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rea Digital Contents Society
[ Article ]
Journal of Digital Contents Society - Vol. 26, No. 5, pp.1385-1393
ISSN: 1598-2009 (Print) 2287-738X (Online)
Print publication date 31 May 2025
Received 29 Apr 2025 Revised 15 May 2025 Accepted 21 May 2025
DOI: https://doi.org/10.9728/dcs.2025.26.5.1385

생성형 AI 미디어아트의 기술‧미학적 특성과 창작 주체성에 대한 연구

이학진*
홍익대학교 디자인 공예학과 공간디자인 전공 박사
A Study on the Technological and Aesthetic Characteristics of Generative AI Media Art and Creative Subjectivity
Hak-jin Lee*
Doctor of Design, Spatial Design Major, Department of Design·Craft, Hongik University, Seoul 04066, Korea

Correspondence to: *Hak-jin Lee E-mail: hhhak616@gmail.com

Copyright ⓒ 2025 The Digital Contents Socie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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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

본 연구는 생성형 인공지능(AI)이 미디어아트의 기술적·미학적 특성과 창작 주체성을 어떻게 변화시키는지를 고찰하였다. 생성형 AI는 대규모 데이터 학습과 알고리즘 연산을 통해 콘텐츠를 자율적으로 생성하며, 예술 창작 방식과 감각 구성 원리 및 창작 주체의 개념을 근본적으로 재구성한다. 본 연구는 프롬프트 기반 생성, 알고리즘 자율성, 실시간 데이터 반응성, 인간–기계 협업 구조를 생성형 AI의 핵심적 특성으로 규정하고, 이러한 특성이 미디어아트에서 비정형적 시각 표현과 감각 매체의 확장을 촉진함을 분석하였다. 또한 창작 주체성이 통합된 인간 중심 모델에서 분산된 협력 구조로 이동하는 양상을 이론적으로 고찰하며, 이를 통해 생성형 AI 기반 미디어아트가 공공적 맥락에서 예술의 사회적 역할과 소통 방식을 확장할 수 있는 가능성을 논의하였다.

Abstract

This study investigates how generative artificial intelligence (AI) transforms technological characteristics, aesthetic characteristics, and creative subjectivity within media art. Generative AI autonomously produces content through large-scale data learning and algorithmic computation, fundamentally reshaping artistic creation methods, sensory compositions, and concepts of authorship. This study identifies key technological characteristics—prompt-based generation, algorithmic autonomy, real-time data responsiveness, and human–machine collaboration—and analyzes the resulting aesthetic shifts toward non-linear visual expressions and expanded sensory experiences. Additionally, the study argues that generative AI reconfigures creative subjectivity from a unified human-centered model to a distributed relational framework. Based on the identified transformations, the study further discusses the potential for generative AI-based media art to extend its social functions and interactive communication to public contexts. Ultimately, this study contributes to establishing a theoretical framework to critically reconsider creative agency and the boundaries between creation and generation in the era of generative AI.

Keywords:

Application of Generative AI in Media Art, Creative Subjectivity, Generative AI, Human–Machine Collaboration, Technological and Aesthetic Characteristics of Media Art Using Generative AI

키워드:

생성형 AI, 생성형 AI 미디어아트, 창작 주체성, 인간–기계 협업, 생성형 AI 기반 미디어아트의 기술·미학적 특성

Ⅰ. 서 론

1-1 연구배경 및 목적

최근 생성형 AI (Generative Artificial Intelligence)는 딥러닝 기술의 발전에 따라 자율적인 콘텐츠 생성이 가능한 창작 시스템으로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이 기술은 이미지, 텍스트, 음성, 영상 등 다양한 형태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새로운 결과물을 생성하여, 예술, 디자인, 미디어 콘텐츠 등 창작활동 전반의 방식과 개념에 구조적인 전환을 불러오고 있다[1]. 특히 프롬프트 기반 생성 시스템의 급속한 발전은 창작 과정에서의 기술 의존도를 증가시켜 예술가의 역할과 창작 과정에서의 인간-기술 간 관계 변화에 관한 근본적 질문을 제기한다.

생성형 AI 기술은 예술 분야 전반에 걸쳐 빠르게 확산되고 있으며, 그중에서도 미디어아트는 알고리즘 기반 기술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분야로 특히 주목할 만하다. 미디어아트는 초기부터 디지털 장치, 인터페이스, 프로그래밍 시스템을 창작 과정에 적극적으로 통합해 왔으며, 최근에는 알고리즘 중심의 생성 시스템이 디지털 예술의 핵심 원리로 자리 잡고 있다[2]. 이처럼 미디어아트는 단순한 매체 실험을 넘어 알고리즘적 사고와 생성 방식을 창작 구조 전반에 적용하고 있다.

특히 생성형 AI 기반의 미디어아트는 인간의 직접적인 개입 없이도 자율적 결과물을 생성할 수 있어 창작자의 역할, 창작 구성 방식, 창작과 생성의 경계에 관한 이론적 탐구가 요구된다. 창작 과정에서 알고리즘이 자율적으로 작동하고, 결과물이 예측 불가능한 방식으로 형성되면서, 창작 주체는 고유한 의도를 가진 작가에서 데이터·시스템·프롬프트 등 다층적 행위자들로 분산되고 있다[3]. 이는 예술 창작에서 인간의 창의성, 창적 주체성, 감각 구성 방식의 개념이 기술적 환경 변화 속에서 어떻게 재구성되는지에 대한 이론적 재검토가 필요함을 시사한다.

이에 본 연구는 생성형 AI 기반 미디어아트의 기술적·미학적 특성과, 이로 인해 야기되는 창작 주체성의 구조적 변화를 이론적으로 규명하는 데 목적이 있다. 이를 위해, 첫째, 생성형 AI가 적용된 미디어아트 알고리즘 생성 방식과 원리를 기술적 관점에서 검토한다. 둘째, 미디어아트에서 나타나는 시각 표현의 특성과 감각 매체의 확장을 미학적으로 분석한다. 셋째, 인간과 생성형 AI의 협업 구조를 통해 형성되는 창작 주체의 변화를 이론적으로 고찰한다. 본 연구는 이러한 분석을 통해 생성형 AI 시대 미디어아트 창작물의 변화 양상을 비판적으로 조망하고, 생성과 창작의 경계 및 창작 주체성에 대한 이론적 기준을 제시하고자 한다[4].

1-2 연구방법

본 연구는 생성형 AI 기반 미디어아트의 기술적·미학적 특성과 창작 주체성의 구조적 변화를 분석하기 위해 두 가지 중심 방법론을 적용하였다.

첫째, 생성형 AI의 기술적 원리, 예술적 감각 확장, 포스트휴먼 및 분산적 주체성 개념 등 본 연구의 핵심 주제를 체계적으로 분석하고 비판적으로 해석할 수 있는 이론적 문헌을 종합적으로 검토하였다. 문헌 선정은 생성형 AI의 기술적 작동 방식에 대한 명확한 설명을 제공하는지, 예술 창작에서의 감각 매체의 확장 개념을 이론적으로 뒷받침하는지, 포스트휴먼 이론과 분산적 주체성의 관점에서 창작 주체성의 구조 변화를 분석하는 데 적합한 이론적 틀을 제공하는지 여부를 기준으로 이루어졌다.

둘째, 위의 이론적 기반을 바탕으로 생성형 AI가 실제 적용된 미디어아트 작품에 대한 비판적 사례 분석을 수행하였다. 사례 선정 기준은 다음과 같다.
① 생성형 AI가 단순 보조 도구를 넘어 창작 과정 전반에 핵심적으로 개입하여 작동하는 작품일 것
② 알고리즘의 자율성, 프롬프트 기반 설계, 실시간 데이터 반응성 등 본 연구에서 핵심적으로 다루고자 하는 기술적 특성을 명확히 포함하는 작품일 것
③ 창작 주체성의 구조적 변화, 감각 구성 방식의 확장, 시각적 표현의 비정형성 등 본 연구가 설정한 이론적 논의를 명확히 실증할 수 있는 작품일 것

이러한 기준에 따라 대표적인 생성형 AI 도구를 기반으로 창작된 미디어아트 작업과 작가의 대표적 사례들을 선정하였다. 앞서 제시한 문헌 연구와 사례 분석을 결합한 접근 방식은 단순한 현상 기술을 넘어서 생성형 AI 기반 미디어아트가 창작 환경과 창작 주체성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키고 있는지를 비판적이고 통합적으로 분석하는 데 효과적인 방법론적 틀로 작용한다.


Ⅱ. 생성형 AI와 미디어아트

2-1 생성형 AI의 개념과 원리

생성형 AI는 기존 데이터를 학습한 AI 모델이 새로운 콘텐츠를 자율적으로 생성하는 기술이다. 최근 예술, 디자인, 미디어 콘텐츠 분야에서 급격히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으며, 단순한 정보 분석이나 분류 기능을 넘어서 콘텐츠 자체를 스스로 생성하는 것이 기존 AI와 차별화된다. 대표적인 기술로는 GAN(Generative Adversarial Network), VAE(Variational Auto Encoder), 트랜스포머 기반의 생성 모델이 있으며, 이들은 이미지, 텍스트, 오디오, 비디오 등 다양한 유형의 데이터를 통해 자율적 생성의 기술적 기반을 제공한다.

생성형 AI는 이제 단순한 데이터의 조합을 넘어, 잠재 공간(latent space) 탐색과 패턴 학습(Pattern Learning)을 통해 창의적 특성을 보인 결과물 생성을 가능하게 한다. 예를 들어, GAN은 생성자(Generator)와 판별자(Discriminator)의 경쟁적 구조를 통해 현실감 있는 이미지를 생성하며, 트랜스포머 기반 모델은 대규모 텍스트 데이터를 문맥적으로 분석해 자연어 프롬프트를 시각적·언어적 데이터로 전환하는 과정을 수행한다. 특히 달리(DALL·E), 미드저니(Midjourney), 스테이블디퓨전(Stable Diffusion)과 같은 텍스트-이미지 기반 생성형 AI는 간단한 명령어 입력만으로 고해상도의 시각 콘텐츠를 생성하여, 전문적인 기술이 없는 사용자도 복잡한 창작 과정이 가능하다[5].

2-2 미디어아트에서의 기술 수용과 변화

미디어아트는 기술 수용과 창작적 탐색을 중심으로 발전해 온 예술 분야이다. 초기에는 아날로그 장비와 비디오 아트 중심이었으나, 1990년대 이후 디지털 이미지 처리, 인터페이스 설계, 센서 기술 도입을 통해 상호작용성, 시간성, 네트워크 성 등의 특징으로 변화하였다. 이는 단순한 매체 전환을 넘어 창작 구조와 관람 방식, 작가와 관람자의 관계성을 재편성하는 계기가 되었다.

디지털 미디어아트의 기술 수용 과정은 대체로 세 단계로 구분할 수 있다. 첫째, 디지털 전환 단계에서 그래픽, 영상 합성, 디지털 프로젝션 등을 통해 시각적 표현 확장되었다. 이는 매체 중심 예술에서 알고리즘 기반 창작 환경으로의 이동을 의미한다. 둘째, 인터랙티브 도입 단계에서는 센서, 생체 인식, 실시간 피드백 시스템 등을 활용하여 관람자와의 실시간 상호작용이 가능해졌으며, 예술 작품은 고정된 오브제가 아닌 상황에 따라 변화하는 미디어 환경으로 변화하였다. 이 시기부터 관람자 참여, 반응형 인터페이스, 실시간 정보 시각화(real-time data visualization)와 같은 요소들이 주요 표현 방식으로 자리 잡았다. 셋째, 최근 생성형 AI 기술의 도입 단계에서는 GAN, 트랜스포머 기반 생성 모델, 대규모 프롬프트 시스템 등을 통해 시각 이미지뿐 아니라 텍스트, 오디오, 영상까지 콘텐츠 생성 전반을 인공지능이 주도적으로 수행하게 되었다. 생성형 AI는 단순한 매개 장치나 기술적 도구의 역할을 넘어 창작 과정에 능동적으로 개입하는 행위 주체로 기능하고 있다. 이에 따라 예술가는 프롬프트 설계자, 데이터 큐레이터, 알고리즘 조정자와 같은 새로운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이러한 기술적 전환은 미디어아트의 창작 구조를 기술 중심에서 인간-기계 협업 중심으로 변화시키면서 창작 주체성의 혼란, 예술 판단의 탈중심화, 감각 구조의 재구성을 촉진한다. 이러한 기술 발전 흐름은 디지털 미디어아트가 수용해온 기술적 단계와 그에 따른 창작 구조 및 표현 양식의 변화를 종합적으로 보여준다. 표 1은 디지털 미디어아트에서 생성형 AI까지의 기술 수용 과정을 단계별로 정리한 것이다[6].

Flowchart of the technological adoption process in digital media art

2-3 생성형 AI 기반 미디어아트의 기술적 특성

생성형 AI는 미디어아트의 창작 조건과 기술 구조 전반에 변화를 일으키면서, 단순한 도구적 확장이나 기능적 효율성의 문제를 넘어, 작품을 생성하는 알고리즘 구조, 창작자의 역할 변화, 그리고 제작 시스템의 형식 자체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본 장에서는 생성형 AI가 미디어아트 창작에 개입하는 방식의 핵심 기술적 특성을 네 가지로 나누어 살펴보고자 한다.

1) 프롬프트 기반 생성 시스템

생성형 AI의 발전은 창작 인터페이스에 구조적인 변화를 불러왔다. 기존의 작업 방식이 툴 중심의 직접 조작 기반이었다면 최근에는 자연어 입력만으로 콘텐츠가 자동 생성되는 프롬프트 기반 시스템으로 전환되었다. 이는 사용자의 언어 입력만으로 고해상도 이미지나 영상이 자동 생성되는 구조로, 창작의 진입 장벽을 낮추고 접근성이 확대하는 효과를 가져왔다.

대표 사례로인 미드저니는, 사용자가 입력한 문장을 기반으로 다양한 시각 스타일과 조합을 생성하여 이미지를 만들어낸다. 이는 때때로 예상하지 못한 비정형적 이미지를 산출함으로써 우연성과 창작 의도 간의 경계를 재구성하며, 인간의 창작 통제 범위를 넘어서는 새로운 제작 방식을 구현하여 디지털 창작 환경을 언어 기반 생성 중심으로 전환한다[7].

2) 알고리즘 기반 자율 생성 구조

생성형 AI는 전통적인 프로그래밍 방식과 달리 학습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자율적으로 결과물을 생성하는 구조를 갖는다. 이 자율성은 창작자의 의도를 벗어난 조형 결과를 도출하고, 결과적으로 창작자가 완전한 결과 통제를 포기하며 조건 설계와 결과 선별을 중심으로 창작에 개입하게 한다[8].

독일 예술가 마리오 클링게만(Mario Klingemann)의 작업은 이러한 구조를 잘 보여준다. 대표작인 그림 1, <Memories of Passersby I>는 GAN 알고리즘이 실시간으로 생성한 인물 초상 이미지를 지속적으로 보여주는 설치 작품으로, 작가의 통제를 벗어난 생성 구조를 극적으로 시각화하였다. 그는 GAN 기반 알고리즘을 활용하여 알고리즘이 자율적으로 결정한 이미지 결과를 큐레이션, 조합함으로써 기계적 생성과 인간의 미적 판단이 협력하는 창작 구조를 구현하였다.

Fig. 1.

Mario Klingemann, <Memories of Passersby I>, 2018

3) 실시간 데이터 반응형 구조

미디어아트의 기술적 확장은 생성형 AI의 자율성에 실시간 반응성을 결합하며 진화하고 있다. 센서, 위치 정보, 관람자 움직임, 네트워크 데이터 등이 AI에 입력되면 알고리즘은 이를 분석하여 이미지, 음향, 움직임 등으로 실시간 변환한다. 이러한 데이터 기반 반응형 구조는 작품이 고정된 결과가 아닌 유동적인 환경으로 기능하도록 한다.

터키 예술가 레피크 아나돌(Refik Anadol)의 작품 그림 2, <Unsupervised>는 GAN을 활용하여 뉴욕현대미술관(MoMA)의 디지털 아카이브를 학습한 후, 이를 시각화하여 관람자에게 ‘기계가 기억하고 해석하는 방식’을 감각적으로 제시한다. 이 구조는 실시간 데이터 시각화와 AI 알고리즘의 결합으로, 관람자가 작품의 변화에 참여하는 환경-작품-관람자 간의 감각적 알고리즘 시스템으로 작동한다.

Fig. 2.

Refik Anadol, <Unsupervised>, 2023, MOMA

4) 인간–기계 협업 기반 창작 구조

생성형 AI는 단순 도구 수준을 넘어 작가와 기계가 공동으로 창작 과정을 구성하는 협업 모델로 발전하고 있다. 예술가는 알고리즘의 작동 구조를 설계하거나, 프롬프트와 데이터 셋을 조정하며 결과물을 선별하는 큐레이터의 역할을 수행하고, AI는 그에 따라 결과물을 자율적으로 생성하는 역할을 맡는다. 이는 예술가의 창작 권한이 알고리즘 시스템과 공유되는 다층적 구현 방식이다.

이 구조의 대표 사례로 미국 작곡가 홀리 헌든(Holly Herndon)의 <Spawn Project>는 작가의 음성 데이터를 기반으로 학습된 AI를 활용하여 새로운 음악을 생성하는 딥러닝 보컬 시스템을 설계하였다. 학습된 보컬 데이터를 바탕으로, 실시간으로 비정형적 음성을 생성하고, 결과물을 큐레이션과 통합의 과정을 통해 AI와의 협업 구조를 완성한다. 이 창작 방식은 창작 주체의 고정된 위계를 해체하고 인간과 기계의 상호작용과 창작 개입 공유를 통한 생성형 구조를 구현하는 기술적 실험으로 평가된다.

생성형 AI 기반 미디어아트는 프롬프트 중심 생성 구조, 알고리즘 자율성, 데이터 반응 시스템, 그리고 인간-기계 협업적 창작 모델을 통해 기존의 디지털 창작 방식과 본질적으로 구분되는 새로운 제작 환경을 구축하고 있다. 이러한 기술적 특성은 예술 창작의 단계를 재구성하며 예술가의 역할, 시스템 설계 방식, 창작 주체의 구성 원리를 변화시키는 중요한 작동 조건으로 기능한다. 이러한 네 가지 기술적 특성은 생성형 AI기반 미디어아트의 구조적 전환을 이해하는 핵심지표로 작용하며, 각각 창작과정과 주체성에 어떤 방식으로 개입하는지 보여준다. 표 2는 특성에 따른 개념적 구분과 함께 대표 사례를 제시하고 생성형 AI 기술이 예술 창작 과정에 어떻게 작동하고 개입하는지를 정리하였다.

Table of technological characteristics in generative AI media art


Ⅲ. 생성형 AI 미디어아트의 미학적 특성과 표현 방식

3-1 알고리즘 기반 생성의 미학

생성형 AI가 예술 창작에서 기능하는 방식은 단순한 도구적 보조를 넘어, 형식과 감각의 구성 원리에 직접 개입하는 조형 주체로서의 위상을 드러낸다. 특히 미디어아트의 맥락에서 알고리즘은 이미지나 음향을 생성하는 기능적 메커니즘을 넘어서, 예술적 의미와 감각적 경험을 구성하는 핵심적 매개로 기능한다. 이는 예술 형식이 작가의 통제와 기획에 의해 구성되던 전통적 창작 개념에서 벗어나, 데이터 패턴, 확률적 선택, 알고리즘적 결합과 같은 비인간적이고 비결정적인 요소들이 미학적 생성 조건으로 작용하는 새로운 창작 체계를 보여준다.

이러한 전환은 조형적 결과물뿐 아니라, 조형이 이루어지는 과정 자체를 미학적 성찰과 해석의 대상으로 삼아 결과물의 감상보다는 생성 과정을 해석하는 미학적 접근을 요구한다. GAN과 같은 생성 알고리즘은 현실과 유사하지만 실제로는 존재하지 않는 이미지들을 무한히 생성해 내며, 그 과정에서 인간은 사전에 예측하거나 통제할 수 없는 형태와 질감을 도출한다. 따라서 생성형 AI는 형식 구성의 예측 불가능성과 자율성을 기반으로, 알고리즘적 미학이라는 새로운 조형적 질서를 확립하게 된다.

이러한 경향은 레피크 아나돌(Refik Anadol)의 작품인 Machine Hallucinations 프로젝트에서 명확히 드러난다. 아나돌은 뉴욕현대미술관(MoMA)이 보유한 수십만 장의 아카이브 이미지를 GAN 알고리즘으로 분석하여, 인간 인지의 범주를 벗어난 새로운 시각적 조형을 구현하였다. 이로써 생성된 이미지들은 전통적 미술의 구도나 주제, 재현 원리에서 완전히 벗어나, 기계적 감각과 데이터 패턴의 시각적 전개라는 새로운 미학적 체계를 구성하고 있다[9].

빌렘 플루서(Vilém Flusser)는 이러한 알고리즘적 이미지의 특성을 ‘기술적 이미지(technical image)’라는 개념으로 정의하고, 이는 전통적 재현 이미지와 달리 자기 참조 적이며 해석 규칙이 내재되지 않은 새로운 정보 체계라고 설명하였다[10]. 생성형 AI가 생산하는 이미지 역시 특정한 의미나 의도를 전달하기보다는, 패턴과 구조, 조합과 반복이라는 과정 자체가 감각적 경험의 중심이 되는 이미지로 이해된다. 이는 이미지 감상의 기준을 결과 중심에서 생성 구조와 그 조건의 해석 중심으로 전환하며, 미디어아트에서 미학적 해석 방식에도 근본적인 변화를 요구한다.

3-2 비정형성 시각 표현의 전환

생성형 AI는 이미지 창작 과정에서 예술가의 구체적인 구성 원리나 의도된 구도 설정 없이, 학습된 데이터에 내재된 확률적 경향성을 기반으로 시각적 콘텐츠를 생성한다. 그 결과 생성된 이미지는 전통적 조형 원리에서 벗어나, 모호하고 중첩된 형상, 예측 불가능한 색채 배치, 구조적 비일관성 등을 특징으로 하는 비정형적 양상을 나타낸다. 이러한 결과물은 단순한 오류나 실패가 아니라, 오히려 생성형 AI가 가진 독자적인 조형 언어로 기능하며, 새로운 시각적 미학의 가능성을 제시한다.

비정형성은 단순히 형태의 해체나 파괴뿐만 아니라 작가의 의도, 주제, 표현 기법 등이 중심이던 기존 시각예술의 구조를, 불확실성과 확률성이라는 새로운 조형 원리에 기반 한 창작 방식으로 변화시키는 과정이다. 감상자는 이 이미지에서 특정한 메시지를 해석하기보단, 구조적 흐름과 시각적 충돌, 감각적 혼합 등을 중심으로 감각적이고 즉각적인 반응을 경험하게 된다.

이러한 시각적 전환은 영국에서 활동 중인 예술가 수가운 청(Sougwen Chung)의 작품 그림 3 <Drawing Operations Unit> 시리즈에서 명확히 드러난다. 이 시리즈는 인간 작가와 AI 기반 로봇 팔이 동일한 캔버스 위에서 함께 드로잉을 수행하는 협업적 퍼포먼스를 통해, 조형 과정이 단일 주체의 통제를 벗어나 상호 간의 피드백과 즉흥성으로 이루어지는 것을 보여준다. 특히 AI의 출력 결과는 예측이 어렵고 반복이 불가능하여, 인간 작가의 표현과 충돌하거나 조화를 이루면서 새로운 감각적 질서를 형성하게 된다[11].

Fig. 3.

Sougwen Chung,<Drawing Operations Unit>, 2018

이와 같은 양상은 레프 마노비치(Lev Manovich)가 지적한 것처럼, 디지털 이미지의 의미가 단일한 기호적 구조가 아니라 다양한 시각적 코드와 처리 방식의 융합으로 구성되며, 감상자는 미학을 이성적으로 해석하기보다는 직접 감각적으로 경험하게 된다는 주장과도 일치하다[12]. 이처럼 생성형 AI는 단순히 조형의 대상이 아닌 감각적 실험의 매체로서 이미지를 재구성하며, 비정형성과 혼성을 중심으로 하는 새로운 시각적 표현 구조를 구축한다.

3-3 감각 구성 방식의 확장

생성형 AI는 이미지 생성 기능에 국한되지 않고, 소리, 움직임, 언어, 공간 등 다양한 감각 요소를 자동으로 생산하고 조합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다. 미디어아트에서 이러한 감각 구성은 단순히 표현 범위 확장을 넘어, 감각이 구성되고 조직되는 방식 자체의 근본적 전환을 의미한다. 생성형 AI는 감각을 전달하거나 보조하는 매체에 머물지 않고, 감각의 배치와 의미 형성을 주도적으로 이끄는 조형적 주체로 기능한다.

기존 미디어아트에서 감각의 통합은 작가의 명확한 의도와 기획 아래 여러 장치를 결합하여 구현되었으나, 생성형 AI는 감각 데이터를 독자적인 방식으로 수집하고 재배열하여 감각 간의 경계를 해체한다. 이 과정은 감각을 재현의 수단이 아니라, 생성적 절차로 인식하도록 전환하며, 감각적 경험의 중심을 인간의 지각 주체에서 기계 시스템과 알고리즘적 처리 구조로 이동한다.

이러한 특징은 시각 예술가 쥐스틴 에마르(Justine Emard)의 작품 그림 4 <Co(AI)xistence>에서 명확하게 나타난다. 이 작품은 인간 배우와 인공지능 로봇 ‘Alter’ 사이의 시선, 움직임, 반응을 실시간 교차적 구성을 통해, 비언어적 감각 교류 자체가 작품의 중심 구조로 작동한다. 관객은 이를 통해 상호작용을 하나의 통합된 감각 경험으로 인식하게 되며, 감각은 미리 기획된 형식이 아니라 기술적 감응성과 즉흥적 응답 속에서 형성된다[13]. 따라서 생성형 AI는 감각의 수동적 통합이 아닌 주체 간 관계로서 감각 구조를 적극적으로 구성하게 된다.

Fig. 4.

Justine Emard,<Co(AI)xistence>, 2017

더 나아가 생성형 AI의 감각 체계는 인간이 인지할 수 있는 감각에만 한정되지 않는다. 알고리즘은 센서와 연산을 통해 수집된 데이터 기반의 신호를 실시간으로 분석하며, 이를 통해 비가시적이고 미세한 감각 단위도 예술적 요소로 활용한다. 이 과정에서 감각은 언어적 해석이나 신체 기반의 인식에서 벗어나, 정보 패턴으로 환원되고 연산적으로 재조합되는 비인간적 감각 구조를 형성한다. 또한 생성형 AI는 시간의 흐름 속에서 데이터를 축적하고 학습하며, 감각을 단절된 상태가 아닌 비선형적이고 동시적 배열 구조로 형성한다. 이는 감각이 기술적 환경 속에서 지속적으로 구성되고 재구성되는 과정임을 드러낸다[14].

마크 한센(Mark B. N. Hansen)은 디지털 미디어 이론과 감각 철학 분야의 주요 학자로, 특히 인간 감각과 기술 매체 간의 관계를 재 정의하는 연구로 잘 알려져 있다. 그는 이러한 현상을 "감각의 외부화"로 정의하며, 디지털 기술은 인간의 감각을 보완하는 장치에 그치지 않고, 감각 자체를 기술적으로 조직하고 구성하는 환경적 행위자라고 설명한다[15]. 생성형 AI는 이러한 감각 구성 방식을 통해, 인간의 인지 범위를 넘어 새로운 감각적 질서와 경험 구조를 제시하며, 감각을 예술 창작의 핵심적인 재료이자 생성의 원리로 확립하고 있다.


Ⅳ. 생성형 AI 미디어아트 창작의 주체성 탐구

4-1 창작 주체의 구조적 변화

전통적으로 예술 창작의 주체는 고유한 내면성과 창의성을 지닌 개인 작가로 인식되어 왔다. 그러나 생성형 인공지능의 도입은 이러한 전통적 주체 개념에 근본적인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특히 미디어아트 분야에서 생성형 AI는 단순히 결과물 제작을 보조하는 수준을 넘어서 창작 조건의 설계, 실행 및 결과물의 산출 과정 전반에 능동적으로 개입하고 있다. 이에 따라 창작 주체는 개별 작가 중심의 통합된 실체에서 데이터, 알고리즘, 시스템, 프롬프트 설계자, 결과 선별자 등이 상호작용하는 분산적 행위 구조로 변화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단순한 기술적 역할의 분산이 아니라, 창작 주체의 구성 방식을 근본적으로 재편하는 철학적 전환을 의미한다. 질 들뢰즈(Gilles Deleuze)와 펠릭스 가타리(Félix Guattari)는 「천 개의 고원」에서 창작 주체를 고정된 중심이 아닌, 네트워크 내의 다양한 구성 요소들이 집합적으로 발휘하는 효과로 파악한 바 있다[16]. 이와 같은 다중적 주체 개념은 생성형 AI 창작 구조에 직접적으로 적용 가능하다. 특히 알고리즘이 학습한 데이터의 통계적 경향성, 인간 작가의 선택, 시스템의 출력 구조는 더 이상 독립적으로 분리되지 않으며, 의도와 실행, 통제와 우연, 인간과 비인간이 교차하는 복합적 창작 조건 속에서 작동하게 된다.

최근의 미디어아트 창작은 작가들이 직접 알고리즘을 개발하거나 프로그래밍하는 방식보다 공개된 생성 모델이나 툴을 활용하여 프롬프트 설계와 결과 큐레이션에 집중하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창작의 ‘의도’는 특정 주체에 귀속되지 않고 기술 구조, 훈련 데이터, 출력 알고리즘 간의 상호작용 속에서 유동적으로 형성된다. 창작은 더 이상 선형적 표현 행위가 아니라, 연산적 구조 위에서 작동하는 복합적 설계 시스템으로 기능한다. 결과적으로, 생성형 AI 기반 미디어아트는 예술 창작의 중심을 인간 개별성에서 분리하여, 기술·환경·연산 조건이 결합된 복합적 행위 구조로 창작 주체 개념을 전환하는 계기를 제공한다. 이는 예술가, 알고리즘, 데이터셋, 시스템 등 다양한 행위자들이 공동으로 참여하는 조건적 네트워크를 중심으로 창작의 의미를 새롭게 구성하도록 만든다.

4-2 인간–기계 협업 구조의 재구성

생성형 AI가 예술 창작 과정에 깊이 개입하면서, 인간과 기술의 관계는 명령–응답의 도구적 관계를 넘어, 서로 다른 체계를 가진 협업 주체 간의 실천적 상호작용으로 전환되고 있다. 특히 미디어아트에서의 창작 과정은 독립적 작가가 전 과정을 통제하는 방식에서, 프롬프트 설계 → 알고리즘 작동 → 결과물 선별 및 조율이라는 단계별 공동 개입 구조를 변화하고 있다. 이 구조 안에서 생성형 AI는 결과물을 산출하는 연산적 주체, 인간은 이를 해석하고 선택하는 판단 주체로 작용한다.

이러한 인간–기계 협업 구조는 과학사학자 피터 갈리슨(Peter Galison)이 제시한 ‘트레이딩 존(trading zone)’ 개념으로 이론화될 수 있다. 갈리슨에 따르면, 상이한 언어와 규범을 가진 과학자 집단이 완전한 이해 없이도 공통의 실천을 위해 조율과 협력을 수행하는 중간 영역을 '트레이딩 존'이라 정의하였다[17]. 이는 협업을 완전한 소통이나 통합적 사고에 기반하지 않고, 실용적 조정과 부분적 번역을 통한 상호작용으로 이해한다는 점에서 생성형 AI 창작 실천에도 적절하게 적용된다.

물론 생성형 AI는 자율적 의식이나 명확한 창작 의도를 지니지 않으므로 전통적 행위 주체로 규정하기 어렵다. 그러나 알고리즘은 학습된 데이터와 확률적 처리 과정을 통해 인간의 의도를 초과하는 결과물을 제시하며, 결과물의 형태와 의미 구성에 실질적인 영향을 준다. 따라서 AI는 의도를 가지지 않더라도 창작 과정에서 조형적 결정을 수행하는 실행 적 주체로 간주할 수 있다.

실제 미디어아트 창작 현장에서 미드저니, 달리, 런웨이와 같은 생성형 AI 툴을 활용하여 텍스트 프롬프트를 입력하고, 그 결과 중 일부를 선택하거나 조합하여 창작하는 사례가 보편화되고 있다. 이러한 창작 과정은 단순히 AI가 생성한 출력을 사용하는 것을 넘어, 기술 시스템이 제시한 다양한 가능성들 속에서 인간이 의미를 탐색하고 미적 판단을 수행하는 공동의 창작적 협력으로 이해해야 한다. 결과적으로, 인간과 기계는 각각의 규칙과 한계 내에서 상호 보완적으로 작동하며, 결과물은 서로 다른 성격을 가진 행위자 간의 협상과 조율을 통해 산출되는 것이다[18].

4-3 창작 주체성의 재정의

생성형 인공지능 기반의 미디어아트는 창작 행위의 방식뿐만 아니라, 창작의 주체성 개념 자체를 구조적으로 재편하고 있다. 전통적 예술 이론에서의 ‘작가성(Authorship)’은 고유한 창의성과 표현 의지를 지닌 개별 인간 주체에게 귀속되었으며, 창작의 권위는 작가 개인의 내면적 통일성과 명확한 의도에 의해 정당화되어 왔다. 그러나 생성형 AI의 창작 과정 개입은 창작 권한을 알고리즘, 데이터셋, 시스템 설계자와 공유하는 분산적 행위 구조를 형성하면서, 기존의 단일 중심적 창작 주체 개념을 해체한다.

이러한 변화는 단지 기술적 도입의 결과가 아니라, 예술 창작을 더 이상 인간 고유의 내면적 발현으로 간주하지 않고, 인간과 비인간 행위자들이 상호작용하는 관계적 실천으로 바라보는 근본적 인식 전환을 동반한다. 생성형 AI는 훈련된 데이터와 알고리즘적 연산을 기반으로 자율적인 시각·음성 콘텐츠를 산출하며, 이는 종종 작가의 통제 범위를 초과하거나 작가가 의도하지 않은 우연적이고 예측 불가능한 결과물을 창출하기도 한다. 이러한 과정에서 인간 작가는 창작 결과물의 전면적 설계자나 결정권자가 아니라, 창작을 위한 조건을 설정하고 출력된 결과를 선택 및 큐레이션 하는 조율자의 역할로 전환된다.

프랑스의 미디어아트 그룹 오비어스(Obvious)가 GAN 알고리즘을 활용하여 제작한 초상화 작품 <Edmond de Belamy>는 이러한 구조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19]. 이 작품은 실질적으로 알고리즘이 이미지를 생성했음에도 불구하고 예술 시장에서 거래되면서, ‘작가성’, ‘저작권’, ‘심미적 판단’ 등 전통적인 예술적 가치 판단의 기준이 누구에게 귀속되는지에 대한 논란을 촉발하였다. 이 사례는 창작 주체성 개념이 ‘누가 창작했는가?’'라는 주체의 단일성 문제에서 벗어나, ‘어떻게 의미가 형성되고, 책임이 분배되는가’라는 구조적 문제의 전환을 보여준다.

이러한 흐름은 포스트 휴머니즘(posthumanism) 이론에서 논의되는 비인간 주체성과 분산된 행위자 네트워크의 개념과도 긴밀하게 연결된다. 예술 역사가 캐롤라인 존스(Caroline A. Jones)는 예술 창작에서 주체를 고정된 개별 자아가 아니라, 기술·환경·신체·문화적 맥락이 교차하면서 형성되는 관계적 실천의 복합체로 이해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이는 생성형 AI와 인간 작가, 데이터, 플랫폼이 공동으로 창작 과정에 개입하는 미디어아트의 실천 구조와 밀접히 연결된다.

결과적으로 생성형 AI 기반 미디어아트의 창작 주체는 단일한 정체성이나 명확한 의도를 가진 독립적 실체가 아니라, 기술–인간–데이터가 조건적이고 유동적으로 결합하여 작동하는 복합적 행위 네트워크로 재정의 되어야 한다. 이 같은 인식 전환은 창작 윤리, 저작권 문제, 예술 비평의 해석 기준 등 예술 담론 전반에서의 새로운 접근과 이론적 재검토를 요구하며, 창작의 의미를 개인의 독창적 행위에서 벗어나 다층적이고 관계 조율적인 실천으로 새롭게 구성할 것을 촉구한다.


Ⅴ. 결 론

본 연구는 생성형 AI가 미디어아트 창작 과정에 개입함으로써 나타나는 기술적·미학적 특성과 창작 주체성의 구조적 변화를 분석하고, 이를 바탕으로 생성형 AI 기반 창작에서 나타나는 주체 개념의 재정의 문제를 고찰하였다. 생성형 AI는 단순히 창작도구의 차원을 넘어 프롬프트기반 콘텐츠 생성, 알고리즘 자율성, 인간-기계의 협업 구조 등 새로운 창작환경을 형성하며, 예술 방식과 감각구성 원리, 창작 주체성을 근본적으로 재편하고 있음을 밝혔다.

기술적 차원에서는 생성형 AI가 콘텐츠 생성 환경에서 알고리즘적 작동 방식을 통해 시각적 표현의 비정형성 증가, 감각 매체 확장, 알고리즘 기반의 조형 원리라는 미학적 변화를 촉진하고 있음을 분석하였다. 이를 통해 생성형 AI가 예술 창작의 기술적 조건뿐 아니라 미적 판단 기준과 창작 구조 자체를 근본적으로 재구성하는 핵심적 매개로 작동하고 있음을 확인하였다.

특히 본 연구는 생성형 AI가 창작 주체성을 통합된 개인 작가의 고유한 개념에서 벗어나, 프롬프트 설계자, 데이터 큐레이터, 알고리즘 실행자, 결과 선별자 등 다양한 주체들이 협력하는 분산적 구조로 변화시킨다는 점을 강조하였다. 이는 창작을 인간 중심의 단일한 행위가 아니라 기술 환경과 다양한 행위자의 상호작용 속에서 발생하는 복합적 과정으로 이해하고, 이에 따라 창작 주체성에 대한 새로운 이론적 접근이 필요함을 시사한다.

나아가 본 연구는 생성형 AI 기반 창작의 주체성과 미학적 특성을 비판적으로 분석하면서 다음과 같은 세 가지의 이론적 기준을 제안하였다. 첫째, 창작 주체성은 개인의 내적 통제가 아닌 인간과 기술이 상호작용하는 분산적 구조로 이해되어야 한다. 둘째, 창작 결과물의 미학적 의미와 정당성은 창작자의 의도보다는 생성 환경의 설계 및 참여 구조에서 도출된 맥락을 기준으로 판단해야 한다. 셋째, 생성형 AI 기반 창작은 기존 창작의 예측 가능성, 통제성, 선형적 형식을 벗어나, 예측 불가능성, 부분적 통제의 유예, 알고리즘적 논리를 특징으로 하는 새로운 창작 원리를 요구하며, 이에 대한 지속적인 이론적·미학적 연구가 필요하다.

본 연구는 생성형 AI가 창작 과정과 주체성을 재구성함으로써 예술이 공공성 및 사회적 맥락과의 연계를 확장할 수 있는 실천적 가능성을 제시하였다. 특히 감각 경험의 자동화, 참여 구조의 확장, 협력적 창작 시스템 등 생성형 AI의 특성은 공공 공간에서의 예술적 소통과 사회적 기능을 새롭게 설계할 수 있는 중요한 기반이 될 수 있다. 생성형 AI는 예술가와 시민, 기술 시스템 간 협력적 창작 구조를 촉진하고, 향후 사회적 디자인(social design)의 감각적·윤리적 기준을 정립하는 데 실질적으로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마지막으로 본 연구는 향후 연구 과제로서, 생성형 AI가 도시 공간, 교육 환경, 커뮤니케이션 플랫폼 등 공공 영역에서 구체적으로 어떻게 적용되고 경험될 수 있는지에 대한 실증적 연구를 제안한다. 예를 들어, 도시 공간에서는 감정 데이터와 AI 알고리즘을 활용한 인터랙티브 미디어 설치 사례를 분석하거나, 교육 환경에서는 AI 기반 협력적 창작 워크숍 사례 연구, 커뮤니케이션 플랫폼에서는 AI 생성 콘텐츠가 사용자 간 상호작용을 어떻게 변화시키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탐색을 수행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후속 연구는 기술과 예술의 융합을 통한 사회적 실천 가능성을 심화하여, 기술 시대 예술의 사회적 가치와 공공성을 재정립하는 새로운 이론적·실천적 방향성을 제시할 것으로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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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소개

이학진(Hak-jin Lee)

2018년:홍익대학교 대학원 (미술학 석사)

2024년:홍익대학교 대학원 (미술학 박사)

2021년~현 재: 중부대학교 겸임교수

2023년~현 재: 이알디자인 대표이사

※관심분야:생성형 AI, 미디어아트, 공공디자인, 정보경험디자인 등

Fig. 1.

Fig. 1.
Mario Klingemann, <Memories of Passersby I>, 2018

Fig. 2.

Fig. 2.
Refik Anadol, <Unsupervised>, 2023, MOMA

Fig. 3.

Fig. 3.
Sougwen Chung,<Drawing Operations Unit>, 2018

Fig. 4.

Fig. 4.
Justine Emard,<Co(AI)xistence>, 2017

Table 1.

Flowchart of the technological adoption process in digital media art

Stage Major Technologies Changes in Expression Forms Changes in Creative Structure
Stage 1. Digital Transition Graphic Synthesis, Video Synthesis, Digital Projection Expansion of Visual Expression Media-Based Creation
Stage 2. Introduction of Interactivity Sensors, Biometric Recognition, Real-Time Feedback Systems Enhancement of Audience Interaction Responsive/Participatory Environment
Stage 3. Introduction of Generative AI GAN, Transformer-Based Generative Models, Large-Scale Prompt Systems Generation of Unstructured Content Human–Machine Collaborative Creation Structure

Table 2.

Table of technological characteristics in generative AI media art

Technological Characteristic Description Example
Prompt-Based Generation System Image/Content creation through natural language input Midjourney
Algorithm-Based Autonomous Generation Structure Autonomous formation of outputs based on data learning Mario Klingemann <Memories of Passersby 1>
Real-Time Data-Responsive Structure Real-time creation reacting to audience and environmental data Refik Anadol <Unsupervised>
Human–Machine Collaborative Creation Structure Joint design and curation between AI and humans Holly Herndon <Spawn Projec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