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rea Digital Contents Society
[ Article ]
Journal of Digital Contents Society - Vol. 27, No. 4, pp.1017-1023
ISSN: 1598-2009 (Print) 2287-738X (Online)
Print publication date 30 Apr 2026
Received 20 Jan 2026 Revised 19 Feb 2026 Accepted 23 Mar 2026
DOI: https://doi.org/10.9728/dcs.2026.27.4.1017

국채보상운동 의연금의 시간적 가치 환산과 데이터 기반 인터랙티브 아트 연구

나수민1 ; 임수연2, *
1경북대학교 대학원 디지털미디어아트학과 석사과정
2경북대학교 예술대학 미술학과 교수
Data-Driven Interactive Art Through the Temporal Value Conversion of National Debt Redemption Movement
Su-Min Na1 ; Soo-Yeon Lim2, *
1Master’s Course, Department of Digital Media Arts, Kyungpook National University, Daegu 41566, Korea
2Professor, Department of Fine Arts, Kyungpook National University, Daegu 41566, Korea

Correspondence to: *Soo-Yeon Lim Tel: +82-53-950-5684 E-mail: sylim@k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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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

본 연구는 1907년 국채보상운동의 ‘금연 보국’ 정신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여 역사적 서사를 데이터 기반 체험형 미디어 아트로 환원하는 인터랙티브 제작 공정을 분석한다. 역사적 의연금을 담배 105만 갑으로 치환하여 디지털화하고, Gen-4 Turbo와 Google Flow 기술로 복원한 81초의 연소 영상을 참여형 인터랙션의 핵심 장치로 활용한다. 특히 최저임금 기준의 ‘시간 화폐’ 설계를 통해 관람객의 시청 지속 시간이 상징적 부채 상환으로 이어지게 함으로써, 과거의 기록을 현재의 실천적 행위로 매개한다. 나아가 실시간 컬러 복원 피드백으로 참여자들의 노력을 시각화하여 디지털 환경 내 데이터의 물성과 공동체의 실천적 힘을 형상화한다. 최종 시스템은 라이브니스 검증 알고리즘으로 능동적 개입을 측정하여 파편화된 개인의 관심을 공동체적 가치 복원으로 연결하는 실증적 모델을 제시하며, 이는 기술과 인문학적 서사의 결합이 공동체 윤리를 내면화하는 강력한 역사 교육 수단임을 입증한다.

Abstract

This study analyzes an interactive production process reinterpreting the 1907 National Debt Redemption Movement into data-driven experiential media art. By converting historical funds into 1.05 million symbolic cigarette packs, the research utilizes 81-s combustion videos—restored via Gen-4 Turbo and Google Flow—as core interaction devices. Specifically, a “temporal currency” based on minimum wage connects viewing duration to symbolic debt repayment, mediating historical records into contemporary practical action. Furthermore, real-time color restoration feedback visualizes the participant effort, manifesting the physicality of data and the power of collective action. The final system employs liveness verification to measure active engagement, presenting an empirical model that links individual interest to communal values. Ultimately, this integration of technology and narrative serves as a potent educational medium for internalizing communal ethics.

Keywords:

The National Debt Redemption Movement, Value Conversion, Interactive, Generative AI, Data Visualization

키워드:

국채보상운동, 가치 환산, 인터랙티브, 생성형 AI, 데이터 시각화

Ⅰ. 서 론

현대 사회는 기술적 진보와 더불어 개인의 효율성과 취향이 극대화되는 초개인화(Hyper-personalization) 시대로 진입하였으며, 이러한 흐름 속에서 과거 세대가 공유했던 공동체적 유대감과 ‘환난상휼(患難相恤)’의 가치는 점차 추상적인 개념으로 전락하고 있다[1]. 특히 1997년 IMF 외환위기 당시 ‘금 모으기 운동’으로 계승된 시민 자발적 구국 정신의 뿌리인 국채보상운동은, 오늘날 파편화된 개인주의 사회에서 재조명되어야 할 핵심적인 공동체 윤리를 내포하고 있다. 1907년 전개된 국채보상운동의 본질은 강요된 동원이 아닌 개개인이 스스로의 일상을 절제하고 기여하는 ‘나눔과 책임’의 발현이었으나[2], 기존 미디어가 조명해온 독립운동의 서사는 특정 가문의 영웅적 희생에 집중됨으로써 평범한 개인들에게는 다소 이질적인 ‘특별한 이들의 기록’으로 치부되는 경향이 있었다. 특히 텍스트 기반의 하향식 정보 전달 방식은 현대 수용자의 몰입을 이끌어내거나 대상에 대한 능동적인 의미 구성을 유도하기 어렵다는 매체적 한계를 지닌다[3]. 이와 같은 맥락에서 결론과 사실 위주로 주입되는 기존의 단선적인 역사 교육과 영웅 중심의 서사 구조는 다중 매체와 즉각적인 피드백에 익숙한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의 수용 양식과 본질적으로 충돌한다. 결과적으로 이러한 매체 서사적 괴리는 청소년층이 역사를 자신과 유리된 객관적 과거로만 타자화하게 만들며, 나아가 국채보상운동과 같은 역동적인 공동체 서사에 대한 무관심과 인지 부족을 심화시키는 핵심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에 본 연구는 국채보상운동이라는 역사적 사실을 단순한 정보 전달의 차원을 넘어, 관람객이 시각적인 데이터 볼륨을 통해 가치를 직접 ‘체감’할 수 있는 미디어아트 작품으로 구현함으로써 청소년들이 역사적 사건을 자신의 삶과 연결된 실천적 문제로 인식하게 하고자 한다. 이를 위해 본 연구는 국채보상운동의 핵심 지표인 의연금 모금액을 현대적 가치로 정밀하게 환산하여 예술적 장치로 치환하는 방법론을 채택한다. 구체적인 연구 과정으로는 우선 역사적 사료인 의연금 집계액 18만 7,787원을 현재 화폐 가치인 약 44억 원으로 환산하고[4], 이를 다시 2025년 최저임금 기준의 시간 가치와 연동하여 ‘105만 갑’이라는 시각적 단위로 정량화한다.

최근 역사 박물관 및 기념관의 전시 동향은 4차 산업혁명 기술과 결합한 실감형 미디어 콘텐츠가 주류를 이루고 있다. 예를 들어, 대한민국역사박물관의 3D 아나몰픽(Anamorphic) 일루전이나 독립기념관 등에 도입된 AR(증강현실)·VR(가상현실) 기반의 역사 체험 콘텐츠들이 대표적이다. 그러나 기존의 실감형 역사 미디어아트는 대부분 최첨단 디스플레이나 HMD 기기를 통한 ‘시각적 스펙터클의 재현’에 머무른다는 한계를 지닌다. 관람객은 화려하게 복원된 과거의 사건을 눈앞에서 목격하지만, 이는 철저히 ‘수동적인 관조자’의 위치에서 완성된 결과물을 소비하는 행위에 불과하다.

반면, 1907년 국채보상운동의 역사적 본질은 시각적으로 화려한 사건이 아니라, 평범한 개개인이 자신의 일상을 절제하고 기호품을 포기하며 묵묵히 견뎌낸 ‘주체적인 인내의 시간’ 그 자체에 있다. 따라서 본 연구는 과거의 표면적 이미지를 기술로 모방하는 1차원적 재현을 탈피하여, 관람객이 자신의 물리적인 ‘현재 시간’을 작품에 직접 지불하도록 강제하는 알고리즘을 작품의 핵심 동력으로 설정하였다. 관람객이 스크린 앞에서 능동적으로 머무는 81초, 혹은 누적된 26분의 시간은 단순한 감상 시간이 아니라, 훼손된 흑백의 아카이브를 컬러로 복원해 내는 ‘시간 화폐’로 기능한다. 이는 기존 전시가 유도하지 못했던 ‘시간적 투여를 통한 상환의 고통과 성취’를 감각하게 함으로써, 관람객을 역사의 진정한 ‘상환 주체’로 격상시킨다는 점에서 본 연구의 당위성을 확보한다.

이어 생성형 AI(Gen-4 Turbo)를 활용하여 100여 년 전 《제국신문》 등에 게재된 흑백의 ‘박쥐 담배(Golden Bat)’ 자료를 현대적 미학으로 복원하고, Google Flow 기술 기반의 연소 시뮬레이션을 통해 소멸과 보존의 서사를 구축한다. 최종적으로 Liveness 검증 알고리즘이 적용된 참여형 시스템을 통해 관람객의 실제 시청 지속 시간이 작품의 시각적 복원으로 이어지는 인터랙티브 메커니즘을 설계함으로써, 개개인의 미시적인 참여가 어떻게 거대한 역사적 부채를 상환하는 동력으로 변모하는지를 실증적으로 분석하고자 한다[5].


Ⅱ. 연구방법 및 목적

1907년 대구에서 시작된 국채보상운동은 일제에 진 외채 1,300만 원을 갚아 국권을 수호하고자 한 민족 자발적 경제 독립운동으로, 그 핵심 가치는 국가적 위기 상황에서 관(官) 주도가 아닌 민초들이 주도적으로 참여하여 사회적 책임을 실천했다는 점에 있다. 특히 ‘의연금’은 단순한 기부금을 넘어 담배를 끊어 마련한 ‘단연(斷煙) 성금’과 여성들의 패물 봉헌 등 개개인의 구체적인 절제와 희생이 동반된 실천적 데이터로서의 함의를 지닌다.

정진석의 연구 및 당시 일본 헌병대의 내사 자료에 따르면, 《황성신문》과 《대한매일신보》 등 주요 언론사를 통해 집계된 총액은 약 18만 7,787원에 달하며, 이는 현재 가치로 환산할 경우 약 44억 원에 이르는 거액이다[4]. 2017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되며 보편적 가치를 인정받은 이 기록물은 본 연구에서 시민 자발적 참여 의지의 기원이자 작품의 서사 구조를 형성하는 핵심 데이터로 채택된다.

이러한 역사적 데이터에 내재된 숭고함을 관람객에게 전달하기 위해 본 연구는 데이터 피지컬라이제이션(Data Physicalization) 방법론을 도입한다. 데이터 피지컬라이제이션은 추상적인 수치를 물리적 형태나 감각적 매체로 변환하여 인지적 이해와 정서적 공감을 이끌어내는 기법으로, 정보를 전달하는 데 치중했던 기존의 2차원적 데이터 시각화(Data Visualization)와 차별화된다[6]. 본 연구는 의연금이라는 거대 수치를 ‘105만 갑의 담배’라는 구체적인 물리적 객체로 치환하고 데이터에 부피감과 시간적 깊이를 부여함으로써, 관람객이 정보의 단순 습득을 넘어 역사의 무게에 시각적·공간적으로 체감할 수 있는 감각적 복원의 기제를 마련한다[7].

이러한 데이터의 시각적 구현 과정은 생성형 AI를 활용한 디지털 재매개(Remediation)를 통해 더욱 구체화된다. 재매개란 하나의 매체가 다른 매체의 형태나 기능을 흡수하여 새로운 의미를 창출하는 과정이며, 역사적 아카이브의 전이 과정에서 생성형 AI는 과거의 저해상도 흑백 기록물을 현대적 미학으로 전환하는 핵심 도구가 된다[8]. 특히 Gen-4 Turbo와 같은 최신 AI 모델과 알고리즘은 단편적인 정지 이미지에 동력학적 움직임을 부여하고 손실된 정보를 추론하여 보정함으로써 아카이브에 생명력을 불어넣는다[9],[10].

그림 1은 1907년 《제국신문》에 게재된 ‘박쥐담배(Golden Bat)’ 광고의 한 장면으로, 이는 당시 일제 경제 수탈의 상징이자 국채보상운동의 핵심 실천이었던 ‘단연(斷煙)’의 직접적인 대상이었다. 본 연구는 이러한 근대적 오브제를 생성형 AI 기술로 복원하여 역사적 상환을 매개하는 예술적 장치로 재구성한다. 이는 과거의 역사적 사료를 현대적 미디어 환경으로 전이시킴으로써, 미래 세대인 청소년들이 역사를 이질감 없이 현재의 시점으로 수용하고 그 공동체적 가치를 내면화할 수 있는 시각적 토대를 마련하는 데 목적이 있다.

Fig. 1.

The 'Golden Bat' cigarette advertisement published in the Imperial Newspaper in 1907*The sole visual primary source confirming the origin of the cigarette pack image.


Ⅲ. 역사적 데이터의 가치 환산 및 AI 기반 인터랙티브 아트 설계

3-1 역사적 데이터의 정량적 가치 환산 모델링

1) 의연금 모금액 기반 ‘105만 갑’의 시각적 볼륨 도출

본 연구는 국채보상운동 당시 모인 의연금의 규모를 관람객이 직관적으로 체감할 수 있도록 현재의 물가 지수와 소비 단위를 기준으로 정량화하였다. 본 작품의 데이터 기준점은 일본헌병대 내사 자료를 통해 입증된 18만 7,787원이다. 이는 경제사적 분석에 따른 현재 화폐 가치로 환산 시 약 44억 원에 달하는 거액이다.

이 44억 원이라는 총액을 현재 시중에서 유통되는 담배 한 갑의 가격인 4,500원으로 나누어, 최종적인 시각적 아카이브 단위인 ‘105만 갑’을 산출하였다. 작품의 왼쪽 패널을 가득 채운 105만 갑의 디지털 오브제는 과거 민중들이 자발적으로 일궈낸 희생의 크기를 시각적 볼륨으로 증명하는 데이터 피지컬라이제이션(Data Physicalization)의 결과물이다.

2) 시간 화폐 설계

본 작품은 관람객의 참여를 단순한 감상을 넘어선 ‘실천적 상환’으로 연결하기 위해, 개인의 시간을 노동 가치와 연동한 시간 화폐(Temporal Currency) 개념을 도입하였다[11]. 그림 2는 이러한 역사적 자본이 현대적 시간 가치로 치환되는 정량적 환산 과정을 도식화한 것이다. 가치 환산의 기준은 2025년 법정 최저시급인 10,030원으로 설정하였다.

Fig. 2.

Temporal value conversion process of the National Debt Redemption Movement funds

그림 2에 명시된 바와 같이, 시급 10,030원을 기준으로 담배 한 갑(4,500원)의 가치를 시간으로 환산하면 약 26분이 도출된다. 이를 다시 담배 한 갑에 포함된 20개비 단위로 세분화하면, 담배 한 개비의 가치는 약 81초(1분 21초)에 해당한다. 본 연구는 이 계산 값을 영상 제작의 기본 알고리즘으로 채택하였다. 오른쪽 패널에서 담배 한 개비가 완전히 연소되는 시간인 81초는 관람객 한 명이 지불하는 최소한의 참여 단위가 된다. 관람객들의 누적 시청 시간이 담배 한 갑 분량인 26분에 도달할 때마다 왼쪽 패널의 흑백 담배갑이 컬러로 전환되는 피드백을 제공함으로써, 관람객이 투여한 물리적 시간이 역사적 부채를 상환하는 실질적인 동력으로 치환됨을 시각화하였다.

3-2 AI 기반 시각 서사의 현대적 구현

1) Gen-4 Turbo를 활용한 담배갑 이미지의 현대적 복원 및 재구성

본 연구는 국채보상운동이 본격화된 1907년 당시 《제국신문(帝國新聞)》 등 주요 매체에 게재되었던 광고 및 시각 자료를 분석하여, 당시 대중적으로 소비되던 ‘박쥐담배(Golden Bat)’를 대표적인 시각적 아이템으로 선정하였다. 박쥐담배는 당시 일제 담배의 상징적 존재였으나, 국채보상운동 과정에서는 ‘단연(斷煙)’의 대상이자 극복해야 할 경제적 예속의 상징으로서 서사적 중요성을 지닌다.

기존에 남아있는 박쥐담배의 시각 자료는 열화된 흑백 인쇄물 형태가 대부분이기에, 이를 청소년 세대의 미적 감각에 부합하도록 복원하기 위해 Gen-4 Turbo 모델을 활용한 이미지 재매개(Remediation) 공정을 거쳤다. 그 결과물인 그림 3은 프롬프트 엔지니어링을 통해 원본이 가진 특유의 형태적 비례와 레이아웃은 엄격히 유지하되, “A modern, vibrant, and colorful redesign” 및 “Deep golds, midnight blues” 등의 정교한 색채 가이드를 적용하여 고급스럽고 세련된 현대적 그래픽 오브제로 재탄생한 모습이다.

Fig. 3.

Digital restoration of the "Golden Bat" via temporal value

이처럼 복원된 이미지는 단순히 시각적 재현에 머물지 않고 본 작품의 핵심 알고리즘과 결합하여 관람객의 참여를 독려하는 인터랙티브 요소로 기능한다. 그림 3에서 제시하듯, 화면을 가득 채운 105만 개의 흑백 담배갑은 관람객의 실제 시청 시간이 담배 한 갑의 노동 가치인 26분에 도달하는 순간, AI로 정교하게 복원된 컬러 이미지로 전환되며 시각적 쾌감과 성취감을 동시에 제공한다. 이는 파편화된 개인의 관심을 집단적 행동으로 결집해가는 국채보상운동의 과정을 현대적 인터페이스로 번역한 것이며, 관람객은 이러한 기술적 변환 과정을 통해 단순한 관조자가 아닌 역사의 ‘상환 주체’로서 작품에 몰입하게 된다. 이러한 복원 과정은 과거의 유물이 낡은 기록에 머물지 않고, 현재의 시점에서 살아있는 데이터로 기능하게 함으로써 역사적 가치를 동시대적 감각으로 전달하는 핵심적인 시각적 장치가 된다.

이러한 개별 오브제의 복원은 작품의 전체 규모를 형성하는 그림 4의 ‘105만 갑의 담배’ 영상(왼쪽 패널)을 통해 거대한 시각적 볼륨으로 확장된다. 그림 4는 국채보상운동 당시 모인 의연금 총액을 현대적 가치로 환산하여 도출된 105만 개의 담배갑 오브제가 화면 전체를 메우고 있는 모습이다. 이는 단순히 수치상의 데이터를 나열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과거 민중들이 자발적으로 감내했던 희생의 크기를 ‘데이터 피지컬라이제이션’ 형식을 통해 실체적인 공간감으로 구현한 것이다. 좌측 패널을 가득 채운 이 흑백의 디지털 군집은 관람객의 참여가 발생함에 따라 점진적으로 컬러로 변모하며 역동적인 시각적 서사를 완성한다. 특히 105만 개라는 방대한 수량은 개인의 파편화된 관심이 모여 거대한 공동체적 가치를 복원해내는 과정을 상징하며, 관람객으로 하여금 역사적 기록의 무게감을 시각적·공간적으로 체감하게 하는 핵심 기제로 작용한다. 이러한 복원과 확장의 과정은 과거의 유물이 낡은 기록에 머물지 않고, 현재의 시점에서 살아있는 데이터로 기능하게 함으로써 역사적 가치를 동시대적 감각으로 전달하는 핵심적인 시각적 장치가 된다.

Fig. 4.

Video exhibition scene featuring ‘1.05 Million Packs of Cigarettes’

2) Google Flow 기반 연소 시뮬레이션을 통한 소멸과 절제의 시각화

오른쪽 패널의 핵심 서사인 담배의 연소 과정은 Google Flow 기술을 활용하여 구현되었다. 그림 5는 이러한 기술적 메커니즘이 적용된 담배 연소 영상의 주요 장면으로, 실시간으로 변화하는 입자의 움직임과 물리적 붕괴 과정을 정교하게 보여준다. 담배 한 개비가 타들어 가며 사라지는 81초의 과정은 역사 속 선조들이 행했던 ‘절제’와 ‘소멸’의 행위를 상징한다.

Fig. 5.

Cigarette combustion video sequence generated via Google Flow

그림 5에서 확인되는 AI 기반의 동력학 시뮬레이션은 단순한 반복 영상이 아니라, 연기의 불규칙한 확산과 담배재가 낙하하는 찰나의 변화를 극사실적으로 묘사한다. 이는 관람객으로 하여금 자신의 물리적 시간이 실시간으로 연소되어 사라지는 과정을 몰입감 있게 목격하게 함으로써, 역사적 부채 상환을 위해 지불하는 참여의 무게감을 감각적으로 인지하도록 유도한다. 결과적으로 오른쪽 패널의 연소 이미지는 왼쪽 패널의 복원 이미지와 극명한 대비를 이루며, ‘소멸을 통한 생성’이라는 작품의 주제의식을 완성하는 시각적 장치가 된다.

3-3 인터랙션 시스템 구축을 통한 기준 정립

1) Liveness 검증을 통한 관람객의 주체적 참여환경 구축

본 시스템은 정적인 사물이나 무분별한 인식을 배제하고 실제 관람객의 ‘살아있는 행위’만을 데이터로 인정하기 위해 Liveness 검증 알고리즘을 탑재하였다. 카메라를 통해 감지된 객체가 초기 3초간 40% 이상의 면적 변화율(움직임)을 보일 때만 영상이 활성화되도록 설계되었다. 이는 단순한 존재를 넘어선 능동적인 참여를 검증하는 필터로서, 관람객이 작품 앞에 서는 행위 자체가 책임 있는 실천의 시작임을 강조한다. 그림 6은 이러한 검증 과정을 거친 관람객의 능동적 참여가 실제 전시 현장에서 최종 구현 모습이다.

Fig. 6.

Final installation: 1.05M restored archives (L) and temporal currency system (R)

나아가 본 시스템은 카메라 센서를 활용한 Liveness 검증 및 실시간 데이터 로깅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연구 윤리 및 개인정보 침해 문제를 원천적으로 차단하도록 설계되었다. 전시 공간 내에서 감지되는 관람객의 얼굴이나 신원 등 민감한 생체 데이터는 시스템의 로컬 및 클라우드 서버에 일절 저장되지 않으며, 즉시 폐기된다. 오직 익명화된 객체의 움직임 좌표와 체류 시간 데이터만을 실시간으로 추출하여 상호작용 알고리즘에 반영하는 비식별화 처리 방식을 엄격하게 적용하였다. 이는 관람객의 프라이버시를 철저히 보호함과 동시에, 수집된 데이터가 오직 작품의 시각적 복원과 상징적 부채 상환이라는 예술적·학술적 목적으로만 투명하게 활용됨을 담보한다.

2) 실시간 데이터 로깅 기반 컬러 변환 및 상징적 상환 피드백

관람객의 모든 시청 행위는 Pandas 및 Openpyxl 라이브러리를 통해 개별 세션별로 실시간 로깅(Logging)된다. 그림 6의 물리적 공간 내에서 다중 객체 추적 시스템은 현장의 시청 인원과 지속 시간을 정밀하게 추적하며, 누적 데이터가 임계치(26분)에 도달하는 순간 중앙 서버는 왼쪽 패널의 특정 인덱스에 해당하는 담배갑 이미지를 컬러로 전환하는 명령을 수행한다. 이러한 실시간 피드백 루프는 관람객의 미시적 참여가 105만 갑이라는 거대 아카이브를 복원해 나가는 공동체적 성취감을 제공한다.


Ⅳ. 분석 및 고찰

본 연구에서 제시된 ‘105만 갑’이라는 수치는 단순한 통계적 데이터를 넘어 관람객의 공간적 인지를 지배하는 시각적 볼륨으로 작용한다. 기존의 역사 교육이 텍스트와 수치를 통한 이성적 이해를 요구했다면, 본 연구는 데이터 피지컬라이제이션 기법을 통해 국채보상운동 의연금의 규모를 시각적 질량으로 변환하였다. 전시장 전면을 가득 채운 디지털 아카이브는 관람객에게 인지적 경외감을 선사하며, 이를 통해 선조들이 감내했던 절제의 총합이 얼마나 거대한 것이었는지를 직관적으로 체감하게 한다. 이러한 정량적 시각 데이터는 역사를 먼 과거의 사건이 아닌 실재하는 무게를 지닌 물리적 실체로 인식하게 함으로써, 역사 인식의 지평을 단순 정보 습득에서 능동적 경험의 영역으로 확장시킨다.

이러한 시각적 압도감은 관람객의 ‘참여’를 통해 역사적 가치관을 내면화하는 단계로 이어진다. 초개인화된 일상에 익숙한 청소년 및 청년 세대에게 국채보상운동의 ‘나눔과 책임’ 정신은 자칫 시대착오적인 담론으로 비춰질 수 있으나, 본 작품은 개인의 ‘시간’이라는 자산을 ‘역사적 복원’이라는 공동체적 결과물로 치환하는 상호작용 메커니즘을 통해 그 심리적 간극을 메운다. 관람객은 자신의 81초가 담배 한 개비를 연소시키고, 이 미시적인 시간이 타인의 참여와 결합될 때 비로소 흑백의 아카이브가 컬러로 변하는 과정을 목격한다. 이 과정에서 관람객은 단순한 관찰자에 머물지 않고 역사의 상환 주체로서 기능하게 된다. 특히 즉각적인 디지털 피드백에 민감한 미래 세대에게 이러한 인터랙션은 공동체적 기여가 개인의 구체적인 행위를 통해 실현될 수 있음을 증명하며, ‘나눔과 책임’의 가치를 자발적으로 수용하는 계기를 마련한다.

실제 2025년 12월 8일부터 13일까지 총 6일간 진행된 전시 현장에서 수집된 데이터는 현대 사회의 역사적 소외와 파편화된 관심의 현주소를 가감 없이 보여준다. 데이터 분석 결과, 전체 관람객의 평균 체류 시간은 9.65초로 나타났다. 이는 10초 내외의 시각적 자극에 익숙한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의 전형적인 매체 수용 양식을 반영하며, 초개인화 시대의 '짧은 주의력(Attention Span)'이 역사적 공동체 서사 앞에서 얼마나 견고한 장벽으로 작용하는지를 실증한다.

전시 기간 6일 동안 모든 관람객이 지불한 물리적 시간의 총합은 약 20분(1,200초)으로 집계되었다. 이는 본 연구가 설정한 상호작용의 상징적 지표인 ‘담배 한 갑(26분)’의 가치에도 미치지 못하는(약 0.77갑) 수준이다. 그러나 이러한 정량적 수치는 결코 연구의 실패를 의미하지 않는다. 오히려 수천 명의 관람객이 참여했음에도 단 한 갑의 담배조차 온전히 상환하기 어려운 현대인의 심리적·시간적 여유의 결핍을 목격하게 함으로써, 1907년 당시 민초들이 생업을 뒤로하고 단연(斷煙)을 통해 일궈냈던 거대한 연대의 가치가 얼마나 숭고하고 압도적인 것이었는지를 역설적으로 증명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9.65초라는 짧은 찰나의 이탈 속에서도 작품의 최소 상환 단위인 ‘81초(담배 1개비 연소 시간)’를 온전히 인내하며 끝까지 시청한 12명의 능동적 참여자가 존재했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들 12명은 타자화된 역사적 기록을 자신의 물리적 시간을 통해 현재의 실천으로 치환해낸 ‘상환 주체’의 시작이라 할 수 있다. 결과적으로 본 연구가 제안하는 미디어 아트는 비록 짧은 시간이었으나 관람객이 ‘나의 시간’이 ‘공동체의 가치 복원’으로 연결되는 과정을 감각하게 하였으며, 이는 데이터 기반 예술이 박제된 역사를 현대인의 실천적 책임으로 결집시키는 유효한 매개체임을 입증한다.

결과적으로 본 연구가 제안하는 미디어 아트는 데이터 시각화에 윤리적 실천을 결합한 ‘데이터-윤리적 예술 경험’의 가능성을 시사한다. 작품의 로그 데이터(Excel)에 기록되는 관람객의 시청 시간은 그 자체로 현대판 ‘의연금 명부’가 되며, 이는 예술이 역사적 기록의 기능을 수행함과 동시에 동시대적 실천을 유도하는 매개체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역사적 부채를 상징적으로 갚아 나가는 이 일련의 과정은 역사 교육이 지향해야 할 방향성, 즉 ‘과거의 기억을 통한 현재의 실천’을 예술적 문법으로 구현해 냈다는 점에서 교육적 의의가 크다. 이는 청소년들에게 역사를 지루한 암기 대상이 아닌 자신의 참여로 완성되는 유기적인 서사로 인식하게 함으로써, 데이터 기반의 미디어 아트가 혁신적인 교육 매체로서 높은 효용성을 지니고 있음을 입증한다.


Ⅴ. 결 론

5-1 연구 요약 및 성과

본 연구는 1907년 발생한 국채보상운동의 핵심 가치인 ‘나눔과 책임’의 정신을 현대적 기술 문법으로 재해석하여, 파편화된 초개인화 시대에 공동체 윤리를 회복하기 위한 실천적 미디어 아트의 가능성을 탐색하였다. 연구의 과정은 역사적 아카이브의 단순한 시각화를 넘어, 과거의 민중들이 일궈낸 자발적 헌신을 현대의 정량화된 데이터로 환원하고 이를 관람객의 참여를 통해 현대적 가치로 상환하는 일련의 서사적 구조를 설계하는 데 집중하였다.

첫째, 본 연구는 역사적 사료인 의연금 모금액(18만 7,787원)을 현대 경제 가치와 연동하여 ‘105만 갑’이라는 데이터 볼륨으로 전환하였다. 이는 추상적인 역사적 수치를 관람객이 시각적·공간적으로 체감할 수 있는 실체적 물리량으로 피지컬라이제이션(Physicalization) 함으로써, 역사의 무게를 인지적 경험의 영역으로 끌어올리는 성과를 거두었다.

둘째, 기술적 측면에서는 Gen-4 Turbo를 활용하여 근대 아카이브인 박쥐담배(Golden Bat) 이미지를 현대적 미학으로 복원하고, Google Flow를 통해 소멸의 미학을 상징하는 연소 시뮬레이션을 구현하였다. 특히 Liveness 검증 알고리즘과 실시간 데이터 로깅 시스템을 결합하여, 관람객의 실제 시청 시간을 ‘상환의 화폐’로 치환하는 인터랙티브 메커니즘을 완성하였다. 이는 미디어 아트가 단순한 유희적 장치를 넘어, 기술을 매개로 한 가치 실천의 도구로서 기능할 수 있음을 입증한 것이다.

셋째, 본 연구의 가장 큰 성과는 역사에 대한 관심이 낮아지는 청소년 세대에게 ‘참여를 통한 가치 전승’이라는 능동적 예술 경험을 제공하였다는 점에 있다. 영웅적 가문의 희생과 같은 거대 서사와 달리, 평범한 민초들의 작은 실천이 모여 거대한 역사적 흐름을 만들었다는 점을 ‘81초’와 ‘26분’이라는 개인적 시간의 기부를 통해 체감하게 하였다. 관람객의 시청 데이터가 누적되어 흑백의 아카이브가 생생한 컬러로 복원되는 시각적 피드백은, 과거의 역사적 부채를 현대인의 실천으로 갚아나가는 서사적 완결성을 달성함과 동시에 공동체적 성취감을 공유하는 예술적 장으로서의 가치를 증명하였다.

결론적으로 본 연구는 디지털 미디어가 박제된 역사를 현재의 살아있는 실천으로 매개하는 효과적인 기제임을 보여주었으며, 데이터 기반의 예술이 어떻게 세대 간의 가치관을 연결하고 사회적 책임 의식을 고취할 수 있는지에 대한 새로운 모델을 제시하였다.

5-2 한계점 및 향후 연구 제언

본 연구는 특정 역사적 사건의 수치 데이터를 시각화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기술적·이론적 한계를 바탕으로 향후 발전 방향을 제시하고자 한다.

우선 기술적 측면에서, 담배 한 개비의 연소를 81초라는 장시간의 연속적인 흐름으로 구현하는 데 있어 현행 영상 생성 AI 시스템의 제약이 존재했다. 대다수의 생성 모델이 5초 내외의 단기 프레임 생성에 특화되어 있어, 호흡이 긴 서사를 단일 공정으로 제작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본 연구에서는 Google Flow의 키프레임 연장 기법을 채택하였다. 생성된 영상의 마지막 프레임을 정지 영상으로 추출하고, 이를 참조 이미지로 삼아 후속 장면의 프롬프트를 재설계하는 반복적 공정을 수행하였다. 특히 자연스러운 연속성을 확보하기 위해 개별 장면당 평균 8회 이상의 프롬프트 수정과 재제작 과정을 거치는 등 고도의 수작업형 튜닝이 요구되었다. 이는 AI를 활용한 영상 제작이 완전한 자동화가 아닌, 창작자의 미세한 통제와 반복적 실험을 수반하는 과정임을 시사한다.

또한 이론적 측면에서는 환산 기준이 되는 물가 지수나 경제적 가치 산정 방식에 있어, 시대적 맥락을 반영한 보다 정밀한 다변수적 분석이 향후 보완되어야 한다. 단일 작품을 통한 실험적 접근을 넘어, 이러한 데이터-윤리적 예술 경험이 실제 청소년의 역사 인식 및 가치관 변화에 미치는 장기적인 영향력을 정량적으로 평가하는 후속 연구가 병행되어야 할 것이다.

향후에는 국채보상운동뿐만 아니라 다양한 역사적 서사를 ‘시간 화폐’ 및 ‘가치 환산 알고리즘’과 결합하여, 디지털 아카이브가 박제된 과거의 기록에 머물지 않고 현재의 시민 의식을 고취하는 역동적인 교육 미디어이자 실천적 예술의 장으로 확장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Acknowledgments

이 논문은 2023년 대한민국 교육부와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아 수행된 연구임(NRF-2023S1A5A8080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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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소개

나수민(Su-Min Na)

2017년:영남대학교 주거공간디자인학과(학사)

2024년~현 재: 경북대학교 대학원 디지털미디어아트학과 석사과정

※관심분야:Digital Art, Generative AI, Interactive Media Installtion, 3D Graphics

임수연(Soo-Yeon Lim)

2018년:경북대학교 대학원 디지털미디어아트학과(예술공학 박사)

2004년:경북대학교 컴퓨터공학과 대학원(컴퓨터공학 박사)

2014년~2021년: 동양대학교 교수

2021년~현 재: 경북대학교 예술대학 미술학과 교수

※관심분야:Digital Art, Interactive Media Installtion, 3D Graphics, Metaverse

Fig. 1.

Fig. 1.
The 'Golden Bat' cigarette advertisement published in the Imperial Newspaper in 1907*The sole visual primary source confirming the origin of the cigarette pack image.

Fig. 2.

Fig. 2.
Temporal value conversion process of the National Debt Redemption Movement funds

Fig. 3.

Fig. 3.
Digital restoration of the "Golden Bat" via temporal value

Fig. 4.

Fig. 4.
Video exhibition scene featuring ‘1.05 Million Packs of Cigarettes’

Fig. 5.

Fig. 5.
Cigarette combustion video sequence generated via Google Flow

Fig. 6.

Fig. 6.
Final installation: 1.05M restored archives (L) and temporal currency system (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