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력 피해 회복을 위한 정보 접근성 및 정신건강 증진 애플리케이션 콘텐츠 개발
Copyright ⓒ 2022 The Digital Contents Society
This is an Open Access article distributed under the terms of the Creative Commons Attribution Non-CommercialLicense(http://creativecommons.org/licenses/by-nc/3.0/) which permits unrestricted non-commercial use, distribution, and reproduction in any medium, provided the original work is properly cited.
초록
본 연구의 목적은 성폭력 피해 경험자가 일상생활로의 회복을 위하여 필요한 정보에 접근성을 용이하게 하고, 정신건강을 향상시킬 수 있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콘텐츠를 개발하기 위함이다. 본 연구는 성폭력 이론 고찰, 기존 성폭력 관련 앱 분석, 전문가 자문을 토대로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올리브(allive)’의 콘텐츠를 개발하였다. ‘올리브’는 “All live, 우리 모두 같이 함께하고, alive 우리 살아가고 있어요.”라는 슬로건을 포함하며, 성폭력 피해 회복을 위한 연대의 의미와 성폭력 피해 경험자의 일상 회복을 향한 욕구를 강조하였으며, 크게 심리지원과 정보 제공 두 가지 콘텐츠로 구성되어 있다. 심리지원 콘텐츠는 ‘들여다보기’, ‘마음 돌보기’ 메뉴를, 정보 제공 콘텐츠는 ‘알아보기’, ‘우리들 이야기’, ‘지원기관’ 메뉴를 포함한다. 성폭력 피해 경험자를 위한 ‘올리브’ 앱은 장기적이고 지속적인 자가관리를 통해 정신 및 신체 건강 증진에 기여하고, 다양한 영역에서 활용될 수 있는 확장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Abstract
Based on the review of the theory of sexual violence, analysis of existing sexual violence-related apps, and professional guidance, the content of the application 'Allive' was developed. 'Allive' emphasizes the importance of solidarity in resolving sexual violence damage and the desire for daily recovery for sexual violence survivors. 'Allive' primarily consists of two components: psychological support and information provision. Psychological support contents include ‘In-view’ and ‘Take Care of Your Mind’ and information-providing contents include ‘Finding’, ‘Our Stories’ and ‘Support Agency’. The ‘Allive’ app for survivors of sexual violence can be expected to contribute to the promotion of mental and physical health through continuous self-management in the long term or to utilize to diverse areas.
Keywords:
App Contents, Health Promotion, Mobile Application, Sexual Violence, Smart Health키워드:
앱 콘텐츠, 건강 증진,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성폭력, 스마트헬스Ⅰ. 서 론
성별 위계질서에서 배태한 신체적·언어적·정신적 폭력을 아우르는 성폭력은 심각한 외상 사건으로 피해 경험자에게 신체 및 정신건강에 지속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공공보건에 위협이 되는 중요한 사안이다. 하지만 성별 고정관념에 기초한 피해자 낙인, 피해자 비난, 피해 의심과 같은 사회에서 지속되고 있는 성폭력 통념은 피해 경험자가 적절한 대응을 모색하는 데 장애물로 작용하고 있다[1]. 이러한 이유로 성폭력 피해 경험자의 적절한 서비스 및 정보 접근성 향상이 성폭력 피해자 지원 관련 주요 과제 중 하나이다[2].
이와 관련하여 건강 취약집단의 서비스 접근성을 높이는데 스마트헬스(smart health)가 주목을 받고 있는데, 스마트헬스는 스마트 기기 보급에 따라 스마트 기기와 애플리케이션 콘텐츠, 사물인터넷 등의 정보통신기술과 헬스케어를 접목하는 접근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3]. 이중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이하 앱)을 활용한 스마트헬스 접근은 신체활동 증진을 위한 콘텐츠부터 만성질환 관리를 위한 콘텐츠까지 다양하게 논의되고 있다[4]. 다양한 논의 중 헬스케어 접근성 향상을 위해 정신건강 분야에서 모바일 앱 활용이 강조되고 있다는 점을 살펴볼 필요가 있는데, 이는 정신건강 서비스의 지역 격차 해소, 자가관리(self-care) 방식의 선호 충족, 대면 관계에서 생길 수 있는 진입장벽 개선, 비용 효과 등 접근성 향상에 이점이 있기 때문이다[5].
기존 연구에서 성폭력 피해 경험자의 헬스케어 접근성에 있어서도 모바일 앱의 활용을 고려해 볼 필요성이 제시되고 있는데[4], 그 근거는 다음과 같이 정리해 볼 수 있다. 첫째, 정보를 얻는 데 언제·어디서나 빠르게 접근 가능하며, 포괄적으로 필요한 정보를 신속하게 수집할 수 있다는 점이다. 둘째, 욕구에 맞게 사용자 친화적으로 기능을 조정하거나 특정 대상에 맞게 정보나 언어로 전환이 가능하여 수용자 중심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셋째, 성폭력 피해와 관련된 사회적 낙인 등 대면 관계에서 생길 수 있는 진입장벽 개선에 유리하다. 넷째, 현존하는 지원기관과 상호작용을 통해 접근 통로를 확대하고, 대면 서비스와 결합하여 효과를 증대할 수 있다. 다섯째, 시공간 측면에서 대면 서비스를 받기 어려운 상황이거나 장기적인 서비스를 받는 데 효율적인 서비스 제공이 가능하다[6], [7].
그러나 모바일 앱을 통한 스마트헬스의 가능성에도 불구하고 국내에 성폭력 피해 지원 관련 앱 개발은 구체적인 시도가 이루어지지 않는 실정이다. 본 논문은 이러한 모바일 앱의 가능성에 주목하며, 성폭력 피해 경험자를 위한 앱 콘텐츠 개발을 목적으로 한다. 이지하 외[4]의 통합적 스마트헬스 구성을 방향으로 하되 구현 가능성을 높여서 정보 접근성 및 정신건강 증진에 초점을 맞춘 앱 콘텐츠를 개발하고자 하였다. 콘텐츠 개발 과정은 박정선 외[8]의 연구를 참고하여 이론 고찰, 국내외 관련 앱 분석, 전문가 자문의 과정을 거쳤다. 최종적으로 안드로이드 환경 기반의 성폭력 피해 회복 앱 콘텐츠를 도출하고, 개발된 콘텐츠의 함의와 과제를 논하였다.
Ⅱ. 이론적 고찰
2-1 사용성 증진 설계
사용성(usability)은 넓게 보자면 사용자의 맥락에서 욕구 및 만족감을 충족시킬 수 있는 생산물(product)의 특성을 총칭하는 것으로, 사용의 품질(quality of use)이라고 할 수 있다[9]. 사용성은 곧 궁극적으로 지향하는 생산물의 품질을 의미하는 것으로 사용자의 맥락을 고려하여 사용성을 높이고자 하는 것이 개발 과정의 중심 문제이다.
본 연구는 사용성을 높이기 위해 박경빈 외[10]가 제시한 건강관리 앱의 사용성 증진 8가지 요소를 고려하여 앱 개발을 진행하였다. 사용성 증진 8가지 요소는 다음과 같다. 첫째, 친밀성은 앱 사용자의 심리적·인지적 변화를 유도하는 데 친밀감을 느끼게 하는 상호작용 요소를 의미한다. 상호작용 메시지 제공, 구어체 활용 등 친밀성을 높이는 방안을 생각해 볼 수 있다. 둘째, 직관성은 앱의 기능을 쉽고 빠르게 파악하기 위한 인터페이스 특성을 의미한다. 직관성을 높이기 위해 앱을 한눈에 파악하고 가시성이 뛰어난 디자인을 적용하는 것이 필요하다. 셋째, 주관성은 사용자 맥락에서 자신의 상태를 판단하여 행동할 수 있도록 하는 인포메이션 특성을 의미한다. 주관성을 높이기 위해 정확한 정보 입력에 대한 부담을 낮추고 주관적인 판단에 따라 정보를 입력하고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고려할 수 있다. 넷째, 단순성은 합리적이고 깔끔한 구도로 표현하는 인터페이스 특성을 말한다. 단순성을 높이기 위해 직관성을 고려하며 동시에 아이콘, 글자체 등 복잡하지 않은 디자인을 고려할 수 있다. 다섯째, 적시성은 적절한 상황과 시간에 정보를 제공하는 인터랙션 특성을 말한다. 적시성을 높이기 위해 상황에 맞는 알림 설정 기능 등을 고려할 수 있다. 여섯째, 정보 제공성은 앱 사용 목적에 맞게 적절한 정보를 제공하는 인포메이션 특성을 말한다. 정보 제공성을 높이기 위해 신뢰할 만한 정보와 사용자가 가치를 두고 있는 정보를 효과적으로 제공하는 것이 필요하다. 일곱째, 맞춤성은 앱 사용의 동기부여를 높이기 위한 개인화된 형태의 상호작용 요소를 의미한다. 맞춤성을 높이기 위해 사용자가 원하는 방식으로 앱 기능을 조정하거나 사용자에게 맞는 앱 기능과 연결될 수 있도록 하는 등의 방안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여덟째, 자기 인식성은 자신의 상태를 지속하여 주의를 기울이도록 유도하는 인포메이션 특성을 의미한다. 자기 인식성을 높이기 위해 자신의 신체·심리 상태 등에 주의를 기울이고 적절하게 파악할 수 있는 콘텐츠 고안이 필요하다.
2-2 PTSD 중재 기법
성폭력 피해 경험자 중 정신건강의학과 진단을 받은 사례 분석 결과 전체 진단의 87.8%가 스트레스나 트라우마 관련된 진단으로 나타났다[11]. 이러한 성폭력 피해 경험자의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 post-traumatic stress disorder)에 대한 대응은 성폭력 피해 회복에 있어 매우 필수적이다.
PTSD의 치료적 중재방법으로 가장 널리 인정되는 것이 인지행동치료(CBT; cognitive behavioral therapy)모델이다[12]. CBT 모델은 외상에 대한 기억을 처리하는 인지적 과정과 PTSD 증상과의 관련성에 주목하여, 외상 사건의 인지·행동·정서적 반응의 문제에 개입하고자 하는 방법이다[13]. 구체적인 중재방식으로 정신교육 (psychoeducation), 노출치료(exposure therapy), 인지 재구성(cognitive restructuring), 불안조절훈련(anxiety management training) 등이 있다[12]. 하지만 이러한 정서나 인지의 직접적인 변화에 초점을 맞추는 전통적인 CBT 중재방법과 다른 CBT 제3의 동향이 등장하게 되었다. 제3의 동향으로 수용 중심(acceptance based)과 마음챙김(mindfulness) 기법은 공통적으로 비판단적으로 경험을 수용하고, 가치를 부여한 행동을 지향하며 새로운 경험을 통해 인지 변화를 도모한다[14]. 이러한 접근법은 현재 순간에 의도적으로 주의를 두어 외상 관련 자극에 주의를 편향시키는 PTSD 문제에 있어 주의 조절 효과가 있으며, 비판단적 태도를 유지하는 것은 불안 관련 감각을 회피하고자 하는 것에서 있는 그대로 사적 경험을 수용적으로 변화시켜 불안 민감도를 낮추고 메타 인지적 태도를 기르는 데 효과가 있다[15], [16].
특히 수용 중심과 마음챙김 기법은 대상에 있어 점진적 노출과 같은 전통적 CBT 접근에 효과적이지 못한 사람들에게 유용할 수 있으며, 초기 PTSD 중재에 있어 외상 관련 자극으로 증상이 심화되는 문제에 효과적으로 적용할 수 있다. 또한 PTSD 증상이 지속되는 사람에게 가치와 의미 있는 활동에 초점을 맞추도록 하여 PTSD의 장기적 관리에 있어서도 효과적으로 적용할 수 있다[15]. 실증적으로도 CBT 제3의 동향 접근을 모바일 등 원격 심리치료로 제공하였을 때 불안·우울 등 심리증상 완화에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났다[17].
이들 논의를 종합하여 성폭력 PTSD 중재에 있어 초기·장기적 관리에 효과적으로 적용할 수 있으며, 전통적 CBT 접근을 자가관리 방식으로 적용할 때 외상 사건의 재경험 등 한계가 따를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여 마음챙김 및 수용중심 접근이 본 앱의 심리지원 콘텐츠로 적절할 것으로 판단하였다. 구체적으로 마음챙김 기법인 바디스캔·복식호흡·착지법·근육이완과 수용 전념 치료(ACT; acceptance and commitment therapy) 원리 중 전념과 행동 변화에 초점을 맞춘 내용을 앱 콘텐츠로 기획하여 PTSD 증상 완화를 위한 자가관리에 활용할 수 있도록 하였다.
Ⅲ. 연구방법
3-1 국내 성폭력 관련 앱 분석
성폭력과 관련된 앱들이 광범위하게 개발되고 있는 상황에서 관련 앱을 체계적으로 고찰하는 것이 필요하다[7]. 이 필요성에 따라 효과적인 앱 개발을 위해 국내 성폭력 관련 앱 현황을 살펴보고, 해외 성폭력 피해 지원 앱의 콘텐츠와 장점을 분석하여 개발 방향을 설정하고자 하였다.
우선 국내 성폭력 관련 앱 현황을 살펴보기 위해 구글 플레이 스토어에 ‘성폭력’을 키워드로 검색하였으며, 주요 앱으로 ‘국방부 성폭력 신고/상담’, ‘리슨투미’ 앱을 분석하였다. ‘국방부 성폭력 신고/상담’ 앱은 2015년 국방부「성폭력 근절 종합대책」일환으로 개발되었으며[18], 국내 성폭력 관련 앱 중 높은 다운로드 수를 보인다. 주 기능은 성폭력 신고이며, 문자 신고 및 문자 상담, 성폭력 관련 법규 정보, 지역별 성폭력 상담 기관 목록 등의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 ‘리슨투미’ 또한 주 기능은 성폭력 신고로, 직장 내 성폭력을 신고하고 공동 대응할 수 있도록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
이처럼 성폭력 신고 기능은 앱을 통해 응급·문자 신고, 근거 기록 등을 할 수 있도록 하여 성폭력을 신고하는데 접근성을 향상할 수 있다. 성폭력 문제 대응에 있어 성폭력 신고를 어렵게 하는 장벽을 해소하는 것이 중요하며, 성폭력 관련 앱 세계 현황에 있어서 신고 기능을 주로 하는 응급 앱(emergency app)이 성폭력 관련 앱 중 가장 큰 비율을 차지하였다[7]. 하지만 신고 기능이 주 기능인 앱은 한시적·사건별 대응이라는 점에서 예방적이고 포괄적인 접근을 강조하는 스마트헬스 접근과 다소 부합하지 못한다. 스마트헬스 측면에서 성폭력 예방과 대응을 위한 관련 정보 제공과 피해 지원 기능이 더 강조될 필요가 있다. 성폭력 관련 앱 세계 현황 추세에서 정보 제공과 피해 지원 앱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경향은 이런 이유를 반영한다[7]. 그러므로 국내에서는 이러한 추세를 반영하여 성폭력 피해 지원에 특화된 앱이 개발될 필요가 있다.
3-2 해외 성폭력 관련 앱 분석
본 연구는 성폭력 피해 지원 기능에 초점을 맞춘 앱을 개발하고자 해외 성폭력 피해 지원 앱의 주요 콘텐츠, 각 앱의 장점을 분석하여 개발 방향을 도출하고자 하였다. 분석 앱으로 우선 논문[19]의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앱 품질에서 높은 점수를 받은 ‘Daisy’와 ‘Bright Sky’를 살펴보았으며, 추가적으로 구글 플레이 스토어에 ‘sexual violence’ 등의 키워드를 검색하여 성폭력 피해 지원을 기능으로 하는 참고 앱을 선정하여 분석하였다. 분석 결과는 표 1과 같다.
해외 앱 분석 결과를 살펴보면 성폭력 피해 지원 앱들의 콘텐츠는 신고, 상담, 정보 제공, 자가진단(self-assessment), 자가 점검(self monitoring), 자가관리 등으로 요약할 수 있다. 앱을 통한 스마트헬스 접근의 이점은 통합적으로 정보 제공과 지원이 가능하다는 것이기 때문에 앱의 사용성을 높이기 위해 콘텐츠를 폭넓게 제공하는 것이 필요하다. ‘RAINN’의 경우 분석 앱 중 가장 폭넓게 콘텐츠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본 연구는 ‘RAINN’ 앱의 장점을 최대한 반영하고자 하였다. 또한 ‘RAINN’ 앱뿐 아니라 다른 앱의 장점을 반영하여 좀 더 개선된 콘텐츠를 기획하고자 하였다. 예로 ‘SC Safe’의 자가진단 기능의 장점과 ‘DoD Safe Helpline’의 다양한 자가관리 콘텐츠, ‘Daisy’와 ‘Bright Sky’의 보안 문제를 고려한 디자인 등을 개발 과정에서 고려하였다. 이러한 각 앱의 기능과 장점을 통합하여 신고, 상담, 정보 제공, 자가진단, 자가 점검, 자가관리 제공 앱을 일차적으로 구상하였다.
3-3 전문가 자문
이론 검토와 국내외 성폭력 관련 앱 분석을 통해 도출한 일차 구상안에 대해 성폭력 피해 지원 전문가 자문을 진행하였다. 전문가 자문을 통해 현재 시점에서 실현 가능한 앱 콘텐츠를 구체화하고자 하였다. 전문가 자문은 총 2회 실시되었으며, 첫 자문에서 앱의 목적과 접근방향·정보 목록·자가진단 척도·자가관리 기법·자가 점검 항목·디자인 방향을 구체화하였다. 다만 일차적으로 구상하였던 신고·상담 콘텐츠는 기관 연계가 전제되어야 하므로 현 단계에서 현실적으로 진행되지 못하는 한계로 남겨 두었다. 두 번째 인터뷰에서는 콘텐츠 세부 내용 자문을 진행하였으며, 수정 과정을 거쳐 최종 앱 콘텐츠를 연구결과와 같이 도출하였다.
Ⅳ. 연구결과
상기 이론조사, 국내외 관련 앱 분석, 전문가 자문을 바탕으로 성폭력 피해 회복을 위한 정보 접근성 및 정신건강 증진을 목적으로 앱 ‘올리브’를 설계하였다. 앱 콘셉트인 ‘올리브(allive)’는 “All live, 우리 모두 같이 함께하고, alive 우리 살아가고 있어요.”의 의미로 성폭력 피해 회복을 위한 연대의 중요성과 성폭력 피해 경험자의 일상 회복을 향한 힘을 표현하고자 하였다. 이러한 콘셉트를 반영하여 앱 아이콘과 색상은 올리브 열매와 초록색 계열로 통일하여 디자인 아이덴티티(identity)를 가지고자 하였다. 앱 콘센트 구상 과정에서 사용성 증진을 위해 성폭력을 연상하는 명시적이지 않은 이름과 아이콘 디자인이 좋으며, 성폭력과 관련된 사회적 낙인(stigma)의 영향을 고려하여 부담스럽지 않게 접근할 수 있는 색상 고려가 필요하다는 내용을 반영하였다[6].
앱 콘텐츠는 크게 정보 제공 콘텐츠와 심리지원 콘텐츠로 구분된다. 정보 제공 콘텐츠는 ‘알아보기’, ‘우리들 이야기’, ‘지원기관’ 메뉴로, 심리지원 콘텐츠는 ‘들여다보기’, ‘마음 돌보기’ 메뉴로 구성된다.
4-1 메인화면, 프로필
메인화면은 그림 1(a)과 같이 첫 진입 화면으로 각 콘텐츠와 유기적으로 연결될 수 있도록 하는 기능을 가진다. 메인화면의 기능을 효과적으로 구현하고자 건강관리 앱의 사용성 증진 요소 중 맞춤성, 친밀성, 직관성, 단순성 요소를 고려하였다. 우선 맞춤성 요소를 위해 올리브의 각 콘텐츠와 유기적으로 연결될 수 있도록 매일 사용하는 ‘몸과 마음기록’을 상단에 배치하였으며, 대표적인 콘텐츠를 올리브 추천 가이드로 기획하여 쉽게 주요 콘텐츠와 연결될 수 있도록 하였다. 친밀성 요소로는 앱 실행 시 닉네임 입력과, “오늘 하루 어떠셨나요?”와 같이 구어체 사용을 통해 소통하는 느낌을 받을 수 있도록 하였다. 또한 직관성 요소를 고려하여 아이콘 형태로 콘텐츠를 표현하였으며, 통일된 색상과 글자체를 사용하여 단순성을 높였다.
프로필 화면은 그림 1(b)과 같이 ‘몸과 마음기록’, ‘마음노트’ 등의 앱 활동 기록을 살펴볼 수 있도록 하는 기능을 가진다. 이는 사용성 증진 요소 중 자신의 상태에 계속 주의를 기울일 수 있도록 하는 자기 인식성과 앱 기록을 토대로 자신의 상태에 맞게 앱을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맞춤성 요소를 반영한 것이다.
4-2 들여다보기
‘들여다보기’는 심리 상태를 스스로 점검할 수 있는 심리지원 콘텐츠로 자가 점검은 자신의 심리 상태에 대한 자기 인식을 높일 수 있어 그 자체로 치료 효과를 가지게 된다. 이로 인해 정서에 대한 자기인식을 촉진하는 자가 점검 앱이 다수 출시되어 그 효과가 보고되고 있으며[5], 이런 효과로 정신건강 앱 개발 시 생각·느낌·행동 등을 보고하는 자가 점검 콘텐츠를 포함하는 것이 추천되고 있다[20].
본 개발 앱인 올리브의 자가 점검 콘텐츠는 ‘자가진단’과 ‘몸과 마음 기록’으로 구성된다. ‘자가진단’은 PTSD, 우울·수면장애, 불안장애, 자살사고(suicidal ideation), 정신증·알코올 사용 장애를 측정하는 단축형 척도를 사용하였다. 이 단축형 척도는 연구를 통해 신뢰도와 타당도를 확보하였으며, 적절한 진단 기준을 설정하여 손쉽게 정신건강 취약군을 스크리닝(screening) 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21], [22]. ‘자가진단’은 그림 2(a, b)와 같이 자기 보고식으로 각 문항에 체크하고, 점수에 따라 양호 또는 주의필요에 대한 진단결과가 호출되는 방식이다. 주의필요의 경우 본 앱의 지원기관 정보와 연결되어 전문기관의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권장된다. 추후 전문기관에서 자가진단 결과를 활용하게 되면 적절하게 스크리닝 하여 조기에 개입할 수 있는 활용 가능성이 있다.
‘몸과 마음 기록’은 ‘자가진단’과 달리 주관적으로 정서, 안전, 수면, 식이 상태를 자가 점검하는 콘텐츠이다. ‘자가진단’의 경우 신뢰도와 타당도가 검증된 정신건강 진단척도를 활용하여 객관적으로 자신의 상태를 점검할 수 있다면, ‘몸과 마음 기록’은 매일 상황을 주관적으로 판단하여 손쉽게 자신의 상태를 점검할 수 있는 특징이 있다. ‘몸과 마음 기록’과 같이 주관적 상태에 기반한 자가 점검은 정신건강 척도를 활용한 진단 결과와 상관관계가 있으며 매일의 상태를 점검하는 데 진단척도보다 더 유리하여 측정 활용도가 있다. 그리고 척도 질문과 비교하여 답하는 데 심적 부담과 시간 소요가 적어 측정을 유지하는 데 유리하다[23]. 이는 사용성 증진 요소 중 주관성과 관련된 것으로 자신의 심리 상태를 맥락적으로 해석할 수 있게 하며, 자신의 상태를 스스로 판단하여 행동할 수 있다는 인식을 하게 하여 동기부여에도 효과적이다. 따라서 ‘자가진단’과 함께 주관적 인식에 근거한 ‘몸과 마음 기록’ 콘텐츠를 함께 제공하는 것이 자가 점검 콘텐츠로 이점이 있다.
‘몸과 마음기록’ 콘텐츠는 해외 성폭력 지원 앱인 ‘RAINN’을 참고하고 주관성 요소를 증진할 수 있도록 개발하였다. 구체적으로 정서 측정의 경우 그림 3(a)과 같이 “기분이 어떤가요?”의 일상적 물음과 표정 그림을 활용하여 “좋아요”, “그저 그래요”, “나빠요”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하였다. 각 정서 상태를 선택하게 되면 선택한 정서와 관련된 키워드를 추가로 선택하도록 하여 자신의 상태를 맥락적으로 파악하도록 하지만 측정 부담을 낮추는 방식을 적용하였다. 안전의 경우 “안전하다고 느끼세요?”의 질문에 “네”, “아니요”, “잘 모르겠어요”를 선택하게 되고 “아니요”와 “잘 모르겠어요”의 경우 상담, 신고, 법률, 신변보호 지원을 받을 수 있다는 메시지와 앱의 지원기관 콘텐츠로 연결될 수 있는 링크를 호출하여 사용자의 안전을 도모하고자 하였다. 수면 상태의 경우 “잠은 잘 잤나요?” 질문에 “잘 잤어요”, “잘 못 잤어요”로 답변하게 되며, “잘 못 잤어요” 선택 시 “어떻게 잘 못 잤나요?”로 추가 물음에 답하도록 하여 수면 상태를 손쉽게 맥락적으로 점검할 수 있도록 하였다. 식이 상태 또한 수면과 마찬가지로 “식사는 잘 하셨나요?” 질문과 함께 “잘 먹지 못했어요” 선택 시 “어떻게 잘 먹지 못했나요?” 질문을 활용하였다.
모두 입력하게 되면 그림 3(b)과 같이 결과를 요약하여 보여주며, 프로필에서 날짜별 ‘몸과 마음 기록’ 기입 결과를 열람할 수 있도록 하였다. 기입 결과를 살펴봄으로써 자신의 상태를 고정된 것이 아닌 변화하고 나아질 수 있는 것으로 해석하게 하여 자기인식을 촉진하고 일상 회복 활동을 하는 데 동기부여 효과가 있다[20].
4-3 마음 돌보기
‘마음돌보기’는 자가관리 PTSD 중재 개입 콘텐츠로 ‘안정화 기법’과 ‘나에게 집중하기’로 구성된다.
‘안정화 기법’은 CBT 제3의 동향인 마음챙김 기법을 적용한 콘테츠이다. ‘안정화 기법’으로 본 앱은 ‘바디스캔 명상’, ‘복식호흡’, ‘착지법’, ‘근육이완’을 제공한다. 안정화 기법은 본래 특정 심리치료 기법을 의미하기보다 PTSD 중재 과정에서 기초 단계인 안정화 과정을 위한 개입 기법을 모두 망라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24]. 하지만 본 앱에서는 PTSD 치료의 안정화 과정으로 마음챙김 기법을 적용하였고, 마음챙김 효과인 ‘안정화’를 부각하기 위해 전문가 자문을 반영하여 ‘안정화 기법’ 용어를 사용하였다.
사용 과정을 살펴보면 ‘안정화 기법’ 선택 시 그림 4(a, b)와 같이 ‘안정화 기법’ 목록과 함께 ‘안정화 기법’ 설명이 나타난다. 전문가 자문에 따라 안정화 기법을 간략하게 설명하였는데 이는 사용자에게 PTSD 중재 목적인 불안 조절에 초점을 맞추고, 마음의 안정을 가져다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주어 더 효과적으로 ‘안정화 기법’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한다.
각 ‘안정화 기법’ 콘텐츠 중 ‘복식호흡’은 들숨과 날숨을 알아차림 하는 가장 기본적인 마음챙김 명상 방법이다[25]. 복식호흡은 외상 관련 자극에 주의를 두는 PTSD 증상에 있어 지금 여기 이 순간에 머무르게 함으로써 미래와 과거 시점에서 초래되는 인지로부터의 부정적인 정서반응을 줄이는 데 효과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16].
구체적인 ‘복식호흡’ 콘텐츠는 서울시정신건강복지센터 자료를 참고하였다[26]. 사용 과정은 그림 5(a, b)와 같이 복식호흡 설명, 복식호흡 진행으로 이루어지며 복식호흡 진행 중에는 동그라미 애니메이션과 진행상태 표시가 나타나 진행 중인 상태를 인지하고 복식호흡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하였다. 복식호흡은 4분간 진행되며 4분 진행 후 종료 메시지로 넘어가 종료를 알리게 된다.
안정화 기법’ 콘텐츠 중 ‘바디스캔 명상’은 신체 부위에 어떤 느낌이 일어나는지를 체험하고 그 느낌에 머무르는 것으로, 주의집중과 주의집중 유연성을 개발하는 데 효과적이며 몸이 이완되고 안정된 감각을 더 잘 느끼게 해준다[25]. 본 앱의 ‘바디스캔 명상’ 과정은 서울시정신건강복지센터 자료를 참고하여 심호흡, 바디스캔, 정수리 숨쉬기 순서로 진행된다[26]. 그림 6(a)과 같이 먼저 바디스캔 명상에 대한 설명 이후 실행 시 심호흡 2분, 바디스캔 6분, 정수리 숨쉬기 2분간 각 내용이 진행되며, 시간이 종료될 경우 다음 단계 버튼 창이 나타나게 된다. 진행 중일 경우에는 ‘복식호흡’과 마찬가지로 진행 중을 나타내는 애니메이션과 진행상태가 표시된다(참고 그림 6b).
다음 ‘착지법’은 외상 사건에 몰입할 경우 의도적으로 현재 머무르고 있는 상황과 연결하도록 하여 자신의 신체와 감각이 안전하게 있음을 느끼게 하는 방법이다[24]. 구체적으로 앱에서는 그림 7(a, b)과 같이 ‘지금 여기’로 돌아오도록 하는 안정화 기법임을 주지시키는 설명이 진행되고, 다음 버튼을 클릭하여 각 단계로 진입하게 된다. 각 단계는 시각, 청각, 신체감각을 동원하여 ‘지금 여기’의 상황을 느끼기 위해 주변에 보이는 것, 주변 소리, 발이 닿는 감각, 허리가 의자에 닿는 감각을 말해보는 과정으로 진행된다[24]. 앱에서 이를 구현하기 위해 각 단계별 시작 버튼과 다음 버튼을 활용하여 진행되도록 하였다.
마지막으로 ‘근육이완’은 스트레스 상황에서 근육 긴장도가 올라가게 되는데 긴장 상태와 이완 상태의 감각을 비교해보는 활동을 통해 몸의 이완을 더 잘 느끼게 하는 ‘안정화 기법’ 콘텐츠이다[27]. 본 앱의 ‘근육이완’은 손, 발, 배, 목 순서로 진행되며 모두 각 부위에 힘을 주는 근육의 긴장과 힘을 푸는 근육의 이완을 비교하여 느껴보는 과정으로 진행된다[28]. 앱에서의 진행은 그림 8(a, b)과 같이 ‘근육이완’ 전체 설명, 부위별 긴장 및 이완 활동, 종료 메시지 순서이며 시작 및 다음 버튼을 활용하여 각 단계로 진입할 수 있도록 하였다.
마음 돌보기 중 ‘나에게 집중하기’는 ACT 원리 중 전념과 행동 변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자가관리 콘텐츠이다. ACT의 목표는 가치를 향해 행동을 지속하는 의미의 심리적 유연성을 기르는 것이다. 이를 위해 전념과 행동 변화는 가치의 명료화, 가치를 실현시킬 수 있는 목표, 구체적인 행동 등 가치 지향적인 행동을 추구하기 위한 과정으로 구성된다[14].
구체적으로 ‘나에게 집중하기’는 ‘내 마음 탐색하기’, ‘나에게 질문하기’, ‘마음노트 적어보기’, ‘나에게 편지쓰기’ 콘텐츠가 있다. ‘내 마음 탐색하기’는 자신의 가치 맥락에서 목표를 구체화하기 위해 그림 9(a)와 같이 내가 바라는 마음 상태와 이를 구체화할 수 있는 일련의 질문을 통해 쉽게 행동으로 그려볼 수 있도록 하였다. ‘나에게 질문하기’는 ‘내 마음 탐색하기’에서 알아본 목표를 위해 자신의 강점과 예외에 초점을 맞추어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것이 희망적임을 알 수 있도록 하였다. 예를 들어 그림 9(b)와 같이 바라는 마음 상태에 있었던 순간, 지금까지 잘 지내올 수 있었던 비결, 마음 상태를 나아지게 하는 나만의 방법, 힘이 되는 문장을 생각해 보는 콘텐츠로 이루어졌다.
‘마음노트’는 매일 자신이 바라는 목표에 초점을 맞추어 구체적인 행동 변화를 추구하는 콘텐츠이다. 그림 10(a)과 같이 하루의 심리 상태를 맥락적으로 수용하고, 노력하고 수고했던 일, 이에 대한 칭찬, 내일 실천할 수 있는 작은 행동을 구체화할 수 있는 콘텐츠로 구성되었다[26]. 마지막으로 나에게 편지쓰기는 그림 10(b)과 같이 미래 시점의 나에게 편지를 쓰는 활동으로 전문가 자문에 따라 콘텐츠화 하였다. ‘나에게 편지쓰기’는 자신의 현재 상황에서 자신을 맥락적으로 조망해보며 가치 지향적인 미래를 구상해 보는 데 활용할 수 있다.
상기 ‘나에게 집중하기’는 관련 질문에 스스로 답을 적어보는 워크북 형태 콘텐츠로 텍스트로 작성 이후 저장하기 버튼을 통해 기록하는 방식을 적용하였다. 기록된 내용은 프로필 ‘내가 쌓은 기록’에서 확인할 수 있으며, 특히 일기와 같이 매일 작성할 수 있는 ‘마음노트’는 ‘마음노트 기록’에서 따로 저장되어 단순성과 맞춤성을 고려하여 사용성을 증진하고자 하였다.
4-4 알아보기, 우리들 이야기, 지원기관
본 앱의 정보 제공 콘텐츠로 ‘알아보기’, ‘우리들 이야기’, ‘지원기관’이 있다. 정보 제공 콘텐츠는 사용성 증진 요소 중 정보 제공성이 핵심적인 요소로 정보 제공성을 높일 수 있도록 정보의 적절성, 신뢰성, 유용성을 염두에 두고 콘텐츠를 개발하였다. 디자인 측면에서 사용성 증진을 위해 공통적으로 정보를 모바일에 맞게 세로형으로 제시하였고, 텍스트와 색을 통일하여 단순성을 높였으며, 관련 정보를 터치하였을 경우 내용이 펼쳐지도록 하여 직관성을 높였다. 또한 정보의 신뢰성을 위해 모든 정보의 참고문헌을 명기하였다.
먼저 ‘알아보기’는 그림 11(a)과 같이 ‘성폭력 통념깨기’, ‘법에 규정된 성폭력 범죄 유형’, ‘2차 피해’, ‘디지털 성폭력’, ‘성적 자기결정권과 성폭력’, ‘성폭력이 발생했을 때 어떻게 할까요’, ‘가까운 사람에게 말할 때 무엇을 고려해야 할까요’의 내용을 담고 있다. 각 목록의 내용을 터치하였을 경우 그림 11(b)과 같이 관련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정보 제공성을 높이기 위해 정보 목록과 내용에 대해 전문가 자문을 진행하였다. 정보 목록 중 ‘성폭력 통념깨기’는 젠더 불평등한 시각을 담고 있는 성폭력 통념으로 성폭력 문제가 축소·지속되며, 피해자다움의 요구와 피해자 비난 논리로 성폭력 경험자의 피해를 심화시킨다는 점에서 성폭력 지원 앱에서 필수적인 정보라고 할 수 있다[7]. 이와 관련하여 성폭력 개념과 법 규정 또한 성폭력 대응을 위해 필요한 정보이며, 특히 현재 2차 피해 및 디지털 성폭력 등 성폭력이 확장되며 법 개정이 이루어지는 상황에서 관련 개념을 적절히 담고자 하였다. 그리고 성적 자기결정권과 성폭력을 통해 성적 자기결정권이 침해되는 폭넓은 맥락에서 성폭력 개념을 살펴봄으로써 현 법체계로 성폭력 개념이 한정될 수 있는 문제를 고려하였다.
‘성폭력이 발생했을 때 어떻게 할까요.’와 ‘가까운 사람에게 말할 때 무엇을 고려해야 할까요’의 경우 사건 발생 시 혼란스러운 상태에서 고려해야 할 점, 조치할 수 있는 선택지 등을 통합적으로 제시하여 상황을 통제하고 필요한 지원을 받도록 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6]. ‘성폭력이 발생했을 때 어떻게 할까요’에서 상황인식, 의료지원, 진술·증거확보 등과 함께 성폭력 피해 회복과 관련된 PTSD·우울·수면 장애 등에 대한 정보를 다루어 심리교육과 관련된 유용성을 가질 수 있도록 하였다.
‘우리들 이야기’는 성폭력 피해 경험자가 ‘생존자’로 살아가고 있는 이야기를 담아 회복 과정을 생생하게 이해하고, 회복을 향해 동기부여가 될 수 있도록 하였다. 정보는 임파워먼트 효과가 있으며, 특히 일화를 통해 정보를 제공할 경우 경험을 나누며 체험으로 다가와 그 자체로 피해 회복에 도움이 된다[6]. ‘우리들 이야기’의 콘텐츠는 앱 목적에 맞게 자체적으로 성폭력 피해 경험자의 수기를 접수하여 콘텐츠화 하였으며, 그림 12(a)와 같이 가명으로 이야기를 전달하여 친밀성을 높여 전달하고자 하였다.
‘지원기관’은 성폭력 피해 지원 서비스별로 기관 정보를 제공하는 콘텐츠이다. 현존하는 헬스케어 자원과 성폭력 피해 경험자를 연결하는 것이 성폭력 피해 지원 앱의 주요 기능이라는 점에서 지원기관 정보의 유용성은 크다[7], [19]. ‘지원기관’ 정보는 그림 12(b)와 같이 서비스별로 상담, 의료·증거채취, 수사, 법률 조력, 신변보호, 경제적 지원, 임시숙소·보호시설로 분류하였으며, 각 서비스 터치 시 지원 서비스 설명과 함께 기관목록이 나타나며 기관별 홈페이지 등 정보가 연결되도록 하여 사용성 측면에서 적시성과 맞춤성을 높이고자 하였다. 또한 앱의 ‘들여다보기’, ‘알아보기’ 등 관련 있는 내용에서 지원기관 메뉴와 연결되도록 하여 헬스케어 접근성 향상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하였다.
Ⅴ. 결 론
본 연구는 성폭력 피해 경험자가 성폭력 피해 회복을 위하여 필요한 정보에 접근을 용이하게 하고, 정신건강을 향상시킬 수 있는 스마트헬스 앱 콘텐츠를 개발한 학문적 시도로, 성폭력 피해 경험자 대상 스마트헬스 도입을 위한 첫걸음이라고 할 수 있다. 구체적으로 성폭력 피해 회복과 관련한 이론을 고찰하고, 국내외 관련 앱 및 사례를 분석하고, 전문가 자문 과정을 거쳐 정보 접근성 및 정신건강 증진 앱 ‘올리브(allive)’의 콘텐츠를 개발하였다. ‘올리브’ 앱은 정보 제공 콘텐츠인 ‘알아보기’, ‘우리들 이야기’, ‘지원기관’ 메뉴와 심리지원을 위한 ‘들여다보기’, ‘마음 돌보기’ 메뉴로 구성되었다.
콘텐츠 개발 시 사용성 증진 요소를 고려하여 사용성을 높이고자 하였다. 정보 제공 콘텐츠인 ‘알아보기’ 메뉴의 경우 전문가 자문과 문헌 조사를 통해 적절하고 유용한 정보를 담도록 하였으며, 성폭력 ‘생존자’ 수기인 ‘우리들 이야기’를 통해 정보 제공성 측면에서 임파워먼트 효과를 가질 수 있도록 하였다. ‘지원기관’은 성폭력 피해 지원 앱의 핵심 기능으로 다른 앱 콘텐츠와 연동되며, 서비스별 지원 내용과 지원기관을 통합적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하여 피해 지원을 위한 접근성을 향상하고자 하였다.
심리지원 콘텐츠의 경우 정신건강 자가 점검을 위해 단축형 정신건강 진단척도를 활용한 ‘자가진단’과 주관적으로 정서·수면·식이 상태 등을 점검하도록 하는 ‘몸과 마음기록’을 병행하여 측정 활용도를 높이면서 정서적 자기인식을 효과적으로 증진할 수 있도록 구성하였다. 또한 PTSD 자가관리를 위해 CBT 제3의 동향인 마음챙김 및 수용중심 접근에 근거하여 콘텐츠를 구성하였다. 현재 개발된 콘텐츠로 알파버전 ‘올리브’ 앱이 구현되었으며, 성폭력 피해 경험자 및 지원기관 전문가를 대상으로 사용성 평가가 진행 중이다. 추후 사용성 평가 내용을 반영하여 앱을 수정·보완한 후 앱 스토어에 출시할 예정이다.
본 연구의 함의는 첫째, 성폭력 피해 지원 분야에 특화된 형태로 스마트헬스 접근을 적용한 첫 학문적 시도라는 점이다. 본 연구는 성폭력 피해와 관련된 이론을 바탕으로, 앱 사례를 분석하고 전문가 자문을 적용하여 콘텐츠를 통합적으로 설계하고 구현하는 과정을 학문적으로 기록하였다. 이러한 학문적 시도는 스마트헬스의 가능성을 다양한 영역으로 적용 및 확장할 수 있도록 한다. 둘째, 개발된 앱 콘텐츠는 실질적인 서비스 이용 및 제공 측면에서 성폭력 피해 경험자가 성폭력 피해 회복을 위해 필수적이고 다양한 정보를 통합적으로 확인하여 이용자에게 적절한 지원을 요청할 수 있도록 하는 플랫폼이 될 수 있다. 이는 추후 지원기관 주도로 앱을 활용할 수 있는 유용성을 기대할 수 있다. 예를 들면, 문자 상담을 통한 접근성 향상, 자기진단 데이터를 활용한 조기 개입, 자조 집단 내 상호작용 촉진 등 서비스 효과 증진에 기여가 가능하다. 마지막으로, 코로나-19 확산 상황에서 비대면 서비스의 확대 및 보편화 추세에 스마트헬스 앱의 확장 가능성이다. 비대면 서비스가 강조되는 시점에 대면 서비스와 결합하여 활용하거나 장기적으로 지속적인 자가관리를 통한 정신 및 신체 건강 증진에 기여를 기대할 수 있다.
본 연구의 제한점은 다음과 같다. 첫째, 현재 ‘올리브’ 앱 콘텐츠는 청년층 여성을 대상으로 개발되었기 때문에 다른 성별 및 연령층 사용에 제약이 따를 수 있다. 둘째, 본 연구의 경우 정보 접근성 및 정신건강 증진을 목적으로 설계되었지만 향후 콘텐츠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상담·신고 등 상호작용 서비스 지원, CBT 전통적 접근 등 자가관리 콘텐츠 확대, 지원기관 간 연계 강화 등을 고려할 수 있다. 셋째, 개발된 앱 콘텐츠의 개입 효과를 실증적으로 밝힐 필요가 있다. 앱 출시 이후 후속 연구를 통해 정신건강 증진 등 앱 개입의 효과를 실증적으로 밝힐 수 있는 연구가 필요하며, 이를 통해 개선된 앱 개발과 개입이 이루어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Acknowledgments
본 연구는 2019년 대한민국 교육부와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아 수행된 연구로(NRF-2019S1A5A2A03045289) 관계부처에 감사드립니다.
References
- B. H. Kim, J. H. Choo and M. K. Lee, "Experiences of Sexual Violence Myth Following Different Types of Sexual Violence", Korean Journal of Victimology, Vol. 25, No. 2, pp. 1-34, August 2017. [https://doi.org/10.36220/kjv.2017.25.2.89]
- A. K. Gilmore, T. M. Davidson, R. M. Leone, L. B. Wray, D. W. Oesterle, C. K. Hahn, J. C. Flanagan, K. Gill-Hopple and R. Acierno, "Usability testing of a mobile health intervention to address acute care needs after sexual assault", International journal of environmental research and public health, Vol. 16, No. 17, e. 3088, August 2019. [https://doi.org/10.3390/ijerph16173088]
- H. G. Woo and Y. T. Cho, "`Smart Health`, Leading a Change to Healthy Life: Policy Issues", Health and welfare policy forum, Vol. 199, pp. 70-81, May 2013.
- J. H. Lee, Y. Park and J. H. Park, "The Applicability of Smart Health to Female Sexual Violence Survivors in South Korea", Jounal of The Korea Society of Information Technology Policy & Management, Vol. 12, No. 3, pp. 1745-1755, February 2020.
- S. E. Lee, H. M. Shin and J. W. Hur, "mHealth for Mental Health in the COVID-19 Era", Korean Journal of Clinical Psychology, Vol. 39, No. 4, pp. 325-354, November 2020. [https://doi.org/10.15842/kjcp.2020.39.4.007]
- N. Doria, C. Ausman, S. Wilson, A. Consalvo, J. Sinno and M. Numer, "Women's experiences of safety apps for sexualized violence: A narrative scoping review", BMC Public Health, Preprint, June 2020. [https://doi.org/10.21203/rs.3.rs-30829/v1]
- K. Eisenhut, E. Sauerborn, C. Garcia-Moreno and V. Wild, "Mobile applications addressing violence against women: a systematic review", BMJ global health, Vol. 5, No. 4, e. 001954, January 2020. [https://doi.org/10.1136/bmjgh-2019-001954]
- J. S. Park, J. S. Cho, S. H. Ham, J. S. Park and J. A. Gwon, "Smart-phone Application Content Development for the Measurement and Management of Adolescents' Depression", Journal of Wellness, Vol. 11, No. 2, pp. 319-329, May 2016. [https://doi.org/10.21097/ksw.2016.05.11.2.319]
- N. Bevan, "Measuring usability as quality of use", Software Quality Journal, Vol. 4, No. 2, pp. 115-130, June 1995. [https://doi.org/10.1007/BF00402715]
- G. B. Park, H. K. Goh, Y. J. Kim and J. K. Jang, "BEING: Analyzing UX design factors for enhancing usability on mobile health management application", in Proceeding of HCI KOREA 2018, Gangwon, pp. 50-55, February 2018.
- K. H. Kim, J. W. Kim, H. Y. Park and B. Ryou, "Profile of sexual violence experiences among the survivors using victim support services in Korea", Korean Journal of Social Welfare Studies, Vol. 47, No. 4, pp. 255-280, December 2016. [https://doi.org/10.16999/kasws.2016.47.4.255]
- H. J. Seo and J. H. Chae, "Recent Cognitive Behavioral Therapy for Posttraumatic Stress Disorder", Cognitive Behavior Therapy in Korea, Vol. 6, No. 2, pp. 117-129, December 2006.
- S. M. Choi, "Psychological Interventions and Therapeutic Models for Prevention of PTSD after Disaster and Traumatic Incidents: A Review", Korea Journal of Counseling, Vol. 16, No. 3, pp. 537-556, June 2015. [https://doi.org/10.15703/kjc.16.3.201506.537]
- H. M. Moon, "The Third Wave of Cognitive-Behavioral Therapy", Korean Journal Of Counseling And Psychotherapy, Vol. 17, No. 1, pp. 15-33, February 2005.
- R. W. Thompson, D. B. Arnkoff and C. R. Glass, "Conceptualizing mindfulness and acceptance as components of psychological resilience to trauma", Trauma, Violence, & Abuse, Vol. 12, No. 4, pp. 220-235, September 2011. [https://doi.org/10.1177/1524838011416375]
- B. S. Yoon, "Applicability of mindfulness meditation to PTSD", Journal Of Emotional & Behavioral Disorders, Vol. 36, No. 3, pp. 161-183, September 2020. [https://doi.org/10.33770/JEBD.36.3.8]
- M. O'connor, A. Munnelly, R. Whelan and L. Mchugh, "The efficacy and acceptability of third-wave behavioral and cognitive ehealth treatments: a systematic review and meta-analysis of randomized controlled trials", Behavior Therapy, Vol. 49, No. 3, pp. 459-475, May 2018. [https://doi.org/10.1016/j.beth.2017.07.007]
- M. J. Lee, J. S. Yoon, S. Y. Jung and J. R. Kwon, A Study on the Introduction of the Restricted Reporting System for Sexual Violence in the Military, Korean Women's Development Institute, Seoul, TRKO201800022422, pp. 22-24, December 2017.
- L. Brignone and J. L. Edleson, "The dating and domestic violence app rubric: Synthesizing clinical best practices and digital health app standards for relationship violence prevention smartphone apps", International Journal of Human-Computer Interaction, Vol. 35, No. 19, pp. 1859-1869, March 2019. [https://doi.org/10.1080/10447318.2019.1574100]
- D. Bakker, N. Kazantzis, D. Rickwood and N. Rickard, "Mental Health Smartphone Apps: Review and Evidence-Based Recommendations for Future Developments", JMIR Mental Health, Vol. 3, No. 1, e. 7, January 2016. [https://doi.org/10.2196/mental.4984]
- S. H. Chae, J. Y. Shin, D. J. Ji, J. W. Choi, J. Y. Lee, M. H. Hong, T. W. Park, K. M. Kim, S. H. Lee and S. Y. Kim, "A brief depression and anxiety rating scale for sexual violence victims", Psychiatry investigation, Vol. 18, No. 2, pp. 172-178, February 2021. [https://doi.org/10.30773/pi.2020.0390]
- H. L. Chung, J. W. Kim, J. H. Kwon, K. H. Kim, B. Ryou and H. J. Ryu, "Development of brief post-traumatic stress disorder rating scale for sexual violence victims", Psychiatry investigation, Vol. 16, No. 11, pp. 868-871, November 2019. [https://doi.org/10.30773/pi.2019.0168]
- J. T. Kim, S. H. Lim, Y. H. Min, Y. W. Shin, B. T. Lee, G. Y. Sohn, K. H. Jung, J. H. Lee, B. H. Son and S. H. Ahn, "Depression screening using daily mental-health ratings from a smartphone application for breast cancer patients", Journal of medical Internet research, Vol. 18, No. 8, e. 5598, August 2016. [https://doi.org/10.2196/jmir.5598]
- D. H. Kim, M. Y. Sim, D. Y. Lee and S. G. Kim, Development of Stabilization Program for Trauma Recovery, 1st ed. Seoul: National Center for Mental Health, 2015.
- J. S. Ryu, "The Effects of the Body Scan and Breathing Meditation Program on the Pain Reduction of a woman with somatization disorder -The Single Case Study-", Journal of Meditation based Psychological Counseling, Vol. 8, pp. 7-72, November 2012.
- G. H. Son, Y. J. Gang, E. J. Hwang and G. Y. Park, (Spring has arrvied in My Mind) MaEum Bom, 1st ed. Seoul: Seoul Mental Health Welfare Center, 2019.
- Korea Mental Health Technology R&D Project, The Program development of Trauma-Focused Cognitive Behavioral Therapy for Victims of Sexual Assault R&D Report, SMG-SNU Boramae Medical Center, Seoul, HM14C2624, pp. 50-93, October 2017.
- National Center for Disaster and Trauma. Stabilization Techniques [Internet]. Available: https://nct.go.kr/distMental/crisis/crisis01_4_1.do
저자소개
2017년 : 가톨릭대학교 일반대학원 (문학 석사-사회복지학)
2019년~현 재: 숭실대학교 일반대학원 사회복지학과 박사과정
※관심분야 : 젠더(Gender), 섹슈얼리티(Sexuality), 장애(Disability), 교차성(Intersectionality) 등
2004년 : University of Southern California 대학원 (사회복지학 석사)
2008년 : Boston University 대학원 (문학 박사-사회학, 사회복지학)
2008년~2011년: California State University Northridge 조교수
2011년~현 재: 숭실대학교 사회복지학부 교수
※관심분야 : 여성(Women), 소수자 인권(Minority Rights), 사회 서비스(Social Services)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