도움을 요청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이러한 AI 돌봄 서비스는 고령화 시대 독거노인들의 일상을 지원하기 위해 개발됐으며 긴급 구조는 물론 정보 전달·일정 관리·인지능력 향상 등 다양한 기능을 제공하고 있다. SK텔레콤의 집계에 따르면 서비스가 시작된 지난 2019년 4월부터 2023년 5월초까지 ‘긴급 SOS’ 호출은 약 6000회 발생했고 그 중에 119 긴급구조로 이어진 경우는 500회를 돌파했다[1].
한편 우리나라는 급격하게 초고령 사회로 이행되고 있는데 통계청(2022)에 따르면 2022년 기준으로 가구주 연령이 65세 이상인 고령자 가구는 전체 가구의 24.1%이며, 2050년에는 전체 가구의 약 절반(49.8%)이 고령자 가구가 될 전망이다. 최근의 저출산에 따른 인구 감소는 고령자 가구의 비중 증가에 일조하고 있다. 그런데 고령자들이 혼자 사는 경우 고독감이나 사회적 고립으로 고통을 받게 되는데 코로나 19 사태 이후 이러한 문제는 더 심각해졌다[2],[3].
인구 감소 및 초고령사회 진입에 따라 노인 돌봄 문제, 특히 독거 노인의 돌봄 문제가 더욱 중요해지고 있지만 전통적인 사회복지 수단으로는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따라서 SK텔레콤의 시도처럼 AI 기반 기기를 활용한 돌봄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수용할 필요성이 커졌다. 최근에는 비교적 단순한 AI 스피커를 넘어선 이른바 사회적 로봇이 등장하면서 음성지원과 때로는 이동성까지 갖춘 로봇이 집이나 병원에서 노인들을 돌보는 것이 가능해졌다.
인구 감소 시대의 노인 돌봄을 위한 사회적 로봇의 활용이 현실적인 대안으로 등장했지만 지금까지 진행된 관련 연구들은 대부분 기술적인 가능성에 초점을 맞추었다. 즉 노인 이용자들을 대상으로 돌봄 서비스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회적 로봇에 대한 태도나 수용의도 등 사용자들의 반응을 실증적으로 분석한 연구는 거의 없었다. 사회적 로봇이 이용자에게 제공하는 서비스가 여러 가지 혜택을 가져올 것이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사회적 로봇으로 인해 이용자에게 여러 위험을 초래할 가능성도 크다. 따라서 이용자 관점에서 일상에서 사회적 로봇이 주는 잠재적인 혜택이나 이용 편의성 등을 파악하고 이러한 이용자의 인식이 사회적 로봇을 이용하려는 의도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를 실증적으로 검증하는 연구는 매우 시급하면서도 필요한 것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본 연구의 목적은 사회적 로봇을 인구 감소와 고령화로 인해 중요하게 부각된 노인의 돌봄 문제를 해결하는 중요한 대안으로 간주하고 사회적 로봇에 대한 잠재 이용자인 노인들의 사회적 로봇에 대한 인식과 이용의도를 파악함으로써 우리 사회에서 사회적 로봇을 제대로 활용하기 위한 이론적, 실무적인 시사점을 제공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본 연구의 구성은 다음과 같다. 제 2장 이론적 논의에서는 기존 문헌 검토를 통해 사회적 로봇의 개념과 주요 선행연구, 그리고 사회적 로봇의 이용의도에 영향을 주는 주요 요인들에 대해 설명한다. 제 3장은 방법론으로서 연구를 위한 데이터 수집과 변인 측정 및 분석 방법에 대해 기술하고, 제 4장에서는 연구 결과를 기술한다. 마지막으로 제 5장 결론에서는 본 연구의 결론과 시사점, 연구의 한계 및 향후 후속 연구를 위한 과제를 제시한다.
Ⅱ. 사회적 로봇 이용의도에 대한 이론적 논의
2-1 사회적 로봇의 개념
사회적 로봇 또는 소셜 로봇이란 인지 능력과 사회적 교감 능력을 바탕으로 인간과 상호작용함으로써 사회적 기능을 수행하도록 하는 기술이다. 국제로봇협회(International Federation of Robotics: IFR)는 로봇을 용도에 따라 산업용 로봇과 서비스 로봇으로 나누는데, 서비스 로봇은 다시 전문용과 개인용으로 나뉜다. 사회적 로봇의 대모 격인 Massachusetts Institute of Technology(MIT)의 신시아 브리질(Cynthia Breazeal) 교수에 따르면 사회적 로봇은 사회적 상호작용을 하는 로봇으로 정의된다[4]. 따라서 개인용 로봇뿐만 아니라 전문 로봇이나 상업 로봇이라도 사회적 교감이나 상호작용이 가능하다면 사회적 로봇으로 볼 수 있다. 한편 사회적 로봇의 적용범위는 교육, 엔터테인먼트, 케어, 안내, 동반자 등 상당히 다양하다.
사회적 로봇 시장의 주요 기업 중 하나인 Blue Frog Robotics는 2025년까지 개인/사회적 로봇 시장 규모가 410억 달러 규모로, 엔터테인먼트 로봇 시장이 290억 달러 규모로, 스마트 로봇 시장이 164억 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5]. The International Market Analysis Research and Consulting(IMARC) 그룹은 사회적 로봇 시장의 복합 연간 성장률이 25.2%로 매우 높으며 2032년까지 366억 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6]. 시장 예측치에는 차이가 있지만 AI, 로보틱스 기술의 빠른 발전과 헬스케어, 교육 등 다양한 분야와의 융합을 기반으로 사회적 로봇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리라는 것에는 이견이 없다.
최초의 이족보행 휴머노이드 로봇 ‘와봇 1호’는 1973년 일본 와세다 대학교에서 제작됐다. 인공 시각과 청각을 바탕으로 주위 상황을 인식하고, 인간과 일본어로 대화도 가능했는데 이후 꾸준히 개발되어 와봇 2호는 10개의 손가락으로 피아노 연주도 가능했다. 1990년대 후반에 대학원생이었던 브리질 교수 주도로 MIT의 로드니 브룩스 연구팀은 로봇 ‘키스멧’을 제작했다. 몸통은 없고 고정된 머리만 있는 로봇이었지만 표정 표현이 가능했다. 와봇과 키스멧은 기술적 성과는 있었지만, 특정 용도가 없는 로봇이었다[7]. 이후 개발된 사회적 로봇들은 생활지원, 교육, 정서지원, 케어, 엔터테인먼트, 접객 등 다양한 용도로 활용됐다. 예를 들면, ‘아이보(Aibo)’는 일본 소니가 만든 세계 최초의 엔터테인먼트 로봇인데 사람의 말을 알아듣고 공을 갖고 노는 등 반려견의 모습으로 인간과의 상호작용이 가능하다. 1999년에 처음 출시됐다가 사업성 악화로 서비스 중단되었지만 2018년에 업그레이드되어 다시 출시됐다. ‘벡터(Vector)’는 미국 안키가 만든 사회적 로봇인데 음성을 통해 상호작용이 가능하며, 생활지원 및 간단한 게임을 할 수 있다. 또한 디스플레이를 통해 감정표현이 가능하다.
본 연구에서는 사회적 로봇을 AI, 사물 인터넷, 클라우드 컴퓨팅 등을 접목하여 사람이나 그 외 물리적 대상과 상호작용함으로써 사회적 기능을 수행하는 기술로 정의하고자 한다.
2-2 사회적 로봇에 대한 선행연구
Wamba 등[8]에 따르면 1999년부터 2022년까지 사회적 로봇을 주제로 출판된 4,211개의 문헌을 분석한 결과, 첫째, 사회적 로봇에 관한 연구는 2006년 이후로 지속적으로 증가했고, 둘째, 주요 키워드로는 Human-robot interaction, Social Robots, Social Robotics, Social Robot, Interaction이 나타났다. 연구주제는 사회적 로봇을 개념화하거나, 사회적 로봇의 적용분야를 찾거나, 의료분야 적용가능성을 검토하거나, 여러 영역에서 사회적 로봇의 수용 가능성에 영향을 주는 요인을 검증하는 것이었는데 아동에 초점을 두는 연구는 있었지만 노인들에 주목하는 연구는 거의 없었다.
한편 사회적 로봇에 대한 문헌이 상당함에도 불구하고 사회적 로봇에 대한 통일된 정의가 없는 이유로 사회적 로봇의 정의가 급속한 기술발전이나 사회적 수용 여부에 크게 영향을 받기 때문이라는 점이 지적됐다[9]. 또한 사회적 로봇이 수용되는 문화적인 환경에 대한 학문적인 관심도 상대적으로 적었다는 비판도 제기됐다[10].
국내 선행연구에서 사회적 로봇에 관한 주요 연구 흐름을 파악하기 위해 한국학술지인용색인(https://www.kci.go.kr)에서 ‘사회적 로봇’과 ‘돌봄 로봇’, ‘노인 돌봄 +디지털케어’ 등의 키워드를 사용하여 등재지 및 등재 후보지 출판 논문 906편을 수집했다. 1차로 중복된 논문 및 국문 초록이 없는 62편을 제외하였고, 국문 초록이 있는 논문 총 844편을 분석의 대상으로 확정했다. 이 논문들을 대상으로 토픽 모델링 분석을 실시한 결과, 사회적 로봇에 관한 논문들은 5개의 토픽으로 분류됐는데 토픽1은 돌봄 로봇(23%), 토픽2는 로봇 윤리(19%), 토픽3은 노인 이용자(18%), 토픽4는 포스트 휴먼(24%), 그리고 토픽5는 교육 로봇(17%)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해외 연구와는 달리 국내 선행연구에서는 사회적 로봇과 노인 이용자의 연결이 어느 정도 활성화된 것으로 보인다.
2-3 노인들의 사회적 로봇 이용의도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
원래 로봇(Robot)의 어원은 노동을 의미하는 체코어 ‘robota’에서 유래되었기에 로봇은 인간의 육체노동을 대신하는 기계장치로 이해된다[11]. 그런데 노인들은 젊은 사람들에 비해 일상생활에서 신체적인 제약을 많이 받게 된다. 행동이 느려지거나[12] 시력이 약해져서[13] 이러한 신체적인 제약 때문에 새로운 기술을 활용하는데 어려움을 겪게 된다[14]. 따라서 사회적 로봇이 주는 혜택이나 사회적 로봇의 이용편의성은 노인 이용자들의 시력이나 청력 또는 움직임 등의 신체적인 어려움과 관련성이 높을 것이다[15]. 본 연구에서는 노인 이용자들의 지각된 신체적인 어려움이 클수록 사회적 로봇에 대한 지각된 혜택이 커질 것으로 예측했다(H1). 또한 노인 이용자들의 지각된 신체적인 어려움이 클수록 사회적 로봇에 대한 지각된 이용편의성은 작아질 것으로 예측했다(H2).
디지털 리터러시는 정보 니즈를 충족시키기 위해 디지털 기술을 활용하는 기술과 능력을 의미하는데[16], 디지털 리터러시는 연령에 따라 달라진다[17]. 선행연구에 따르면 디지털 리터러시는 Information Technologies(IT)의 활용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18],[19]. 이에 본 연구에서는 노인 이용자들의 디지털 리터러시가 높을수록 사회적 로봇에 대한 지각된 혜택이 커지리라고 예측했다(H3). 또한 노인 이용자들의 디지털 리터러시가 높을수록 사회적 로봇에 대한 지각된 이용편의성이 커지리라고 예측했다(H4).
사회적 영향이론은 어떻게 개인들이 서로 영향을 주는가를 설명한다[20]. 사회적 영향은 우리 사회에서 자연스러운 현상이며 사회적 영향은 소셜미디어 시대에 더 쉬워졌다. 선행연구에 따르면 사회적 영향은 새로운 기술의 유의미한 이용에 영향을 미친다[21]. 특히 노인들의 경우에는 가족, 친구, 이웃 등 가까운 사람들이 자신들의 경험을 바탕으로 추천한다면 쉽게 영향을 받게 된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노인 이용자들의 지각된 사회적 영향이 클수록 간접 경험을 통해 사회적 로봇에 대한 지각된 혜택이 커질 것으로 예측했다(H5). 또한 노인 이용자들의 지각된 사회적 영향이 클수록 사회적 로봇에 대한 지각된 이용편의성이 역시 커질 것으로 예측했다(H6).
기술수용모델(Technology Acceptance Model)은 잠재적인 이용자들이 새로운 기술을 수용하는 데 영향을 미치는 주요 요인으로 지각된 유용성과 지각된 용이성을 포함한다[21],[22]. 결국 이 이론은 새로운 기술이 이용자에게 명확한 혜택을 주거나 새로운 기술을 이용하는 데 많은 노력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면 이용자들이 그 기술을 비교적 쉽게 수용하게 될 것이라고 가정하고 있는 것이다. 새로운 기술의 지각된 혜택이나 지각된 이용편의성이 이용자의 이용의도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검증한 선행연구는 다수 수행됐다[23]-[25].
사회적 로봇은 AI, 사물 인터넷, 클라우드 컴퓨팅 등을 접목하여 사람이나 그 외 물리적 대상과 상호 소통을 이루는 로봇이기에 코로나 고령화 사회를 맞아 노인들의 건강을 책임지는 돌봄 로봇도 등장하고 있다[26]. 사회적 로봇은 아직은 새로운 기술이고 특히 사회적 로봇을 이용해 본 노인 이용자는 극히 제한적인 상황이다. 따라서 현 상황에서 노인들의 사회적 로봇 이용의도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지각된 혜택과 지각된 이용편의성으로 설명하는 것은 의미가 있는 관점이라고 판단된다. 본 연구에서는 선행연구의 결과를 바탕으로 우선 사회적 로봇에 대한 지각된 이용편의성이 커질수록 지각된 혜택 역시 커질 것으로 예측했다(H7). 또한 사회적 로봇에 대한 지각된 혜택이 클수록 노인 이용자들의 이용의도가 커질 것으로 예측했다(H8). 아울러 사회적 로봇에 대한 지각된 이용편의성이 커질수록 노인 이용자들의 이용의도가 커질 것이라고 역시 예측했다(H9). 전반적인 연구 모델은 그림 1과 같다. 이 연구 모델은 우리나라 노인 이용자들의 사회적 로봇 이용의도를 설명하기 위해 주요 변인으로 지각된 혜택과 이용편의성을 채택하고 이 두 변인을 설명하기 위한 선행 변인으로 신체적인 어려움, 디지털 리터러시 그리고 사회적 영향을 채택하여 변인들 간의 관계를 총 9개의 가설로 설정한 것이다.
Ⅲ. 연구방법
3-1 연구대상
본 연구에서는 소비자 조사를 통해 우리나라 노인 이용자들의 사회적 로봇 이용의도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 무엇인지를 알아보고자 하였다. 소비자 조사는 온라인리서치 전문 회사 ‘마크로밀엠브레인’을 통해 온라인으로 우리나라 60세 이상 85세 이하의 노인 소비자를 대상으로 2024년 3월에 실시하였다. 최종 분석에는 총 400명의 응답이 포함되었으며, 표 1에서 볼 수 있듯이 이 중 남성은 200명(50.0%), 여성이 200명(50.0%)을 차지하였으며, 60세에서 69세까지 300명(75.0%), 70세에서 79세까지 97명(24.3%), 80세에서 85세까지 3명(0.7%)으로 구성됐다. 최종 학력의 경우 고등학교 졸업 이하가 134명(33.4%), 전문대학 졸업 및 재학이 40명(10.0%), 대학교 졸업 및 재학이 179명(44.8%), 대학원 졸업 및 재학이 47명(11.8%)으로 나타났다. 직업의 경우 무직이 206명(51.5%)으로 과반수가 넘었고 자영업이 33명(8.2%), 사무직이 30명(7.5%), 생산/기술직이 26명(6.4%)을 차지했다. 표 1은 설문 응답자의 인구통계학적 속성을 요약하여 제시하고 있다.
3-2 주요 변인의 측정
지각된 신체적 어려움, 디지털 리터러시, 사회적 영향, 지각된 혜택, 지각된 이용편의성, 이용의도 등 본 연구의 변인들은 선행연구를 기반으로 조작적으로 정의됐다. 변인들을 측정하는 문항들은 선행연구에서 활용된 문항들을 참고하되, 사회적 로봇 관련 논의에 적합하게 재구성했다. 각 문항은 ‘전혀 그렇지 않다’로부터 ‘매우 그렇다’까지 5점 리커트 척도(Likert scale)로 측정했다.
사회적 로봇 이용의도는 새로운 기술의 이용의도에 대한 다양한 선행연구에 사용된 문항들을 사회적 로봇과 노인 이용자의 맥락에 맞게 수정하여 사용했다. 그 결과 “만약 내 일상생활에서 소셜 로봇을 이용할 수 있다면 나는 사회적 로봇을 이용할 의향이 있다”, “만약 내 일상생활에서 소셜 로봇을 이용할 수 있다면 나는 사회적 로봇을 이용할 것으로 예상한다”, “만약 일상생활에 소셜 로봇의 이용이 가능해지면 나는 사회적 로봇을 이용할 계획이다”, “나는 향후 소셜 로봇을 내 일상생활에 활용할 계획이다” 등 4개 문항으로 구성했다.
지각된 신체적 어려움은 6개 문항으로, 디지털 리터러시는 8개 문항으로, 사회적 영향은 3개의 문항으로, 지각된 혜택은 8개의 문항으로 그리고 지각된 이용편의성은 5개의 문항으로 측정했다.
3-3 데이터 분석 및 신뢰도와 타당도
연구모델을 분석하기 위해서 SmartPLS 3.3.9 통계 패키지를 이용하여 구조방정식 모형 분석을 실시했다. Partial least squares structural equation modeling(PLS-SEM) 분석은 샘플 크기가 작거나 데이터가 정규분포 되지 않은 경우, 그리고 특히 이미 발전되어 있는 이론이 없어 탐색적으로 이루어지는 연구에 적합한 연구 방법이다[27].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PLS-SEM 분석이 사회적 로봇이라는 새로운 기술에 대한 이용의도를 태도를 분석하기에 적합하다고 판단했다.
표 2는 변인들의 평균과 표준편차를 제시하고 있다. 각 변인들의 평균값을 살펴보면, 지각된 신체적 어려움의 평균값이 다른 변인들의 평균값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게 나타났다. 이는 설문 응답자의 75%가 60대로 구성된 것에 기인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반해 디지털 리터러시, 지각된 혜택, 지각된 이용편의성 및 이용의도의 평균값은 상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보인다.
연구가설의 검증에 앞서, 측정 모델의 신뢰도와 타당도에 대한 검증을 실시하고 그 결과를 표 3에 제시했다. 신뢰도를 검증하기 위해, 크론바흐 알파(Cronbach’s Alpha) 계수와 복합신뢰도(Composite Reliability, CR) 값을 확인하였다. 크론바흐 알파 계수의 경우 0.887에서 0.943 사이에 분포하여 설문 문항간의 내적 일관성이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CR 값도 모두 0.7을 상회하여 신뢰도 측면에서 문제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다음으로 타당도를 검증하기 위해서 수렴 타당도(Convergent validity)와 판별 타당도(Discriminant validity)를 분석했다. 수렴 타당도의 경우, 요인적재값(Factor loading), CR, 그리고 평균분산추출(Average variance extracted, AVE) 값을 확인했다. 일반적으로 요인적재값과 CR의 경우 기준치인 0.7을, AVE의 경우 기준치인 0.5를 넘으면 타당한 것으로 받아들여진다[28]. 표 3에서 볼 수 있듯이, 모든 값이 기준치를 상회했다. 판별 타당도의 경우 각 요인의 AVE 제곱근 값이 다른 요인들과의 상관관계 값보다 커야 한다[29]. 판별 타당도 역시 검증됐다. 판별 타당도를 추가로 검증하기 위해 포넬-라커 검증을 추가로 실시한 결과 기준치인 0.7을 넘겨 판별 타당도가 검증됐다(표 4 참조).
Ⅳ. 연구결과
그림 2에 따르면 연구모델을 분석한 결과, 연구모델은 이용의도 변량의 39.13%, 지각된 혜택 변량의 33.6%, 지각된 이용편의성 변량의 37.5%를 설명하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가설을 검증한 결과, 노인 이용자들의 지각된 신체적인 어려움이 클수록 사회적 로봇에 대한 지각된 혜택이 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ß=0.119, t=2.431, p<.05). 또한 노인 이용자들의 지각된 신체적인 어려움이 클수록 사회적 로봇에 대한 지각된 이용편의성이 작아졌다(ß=-0.131, t=2.833, p<.01). 따라서 H1, H2는 채택됐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노인 이용자들의 디지털 리터러시가 높을수록 사회적 로봇에 대한 지각된 혜택이 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ß=0.117, t=2.010, p<.05). 또한 노인 이용자들의 디지털 리터러시가 높을수록 사회적 로봇에 대한 지각된 이용편의성이 커졌다(ß=0.545, t=13.764, p<.001). 따라서 H3, H4는 채택됐는데 특히 디지털 리터러시와 지각된 이용편의성의 관계가 매우 강하게 나타난 것이 특징적이다.
한편 노인 이용자들의 지각된 사회적 영향이 클수록 사회적 로봇에 대한 지각된 혜택이 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ß=0.295, t=7.014, p<.001). 그러나 예상과는 달리 노인 이용자들의 지각된 사회적 영향은 사회적 로봇에 대한 지각된 이용편의성에 유의미한 영향을 주지 못하는 것으로 판명됐다. 따라서 H5는 채택된 반면에 H6는 기각됐다.
사회적 로봇에 대한 지각된 이용편의성이 커질수록 지각된 혜택 역시 커질 것으로 예측한 가설 H7은 채택됐다(ß=0.423, t=8.345, p<.001). 선행연구의 결과와 일치하게 두 변수 간의 관계는 본 연구에서도 매우 유의미하게 나타났다. 본 연구결과에 따르면 사회적 로봇에 대한 지각된 혜택이 클수록 노인 이용자들의 이용의도가 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ß=0.621, t=15.764, p<.001). 지각된 혜택과 이용의도와의 관계는 가장 유의성이 큰 것으로 판명됐다. 따라서 가설 H7과 H8 역시 채택이 됐다. 그러나 예상과는 달리 사회적 로봇에 대한 지각된 이용편의성은 노인 이용자들의 이용의도에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결과적으로 가설 H9은 기각됐다. 이상의 연구가설 검증 결과를 요약하면 표 5와 같다.
Ⅴ. 결 론
사회적 로봇이 코로나 19 이후 일상생활에서 다양하게 활용되기 시작했다. 예를 들면, 호텔 기업들은 인공지능 로봇 서비스를 도입하여 차별화를 도모하고 있다[30]. 로봇 강국인 일본에서는 고령자를 대상으로 헬스케어 로봇이 요양원을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다[31]. 한편 사회적 로봇 관련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지만 사회적 로봇을 직접적으로 이용할 이용자의 수용에 대한 국내 연구는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32].
그런데 사회적 로봇이라는 새로운 기술에 대한 이용자들의 무관심 또는 저항이 크다면 사회적 로봇의 상용화나 보급이 쉽지 않을 것이다. 즉 사회적 로봇이 우리 사회에서 성공적으로 활용되기 위해서는 이용자들의 지지와 활용이 필수적이다. 따라서 본 연구는 사회적 로봇에 대한 잠재적인 이용자들의 인식, 특히 우리나라 노인 이용자들의 이용의도와 이용의도에 영향을 주는 주요 요인을 실증적으로 검증했다.
본 연구가 갖는 학술적인 의의는 사회과학적 측면에서 사회적 로봇을 이용할 잠재적인 이용자, 특히 노인 이용자의 이용의도와 그 영향 요인을 실증적으로 분석한 초기 시도 중 하나라는 것이다. 따라서 본 연구의 결과는 사회적 로봇에 대한 학문적 이해를 높이고 후속 연구를 촉발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본 연구의 결과는 사회적 로봇 관련 기업들에게 실무적으로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한다. 첫째, 사회적 로봇에 대한 지각된 혜택이 클수록 노인 이용자들의 이용의도가 커지므로 사회적 로봇 공급기업들은 이용자 관점에서 사회적 로봇의 혜택을 강조할 필요가 있다. 즉 노인 이용자들은 명확한 혜택을 인지하지 못한다면 사회적 로봇을 수용하거나 지속적으로 이용하려고 하지 않을 것이다. 따라서 사회적 로봇 공급기업들은 노인 이용자의 구체적인 니즈를 충족시키는 사회적 로봇을 개발하고 공급함으로써 이용자들에게 혜택을 각인시킬 필요가 있다. 둘째, 노인 이용자들의 지각된 혜택을 증가시키려면 이용편의성을 높이는 것이 필요하다. 본 연구의 결과에 따르면 지각된 이용편의성은 이용의도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지는 못했지만 지각된 혜택을 통해 간접적인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노인들이 이용하기 편리한 사회적 로봇을 개발한다면 노인 이용자들의 이용의도는 자연스럽게 커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셋째, 지각된 신체적 어려움이 클수록 그리고 디지털 리터러시가 높을수록 이용자들의 지각된 혜택이 커지는 연구결과가 나왔기 때문에 사회적 로봇 공급기업들은 노인 이용자 중에서 신체적 어려움의 정도가 높은 사람들과 디지털 리터러시가 높은 사람들을 사회적 로봇의 초기 목표시장으로 설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넷째, 노인 이용자들의 지각된 사회적 영향이 클수록 사회적 로봇에 대한 지각된 혜택이 커지는 것으로 나타난 연구결과에 주목해야 한다. 즉 노인 이용자들의 주변 사람들을 통해 노인 이용자들을 설득하는 마케팅 전략이 가장 유효할 것으로 보인다.
본 연구의 결과는 정책적인 시사점도 갖는다. 정부는 신체적 어려움의 정도가 높은 노인들에게 사회적 로봇을 돌봄 서비스의 대안으로 제공하는 정책을 고려해야 한다. 또한 노인들의 디지털 리터러시를 높여 사회적 로봇의 수혜자로 만드는 정책 역시 필요하다.
본 연구의 의의와 시사점에도 불구하고 본 연구는 여러 한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우선 노인 이용자의 사회적 로봇 이용의도에 영향을 미치는 변인 중에서 긍정적인 변인들만을 다루었기에 향후에는 지각된 위험이나 우려 등 부정적인 측면의 변인들을 추가적으로 고려하는 연구가 필요할 것이다. 또한 설문 대상자들이 60세 이상 85세 이하 노인들이었는데 사회적 로봇의 개념이나 기능 그리고 역할을 설문 전에 얼마나 이해했는지가 의문이다. 따라서 후속 연구에서는 설문 전에 응답자들의 이해를 높일 수 있는 추가적인 장치가 더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마지막으로 본 연구는 우리나라 노인들을 대상으로만 수행된 연구라서 그 결과를 일반화하기 어렵다. 따라서 향후에 우리나라와 유사한 환경의 나라들과의 국제 비교 연구를 수행한다면 훨씬 더 풍부한 연구결과와 시사점을 도출할 것으로 기대된다.
Acknowledgments
이 논문은 아산사회복지재단의 지원을 받아 수행된 연구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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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소개
1992년:이화여대 교육대학원(교육학석사)
2006년:한세대학교 대학원 음악학과(석사)
2021년:숭실대학교 대학원 기독교통일지도자학(박사)
2021년~현 재: 숭실대학교 기독교통일지도자훈련센터 전문위원
2022년~현 재: 숭실대학교 평화통일연구원 전문연구원
※관심분야:북한 정보통신, 남북 정보격차, 디지털 소외계층, 디지털 리터러시 교육 등
1987년:서울대학교 경영학과(학사)
1989년:서울대학교 대학원 경영학과(석사)
1996년:Michigan State University (Telecommunication 석사)
2000년:Michigan State University (Mass Media 박사)
2008년~현 재: 고려대학교 미디어학부 교수
※관심분야:미디어산업, 뉴미디어, 디지털 비즈니스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