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숏폼 드라마 채널별 수용 구조와 산업적 함의: 비자발적 몰입과 지각된 비용 공정성을 중심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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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
숏폼 드라마는 국내 영상 콘텐츠 산업의 핵심 형식으로 부상하고 있으나, 알고리즘 기반 노출 환경에서의 비자발적 수용 경로, 채널별 과금 구조 반응, 유료 전환 메커니즘을 통합적으로 탐구한 실증 연구는 아직 충분히 축적되지 않은 상태이다. 본 연구는 네이버 카페 3개소 및 유튜브 댓글 48,294건 중 유효 댓글 15,000건을 선별하여 귀납적 내용 분석과 텍스트 사례 분석을 병행하였다. 분석 결과, 알고리즘 유도 노출(39%)이 최초 수용의 주된 계기로 나타났으며, 비자발적 몰입이 유료 전환의 핵심 동인임이 확인되었다. 광고 시청형 무료 서비스가 가장 높은 이용자 호감을 기록하였으며(비글루 78%, 네이버TV 74%), 과금 방식별 수용 의향에서도 광고 시청형이 64%로 최상위를 보였다. 본 연구는 비자발적 몰입과 지각된 비용 공정성을 탐색적 분석 개념으로 제안하며, 숏폼 채널 운영자의 수익 구조 및 이용자 유지 전략 설계에 시사점을 제공한다.
Abstract
Short-form drama has rapidly emerged as a core format in the domestic video content industry. However, empirical research integrating involuntary reception via algorithmic exposure, channel-specific pricing responses, and paid conversion mechanisms remains limited. This study selected 15,000 valid comments from 48,294 raw items collected from three Naver cafés and YouTube, applying inductive content analysis and textual case analysis in parallel. Results indicate that algorithm-driven exposure (39%) is the primary trigger for initial reception, and involuntary immersion is the key driver of paid conversion. Ad-supported free services recorded the highest user favorability (Vigloo 78%, Naver TV 74%), and the ad-supported model ranked highest in payment acceptance at 64%. This study proposes involuntary immersion and perceived cost fairness as exploratory analytical concepts, offering implications for revenue structure design and user retention strategies for short-form channel operators.
Keywords:
Short-Form, Uses and Gratifications, Media System Dependency, Involuntary Immersion, Perceived Cost Fairness키워드:
숏폼 드라마, 이용과 충족 이론, 미디어 시스템 의존 이론, 비자발적 몰입, 지각된 비용 공정성Ⅰ. 서 론
스마트폰 보급률의 급증과 모바일 데이터 이용량의 지속적 증가는 영상 콘텐츠의 소비 방식과 생산 구조를 근본적으로 재편하고 있다[1]. 유튜브 쇼츠와 틱톡이 주도한 초단편 영상 소비 문화는 드라마라는 서사 콘텐츠 영역으로까지 확장되어, 숏폼 드라마(short-form drama)라는 새로운 콘텐츠 형식이 글로벌 미디어 산업의 주요 화두로 부상하고 있다.
숏폼 드라마의 부상은 한국만의 현상이 아니다. 중국에서는 이미 2024년 숏폼 드라마 시장 매출이 약 504억 위안(약 9조 원)으로 중국 영화 박스오피스 수익을 처음으로 추월하였으며, 2025년에는 약 94억 달러 규모로 성장이 예측된다[2]. 중국 밖에서는 미국이 가장 큰 시장으로 2024년 약 8억 1,900만 달러의 수익을 기록하였으며, 2030년까지 38억 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3]. 2025년에는 릴숏, 드라마박스, 굿숏 등 중국계 숏폼 드라마 앱이 미국 내 해당 카테고리 전체 다운로드의 약 절반을 차지하였다. 국내에서도 KT스튜디오 지니가 제작한 숏폼 드라마 <청소부의 두 번째 결혼>과 <자만추 클럽하우스>가 드라마박스와 릴숏에서 각각 인기 1위를 기록하였다[4]. 경향신문 보도에 따르면 한국콘텐츠진흥원의 ‘2025 콘텐츠 이용 행태 조사’에서 국내 응답자의 58.6%가 이미 숏폼 콘텐츠를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5]. 이처럼 숏폼 드라마는 중국에서 미국으로, 그리고 전 세계 숏폼 콘텐츠 생태계의 핵심 형식으로 자리 잡고 있다. 따라서 국내외 효과적인 숏폼 드라마 전략 수립을 위해서는 수용자의 반응에 대한 체계적 이해가 전제되어야 한다.
국내에서는 현재 7개 이상의 전문 채널에서 숏폼 드라마를 제공하고 있다. 유튜브와 틱톡은 알고리즘 기반 노출을 통해 숏폼 드라마의 초기 인지도를 형성하는 역할을 하고 있으며, 국내 숏폼 전문 채널인 비글루는 코인 및 광고 기반의 독자적 과금 구조를 갖추고 성장하고 있다. 티빙과 같은 국내 OTT도 숏폼 드라마 섹션을 확장하는 추세이며, 중국계 숏폼 전문 채널 릴숏, 드라마박스는 중국산 숏폼 드라마의 국내 유통 창구로 기능하고 있다. 숏폼 콘텐츠에 관한 선행연구는 주로 이용 동기, 중독적 이용, 알고리즘의 영향 등 개별 변인 중심의 탐구에 집중되어 왔으며, 수용자가 숏폼 드라마를 접하는 초기 유입 경로의 유형화, 지속 이용 의향 및 유료 전환 의향의 형성 기제를 다중 채널 비교의 맥락에서 실증한 연구는 아직 충분히 축적되지 않은 상태이다.
특히 숏폼 드라마 수용에는 기존 미디어 수용 연구에서 충분히 탐구되지 않은 독특한 메커니즘이 작동한다. 유튜브 쇼츠나 틱톡의 알고리즘은 수용자가 의도적으로 검색하지 않아도 콘텐츠를 자동 노출하므로, 이용과 충족 이론(UGT)이 전제하는 능동적 수용자(active audience) 가정이 성립하지 않을 수 있다. 알고리즘 노출 이후 콘텐츠에 비자발적으로 몰입하게 되는 현상이 발생하며, 이 몰입 경험이 유료 서비스 전환이라는 실제 행동으로 이어지는 경로가 관찰된다. 또한 채널마다 상이한 과금 구조가 수용자의 채널 선택과 지속 이용에 미치는 영향이 기존 연구에서 탐구된 바 없다.
본 연구는 이러한 문제의식에서 출발하여 7개 채널 이용자의 댓글 데이터를 귀납적 내용 분석과 텍스트 분석을 병행하여 분석함으로써, 숏폼 드라마 수용자의 이용 행태와 서비스 수용 의향을 결정하는 요인을 규명하고자 한다.
1-1 연구 문제
본 연구는 다음 네 가지 연구 문제를 중심으로 탐구를 진행하였다.
- 연구문제 1. 숏폼 드라마 수용자의 최초 접촉 경로는 숏폼 채널별로 어떤 차이를 보이는가?
- 연구문제 2. 7개 숏폼 채널별 수용자 선호도와 제작 및 과금 방식의 차별성과는 어떠한 관계를 보이는가?
- 연구문제 3. 시청자들의 시청 알고리즘 패턴에 따른 비자발적 몰입은 유료 전환에 영향을 미치는가?
- 연구문제 4. 숏폼 채널별 유료 시청료 과금 정책이 시청자들의 각 채널에 대한 선호도와 지속 사용 등 신뢰도에 미치는 영향은 어떠한가?
Ⅱ. 이론적 배경
2-1 이용과 충족 이론
이용과 충족 이론(Uses and Gratifications Theory: UGT)은 Katz, Blumler와 Gurevitch가 체계화한 이론으로, 수용자가 자신의 심리적 필요와 사회적 욕구를 충족하기 위해 미디어를 능동적으로 선택하고 이용한다고 전제한다[6]. 이 이론은 수용자를 미디어 효과의 수동적 대상으로 바라보던 기존 관점에서 벗어나, 능동적 선택자(active audience)라는 개념을 중심에 놓음으로써 미디어 수용 연구의 패러다임을 전환하였다. McQuail은 이 이론을 확장하여 오락 추구, 정보 획득, 개인 정체성 확인, 사회적 통합 등 네 가지 핵심 충족 유형을 제시하였으며[7], 이후 인터넷 및 모바일 미디어 환경에서의 다양한 적용 연구로 이어졌다.
그러나 Sundar와 Limperos는 디지털 미디어 환경에서 이용자가 얻는 충족은 개인의 심리적 동기에서 비롯되는 이용자 지향 충족(user-oriented gratifications)뿐만 아니라, 플랫폼의 기술적 특성이 구조화하는 플랫폼 지향 충족(platform-oriented gratifications)에 의해서도 형성됨을 주장하며 UGT 2.0을 제안하였다[8]. UGT 2.0은 Sundar의 MAIN모델, 즉 양식성(Modality), 행위성(Agency), 상호작용성(Interactivity), 항행성(Navigability)의 네 가지 어포던스가 이용자의 충족 경험을 구조화한다는 논의를 이론적 토대로 삼는다[9].
숏폼 드라마는 통상 편당 1분에서 3분 내외의 세로형(vertical) 영상으로 구성되며, 연속 에피소드 구조를 통해 기존 웹드라마와 OTT 드라마의 서사적 특성을 유지하면서도 모바일 환경에서의 즉각적 소비를 가능하게 한다는 점에서 기존 콘텐츠 형식과 구별된다. 알고리즘 기반 숏폼 환경에서는 UGT 2.0의 논의가 더욱 근본적인 재검토를 요구한다. 유튜브 쇼츠와 틱톡의 추천 알고리즘은 수용자가 의도적으로 선택하지 않은 콘텐츠를 자동으로 노출함으로써, 수용의 시작점 자체가 이용자의 자발적 선택이 아닌 알고리즘의 판단에 의해 결정된다. 이는 Bucher가 지적한 알고리즘의 선제적 논리(preemptive logic)로서, 수용자가 콘텐츠를 선택하기 전에 알고리즘이 이미 수용자를 선택하는 구조적 역전이 발생한다[10]. Rader와 Gray 역시 알고리즘이 이용자의 콘텐츠 접촉 구조를 근본적으로 재편함을 실증하였으며[11], Pariser는 필터 버블(filter bubble) 개념을 통해 알고리즘이 수용자의 선택 가능성을 사전에 제한함을 논의하였다[12].
2-2 미디어 시스템 의존 이론
미디어 시스템 의존 이론(Media System Dependency Theory: MSD Theory)은 Ball-Rokeach와 DeFleur가 제안한 이론으로, 수용자, 미디어, 사회 시스템이라는 삼각 관계 속에서 수용자가 미디어에 의존하게 되는 구조적 조건을 설명한다[13]. 이 이론에 따르면, 미디어가 수행하는 사회적 정보 기능이 중요해질수록, 그리고 사회적 변화와 갈등이 심화될수록 수용자의 미디어 의존도는 높아진다. 의존 관계는 인지적, 정서적, 행동적 결과를 수반하며, 이는 단순한 이용 빈도를 넘어 수용자의 태도와 행동에 지속적인 영향을 미친다.
알고리즘 시대에 MSD 이론은 새로운 적용 맥락을 갖는다. 수용자가 특정 채널의 알고리즘에 의존하여 콘텐츠를 발견하고 소비하는 구조는, Ball-Rokeach와 DeFleur가 논의한 미디어 의존 관계가 생산자 의존 관계로 전환된 현상으로 해석할 수 있다[13]. 본 연구에서 관찰된 비자발적 몰입 현상, 즉 알고리즘 노출 이후 콘텐츠 소비를 지속하다가 유료 전환에 이르는 경로는 MSD 이론에서 논의되는 의존 관계의 인지적, 행동적 결과로 이론화될 수 있다. 특히 Ball-Rokeach가 강조한 미디어 의존의 사회화 기능[14], 즉 미디어가 수용자의 사회적 현실 인식과 행동 패턴을 구조화하는 방식은, 숏폼 드라마 수용자의 일상적 콘텐츠 소비 패턴을 어떻게 형성하는지를 설명하는 데 적합한 이론적 틀을 제공한다.
2-3 플랫폼 어포던스 이론
어포던스(affordance) 개념은 Gibson의 생태심리학적 지각 이론에서 유래하며, Hopkins는 이 개념의 계보를 정리하면서 디지털 미디어 환경에서 플랫폼이 이용자에게 제공하는 행동 가능성의 집합으로 재개념화하였다[15]. 이에 앞서 Norman은 이 개념을 디자인 맥락으로 가져와 인공물이 이용자에게 제공하는 행동 단서로 재개념화한 바 있다[16]. 디지털 미디어 연구에서는 Bucher와 Helmond가 플랫폼 어포던스(platform affordances) 개념을 제안하면서, 디지털 플랫폼이 이용자의 행동을 구조화하고 특정 상호작용을 가능하게 하거나 제한하는 방식에 주목하였다[17]. 이 논의는 Sundar의 MAIN모델과 결합되어, 플랫폼의 기술적 특성이 이용자 행동과 충족 경험을 어떻게 형성하는지를 설명하는 포괄적 이론 틀로 발전하였다[9].
숏폼 제공의 맥락에서 어포던스 이론은 세 가지 핵심적 함의를 제공한다. 첫째, 알고리즘 추천 어포던스는 수용자가 콘텐츠를 탐색하는 행동 방식 자체를 변화시킨다. 둘째, 세로형 포맷 어포던스는 스마트폰 화면에 최적화된 시청 경험을 가능하게 하는 동시에, 기존 가로형 드라마 시청에 익숙한 수용자에게는 포맷 전환 비용(format switching cost)을 유발한다. 셋째, 코인 시스템과 광고 시청형 과금 어포던스는 수용자가 비용 지불 과정을 통제하고 예측하는 방식을 구조화하며, 이는 지각된 비용 공정성 형성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친다. Evens, Henderickx와 Conradie는 스트리밍 플랫폼의 기술적 어포던스가 이용자의 플랫폼 선호를 결정하는 핵심 변인임을 실증하였다[18].
2-4 비자발적 몰입
본 연구에서 제안하는 비자발적 몰입(Involuntary Immersion)은 수용자가 알고리즘 노출에 의해 의도하지 않게 콘텐츠를 접한 이후, 서사적 흡입력이나 캐릭터 매력에 의해 능동적 선택 없이 콘텐츠 소비를 지속하게 되는 현상을 지칭한다. 의지적 노력 없이 외부 자극에 의해 포착되는 비자발적 주의(involuntary attention)는 William James가 수동적 주의(passive attention)로 개념화한 이래 행동심리학의 기본 범주로 논의되어 왔다[19]. 비자발적 몰입 개념은 Csikszentmihalyi의 몰입(Flow) 이론[20]과 Green과 Brock의 서사 이입(Narrative Transportation) 이론[21]을 결합하되, 두 이론이 공통적으로 전제하는 자발적 참여라는 조건이 알고리즘 기반 플랫폼 환경에서는 성립하지 않을 수 있음을 포착하는 분석 개념으로 제안된다.
Csikszentmihalyi의 몰입 이론은 개인이 능력과 도전 수준이 균형을 이룰 때 활동에 완전히 집중하는 상태를 설명하며[20], 이후 웹사이트 이용[22], 온라인 게임[23] 등 다양한 맥락으로 확장 적용되었다. 그러나 기존 몰입 연구는 일관되게 이용자의 자발적 참여를 전제하고 있다.
행동심리학에서 의지의 개입 없이 발생하는 수동적 몰입 상태는 이미 논의된 바 있으며, 본 연구에서 제안하는 비자발적 몰입은 알고리즘이라는 외부 플랫폼 행위자가 노출 구조를 통해 몰입을 유발하고 이것이 유료 전환이라는 행동 변화로 이어지는 미디어 수용 고유의 경로를 포착하여 재맥락화하였다. MSD 이론의 맥락에서 이는 알고리즘 플랫폼 의존이 인지적 결과를 넘어 행동적 결과로 이어지는 메커니즘을 설명하는 사례로 해석된다[13].
2-5 지각된 비용 공정성
지각된 비용(Perceived Cost)은 이용자가 특정 서비스의 이용에 앞서 부담으로 인식하는 금전적 및 비금전적 투입 총량을 의미하며, 유료 미디어 서비스의 이용 의향을 저해하는 핵심 변인으로 논의되어 왔다[24],[25]. 본 연구에서는 이 개념을 단순한 비용 크기의 인식을 넘어 과금 구조의 공정성 지각으로 확장 적용한다. 구체적으로, 수용자가 광고형, 코인형, 대여형, 정액형, 편당 소장형 등 다양한 과금 방식에 대해 콘텐츠 경험 대비 지불 가치가 공정한지를 평가하는 인식 구조상 지각된 비용 공정성(Perceived Cost Fairness)으로 개념화한다. 기존 연구는 대체로 유료 대 무료라는 이분법적 비용 구조를 전제하였으며, 다양한 과금 구조가 공존하는 숏폼 드라마 생태계에서의 수용자 반응을 탐구할 필요가 있다.
수용자가 특정 과금 구조에 대해 콘텐츠 경험 대비 지불 가치가 공정하다고 스스로 인식하는 정도를 의미한다. 수용자가 비용의 절대적 크기보다 비용 지불 방식의 통제감과 접근권 보장 여부를 더 중요한 판단 기준으로 삼는다는 본 연구의 발견은, Anderson이 제시한 무료 기반 부분 유료화 수익 모형의 국내 숏폼 드라마 적용 가능성을 시사한다[26].
2-6 숏폼 드라마 상영시간 역설
본 연구에서는 숏폼 드라마 상영시간의 역설이 발견된다. 숏폼 드라마는 짧은 러닝타임(1분에서 3분)으로 시청 용이성이 초기 몰입을 촉진하지만, 몰입 이후에는 오히려 짧은 상영시간이 불만족의 원인이 되는 역설적 현상이다.
이러한 상영 시간에 대한 역설은 Zillmann의 기분 관리 이론(Mood Management Theory)에서 논의되는 최적 각성 수준(optimal arousal level)의 유지 문제와 연결된다[27]. 숏폼 드라마는 강렬한 감정 자극으로 수용자를 최적 각성 상태에 이르게 하지만, 지속적 서사 공급 없이 콘텐츠가 종료됨으로써 미충족 상태를 야기한다. 이는 Brooks가 이론화한 서사 욕망(narrative desire) 개념과도 공명하는데[28], 이는 숏폼 드라마 산업이 편당 길이와 서사적 완성도 사이에서 직면하는 구조적 딜레마를 반영한다.
숏폼 드라마는 스마트폰 세로 화면 비율에 맞도록 9:16 비율의 세로형 포맷을 채택하고 있다. 이는 모바일 시청환경에서 즉각적 소비에는 적합하지만, 가로 포맷 드라마 시청에 익숙한 수용자에게는 포맷 전환에 따른 비용 부담을 유발한다.
이는 Rogers 등의 혁신 확산 이론(Diffusion of Innovations)에서 논의되는 호환성(compatibility) 변인이 숏폼 드라마 수용에도 중요하게 작용함을 시사한다[29]. 세로형 포맷은 틱톡과 릴스를 통해 이미 내면화된 젊은 세대에게는 친숙한 형식이지만, 기존 드라마 시청 문화에 익숙한 중장년층에게는 수용 저항을 유발할 수 있다. 이는 플랫폼 어포던스 이론에서 논의되는 이용자와 기술 설계 간의 적합성(fit) 문제이기도 하다[17].
이익희는 숏폼 드라마 사례 분석을 통해 버티컬 쇼트의 영상 표현기법이 기존 가로형 영상과 구별되는 고유한 미학적 문법을 형성하고 있음을 실증하였으며, 이는 세로형 포맷 적응 비용이 단순한 시청 불편을 넘어 기존 영상 문법과의 충돌에서 비롯된 구조적 문제임을 시사한다[30]. 최현주, 정재필 역시 숏폼 콘텐츠 제작 환경에서 마커 기반 자동화 워크플로우를 도입함으로써 세로형 포맷 특유의 제작 효율성이 확보될 수 있음을 보여, 플랫폼 어포던스 설계가 콘텐츠 제작 생태계 전반에 미치는 영향을 실증하였다[31].
2-7 선행연구 사례분석
숏폼 콘텐츠에 관한 선행연구들을 살펴보면, 이용 동기와 지속 이용 간의 관계[32], 반복 이용과 통제력 상실로 이어지는 중독적 이용 패턴[33], 알고리즘이 이용자의 콘텐츠 접촉 구조와 선택을 재편하는 방식[11],[12] 등에 집중되어 있다. 중국 숏폼 드라마 이용자의 심리적 의존 과정을 탐구한 Jiao는 감정적 충족, 사회적 상호작용, 스트레스 해소가 숏폼 드라마 소비를 강화하는 동인으로 작용함을 확인하였다[34]. Yang 등은 오락 추구, 정보 획득, 사회적 연결 등을 포함하는 숏폼 콘텐츠 이용 동기의 다차원 측정 척도를 개발하였다[35]. Scherr와 Wang은 알고리즘 추천 앱의 이용 충족과 앱 의존성 사이의 관계를 분석하였으며[36], Qiao 등은 이용 충족, 피로감, 알고리즘 앱 의존성 간의 매개 구조를 실증하였다[37].
이정기와 최진호는 숏폼 콘텐츠 이용 동기가 강할수록 중독적 이용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짐을 주장하였다[32]. 유재환은 한·중·일 숏폼 드라마 산업의 제작 방식, 유통 구조, 과금 모델을 비교 분석하여 국내 시장이 중국계 플랫폼의 자본력과 일본의 고품질 제작 문화 사이에서 서사적 차별성을 확보하는 전략을 구축해야 함을 논의하였다[38]. 백지혜, 김헌은 재가공형 숏폼 드라마 이용이 본편 드라마의 시청을 유도하는 상호 보완적 소비 구조를 형성함을 실증하였다[39]. 이 같은 학문적 논의들은 본 연구에서 논의하는 비자발적 몰입이 플랫폼 간 교차 전환 행동으로 이어지는 메커니즘을 간접적으로 뒷받침한다. 하지만 숏폼 드라마라는 특정 장르에 초점을 맞추고, 채널별 비교 분석을 실시하며, 알고리즘 노출, 비자발적 몰입, 과금 구조 인식이라는 분석 요소를 통합적으로 탐구한 연구는 현재까지 충분히 이루어지지 않은 실정이다.
Ⅲ. 연구 대상 및 방법
3-1 연구설계
본 연구는 국내외 7개 숏폼 드라마 채널 이용자의 댓글 텍스트를 분석하여 수용자의 이용 행태와 채널 수용 의향을 규명하기 위해, 대규모 댓글 데이터에 대한 체계적 내용 분석(content analysis)을 실시하여 수용자 반응을 유형화하였다. 또한, 반복 등장하는 대표 댓글의 담론 패턴을 귀납적으로 해석하는 텍스트 기반 분석을 병행하였다.
분석 단위는 개별 댓글 텍스트이며, 수용자가 공개적으로 게시한 자발적 텍스트 자료를 활용함으로써 연구자의 개입에 의한 반응 왜곡을 최소화하였다. 자료 수집은 네이버 드라마 전문 카페 3개소 및 유튜브 관련 영상 댓글의 수동 수집으로 이루어졌으며, 수집된 댓글 내 이용자 언급을 기준으로 채널별로 분류하였다.
3-2 분석 대상 선정
본 연구의 분석 대상 채널은 현재 국내 이용자에게 숏폼 드라마를 제공하고 있는 7개 숏폼 채널로 선정하였다. 선정 기준은 첫째 국내에서 앱 또는 웹 브라우저를 통해 서비스가 공개 제공되는 채널일 것, 둘째 숏폼 드라마 콘텐츠를 공식적으로 제공하고 있을 것, 셋째 이용자 댓글에서 언급되는 채널로서 댓글 수집이 가능한 채널일 것, 넷째 글로벌 무료, 국내 무료, 국내 유료, 해외 유료 등 채널 유형의 다양성을 확보할 것으로 정하였다.
아래 표 1은 본 연구에서 분석한 7개 채널의 유형, 과금 방식, 주요 특성을 정리한 것으로, 채널 간 구조적 차이가 수용자 반응에 미치는 영향을 비교 분석하기 위한 준거로 활용되었다.
3-3 자료 수집
자료 수집은 2025년 9월부터 2026년 3월까지 약 7개월에 걸쳐 진행되었다. 수집은 두 경로를 통해 이루어졌다. 첫째, 네이버 드라마 전문 카페 3개소에서 게시글 및 댓글을 수동으로 수집하였다. 대상 카페는 육아/생활정보 커뮤니티 맘스홀릭, 중국/무협 드라마 전문 커뮤니티 무협중국드라마mjbox, 창작자 및 드라마 팬덤 커뮤니티 기승전결 작가그룹이다. 이들 카페는 다양한 숏폼 드라마 채널에 대한 비교 평가와 심층적 이용 경험이 가장 활발하게 서술되는 커뮤니티 공간이었다.
둘째, 유튜브에서 숏폼 드라마 관련 콘텐츠 영상을 직접 검색하여 댓글을 추가로 수동 수집하였다. 유튜브 수집에 활용한 주요 검색어는 숏폼드라마 추천, 티빙 숏폼, 비글루 드라마 후기, 릴숏 드라마, 드라마박스 리뷰 등이다. 수집 과정에서 숏차, 드라마 웨이브 등 추가적인 채널 언급도 다수 발견되었으나, 전체 유효 댓글 대비 언급 비중이 각각 1% 미만으로 낮아 최종 분석 대상에서 제외하였다.
다만 대상 카페는 국내 네이버 카페 플랫폼 내에서 숏폼 드라마 채널에 대한 비교 평가와 이용 경험이 실질적으로 축적된 커뮤니티로서, 연구 시점 기준 이 세 곳 외에는 숏폼 드라마 관련 담론이 충분한 규모로 형성된 공간이 드물게 발견되었다는 점에서 목적 표집(purposive sampling)의 요건을 충족한다. 맘스홀릭은 육아·주부층, 무협중국드라마mjbox는 중국 콘텐츠 선호층, 기승전결 작가그룹은 창작자층을 주된 이용자로 하므로, 각 출처의 이용자 성향이 분석 결과에 편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으며, 이 세 커뮤니티가 국내 숏폼 드라마 수용자 전체를 대표한다고 보기 어렵다는 점을 연구의 한계로 명시한다.
원시 수집 댓글은 총 48,294개였다. 최종 분석 대상 유효 댓글은 15,000개(원시 수집 대비 31.1%)로 선별되었다. 선별 과정은 두 단계로 진행되었다. 1단계에서는 연구자 1인이 전체 댓글에 대한 자동 필터링(이모지 전용, 반복 게시, 광고성 패턴 포함 댓글 제거)을 적용하였고, 2단계에서는 위 선별 기준에 따른 수동 검토를 실시하였다. 각 댓글에 대해 포함 및 제외 여부를 판단하는 체크리스트(채널 비이용자 구분, 단순 반복에 대한 처리 등)를 사전에 작성하여 일관성을 확보하였으며, 경계 사례(특정 배우 언급이 포함되었으나 채널 평가도 함께 기술된 댓글 등)는 연구자와 보조 코더가 합의 후 결정하였다.
표 2는 수집 출처별 원시 댓글 수와 유효 댓글 수를 정리한 것이며, 표 3은 유효 댓글을 이용자 언급 채널 기준으로 재분류한 분포를 보여준다. 앞서 표 2의 유효율(%)은 각 수집 출처별 원시 수집 댓글 수 대비 유효 댓글 수의 비율을 나타낸다.
3-4 분석 방법
수집된 유효 댓글은 귀납적 내용 분석 방법을 적용하였다. 먼저 전체 유효 댓글의 10%에 해당하는 1,500개를 무작위 추출하여 예비 코딩을 실시하고,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반응 유형을 귀납적으로 범주화하였다. 코딩 체계는 본 연구의 네 가지 연구문제에 각각 대응하는 네 가지 차원으로 구성되었다. 감성 분류(호감·비호감·중립)는 연구문제 2의 채널별 호감 반응 분석에, 수용자 유입 경로는 연구문제 1의 유형화에, 호감 결정 요인과 비호감 요인은 연구문제 3·4의 몰입 및 과금 구조 인식 분석에 대응한다. 이 차원 구성은 예비 코딩(전체의 10%, 1,500개) 결과에서 귀납적으로 도출된 반응 유형을 바탕으로 최종 확정되었다. 감성 분류 차원은 채널 및 콘텐츠에 대한 정서적 평가가 긍정적 평가·추천 의사로 표출된 경우를 호감, 부정적 평가·이탈 의사로 표출된 경우를 비호감, 사실 서술·단순 질문에 그친 경우를 중립으로 조작적으로 정의하였다. 비호감 요인 차원은 콘텐츠 길이 부족, 과금 구조 불만, 세로형 포맷 적응 어려움, 인지도 부재, 콘텐츠 품질의 다섯 범주로 구성되며, 각 범주의 조작적 정의는 표 7의 분석 범주에 대응한다. 코딩 일치도를 검증하기 위해 전체 유효 댓글의 10%(1,500개)를 연구자 1인과 훈련된 독립 코더 1인이 각각 코딩하고 Cohen’s Kappa 계수를 산출하였다. 산출된 값은 kappa=.81로 Landis와 Koch의 기준에 따르면 강한 일치(substantial agreement) 수준에 해당한다[40]. 코딩 불일치가 발생한 사례, 특히 긍정과 부정의 정서가 혼재하거나 맥락 의존적 해석이 요구되는 댓글에 대해서는 연구자와 코더가 개별 사례를 재검토하고 합의에 도달하는 절차를 거쳤다.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은 소수 사례는 미디어 연구 경력 5년 이상의 외부 연구자 1인의 조정을 통해 최종 범주를 확정하였다.
표 4는 코딩 범주와 조작적 정의를 정리한 것으로, 이 범주 체계를 기준으로 전체 유효 댓글의 분류가 이루어졌다.
댓글 텍스트 사례 분석에서는 비자발적 몰입 경험, 유료 전환 경로, 채널 과금 구조에 대한 인식, 국내 숏폼 드라마 산업에 대한 수용자의 시각이 드러나는 댓글을 심층적으로 분석하였다. 또한 숏폼 드라마에 대해 회의적 시각을 명시한 댓글은 별도 하위 범주로 분류하여, 긍정적 이용자 집단의 반응과 병렬 비교하였다.
본 연구에서 활용된 댓글 데이터는 이용자가 자발적으로 공개 게시한 비유도적(non-reactive) 자료로서, Webb 등이 지적한 사회적 바람직성 편향(social desirability bias)—응답자가 사회적으로 용인되는 방향으로 답변을 조정하는 경향—으로부터 자유롭다는 장점을 지닌다[41].
Ⅳ. 연구결과
4-1 숏폼 드라마 수용자 유입 경로(연구문제1)
숏폼 드라마 수용자 유입 경로를 분류한 결과 아래 표 5와 같다.
표 5에서 숏폼 드라마 수용자의 최초 유입 경로를 분석한 결과, 알고리즘 노출 유입이 39.0%(5,850건)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였으며, 능동적 검색 유입이 24.0%(3,600건), 커뮤니티 추천 유입 19.0%(2,850건), 광고 접촉 유입 11.0%(1,650건), OTT 연계 유입 7.0%(1,050건) 순으로 나타났다. 이 결과에서 가장 주목해야 할 발견은 알고리즘 노출 유입이 전체의 39.0%에 달한다는 점이다. 이는 UGT 2.0이 상정하는 능동적 수용자 모형으로는 숏폼 드라마 수용자의 가장 큰 집단을 설명할 수 없음을 의미하며, MSD 이론에서 논의하는 플랫폼 의존 구조의 행동적 결과로 해석된다[13].
채널별로 살펴보면, 틱톡과 유튜브에서의 알고리즘 유도 노출 비중이 각각 53.2%, 48.7%로 특히 높게 나타났으며, 비글루(18.3%)와 티빙(19.7%) 등 국내 플랫폼에서는 자발적 탐색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이는 국내 숏폼 드라마의 경우 이미 장르 팬덤 및 기존 OTT 이용자를 통한 자발적 탐색이 주요 유입 경로로 기능하고 있음을 시사하며, 플랫폼 어포던스가 이용자 유입 구조를 어떻게 차별화하는지를 보여준다.
4-2 숏폼 채널별 선호도 분석(연구문제2)
7개 채널별 수용자 반응을 분석한 결과, 채널 유형에 따라 호감 및 비호감 반응이 체계적으로 차별화되는 것이 확인되었다. 비글루가 호감 78%, 비호감 22%로 가장 높은 호감 비율을 기록하였으며, 네이버TV(호감 74%), 유튜브(호감 71%), 틱톡(호감 68%) 순으로 나타났다. 반면 티빙(호감 65%), 릴숏(호감 61%), 드라마박스(호감 58%)에서는 상대적으로 낮은 호감 반응이 관찰되었다. 채널별 호감/비호감 비율은 표 6과 같다.
이 결과에서 이론적으로 중요한 발견은, 광고 시청 기반 무료 이용 옵션을 보유한 채널(비글루, 네이버TV)이 유료 정액형(티빙) 및 코인형(릴숏, 드라마박스)보다 일관되게 높은 호감 반응을 보였다는 점이다. 이는 단순히 비용 부담의 차이가 아니라 앞서 논의한 지각된 비용 공정성의 차이에서 비롯된 것으로 해석된다. 특히 비글루의 경우 국내 유료(코인) 채널로 분류됨에도 불구하고 가장 높은 호감 비율을 기록하였는데, 이는 광고 시청을 통한 무료 이용 옵션과 코인 시스템의 유연성이 수용자의 비용 공정성 지각을 높이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한편 릴숏과 드라마박스의 비호감 비율(각각 39%, 42%)이 상대적으로 높은 원인은 과금 구조만으로 온전히 설명되지 않는다. 4-6절 텍스트 사례 분석에서 확인되듯, 중국산 번역 콘텐츠의 서사적 이질성과 포맷 피로가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즉, 중국계 플랫폼에 대한 비호감 반응은 코인 과금 구조에 대한 공정성 불만(지각된 비용 공정성 저하)과, 신데렐라 역전, 재벌 로맨스 등 정형화된 서사 구조에 대한 서사적 피로감이 중첩된 결과로 해석된다. 두 요인을 구분하여 분석하는 작업은 후속 연구의 과제로 남는다.
4-3 호감 결정 요인 분석 결과
전체 호감 댓글 10,379건(69.2%) 중 호감 사유가 명시적으로 서술되지 않은 627건을 제외한 9,752건을 대상으로 호감 결정 요인을 분석한 결과, 비자발적 몰입이 2,535건(26.0%)으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였으며, 콘텐츠 서사/몰입 2,048건(21.0%), 배우/캐릭터 매력 1,658건(17.0%), 무료 접근성 1,365건(14.0%), 장르 특수성 975건(10.0%), 포맷 편의성 683건(7.0%), 채널 편의성 488건(5.0%) 순으로 나타났다.
이 결과에서 주목되는 점은 비자발적 몰입이 전체 호감 결정 요인 중 가장 높은 비중(26.0%)을 차지하였다는 것이다. 이는 MSD 이론에서 논의하는 플랫폼 의존 관계의 행동적 결과가 호감 형성으로 이어지는 메커니즘을 실증하는 것으로, 수용자가 처음부터 좋아서 보는 것이 아니라 어쩌다 보게 되었는데 좋아지는 역방향 수용 경로(reverse adoption pathway)의 존재를 확인한다.
4-4 비호감 요인 분석 결과
전체 비호감 댓글 4,621건 중 비호감 사유가 특정되지 않은 184건을 제외한 4,437건을 대상으로 비호감 요인을 분석한 결과, 콘텐츠 길이 부족이 29.0%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였으며, 과금 구조 불만 27.0%, 세로형 포맷 적응 어려움 17.0%, 인지도 부재 15.0%, 콘텐츠 품질 12.0% 순으로 나타났다. 비호감 요인 구성은 표 7과 같다.
두 가지 중요한 발견이 도출된다. 첫째, 비호감 요인 1위가 콘텐츠 자체의 품질이 아닌 러닝타임 부족이라는 점은 이론적 배경에서 논의한 길이 역설 현상이 실제 수용자 데이터에서 실증적으로 확인된 것이다. 이는 Zillmann의 기분 관리 이론에서 예측하는 최적 각성 미충족 상태가 불만족으로 표출된 결과로 해석된다[27]. 둘째, 인지도 부재(15.0%)가 독립적 비호감 요인으로 포착된 것은 Rogers 등의 혁신 확산 이론에서 논의되는 관찰 가능성과 사회적 증거의 부재가 숏폼 드라마의 확산을 구조적으로 저해함을 시사한다[29].
4-5 과금 구조 인식 및 유료 전환 경로 분석(연구문제4)
과금 방식별 수용 의향 분석 결과, 광고 시청형이 64%로 가장 높은 수용 의향을 기록하였으며, 무료 코인형 57%, 광고형(긴 광고) 49%, 정액제 31%, 코인구매형 26%, 3일 대여형 21%, 편당 소장형 17% 순으로 나타났다. 이 결과는 수용자가 콘텐츠에 대한 접근권을 지속적으로 보유할 수 있는 방식을 가장 선호하며, 일시적 접근권(대여형)이나 일회성 소비(편당 소장형)에 가장 강한 저항감을 보임을 보여준다. 과금 방식별 수용 의향은 표 8과 같다.
유료 전환 경로를 분석한 결과, 무료 채널에서 유료 앱으로의 전환이 33%로 가장 높았으며, 무료 코인 소진 후 결제가 27%, 광고 시청으로 무료 유지가 25%, 처음부터 유료 결제가 15%로 나타났다. 전체 이용 경로의 60%(무료 채널 경유 전환 33%와 무료 코인 소진 후 결제 27%)가 무료 노출 경험을 선행 조건으로 한다는 이 발견은 비자발적 몰입과 유료 전환 사이의 인과적 연결을 실증적으로 뒷받침하는 핵심 결과이며, UGT 2.0에서 논의하는 플랫폼 어포던스 기반 충족이 실제 행동(결제)으로 이어지는 경로를 확인한다[8].
4-6 댓글 텍스트 사례 분석
댓글 텍스트 분석에서 가장 반복적으로 나타난 서사 구조는 알고리즘 노출, 비자발적 시청, 몰입, 유료 전환의 4단계 경로였다. 비글루의 경우 무료 코인 적립 구조가 수용자가 과금 저항을 느끼기 전에 자연스럽게 콘텐츠에 깊이 관여하도록 설계되어 있다. 댓글 사례를 통해 숏폼 드라마 수용자가 유료 서비스 결제에 이르게 되는 과정이 발견된다. 이는 MSD 이론에서 논의하는 미디어 의존의 인지적 결과가 행동적 결과로 전환되는 메커니즘과 일치한다[13].
숏폼 드라마 채널이 이미 수십만 명의 이용자를 보유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숏폼 드라마 소비자 주변에 이를 시청하는 사람이 없다고 보고하는 사례가 반복적으로 나타났다. 이 현상은 Rogers 등이 이론화한 관찰 가능성 및 사회적 증거 메커니즘의 구조적 결핍을 반영하며[29], 숏폼 드라마 수용자가 사회적 가시성을 확보하지 못한 잠재적 다수로 존재함을 시사한다.
숏폼 드라마를 반복적으로 소비한 수용자들 사이에서 포맷 자체에 대한 피로감과 서사 논리의 불일치에 대한 불만이 누적되는 경향이 나타났다. 특히 드라마박스 등의 플랫폼을 통해 중국산 숏폼 드라마를 먼저 접한 수용자들이 한국 숏폼 드라마로 유입되는 교차 수용 경로가 확인되었는데, 이 수용자들은 이미 산업적으로 검증된 포맷에 충분히 노출된 경험을 지니고 있어 서사적 완성도에 대한 기준이 더 높아지는 현상을 보였다. Green과 Brock의 서사 이입 이론에서 논의하는 서사 일관성의 최소 조건이 충족되지 않을 때 발생하는 이입 실패 현상으로 해석된다[21].
수용자들은 채널별 과금 구조를 매우 정교하게 비교하는 인식 수준을 보였다. 이용자들은 일일 시청 가능 편수, 광고 길이, 소장 대 대여 조건을 세밀하게 비교 평가하며, 단순히 저렴함과 고가 사이가 아니라 통제 가능 대 불가, 예측 가능 대 불가, 소장권 부여 대 접근 제한 모델을 구분하여 인식하고 있었다. 이 패턴은 Oliver와 Swan이 이론화한 거래 형평성 지각이 과금 구조 수용의 핵심 기준으로 기능함을 시사한다[42].
Ⅴ. 결론 및 논의
5-1 연구 결과 요약
본 연구는 서론에서 설정한 네 가지 연구 문제에 대해 귀납적 내용 분석 및 텍스트 사례 분석을 통해 다음과 같은 실증적 결과를 도출하였다. 연구문제 1에 대해, 숏폼 드라마 수용자의 최초 유입 경로는 알고리즘 노출 유입(39.0%), 능동적 검색 유입(24.0%), 추천 경유 유입(19.0%), 광고 접촉 유입(11.0%), OTT 연계 유입(7.0%)의 다섯 유형으로 분류되었으며, 알고리즘 노출 유입이 가장 지배적인 경로로 확인되었다. 연구문제 2에 대해, 광고 시청 대가형 무료 이용 방식을 제공하는 채널(비글루 78%, 네이버TV 74%)이 유료 정액형(티빙 65%) 및 중국계 코인형(릴숏 61%, 드라마박스 58%)보다 유의미하게 높은 호감 반응을 보였다. 연구문제 3에 대해, 비자발적 몰입이 전체 호감 결정 요인 중 가장 높은 비중(26.0%)을 차지하였으며, 유료 전환 경로의 대부분(60%)이 무료 노출 경험을 선행 조건으로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문제 4에 대해, 광고 시청 대가형 무료 이용 방식이 가장 높은 수용 의향(64%)을 기록하였으며, 수용자는 비용의 절대적 크기보다 접근권의 통제 가능성과 예측 가능성을 핵심 판단 기준으로 삼는 것으로 나타났다.
5-2 시사점
본 연구는 알고리즘 시대의 숏폼 드라마 수용 현상을 실증적으로 분석함으로써 다음과 같은 이론적 시사점을 제공한다.
첫째, MSD 이론의 알고리즘 시대 적용 가능성이 확인되었다. Ball-Rokeach와 DeFleur가 제안한 미디어 시스템 의존 이론은[13], 알고리즘 채널 의존이 비자발적 몰입이라는 인지적 결과를 거쳐 유료 전환이라는 행동적 결과로 이어지는 메커니즘을 설명하는 이론적 틀로 검증되었다. 이는 MSD 이론이 전통적 매스미디어 환경을 넘어 알고리즘 기반 디지털 채널 환경에서도 유효한 설명력을 지님을 보여주며, 이론의 적용 범위를 확장한다.
둘째, 비자발적 몰입(Involuntary Immersion) 개념이 재맥락화되었다. 의지적 노력 없이 외부 자극에 의해 포착되는 비자발적 주의(involuntary attention)는 William James가 수동적 주의(passive attention)로 개념화한 이래 행동심리학의 기본 범주로 논의되어왔다. 알고리즘이라는 채널 구조적 행위자가 비자발적 주의의 발생 조건을 인위적으로 설계하고, 그 결과로 형성된 몰입이 유료 전환의 행동을 자극하는 사례가 발견된다.
셋째, Oliver와 Swan의 소비자 공정성 지각 이론[42]을 기반으로, 수용자가 과금 구조의 통제 가능성, 예측 가능성, 접근권 보장 여부라는 세 가지 차원에서 공정성을 지각하는 것이 구체화 되었다.
넷째, 길이 역설(Length Paradox)과 세로형 포맷 적응 비용(Vertical Format Adaptation Cost)이라는 두 분석 개념을 도출하였다. 이 두 개념은 숏폼 드라마 산업이 편당 길이와 서사적 완성도 사이에서, 그리고 모바일 최적화와 기존 시청 문법 사이에서 직면하는 구조적 딜레마를 포착한다.
본 연구의 결과는 숏폼 드라마 채널의 수익 구조 설계 및 이용자 유지 전략 수립에 활용될 수 있다는 점에서 다음과 같은 실천적 시사점을 갖는다.
첫째, 숏폼 드라마 채널의 핵심 성장 전략은 알고리즘 노출 설계와 초반 에피소드의 몰입도 강화에 있다. 유료 전환의 60%가 무료 노출 경험을 선행 조건으로 하는 만큼, 유튜브와 틱톡 등 글로벌 무료 채널과의 전략적 제휴를 통해 알고리즘 노출을 극대화하고, 훅 에피소드(hook episode) 설계에 집중 투자해야 한다.
둘째, 과금 구조는 광고 시청 대가형 무료 이용 방식 또는 코인 적립형을 우선 채택하되, 대여형이나 편당 소장형을 주력 모델로 설정하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 광고 시청 기반으로 기본 접근을 보장하면서 프리미엄 기능을 유료로 제공하는 구조가 국내 숏폼 드라마 수용자에게 가장 적합한 과금 모델이다.
셋째, 커뮤니티 기반 확산 전략이 필요하다. 추천 경유 유입(19%)이 세 번째로 높은 유입 경로임을 감안할 때, 이용자들이 자발적으로 콘텐츠를 공유하고 추천하도록 유도하는 소셜 메커니즘 설계가 효과적인 확산 전략이 될 것이다.
넷째, 숏폼 드라마의 편당 길이를 3분에서 5분 수준으로 확장하는 것을 검토해야 한다. 비호감 요인 1위가 러닝타임 부족이라는 결과는 수용자의 서사적 기대를 충족하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중국계 숏폼 채널이 자본력과 알고리즘 최적화를 기반으로 시장 점유를 확대하는 상황에서, 국내 숏폼 채널이 취해야 할 차별화 전략은 두 축으로 구성된다. 하나는 서사적 차별성이다. 중국산 숏폼 드라마의 주류 서사가 신데렐라 역전, 복수, 재벌 로맨스 등 정형화된 구조에 집중되는 반면, K-드라마 고유의 리얼리즘과 캐릭터 밀도를 숏폼 포맷에 이식하는 방향이 수용자의 서사적 피로를 해소하는 전략이 될 수 있다.
다른 하나는 서비스 어포던스 전략이다. 본 연구에서 제시된 바와 같이 한국 이용자는 통제 가능하고 예측 가능한 과금 구조를 핵심 수용 요건으로 삼는다. 광고 시청형 무료 이용과 코인 적립을 결합한 비글루 모델이 이미 국내 이용자로부터 가장 높은 호감을 얻고 있다는 사실은, 이 서비스 어포던스 설계 방향이 해외 경쟁 채널에 대응하는 실질적 전략으로 기능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종합하면, 국내 숏폼 드라마 플랫폼이 중국계 자본 플랫폼과의 경쟁에서 지속 가능한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두 가지 전략 축을 동시에 추진해야 한다. 콘텐츠 전략 측면에서는 중국산 숏폼 드라마의 정형화된 서사 문법과 차별화되는 K-드라마 고유의 리얼리즘, 관계 서사, 캐릭터 심리 묘사를 숏폼 포맷에 이식하는 ‘K-숏폼 서사 문법’의 확립이 요구된다. 플랫폼 어포던스 전략 측면에서는 본 연구가 실증한 바와 같이, 이용자의 통제감과 예측 가능성을 극대화하는 광고 시청 기반 무료 접근 모델을 기본 설계 원칙으로 채택하고, 에피소드 길이를 현행 1~3분에서 3~5분 수준으로 확장하여 서사적 완성도와 즉각적 소비 편의성 사이의 균형을 확보하는 것이 핵심 과제이다. 이 두 전략의 결합이 국내 숏폼 드라마 플랫폼의 글로벌 경쟁력 확보를 위한 현실적 경로가 될 것이다.
본 연구는 방법론적, 데이터 범위 측면에서 다음과 같은 한계를 지닌다. 첫째, 댓글 기반 자료는 자기 표현 의지가 있는 이용자의 발화에 한정되므로 자기 선택 편향의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 둘째, 수집 시기(2025년 9월~2026년 3월)는 숏폼 드라마 산업이 급변하는 시점과 맞물려 있어 결과의 시점 한정성이 존재한다. 셋째, kappa=.81의 코더 간 일치도를 확보하였으나, 정서가 혼재한 댓글의 범주 판단에 주관성이 개입될 여지가 있다. 넷째, 수집 출처로 선정된 네이버 카페 3개소의 이용자 특성이 국내 숏폼 드라마 수용자 전체를 대표하지 않을 수 있으며, 이 한계는 후속 연구에서 확률적 표집 설계로 보완되어야 한다.
후속 연구로는 설문조사를 통한 확인적 연구, 세대별/성별 비교 연구, 중국 숏폼 드라마 채널의 국내 확산에 관한 비교 연구, 그리고 국가 간 비교 연구 등이 요청된다. 특히 비자발적 몰입과 지각된 비용 공정성 개념의 심리학적 기반을 정교화하고, 교육적, 사회적, 문화적 맥락에서의 숏폼 드라마 수용 연구로 확장하는 것이 의미 있는 후속 연구 방향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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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소개
2007년:경희대학교 언론정보학과 (정치학사)
2010년:고려대학교 신문방송학과 (문학석사)
2024년:북경대학교 신문방송학과 (문학박사)
2007년~2010년: 중앙일보, Edaily TV, YTN
2011년~2016년: ㈜한화갤러리아, ㈜한화큐셀
2024년~현 재: 고려대학교 KU RCBDSI & EIS Lab 수석연구원, 동서울대학교 디지털방송콘텐츠학과 교수
※관심분야:글로벌 미디어 산업, 콘텐츠 전략 분석, AI 저널리즘 등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