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플랫폼사회에서의 디지털 시민성: K-컬처 팬덤과 NFT기반 디지털 공동체에 대한 탐색적 연구
Copyright ⓒ 2026 The Digital Contents Society
This is an Open Access article distributed under the terms of the Creative Commons Attribution Non-CommercialLicense(http://creativecommons.org/licenses/by-nc/3.0/) which permits unrestricted non-commercial use, distribution, and reproduction in any medium, provided the original work is properly cited.
초록
본 연구는 플랫폼 사회와 메타버스 환경에서 디지털 시민성이 어떻게 재구성되는지를 탐색하고, 그 구체적 발현 형태로서 플랫폼 시민성의 형성 경로를 검토한다. 특히 스마트시티와 시빅테크 맥락의 ‘플랫폼 시민성’ 논의를 NFT 기반 메타버스 공동체와 K-컬처 팬덤이라는 문화적, 상업적 플랫폼 맥락으로 확장 및 재맥락화한다. 문헌연구와 탐색적 사례 분석을 통해 에스토니아 e-Residency, 디센트럴랜드, 더 샌드박스, K-컬처 팬덤을 비교한 결과, 플랫폼 시민성은 제도적 설계, 기술적 설계, 자발적 참여라는 경로를 통해 다층적으로 형성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NFT는 디지털 정체성과 플랫폼 참여를 매개하지만, 팬덤 공동체에서는 수평적 참여 문화를 소유 기반 위계 구조로 전환시킬 위험도 있다. 본 연구는 디지털 시민성 논의를 플랫폼 참여, 공동체 경험, 거버넌스, 데이터 통제 문제로 확장하고, 플랫폼 시민성의 적용 영역과 형성 경로를 탐색했다는 점에서 의의를 가진다.
Abstract
This study examines how digital citizenship is reconfigured in platform society and metaverse environments by exploring platform citizenship as its specific manifestation. It extends and recontextualizes “platform citizenship,” previously discussed in smart city and civic tech contexts, into cultural and commercial platforms such as NFT-based metaverse communities and K-culture fandoms. Based on a literature review and exploratory case analysis of Estonia’s e-Residency, Decentraland, The Sandbox, and K-culture fandoms, the study shows that platform citizenship is formed through institutional design, technological design, and voluntary participation. While NFTs mediate digital identity and platform participation, they may also transform horizontal fandom participation into ownership-based hierarchies. This study expands digital citizenship research toward platform participation, community experience, governance, and data control, while clarifying the applicability and formation pathways of platform citizenship.
Keywords:
Digital Citizenship, Platform Society, Platform Citizenship, NFT, K-Culture Fandom키워드:
디지털 시민성, 플랫폼 사회, 플랫폼 시민성, K-컬처 팬덤Ⅰ. 서 론
1-1 연구의 필요성 및 문제 제기
디지털 플랫폼과 네트워크 기반 사회의 확산은 인간의 정체성 형성 방식과 공동체 구조, 사회적 참여 방식에 중요한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특히 메타버스와 블록체인 기술의 발전은 기존의 물리적 공간 중심으로 형성된 사회 구조를 디지털 플랫폼 중심 구조로 확장시키며 시민성과 공동체 개념의 변화를 촉진하고 있다. 플랫폼 사회(platform society)에서는 사회적 상호작용과 경제활동, 커뮤니케이션 구조가 디지털 플랫폼을 중심으로 조직되며[1], 이용자의 정체성과 참여 역시 네트워크 기반 환경 속에서 형성되고 있다. 기존 시민권이 국가와 영토 중심 제도 구조에 기반해 왔다면, 플랫폼 사회에서는 이용자의 활동과 공동체 경험이 디지털 네트워크를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시민성 개념 자체의 재구성이 요구되고 있다. 본 연구는 이러한 변화를 포착하기 위해 디지털 시민성의 구체적 발현 형태로서 ‘플랫폼 시민성(platform citizenship)’ 개념에 주목하며, 특히 기존 플랫폼 시민성 논의를 NFT 기반 메타버스 공동체와 K-컬처 팬덤이라는 문화적, 상업적 플랫폼 맥락으로 확장하여 탐색적으로 검토하고자 한다. 이에 대한 이론적 논거는 2장에서 구체화한다.
‘플랫폼 시민성(platform citizenship)’이라는 용어는 최근 Cardullo와 Kitchin의 시민참여 플랫폼 및 스마트시티 거버넌스 연구에서 논의된 바 있다[2]. 이들은 Decidim과 같은 FOSS 기반 시민참여 플랫폼을 중심으로, 플랫폼이 시민을 단순 이용자나 데이터 제공자가 아니라 플랫폼의 설계, 운영, 의사결정 과정에 참여할 수 있는 주체로 구성할 수 있는지를 분석하였다. 또한 동일한 플랫폼이라도 그것이 어떠한 제도적, 정치적 맥락에서 구성되고 활용되는가에 따라 서로 다른 시민성 관계를 형성할 수 있다고 보았다[2]. 다만 이러한 선행 논의가 주로 스마트시티, 시빅테크, 도시 거버넌스 맥락에서 전개되었다면, 본 연구는 이를 NFT 기반 메타버스 공동체와 K-컬처 팬덤이라는 문화적, 상업적 플랫폼 환경으로 확장하고 재맥락화했다는 점에서 차별성을 가진다. 따라서 본 연구의 기여는 플랫폼 시민성이라는 용어의 최초 제안이 아니라, 기존 논의를 디지털 자산, 팬덤 문화, 자발적 플랫폼 공동체의 맥락으로 확장하여 플랫폼 사회에서 시민성의 수행적 형성 양상과 그 형성 경로를 탐색하는 데 있다.
시민성 개념의 변화는 ‘플랫폼이 사회적 관계, 경제활동, 공동체 경험을 조직하는 핵심 인프라가 되었을 때[1], 플랫폼은 사실상 새로운 준국가적(quasi-state) 기능을 수행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만약 그렇다면, 그 안에서 활동하는 이용자는 어떤 측면에서 ‘시민’으로 정의될 수 있는가’, 그리고 ‘그 시민성은 누가 설계하고 누가 통제하는가’ 등의 근본적인 질문을 제기한다. 기존 디지털 시민성 연구[3]가 디지털 환경에서의 윤리적 행동 역량에 초점을 두었다면, 플랫폼 사회에서의 시민성은 단순히 올바른 행동에 대한 문제가 아니라, 플랫폼이 구성하는 참여 구조와 권력 관계 속에서 어떻게 형성되고 제한되는가의 문제로 전환되고 있다. 특히 메타버스 환경에서는 이용자의 디지털 정체성과 공동체 참여가 더욱 강화되고 있는데, 이용자는 아바타와 디지털 자산을 기반으로 다양한 사회적 활동에 참여하며 새로운 관계를 형성한다. 이때 사용되는 NFT(Non-Fungible Token)는 이러한 디지털 정체성과 참여 구조를 연결하는 사회기술적 장치로, 단순한 디지털 자산을 넘어 이용자의 소속감과 공동체 참여를 매개하는 구조로 확장되고 있다.
한편 NFT나 메타버스와 같은 기술적 설계 없이도 플랫폼 기반 디지털 공동체가 형성되는 사례로,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K-컬처 팬덤을 주목할 수 있다. K-pop을 중심으로 형성된 팬덤 공동체는 YouTube, X, TikTok, Discord, Weverse 등 다양한 플랫폼 환경에서 강한 참여성과 네트워크적 결속력을 보여주고 있다. 팬들은 단순한 콘텐츠 소비를 넘어 콘텐츠 생산, 번역, 홍보, 커뮤니티 운영 등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며 디지털 네트워크 공동체를 형성하고 있다. 이는 팬덤 공동체가 단순 소비 집단을 넘어 디지털 시민성과 유사한 참여 구조를 형성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기존 디지털 시민성 연구가 디지털 환경에서의 윤리적 행동 역량[3]이나 기술 활용 기반 사회적 참여[4]에 초점을 두었다면, [5]는 시민성을 국가가 부여하는 법적 지위가 아니라 디지털 공간에서의 행위(digital acts)를 통해 구성되는 수행적(performative) 개념으로 재정의함으로써 논의의 전환점을 마련하였다. 본 연구는 이러한 수행적 시민성 개념을 이론적 출발점으로 삼되, 플랫폼 시민성에 관한 기존 논의가 주로 스마트시티와 시민참여 플랫폼, 또는 NFT나 메타버스와 같은 기술적, 경제적 설계를 갖춘 플랫폼을 중심으로 이루어졌다는 점에 주목한다. 이에 본 연구는 분석 대상을 제도적, 기술적 설계가 명시적으로 존재하는 사례(e-Residency, Decentraland, The Sandbox)뿐 아니라, 그러한 설계 없이 자발적 참여만으로 공동체가 형성되는 K-컬처 팬덤 사례로까지 확장함으로써, 플랫폼 시민성이 기술적 설계의 유무와 무관하게 형성될 수 있는가라는 질문을 검토하고자 한다.
이를 통해 본 연구는 플랫폼 사회와 메타버스 환경 속에서 디지털 시민성이 어떻게 변화하고 재구성되고 있는지를 탐색적으로 논의하고자 한다. 또한 NFT 기반 참여 구조와 K-컬처 팬덤 공동체 사례를 중심으로 플랫폼 기반 디지털 공동체의 특성과 가능성을 분석하고, 플랫폼 사회 속 시민성과 공동체 구조의 변화가 의미하는 바를 고찰하고자 한다.
1-2 연구의 목적 및 연구범위
본 연구의 목적은 플랫폼 사회와 메타버스 환경에서 디지털 시민성 개념이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지를 탐색하고, 그 구체적 발현 형태로서 플랫폼 시민성의 형성 경로를 NFT 기반 메타버스 공동체와 K-컬처 팬덤 사례를 통해 분석하는 데 있다. 구체적인 연구목적은 다음과 같다.
첫째, 플랫폼 사회와 메타버스 환경에서 시민성과 디지털 정체성 개념의 변화 양상을 고찰한다.
둘째, NFT 기반 참여 구조가 디지털 시민성과 공동체 경험에 어떠한 의미를 가지는지 분석한다.
셋째, K-컬처 팬덤 사례를 중심으로 자발적 참여를 통해 형성되는 플랫폼 기반 디지털 공동체의 특성과 가능성을 탐색한다.
본 연구는 플랫폼 사회, 디지털 시민성, 메타버스, NFT, 팬덤 공동체와 관련된 선행연구를 중심으로 문헌연구와 사례 분석을 수행한다. 사례로는 에스토니아의 e-Residency, Decentraland, The Sandbox, K-컬처 팬덤 공동체 등을 분석하여 디지털 정체성과 플랫폼 기반 참여 구조, 공동체 경험의 특징을 검토한다. 특히 K-컬처 팬덤은 NFT, 메타버스 기반 플랫폼 공동체와 달리 제도적 설계 없이도 자발적 참여를 중심으로 디지털 공동체를 형성한다는 점에서, 플랫폼 시민성의 다양한 발현 양상을 비교 및 검토하기 위한 대조적 사례로 포함하였다. 이를 통해 플랫폼 사회 속 시민성과 공동체 개념이 어떻게 재구성되고 있는지를 탐색적으로 논의하고자 한다.
Ⅱ. 이론적 논의
2-1 플랫폼 사회와 디지털 시민성
디지털 기술과 플랫폼의 확산은 사회적 상호작용과 경제활동, 커뮤니케이션 구조 전반에 중요한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1]은 플랫폼 사회(platform society)를 사회적 또는 경제적 활동이 디지털 플랫폼을 중심으로 조직되는 사회 구조로 정의하였다. 플랫폼은 단순한 기술적 매개체를 넘어 사회적 관계와 정보 흐름, 경제활동을 조직하는 핵심 인프라로 기능하고 있으며, 이용자의 참여와 상호작용 역시 플랫폼 중심 구조 속에서 형성되고 있다. 이는 플랫폼이 단순한 서비스가 아니라 사회 구조 자체를 구성하는 인프라임을 보여주며, 본 연구에서 플랫폼 시민성을 논의하기 위한 사회 구조적 토대를 제공한다. 본 연구에서 ‘디지털 공동체’는 이용자의 상호작용과 소속감이 특정 플랫폼을 매개로 형성되고 유지되는 집단을 지칭하며, 이하 ‘플랫폼 기반 디지털 공동체’와 같은 의미로 사용한다.
[6]은 플랫폼 자본주의(platform capitalism)를 통해 디지털 플랫폼이 데이터와 네트워크 효과를 기반으로 새로운 경제 권력을 형성하고 있다고 설명하였다. 플랫폼 사회에서는 이용자의 활동과 참여가 데이터화(datafication)되며, 플랫폼 기업 중심의 데이터 통제와 알고리즘 기반 권력 구조가 강화될 가능성이 존재한다. 이는 플랫폼 시민성 논의에서 권력 비대칭과 데이터 통제 문제를 핵심 변수로 다루어야 함을 시사한다.
[7]은 네트워크 사회(network society) 개념을 통해 정보와 자본, 권력, 문화가 디지털 네트워크를 중심으로 흐르는 사회 구조를 설명하였다. 네트워크 사회에서는 이용자의 정체성과 사회적 관계 역시 네트워크 기반 환경 속에서 형성된다. [7]의 논의를 확장하면, 공동체 개념 또한 물리적 공간 중심 구조에서 네트워크 기반 구조로 변화하고 있다고 볼 수 있으며, 이는 플랫폼 환경에서 이용자의 정체성과 공동체 형성이 네트워크 구조 속에서 이루어짐을 뒷받침한다.
기존 시민권은 국가와 영토를 중심으로 특정 구성원에게 정치적 또는 사회적 권리와 의무를 부여하는 개념으로 유지되어 왔다. 그러나 플랫폼 사회에서는 이용자의 활동과 공동체 경험이 디지털 플랫폼과 네트워크 환경을 중심으로 형성되고 있으며, 참여와 상호작용을 기반으로 한 새로운 형태의 소속감과 공동체 경험이 등장하고 있다. 이는 시민성과 공동체 개념이 기존의 영토 기반 제도 구조를 넘어 플랫폼 내 참여와 정체성, 거버넌스 경험을 중심으로 재구성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디지털 시민성(digital citizenship)은 이러한 디지털 환경 속에서 형성되는 새로운 시민성 개념으로 이해될 수 있다. [3]은 디지털 시민성을 디지털 환경에서 책임감 있고 윤리적으로 행동하는 역량과 태도로 정의하였으며, 기존 연구도 디지털 접근성, 온라인 윤리, 정보 활용 능력 등 디지털 리터러시와 윤리 중심으로 이루어졌다. [4]는 디지털 시민성을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사회, 정치, 공동체 활동 참여로 정의하며, 단순한 기술 활용 능력을 넘어 사회적 참여와 연결된 개념으로 설명하였다. 이러한 논의는 알고리즘 사회와 데이터화된 사회(datafied society) 속에서 디지털 시민성이 플랫폼 권력(platform power)과 데이터 거버넌스(data governance) 문제와도 연결됨을 시사하며[4],[6], 플랫폼 사회에서는 이용자의 활동과 정체성이 플랫폼 내부 규칙과 알고리즘 구조에 의해 조직된다는 점에서 시민성 개념의 재편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5]는 이러한 디지털 시민성 논의를 보다 근본적으로 재구성할 것을 제안한다. 이들은 시민성을 국가가 부여하는 법적 지위(legal status)가 아니라, 디지털 공간에서 이루어지는 행위(act)를 통해 구성되는 것으로 개념화한다. [5]에 따르면, 디지털 시민은 온라인에서 권리를 주장하고, 참여하며, 공동체를 조직하는 행위 자체를 통해 스스로를 시민으로 구성하며, 이러한 행위를 “디지털 행위(digital acts)”라는 개념으로 설명한다. 이들은 디지털 시민성이 수행적(performative) 성격을 가진다고 주장하며, 디지털 시민을 “아직 도래하지 않은 정치적 주체(a political subject yet to come)”로 규정함으로써 시민성이 법적 제도로 완결된 것이 아니라 행위와 실천을 통해 점진적으로 구성되는 열린 개념임을 강조한다. 이러한 관점은 플랫폼 사회에서의 팬덤 활동, DAO 거버넌스 참여, NFT 보유를 통한 공동체 가입과 같은 행위들이 단순한 소비 활동이 아니라 새로운 형태의 시민성을 실천하는 행위로 해석될 수 있음을 시사하며, 이는 본 연구가 논의하는 플랫폼 시민성(platform citizenship) 개념의 핵심 이론적 토대가 된다.
한편 Cardullo와 Kitchin은 스마트시티와 시민참여 플랫폼의 맥락에서 플랫폼 시민성(platform citizenship) 개념을 논의하면서, 시민성이 플랫폼의 이용 여부만으로 형성되는 것이 아니라 플랫폼의 설계, 운영, 데이터 구조, 의사결정 과정에 시민이 어느 정도 개입할 수 있는가에 따라 달라진다고 보았다[2]. 이들은 Decidim과 같은 FOSS 기반 시민참여 플랫폼이 상업 플랫폼과 달리 지역적, 제도적 맥락에 따라 구성될 수 있으며, 시민에게 단순한 피드백 제공을 넘어 플랫폼 운영과 공공 의사결정에 참여할 가능성을 제공한다고 설명한다[2]. 본 연구는 이러한 선행 논의를 수용하되, 분석 초점을 스마트시티와 도시 거버넌스 플랫폼에서 NFT 기반 메타버스 공동체와 K-컬처 팬덤이라는 문화적, 상업적 플랫폼 영역으로 확장한다.
[8]은 참여 문화(participatory culture)를 이용자들이 단순 소비자를 넘어 콘텐츠 생산과 공유, 커뮤니티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문화적 구조로 설명하였다. 플랫폼 환경에서는 이용자의 참여가 공동체 형성과 정체성 구축의 핵심 요소로 작동하며, 이는 [5]의 디지털 행위 개념과 연결되어 플랫폼 시민성 논의의 문화적 기반을 제공한다.
한편 [9]는 공동체를 구성원들이 서로 직접 알지 못하더라도 상상적 유대감을 공유하는 “상상된 공동체(imagined communities)”로 설명하였다. [9]의 상상된 공동체 개념을 디지털 네트워크 환경에 적용하면, 팬덤 공동체와 플랫폼 커뮤니티는 물리적 공존 없이 상상적 유대를 통해 구성되는 공동체의 새로운 형태로 해석될 수 있다. 플랫폼 기반 팬덤 공동체는 국가나 영토 중심 공동체와는 다른 방식으로 디지털 소속감과 정체성을 형성하고 있으며, 이에 대한 구체적 논의는 2-4에서 다룬다.
이상의 이론적 논의를 종합하면 그림 1과 같이 정리할 수 있다. 그림은 수행적 시민성 [5]를 핵심 축으로, 디지털 정체성과 참여 거버넌스, 디지털 소속감이 플랫폼 시민성의 세 구성 요소로 상호작용하는 삼각 구조를 보여준다. 이 삼각 구조는 [1]의 사회 인프라, [7]의 네트워크 정체성, [6]의 플랫폼 자본주의와 데이터화 논의라는 세 층위의 이론적 토대 위에 놓이며, 하단에는 [8]의 해방적 가능성과 [6]의 구조적 한계가 이중적 긴장으로 작동하고 있음을 나타낸다.
결과적으로 그림 1이 보여주듯, 플랫폼 사회에서의 디지털 시민성은 [3]과 [4]가 제시한 윤리 및 참여 중심 개념을 출발점이자 극복 대상으로 삼으면서, [5]의 수행적 시민성을 이론적 중심에 두고, [6]의 권력 비판, [8]의 참여 문화, [9]의 상상된 공동체 논의를 통해 플랫폼 참여와 네트워크 상호작용, 공동체 경험을 포괄하는 개념으로 확장되고 있다. 이는 시민성과 공동체 개념이 영토 중심 구조에서 플랫폼과 네트워크 중심 구조로 재구성되고 있음을 보여주며, 본 연구가 플랫폼 시민성 논의를 문화적, 상업적 플랫폼 맥락으로 확장하기 위한 이론적 지형을 구성한다.
본 연구는 이상의 논의와 Cardullo와 Kitchin의 플랫폼 시민성 논의를 바탕으로 플랫폼 시민성(platform citizenship)을 ‘플랫폼이 설계한 규칙과 알고리즘, 데이터 구조 안에서 이용자가 디지털 정체성을 형성하고, 공동체에 참여하며, 때로는 거버넌스와 가치 생산에 관여하는 수행적 시민성’으로 조작적으로 정의한다. 이는 기존 디지털 시민성 논의가 스마트시티와 시민참여 플랫폼을 중심으로 전개되어 온 것과 달리, NFT 기반 메타버스 공동체와 K-컬처 팬덤이라는 문화적, 상업적 플랫폼 맥락에서 디지털 시민성의 구체적 발현 양상을 포착하기 위한 정의이다. 이는 기존 디지털 시민성이 강조해 온 온라인 윤리와 디지털 리터러시를 넘어, 플랫폼 참여 구조와 데이터 권력, 공동체 경험을 포함하는 확장된 시민성 논의로 이해할 수 있다. 다만 이는 디지털 시민성 개념 자체를 대체하거나 폐기하는 것이 아니라, 플랫폼이 사회 구조의 핵심 인프라가 된 환경 속에서 디지털 시민성이 구체적으로 발현되는 하위 차원의 양상을 포착하기 위한 개념이다. 즉 디지털 시민성은 디지털 환경 전반에서의 시민적 역량과 실천을 포괄하는 상위 개념이며, 플랫폼 시민성은 그중 플랫폼의 규칙, 알고리즘, 데이터 구조와의 관계 속에서 형성되는 특정한 발현 형태를 의미한다. 본 연구는 플랫폼 시민성이 제도적 설계, 기술적 설계, 자발적 참여라는 서로 다른 경로를 통해 형성될 수 있는지를 사례 분석을 통해 검토한다.
2-2 메타버스와 디지털 정체성
메타버스(metaverse)는 물리적 현실과 디지털 세계가 융합된 가상 환경으로, 이용자가 아바타와 디지털 자산을 기반으로 다양한 사회적 또는 경제적 활동에 참여할 수 있는 공간을 의미한다. [10]은 메타버스를 “실시간으로 상호운용 가능한 대규모 가상 세계의 네트워크”로 정의하며, 이용자가 지속적인 정체성과 경제활동을 유지할 수 있는 차세대 인터넷 환경으로 설명하였다.
메타버스 환경에서는 이용자의 정체성이 디지털 공간 속에서 지속적으로 형성되고 재현된다. 이용자는 아바타와 디지털 자산을 통해 자신을 표현하고 사회적 관계를 형성하며 다양한 플랫폼 활동에 참여한다.
[11]은 초기 디지털 환경에서의 자아 실험을 분석하며, 디지털 공간 속 자아가 단일하고 고정된 형태가 아니라 다양한 맥락 속에서 유동적으로 구성된다고 설명하였다. 이 논의는 오늘날 메타버스 환경에서의 다중 정체성과 아바타 기반 자아 표현을 이해하는 이론적 선구로 활용될 수 있다.
[12]는 메타버스 환경에서 다중 정체성(multiple identities)이 이용자의 자기표현과 사회적 상호작용을 확장시키는 동시에, 익명성과 정체성 유동성으로 인해 윤리적이고 법적 문제를 발생시킬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하였다. 또한 메타버스 환경에서는 현실 정체성과 디지털 정체성이 혼합되며, 플랫폼 기반 활동과 커뮤니티 경험이 이용자의 자아 형성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고 보았다.
이러한 맥락에서 메타버스 환경의 디지털 정체성은 2-1에서 논의한 [5]의 수행적 시민성과도 연결된다. 이용자가 아바타와 NFT를 통해 자신을 표현하고 공동체 활동에 참여하는 행위는 단순한 소비나 유희를 넘어, 디지털 공간에서 스스로를 시민으로 구성해 가는 “디지털 행위(digital acts)”의 한 형태로 해석될 수 있다.
메타버스는 단순한 가상 공간을 넘어 사회적 관계와 경제활동, 공동체 경험이 지속적으로 유지되는 플랫폼 환경으로 발전하고 있다. 이용자들은 메타버스 내에서 콘텐츠를 생산하거나 소비하는 등 공동체 활동과 디지털 경제활동에 참여한다. 따라서 메타버스 환경에서의 정체성은 디지털 소속감과도 밀접하게 연결된다. 이용자는 특정 플랫폼과 커뮤니티 활동을 통해 사회적 관계와 공동체 의식을 형성하며, 이는 기존 오프라인 공동체와 유사한 형태의 소속감으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플랫폼 기반 팬덤 공동체는 이용자의 정체성과 참여 경험을 강화하는 대표적 사례로 볼 수 있다.
최근 생성형 AI와 VR 또는 AR 기술의 발전은 메타버스 환경의 몰입성과 상호작용성을 더욱 강화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메타버스를 단순한 기술적 공간이 아니라 사회적 관계와 공동체 경험, 디지털 시민성이 형성되는 플랫폼 환경으로 변화시키고 있다. 본 연구에서 분석하는 Decentraland와 The Sandbox는 이러한 메타버스 환경의 대표적 사례로, 디지털 정체성과 공동체 경험이 NFT 기반 플랫폼 참여 구조와 어떻게 연결되는지를 구체적으로 보여준다. 이에 대한 상세한 분석은 2-3의 NFT 참여 구조 논의 및 4장 연구 결과에서 다룬다.
2-3 NFT와 플랫폼 기반 참여구조
NFT(Non-Fungible Token)는 블록체인 기반의 고유한 디지털 자산으로, 디지털 콘텐츠와 자산의 소유권 및 진위성을 보장하는 기술이다. NFT는 디지털 예술, 게임 아이템, 가상 부동산, 커뮤니티 멤버십 등 다양한 영역에서 활용되며 디지털 경제와 공동체 구조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특히 메타버스 환경에서 NFT는 디지털 정체성과 플랫폼 참여 구조를 연결하는 핵심 사회기술적 장치로 부상하고 있다.
NFT의 가장 큰 특징은 디지털 자산의 희소성과 소유권을 블록체인 기반으로 보장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는 디지털 환경 속 이용자의 정체성과 참여 경험을 강화하는 요소이며, 나아가 단순 거래 자산을 넘어 공동체 참여 권한과 디지털 정체성, 소속감을 상징하는 사회문화적 장치로 기능할 가능성을 가진다. 이용자는 NFT를 통해 가상 자산을 소유하고 거래할 뿐 아니라 특정 공동체의 구성원으로 참여하며, NFT 기반 공동체는 콘텐츠 생산과 커뮤니티 운영, 정보 공유 등 이용자의 참여를 중심으로 형성된다는 특징을 가진다. 이러한 참여 구조는 2-1에서 논의한 [8]의 참여 문화 개념의 디지털 자산 기반 확장으로 해석될 수 있다. 특히 Web3 기반 공동체에서는 NFT가 멤버십 인증, 커뮤니티 접근 권한, 거버넌스 참여 권리 등 시민권과 유사한 참여 기능을 수행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기존 Web2 플랫폼이 중앙화된 데이터 통제 구조를 기반으로 운영되었다면, Web3 공동체는 이용자 참여와 디지털 소유권, 토큰 기반 거버넌스를 강조한다. 이러한 구조 속에서 이용자는 단순 소비자가 아니라 공동체의 참여자이자 공동 소유자(co-owner)로 기능한다. 일부 DAO(Decentralized Autonomous Organization) 기반 공동체에서는 NFT 보유 여부가 공동체 참여와 의사결정 권한의 기준이 되고 있다. 이는 2-1에서 논의한 [5]의 “디지털 행위(digital acts)” 개념, 즉 행위와 실천을 통해 점진적으로 구성되는 플랫폼 시민성의 구체적 실현 형태로 해석될 수 있다.
그러나 실제 DAO 운영 구조에서는 탈중앙화의 이상과 현실 사이의 간극이 나타나고 있다. [13]는 토큰 보유 집중도가 높을수록 공동체 참여와 플랫폼 성장이 약화될 수 있다고 제시하였다. 특히 whale로 불리는 대규모 토큰 보유자는 토큰 기반 투표권(token-based voting) 구조 속에서 플랫폼 의사결정에 강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으며, 이는 탈중앙화를 표방하는 공동체 내부에서도 새로운 권력 집중 구조가 형성될 가능성을 시사한다. [13]의 논의를 확장하면, 플랫폼 권력 집중, 디지털 자산의 투기화, 데이터 소유권 문제, 디지털 접근성 격차 등도 NFT 기반 공동체 구조가 내포하는 대표적 한계로 볼 수 있다.
그러나 NFT가 단순 투기 자산이 아닌 공동체 참여와 정체성 형성의 매개로 설계될 때 그 가능성은 달라진다. 즉 NFT는 메타버스나 Web3 환경에 국한되지 않고, 디지털 정체성과 플랫폼 참여 구조를 연결하는 새로운 사회기술적(socio-technical) 장치로 확장될 가능성을 가진다. 특히 K-컬처와 같이 이미 강력한 글로벌 팬덤 네트워크와 ICT 기반 인프라가 형성되어 있는 영역에서는, NFT가 디지털 정체성과 공동체 참여를 연결하는 장치로 기능할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다고 볼 수 있다. NFT가 팬덤 공동체 내에서 어떻게 구체적으로 실현되는지에 대한 논의는 2-4에서 이어진다.
2-4 K-컬처 팬덤과 디지털 공동체
K-컬처는 음악, 드라마, 영화, 게임, 웹툰 등 다양한 문화 콘텐츠를 중심으로 글로벌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K-pop 팬덤은 NFT나 메타버스와 같은 기술적 설계 없이도 자발적 참여와 네트워크 결속만으로 강력한 디지털 공동체를 형성한다는 점에서, 2-3에서 논의한 NFT 기반 공동체와는 구별되는 대조적 사례로 주목할 필요가 있다.
K-컬처 팬덤은 YouTube, X, TikTok, Discord, Weverse 등 다양한 플랫폼 환경 속에서 형성되고 유지된다. 앞서 2-1에서 논의한 [8]의 참여 문화 개념은 K-컬처 팬덤에서 특히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팬들은 단순 콘텐츠 소비를 넘어 번역, 홍보, 콘텐츠 재생산, 커뮤니티 운영 등에 자발적으로 참여하며 이용자의 협업과 공동 생산 활동을 기반으로 한 능동적 디지털 공동체를 형성한다. 이러한 참여 양상은 전통적 의미의 시민권과 동일한 개념이라기보다, 플랫폼 환경에서 나타나는 수행적이고 참여적 시민성의 특성을 보여주는 사례로 이해할 수 있다. 즉 K-컬처 팬덤은 플랫폼 기반 참여와 공동체 형성을 통해 시민성적 특성을 보여주는 디지털 실천 공간으로 볼 수 있다. [14]은 디지털 플랫폼 환경에서 팬과 콘텐츠 생산자 간 관계가 지속적이고 긴밀한 연결 구조로 변화하고 있다고 설명하였으며, K-컬처 팬덤 역시 플랫폼 기반 상호작용과 지속적 참여를 통해 이러한 디지털 공동체 특성을 강화하고 있다.
그림 2는 K-컬처 팬덤에서 플랫폼 시민성이 형성되는 과정을 단계적으로 도식화한 것이다. 팬들의 번역, 홍보, 콘텐츠 재생산, 커뮤니티 운영과 같은 자발적 실천은 플랫폼 기반 상호작용과 디지털 소속감을 강화하며, 참여 문화 기반의 능동적 공동체를 형성한다. 이러한 과정은 물리적 경계를 초월한 초국가적 디지털 공동체 형성으로 이어지며[9], 나아가 [5]가 제시한 “디지털 행위(digital acts)” 개념과 연결된다. 즉 팬덤의 일상적 참여 활동은 단순한 문화 소비를 넘어 디지털 공간 속에서 공동체를 구성하고 유지하는 수행적 실천으로 발전하며, 플랫폼 시민성이 제도적 설계 없이도 참여와 상호작용을 통해 형성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최근에는 NFT와 메타버스 기술이 팬덤 구조와 결합되면서, 이러한 디지털 공동체가 더욱 확장될 가능성이 등장하고 있다. NFT 기반 디지털 포토카드, 팬 멤버십, 메타버스 공연 참여 시스템 등 일부 플랫폼에서 시도되고 있는 구조는, 2-3에서 논의한 NFT의 사회기술적 기능이 팬덤 공동체 안에서 구체화되기 시작한 사례로 볼 수 있다. 예컨대 일부 K팝 엔터테인먼트 스타트업은 NFT 형태의 포토카드를 활용하여 팬들에게 아이돌 그룹 구성이나 활동 방향에 대한 투표권을 부여하는 구조를 시도하였으며, 이는 팬덤의 참여가 토큰 보유 여부와 직접 연결되는 형태로 제도화되는 사례로 볼 수 있다[15]. 이는 팬덤 공동체가 단순 문화 소비 집단을 넘어 디지털 정체성과 참여를 기반으로 한 공동체 구조로 확장될 가능성을 보여준다.
그러나 플랫폼 기반 팬덤 공동체는 이러한 가능성과 동시에 구조적 한계도 내포하고 있다. 팬덤 공동체는 참여와 협업을 중심으로 형성되지만, 플랫폼 알고리즘과 영향력 계정, 플랫폼 정책에 의해 상호작용 구조와 가시성이 조직된다는 점에서 플랫폼 권력 구조와도 밀접하게 연결된다. 이는 [16]가 DAO 공동체 분석에서 제시한 영향력 집중과 집단 동조 현상이 플랫폼 기반 팬덤 공동체에서도 유사하게 나타날 수 있음을 시사한다. 나아가 위와 같은 NFT 기반 투표권 및 멤버십 구조는 기존에 자발적이고 비상업적인 참여를 통해 형성되었던 팬덤 내부의 평등한 관계를 NFT 보유량에 따른 위계 구조로 재편할 위험을 내포한다. 이는 [13]가 DAO 거버넌스에서 지적한 토큰 집중에 따른 영향력 편중 문제가, 팬덤 공동체에서는 ‘경제적 자본에 따른 팬심의 위계화’라는 형태로 나타날 수 있음을 시사한다. 결과적으로 플랫폼 사회 속 디지털 시민성은 단순 참여 구조를 넘어 플랫폼 거버넌스와 데이터 권력 문제와도 연결되고 있다.
이에 따라 K-컬처 팬덤은 참여 문화와 네트워크 중심 상호작용을 통해 새로운 형태의 디지털 공동체 구조를 형성하고 있으며, 이는 플랫폼 사회 속 디지털 시민성과 공동체 변화 논의에 중요한 사례가 될 수 있다. 이상의 이론적 논의를 바탕으로, 3장에서는 이를 분석하기 위한 연구방법과 사례 선정 기준을 제시한다.
Ⅲ. 연구방법
3-1 연구문제
앞서 제시한 연구목적에 기반하여 본 연구는 다음의 세 가지 연구문제를 설정하였다. 각 연구문제는 플랫폼 사회 속 시민성과 공동체 구조 변화를 이론적이고 사례적으로 분석하기 위한 구체적 분석 방향을 제공한다.
첫째, 플랫폼 사회와 메타버스 환경에서 시민성과 공동체 개념은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가?
둘째, NFT 기반 참여 구조는 디지털 시민성과 디지털 공동체 형성에 어떠한 의미를 가지는가?
셋째, K-컬처 팬덤은 자발적 참여를 통해 형성되는 플랫폼 기반 디지털 공동체로서 어떠한 가능성을 가지는가?
이하에서는 위 연구문제를 분석하기 위한 구체적인 연구방법과 사례 선정 기준을 제시한다.
3-2 연구방법
본 연구는 플랫폼 사회와 메타버스 환경 속에서 디지털 시민성과 공동체 개념이 어떻게 재구성되고 있는지를 분석하기 위해 문헌연구와 사례 예시를 동반한 탐색적 개념연구(exploratory conceptual study)를 수행하였다. 특히 본 연구는 이용자 인터뷰나 참여관찰을 포함한 본격적 질적 사례연구라기보다, 공개 자료와 선행연구를 바탕으로 플랫폼 시민성 개념의 확장 가능성과 사례적 적용 양상을 검토하는 데 초점을 둔다. 분석의 일관성 확보를 위한 구체적 프레임워크는 표 1에 제시하였다.
우선 문헌연구를 통해 플랫폼 사회, 디지털 시민성, 메타버스, NFT, DAO, 팬덤 공동체와 관련된 주요 이론과 선행연구를 검토하였다. 특히 플랫폼 사회 이론[1], 플랫폼 자본주의[6], 네트워크 사회[7], 참여 문화[8], 상상된 공동체[9], 디지털 시민성[3], [4], 디지털 시민성의 수행적 재구성[5], 그리고 시민참여 플랫폼 맥락에서의 플랫폼 시민성 논의[2]를 중심으로 플랫폼 사회 속 플랫폼 시민성(platform citizenship)과 디지털 공동체 개념 변화 양상을 분석하였다. 사례 분석은 각 플랫폼의 공식 웹사이트, 공개 문서, 플랫폼 기능 설명 자료, 관련 선행연구 및 공개 보도자료 등 공개 자료를 중심으로 수행하였고, 사례 선정 기준은 다음과 같다.
- ① 플랫폼 기반 디지털 정체성과 네트워크 기반 참여 구조를 보여줄 것.
- ② NFT와 메타버스, DAO 기반 경제활동, 또는 디지털 정체성 기반 시민권 구조를 포함할 것.
- ③ 글로벌 네트워크 공동체 특성과 디지털 소속감 형성을 확인할 수 있을 것.
- ④ 플랫폼 거버넌스 및 참여 구조 분석이 가능할 것.
- ⑤ K-컬처 팬덤 사례의 경우, 위 기준과 별도로 제도적이거나 경제적 설계 없이도 참여 문화와 네트워크 상호작용만으로 디지털 공동체를 형성한다는 점에서, NFT 및 DAO 기반 공동체와의 비교 분석을 가능하게 하는 사례로 선정하였다.
또한, 위 다섯 가지 기준에 더하여, 네 사례가 플랫폼 시민성의 형성 경로에 있어 서로 다른 위치를 점하도록 의도적으로 구성하였다. 즉 e-Residency는 국가 제도에 의한 설계(제도적 설계), Decentraland와 The Sandbox는 블록체인 기술과 토큰에 기반한 설계(기술적 설계), K-컬처 팬덤은 제도적, 기술적 설계가 부재한 자발적 참여(자발적 참여 기반)라는 세 가지 경로를 대표한다. 이러한 구성을 통해 본 연구는 플랫폼 시민성이 특정한 설계 방식에 종속되지 않고 다양한 경로를 통해 발현될 수 있는 개념인지를 비교 검토하고자 하였다.
이에 따라 에스토니아의 e-Residency, Decentraland, The Sandbox, K-컬처 팬덤 공동체를 분석 사례로 선정하였다. 에스토니아 e-Residency는 제도 기반 디지털 신원 및 부분적 시민성 구조를 내포한 사례로 분석하였으며, Decentraland와 The Sandbox는 NFT 기반 경제활동과 메타버스 공동체 구조 사례로 검토하였다. K-컬처 팬덤은 YouTube, X, TikTok, Discord, Weverse 등 디지털 플랫폼 환경 속에서 나타나는 자발적 참여 공동체 사례로 분석하였다. 각각의 사례는 제도 기반 시민성(e-Residency), NFT와 DAO 기반 참여 시민성(Decentraland, The Sandbox), 참여 문화 기반 수행적 시민성(K-컬처 팬덤)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비교 가능성을 가진다. 이를 통해 본 연구는 플랫폼 사회 속 시민성이 어떠한 방식으로 재구성되고 있는지를 표 1과 같이 유형별로 분석하고자 하였다.
본 연구는 표 1 프레임워크를 각 사례에 적용함에 있어, e-Residency는 ‘디지털 정체성’과 ‘거버넌스 구조’ 항목을 중심으로, Decentraland와 The Sandbox는 ‘경제활동 구조’와 ‘플랫폼 권력’ 항목을 중심으로, K-컬처 팬덤은 ‘참여 구조’와 '공동체 구조’, ‘시민성 변화 가능성’ 항목을 중심으로 분석하였다. 이를 통해 사례별 특성을 부각하는 동시에 공통적인 시민성 변화 가능성을 도출하고자 하였다. 다만 본 연구는 탐색적 개념연구로서 공개자료와 사례 예시를 중심으로 수행되었기 때문에, 이용자 인터뷰나 정량적 네트워크 분석은 포함하지 않았다.
Ⅳ. 연구결과
4-1 에스토니아 e-Residency와 디지털 시민권
에스토니아의 e-Residency 프로그램은 디지털 시민권 개념과 관련하여 자주 논의되는 제도적 사례이다. 2014년부터 시행된 e-Residency는 특정 국가의 물리적 거주 여부와 관계없이 정부가 발급하는 디지털 신원(Government-issued digital identity)을 기반으로 디지털 인증과 경제활동 참여를 가능하게 하는 시스템이다. 이용자는 해당 디지털 신원을 기반으로 온라인 기업 설립, 전자 서명, 세금 신고 등 다양한 디지털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국경을 초월한 경제활동에 참여할 수 있다[17].
사례 분석 결과, e-Residency는 시민권 개념이 반드시 물리적 영토와 동일한 방식으로 작동하지 않을 수 있음을 보여주는 특징을 나타냈다. 기존 시민권이 국가와 영토 중심 제도 구조를 기반으로 형성되어 왔다면, e-Residency는 디지털 네트워크와 플랫폼 기반 행정 구조(platform-based administrative structure)를 통해 제한적 형태의 디지털 참여와 행정 및 경제 서비스 접근을 가능하게 한다. 이 점에서 e-Residency는 국가 기능 자체가 플랫폼형 서비스 구조로 전환되는 현상(Country-as-a-Service)과도 연결된다.
다만, e-Residency는 정치적 권리와 사회적 권리까지 포함하는 완전한 시민권이라기보다 비거주자를 위한 디지털 신원 체계와 경제활동 및 행정 서비스 접근 구조에 가깝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 e-Residency는 강한 공동체적 상호작용을 보여주는 사례라기보다, 디지털 신원과 행정 및 경제 서비스 접근권을 통해 시민성이 플랫폼형 제도의 구조 안에서 부분적으로 구성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제도적 신원 기반의 경계 사례로 해석할 필요가 있다.
4-2 Decentraland와 The Sandbox의 플랫폼 공동체
Decentraland와 The Sandbox는 NFT와 메타버스 기반 공동체 구조를 논의할 때 자주 언급되는 사례이다. 두 플랫폼은 이용자가 가상 공간 속에서 디지털 자산을 소유하고 경제활동과 공동체 활동에 직접 참여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Decentraland는 블록체인 기반 가상현실 플랫폼으로, 이용자가 NFT 형태의 가상 부동산(LAND)을 구매하고 다양한 콘텐츠와 경제활동을 수행할 수 있는 구조를 가진다[18]. 특히, MANA, LAND, NAME 보유를 기반으로 정책 제안과 의사결정 과정에 참여할 수 있는 DAO 기반 거버넌스 구조를 갖추고 있다는 점에서, 이용자가 단순 소비자를 넘어 제한적 형태의 공동체 운영 참여자로 기능할 가능성을 보여준다. 다만, 실제 운영에서는 오프체인 투표, DAO 위원회, 다중 승인 구조(multi-signature) 등 관리와 조정 메커니즘이 병행되고 있어, 완전 탈중앙화보다는 제한적 참여 거버넌스에 가깝다.
반면, The Sandbox는 DAO 기반 거버넌스보다는 NFT 경제와 사용자 생성 콘텐츠(User Generated Content: UGC) 중심의 크리에이터 경제(creator economy) 플랫폼 성격이 상대적으로 강하다[19]. 이용자는 가상 공간 속에서 게임과 콘텐츠를 제작하고 이를 경제활동과 연결할 수 있으며, NFT 기반 디지털 자산 구조는 참여 경험과 경제적 동기를 동시에 강화한다. 이 점에서 The Sandbox는 이용자 참여를 촉진하지만, 플랫폼 운영과 거버넌스 측면에서는 기업 중심 구조가 강하게 유지되는 사례로 볼 수 있다.
두 사례에서 NFT는 디지털 정체성과 공동체 참여를 연결하는 상징적 장치로 기능한다. NFT 기반 자산은 단순 거래 대상이 아니라 플랫폼 내 활동 이력과 정체성을 드러내고, 이용자 간 상호작용과 소속감을 조직하는 매개체로 작동한다. 그러나 Decentraland와 The Sandbox는 2021~2022년 NFT와 메타버스에 대한 시장의 기대가 높았던 시기에 대표적 사례로 부상하였으나, 이후 이용자 활동과 시장 관심이 상당 부분 위축되었다는 점을 함께 고려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두 사례는 안정적으로 정착한 플랫폼 공동체라기보다, NFT와 메타버스 기반 참여 구조가 디지털 시민성 및 공동체 경험으로 확장될 수 있는 가능성과 동시에 그 취약성을 보여주는 실험적 사례로 해석하는 것이 타당하다.
또한 이러한 메타버스 플랫폼 구조는 플랫폼 내 경제활동의 투기화 가능성, 플랫폼 권력 집중, 디지털 접근성 격차, 이용자 데이터 문제 등을 함께 내포한다. 특히 DAO 기반 플랫폼에서도 토큰 보유 집중과 영향력 편중 문제가 발생할 수 있으며[13], 이는 탈중앙화를 표방하는 공동체 내부에서도 새로운 권력 집중 구조가 형성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따라서 NFT와 DAO 기반 공동체는 새로운 참여 구조와 수행적 시민성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동시에, 플랫폼 권력과 디지털 불평등을 재생산할 위험도 함께 가진다.
4-3 K-컬처 팬덤과 플랫폼 기반 디지털 공동체 가능성
K-컬처 팬덤은 제도적 설계나 토큰 기반 거버넌스 없이도 자발적 참여와 네트워크 결속을 통해 플랫폼 기반 디지털 공동체를 형성하는 사례이다. K-pop을 중심으로 형성된 글로벌 팬덤은 YouTube, X, TikTok, Discord, Weverse 등 다양한 플랫폼 환경 속에서 콘텐츠 소비를 넘어 활발한 상호작용과 참여 문화를 형성하고 있다.
특히 Weverse와 같은 팬덤 플랫폼은 게시글, 라이브 스트리밍, 댓글, 자동 번역, 디지털 멤버십, 커머스 기능 등을 통합적으로 제공하며 팬 참여와 상호작용을 플랫폼 내부에서 지속적으로 조직하는 구조를 보인다[20]. 이러한 참여 구조는 [8]이 설명한 참여 문화의 특징과 연결된다. 팬덤 활동은 단순 문화 소비를 넘어 콘텐츠 생산과 정보 공유, 커뮤니티 운영을 포함하며, 이용자는 생산과 소비를 동시에 수행하는 생산적 소비자(prosumer: producer + consumer)로 기능한다. 이러한 팬덤의 자발적 참여는 플랫폼의 기술적 기능만으로 설명되기보다, 팬 번역자, 자막 제작자, 팬 계정 운영자, 해시태그 캠페인, 비공식 규범과 상호 인정 문화 등 사회문화적 소프트 인프라에 의해 지속된다. 이는 팬덤 활동이 단순한 소비 행위가 아니라 플랫폼 기반 참여와 공동체 형성 과정에 개입하는 디지털 행위(digital acts)로 해석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5]. 또한 팬덤은 국경과 물리적 거주지를 초월한 네트워크 공동체라는 특징을 가지며, 공유된 문화 경험과 디지털 소속감을 통해 [9]의 상상된 공동체 개념이 디지털 환경에서 실현되는 양상을 보여준다.
최근에는 NFT와 메타버스 기술이 팬덤 구조와 결합되면서 새로운 형태의 디지털 공동체 가능성도 등장하고 있다. NFT 기반 디지털 포토카드, 팬 멤버십, 메타버스 공연 참여 시스템 등은 팬덤 고유의 문화적 경험과 디지털 자산 구조를 연결한다는 점에서, NFT의 사회기술적 기능이 팬덤 공동체 안에서 구체화되는 사례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구조는 팬덤의 자발적이고 수평적인 참여 문화를 NFT 보유량이나 경제적 자본에 따른 위계 구조로 전환시킬 위험도 내포한다.
한편, 플랫폼 기반 팬덤 공동체는 플랫폼 노동과 데이터 가치 창출 구조와도 연결된다. 팬들의 자발적 참여와 콘텐츠 생산 활동은 플랫폼 내 네트워크 효과와 콘텐츠 확산에 기여하며, 플랫폼은 팬 활동 데이터를 축적하고 분석함으로써 이용자 참여 패턴과 소비 행동을 플랫폼 경제 구조와 연결할 수 있다. 또한 팬덤 공동체 내부에서는 영향력 계정, 핵심 팬 커뮤니티, 플랫폼 알고리즘이 참여 방향과 담론 형성에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K-컬처 팬덤은 새로운 디지털 공동체 가능성을 보여주는 동시에, 플랫폼 권력과 데이터 통제 문제를 함께 내포하는 사례로 볼 수 있다.
이상의 분석을 표 1의 프레임워크에 따라 정리하면 표 3과 같다. 표 3은 K-컬처 팬덤의 플랫폼 시민성이 공식적 제도나 토큰 기반 거버넌스보다 팬 계정, 자발적 문화 생산, 비공식 커뮤니티 운영, 초국가적 소속감에 의해 수행적으로 형성된다는 점을 보여준다.
4-4 플랫폼 사회에서 디지털 시민성의 재구성
사례 분석 결과를 종합하면, e-Residency는 제도 기반의 제한적 디지털 시민성을, Decentraland는 DAO 기반 참여 구조를, The Sandbox는 NFT 및 사용자 생성 콘텐츠 기반 경제 참여 구조를, K-컬처 팬덤은 자발적 참여 문화와 네트워크 상호작용 기반의 수행적 시민성을 보여준다. 이들 사례는 제도적 설계, 기술적 설계, 자발적 참여라는 서로 다른 경로를 통해 플랫폼 시민성이 형성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이는 시민참여 플랫폼을 중심으로 플랫폼 시민성을 논의한 선행 연구와 달리, 본 연구가 제도적 디지털 신원, NFT 기반 메타버스, 자발적 팬덤 공동체라는 이질적 사례를 통해 플랫폼 시민성의 문화적, 상업적 플랫폼 내 발현 가능성을 탐색한다는 점에서 차별성을 가진다. 본 연구에서의 플랫폼 시민성은 단일한 형태의 시민권이 아니라, 플랫폼 참여와 디지털 정체성, 공동체 경험, 거버넌스 구조가 결합되는 방식에 따라 다층적으로 나타나는 열린 개념으로 이해할 수 있다.
이상의 비교는 플랫폼 사회 속 시민성과 공동체 개념이 기존 영토 중심 구조에서 플랫폼과 네트워크 중심 구조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다만 이러한 변화는 시민권의 완전한 대체라기보다, 플랫폼 환경 속에서 시민성적 실천이 부분적으로 형성되는 과정에 가깝다. 이용자는 플랫폼 내에서 콘텐츠 생산, 경제활동, 공동체 운영, 거버넌스 참여에 관여하면서 디지털 행위자로 기능하지만, 동시에 플랫폼 규칙, 알고리즘, 데이터 통제 구조에 의해 참여 방식이 제한될 수 있다.
특히 NFT와 DAO 기반 시민성과 K-컬처 팬덤의 수행적 시민성은 상호 배타적인 유형이 아니라 연속선상에 위치한다. 자발적 참여를 기반으로 형성된 팬덤 공동체에 NFT 기반 투표권이나 멤버십 구조가 도입될 경우, 기존의 비공식적이고 수평적인 참여 구조가 토큰 보유 여부에 따른 공식적 위계 구조로 전환될 수 있다. 따라서 플랫폼 시민성 개념은 특정 공동체 유형을 정태적으로 분류하는 데 그치지 않고, 기술적 설계의 도입이 공동체의 참여 구조와 시민성 실천 양상을 어떻게 변화시키는지를 함께 포착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사례 간 차이를 표 1의 분석 프레임워크에 따라 종합하면 표 4와 같다. 표 4는 플랫폼 시민성이 제도적 설계, 기술적 설계, 자발적 참여라는 서로 다른 경로를 통해 형성되며, 각 경로가 고유한 가능성과 한계를 가진다는 점을 압축적으로 보여준다.
V. 결론 및 탐색적 논의
5-1 연구의 요약 및 의의
본 연구는 플랫폼 사회와 메타버스 환경에서 디지털 시민성이 어떻게 재구성되는지를 탐색하고, 그 구체적 발현 형태로서 스마트시티와 시민참여 플랫폼 맥락에서 논의되어 온 플랫폼 시민성(platform citizenship) 개념을 NFT 기반 메타버스 공동체와 K-컬처 팬덤이라는 문화적, 상업적 플랫폼 맥락으로 확장 및 재맥락화하였다.
연구 결과, 플랫폼 시민성은 단일한 메커니즘으로 형성되는 개념이 아니라, 제도적 설계, 기술적 설계, 자발적 참여라는 서로 다른 경로를 통해 다층적으로 형성되는 개념으로 나타났다. e-Residency는 디지털 신원과 행정 및 경제 서비스 접근권을 중심으로 한 제도적, 신원 기반의 제한적 시민성 사례로, Decentraland와 The Sandbox는 NFT와 메타버스 기반 참여 구조의 가능성과 취약성을 동시에 보여주는 실험적 사례로, K-컬처 팬덤은 제도적 설계 없이도 자발적 참여와 소프트 인프라를 통해 수행적 플랫폼 시민성이 형성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로 분석되었다.
본 연구의 의의는 디지털 시민성 논의를 온라인 윤리와 디지털 리터러시 중심에서 플랫폼 참여, 디지털 정체성, 공동체 경험, 거버넌스, 데이터 통제 문제로 확장했다는 데 있다. 또한 기존 플랫폼 시민성 논의가 주로 스마트시티와 시빅테크, 시민참여 플랫폼 맥락에서 이루어졌다면, 본 연구는 이를 NFT 기반 메타버스 공동체와 K-컬처 팬덤이라는 문화적, 상업적 플랫폼 영역으로 확장했다는 점에서 차별성을 가진다.
5-2 플랫폼 시민성의 의미와 비판적 쟁점
플랫폼 사회에서 디지털 시민성은 단순한 기술 활용 능력이나 온라인 윤리 의식을 의미하지 않는다. 플랫폼 환경에서는 이용자의 정체성, 사회적 관계, 공동체 경험이 플랫폼 구조 속에서 형성되며, 시민성 역시 플랫폼의 규칙, 알고리즘, 데이터 구조, 참여 방식과 밀접하게 연결된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 논의한 플랫폼 시민성은 플랫폼 참여, 디지털 정체성, 공동체 경험이 수렴하는 지점에서 형성되는 시민성의 구체적 발현 양상을 포착하기 위한 분석 개념이다.
그러나 플랫폼 시민성은 플랫폼이 자동으로 시민의 참여 권한을 확대한다는 낙관적 개념으로 이해되어서는 안 된다. 시민참여 플랫폼 연구에서 지적되듯, 플랫폼 시민성의 수준은 이용자가 플랫폼의 설계, 운영, 데이터 구조, 의사결정 과정에 어느 정도 개입할 수 있는가에 따라 달라진다. 이러한 관점에서 NFT나 DAO 기반 공동체의 참여 구조 역시 단순한 소유권이나 투표권의 존재만으로 충분하지 않으며, 실제 의사결정 권한의 분배, 데이터 통제 구조, 플랫폼 운영의 투명성이 함께 검토되어야 한다.
특히 NFT는 디지털 정체성과 공동체 참여를 연결하는 사회문화적 매개로 기능할 수 있지만, 팬덤 공동체에 도입될 경우 기존의 자발적이고 수평적인 참여 문화를 소유 기반의 위계 구조로 전환시킬 위험을 가진다. 이는 플랫폼 시민성이 참여 확대의 가능성과 동시에 플랫폼 권력, 데이터 통제, 디지털 불평등, 경제적 자본에 따른 영향력 편중이라는 구조적 한계를 함께 내포한다는 점을 보여준다.
5-3 연구의 한계 및 향후 연구 방향
본 연구는 문헌연구와 사례 예시를 동반한 탐색적 개념연구라는 방법론적 한계를 가진다. 실제 플랫폼 이용자들의 경험과 인식, 팬덤 공동체 내 참여 구조, 디지털 소속감 형성 과정 등을 실증적으로 분석하지 못하였으며, 각 사례의 자료와 분석 범위 역시 공개 자료와 선행연구에 기반한다는 제한이 있다.
또한 본 연구에서 다룬 e-Residency, Decentraland, The Sandbox, K-컬처 팬덤은 플랫폼 시민성의 서로 다른 발현 가능성을 보여주기 위한 이질적 사례들이다. 따라서 이 사례들을 동일한 수준의 공동체 사례로 일반화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특히 e-Residency는 공동체적 상호작용보다 디지털 신원과 제도적 접근권을 중심으로 한 경계 사례이며, Decentraland와 The Sandbox 역시 현재 이용자의 활동 위축과 시장 관심 감소를 고려할 때 안정적 공동체 모델이라기보다 NFT 및 메타버스 기반 플랫폼 시민성의 가능성과 한계를 동시에 보여주는 실험적 사례로 해석되어야 한다.
향후 연구에서는 실제 플랫폼 이용자와 팬덤 공동체 참여자를 대상으로 한 인터뷰, 설문조사, 온라인 커뮤니티 분석 등을 통해 플랫폼 시민성과 디지털 공동체 경험을 실증적으로 검증할 필요가 있다. 또한 플랫폼 알고리즘, 데이터 거버넌스, 플랫폼 권력 구조, 디지털 노동, 디지털 불평등 문제가 공동체 형성과 시민성 경험에 미치는 영향을 보다 심층적으로 분석할 필요가 있다. 나아가 NFT 기반 팬덤 공동체와 비NFT 팬덤 공동체의 비교, DAO 기반 공동체의 거버넌스 참여 구조 분석, 플랫폼 시민성의 형성 조건에 대한 비교 사례 연구도 향후 중요한 연구 과제가 될 수 있다.
Acknowledgments
본 연구는 2026년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및 정보통신기획평가원의 메타버스 융합대학원의 연구 결과로 수행된 연구로서, 관계부처에 감사드립니다(RS-2022-00156318).
References
-
J. van Dijck, T. Poell, and M. de Waal, The Platform Society: Public Values in a Connective World, New York, NY: Oxford University Press, 2018.
[https://doi.org/10.1093/oso/9780190889760.001.0001]
-
P. Cardullo and R. Kitchin, “Provincialising Platform Citizenship: Citizen Participation in and Through Civic Platforms,” Digital Geography and Society, 8, 100123, 2025.
[https://doi.org/10.1016/j.diggeo.2025.100123]
- M. Ribble, Digital Citizenship in Schools, 2nd ed. Eugene, OR: International Society for Technology in Education (ISTE), 2011.
-
K. Mossberger, C. J. Tolbert, and R. S. McNeal, Digital Citizenship: The Internet, Society, and Participation, Cambridge, MA: MIT Press, 2008.
[https://doi.org/10.7551/mitpress/7428.001.0001]
-
E. Isin and E. Ruppert, Being Digital Citizens, 2nd ed. London, UK: Rowman & Littlefield, 2020.
[https://doi.org/10.5040/9798881809959]
- N. Srnicek, Platform Capitalism, Cambridge, UK: Polity Press, 2017.
- M. Castells, The Rise of the Network Society, 2nd ed. Malden, MA: Wiley-Blackwell, 2010.
- H. Jenkins, Convergence Culture: Where Old and New Media Collide, New York, NY: New York University Press, 2006.
- B. Anderson, Imagined Communities: Reflections on the Origin and Spread of Nationalism, Rev. ed. London, UK: Verso, 2006.
- M. Ball, The Metaverse: And How It Will Revolutionize Everything, New York, NY: Liveright Publishing, 2022.
- S. Turkle, Life on the Screen: Identity in the Age of the Internet, New York, NY: Simon & Schuster, 1995.
- S. Moon and I. Kim, “Multiple Identities in the Metaverse: An Exploratory Study on Ethical Challenges and Legal Regulatory Directions (A Case Study Approach),” Journal of Virtual Convergence Research, Vol. 1, No. 3, pp. 1-46, 2025.
- J. Han, J. Lee, and T. Li, DAO Governance, Asian Institute of Digital Finance, National University of Singapore, Singapore, Working Paper No. WP23-022723, 2023.
- N. K. Baym, Playing to the Crowd: Musicians, Audiences, and the Intimate Work of Connection, New York, NY: New York University Press, 2018.
- Economy Chosun. Fans Use NFTs to Directly Participate in Idol Production and Secure Ownership [Internet]. Available: https://economychosun.com/site/data/html_dir/2023/01/30/2023013000004.html, .
- T. Sharma, Y. Kwon, K. Pongmala, H. Wang, A. Miller, D. Song, and Y. Wang, “Unpacking How Decentralized Autonomous Organizations (DAOs) Work in Practice,” arXiv:2304.09822, , 2023. https://arxiv.org/abs/2304.09822, .
- E-Residency of Estonia. What Is e-Residency [Internet]. Available: https://learn.e-resident.gov.ee/hc/en-gb/articles/360000711978-What-is-e-Residency, .
- Decentraland. Decentraland White Paper 2.0 [Internet]. Available: https://decentraland.org/whitepaper2.pdf, .
- Animoca Brands. The Sandbox Announces $20M Funding at $1B Valuation Cap to Expand Creator Economy in Open Metaverse [Internet]. Available: https://www.animocabrands.com/announcement/the-sandbox-announces-20m-funding-at-1b-valuation-cap-to-expand-creator-economy-in-open-metaverse, .
- Weverse Company. Weverse [Internet]. Available: https://weverse.io/, .
저자소개
2004년:서강대학교 국제대학원 (국제학석사)
2010년~현 재: BNP파리바 카디프생명
2024년~현 재: 서강대학교 가상융합대학원 (메타버스 비즈니스 박사과정)
※관심분야:디지털 시민권(Digital Citizenship), DAO(Decentralized Autonomous Organization), 가상융합(Virtual Convergence), Web3, DeFi, 블록체인 등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