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rea Digital Contents Society
[ Article ]
Journal of Digital Contents Society - Vol. 27, No. 3, pp.621-629
ISSN: 1598-2009 (Print) 2287-738X (Online)
Print publication date 31 Mar 2026
Received 21 Jan 2026 Revised 03 Feb 2026 Accepted 12 Mar 2026
DOI: https://doi.org/10.9728/dcs.2026.27.3.621

애니메이션 <나 혼자만 레벨업>의 괴수 의인화에 대한 기호학적 분석: 반복 노출과 의미 단서의 안정화를 중심으로

추락1 ; 한창완2, *
1세종대학교 공연·영상·애니메이션학과 박사수료
2세종대학교 창의소프트학부 만화애니메이션텍전공 교수
Semiotic Analysis of Monster Anthropomorphism in Animation Solo Leveling: Focusing on Repeated Exposure and Stabilization of Semiotic Cues
Le Qiu1 ; Chang-Wan Han2, *
1Ph.D. Completed, Department of Performance·Film·Animation, Sejong University, Seoul 05006, Korea
2Professor, Department of Creative Soft, Major in Comics Animation Tech, Sejong University, Seoul 05006, Korea

Correspondence to: *Chang-Wan Han E-mail: htank@sejong.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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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

본 연구는 애니메이션 <나 혼자만 레벨업>의 괴수 캐릭터가 일반적 ‘공포 대상’이 아닌 ‘신뢰 대상’으로 의인화되는 메커니즘을 분석하였다. Epley, Waytz, & Cacioppo(2007)의 의인화 3요인과 퍼스 삼원 기호학을 통합하여, 텍스트 내 기호학적 단서가 반복 노출과 결합하며 수용자의 해석항이 안정화되는 과정을 추적하였다. 사례 분석 결과, 이그리스(Igris)와 베루(Beru)는 도상 차원의 인간형 유사성이 행위자 인식을 개시하고, 지표 차원의 규칙화된 인과성이 예측 가능성과 통제감을 제공하며, 상징 차원의 호명·의례·위계 규약이 소속감과 충성심을 높여, 위협적 존재에서 공동체 구성원으로 재배치되는 과정을 확인하였다. 이러한 안정화는 텍스트 단서의 반복 노출과 상태 창 등 인터페이스가 제공하는 규칙적 학습·통제 프레임이 결합될 때 더욱 강화됨을 사례 기반으로 논의하였다. 현대 애니메이션 캐릭터 연구와 텍스트 기반 분석 방법의 발전에 기여한다.

Abstract

This study examines how monsters in the animation Solo Leveling transition from "objects of fear" to "trustworthy subjects." Integrating Epley's Three-Factor Theory of Anthropomorphism with Peircean semiotics, it traces how textual cues and repeated exposure stabilize the audience's interpretant. Case analysis of Igris and Beru reveals a three-step mechanism that repositions them from threatening beings to community members: humanoid similarity at the iconic level initiates agent recognition; regularized causality at the indexical level provides predictability and a sense of control; and symbolic conventions of naming, rituals, and hierarchy foster a sense of belonging and loyalty. This stabilization is further reinforced by the repeated exposure of these cues alongside control frames such as the status window interface. The study also contributes to advancing research on contemporary animation characters and text-based analytical approaches. Ultimately, by bridging psychological motivations and semiotic meanings, this study advances text-based analytical approaches in contemporary animation character studies.

Keywords:

Animation, Monster Anthropomorphism, Repeated Exposure, Semiotics, Meaning Stabilization

키워드:

애니메이션 텍스트 분석 애니메이션, 괴수 의인화, 반복 노출, 기호학, 의미 안정화

Ⅰ. 서 론

1-1 연구 배경

디지털 기술의 고도화와 애니메이션 산업의 확장 속에서, 환상 서사에서의 괴수 재현은 일부 텍스트에서 위협의 타자에 머무르기보다 규칙·위계·명명·의례와 결합한 관계적 행위자로 재조직되는 양상을 보인다. 전통적 영상 매체에서 괴수는 주로 이질적 존재이자 위협자 또는 파괴자로 재현되어 왔으며, 인간성과의 단절 및 비인간성을 강조함으로써 인간과 비인간의 경계를 설정하는 방식으로 논의되어 왔다. 이러한 맥락에서 괴수는 단순한 파괴 장치에 머무르지 않고, 무엇이 인간인가, 누가 공동체에 포함될 수 있는가라는 경계 질문을 촉발하며 인간 중심적 세계관을 시험하고 재구성하는 문화적 장치로 기능해 왔다[1].

한편 동시대 애니메이션과 영상 콘텐츠의 일부에서는 괴수 형상이 순수한 타자로만 고정되기보다 자아 인식, 판단, 감정 표현 등 인간과 유사한 특성을 지닌 주체로 구성되는 경향이 관찰된다. 이는 괴수가 공포의 대상에만 한정되지 않고, 관객과의 정서적 공명 및 관계적 귀속의 가능성으로 재서술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2]. 또한 연속 시청과 추천 기반 유통은 호명, 의례 등 특정 장면의 반복 노출을 강화하여 비인간 행위자에 대한 의미 단서가 축적되고 안정화되는 조건을 제공할 수 있다[3]. 본 연구는 이를 플랫폼 환경이 의미 단서의 반복 노출을 강화할 수 있는 수용 조건으로 설정하며, 그 인과를 별도로 검증하는 것은 본 연구의 범위 밖에 둔다.

1-2 연구 목적

애니메이션 <나 혼자만 레벨업>은 일본 제작사 A-1 Pictures가 동명의 원작을 바탕으로 제작된 작품으로, 본 연구에서는 작품의 대표성을 뒷받침하는 최소한의 객관적 근거만을 제시하였다[4]-[6]. 본 연구의 초점은 플랫폼 성과나 시청 지표 자체가 아니라, 텍스트 내부 단서와 반복 노출 환경이 결합될 때 괴수 캐릭터가 위협적 타자에서 규약화된 행위자로 의미 전환되는 과정을 규명하는 데 있다. 즉, 연구의 목적은 연속 시청, 반복 노출, 인터페이스 단서 등의 조건이 수용자의 해석 안정화와 괴수 의인화 과정에 미치는 영향 경로를 밝히는 데 있다.

텍스트 차원에서 본 작품은 괴수가 그림자화 과정을 거쳐 주인공의 그림자 군단이라는 준공동체에 편입되고, 등급 체계, 역할 분담, 의례적 행동이 부여되는 과정을 단계적으로 제시함으로써 괴수 의인화의 형성 메커니즘을 분석하기에 적합한 사례를 제공한다[7]. 본 연구의 목적은 <나 혼자만 레벨업>을 사례로, 괴수 재현이 공포의 타자에서 이해 가능성의 확보 및 관계적 귀속의 가능성으로 이동하는 의미 전환이 어떤 규약 장치와 해석 경로를 통해 성립하는지를 설명하는 데 있다. 여기서 의인화는 인간 외형의 모방에 국한되지 않으며, 비인간 대상에 마음, 의도, 감정, 행위자성을 귀속시키는 인지적 작용으로 이해된다[8]. 또한 괴수 연구에서 의인화의 심리적 동인과 기호학적 의미 구성 접근이 분리되어 축적되어 온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두 분석 축을 단일한 논증 흐름 안에서 접합하고자 한다[9],[10].

1-3 연구 방법 및 범위

본 연구는 의인화의 심리적 동인과 기호적 단서–해석 연쇄를 결합하기 위해 애플리·웨이츠·카치오포의 의인화 3요인 모형을 적용하고[11], 퍼스(Peirce)의 삼원 기호학을 함께 사용한다[12]. 분석 범위는 <나 혼자만 레벨업> 시즌 1 전편이며, 에피소드–시퀀스를 분석 단위로 설정해 도상(Icon), 지표(Index), 상징(Symbol) 차원의 단서를 추출한다. 이를 통해 단서의 반복과 결합이 관객의 의인화 추론 및 정서 반응의 이동과 어떻게 연결되는지 사례 중심으로 제시한다.

이상의 목적에 따라 본 연구는 첫째, 작품에서 괴수 형상이 어떤 시각적, 서사적, 상징적 단서를 통해 의인화 가능한 행위자로 구성되는지, 둘째, 의인화 동인 이론과 기호학적 의미 구성 이론의 결합이 괴수 의인화의 의미 전환 메커니즘을 어떻게 체계적으로 설명하는지에 답하고자 한다.


Ⅱ. 이론적 배경 및 분석 틀

2-1 괴수재현과 의인화 연구의 흐름

괴수는 환상 서사에서 공포와 위협을 매개하는 타자적 형상으로 기능하며, 인간과 비인간의 경계를 가시화하고 공동체의 규범을 시험하는 문화적 장치로 논의되어 왔다[13],[14]. 그러나 최근 일부 애니메이션 및 영상 텍스트에서는 괴수가 ‘순수한 타자’로 고정되지 않고, 특정 조건 하에서 의도, 판단, 감정 등 인간과 유사한 인지·정서적 속성을 부여받는 방식으로 재서술되는 경향이 관찰된다[15]. 이는 괴수의 의미 지위가 텍스트의 서사 장치와 수용자의 해석 조건에 따라 이동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16].

그럼에도 기존 논의는 수용자가 비인간 존재에 마음을 귀속시키는 심리적 동인에 대한 연구와, 텍스트 내부에서 의미가 표상·배열되는 기호학적 구성에 대한 분석이 분리되어 축적되는 경향을 보였다[17]. 따라서 괴수 재현에서 발생하는 의미 전환을 포착하기 위해서는 텍스트 차원과 수용자 차원을 연결하는 통합적 이론 고리가 요구된다. 따라서 본 연구는 장면군(scene clusters) 단위에서 명명–지휘–복종의 규약 장치가 도상·지표·상징 단서로 어떻게 반복·정착되는지를 분석하고, 그 결과 비인간 대상에 대한 마음 귀속(의인화)이 어떤 해석 경로를 통해 안정화되는지를 체계적으로 규명한다.

2-2 의인화 3요인 모형: 마음 귀속의 심리적 조건

마음 귀속의 심리적 조건 Epley et al.의 의인화 3요인 모형은 비인간 대상에 대한 마음 귀속이 우연적 오류가 아니라, 특정 심리적 조건하에 체계적으로 촉발되는 인지적 경향임을 제시한다[11]. 이 모형에 따르면 의인화는 유도된 행위자 지식(Elicited Agent Knowledge), 효능 동기(Effectance Motivation), 사회성 동기(Sociality Motivation)라는 세 요인이 상호작용할 때 강화된다[11],[18]. 즉, 비인간 대상이 행위자 단서를 제공하거나, 수용자가 환경 통제권 확보를 필요로 하거나, 사회적 유대 욕구가 높을 경우 해당 대상은 ‘마음을 지닌 존재’로 해석될 가능성이 높아진다[18].

매체 서사 맥락에서 이 모형은 텍스트가 특정 단서를 반복 제시할 때 수용자의 해석이 고정되는 과정을 설명하는 데 유효하다. 예컨대 서사는 호칭, 규칙, 정서적 반응과 같은 관계 단서를 통해 사회성 동기를 자극하고, 수용자가 대상에 대해 친화와 애착을 형성하도록 촉진한다[19]. 다만 이 모형은 의인화의 발생 원인인 ‘동기’에 초점을 두므로, 텍스트 내부에서 단서가 배열되고 의미가 구조화되는 기호적 작동 기제를 구체적으로 기술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2-3 퍼스의 삼원 기호학: 단서–해석 과정과 의미의 안정화

퍼스(C. S. Peirce)의 삼원 기호학은 의미를 고정된 속성이 아니라 기호(sign)–대상(object)–해석항(interpretant)의 관계 속에서 형성·갱신되는 과정으로 파악한다. 특히 퍼스의 기호 분류는 텍스트 단서가 의미를 지지하는 방식을 기술하는 데 유용한 틀을 제공한다. 구체적으로 도상은 유사성에, 지표는 인과적 연접에, 상징은 사회적 규약과 관습에 기초하여 의미를 호출한다[12].

이러한 관점은 괴수 형상이 단순한 시각 자극을 넘어 서사 맥락과 규약 장치를 통해 ‘이해 가능한 존재’로 재구성되는 과정을 논의하는 데 적합하다. 기호학은 동일 대상이라도 맥락에 따라 상이한 의미 기능을 수행할 수 있음을 전제하므로, 괴수를 일률적인 공포의 타자로 고정하지 않고 텍스트 장치의 배열에 따라 그 의미 지위가 이동할 수 있음을 설명할 수 있다[12].

한편 선행연구에서 괴수는 흔히 사회·문화적 불안과 경계의 표지로 읽혀 왔다. 예컨대 코헨은 괴물의 몸이 특정 시대의 공포·욕망·규범 갈등을 응축한 문화적 텍스트라는 관점을 제시하며, 괴수 재현을 사회적 의미의 은유적 장치로 해석하는 전통을 정립했다[2]. 이후 ‘괴수 연구(Monster Studies)’의 축적은 괴수를 역사·지역·매체 맥락에서 다층적으로 다루면서도, 괴수가 공동체의 규범과 타자성을 어떻게 매개하는지에 주로 초점을 두어 왔다[1]. 일본 괴수 서사의 경우에도 괴물 형상이 전후 기억, 재난 감각, 국가·기술에 대한 불안 등과 결부되어 논의되는 경향이 강하며, 대표적으로 고질라(Godzilla)는 문화사적 기표로 반복 분석되어 왔다[20].

다만 이러한 접근은 괴수가 ‘무엇을 상징하는가’(의미의 거시 독해)에는 강점을 갖지만, 수용자가 특정 텍스트 단서를 통해 괴수를 예측 가능하고 상호작용 가능한 행위자로 받아들이는 미시적 추론 경로를 충분히 설명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이에 본 연구는 괴수의 사회적 의미를 부정하기보다, 텍스트 내부에서 도상/지표/상징 단서가 어떻게 결합·반복되며 수용자의 마음 부여를 촉발하는지에 초점을 이동한다. 특히 의인화가 ‘유사성’만으로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설명 가능성(효능 동기)과 관계적 읽기(사회성 동기) 같은 심리 조건과 결합될 때 강화된다는 논의를 분석의 이론적 배경으로 삼아[11], <나 혼자만 레벨업>의 괴수 재현이 ‘탈괴물화’가 아닌 규약화된 관계성을 통해 친근성/공감 가능성을 획득하는 과정을 해명하고자 한다.

2-4 본 연구의 이론적 결합 관점과 도식(그림 1)의 성격

본 절은 의인화 3요인 모형과 퍼스 삼원 기호학을 하나의 분석 틀로 통합하기 위한 결합 원리를 제시한다. 의인화 3요인 모형은 수용자의 마음 귀속을 촉발하는 심리적 동인(유도된 행위자 지식, 효능 동기, 사회성 동기)을 제공하며, 퍼스 기호학은 텍스트 내부 단서가 의미를 지지하는 기호 유형(도상/지표/상징)과 해석항 형성 과정을 기술한다[21]. 본 연구는 두 축을 교차 참조하여, 장면군 단위에서 관찰되는 기호 단서의 배열이 어떤 동인을 활성화하며 해석항을 어떻게 이동·정착시키는지 분석한다.

이때 본 연구는 퍼스의 삼원 기호학을 분석의 기반으로 설정하되, 소쉬르(Saussure)의 구조적 관점과 바르트(Barthes)의 신화 개념은 의미가 규칙과 규약 차원으로 정착되는 과정을 보조적으로 설명하는 개념으로 한정하여 참조한다[22],[23]. 이러한 논의를 바탕으로 도출된 그림 1의 ‘×’ 표기는 통계적 상호작용이나 인과 결합을 의미하지 않으며, 동일 장면군에서 관찰되는 기호 단서(도상/지표/상징)와 의인화 동인(3요인)을 교차 참조하여 코딩 항목을 구성한다는 의미이다. 따라서 그림 1은 서사 진행에 따른 순차적 과정 모형이 아니라, 장면군 분석에 적용되는 통합 분석 매트릭스(교차 코딩 틀)로 기능한다. 구체적으로 본 분석 틀은 (1) 입력: 장면군 내 기호 단서 추출, (2) 처리: 의인화 3요인과의 교차 매핑, (3) 출력: 위협–통제 가능–관계 귀속으로 이어지는 해석항 도출이라는 운용 규칙에 따라 작동하며, 각 요소가 맥락에 따라 중첩·누적될 수 있음을 전제한다. 각 장면군은 최소 1개 이상의 기호 단서가 코딩되며, 해석항은 위협–통제 가능–관계 귀속 중 하나 또는 그 전환 경로로 기록된다. 해석항의 판정 근거(대사/컷/행위)는 타임코드와 함께 기록하여 분석의 추적 가능성을 확보하였다.

Fig. 1.

Integrated analytical model of “Three-Factor Anthropomorphism × Peircean Triadic Semiotics” (source: Author’s own construction)


Ⅲ. 사례 분석: 애니메이션 <나 혼자만 레벨업>의 괴수의인화 메커니즘

3-1 분석 절차 및 자료 선정 기준

따라서 본 연구는 분석의 추적 가능성을 높이고 연구자의 주관적 개입을 최소화하기 위해 시즌 1 전편(12화)을 2회 이상 반복 시청하는 프로토콜을 적용하였다. 1차 시청에서는 전체 서사 흐름과 괴수의 지위 전환 사건을 파악하였고, 2차 시청에서는 타임코드 기준으로 장면군의 시작·종료 지점을 기록하였다.

장면군의 내용적 선정 기준은 다음과 같이 설정하였다. (a) 그림자 추출·편입 등 괴수의 존재론적 지위가 전환되는 사건이 포함된 구간, (b) 소환·지휘·편제 등 시스템 규약이 명시적으로 제시되는 구간, (c) 위계·역할·의례·명명 등 규범 단서가 반복·누적되는 구간이다.

이와 같은 내용 기준을 충족하는 후보 구간을 먼저 도출한 뒤, 후보 구간의 경계를 확정하기 위한 운영 기준을 추가로 적용하였다. 구체적으로 (1) 동일한 상호작용 목표가 유지되면서 규약 행위(호명·명령·의례 등)가 서사적으로 응집되는 경우를 우선적으로 장면군으로 확정하였고, (2) 단일 액션의 연속으로 의미 단서가 축적되지 않는 구간은 제외하였다. 이 기준에 따라 Ep. 2–3(던전 사건), Ep. 5–6(Igris 조우), Ep. 10–12(제주/베루), Ep. 12(그림자 추출 의례), 그리고 군단 장면이 반복되는 구간을 핵심 분석 대상으로 설정하였다(표 1 참조).

Key scenes and analytical focus points

아울러 코딩의 자의성을 완화하기 위해 선별된 핵심 장면군의 일부에 대해서는 동료 연구자 1인과 코딩 결과를 교차 검토(Cross-checking)하고, 불일치 항목은 합의 절차를 통해 조정하였다.

본 연구의 증거 단위는 장면 또는 시퀀스로 정의한다. 이는 동일한 공간·상황, 동일한 상호작용 목표(대치/명령/복종/의례 등), 그리고 연속된 규칙 패턴이 유지되는 구간을 의미한다. 각 증거 단위에서 관찰되는 텍스트 단서는 (i) 시각적 유사성 및 역할 표지, (ii) 규칙·인과·반복을 통해 행위 방향을 지시하는 단서, (iii) 위계·의례·집단 규범을 호출하는 규약 표지로 구분하여 기록하였다. 이후 이러한 단서들의 누적이 수용자의 해석항을 어떻게 안정화하는지, 그리고 그 과정에서 의인화 3요인(유도된 행위자 지식/효능 동기/사회성 동기)이 어떻게 개입하는지를 연결하여 논의를 전개한다[11].

아울러 본 연구는 사례 분석의 임의성을 최소화하기 위해, 기호 단서와 의인화 동인의 관계를 일대일로 고정하지 않고, 장면 분석을 안내하는 휴리스틱 지침으로 정리하였다(표 2). 이는 실제 텍스트에서 단서들이 중첩·누적적으로 작동하며, 동일 단서가 복수의 동인에 동시 기여할 수 있다는 전제를 포함한다.

Core mapping between anthropomorphism drivers and sign types

3-2 제도화된 질서 속에서의 의미 지위 재배치

선행 괴수 재현 논의는 괴수를 공포와 위협을 유발하는 타자로 고정하는 경향이 강했으나, 동시대 애니메이션 및 장르 서사에서는 괴수의 의미 지위가 표현 방식에 따라 분기하는 양상이 뚜렷하다. 본 연구는 시기별·표현 방식 비교를 위한 최소 준거로 괴수 재현을 다음의 세 유형으로 정리한다.

첫째, 위협-토벌형에서 괴수는 공동체 외부의 위험으로 설정되며, 조우–대치–격퇴 또는 토벌의 서사 기능을 수행한다. 이 유형에서 도상 단서는 이질성과 공포를 강화하고, 지표 단서는 예측 불가능성과 사건성을 부각하며, 상징 단서는 배제와 정화의 규범을 호출하는 방식으로 조직된다[14].

둘째, 친화-동료형에서 괴수는 정서적 공명, 돌봄, 동행의 관계로 재서술된다. 이 유형에서는 인간형 유사성 및 표정·몸짓과 같은 미시 단서가 확장되고, 상호성·협력의 반복을 통해 친화적 예측 가능성이 형성되며, 파트너·가족·동료의 관계 규약이 안정화되는 방향으로 상징 단서가 축적된다[16].

셋째, 제도화-규약형에서 괴수는 위계, 명명, 의례, 지휘 체계와 같은 규약 장치 속에서 질서 내부의 구성원 또는 전력으로 재배치된다. 이 경우 핵심은 괴수성의 약화가 아니라, 행위의 예측 가능성과 관계적 위치가 제도적 장치에 의해 고정되면서 해석항이 점진적으로 안정화된다는 점이다. 이 유형화는 개별 작품을 환원적으로 분류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본 사례 분석에서 의미 전환의 경로를 비교 가능한 수준으로 기술하기 위한 분석 준거로 제시된다.

이 준거 위에서 볼 때, 애니메이션 <나 혼자만 레벨업>의 세계관은 ‘이계의 문–던전–헌터’라는 고도로 제도화된 구조를 통해 행위의 논리를 조직한다. 이 체계에서 괴수는 원칙적으로 토벌의 대상이자 위험 요소로 규정되며, 헌터의 등급과 던전의 난이도는 상호 연동된 정량적 질서의 틀을 형성한다. 다만 본 작품은 시스템 내부에서 괴수가 단일하고 고정된 타자의 범주에 머무르기보다, 특정 사건과 규약 장치의 도입을 기점으로 의미 지위가 단계적으로 이동하는 과정을 전면에 배치한다[17].

본 연구는 이러한 이동을 다음의 세 국면으로 정리한다. 첫째, 던전에 출현하는 괴수는 적대적 타자로서 공포와 위협을 생성하는 기능을 수행한다(Ep. 2–3). 둘째, 성진우의 그림자 추출을 기점으로 괴수는 그림자 군단의 구성원으로 재현되며, 소환 가능성·지휘 가능성·편제 가능성이라는 시스템적 행위 속성이 부여된다(Ep. 5–6, Ep. 10–12, Ep. 12). 셋째, 군단 내부에서 위계 질서, 역할 분담, 의례적 행동이 반복적으로 제시되면서 준공동체적 구조가 형성되고, 그 결과 괴수의 의미 지위는 외부의 위협에서 내부 질서의 구성 요소로 이동한다(군단 반복 장면).

이와 같은 서사 구성은 괴수의 폭력성과 위협성을 제거하거나 ‘귀여움’으로 중화하는 방식에 의존하지 않는다. 오히려 본 작품은 규칙과 관계 구조의 제도화를 통해 괴수의 위험성을 ‘조정 가능하고 동원 가능한 힘’으로 재기입하며, 그 과정에서 수용자의 해석항이 특정 방향으로 안정화되도록 만든다. 구체적으로는, 첫째 명명(호명 가능성)이 괴수를 익명의 재난이 아니라 반복 추적 가능한 개체로 고정하고, 둘째 위계 편제(군단/서열/역할)가 괴수의 힘을 무작위적 폭력에서 규약 속 기능으로 재배치한다. 셋째, 지휘–복종 절차의 반복(명령→정렬/대기→응답→실행)은 괴수의 행위를 돌발적 위협이 아니라 조건부 인과 연쇄로 조직하여 “무엇이 다음에 일어날지”에 대한 예측 가능성을 축적한다. 넷째, 전투 수행과 결과가 상태창/수치화된 시스템 인터페이스로 빈번히 가시화되면서 괴수는 설명 불가능한 타자가 아니라 관리·운용 가능한 전력으로 프레이밍되고, 다섯째 보상 구조(성과·업그레이드·전력 증대)는 위험을 손실이 아니라 체계 안에서 회수 가능한 가치로 재코딩한다. 마지막으로 호출·배치·통솔이 의례처럼 반복되는 장면 구성은 규약을 설명이 아닌 습관으로 자연화하여 해석 시간을 단축시키고, 인간형 도상 단서(직립·장비·전투 자세 등)가 이러한 규약 장치와 결합될 때 괴수는 적대적 타자라기보다 동일 질서 내부의 행위자로 분류되기 쉬워진다. 따라서 <나 혼자만 레벨업>의 괴수 의인화는 ‘본질적 인간화’의 결과라기보다, 제도화된 규칙과 관계 규약이 누적되는 과정에서 의미 지위가 “공포→통제 가능→신뢰 가능”의 경로로 재부호화된 결과로 해석될 수 있다[15].

3-3 시각 층위(Icon)와 유도된 행위자 지식

아이콘 층위는 괴수가 ‘행위자로 지각될 수 있는가’라는 해석의 출발점을 형성한다. <나 혼자만 레벨업>은 괴수의 신체 윤곽, 자세, 장비와 같은 시각적 표상을 통해 인간형 유사성을 구성하고, 이를 매개로 수용자가 이미 보유한 행위자 지식을 호출하도록 유도한다. 이 과정에서 기사 도상의 가독성을 가장 선명하게 제공하는 사례가 이그리스이다.

그림 2에서 확인되듯, 이그리스는 비인간 존재로 제시되면서도 직립 보행, 갑옷 착용, 무기 사용과 같은 단서를 통해 ‘인간 기사’의 실루엣과 역할 스키마를 강하게 환기한다. 더 나아가 그림자화 이후 적용되는 암청색 색채 기조, 발광 효과, 윤곽 처리 방식은 이그리스를 적대적 타자라기보다 동일 진영에 귀속된 존재로 분류하게 만드는 시각적 표지로 기능한다. 이러한 귀속 표지는 색채와 프레이밍이 반복되는 장면 구성 속에서 누적적으로 강화되며, 괴수의 위협성을 약화시키지 않은 채 그 위협을 ‘아군’ 범주 안으로 재배치하는 효과를 낳는다.

Fig. 2.

Visual comparison of Igris before and after shadow extraction (source: Animation series “Solo Leveling”)

또한 이그리스가 보여주는 절제된 전투 자세와 검술 동작은 야수적 충동보다 훈련된 기술과 규율을 연상시키며, 이는 해당 존재를 단순한 물리적 장애물로 보기보다 의도와 판단을 가진 행위 주체로 독해하도록 하는 방향성을 제공한다. 요컨대 아이콘 층위의 단서들은 유도된 행위자 지식을 활성화하여 초기적 마음 귀속을 개시하고, 이후 관계적 의인화가 전개될 수 있는 인지적 토대를 마련한다. 다만 이 단계의 시각적 유사성만으로는 신뢰가 완결되기 어렵고[16], 다음 절에서 논의할 지표 층위의 인과적 예측 가능성과 결합될 때 그 해석은 보다 안정적인 효능감으로 확장될 수 있다.

3-4 지시 층위(Index)와 효능 동기

지표 층위가 초점을 두는 핵심 문제는 해당 존재가 예측 가능하고 통제 가능한 인과적 행위자로 이해될 수 있는가에 있다. <나 혼자만 레벨업>에서 그림자 군단은 명령–복종으로 구성된 위계적 상호작용, 규칙화된 전투 수행 절차, 그리고 반복적으로 재현되는 반응 양식(예: 호출→정렬→대기/응답→실행)을 통해 괴수의 행위를 추론 가능한 인과 연쇄로 조직한다. 이러한 인과 연쇄의 구축은 수용자가 세계를 조정 가능하다고 느끼도록 하는 효능 동기를 지지하는 조건으로 기능한다. 즉, 지표 단서는 “무엇이 다음에 일어날지”를 예측할 수 있게 하는 단서 체계를 제공하며, 이 예측 가능성이 괴수의 위협성을 ‘통제 불가능한 위험’에서 ‘규칙 속의 전력’으로 재배치하는 경로를 형성한다. 이는 성진우가 월등한 능력을 통해 새로운 세력을 규합하고 위계 질서를 부여한다는 점에서, 한국형 영웅 서사(주몽 신화)의 원형적 구조와도 맥을 같이 한다[24].

Fig. 3.

Visual comparison of Beru before and after shadow extraction (source: Animation series “Solo Leveling”)

개미왕 베루(Beru)의 사례는 이러한 변화를 극명하게 보여준다. 베루는 Ep. 11에서 그림자화 이전에는 압도적인 위협으로 제시되며, 공격의 강도와 방향이 특정 규칙과 연결되지 않은 채 과잉된 폭력의 연쇄로 표상된다. 그러나 Ep. 12 이후 베루의 행위는 명령에 대한 즉각적 반응, 전투 대형과의 정렬, 주인공의 목표를 실행하는 일관된 행동 규칙을 통해 재부호화된다. 여기서 핵심 변화는 베루의 성격이 도덕적으로 순화된 것이 아니라, 그의 행위가 명령–반응–실행으로 연결되는 규칙적 인과 고리로 반복 제시된다는 점이다. 이 반복은 베루의 힘을 무작위적 위협이 아니라 조건부로 발동되는 전력으로 읽히게 하는 해석 경로를 제공하며, 결과적으로 괴수의 의미 지위가 통제 불가능성에서 조정 가능성으로 이동하도록 한다.

본 연구에서 주목하는 반복 노출 조건은 지표 단서의 축적을 강화하여, 수용자가 명령–수행–보상으로 구성된 행동 규칙을 압축적으로 학습하도록 만든다. 시청자는 동일한 규칙과 서사 단서를 짧은 시간에 반복적으로 접하면서 사건의 인과 연결을 빠르게 ‘학습’하며, 이러한 고밀도의 반복 경험은 수용자의 해석 안정화와 괴수 의인화 과정에 기여한다[3],[25].

이러한 고밀도의 인과적 강화는 막연한 공포를 시스템에 대한 신뢰로 전환하는 심리적 시간을 단축시킨다. 아울러 작품 내 빈번하게 등장하는 상태창 인터페이스는 괴수를 ‘통제 가능한 자원’으로 인식하게 만드는 인지적 틀로 작동하며[26], 시스템이 예측 가능한 보상 구조를 제공함으로써 효능 동기를 강화하는 과정을 뒷받침한다[27]. 나아가 이러한 시스템적 통제 기제는 소셜 로봇 연구에서 지적되듯, 비인간 대상과의 심리적 거리를 좁히고 예측 가능성을 높임으로써 의인화(마음 귀속)를 촉진하는 핵심 요인으로 작용한다[28].

3-5 상징 층위(Symbol)와 사회성 동기

상징 층위에서 의인화는 더 이상 개별 존재의 외형이나 행위 규칙에 국한되지 않고, 괴수와 인물에게 공유 가능한 규약적 의미가 부착되는 과정으로 나타난다. 여기서 상징은 의미가 사회적으로 합의된 호칭, 의례, 가치 어휘를 통해 호출되는 층위를 가리키며, 이 단계에서 괴수는 가치·윤리·정체성 규칙이 작동하는 관계 구조 속으로 편입된다.

<나 혼자만 레벨업>은 위계적 호칭 체계(군왕, 기사 등), 의례적 행위(경례, 충성 서약), 그리고 군단을 하나의 공동체로 성립시키는 규칙화된 연출(정렬, 동시적 동작)을 통해 그림자 군단을 사회성 동기가 작동할 수 있는 관계적 네트워크 안에 배치한다. 이러한 상징 장치들은 군단을 단순한 전투 집합체가 아니라 역할·질서·소속이 명시된 사회적 집단으로 읽히게 하는 해석 경로를 제공한다.

이 과정에서 의례화된 장면의 반복은 상징 층위의 안정화에 결정적으로 기여한다. 예컨대 이그리스(Igris)가 수행하는 직립–무릎 꿇기–고개 숙임의 절차적 동작은 복종이 단순한 기능적 반응을 넘어 충성이라는 규범 어휘와 결합될 수 있음을 시각적으로 규약화한다. 또한 Ep. 12에서 대규모 그림자 병사들이 일제히 정렬하여 응답하는 장면은 군단이 개체들의 합이 아니라 제도적 위계와 소속 규칙을 갖춘 공동체로 성립했음을 상징적으로 고정한다.

더 나아가 성진우가 약한 헌터에서 군왕으로 전환되는 서사적 과정은 이러한 상징화를 제도적으로 봉합한다. 시스템 인터페이스를 통해 그림자 군왕이라는 호칭이 공시되는 순간, 지배·책임·수호와 같은 규약적 의미는 성진우 개인의 지위 표지를 넘어 그가 통솔하는 그림자 군단 전체에 확장되는 규범적 틀로 작동한다. 이 호명 장면은 군왕의 지위가 개인적 서사 성취를 넘어, 질서와 책임의 윤리적 문법으로 제도화되는 지점을 시각적으로 표지한다(그림 4).

Fig. 4.

Visual comparison of Sung Jinwoo before and after becoming the Shadow Monarch (source: Animation series “Solo Leveling”)

즉, 군왕의 호명은 괴수의 폭력성을 제거하는 방식이 아니라, 그것을 보호와 책임을 전제로 한 힘으로 재정의할 수 있게 하는 규범적 장치로 기능한다. 이는 주인공이 개인적 성장에 머무르지 않고 새로운 공동체를 구축하는 영웅 서사의 경로와 결합하며[25], 그림자 군단이 구성원들에게 새로운 존재론적 지위와 소속감을 부여하는 사회적 연대의 장으로 작동함을 시사한다.

종합하면, <나 혼자만 레벨업>에서 괴수 의인화는 아이콘에서 지표, 나아가 상징으로 이어지는 경로를 통해 단계적으로 안정화된다. 아이콘 층위는 행위자 가독성을 확보하여 마음 귀속을 개시하고, 지표 층위는 규칙화된 인과 연쇄를 통해 효능 동기를 지지하며, 상징 층위는 호칭·의례·가치 어휘로 구성된 규약 체계를 통해 관계적 의미를 고정함으로써 사회성 동기를 활성화한다. 그 결과 괴수는 위협적 타자에서 조정 가능한 전력을 거쳐 동일한 질서에 속한 의존 가능한 관계 구성원으로 재서술된다.


Ⅳ. 결 론

4-1 연구 결과의 요약

본 연구는 애니메이션 <나 혼자만 레벨업>을 사례로, 의인화 3요인 모형과 퍼스의 삼원 기호학을 결합한 분석 틀을 장면 단위 텍스트 독해에 적용하였다. 연구의 초점은 통계적 검증이 아니라, 장면별 근거를 통해 괴수 의인화가 어떠한 단서 구성과 해석 조건 속에서 형성·축적·안정화되는지를 규명하는 데 있다. 분석 결과, 괴수 의인화는 단일 요인에 의해 즉시 발생하기보다, 시각적 유사성, 인과적 가독성, 규약화된 관계 네트워크가 서사적 시간 속에서 누적되며, 수용자의 해석이 점진적으로 안정화되는 과정으로 이해될 수 있음이 확인되었다.

첫째, 시각 층위에서는 그림자 군단의 인간형 윤곽, 직업화된 도구, 동작의 문법이 ‘유도된 행위자 지식’을 효과적으로 호출함으로써, 수용자가 괴수를 의도와 목적을 지닌 주체로 읽기 시작할 수 있는 기반을 제공한다[11]. 이 단계에서 핵심은 괴수성이 제거되거나 약화되는가가 아니라, 괴수의 형상이 ‘행위자처럼 보일 수 있는 최소 요건’을 충족하도록 조직된다는 점이다. 특히 이그리스의 경우 ‘기사’ 원형을 연상시키는 도상적 단서가 반복적으로 제시되며, 비인간 존재를 단순한 물리적 대상이 아니라 행위 주체로 해석하도록 유도하는 출발점이 형성된다.

둘째, 지시 층위에서는 명령–복종 체계와 규칙화된 전투 수행 방식이 행위에 예측 가능한 인과성을 부여함으로써, 수용자가 세계를 조정 가능하다고 느끼게 하는 ‘효능 동기’를 지지한다[11]. 이 과정에서 괴수는 ‘무작위적으로 폭력적인 위협’에서 ‘조건에 따라 동원 가능한 전력’으로 의미 지위를 재배치한다. 특히 베루가 그림자화 이후 명령에 반응하고 전투 규칙에 정렬되는 장면들은, 외형의 변화보다 행위 규칙의 안정성이 신뢰 형성의 토대를 마련한다는 점을 선명하게 보여준다. 다시 말해, 지시적 단서의 핵심 변화는 괴수의 도덕적 순화 여부가 아니라, 행위가 규칙과 반복을 통해 인과적으로 읽힐 수 있게 되는 조건의 확보에 있다.

셋째, 상징 층위에서는 위계적 호칭 체계, 의례화된 행위, 그리고 공동체 윤리가 괴수를 규약화된 질서 안으로 편입시키며 ‘사회성 동기’가 작동할 수 있는 관계적 기반을 제공한다[17]. 이 단계에서 괴수는 예측 가능한 행위자에 머무르지 않고, 역할과 소속이 승인된 관계 구성원으로 재구성된다. 이그리스의 ‘기사도’가 경례·복종 절차, 충성의 어휘, 집단적 동시 동작과 결합하며 점차 규범적 역할로 승격되는 과정은, 의미가 반복과 제도화를 통해 안정화되는 전형적 경로로 이해될 수 있다[12].

종합하면, <나 혼자만 레벨업>은 (1) 명명과 호칭을 통해 존재의 식별 가능성을 고정하고, (2) 위계 편제와 역할 배치를 통해 폭력을 체계 내 기능으로 재배치하며, (3) 지휘–복종의 반복 절차로 행위를 조건부 인과 연쇄로 조직한다. 여기에 (4) 상태창 중심의 인터페이스가 전력의 가시화·관리 가능성을 강화하고[26], (5) 보상 구조가 위험의 의미를 회수 가능한 가치로 재코딩하는 장치로 결합하면서[27], 괴수는 ‘공포의 타자’에서 ‘규칙 속의 전력’으로 이동한다. 이는 괴수성이 약화되어서가 아니라, 규칙과 규약의 누적을 통해 “공포→통제 가능→신뢰 가능”의 해석 안정화가 촉진된다는 점을 시사한다[15].

4-2 연구의 시사점 및 한계

본 연구는 의인화 기제가 반복 노출 환경과 결합될 때, 수용자의 해석이 더 빠르게 안정화될 수 있음을 제시한다. 연속 시청 관습은 작품 내 행위 규칙과 단서의 반복 노출을 단기간에 밀집시키며[3], [25], 작품 내부 시스템 인터페이스는 괴수를 상태와 규칙이 부여된 대상으로 인식하게 하는 인지적 틀을 제공한다[26]. 다시 말해, OTT 환경 자체보다는 반복 노출과 텍스트 내 단서 결합이 괴수 의인화 과정에서 해석 안정화를 촉진하는 조건으로 기능함을 강조하였다.

본 연구는 다음과 같은 한계를 지닌다. 첫째, 분석 대상이 단일 작품에 한정되어 결과의 일반화에는 제약이 있다. 향후 다양한 텍스트와 장르, 그리고 서로 다른 매체 유형을 대상으로 비교 분석을 수행할 필요가 있다. 둘째, 본 연구는 텍스트 세밀 독해를 중심으로 하였기에, 의인화 동인의 작동은 장면 단서와 서사 맥락의 추적 가능성에 근거해 해석되었다. 향후에는 관객 실험, 심층 면접, 또는 시청 로그 자료 등을 결합하여 동인의 상대적 비중과 작동 조건을 보다 직접적으로 점검할 수 있을 것이다. 셋째, 의인화 해석은 문화적 경험과 장르 관습의 영향을 받으므로, 서로 다른 문화권의 수용자가 동일한 단서에 대해 보이는 민감도에는 차이가 존재할 가능성이 있다[16]. 이에 따라 후속 연구는 문화권 비교를 통해 단서의 작동 범위와 외삽 가능성을 정교화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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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소개

추락(Le Qiu)

2004년:Shandong University of Technology (China) (공학사)

2009년:Shandong University of Technology (China) (공학석사)

2023년~현 재: 세종대학교 대학원 공연·영상·애니메이션학과 애니메이션학 박사수료

※관심분야:디지털 캐릭터(Digital Characters), 유애니메이션 내러티브(Animation Narrative), 게임학 이론(Game Studies Theory) 등

한창완(Chang-Wan Han)

1994년:서강대학교 대학원(석사)

2006년:서강대학교 대학원(신문방송학 박사)

2000년~현 재: 세종대학교 창의소프트학부 만화애니메이션텍 전공 교수

2000년~현 재: 세종대학교 융합콘텐츠산업연구소연구소장

2020년~현 재: 한국캐릭터학회 회장

※관심분야:캐릭터산업(Character Industry), 웹툰과 애니메이션 이론(Web Comics Animation Theory), 콘텐츠IP(Content Intellectual Property

Fig. 1.

Fig. 1.
Integrated analytical model of “Three-Factor Anthropomorphism × Peircean Triadic Semiotics” (source: Author’s own construction)

Fig. 2.

Fig. 2.
Visual comparison of Igris before and after shadow extraction (source: Animation series “Solo Leveling”)

Fig. 3.

Fig. 3.
Visual comparison of Beru before and after shadow extraction (source: Animation series “Solo Leveling”)

Fig. 4.

Fig. 4.
Visual comparison of Sung Jinwoo before and after becoming the Shadow Monarch (source: Animation series “Solo Leveling”)

Table 1.

Key scenes and analytical focus points

Episode/sequence (animation) Scene cluster Analytic focal points
(Icon–Index–Symbol × motivation)
Ep. 2–3
(Dungeon incident)
First explicit monster threat Index of danger and causality; minimal anthropomorphism, fear-dominant interpretant(motivation cues weak/absent at this stage)
Ep. 5–6
(Igris encounter)
Knight archetype and duel choreography Iconic role schema (knight), disciplined gestures; elicited agent knowledge → agent-like mind attribution
Ep. 10–12
(Jeju raid/Beru)
Ant King as tactical adversary Index of competence, strategy, rule-governed combat; effectance motivation → interpretant shift toward controllability (predictability/control), and—after extraction—affiliative framing becomes available
Ep. 12
(Shadow extraction ritual)
Naming/command/obedience chain Symbolic convention of ‘Shadow Army’ membership; sociality motivation → affiliation and loyalty
Across episodes
(Shadow Army scenes)
Humor,care, and communal display Symbolic attachment and group norms; interpretant shift from threat to companionhood

Table 2.

Core mapping between anthropomorphism drivers and sign types

Anthropomorphism factor Icon
(similarity cues)
Index
(causal/regularity cues)
Symbol
(norm/value cues)
Note: This mapping serves as a heuristic guide. In actual texts, these cues operate cumulatively and may overlap across categories.
Elicited agent knowledge Humanlike silhouette, face, gesture Goal-directed routines, role scripts Identity labels and role markers
Effectance motivation Readable affordances and feedback Rule-governed tactics, predictable responses Legitimized hierarchy and command
Sociality motivation Expressive micro-cues of warmth Reciprocity and cooperation Loyalty, community, moral align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