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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urnal of Digital Contents Society - Vol. 22 , No. 4

[ Article ]
Journal of Digital Contents Society - Vol. 22, No. 4, pp. 671-679
Abbreviation: J. DCS
ISSN: 1598-2009 (Print) 2287-738X (Online)
Print publication date 30 Apr 2021
Received 05 Mar 2021 Revised 20 Apr 2021 Accepted 20 Apr 2021
DOI: https://doi.org/10.9728/dcs.2021.22.4.671

제1자 관점의 가상현실(Virtual Reality) 콘텐츠 채널 효과: 프레즌스와 공감 인식의 순차적 매개모형을 중심으로
박노일1 ; 김정환1 ; 오현정1 ; 정지연2, *
1차의과학대학교 의료홍보미디어학과
2홍익대학교 광고홍보학부

Virtual Reality’s Content and Medium Effects with a First Party Perspective: Focusing on the Sequential Mediation Model of Presence Perception and Empathy
Nohil Park1 ; Junghwan Kim1 ; Hyun-Jeong Oh1 ; Ji-Yeon Jeong2, *
1Department of Health & Strategic Communication, CHA University, Pocheon 11160, Korea
2School of Advertising & Public Relations, Hongik University, Sejong 30100, Korea
Correspondence to : *Ji-Yeon Jeong Tel: +82-44-860-2499 E-mail: jyjeong@hongik.ac.kr
Co-First Authors : Nohil Park, Junghwan 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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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

가상현실(Virtual Reality)을 활용한 광고 PR 실무응용 가능성에도 불구하고 관련한 학술연구는 미진한 상태이다. 본 연구는 아프리카 식수 문제 해결을 위해 제작된 캠페인 VR 영상 콘텐츠(The Source)를 제1자와 3자의 관점 및 HMD와 2D 모니터-360 화면을 통해 노출할 경우 콘텐츠 이용자의 프레즌스와 공감 인식 및 기부참여 의지에 미치는 인과적 관계성을 실증적으로 검증하는 데 목적이 있다. 이를 위한 실험 결과(n=74), 제1자 관점과 VR HMD 채널이 제3자 및 2D 모니터 노출 상황보다 높은 수준의 프레즌스와 공감 인식을 나타냈다. 또한 제1자 관점의 VR HMD 채널은 프레즌스가 공감 인식을 순차적으로 매개하여 기부 참여에 영향을 미치는 경로 모형을 검증하였다. 본 연구의 결과는 VR을 하나의 미디어로 간주하고 VR 커뮤니케이션의 채널 효과를 실증적으로 검증했을 뿐만 아니라 프레즌스와 공감 인식 변인의 순차적 매개 모형을 제공한다는 데 의의가 있다.

Abstract

Despite the possibility of the practical application of advertising and public relations using virtual reality technics, related academic research is still lacking. This study conducted an experimental research(n=74) that exposed the campaign VR video content(The Source), which was already made to solve the African drinking water problem, through a first-party perspective and VR Head-mounted Display (VR HMD). The results of this study shows that the condition of first-party perspective and VR HMD channel has a higher level of presence perception and empathy than third-party and 2D monitor exposure. Furthermore, the effects of from the VR HMD channel to the willingness to participate in donations were mediated by the presence perception and empathy in the sequential mediation model. These findings not only empirically validate the communication effectiveness of VR as a medium but also provide a sequential model of VR marketing communication effectiveness in practice.


Keywords: Empathy, Communication, First Party Perspective, Presence, VR
키워드: 공감, 커뮤니케이션, 제1자 관점, 프레즌스, VR

Ⅰ. 서 론

역사적으로 뉴미디어 기술은 인간의 세상에 대한 인식과 상호작용 양식을 바꾸어 왔다[1]. 최근 실감미디어인 가상현실(VR: Virtual Reality) 콘텐츠 서비스 시장의 확장은 또 다른 커뮤니케이션 패러다임을 열고 있다[2]. VR 기술은 콘텐츠 이용자가 HMD(Head-Mounted Display)를 착용하고 시간과 공간의 제약 없이 컴퓨터 프로그램이 제공하는 3차원 형식의 가상환경 경험을 제공한다[3]. VR 콘텐츠 기술의 산업화와 활용은 박물관 전시, 교육훈련, 마케팅은 물론 헬스케어까지 다양한 영역으로 확장되고 있으며, 관련 분야의 학술적인 연구도 활발하다. 예를 들면 VR/AR(Augmented Reality)를 마케팅에 활용한 사례연구[4], VR 기술을 응용한 한국과 중국 어학교육 플랫폼 개발 연구[5], 의료 차원에서 가상현실 기법을 이용한 정신건강과 자살 위험성 감소 효과연구[6] 등을 살펴볼 수 있다.

VR 기반의 몰입형 가상현실(Immersive virtual reality) 체험 기술의 등장은 미디어 커뮤니케이션 학계 차원에서도 체계적인 연구를 요청하고 있다. 다수의 연구자는 VR 미디어 기술을 매개로 한 커뮤니케이션은 미디어 이용자에게 콘텐츠 소비 혹은 메시지 수용 맥락에 상호작용 효과를 배가할 것으로 기대한다[2], [7]. 전통적인 신문방송 매체와 달리 VR 기술을 통한 콘텐츠 체험은 미디어 이용자에게 시공간의 제약 없이 다양한 감각을 확장한 커뮤니케이션 환경을 제공하기 때문이다[8]. 특히 VR 기반의 커뮤니케이션 환경이 미디어 이용자에게 제3자 관객 시점이 아니라 제1자의 주체로서 물리적 상호작용 경험을 선사한다는 관점[9]은 전통적인 미디어와 이용자의 관계가 아니라 인간 대 인간의 직접적인 상호작용적 맥락과 미디어 채널의 효과를 탐색할 충분한 명분을 제공한다.

하지만 VR 기술 기반의 커뮤니케이션 관련 학술적 연구가 활발할 것이라는 전망에도 불구하고 VR과 다른 미디어 채널 효과에 대한 기본적인 비교 검증은 물론 VR 콘텐츠 구성 속성의 커뮤니케이션 효과를 천착한 연구를 찾기가 쉽지 않다. 더욱이 TV 모니터와 360도 VR 미디어 채널의 효과 차이는 물론 콘텐츠 제시 관점의 효과(제1자-3자)를 탐색한 연구를 찾기는 더 어렵다. 비록 일부 연구자들이 초창기 가상현실 커뮤니케이션 특성에 관한 수용자 연구[10], 가상·증강현실의 현실을 소개하는 개론서[1]나 박물관에서 증강현실 매체를 통한 메시지의 전달의 효율성[11], 몰입형 가상현실을 활용한 디지털 패션 커뮤니케이션을 탐색한 연구[12] 등을 진행했지만, 가보지 못한 곳이나 자신의 시각으로 볼 수 없었던 메시지를 접할 수 있는 VR 커뮤니케이션 채널과 콘텐츠 제시 관점에 대한 함의를 과학적으로 살핀 연구는 부족한 상태이다.

따라서 본 연구는 커뮤니케이션 차원에서 VR 기반의 공공 캠페인 스토리텔링 영상을 2차원(2D) 컴퓨터 모니터와 HMD를 착용한 가운데 제3자와 제1자의 관점에서 접했을 때 나타나는 설득 효과를 비교 분석하고자 하였다. 구체적으로는 동일한 설득 메시지가 2차원적인 평면 모니터를 통해 전달되는 경우와 VR의 HMD 기기로 전달되는 경우의 미디어 채널 효과 차이를 실험연구를 통해 실증적으로 검증하고, VR 콘텐츠 제공 관점을 이용자가 가상현실 공간 속에서 관객이 아닌 주체가 되는 제1자 관점과 제3자의 참여자로 관찰한 경험을 할 때 설득 메시지의 효과가 어떻게 나타나는지를 탐색하고자 하였다. 정리하면 본 연구는 인간의 지각 체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인터페이스로 VR(HMD)과 컴퓨터 2D 화면, 그리고 미디어 이용자를 관객으로 위치시키는 전통적인 스토리텔링 전개 방식과 달리, 커뮤니케이터인 제1자(당사자)의 관점에서 메시지를 접했을 때 나타나는 설득 효과를 탐색하는 데 목적이 있다. 이러한 연구는 VR 기반의 커뮤니케이션이 왜, 어떻게, 그리고 어떠한 잠재적인 확장 가능성이 있는지를 설명할 수 있는 토대를 제공할 것이다.


Ⅱ. 이론적 논의
2-1 미디어로서 VR과 프레즌스

VR의 시초는 1955년 영화 촬영기사인 모튼 하일리그(Morton Heilig)가 고안한 인간이 오감을 느낄 수 있도록 3차원 화면과 촉각, 청각 등 바람까지 구현한 최초의 몰입형 가상현실 장비인 센소라마(Sensorama)에 기원을 두고 있다[13]. 이후 정보통신기술의 발전과 함께 글로벌 IT 기업들은 착용하기 간편하고 다양한 센서 감지 기능을 탑재한 HMD 장비를 시장에 내놓고 있다[14]. VR 기술은 HMD 장비를 착용하여 시공간적 제약 없이 현실과 상상의 경계를 자유롭게 넘나들 수 있다는 점에서 인간과 정보, 세상을 연결하는 잠재력을 가진 미디어로 급성장하고 있다[2].

새로운 커뮤니케이션 매체가 등장했을 때마다 미디어 학자들은 이용자들의 심리적 동기와 뉴미디어의 커뮤니케이션 채널 효과를 탐색해 왔다[15]. 예를 들어 1960년대 초반부터 시작한 미디어 신뢰도(medium credibility) 연구도 당시 뉴미디어로 등장한 TV 채널이 라디오나 신문과 대조적으로 시청자의 메시지 수용 태도에 미치는 미디어 채널 차이를 주목한 것이다[16]. 1990년대 이후 뉴미디어로서 새롭게 등장한 인터넷 미디어에 관한 연구도 마찬가지로 커뮤니케이션 채널 특성이 기존 매체와 어떠한 차이를 나타내는지 탐색하는 데 목적을 두고 있었다[17], [18]. 2000년대에는 트위터, 페이스북, 블로그, 유튜브 등 소셜미디어가 뉴미디어로 등장하면서 미디어 채널의 효과 차이를 밝히는 연구들이 계속되고 있다[19].

마찬가지로 VR 또한 뉴미디어로서 인간이 가상의 공간에서 세상과 직접 소통할 수 있는 실감형 미디어로 주목받고 있다[7]. VR은 컴퓨터 기술이 만들어 낸 실제와 유사하지만, 실제가 아닌 어떤 상황이나 환경에서 인간이 오감을 동원하여 몰입하는 공간 그 자체를 의미한다. 김우상과 나건[20]에 따르면 VR 특성은 콘텐츠 형태, 감각적 현실성, 상호작용성 차원의 조합에 개념적으로 분류할 수 있는데, VR 특성의 조합에 따라 이용자의 만족감이 다르게 나타난다고 알려져 있다. 정교한 3차원의 VR 콘텐츠가 미디어 이용자의 프레즌스(presence) 지각과 가상환경 경험을 높이기 때문이다[13].

프레즌스는 사전적 의미로 어딘가에 존재함(being there)을 뜻하는 상태 혹은 조건을 의미한다[21]. 텔리프레즌스(telepresence), 임장감, 현존감, 실재감 등 학자마다 프레즌스에 대해 다양한 개념적 정의를 내리고 있지만, 통상적으로 프레즌스는 제공된 미디어 공간이나 환경에 존재한다는 느낌이나 그곳에 실제 이동하여 존재한다는 주관적 지각을 의미한다[15]. VR이 실감미디어 채널로 갖는 특성은 가상의 현실 체험을 촉진하는 매개된 프레즌스 지각에 있다[22]. 매개된 프레즌스의 핵심은 매개된 구현물(embodiments)과의 상호작용이다[23]. 미디어 속성 차원에서 보면 매개된 가상의 현실이 얼마나 많은 단서를 제공하는지, 즉 매체 풍요도(media richness)라는 매체 자체의 객관적 역량에 따라 프레즌스 지각은 달라진다[24], [25]. 프레즌스는 미디어의 질 자체(a quality of the medium itself)에서 발현되기 때문에[26] 매체 단서가 풍요로운 VR의 3D 가상환경은 2D 화면이나 전통적인 미디어 채널보다 면대면(FtF: Face to Face) 커뮤니케이션과 유사한 매개된 프레즌스 지각을 형성할 것이다.

실제로 김영하와 서현[22]은 관광 VR 콘텐츠 이용자의 프레즌스 경험을 몰임감, 사실감, 상호작용 차원으로 개념화하고 프레즌스의 효과를 즐거움과 각성 및 관광 콘텐츠 사용의도에 대입시켰다. 이들 연구의 결과는 가상현실 관광 콘텐츠에 대한 프레즌스가 실제 관광 콘텐츠에 대한 즐거움과 사용 의도에 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경험적으로 보여 주었다. 이희지와 조광민[27]도 스크린 골프와 스크린 야구 시설 이용자를 대상으로 프레즌스 지각이 스포츠 태도와 행동 의도에 정적인 관계가 있음을 밝혀냈다. 또한 광고가 몰입형 VR과 일반 디지털 기기로 제시될 때 나타나는 설득 효과를 탐색한 우와 린[7]의 연구에서도 실감미디어인 VR 광고나 콘텐츠가 일반 데스크톱 컴퓨터, 테블릿, 그리고 HMD 기기를 착용했을 때보다 더 높은 수준의 자연스러움(naturalness)과 프레즌스 지각 현상이 나타났음을 실험연구로 검증한 바 있다. 이러한 연구들은 VR 콘텐츠 경험으로 실제와 유사한 가상의 공간에 존재한다는 프레즌스 지각을 형성하고 다시 그렇게 지각된 프레즌스는 콘텐츠 자체에 대한 몰입과 수용이나 관련된 콘텐츠 사용 의지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제시하는 것이다.

2-2 제1자 관점의 VR 콘텐츠와 공감 인식 및 기부 참여

전통적인 미디어는 수용자와 메시지 사이의 물리적 거리가 존재하기 마련이다. 그러나 실감미디어인 VR 이용 맥락에서는 이용자가 콘텐츠가 구현되는 그 상황 자체에 위치함으로써(being there) 메시지와 수용자 간의 물리적 거리는 줄어들어[13] 심리적 동일화와 메시지에 대한 공감도가 높아질 것으로 예측된다. 커뮤니케이션 상황에서 인간이 상대방과 동일시 현상을 경험한다는 것은 자아관여(ego-evolvement)와 심리적 소속감과 의미 형성에 공감한다는 말이다. 그래서 통상 커뮤니케이션 실무자들은 광고 PR이나 마케팅 메시지가 미디어 이용자에게 괴리되지 않고 하나의 유기체처럼 동일화되어 경험되거나 수용되기를 원한다[28].

메시지 수용에 있어서 미디어와 수용자 간의 관계를 모형화한 안유리와 동료들[29]의 연구를 보면, 미디어와 인간의 관계를 커뮤니케이션 방향성과 상호작용성을 변인으로 미디어 대 인간관계(M·H: Media-Human), 상호작용 중심의 인간 대 인간관계(H·H: Human-Human)로 분류하고 있다. H·H 관계는 미디어 환경에서 이용자가 끊임없는 상호작용과 직접적인 참여가 가능하고, M·H는 자극과 반응(stimulus-response)처럼 미디어가 인간에게 어떠한 메시지를 전송하여 인간의 태도와 행동의 변화가 일어난다는 관점이다. H·H 관계는 참여 주체와 대상, 혹은 커뮤니케이터와 메시지 수용자 간의 연결이 극대화되는 상호작용적 커뮤니케이션을 의미하며 사람과 사람 사이의 실시간적 상호 공존과 타인에 대한 공감도가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30].

그러나 고정된 사각 모니터 프레임이 아닌 게임 이용자나 카메라 감독의 시각 특성을 모두 가진 VR은 커뮤니케이션 실무자에게 새로운 스토리텔링 문법을 요청하고 있다[9]. VR을 활용한 광고나 PR 캠페인 콘텐츠 노출과 수용과정은 전통적인 스토리 전개 프레임을 따라가지 않거나 수용자가 VR 콘텐츠가 강조하는 프레임과 상관없이 다른 공간에 존재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VR 콘텐츠 이용자는 고정된 이야기 전개 프레임을 따라가기보다는 가상의 환경에서 자신 스스로 움직이고 느끼는 주체가 되기 때문에 역으로 VR 콘텐츠 수용 맥락을 어떠한 관점에서 전달하느냐에 따라 등장인물과 메시지 수용 면에서 이용자에게 새로운 경험을 선사할 수 있다.

전술한 바와 같이, VR을 통한 커뮤니케이션은 전통적인 미디어와 인간관계(H·M)와 달리 인간 대 인간(H·H)의 상호작용적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한 매체 풍요도를 내재하고 있다. 반면에 기존의 미디어가 갖고 있던 이야기 전개 프레임이 부재하기 때문에 이야기 전개 맥락에서 괴리되거나 투명 인간형 관객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9]. VR 이용자가 콘텐츠를 어떻게 바라보냐에 따라 해석이나 판단이 상이할 수도 있다는 말이다. 기본적으로 1인칭 관점을 취할 때보다 3인칭 관점을 취할 때 사람들은 상황을 더 포괄적이고 추상적으로 객관화하여 해석하는 경향이 있다[31]. 미디어 콘텐츠가 심리적 고통을 포함하고 있다면 불편한 감정이 있는 그대로 드러나는 1인칭보다는 메시지 내용이 일부 여과 또는 정제된 3인칭 시점을 더 선호하기도 한다[32].

따라서 인간-미디어-인간의 상호작용에서 중요한 것은 매개하는 미디어 관점이 아닌 미디어 이용자를 1인칭 시점으로 위치시키는 것이다[9]. 메시지 발신자와 수신자 사이의 물리적 거리를 좁히는 방법은 메시지를 전달하는 커뮤니케이터의 역할에 수용자를 위치시켜 메시지에 대한 의미 공유와 공감을 극대화하는 것이다. 또한 VR 콘텐츠를 통한 스토리텔링은 1인칭 관점을 유도하여 상호 공유와 공감의 H·H 관계를 조성하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공감(empathy)은 타인의 내적 상태를 인지적으로 깨닫고, 그 사람이 처한 상황에 자신을 대입하여 그 사람이 느낄 감정을 간접적으로 경험하는 것을 의미한다[33]. 동일시(identification)는 메시지 수용자가 콘텐츠 속의 등장인물과 재능, 의견, 태도 등이 유사하다고 느끼는 정도로 정의된다[34]. 동일시가 높아지면 의사사회적 상호작용(parasocial interaction)에 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콘텐츠 속 인물과의 의사사회적 상호작용성이 증가할수록 메시지 수용자를 자신의 삶과 연관한 정보처리 경향이 증가한다[35]. 기금 조성 단체들이 동정심이나 감정이입, 동일시를 포괄한 감정적 공감을 유발함으로써 기부 활동을 유도한 점을 보았을 때[36], VR 콘텐츠를 통한 기부 캠페인 메시지의 효과는 얼마만큼의 공감도를 높이느냐가 관건일 것이다.

앞선 선행 연구를 종합하면 다음과 같다. 우선 전통적인 미디어와 뉴미디어 채널을 비교 분석한 연구 경향을 토대로 보면, 3D의 실감형 HMD-360 VR 콘텐츠가 2D-360 모니터보다 더 높은 미디어 채널 효과를 낼 것으로 예측할 수 있다. VR 기기인 HMD-360을 이용할 경우 일반 데스크톱 컴퓨터나 테블릿보다 더 높은 수준의 프레즌스 지각을 형성할 것이며, 이러한 프레즌스는 기부 독려를 위한 캠페인 메시지에 대한 공감 인식이나 참여 의도에 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가정할 수 있다. VR 콘텐츠의 이야기 전개 구조나 프레임이 별도로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제3자의 시각이 아닌 제1자의 관점에서 메시지를 접하게 하는 것이 의미의 수용과 공감 및 공공 캠페인에 대한 동참 의지를 높일 것으로 예측할 수 있다. 전체적으로 제1자 관점의 VR HMD-360 채널을 통한 기부 독려 영상 콘텐츠 노출은 미디어 이용자의 프레즌스 지각을 높이고 이를 통해 메시지에 대한 정서적 공감이 높아져 기부 행위 의도가 증가할 수 있다는 인과적 단계를 예측할 수 있다.

이러한 인과성에 대한 논리적 가정에도 불구하고 국내 연구에서는 VR을 다른 미디어 채널과 비교 분석한 연구나 VR 콘텐츠의 제시 관점, 그리고 프레즌스 지각의 매개적 역할에 대한 체계적인 분석을 시도한 연구를 찾기 어렵다. 따라서 본 연구는 동일한 공익 기부 장려 캠페인 VR 콘텐츠를 HMD와 2D-360 컴퓨터 화면에 노출했을 때와 제1자 및 제3자의 관점에서 콘텐츠를 이용했을 때 나타나는 프레즌스 지각과 공익 캠페인 메시지 공감 인식 및 기부 참여에 미치는 인과적 가설을 다음과 같이 설정하였다.

[연구가설 1] VR HMD-360 채널을 통한 영상 콘텐츠 이용은 프레즌스 지각에 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다.

[연구가설 2] 제1자 관점의 VR 영상 콘텐츠 이용은 프레즌스 지각에 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다.

[연구가설 3] VR 영상 콘텐츠 이용자의 프레즌스 지각은 공감 인식과 기부 참여에 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다.

[연구가설 4] VR HMD-360 채널과 제1자 관점의 VR 영상 콘텐츠 이용은 프레즌스 지각과 공감 인식을 매개하여 기부 참여에 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다.


Ⅲ. 연구방법
3-1 실험 설계와 절차

이 연구는 제1자와 3자의 관점 및 HMD와 2D 모니터-360 화면을 통해 VR 콘텐츠를 노출할 경우 콘텐츠 이용자의 프레즌스 지각, 공감 인식 및 기부 참여 의지에 미치는 인과적 관계성을 실증적으로 확인하는 데 목적이 있다. 이를 위해 본 연구는 본 연구는 VR 기술로 제작한 실제 기부 장려 영상 콘텐츠를 새롭게 구성하여 2(VR 영상 콘텐츠 노출 채널: HMD-360 vs. 2D 모니터-360) × 2(메시지 시점: 제1자 vs. 제3자)의 집단 간 요인설계(between-subject factorial design)로 구성했다. 실험을 위해 조작한(manipulated) VR 영상 콘텐츠는 공익 단체(Charity: Water)가 개발도상국에 안전하고 깨끗한 물 보급을 위해 실제로 제작한 기부 독려 VR 영상 콘텐츠인 ‘The Source’1)를 편집하여 사용하였다.

VR 콘텐츠를 제공하는 채널 조건은 HMD-360와 2D 컴퓨터 모니터-360로 구분하였다. HMD 채널을 통해 VR 콘텐츠를 이용하는 집단은 약 3㎡ 공간에서 오큘러스 리프트(Oculus Rift), 오큘러스 고(Oculus Go), 오큘러스 퀘스트(Oculus Quest) 장비 3대를 활용하여 피험자가 자유롭게 둘러보고 움직이도록 했다. 2D 모니터-360 집단은 HMD-360 집단과 동일한 공간에서 애플(Apple) 사의 iMac 27인치 모니터에 제시된 영상 콘텐츠를 시청하게 하였다. 동일한 VR 영상 콘텐츠를 가지고 HMD 기기를 이용한 집단과 2D 모니터-360 이용 상황의 조건을 조작적으로 처리하기 위해 2D 모니터-360 이용 집단도 ‘The Source’ VR 영상을 마우스와 키보드를 이용하여 자유롭게 둘러보고 확대할(pan & zoom) 수 있도록 허용하였다.

VR 영상 콘텐츠에 대한 커뮤니케이터의 제1자와 제3자 관점을 조작 처치하기 위해 성인의 목소리로 제3자의 관점에서 이야기하는 상황과 발화자인 어린 13세 소녀(Selam) 내면의 시선에서 상황을 설명할 수 있도록 동일한 연령대의 여학생 목소리로 더빙하여 제작하였다. 구체적으로는 제3자의 관점 조작을 위해 전문 성우를 동원하여 객관적인 관점에서 에티오피아의 한 소녀가 물 부족으로 겪는 어려움 등을 설명하는 5분 분량의 기부 장려 캠페인 영상을 제작하였고, 제1자의 관점을 조작하기 위해 어린 소녀의 목소리를 내는 여학생의 도움을 받아 5분 분량으로 편집하였다. 그렇게 하여 한국어로 된 총 2개의 더빙 VR 영상 콘텐츠 자극물을 준비하였다.

피실험자는 수도권 소재의 한 종합사립대학교에 재학 중인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하였다. 실험은 피험자 모집공고를 보고 자발적으로 참여한 학생들(n=74)을 대상으로 2019년 4월 25일부터 6월 24일까지 두 달간 진행되었다. 실험 절차는 참여자 개인별 사전 설문조사를 통해 인구사회 변인과 기부 후원 활동 등을 점검하고, 참여자를 본 실험집단에 배정하기 전에 5분 동안 자연경관을 소개하는 동영상을 보여주어 사전에 피험자의 심리적 안정을 취하는 절차를 반영하였다. 이후 피험자들을 4개의 실험 처지 집단(HMD와 2D 모니터-360 × 제1자와 제3자 관점)에 무작위로 할당하여 본 실험에 참여하도록 하였다. VR HMD-360 집단은 VR 착용 테스트를 3분 정도 진행한 후 기부 장려 영상 콘텐츠를 시청하였으며, 모든 실험 참여자는 본 실험 자극물 노출 이후 설문조사에 답변하도록 하였다. 총 실험 참여와 설문 답변 시간은 1인당 약 25분 정도가 소요되었으며 실험 참여자 모집과 조사에 대한 충실도를 높이기 위해 실험을 마친 학생들에게는 5,000원의 카페 음료 쿠폰을 제공하였다.

3-2 변인측정

본 연구의 모든 변인은 1점(매우 그렇지 않다)부터 5점(매우 그렇다)까지 5점 척도의 리커트(Likert) 스케일을 이용하였다. 프레즌스 지각은 남선숙과 동료들[21]의 연구에서 측정한 4가지 항목을 차용하였다. 구체적으로는 ① ‘영상을 보는 동안 나는 잠시 내 현실에 대해 잊고 있었다.’ ② ‘영상이 끝난 후에 나는 여행으로부터 현실로 돌아온 느낌을 받았다.’ ③ ‘영상을 보는 동안 나는 내가 조사에 참여하고 있다는 사실을 잠시 잊었다.’ ④ ‘영상을 보는 동안 나는 마치 그 장소를 직접 방문한 듯한 느낌을 받았다.’ 등 4개의 항목을 단일 척도로 반영하였다(M(SD)=3.023(.794), Cronbach's α=.796).

공감은 이타적(altruism) 행위 유도와 관련한 선행연구[36]를 참고하여 8가지 항목으로 측정하였다. 구체적으로 나는 영상 속의 ① ‘소녀에게 동정심을 느꼈다.’ ② ‘소녀에게 연민을 느꼈다.’ ③ ‘소녀를 도와주고 싶다.’ ④ ‘소녀에게 따뜻함을 전하고 싶다.’ ⑤ ‘소녀에게 상냥함을 전하고 싶다.’ ⑥ ‘소녀의 마음에 감정을 이입하였다.’ ⑦ ‘소녀의 일이 나의 일처럼 염려되었다.’ ⑧ ‘소녀가 불쌍하다.’ ⑨ ‘소녀의 마음에 공감되었다.’ 등 9개의 항목을 단일 척도로 반영하였다(M(SD)=3.867(.623), Cronbach's α=.890).

기부 참여는 제3세계 국가의 식수 부족 문제와 관련한 재정적 기부 행위 의도를 질문하여 측정에 반영하였다. 구체적인 측정항목은 ① ‘제3세계 국가의 식수 부족 문제 해결을 위한 재정적 기부를 고려하게 되었다.’ ② ‘제3세계 국가의 식수 부족 문제 해결을 위해 자금을 기부할 의향이 생겼다.’ ③ 제3세계 국가의 식수 부족 문제를 해결하는 단체에 금전적으로 지원하고 싶은 마음이 든다.’ 등 3개의 항목을 단일 척도로 반영하였다(M(SD)=3.657(.673), Cronbach's α=.861). 아울러 제1자와 3자 관점의 영상 콘텐츠 조작 처치를 위해 실험 사후 설문 문항에 ‘방금 본 영상에 대해 ① 주인공의 시점에서 사건을 직접 경험한다. ② 제3자의 시점에서 사건을 지켜본다.’를 확인하는 질문 문항을 반영하였다. 전체적인 피험자들(n=74)의 인구사회학적 특성인 성별 분포를 살펴보면 여성(86.5%)이 남성(13.5%)보다 많았고, 평균 연령은 20세이었다(M(SD)=20.256(1.539)).


Ⅳ. 분석 결과

본격적인 분석에 앞서 실험의 자극물에 대한 조작적 처치가 적절하게 되었는지를 점검하는 분석을 반영하였다. 이를 위해 일표본 평균 비교검증(t-test) 분석 결과, 제1자와 제3자 시점의 VR 영상 콘텐츠에 대한 처치가 통계적으로 유의미하여(t = 33.355, p<.001) 적절하게 조작적 처리가 되었음을 확인하였다.

<연구가설 1>은 VR HMD-360 이용 집단이 2D 모니터-360 집단보다 더 높은 수준의 프레즌스 지각을 나타낼 것이라는 가정이다. 이를 위해 독립표본 t검정을 통해 확인한 결과 HMD-360 이용자 집단이 2D 모니터-360 이용자 집단보다 높은 수준의 프레즌스 지각을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나타냈다(HMD-360: n=39, M= 3.352, SD=.697; 모니터-360: n=35: M= 2.657, SD=.737; t=5.895, p<.001). <연구가설 2>는 VR 영상 콘텐츠의 메시지 전달 시점이 제3자보다 제1자의 관점일 때 더 높은 수준의 프레즌스 지각을 나타낼 것이라는 가정이다. 이를 검증하기 독립표본 t검정을 진행한 결과, 제3자보다 제1자 관점의 VR 영상 콘텐츠가 더 높은 수준의 프레즌스 지각을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나타냈다(제1자: n=40, M= 3.187, SD=.759; 제3자: n= 34: M= 2.830, SD=.798; t=2.783, p<.01). 이에 따라 연구가설 1, 2 모두 채택되었다.

<연구가설 3>은 실험용으로 제작한 VR 영상 콘텐츠 노출로 형성된 프레즌스 지각이 식수 문제에 대한 공감 인식과 문제 해결을 위한 기부참여 의도에 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인과성을 검증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VR 영상 콘텐츠 노출 이후 피험자가 답한 프레즌스 지각이 공감 인식 및 기부참여 의도에 미치는 영향을 단순 회귀분석을 통해 살펴보았다. <표 1>에 제시된 바와 같이 프레즌스 지각은 VR 영상 콘텐츠가 제시하는 메시지에 대한 공감 인식에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영향을 미쳤고(b=.314, p<.001; R2=.099, F=16.011, p<.001), 식수 문제 해결을 위한 기부참여 의도에도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영향을 나타냈다(b=.289, p<.001; R2=.083, F=13.267, p<.001).

Table 1. 
Effects of presence perception on empathy and donation (n=74)
Variable Empathy Donation
β t-value β t-value
Presence Perception .314 4.001*** .289 3.642***
R2 .099(16.011)*** .083(13.267)***
주 1. β is standardized coefficient
  2. ***p<.001

<연구가설 4>는 VR HMD-360과 제1자 관점의 VR 영상 콘텐츠 이용이 프레즌스 지각과 공감 인식을 매개하여 기부 참여에 미치는 영향을 매개 모형으로 검증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헤이스[37]의 매크로(PROCESS macro, 5,000 bootstrap resamples)를 활용하여 순차적인 매개 효과 추정치를 통계적으로 검증하는 절차를 따랐다.

먼저 <연구가설 4>에서 설정한 순차적 매개 모형(serial mediation model) 검증을 위해 제1자 관점의 VR HMD-360 집단 여부를 더미 코드화(1, 0)하여 독립변인으로 반영하고, 종속변인으로는 기부참여 의도를 지정한 후 프레즌스 지각과 공감 인식을 순차적인 매개변인들로 설정하였다. 우선 프레즌스 지각 및 공감 인식 변인의 각 매개 효과와 두 개의 매개 변인들의 순차적 간접효과를 동시에 검증하는 절차를 밟았다. <그림 1>에 제시한 바와 같이 제1자 관점의 VR HMD-360가 프레즌스 지각 변인을 단독으로 매개하여 기부참여 의도에 미치는 효과는 통계적으로 유의미하지 않았다(b=.108, SE=.067, 95% CI=.-023~.242). 또한 VR HMD-360인 독립변수가 공감 인식을 통해 기부참여 의도에 미치는 간접효과도 통계적으로 유의미하지 않았다(b=.035, SE=.064, 95% CI=-.099~.160). 반면 <연구가설 4>에서 가정한 바와 같이, 제1자 관점의 VR HMD-360으로부터 프레즌스와 공감 인식을 거쳐 기부 참여에 미치는 간접효과는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결과를 나타나 연구가설 4는 채택되었다(b=.087, SE=.037, 95% CI=.027~.173).


Fig. 1. 
The serial mediation model of presence and empathy in the coefficient path form VR HMD-360 to donation participation2)


Ⅴ. 결론 및 논의

커뮤니케이션 학계는 미디어 기술의 발전과 함께 등장한 뉴미디어 채널의 효과와 사회심리적 영향을 탐구해 왔다. VR 기술의 실감미디어 특성과 산업화 진전에도 불구하고 미디어 채널로서 VR의 커뮤니케이션 효과를 탐색한 연구가 부족하다는 데서 본 연구는 시작되었다. 이 연구는 기부 독려 캠페인 VR 메시지를 제1자 관점에서 HMD-360를 통해 접한 수용자의 심리적 지각의 변화와 정서적 공감이 기부참여 행동에 미치는 인과적 관계를 체계적인 실험 설계와 조사 분석을 통해 검증하고자 했다.

본 연구의 분석 결과를 정리해 보면, VR HMD-360을 이용하여 기부 독려 영상 콘텐츠를 살펴본 피험자들은 2D 모니터-360채널보다 더 높은 수준의 프레즌스 지각과 정서적 공감 인식을 나타냈다. 이러한 결과는 프레즌스 지각이 커뮤니케이션 맥락 구현 단서를 풍요롭게 전달할 수 있는 미디어 자체의 역량에 의존적이라는 매체 풍요도 관련 선행연구[23]-[25]의 흐름과 궤를 같이한다. 또한 우와 린[7]의 연구에서 VR 광고를 HMD와 테블릿 및 2D 모니터 채널별로 노출했을 때 나타났던 광고 태도나 행동에 대한 분석 결과와 유사하다. VR HMD 채널은 이용자에게 360도 시각을 확보해 주고 가상의 공간이지만 실제 메시지를 전달하는 커뮤니케이터의 입장을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는 풍부한 커뮤니케이션 맥락을 제공하는 것이다.

두 번째로는 VR 미디어가 커뮤니케이터 입장에서 가상이지만, 실제와 같은 메시지 전달자 입장에 설 수 있는 제1자의 관점일 때 더 효과적이라는 것을 밝혔다. 최근 게임기기와 영상기기의 특성을 모두 가진 VR은 전통적인 사각 프레임의 스토리라인이 부재하기 때문에 어떻게 콘텐츠를 편집할지가 고민이었다[9], [29]. 본 연구는 커뮤니케이터 당사자, 즉 제1자 관점에서 제작된 VR 영상 콘텐츠에 노출되면 사람들은 자신과 화자 사이의 물리적, 심리적 거리를 더 좁게 인식하고, 커뮤니케이터와 함께 있다는 프레즌스 지각과 메시지에 대해 더 정서적으로 공감한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공감이란 타인을 자신과 동일시하고 감정을 대입하는 경험의 산물이기 때문에, 사람들이 VR HMD 채널을 통해 메시지를 1인칭의 관점에서 바라봄으로써 나타나는 프레즌스 지각과 정서적 공감 인식의 역할이 중요함을 확인할 수 있다.

세 번째로 VR HMD 채널을 이용한다고 해서 설득 커뮤니케이션 효과가 직접적으로 발현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VR이라는 가상공간에서 인간이 어떠한 메시지를 접하고 느끼고 행동하는 과정은 어떠한 순차적 경로를 따르고 있음을 밝혔기 때문이다. 본 연구의 결과는 VR 채널을 통해 조성된 가상환경이 인간의 프레즌스 지각에 정적인 영향을 미쳐야 하며, 이러한 프레즌스는 설득 메시지에 대한 정서적 공감 인식을 높여주어야만 의도한 메시지를 수용하고 참여할 의지가 발현된다는 것이다. VR HMD를 통해 어떠한 설득 메시지를 노출한다고 해서 사람들에게 없던 정서적 공감이 바로 느껴지는 것이 아닐 뿐만 아니라, 인간의 어떠한 행위가 바로 촉발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VR 기술 자체가 조건 없이 직접적으로 인간의 감정과 행위를 촉진할 것이라는 결정론적인 시각을 경계하는 결과이다. 이는 커뮤니케이션 실무응용에 있어서 프레즌스 지각으로부터 시작한 VR 커뮤니케이션 프로세스의 정교한 접근을 제안하고 있다.

전체적으로 본 연구는 VR 미디어가 하나의 채널로서 가지는 커뮤니케이션 효과를 실증적으로 검증하였을 뿐만 아니라, 광고 PR 및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실무자들이 왜 VR을 주목해야 하며, 어떠한 메커니즘으로 VR 영상 콘텐츠의 효과가 나타나는지를 과학적으로 설명하였다는 데 의의를 둘 수 있다. 즉 매체 풍요도가 높은 제1자 관점의 VR 미디어 콘텐츠가 2D 모니터보다 수준 높은 프레즌스 지각과 정서적 공감 인식을 높인다는 것을 경험적으로 확인하였지만, 제1자 관점의 VR HMD 채널이 직접적으로 캠페인 설득 메시지를 수용하게 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실감형 미디어인 VR의 효과가 프레즌스와 공감 인식 변인의 순차적 매개 경로를 따른다는 것은 커뮤니케이션 실무응용에 인사이트를 제공한다.

한편, 본 연구가 의욕적으로 살피는 데 있어서 추가로 보강되어야 할 부분이 있다. VR 기기의 기술적 발전은 물론 상호작용성을 배가하는 증강현실(AR) 기술 또한 날로 급성장하고 있다. 본 연구는 HMD-360의 환경에서 스트리밍 형식의 콘텐츠를 제1자와 3자의 관점에서 경험하는 실험을 진행하였으나 AR 환경에서는 커뮤니케이터나 메시지에 대해 더 직접적인 상호작용이 가능한 환경을 제공할 수 있다. 특히 본 연구는 VR을 통한 프레즌스 지각을 먼저 순차 매개 요소로 반영하였으나, 매체 풍요도 관점과 달리 사회적 실재감 등은 인간과 인간의 상호작용으로 프레즌스 지각이 강화될 수 있음을 지적하고 있기 때문이다[28]. 차후에는 VR 상황에 더 다양한 변인들을 고려한 확장 연구가 필요하다. 아울러 미디어로서 VR과 AR, 그리고 가상공간의 인공지능(AI: Artificial Intelligence) 에이전트의 인간 대 인간 (H·H) 커뮤니케이션 차원을 분석하는 연구도 필요할 것이다. 끝으로 본 연구의 실험 참여자로 대학생을 중심으로 살폈으나 중장년층은 물론 고령자 혹은 독신자 등 사회적 약자에 대한 연구도 필요하다. 위에서 언급된 점들을 고려하여 VR·AR 기반의 커뮤니케이션에 관한 학술적 연구와 논의가 풍성해지기를 기대한다.


Notes
1) The Source는 제3세계의 물 부족 현실을 생생하게 경험하게 하고 기부를 통해 주민들의 삶이 개선되는 과정을 지켜볼 수 있도록 제작된 VR 다큐멘터리 영상이다. 실제로 에티오피아에 사는 13세 여자아이 Selam의 시점으로 제작된 9분의 분량의 VR 영상으로, 초반에는 물이 부족하여 Selam과 동생들이 경험하는 고충을 묘사하고 후반부에는 사람들의 기부를 통해 마을에 수도시설이 설치되어 삶이 변화하는 모습을 통해 기부 동참을 촉진하는 내용을 담은 공익 캠페인 영상 콘텐츠이다(자세한 내용: www.youtube.com/watch?v=nlVIsVfWwS4&t=6s).
2) 순차적 매개효과 총 추정값(total estimation of serial mediations effect)=.229, SE=.095, 95% CI=.039~.413)

Acknowledgments

본 논문은 2017년 대한민국 교육부와 한국연구재단의 지원(NRF-2017S1A5A2A01025387) 및 차의과학대학교의 교내 학술연구지원(김정환, 2019. 12. 01.)으로 수행되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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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소개

박노일(Nohil Park)

2003년 : 연세대학교 대학원 (언론학 석사)

2009년 : 연세대학교 대학원 (언론학 박사)

2009년~2010년: Post Doc. in University of Missouri

2010년~2013년: 서울디지털대학교 디지털미디어학부 조교수

2013년~현 재: 차의과학대학교 의료홍보미디어학과 부교수

※관심분야:공중관계(PR), 위기관리커뮤니케이션, 뉴미디어, AI(인공지능) 등

김정환(Junghwan Kim)

2008년 : 연세대학교 대학원 (영상학 석사)

2014년 : 연세대학교 대학원 (영상학 박사)

2014년~2015년: 연세대학교 커뮤니케이션연구소 전문연구원

2015년~현 재: 차의과학대학교 의료홍보미디어학과 조교수

※관심분야:실감 미디어, 미디어 문화연구, 미디어 사회문화사 등

오현정(Hyun-Jung Oh)

2008년 : 한양대학교 광고홍보학과 (문학석사)

2015년 : 미시건 주립대학교(문학박사-언론정보학)

2016년~2017년: 이화여자대학교 연령통합연구소 연구원

2017년~현 재: 차의과학대학교 의료홍보미디어학과 조교수

※관심분야:뉴미디어, 데이터사이언스, 헬스커뮤니케이션 등

정지연(Ji-Yeon Jeong)

2007년 : Syracuse University (PR학석사)

2011년 : University of Missouri (저널리즘박사-PR전공)

2011년~현 재: 홍익대학교 광고홍보학부 부교수

※관심분야:공중관계(PR), 위기관리커뮤니케이션, 공공PR, 뉴미디어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