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의 양가성과 게임 캐릭터의 콘텐츠 특성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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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
본 연구는 게임 캐릭터의 역동적인 변화에 주목하면서 게임 속에서 캐릭터의 의미와 변화, 게임 외에서 게임 캐릭터의 활용과 그 양상을 분석한 내용을 담고 있다. 이 같은 과정을 위해 루돌로지와 내러톨로지라는 게임의 양대 구성상 특징을 먼저 정리하고 그 과정에서 나타나는 캐릭터의 통합과 상호관계를 분석모형으로 제시하였다. 또한, 캐릭터 자체가 갖고 있는 특성을 역사적으로 정리하면서 게임 캐릭터가 어떤 과정을 통해 오늘날의 위치에 도달했는가를 게임의 요소로서 뿐만 아니라 캐릭터 자체의 관점에서 살펴보았다. 현대의 게임에서 캐릭터는 하나의 독립적인 콘텐츠로 성장해 가는 과정과 연관된다. 물론 대부분의 게임 캐릭터도 루돌로지와 내러톨로지 어느 한 방향의 성격을 단적으로 드러내지는 않는다. 특히 최근 게임의 발전양상을 보면 이런 현상은 더욱 두드러지는데, 이 연구에서는 이러한 현상을 캐릭터의 양가적 특성이라는 관점에서 설명하고자 하였다.
Abstract
This study focuses on the dynamic changes of game characters, and analyzes the meaning and change of character in game, the use of game character in game and its aspect. For this process, we first summarized the characteristics of the game in both the ludolodge and the narratology, and presented the analytic model of the integration and interaction of the characters in the process. In addition, we have examined the characteristics of the character itself in a historical way, and how the game character has reached its present position through the process, not only from the character of the game but also from the character's point of view. In modern games, characters are associated with the process of growing into an independent content. Of course, most of the game characters do not reveal the character of either the ludolodge or the narratology. Especially, this phenomenon is more prominent when we look at the recent development of game. In this study, we tried to explain this phenomenon in terms of the character of the ambivalent character.
Keywords:
Game, Game Culture, Game character, Ambivalence of game, Game Content키워드:
게임, 게임문화, 게임 캐릭터, 게임의 양가성, 게임 콘텐츠Ⅰ. 서론
최근의 게임은 구조와 형태가 빠르게 진화하고 있고 내용적으로도 드라마 못지않은 스토리를 갖춰가고 있다. 기술과 스토리의 발전은 게임과 현실의 경계, 각 콘텐츠 장르간의 경계를 무너뜨리며 게임의 사회적 위치와 역할을 전면적으로 변화시키는 단계에 이르고 있다. 그런데 이처럼 게임의 기능과 형태가 거의 전면적이고 혁신적으로 변화함에도 불구하고 결코 변하지 않는 하나의 특성은 게임에서 사용자의 주체적 지위가 흔들림 없이 유지된다는 것이다. 즉 게임에서 ‘나’는 어떤 경우에도 주체로 포지셔닝 된다는 것이다. 게임 속에서 ‘나’는 늘 의인화된 절대적 자아이며 모든 상황에서 책임성 있는 주체가 된다. 이 점은 게임의 고유한 특성이며 다른 문화콘텐츠와 차별화되는 궁극적인 요소라고 할 수 있다.
여기서 게임의 주체인 ‘나’를 표상하는 것이 캐릭터이다. 게임을 하는 사용자는 게임의 모든 것을 캐릭터를 통해 경험하게 된다. 게이머는 캐릭터를 통해 그 게임의 세계관과 스토리에 개입하게 되고, 그것을 조작하고 운동함으로써 게임 속에서 현실세계에 못지않은 일체감을 느끼게 된다. 영화와 소설, 드라마 등의 고전적인 콘텐츠들이 사용자를 관객의 시점에 두는 반면, 게임은 캐릭터를 통해 ‘나’를 주인공으로 전환시키며 게임 속에서 이야기를 직접 만들어가는 주체가 되는 것이다.
이 점은 기성 콘텐츠의 캐릭터들과 게임 캐릭터의 가장 중요한 차이라고 할 수 있다. 동화 『백설공주』 속에서의 ‘나’는 백설공주를 흠모하는 수동적 대중에 불과하지만, 게임 캐릭터는 철저하게 ‘나’를 주인공으로 격상시킨다. 즉 기성 콘텐츠의 캐릭터들이 대중적인 공통의 경험을 공유하게 한다면, 게임 캐릭터는 개개인의 개별적 경험을 통해 나만의 새로운 세계를 만들어 낸다.
그런데 게임에서 캐릭터는 똑같은 주체라 하더라도 게임이 지향하는 형식에 따라 포지션이 달라질 수밖에 없다. 이른바 게임의 고유성을 강조하며 기호로서 게임의 전개를 중시하는 에스펜 올셋(Espen Arseth)을 대표로 한 루돌로지(ludology)적 게임이론[1]과 게임 자체를 하나의 서사로 보면서 내적구조를 중시하는 형식주의에 기반한 자넷 머레이(Janet Murray) 등의 내러톨로지(narratology)[2]적 게임이론은 결과적으로 캐릭터의 성격과 지향에도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다. 게임 캐릭터 역시 루돌로지와 내러톨로지라는 게임구성의 두 가지 특성을 반영하면서 고유하게 발전하거나 상호 침투하는 양상을 보여주고 있다.
게임에서 캐릭터의 중요성이 점점 높아지는 것은 크게 두 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는 게임 캐릭터가 게임의 발전에 따라 점차 그 역할과 의미가 커지기 때문이다. 캐릭터는 단순히 게임을 구성하는 요소에서 벗어나 ‘나’의 새로운 현신(現身)으로 등장하는 캐릭터의 주체화로 급속하게 발전하고 있다. 두 번째는 최근 게임 캐릭터가 게임 속에서 나와 다양한 콘텐츠 장르들과 활발하게 크로스 오버하면서 심지어 독립적인 콘텐츠로 변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본 연구는 이 같은 게임 캐릭터의 역동적인 변화에 주목하면서 게임 속에서 캐릭터의 의미와 변화, 게임 외에서 게임 캐릭터의 활용과 그 양상을 분석해보고자 한다. 이를 위해 본 연구는 첫째로 루돌로지와 내러톨로지라는 게임의 양대 구성상 특징을 먼저 정리하고 그 과정에서 나타나는 캐릭터의 통합과 상호관계를 분석모형으로 제시하고자 한다. 두 번째로 캐릭터 자체가 갖고 있는 특성을 역사적으로 정리하면서 게임 캐릭터가 어떤 과정을 통해 오늘날의 위치에 도달했는가를 게임의 요소로서 뿐만 아니라 캐릭터 자체의 관점에서 살펴보고자 한다. 특히 아타리 쇼크(Atari Shock)를 캐릭터의 성격이 전환되는 상징적인 사건으로 보고 그 의미와 결과를 재조명할 것이다.
세 번째로는 게임 캐릭터 고유의 성격이자 정체성이라고 할 수 있는 캐릭터의 주체성을 사용자(Gamer)와 캐릭터의 관점에서 분석하고 그 의미를 짚어볼 것이다. 현대의 게임에서 캐릭터는 하나의 독립적인 콘텐츠로 성장해 가는 과정과 연관된다. 물론 대부분의 게임 캐릭터도 루돌로지와 내러톨로지 어느 한 방향의 성격을 단적으로 드러내지는 않는다. 특히 최근 게임의 발전양상을 보면 이런 현상은 더욱 두드러지는데, 이 연구에서는 이러한 현상을 캐릭터의 양가적 특성이라는 관점에서 보고자 했다.
Ⅱ. 게임 캐릭터의 분석틀과 캐릭터의 역사
2.1 게임의 양가성과 캐릭터 분석의 틀
게임 캐릭터와 사용자의 관계는 유저의 능력과 경험, 스토리 구조, 세계관, 성장성, 이벤트 같은 요소들에 의해 영향을 받는다. 일반적으로 현대의 게임은 이러한 요소들을 조합하면서 결과적으로는 일정한 서사를 바탕으로 한 스토리 중심 구조와 기호를 바탕 한 사용자 중심의 구조로 나뉘게 된다.
게임에서 캐릭터는 이러한 게임의 위치에서 결정적인 역할을 하면서 스토리를 강화하거나 사용자 중심의 기호를 발전시키지는 역할을 수행한다. 예컨대 그 초기적 형태를 가장 대표적으로 보여주는 사례가 테트리스(Tetris)와 페르시아의 왕자(Prince of Persia)이다. 테트리스에서 캐릭터는 특정되지 않은 채 오로지 기호로만 구성되었고, 반면에 페르시아의 왕자는 캐릭터 그래픽상의 완성도와는 별개로 스토리를 이끌어가는 ‘나’로서 단순히 기호를 넘어 하나의 주체로 설정되었다.
물론 게임의 캐릭터가 각각 시스템과 스토리를 상징하지만 그것이 어느 한쪽의 성격만 절대적으로 갖는다고 보기는 어렵다. 예컨대 머레이 같은 경우 지극히 단순한 주사위 게임조차도 상징적 드라마의 실행이라고 주장하며, 테트리스의 캐릭터인 블록(Block)은 ‘과중한 일에 시달리는 1990년대 미국인의 삶의 모습’을 상징한다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근래 성공하는 게임은 공통적으로 매력적인 캐릭터를 창조하여 다양한 성격을 부여하며, 사용자의 자율성을 최대화시키는 특성을 보여준다.
당연히 게임의 캐릭터들은 기본적으로 게임의 형태와 구조에 영향을 받으며 형성된다. 그러나 최근의 게임 캐릭터들은 고유한 역할범위를 넘어 역으로 게임에 개입하는 경향을 보이기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게임 캐릭터의 형태와 성격을 규정하는 것은 역시 게임구성의 두 갈래 형태인 루돌로지와 내러톨로지의 형식과 내용에서 출발한다.
앞서도 언급했듯이 루돌로지 연구의 선구자는 에스펜 올셋(Espen Arseth)이 대표적이다. 올셋에 따르면 게임은 다른 어떤 콘텐츠들의 문화적 형식과도 구분되는 고유의 형식을 갖고 있다고 말한다. 이와 같은 입장을 공유하는 곤잘로 프라스카(Gonzalo Frasca)[3]나 마쿠 에스켈리넨(Markku Eskelinen)[4], 야스퍼 율(Jesper Juul)[5] 같은 학자들 역시 게임은 그 자체의 고유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고유한 방법론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이러한 입장들과 달리 게임은 서사 매체이며, 기존 양식의 연장이라는 주장도 만만치 않다. 앞서 소개한 자넷 머레이(Janet Murray) 같은 경우가 대표적인데, 그는 게임을 유저와 기호 간의 간단없는 상호작용으로 보면서 게임 자체가 하나의 서사를 구성한다고 보았다. 그러나 에스펜 올셋을 중심으로 하는 학자들은 머레이처럼 게임을 서사 양식으로 파악하려는 시도들을 비판하며, 논쟁적 구도를 갖게 된다.
루돌로지는 게임을 즐기는 사용자들에 대한 쾌락과 유희 등의 사용자 중심의 해석을 중요시 한다. 올셋(Arseth)이 주장한 바와 같이 게임이 문학이나 영화와 같은 해석적인 행위가 아니라 조형적 행위라는 점을 강조하는 것이다. 이에 따르면 게이머들은 문학과 영화 등에서 보는 정적인 유저가 아니라 유저 스스로 해석하고 탐색하여 조형적인 기능을 행하는 존재가 된다. 율(Juul)은 사건의 연대기적 시간을 지칭하는 스토리 시간과 사건의 스토리가 전개되는 과정에서 내러티브의 시간성에는 근본적인 거리가 있다고 지적한다. 예를 들어 영화나 연극을 보는 것은 ‘지금’이지만 그 스토리는 ‘과거’의 것이다. 특히 게임에서는 그것을 플레이하는 순간 모든 시간이 현재가 되며, 이 지점에서 게임과 내러티브의 차이점이 드러난다. 게임은 서사가 될 수 없다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루돌로지는 심리학이나 사회학분야에서 다루는 효과나 결과 따위에 치중했던 게임 연구를 게임 미디어와 게이머 자체에 대한 연구로 방향 전환하는 중요한 계기를 마련했다고 평가받고 있다.
내러톨로지는 게임을 하나의 텍스트로 규정하고, 그것을 구성하는 서사에 관한 분석을 중요시한다. 내러톨로지는 다시 '정통 서사학자들(the traditionalist school)'와 '확장 서사학자들(the expansionist school)' 두 유형으로 의견이 나뉜다. 특히 정통 서사학파들은 서사를 불변의 의미로 받아들이며, 게임이란 기존 서사물의 문법에 '상호작용성(interactivity)'이 더해진 비선형적인 서사물로 지칭한다. 이와 함께 게임의 서사에서 가장 중심을 이루는 요소를 상호작용성이라 손꼽는다. 게임을 영화의 연장선상에서 이해하는 레브 마노비치(Lev Manovich)는 게임의 상호작용성을 '뉴미디어를 위한 성배'라는 표현까지 사용한다[6]. 이 밖에 마이클 마티스(Michel Mateas), 켄 펄린(Ken Perlin) 등 '신 아리스토텔레스주의자'를 자처하는 일군의 서사학자들도 게임을 소설과 영화라는 서사에서 파생된 하위 장르로 이해한다.
반면, 게임은 서사학의 하위 학문으로 인지하면서, 기존 기준대로 게임을 해석할 수 없다고 보는 학자들이 바로 ‘확장 서사학자들(the expansionist school)’이다. 대표적으로 조지 랜도우(George Landow)는 ‘고정된 시퀀스, 명확한 시작과 끝'과 같은 것이 기존 서사의 필요조건이었다면, 게임을 지칭하는 디지털 서사물은 이 모든 조건이 깨질 수도 있음을 강조한다. 또한 파멜라 제닝(Pamela Jennings)은 아리스토텔레스식의 서사 모델은 컴퓨터에 기반한 게임을 설명할 수 없다고 본다. 아리스토텔레스의 플롯(plot)은 선형적이기 때문에 태생적으로 비선형적인 게임의 서사와는 애초에 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들에게 있어서 서사란 고정된 것이 아니라 시대나 문화에 따라서 얼마든지 변용 가능한 것이다[7]. 때문에 소설이나 영화가 서사물이라는 필요조건은 받아들이지만, 역으로 서사물이라면 소설과 영화의 문법을 따라야 한다는 방식은 거부한다. 요하자면, 내러톨로지는 게임을 서사학의 하위로서 인지하며, 게임을 구성하는 스토리에 대한 강점을 강화한다.
게임의 구성에 대한 이 두 가지 이론은 실제의 현대적 게임에서는 근본적인 차이를 안고 있으면서도 동시에 서사와 시스템이 상호 영향을 주고받는 형태로 나타나고 있다. 게임 캐릭터는 이 같은 게임의 융합적 성격을 일선에서 보여주고 있다. 앞서 자넷 머레이가 주장하는 ‘모든 게임은 서사다’와 같은 관념적 단계를 넘어 캐릭터가 무한하게 변화하는 현상은 매우 일반적으로 나타난다.
게임의 두 가지 특성을 통해 게임 캐릭터 역시 두 가지 특성으로 분화되었다. 특히 시스템의 성장과 서사의 확장이 동시에 이루어지면서 서사와 시스템이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발전하거나 융합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아래의 Fig.1은 이러한 캐릭터의 변화를 도식화한 것이다.
더불어 게임 캐릭터 역시 게임의 구성상 변화에 조응하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즉 최근의 게임들이 신화를 배경으로 짧고 강력한 서사에 바탕한 미니시리즈형 게임으로 발전하는데, 이 과정에서 기호로서의 캐릭터와 서사로서의 캐릭터라는 두 가지 특성을 동시에 구현하는 경우도 나타난다.
또 최근에 등장하는 게임 캐릭터의 변화양상 중에 주목할 만한 것은 캐릭터들의 장르 간 크로스오버 현상이다. 게임 캐릭터가 영화나 소설로 가거나 또는 그 역의 현상들도 빈번하게 나타난다. 그러나 이러한 크로스 오버는 당연히 늘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캐럭터가 장르를 전환할 때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은 그 캐릭터가 보유한 화제성과 대중적 공감능력일 것이다.
그러나 캐릭터의 장르를 넘어선 진화는 화제성과 공감능력 뿐만 아니라 다양한 기술적 문제를 파생한다. 예컨대 영화에서 보여주는 그래픽은 게임에서 보여주는 그래픽을 따라가지 못하는 경우가 대다수이다. 그로 인해 캐릭터가 전개해 나가는 스토리에 대한 개연성과 현실성이 게임에 미치지 못한다. 그밖에 영화화가 성공된 사례는 게임의 단순한 세계관만 차용하고, 스토리 방식은 전혀 다른 것을 차용해 성공하는 경우는 종종 볼 수 있다.
2.2 초기 캐릭터의 형태와 의미
과거 컴퓨터 초창기의 게임 캐릭터는 게임 알고리즘상 하나의 기호에 불과했고 특별한 이미지나 성격이 부여되지는 않았다. 그러나 지금의 게임 캐릭터는 스토리의 배경이자 주체로 이야기를 끌고갈 뿐만 아니라, 다양한 온라인 네트워크의 핵심이 되기도 한다[8]. 심지어 최근에 등장하는 이러한 게임 캐릭터는 기술의 진화를 통해 가상의 경계를 넘어 현실세계의 실체로 등장하기까지 한다.
지금에 와서 게임 캐릭터의 의인화 혹은 주체성은 매우 당연한 것으로 여겨지지만 처음부터 그랬던 것은 당연히 아니다. 컴퓨터의 발전과 함께 성장해온 게임 캐릭터는 그래픽의 발전과 스토리를 배경으로 매우 빠르게 발전해왔다. 결과적으로 최근의 기술발전과 응용능력은 게임 캐릭터를 거의 무한대로 확장시키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게임 캐릭터의 변화가 게임 콘텐츠의 다양한 발전과 상업적 성공으로 이어진다는 보장은 없다. 예컨대 아직까지는 게임 캐릭터를 통한 콘텐츠 성공 사례가 단순하게 캐릭터의 특징을 살려 제작한 완구사업 외에는 찾아보기 힘든 것이 사실이다.
게임 캐릭터의 등장은 게임이 제작된 시기에 따라 많은 견해를 보인다. 브랜다 로렐의 경우 ‘스페이스 워(Space war)’에 등장하는 우주선‘바늘(The Needle)’과 ‘쐐기(Wedge)’를 최초의 캐릭터로 보는 관점도 있으며, 최초의 비디오 게임으로 언급되는 ‘음극관 놀이장치(Cathode Ray Tube Amusement Device)’같은 단순한 형태의 기호와 도면으로 표현된 캐릭터를 출발점이라 보는 관점도 있을 것이다.
초기 게임 캐릭터의 형태는 기호와 도면으로 구성되었다. 기호와 도면을 통한 게임 캐릭터는 사실상 형태와 특징이 명확하지 않다. 특히 1947에 제작된 초기 비디오게임의 모델인 ‘음극관 놀이장치(Cathode Ray Tube Amusement Device)’는 캐릭터라는 개념이 존재하지 않았다. ‘음극관 놀이장치’는 미국 특허청 최초의 전자 게임으로 등록되었으며, 2차 세계 대전의 레이더 디스플레이에 영감 받아 설계되었다. 여기서 캐릭터에 대한 특징을 찾아볼 수 없는 점은 아래의 Fig.2와 같이 도면을 통한 기호로 표현되어 있기 때문이다.
게임캐릭터가 본격적으로 독립적인 형태를 갖는 시기는 1960년대로 볼 수 있다. 대표적으로 앞서 언급된 ‘스페이스 워’의 우주선‘바늘(The Needle)’과 ‘쐐기(Wedge)’이다. 이름처럼 바늘은 얇게, 쐐기는 두껍게 묘사되어 있다. 특정 사물을 주인공으로 지칭하는 표현은 이견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기호 자체가 특징적인 이미지를 갖고 우주공간의 전투 등에 활용되는 점은 캐릭터의 초기 특성을 나타낸 것이라고 할 수 있다. 프라스카(Frasca)는 바늘과 쐐기에 ‘장난감 로켓’이라는 지칭을 부여했고, 이 캐릭터는 사운드와 효과 등의 장치를 통해 모델화 되었다고 보았다. 당시 게임 캐릭터들은 ‘스페이스 워’처럼 사물의 추상적 형태를 갖는다. 1958년에 발명된 ‘두 사람을 위한 테니스(Tennis For Two)’와 1972년 제작된 ‘퐁(PONG)’역시도 마찬가지다. 특히 ‘아타리(Atari games)’에서 제작된 게임 ‘퐁’은 게임 산업의 성장에 큰 기여를 한 게임이기도 하다. 최초의 상업적 성공을 이룬 아케이드 게임이며, 최초의 성공에 고무된 많은 사람들이 게임 산업에 뛰어들었다.
본격적으로 게임 캐릭터가 의인화된 형태를 갖는 시기는 ‘버튼 누르기’와 같은 단순 조작 장치의 다양화가 진행된 이후로 추정할 수 있다. 나보라[9]는 비디오게임의 플레이 방식은 1차적으로 단순한 버튼 조작에서 2차적으로 버튼의 다양화가 진행되면서 게임서사의 기호적 맥락이 확장되는 계기를 맞이했다고 보았다. 같은 맥락에서 게임에서 서사와 스토리의 영향력이 확장되면서 게임 캐릭터의 형태도 의인화와 주체화 등의 변화를 맞이했다고 볼 수 있다. 예컨대 ‘버튼 누르기’가 단순히 유저의 점수만 보여주는 1차적 형태라면, 버튼의 다양화를 통한 2차적 형태는 능력치 및 게임 상황 등에 대한 복잡성을 구체적으로 표현할 수 있게 했다. 결론적으로 조작 버튼의 다양화를 통해 일반 대중에게 상용화가 진행되고, 이로써 게임 캐릭터는 본격적으로 기호에서 벗어나 주인공의 형태로의 변화를 시작하게 된다.
의인화된 캐릭터가 처음으로 등장하는 시기는 1981년 제작된 ‘동킹콩(Donkey Kong)’이라고 할 수 있다[10]. 특히 대중적으로 알고 있는 슈퍼마리오가 이 게임을 통해 처음으로 등장했다. 처음 이 게임이 등장했을 당시 슈퍼마리오는 단순히 ‘점프맨’이라는 명칭으로 설정되었다. 비록 여기서 점프맨 캐릭터는 머리와 몸통으로 구현된 단순한 이미지로 구현되었지만, 이것은 게임 캐릭터의 역사에서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2.3 ‘아타리 쇼크’와 그 이후
게임 캐릭터가 단순한 기호에서 벗어나 형태를 갖추기 시작하면서 캐릭터는 독자적인 정체성을 갖기 시작한다. 이러한 과정을 거치면서 게임 캐릭터는 ‘스토리 중심’, ‘사용자 중심’의 형태로 변화하는 계기를 맞게 되는데, 그 계기는 바로 1983년에 발생한 ‘아타리 쇼크(Atari Shock)’다[11]. 아타리 쇼크라는 단어는 일본에서 생겨난 것으로, 미국의 달러화 금태환 정지 정책으로 세계시장을 혼란을 빠트린 ‘닉슨 쇼크’에 빗댄 것이다. 일본의 대표적인 게임회사 중 하나인 아타리사는 1972년 ‘퐁’을 출시하면서 엄청난 흥행성과를 거두었고, 이후 ‘스페이스 인베이더’등을 출시하면서 연속적인 성공을 거두어 게임시장의 거대 자본으로 등장했다. 그런데 아타리가 이 같은 일련의 성공 이후 당시 세계시장에 대 흥행을 기록한 영화 E.T의 판권을 사들여 게임을 개발했는데, 이 게임이 제대로 완성조차 되지 않은 상태로 아타리가 장악하고 있던 게임시장에 출시되어 소비자들에게 판매되면서 문제가 발생했다.
아타리사의 이 같은 기만적인 상행위에 사용자들은 크게 분노했고 심지어 게임 자체에 대한 흥미를 잃고 게임시장 전체가 침체되는 결과로까지 나타났다. 이에 소비자들은 아타리사의 게임을 비롯해서 낮은 퀄리티로 양산되어 완성도가 낮음에도 불구하고 물량공세로 시장에 출시되는 게임에 대해 조직적인 불매운동을 벌이게 된다. 소비자(게임 사용자)들의 이러한 조직적인 행동은 일본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 게임의 발전과정에 소비자들의 직접 참여하고 게임회사들이 사용자들의 의견에 반응하지 않을 수 없게 되는 역사적인 사건으로 남았다.
아타리 쇼크란 바로 이러한 일련의 과정을 말하는데 이 사건을 통해서 게임시장은 보통의 상품과 달리 사용자와 팽팽한 긴장관계와 상호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질적으로 발전해야 하는 특수한 상품으로 인식되었다. 즉 게임은 돈이 아니라 새로운 아이디어를 통해 창조적으로 제작되어야 한다는 관점이 새로 자리 잡게 된 것이다. 아타리 쇼크 이후 세계 게임시장에는 심시티(Sim Sity), 문명(Civilization), 둠(Dum), 파퓰러스(Populous) 등 지금까지 명성을 유지하는 게임사의 걸작들이 한꺼번에 쏟아져 나왔고, 이러한 결과는 아타리 쇼크의 효과로 평가되었다.
‘아타리 쇼크’이후 게임의 질적 전환은 캐릭터에서 가장 크게 나타났다. 이 시기 캐릭터의 변화는 크게 두 가지의 특징을 갖는다. 첫 번째는 기존 아케이드, 비디오 게임들이 갖고 있던 캐릭터의 단순한 운영방식에 대한 변화다. 예컨대 윌 라이트가 제작한 반겔링만의 습격(Raid Over Bungeling Bay)은 기존의 게임 제작과는 너무 다른 고차원의 게임 방식을 갖게 된다. 이 게임은 무려 8,000개에 달하는 라인을 한 프로그래머가 직접 코딩하고 그래픽까지 담당하며, 최종적으로 무한한 결말에 다다르게 된다[12]. 하지만 이때까지는 단순히 건물만 짓다 마는 방식이 되었기 때문에 게임이라고 볼 수 없다는 의견도 있었다[13]. 이러한 과정을 거쳐 1989년에 최종적으로 게임 ‘심시티’가 탄생한다. 심시티는 기존 건물만 짓다 마는 단순한 방식이 아닌, 지어진 건물에 게임 속 주민들인 ‘심’이 거주하게 되고, 그 안에 살고 있는 ‘심’들의 행복을 위해 부단한 노력을 해야 하는 게임이다. 주어진 예산으로 도시를 개발하고 정책, 복지, 환경등과 같은 현실적 요소 또한 추가되었다.
이 같은 형태는 게임 캐릭터가 사용자 중심 형태로 변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심’이라는 심시티의 캐릭터는 기존의 게임처럼 기계적으로 조작하거나 활용할 수 없다. 캐릭터는 게임의 룰 안에서 유저의 성향과 능력에 따라 운동하는 주체로서 기능한다. 캐릭터와 유저가 게임 안에서 일체화되는 것이다. 사용자는 캐릭터를 활용하는 것이 아닌, 게임 안의 세계를 구축하는 창조자로서의 역할을 한다. 결과적으로 게임 캐릭터는 사용자가 창조한 가상의 세계에서 건강, 교육, 안전, 레저 등의 요구사항을 전달하게 됨으로써 본격적으로 캐릭터의 역할을 실천하게 된다.
두 번째는 본격적으로 게임에 영화와 소설, 드라마의 서사구조가 등장했다는 점이다. 이제 게임은 단순히 즐기기 위한 게임에서 게임의 이야기를 읽어내고 스토리 체험하는 구조를 갖는다. 심시티와 같은 해에 제작된 페르시아의 왕자는 서사 중심 게임의 대표적인 예라 할 수 있다. 본격적으로 게임 캐릭터는 스토리를 바탕으로 미션을 수행하고 일방적 결과를 향해 움직이는 행동을 시작한다. 단순히 점프와 방향키만을 활용해 게임을 진행해왔던 캐릭터가 아닌, 칼을 들고 적을 무찌르고, 벽을 넘고, 물약을 사용해 체력을 회복한다. 이 과정에서 사용자는 집중적으로 게임의 자체 스토리에 대한 몰입감을 경험한다. 특히 게임 캐릭터를 현실의 ‘나’와 같이 인지할수록 그 경험은 극대화 된다.
게임의 서사가 등장함과 동시에 게임 캐릭터에게 많은 역할이 주어진다. 일반적으로 영화나 소설에 등장하는 캐릭터는 작가에 의해 주어진 만큼의 권한만 가지게 된다[14]. 하지만 게임에서 캐릭터는 유저와의 상호작용을 통해 개발자가 부여했던 이상의 권한을 갖는다. 특히 저장하기, 불러오기, 리셋, 노가다, 활동, 메뉴 등을 통한 권한을 통해 게임 캐릭터는 게임에서 최상의 위치에 자리한다[15]. 뿐만 아니라 게임 안의 치트, 에디터 등을 활용해 캐릭터의 속성을 최고 상태로 유지한다. 추가적으로 이 같은 상황을 지속적으로 유지하기 위해 자동사냥과 같은 시스템을 도입하는 현상도 나타난다[16].
위와 같은 게임 캐릭터의 두 가지 특징들과는 다른 새로운 형태의 게임도 등장했다. 예컨대 93년에 개발된 일인칭 슈팅게임 장르를 개척한 둠(Doom)은 유저의 몰입을 위해 게임 서사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지 않는다. 단지 외계인을 무기를 사용하여 해치우는 폭력성과 잔인성만 강조되었다. 이 게임은 모탈 컴뱃(Motal Kombat)과 함께 비디오게임 등장 이후 게임이 갖는 문제점을 야기한 주인공이기도 하다. 특히 모탈 컴뱃은 타격이 성공할 때마다 몸에서 피가 튀었고, 상대방의 몸에서 심장을 꺼내는 등의 캐릭터를 직접 죽이는 페이탈리티를 최초로 적용시켰다. 잔인함의 강도가 높기로 유명하다. 현재까지 11편의 시리즈가 출시되었으며, 이 게임으로 인해 ESRB(Entertainmet Software Rating Board)라는 미국과 캐나다의 비디오 게임 심의기구가 창설되었으며, 결론적으로 게임 서사와 캐릭터 정체성을 약화시켜 유저가 캐릭터로 인해 느낄 수 있는 극적인 몰입감을 극대화 하였다.
Ⅲ. 게임 캐릭터의 커스터마이징과 영웅서사의 전개
3.1. 캐릭터의 ‘커스터마이징’과 아바타의 등장
앞서 언급했듯이 게임의 발전과정에서 시스템과 서사는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면서 게임을 변화시켰다. 특히 최근 10여 년간 급속하게 변화된 기술적 변화는 게임의 시스템에 결정적인 변화를 가져오면서 캐릭터의 성격을 근본적으로 변화시켰다. 특히 시스템의 발전은 게임의 공간 자체를 변화시켰다. 둠은 3D기술 이전에 이미 2D기술로 3D공간을 구현한 게임이다. 캐릭터는 존재하지 않고, 총을 든 사용자의 시점에서 게임이 진행된다. 최초로 게임 캐릭터의 모습이 사용자와 결합된 형태이다. 결과적으로 둠에서는 캐릭터 자체가 바로 게이머다. 둠 이전의 많은 게임들은 3인칭 시점에서 진행되었다. 직접 조작하기 때문에 어느 정도의 몰입감이 있었지만 기본적으로 게이머와 캐릭터간의 간격이 존재했다. 하지만 둠은 이러한 제한적 요소를 과감히 제외하고 캐릭터의 시점에서 가장 가깝게 가상세계를 체험할 수 있도록 설계 되었다.
이후 시스템이 더욱 진화하게 되는 계기는 폴리곤 기술의 등장으로 부터다. 폴리곤은 3D 그래픽에서 물체 혹은 물건을 표현하는 기본 단위를 지칭한다. 특히 이러한 폴리곤이 모여서 게임 캐릭터를 이루게 되며, 더욱 구체적인 사물들을 표현한다.
최초로 폴리곤 기술이 접목된 게임은 4D복싱(4D Sports Boxing)이다. 당시 기술력의 한계로 사람과 사물의 거의 모든 부분이 단순하게 표현되었지만, 게임 안에서는 확실하게 게임의 역동성을 보여주었다. 특히 출력되는 게임 화면이 하는 단조로운 패턴에서 벗어나 다양화가 시작되고, 공간에 대한 입체감이 뚜렸해졌다.
폴리곤 기술이 등장한 이후 오늘날의 게임에는 ‘커스터마이징(customizing)’시스템이 도입 된다. 게임 캐릭터는 본격적으로 사실화되기 시작하는 것이다. 이 시스템의 등장 이후 게임 캐릭터를 본격적으로 사용자 스스로 제작할 수 있게 하였다. 게임-캐릭터-사용자 간의 관계 또한 단순 스토리진행의 목적이 아닌, 이용자 본인 주체로서의 자기애가 들어나기 시작한다. 이것은 단순히 3D그래픽의 발전이라는 기술적인 측면을 벗어나, 사용자 개인의 목표와 성향이 투영되는 현상들 또한 나타난다[17]. 예컨대 아래 Fig.3 과 같이 동경하는 연예인 혹은 우상을 대상으로 게임 캐릭터를 구성한다. 이는 시스템의 진화를 통해 사용자 스스로가 주체가 되어가는 과정이라 할 수 있다. 커스터마이징 시스템이 대표적으로 자리하게 된 3D 온라인 게임 장르는 MMORPG게임이다.
MMORPG에서는 플레이어 정체성을 ‘나’와 ‘아바타’로 구분한다. 캐릭터는 플레이어의 개성을 표현하는 대리인 또는 분신으로 간주되는 것이다. 캐릭터를 애착하게 되는 현상은 게임중독과 같은 부정적 인식들로 게임을 인지하게 되고, 다양한 사회 문제점을 야기했다. 게임을 이용하는 것이 단순한 여가와 취미활동을 목적으로 두는 것이 아닌 게임을 삶의 목표로서 인식하게 했다. 나아가서 이런 게임의 이미지는 사회 전반적으로 게임중독과 같은 이미지의 틀이 고정되어버린 계기가 된다.
3.2 게임 캐릭터의 서사화 단계
시스템이 진화하면서 게임 상의 시간과 공간과 질적인 변화를 거치면서 게임서사도 여기에 맞춰 변화하기 시작했다. 서사란 스토리가 진행되어가는 과정을 뜻한다. 이 같은 서사의 확장은 캐릭터의 진화에 더 큰 영향을 미치기 시작한다. 서사의 확장은 일단 스토리를 방대하게 발전시켰지만, 게임의 서사는 영화와 드라마와는 다른 고유한 형태를 갖기 시작했고 캐릭터 역시 게임 고유의 영역을 구축하기 시작했다.
예컨대 리그오브레전드(League Of Legends), 오버워치(Overwatch), 배틀그라운드(Battlegrounds) 등과 같은 게임들은 스토리를 기반으로 하면서도 사용자 중심적인 형태를 복합적으로 포함하기 때문이다. 리그오브레전드만 하더라도 방대한 스토리를 기반으로 게임의 세계관을 구축했지만, 정작 실제 플레이하는 유저는 그 스토리를 인지하고 있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특히 유저가 운용할 수 있는 캐릭터는 143개나 되며, 각각의 캐릭터별로 이야기가 존재한다. 유저가 그러한 상황에 놓일 수밖에 없는 것이 세계관과 스토리가 게임을 진행하는 것에 어떠한 영향도 주지 않는다. 딱히 그렇다고 하여, 스토리가 갖는 힘을 무시할 수는 없다. 예컨대 외형, 스킬 따위의 캐릭터를 구성하는 모든 이미지들이 세계관을 바탕으로 일치하여야만 게임의 정체성을 명확하게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게임의 서사적 구조가 강화될 때 가장 일반적으로 활용되는 캐릭터의 서사는 영웅서사이다. 이러한 게임 캐릭터의 영웅서사를 캠벨은 12가지 단계로 제시한 바 있는데[18], 이를 6단계로 축약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는 영웅은 일상에서 모험에 소명을 받는다. 둘째, 영웅은 처음에 소명에 주저하거나 거부하지만, 스승의 도움을 받아 세계로 진입한다. 셋째, 영웅은 시험에 들고 조력자와 적대자를 만난다. 넷째, 영웅은 깊은 곳으로 접근하여, 두 번째 관문을 건너게 되고, 그곳에서 시련을 이겨낸다. 다섯째, 영웅은 이에 대한 대가로 보상을 받고 일상에 대한 귀환 길에 오른다. 여섯째 영웅은 세 번째 관문을 건너며, 부활한다. 그 체험에 의해 인격적으로 변모하며, 그로 인해 세계에 널리 이로움을 줄 혜택과 보물을 가지고 귀환한다.
영웅 서사의 단계별 분석을 적용해보면, 1단계 ‘일상세계+모험의 시작’은 게임의 진입단계로 보여 진다. 특히 이 같은 단계는 게임을 접하게 된 계기, 즉 매체 혹은 유저가 캐릭터를 생성하기까지의 여러 과정들이 포함된다. 반면에 1단계는 게임의 ‘Intro’에 해당한다는 의견이 있다[19]. 이러한 의견은 게임 캐릭터의 전체 스토리텔링 과정을 분석하기 위해서 차용된 방법이며, 스토리텔링의 측면에서 분석되었기 때문에 사용자가 배제된다는 한계를 갖는다. 예컨대 게임에서 나타나는 영웅적 서사는 유저가 캐릭터를 생성했을 때부터 이야기의 진행이 시작된다. 캐릭터 생성 이전에는 세계관에 대한 미약한 전달이 있을 뿐 캐릭터 개인에 대한 성장과정은 제시되지 않기 때문이다.
2단계 ‘소명거부 및 스승의 만남’은 유저가 처음 진입 했을 당시 스승의 역할을 하는 NPC를 통해 이루어진다. 퀘스트를 진행하는 등과 같은 튜토리얼(Tutorial)방식이 이에 해당한다. 유저는 이 같은 단계를 통해 게임의 세계관, 시스템, 조작방식 등의 게임의 성장에 대한 기초지식들을 익히게 된다. 또한 이 과정에서 소명을 거부하여 게임세계에서 이탈하는 선택을 하게 되는 것이다.
3단계 ‘첫 관문과 조력자 및 적대자의 등장’부터 본격적인 게임 캐릭터의 서사가 진행된다. 특히 이 과정에서 게임 캐릭터와 유저는 서사에 대한 몰입, 긴장, 절정 등을 연속적으로 경험하게 된다. 관문을 통과하는 과정에서 시련을 극복하고 그와 동시에 시련을 가하는 적대자와 그 시련을 돕는 협력자 등이 등장한다. 일반적으로 함께 플레이 하는 길드원 혹은 진행을 방해하는 상대 진영의 플레이어, 몬스터 등이 이에 해당할 것이다.
4단계는 ‘시련을 통한 최종 자격’이 주어진다. 게임 캐릭터는 성장을 통해 시스템이 요구하는 단계에 도달하면 새로운 시련을 맞이한다. 예컨대 게임 캐릭터의 성장이 일정 조건에 맞춰지면 던전(dungeon)에 진입할 자격이 생기며, 이와 같은 과정들은 스토리 중심 게임과 사용자 중심 게임 모두 공통된 양상으로 나타난다. 결과적으로 최종 자격이 부여됨에 따라 5단계로 진입하게 된다. 5단계는 던전을 진입함과 동시에 최종 미션을 수행하는 과정을 거쳐 보상을 받게 되며, 귀환의 길을 걷게 된다. 특히 이 과정에서 게임 캐릭터는 반복된 성장과 보상을 통해 최종 관문으로 향하는 과정을 겪는다.
마지막 6단계는 최종적으로 고난과 역경을 이겨내고 인격적인 성장과 모험의 소명에 대한 자유를 얻게 된다. 이 단계에서 스토리 성향을 가진 캐릭터들은 모든 성장과 과정이 종료됨을 뜻한다.
하지만 사용자 중심 캐릭터는 이 단계에 도달하지 못하고, 4단계와 5단계의 끝이 없는 성장과정을 겪게 된다. 예를 들어 앞서 언급된 ‘바이오하자드’의 스토리는 하나의 시리즈별로 최종 챕터에 대한 결말이 존재한다. 하지만 ‘와우’의 경우는 게임사에서 설정한 최종 보스를 클리어 하더라도, 게임의 시간은 지속된다. 이러한 구조는 유저와의 경쟁, 더 많은 업적, 신규 업데이트와 같은 게임안의 무한한 콘텐츠 생산성 때문이다. 이와 같은 6단계의 ‘영웅 서사’ 특성을 정리하자면, 1단계에서는 게임세계관에 대한 진입을 의미한다. 이를 거쳐 2단계에서는 게임의 서사에 대한 경험을 하며, 3단계에서 그 경험을 바탕으로 캐릭터가 성장한다. 이어 마지막으로 4,5,6단계의 성장과 반복을 경험하며 사용자는 게임 캐릭터에 몰입한다. 결과적으로 6단계의 서사를 가지게 되며, 이 같은 단계의 특징들을 표로 정리하면Table 1.과 같다.
Ⅳ. 게임 캐릭터의 수렴현상과 크로스오버
4.1. 사용자 캐릭터와 서사 캐릭터의 대립과 수렴
게임의 루돌로지와 내러톨로지로 구분되는 캐릭터의 성격을 요약한 것이 다음의 Table. 2이며,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첫째, 스토리 중심의 게임 캐릭터는 유저의 경험에 대해 구체적이며, 스토리 구조 또한 선형적 형태를 취한다. 또한 캐릭터의 성장성은 제한적이다. 퀘스트와 세계관은 한시적이며, 일방적 방식을 취한다. 한편 이와 같은 제한적 성향들을 극복하기 위해 스토리 중심의 게임과 캐릭터가 오늘날에는 사용자 중심 구조로서 시스템적 변화를 추구하는 모습 또한 종종 보게 된다. 예컨대 페르시아의 왕자가 낳은 유산이라 불리는 어쌔신크리드(Assassins Creed)는 전형적인 스토리 중심의 게임이다. 특히 게임캐릭터의 상징성을 통해 영화화된 사례로 종종 등장하기도 한다. 어쌔신크리드는 최근 오리진 버전을 통해 새로운 게임버전을 발매하게 되는데, 이는 온라인을 통해 타 유저의 복수, 협업 및 퀘스트, 세계관 확장 등과 같은 사용자 중심 시스템을 추가하게 되며, 이를 통해 유저들의 긍정적인 반응을 얻어냈다.
둘째, 사용자 중심의 게임 캐릭터는 유저의 경험에 대해 부분적 혹은 선택적 경험을 제공한다. 스토리구조는 비선형적이며, 캐릭터의 성장성은 포괄적 성장을 이룬다. 퀘스트와 세계관 또한 선택적 방식을 자율적으로 취한다. 사실 사용자 중심 게임 캐릭터는 온라인이라는 세계가 등장한 이후부터가 아닌가라는 의문을 제기 할 수 있다. 하지만 온라인이 접목되기 이전에 게임들 또한 사용자 성향이 나타나는 게임들이 존재한다.
예컨대 가이낙스에서 1993년에 개발된 프린세스메이커와 같은 게임은 마왕을 물리치고 나라를 구한 용사가 천계의 아이를 받아 키운다는 설정을 가지며, 10세에서 18세까지 딸을 성장시키는 게임이다. 특히 여기서 육성하는 캐릭터는 유저의 선택에 따라 수십 가지의 비선형적 구조를 통해 결말에 도달하며, 캐릭터를 육성하는 성향에 따라 게임 내에서 경험할 수 있는 유저의 경험 또한 부분적이다. 이처럼 온라인이 접목되기 이전의 게임들 또한 사용자 중심 성향이 강한 캐릭터들이 존재했으며, 게임 캐릭터가 갖는 스토리와 사용자 중심의 양가적 특성들은 현재까지 서로 상호보완적인 관계를 통해 발전을 지속하고 있다.
캐릭터의 관점에서 시스템이 중시되는 사용자 캐릭터와 서사에 기반 한 스토리 캐릭터의 가장 큰 차이점은 유저의 행동에 의해 스토리가 불변 혹은 변화한다는 가변성에 있다. 사용자 중심의 게임은 정해진 스토리의 제한적 범주 내에서의 경험만을 허용한다는 특징이 있다. 예컨대 WOW(World Of Warcraft)와 같은 게임은 방대한 서사를 갖는 스토리 기반의 게임으로 혼동 될 수 있으나, 스토리 제한적인 사용자 중심 게임으로 볼 수 있다. 반면, 바이오하자드(Bio Hazard)같은 게임은 좀비를 처치한다는 결말을 갖는 기승전결이 확실한 스토리 중심의 게임으로 볼 수 있다.
이처럼 최근에 등장하는 게임들은 사용자 중심과 서사 중심의 어느 한 방향만으로 규정할 수 없는 복합적인 구성을 보여준다. 즉 현대의 게임은 스토리와 사용자 중심구조가 융합하여 과거의 내러톨로지와 루돌로지 담론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로 변해간다. 게임 캐릭터는 게임의 세계관과 스토리를 토대로 사용자와 관계를 맺어가는 것이다. 물론 이러한 분리와 수렴현상은 게임의 역사에서 초기부터 작동해왔다. 하지만 이른바 서열정리가 시작되는 단계는 인터넷이 보급되기 이전의 비디오게임을 놓고 논의가 되는 단계였기 때문에, 현재 와서 이러한 논쟁의 쟁점들은 큰 의미가 없었다.
그러나 현대의 게임에서 그 게임의 세계관과 게이머들에게 어필하는 게임의 고유한 특성에서 스토리 중심성과 사용자 중심성은 엄연히 지향하는 바와 시장의 공략지점이 다를 수 밖에 없다.
먼저 스토리 중심의 게임에서 캐릭터가 사용자 중심적인 구조로 수렴되는 상황을 살펴보자. 스토리 중심의 게임은 캐릭터를 통해 유저가 얻는 경험에 대해 구체적인 결과물을 제시한다. 흔히 영화나 소설의 주인공이 맞이하는 결말과 동일하다. 게임 캐릭터는 충실히 게임사에서 제작된 단계별 스테이지를 공략해가며, 사건 단락을 넘어 최종 형태의 구체적 결말을 유저에게 제공한다. 반면 사용자 중심의 게임은 유저의 경험이 부분적이며 선택적인 특징을 지닌다. 이런 경험을 체험하는 이유는 제공된 스토리가 캐릭터의 진행방식에 대해 특별한 제제를 가하지 않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게임을 클리어 한 이후 최종적으로 경험하는 과정과 형태가 다르기 때문에 나타난다.
스토리 구조 역시 스토리 기반의 게임은 서사가 단조롭고 선형적인 구조를 갖는다. 앞서 언급했던 바이오하자드 뿐만 아니라, 슈퍼마리오, 페르시아의 왕자, 둠과 같은 게임들의 구조가 그러하다. 반면 사용자 중심 게임의 스토리 구조는 비선형적 특징을 지닌다. 대표적으로 MMORPG장르의 게임들과 선택적 결말이 존재하는 게임이 해당한다. 이와 같은 내용은 올셋의 『사이버텍스트』에서 언급한 텍스트가 갖는 선형적 구조와 하이퍼텍스트가 갖는 비선형적 구조가 갖는 특징과 동일하다.
예컨대 대표적인 사례로 와우의 ‘오염된 피 사건(Corrupted Blood incident)’은 일반적 스토리의 범주에서 벗어난 상징적인 사건이다. 내용을 요약하자면 던전(Dungeon)의 최종보스가 사용하는 스킬인 ‘오염된 피’라는 스킬을 일반유저가 머무르는 마을에 전염시킨 사건이며, 실제 연구자들의 많은 연구가 이루어진 사례이다. 결과적으로 와우라는 게임의 스토리에는 보스를 처치하는 결과적인 서사만 존재할 뿐, 비선형적으로 일어나는 이슈에 대해서는 예측할 수 없다.
사용자 중심의 게임을 리드하는 캐릭터 역시 부분적으로 스토리를 입고 일정한 서사를 구축하는 현상도 나타난다. 캐릭터의 성장성은 스토리 중심 게임에서는 제한적이며, 특정 변수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 캐릭터를 생성한 이후 짜여 진 각본대로 이야기의 결말에 도착한다. 반면, 사용자 중심 게임은 무한한 성장성을 보여준다. 보스를 클리어 한 이후 게임이 끝나지 않는다. 캐릭터는 끊임없이 아이템을 획득하며, 다른 유저와의 경쟁을 통해 끝없이 성장한다. 이 구조는 캐릭터의 명예와 권력을 상징하는 PVP시스템과 유니크 아이템을 획득하려는 욕구 등으로 표출된다. 성장성에 대한 사용자의 성향은 오늘날 ‘자동사냥’, ‘모드하기’ 등의 시스템적 변화를 시도한다.
게임의 세계관이란 게임의 배경을 이루는 시간, 공간, 사상적 특징들을 의미한다. 이 세계관은 특별히 게임 캐릭터부터 전반적인 스토리를 구성하는 것에 있어 가장 중추적인 요소이다. 이러한 세계관은 아케이드, 스포츠, 레이싱과 같은 게임 캐릭터가 존재하지 않는 특정 장르 영역에서는 의미가 크게 부여되지 않는 경우도 있다. 세계관은 캐릭터가 경험하는 퀘스트의 형태에 크게 관여한다. 스토리 중심 게임의 세계관과 퀘스트를 바이오하자드의 사례로 살펴보면 세계관은 좀비세계로 부터의 저항과 탈출이다. 이러한 세계관으로부터 생성되는 퀘스트는 좀비로부터 동료를 지키거나, 강력한 좀비의 처치와 같은 형태로 진행된다. 상호 연관적이며 확정된 세계관에서 벗어나는 캐릭터는 존재하지 않는다. 반면 사용자 중심 게임의 캐릭터는 다른 특징들을 지닌다. 와우의 경우 세계관은 ‘얼라이언스 vs 호드’라는 대립을 통해 형성된다. 퀘스트의 얼라이언스와 호드 종족의 서로 다른 수행 방식을 가지며, 선택적으로 퀘스트 수행이 가능하다. 몇몇의 사례에서 나타나는 특수한 점은 스토리 중심의 게임들은 선악의 구조가 명확한 것에 반해 사용자 중심의 게임들은 그 구조가 불분명하다. 예컨대 ‘얼라이언스’는 인간을 대표하는 선한 이미지 캐릭터인데 반해, ‘호드’는 괴물과 같은 형태의 외형을 가진 캐릭터이다. 하지만 게임을 하는 유저는 세계관 내의 선과악의 유무를 떠나서 각자가 선택한 종족의 특징을 추구할 뿐 외향은 중요시하지 않는다.
4.2. 게임 캐릭터의 크로스 오버
앞서 언급했던 것과 같이 게임 캐릭터는 다른 미디어로 전환될 때 진입, 경험, 고조, 성장의 반복이라는 4가지의 단계적 특성을 갖는다. 특히 이러한 특성들은 장르간의 크로스 오버에 있어서 효과적인 대안을 제시할 수 있다. 첫 번째 진입은 게임의 세계관에 경험하지 못한 관객조차, 새로운 세계에 대한 거부감이 없어야 한다는 것이다. 사실 이 같은 진입에 대한 실제 사례는 언급이 불가능해 보인다. 예컨대 제작자 입장에서 게임과 캐릭터가 흥행에 성공한 사례를 바탕으로 콘텐츠화가 진행되기 때문인데, 이런 단계를 거치지 않은 사례를 찾아내는 것이 더욱 어려울 것이다.
둘째, 게임의 경험에 대한 특성이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이 과정에서 유저는 게임의 스토리를 최초로 경험하게 되며, 이야기의 첫 번째 단락이 시작되는 것이다. 실제 영화에서 활용된 경험적 장면들을 통해 살펴보면, 게임 ‘와우’가 영화로 제작된 워크래프트(Warcarft)의 경우에 게임의 유저가 경험하는 NPC와 게임의 장소성에 대한 구현이 매우 동일하게 표현된다. 위의 Fig. 4의 좌측은 게임 상에서 등장하는 서부몰락지대의 배경이며, 우측은 그 배경을 영화화한 장면이다. 영화에서 등장인물의 묘사 또한 게임 속의 NPC와 매우 유사한 모습을 보인다. 사실 이와 같은 경험적 특성은 게임 캐릭터가 콘텐츠화 될 때 많은 어려움을 주는 요소에 하나이다. 예컨대 앞서 스토리 중심 게임의 예로 들었던 바이오하자드는 원작의 세계관을 차용하지만, 등장인물, 배경, 진행과정 등은 게임속 내용과는 별개로 흘러간다.
셋째, 게임의 캐릭터는 각각의 인물과의 관계들을 통해 세계관에 대한 집중이 고조된다. 특히 이것은 콘텐츠로 변화할 때 장르가 갖게 되는 성숙도를 결정한다. 영화의 경우 전개과정에서 클라이맥스(Klaimaeks)로 진입하기 이전 단계를 의미한다. 이러한 감정의 고조를 위해 게임의 세계관과는 별개로 게임 캐릭터의 구현을 극대화하여 영화화한 사례는 ‘툼레이더(Tomb Raider)’가 대표적이다. 실제로 이 영화는 게임의 세계관을 차용했다기보다, 게임 캐릭터가 주는 상징성만을 가지고 영화를 제작한 대표사례로 손꼽힌다.
넷째, 성장의 반복에 대한 특성은 앞서 언급한 것처럼, 사용자를 중심으로 하는 게임들은 스토리의 비연속성으로 인해 2시간 단편 영화로 제작되기엔 무리가 있다. 예컨대 ‘반지의 제왕’, ‘해리포터’시리즈와 같은 방대한 서사구조의 형태로 제작되어야, 게임 캐릭터의 활용이 적합하게 이루어질 수 있다.
Ⅴ. 결론
본 논문에서는 게임 캐릭터의 양가성을 확인하기 위해 캐릭터의 진화과정을 면밀히 검토하였다. 이를 바탕으로 ‘아타리 쇼크’라는 사건을 기준하여 ‘사용자 중심’, ‘스토리 중심’이라는 캐릭터의 두 가지 변화 방향을 확인했다. 특히 이 과정에서 사용자-스토리-시스템이라는 각각의 관계와 특징들과 그것들이 내포하는 양가적 특징을 밝히고자 했다. 그 결과 게임 캐릭터의 연관 요소인 유저의 경험, 스토리 구조, 성장성, 퀘스트, 세계관의 5가지 요인을 발견할 수 있었다. 이를 바탕으로 스토리 중심 캐릭터는 유저의 경험에 대해 구체적이며, 스토리 구조는 선형적인 형태를 가진다. 또한 성장성은 제한적이며, 퀘스트와 세계관은 일방적 구조로 흘러간다. 반면에 사용자 중심 캐릭터는 유저의 경험에 대해 부분적이며, 선택적 형태를 가진다. 스토리 구조 또한 비선형적이며, 성장성은 포괄적이다. 퀘스트와 세계관은 유저의 경험 부분과 마찬가지로 선택적 특성을 가진다. 이러한 형태에 기준삼아 현대의 게임 캐릭터들은 서로 상호보완적이며, 수직적 구조로서 관계하는 것을 예측할 수 있었다. 최종적으로 게임 캐릭터의 포지셔닝을 확인하기 위해 기존 연구 모형인 ‘영웅 서사’의 12단계를 축약하여, 스토리와 사용자 중심이라는 두 가지 형태에 맞게 6가지 단계로 재구성하였다. 그 결과 게임 캐릭터는 다른 환경으로 전환되는 과정에서 진입, 경험, 고조, 성장의 반복이라는 4가지 포지션을 통해 진입해야 한다는 최종 결말을 도출하였다.
특히 이러한 과정은 게임 캐릭터의 환경적 요인에 대한 분석이 미흡하게 이뤄짐에 따라, 캐릭터의 상품적 가치가 부적절하게 소비하는 것을 최소화하기 위해서이다. 이를 위해 고전적으로 게임 캐릭터를 분석하는 방식인 서사학의 관점과 루돌로지의 연구 방식을 복합적으로 활용하도록 노력하였다. 게임 연구사에서 캐릭터 분야는 기본적으로 장르연구의 큰 틀에서 벗어날 수 없다. 특히 게임과 관련된 사회⋅문화 성격의 연구들은 거의 대부분의 경우 내러톨로지스트들이 주장하는 서사학의 하위 학문으로서 존재하는 연구 방법을 사용하는 현상들을 종종 볼 수 있다. 하지만 스토리 측면에서 벗어나, 본질적으로 하나의 게임이 출시되어 흥행되고, 그것이 문화적으로 정착하기까지는 전적으로 유저가 개입한다. 특히 현재의 PC게임과 같은 구조는 한번 정착되면 그 위상이 줄어들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 같은 상황을 기준으로 과거 루돌로지와 내러톨로지의 관점은 다소 양극화되었다면, 이제는 여기서 벗어나 사용자와 게임 시스템, 스토리라는 세 가지 융합적 요소를 토대로 게임문화를 해석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결론적으로 게임 캐릭터는 게임이라는 세계를 토대로 무수히 많은 변화를 겪어왔다. 특히 이런 변화들은 사회⋅문화적 현상들과 크게 연관되어 있다. 게임 캐릭터는 단순히 게임에만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라, 문화의 형성 과정과 사용자에게 밀접한 영향력을 행사하며, 이것은 게임 연구에 있어서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한다. 물론 이 연구는 캐릭터의 변화에 따른 요소들에 집중하였기에 게임사적 흐름에 대한 분석은 제시하지 못했다. 또한 양가적 성향과 그 특징을 제시하기 위해서는 다수의 사례가 함께 분석되어야 했으나, 그러지 못했다. 이는 추후 연구에서 각기 다른 게임의 유형별 차이와 특징을 추가 분석하여, 게임 캐릭터 연구를 지속해 나가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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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 원광대학교 일반대학원 (문학석사-문화콘텐츠전공)
2018년 : 원광대학교 일반대학원 (박사수료-문화콘텐츠전공)
2016년~현재 : 원광대학교 문화콘텐츠 전공 박사 수료
※관심분야:게임문화, 게임텍스트, 게임인문학, 게임산업정책
1992년 : 전북대학교 대학원 (사회학석사-산업사회학)
2005년 : 고려대학교 대학원 (사회학박사-문화사회학)
2006년~2010년: 전북발전연구원 지역발전정책연구소장
2010년~2012년: 전북발전연구원장
2012년~2017년: 원광대학교 산학협력단 교수
2017년~현 재: 원광대학교 디지털콘텐츠공학과 교수
※관심분야: 문화콘텐츠, 문화정책, 문화정보미디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