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소득층의 결식 문제 해소를 위한 식품 나눔 어플리케이션 디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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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
본 연구는 저소득층의 식비 부담과 결식, 음식물 폐기 문제를 해결하고자 더블 다이아몬드 프로세스에 따라 저소득층 대상 식품 나눔 앱 ‘푸딩’을 디자인했다. 이를 위해 문헌 조사, 2차 데이터 분석, 사용자 설문과 인터뷰를 진행하여 수혜 연령대의 불균형, 수혜자의 수동적인 태도, 인력난과 자원난을 파악했다. 더불어 서비스 이용의 편의성, 식품의 신선도와 다양성 확보, 공유가치 창출이라는 사용자 니즈를 발견했다. 이를 토대로 서비스 디자인을 진행하며 와이어프레임, 스토리보드를 제작하였다. 이후 프로토타입 제작과 2번의 사용자 테스트를 거쳐 최종 디자인을 구성했다. 본 연구는 식품 기부자와 수혜자 모두가 편리하고 안전하게 혜택받는 대안을 제공함으로써 저소득층 대상의 식품지원사업 확대, 개선에 도움을 줄 것이다.
Abstract
To solve the burden of food expenses, lack of food, and food disposal problems, this study designed a food sharing app called “Fooding” for low-income people through the Double Diamond Process. To this end, literature surveys, secondary data analysis, user surveys, and interviews were conducted and imbalances in the age range of benefit, passive attitudes of beneficiaries, and manpower and resource shortages identified. Furthermore, user needs were discovered regarding convenience in using services, securing freshness, and diversity of food, and creating shared value. Based on this, service design, wireframes and storyboards were proceeded. The final design was constructed through prototype production and two user tests. This study will help expand and improve food support projects for low-income people by providing alternatives that both food donors and beneficiaries benefit conveniently and safely.
Keywords:
Low Income People, Eliminating Hunger, Service Design, UX/UI design, Double Diamond Process키워드:
저소득층, 결식 해소, 서비스 디자인, UX/UI 디자인, 더블 다이아몬드 프로세스Ⅰ. 서 론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우리나라가 고물가 시대로 들어서면서, 이에서 비롯된 경제적 피해는 가처분소득의 절반을 식비로 지출하는 사회 취약 계층에 더 큰 타격으로 다가온다[1]. 저소득층은 경기 하강기에 식생활 관련 소비부터 줄이는 경향이 있으며[2] 이는 결식, 영양 불균형과 직결된다. 특히 빈곤 아동들은 신체적, 심리적, 사회적 등 전 영역에 걸쳐 다양한 문제를 보인다[3].
음식의 절대적인 양이 부족한 것은 아니다. 우리나라에서 식품섭취에 문제가 없음에도 당일에 팔리지 못해 폐기되는 음식은 매년 약 500만 톤이며 1년에 음식물 폐기로 버려지는 비용이 1조 4000억에 달한 것으로 추정되었다[4]. 식품 폐기물 감소와 탄소 중립 실현을 위해 2023년 1월 1일 부로 소비기한제가 도입되었으나, 잠정 소비기한이 설정된 품목은 아직까지 그 수가 적다.
저소득층의 결식과 음식물 폐기에 대한 기존 국내 해결 방안으로는 푸드뱅크, 푸드마켓, 아동 급식 카드를 예로 들 수 있다. 그러나 기존의 대안들은 가맹점 수의 부족, 공급자 중심의 전달 방식, 기탁 식품의 안정성 점검 문제, 사업 운영 시 필요한 최소한의 전담 인력 보장에 대한 문제, 수혜 절차의 복잡성, 낙인감과 자괴감 등에 대한 개선이 필요했다[5]-[7].
식품제공사업은 저소득층 결식 문제 완화를 위한 중추 역할을 하며 중요성이 점점 커지고 있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새로운 해결 방안을 제시하고자 한다. 쉽고 편리한 접근성, 충분하고 다양한 식품 확보, 사용자 확대와 같은 사용자 니즈를 반영하면서, 신선함-간편함-자유로움을 중심으로 통합디자인 요소를 가미한 ‘푸딩’ 프로젝트를 실시했다.
‘푸딩(Fooding)’은 음식(food)과 종 소리인 딩동(dingdong)의 합성어이다. ‘푸딩’은 저소득층 이웃의 결식 문제와 가계부담 완화를 위해 식품 사업과 협업하여 저소득층에 무료로 끼니를 제공하고, 식품에 새 가치를 부여하여 공유 가치를 창출하고자 하는 철학을 갖고 있다. ‘푸딩’은 기존의 대안들에서 나아가 저소득층에게는 음식에 대한 보다 편리한 접근성, 식품 업계 종사자들에겐 사회 공헌과 지속 가능한 발전에 대한 접근성을 보장할 것이다. 또한 충분하고 안전한 식품을 제공함으로써 결식과 음식물 폐기량을 줄이며, 차별적인 인식 개선에 집중하여 다양한 사회 문제에 해결책을 제시할 것이다.
Ⅱ. 현황 및 선행연구
2-1 저소득층 결식 현황
사회에서 통용되는 ‘저소득층’은 정부 지원을 위해 임의로 설정한 범주로, 최저생계비 100% 이하의 국민 기초 생활 보장 수급 가구와 최저생계비 120% 이하의 차상위가구를 의미한다[8]. e-나라지표에 따르면 2021년 국민기초생활보장 가구유형별 수급 가구 수는 노인 세대가 약 52만명으로 가장 많았고, 일반세대가 약 45만명, 기타 세대와 장애인 세대가 그 뒤를 이었다. 코로나19 이후 저소득층 인구가 증가하였으며 통계청 가계 동향 조사의 분석 결과, 전체가구의 식료품비는 큰 변화가 없었음에도 빈곤계층의 식료품비는 감소하여 소득기준 계층 간 식료품비의 격차가 갈수록 확대되는 것으로 나타났는데[9], 연이어 치솟는 물가와 주춤하는 최저임금의 인상률을 고려하여 저소득층에 대한 장기적 선별 지원이 필요하다.
2-2 음식물 폐기 현황
2021년 한국보건산업진흥원 연구 결과에 따르면 유통기한에 따른 식품 폐기 손실 비용이 생산 단계와 가정 내 폐기를 포함하여 1년에 1조 5400억 원의 비용이 드는 것으로 추정되었다. 추가적으로 매년 약 13억 톤의 농식품이 손실 또는 폐기되며 최근 5년간 농식품 폐기량이 약 15.8% 증가하였다. 이에 따른 경제적 비용은 20조원이며, 전국 가식부 폐기에 의한 온실가스 배출량은 연간 748만 톤으로 추정된다.
농식품 유통 및 소비 부문 관련 주체들의 4대 농식품 폐기 전략 중요도 분석 결과, 1순위가 ‘소비자 행동변화 유도’, 2순위가 ‘식품재분배 노력’으로 나타났으며, 미배식 음식 활용, 식품 기부, 유통기한 임박상품 활용 순으로 농식물 재분배의 경제적 효과가 컸다. 특히 미배식 음식 활용을 통해 최대 1조 583억원의 경제적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되었는데[10], 이처럼 미배식, 유통기한 임박 식품을 기부함으로써 음식물 폐기로 인한 비용과 환경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필요하다.
2-3 현행 시스템
식품제조기업 또는 개인 등의 기탁자로부터 먹거리를 기부받아 저소득층에게 무상 제공하는 푸드뱅크는2021년 기준 총 445개의 사업장이 운영되고 있다[6]. 결식에 대한 일차적 문제를 해결하고 식품 자원을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사업이지만 도입 초기 양적 성장에 주력한 결과 몇 가지 문제점이 제기되기도 하였다[2]. 푸드뱅크는 이용자의 직접적인 선택 없이 기탁받은 식품을 복지센터, 장애인센터 등의 기관에 식품을 전달하는 공급자 중심의 식품 전달 방식을 채택한다. 이는 먹거리 수혜자의 욕구와 선호도를 고려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낙인감과 자괴감이라는 문제를 낳는다. 또한 푸드뱅크로 전달되는 식품의 안전성 점검을 목적으로 위해분석한 결과, 기탁 직후와 수혜 직전에서의 pH(산성도)와 Aw(수분활성도) 모두 안전한 수준이 아니었으며, 일반세균과 대장균군 모두 기준치를 초과한 경우가 대부분인 것으로 조사되었다. 추가적으로 푸드뱅크는 전국 평균 전담인력 수는 1.27명에 불과하다는 점에서 사업운영에 필요한 최소한의 전담인력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는 한계를 지닌다[6].
푸드마켓은 이용자가 매장을 찾아 필요한 물건을 선택하고, 무상으로 구입하는 개인 이용자 중심의 서비스이다. 푸드뱅크의 단점을 보완하고자 등장하였으며, 식품을 선택할 수 있는 기회가 제공된다는 점에서 푸드뱅크 이용 시보다 기부식품의 양, 종류에 대한 이용자들의 만족도가 높았다. 그러나 회원제로 운영되는 푸드마켓은 매 분기마다 회원이 교체되며, 한 번 회원으로 등록된 이용자는 연속하여 회원으로 등록될 수 없다. 반드시 휴식기를 거쳐야 하며, 해당 달에 푸드마켓을 이용하지 못한 회원의 경우, 다음 달로 가능한 식품의 이용 수가 이월되지 않는다. 또한 한 달에 한 번만 방문이 가능하도록 되어 있다. 넘치는 수요에 비해 시설의 수와 시설 당 수용 가능 정도가 적기 때문에 이러한 방식이 도입되었는데, 이를 보완하여 장기적인 식품 수혜를 필요로 하는 더 많은 이들이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하는 대안이 필요하다.
아동급식카드란 아동 급식 카드는 결식 우려가 있는 아동, 청소년들을 위해 한도 내에서 식품을 이용할 수 있는 카드를 제공하는 사업이다. 가맹점에서 직접 음식을 선택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효과가 있다. 그러나 아동급식카드 사용 경험이 있는 대학생 6인 대상 심층면접에 따르면, 아동급식카드에 다음의 세 가지의 한계점이 존재한다. 2021년 부산시 기준 1식 단가는 5,500원에서 8,000원 사이로 이뤄졌는데, 지속적으로 오르는 물가를 감당하지 못해 1일 사용 한도액이 부족한 실정이다. 또한 아동급식카드 사용시에는 지원금 충전 일시에 대한 정보를 명확히 전달받을 수 없으며 잔액을 알기 위해서는 결제 후 발급받는 영수증을 통해서만 확인할 수 있다는 점, 가맹점 목록과 상품 목록, 단가를 확인하기 어렵다는 사용성 부족의 문제점도 있다. 추가적으로 이용자들은 가맹점에서 아동급식카드로 결제 시 서비스의 태도가 달라진다고 인식하는 등 주관적인 수치심, 우울감, 낙인감 등의 정서적 문제를 겪는다[7].
Ⅲ. 연구 방법
본 연구는 더블 다이아몬드를 활용한 프로세스로 진행하였다. 더블 다이아몬드란 2005년에 영국 디자인 카운슬(Design council)에 의하여 개발된 모델이며, 서비스 디자인을 두 다이아몬드 형태의 프로세스로 체계화한 방법론이다. 프로세스 단계는 발견(Discover), 정의(Define), 개발(Develop), 전달(Deliver)의 과정으로 이뤄진다. 발견과 정의로 구성된 첫 번째 다이아몬드는 문제와 기회를 찾는 단계이며, 개발과 전달로 구성된 두 번째 다이아몬드는 기회 영역에 해당하는 콘셉트를 도출하여 아이디어를 세부적으로 계획 및 전달하는 단계이다[11]. 발견 단계에서 2차 데이터 분석, 사용자 설문과 인터뷰를 진행함으로써 사용자의 니즈를 파악하였다. 정의 단계에서는 어피니티 다이어그램을 작성하여 조사 결과를 정리하고 분석하였다. 이를 통해 사용자의 니즈를 구체화하고 본 연구에서 해결하고자 하는 문제를 정의하였다. 개발 단계에서는 문제 해결을 위한 디자인 방향을 설정하고 와이어프레임을 제작하였다. 마지막으로 전달 단계에서는 프로토타입을 제작하고 사용자 테스트를 통해 발전시켜 최종 디자인 형태로 제시했다.
Ⅳ. 저소득층을 위한 식품 나눔 어플리케이션, 브랜드 디자인
앞선 현황과 기존 대안점의 한계를 해소하기 위하여, ‘우리 동네 식품 나눔 앱’ ‘푸딩’을 고안했다. 결식 가구와 폐기 음식물의 양을 줄이면서도 간단한 인증 절차만 거치면 어플리케이션 내에서 나눔하고 받을 수 있다는 편리성, 편리성에서 오는 낙인 해소, 그리고 이용자 중심의 능동적인 수혜방식을 도모하여 수혜 자원과 대상을 이전보다 확장시킬 수 있는 새로운 대안을 제시하고자 하였다.
4-1 발견(Discover)
앱을 사용할 사용자의 니즈를 알아보기 위해 사용자 조사를 실시하였다. 모집단은 식품 지원을 필요로 하는 저소득층으로, 샘플은 푸드뱅크와 푸드마켓의 이용자로 설정하였으며 기존의 2차 데이터 분석 후 식품 지원 서비스 이용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한 설문 조사와 식품지원 서비스 관계자 인터뷰를 진행하였다.
2014년도와 2023년도 상반기 서대문구 푸드뱅크에서 실시한 이용자, 후원자 만족도 현황, 2014년도 푸드마켓에서 실시한 이용자 만족도 현황을 수집하여 분석한 결과 푸드뱅크, 푸드마켓 수혜자들은 지원 품목과 양의 확대, 식품의 안전성 확보, 이용 가능 횟수의 확대, 접근성 확보에 대한 니즈를 갖고 있음을 파악했다. 또한 기부자들은 식품 수거 시간과 요일의 확대, 기부 사실 홍보의 확대에 대한 니즈를 갖고 있음을 파악했다.
이를 통해 대략적인 현황과 기본적인 니즈를 파악하였으나, 현시점에서의 실질적인 니즈를 알아내고자 사용자 설문과 관계자 인터뷰를 실시하였다.
기존의 통계로는 현재 식품 지원을 필요로 하는 사용자의 만족도와 요구사항을 세부적으로 파악하기 어려웠다. 이에 본 연구자들이 2023년 7월 24일부터 2023년 8월 3일까지 서대문구 기초 푸드뱅크와 서대문 푸드마켓 2호점에 직접 방문하여 사용자 설문조사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 푸드뱅크
설문 참여자는 총 48명이었으며 여성 35명(73%), 남성 13명(27%)이었다. 이용 연령대는 70대 이상이 65%로 과반을 넘겼고, 50대, 40대가 그 뒤를 따랐다. 2021년 전국 국민 기초 일반수급자 중 70대 이상의 비율이 불과 28.2%라는 것을 고려할 때 70대 이상의 고령층은 주로 시설에서 수급을 받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식품 전달 시 직접 이용자가 방문하지 않고 지역구 내 복지시설로 기탁하는 방식이었기에 방문에 대한 낙인 우려는 적으며 푸드뱅크로부터 식품을 수령받는 주 이용층은 독거노인, 정신질환자라는 것을 파악했다. 매일 푸드뱅크에 방문하는 기탁처 담당자들이 상이하여, 요일별 방문하는 담당자에게 설문지 제공 후 기탁처에서 이용자들이 설문조사를 진행하고 차주 해당 요일에 본 연구자들이 방문하여 설문지를 수거하였다. 설문을 통해 푸드뱅크 이용 빈도, 식품의 양과 종류에 대한 만족도를 파악할 수 있었다.
• 푸드마켓
푸드마켓의 회원 연령대는 아동부터 노인까지 다양했으나, 실제로 방문하는 주 이용자층은 노인 세대라는 것을 파악했다. 마켓을 이용하는 이용자들에게 직접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설문 응답자 48명 중 70%인 33명이 여성이었고, 30%인 14명이 남성이었다. 해당 결과는 2021년 전국 국민 기초 일반수급자의 여성 비율이55%로 과반이 넘은 것을 고려할 때 충분히 표본으로서의 성격을 갖는다. 방문 조사 당시 푸드마켓 이용 연령대 중 10대~30대 이용자는 전무했으며 70대 이상이 56%, 60대가 23%로 뒤를 이었다. 푸드마켓은 일반수급자들이 주로 이용하게 되는데, 2021년 국민 기초 일반수급자 중 27.5%가 30대 이하였으나, 2023년 하반기 서대문구 푸드마켓 회원 중 10대~30대는 전체의2%를 차지할 정도로 매우 적었다. 또한 30대 이하의 회원들은 등록을 해도 대개 방문을 하지 않거나 대리인을 통해 이용한다는 서대문구 푸드마켓 2호점 관계자의 말을 고려할 때, 30대 이하의 저소득층이 직접 푸드마켓을 이용하는 데엔 장벽이 있음을 파악했다. 설문조사 결과는 다음과 같다.
푸드마켓 이용자들 중 98%는 매달 푸드마켓을 이용하고 있었고, 전반적으로 “공짜로 주니까 올 수 있을 때 항상 와야죠”, “못 먹을 걸 주는 게 아니니까 주는 거 감사히 먹어야죠”와 같은 반응을 보였다. 푸드마켓은 1인당 월 1회, 4개의 품목을 이용할 수 있었는데, 이 기준에 대해 ‘만족’이 38%로 가장 높은 응답을 기록했으며, ‘매우 만족’, ‘보통’, ‘불만족’ 순으로 응답이 기록되었다. ‘불만족’ 응답 비율은 6%로 부정 답변이 다른 질문들에 비하여 높게 도출되었다. 이를 통해 이용자들은 식품 지원 자체에 대하여는 만족감이 높으나 물품 이용 수 확대에 대한 니즈를 갖고 있음을 파악했다. 또한, 이용자들의 만족감 기저에는 ‘주니까 받는다’라는 수동적인 사고가 존재함을 파악할 수 있었는데 이를 통해 이용자들을 수동적인 약자로 남도록 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결정성 이론을 적용하여 능동적인 주체로 나아가도록 조력하는 것이 필요함을 파악하였다.
각 시설에서의 방문 설문조사를 통해 푸드뱅크와 푸드마켓은 여성 이용자가 많으며 이용 연령대는 주로 50대 이상이었다는 것을 파악할 수 있었다. 그러나, 푸드뱅크 자체 설문지 분석 결과 40대 이하의 이용자가 59%를 차지했다는 점, 2022년 서대문구 저소득층 가구 중 아동, 청소년, 여성 시설 이용자가 약 645명이라는 점, 2021년 국민 기초 일반수급자 중 40대 이하의 가구가 622,988명라는 점을 감안할 때 식품지원사업의 잠재 연령층이 다양하며 아직 식품 지원 사업을 이용하지 않고 있는 이들을 타겟으로 끌어들여 이용자를 확장할 필요가 있음을 파악했다.
• 관계자 인터뷰
식품지원 서비스 운영 관계자들의 관점을 이해하고자 설문조사 기간과 동일하게 일주일 간 서대문구 기초 푸드뱅크과 서대문 푸드마켓 2호점의 담당자를 인터뷰하였다.
전국 푸드뱅크 사이트 상에서는, 저소득 취약계층이 직접 필요한 식품을 선택할 수 있도록 지역 내 편의점 형태로 매장이 운영된다고 기재되어 있었으나 방문 결과 이와 다름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에 질문을 다음 표와 같이 구성하였으며 인터뷰를 진행했다. 인터뷰 결과는 다음과 같다.
푸드마켓 관계자 인터뷰를 통해서는 다음 표와 같은 결과가 나왔다.
각 시설 관계자와의 인터뷰를 통해 식품지원사업에서 식품의 안전성 확보와 이용자의 편리성 도모가 가장 개선되어야 할 사항임을 파악했다.
본 연구자가 사용자 조사를 통해 각 시설에서 추가적으로 발견한 공통의 문제점은 다음과 같다.
• 운영 시간의 한정
푸드뱅크는 평일 9시~17시, 푸드마켓은 평일 10시~17시를 운영시간으로 하고 있었으며 푸드뱅크는 오후 1시 30분~2시경 각 기탁처들로의 식품 배분이 집중적으로 이뤄졌다. 이렇게 한정적인 운영 시간으로 인해 앞선 사용자 조사에서 후원자와 이용자의 경우 모두 공통적으로 이용 시간이 늘어났으면 좋겠다는 답변을 남겼다. 기존 운영 시간의 경우 주말은 이용할 수 없으며, 학교 혹은 회사를 가야 하는 저소득층 가구는 이용할 수 없다는 한계를 지닌다.
• 주 기탁 식품의 종류와 수량 부족
푸드뱅크와 푸드마켓 모두 빵이 주로 기탁되고 있었으며, 이용자들은 라면, 고기, 젤리, 과자, 아이스크림 등의 다양한 음식을 원하고 있었다. 또한 각 설문조사에서 공통적으로 가장 많이 기재된 ‘바라는 점’이 ‘많이 주세요’였다. 푸드뱅크 이용자 설문조사에서 배탈 사례가 모두 빵으로 인해 발생한만큼 이용자들의 요구 사항에 맞고 안전성을 갖춘 더욱 다양한 기탁 식품들이 충분히 마련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4-2 정의(Define)
사용자 조사를 통해 발견한 니즈를 세 개의 섹션으로 나누어 위의 그림과 같은 어피니티 다이어그램을 구성하였다. 이를 분석하여 ‘푸딩’ 프로젝트를 통해 식품 종류의 한정성, 식품의 신선도 문제와 식품 수령의 복잡성을 해결할 수 있음을 발견하였다.
4-3 발전(Develop)
앞서 정의한 문제를 기반으로 ‘서비스 이용의 접근성과 편의성’, ‘식품의 신선도와 다양성’, ‘능동적인 수혜방식’, ‘공유가치 창출’ 확보에 초점을 둔 새로운 디지털 앱 플랫폼을 디자인하고자 하였다. 서비스 이용자를 ‘기부자’, ‘수혜자’ 두 유형으로 나누어 식품 사업자인 기부자는 식품을 ‘등록’, 저소득층 수혜자는 등록된 식품을 능동적으로 ‘예약’하고 ‘픽업’하는 기능을 계획했다. 식품 등록절차에서 ‘간편함’을 서비스 UI에 구현하여 기부자가 쉽게 기부 가치를 실현할 수 있도록 하였다. 또한 수혜자의 세대와 성별에 구애 받지 않는 ‘편의성’과 식품의 ‘안전성’을 중시하며 일련의 식품 등록 및 픽업 기능을 구현하고자 했다.
식품 사업자가 식품을 등록하면 수혜자에게 ‘딩동’하고 알림이 가는 어플리케이션의 기능을 내포한 Food와 Dingdong의 합성어인 ‘푸딩(Fooding)’을 브랜드 이름으로 설정했다.
서비스 이용에 있어서 낙인 효과로부터 자유롭기 위해 ‘간편함’과 ‘부담 없음’을, 식품 섭취에 있어서 안전성을 표현하기 위해 ‘신선함’과 ‘생기 있음’을 키워드로 브랜드 컨셉을 설계했다. 또한 각종 식품 사업장에서 발생하는 음식물 폐기 처리 비용의 절감을 돕는다는 점에서 ‘환경 친화’를 또 하나의 키워드로 설정했다.
‘나에겐 소중한 한 끼를, 음식엔 새 숨을’이라는 문구를 브랜드 슬로건으로 설정해 가치를 인정받지 못한 식품이 끼니가 절실한 이웃을 만나며 공유 가치를 창출하도록 하는 브랜드의 철학을 담았다. 해당 가치에는 ‘접근성’, ‘자유성’, ‘공공성’이 포함된다. 저소득층에게는 식품에 대한 간편한 ‘접근성’을 제공하며 이를 통해 기존 식품지원사업보다 낙인효과에서 벗어날 수 있는 ‘자유성’을 보장한다. 식품 업계 종사자는 우리 서비스를 통해 사회에 공헌할 수 있으며, 섭취에 문제가 없음에도 버려지는 음식물의 양과 비용을 줄인다는 점에서 ‘공공성’을 실현할 수 있다.
Ⅴ. 결 론
본 연구는 끼니가 필요한 이웃들의 결식 문제 해소를 돕고자 시행되었다. 더블 다이아몬드 프로세스에 따라 관련 현황과 선행연구를 분석한 뒤, 사용자 설문과 인터뷰를 진행하여 식품지원사업에 대한 사용자들의 니즈를 파악하였다(발견). 이후 발견한 니즈를 어피니티 다이어그램으로 구성하여 문제를 정의하였다(정의). 이를 토대로 사용자 니즈를 충족할 수 있는 서비스 디자인과 어플리케이션 디자인을 진행하였으며(발전) 프로토타입을 구성하여 1차, 2차 사용자 테스트를 진행하고 최종 디자인을 완성하였다(전달).
식품의 종류가 한정되어 있고, 접근과 수혜 절차가 복잡했던 기존의 대안들을 넘어 이용자들이 쉽게 접근하여 편리하게 신선하고 다양한 식품을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를 구성하는 데에 목적을 두었다. 또한 기부자와 수혜자가 함께 공유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디자인을 구성하였다. 본 연구는 기존 식품지원사업들의 강점, 약점 분석 위주로만 진행되었던 기존 연구들과는 달리, 기존의 현황, 대안 분석과 사용자 조사를 통해 사용자 니즈와 인사이트를 발견하고 이를 해결하고자 새로운 대안을 제시하였다. 또한 현재 사용자들이 비교적 고연령이며, 자립적인 사용이 어려워 타인의 도움을 통해 식품지원서비스를 이용하는 이들이 존재함을 발견하였는데, 이를 고려하여 어플리케이션 디자인 시 최소한의 메뉴만을 간단하게 사용하고, 서체의 크기를 키우고자 하였다. 사용자 조사 과정 중 낙인효과 등에 대한 우려로 저소득충 중 비교적 젊은 연령이면서 사회의 지원을 필요로 하는 청소년과 자립 이전의 젋은층이 식품지원사업에서 소외되고 있음을 발견하였다. ‘푸딩’의 경우 사용 절차가 복잡하지 않으며 앱을 통해 직접 선택 후 예약하고 식품점에서 찾아가는 시스템이기에 상대적으로 낙인효과로부터 자유롭다는 장점이 있다. 이에 앞으로 이들에게도 지원을 확대할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
본 연구에서 디자인한 어플리케이션은 새로운 기관, 장치를 추가 설치하여 식품 나눔을 진행하는 것이 아니라, 이미 운영되고 있는 주변의 식품점들과 연계함으로써 인력과 자원 문제를 줄일 수 있다. 이를 통해 장기적으로 식품 지원 서비스 질의 향상을 기대할 수 있다. 향후 연구에서는 사회에 공헌하면서도 불필요한 비용을 절감해 경제적 가치와 환경적 가치를 동시에 창출해내고, 수혜자는 다양하고 신선한 식품을 동네에서 이용하며 기부자는 편리한 절차의 무상기부를 통해 세제 혜택 또한 받을 수 있는 ‘푸딩’과 같은 대안이 실현되어야 할 것이다.
본 연구에서 저소득층 식품지원사업의 한 가지 안으로 접근성과 편의성을 높이고 낙인효과를 줄이는 등, 사용자 중심의 디자인을 기획함과 동시에, 식품지원을 위한 절차를 간소화하고 편의성을 높임으로써 나눔의 의지를 가지고 있지만 방법을 몰랐던 편의점 점주 등의 참여를 높일 수 있는 플랫폼을 디자인하였다. 조사에 기반하여 아직 안전하게 먹을 수 있지만 버려지는 음식을 줄임으로 비용적, 환경적 차원에서도 긍정적 효과를 얻을 수 있는 서비스를 기획하였다는 점도 의미가 있다. 본 연구에서는 프로토타입을 개발하고 두 차례에 걸쳐 사용자 테스트를 진행하였으며 피드백을 반영해 디자인의 완성도를 높이는 작업까지 진행하였고, 실제 사용을 대비해 식품의 안정성 확보를 위한 방안에 대해서 조사하고 논의하였지만, 안전과 직접적인 관계가 있는 사안인 만큼 ‘푸딩’ 디자인을 실제로 사용하기 위해서는 식품의 안정성 확보에 대한 보다 정밀한 검토가 필요하다. 수혜자의 낙인 문제를 완전히 해소할 수 있는 방안도 여전히 디자이너와 연구자들의 연구주제로 남아있다. 해당 분야에 대한 연구는 저소득층 지원 프로그램 등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디자인 영역에서 의미있는 이슈인 만큼, 향후 이 같은 부분에 대한 후속 연구가 진행되기를 기대한다.
Referenc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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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소개
2022년:연세대학교 심리학과 (학사)
※관심분야:UX/UI, 통합디자인, 시각디자인, 의류디자인, 임상심리학, 디지털치료제 등
2021년:연세대학교 의류환경학과 (학사)
※관심분야:UX/UI, HCI, 유니버설 디자인 등
2021년:연세대학교 글로벌인재학부 문화미디어전공 (학사)
※관심분야:시각디자인, 편집디자인, 영상디자인 등
2021년:연세대학교 언론홍보영상학부 (학사)
※관심분야:UX/UI, 시각디자인, 미디어 커뮤니케이션 등
2004년:연세대학교 생활디자인학, 실내건축학 (학사)
2007년:연세대학교 생활디자인학 (석사)
2014년:연세대학교 생활디자인학 (박사)
2008년~2012년 / 2014년~2018년: 명지전문대학교 강사
2010년~2012년: 가천대학교 강사
2016년~2018년: 백석예술대학교 강사
2019년~현 재: 연세대학교 융합인문사회과학부 강사
※관심분야:브랜드디자인, 서비스디자인, 문화콘텐츠디자인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