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교육정책 제안 플랫폼의 설계·운영 원리 개발 연구: 서울특별시교육청 상상톡을 중심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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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
본 연구는 온라인 교육정책 제안 플랫폼의 설계 및 운영 원리를 개발하기 위한 목적으로 수행되었다. 이를 위하여 국내·외 지방자치단체 플랫폼에 관한 사례 분석, 서울시교육청 상상톡 운영 현황 분석을 통해 온라인 교육정책 제안 플랫폼의 설계 및 운영 원리 초안을 도출하였다. 그리고 교사, 전문가, 교육청 관계자로 구성된 전문가 협의회를 통해 최종 설계 및 운영 원리를 개발하였다. 연구 결과, 온라인 교육정책 제안 플랫폼 설계를 위해 3개의 설계 원리와 11개의 세부지침이 개발되었다. 그리고 플랫폼 운영을 위해 4개의 설계 원리와 13개의 세부지침이 개발되었다. 본 연구는 서울시교육청을 비롯하여 온라인 교육정책 제안 플랫폼을 개발 및 운영하고자 하는 시도교육청에 기초자료를 제공함으로써 디지털 사회혁신을 촉진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Abstract
The purpose of this research is to develop principles for the design and operation of online education policy proposal platform. We have analyzed domestic and foreign local government platforms and the status of the Seoul Metropolitan Office of Education's Sangsang Talk to sketch out principles for the design and operation of the online education policy proposal platform. In addition, an expert council consisting of teachers, experts, and officials from the Ministry of Education helped establish the final draft of the design and operation principles. As a result, this research came up with three guiding principles regarding the design of the online education policy proposal platform and 11 detailed guidelines. Furthermore, the research addresses four operation principles and 13 detailed guidelines. This research is expected to promote digital social innovation by providing the fundamental data on the design and management system to Metropolitan and Provincial Offices of Education that wish to operate an online education policy proposal platform.
Keywords:
Education Policy, Digital Social Innovation, Online Platform, Policy Proposal, Future Education키워드:
교육정책, 디지털 사회혁신, 온라인 플랫폼, 정책 제안, 미래 교육Ⅰ. 서 론
최근 과학기술의 발달, 인구구조의 변화, 기후 위기의 도래 등은 다양한 분야의 혁신을 요구하고 있다. 기업 차원에서는 이윤 창출을 목적으로 혁신을 추구했던 것에 그치지 않고, 사회적 책임과 지역사회와의 상생 요구에 부응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또한, 정부 차원에서는 효율성 개선과 생산성 제고를 목적으로 하는 공공부문의 정부 혁신을 추진하고 있다[1].
이러한 변화는 시민들의 참여가 중심이 되는 사회혁신(social innovation)으로 이어지고 있다. 사회혁신은 사용대상과 맥락에 따라 다양하게 정의되어 왔다. 그동안의 논의를 종합해볼 때, 넓은 의미로서의 사회혁신이란 사회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새로운 방법으로서 사회적 협력에 기반하여 사회적 가치 생산과 사회적 필요를 충족시키는 활동이다[2], [3]. 한편, 좁은 의미로서의 사회혁신은 주민이 주체가 되어 혁신적인 방법으로 사회문제를 해결하도록 정부가 지원하는 것을 의미한다[4], [5]. 즉, 정부 혁신은 사회혁신의 범위에서 이해될 수 있다[6]. 이러한 관점에서 정부 혁신은 효율성과 생산성 확보에 그치지 않고, 문제해결 과정에서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참여를 강조하고, 여러 주체의 연대와 협동을 강조하는 혁신을 지향하고 있다. 현재의 중앙행정기관 및 지방자치단체는 사회혁신의 두 축인 방법의 혁신과 주체의 혁신을 다양한 모습으로 구현하고 있다[7].
이러한 모습 중 하나로서 디지털 사회혁신은 광범위한 사회적 요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사회혁신 과정에 디지털 기술을 활용하여 사회적이고 협력적으로 혁신을 추구하는 것이다[8]. 숙의민주주의로의 진전, 개방형 정책 플랫폼으로의 전환 요구가 발생함에 따라 시민들의 참여 공간이 온라인으로 확대되는 형태의 사회혁신으로 볼 수 있다. 온라인 공간에서의 시민참여 플랫폼은 정보 수집 및 제공, 정책 결정 기관의 응답, 소통 및 토론, 정책 결정 과정에의 참여와 반영 등의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9]. 중앙행정기관 및 지방자치단체 차원에서 운영하는 디지털 사회혁신의 정책 제안 플랫폼은 2020년 기준 총 300여 개가 있다[6]. 대부분 플랫폼이 국민신문고와 연계되어 있으며 약 60여 개가 독립 플랫폼을 구축하거나 기관 웹페이지를 활용하고 있다. 독립 플랫폼을 구축하고 있는 대표적인 사례로는 국민권익위원회의 ‘국민생각함’, 행정안전부의 ‘광화문 1번가’, 서울시의 ‘민주주의 서울’ 등이 있다. 반면, 중앙행정기관 및 지방자치단체의 정책 제안 플랫폼 사례가 증가하는 데 비해 교육청 수준의 운영사례는 부족한 상황이다.
서울특별시교육청이 2017년부터 시작한 서울미래교육 상상프로젝트(이하 상상톡1.0)는 부분적으로나마 디지털 사회혁신 차원에서 정책 제안 플랫폼을 운영한 사례로 분류될 수 있다. 초기의 상상톡1.0은 사회적 변화에 따라 학교 현장이 원하고 기대하는 교육을 스스로 만들어 가는 것을 목적하였다. 교육청은 상상톡1.0을 통해 모든 학교들이 미래교육의 비전을 공유하고, 학교 구성원들의 토론을 통해 정책과제 및 제안사항을 발굴하도록 지원하였다. 상상톡1.0은 교육청이 정책을 수립해 학교 현장에 하달하는 수직적 관계에서 벗어나 학교가 토론을 통해 상상톡1.0에 제안한 내용을 교육청이 검토하고 실제 정책화하는 수평적이고 협력적인 관계로의 변화를 의도하였다.
상상톡1.0은 운영방식에 따라 2017년~2018년의 온‧오프라인 혼합형과 2019년~현재까지의 온라인형으로 구분된다. 온‧오프라인 혼합형은 서울특별시교육청 홈페이지에 상상톡 게시판 메뉴를 개설하고, 학교의 토론 결과나 개인의 정책 제안을 접수하는 방식이다. 학교의 토론 결과를 온라인 게시판에 업로드하였기 때문에 온라인과 오프라인이 공존하는 방식이다. 반면, 2020년부터는 코로나19 상황이 발생함에 따라 오프라인에서의 토론을 교육청 차원에서 유도하지 않고, 온라인 게시판에만 자율적으로 정책 제안을 작성하도록 하고 있다. 도입 취지를 볼 때, 상상톡1.0은 교육청 수준에서의 사회혁신 혹은 디지털 사회혁신으로 해석될 수 있으나 실제 운영성과를 살펴보면 그리 긍정적이지만은 않다. 2017년 이후 온라인 게시판에 업로드된 정책 제안 건수는 크게 감소하고 있으며 동시에 현장의 정책 제안에 대한 정책화 건수도 마찬가지 상황이다.
현재, 상상톡1.0은 기존의 자율적 정책 제안 통로로서의 기능을 유지할 것인가, 디지털 사회혁신으로서의 기능을 적극적으로 구현할 것인가, 아니면 정책 의제 발굴과 비전 공유 기능을 하는 한시적 플랫폼으로 규정하고 상상톡1.0을 폐지할 것인가 등의 기로(岐路)에 서 있다. 본 연구는 상상톡1.0의 운영 현황을 살펴보고, 향후 온라인 교육정책 제안 플랫폼의 설계 및 운영 원리를 도출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교육 분야의 정책 제안 플랫폼 사례와 선행 연구가 부족한 상황에서, 본 연구가 온라인 플랫폼 마련에 토대가 되고, 플랫폼 참여 활성화와 효능감을 제고하는 데 기여하기를 기대한다.
Ⅱ. 이론적 배경
본 연구에서는 온라인 교육정책 제안 플랫폼 설계 및 운영에 대한 시사점을 도출하기 위하여 시도교육청과 국내·외 지방자치단체의 정책 제안 플랫폼 사례를 탐색하였다.
2-1 서울시교육청 정책 제안 플랫폼 사례
현재 교육청 단위에서 온라인 교육정책 제안 플랫폼을 통합적으로 운영하는 국내 사례는 없다. 국내 시도교육청에서는 중앙정부 혹은 지방자치단체의 정책 제안 플랫폼과 연계하거나 교육청 홈페이지상의 게시판 기능을 활용하는 사례가 대부분이다. 국내외 지방자치단체에서 정책 제안 플랫폼을 구축하고 운영하려는 움직임과 비교하면 교육분야의 온라인 시민참여 활동은 다소 소극적인 것으로 보인다. 국내 시도교육청에서도 청원・발안・민원 등 법령에 근거한 단순 게시판 형태의 시민의견 수렴 창구가 대부분이고, 참여율도 낮은 수준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2017년부터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연계하여 정책 제안과 토론 공간을 운영한 서울시교육청의 상상톡을 높이 평가할 수 있다.
서울시교육청에서는 정책 제안을 위한 통합 플랫폼은 없지만 홈페이지를 통해 다양한 정책 제안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10]. 서울시교육청 홈페이지의 화면 상단 메뉴에는 ‘참여제안’ 항목이 있고, 하위 메뉴로 정책토론, 제안방, 주민참여예산, 시민참여(시민참여단 공론화)가 있다. 이중 ‘제안방’은 ‘서울미래교육상상톡(이하 상상톡)’으로 연결된다. 상상톡은 서울시교육청이 미래교육을 준비하기 위하여 2017년부터 시작한 상향식(bottom up)의 교육토론 및 정책 제안 프로젝트이다. 서울시교육청은 미래교육 관련 과제들을 홈페이지 제안방 ‘상상톡 정책플랫폼’에 올리도록 하고, 수합된 과제들을 각 부서와 협력하여 정책화 하였다. 2019년부터는 서울시교육청이 주도하여 서울미래교육 과제를 수합하던 관 주도의 방식을 종료하고, 온라인 플랫폼에 자유롭게 정책을 제안하는 사업만 운영되고 있다.
플랫폼은 다양한 행위자와 상호작용이 가능한 기반이므로, 상상톡은 제한적인 플랫폼으로 볼 수 있다. 대부분의 게시물이 비공개이고, 공개 게시물의 경우에도 게시물에서 바로 작성자의 제안 내용을 볼 수 있는 경우는 높지 않다. 대부분의 게시글이 첨부파일 형태여서 이용자들이 어떤 정책 제안을 했는지 한 번에 알기가 어렵다. 한편, 상상톡이 학교 현장의 토론을 기반으로 하지만 플랫폼 상에서 사업 참여자 간 또는 교육청과의 쌍방향 소통 기능을 마련하고 있지 않다. 상상톡에서는 댓글, 공감 기능 등을 제공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온라인 공간에서는 토론이 진행될 수 없다.
디지털 전환기에서 상상톡이 교육정책 공론장으로서의 위상을 지니기 위해서는 세부적인 설계‧운영 방안을 수립해야 한다. 상상톡은 이미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연계하는 프로세스를 갖추고 있다. 그렇지만 오프라인 현장의 다양한 의견이 온라인 공간에 충분히 담기지 못하고, 첨부파일 형태로 매우 제한적으로 공유되고 있다. 현장의 참여자들이 다양한 방식으로 보다 쉽게, 참여할 수 있는 운영 프로세스를 만들고, 참여 양식과 가이드를 제공할 필요가 있다.
2-2 국내·외 지방자치단체의 정책 제안 플랫폼 사례
서울시의 시민참여플랫폼인 민주주의 서울은 시민이 일상의 문제를 제안하고 토론을 통해 정책 방향을 결정하는 공간이다[11]. ‘서울의 공론장’을 모토로 2017년 10월부터 시범운영하기 시작했다. 서울시와 시민이 시민의 일상에 영향을 미치는 제도와 정책을 제안하고 결정하며 함께 실행하는 민주주의 플랫폼이다. 기존의 민원, 청원 창구가 시민과 기관의 일대일 소통에 머물러 있었다면 민주주의 서울은 시민과 서울시 모두 플랫폼의 구성원으로 시민과 시민, 시민과 서울시 등 다양한 주체들 간의 토론이 일어날 수 있도록 설계하고 운영한다는 특징이 있다. 또한, 플랫폼이 실제 목적에 맞게 기능할 수 있도록 운영 프로세스를 설계하고 운영을 지원하는 사업이 추진되고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민주주의 서울’은 ‘시민제안’과 ‘서울시의 제안’(서울시가 묻습니다)으로 구성되어 있다. ‘시민제안’은 시민들의 일상적인 생활제안에서부터 정책 제안까지 다양한 제안이 올라와 있고, ‘서울시가 묻습니다’에는 서울시의 정책 또는 시책에 대한 제안과 이에 대한 투표로 이루어져 있다. 이는 시민을 의제 및 정책 생산자로 설정하고, 시 행정과 시민과의 쌍방향 소통을 도모한다는 점에서 수요자 중심의 모델로 평가할 수 있다.
다음으로, 광주광역시는 정책 제안플랫폼인 ‘바로소통광주’를 운영하고 있다[12]. 광주광역시 바로소통광주 제안게시판의 교육 분야 제안을 살펴보면, 내용에 따라 광주광역시 담당자 또는 광주광역시교육청에서 검토의견을 게시하고 있다. 그러나 제안 및 토론 게시물 관련 부서에서는 제안에 대한 검토의견을 첨부파일 형태로 게시하여 홈페이지 이용자들이 해당 내용을 쉽게 파악하기 어렵다. 바로소통광주에서는 제안이 30일 동안 공감 50표를 받으면, 토론으로 이동한다. 이때, 30일 동안 100명 이상이 참여하면 시민권익위원회에서 논의를 통해 실행 여부를 결정한다. 광주광역시 사례는 교육 관련 제안을 교육청 또는 시가 함께 검토하고 답변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그러나 교육청 홈페이지에서 바로소통광주로 연결되는 이유나 참여 방법 등에 대한 안내가 없다. 교육청 홈페이지에서는 바로소통광주에서 진행되고 있는 교육 관련 토론을 확인할 수 없다는 불편함이 있다.
마지막으로, 해외 정책 제안 플랫폼 사례 중 바르셀로나의 데시딤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13]. 2016년 출범한 데시딤은 카탈루냐어로 ‘우리의 결정’을 의미한다. 제안서를 만들고, 공공회의에 참여하고, 숙의토론을 만들어낸다. 이 과정에서 여러 형태의 투표를 통해 결정을 내리고, 결정사항 실행을 모니터링함으로써 수천명의 사람들이 민주적으로 조직화하는 것을 가능하게 한다. 바르셀로나 시의회는 데시딤에 올라온 청원, 각종 투표 결과를 검토하고 실제 정책에 반영한다. 데시딤 바르셀로나에서는 설문 응답, 제안, 대면 또는 가상 회의 토론, 우선 순위 지정 등의 참여 활동을 할 수 있다.
데시딤은 정책 제안 관련 토론만 진행하는 것이 아니라 참여예산 관련 토론과 투표도 진행한다. 현재 진행 중인 토론을 보면 의제에 따라 진행되는 프로세스가 다르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 거시적인 계획에 대한 장기적인 의견 수렴 및 토론, 우선순위 결정 투표, 공무원과의 공청회, 시의원과의 미팅 등 바르셀로나 시와 지구별 논의의 장 등이 있다. 보다 구체적으로 데시딤에서 시의 실행계획에 대해 정책을 제안하고 참여하는 과정은 다음과 같다. ① 먼저, 시의회의 거시적 정책 계획이나 의제에 대한 실행계획이 올라온다. ② 시민은 계획에 대한 ‘제안’을 작성하거나 제안에 대한 토론(지지, 반대, 토론)에 참여할 수 있다. ③ 온라인 세션 등 의제 관련 회의에 참여할 수도 있다. ④ 시민의 의견과 제안을 취합해 실제 정책에 반영한다. 이 과정이 플랫폼에 단계별로 모두 공개되고, 논의 이후의 실행 결과에 대한 정보도 플랫폼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국내‧외 지방자치단체의 정책 제안 플랫폼 사례들을 종합적으로 분석할 때, 다음과 같은 시사점을 도출할 수 있다. 첫째, 민주주의 서울과 데시딤 바르셀로나 모두 제안 과정이 진행되는 단계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있다. 둘째, 시민토론이나 투표가 어떤 시민 제안을 통해 열리게 된 것인지 연계된 정보를 제공한다. 셋째, 의제에 적합한 방식으로 다양한 토론, 투표 유형을 운영하고 있다. 찬반형, 설문조사형, 의견수렴형 등 다양한 기능을 제공한다. 넷째, 기관이 정책 의제를 제시하고 시민의 의견을 수렴하는 과정과 시민 제안을 정책화하는 과정이 모두 운영되고 있다. 다섯째, 플랫폼 활성화를 위해 텍스트 기반의 비동기적인 토론을 진행하는 동시에, 공청회, 공개토론회, 온라인 실시간 미팅 등 다양한 참여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여섯째,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관련 기관들이 연계하여 다양한 시민 제안과 의견을 수용하고 실행할 수 있는 체계를 갖고 있다.
Ⅲ. 연구 방법
3-1 연구 절차
본 연구는 2021년 4월부터 8월까지 5개월간 그림 1과 같이 수행되었다.
본 연구의 절차는 상상톡 실태분석과 플랫폼 설계‧운영 원리 도출의 단계로 구분될 수 있다. 실태분석 단계에서는 상상톡의 게시물 현황 및 내용을 분석하였다. 이후 실태분석과 국내외 정책 제안 플랫폼 사례의 시사점을 바탕으로 잠정적인 상상톡 플랫폼 설계와 운영 원리를 도출하고 전문가 협의회를 통해 수정‧보완하였다. 상상톡 설계 및 운영 원리는 플랫폼 설계와 운영의 두 측면에 대한 상세설명과 예시자료를 포함하였다.
3-2 자료수집 및 분석
상상톡1.0 게시물의 주요 현황을 알아보기 위하여 총 904개의 게시물을 수집하였다. 각 게시물의 식별 정보로 ‘글쓴이’, ‘직급’, ‘소속학교’에 대한 정보가 수집되었고, 게시물 정보로 ‘제목’, ‘현황 및 문제점’, ‘필요성 및 개선사항’, ‘기대효과’, ‘새로운 정책 제안’, ‘등록 일자’, ‘공개 현황’, ‘조회수’가 수집되었다. 내용 분석을 위해 작성연도, 학교급, 공개 현황, 조회수, 게시물 형태를 범주로 설정하였다.
상상톡1.0 게시물의 주요 내용을 알아보기 위하여 수집된 904개의 게시물에서 ‘새로운 정책 제안’으로 작성된 내용을 다음과 같은 절차로 분석하였다. 첫째, 수집된 데이터를 분석이 용이한 형태로 가공하기 위하여 데이터 전처리를 실시하였다. 데이터 전처리를 통해 문장에서 명사만 추출하고, 동의어, 유사어 등을 대표 단어로 변환하였다. 둘째, 정제된 한글 데이터에 대하여 R을 활용하여 빈도 분석을 실시하였다. 빈도 분석은 특정 문서에서 주로 등장하는 주요 단어를 의미하며, 등장 횟수를 단어 빈도로 표현할 수 있다. 여러 문서에서 무의미하게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단어를 고려하여 분석하기 위해 TF-IDF를 활용할 수 있으나, 본 연구에서 빈도 분석과 TF-IDF의 차이가 크게 없어, 빈도 분석을 중심으로 기술하였다. 그리고 상위 50개의 단어에 대해 연결정도 중심성을 함께 제시하였다. 연결정도 중심성이 크면 연결된 다른 노드에 미치는 영향력이 크다고 해석할 수 있다. 셋째, 단어와 단어 사이의 구조적 등위성을 알아보기 위하여 CONCOR(CONvergence of iterated CORrelation)분석을 하였다. CONCOR 분석은 상관관계 분석을 반복적으로 수행하여 적정한 수준의 유사 군집을 찾아내는 방법이다[14]. 본 연구에서는 빈도 분석 결과 상위 50개의 단어를 중심으로 50 × 50, 1-mode 행렬을 만들어 UCINET6.0을 이용하여 CONCOR 분석을 하였다[15]. 군집을 이룬 단어에 대하여 박사 2인이 협의하여 군집 명을 설정하였다. 본 연구에서 게시물에 대해 연도별로 텍스트마이닝을 실시하였으나 지면 관계상 전체 기간의 게시물 특징만 제시하였다.
전문가 협의회는 표 1과 같이 상상톡 설계 및 운영 원리에 전문적인 의견을 줄 수 있는 현장 교원 3인, 민간전문가 3인, 교육청 관계자 3인을 섭외하여 총 3회 실시하였다. 전문가들의 동의하에 협의 내용을 녹음 및 전사하였으며 질적 내용 분석을 실시하였다. 교원 그룹의 전문가들은 상상톡1.0 사업 초기에 참여자 혹은 촉진자로 활동하였으며 외부 전문가 그룹은 광화문 1번가, 민주주의 서울 등을 기획하는 역할을 수행하였다. 교육청 그룹은 상상톡 사업과 관련하여 직‧간접적인 역할을 수행하였거나 상상톡을 통해 접수된 정책 제안을 조정 및 처리하는 장학사(관)이 본 연구에 참여하였다. 전문가 협의회는 2021.6.28(월) ~ 6.30(수) 동안 그룹별, 90~100분 정도 온라인으로 진행되었다. 전문가들에게는 협의회 일주일 전, 사전 질문지가 배부되었다. 실제 전문가 협의회에서는 질문지 내용을 토대로 구체적인 의견을 묻고, 전문가들의 답변 중 의문 나는 것을 추가적으로 질문하였다(질문예시: 상상톡 플랫폼의 성과와 한계는 무엇인가요?, 상상톡 플랫폼은 어떻게 설계 및 운영되어야 하나요? 국내‧외 정책제안 플랫폼 중 상상톡 설계‧운영에 참고가 될 사례는 무엇인가요? 등)
3-3 연구윤리 및 타당성 확보
본 연구의 분석 대상인 상상톡 게시물 중 많은 문서가 비밀번호가 설정된 경우가 많아, 서울특별시교육청으로부터 접근 권한을 부여받아 텍스트를 수집하였다. 데이터 보안을 위하여 수집된 데이터에서 식별 정보는 모두 익명 정보로 변환하였고, 분석이 끝난 이후에는 해당 정보를 모두 폐기하였다.
전문가 협의회의 전체 내용은 참여자들의 동의를 받아 녹화되었고, 음성은 전사되었다. 녹화영상은 연구목적으로만 활용하고, 연구 종료 시 폐기할 것을 약속하였다. 본 연구에서는 전문가 협의회의 그룹별 주요 내용을 정리하였으며 종합적인 시사점은 연구진이 공동으로 분석하였다. 의견이 서로 다를 경우, 협의하여 조정하였다.
Ⅳ. 연구 결과
4-1 상상톡1.0 실태분석 결과
상상톡1.0의 게시물 현황을 알아보기 위하여 연도별 추이, 학교급별 참여 현황, 공개 현황, 게시물 형태를 내용 분석한 결과는 다음과 같다.
첫째, 상상톡에 게시된 정책 제안의 연도별 추이에 관한 분석 결과는 그림 2와 같다. 총게시물 수 904건, 2017년 659건, 2018년 181건, 2019년 46건, 2020년 13건, 2021년 5월 현재 5건으로 매년 정책 제안이 줄어들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2017년과 2018년에는 교육청 주도의 미래학교 상상과 관련된 행사가 다수 진행되었고, 학교별로 상상톡 행사가 장려됨에 따라 관련 정책 제안이 많이 이루어졌다고 해석할 수 있다. 2년 동안 토론 중심 상상톡 문화가 정착되었고, 2019년부터 게시판 위주의 자율적인 정책 제안으로 전환됨이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해석된다. 또, 코로나19 대응으로 인하여 학교의 모든 역량이 방역과 원격수업에 초점을 두었다는 측면에서, 교사들의 자율적 참여가 낮아졌다고 해석할 수 있다.
둘째, 상상톡에 게시된 정책 제안의 학교급별 참여 현황 분석 결과는 그림 3과 같다. 유치원 12건, 초등학교 456건, 중학교 274건, 고등학교 63건, 기타 5건, 교육청 94건으로 분석되었다. 초등학교에서 가장 많은 참여가 이루어졌고, 유치원과 고등학교는 비교적 참여가 적음을 알 수 있다. 특정 학교급의 정책 제안만 제안될 경우 전체 교육 맥락을 반영하지 못하기 때문에 다양한 학교급에서 상상톡에 참여할 수 있도록 장려하는 전략이 요구된다.
셋째, 상상톡에 게시된 정책 제안의 공개 현황 분석 결과는 그림 4와 같다. 공개된 게시물은 395건으로 44%를 차지하며, 비공개 게시물은 509건으로 56%를 차지하였다. 공개된 게시물은 총 68,600회 열람되었으며, 한 게시물 당 평균 173회 열람된 것으로 분석되었다. 비공개된 게시물은 게시판 및 업무 담당자에 의해 총 1,741회 열람되었으며, 한 게시물 당 평균 3.4회 열람된 것으로 분석되었다. 이는 공개된 게시물의 경우 많은 사람들이 정책에 관심을 갖고 읽어 본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넷째, 상상톡에 게시된 정책 제안의 게시물 형태 분석 결과는 그림 5와 같다. 첨부파일로된 게시물은 620건으로 69%를 차지하며, 게시판에 직접 작성된 게시물은 284건으로 31%를 차지한다. 첨부파일로된 게시물은 대부분 교육청 또는 학교 주도하에 이루어진 상상톡 행사의 결과물을 취합하여 올린 것으로 파악된다. 해당 정책 제안에 접근하기 위해서는 첨부파일을 다운받아 열람해야 한다.
상상톡1.0의 게시물 내용을 알아보기 위하여 텍스트마이닝을 통해 빈도 분석과 CONCOR 분석을 실시한 결과는 다음과 같다.
첫째, 전체 기간의 상상톡 게시판에서 출현 빈도가 높은 상위 50개의 단어는 표 2와 같다. 빈도가 높은 단어로 학교, 교사, 학생, 교육, 지원, 업무, 수업, 운영, 학부모, 확대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학교, 교사, 학생, 교육 등 일반적으로 많이 등장하는 단어 외에 특징적으로 업무(6위), 연수(15위), 예산(18위), 교권(50위) 등의 단어가 높은 빈도를 보였다. 연결정도 중심성 분석 결과, 빈도의 순위와 비슷한 양상을 보였다.
둘째, 전체 기간의 정책 제안에 대한 CONCOR 분석 결과, 그림 6과 같이 4개의 군집이 형성되었다. 4개의 군집에 대하여 그룹명을 지정하고 주요 단어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그룹 1에서는 교사, 학생, 문제, 참여, 내용, 학부모, 생각, 시간, 교실, 지도, 활용이 하나의 군집을 이루어, ‘학생 생활 지도’라는 그룹명을 설정하였다. 그룹 2에서는 학교, 교육청, 교권, 학년, 관련, 학보, 업무, 폐지, 어려움, 마련, 전문, 배치, 학급 필요가 하나의 군집을 이루어, ‘학교 업무 지원 및 교육청 사업 정비’라는 그룹명을 설정하였다. 그룹 3에서는 지원, 개선, 제도, 교직원, 정책, 연수, 확대, 강화, 운영, 방안, 예산, 자율, 사업, 교육과정, 정책이 하나의 군집을 이루어, ‘학교 교육과정 운영 지원 방안’이라는 그룹명을 설정하였다. 그룹 4에서는 교육, 수업, 실시, 중심, 학습, 활동, 변화, 방법, 다양, 설치, 평가가 하나의 군집을 이루어, ‘교수학습의 변화’라는 그룹명을 설정하였다. 이어 연도별로 진행한 텍스트마이닝 결과 전체 기간에 제시된 정책과 유사한 정책 제안이 반복적으로 이루어짐을 확인할 수 있었다.
상상톡1.0 게시물 현황 내용 분석과 게시물 내용 텍스트마이닝 분석을 통해 다음과 같은 시사점을 얻었다. 첫째, 플랫폼에 제안된 정책을 모든 사용자들에게 개방하고 공론화할 필요가 있다. 상상톡1.0에서 공개된 게시물은 평균 173회 열람되었는데, 이는 많은 사용자들이 다른 사용자의 정책 제안에 관심을 두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사용자들은 다른 사용자로부터 제안된 정책을 구체적으로 살펴보고, 댓글, 공감, 추천 등을 통해 상호작용하며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다. 둘째, 반복적으로 제시되는 정책은 게시물을 상단에 고정하여 해당 정책에 대한 의견을 수렴하거나, 정책 추진 과정을 한눈에 살펴볼 수 있도록 시각화할 필요가 있다. 본 연구의 게시물에 대한 테스트 마이닝에서 매해 유사한 정책 제안이 이루어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교육적 난제, 장기 과제에 대해 반복적으로 정책 제안을 받는 것보다는 제기된 주요 제안에 대해 추가의견을 받거나 추진 경과를 알려주는 것이 소모적 행정을 피할 수 있다. 셋째, 상상톡을 학교나 교육청의 온라인 회의 도구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 자율적 온라인 참여로만 운영할 경우 참여도가 떨어질 수 있어, 기관의 회의 및 행사와 연계할 수 있도록 주별 토론 주제 제공, 의견 수렴 도구 제공 등으로 활용될 수 있도록 다양한 운영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넷째, 지방자치단체, 지역사회 등과 거버넌스를 구축하여 협력하여 운영할 필요가 있다. 사용자가 제안하는 정책 중 교육청만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과제일 경우 지방자치단체, 지역사회와 협력하여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거버넌스 체계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
4-2 전문가 협의회 결과
현장 교원, 외부 전문가, 교육청 관계자 그룹이 전문가 협의회에서 제안한 상상톡 플랫폼 설계 원리에 대한 의견을 종합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전문가들은 제안된 정책을 누구나 볼 수 있도록 개방하고, 플랫폼 이용이 간편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하였다. 전문가들은 상상톡의 도입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현장에서의 낮은 인지도와 사용자 관점에서 설계되지 않은 플랫폼의 문제점을 지적하였다. 현재의 상상톡은 대부분 비공개글로 되어 있어서 제안된 정책에 대한 의견 공유가 불가능하다. 공개된 글의 경우 조회 수가 적지 않다는 점을 볼 때, 상상톡에서의 상호작용의 가능성은 존재한다고 볼 수 있다. 사업 초기, 상상톡의 개방성에 대해서 논의한 바 있었으나 상상톡에 올라오는 글들이 특정인에 대한 비방이나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어뷰징 이슈: abusing issue)에 대한 우려가 있었다. 외부 전문가 그룹에서는 시민참여 플랫폼의 어뷰징 이슈는 해결되어야 할 과제이지 개방성을 가로막는 장애요인이 되어서는 안된다는 것을 강조하였다. 이러한 이슈를 개선하기 위하여 전문가들은 상상톡의 활용 방법과 원칙을 분명히 공지하고, 금칙어 기능 등의 기술적 장치를 적용할 것을 제안하였다.
둘째, 전문가들은 상상톡의 참여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플랫폼의 가입 및 이용 방법이 간편해야 한다고 강조하였다. 현재의 상상톡은 서울시교육청 홈페이지를 통해서만 접속이 가능하다. 플랫폼이 교직원, 학생, 학부모, 시민 모두가 참여할 수 있는 플랫폼을 지향할 경우, 편리한 인증 절차를 통해 접속할 수 있도록 개선되어야 함을 강조하였다. 예를 들어, SNS 인증 및 연계를 통해 로그인이 가능하다면 참여자들의 접근성을 높일 수 있다는 아이디어도 제시되었다.
셋째, 전문가들은 참여자들이 상상톡에 제안된 정책에 대해 의견을 표현할 수 있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하였다. 상상톡1.0은 비공개된 글에 대해 참여자와 운영자 간의 1:1 상호작용만 가능했다. 물론, 운영자의 피드백이 별도도 제공되지 않았기 때문에 상호작용이 존재했다고 규정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앞에서 기술한 바와 같이 현재의 상상톡은 대부분 비밀글로 되어 있으며 공개된 글에 대해서도 댓글을 달거나 공감을 표시할 수 있는 기술적 장치가 마련되어 있지 못하다. 상상톡에서의 상호작용은 참여자와 참여자, 참여자와 운영자(교육청) 간에 이뤄지는 것으로 이해될 수 있다. 이때, 참여자와 운영자간의 상호작용은 참여자의 제안(글)에 대한 운영자의 답변으로 이뤄질 수 있다. 전문가들은 공감 표시와 같이 단순한 의견 표출뿐만 아니라 필요에 따라서는 제안된 정책에 대해 심도있는 토론도 필요하다는 의견을 밝혔다. 안건에 따라서는 참여자들의 다양한 생각이 공유되고, 토론과 숙의의 과정을 제공함으로써 안건의 정책화 여부를 판단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의견이었다.
넷째, 전문가들은 플랫폼 상에 제안된 정책의 처리 과정과 결과가 공개되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였다. 이것은 참여자들의 정책 제안이 전체 처리 과정 중 어느 단계에서 진행되고 있는지에 대한 정보가 공개되는 것을 의미한다. 플랫폼이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참여자들이 해당 플랫폼을 통해 자신의 이익을 실현할 수 있다는 기대와 신념을 갖게 해야 한다. 외부 전문가 그룹은 이러한 기대와 신념을 효능감으로 표현하였다. 또한, 현장 교원 그룹에서는 정책 제안 처리과정의 정보 공개가 플랫폼에 대한 신뢰를 형성하고, 참여 동기를 높일 수 있다고 하였다. 전문가들은 플랫폼에 제안된 안건들이 처리되는 방법, 처리 과정과 결과 등을 공개하기 위해서는 각종 정보를 시각화할 필요가 있음을 강조하였다.
현장 교원, 외부 전문가, 교육청 관계자 그룹이 전문가 협의회에서 제안한 상상톡 플랫폼 운영방식에 대한 의견을 종합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전문가들은 상상톡의 운영 목적을 명확히 해야 한다고 제시하였다. 운영 목적에 따라 설계 방향과 운영방식이 달라질 수 있다. 현장 교원과 외부 전문가 그룹에서는 정책 제안과 정책 홍보 플랫폼을 제안하였다. 이러한 목적에 대해 교육청 관계자 그룹도 대체로 동의하였으나 단계적으로는 교육청이 추진하고자 하는 정책에 대한 의견 수렴 플랫폼으로써의 기능을 제안하였다.
둘째, 전문가들은 상상톡이 자율적 참여를 기반으로 운영되어야 함을 강조하였다. 참여 주체는 개인이며 참여 범위는 전체 시민이 될 필요가 있다. 상상톡이 현재와 같이 교원들을 대상으로 한다면 다른 제안 플랫폼이나 소통 채널과 차별화되지 않는다. 온라인 플랫폼은 언제, 어디서나, 누구나 자신의 생각을 공유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으므로 상상톡은 개방적인 구조로 설계하되 참여자들은 자율적으로 플랫폼을 이용할 수 있어야 한다.
셋째, 전문가들은 상상톡을 통해 생산된 제안의 처리 기준, 방법, 절차 등을 마련해야 함을 제시하였다. 제안 처리 절차에 대해서는 전문가 그룹별로 의견이 달랐다. 외부 전문가들은 시민들의 숙의와 토론 이후에 교육청에서의 검토를 주장했고, 교육청 그룹에서는 안건에 따라 다양한 심의 절차를 마련하되 교육청 안에서의 검토를 통해 공론화 안건을 선정하자는 입장을 취했다. 교육청 그룹은 실제 운영과정에서 정책 제안 이외에도 업무 개선과 민원의 성격을 갖는 안건이 올라오는 것을 감안한 것이다. 또한, 실무자 입장에서 업무의 효율성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넷째, 전문가들은 상상톡의 통합수준에 대해서 교육청 플랫폼 내 통합 운영을 제안하였다. 제안 플랫폼과 소통 채널을 통합함으로써 플랫폼의 활용도를 높이고 인력과 자원의 경제성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다섯째, 전문가들은 상상톡이 시민참여형 정책 제안 및 홍보 플랫폼으로써 기능하기 위해서는 전담부서(팀)의 필요성을 제시하였다. 제안 플랫폼은 타 부서 간의 연계와 협력을 끌어내야 하기 때문에 상상톡 전담부서는 각 부서의 콘트롤타워 역할을 할 수 있어야 한다. 교육청이 플랫폼 운영 및 관리 능력이 부족하다고 판단된다면 전문기관을 통한 운영도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
여섯째, 전문가들은 상상톡이 시민 참여를 기반으로 운영되더라도 교육청이 직접 안건을 제안하거나 수요자들이 소비할 수 있는 콘텐츠를 생산할 필요가 있음을 제시하였다. 이때의 콘텐츠는 시민들의 제안을 가공한 것일 수도 있고, 교육청의 필요에 의해 직접 제작한 것일 수도 있다. 교육청은 중장기 정책 수립이나 현안 문제에 대한 의견을 수렴할 수도 있다. 즉, 상상톡은 정책 수립을 위한 플랫폼으로서 시민들의 참여가 다양한 양상으로 나타날 수 있다.
4-3 정책 제안 플랫폼 설계 및 운영 원리 도출 결과
상상톡1.0 실태분석, 국내외 정책 제안 플랫폼 사례, 전문가 협의회에서 제안한 상상톡 플랫폼 설계 의견을 토대로 온라인 교육정책 제안 플랫폼 설계 원리를 도출한 결과는 표 3과 같다.
첫째, 상상톡 플랫폼이 누구나 제안하고, 참여할 수 있도록 설계되어야 한다. 정책 제안이 처리되는 과정과 결과가 공개되어야 한다. 플랫폼의 개방에 따른 비방글, 부적합글 등에 대한 이슈를 최대한 해결할 수 있는 기술적 장치를 적용할 필요가 있다.
둘째, 플랫폼은 사용자들이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설계되어야 한다. 우선, 회원가입과 로그인 절차가 간편해야 한다. 전문가들은 포털사이트나 소셜네트워크 서비스 아이디를 통해 접속할 수 있는 방법을 제안하였다. 또한, 상상톡 플랫폼이 포털사이트에서 쉽게 검색되어야 한다. 플랫폼 활용하는 사용자들의 관점에서 각종 요소를 검토하고, 사용용이성을 확보한 UI(User Interface)/UX(User Experience) 요소들을 추가적으로 적용할 필요가 있다.
셋째, 상상톡은 참여자 간, 참여자와 운영자 간 다양한 방식의 상호작용이 가능하도록 설계되어야 한다. 댓글, 공감 표시 기능이나 공유하기 기능을 통해 다양한 수준의 상호작용을 유도할 수 있다. 또한, 상호작용 행위를 유도할 수 있는 시각화 요소들을 반영할 필요가 있다. 최근, 가장 많은 참여가 나타난 안건을 노출하거나 제안자와 유사한 안건을 연관 글로 표시함으로써 깊이 있는 토론을 유도할 수 있을 것이다.
각 설계원리에 대한 구체적인 해설과 예시자료를 담은 가이드라인을 함께 개발하였다.
상상톡1.0 실태분석, 국내외 정책 제안 플랫폼 사례, 전문가 협의회에서 제안한 상상톡 플랫폼 설계 의견을 토대로 온라인 교육정책 제안 플랫폼 운영 원리를 도출한 결과는 표 4와 같다.
첫째, 플랫폼은 통합적으로 구축되어야 한다. 교육청에서 운영하는 다양한 시민 참여 및 정책 제안 플랫폼을 통합하고, 기존의 교육청 홈페이지와 연계할 필요가 있다. 또한, 일반 시민들의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서는 지방자치단체의 제안 플랫폼과 연동될 수 있도록 구성할 필요가 있다.
둘째, 정책 제안 플랫폼은 지속적으로 참여를 촉진해야 한다. 단지, 참여자들의 정책 제안에만 의존할 것이 아니라 교육청이 직접 콘텐츠를 생산하여 참여 동기를 높일 필요가 있다. 때로는 교육청이 새로운 정책, 개선이 필요한 정책에 대한 의제 및 안건을 제시하고 시민들과 함께 토론하는 것도 필요하다. 또한, 정책 제안에 대한 피드백 기준과 절차를 마련하고, 각 수준 및 반응 등에 따라 단계적으로 피드백을 제공해야 한다. 교육청은 정책 제안 플랫폼을 지속적으로 홍보함으로써 다양한 주체가 자율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할 필요가 있다.
셋째, 정책 제안 플랫폼은 민주성을 확보해야 한다. 이를 위해 정책 제안의 처리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할 필요가 있다. 또한, 민주적 숙의 토론을 플랫폼 운영과정에 포함시킬 필요가 있다.
넷째, 정책 제안 플랫폼은 지속 가능성을 확보해야 한다. 정책 제안 플랫폼이 제 기능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컨트롤 타워 역할을 할 수 있는 전담 조직이나 팀 차원에서 운영되어야 한다. 또한, 전문성 있는 인력을 배치하여 플랫폼을 운영할 필요가 있다. 사업 초기에는 정책 제안 플랫폼의 효과를 명확하게 가늠할 수 없어, 가용할 수 있는 자원 범위 내에서 플랫폼을 운영하되 장기적인 목표를 수립하고 단계적으로 발전시킬 필요가 있다.
각 설계원리에 대한 구체적인 해설과 예시자료를 담은 가이드라인을 함께 개발하였다.
Ⅴ. 결 론
서울시교육청이 2017년에 시작한 상상톡은 온‧오프라인 정책 제안 플랫폼이다. 학교가 토론을 통해 정책을 제안하면 교육청이 이를 검토하여 정책으로 실현하는 사업으로서 일종의 디지털 사회혁신의 형태로 볼 수 있다. 그러나 2019년, 교육청이 주도하는 오프라인 정책 제안 방식이 폐기되고 온라인으로만 정책을 제안하도록 변경한 이후 참여율이 현저히 감소되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상상톡은 디지털 사회혁신 기능을 수행하는 정책 제안 사업으로 유지‧발전시킬 것인가 혹은 폐지할 것인가에 대한 과제를 안고 있다. 본 연구는 2021년까지의 상상톡을 ‘상상톡1.0’으로 규정하고 디지털 사회혁신 기능을 적극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온라인 교육정책 제안 플랫폼 설계 및 운영 원리를 제시하였다. 이를 위하여 상상톡1.0의 운영 현황을 분석하고 타시도 교육청 및 지자체 운영 사례와 비교하였다. 이러한 시사점을 바탕으로 전문가 협의회를 통해 현장교원, 민간전문가, 교육청 관계자 등으로부터 정책 제안 플랫폼 설계 및 운영에 대한 의견을 수렴하였다. 본 연구의 결과 중 정책 제안 플랫폼의 설계 원리는 개방성, 사용용이성, 상호작용성으로, 운영 원리는 통합성, 참여 촉진성, 민주성, 지속가능성으로 도출되었다.
본 연구의 몇 가지 의의는 다음과 같다. 첫째, 본 연구는 서울시교육청의 상상톡을 개선하기 위한 방안으로서 온라인 플랫폼 설계 및 운영 원리를 밝혔다. 기존의 상상톡1.0 플랫폼의 기능이 약화된 상황에서 새로운 정책 제안 플랫폼이 만들어지기 위해서는 구현하고자 하는 원리가 제시되어야 한다. 이러한 원리는 구체적인 설계 및 운영 가이드라인으로 활용 가능하기 때문에 정책 제안 플랫폼 개발자 혹은 각종 협의체와의 의사결정과정에서 기초자료가 될 것이다. 또한, 본 연구의 설계‧운영 원리는 정책 제안 플랫폼을 평가하는 기준이 될 것이다. 실제 플랫폼을 운영하는 과정에서 구현하고자 했던 원리가 효과적으로 작동하고 있는지를 검토 및 개선할 수 있을 것이다.
둘째, 본 연구는 단순히 기존의 상상톡1.0의 유지 및 개선보다는 새로운 정책 제안 플랫폼으로서의 상상톡2.0을 제안하였다. 상상톡 2.0은 민간, 공공기관 차원에서 시도되고 있는 디지털 사회혁신의 맥락으로 이해될 수 있다. 최근, 정부와 지자체를 중심으로 숙의민주주의를 온라인 플랫폼과 연계하여 실행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본 연구는 디지털 사회혁신의 시사점을 반영하되 상상톡1.0 운영의 한계와 성과, 현장교원과 교육청 관계자 등의 전문가 의견을 바탕으로 교육청 차원의 설계 및 운영 원리를 도출하였다는데 의의가 있다.
셋째, 본 연구는 디지털 사회혁신의 흐름을 반영하면서도 서울시교육청의 혁신미래교육이라는 비전에 적합한 정책 제안 플랫폼 설계 및 운영 원리에 초점을 맞췄다. 현재, 교육계는 사회적‧문화적‧기술적‧환경적 변화에 직면해있다. 미래교육체제를 구현하고자 하는 노력은 전 세계적인 동향이다. 서울특별시교육청은 그동안 혁신미래교육을 추진해왔으며 새로운 학교 및 교육과정 체제, 자율화와 분권화 등을 구현해야 하는 당면과제를 안고 있다. 현재, 서울교육은 사회적 합의를 필요로 하는 의제뿐만 아니라 교육분야에서 일상적으로 나타나는 현실문제들도 산적해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상상톡2.0은 교육청 수준에서 기획‧운영하는 정책 제안 플랫폼으로서 디지털사회혁신의 측면에서 혁신미래교육을 실현하고 선도하는 모델이 될 것이다.
본 연구에서 도출한 온라인 플랫폼 설계 및 운영 원리를 실행하기 위해서는 후속되는 연구 및 실행이 필요할 것이다. 우선, 상상톡2.0에 대한 서울교육공동체(시민, 학생, 학부모, 교직원, 교육청 관계자 등)의 폭넓은 요구와 인식을 파악해볼 필요가 있다. 상상톡2.0이 기존의 플랫폼을 유지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사회적 흐름과 교육분야의 비전을 반영하는 플랫폼이기 때문이다. 서울교육동체의 요구와 인식에 대한 파악은 플랫폼의 목적을 명확하게 수립하고, 투입될 수 있는 자원의 범위를 정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또한, 본 연구는 연구 기간과 예산의 한계로 인해 자료분석 및 수집방법을 문헌분석, 사례분석, 전문가 협의회로 한정하였다. 후속되는 연구 및 실행과정에서는 전문가 타당화, 요구도 분석, 계층분석 등을 통해 플랫폼 설계 및 운영 원리 실행을 위한 구체적인 정보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 또한, 프로토타입 구현을 통해 사용성 평가를 실행하고 수정함으로써 완성도 높은 상상톡2.0을 개발하는 과정을 진행할 필요가 있다. 사용성 평가는 상상톡2.0의 실제 참여자들을 대상으로 실시할 수 있을 것이다(예, 학생, 학부모, 교직원, 교육청, 일반시민 등). 물론, 상상톡2.0을 지속 가능한 플랫폼으로 구현하고자 한다면 실제 사용과정에서의 문제점을 수시로 수집하고, 플랫폼 질 관리를 지속적으로 실시해야 할 것이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서울시교육청은 새로운 시대로의 전환을 촉진하는 미래교육체제를 선언하였다. 온라인 교육정책 제안 플랫폼으로서 상상톡2.0은 교육청 수준의 정책수립 및 의사결정과정의 전환을 위한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 또한, 공동체가 정책 제안을 통해 참여하고 숙의함으로써 서로 다른 의견에 공감하고 합의에 이르는 것은 정책과 현장의 불일치를 극복하는 대안이 될 것이다. 뿐만 아니라 공동체가 참여민주주의와 숙의민주주의의 과정을 경험하고 내면화하도록 하는 것은 민주시민 양성을 목적으로 하는 교육계의 역할이기도 하다. 본 연구가 기존의 상상톡1.0으로부터 상상톡2.0으로의 전환의 기초자료를 제공하고, 새로운 시대로의 전환을 직‧간접적으로 촉진하는데 기여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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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소개
2005년 : 고려대학교 교육학과 (학사)
2015년 : 한국교원대학교 교육학과 교육공학전공 (교육학석사)
2020년 : 한국교원대학교 교육학과 교육공학전공 (교육학박사)
2005년 3월~2021년 8월: 중·고등학교 교사
2021년 9월~현 재: 서울특별시성동광진교육지원청 장학사
※관심분야 : 미래교육, 협력적수업설계, 학습자중심수업
2009년 : 서강대학교 철학, 정치외교학 (학사)
2015년 : 서강대학교 정치학 (석사)
2015년 9월~2019년 2월: 재단법인 희망제작소 연구원
2019년 3월~현 재: 사회적협동조합 빠띠 이사
※관심분야 : 디지털민주주의, 거버넌스, 시민정치
1994년 : 서울교육대학교 초등교육 (학사)
2007년 : 서울교육대학교 초등음악 (석사)
1997년 10월~2013년 3월: 초등학교 교사
2013년 4월~현 재: 초등학교 교감, 서울특별시교육청 장학사
※관심분야 : 교육정책, 학교자율운영, 교원역량강화
2003년 : 한국교원대학교 기술교육과 (학사)
2013년 : 한국교원대학교 교육학과 교육공학전공 (교육학석사)
2019년 : 한국교원대학교 교육학과 교육공학전공 (교육학박사)
2005년 9월~2021년 2월: 중·고등학교 교사
2021년 3월~현 재: 충북교육정책연구소 연구위원(교사)
※관심분야 : 미래교육, 학교 디지털전환, AI교육, 에듀테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