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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urnal of Digital Contents Society - Vol. 19 , No. 9

[ Article ]
Journal of Digital Contents Society - Vol. 19, No. 9, pp. 1631-1639
Abbreviation: J. DCS
ISSN: 1598-2009 (Print) 2287-738X (Online)
Print publication date 30 Sep 2018
Received 23 Aug 2018 Revised 12 Sep 2018 Accepted 27 Sep 2018
DOI: https://doi.org/10.9728/dcs.2018.19.9.1631

VR 360 영상 콘텐츠에서의 서사적 사건 및 배경의 배치
이유나1 ; 박진완2, *
1중앙대학교 첨단영상대학원
2중앙대학교 창의 ICT 공과대학

Arrangement of narrative events and background in the contents of VR 360 video
You-Na Lee1 ; Jin-Wan Park2, *
1Department of Art and Technology, Chung-Ang University, Seoul 06974, Korea
2College of Human ICT, Chung-Ang University, Seoul 06974, Korea
Correspondence to : *Jin-Wan ParkTel: +82-2-850-5710E-mail: jinpark@cau.ac.kr


Copyright ⓒ 2018 The Digital Contents Socie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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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

VR 360 영상 콘텐츠는 이전 영상 콘텐츠와는 달리 필연적으로 관객이 부분적인 감상을 하게 되므로, 이에 대한 새로운 영상 언어 연구가 필요하다. 본 연구에서는 특히 VR 360 영상 콘텐츠가 360도로 배경이 확장되므로, 그 안에서 사건 요소와 배경 요소의 적절한 배치가 관객들의 시선을 유도하는데 주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는 점에 주목하였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서사적 관점에서 사건 요소 및 배경 요소의 배치에 초점을 맞춰, 선정 사례들의 양상을 분석하였다.

Abstract

VR 360 video contents requires new visual language research in that the viewer inevitably makes partial appreciation unlike traditional video contents. In this study, we paid attention to the fact that arrangement of events and background elements in the 360-degree extended background of VR 360 video contents will play a major role in guiding the audience. Therefore, this study focuses on the arrangement of events and background elements from a narrative point of view, and analyzed the aspects of VR 360 video contents cases.


Keywords: Virtual Reality, Contents, VR Contents, VR 360 Video, Narrative Events
키워드: 가상현실, 콘텐츠, VR 콘텐츠, VR 360 영상, 서사적 사건

Ⅰ. 서론

VR 360 영상 콘텐츠는 전‧후‧좌‧우‧상‧하 360도로 관객을 둘러싸고 재생되는 영상으로, 마치 현실에서처럼 관객이 자유롭게 보고자 하는 부분을 선택하여 영상을 감상하는 방식에서, 기존의 영상 콘텐츠와 구분된다. 즉 VR 360 영상 콘텐츠의 관객은 한정된 인간의 시야각 특성상[1], 360도 구 형태의 전체 영상 콘텐츠 중 어디를 볼 것인가에 대해 반드시 스스로 선택해야 하며, 그에 따라 이전 영상 콘텐츠와는 달리 필연적으로 ‘부분적인 감상’을 하게 된다[2]. 또한 VR 360 영상이 재생되는 내내 관객에 의해 매순간 선택된 장면들의 조합은 무수히 많은 경우의 수로 존재하게 되는데, 각 경우에 따라 영상을 통해 관객이 전달받게 되는 서사나 효과가 달라질 수 있다는 점도 기존 영상 콘텐츠와 차별화되는 핵심적인 특성이다[2].

이러한 VR 360 영상 콘텐츠만의 특성에 주목하여 이미 관련 분야 연구자들은 기존 영상 콘텐츠에 적용되던 영상 문법 및 연출법과는 다른, VR 콘텐츠에 적합한 새로운 영상 언어 연구가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VR 관련 기술 및 그에 따른 콘텐츠 개발 분야가 비교적 최근에 발전된 만큼, 해당 관련 연구들 또한 이제 막 시작 단계에 접어든 실정이다.

VR 시장은 지난 2016년을 기점으로 급격하게 성장했으며, 글로벌 리서치업체 디지캐피털은 이와 같은 증강‧가상현실 시장의 규모가 2020년까지 약 150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측했다[3]. 2017년 CES(Consumer Technology Association)의 주요 테마는 가상현실, 자동주행자동차, 드론이었다[4]. VR 분야의 급격한 성장은 HDMI를 중심으로 한 VR 하드웨어 및 기술, 소프트웨어, 인프라가 마련되고 비교적 저렴하게 보급되면서, VR 콘텐츠의 생산과 소비가 급증할 수 있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5].

그러나 VR 콘텐츠의 생산과 소비가 급속도로 증가했던 것에 비해 VR 콘텐츠 관련 선행연구가 동반되지 못하였으며, 그에 따라 아직까지 VR 콘텐츠 중 주도적인 킬러 콘텐츠 또한 등장하지 못한 실정이다[6]. AR 게임 분야의 킬러 콘텐츠로, 전 세계적으로 열풍을 일으켰던 ‘포켓몬 Go’는 증강현실이라는 매체의 특성에 적합한 콘텐츠 개발로 성공한 대표적인 사례이다. VR 콘텐츠 또한 매체의 특수성 분석을 기반으로 한 콘텐츠 연구와 개발이 병행되어야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VR 360 영상 콘텐츠의 경우 매체 특수성에 대한 고찰이 부족한 상태로 기존 영상 콘텐츠와 유사한 방식의 콘텐츠 제작이 지속된다면, 현재처럼 일회성, 소모성의 콘텐츠가 주로 생산‧공급되다가 일시적인 유행으로 그칠 가능성이 높다[5].

한편 VR 360 영상 콘텐츠 또한 창작자의 의도에 따라 하나의 이야기를 전달하고자 하는 서사물이다. 따라서 VR 360 영상 콘텐츠가 기존과는 구분되는 매체적 특수성을 지닌 콘텐츠라 하더라도 효과적인 스토리텔링 방안을 필요로 하는 서사물이라는 점에서, 서사적 관점에서의 분석 대상이 된다. 그러므로 기존의 서사 이론을 바탕으로 VR 360 영상 콘텐츠를 분석한다면, 이전 영상 콘텐츠를 포함한 서사물들과 VR 360 영상 콘텐츠 간의 비교가 가능해지며, 이를 통해 VR 영상 매체만의 서사적 특수성을 도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분석 연구를 통해 도출한 VR 영상 콘텐츠의 서사적 매체 특수성은, 향후 콘텐츠 제작에 있어 가이드라인으로도 활용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배경에서 본 연구에서는 매체의 특성을 비교적 잘 활용한 것으로 평가받는 VR 360 영상 콘텐츠들을 선정하여, 서사적 관점에서 사례 분석하고자 하였다. 본 연구에서는 특히 VR 360 영상 콘텐츠가 기존 영상 콘텐츠들과 달리 360도로 배경이 확장되므로, 그 안에서 사건 요소와 배경 요소의 적절한 배치가 선택적 관람을 해야만 하는 관객들의 시선을 유도하는데 주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는 점에 주목하였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서사적 관점에서 사건 요소 및 배경 요소의 배치에 초점을 맞춰, 선정 사례들의 양상을 분석하여 VR 360 영상 콘텐츠에 특화된 서사적 연출의 특색을 모색하고자하였다.


Ⅱ. 연구 방법

본 연구에서는 기존의 영상 콘텐츠를 포함한 서사물과 VR 360 영상 콘텐츠 간의 비교 분석이 가능하도록, 서사이론에 대한 문헌 연구를 바탕으로 서사적 관점에서의 이전 서사물들 및 VR 360 영상 콘텐츠의 사건 요소와 배경 요소에 대해 고찰하였다.

사례 분석 대상으로는 온라인상에 공개된 VR 360 영상 콘텐츠 중 매체의 특수성을 살려 효과적으로 연출한 것으로 주목받았던 국내‧외 VR 360 영상 콘텐츠 단편 4편을 선정하였으며, 3장에서 살펴본 서사적 관점에서의 사건 요소 및 배경 요소에 근거하여 4장에서는 콘텐츠 사례 분석을 진행하였다. 본 연구에서 사례 분석 대상으로 선정한 4편의 콘텐츠는 표 1과 같다. VR 360 영상 콘텐츠의 영역은 김지윤이 제시한 전‧후‧좌‧우‧상‧하의 총 여섯 영역으로 구분하여 분석을 진행했다[7].

Table 1. 
Content case analysis list
Contents genre URL

Help
Vr short film https://www.youtube.com/watch?v=G-XZhKqQAHU[8]

Pearl
VR short animation https://www.youtube.com/watch?v=WqCH4DNQBUA[9]

innisfree _ color mask VR 360
VR AD https://www.youtube.com/watch?v=zrEmwQO4sKs[10]

Hit the stage _Jblack VS Jpink, Crew Dance Battle
VR AD https://www.youtube.com/watch?v=UT3JQgaq_Dk[11]


Ⅲ. 서사물에서의 사건 및 배경에 대한 고찰
3-1 서사물의 구조 및 구성 요소

러시아 형식주의의 영향으로 발생하여, 구조주의의 산물인 서사학은 서사물에 대한 형식과 내용 그리고 기능에 대한 연구 분야이다[12]. 프랭스는 서사학에 대해 ‘모든 서사물의 서사물로서의 공통점과 상이점을 연구’하는 학문으로 정의했다[13].즉 서사학에서는 문화적 담화를 넘어서 다양한 서사 현상들을 대상으로 서사적 의미에 있어서의 공통점과 매체에 따른 상이점에 대해 연구하며, 그중 특히 서로 다른 형태와 매체로 이루어진 서사물들에 공통적으로 내재하는 보편 구조에 주목한다[14]. 오늘날 서사학은 텍스트 중심의 문학을 넘어 가장 대표적인 서사물로 자리한 영상 콘텐츠와 컴퓨터 게임, 광고 등 대중매체의 스토리텔링에 대한 통합적인 논의에 있어서 가장 원론적인 방법론을 제공해주고 있다[12].

일반적으로 서사란 어떠한 시공간 속 일련의 사건들이 재현되는 이야기 구조로 정의할 수 있다. 이에 따라 모든 서사물은 구조적으로 두 가지 층위의 결합으로 구성되는데, 스토리 층위와 담화 층위이다. 스토리(이야기)가 ‘누구에게 어떤 사건이 일어났는가?’에 대한 서사의 내용이자 서술 대상이라면, 담화는 ‘그 이야기가 어떻게 전달되는가?’와 관련된 서사의 서술‧전달 방식이라고 볼 수 있다. 또한 이는 학자에 따라 스토리와 플롯, 미토스(mythos)와 로고스(logos), 파불라(fabula)와 수제(sjuzet)로 구분되기도 한다[12].

한편 채트먼은 기존 문학 중심의 언어 매체에 한정된 서사가 아닌, 매체적 차이에도 불구하고 공통되는 서사 특성에 주목하여, 매체적 차원에서의 서사학을 보여준 대표적인 이론가다. 즉 채트먼의 서사 이론은 텍스트 중심의 서사물에 한정되었던 이전 서사 이론들과 달리, 소설과 영화를 포괄한 서사물의 미학적 특성에 집중하며, 서사 이론의 대상을 영상 서사물로 확장시켰다[14].따라서 본 연구에서도 서사적인 관점에서 매체적 특수성에 의해 기존 영상 콘텐츠와는 다른 특성을 보일 것으로 예상되는 VR 360 영상 콘텐츠 분석을 위해, 채트먼의 이론을 바탕으로 분석 요소를 도출하고자 하였다. 서사학에서 사건이 체계적으로 논의되기 시작한 것 또한 채트먼의 이론이 계기가 되었기에, 사건 요소를 중심으로 서사물을 분석함에 있어 채트먼의 이론이 분석 근거로 적합하다고 판단했다.

채트먼은 서사에서의 스토리 층위가 다시 사건들(events)과 존재자들(existents)로 구성된다고 나누었으며, 서사란 스토리상의 사건들이 담화에 의해 미적으로 변환된 것으로 바라보았다. 사건들 간의 위계 질서 및 배치를 통해 하나의 서사가 완성되는 만큼, 서사물에서의 사건은 주요한 구성요소가 된다. 사건은 다시 플롯의 논리에 기여하는 주요 사건들인 중핵(kernel) 사건과 그 외의 부차적인 사건들인 위성(satellite) 사건으로 나뉜다. 중핵 사건의 경우, 서사의 흐름상 중요한 구성 요소로 생략될 경우 전체 서사물의 논리가 손상되는 사건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위성 사건의 경우, 서사물 상에서의 생략이 가능하며, 그 역할은 미학적인 차원에서 중핵 사건을 보완하여 서사적 표현을 풍부하게 해주는 것이다[14]. 그러나 채트먼은 서사물에서 배경을 비롯한 존재자들(existents)이나 위성 사건이 중핵 사건이나 플롯에 비해 결코 덜 중요한 요소는 아니며, 특히 현대적 서사물은 중핵 사건의 연속적인 배치에 집중하는 고전적 서사물에 비해 전체 서사의 분위기를 정교하게 하는 관점에서 이들 요소의 역할이 확장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13].

한편 담화 층위 차원에서 배경 요소에 대한 묘사가 360도로 확장되어 전달되며, 서사물의 전체 흐름상 중요한 중핵 사건이 진행되는 시점에서 관객이 중핵 사건이 아닌 배경 요소 또는 위성 사건을 선택하여 바라볼 수 있는 VR 360 영상 콘텐츠에서는, 스토리상의 중핵 사건과 위성 사건, 배경의 배치가 이전의 서사물들과 다른 특성을 보이며, 그 비중이 더 중요해질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그러므로 기존 문헌 연구를 통해, 서사적 관점에서의 사건과 배경을 중심으로 이전 서사물들과 VR 360 영상 콘텐츠를 비교 분석한다면, 상이점을 기준으로 VR 360 영상 콘텐츠만의 서사적 매체 특수성을 분석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3-2 각 서사물에서의 사건 요소, 배경 요소, 서사 수용방식

일부 서사 이론가들은 서사학의 연구 대상을 문학, 즉 언어 서사물로 한정하기도 했었으나, 현대에 이르러 영화, 애니메이션, TV 드라마 등을 포함한 영상 서사물이 가장 대표적인 대중 서사물로 자리 잡았다. 그에 따라 오늘날의 대중 서사물들과 문학으로 분류되던 서사물들 간의 매체적 특수성과 서사물로서의 보편적 공통 구조를 밝히려는 연구들이 지속되어왔다. 특히 서사의 매체 간 이동이 활발해지고 스토리텔링 및 원소스 멀티유즈(OSMU,one source multi use)에 대한 개념이 주목받기 시작하면서, 관련 분야 연구들 또한 활발히 이루어졌다.

한편 VR 360 영상 콘텐츠는 이전의 영상 서사물과는 또 다른 매체적 특수성을 지닌다는 것이 선행 연구자들의 공통된 의견이다[3],[15]. VR 360 영상 콘텐츠만의 서사적 특수성 분석을 위해 이전의 대표적인 서사물인 언어 서사물, 영상 서사물과의 상이점을, 서사적 ‘사건 요소’ 및 ‘배경 요소’, ‘담화 층위에서의 관객 수용 방식’ 차원에서 살펴보았으며 그에 대한 내용은 표 2와 같다.

Table 2. 
Characteristics by narrative type
Narrative type Event element Background element How the audience accepts narrative
Language Narrative Event elements are presented sequentially[14]. The audience receives sequential deliveries of events and background elements as intended by the producer[16]. The audience receives sequential deliveries of events and background elements as intended by the producer[14].
Video Narrative Event elements are presented sequentially[14]. Unless there is a creator's intention, description can't be omitted[12]. The audience receives sequential deliveries of events and background elements as intended by the producer[14].
VR 360 Video Narrative Simultaneous presentation of kernel events and satellite events is possible. description expands 360 degrees as in reality. As the audience is given the freedom to choose the viewpoint, narrative is accepted according to the will of the audience[3],[17].

언어 서사물에서 사건 요소는 중핵 사건과 위성 사건의 조합 형태로 순차적으로 제시되며, 관객은 이에 대해 창작자의 의도대로 선조적으로 수용하는 방식이다. 언어 서사물 중 고전 작품들의 경우, 사건 요소가 주로 중핵 사건들의 연속적인 배치로 구성된다는 특성이 있다[14]. 한편 언어 서사물에서의 배경 요소는 묘사가 얼마든지 생략될 수 있다는 점에서 다른 서사물들과 구분된다. 프랭스는 언어 서사물에서 반드시 사건들이 일어난 배경을 암시하지 않아도 될 뿐만 아니라, 그 사건들의 서사가 어디에서 이루어지는 지 언급할 필요가 없으며, 서사의 장소는 주제나 구조면에서 기능을 하거나 인물 구성의 한 기법으로서 기능한다고 언급하였다[16].

그러나 영상 서사물에서의 경우 별도의 창작자 의도가 있지 않은 이상, 배경 요소에 대한 생략이 결코 불가능하여 반드시 배경에 대한 묘사가 이루어진다. 이에 대해 서정남은 ‘영상은 필연적으로 어떤 장소와 시간을 함의하지 않을 수 없는 것’으로 보았으며, 이는 서사 속 장소, 공간 제시와 묘사에 있어서 커다란 이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12]. 영상 서사물 내에서의 배경에 대한 묘사는 단독으로 이루어지기도 하나, 대체적으로 사건 요소와 더불어 자연스럽게 제시되는 편이다. 그에 따라 언어 서사물에 비해, 영상 서사물에서 배경 요소는 관객이 맥락을 이해하고 수용하기에 수월하게 제시된다고 볼 수 있다. 그 외의 사건 요소 및 관객 수용 방식에 있어서 영상 서사물은 이전 언어 서사물과 마찬가지로 중핵 사건과 위성 사건의 조합이 창작자의 의도대로 순차적으로 관객에게 전달된다.

VR 360 영상 서사물은 이러한 세 가지 차원에서 모두 이전 서사물들과 큰 상이점을 보인다. 우선 현실에서처럼 360도로 확장되어 그 역할이 확장된 배경 요소와 그러한 360도 배경 내에서 중핵 사건과 위성 사건이 얼마든지 동시다발적으로 제시가 가능하다는 점이 VR 360 영상 서사물의 두드러진 특성이다. 그로 인해 관객은 360도로 펼쳐진 배경 내에서 중핵 사건과 위성 사건, 또는 배경 묘사 중 어느 부분을 감상할 것인지 스스로 시점을 자유롭게 선택하여 서사를 수용하게 되는데, 많은 선행 연구자들이 이처럼 시점을 선택하는 권력이 관객에게 부여되는 점을 VR 영상 콘텐츠의 핵심적인 특성으로 꼽았다[3], [17].

이러한 세 가지 차원에서 도출한 특성들은 VR 360 영상 서사물이 이전 서사물들과 구분되게 할 뿐만 아니라, 콘텐츠 제작 및 연출에 있어서도 반드시 이전과는 다른 접근법이 필요함을 암시한다. 앞서 언급하였듯이 VR 360 서사물에서 주요한 중핵 사건이 진행되는 시점에도 관객은 얼마든지 의지대로 위성 사건 또는 배경 묘사를 선택하여 감상하다가 서사적 흐름을 놓칠 수 있다. 결국 VR 360 서사물의 제작자는 관객이 선택할 수 있는 모든 경우의 수를 최대한 고려하여 보다 정교하게 콘텐츠를 설계해야 한다. 실제로 2015년 선댄스 영화제에 출품된 VR 애니메이션 작품 로스트(Lost)의 제작진들은 관객들이 배경 묘사 요소 및 위성 사건에 해당하는 부분을 감상하느라 메인 캐릭터가 처음 등장하는 부분을 놓치는 경우가 많아, 이를 보완하였다고도 밝혔다[18]. 이와 같은 사례는 VR 360 영상 콘텐츠에서 관객이 중핵 사건 대신 배경 및 위성 사건을 선택하여 감상할 수 있을 만큼 배경 및 위성 사건의 비중이 확대되었으며, 창작자의 의도대로 관객들의 시선을 유도하기 위해서는 사건 요소와 배경 요소 간 강약을 고려한 배치가 필요함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한편 창작자의 의도대로 관객의 시선을 유도하고자 노골적으로 위성 사건 및 배경 요소의 비중을 축소하고 중핵 사건의 비중만 강조한다면, 해당 서사물은 VR 360 영상 콘텐츠로 제작한 의미를 잃은 콘텐츠가 되어버릴 것이다. 따라서 효과적인 관객의 시선 유도를 위한 사건과 배경 요소 간 배치 양상 및 연출의 특성을 살펴보기 위해서는, 매체적 특성을 살려 비교적 우수하게 표현한 것으로 평가받는 VR 360 영상 콘텐츠들의 제작 사례를 분석하는 과정의 선행이 필요하다.


Ⅳ. VR 360 영상 콘텐츠에서 나타나는 서사적 사건 및 배경의 배치 사례 분석
4-1 VR 360 단편 영화, <HELP>

<HELP>는 LA 차이나타운을 배경으로 갑작스런 외계 생명체의 등장에 쫓기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은 약 5분간의 VR 액션 단편 영화이다. 본 작품은 실사로 촬영한 배우들의 연기와 배경 영상에 시각적인 특수효과를 더해, 360도로 펼쳐진 가상의 공간과 이야기를 표현했다. 해당 콘텐츠는 롱 테이크(long take)로 촬영되었으며, 카메라 무빙에 따라 배경이 자연스럽게 연속적으로 변화하도록 구성되었다. 처음 도로를 따라 나타난 도시의 모습에서 점차 지하철 내부, 전차 안, 전차 밖 터널, 공터로 배경이 역동적으로 이동하며, 관객에게 마치 그 공간에 있는 듯한 현존감과 사건 진행의 긴장감을 제공했다.

한편 작품에서의 중핵 사건은 갑작스레 하늘에서 도시의 고가도로 아래로 떨어진 외계 생명체와 외계 생명체가 떨어뜨린 무언가를 줍게 된 여자 주인공, 그리고 남자 경찰관의 쫓고 쫓기는 사건이라 볼 수 있다. 그에 따라 위성 사건은 중핵 사건에서의 등장 요소를 제외한 다른 등장인물들의 행동이다. 다른 사례 분석 콘텐츠들과 달리 해당 콘텐츠에서는 중핵 사건의 발생 자체가 전면, 좌면, 우면, 후면, 상면에 걸쳐 매우 골고루 배치되는 것으로 관찰되었다. 카메라 무빙에 따라 전면에 나타났던 중핵 사건이 자연스럽게 다른 영역으로 이동되는 장면도 있었다.

무엇보다도 중핵 사건 자체를 불연속적인 두 영역에 배치하는 연출도 자주 보였는데, 처음 외계 생명체가 등장할 때 여자 주인공이 관련 물건을 줍는 모습이 각각 좌면과 그 반대편인 우면에 배치되는 장면이나, 지하철 안에서 주인공들이 외계 생명체에 쫓기는 장면에서도 좌면과 우면 또는 전면과 후면에 배치되는 장면이 그 예이다. 그로 인해 관객은 선택적으로 쫓기는 여자 주인공과 남자 경찰관을 보거나, 이들을 쫓는 외계 생명체를 봐야했다. <Help>의 해당 장면 연출과 관련하여 김윤정은 시점 연속성의 불편한 예로 선정했으며, 관객이 지속적으로 고개를 돌려 콘텐츠를 감상해야하는 탓에 어지러움을 유발할 수 있고 서사적으로 놓치는 정보가 발생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19].

Table 3. 
Arrangement of narrative events and background in <Help>
Background element Event element Arrangement
-The background is dynamically changed by camera moving. - Kernel events
: Behavior of alien, female protagonist, male policeman

- Satellite events
: Behavior of other characters except the main characters
- Kernel events are deployed in various directions.

- Kernel events are arranged discretely, leading to Selective viewing of the audience.

- The dynamic changes in the background provide the audience with a sense of presence.

4-2 VR 360 단편 애니메이션, <Pearl>

VR 단편 애니메이션인 <Pearl>은 2016년 공개된 이후로 2017년 제 89회 아카데미 시상식 애니메이션 단편 부문에 후보작으로 오르며, VR 360 영상 콘텐츠의 가능성을 보여준 작품이다. 선행연구에서도 VR 360 영상 콘텐츠의 시점, 디지털 리얼리즘적 특성, 미장센 등의 분석을 위해 연구 사례로도 빈번히 선정되었던 작품이다. 작품은 펄이라는 이름의 자동차 내부 공간을 작품 내내 공통된 배경으로 삼아, 시간의 흐름에 따라 성장해가는 뮤지션 딸과 아버지의 이야기를 약 6분간의 영상으로 표현했다. <Pearl>은 기존의 VR 360 단편 영상 콘텐츠들이 앞선 사례인 <Help>와 같이 컷(cut)을 사용하지 않는 롱 테이크 연출 기법을 자주 활용하는 것에 비해, 총 38 쇼트(shot)로 구성되어 26개의 다양한 배경 변화를 통해 시간과 계절의 변화를 보여주었다[20]. 그러나 작품 내내 차 안이라는 배경은 고정이 된 상태에서 차 밖의 배경만이 변화하는 방식으로 배경을 제시하여, VR 360 단편 영상 콘텐츠에서 잦은 배경 변화에 관객이 받을 수 있는 혼란을 방지했다. 또한 차 밖으로 다양하게 변화하는 배경 요소들은 비록 사건 요소가 아니더라도 관객에게 사건 요소만큼의 풍부한 볼거리를 선사했다.

한편 카메라는 내내 차 안의 운전석 옆자리에 위치된 상태이며, 첫 화면에서 작품 제목이 제시되는 방향을 전면으로 기준 삼았을 때 차 내부 운전석과 운전석의 뒷자리 일부 공간이 작품 내내 화면의 전면에 등장하게 된다. 아버지와 딸의 이야기가 작품의 주제인 만큼 영상에서의 중핵 사건은 딸과 아버지가 등장하는 부분으로 볼 수 있는데, 그에 따라 중핵 사건은 차 안 운전석과 그 뒷자리 공간의 내‧외부에 해당하는 화면의 전면과 좌면에서 주로 발생하는 것으로 관찰되었다. 가끔 딸이 반딧불을 붙잡는 장면이나, 차의 앞 유리 외부로 바닷가에서 딸이 친구들과 노는 장면과 고장난 차가 견인되는 것을 바라보는 딸의 모습 장면에서 드물게 중핵 사건이 각각 상면‧우면에서도 발생했다. 해당 콘텐츠는 360도로 비교적 볼거리가 풍부한 배경 요소가 제시됨에도, 중핵 사건은 주로 전면부에서 발생함을 관객에게 인지시켜 서사적 흐름을 놓치지 않을 수 있도록 설계된 것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영상의 중반부에서 딸과 아버지가 다투는 장면에서는 이러한 대립을 상징하듯, 딸과 아버지를 각각 화면의 전면‧후면에 불연속하게 배치하여 사용자가 둘 중 하나를 선택적으로 바라봐야하는 상황을 연출하였다. 위성 사건은 딸과 아버지 외 인물인 딸의 친구들이 등장하여 행동하는 요소들로 볼 수 있는데, 주로 화면의 좌면, 전면, 우면, 후면에 등장하며 중핵 사건과는 그 위치가 연속적으로 배치되는 것을 관찰할 수 있었다. 또한 딸이 친구들과 운전하여 이동하는 장면에서는 중핵 사건과 위성 사건이 전면, 좌면, 우면, 후면에 동시에 배치되는 장면도 있었다.

Table 4. 
Arrangement of narrative events and background in <Pearl>
Background
element
Event
element
Arrangement
- The background is changed by 38 shots. - Kernel events
: Behavior of father and daughter

- Satellite events
: Behavior of other characters except the main characters
- The direction in which kernel events and satellite events occur is relatively constant and continuous.

- The direction in which the kernel event occurs is largely fixed.

- The kernel events, which are confronted by the two protagonists, are discontinuously arranged in two directions to induce audiences' selective viewing.

- The changes in the background by 38 shots provided audience with a wealth of spectacle.

4-3 VR 360 광고, <이니스프리 - 컬러마스크 VR 360>

화장품 브랜드 이니스프리는 당시 신제품이었던 ‘컬러마스크’에 대한 광고 방안으로, 11인조 남성 K-POP 아이돌 그룹인 워너원을 모델로 내세워 VR 광고 영상 콘텐츠를 제작했다. 해당 콘텐츠는 관객이 워너원 멤버들의 숙소를 직접 방문하는 컨셉의 약 6분 분량 VR 영상물로, 제품의 예상 고객층이 선호하는 광고 모델과 같은 공간에서 함께 있는 듯한 경험을 제공하는 동시에 자연스럽게 제품을 노출시켜 광고 효과를 높이고자 했다. 실제로 해당 콘텐츠는 유튜브에 공개되면서 빠른 시간 안에 높은 조회수를 기록하였으며, 당시 명동을 비롯한 4개의 매장에서 직접 ‘컬러마스크 360도 VR 영상 체험존’을 운영하였다.[21] 실제 인물에 부착한 카메라 촬영을 통해 영상 속 인물들과 관객이 직접 상호작용하는 듯한 연출과 11명의 멤버들 중 선호하는 인물을 선택적으로 바라볼 수 있다는 점에서, 관객들로부터 높은 호응과 더불어 VR 360 영상 콘텐츠의 특성을 잘 활용한 콘텐츠로 평가받았다.

해당 콘텐츠의 배경은 2층으로 구성된 건물의 내부로 비교적 간략하게 표현되었으며, 카메라를 부착한 인물의 동선에 따라 카메라 무빙이 이루어져 배경이 종종 변화한다. 이때 다소 밋밋할 수 있는 배경 요소 구성의 보완을 위해, 등장인물들이 카메라에 가까이 다가오고 멀어지는 거리 조절로 변화를 연출한 것으로 분석된다.

콘텐츠의 첫 화면 중 가운데로 맞춰달라는 안내 문구의 방향을 전면으로 기준 삼았을 때, 콘텐츠 내내 중핵 사건은 화면의 전면에서만 이루어지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한편 중핵 사건은 화면 전면에서 관객을 대신하여 카메라를 부착한 인물과 멤버와의 직접적인 상호작용을 하는 사건이었으며, 그 외에 주변에서 이를 바라보고 나름의 반응을 하는 다른 멤버들의 행동들은 위성사건으로 분류했다. 중핵 사건에 등장하는 멤버는 지속적으로 변화했으며, 위성 사건은 주로 좌면, 우면에서 발생했다. 사용자에 따라서는 중핵 사건보다도 선호하는 멤버의 이동에 집중하는 경우도 많았는데, 위성 사건 또한 좌면, 우면, 전면에 주로 배치되어 사건 요소는 3영역 내에서 연속적으로 배치되었다고 볼 수 있었다.

Table 5. 
Arrangement of narrative events and background in <innisfree _ color mask VR 360>
Background element Event element Arrangement
- A single simple space

-The
background is dynamically changed by camera moving.
- Kernel events
: Direct interaction between the person with the camera and the K-pop group member.

- Satellite events
: Behavior of other group members
-The direction in which kernel events and satellite events occur is relatively constant and continuous.

- The direction in which the kernel event occurs is fixed.

- A single, simple space guides the audience to focus on the events.

- Adjust the camera-to-subject distance to compensate for the lack of background description.

4-4 VR 360 광고, <Hit The Stage - 제이블랙 VS 제이핑크, 크루 댄스 배틀>

해당 콘텐츠는 2016년 7월에 방영을 앞두었던 Mnet의 예능 프로그램인 ‘힛 더 스테이지’의 홍보 차원에서 제작되었던 VR 광고 영상 콘텐츠로, K-POP 스타와 전문 댄스 크루가 팀이 되어 대결을 하는 프로그램의 내용에 맞춰, 두 댄스팀이 춤 대결을 선보이는 현장을 VR 360 영상으로 표현하였다. 각각 다른 장르의 안무를 소화하는 두 댄스팀을 실시간으로 볼 수 있다는 점 외에도, 각 댄스팀의 메인 댄서 둘과 심사자로 보이는 3인의 인물이 동일 인물로 표현되었다는 점에서 관객들은 실제로는 볼 수 없는 광경을 VR 영상을 통해 경험할 수 있었다는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표현하는 춤의 장르에 따라 활동명을 각각 제이블랙, 제이핑크로 구분했던 유명 안무가 조진수를 등장시켜, 해당 콘텐츠를 통해 실제로는 동일 인물인 제이블랙과 제이핑크가 상호작용하며 춤 대결을 선보이는 가상의 현장을 연출한 것이다.

약 1분 50초 분량의 영상 안에서 배경은 단일 공간으로 영상 내내 카메라를 고정하여 촬영한 방식으로 제시되며, 어두운 건물의 실내에 벽과 바닥이 접하는 면과 천장, 그리고 설치물에 동일한 형광등의 조명을 설치한 공간이다. 처음 오프닝 화면에 프로그램 로고가 등장하는 방향을 화면의 전면으로 기준 삼았을 때 화면의 후면과 하면에 프로그램 로고 및 방송 일자가 노출되도록 합성이 되었는데, 이는 VR 360 영상 콘텐츠 특성 상 사용자가 전체 영상의 배경을 둘러보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프로그램이 홍보되도록 설계한 것으로 보인다. 해당 콘텐츠에서도 사건 요소 강조를 위해 배경 요소가 다소 밋밋하게 표현되었으며, 이를 보완하기 위해 등장인물들이 카메라에 가까이 다가오고 멀어지며 거리를 조절하는 연출이 관찰되었다.

한편 화면의 전면에는 심판자로 보이는 인물이 의자에 앉아 등장하여 좌면, 우면에 배치된 양 댄스팀을 바라보다 후반부에는 이들과 함께 안무를 맞춰 추는 모습을 보여준다. 각각 좌면, 우면에 배치된 댄스팀들은 다른 장르의 춤을 교대로 선보이는데, 이는 각 댄스팀의 반응 및 심판자가 바라보는 방향을 통해 관객은 현재 춤을 선보이는 팀이 어느 팀인지 힌트를 얻어 감상할 수 있다. 다만 한 팀이 춤을 선보이는 와중에도 심판자 및 상대팀은 나름의 호응이나 동작을 지속하고 있으며, 영상 후반부에서는 두 팀과 심판자 모두 동일한 안무에 맞춰 춤을 선보여, 관객은 어디를 감상할 것인지 스스로 선택해야 한다. 즉 해당 콘텐츠에서 사건 요소는 전면, 좌면, 우면에서 발생하고 있는데, 주로 댄스팀이 배치된 좌면과 우면에서 주로 중핵 사건과 위성 사건이 번갈아 발생했다면 심판자가 등장하는 전면에서 주로 위성 사건이 발생했다. 다만 두 댄스팀과 심판자가 동시에 춤을 추는 영상 후반부에서는 중핵 사건이 배경 내에서 전면, 좌면, 우면의 3영역으로 펼쳐져 발생했다고 볼 수 있다. 전체적으로는 영상 내내 주로 사건이 발생하는 방향이 일정했으며, 중핵 사건과 위성 사건의 배치 또한 전면, 좌면, 우면의 3영역 안에서 연속적으로 배치되었다.

Table 6. 
Arrangement of narrative events and background in <Hit the stage _ Jblack VS Jpink, Crew Dance Battle>
Background element Event element Arrangement
- A simple single space shot with a fixed camera

- Space without events is used as advertising element.
- Kernel events
: Two dance teams and the judges participating in the dance battle

- Satellite events
: The reaction of the judges and the dancing team when the relative dance team dances
-The direction in which kernel events and satellite events occur is relatively constant and continuous.

- The direction in which the kernel event occurs is fixed.

- A single, simple space guides the audience to focus on the events.

- Adjust the camera-to-subject distance to compensate for the lack of background description.


Ⅴ. 결론

VR 콘텐츠의 생산과 소비가 급증하기 시작한 시점에서, 어떤 이야기를 어떠한 방식으로 VR 360 영상 콘텐츠로 담아낼지에 관한 매체 차원의 논의는 한동안 지속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맥락에서 본 연구에서는 VR 360 영상 콘텐츠의 배경 요소가 360도로 확장된 점, 그 안에서 서사적인 중핵 사건 및 위성 사건이 동시다발적으로 배치될 수 있다는 점, 그로 인해 관객은 어디를 바라볼 것인지 선택해야하며 부분적인 관람을 피할 수 없게 되었다는 점에 주목했다. 온라인상에 공개되었던 VR 360 영상 콘텐츠 중 비교적 매체적 특성을 잘 활용한 것으로 평가받은 콘텐츠들을 대상으로 사례 분석을 한 결과, 서사적 사건 및 배경의 배치 관점에서 VR 360 영상 콘텐츠의 특성을 도출할 수 있었다.

360도로 확장된 VR 360 영상 콘텐츠의 배경 요소는, 관객이 사건 요소에 집중할 수 있도록 간소화하여 표현할 것인지 또는 관객이 생생한 현존감과 역동적인 볼거리를 제공받을 수 있도록 설계할 것인지 사이에서 창작자가 전달하고자 하는 의도에 따라 선택적으로 표현되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전자의 경우, 주로 카메라를 고정하여 단일 쇼트로 촬영하거나, 카메라 무빙이 있고 다수의 쇼트로 촬영될 경우 비교적 배경 공간을 단순하게 설계하는 것으로 관찰되었다. 이는 관객이 배경을 둘러보는 과정이 오래 지속되지 않도록 하여, 사건 요소에 집중할 수 있게끔 의도한 것으로 분석된다. 다소 밋밋해질 수 있는 전자의 연출을 보완하고자, 피사체가 카메라에 다가가고 멀어지는 거리감 조절을 통해 변화를 유도하는 연출이 활용되었다. 한편 후자의 경우, 카메라 무빙을 통해 역동적인 배경의 변화를 관객에게 전달하여 전체 작품의 분위기를 생생하게 느낄 수 있도록 하거나, VR 360 영상 콘텐츠로는 드물게 다수의 쇼트로 촬영되어 관객이 시공간의 변화를 느낄 수 있도록 구성된 것으로 관찰되었다. 이때 배경 요소의 다채로운 변화는 관객에게 풍부한 볼거리와 현존감을 제공하는 대신 사건 요소에 대한 관객의 집중력을 방해할 수 있어, 전자에 비해 사건 요소의 배치에 대한 고려가 심화되어야 할 것으로 분석되었다.

VR 360 영상 콘텐츠의 사건 요소에 대한 표현은 매체 특성상 중핵 사건과 위성 사건이 동시다발적으로 배치될 수 있으며 관객이 사건 대신 배경 관람을 선택할 수 있는 만큼, 전체 콘텐츠 내에서 사건 요소들을 전‧후‧좌‧우‧상‧하의 6개 영역에 어떻게 배치하여 관객의 시선을 유도할 것인가가 관건인 것으로 분석되었다. 다수의 사례에서 대체적으로 콘텐츠 내내 중핵 사건이 발생하는 영역은 어느 정도 고정되어 표현되었으며, 이는 관객이 중핵 사건이 주로 발생하는 방향을 인지할 수 있도록 설계하여 관객의 시선을 자연스럽게 유도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되었다. 특히 처음 콘텐츠가 시작하는 오프닝 부분을 포함하여 콘텐츠 전체에서 주로 전면에 중핵 사건이 배치되는 것이 관찰되었다. 한편 위성 사건의 경우에도 주로 중핵 사건과 영역 상 시각적으로 연속성 있는 배치가 이루어지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이 또한 관객이 위성 사건을 감상하다가도 중핵 사건으로 시선이 빠르게 돌아올 수 있도록, 또는 중핵 사건의 존재를 잊지 않도록 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드물게 중핵 사건과 위성 사건이 3개 영역 이상에서 넓게 파노라마처럼 펼쳐져 배치되는 장면도 있었는데, 관객에게 풍부한 볼거리를 제공하며 시점 선택의 기회를 넓혀주었으나 상대적으로 중핵 사건에 대한 집중도가 떨어질 수 있어 주요한 중핵 사건이 발생하는 장면에서는 이러한 연출 기법을 활용하지 않았다. 이때 중핵 사건의 경우, 이전 장면에서 중핵 사건이 발생했던 영역과 동일한 방향에 연속적으로 배치하여 관객이 해당 방향을 쉽게 인지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한편 VR 360 영상 콘텐츠만의 독특한 연출이라고 할 수 있는 ‘중핵 사건의 불연속적인 배치’가 관찰되었다. 이는 중핵 사건의 중요 구성 요소인 등장인물들이 각각 반대 영역에 불연속하게 배치되어, 관객으로 하여금 선택적인 관람을 피할 수 없도록 유도하고 그에 따라 각기 다른 감상 및 서사 수용이 가능하도록 한 연출이다. 이러한 연출은 관객에게 전달되는 정보의 노출량을 조절하여, 서사에 대한 다양한 해석 및 관객의 적극적인 정보 탐색을 유도해 작품에 대한 몰입을 상승시킬 수 있을 것으로도 기대된다. 그러나 관객이 전체 서사의 흐름을 놓칠 가능성이 있으며, 관객의 잦은 관람 방향 변환은 어지러움 및 멀미를 유발할 수 있으므로 이에 대한 유의가 필요하다.

관객의 시선을 자연스럽게 유도하여 VR 360 영상 콘텐츠가 하나의 이야기를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서사물로 기능할 수 있도록 하는 장치는 사건 및 배경의 배치 외에도 사운드, 조명, 이미지 밀도, 배우들의 연기 등 다양하게 존재한다. VR 360 영상 콘텐츠를 통해 매력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 서사는 어떤 것이며, 어떠한 연출이 필요한지에 대한 논의는 향후에도 지속되어야 할 것이다. 영상 서사물이 언어 서사물을 넘어 대표적인 대중 서사물이 되기까지 서사물로서의 공통점과 상이점에 대한 연구 및 제작이 오랜 기간 지속되었던 만큼, VR 360 영상 서사물에 대한 실험과 논의도 확대될 것으로 예측된다. 그러한 맥락에서 본 연구는 서사적인 관점에서 VR 360 영상 서사물을 분석한 기초 연구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향후에는 VR 360 영상 콘텐츠의 장르별 다양한 사례 분석과 더불어 사용자 실험을 병행한다면, 보다 심층적으로 서사물로서의 매체적 특수성을 밝혀낼 수 있을 것이다. 이미 VR 360 영상 콘텐츠가 이전 서사물들과 달리 플롯에 별다른 영향을 주지 못했던 배경 및 위성 사건의 비중이 확대되었고 그로인해 관객에게 시점 선택의 자유가 생긴 특성이 관찰된 만큼, VR 360 영상 콘텐츠를 서사학적 체계 안으로 포함시키기 위한 새로운 서사적 개념 및 용어 창안의 과정이 필요해질 것으로도 예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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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나(You-Na Lee)

2011년 : 연세대학교 도시공학과 (공학사)

2014년 : 중앙대학교 첨단영상대학원 영상학과(공학석사)

2016년~현재: 중앙대학교 첨단영상대학원 영상학과 재학 중

※관심분야: Video Contents, VR Contents, VR 360 Video

박진완(Jin-Wan Park)

1995년 : 중앙대학교 컴퓨터 공학과(공학사)

1998년 : Pratt CGIM Computer Media(MFA)

2003년 3월 ~ 현재 : 중앙대학교 창의 ICT 공과대학 소프트웨어학부 교수

※관심분야: Art&Technology, Procedural Anima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