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6~2023년 가상 아이돌 현황 비교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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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
본 논문은 1996년 다테 교코에서 2023년 플레이브 그룹에 이르기까지의 국내외 가상 아이돌들의 특징과 양상을 일관된 분석 틀 하에 분석했다. 기존 연구들에서 모호했던 가상 아이돌의 개념과 기준을 정의하고, 선행 연구들을 바탕으로 첫째, 멤버구성 등 기본 정보, 둘째, 현실 세계 기반의 활동 영역, 셋째, 인간형 및 비인간형 등의 외형과 감정 표현력, 넷째, 노래 장르와 보컬, 다섯째, 팬덤 크기 및 팬의 상·하향식 콘텐츠 생성 정도를 항목들로 구성한 분석 틀을 제시해 17명 또는 그룹의 가상 아이돌들을 분석했다. 이를 통해 그룹형 가상 아이돌의 약진, 현실과 가상 인간이 혼재하는 그룹 출현, 최근에 이를수록 완전 인간형, 비인간형, 만화적 형상으로의 표현 다양화, 현실 세계 활동 영역 확장과 팬덤 콘텐츠의 양상 변화를 파악했다. 본 연구는 30년에 걸친 가상 아이돌의 전체적인 흐름과 양상을 볼 수 있는 최초 논문이라는 점에서 중요성을 지닌다.
Abstract
This paper presents the analysis results of the characteristics and trends of virtual idols, from 1996 with Date Kyoko to 2023 with the Plave Group, using the common analytical framework. By defining the concept of virtual idols, which has been ambiguously used in previous studies, and building upon prior research, this study analyzes 17 virtual idols based on the following categories: first, basic information such as member composition; second, activity areas based in the real world; third, appearance and expressive capabilities including humanoid and non-humanoid forms; fourth, song genres and vocals; and fifth, fandom size and the amount of fan-made upward and fan-engaged downward content. Through the analysis, this study identifies the progress of group-based virtual idols; emergence of groups comprising both real and virtual members; increasing diversity in the representation of fully humanoid, non-humanoid, and cartoonish forms; expansion of activity domains in the real world; and changes in the details of fandom content. This research is significant as the first paper to provide an overview of the flow and trends of virtual idols over 30 years.
Keywords:
Virtual Idols, Virtual Member, Virtual Figure, Real-World Activity, Fan Culture Content키워드:
가상 아이돌, 가상 멤버, 가상 외형, 현실 세계 활동, 팬 문화 콘텐츠Ⅰ. 서 론
1990년대부터 등장한 가상 아이돌은 최근 비약적 기술 발전과 다양한 매체 활용으로 인해 그 산업의 속도와 규모가 크게 성장하고 있다[1]. 예컨대, 2023년 1월 음악 프로그램 <쇼! 음악중심>에서 4인조 가상 아이돌 메이브(MAVE:)가 데뷔 무대를 펼쳤고, 이들의 무대 영상은 한 달 동안 출연한 팀 중 가장 높은 조회수를 기록했다. 이들의 <PANDORA> 뮤직비디오는 데뷔 약 2주 만에 조회 수 1천만을 달성했고 댄스 챌린지도 진행되는 등 높은 화제성을 보였다. 또한, 리그 오브 레전드 게임의 캐릭터에 기반한 가상 아이돌 K/DA의 경우 세계적으로 많은 관심을 받아 <POP/STARS> 뮤직비디오 공개 약 1달 만에 1억 조회를 달성했고, 국내외 음원 사이트에서 높은 순위를 차지했다. 이처럼 가상 세계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아이돌, 이른바 ‘가상 아이돌’을 향한 대중의 관심이 높아지며 단기간의 유행을 넘어서 전문화 및 세분화되어 갈 것으로 전망[2]되는 한편, 가상 아이돌에 대한 선행연구들은 특정 가상 아이돌 연구[3], 상업적 전망 분석[4], 팬 문화 중심의 연구[5],[6]가 대부분이다.
본 연구에서는 기존에 있던 가상 아이돌과 연관된 용어 정의들을 바탕으로 가상 아이돌에 대한 정의를 제시하고, 가상 아이돌 자체에 대한 보다 총체적 분석을 위해 현실 세계의 아이돌 관련 문헌 연구들을 통해 아이돌의 주요 특징을 파악한 후, 이에 기반하여 국내외 다양한 가상 아이돌을 측정할 수 있는 분석 틀을 설계하여 이를 바탕으로 1996년~2023년까지의 국내외 아이돌들의 현황을 파악하고자 한다. 연구 대상이 되는 아이돌들은 1996년 세계 최초의 컴퓨터 그래픽을 통한 가상 아이돌이라 불리는 다테 쿄코부터 시작하여 우리나라의 1대 사이버가수 아담, 그 후의 류시아, 사이다, 인츠, 하츠네 미쿠, 씨유(See U), 뤄톈이(Luo Tianyi), 스퀴드 시스터즈(Squid Sisters), K/DA, 아뽀키(APOKI), 이터니티(Eternity), 이세계 아이돌, 사공이호(SAGONG_EE_HO), 메이브(MAVE:), 플레이브(PLAVE)를 포함한다. 이들에 대한 분석을 통해 본 연구는 1990년부터 2020년대에 이르는 가상 아이돌의 변천 과정과 추세를 고찰하였다. 본 연구는 추후 더욱 활발하게 진행될 가상 아이돌 연구에 초석이 될 것을 기대한다.
논문의 구성은 다음과 같다. 2장에서는 선행연구 분석 및 가상 아이돌의 정의, 3장에서 가상 아이돌 분석 요소를 고찰하여 분석 틀 설계, 4장에서 해당 분석 틀에 기반한 1996년~2023년 가상 아이돌 분석 결과를 제시한다. 5장에서는 이를 바탕으로 가상 아이돌의 변화 양상을 논하고 6장에서 결론을 정리한다.
Ⅱ. 선행연구 분석 및 가상 아이돌 정의
2-1 가상 아이돌에 관한 선행연구
가상 아이돌은 30년 이상의 역사를 지녔으며, 게임, 광고, 애니메이션 등 다양한 분야에서 사용되고 있는 용어이다. 본 절에서는 보다 명확한 가상 아이돌의 정의를 내려보고자 아이돌, 가상 가수, 가상 인간 또는 가상 휴먼 등을 지칭하여 이루어진 선행연구들을 분석하였다.
황태욱과 김규정[7]은 버츄얼 아이돌에 대한 정의에서 가상 아이돌이 가상 가수에 포함되고, 가상 가수가 가상 인간에 포함됨을 명시했다. 그러나 해당 정의는 가상 아이돌, 가상 가수, 가상 인간의 포함관계는 밝혔으되 아이돌의 요건과 형태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이 다소 부족하다.
현실 아이돌의 정의를 다룬 선행연구는 주로 인기에 초점을 두고 있다. 국내의 경우 아이돌은 아이돌 스타의 줄임말로 우상으로 떠받들어지는 인기인으로 정의되며, 해외의 경우 연예인 중에서 인기가 높고 많은 팬을 확보한 소수의 연예인으로 정의된 바 있다[8]. 이러한 정의는 아이돌의 개념을 보여주고 있지만, 추상적인 경계로 인해 아이돌과 아이돌이 아닌 연예인을 구분하기 어렵다.
아이돌을 인기가 아닌 생산 방식에 초점을 두고 정의한 선행연구도 존재한다. 김호영과 윤태진은 아이돌을 아이돌 시스템이라는 생산 방식에 의해 만들어진 프로젝트 가수, 즉 기획으로 만들어진 대중문화 상품으로 정의하였다[9]. 이는 아이돌을 가수의 하위 장르적 특성이 아닌 생산체계로 구분했다는 점에 의의가 있다. 가상 아이돌도 아이돌의 형태를 띠므로, 대중문화 상품으로 정의할 수 있다.
또 다른 선행연구에서는 가상 가수를 가상현실, 증강현실을 통해 원곡을 출판하고 공연하는 비물리적 뮤지션으로 정의했다[10]. 가상 가수가 기술을 바탕으로 현실 세계와 관련된 활동한다는 것을 다뤘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가상 아이돌은 가상 가수에 포함되므로 가상 아이돌도 현실 세계에 기반을 둔 활동을 한다고 정의할 수 있다.
2-2 가상 아이돌의 정의
본 논문에서는 선행연구 고찰을 바탕으로, 가상 아이돌을 다음과 같이 네 가지 요건을 충족해야 하는 것으로 정의하였다.
첫째, 가상 아이돌은 현실 세계에 기반을 둔 활동을 해야 한다. 현실 세계 기반 활동 없이 단순히 애니메이션과 게임에 등장하여 인기를 얻은 아이돌 캐릭터는 가상 아이돌로 볼 수 없다.
두 번째, 가상 아이돌은 가상의 형체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 가상 아이돌은 사람과 유사하게 디지털로 구현된 움직이는 신체를 가져야 한다. 형체 없이 목소리만 가지고 있는 경우, 가상 아이돌로 볼 수 없다.
세 번째, 가상 아이돌은 가상 가수의 성질을 가진다.
네 번째, 가상 아이돌은 대중문화 상품이다. 가상 아이돌은 단순히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추는 행위를 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아이돌'로 기획되어 만들어진 대중문화 상품이어야 한다.
Ⅲ. 가상 아이돌 분석 방법
3-1 분석 항목 설계
2장에서 제시한 가상 아이돌의 정의를 바탕으로 본 절에서는 다양한 아이돌들을 분석하기 위한 항목들을 설계한다.
로젝과 크리스는 연예인의 연령과 성별 같은 사회적 요소들이 셀러브리티에 의해 재현되며 문화적 의미를 지닌다는 점을 밝혔다[11]. 이를 고려해, 네 가지 정의 요소에는 포함되지 않았지만, 가상 아이돌의 기본적인 정보이자 사회적 요소인 연령, 성별, 국적을 분석 항목에 포함했다.
가상 아이돌 정의 중 첫 번째 요건에서 제시한 현실 세계 기반 활동의 경우, 가상 아이돌은 실재 아이돌과 달리 현실 세계에 물리적으로 몸을 담고 있지는 않기 때문에 현실 기반의 활동에 제약이 있다. 따라서 현실 세계 기반 활동을 넓은 의미와 좁은 의미로 나누어 세부적으로 분석할 필요가 있다. 넓은 의미의 현실 세계 기반 활동은 가상 아이돌이 현실과 교류하며 영향을 줄 수 있는 활동을 의미한다. 김정섭의 연예인 평가모델에서 중요도가 가장 높은 소통 능력[12]과 이지윤과 김상헌의 아이돌 평가지표에 있는 미디어 노출[13]이 이에 해당한다. 이에 대조하여, 좁은 의미의 현실 세계 기반 활동은 가상 아이돌이 현실의 공간에서 직접 활동하는 것을 의미하며 오프라인 행사가 있다. 오프라인은 행사는 각자의 개성을 보여주는 기능으로 작용한다.
가상 아이돌 정의 중 두 번째 요건의 핵심인 아이돌의 형체 등 외적 요소는 대중의 관심을 끄는 중요한 부분이다[14]. 다양한 선행연구에서 팬들이 아이돌을 선호하는 요소나 인기 요인으로 비주얼을 거론한다[15],[16]. 가상 아이돌의 외적 요소는 가상, 즉, 컴퓨터 시뮬레이션으로 만들어지기에 키와 몸무게로 요약되었던 실재 아이돌의 외적 프로필 요소와는 다르게 분석될 필요가 있고, 더 다양한 모습을 가질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더불어, 아이돌의 표현방식은 무대를 구성할 때 중요한 요소이며[16],[17], 특히, 표정은 인류에게 보편적인 감정 표현방식이다[18]. 실재 아이돌은 무대에서 곡의 정서와 어울리는 다양한 표정을 지으며 ‘표정 천재’, ‘표정 부자’와 같은 별명을 얻기도 한다. 가상 아이돌은 사람과 달리 감정이 없지만, 유사한 표정 시뮬레이션을 통해 감정을 표현해내는 것이 실재감을 부여받는 중요 요소일 것이다.
가상 아이돌의 세 번째 정의는 가상 가수의 요소를 요구하는데, 가수는 자신의 목소리를 매개로 노래를 부르는 사람을 뜻한다. 음악적인 관점에서 연구를 진행할 때 노래 장르 분석은 필수적인 작업이다. 최혁재와 안성아의 연구에서는 실재 아이돌이 다양한 노래 장르를 시도하고 있음을 보인 바 있다[19]. 가상 아이돌도 노래를 부르고 앨범을 발매하는 주체이므로, 가상 아이돌의 노래 장르에 대한 분석이 필요하다. 또한 아이돌 우상화의 외적인 원인 중 하나로 아이돌의 목소리, 즉, 보컬이 있다[17]. 독보적인 목소리를 가진 실재 아이돌은 다른 아이돌들 사이에서 부각될 수 있다. 가상 아이돌의 목소리는 실재 아이돌과 달리 타고나는 것이 아니라 인위적으로 제작되므로 가상 아이돌의 목소리가 제작된 방식을 분석 항목으로 포함해야 한다.
팬덤은 대중음악 가수의 성공 요인으로 여겨진다[20]. 가상 아이돌의 네 번째 정의에 있듯, 대중문화 상품으로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팬덤 생성이 필수적이다. 팬덤의 크기는 곧 아이돌의 성공 여부와 직결되고, 팬덤은 가상 아이돌 제작사가 제공하는 하향식 콘텐츠를 소비할 뿐 아니라, 팬들이 자체적으로 생성, 편집, 재구성한 상향식 콘텐츠를 생성하고 참여하기도 한다. 현재 유튜브에서 활성화된 팬덤 콘텐츠는 상향식 콘텐츠가 주를 이룬다[21]. 가상 아이돌은 실재 아이돌에 비해 하향식 콘텐츠 제작이 제한적이므로 상향식 콘텐츠가 실재 아이돌에 비해 더욱 중요하다.
이상과 같은 가상 아이돌 정의에 따라 분석 항목을 설정하고 선행연구를 반영해 중요 세목을 설계한 분석 틀을 그림 1에 제시했다. 4장에서는 해당 분석 틀을 기준으로 가상 아이돌들의 세부 현황을 분석하고자 한다.
3-2 분석 대상 및 방법
본 논문에서는 가상 가수를 시간순으로 나열하여 정의에 부합하는 가상 아이돌을 분석 대상으로 선정하였다. 가상 가수의 역사를 담고 있거나 가상 아이돌을 분석한 선행 논문 약 20여 개에서 주요하게 언급된 가상 가수들이 그 대상으로, 선행 논문은 가상 가수, 가상 아이돌, 버추얼 가수(virtual singer) 등의 키워드를 포함한 논문이다. 또한 최근에 나온 가상 가수의 경우 선행 논문에서의 연구가 부족하여, 가상 아이돌 및 가상 가수로 구글 검색시 최소 10개 이상의 기사에 나온 경우를 선정하였다. 이에 따라 시간순으로 나열된 가상 가수는 린 민메이, 파이어보머(Fire Bomber), 후지사키 시오리, 다테 쿄코, 아담, 류시아, 사이다, 인츠, 사이아트, 하츠네 미쿠, 에구치 아이미, 씨유, 뤄톈이, 스퀴드 시스터즈, 릴 미쿠엘라(Lil Miquela), K/DA, 아뽀키, 한유아, 이터니티, 오로지, 에스파, 이세계 아이돌, 사공이호, 슈퍼카인드, 메이브, 플레이브이다.
이 가운데, 본 연구는 가상 아이돌에 대한 분석연구이기에 가상 가수로 활동을 한 적이 있으나 가상 가수보다는 가상 인플루언서로서의 정체성을 가지고 있는 릴 미쿠엘라, 한유아, 오로지 등은 분석 대상에서 제외하였다. 린 민메이, 파이어보머는 애니메이션 <초시공요새>에 등장하는 캐릭터로, 캐릭터의 이름으로 발매된 음반이 존재할 뿐 이를 제외한 현실 세계 기반 활동이 없으므로 이들 역시 연구 대상에서 제외하였고, 후지사키 시오리는 게임 <도키메키 메모리얼>에 등장하는 캐릭터로 마찬가지 이유로 연구 대상에서 제외하였다. 사이아트는 보컬로이드인 마리암의 목소리를 사용한 가상 가수로 컨셉 이미지를 제외하고 가상의 형체를 확인할 수 없어 연구 대상에서 제외하였다. 또한 에구치 아이미는 AKB48의 12.5기 연구생으로, 제과회사 글리코의 광고를 위해 제작되었으므로 대중문화 상품보다는 광고와 홍보의 목적을 가지고 기획되었다고 판단하여 연구 대상에서 제외하였다. 아이돌 그룹 에스파(aespa)의 경우는 실제 인간 멤버와 인공지능(AI) 기반의 버추얼 휴먼 솔루션 및 리얼타임 엔진 기술을 활용하여 만들어진 아바타 아이(ae)로 구성되어 있으나 에스파의 음악은 실제 인간 멤버들의 목소리로만 이루어져 있으므로, 아이(ae)가 팀 내에서 노래를 부른다고 보기 어려우며 가수의 성질을 가지고 있다고 볼 수 없어 연구 대상에서 제외하였다.
그 결과, 최종적으로 본 논문의 분석 대상이 된 가상 아이돌은 다테 쿄코, 아담, 류시아, 사이다, 인츠, 하츠네 미쿠, 씨유, 뤄톈이, 스퀴드 시스터즈, K/DA, 아뽀키, 이터니티, 이세계 아이돌, 사공이호, 슈퍼카인드, 메이브, 플레이브이다.
가상 아이돌의 현실 세계 기반 활동은 3-1절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넓은 의미와 좁은 의미로 나뉘어 측정 방식도 달라져야 한다. 넓은 의미의 현실 세계 기반 활동은 데뷔 후 분석 시점까지 출연한 뮤직비디오, 라디오, 광고 유무와 소셜네트워크(SNS) 계정 유무 및 게시물 평균 주기로 측정될 수 있다. SNS는 2030세대에서 가장 활발히 사용되는 인스타그램, 트위터, 틱톡 계정 등을 포함하였다. 게시물 평균 주기는 가장 게시물이 많은 눈 계정을 주 계정으로 간주하여 최초 게시물과 측정한 시점의 마지막 게시물이 이루어진 기간을 총 게시물 개수로 나누어 계산한다. 평균 주기는 하나의 게시물이 올라오는 일 단위 간격으로 표기하며 소수점 둘째 자리에서 반올림한다. 좁은 의미의 현실 세계 기반 활동은 오프라인 활동이며 이를 측정하기 위해 데뷔 후 분석 시점까지 출연한 콘서트, 팬미팅, 음악방송 유무를 사용한다.
가상의 형체 부분에서는 외적 유형을 구분하고 표현력을 측정한다. 외적 유형은 인간과 비인간형으로 나뉘며, 비인간형은 신체 일부가 동물이나 사물의 형태를 띄는지 여부로 측정한다. 사실형과 비사실형은 과장된 신체 비례를 통해 측정한다. 정혜경은 캐릭터의 특성을 신체 비례에 따라 나누었고, 캐릭터의 이미지와 선호되는 연령층에서 차이가 있음을 밝힌 바 있다[22]. 표현력은 가사 내용과 일치되는 표정을 지은 순간을 포착하여 측정한다. 이때 중복되는 감정 표현은 제외한다. 가상 아이돌의 표정은 폴 에크만의 6가지 보편적인 감정으로 측정한다[23]. 에크만에 따르면 행복한 표정은 광대가 올라가고 입술 모서리는 뒤로 당겨 올라간다. 불쾌한 표정은 윗입술이 들리며, 일반적으로 비대칭의 코끝과 윗입술 부근의 주름이 생기고 이마에 주름이 잡힌다. 분노한 표정은 눈썹 높이가 낮고 수축되어 있으며, 각이 생기고 시선이 확고하다. 두려운 표정은 눈썹 높이가 높아지고 수축되며 입술이 가늘거나 때로는 입이 벌어지기도 한다. 놀라운 표정은 눈썹 높이가 올라가고, 동그란 모양으로 바뀌며 눈과 턱이 확장된다. 슬픈 표정은 눈의 바깥쪽이 아래로 비스듬히 기울어진다.
음악 장르 항목에 대해서는 데뷔 후 발매한 앨범에 대한 장르 구분을 진행하고, 음원 사이트에 기재된 내용을 토대로 음악 장르를 판단한다. 목소리는 음성과 음성합성으로 구분된다. 음성은 음성 제공자의 공개 여부에 따라 공개와 비공개로 나누어 볼 수 있다. 공식 정보 혹은 뉴스 기사를 토대로 음성합성 기술 사용 유무와 음성 제공자의 공개 여부를 측정한다.
팬덤은 팬덤 크기와 팬덤의 상향식 콘텐츠로 측정할 수 있다. 팬덤의 크기는 최고 음원차트 순위, 최대 음반 판매량, 유튜브 영상 최고 조회수, 팬클럽 존재 여부로 측정한다. 최고 음원차트 순위는 다양한 음악 스트리밍 플랫폼에서 실시간 순위, 최신 순위, TOP100 등에서 나타났던 최고 순위로 측정한다. 실재하는 아이돌의 경우는 최고 등수보다 더 자세한 순위 측정이 필요하겠지만 가상 아이돌은 아직 실재 아이돌만큼 인기를 얻고 있지 않기에 적용하는 방법이다. 상향식 콘텐츠는 팬덤 제작과 팬덤 참여 콘텐츠를 기술하여 상향식 콘텐츠의 내용과 유무를 확인할 수 있다. 다양한 상향식 콘텐츠가 있기에 상세 기술을 통해 세부적으로 분석하고자 한다.
Ⅳ. 가상 아이돌 분석 결과
3장에서 제시한 분석 틀과 측정 방법을 이용해, 본 장에서는 3-2절에서 선정한 17(명 또는 그룹)의 아이돌에 대한 분석 결과를 제시한다.
그림 2는 다테 쿄코의 분석 결과이다. 일본에서 제작된 최초의 가상 아이돌로 노래와 더불어 행복한 미소를 주로 표현하였으며, 특히 뮤직비디오, 광고, 라디오 출연 등 넓은 의미의 현실 세계 기반 활동을 많이 한 것을 알 수 있다. 다만, 팬덤이나 SNS 활동이 거의 없는데 이는 우리나라에서 트위터의 활발한 사용이 2011년 이후인 점을 고려할 때 자연스럽다.
그림 3은 한국에서 제작된 최초의 가상 아이돌 아담에 대한 분석으로, 현실 세계의 국적이 아니라 인간 세상과 단절된‘에덴’이라는 네트워크 세계를 태생 공간으로 설정하였고, 금기시된 인간을 사랑하였다는 스토리텔링으로 슬픔과 분노를 주된 감성으로 표현했으며, 팬클럽이 있어 뮤직비디오를 동반한 음반 판매량이 높다는 특징이 관찰되었다.
그림 4의 류시아는 1998년에 SNS 사용이나 표현력에서 두드러지는 점이 없었지만, 2022년에 재데뷔했을 때는 SNS의 활용과 표현력 상승이 나타났다.
다테 교코와 마찬가지로 류시아 역시 행복과 감사함을 주된 감성으로 표현했다. 아담에 이어 팬클럽은 결성되었으나 팬덤 기반 콘텐츠는 등장하지 않았다.
이는 그림 5에 보인 사이다 경우에도 마찬가지이며, 사이다는 이전에 등장한 가상 가수들에 비해 특이점이 없고 앨범 판매량도 거의 없었으며 팬클럽도 형성되지 않았다. 다양한 채널의 활동이 이루어졌던 교코, 아담, 류시아에 비해 뮤직비디오 외에는 활동이 없었다.
2000년대에 데뷔한 인츠는 그림 6에 보인 바와 같이 처음으로 그룹 형태를 지닌 것이 특징인 가상 아이돌이다. 국적이 설정되지 않은 여성 한 명, 남성 한 명과 휴머노이드의 관절에 의한 안무 동작을 하는 로봇 멤버로 구성된 가상 댄스 그룹이다. 사이다와 마찬가지로 뮤직비디오 외 활동이 없음을 알 수 있다.
그림 7은 하츠네 미쿠를 분석한 결과이다. 하츠네 미쿠는 본래는 일본의 야마하가 개발한 음성합성 소프트웨어 보컬로이드 엔진을 사용해 크립톤퓨처 미디어사가 개발한 음원을 가리켰다. 이전까지의 가상 아이돌과는 다르게 실제 사람의 노래 음원을 그대로 사용하지 않고 사람의 목소리 특징을 추출해서 노래와 가사에 합성하는 음성합성 엔진을 채택한 방식이다. 하츠네 미쿠는 합성된 음향에 2차원의 만화적 외관을 지닌 캐릭터 표현을 부여한 것으로 부자연스러운 3차원 외관 모델을 지향한 기존 아이돌 캐릭터들과 외형 묘사면에서 차이가 있고, 2차원의 만화적 캐릭터이므로 표정 등의 묘사에 있어서도 표현이 용이해 표현력이 상승한 것을 볼 수 있다. 팬 제작, 팬 참여 콘텐츠가 많은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또한 하츠네 미쿠는 가상 아이돌로서 첫 오프라인 콘서트를 개최한 가상 아이돌이기도 하다. 2013년 이후 홀로그램 등 신기술을 적극 채택해 2022년 15주년을 맞이하며 2023년 현재까지도 일본 내 유수한 기업들이 주최한 콘서트 활동을 활발히 하고 있으며, 팬덤의 상향, 하향식 콘텐츠도 꾸준히 제작되고 있다.
씨유(그림 8)는 한국형 보컬로이드로 음성합성 엔진 보컬로이드3을 사용하여 제작되었다. 하츠네 미쿠가 뮤직비디오, 광고, 라디오방송, SNS 등 다양한 활동을 했으나, 씨유는 음악방송(Music Show)에 처음으로 출연했다는 점이 특징적이다. 팬덤 콘텐츠의 확산 양상과 만화적 외형 묘사는 하츠네 미쿠와 유사하다.
그림 9의 뤄톈이는 중국에서 나온 가상 아이돌로 웨이보에서 0.7일에 하나의 게시물을 올리는 등 SNS 활동이 활발했다. 뤄텐이에 대해서는 형영⋅노승관의 상세한 연구에서 중국 스타일 외형과 Z세대에 호소력 있는 귀여운 15세 소녀 설정을 다룬 바 있다. 하츠네 미쿠, 씨유와 마찬가지로 보컬로이드에 의한 음성합성을 채택했고, 활동은 중국 및 일본 팝 장르의 뮤직비디오에 국한되었으나 팬클럽 형성, 상향 및 하향식의 팬덤 콘텐츠들이 관찰되었다.
그림 10에서는 만화적 일러스트로 오징어와 인간을 섞은 비인간형 모습을 띈 여성 캐릭터 2인조 구성의 스퀴드 시스터즈를 분석했다. 이 2인조 여성 가상 아이돌은 J-팝 장르 뮤직비디오와 콘서트 중심의 활동을 보였다. 보컬로이드가 아닌 진짜 가수의 목소리를 사용했고 성우가 공개됐다. 팬덤 콘텐츠의 경우 상향식 콘텐츠보다 하향식의 팬 제작 콘텐츠들이 관찰되었다.
그림 11의 K/DA는 비디오 시청 횟수가 550M이며 음원차트 1위에 올라가는 인기를 보여준 가상 걸그룹이다. 리그 오브 레전드(LoL) 게임 내 존재하는 아리, 아칼리, 에블린, 카이사를 라이엇 게임즈사가 다국적(한국, 미국) 걸그룹으로 재탄생시켰다. 게임과의 평행세계에서 멤버 각자의 배경 스토리가 부여됐고 리드보컬, 댄스, 래퍼 등 아이돌 그룹 특유의 멤버 구성을 갖추고 있다. 모션 캡쳐에 실제 아이돌 멤버들이 참여했다고 알려져 있고, 생성된 모션은 다시 인-게임 영상으로도 활용돼 게임 캐릭터와 가상 아이돌 역할의 상생관계를 보이는 사례이기도 하다. 비디오 및 음원 청취가 높게 나타나는 것은 대중매체를 중심으로 한 대중들의 감상행위를 반영하는 것이기에 K/DA는 대중문화적으로 인기가 많은 가상 아이돌이라 볼 수 있다.
2018년에 데뷔한 그림 12의 아뽀끼는 토끼와 인간을 섞은 외형을 지녀, 스퀴드 시스터즈 이후 비인간형 모습의가상 아이돌이다. 뮤직비디오, 광고, 라디오, 콘서트, SNS, 음악방송 등 다양한 현실 세계 기반 활동을 보였으나 그에 비해 가수로서의 음악적 성과는 나타나지 않았다.
그림 13의 이터니티는 이전의 가상 아이돌들에 비해 8명이라는 많은 수의 멤버로 구성된 그룹이라는 점이 특징이다. 음악적 성과는 부족했으나 팬클럽이 형성된 것을 관찰할 수 있다.
한국에서 나온 이세계 아이돌은 그림 14에서 확인할 수 있듯 가상 아이돌임에도 앨범 판매나 음악 차트 등장이 전무했던 아뽀끼나 이터너티에 반해, 음원차트 1위와 많은 팬 제작 영상이 확인되었다. 또한 팬미팅과 콘서트를 했다는 점에서 가상 활동에 머물지 않고 현실 세계와 직접 교류하는 좁은 의미의 현실 기반 활동도 했다고 보여진다.
그림 14의 분석틀 안에는 담기지 않았지만, 이세계 아이돌의 등장은 다소 특별하다. 특정 게임 스트리머 방송(우왁굳tv)의 시청자 중 콘텐츠에 우선 참여할 권리를 지닌 고정 멤버 선발 시스템을 도입하고 구독자 참여형 콘텐츠로서 아이돌 제작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150명의 지원자를 대상으로 VRChat에서 오디션을 진행하여 최종 선발된 멤버가 이세계 아이돌의 여섯 멤버가 되었다. 이 때문에 음원차트 1위라는 음악적 성취도 가능했던 것 같다. 이세계 아이돌은 허구의 아이돌을 연기한다기보다 실제 구독자 참여 오디션에서 선발된 한 사람으로서 꾸밈없이 멤버 자신을 보여줄 수 있고, 배경이 이러한 만큼 팬들의 유대감과 결속력이 강화됐고, 고퀄리티의 팬아트들이 매일 실시간으로 쏟아진다. 멤버 중 한 명인 주르르의 언리얼 엔진 기반 콘서트 Ju T’aime에는 수십 명의 인력이 재능기부형으로 참여한 바 있다.
이세계 아이돌의 또 하나의 특징적이고 흥미로운 점은 구독자 참여형 콘텐츠에서 일부 ‘구독자’를 ‘댄싱 아이돌’로 재탄생시킨 것이다. 이 IP는 다시 2023년 6월 22일 이세계 아이돌의 공식 웹툰인 마법소녀 이세계아이돌의 카카오웹툰과 카카오페이지 연재로 연결되었다[24].
김형석 작곡가가 제작한 사공이호는 2022년 6월 SBS 인기가요라는 레거시 미디어를 통해 공식 데뷔했다. 그림 15에 분석했듯 가상 아이돌 그룹으로 비현실적이면서 인간형과 비인간의 형상을 한 멤버가 혼재한다. 제작자이자 작곡자 김형석에 의하면 기존의 아이돌스러움의 탈피, 가상성의 충분한 활용으로 기존 아이돌들과 차별화를 꾀했다. 멤버 오리알씨는 프로듀서이자 DJ, 순이는 가수, 이태원박은 근육맨의 형상을 한 댄스 힙합 멤버다. 미래에서 온 캐릭터 오리알씨는 미래 환경의 오염 때문에 쓴 탈로써 정체성이 표현되며, 작곡 및 프로듀싱/디제이 등 재주 많은 유쾌한 괴짜로 표현된다. 순이는 덕후 기질이 있고 딸꾹질을 하면 흑화하여 모든 장르를 넘나든다.
이처럼 사공이호는 가상 아이돌이 현실 아이돌과 같을 필요가 없고 디지털 세계의 모든 상상력을 넓혀 흥미롭고 신선한 가상 아이돌을 제시할 수 있음을 보였다. 사공이호는 디지털에 기반한 가상성이 웹툰, OTT, NFT, 숏폼 등을 통해 보여지게끔 버추얼 IP의 입지를 다지는 흥미로운 비전을 보인 미래지향적 실험 아이돌이라 할 수 있다. 최근에도 댄싱사이더 컴퍼니와 이색 콜라보 제품 ‘사공이호 애플사이더’를 출시하였는데 가상 가수로서의 음악적 성취 활동보다는 이벤트에 집중한 경향이 있다.
2022년 6월에 등장한 그림 16의 슈퍼카인드는 특이하게도 5명 중 한 명만 가상 가수로 실재 인간과 가상 멤버가 혼재된 보이 그룹이다. 누가 가상 가수인지 알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인공지능(AI) 기반 정교한 그래픽이 적용됐다. 뮤직비디오와 SNS가 주요 활동 채널이며 SNS업데이트 주기가 0.5일로 상당히 빠른 점이 두드러진다.
사공이호와 슈퍼카인드의 멤버들의 상세 외형 묘사 또는 사진을 통해 그림 17과 같이 최근의 비현실 대 극사실적 표현의 가상 아이돌을 대조해볼 수 있다.
그림 18의 2023년에 데뷔한 가상 걸그룹 메이브는 게임 제작사인 ㈜넷마블의 자회사에서 제작해 슈퍼카인드의 가상 멤버와 마찬가지로 실재감 있는 인간 외형을 보이며 소셜미디어 업데이트가 빠르게 일어난다.
이에 반해, 그림 19의 플레이브(PLAVE)는 만화적 캐릭터 표현을 채택한 가상 아이돌 보이그룹으로, 다양한 감정 표현이 두드러진다.
이상과 같이 1996년 다테 쿄코부터 2023년 3월 데뷔한 플레이브까지의 가상 아이돌들을 3장에서 제시한 분석 틀에 맞추어 분석하였다. 분석을 바탕으로 다음 사실들을 확인할수 있었다.
첫째, 가상 아이돌의 기본적인 정보를 보았을 때 점차 팀 구성에 변화가 생긴 것을 확인하였다. 초기에는 가상 아이돌들이 솔로로 활동하였으나, 2010년대 이후 그룹 형태로 활동하는 팀이 증가하였다. 또한, 기존에는 가상 아이돌이라 하면 버츄얼 멤버만 있었으나, 최근에는 버츄얼 멤버와 실제 인간 멤버가 혼합된 형태의 그룹이 등장했다. 2020년대 이전에는 아담을 제외하면 남성 가상 아이돌을 찾아볼 수 없었으나, 2020년대 이후에는 남성 가상 아이돌이 그룹을 이루어 등장했다. 이는 더 다양한 형식의 가상 아이돌이 등장하는 것으로 볼 수 있고 다양한 문화적 의미를 지닐 것이다.
둘째, 넓은 의미와 좁은 의미의 현실 세계 기반 활동이 증가했음을 확인하였다. 그림 20에서 초기에 등장한 가상 아이돌은 넓은 의미의 현실 세계 기반 활동만 수행했으나, 시간이 흐름에 따라 가상 아이돌이 점차 넓은 의미만이 아니라 오프라인 현장 행사 등 좁은 의미의 현실 세계 기반 활동 역시 수행하고 있는 것을 확인하였다. 이는 가상 아이돌의 활동 범위 및 용도가 확장되고 있음을 뜻한다.
셋째, 가상 아이돌은 가상의 외형 측면에서도 다양해지고 있는 것을 확인하였다. 2000년대 이전에는 가상 아이돌의 형체에 대해 인간의 모습을 추구하고 좀 더 사실적으로 묘사하려는 움직임을 보였다. 그러나 2007년 하츠네 미쿠의 등장과 성공 이후로는 만화적으로 묘사된 비사실형 가상 아이돌이 계속해서 등장하였고, 2010년대에는 스퀴드 시스터즈나 아뽀키와 같이 신체의 일부가 동물의 형태를 띄는 비인간형 가상 아이돌이 등장하였다.
이는 가상이라는 점을 숨기지 않고 오히려 부각하여 드러냄으로써 사실감을 추구한 외형으로는 충족되지 않는 섬세한 감정 묘사 등을 충족시켜주어 현실 인간형 가상 아이돌과 차별화한 것이라 볼 수 있다. 비인간형 외형의 채택은 현실 인간형 가상 아이돌이 시청자에게 주는 불쾌한 골짜기(uncanny valley) 문제를 벗어날 방법이었을 것이다. AI 기술을 바탕으로 아주 현실적인 인간형 가상 아이돌 표현이 가능해진 2022년 이후에는 다시금 현실형 인간 모습의 아이돌 등장이 늘어나고, 비현실형, 만화적 표현 등 다양한 가상 아이돌의 외적 지향성이 공존함을 보였다.
또한 외적 유형이 다양해지며 가상 아이돌의 감정 표현력도 좋아졌다. 세 가지 이상의 감정 표현이 측정된 표현력 높은 가상 아이돌은 하츠네 미쿠, 플레이브, 아뽀키와 이세계 아이돌이다. 2019년에 데뷔한 아뽀키와 이후 가상 아이돌들이 표현력이 좋은 편인데 1990년대와 2000년대의 가상 아이돌에 속하는 하츠네 미쿠는 예외로 볼 수 있다. 음원차트 1위까지 한 하츠네 미쿠의 성공과 음악적 감성 표현력이 좋은 점의 연관성을 예상케 한다. 그 외에도 가상 아이돌의 노래 도중 감정 표현력은 주로 행복과 슬픔에 집중되었고, 일부에서 분노, 놀라움이 추가되는 양상도 보였다. 이는 가상 아이돌이 음악적인 측면에서 더 많은 감정을 표현하고 전달할 수 있게 되었음을 의미한다.
넷째, 팬들이 직접 음성합성 및 음악을 제작하고 향유하는 문화를 제공하는 보컬로이드 계열 가상 아이돌(하츠네 미쿠, See U, Luo Tianyi)은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시도하고 있는 것을 확인하였다. 이에 반하여, 보컬로이드 계열이 아닌 가상 아이돌의 음악 장르는 댄스/발라드 장르로 한정되어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는 향후 연구에서 보컬로이드 계열 가상 아이돌들의 구체적 변화와 다양한 시도에 대한 추가 분석이 필요함을 시사하였다.
다섯째, K/DA를 이후로 가상 아이돌이 음원 차트에 진입하는 현상이 많아졌으며, 팬덤 상향식 콘텐츠도 늘어나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러한 변화는 가상 아이돌의 팬덤 크기가 확장되고 있는 것을 말해준다.
여섯째, 사실적인 외형을 가진 가상 아이돌보다는 비사실적인 외적 유형을 가진 가상 아이돌의 팬덤 상향식 콘텐츠가 활발히 생성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 중 특히 보컬로이드 계열의 가상 아이돌은 팬들에 의해 다양한 종류의 팬덤 상향식 콘텐츠가 활발하게 생산되고 있다.
Ⅴ. 결 론
본 논문은 가상 아이돌의 요건을 정의한 후, 현실 아이돌에 관한 선행 연구들을 활용하여 가상 아이돌에게 부합하는 분석 틀을 제작하였으며, 다섯 가지 큰 분석 항목을 제시하였다. 첫 번째는 기본 정보, 즉, 성별, 나이, 국적 이며, 이는 사회적 요소이자 문화적 의미를 지녔다. 두 번째는 현실 세계 기반 활동 영역을 넓은 의미와 좁은 의미로 나누어 분류하였다. 세 번째는 가상의 형체로 외적 유형을 나누고, 노래와 더불어 나타나는 얼굴의 감정 표현력을 분석 요소로 했다. 외적 유형은 인간형과 비인간형, 그리고 사실과 비사실형으로 구분해 표기했다. 네 번째는 가수적 특성으로, 음악 장르와 목소리를 분석 요소로 설정하였다. 다섯 번째는 대중문화 상품으로서의 가상 아이돌의 팬덤 크기와 팬덤의 상향식 콘텐츠를 분석 요소로 하여 측정했다.
가상 아이돌의 선행 연구에서 가상 아이돌을 뚜렷이 구분할 수 있는 정의가 없어 동일한 사례를 다른 선행 연구에서는 가상 아이돌로 보지 않는 경우가 있었는데, 본 논문은 그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가상 아이돌의 요건과 정의를 뚜렷하게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의를 지닌다. 또한 대다수의 선행 연구에서 하나의 가상 아이돌을 선정하여 분석하는 것에 그친 데 반해, 본 논문은 1996년부터 2023년의 가상 아이돌들을 하나의 기준 프레임으로 분석하였기에 많은 가상 아이돌의 전체적인 흐름을 볼 수 있는 최초 논문이라는 점에서 중요성을 지닌다.
본 연구의 한계는 1990년대의 가상 아이돌을 포함하는 모든 가상 아이돌을 포괄적으로 분석할 수 있는 틀을 만들어 분석하기 위해 세부적인 활동에는 초점을 두지 않아, 최근 가상 아이돌에서 더욱 부각되는 온라인 상의 다양한 활동을 자세히 측정하지 못한 것이다. 향후 후속 연구에서는 본 연구의 결과를 바탕으로 SNS 분석 등 최근의 가상 아이돌 양상을 보다 상세히 파악하는 분석이 필요할 것으로 보이며, 가상 아이돌의 SNS 활용 방식만을 세부적으로 측정할 수 있는 분석 틀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이를 통해 가상 아이돌의 SNS 활용 방식이 팬덤의 크기에 미치는 영향까지 알 수 있을 것이며 가상 아이돌 산업에 실질적으로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본 논문은 가상 아이돌 내에서 분석하는 것에 그쳤지만, 가상 아이돌과 현실 아이돌을 비교하여 주요 차이를 비교하는 것도 유의미할 것으로 예상된다.
가상 아이돌의 기술적 발달과 다양한 미디어 매체 활용이 가능해지면서 가상 아이돌 산업의 규모가 더욱 증가하고 있는 지금, 가상 아이돌은 이제 더 이상 재미를 위해 잠시 나왔다가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실제 아이돌과 같이 현실에 더욱 깊이 자리 잡을 것이기에 본 논문을 통해 후속 연구에 기여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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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소개
2023년:이화여자대학교 융합콘텐츠학과 학사
2019년~현 재: 이화여자대학교 융합콘텐츠학과 학사과정
※관심분야:디지털 콘텐츠, 인지과학, HCI
2023년:이화여자대학교 융합콘텐츠학과 학사
2019년~현 재: 이화여자대학교 융합콘텐츠학과 학사과정
※관심분야 : HCI, 데이터베이스, 가상/증강현실
1991년:한국과학기술원 (전산학 석사) 인공지능(AI)연구실
1997년:한국과학기술원 (전산학 박사) 가상현실(VR)연구실
1998년~1999년: 스위스 로잔 연방공대(EPFL) 박사후연구원
1999년~2000년: 일본 ATR 연구소 초청연구원
2002년~현 재: 이화여자대학교 융합콘텐츠학과 재직(현재 교수)
※관심분야: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인공지능(AI), HCI, 학제간 연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