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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urnal of Digital Contents Society - Vol. 22 , No. 2

[ Article ]
Journal of Digital Contents Society - Vol. 22, No. 2, pp. 223-231
Abbreviation: J. DCS
ISSN: 1598-2009 (Print) 2287-738X (Online)
Print publication date 28 Feb 2021
Received 17 Nov 2020 Revised 02 Dec 2020 Accepted 21 Dec 2020
DOI: https://doi.org/10.9728/dcs.2021.22.2.223

가상현실 애니메이션에서의 Visual Effects 역할 연구
장욱상1, * ; 박선영2
1중앙대학교 첨단영상대학원 교수
2중앙대학교 첨단영상대학원 영상예술학전공 석사

A Study on the role of Visual Effects in Virtual Reality Animation
Wook-Sang Chang1, * ; Sun-Young Park2
1Professor Graduate School of Advanced Imaging Science, Multimedia and Film Chung-Ang University, Seoul 06974, Korea
2Master Graduate School of Advanced Imaging Science, Multimedia and Film, Chung-Ang University, Seoul 06974, Korea
Correspondence to : *Wook-Sang Chang E-mail: wooksangchang@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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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

컴퓨터 그래픽스의 발달로 영상 분야에서 비주얼 이펙트(VFX; Visual Effects)의 활용이 확대됨에 따라 VFX의 역할에 대한 논의가 이어져 왔다. 본 논문에서는 이에 대한 논의를 2015년 이후 새롭게 등장한 플랫폼인 VR 애니메이션에서 탐구하였다. 먼저 VR 애니메이션만의 특징(360° 공간으로의 확장, 1인칭 시점, 인터랙션)과 함께 이에 따른 새로운 연출적인 시도들을 알아보았다. 이로 인해 VR 애니메이션에서 VFX의 역할이 새로이 드러남을 확인하였다. VFX는 VR 애니메이션에서 공간감 부여, 시선 유도, 장면 전환, 인터랙션에 관한 정보 전달 등의 역할을 수행하며, 이를 사례를 통해 분석하였다. 앞으로 VR 애니메이션에서 VFX의 중요성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되며, 본 연구는 향후 VR 콘텐츠 제작 시 효과적인 스토리텔링을 위한 수단으로서 쓰일 것으로 기대된다.

Abstract

With the development of computer graphics, the use of visual effects (VFX) in the image field has been expanded, and discussions on the role of VFX have continued. In this paper, discussion on this was explored in VR animation, a platform that has emerged since 2015. First, we explored the unique features of VR animation (expansion into a 360° space, first-person view, and interaction), along with new directing attempts. As a result, it was confirmed that the role of VFX in VR animation was newly revealed. In VR animation, VFX plays the role of giving spatial feeling, inducing gaze, changing scenes, and delivering information about interaction, and this was analyzed through examples. In the future, the importance of VFX in VR animation is expected to increase, and this study is expected to be used as a means for effective storytelling when creating VR contents in the future.


Keywords: VR Animation, Visual Effect, Interaction, Storytelling, Narrative, Directing
키워드: VR 애니메이션, 비쥬얼 이펙트, 인터랙션, 스토리텔링, 내러티브, 연출법

Ⅰ. 서 론
1-1 연구 배경 및 목적

비주얼 이펙트 (VFX; visual effects)는 영상, 게임 등을 위한 디지털 시각 효과를 뜻한다. VFX는 1900년대 광학적 장치나 기계를 이용하여 영상에 필요한 효과를 구현하는 특수 효과의 맥을 이으며, 1990년대 이후 컴퓨터 그래픽스의 발달로 영화와 게임 산업 등의 분야에 본격적으로 도입되었다. 그리고 현재 그 영역은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다.

VFX가 활용되는 영역이 증가하면서 VFX의 역할에 대한 논의 또한 이어져 왔다. ‘시각물이 이야기를 돋보이게 해서는 안 된다’[1], ‘스펙터클 그 자체는 충만한 다양함 없이 긴 시간 동안 지속될 수 없다’[2] 등 VFX의 역할에 대해 다양한 견해가 등장했다. 최근의 연구들에서는 놀라운 스펙터클은 영화의 내러티브를 이끄는 요소이기도 하다는[3] 관점 또한 등장해 VFX 역할이 확장되었음을 보였다. 여러 비평가들은 VFX가 표현하는 내러티브에 대해 관심을 갖기 시작했는데, 그것은 VFX 역시 이야기를 전달하는 주요 수단이 될 수 있으며, ‘좋은 이펙트’란 놀라운 테크놀로지의 성과와 함께 스펙터클을 자연스럽게 끌어내고, 영화의 내러티브를 더욱 탄탄하게 해주는 장치를 제공한다는 것이다. [4] 그러나 21세기 이후 새로 등장한 플랫폼, 즉 가상현실(VR; virtual reality)콘텐츠에서의 VFX의 역할은 아직 충분히 논의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VR이란 가상 공간에서 사용자가 완전한 상태로 몰입하고 상호작용할 수 있는 가상의 세계를 말한다. [5] 21세기에 대중 앞에 등장한 VR 기술은 2015년 이후 기어 VR, 오큘러스 리프트(Oculus Rift)등의 일반 소비자용 VR 기기들이 출시되며 본격적으로 대중화되었다. VR 콘텐츠는 기존 콘텐츠들과는 다른 특징들을 가지는데, 바로 ‘상호작용성’과 ‘몰입감’이다. 상호작용성이란 사용자가 VR 공간에서 존재감을 더 사실적으로 느끼는 것을 뜻하며, 몰입감은 시간과 공간 개념을 의식하지 않고 활동 자체에 몰두하는 상태를 말한다. [6]

VR기술은 의료, 건설 등 다양한 산업에서 활용되고 있으며 특히 스토리텔링을 기반으로 하는 콘텐츠 (애니메이션, 영화 등) 분야에서 활발히 사용되고 있다. 선댄스(Sundance) 영화제, 부천 국제 판타스틱 영화제, 부산 국제영화제 등에서는 2015년 이후 VR 작품을 위한 분야를 마련하여 VR 애니메이션과 영화의 새로운 예술적 가능성을 선보이고 있다. 특히 VR 애니메이션의 경우 펜로즈 스튜디오 (Penrose Studios) 등의 스튜디오들이 작품성이 높은 작품들을 세계적인 영화제에 출품하며 주목을 받았다.

켄 피멘텔(Ken Pimentel)과 케빈 테이세이라(Kevin Teixeira)에 따르면 VR 환경에서 관객이 애니메이션 콘텐츠에 몰입을 유도하기 위해서는 최대한 리얼한 가공된 세계를 구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7] ‘리얼리티(reality)’를 반영한다는 것은 현실에 대한 사실성을 표현하고자 하는 것으로, 인간의 감각에 의지하여 철저하게 기록된 재현(인지적 리얼리즘)과 사회적 문맥을 표현하고자 하는 기호의 역할로서의 재현(사회적 리얼리즘)으로 분리된다. [8] 2D 애니메이션의 경우, 제작자의 개성에 기초한 이미지로 작품이 구성되기 때문에 인지적 리얼리즘이 낮은 반면 사회적 리얼리즘이 높은 것으로 여겨진다. 1990년대 이후 등장한 3D 애니메이션에서는 발전된 그래픽 기술을 바탕으로 현실을 모방하려는 시도가 계속되었으며 이로 인해 애니메이션에서의 인지적 리얼리즘이 높아졌다. VR 애니메이션에서는 관객의 시각적 경험이 360°로 확장되었을 뿐만 아니라 청각적, 촉각적으로도 작품을 경험할 수 있으므로 시각적으로만 인지적 리얼리즘이 높아졌던 3D 애니메이션에서 한 발자국 더 나아가 리얼리즘을 표현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VR 애니메이션 내에서 VFX는 1차적으로 인지적 리얼리티를 높이는 역할을 한다. 하지만 360° 공간으로의 확장, 상호작용성, 몰입감 등 VR 콘텐츠만이 가지는 특성은 VFX의 새로운 역할을 도모했으며, 역할에 맞게 적절히 사용된 VFX는 애니메이션의 내러티브를 더욱 탄탄하게 만들어 줄 것으로 기대된다. 이에 본 논문에서는 VR 애니메이션이 가지는 특징을 살펴보고 이로 인해 발생한 VR 애니메이션 내에서 VFX의 역할에 대해 탐구하고자 한다.

1-2 연구 범위 및 방법

VR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면서 VR 콘텐츠에 대한 다양한 연구들이 등장하고 있지만 VR 콘텐츠의 VFX에 관한 연구는 충분히 이루어지지 않은 실정이다. 이준수(2017)는 360도 영상에서 효과적인 연출 방법을 연구하였으며[9] 김은주(2019)는 VR 애니메이션 <헨리(Henry)>(2016)에서 관객의 선택적 응시를 위한 연출 방법을 연구하였다. [10] 이와 같이 대부분의 VR 영상 및 애니메이션에 관한 연구는 360° 공간이라는 새로운 특성에서 비롯되는 새로운 연출 방법에 대한 관점에서 이루어지고 있으며, VFX에 관한 심도 깊은 연구는 찾아보기 힘들다. 이에 본 논문에서는 VR 애니메이션 내에서의 VFX에 집중하고자 한다.

본 연구에서는 먼저 VR 애니메이션이 가지는 특징들을 살펴볼 것이다. 이후 VR의 특징들로 인해 VR 애니메이션에서 등장한 VFX의 역할을 사례를 통해 알아보고자 한다. 각 사례는 VFX의 역할에 따라 분류되었으며 하나의 VFX가 동시에 여러 역할을 하는 경우 해당 VFX가 도모하고자 하는 궁극적인 목표에 따라 분류하였다. 총 7개의 VR 애니메이션이 분석되었으며 해당 애니메이션은 오큘러스 스토리 스튜디오(Oculus Story Studio)의 <헨리>와 <로스트(Lost, 2016)>, 페이블 스튜디오(Fable Studio)의 <벽 속에 늑대가 있어 (Wolves in the Walls, 2019)>, 히어 비 드래곤즈(Here Be Dragons)의 <디스패치(Dispatch, 2017)>, 아르테(ARTE)의 <글루미 아이즈(Gloomy Eyes, 2019)>, 플라이트 스쿨 스튜디오(Flight School Studio)의 <매니페스트 99(Manifest 99, 2017)>, 글로리아 브래드버리(Gloria Bradbury)와 루시드 드림 프로덕션(Lucid Dreams Productions)의 <더 키(The Key, 2019)>이다.


Ⅱ. VR 애니메이션의 특징
2-1 360°공간으로의 확장

VR 애니메이션과 기존 애니메이션의 가장 큰 차이점은 관객이 바라볼 수 있는 공간의 확장이다. 기존 애니메이션의 경우 작품은 2차원적인 평면 형태의 디스플레이를 통해 상영되었다. 관객과 디스플레이 사이에는 거리가 존재하며, 이 때문에 작품의 세상과 관객의 세상은 필연적으로 분리된다. 하지만 VR의 경우 관객은 VR 헤드셋, 즉 HMD (head mounted display) 기기를 사용하여 작품과 만나게 된다. VR 기기에는 HMD의 위치와 방향을 감지하는 센서가 존재해 관객이 바라보는 방향의 가상 공간을 실시간으로 HMD에 렌더링한다. 따라서 VR 애니메이션이 상영되는 동안 관객은 HMD를 쓰고 작품 내 공간을 360° 둘러볼 수 있다. 또한, HMD를 착용하는 동안 현실의 시각적, 청각적 차원은 완벽히 차단되어 관객은 VR 세계에 몰입감을 느낄 수 있다.

360° 공간을 둘러볼 수 있는 VR 작품에서는 프레임을 이용한 연출이 어렵다. 영화학자이자 영화감독인 노엘 버치 (Noel Burch)는 그의 저서「영화의 실천」에서 영상의 공간은 내화면과 외화면으로 나눌 수 있다고 했다. 내화면은 프레임 내의 공간을 말하며 외화면 공간은 프레임의 바깥 공간을 뜻한다. 외화면은 생략과 암시, 그리고 상상의 영역으로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다. 외화면은 프레임 밖에도 공간이 존재하여 화면 내 요소들과 보이지 않는 공간 간의 상호작용이 이루어지고 있다고 생각하게 하는 것이 외화면 공간 구성 방법이다. [11] VR 공간은 360° 공간 전체를 사용자가 인지할 수 있기 때문에 VR 환경에서 내화면과 외화면의 공간적 분리가 어렵고 모호하다. [12]

이러한 특징 때문에 VR 애니메이션에서는 기존 애니메이션에서는 찾아볼 수 없었던 다양한 연출 방법이 등장했다. VR 애니메이션에서는 연출자의 의도대로 관객 시선의 집중을 유도하는 요소들이 프레임 대신 적극적으로 사용되었다. 빛, 명도, 캐릭터의 움직임 등을 통해 관객들의 시선을 유도하기도 하며, 청각적인 요소 또한 관객들의 시선을 집중시키는 데 사용되기도 한다.

360° 공간을 볼 수 있다는 특징은 새로운 장면 전환 방법을 만들어냈다. 한 예로 <글루미 아이즈>에서는 각 장면의 공간과 캐릭터를 미니어처 크기로 만들고 공간을 나선형으로 배치시켜 관객이 회전하면서 장면을 따라가게 만들었다. 이에 관객들은 첫 번째 장면에서는 실제 공간에서의 정면을 보고, 두 번째 장면에서는 실제 공간에서 오른쪽으로 조금 회전하여 작품을 관람하게 된다.


Fig. 1. 
<Gloomy Eyes>

Table. 1. 
The features of VR animation
360° space The audience can wear an HMD and explore the space in 360°. Difficulty directing using frames.
First person point of view The viewpoint is fixed as the first person viewpoint. Use this to draw audiences into the animation.
Interaction Interact with the world in the animation using HMD or controller. The story proceeds the same.

2-2 1인칭 시점

VR 애니메이션에서는 관객이 360° 공간을 둘러볼 수 있고, 디스플레이와 관객의 눈 사이의 거리가 0으로 수렴한다. 따라서 VR 애니메이션에서 관객의 시점은 1인칭 시점으로 고정되고, HMD의 디스플레이는 VR 애니메이션이 렌더링되는 곳이자 관객의 눈으로도 이용된다.

이러한 특징을 이용한 연출은 VR 애니메이션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다. <헨리>에서는 어둠 속에서 공간을 등장 시킬 때 마치 관객이 눈을 뜨는 것처럼 페이드인을 사용하여 관객이 작품 속에서 실제로 존재하는 듯한 느낌을 받게 하였다.


Fig. 2. 
<Henry>, Fade In

또한, 기존 애니메이션에서는 영상 속의 캐릭터가 관객을 쳐다보거나 말을 거는 장면이 드물지만 VR 애니메이션에서는 이러한 장면이 자주 등장한다. <헨리> 등 다수의 VR 애니메이션에서 캐릭터가 관객을 응시하는 장면이 등장하며 <벽 속에 늑대가 있어>에서는 심지어 캐릭터가 관객에게 말을 걸거나 관객의 참여를 적극적으로 유도하기도 한다. 이러한 연출은 관객을 작품 속으로 끌어들여 관객이 애니메이션 속에서 투명인간처럼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존재하는 것처럼 느끼게 한다.


Fig. 3. 
A character talks to the audience. <Wolves in the Walls>

2-3 인터랙션(Interaction)

VR 애니메이션은 크게 관객의 인터랙션의 유무에 따라 프리렌더된(pre-rendered) 애니메이션과 실시간 상호작용이 가능한 리얼타임 렌더(realtime render) 애니메이션으로 나눌 수 있다. [13] 리얼타임 렌더 애니메이션에서 관객은 HMD나 컨트롤러를 이용해 작품의 세상과 인터랙션 할 수 있다. 많은 VR 애니메이션들이 스토리를 방해하지 않는 선에서 관객의 인터랙션을 작품 속에 하나의 요소로 활용하였다. 이렇게 인터랙션이 가능한 작품들은 유니티(Unity)나 언리얼(Unreal)과 같은 게임엔진으로 제작되고 있다.

VR 애니메이션에서 인터랙션은 관객의 시선이나 컨트롤러를 이용한 터치 등의 간단한 것에서부터 관객이 오브젝트를 사용하는 등의 적극적인 것까지의 다양한 모습으로 존재한다. 이러한 상호작용들은 관객을 작품에 참여하게 함으로서 작품에 대한 몰입감을 높여준다. 이에 대해 미디어 학자인 필리프 푸흐(Philippe Fuchs)와 파스칼 귀통(Pascal Guitton)은 VR 콘텐츠에 관해 ‘사용자가 단순히 ‘관객’이 되는 것이 아니라 ‘행위자’가 되는 콘텐츠’라고 정의를 내렸다.

그림 4에서처럼 <매니페스트99>에서는 관객의 시선을 이용한 인터랙션이 등장한다. 관객은 기차 내부 곳곳에 존재하는 까마귀들과 눈을 맞추어야 하며 눈이 마주치면 해당 까마귀의 시점으로 볼 수 있게 된다. <더 키>에서는 관객이 컨트롤러를 이용해 오브젝트를 터치하는 인터랙션이 존재한다. 애니메이션이 시작되면 가상세계에서의 관객의 손이 컨트롤러의 위치에 존재하며 관객은 이를 통해 작품 내의 오브젝트와 상호작용할 수 있다. 한 예로, 애니메이션 초반에는 구 형태의 캐릭터들이 소개되는데 내레이션은 캐릭터들을 터치하라고 지시한다. 스토리는 관객이 인터랙션을 수행할 때까지 지연된다.


Fig. 4. 
Interaction using eye-gaze. <Manifest 99>


Fig. 5. 
Touch interaction. <The Key>

<벽 속에 늑대가 있어>에서는 카메라나 돋보기, 칼 등의 오브젝트를 이용한 적극적인 인터랙션들이 등장한다. 주인공 캐릭터는 관객을 친구로 생각하며 관객에게 폴라로이드 카메라를 주며 증거로 이용될 사진을 찍으라고 한다. 캐릭터는 관객의 카메라에서 떨어진 사진을 주워드는데, 해당 사진은 관객이 카메라 셔터를 눌렀을 때 카메라가 바라보던 가상의 공간이 담겨 있다. 하지만 관객이 어떤 공간을 찍던 사진에 대한 캐릭터의 반응은 똑같으며 스토리는 동일하게 진행된다.

대부분의 VR 애니메이션에서는 인터랙션의 결과에 상관없이 주어진 스토리를 계속해서 진행해 나간다. VR 애니메이션에서 관객들은 어떤 인터랙션을 해야 할지 직·간접적으로 설명을 듣게 되며, 해당 인터랙션을 수행하기만 한다면 그 방법이나 과정과는 상관없이 동일한 스토리가 진행된다.


Fig. 6. 
Interaction using objects. <Wolves in the Walls>


Ⅲ. VR 애니메이션에서 VFX의 역할

VR 애니메이션에서 VFX는 360°공간으로의 확장, 1인칭 시점, 인터랙션이라는 특징과 관련하여 관객에게 몰입감을 줄 역할들을 수행한다.

3-1 공간감 부여

VR에서 관객은 실제로 3차원의 가상 공간에 존재하는 것처럼 느낀다. 피이르 레비(Pierre Levy)는 가상의 공간에 대해 시공간의 개념을 넘어서 공간의 점유가 가능한 현실적 공간이라고 말한다. [15] VFX는 이러한 3차원 가상 공간에서 관객이 가상 공간을 현실적인 공간이라고 느끼게 만드는 데 도움을 주는 역할을 수행한다.

<헨리>에서는 애니메이션이 시작할 때 아무것도 없는 검은색 배경의 공간에서 시작하며, 한쪽 면에 액자가 하나씩 나타난다. 주목할 만한 점은 이 공간을 떠돌아다니는 먼지 VFX가 존재한다는 것이다. 검은색이기 때문에 배경만으로는 깊이감을 느낄 수 없는 상태에서 관객은 이 먼지 VFX를 통해 자신이 3차원에 있다는 것을 지각할 수 있다.

<벽 속에 늑대가 있어>에서도 같은 효과를 주는 VFX 가 등장한다. 캐릭터들은 파티를 하는 늑대들을 벽 속에서 훔쳐보는데, 이 때 파티에서 쓰이는 종이 가루들이 흩날린다. 캐릭터들이 존재하는 공간인 벽 속은 마찬가지로 검은 배경의 공간이다. 관객들은 3차원 공간을 떠다니는 종이 가루 때문에 공간감을 느낄 수 있다.


Fig. 7. 
Dust VFX. <Henry>


Fig. 8. 
Paper particles. <Wolves in the Walls>

Table. 2. 
The roles of VFX in VR animation
Gives a sense of space Gives a sense of space in a space where there is no sense of depth (e.g., a black space with nothing)
Gaze induction There is no frame in VR and the place where the audience's gaze can stay has been expanded, so it induces gaze to focus
Scene Change Used for slow-speed transitions or scene transitions that match the visual and motion information of the audience to cope with cybersickness
Delivering information about interaction Instructions on interaction, confirmation of interaction, and information on completion of interaction

<디스패치>에서는 경찰서에서 전화를 받는 것으로 첫 장면이 시작된다. 애니메이션은 앞의 두 애니메이션과 마찬가지로 검은 배경의 공간에서 시작하는데, 이 때 바닥에서 전화벨의 사운드에 맞추어 선으로 이루어진 원 모양의 VFX가 음파처럼 퍼져 나간다. 관객은 3차원에서 실제로 파동이 전 공간으로 퍼져 나가는 듯한 느낌을 받으며 이를 통해 이 공간이 3차원이라는 인식이 강화된다.


Fig. 9. 
Sound wave VFX. <Dispatch>

3-2 시선 유도

VR 애니메이션에서는 내화면과 외화면의 분리가 어렵고 관객들의 시선이 머무를 수 있는 곳이 360°로 확장되었기 때문에 관객들의 시선을 유도해 집중하게 할 수 있는 요소가 필요하다. VR 애니메이션에서 VFX는 이러한 시선유도의 역할을 하기도 한다.

<로스트>에서는 반딧불이의 불빛 VFX가 관객의 시선을 유도한다. <로스트>의 첫 장면은 관객의 시야 중간에 반딧불이가 나오는 것으로 시작되며, 반딧불이는 꽁무니에 붉을 밝혀 공간을 돌아다니며 관객을 숲으로 인도한다. 숲은 천천히 페이드인 되며 숲의 전경이 모두 드러나도 반딧불이는 계속해서 돌아다니며 관객이 숲의 환경을 충분히 인지할 수 있도록 만든다. 이후 반딧불이는 점점 멀어져 숲에 존재하는 다른 반딧불이들과 합류한다.


Fig. 10. 
Firefly VFX. <Lost>

<헨리>에서는 주인공 캐릭터가 케이크의 촛불을 불자 촛불에서 파란색 연기 VFX가 등장한다. 연기는 옆에 떠 있는 풍선을 감싸며 생명을 불어넣는다. 관객의 시선은 VFX를 따라 자연스럽게 주인공 캐릭터에서 풍선으로 이동한다. 여기에서 풍선은 시작할 때, 그저 배경에 불과했지만 이펙트를 통해 배경이 아닌 캐릭터로 변모되어가는 과정을 사용자로 하여금 인지할 수 있도록 했다. [16] 연기 VFX가 나타나기 전까지 헨리의 방 전체는 밝아 주인공 캐릭터에게 시선이 확 집중되지는 않는다. 하지만 연기 VFX가 등장하면서는 연기에서만 빛이 나고 나머지 부분은 어두워진다. 따라서 관객의 시선은 연기 VFX에 집중되어 연출자의 의도대로 VFX를 따라 움직이게 된다.


Fig. 11. 
Smoke VFX. <Henry>

<디스패치>에서는 소리와 함께 VFX를 등장시켜 관객의 시선을 유도한다. 관객이 어떤 방 안에 존재하는 상황에서 누군가가 문을 두드린다. 이 때, 문을 두드리는 소리와 함께 소리가 들리는 부분에 빨간 동그란 파동 형태의 VFX를 등장시켜 관객의 시선을 집중시킨다.


Fig. 12. 
Wave VFX. <Dispatch>

3-3 장면 전환

VR 애니메이션에서는 시점이 관객의 1인칭 시점으로 고정되기 때문에 기존 영상 편집의 장면 전환을 그대로 차용하기 어렵다. VR 애니메이션에서 장면 전환 시 기존 영상에서 사용되던 ‘컷(cut)’을 사용한다면 관객은 갑작스러운 변화에 어지러움을 느낄 수 있다. 마이클 맥컬리(Michael McCauley)는 이를 사이버멀미(cybersickness)라 명명하였다. [17] 사이버 멀미의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현재까지의 연구 결과로써는 감각갈등이론이 가장 유력하다. 가상환경을 체험할 때 시각에서는 이동하거나 흔들림에 대한 정보가 들어오는데 비해 전정정보에서는 아무런 관성이나 회전정보가 들어오지 않아 시각정보와 전정정보간에 감각충돌이 일어나 사이버 멀미가 발생한다고 알려져 있다. [18] 따라서 VR 애니메이션에서 장면 전환이 필요한 경우 느린 속도의 장면 전환을 사용하거나 관객의 시각과 움직임 정보를 일치시키는 장면 전환이 필요하다. VFX는 이러한 장면 전환을 수행하는 역할로 사용되기도 한다.

<벽 속에 늑대가 있어>에서는 연기 VFX를 이용해 장면을 전환하였다. 장면이 바뀌기 전, 냄비에서는 연기가 피어오르며, 연기는 관객의 시야를 가득 채운다. 연기가 사라지면 공간은 다른 곳으로 바뀌어 있다.


Fig. 13. 
Smoke VFX. <Wolves in the Walls>


Fig. 14. 
Scene change by creating the room. <The Key>

<더 키>에서는 공간을 만들어지게 하여 장면 전환이 일어났다. 장면 전환이 일어나기 전에는 공간에 아무것도 없지만, 관객의 아래쪽에서부터 점차 오브젝트가 등장하며 큐브 형태의 공간을 구성해나간다. 공간이 모두 구성되면 관객은 마치 큐브 형태와 같은 공간에 존재하게 된다.

<글루미 아이즈>에서는 불빛 VFX를 이용한 장면 전환이 이용되었다. <글루미 아이즈>에서는 각 장면의 공간들이 미니어처 크기로 제작되어 관객의 주위를 둘러싸게 배치되어 있다. 이전 장면에서는 사용된 불빛 파티클이 사라지지 않고 남아 움직이며, 불빛 파티클을 제외하고 조명이 천천히 꺼진다. 관객은 자연스럽게 파티클을 쫓아 고개를 돌린다. 파티클이 이동하여 다른 공간에 도착하면 새로운 장면의 공간의 조명이 천천히 켜지고, 조명이 완전히 켜져 공간이 나타나면 파티클은 사라진다.


Fig. 15. 
Scene change using light VFX. <Gloomy Eyes>


Fig. 16. 
VFX for interaction. <Manifest 99>

3-4 인터랙션에 관한 정보 전달

인터랙션이 존재하는 VR 애니메이션에서는 VFX가 인터랙션을 가시화 해주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VR 애니메이션에서 하나의 인터랙션에 관한 VFX는 세 가지로 나뉜다. 인터랙션 전 관객에게 인터랙션에 관한 일종의 지침을 주는 VFX, 인터랙션 중 확인용으로 사용되는 VFX, 인터랙션 후 인터랙션이 완료되었음을 확인해주는 VFX다. <매니페스트99>에서는 관객이 기차 내부의 까마귀들과 눈을 마주쳐 해당 까마귀의 시점으로 이동하는 인터랙션이 존재한다. 인터랙션이 시작되기 전, 애니메이션에서는 까마귀의 눈을 발광시켜 사용자의 시선을 집중시키고, 사용자 시선과 함께 움직이는 두 개의 하얀 원 형태의 VFX를 등장시킨다. 이를 통해 관객은 까마귀와 시선을 마주쳐야 함을 알 수 있다. 이 때, 까마귀는 점점 하얗게 변한다.

관객이 시선을 돌리면 까마귀의 색은 다시 까맣게 변하므로 관객은 까마귀와 일정 시간 동안 눈을 마주치는 인터랙션을 하여 까마귀의 전체 색이 변할 까지 기다려야 한다. 인터랙션이 완료되면 소리와 함께 구 형태의 연기 VFX가 등장하며 인터랙션이 완료되었음을 가시화시킨다. 이후 장면은 페이드 아웃 되고 까마귀의 시선으로 보는 새로운 장면이 페이드인 된다.

<더 키>에서는 관객이 VR 공간 내의 오브젝트를 터치하는 인터랙션이 존재한다. 관객이 오브젝트를 터치하기 전 오브젝트에서는 빛이 나오는 VFX가 등장하고, 투명 손이 등장해 오브젝트를 터치하는 동작을 보여준다. 관객이 오브젝트를 터치하면 오브젝트는 흰색 빛을 내뿜는다. 이후 오브젝트의 주변으로 파티클이 몰려들며 오브젝트에서는 노란색 기운 VFX가 나와 관객은 인터랙션이 완료되었음을 확인할 수 있다.


Fig. 17. 
VFX for interaction. <The Key>


Ⅳ. 결 론

VFX가 활용되는 영역이 증가하면서 내러티브에서 VFX의 중요성 또한 증가하였다. 그러나 21세기 이후 새로이 등장한 플랫폼, 즉 VR 콘텐츠에서의 VFX의 역할은 아직 충분히 논의되지 못했으며 이에 본 논문에서는 이러한 논의들을 다루고자 하였다. VR 콘텐츠만이 가지는 특성은 VFX의 새로운 역할을 도모했으며 본 논문에서는 먼저 VR 애니메이션이 가지는 특징을 살펴보고 이로 인해 발생한 VR 애니메이션 내에서 VFX의 역할에 대해 탐구하였다.

360° 공간으로의 확장, 1인칭 시점, 인터랙션이라는 VR 애니메이션만의 특징은 새로운 연출 방법들을 등장시켰으며 이러한 특징들로 인해 VR 애니메이션에서 VFX의 새로운 역할들이 등장하였다. VR 애니메이션에서 VFX는 관객이 가상 공간에 리얼리즘을 부여하고, 관객들의 시선을 연출자의 의도대로 유도하고 집중시키는 역할을 수행하였다. 또한, 관객이 사이버 멀미를 느끼지 않도록 장면 전환을 수행하기도 하였으며 인터랙션이 존재하는 VR 애니메이션에서는 인터랙션을 가시화하는 역할을 하였다.

결론적으로 VR 애니메이션에서 VFX는 위의 역할들을 수행함으로서 관객들을 작품에 더욱 몰입시킨다. VFX는 관객들이 내러티브 외적으로 VR에서 경험할 수 있는 다른 요소들(시선을 둘 수 있는 공간의 확장, 사이버 멀미, 인터랙션 과정 중의 헤멤)을 배제해주는 역할을 함으로서 관객이 내러티브에 더욱 몰입하고 집중할 수 있게 만들어준다.

앞으로 더욱 많은 VR 애니메이션 작품이 제작될 것으로 예상된다. 살펴본 것처럼, VR 애니메이션의 특성으로 인해 VFX의 중요성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본 연구 결과는 VR 콘텐츠 제작 시 VFX를 이용한 효과적인 스토리텔링을 위한 수단으로 쓰일 것으로 기대된다.


Acknowledgments

본 연구는 2020년도 중앙대학교 연구장학기금 지원에 의하여 이루어진 연구로서, 관계부처에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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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소개

장욱상(Wook-Sang Chang)

1999년 : 오하이오 주립대학교 (Art & Technology/ACCAD 제작석사)

1999년~2001년: 20세기 폭스 블루스카이 스튜디오

2001년~2003년: 드림웍스

2003년~현 재: 중앙대학교 첨단영상대학원 영상학과 교수

※관심분야: 3D 애니메이션 (3D Animation), 가상현실(VR)

박선영(Sun-Young Park)

2018년 : 광주과학기술원 물리학과 (학사)

2019년~현 재: 중앙대학교 첨단영상대학원 영상학과 재학 중

※관심분야: 3D 애니메이션 (3D Animation), 가상현실(V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