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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urnal of Digital Contents Society - Vol. 21 , No. 9

[ Article ]
Journal of Digital Contents Society - Vol. 21, No. 9, pp. 1607-1616
Abbreviation: J. DCS
ISSN: 1598-2009 (Print) 2287-738X (Online)
Print publication date 30 Sep 2020
Received 20 Jul 2020 Revised 09 Sep 2020 Accepted 09 Sep 2020
DOI: https://doi.org/10.9728/dcs.2020.21.1.1607

메타픽션 게임에서 나타나는 서사적, 연출적 특징과 그 양상에 대하여
이윤수1 ; 김명준2, *
1이화여자대학교 융합콘텐츠학과 학사과정
2이화여자대학교 융합콘텐츠학과 교수

Narrative and Directive Features of Metafiction Games
Yun-Su Lee1 ; Myoung-Jun Kim2, *
1Bachelor’s Course, Department of Contents Convergence, Ewha Womans University, Seoul 03760, Korea
2Professor, Department of Contents Convergence, Ewha Womans University, Seoul 03760, Korea
Correspondence to : *Myoung-Jun Kim Tel: +82-2-3277-3347 E-mail: mjkim@ewha.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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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

메타픽션을 활용한 게임인 메타픽션 게임은 기존 게임에서 찾아보기 어려웠던 연출과 서사를 보여주었다. 본 논문에서는 약 30여 개의 메타픽션 게임을 심층 분석한 후 메타픽션이 게임 서사와 진행방식에 어떠한 영향을 미쳤는지와 그 특징을 정리하고 앞으로의 메타픽션 게임의 양상을 제시한다. 메타픽션적 연출은 서사와 디자인, 그리고 게임 진행 방식에서 나타나며 해당 서사가 진행되는 가상세계가 게임이며 매체의 영향을 받는다는 것을 강조하는 것이 특징이다. 이는 게임을 구성하는 요소인 텍스트, 이미지, 음악, 시스템 등에 메타픽션적 연출을 적용하는 것으로 플레이어로 하여금 서사를 창조하는 과정에 참가시켜 새로운 경험을 제공한다. 메타픽션게임은 플레이어가 참여하고 있는 게임이 가상세계라는 것을 게임 서사에서 직접 표현하고 게임의 서사 외의 구성요소에도 다양한 메타픽션적 연출을 통해 독특한 양상을 띠는 게임이다.

Abstract

Metafiction games, which are games that utilize metafiction, showed production and narrative that were hard to find in precedent games. In this paper, after in-depth analysis of about 30 metafiction games, we analyzed how metafiction affected the game narrative and the way of progress, then summarized its features and presented the aspects of the future metafiction games. Metafiction games can provide new experience to its players by acknowledging that this game is fiction and by using metafiction displays in its components such as interface, program file, text, image, music, computer settings and so on. This contributes players to participate in making narration and provides new game experience. Metafictional direction appears in narrative, design and game procession. Metafiction game is a distinctive game that directly expresses about virtual game world in game narration with diverse metafictive direction method besides scenario.


Keywords: Game Producing, Game Scenario, Metafiction, Metafiction Game, Metagame
키워드: 게임연출, 게임서사, 메타픽션, 메타픽션 게임, 메타게임

Ⅰ. 서 론

소수의 사용자가 즐기는 것으로 인식되던 게임은 디지털 미디어가 보급되고 다양한 문화 콘텐츠가 향유되면서 대중문화 일부로 자리매김하였다. 게임에 참여하는 사람들이 증가하면서 사용자들은 게임을 플레이하는 것에서 머물지 않고 게임을 개발하는 개발자로서 참여하면서 게임은 디지털 콘텐츠 중에서도 역동적인 변화를 맞이하였다.

게임은 타 문화 콘텐츠의 장르 구분 및 기법을 수용하며 복합 문화 콘텐츠의 면모를 가지게 되었다. 최근 장르의 구분을 넘나드는 데에 그치지 않고 게임 내 서사에서 존재하는 가상 세계를 벗어나 현실의 이용자와 직접 상호작용을 시도하는 게임들이 등장하고 있다. 장르의 관습을 의식적으로 파괴하거나 패러디하는 것에 멈추지 않고 콘텐츠의 제공방식에도 변화를 꾀하는 것이다. 본 연구에서 연구하고자 하는 대상은 컴퓨터나 모바일 등 사용자가 콘텐츠를 소비하는 데에 사용하는 기기와 환경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연출을 활용한 게임이다. 이는 기존의 새로운 유형의 상호작용을 시도하고 있으며 사용자가 큰 충격과 신선함을 느끼게 해주었다. 이러한 연출은 포스트모더니즘 문학 기법의 하나인 ‘메타픽션 기법’과 유사점을 보여주었다. 메타픽션이 특히 게임에서 어떻게 쓰이고 있는지 서사적 특징과 연출적 특징을 분석해보고자 했다.

메타픽션은 하나의 픽션을 만들뿐만 아니라 픽션의 창작과정을 인식하고 이를 언급하는 문학적 기법이다. 이러한 메타픽션을 활용한 게임들은 게임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인 상호작용성을 극대화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러한 관점을 바탕으로 본 연구는 게임에서 사용된 메타픽션의 정의와 특징을 살펴보고 디지털 콘텐츠 기획 시에 도움이 되고자 한다.


Ⅱ. 사전연구 및 연구방법
2-1 사전 연구 조사

메타픽션이 게임에서 나타나는 양상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첫 번째는 플레이어가 게임을 향유하는 방식에서 메타픽션적 상호작용이 나타나는 것이고 두 번째는 게임의 서사가 메타픽션적 연출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는 양상이다.

현재까지 메타픽션과 게임에 관한 연구에서는 첫 번째 양상에 집중되어 있었다. 이러한 경우 메타픽션을 활용한 게임을 메타게임(Metagame)이라 칭하며 게임과 게임 외부를 매개하는 활동이라고 정의한다. 메타게임은 게임적 행위 일체를 말한다[1]. 게임 스트리밍 방송을 통해 플레이어의 행위를 구경하는 시청자들도 게임적 행위의 일체에 참여하므로 메타게임에 참여한다고 할 수 있다. 실제 게임이 벌어져 플레이어가 몰두하는 곳이 매직서클 안이라면 매직서클과 연루된 매직서클 밖의 게임적 행위가 곧 메타게임인 것이다[2]. 이 정의는 매체 보기의 맥락에서 게임 보기를 인지하고 있는 플레이어와 잠재적 플레이어 및 시청자를 통해 구체화할 수 있다. 즉, 플레이어는 게임 내 가상의 공간과 규칙, 서사를 이용하여 현실에서 할 수 없거나 할 수 있는 일들을 구현하는 방식으로 메타픽션적 경험을 주도하고 있다. 안진경은 게임 내 세계는 현실과는 구분된 독자적 공간이지만 구체적인 경쟁이나 전투의 승패 등이 요구되는 놀이의 영역보다는 큰 게임월드 그 자체임을 지적하며 MMORPG는 게임 월드 속에 현실과 유사한 공간과 게임성을 지닌 공간을 상정하게 되는 메타적 속성을 지니게 된다고 주장했다[3].

기존의 메타픽션과 게임에 대한 연구는 게임 플레이어와 그들의 경험을 다양한 방법으로 시청하는 사람들이 게임이 가상의 환경에서 벌어지는 유희적인 경험임을 인지하면서 서사 외적인 맥락에서 진행되는 행위를 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그러나 이는 게임을 향유하는 문화에 집중한 것으로 게임과 서사의 관계에 대해 파악하는 것과 다르다. 이를 보완하고자 본 연구에서는 기존의 메타게임과 차이를 두기 위해 게임 서사에 중점을 둔 메타게임을 메타픽션 게임으로 칭하고 메타픽션 게임에 집중하고자 한다.

메타게임에 대한 연구는 상대적으로 부족하다. 이 중 2018년 김소연, 한혜원은 디지털 게임에서 나타난 허구성과 실재성의 관계에 주목하여 게임의 미학을 탐구하고 정체성을 규정하고자 시도하는 게임을 메타게임이라고 정의하며 2013년부터 2017년까지 출시된 메타게임들을 게임 텍스트와 외부 콘텍스트를 분석해 메타게임의 특징과 의의를 찾고자 하였다[4]. 이는 메타픽션을 직접적으로 활용한 게임을 연구한 사례라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하지만 기존의 게임 서사의 연구 맥락에서 나타나는 메타게임의 특징을 정리했기에 메타게임의 기능과 역할이 다소 부족하다는 한계가 있다.

게임을 홍보하거나 기업의 마케팅에서 메타픽션적인 기법을 활용한 사례들은 상대적으로 풍부한 편이다. 본 연구는 메타픽션이 게임 내에서 어떻게 사용됐는지에 대해 초점을 맞추고자한다. 메타픽션 게임에 대한 심층 연구를 진행하기 앞서 기존 학계에서 정의된 메타픽션의 개념에 대해 조사한 후 메타픽션 기법이 타 장르에서 어떻게 쓰였는지에 대한 연구를 통해 게임에서의 메타픽션 연구가 어떻게 이루어져 왔는지 살펴보았다. 이 중 그림 동화책의 메타픽션에 대한 연구는 많은 참고가 되었다. 그림 동화책에서는 텍스트에 이미지를 추가하여 텍스트와 이미지를 활용한다는 점에서 게임과 유사한 메타픽션 기법을 활용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2-2 연구 방법 및 연구 대상 소개

현재까지 메타픽션에 대한 기존 연구의 약 90%가 소설이나 그림책을 대상으로 한 것이었다. 즉, 인쇄 매체 외의 타 매체에서 드러나는 메타픽션의 표본은 상대적으로 적다. 메타픽션적 연출이 게임에 드러난 것은 1997년경부터 찾아볼 수 있었다. 초기에는 사용자의 게임 진행방식보다는 설정이나 서사적인 측면에서 텍스트 위주의 메타픽션적 연출이 주를 이루었다. 2010년경부터 게임의 시스템이나 프로그램, 물리적 환경을 활용한 메타픽션적 연출이 드러났다.

기존 메타픽션 관련 연구들을 통해 밝혀진 메타픽션에 대해 조사한 뒤, 메타픽션 게임들을 수집하여 개별적으로 심층분석한 후 메타픽션을 게임에서 유의미하게 활용한 양상을 정리하였다. 본 연구를 진행하기 위해 조사한 게임은 총 30여 개이며 이 중 유의미한 12개의 작품을 선정하여 분석하였다. 심층 연구 대상의 제목, 제작사, 장르, 출시일은 표 1과 같다.

Table 1. 
In-depth research subject
Title Developer Genre Release Date
Moon: Remix RPG Guide Love-de-Lic Adventure, RPG 1997.10.16
Omikron:The Nomad Soul Quantic Dream FPS, RPG 1999.10.31
OFF Mortis Ghost Horror, Puzzle 2008.05.16
Imscared - A Pixelated Nightmare Ivan Zanotti Horror, Puzzle 2012.10.12
The Stanley Parable Galatic Cafe Adventure 2013.10.17
One Shot Team OneShot RPG, Puzzle 2014.06.30
Undertale Toby Fox RPG, Puzzle 2015.09.15
The Beginner’s Guide Galatic Cafe Adventure, Puzzle 2015.10.01
Dr. Langeskov, The Tiger and The Terriblt Cursed Emerald: A Whirlwind Heist Crows Crows Crows Adventure, Comedy 2015.12.14
Pony Island Daniel Mullins Games Horror, Puzzle 2016.01.04
Doki Doki Literature Club! Team Salvato Horror, Puzzle 2017.09.22
Dere evil.exe AppSir Adventure, Horror 2018.07.04

위 작품들 각각을 서사, 게임 진행 방식, 음악 등 구성 요소 단위로 분석한 뒤 사전 연구에서 정리한 문학에서의 메타픽션과 그 특징과 각 구성 요소들을 비교하였다. 그 후 메타픽션을 이용한 게임에서 나타난 유의미한 특징들을 정리하는 방식으로 메타픽션 게임의 정의와 특징을 정리하였다.

메타픽션을 활용한 게임을 직접 심층적으로 분석하면서 기존의 게임 서사나 진행방식에서 드러나지 않았던 부분들을 찾고자 했다. 특히 메타픽션 게임이기에 존재하는 독특한 특징들을 발견하고 이를 구체적인 사례로 검증하면서 사용자들에게 새로운 경험을 제공할 방안들을 제시하였다.


Ⅲ. 본 론
3-1 메타픽션 게임의 정의

본 연구에서 정의하는 게임은 유희를 위해 제작된 프로그램의 집합체로 다양한 요소들을 통해 사용자의 상호작용을 통해 서사적인 경험을 제공하는 놀이문화의 텍스트이다. 즉, 서사를 제공하는 매체가 프로그램의 형식인 놀이수단이라고 할 수 있다.

메타픽션을 최초로 정의한 학자는 퍼트리샤 워이다. 그는 메타픽션은 문학 현상 중 하나의 픽션을 창작함과 동시에 그 픽션의 창작 과정에 대해 진술을 하는 기법을 의미한다고 정의한다[5]. 워는 메타픽션 장치로 이야기의 내부에서 이야기를 비판적으로 논하기, 과도하게 개입하여 가시적으로 조작활동을 하는 서술자 등의 12가지 기능을 제시했다.

워에 이어 메타픽션에 대한 연구는 활발하게 이어져 왔다. 그중 데이비드 루이스와 실비아 판탈레오의 연구는 그림책을 기준으로 정리하였다. 루이스의 경우 워가 정리한 특징들을 5가지의 항목으로 분류해 포괄적으로 정리하였으며[6] 판탈레오는 그림책의 특성을 고려해 그림 방식의 혼합 양식, 실험적 타이포그래피 등의 18가지의 특징을 정리하였다[7].

위의 내용들은 전통적인 문학에서 메타픽션의 특징에 대해 연구한 사안들이며 구체적인 정도의 차이를 보이지만 서사의 범위 내에서 특징을 밝혔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하지만 루이스의 경우 포괄적으로 정의하여 메타픽션만의 특징을 구체적으로 파악하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으며 판탈레오의 경우 텍스트 중심으로 분석하여 그림책만의 메타픽션의 특징을 파악하기 다소 어렵다는 한계가 있다. 위 세 학자의 의견을 종합하여 2008년 이효원, 조희숙은 그림책에 사용된 메타픽션 기법을 확인하기 위해 판탈레오의 정의에 기반하여 그림책의 서사적인 측면과 더불어 그림이나 서체, 인쇄술 등에서 확인할 수 있는 17가지 메타픽션 기법 확인의 준거를 제시하였다[8].

이러한 기준은 메타픽션의 특징에 대한 기존 학자들의 의견을 수렴하여 도출된 그림책에서 드러나는 메타픽션의 특징에 대한 준거기준으로 메타픽션 게임의 서사를 설명하는 데에서도 유용하다. 텍스트와 그림으로 독자에게 복합적인 의미 전달이 가능한 그림책과 텍스트와 그림, 그 외 구성요소들을 통해 메시지를 전달을 하는 게임은 상호작용 측면에서 공통점이 있기 때문이다. 본 연구를 진행하면서 게임에서 드러나는 메타픽션은 전통적인 문학과의 공통점과 차이점을 모두 확인할 수 있었다. 특히 개별 사례 조사 과정에서 게임에서 주로 활용할 수 있는 새로운 메타픽션 기법은 메타픽션이 다양한 장르와 매체에 활용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이러한 점에서 본 연구에서는 기존 연구에서 찾아볼 수 있었던 서사적 특징보다는 게임에서 나타나는 메타픽션의 특징에 대해 집중적으로 연구하였다.

3-2 메타픽션 게임의 서사적 특징

문학 기법인 메타픽션과 게임의 합성어인 메타픽션 게임은 메타픽션 기법을 사용한 게임을 의미한다. 즉, 메타픽션 게임이란 사용자가 게임 속의 서사가 게임이 픽션임을 인지하고 게임을 구성하는 요소들을 통해 상호작용을 하는 게임이라고 할 수 있다. 사용자가 게임이 프로그램의 집합체라는 것을 서사적 경험 중에 인식하고 이를 활용해 게임 내에서 상호작용을 한다는 것이다.

메타픽션은 텍스트를 사용하는 매체라면 쉽게 구현할 수 있다. 따라서 메타픽션만의 특징을 살펴보기 위해 메타픽션 게임을 소극적인 의미의 메타픽션 게임과 적극적인 의미의 메타픽션 게임으로 분류했다. 메타픽션을 사용한 게임 중에서 상호작용성이 있는 것을 ‘적극적’으로, 그렇지 않은 것은 ‘소극적’으로 구분하였다.

기존 게임에서 메타픽션적인 글이나 발언을 사용한 사례는 쉽게 찾을 수 있다. 소극적인 의미의 메타픽션은 게임의 주요한 서사나 규칙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기 때문이다. 이는 등장인물의 대사나 나레이터의 설명에서 주로 확인할 수 있다. 특히 해당 게임 시리즈의 전통이나 제작자와 관련된 농담 등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대부분의 경우 캐릭터가 자신이 속한 세계관이 가상이라는 것을 알더라도 이를 활용하는 경우는 드물었다. 따라서 메타픽션 기법을 사용했다면 넓은 의미에서의 메타픽션 게임이라고 분류하되 적극적인 의미의 메타픽션을 중심으로 진행되는 게임을 심층적으로 분석해 사용자와 어떠한 상호작용이 가능한지 살펴보고자 한다. 사용자의 입장에서 게임을 구성하는 요소는 크게 서사 내부 요인과 서사 외부 요인으로 나눌 수 있다. 서사 내부 요인은 인물, 사건, 배경 등 서사를 구성하는 문학의 구성요소이며 서사 외부 요인은 인터페이스 등 게임의 시스템 및 규칙을 포함한 환경적 요소이다. 일반적인 게임에서는 서사 외부 요인보다 서사 내부 요인과 상호작용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메타픽션 게임은 서사 내부 요인뿐만 아니라 외부 요인도 게임의 서사적 경험을 제공하는 요인으로 활용함으로써 기존 게임에서 드러나는 에이전시와는 다른 양상을 보인다.

에이전시(Agency)는 일반적으로 대리, 혹은 매개 등으로 번역되나 디지털 서사학에서는 서사의 참여자가 서사 내부의 세계에서 자신의 의도한 행동을 취할 수 있고, 또 그 자신이 내린 결정과 선택의 결과를 직접 눈으로 확인할 수 있게 해주는 능력을 의미한다[9]. 즉 에이전시는 상호작용 중 게임의 목표에 부합하는 상호작용을 의미한다. 적극적 메타픽션 게임에서 에이전시는 일반 게임과 달리 메타 캐릭터가 등장해 서사 참여자의 선택을 직접적으로 제한하거나 유도하기 때문에 에이전시가 강하게 구현된 경우가 많다고 할 수 있다. 에이전시가 강하게 구현된 경우 게임 내부의 목표 플롯에 맞게 캐릭터의 행동이 디자인되어 있으며 자유도가 낮은 경우가 많다. 메타 캐릭터는 특정 행동을 유도하고 이는 서사를 진행하는 요소가 되기 때문에 서사 내적인 요인인 캐릭터가 서사 내외에 간섭하여 적극적으로 서사 진행에 개입하는 양상을 보인다.

메타픽션 게임이 게임 속의 서사가 허구임을 인지하고 이를 활용하여 게임을 구성하는 요소들을 통해 사용자와 상호작용을 하는 게임이라는 점에서 에이전시를 전통적 에이전시와 메타픽션적 에이전시로 구분할 수 있다. 이 두 에이전시로 구분하는 이유는 메타픽션을 활용하게 되면 플레이어는 메타픽션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게 되거나 그렇지 않을 수 있는 선택지가 생기기 때문이다. 따라서 한 게임 내에서 전통적인 의미의 서사와 메타픽션 게임의 서사를 접하므로 두 가지 에이전시를 동시에 갖추게 된다고 할 수 있다. 전통적 에이전시는 게임 속의 서사에 몰입하여 서사 참여자가 목표하고자 하는 행위를 할 수 있게 하는 능력이다. 메타픽션적 에이전시는 게임 속의 서사가 픽션임을 인지해 서사 참여자가 목표하고자 하는 행위를 할 수 있게 하는 능력이다.

메타픽션 게임에서 플레이어는 두 가지 에이전시를 통해 현실과 픽션을 넘나들면서 게임 내 요소들과 상호작용을 적극적으로 하게 된다. 이때 요소는 서사 내 요소들과 서사 외 요소들을 모두 포함한다. 따라서 전통적 에이전시와 메타픽션적 에이전시는 명확하게 구분되기보다 서사에 참여하는 방식을 달리하여 사용자의 선택이 가져올 결과들을 다양하게 하여 게임의 재미와 몰입감을 높인다. 메타픽션적 에이전시는 단독으로 나타날 수 있으나 현재까지 분석한 사례에서 메타픽션적 에이전시만 사용한 경우는 조사한 사례 중 2개(Beginners’ Guide, Dr. Langeskov, The Tiger and The Terribly Cursed Emerald: A Whirlwind Heist)로 흔치 않았다.

에이전시가 두 가지로 나타난다는 것과 더불어 메타픽션 게임의 시나리오의 층위는 정상적 시나리오와 비정상적 시나리오로 구성된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본 연구에서 이 두 층위의 시나리오를 각각 정상적 시나리오와 비정상적(메타픽션적) 시나리오로 구분하였다. 정상적 시나리오는 설정상 존재하는 가상의 시나리오로 메타픽션을 통해 변형되는 시나리오이고 본래의 시나리오상에서는 전통적 에이전시만이 드러날 수 있는 것으로 설정된 경우가 많았다. 비정상적(메타픽션적) 시나리오는 메타픽션적 특징이 게임 내에서 구현된 시나리오로 현재 진행 중인 게임의 시나리오를 의미한다. 분석한 사례들의 비정상적인 시나리오에서는 전통적 에이전시와 메타픽션적 에이전시가 드러나는 경우가 많았다. 특히 비정상적 시나리오가 주된 시나리오인 경우가 많았다. 플레이어에게 메시지를 전달하는 과정에서 메타픽션을 적극적으로 사용하는 데에는 비정상적인 시나리오가 보다 용이하기 때문이다.

비정상적 시나리오는 일반 게임의 시나리오에 해당하는 것으로 메타픽션 게임마다 전개되는 양상이 달랐다. 메타픽션 게임은 일반 게임과 서사 진행 과정은 유사하지만 다른 서사의 층위를 가지고 있다. 대부분의 사례에서 정상적인 시나리오는 설정상 존재했기 때문에 메타픽션 게임에서 진행하는 서사는 일반적으로 비정상적인 시나리오 한 개이다. 정상적인 시나리오는 분석한 사례 중에 The Stanley Parable의 엔딩 중 일부(나레이션의 지침대로 따라 하는 일명 'Freedom Ending')가 유일했다. 이 예는 비정상적 시나리오가 모두 구현되어 있으며 이를 위한 복수의 서사를 플레이어가 접할 수 있으므로 특수한 경우이다.

비정상적인 시나리오는 정상적인 시나리오를 패러디하거나 탈피하기 위해 만들어진 서사이므로 일반적인 게임 서사와 형성 과정은 다르다. 이 경우 메타픽션 게임의 비정상적인 시나리오에 당위성을 부여하기 위해 정상적인 시나리오를 인지시킨 후 정상적인 시나리오를 진행하지 않도록 하기 위한 장치나 설정을 부여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 예로는 메타캐릭터, 나레이션, 일반적으로 이동할 수 없는 공간 구현, 저장/불러오기 등의 기능 제한 등이 있다. 이 중 대표적인 장치는 메타캐릭터이다. 메타캐릭터란 메타픽션적 요소가 강하게 드러나는 캐릭터로 게임 밖 현실 세계에 있는 플레이어와의 상호작용을 유도하는 가상세계 속 캐릭터이다. 이와 대비되는 캐릭터로 일반캐릭터를 설정하였다. 일반캐릭터는 메타픽션적인 요소가 거의 드러나지 않는 캐릭터로 가상세계 내에서 상호작용하며 플레이어를 인식하지 않는 게임에서 흔히 등장하는 가상세계의 등장인물을 의미한다. 게임에서 캐릭터는 유저와의 상호작용을 통해 개발자가 부여했던 이상의 의미가 있다[10]. 이때 메타캐릭터는 플레이어가 게임이 현실을 인지하고 있다는 것을 깨닫게 하면서 게임의 주도권을 플레이어에게서 빼앗아 자신의 의도대로 게임을 진행하려는 등의 행위를 한다. 메타캐릭터는 비정상적 시나리오를 진행하는 주체가 되는 경우가 많은데 이 특성상 안타고니스트의 역할을 주로 맡으며 플레이어와 대척점에 있는 경우가 많았다.

3-3 메타픽션 게임의 연출적 특징

2020년 현재 기준으로 메타픽션 게임에서 찾아볼 수 있는 주요한 특징들을 분석하였다. 총 7가지의 큰 특징과 더불어 각 특징별 구체적인 사례를 일반화해 표로 제시했다. 본 연구에서 분석한 메타픽션 게임 중 적어도 2개 이상의 작품에서 공통으로 나타난 특징들을 주로 제시하였으며 한 작품에서만 나타났더라도 새로운 방식의 연출을 했다면 포함하였다. 제시된 특징들이 모두 포함되어야 메타픽션 게임인 것은 아니다.

1) 게임의 플랫폼이나 장르를 이용하여 일반적인 게임의 관습이나 상식을 무너뜨리기

타 장르인 것처럼 연출하였다가 장르를 변경하는 것이다. 반전을 주는 경우 호러 및 스릴러 장르가 아닌 것처럼 초반에 분위기를 형성하였다가 반전을 통해 사용자에게 충격을 주는 연출이 많았다. 이는 공포감을 갑작스럽게 고조시킴으로써 사용자의 통제에서 벗어난 비정상적인 시나리오의 면모를 보여준다.

Table 2. 
Metafictional direction using platform and genre of game
Directing Method Example
Showing users that the genre of the game has changed from what it used to be. Doki Doki Literature Club!, Dere evil.exe, Pony Island
Placing player at an omnipotent godlike watch and providing a story of peaceful coexistence of ordinary characters, meta-characters and player. One Shot, Undertale, Dere evil.exe
Emphasis of existence of life in the virtual world, criticism of meta-character about how players play games as the players want and how they customarily follow game process. Doki Doki Literature Club!, Undertale, The Stanley Parable, OFF, The Beginners’ Guide
Parody using achievements given by the platform of game that players are following the customs outside of the game. The Stanley Parable

플레이어를 전지적인 시점의 신과 유사한 존재로 설정하여 일반 캐릭터와 메타캐릭터와 플레이어가 평화적으로 공존할 수 있다. 이 경우 서사가 시작되는 갈등의 원인은 게임 내의 가상세계 자체인 경우가 많았다. 정상적인 시나리오에서는 주인공이나 플레이어가 게임 내 일반 캐릭터나 주인공을 희생시켜야 엔딩을 볼 수 있으나 메타캐릭터의 방해 혹은 조력으로 캐릭터들이 평화를 맞이하는 비정상적인 시나리오로 게임을 진행하는 것이다.

메타캐릭터가 플레이어에게 비우호적인 경우 메타캐릭터는 플레이어가 관습적으로 게임을 플레이하여 정상적인 시나리오가 진행되는 것에 대해 비판한다. 이 때 게임 내 가상 세계의 등장인물들의 행복에 대해 무관심한 플레이어의 플레이 행위를 막거나 방해하는 경우가 있다. 관습에 따른 플레이 행위는 전투에서 몬스터 역할 캐릭터를 죽이는 것이나 제시된 나레이션대로 행동하는 것 등을 의미한다.

게임 외적인 요소를 활용하는 경우도 있다. 게임 스트리밍 플랫폼에 제공되는 도전과제를 통해 플레이어로 하여금 도전과제를 깨기 위한 활동을 하는 행위를 유도하는데, 이 행위를 하는 플레이어를 지목하여 기존 게임의 관습을 패러디하는 서사를 진행할 수 있다.

2) 게임 내 서사를 몇 번 플레이했는지, 서사의 진행 및 중단 시점에 따른 유기적인 반응 보이기

게임을 중단한 시점이나 서사 진행 횟수를 활용하여 메타픽션적 연출을 서사로 구현할 수 있다. 게임의 다른 엔딩을 보고자 다시 플레이하는 경우, 게임 중단 및 특정 사건 재도전 시 이를 인지하는 메타캐릭터의 발언 등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았다.

Table 3. 
Metafictional direction using narrative proceeding
Directing Method Example
Providing responses when player has quit the game such as game over screen or meta-character‘s word. One Shot
Recognition of how many times the player has played the specific event or the game itself. Undertale
Recognition of whether player has reset the game. Undertale, Doki Doki Literature Club!
Showing that the full-fledged narrative intended by developer has started after player has processed the whole game for the first time. Doki Doki Literature Club!
Showing object inside virtual world of the game which has information about how this metafiction game has made. Dr. Langeskov, The Tiger, and The Terribly Cursed Emerald: A Whirlwind Heist

게임을 진행하다가 멈추면 세상이 종료된 것으로 인지하여 강제로 게임 오버가 되도록 하여 게임이 플레이어의 통제에서 벗어나 있는 살아있는 유기체처럼 연출할 수 있다. 이때 게임의 저장데이터를 완전히 초기화하지 않으면 게임 오버의 상태로 시작하여 플레이어의 긴장감을 가미할 수 있었다.

게임의 특정 사건이나 전체를 반복적으로 진행할 수 있다는 것을 인지하는 메타캐릭터의 대사를 통해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 이는 플레이어가 결말까지 서사를 진행한 후에 본격적으로 플레이어에게 간섭하거나 가상 세계를 더 이해할 수 있는 단서를 주는 상황에서 나타났다.

게임 서사를 처음부터 끝까지 1회 이상 진행한 경우 해당 게임의 개발 비화나 추가적인 정보를 제공하거나 본격적으로 비정상적 시나리오가 시작되는 경우도 있다. 전자의 경우 가상공간 안에 1회차 때는 존재하지 않았던 오브젝트를 넣고 이를 통해 메타픽션적 서사를 사용자에게 전달하는 방식이었다. 후자의 경우 같은 서사를 반복하는 것이 주요 진행방식이었다. 이때 메타캐릭터에 의해 가상세계나 정상적 시나리오가 과격하게 변하거나 일반캐릭터가 극단적인 반응을 하는 연출을 하여 긴장감을 고조시켰다.

3) 프로그램 내의 구성요소를 삭제, 복사, 잠금 및 이동시켜 서사를 진행하도록 퍼즐적 요소 구성하기

프로그램의 데이터처럼 보이는 파일을 활용하여 게임의 퍼즐을 해결하는 방식이 플레이어에게 신선하게 여겨질 것이다. 이 경우 해당 파일을 다른 폴더로 이동하거나 삭제하는 등으로 변형하여 서사를 진행할 수 있다. 그림 1의 파일 save_progress.oneshot의 경우 일반적으로 사용되지 않는 확장자가 있는 파일로 다음 사건으로 진행하려면 해당 파일을 삭제해야 한다.

Table 4. 
Metafictional direction by deforming components of Program
Directing Method Example
Processing to the next stage of scenario by using file that looks like a game program data to move or providing a clue that can expand game world. Doki Doki Literature Club!, One Shot
Providing answers within a file of the program to solve puzzles using passwords in a game. One Shot, Imscared - A Pixelated Nightmare, OFF
Providing answers within a video to solve puzzles in the game, by linking a video sharing platform during specific event in game. Imscared - A Pixelated Nightmare
Providing interaction with unplayable character by using objects in wall paper, settings, ending credits and so on. Pony Island


Fig 1. 
Metafiction in One Shot by using program formats

파일의 위치나 유무뿐만 아니라 해당 파일의 내용을 활용해야 하기도 한다. 그림 1의 README.txt파일이 그 예이다. 이 경우 사용자가 파일 내용을 확인할 수 있는 일반적인 확장자인 경우가 많으며 메타캐릭터가 플레이어를 돕기 위해 퍼즐의 해결방안을 제공하는 연출 등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때 문서나 이미지뿐만 아니라 동영상 공유 플랫폼으로 연결시켜 동영상을 통해 퍼즐에 대한 힌트를 얻게 하는 경우도 있었다.

파일 외에도 바탕화면, 게임 내 설정창이나 제작진 소개가 포함된 엔딩 크레딧 등을 활용하여 퍼즐을 해결하는 방법을 구현하는 경우도 있었다. 게임을 진행하면서 특정 물체를 게임 시스템 상의 공간에서 획득하면 상호작용이 불가능하던 캐릭터와 상호작용을 할 수 있거나 보상을 통해 메타캐릭터의 서사를 정교하게 만들어 게임이 살아있는 것 같은 느낌을 플레이어에게 줄 수 있었다.

Table 5. 
Metafictional direction using settings of user’s computer or program files
Directing Method Example
Providing clue that can expand and sophisticate game world by changing filename extension from game file that looks like a game program data file. Doki Doki Literature Club!
Delivering information or facts about virtual game world by using user's wallpaper image, file in the program folder, virtual messenger, virtual program edit window and so on. Imscared - A Pixelated Nightmare, One Shot, Pony Island
Making user to change parts of computer settings to solve the puzzle and move on to next stage. Imscared - A Pixelated Nightmare
Give response when user put specific input to registry. The Stanley Parable
Providing answers or important facts about the puzzle in text file in game program. Imscared - A Pixelated Nightmare, One Shot, OFF
Give specific response by meta-character during game process that meta-character acknowledges other program beside the game is operating in user’s computer. Doki Doki Literature Club!


Fig 2. 
Metafiction in OFF by using narrative supplement

4) 컴퓨터 및 프로그램 파일에 서사적인 보충물을 넣어 세계관과 서사를 정교하게 구축하기

파일의 확장자를 다른 확장자명으로 변경하여 본 작품의 세계관의 후속작에 대한 암호나 근거로 해독할 수 있다. 이러한 경우 jpg, txt, ogg와 같이 대중적인 확장자로 변환하면 게임의 세계관을 확장하거나 정교하게 만들 수 있는 단서를 제공하는 방식이 대부분이었다.

또한 퍼즐은 아니지만 퍼즐을 해결하는 과정에서 확인할 수 있는 바탕화면 이미지, 프로그램 폴더 내 텍스트 파일 등에서 해당 일반 캐릭터들이 알지 못하는 가상세계의 역사나 설정 등을 플레이어에게 직접 전달해 세계관을 확장할 수 있다. 이때 퍼즐을 해결하는 과정을 게임의 프로그램 코드를 변경하는 것처럼 연출할 수 있다.

퍼즐을 해결하는 과정에서 컴퓨터의 설정 시간과 같이 컴퓨터 본체의 설정을 바꾸어야 해결할 수 있도록 하는 경우도 있다. 이 경우에는 현실 세계가 가상세계에 실제로 영향을 끼친다는 것을 직접적으로 보여준다.

게임의 레지스트리 편집기능에 특정한 값을 넣고 진행 시 이를 인식하여 게임 내 캐릭터가 반응을 할 수도 있다. 이 경우는 일반적으로 소극적인 메타픽션적 연출로 이스터에그 정도의 가벼운 분위기 전환이 가능하다. 레지스트리 편집 기능을 적극적으로 활용 시 플레이어가 게임의 서사를 진행하는 데에 지나치게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게임을 플레이하면서 스트리밍 프로그램을 가동하며 게임을 플레이하는 경우 이를 의식하는 반응을 추가하여 플레이어뿐만 아니라 이를 관람하는 제3자에게도 서사적인 경험을 제공할 수 있다.

5) 저장하기와 불러오기 기능에 서사적인 의미를 추가하여 소극적으로 메타픽션 시나리오를 보강하거나 해당 기능을 제한하여 적극적으로 메타픽션 시나리오를 연출하기

플레이어가 게임을 원활하게 진행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이용하는 저장 및 불러오기 기능을 제한하면 극적인 메타픽션적 연출이 가능하다. 즉, 사용자가 원하는 시점에 게임을 저장하거나 불러오는 것을 불가능하게 하는 것이다. 그림 3처럼 저장 파일 손실을 알리며 해당 기능을 제한하는 것이다.

적극적인 메타픽션적 연출을 활용하더라도 사용자가 저장 및 불러오기 기능을 사용한다면 사용자는 편의를 느끼므로 심리적 안정감을 느낄 수 있다. 하지만 어느 시점부터 기능이 제한되어 사용할 수 없게 된다면 메타캐릭터의 방해로 인식되기 때문에 사용자는 메타픽션적 경험을 하게 된다. 혹은 저장 및 불러오기가 큰 의미가 없는 경우도 있다. 플레이 도중 게임이 종료된다면 자동저장된 시점부터 플레이되며 이를 게임 속 인물이 인식하는 연출을 활용할 수 있다. 또는 게임이 종료된다면 다른 유형으로 게임으로 진행될 수 있다. 이 경우 짧은 게임들의 집합으로 이루어져 있는 게임들이 많았으며 다른 게임으로 전환되었을 때 메타캐릭터의 방해로 강제로 이동되거나 나레이터가 의도하는 대로 서사가 진행될 때 주로 나타났다.

Table 6. 
Metafictional direction using setting function
Directing Method Example
Limiting save and load game data during game process that user can’t start the event from where the user wants. Doki Doki Literature Club
User can't save and load function at the specific point because the game system automatically save and load the game data. The game characters sometimes show that they acknowledges this system. One Shot, Undertale,
Save and load function doesn't have much effect on game process because after specific game over ending, it places user at a completely different situation or cyber space in game. The Beginners’ Guide, Dere evil .exe, Imscared - A Pixelated Nightmare, Pony Island


Fig 3. 
Metafiction in Doki Doki Literature Club! by using save and load settings

6) 이미지 파일, 음원 등을 통해 게임을 구성하는 요소들을 서사에 연결시켜 메타픽션적인 경험 제공하기

게임의 분위기에 큰 영향을 주는 이미지나 음원은 메타픽션적인 연출을 극대화할 수 있다. 이 경우에는 해당 게임이 진행되는 공간이 컴퓨터 프로그램이라는 것을 인지시키기 위해 컴퓨터 및 프로그램상의 오류를 연출하는 경우가 많았다.

텍스트 파일에 오류가 난 것처럼 해독할 수 없는 문자를 넣거나 서체나 크기를 불규칙하게 변경하여 분위기를 반전시키고 비정상적인 상황임을 인지시키는 역할을 한다.

일반 캐릭터의 이미지를 부자연스럽게 변경하거나 등장시키는 상황을 연출하여 평면적인 캐릭터의 이미지에 애니메이션 효과를 넣거나 부자연스러운 이미지를 덧붙여서 게임이 정상적인 시나리오를 따르고 있지 않음을 연출할 수 있다. 블루스크린 이미지를 통해 오류가 난 상황을 연출하여 게임에 오류가 났다는 것을 플레이어에게 인지시키고 사용자의 컴퓨터를 메타캐릭터의 의도대로 조작하고 있는 상황을 연출할 때 쓰이는 경우도 있었다.

게임을 진행하는 동안 배경음악으로써 일관된 음조나 리듬으로 진행되던 곡을 변주하여 비정상적인 상황임을 연출한다. 이는 변주를 통해 분위기를 환기하여 현 상황이 정상적이지 않고 있으며 게임 내부에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는 것을 나타낼 때 주로 쓰였다.

Table 7. 
Metafictional direction using ancillary elements of game such as background music, image and so on.
Directing Method Example
Twisting font or size of text awkward. Doki Doki Literature Club!, Pony Island
Using unreadable texts in dialog in game text to make users think the game program has damaged. Doki Doki Literature Club!
Using fake blue screen of death image to make the user think meta-character is editing game program. Imscared - A Pixelated Nightmare, Pony Island
Twisting image of game characters or using awkward animation effect to acknowledge user that abnormal situation is happening in game system or scenario. Doki Doki Literature Club!, Undertale, OFF, Pony Island
Vary original background music awkwardly to make situation is not normal. Doki Doki Literature Club!, Undertale
Use pronouns or words that imply important facts of game story to title of music. Doki Doki Literature Club!, Undertale

사용된 음원의 곡명에 인칭대명사나 서사 상 중요한 장면을 암시하는 단어를 넣어 해당 음원이 사용되는 상황이 비정상적임을 의미하거나 전달하고자 하는 주제를 강조하는 데에 사용할 수 있다. 혹은 주제와 무관하게 곡명에 서사와 관련된 내용이나 해학적인 표현을 할 수 있다.

7) 게임의 UI 화면을 활용하여 메타픽션적 연출 구현하기

게임의 UI 화면을 활용한 메타픽션적 연출은 빈번하게 확인할 수 있었다. 이 경우 플레이어가 게임에서 상호작용을 하거나 설정을 변경하기 위한 기능을 위한 UI 요소들을 활용하는 경우가 많았다.

플레이어가 전투 중 선택할 수 있었던 선택지를 캐릭터가 부수어 플레이어의 선택지를 제한하거나 그림 4처럼 키보드로 조작하던 공격창을 마우스로 움직여 기존과 다른 방식으로 캐릭터를 공격할 수 있도록 하기 등 사용자가 일반적으로 게임을 진행하는 방식과는 상이한 상호작용을 하도록 UI 화면의 기능과 장치를 연출에 사용한 경우를 확인할 수 있었다.

또한 진행 중인 시나리오와는 상관없는 UI 요소를 사용자의 화면에 등장시켜 긴장감을 고조시키는 경우도 확인할수 있었다. 사용자가 게임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필요한 설정창에 사용된 이미지나 허구의 응답없음 메시지, 알람창 등이 지속적으로 튀어나오면서 시스템에 이상한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는 분위기를 형성하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제한된 기능을 확인할 경우 정상적인 상황에서는 당연히 존 재해야할 선택지가 오류가 난 것처럼 사용할 수 없는 상황을 연출 할 수 있다.

혹은 게임의 서사를 진행하는 데에 전혀 상관없는 UI 요소를 사용할 수 있다. 이 경우는 설정에 어떤 기능인지 설명되지 않은 버튼이나 선택지가 나타나는 경우가 대표적이었다. 이는 게임이 제공되는 플랫폼의 도전과제나 이스터에그를 위한 장치로 활용되었다.

Table 8. 
Metafictional direction using elements in User Interface
Directing Method Example
Putting animation that destroys specific game User interface component before the important event starts. Undertale, The Pony Island
Make user interact with characters by using game interface component itself, such as battle function, location of mouse cursor, virtual keyboard and so on. Undertale, The Pony Island
Showing unimportant or unnecessary selection window to make the situation is not ordinary. Undertale, Doki Doki Literature Club!, Pony Island
Request from meta-character to user not to reset this game because they don't want to make other characters suffer again. Undertale, Doki Doki Literature Club!, Pony Island
Using warning windows to show or make user believe that the game system is not operating normally. Doki Doki Literature Club!, Pony Island
Putting completely unimportant interface component that doesn't effect story of the game in settings. The Stanley Parable, Pony Island
Implement unimportant cyberspace in game and let the user process specific game story using that virtual game world. The Stanley Parable, The Beginners’ Guide, Undertale


Fig 4. 
Metafiction used in Game UI in Undertale

사용자가 게임을 진행하면서 선택한 내용이나 게임 내에서 활동한 내역을 사용자에게 노출하여 긴장감을 높이는 경우도 있었다. 보통의 사용자의 활동 내용은 사용자 인터페이스에서는 드러나는 경우가 적으나 뒤틀린 인터페이스 요소나 애니메이션과 함께 활동 내용이 사용자에게 의도적으로 보이는 상황을 연출하여 긴장감을 높이고 생동감을 주고자 한 것으로 보인다.

게임 내 구현된 가상공간 중 서사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공간을 구현하고 여기에 서사적 경험을 할 수 있는 장치를 추가하여 메타픽션적 연출을 하기도 한다. 일반적으로 도달할 수 없는 공간에 도달한 경우 메타캐릭터가 가상세계나 현실세계를 패러디하며 강한 주제 의식을 표현할 수도 있다. 혹은 일반적으로 접근할 수 있는 공간을 의도적으로 접근 불가하게 만들어 플레이어를 직접 제한할 수 있다. 이 경우에는 공포감을 형성할 수 있으며 분위기 환기를 하는 데에 활용하는 경우도 있었다.

이상의 특징들은 게임을 구성하는 파일, 이미지, 디자인 등에 메타픽션적 시나리오를 강조하는 연출을 적용한다. 특히 게임을 진행하기 위해 플레이어가 해결해야 할 퍼즐의 힌트를 게임 서사 외부에 숨겨두는 것이 주요한 연출 방법이었다. 또한 플레이어의 권한이었던 설정이나 저장하기, 불러오기와 같은 기능을 제한하는 것을 서사 진행 과정에서 보여주는 연출은 메타픽션을 게임에서 적극적으로 활용하면서 나타나는 특징이다. 위의 특징들을 적절히 사용하여 메타픽션적인 연출을 게임의 기능과 적극적으로 접목한다면 플레이어에게 새로운 경험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Ⅳ. 앞으로의 메타픽션 게임의 가능성

메타픽션을 적극적으로 활용한 게임들은 대부분 플레이어가 해당 게임을 일회적으로 소비할 것을 전제로 하는 경우가 많다. 메타픽션적 연출은 현실과 가상의 경계를 모호하게 만들게 하고 결국 가상세계에서 끝났어야 할 서사가 현실의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즉 메타픽션 게임은 MMORPG처럼 업데이트를 통해 게임 내 구현된 세계관을 확장하는 방식이 어려우며 후속작을 통해 세계관을 확장하는 것이 편리하다. 스토리 상 다시 플레이하기 어려운 게임이라고 하더라도 메타픽션을 활용한 단서나 ARG 등 다양한 방법으로 현실과 이전의 가상세계를 접목하여 세계관을 확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까지는 PC 환경에 최적화되어 있는 메타픽션 게임들이 주로 출시되었는데, 모바일 환경에서 새로운 형식의 메타픽션 게임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모바일 메타픽션 게임이 출시되어 모바일의 기본적인 기능들을 메타픽션 연출에 이용할 수 있다면 더욱 현실감 있는 연출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서 기본적인 기능이란 전화 기능, 메시지 기능, 알림, 앨범, 카메라 등을 의미한다. 이는 개인정보 등의 법적인 문제가 있을 수 있으며 사용자 입장에서 불쾌한 경험으로 인식될 수도 있다.

모바일의 경우 사용자 입장에서 프로그램 파일을 확인하거나 조작하기 다소 어렵다는 점에서 프로그램 자체를 변형시키거나 확인하는 연출은 오히려 적을 것이라 예상된다. 따라서 메신저의 형식을 빌려 시뮬레이션 게임 장르에 메타픽션적 연출을 첨가할 수 있을 것이다. 혹은 모바일에서 실행하기 전에 저장하지 못하여 사용자가 원하는 분기점으로 회귀할 수 없다는 것을 활용하면 메타픽션적인 성격이 강하게 드러나는 게임을 제작할 수 있을 것이다.

게임의 서사가 끝난 후에도 NPC나 메타캐릭터와 메신저 앱으로 대화하는 듯한 연출을 통해 게임 서사가 종료해도 게임 캐릭터들이 마치 살아있는 것 같은 연출을 할 수 있을 것이다. 게임이 종료된 후 캐릭터가 스스로 자신의 환경에 대한 자신의 감상을 이야기하거나 플레이어와 현실 세계에 대한 질문 혹은 독백을 하는 등 생동감 있는 메타픽션적 대사를 한다면 보다 메타픽션 게임의 개성을 강하게 보여줄 것이라 예상한다.

메타픽션 게임은 현실과 가상의 공간 구분을 확실하게 하면서 동시에 이 둘의 경계를 모호하게 하는 방식으로 서사를 진행하였다. 본 연구를 진행하면서 앞으로의 메타픽션을 활용한 게임은 실제 현실에서 플레이어가 게임 외의 활동을 필요로 하거나 오히려 플레이어를 가상세계에서 배제하며 철저하게 가상세계 내에서만 서사가 이루어지는 등의 전통적인 게임으로 회귀하되 실시간으로 연동하는 등의 연출이 드러나리라 생각한다.


Ⅴ. 결 론

본 연구는 현대문학의 기법인 메타픽션을 디지털 서사에 적용한 게임의 사례를 분석하면서 메타픽션 게임만의 특징을 살펴보았다. 메타픽션 게임에서 메타픽션은 게임의 연출 기법으로써 현실 세계가 게임 속 가상세계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플레이어의 컴퓨터에서 직접적으로 보여주기 위해 게임의 서사 및 프로그램 구성 요소들을 활용한다. 게임이 제공하는 서사적인 경험이 플레이어의 현실과 관련 있음을 연출하는 메타픽션 게임은 디지털 서사의 실험적인 기법으로 자리매김했다.

메타픽션 게임의 진행방식은 기존의 게임 서사의 진행방식과 유사하지만 연출적인 측면에서 기존 게임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웠던 특징들을 발견하였다. 게임을 진행하는 데에 게임 서사 밖의 구성요소를 활용한 것이다. 이는 메타픽션을 활용하는 양상이 서사 외 구성요소에 적용하는 방향으로 발전하여 게임의 시스템, 프로그램 파일 및 컴퓨터 구성요소들에 서사적 내용 및 설정이 적용된 것이다.

플레이어에게 유희적인 경험을 제공하는 것은 게임의 서사나 규칙 그 자체뿐만 아니라 서사가 적용된 규칙뿐만 아니라 규칙이 적용된 서사도 포함된다. 메타픽션은 게임 세계의 경계를 넘어서는 연출을 하는 수단과 방법들을 직접 활용하여 상호작용을 하는 연출을 하게 한다. 이는 앞으로의 게임 서사와 연출에 있어서 유의미한 발전으로 이어질 수 있다.

메타픽션 게임은 그 독특함으로 인해 대중들이 접근하기 위한 문턱이 높은 편이므로 상업성을 확보하기 다소 어렵다. 하지만 메타픽션의 개성과 게임 자체의 매력을 활용한다면 독창성과 화제성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 기대된다.


Acknowledgments

본 논문은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아 수행된 연구임 (No. 2020R1F1A1073323).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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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소개

이윤수(Yun-Su Lee)

2020년 : 이화여자대학교 (융합콘텐츠 학사)

※관심분야:디지털 스토리텔링(Digital Storytelling), 게임, 디지털 콘텐츠 기획 등

김명준(Myoung-Jun Kim)

1991년: 한국과학기술원 (전산학 석사)

1996년: 한국과학기술원 (전산학 박사)

1996년~1997년: University of Washington Visiting scholar

1997년~2000년: 한국전자통신연구원 선임연구원

2001년~현 재: 이화여자대학교 융합콘텐츠학과 교수

※관심분야:컴퓨터그래픽스, 영상처리, 클라우드 컴퓨팅, 데이터 분석, 스토리 요소 분석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