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에서 죽음에 따른 게임 행위 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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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
본 연구는 게임에서 죽음에 따라 나타나는 게임 행위의 변화를 살펴보고자 하였다. 게임의 죽음은 초창기 게임부터 지금까지 지속적으로 반영되고 있는 게임의 시스템이자 플레이 요소로써, 본고는 게임에서의 죽음이 게이머에게 어떤 경험을 제공하는지 그 의미를 찾고자 하였다. 먼저, 죽음을 기준으로 게임 플레이를 죽음 이전 – 죽음 – 죽음 이후로 나누어 살펴보았다. 죽음 이전은 게임의 죽음을 회피하기 위해 노력하는 시점으로 게이머는 게임이 중단되지 않도록 서로 다른 지향적 시간에 몰입한다고 보았으며, 죽음 이후가 죽음 이전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에 따라 게임의 난이도와 게임성이 달라진다고 보았다. 죽음의 3단계의 과정을 토대로 게임의 죽음을 분류하면 게임의 죽음은 5가지 형식으로 구분할 수 있는데, 형식마다 게이머에게 줄 수 있는 경험의 범위가 다름을 알 수 있었다. 결론적으로 게임의 죽음은 단순히 게임을 중단시키는 지점이 아닌, 게이머의 활동 목적에 변화를 주는 부분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Abstract
The purpose of this study was to examine changes to gaming acts according to death in games. In games, death has been a game system and play element that has continued to be reflected since early games. The study set out to find the meanings of death in games regarding what experiences it offers to gamers. It first examined game play before, during, and after death. Before death, gamers would make efforts to avoid death in their games and commit themselves to different slots of oriented time to prevent the suspension of the game. The effects of their play after death on their play before death would determine the difficulty level and gameplay of the game. Based on a three-step process of death, the study categorized death in games into five forms, each of which had different scopes of experiences for gamers. In short, death in games is not a simple point where the game would suspend, but a point where the goal of the gamer's activities can change.
Keywords:
Death in games, Gamer’s Experience, Game Action, Changes to Game Actions, Death and Experience in games키워드:
게임에서의 죽음, 게이머의 경험, 게임 행위, 게임 행위의 변화, 게임에서의 죽음와 경험Ⅰ. 서 론
콘텐츠에는 대부분 시작과 끝이 존재한다. 게임도 예외는 아니다. 그러나 게임이 영화, 소설과 다른 점은 시작과 끝이 있으나 반드시 끝이 전제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비디오 게임처럼 패키지 형태로 제공하는 일부 게임은 시작과 끝이 명확한 구조를 가지기도 하지만, 게임은 대부분 시작과 끝이 명확하지 않은 상태로 진행되며 설령 끝이 있더라도 사건은 언제나 새로운 시작을 암시한다. 게임은 죽음을 포함하지만, 일반적으로 게임에서의 죽음은 사전적 의미가 통용되지 않으므로 종결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죽음은 플레이 중에 빈번하게 발생하며, 게이머는 죽음을 현재의 종료이자 재시작의 가능성, 초기화, 극복할 수 없는 허들, 재정비가 필요한 상태 등으로 경험할 수 있다. 따라서 죽음이 도래한 상황을 어렵다고 느낄 수 있으며, 극복하려고 노력하거나, 성장을 통해 자연스럽게 해결되길 바랄 수도 있다. 이처럼 게임에서 죽음을 극복하는 방법은 전적으로 게이머의 선택이지만, 극복 방안을 결정하는 과정에 게이머의 경험이 영향을 줄 수 있다.
게임의 죽음이 여전히 생소하다면 <Pong>(1972), <슈퍼마리오>(1981), <리니지>(1998), <비쥬얼드>(2001),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2004) 등 우리가 알고 있는 게임들을 규칙 없이 나열하고, 죽음이 존재하는지 여부를 생각해 보자. 게임에서의 죽음은 더욱 가깝고 일반적으로 다가올 것이다. 그리고 각각의 게임에서 죽음의 형태와 죽음을 이르는 게이머들의 표현이 다르다는 것도 공감할 수 있을 것이다. 실제로 죽음은 게이머들 사이에서 게임 오버, 타임 오버, 고스트 상태, 죽었다, 끝났다, 터졌다 등 다양한 단어로 통용된다. 이러한 죽음의 이차 어휘소의 사용은 죽음이 갖는 공통적인 기능을 수행함과 동시에 게이머에게 죽음의 시·지각적 세계관을 유추하게 하며, 게임의 죽음이 장르나 세계관에 영향 받아 재생산되고 있다는 것을 말해주는 부분이다. 또한, 죽음에 도달하기 전까지 게이머의 경험은 축적이 되기 때문에 경험의 연장선에서 게임의 죽음은 사건이 될 수 있다. 죽음은 곧 게임 행위를 중단하기에 게이머의 경험은 중단되고, 경험의 측면에서 죽음은 감정적인 값[1]을 갖는다.
Ⅱ. 죽음에 대한 연구
게임에서 죽음은 늘 있어 왔다. 이는 게임이 많은 변화를 겪으며 발전하였으며, 게임에 다양한 시스템들이 도입된 현재의 게임에서도 여전히 게임의 죽음을 쉽게 발견할 수 있음을 이야기 하는 부분이다. 따라서 게임에서의 죽음은 많은 연구자들에게 흥미로운 연구 주제가 될 수 있었다. 게임의 죽음 연구 분야는 기능, 플랫폼에서의 세이브 시스템, 장르의 죽음, 놀이와 예술로서의 게임의 죽음 등 다양한 측면에서 논의된 바 있다. 먼저 기존의 게임 연구에서의 죽음에 대한 연구자들의 시각을 살펴보자.
롤링스(Rollins A.)와 아담스(Adams. E)는 게임 캐릭터의 죽음을 게임 밸런스 문제(essential game balace problem)[2]로 보았으며, 바틀(Battle, Richard)은 게임에서의 죽음이 좋은 경험의 일부[3]라고 보았다. 클라스트럽(Klastrup, Lisbeth)역시 플레이어 캐릭터의 죽음을 게임 밸런싱과 사용자 경험 차원에서 살펴보았는데, 게임 디자인의 차원에서 죽음의 필요성과 플레이어 캐릭터의 죽음이 게임 내의 사회적 문제를 만든다[4]며 사용자들의 경험으로 확장하여 다루었다. 게임에서의 죽음은 게이머의 게임 행위가 중단되어 게임 플레이를 지속할 수 없는 요인으로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게이머의 플레이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지점이라고 본 것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죽음은 특정 장르에서 더욱 반복적이며 특징적으로 드러나기도 하는데, 로그라이크 장르에서 나타나는 죽음은 처벌과 보상, 긴장 강화라는 영속적 죽음 형태로 나타며, 게임 플레이에 변화[5]를 주는 부분이 된다.
이노우에 아키토(2005)는 게임의 죽음은 세이브 시스템으로 인해 진지하게 다룰 수 없다고 보면서도 죽음의 역할이 복수이자 일회적이라고 설명한다. 곤잘로 프라스카(1998) 역시 세이브 시스템으로 게임의 죽음을 진지하게 볼 수 없으나, 세이브 시스템을 제거한다면 죽음 역시 진지하게 볼 수 있다[6]고 보았다. 그러나 두 연구자 모두 세이브 시스템이 있는 한 아무리 죽어도 게임에는 끝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게이머들은 죽지 않기 위해 애를 쓰기 때문에 죽음으로 인해 발생하는 게이머 행위의 진지함만큼은 반박하지 못하였다. 박상우(2009)는 세이브 시스템과 죽음의 복수성, 이야기와 죽음의 단수성과 같은 죽음의 경험은 게이머와 대립하는 것이 아닌 통합적 경험으로 존재하기 때문에 실제 게이머의 심상에서는 전혀 모순을 일으키지 않는다고 정의한다.[7] 연구자들의 의견처럼 세이브 시스템은 죽음에 대한 스트레스를 저하해 죽음의 경중이 달라질 수 있으나, 게이머들은 죽음 자체를 부정적 경험의 일부로 치환하기 때문에 죽지 않기 위해 노력함을 확인할 수 있다.
실제로 게임에서의 죽음은 순간적으로 게임과 게이머를 단절 시키고, 플랫폼과 장르에 무관하게 적용되고 있다. 그리고 게임에서의 죽음이 반드시 게이머에게 부정적인 경험이 아니라는 것도 함께 논의되었다. 제임스 뉴먼(James Neman)은 비디오 게임의 저장, 죽음, 재시작 구조로 인해 게임에서의 죽음이 심각하지 않지만, 이는 다양한 시나리오를 경험할 수 있는 기회와 가상적 공간을 제공하는 역할을 한다고 주장한다. 즉, 특정 플랫폼의 게임에서 죽음으로 인해 일어나는 저장 – 시도 - 실패 - 재시작이라는 게임 행위의 순환은 비디오 게임의 권위를 지탱하는 중요한 축[8]이 된다고 정의한 것이다. 놀이적 층위의 관점에서 게임의 죽음은 스킬 증진, 규칙의 이해, 경험치의 획득을 위한 시도와 실수의 방법론, 실수를 만회하기 위한 리플레이의 가능성을 가진다[9]. 이러한 요소를 두고 야스퍼 율(Jesper Juul)은 게임을ᅠ실패의 예술(the art of failure)로 규정하며 게임의 실패, 게임 오버의 상황이 플레이어에게 동기부여의 역할을 하는 역설이 발생[10]한다고 보기도 하였다.
게임에서의 죽음에 대한 연구가 오래 지속된만큼 죽음은 오랜 현상이고, 일반적으로 우리는 죽음이 제외된 게임을 보기 어렵다. 게임의 죽음에 대해 다양한 논의가 지속될 수 있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고, 죽음의 형태는 다를지라도 죽음은 플레이에 영향을 준다. 죽음이 빈번하게 일어나는 게임은 게이머에게 부정적 경험을 제공할 수 있으나, <탭 버드>(2016)나 <다키스트 던전>(2016)처럼 난이도가 높아 죽음이 빈번했던 게임들이 게이머들의 사랑을 받았던 현상을 주목한다면, 게임의 죽음이 반드시 부정적인 경험만을 제공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유추할 수 있을 것이다. 즉, 게임의 죽음은 상황에 따라 동태적 입장을 취하며, 게이머는 때때로 죽음을 부정적이고 무겁게 생각할 수도 있으나,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다는 점이 그렇다.
Ⅲ. 죽음의 3단계
우리가 접해본 게임 대부분은 어떠한 형식으로든 죽음을 반영하고 있으며, 죽음의 형태도 다양하다. 그러나 경험의 측면에서 죽음은 게임 행위의 중단시키는 기능을 동일하게 수행한다. 게임 행위의 중단이 게임 플레이상에서 일어난 상황인지 아니면 게임 크래시로 인한 형태인지를 구분할 필요는 있지만, 플레이상에서의 게임 행위 중단은 플레이 중의 경험과 감정으로 판단할 수 있기 때문에 굳이 분류하지 않고자 한다. 이에 본고에서는 게임의 죽음을 게임에서의 상황에 의해 GA(Game Action, 게임 행위)가 중단되는 상태이자, 게이머에게 다양한 감정을 제공하는 지점이라고 정의하고 논의를 지속하고자 한다.
타임 오버되어 게임이 종료되는 것, 캐릭터의 HP가 0이 되어 게임이 종료되는 것, 해당 스테이지의 조건을 달성하지 못해 게임이 종료되는 것, 캐릭터가 트랩에 닿아 화면이 깜빡거리며 이전의 상태로 돌아가는 것 등 게이머는 게임에서 다양한 형태의 죽음을 경험한다. 죽음은 여러 상황과 방식으로 게이머의 행위를 중단시키기 때문에 죽음은 어떤 상황보다 게이머에게 인지가 쉽도록 안내되어야 한다. 때문에 게임에서의 죽음은 (게임성이 아니라면) 대체로 갑작스러운 경우가 없을 것이며, 캐릭터의 현재 상태를 항시 확인할 수 있도록 하거나, 죽음이 도래하였을 시 화면의 빨간 테두리, 경고 사운드와 같은 형태로 게이머에게 실시간으로 안내된다. 이러한 죽음의 경고는 언제나 죽음 이전 상태에서 이루어진다.
죽음을 기준으로 죽음의 과정을 정의해보면, 게임의 죽음은 Fig. 1.처럼 죽음 이전 – 죽음 - 죽음 이후 상태로 분류된다. 죽음 이전의 상황은 게이머의 게임 행위가 유효한 상황이며, 게이머는 잠정적으로 죽음을 앞둔 상태라고 볼 수 있다. 게이머는 게임을 플레이하면서 죽음에 처할 수 있는 여러 요소를 미리 접하게 되며, 플레이하는 내내 이를 관리하고 방어해야할 필요가 있다. HP가 존재하는 게임에서는 HP를 관리해야 하고, 스테이지가 존재하는 게임에서는 제한 시간이나 주어진 행동력 내에서 스테이지를 클리어할 수 있도록 해야 하며, 보스를 처치할 때는 약간의 컨트롤이 필요할 수 있다. 컨디션을 관리하지 못하는 행위는 곧장 게임 종료로 이어지기 때문에 조건이 구체적이고, 많은 관리가 필요할수록 플레이에 많은 시간을 쏟게 되므로 게이머의 플레이는 적극적이게 된다. 죽음에 상반되는 컨디션의 유지와 관리의 난이도가 곧 게임의 난이도, 장르, 게임성이 될 수 있는 부분이다.
죽음은 언제나 게임 이전 상황에 영향을 주지만, 죽음을 경험한 후에 다시 죽음 이전 상태를 반복하는 경험에는 더 큰 영향을 주곤 한다. 죽음을 경험한 직후에 다시 죽음 이전을 플레이하는 경우, 캐릭터는 죽음으로 인한 디버프를 가질 수도 있다. HP를 일부만을 회복하는 등 컨디션이 최초의 상태보다 결여된 상태가 될 수도 있다. 즉, 죽음은 게이머에게 도래할 죽음 이전 상황에 감정적, 물리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죽음 이후에 잠시 멈추었다가 시작되는 경우라면 죽음이 게이머에게 주는 감정값은 미약할 수도 있으나, 플레이 내내 쌓은 것들의 일부가 초기화된다거나 처음부터 시작해야 하는 등 게이머의 누적된 게임 행위에 변화를 주는 경우 죽음이 게이머에게 주는 감정값은 절대 미약하지 않다. 물론 <브롤 스타즈>(2018)와 같은 실시간 대전 게임에서는 잠시 멈추었다가 시작되는 것은 핸디캡이 되기도 하며, <던전 앤 파이터>(2005)처럼 죽음 이후에 짧은 시간 동안 무적 상태가 되는 등 일시적 버프 효과를 주기도 하지만, 이처럼 죽음을 통해 일부의 긍정적인 요소 일부를 동반한다고 해서 게임에서 죽는 것을 좋아하는 게이머는 없으므로 대부분 게이머는 죽지 않기 위해 플레이에 몰입하게 된다.
다만 게이머의 개입도가 약할수록 죽음의 의미는 약해질 수 있다. 가령 자동전투(Auto Play)를 지원하는 스마트폰 게임에서는 게이머의 개입이 적어 죽음의 의미가 약할 수 있다. 스마트폰 게임의 경우 게이머가 개입하여 게임의 코스트를 조절할 수 있도록 하지만, 게이머가 개입하는 대신 자동전투를 이용할 수도 있기 때문에 죽음의 의미는 게이머마다 다를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죽음의 의미가 약하다고 해서 죽음으로 인해 게임이 중단되어도 괜찮다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Fig. 2. <메이플스토리M>(2016)처럼 죽음 이전 상태에서 자동전투를 이용하기 전에 포션을 충분히 구입하거나, 죽지 않을 던전을 반복하여 플레이하는 등 죽음 이전 상황을 사전 준비하는 형태로 죽음을 대비하는 플레이도 빈번하게 일어난다. 죽음 이전의 상황은 게이머가 지속적으로 게임 안의 컨디션을 관리하면서 죽음으로부터 거리를 두는 상황을 게이머에게 판단하도록 하는 지점이다.
게임에서의 죽음은 서사적 죽음, 캐릭터의 사망, 패배 등 다양하게 나타난다. 서사적 죽음은 게이머의 의사와는 무관하게 발생하는 경우가 많으며, 게임상에서 캐릭터를 돕는 조력 NPC 또는 캐릭터와 밀접한 관계가 있는 캐릭터가 죽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게이머가 조작하는 캐릭터의 죽음은 게임이 중단되는 경험이기 때문에 조작하는 캐릭터를 죽이는 경우는 드물지만, 스토리상에서 죽었다가 다시 환생하거나 가까스로 살아나는 경우도 있다. <이코>(2001)의 경우, 주인공 캐릭터인 이코가 다리에서 추락하여 가까스로 살아난 후에 여왕을 차지하는 마지막 관문으로 향하게 되면서 순식간에 극적인 상황에 돌입할 수 있게 된다. <페르시아의 왕자: 시간의 모래>(2010)처럼 시간의 모래시계를 되돌렸다는 설정과 같이 죽음을 없던 일로 만드는 경우도 있다. 캐릭터가 죽었음에도 게임 행위가 중단되지 않는 경우는 조작할 캐릭터의 개수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게임의 난이도에 따라 캐릭터의 죽음이 엔딩을 초래하거나, 조작이 가능하지만 상태가 제한되는 경우가 있으며, 조작도 가능하고 상태도 달라지는 상황으로 구분할 수 있다.
캐릭터가 하나인 경우에는 죽음이 끝인 경우와 죽음 이후에도 게임 플레이가 유지되는 경우로 나누어볼 수 있다. <슈퍼 마리오>, <스페이스 인베이더>에서는 게이머가 조작해야 할 캐릭터가 하나인 경우로 생명력이 0이 되면 게임이 완전히 종료되고, 처음부터 게임을 실행해야 하므로 죽음에 대한 스트레스가 높을 수 있다. 반면, 게이머가 조작해야 할 캐릭터가 하나이지만 죽음이 끝이 아닌 <로스트 아크>,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의 경우에는, 캐릭터의 컨디션을 계속 관리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지만, 캐릭터가 죽었다고 해서 게임이 초기화되지 않으므로 죽음에 대한 스트레스가 상대적으로 적을 수 있다. 다만, 죽음 직후의 상황을 어떻게 적용하느냐에 따라 죽음의 스트레스는 또다시 달라진다. Fig. 3.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의 고스트 상태로 캐릭터에서 영혼이 빠져나와 다시 캐릭터로 돌아가기까지 고스트 상태의 캐릭터를 조작해야 한다. 고스트 상태가 된 캐릭터는 마지막에 세이브 해두었던 마을에서부터 시체가 있는 곳까지 이동해야 하는데, 캐릭터를 이동시킨다는 점에서 게임 행위는 자유로울 수 있으나, 죽음 이후의 행위는 이동만 제공되므로 게이머의 게임 행위는 제한적이며, 빈번하게 반복될수록 게이머에게 불편함을 줄 수 있다.
캐릭터를 조작하지만 한 번에 가용할 캐릭터가 많은 게임은 게임에서의 죽음에 대한 경우의 수가 많아지므로 죽음을 다양하게 다루거나, 게임을 중단시키기 어렵다. 그래서 캐릭터의 죽음을 죽음이 아닌 일시적 소멸(증발)상태가 되거나, 죽어도 진행이 가능한 경우로 두는 경우가 많다. 캐릭터가 죽어도 진행 가능한 경우 죽은 캐릭터의 능력을 사용할 수 없도록 제한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클래시 로얄>(2016)에서는 캐릭터가 죽으면 소멸하고 성이 파괴되거나 시간이 종료되면 승/패가 나뉘도록 다양한 죽음을 배치하고 있다. 즉, 게이머가 컨디션을 관리할 수 있는 것과 없는 것을 구분하여, 다양한 전략을 세울 수 있도록 유도한다. 반면, <트라인>(2009), <세븐나이츠>(2015), <스톤에이지>(2016)처럼 한 번에 가용할 수 있는 캐릭터가 여러 개이며, 스테이지를 클리어하는 게임의 경우에는 캐릭터가 죽은 경우에 게임 행위를 중단시킬 경우 게임은 처음부터 다시 시작되어야 하므로 난이도가 상승한다. 따라서 Fig. 4.처럼 캐릭터가 죽은 경우에도 게임이 지속할 수 있게 하거나, 회복 물약이나 스킬을 사용하여 죽은 캐릭터를 부활하게 하는 등 스테이지 종료 같은 특정 상황 도달 시에 캐릭터를 죽음 이전 상황과 동일하게 부활시켜 주어 여러 캐릭터를 조작하는 데 어려움이 없도록 하는 경우가 많다.
캐릭터가 존재하지 않지만, 패배나 죽음이 있는 경우는 <애니팡>(2012)과 <프렌즈팝>(2015)에서 찾아볼 수 있다. <애니팡>은 운에 따라 매치할 수 있는 퍼즐이 더 잘 나올 수는 있으나 거의 동일한 상태의 랜덤 조건으로 시작/재시작된다. <프렌즈팝>은 스테이지 방식으로 스테이지가 종료된다고 해서 처음 스테이지로 이동시키지 않는다. 게이머가 클리어하지 못한 스테이지에서 게임을 이어서 진행할 수 있게 하여 죽음으로 인한 스트레스를 낮추었다. 물론 1스테이지에 비해 200스테이지의 난이도는 높은 편이지만, 게임의 난이도가 순차적으로 상승하였기 때문에 게임 자체의 난이도가 갑자기 높아졌다고 생각할 가능성은 낮다.
마지막으로 죽음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죽은 상태에서만 새로운 게임 행위를 제공하는 경우도 있다. <심즈>는 심이 죽으면 고스트 심이 되는데, 고스트 심 역시 하나의 캐릭터가 되어, 살아있는 심들을 놀리거나 겁주거나 옛 기억을 상기시키는 등 살아있는 심에게는 없는 새로운 선택지들을 가질 수도 있다. 또는 Fig. 5.처럼 죽은 심이 살아있는 심과 관계 맺기가 가능하다. <심즈>에서 캐릭터의 죽음 상태는 캐릭터의 상태나 직업 가운데 하나처럼 여겨지는 것이다. 또한 죽음의 이유가 다양하고 죽음 형태에 따라 캐릭터의 상태 표시가 다르기 때문에 외형적으로도 게이머가 다양한 캐릭터를 조작하는 효과를 경험할 수 있게 된다.[11] 이처럼 죽음 이후에도 게임 행위가 가능하다면, 게임에서는 플레이의 경우의 수가 생기기 때문에 시뮬레이션 게임에서도 획일적인 플레이를 방지할 수도 있다.
그러나 게임에 따라 앞서 살펴본 죽음의 3단계가 모두 경험될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특히 스마트폰 게임의 경우 오토 플레이로 인해 게이머가 게임을 지켜보는 플레이가 지속 되면서[12] 게임 이전의 상황에서 게임 행위에 개입하는 일이 적어졌기 때문에 죽음 이전 상태에서 게이머의 게임 행위는 축소된 것이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게임에서의 죽음은 여전히 주요 시스템으로 존재하고, 죽음 상태가 게이머의 게임 행위가 중단되는 상황이면서 동시에 개입되는 시점이 된다는 점은 공통적이며, 경중이 다를 뿐 변화되지 않았다. 따라서 게임의 죽음은 죽음의 횟수, 죽음을 극복하는 방식에 따라 게임의 난이도를 결정할 수 있기 때문에 앞선 연구자들의 분석처럼 여전히 밸런스와 밀접한 관계가 있는 지점으로 해석할 수 있다.
Ⅳ. 죽음의 형식과 경험 난이도
게임의 죽음은 애초에 극복할 수 없는 상태일 수도 있지만, 죽음에 이르는 시간을 연장할 수 있다. 때문에 게이머의 사전 경험의 양이 따라 실제로 체감할 수 있는 죽음의 난이도 역시 달라질 수 있으며, 게임에 따라 게임의 죽음이 다양한 형태일 수도 있다. 본 장에서는 게임에서의 죽음을 형식으로 구분하고, 각각의 형식이 게이머에게 어떤 경험을 줄 수 있는지 경험의 측면에서 살펴보았다. 게임의 죽음을 정리하기 전에 죽음 D(Death), 횟수는 n(Number), 죽음에 영향을 미치는 미션이나 스토리는 M(Mission), 죽음을 결정짓는 오브젝트는 O(Object), 죽음 이후의 게임 행위를 DA(Death Action)로 정의하고자 한다.
4-1. 1형식 죽음
1형식 죽음은 단 한 번의 죽음이 존재하는 경우로, 죽음이 도래했을 시 게임이 종료되는 구조를 말한다. 따라서 죽음 이후 상황이 생략된다. 이 경우에는 한 번의 게임 행위 중단이 게임 종료를 초래하기 때문에 게이머가 게임을 난이도 있다고 느낄 가능성이 농후하다. 1형식 죽음은 보통 코인을 넣고 플레이하는 아케이드 게임에서 주로 살펴볼 수 있으며, 아케이드 게임이 아니더라도 단판으로 게임의 결과가 결정되는 게임에서 자주 볼 수 있는 방식이다. Fig. 6.의 <서커스>처럼 아무런 조작을 하지 않아도 시간이 흘러감에 따라 화면이 움직이는 벨트 스크롤 방식, 제한 시간이 존재하는 경우가 1형식 죽음을 취하고 있다. 1형식 죽음은 보통 게이머의 게임 행위가 중요하기 때문에 죽음 이전의 상태에서 획득한 기록을 중요하게 다룬다.
따라서 1형식 죽음이 배치되는 게임은 주로 게이머가 눈앞의 목적을 직관적으로 수행하는 지향적 시간에 몰두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그만큼 게임이 긴박하게 흘러가기 때문이다. 1형식 죽음이 존재하는 게임은 게이머의 순간적인 몰입과 집중력을 필요로 하는 경우가 많고, 죽음의 이유도 명확하다. 순간적인 몰입과 집중력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피로도가 높으므로 게임 플레이를 길게 제공하지 않으며, 스테이지 연출 등을 넣어 잠시 쉬어가는 타이밍을 제공하기도 한다. 게임 행위가 개입되어도 죽음에 다다른다는 점에서 1형식 죽음인 Fig. 7.처럼 도식화될 수 있다. 게이머는 단 한 번의 실수가 죽음을 좌우하므로 어렵다고 느낄 수 있으나, 기록으로 실력을 증명할 수 있기 때문에 기록을 중시하는 게이머들의 호응을 얻을 수 있다.
4-2. 2형식 죽음
2형식 죽음은 죽음이 반복되는 경우로 게이머는 게임 이전-죽음을 반복하여 경험할 수 있다. 게임에 따라서는 무제한으로 반복할 수도 있고, 반복할 수 있는 횟수가 정해져 제공되기도 한다. 2형식 죽음이 적용된 게임은 죽음이 무한으로 반복될수록 게이머가 같은 경험을 반복하기 때문에 죽음이 반복 될수록 게이머의 몰입도는 처음보다 떨어질 수 있으나, 죽음으로 인한 스트레스가 적다. 그러나 항상 처음부터 반복될 경우 반복적인 죽음으로 인한 스트레스가 가중될 수 있으므로, 세이브 포인트를 반영하여 게이머가 직접 반복하여 플레이할 수 있는 지점을 선택하도록 하는 것도 특징이다. <포켓몬스터>와 <젤다의 전설> 등 콘솔 게임에서 자주 볼 수 있다. Fig. 8.처럼 게이머는 게이머 스스로가 저장한 세이브 포인트에서 특정 시점을 로드하여 자신이 원하는 시점으로 회귀할 수 있다. 세이브 포인트는 형태나 모양이 정해져 있지 않기 때문에 UI 일부로 제공되는 경우도 있으며, 세계관에 따라서는 집, 여관, 병원, 전자기기 등으로 묘사되기도 한다.
2형식 죽음에서는 보통 죽음 이전 상황에서 죽음을 명확하게 표현하지만, 죽음이 빈번하기 때문에 명확하지 않게 표현하는 경우도 있다. <Yonder>(2018)의 경우, 캐릭터의 HP가 존재하지만 추락하거나 물에 빠지는 경우 죽음 상태가 되고 화면은 F/O 되었다가 F/I 되는데, 죽음이 빈번하고 죽음으로 인해 게이머가 잃는 것이 없기 때문에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러나 죽음을 알리는 방식이 지나치게 간결할 경우, 죽음의 인지가 어려울 수 있기 때문에 어느 정도는 게이머에게 죽음에 대한 즉각적인 알림을 줄 필요가 있다. 반면, <리그 오브 레전드>는 한판의 플레이 내에서는 여러 번 죽을 수 있지만, 죽을 경우 상대 진형에게 스킬 포인트를 내어 주기 때문에 아군의 죽음으로 인한 리스크가 발생한다. 또한 죽음 상황 시,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죽음 이후 상황을 1분간 두어 이중적인 핸디캡을 제공한다. 즉, 2형식 죽음의 경우 죽음에도 죽음으로 인한 리스크를 두느냐 그렇지 않으냐에 따라 크게 달라질 수 있으며, 기본적으로는 Fig. 9.처럼 도식화될 수 있다.
4-3. 3형식 죽음
3형식 죽음은 미션 또는 스토리로 인해 죽는 경우로, 완전한 죽음보다는 대개 일시적인 죽음인 경우가 많다. 게이머가 조작하는 캐릭터가 죽을 경우, 플레이 전체가 중단되기 때문에 1형식 죽음이 아닌 이상 캐릭터를 완전히 죽이는 경우는 드물다. 미션 또는 스토리로 인한 죽음은 일시적이거나, 스토리와 캐릭터의 죽음이 별개로 처리되곤 한다. 종종 <스도리카>(2018)처럼 반드시 죽어야만 스테이지가 클리어되는 이벤트가 존재하기도 하지만, 이런 방식은 게이머의 플레이와 상충하는 구조이기 때문에 빈번한 사용은 지양해야 하는 것이 좋다. 3형식 죽음은 플레이의 지향점을 스토리에 두는 게이머에게 유효한 죽음이 될 수 있으나, 그렇지 않은 게이머에게는 몰입을 소격시키기 때문에 죽음이 배치되는 순간이 중요하다.
Fig. 10. <이코>의 경우에는 실제 죽음은 아니지만, 게이머가 조작할 수 있는 두 캐릭터인 이코와 요르다를 각기 다른 시점에 일시적 조작 불가능 상태로 만듦으로써 게이머는 지속적으로 플레이 가능한 시점을 유지시켰다. 또한 스토리상에서 이코가 여왕의 공격을 받아 추락한 후에는 죽은 줄 알았던 이코가 가까스로 정신을 차리고 최종 보스인 여왕을 향해 가는 극적인 상황을 유도하고 있다. 따라서 스토리상의 죽음과 게이머의 조작을 일치하지 않게 하여 스토리로 인하여 조작이 중단되는 상황을 방지한다. 이처럼 3형식 죽음은 게임 전체의 흐름으로 보았을 때, 끝 지점에 적용되는 경우가 많다. 주요 캐릭터의 스토리상 죽음이 반복되면 그만큼 긴장감과 몰입감은 떨어진다. 따라서 죽음 이전 – 죽음 – 죽음 이후가 하나의 흐름으로 이어진다. 3형식 죽음의 도식은 Fig. 11.처럼 도식화될 수 있다.
4-4. 4형식 죽음
4형식 죽음은 다양한 형식의 죽음이 복합적으로 적용된 경우로 현재의 게임 구조에서는 4형식 죽음을 가장 쉽게 찾아볼 수 있다. 4형식 죽음이 반영된 게임에서의 캐릭터는 언젠가는 반드시 죽을 수밖에 없는 구조로 구성되어 있다. 죽는 지점들은 정해져 있으나 게이머의 컨디션 관리나 조작에 따라 반드시 죽지 않을 수도 있다는 점에서 죽음의 강제성이 없다는 점에서 3형식 죽음과는 다르며, 똑같은 죽음이 반복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2형식 죽음과도 구별된다. Fig. 12.의 <마리오>의 뚫려있는 바닥이나, <쿠키런>의 창살처럼 어포던스가 제공되어 즉각적인 반응이 일어날 수 있도록 하지만, 플레이 난이도가 높은 게임은 <던전앤파이터>의 독을 뿜는 석상, <단테스 인페르노>의 갈라지는 얼음 바닥 등 일부로 어포던스를 비틀어 게이머를 낯설게[13] 하기도 한다. 죽음의 지점은 제공되지만, 반드시 죽게 하지는 않으며, 게이머의 노력에 따라 죽음에서 멀어질 수 있으므로 게이머마다 첫 죽음의 지점이 다를 수 있다.
4형식 죽음은 과거에는 난이도가 있는 액션 게임이나 RPG 장르에서 주로 볼 수 있었으나, 최근에는 게임 장르가 혼용되고 있어 대부분 게임에서 4형식 죽음을 볼 수 있게 되었다. 게이머마다 죽음의 지점이 다르고, 다양한 장치를 적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플레이에 자유도가 있다. 그러나 4형식 죽음이 배치된 게임의 경우, 게이머가 죽는 시점에 따라 죽음을 극복하기 위한 방식에도 게이머에 따라 난이도가 달라질 수 있으므로 게임의 초반에는 비교적 극복이 쉬운 죽음이, 게임의 후반으로 갈수록 극복이 어려운 죽음이 반영되는 점진적 난이도 상승으로 구성되어야 한다. 4형식 죽음의 경우 죽음이 많은 만큼 게이머의 숙련도가 중요하게 작용하며, Fig. 13.처럼 도식화될 수 있다.
4-5. 5형식 죽음
5형식 죽음은 죽음의 3단계가 모두 반영된 경우를 말한다. 3형식 죽음의 경우에도 죽음 이후 상태가 있었으나, 스토리의 일부로 죽음 이후가 반영되기 때문에 게임 행위의 자유도가 없었다. 반면, 5형식 죽음은 죽음 이후에도 현재 상태를 계속 이어갈 수 있기 때문에 자유도가 있다. 다만, 5형식 죽음은 자유도의 측면에서는 보다 세분될 수 있는데, 죽음 이전의 상태보다 조작이 제약된 경우, 죽은 이후에도 이전 기능 일가 유지된 경우, 완전히 새로운 기능을 갖게 되는 경우로 분류할 수 있다.
죽음 이전의 상태에서 조작이 제약되는 상황은 여러 명이 플레이하는 게임에서 제공하는 방식으로 죽음 발생 시, 게이머는 관전 상태가 되어 플레이에 개입할 수는 없으나, 플레이를 보거나 채팅을 하는 등 게임의 승패에 영향을 주지 않는 행위를 할 수 있는 경우를 말한다. Fig. 14.의 <포트리스2 블루>에서 죽은 이후에 관전 상태가 되는 것을 의미하는데, 이 경우 죽음 상태에 놓인 게이머는 게임의 승패에 영향을 주는 조작은 할 수 없으나 같은팀끼리의 채팅은 가능하다. 그러나 새로운 플레이를 하고 싶을 경우, 방을 나가 다시 새롭게 플레이를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자유도는 존재한다. 비슷한 경우로 <스타 크래프트>가 있는데, <스타 크래프트>의 경우 게임 안에서 자신의 모든 오브젝트를 잃을 경우에 자동으로 방에서 퇴출당한다는 점에서 죽음 역시 전략적이며 자유도는 떨어진다. 따라서 지속적으로 관전하거나 팀의 전략에 관련하고 싶다면, 자신의 오브젝트를 적에게 들키지 않도록 숨기는 플레이 역시 하나의 전략이 된다.
죽은 상황에서 일부의 상황을 유지하는 경우는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에서 찾아볼 수 있다.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는 죽는 순간 캐릭터가 캐릭터와 고스트로 분리되어 게이머는 캐릭터가 아닌 고스트를 조작하게 된다. 캐릭터는 죽은 지점에 남아있고, 고스트는 마지막 세이브 지점에서 부활하기에 캐릭터를 찾아야만 하는데, 고스트 상태에서는 스킬 사용 등의 행위는 제약되지만, 캐릭터 상태일 때보다 이동 속도가 빨라진다. 반면, <심즈>의 경우, 게이머가 조작하는 심이 죽음에 도달할 경우, 시리즈에 따라 다양한 행동을 하는 경우도 있다. 살아있는 심은 할 수 없는 ‘놀라게 하기’와 같은 선택지가 제공되기도 한다. 그러나 죽음 이후의 상태도 어느 순간에는 중단될 수 있다. 따라서 5형식 죽음은 Fig. 15.처럼 도식화될 수 있다.
본고에서는 게임 행위의 관점에서 게임의 죽음을 총 5가지의 도식으로 분류하였으나, 분류의 기준을 어디에 두느냐에 따라서 죽음은 본고의 분류보다 더욱 세분화될 수 있을 것이다. 죽음이 다양하게 해석 가능한 이유는 게이머의 행위에 따라 다르게 경험될 수 있으며, 게이머에 따라 감정값을 가질 수 있기에 경험의 개인차가 생겨날 수 있기 때문이다.
Ⅴ. 결론
게임에 죽음이 지속적으로 존재해온 사실을 게임의 유사성이나, 상호영향의 측면에서 볼 수도 있겠지만 본고는 게임이 갖는 죽음의 형태와 기능을 게이머의 경험 측면에서 분석하고자 하였다. 그러나 죽음의 경험은 게이머의 경험 축적에 따라 개인차가 존재하기 때문에 일반화될 수 없음은 전제로 한다. 일례로 게임 초창기부터 게임을 접한 게이머들은 스마트폰 게임을 상대적으로 쉽게 느낄 수 있으나, 스마트폰 게임으로 게임을 처음 접한 게이머들은 어렵다고 느낄 수 있는 점 같은 것이다. 그만큼 게임에서 게이머의 경험은 습관처럼 누적되어, 플레이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보았다. 그러나 경험이 많은 경우에도 죽지 않는 게이머는 없으며, 죽음의 시점이 다른 점은 변하지 않는다.
본고는 게임의 죽음을 게임 행위의 관점에서 분석하기 위해 죽음을 기준으로 여러 게임들을 분석하여 3단계(죽음 이전 – 죽음 - 죽음 이후)로 구분하여 살펴보았다. 그리고 이 가운데 죽음 상태를 조명하여 다시 죽음을 5가지 형식으로 나누어 보았다. 1형식 죽음은 게임에 단 한 번의 죽음이 존재하는 경우로, 게이머가 조작하지 않아도 죽을 수 있으나 조작할 경우 죽음의 시간이 연장되거나 게임을 클리어 하는 경우이다. 2형식 죽음은 죽음이 반복되어 나타날 수 있는 경우로 세이브 포인트가 존재하는 구간이다. 죽음의 스트레스가 비교적 적기 때문에 난이도가 낮은편이다. 3형식 죽음은 미션 또는 스토리로 인해 죽는 죽음으로 강제성이 있고, 게이머가 피할 수 없는 죽음이다. 4형식 죽음은 게임의 오브젝트로 인한 죽음으로 게이머의 조작으로 죽음을 회피할 수도 있다. 5형식 죽음은 죽음의 3단계가 모두 반영된 것으로 죽음 이후의 상황이 있는 경우를 말한다. 죽음 이후 상황에서도 게이머는 게임에서 다양한 커뮤니케이션 및 전략에 관여할 수 있다.
어떤 장르의 게임에 어떤 형식의 죽음이 배치되는지에 따라 게임의 난이도는 크게 달라질 수 있다. 최근의 게임들은 혼합 장르의 게임이 많고, 오랜 서비스를 통해 점차 어려운 난이도를 제공하는 게임도 많으므로 대부분의 게임에서는 1형식~5형식이 순차적으로 등장할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여전히 죽음에 대해 공통적인 사실은 모든 형식에서 게임의 죽음은 표면적으로는 플레이의 중단을 의미하지만, 감성적으로는 게이머에게는 자신의 플레이로부터 거리를 두게 됨으로써 게이머 자신의 플레이를 돌이켜 보는 내부관찰자로 역할을 전이 시키는 시점이라는 사실이다. 그리고 이 시점은 기능적으로 게임의 난이도와 관련된 밸런스가 조정되는 시점이자, 죽음을 극복할 방안을 모색하도록 하여 이전의 플레이와는 다른 플레이를 하며 다양한 플레이로 게임에 적응하도록 유도하는 시점이 된다.
Referenc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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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소개
2012년 : 홍익대학교 영상대학원 (예술학석사-게임콘텐츠전공)
2016년 : 고려대학교 인문대학원 (문학박사-문화콘텐츠학전공)
2008년~현 재: 게임회사 재직중
※관심분야: 게이머, 게임 경험, 게임 공간, 게임 행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