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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urnal of Digital Contents Society - Vol. 21 , No. 7

[ Article ]
Journal of Digital Contents Society - Vol. 21, No. 7, pp. 1261-1271
Abbreviation: J. DCS
ISSN: 1598-2009 (Print) 2287-738X (Online)
Print publication date 31 Jul 2020
Received 20 Jun 2020 Revised 15 Jul 2020 Accepted 25 Jul 2020
DOI: https://doi.org/10.9728/dcs.2020.21.7.1261

소셜미디어에서 이견(異見) 관련 경험과 의견극화: 접촉, 교류, 회피를 중심으로
윤지후1 ; 최지향2, *
1이화여자대학교 커뮤니케이션·미디어학부 석사과정 졸업
2이화여자대학교 커뮤니케이션·미디어학부 조교수

Investigating the Relationship between Cross-cutting Exposure on Social Media and Opinion Extremity: Focusing on Encountering, Interacting, and Avoiding Disagreement
Ji Hoo Yoon1 ; Jihyang Choi2, *
1Masters of Arts, Division of Communication and Media, Ewha Womans University, Seoul 03760, Korea
2Assistant Professor, Division of Communication and Media, Ewha Womans University, Seoul 03760, Korea
Correspondence to : *Jihyang Choi Tel: +82-2-3277-2265 E-mail: choi20@ewha.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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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

연구진은 소셜미디어를 통한 이용자의 정치적 이견노출 경험이 의견극단화와 어떤 연관이 있는지 알아봤다. 결과는 소셜미디어를 통해 정보소비활동을 활발하게 하는 경우 정치적 이견에 많이 노출되지만 단순한 친목목적의 활동은 이견 관련 경험을 확장하지 못함을 보여준다. 연구자들은 소셜미디어 내에서의 이견관련 경험을 이견접촉, 이견교류, 이견회피로 구분해 각각의 경험이 어떤 경로를 통해 의견극화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파악했다. 그 결과 소셜미디어에서의 이견접촉이 이견교류로 이어지는 경우에만 소셜미디어에서의 이견접촉이 의견극화 정도를 완화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이견교류의 의견극화 완화는 이견에 대한 비판적이해 과정이 수반되기 때문에 가능함을 연구결과는 보여준다.

Abstract

The present study aims to examine the relationship between political cross-cutting exposure and opinion extremity. Results show that users are more likely to be exposed to political disagreement when they use social media for informational purposes, while leisure-related use of social media is not related to disagreement exposure. Researchers also investigated the path from cross-cutting exposure to opinion extremity by examining the distinctive role of encountering disagreement, interacting disagreement, and avoiding disagreement. Findings show that the experience of encountering disagreement is related to the weakening of opinion extremity only when the encountering is followed by meaningful opinion exchange with fellow users. It was also revealed that a critical understanding of political disagreement is a key cognitive mechanism that explains the links between disagreement encountering, disagreement interacting, and opinion extremity.


Keywords: Cross-cutting Exposure, Social Media, Opinion Extremity, Disagreement Interacting, Critical Understanding
키워드: 이견노출, 소셜미디어, 의견극화, 이견교류, 비판적 이해

Ⅰ. 서 론

소셜미디어가 정치 정보를 교환하고 정치에 대해 토론하는 주요 채널로 널리 이용되면서, 이 같은 변화가 시민들의 정치적 인식과 태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그 중 소셜미디어가 이용자를 그들과 다른 정치적 견해를 지닌 이들, 즉 이견(異見)을 지닌 이들에게 얼마나 노출되게 하는지도 주요 관심사 중 하나다. 이는 이견을 접하고 이견을 지닌 이들과 교류하는 경험은 더 논리적인 정치적 판단에 도달하게 하거나[1], 공론장을 더 잘 기능하게 하거나[2], 숙의민주주의 실현을 위한 필수 조건으로 작용하는[3] 등 민주주의의 유지, 발전에 있어 큰 의미를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소셜미디어를 통한 이견노출에 특별한 관심이 모아지는 이유는 온라인 커뮤니케이션 환경의 도래와 함께 대두된 선택적 노출(selective exposure) 증가의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상호작용성을 기본 특징으로 하는 온라인에서는 접하는 정보와 교류할 사람을 결정하는데 있어 개인에게 높은 선택성이 주어진다. 따라서 정치적 선유경향(predisposition)에 따라 자신과 비슷한 생각을 전달하는 정치 정보만 선택적으로 소비할 수 있다[4],[5],[6]. 소셜미디어, 그 중 특히 사회관계망서비스(SNS)는 타인과의 자발적 관계 형성을 주된 목적 중 하나로 한다는 점에서[7] 선택성이 더욱 증폭될 수밖에 없다. 선택적 노출의 증가는 이견노출 부족으로 자연스레 이어지는데, 많은 학자들은 그 결과 구성원의 정치적 견해가 더욱 극단화되고, 나아가 사회가 양극화(polarization)할 수 있음을 경고해 왔다[6],[8],[9].

소셜미디어를 통한 이견노출 감소와 양극화에 대한 높은 우려의 목소리에도 불구하고 소셜미디어가 이견노출을 증가/감소시키는지, 또는 이견노출은 과연 양극화를 완화하는지 대해 명확한 결론은 없는 상황이다. 다만 소셜미디어 사용과 이견노출 정도의 관계에 있어서는 소셜미디어 사용이 무조건적으로 이견노출을 줄이거나 늘인다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으며, 해당 미디어를 어떤 목적으로 쓰는지에 따라[10] 또는 정치관심과 같은 정치적 관여도[11]에 따라 다른 결과를 낳는다는 등의 의미 있는 연구가 발표되었다. 하지만 소셜미디어를 통한 이견노출 정도와 방식이 이용자의 정치적 의견극화와 어떤 관계가 있는지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알려진 바가 적다. 진행된 몇몇 관련 연구도[12] 소셜미디어 내에서 이견노출이 이뤄지는 특수한 방식을 고려하지 않은 채 이뤄진 한계가 있다. 비대면(non face-to-face) 상황에서, 동시적(synchronous) 그리고 비동시적(asynchronous) 상호교류가 모두 가능하며, 소비할 정보의 선택과 함께 회피 역시 가능한 커뮤니케이션 환경이라는 특성 때문에 소셜미디어에서 이뤄지는 이견노출은 오프라인에서의 이견 관련 경험과 다를 것이다.

이 같은 논의에 바탕 해 본 연구는 소셜미디어 내에서의 이견노출 경험을 이견접촉, 이견회피, 이견교류로 나누어 살펴보고자 한다. 우선 이견 관련 경험의 정도는 소셜미디어의 정보적 이용 정도에 따라 달라진다는 선행연구[10],[11]에 따라 소셜미디어의 정보적, 오락적 이용에 따라 이용자의 이견 관련 경험에는 어떤 차이가 있는지 알아볼 것이다. 나아가 각각 구분되는 이견 관련 경험이 정치적 의견극단화와 이어지는 메커니즘을 좀 더 자세히 밝히고자 한다. 특히 이 과정에서 비판적 이해의 역할에 주목한다.

본 연구는 다양한 차원의 이견노출 관련 경험을 세분화해 살펴봄으로써, 이용자들이 이견을 담은 정보에 반응하고 해당 정보를 처리하는 방식이 양극화를 이해하는 핵심임을 밝히는데 그 목적이 있다. 이를 통해 오랫동안 논란이 되어 온 이견노출과 양극화의 관계를 더 명확하게 이해할 단서를 제공하고자 한다. 궁극적으로는 소셜미디어 공간이 민주시민 역량 제고 및 건강한 민주주의의 확립에 있어 어떤 함의를 지니고 있는지에 대한 더욱 통찰력 있는 분석을 목표로 한다.


Ⅱ. 이론적 논의
2-1 소셜미디어와 이견 관련 경험

많은 연구자들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형성하는 온라인 네트워크 덕에 이용자들이 이견을 더 많이 접하게 될 것이라 예상했다. 가장 큰 이유는 네트워크의 경계를 무한 확장할 수 있다는 점 때문이다. 일상 커뮤니케이션 네트워크는 정치적으로 중요한 의미를 지니는데, 사람들이 정치적 이슈와 관련한 판단을 내리고 행동을 결정하는데 필요한 정보를 듣고 토론하는 공간이라는 점에서 그렇다. 오프라인 네트워크의 경우 매우 좁고 조밀한 형태로, 예를 들면 머츠[13]는 “사람들이 직접, 일대일로 소통하는”(p. 11) 대상이 개인의 커뮤니케이션 환경을 구성한다고 언급했다. 많은 선행연구가 주요 정치토론 상대를 3명에서 5명까지 물은 후 이들과의 정치적 견해 차이를 파악하는 식으로 이견노출 정도를 측정한 것도[13],[14],[15] 기본적으로 오프라인 커뮤니케이션 네트워크는 매우 작은 크기라는 점을 전제로 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크기가 작다는 점과 함께 오프라인의 일상적 소통 네트워크는 비슷한 성향의 사람으로 구성된다는 것이 특징이다. 오프라인 네트워크의 경우 소위 강한관계(strong ties)라 할 수 있는 부모, 배우자 등으로 이뤄지는 경우가 많은데[16], 이 같은 작고 조밀한 오프라인 네트워크는 정치성향적으로 동질적(homogenous)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그 안에서 이견에 노출될 확률이 낮다.

소셜미디어를 통해서 형성하는 온라인 네트워크를 통해서는 훨씬 많은 수의 사람들과 일상적인 교류가 가능하다. 이는 소셜미디어에서 관계를 맺고 유지하는데 비교적 적은 에너지가 들기 때문인데[17], 2013년 조사에서 페이스북 이용자들은 평균 338명과 친구관계를 맺고 있는 것으로 밝혀진 바 있다[18].

네트워크 크기(size)가 늘어날 때 네트워크 내의 약한관계(weak-ties)도 동시에 증가하는데, 실제로 온라인 소셜네트워크의 구성을 분석해 보면 강한관계로 구성된 중심부는 그 크기가 매우 작으며 나머지 대부분은 약한관계로 구성되어 있다[19]. 그래노비터[20]에 따르면 네트워크 속 강한관계는 유사함을 기반으로 자주 상호작용하고 빽빽한 무리(cluster)를 형성하지만, 약한관계는 적은 빈도의 상호작용 및 유사하지 않은 사람들 간의 연결로 특징 지워지기 때문에 새로운 정보와 이견에 노출되고 접근할 기회가 많아진다. 즉, 약한 관계는 끝이 보이지 않는 다리와 같다[20]고 이해할 수 있는데, 서로 겹치는 인맥이 적을 가능성이 높아 이견에 노출될 가능성도 높고 의견 및 정보도 더 멀리 퍼지게 된다[21]. 가정이나 자원봉사단체 등에서보다 직장에서 정치적으로 견해가 다른 사람들과 대화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드러났는데[22], 연구자들은 이를 두고 직장에서는 더 많은 사람과 교류하며 그 관계는 약한관계이기 때문이라고 해석했다.

하지만 소셜미디어를 통해 정치적 이견을 접하는 경험이 모두에게 동일한 의미를 지닌다고 할 수 없을 것이다. 더 중요한 것은 이견을 접한 다음의 후속행동이라 할 수 있다. 샤피로[23]는 이견에 노출되었다는 것이 꼭 그 이견에 귀를 기울인다는 것도 상대방의 의견에 설득되었음을 보장하는 것도 아니라고 지적한 바 있는데, 이는 접촉한 이견 정보의 처리 방식은 개개인이 다르며, 따라서 이견노출 또는 접촉의 효과가 모두에게 동일하지 않을 것임을 암시한다. 특히 소셜미디어에서는 이견노출이 이견을 지닌 이들과 의미 있는 토론으로 이어진다는 보장이 없다. 이는 컴퓨터를 통해 매개된 소통(computer-mediated-communication)이 내포한 특징 때문인데, 소셜미디어에서의 소통은 비대면으로 이뤄지는데다, 동시적 소통이 가능하긴 하지만 많은 부분이 비동시적으로 이뤄진다[24].

따라서 오프라인 공간에서보다 사회적 압력(social pressure)이 낮으며, 때문에 이견을 접한다 해도 상대방의 의견에 일일이 반응하지 않아도 된다[25]. 나아가 이견접촉이 너무 잦을 경우 더욱 적극적인 회피 행위로 이어질 수도 있다. 소셜미디어에는 ‘차단(block)’, ‘언팔로우(unfollow)’, ‘숨기기(hide)’와 같이 교류나 정보 제공을 원치 않은 사람들을 걸러낼 수 있는 다양한 기능이 존재한다[26]. 실제로 많은 사람들이 정치적으로 또는 종교적으로 동의하지 않는 의견 및 정보를 올리는 이들과 소셜미디어상에서 친구관계를 끊고 있다[27]. 이 같은 이견회피가 활발하게 일어난다면 정치적으로 비슷한 생각을 하는 이들과 교류하는 소셜미디어의 동종선호(homophily) 경향이 증폭될 수 있다[28],[29].

하지만 이견접촉의 증가가 이견을 지닌 이와의 더욱 활발한 교류로 이어질 수도 있다. 낮은 사회적 압박감이나 비동시적 대화 가능성 등의 특징은 역으로 이견을 지닌 이용자와 더욱 활발하게 의견을 나눌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기도 한다. 면대면 상황에서는 사회적 영향력이 강하게 나타나고 특히 대화 상대가 권력거리가 큰 윗사람일 경우 의견을 개진하기가 쉽지 않다[30],[31]. 이와 비교해 온라인에서의 이견교류는 실상 얼굴을 맞댄 실시간 토론이 아닌 동시적 또는 비동시적으로 의견을 나누는 ‘상호작용(interaction)’에 가깝다. 예를 들면 누군가 정치적 정보나 의견을 올리면 해당 포스팅에 댓글을 달거나, 본인의 의견과 함께 해당 포스팅을 공유하거나, ‘좋아요’ 등을 눌러 의견을 표시하는 식으로 교류가 이뤄진다. 머츠[13]에 따르면 오프라인에서는 생각이 다른 타인과의 정치적인 대화를 회피하고 나아가 관련 정치적 판단과 행동까지 중단하게 되는데, 상대방의 생각에 반하는 의견을 개진함으로써 가까운 사람과의 관계를 어색하게 만들고 싶지 않은 사회적 책임감(social accountability)이 작용하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하지만 오프라인과 비교해 약한관계로 구성되는 소셜미디어에서는 사회적 책임감의 무게가 가볍기 때문에 이견을 지닌 이들과의 활발한 교류가 가능할 수 있다.

종합해 보면 오프라인에서는 접촉이 바로 교류 또는 토론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지만, 소셜미디어에서는 이견을 접한 후 취할 후속 행동이 다양하게 존재한다. 대표적인 이견 관련 경험으로는 이견에 대한 접촉, 그리고 접촉에 따른 회피 그리고 교류 등 세 가지가 있을 것인데 이 각각을 나누어 이해할 필요가 있다.

소셜미디어 사용이 이용자의 이견 관련 경험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봄에 있어서 한 가지 더 고려해야 할 사항은 소셜미디어 사용이 무조건 이견 노출을 높이지는 않을 것이라는 점이다. 많은 연구들은 뉴스소비 등 정보적인 목적으로 소셜미디어를 사용할 경우에 한해 이견노출 경험이 증가함을 보여준다[10],[12]. 그 이유는 소셜미디어에서는 ‘공유(sharing)’라는 독특한 방식으로 정보를 교류하는데, 이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뉴스에 대해 포스팅, 댓글 등을 통해 의견을 개진하는 다양한 이용자를 접하게 되기 때문이다[11]. 연구진은 위의 논의를 종합해 다음과 같은 가설 및 연구문제를 제시함으로써 소셜미디어 이용이 이견 관련 경험과 어떤 관계가 있는지 알아보고자 한다.

<연구가설 1> 정보적 소셜미디어 사용은 이견 관련 경험의 증가와 정적으로 연결(연구가설 1-1)되어 있는 반면 오락적 소셜미디어 사용은 이견 경험과 의미있게 연관되어 있지 않을 것이다(연구가설 1-2).

2-2 이견 경험과 의견극화

이견노출이 의견극화(opinion extremity)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 기존 문헌은 일치된 결론을 내놓지 않고 있다. 한쪽에서는 이견을 접하는 경험이 정치적 의견이 극단화되는 것을 막는 효과, 즉 탈극화(depolarizing) 효과를 낳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그 이유는 노출을 통해 상반된 의견에 대해서 비판적으로 숙의(delibaration)하는 과정을 거치게 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32]. 자신과는 다른 관점을 접함에 따라 상대의 논지를 이해하고 상대의견에 대한 관용 정도가 높아질 수 있다[22],[33]. 특히 이성적인 토론과 합리적 규칙을 따르는 숙의가 이뤄질 경우 이견접촉에 따른 상대 의견에 대한 관용의 증가는 당초 다른 생각을 내세웠던 구성원 간의 ‘합의’를 이끌어낸다[34],[35]. 숙의란 단순한 논쟁(debate)이나 의견을 교환하는 것이 아닌, 서로 배우고 협력하며 개인적인 이해관계와 의견들이 더 높은 차원의 것으로 합의되고 공동체를 위한 최선의 대화를 찾아나가는 과정이라 할 수 있다[26]. 따라서 숙의 상황에서의 이견접촉은 양극화로 이어지기보다 공적 이익을 향하기 때문에 상호간 이해에 도달할 수 있는 방법이다[35].

하지만 이견을 개진하는 이들과의 접촉이 원래의 선유경향을 더욱 강화시켜 도리어 원래 의견이 더욱 강해지는 결과를 낳는다는 결과 역시 존재하는 터라[37],[38] 이견노출의 무조건적인 탈극화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생각이 다른 이들과 마주칠 경우 이들의 주장을 이해하기 위해 일정한 인지적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는 기대가 가능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우리의 정보처리 방식은 매우 왜곡된 방식으로 이뤄지기 때문인데(biased information processing), 사람들은 다양한 의견에 노출된다 하더라도 자신의 원래 의견에 부합하는 부분에만 불균형하게 관심을 기울이고 수긍하는 확증편향(confirmation bias) 성향을 보인다. 이는 본인의 의견에 반하는 정보를 담은 목소리는 틀렸다고 치부해 버리는 불확증편향(disconfirmation bias) 경향과 합쳐져[37], 원래의 의견이 더욱 강해지는 결과를 낳는다.

논의를 종합해 보면, 이견을 접할 경우 정치적 의견이 더 강해질지 아니면 온건해질 지에 대해 명확한 결론을 내리기는 어려워 보인다. 다만 탈극화와 극화 매커니즘을 주장하는 양쪽의 의견을 비교해보면, 상반된 결과는 ‘숙의’ 여부에 달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즉, 이견에 대해 숙의과정을 거쳐 합의의 노력을 기울일 경우는 탈극화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테지만, 이견에 귀를 기울이지 않고 불확증(disconfirm)할 경우에는 탈극화의 기회가 사라지는 것이다. 즉 숙의의 효과를 단순히 이견을 많이 혹은 적게 접한 정도를 통해 가늠할 수는 없다. 따라서 연구진은 이견을 접했으나 이를 회피하는 경우에는 특별히 탈극화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우나, 이견을 지닌 이와 소셜미디어에서 의미 있는 교류에 참여하는 경우에는 이견접촉이 의견극화 정도를 약화시킬 수 있다고 예상하고 다음과 같은 연구가설을 제시한다.

<연구가설 2> 이견교류 행위는 이견접촉과 의견극화 사이를 부적으로 매개(연구가설 2-1)하는 반면 이견회피는 이견접촉과 의견극화의 관계를 의미 있게 매개하지 않을 것이다(연구가설 2-2).

소셜미디어에서 이견을 지닌 이들과의 실질적인 교류가 숙의를 위한 기본 조건을 충족하기 때문에 탈극화로 이어질 것이라는 연구진의 예상이 타당한지 더 자세히 알아보기 위해서는 실질적인 숙의의 정도와 이견교류 행동이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 알아볼 필요가 있다. 숙의의 조건은 매우 다양해서[39] 그 충족 요소를 모두 다 살피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핵심 조건은 반대 의견에 귀를 기울이고 본인의 견해와 비교하는 등 의미 있는 수준의 인지적 에너지를 쏟는지 여부이다. 특히 이견을 지닌 이들과의 토론 또는 교류에서는 ‘비판적 이해’ 과정이 수반되어야 하는데, 비판적 이해란 “신중하게 상대의 글을 이해하려 하고, 자신의 주장과 비교하여 장단점을 분석해 보는 행위”(p.308)[40]로 다양한 관점을 학습하여 나의 의견을 수정하는 과정이라 할 수 있다.

비판적 이해를 하는 이용자들은 온라인 환경에서 접하는 무수히 많은 정보에 대한 탐색을 바탕으로 이견을 더욱 잘 이해하고자 한다[41]. 따라서 진정한 의미의 ‘비판적 이해’는 신중하게 상대의 논지를 이해하고 자신의 주장과 비교해 장단점을 분석하여[40], 그 중 유용한 정보가 있다면 의견을 개진하고[42], 그 과정에서 사안의 핵심을 더 잘 파악하고 더 나은 의사결정을 내리는데 도움을 얻는 과정이다. 따라서 이견을 지닌 이들과 활발하게 교류하는 이들의 정치적 의견이 온건화되는 이유는 이 비판적 이해 과정을 거치기 때문일 것이라고 예상해볼 수 있다.

위의 논의를 종합해 연구진은 연구가설 2에서 제시한 매개관계에서 이견교류와 의견극화의 관계를 비판적 이해가 다시 한 번 매개해, 결과적으로 이견접촉->비판적 이해->이견교류->의견극화 약화로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한다. 이에 다음과 같은 연구가설을 제시한다.

<연구가설 3> 이견접촉은 이견에 대한 비판적 이해를 통해 이견교류 증가 및 의견극화 정도 약화로 이어질 것이다.


Ⅲ. 연구방법
3-1 데이터

제시한 연구가설들을 검증하기 위해 본 연구는 전문 여론조사인 마크로밀엠브레인에 의뢰해 투표권을 가진 전국의 만 19세 이상 성인을 대상으로 2018년 11월 19일부터 25일까지 온라인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연구진은 한국언론진흥재단[43]의 조사 결과, 한국인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상위 6개의 소셜미디어 서비스로 파악된 카카오톡(Kakao Talk), 카카오스토리(Kakao Story), 네이버 밴드(Naver Band), 페이스북(Facebook), 인스타그램(Instagram), 트위터(Twitter) 중 하나라도 사용하는 사람을 대상으로 설문을 진행했다. 수집된 총 320명의 설문지 중 불성실한 응답 44건을 제외한 276명의 응답을 대상으로 분석을 실시했다. 응답률은 14.4%였다.

3-2 주요 변인의 측정
1) 소셜미디어 사용

소셜미디어의 정보적 사용(M=14.46 , SD=5.77, Range=7~35 , Cronbach's α=.89) 정도는 ‘특정 언론사 계정을 등록해(친구 맺기, ‘팔로우’ 등의 방식) 뉴스를 받아 보았다’, ‘특정 언론인과 관계를 맺어 (친구 맺기, ‘팔로우’ 등의 방식) 뉴스를 받아 봤다’, ‘정치적 이슈를 담은 게시글에 친구를 태그(#) 했다’, ‘지인이 공유한 뉴스 기사를 읽었다’, ‘다른 사람들이 공유한 뉴스 기사에 좋아요를 눌렀다’, ‘뉴스 기사를 읽은 후 내 생각이나 의견을 댓글로 남겼다’, ‘뉴스 링크를 지인(친구)들과 공유했다’ 등의 총 7개 문항을 5점 척도(Range=1~5, 1=전혀 하지 않음, 5=매우 자주)로 질문해 얻은 답변을 합산해 계산했다.

오락적 사용(M=18.98, SD=6.04, Range=7~35, Cronbach's α=.90)은 ‘자신의 현재 상태를 업데이트 하였다’, ‘관계를 맺고 있는 친구들과 안부를 나누었다’, ‘관심사가 비슷한 타인의 계정을 추가(친구 맺기, ‘좋아요’, ‘팔로우’ 등의 방식)했다’, ‘친구 맺기, 팔로우를 한 타인의 계정에 올라온 게시글을 읽었다’, ‘친구 맺기, 팔로우를 한 타인의 계정에 올리온 게시글에 좋아요를 눌러 상호작용을 했다’, ‘친구 맺기, 팔로우를 한 타인의 계정에 올라온 게시글에 댓글을 달아 상호작용을 했다’, ‘친구 맺기, 팔로우를 한 타인의 계정에 올라온 관심 있는 콘텐츠를 내 피드로 공유했다’ 등의 문항을 5점 척도(Range=1~5, 1=전혀 하지 않음, 5=매우 자주)로 질문한 결과를 합산해 계산했다.

2) 이견접촉

소셜미디어 상에서의 이견접촉 정도(M=14.70, SD=4.60 , Range=5~25 , Cronbach's α=.92)는 ‘정치적 이슈에 대해 내가 동의하지 않는 의견을 담은 글을 접했다’, ‘ 나와 정치적 성향이 다른 사람이 올린 글을 접했다’, ‘내가 지지하지 않는 정치인에 대한 정보를 접했다’, ‘내가 지지하는 정치인에 대해 부정적인 사람과 마주쳤다’, ‘내가 지지하지 않는 정당을 옹호하는 글을 접했다’ 등의 문항에 대한 5점 척도(Range=1~5; 1=전혀 그렇지 않다, 5=매우 그렇다) 응답을 바탕으로 측정했다.

3) 이견회피

5점 척도(Range=1~5; 1=전혀 하지 않음, 5=매우 자주)로 제시된 ‘정치적 이슈와 관련해 내가 동의하지 않는 의견을 담은 글에 주의를 기울이지 않았다’, ‘정치적 이슈에 대해 나와 다른 의견을 가진 사람의 글을 접하지 않기 위해 숨기기와 같은 기능을 사용했다’, ‘정치적 이슈에 대해 나와 다른 의견을 가진 사람과의 글을 접하지 않기 위해 관계를 차단(block)했다’, ‘나와 다른 정치적 견해를 가진 사람의 친구 신청을 거절했다’ 등 네 문항에 대한 합을 합해 측정했다(M=9.26, SD=3.26, Range=4~20, Cronbach's α=.81).

4) 이견교류

5점 척도(Range=1~5; 1=전혀 하지 않음, 5=매우 자주)로 답한 ‘사람들이 논쟁하는 정치적 이슈 토론에 참여하였다’, ‘동의하지 않은 타인의 게시글에 댓글을 통해 나의 의견을 남겼다’, ‘정치적 이슈에 대해 글을 업로드 하여 타인과 토론을 나누었다’, ‘동의하지 않는 의견을 담은 정치적 이슈의 글을 공유하여 자신의 의견을 남겼다’ 등 네 문항에 대한 답변을 합해 측정했다(M=7.69, SD=3.44, Range=4~17, Cronbach's α=.92).

5) 이견의 비판적 이해

상대방의 의견을 비판적으로 숙고하고, 나와 다른 부분에 대해서는 상호차이를 비교하며 이해하는 정도를 측정하였다. ‘지지하지 않는 정치적 정보를 이해하고자 노력했다’, ‘지지하지 않는 정치적 정보를 받아들이려 노력했다’, ‘나의 의견과 다른 의견이라도 유용한 정보가 있다고 생각한다’, ‘나의 기존 정보와 지지하지 않는 정치적 정보를 비교하여 이해하고자 했다’, ‘나의 의견과 반대되는 의견 간 차이를 명확하게 이해하려 했다’, ‘나의 의견과 반대되는 글의 내용에 충분히 이해하려 했다’, ‘나의 의견과 반대되는 글을 비교하여 공통점을 생각해봤다’, ‘나의 의견과 반대되는 글의 장단점을 비교해봤다’ 등 5점 척도(Range=1~5; 1=전혀 하지 않음, 5=매우 자주)로 답한 여덟 개 문항에 대한 합(M=22.46, SD=8~38, Range=8~38 , Cronbach's α=.91)을 구했다.

6) 의견극단화

‘종전선언’과 ‘부동산 보유세 인상’에 대한 의견을 물어 응답자의 의견극단화 정도를 측정했다. 이 두 가지 이슈는 조사 당시 여/야당 간 정치적 입장에 따라 찬성과 반대가 첨예하게 나뉘는 사회현안임과 동시에 국민들의 입장 역시 극명하게 갈리는 이슈였기 때문이다. 의견극단화 정도는 기존 연구[12],[44]를 참고해 폴딩 스케일(folding scale)을 통해 구했다. 즉, ‘종전을 선언해야 한다’, ‘부동산 보유 시 부과되는 세금인 보유세를 인상해야 한다’ 등 두 문항에 대한 동의 정도를 각각 7점 척도로 물은 후(Range=1~7, 1=완전히 동의한다, 7=완전히 반대한다) ‘동의도 반대도 않는다’는 ‘1’로, ‘약간 동의 한다’, ‘약간 반대 한다’는 ‘2’로, ‘동의하는 편이다’, ‘반대하는 편이다’는 ‘3’으로 코딩하였다. 완전히 동의한다’와 ‘완전히 반대한다’는 ‘4’로 코딩하여 의견 극단화(종전선언: M=2.77, SD=1.55, Range=1-4; 보유세 인상: M=3.15, SD=1.67, Range=1-4) 정도를 계산하였다.

7) 통제변수

성별(남성: 48.9%, 여성: 51.1%), 나이(M=39.73, SD=10. 68, Range=20~59), 교육(M=3.97, SD=.55, Range=1~5: 1=초등학교 졸업 이하, 2=중학교 졸업 이하, 3=고등학교 졸업 이하, 4=대학교 졸업 이하, 5=대학원 재학 이상), 월 평균 가계 수입(M=5.66, SD=2.58, Range=1~11: 1=100만원 미만~11=1,000만원 이상), 정치관심도(M=4.72, SD=1.28, Range=1~7; 1=전혀 관심이 없다, 7=매우 관심이 높다), 정치토론(M=4.34, SD=1.28, Range=1~7; 1=매우 자주, 7=전혀 않는다) 등을 통제 목적으로 분석에 포함시켰다.


Ⅳ. 연구결과

정보적 소셜미디어 사용은 이견 관련 경험 증가와 정적으로 연결되어 있는 반면 오락적 소셜미디어 사용은 이견 경험과 의미 있게 연관되어 있지 않은지(연구가설 1) 알아보기 위해 이견접촉, 이견교류, 이견회피 등 다양한 이견 관련 경험을 종속변수로 놓고 회귀분석을 실시했다. <표 1>이 보여주듯 소셜미디어의 정보적사용은 이견접촉(β=.21, p<.01), 이견교류(β=.53, p<.001), 이견회피(β=.37, p<.001) 모두와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관계에 있었다. 하지만 오락적 사용은 이견접촉(β=.12, p<.10) 정도와는 통계적으로 미미하게 유의미한 관계가 있기는 했지만 이견교류 및 이견회피 등 이견과 관련한 경험과는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관계가 발견되지 않았다. 따라서 연구가설 1은 지지되었다.

Table 1. 
Regression Analysis of Cross-Cutting Experiences (N=276)
Encountering Disagreement Interacting Disagreement Avoiding Disagreement
Demographics
 Age -.03 -.03 .00
 Gender (Female) .15** -.17*** -.07
 Education .07 .02 -.04
 Income .03 -.01 -.04
Political orientations
 Political interest .29*** .15** .15*
 Political talk -.04 .00 .05
Social media use
 Informational .21** .53*** .37***
 Leisure-related .12 .05 .06
R2 .23*** .46*** .21***
Note: †p < .10. *p < .05. **p < .01. ***p < .001

통제변인들의 역할을 살펴보면 여성 소셜미디어 이용자의 경우 이견을 더 많이 접하기는 하지만(β=.15, p<.01), 이견을 지닌 이들과의 교류는 적게 하는 것으로(β=-.17, p<.001) 나타났다. 또한 정치에 관심이 높은 이들은 이견접촉(β=.29, p<.001), 교류(β=.15, p<.01), 회피(β=.15, p<.05) 등 이견관련 경험을 더 많이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견교류 행위는 이견접촉과 의견극단화 사이를 부적으로 매개하는 방면 이견회피는 이견접촉과 의견극화의 관계를 의미 있게 연결하는 매개요인으로 기능하지 않을 것이라는 <연구가설 2>를 검증하기 위해 헤이즈[45]가 제안한 매개관계 검증을 위한 프로세스(PROCESS) 4번 매크로를 이용해 부트스트래핑 분석을 실시했다. 부트스트래핑은 인위적인 정규분포를 가정하지 않고 실제 재샘플링에 따라 구성되는 분포에 기반해 분석하기 때문에 다른 매개관계 분석 방법과 비교했을 때 오차변량(error variance)을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분석 결과 하한계(Lower Level Confidence Interval)와 상한계(Upper Level Confidence Interval)가 0을 포함하지 않을 경우 해당 매개관계는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표 2>가 보여주듯, 이견접촉 자체는 의견극화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하지만 이견접촉은 이견교류라는 매개변수를 통해서 의견극화를 낮추는 결과를 보여준다(종전선언: B=-.01, CI=[-.0235, -.0021]; 보유세: B=-.01, CI=[-.0195, -.0015]). 하지만 이견을 회피하는 행위는 접촉과 의견극화 사이에서 의미 있는 매개 역할을 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연구가설 2는 지지되었다.

Table 2. 
Mediation of the Encountering Disagreement and Opinion Extremity Through Interacting and Avoiding Disagreement (N=276)
B SE LLCI ULCI
Peace Treaty Encountering ->
Opinion Extremity
-.01 .01 -.0374 .0201
Encountering ->
Interacting ->
Opinion Extremity
-.01 .01 -.0235 -.0021
Encountering ->
Avoiding ->
Opinion Extremity
.01 .01 -.0093 .0134
Property Taxes Encountering ->
Opinion Extremity
.02 .02 -.0133 .0500
Encountering ->
Interacting ->
Opinion Extremity
-.01 .01 -.0195 -.0015
Encountering ->
Avoiding ->
Opinion Extremity
.01 .01 -.0054 .0214

이견접촉이 이견교류를 통해 의견극화 완화로 이어지는 경로를 더욱 명확히 밝히기 위해 연구진은 이견에 대한 비판적 이해가 이견접촉과 이견교류 사이를 매개할 것이라고 예상했다(연구가설 3). 이를 검증하기 위해 헤이즈[45]의 프로세스(PROCESS) 6번 매크로를 이용해 분석했다. <표 3>이 보여주듯 이견접촉은 비판적이해와 이견교류를 통해 의견극화 정도 약화로 이어졌다(종전선언: B=-.01, CI=[-.0119, -.0019]; 보유세: B=-.01, CI=[-.0085, -.0011]). 이 네 변수의 관계를 분석했을 때, 가설2의 검증에서는 의미있는 관계를 보였던 이견접촉->이견교류->의견극화의 매개경로가 통계적으로 무의미한 것으로 나타나(종전선언: CI=[-.0179, .0039]; 보유세: B=-.01, CI=[-.0128, .0023], 이견에 대한 비판적 이해는 이견접촉 및 이견교류의 사이를 완전히 매개하는(fully mediate)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연구가설 3은 지지되었다.

Table 3. 
Mediation of the Encountering Disagreement and Opinion Extremity Through Critical Understanding and Interacting Disagreement (N=276)
B SE LLCI ULCI
Peace Treaty Encountering ->
Opinion Extremity
-.01 .01 -.0396 .0174
Encountering ->
Interacting ->
Opinion Extremity
-.01 .01 -.0179 .0039
Encountering ->
Critical Understanding ->
Opinion Extremity
.01 .01 -.0052 .0168
Encountering ->
Critical Understanding ->
Interacting ->
Opinion Extremity
-.01 .01 -.0119 -.0019
Property Taxes Encountering ->
Opinion Extremity
.03 .02 -.0034 .0596
Encountering ->
Interacting ->
Opinion Extremity
-.01 .01 -.0128 .0023
Encountering ->
Critical Understanding ->
Opinion Extremity
-.01 .01 -.0180 .0051
Encountering ->
Critical Understanding ->
Interacting ->
Opinion Extremity
-.01 .01 -.0085 -.0011


Ⅴ. 결론 및 논의

본 연구에서 연구진은 소셜미디어 이용이 이견노출 경험과 나아가 의견극화와 어떤 관계가 있는지 알아보고자 했다. 연구 결과 정보적 소셜미디어 사용은 이용자의 이견노출 경험을 높일 수 있으나 오락적 목적의 사용은 정치적 이견 노출 증가와 유의미한 관계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견노출 경험을 이견접촉, 이견회피, 이견교류로 나누어 그 관계를 파악한 결과 이견접촉이 이견을 지닌 다른 소셜미디어 이용자와 활발하고 실질적인 의견 교류로 이어지는 경우에는 이용자의 의견극화를 완화할 수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하지만 이견접촉이 이견회피로 이어지는 경우에는 이용자의 의견극화에 의미 있는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이견접촉, 이견교류, 의견극화 사이의 관계를 더욱 명확히 파악하기 위해 이견접촉에 따른 비판적이해 정도에 초점을 맞춘 결과, 이견접촉과 이견교류 사이를 비판적 이해 정도가 매개하는 것으로 나타나, 소셜미디어에서 접한 정치적 이견에 대한 비판적 이해를 바탕으로 이견을 지닌 이들과 의견을 교환할 때, 이용자들의 정치적 의견극화 정도가 낮아질 가능성을 보여준다.

소셜미디어를 정보적 목적으로 사용했을 때만 정치적 이견에 노출되며 오락적으로 사용할 때는 정치적 이견 노출에 의미 있는 영향을 미치지 못함을 본 연구결과는 보여준다. 정보적 소셜미디어 사용의 이견노출 촉진 효과는 이미 다수의 선행연구가 보여줬던 터라 놀라운 결과는 아니다. 하지만 오락적 목적으로 사용할 때 이견노출 효과가 없다는 결과에 대해서는 좀 더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연구자들은 온라인에서 정치적 이견에 대한‘우연한’ 노출 확대 가능성에 대해 많이 이야기했다. 예를 들면 다양한 온라인 커뮤니티 이용이 정치적 이견 노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알아본 결과[46], 이용자들은 정치나 사회 관련 온라인 그룹에서보다 취미나 팬활동 등을 목적으로 하는 그룹에서 더 많은 정치적 이견을 접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결과를 해석하면서 연구자들은 정치가 아닌 다른 목적으로 모인 사람들 사이에서 우연히 정치 이야기가 화제로 떠오를 경우 정치적으로 반대편에 있는 사람들의 목소리를 접할 가능성이 더 높다는 점에 주목했다. 즉, 온라인 그룹이 특정 취미나 좋아하는 연예인을 매개로 구성되어 있기는 하지만 그 구성원의 정치적인 견해는 제각각일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단순한 교류 및 타 이용자 포스팅 보기 등 오락적 목적으로 소셜미디어를 사용할 경우에는 이견 노출에 의미 있는 영향이 없다는 본 연구의 결과는, 많은 연구자들의 희망과 달리, 소셜미디어가 늘 우연한 이견 노출을 가져올 수는 없는 현실을 보여준다.

정치적 견해가 다른 사람과 실질적이고 의미있는 교류를 할 때만 이견 관련 경험의 탈극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는 일견 당연한 소리처럼 들리는데, 사실 오프라인에서는 이견을 지닌 동료 시민에게 노출된다는 상황 자체가 이 사람과 일정 수준의 토론을 담보한다. 하지만 연구진은 정치적 생각이 다른 소셜미디어 이용자에 노출되는 상황이 꼭 서로의 의견을 교류하는 상황으로 이어지지 않는 소셜미디어의 특수한 소통 환경에 주목했다. 이견에 대한 단순 접촉은 의견극화 정도와 유의미한 관계가 없다는 결과는 소셜미디어에서의 이견 관련 경험의 특수성을 잘 보여준다. 소셜미디어 상황에서 이견노출에 관한 기존의 연구는 ‘노출=토론’이라는 오프라인에서의 전제를 그대로 가져오는 경향이 있다. 예를 들면 이재국 등[12]의 연구에서는 정치적 의견이 다른 사람들과의 접촉 가능성 정도를 네트워크이질성(network heterogeneity) 수준으로 가늠했는데, 이질성이 높은 소셜미디어 네트워크를 지녔다고 해서 이들과 의미 있는 교류를 하는지 여부는 알 수가 없다. 본 연구는 단순한 접촉이 아니라 접한 의견을 비판적으로 이해하는 과정을 통해 숙의하고 이에 바탕해 이견을 지닌 이들과 의견을 나누는 교류 과정을 거칠 때만 탈양극화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음을 밝혔다.

따라서 양극화 논의에서 미디어의 역할에 대해 고민할 때, 정치적으로 반대되는 입장에 있는 시민들 간의 의미 있는 교류를 용이케 하는 환경을 조성하는 방안에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나아가 본 연구가 밝혀낸 비판적이해의 역할에 바탕해 후속 연구는 어떤 상황에서 시민들이 상대방의 목소리를 비판적으로 이해하고 의견을 나눌 수 있는지에도 초점을 맞춰야 할 것이다.

더불어 소셜미디어 사용이 이견노출과 양극화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논의를 이어감에 있어 소셜미디어 지형의 변화도 고려해야 할 것이다. 소셜미디어는 보편화한지 10년여 년에 불과함에도 정치영역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사용되며 시민들의 정치적 인식, 판단, 행동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42]. 그 사이 소셜미디어의 종류와 사용방식도 매우 다양해졌다. 특히 양극화 논의에서 폐쇄형, 연결형 소셜미디어의 사용을 구분해 연구할 필요가 있는데, 어떤 종류의 소셜미디어를 어떤 방식으로 사용하는가에 따라 이견노출 정도에 지대한 차이가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본 연구의 결과는 지인과의 교류를 주 목적으로 하는 오락적 소셜미디어 사용은 이견노출과 의미있는 관계가 없다고 밝혔으나 이용하는 소셜미디어의 종류를 세분화해 그 관계를 살펴본다면 결과는 달라질 수 있다. 예컨대 불특정 다수의 이용자가 이용하는 개방형 소셜미디어와 오프라인에서 이미 아는 사람들과의 교류가 주로 이뤄지는 폐쇄형 소셜미디어 내에서 교류하는 사람들의 성격이나 그 구성원들이 정치적 포스팅을 공유하는 정도에는 차이가 있을 것이다. 그에 따라 이용자들의 정치적 이견노출 정도도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다. 이는 후속 연구에서 고민해야 할 점이다. 또한 본 연구는 정보적 소셜미디어 사용과 오락적 소셜미디어 사용을 구분해 살펴보았으나, 본 연구에서 살펴본 오락적 사용의 영역은 친교 목적의 교류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다양한 오락적 소셜미디어 사용방식을 세분화해 이견관련 경험과의 관계를 알아볼 필요가 있다.

본 연구는 한계 또한 존재한다. 우선 양극화 정도를 특정 이슈에 대한 의견을 바탕으로만 측정한 점에 대해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다. 선행 연구들은 일반적으로 본 연구에서 측정한 것과 같은 이슈에 대한 양극화를 포함해 이념과 정당선호도 등에 대한 양극화 정도를 동시에 파악한다[12]. 하지만 설문조사 당시는 선거상황이 아니며, 대한민국 정치가 다당제인터라 이념과 정당 지지를 바탕으로 양극화 정도를 측정하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판단했다. 본 연구는 다양한 이견관련 경험과 의견극화 사이의 경로를 살폈지만, 특정한 한 시점에 모아진 단면데이터(cross-sectional data)에 바탕해 분석을 진행했다는 한계가 있다. 따라서 시간차에 따른 접촉, 이해, 교류, 양극화의 진행과정을 살펴볼 수 없었다. 후속 연구는 패널 웨이브 여론조사 데이터나 실험 연구를 통해 변인들 간의 인과관계를 밝혀야 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본 연구는 소셜미디어에서의 이견노출에 대한 좀 더 구체적인 개념화를 통해 양극화 완화의 조건과 경로를 밝힘으로써, 소셜미디어를 비롯한 온라인 커뮤니케이션 환경과 건강한 민주주의 확립의 관계를 둘러싼 더욱 생산적인 고민을 나눌 수 있는 의미 있는 시사점을 던진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Acknowledgments

본 연구의 일부 내용은 제1저자의 학위논문 일부를 발췌하여 재구성하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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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소개

윤지후(Ji Hoo Yoon)

2019년 : 이화여자대학교 (석사)

※관심분야: 소셜미디어(social media), 인터넷 숙의(online deliberation)

최지향(Jihyang Choi)

2014: Indiana University (커뮤니케이션학 박사)

2015년~현재: 이화여자대학교 커뮤니케이션·미디어학부 조교수

※관심분야: 디지털 저널리즘 (Digital Journalism), 정치커뮤니케이션 (Political Communication)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