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rea Digital Contents Society
[ Article ]
Journal of Digital Contents Society - Vol. 26, No. 8, pp.2007-2015
ISSN: 1598-2009 (Print) 2287-738X (Online)
Print publication date 31 Aug 2025
Received 05 Jul 2025 Revised 21 Jul 2025 Accepted 31 Jul 2025
DOI: https://doi.org/10.9728/dcs.2025.26.8.2007

의식 복제 기술과 포스트 휴머니즘의 주체성 재구성에 관한 연구: <미키 17(Mickey 17)>을 중심으로

유명혜1 ; 한창완2, *
1세종대학교 공연·영상·애니메이션학과 박사과정
2세종대학교 창의소프트학부 만화애니메이션텍전공 교수
Reconstructing Posthumanist Subjectivity in Science Fiction Cinema: A Study of Mickey 17
Liu Minghui1 ; Chang-Wan Han2, *
1Ph.D. Course, Department of Performance·Film·Animation, Sejong University, Seoul 05006, Korea
2Professor, Department of Creative Soft, Major in Comics Animation Tech, Sejong University, Seoul 05006, Korea

Correspondence to: *Chang-Wan Han Tel: +82-2-3408-3248 E-mail: htank@sejong.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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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

SF 영화 <미키17(Mickey 17)>은 포스트 휴머니즘 이론의 주체성 재구성에 관한 관념을 기반으로 포스트 휴먼의 복제인간 주체에 관한 다양한 정체성을 중점적으로 표현했다. 본 연구는 <미키 17>을 중심으로 캐서린 헤일스(N. Katherine Hayles)의 포스트 휴머니즘 이론을 활용하여 영화에 나타난 탈본질화, 유동성, 기술적 매개성, 관계성 등 네 가지 유형의 재구성 메커니즘을 분석했다. 연구 방법은 텍스트 및 영상 기호 분석 방법을 활용하여 탈본질화-개술적 매개성, 유동성, 관계성으로 이어지는 단계적 분석의 틀을 구축했다. <미키 17>은 복제인간의 의식 복제 기술, 정체성의 협상 과정, 신체 간 감정 전달 등의 서사 스토리를 통해 탈중심화, 동적화, 기술화, 네트워크화가 이루어진 포스트 휴먼의 주체성을 보여주었다. 본 연구의 결과는 의식 복제, 신체의 대체 및 공존 메커니즘에 관한 선행 연구의 공백을 보완하고 SF 영화에서 포스트 휴먼의 주체성 이론에 관한 응용 범위를 확장했다.

Abstract

Grounded in the posthumanist conception of subjectivity reconstruction, the science fiction film Mickey 17 presents the maximal manifestation of the multiple identities of posthuman clones. This study focuses on Mickey 17 through the lens of N. Katherine Hayles’s posthumanist theory to analyze four mechanisms of subjectivity reconstruction portrayed in the film: de-essentialization, fluidity, technological mediation, and relationality. Employing a textual and visual semiotic analysis, this research constructs a progressive analytical framework encompassing these four mechanisms. Through narrative elements such as consciousness replication, identity negotiation, and intercorporeal emotional transmission, the film portrays a decentralized, dynamic, technologically mediated, and networked vision of posthuman subjectivity. This study fills a gap in the existing scholarship concerning the coexistence of consciousness replication and bodily replacement mechanisms and expands the theoretical application of posthuman subjectivity within the context of science fiction cinema.

Keywords:

Posthuman Subjectivity, Science Fiction Film, Identity Reconstruction, Technological Mediation, Ethical Relations

키워드:

포스트 휴먼의 주체성, SF 영화, 정체성 재구축, 기술적 매개성, 윤리적 관계

Ⅰ. 서 론

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ce, AI), 바이오 기술, 디지털 복제 등의 신기술이 급성장함에 따라 SF 영화에서 포스트 휴먼(Post-human)의 상태를 묘사하는 방법은 이론 연구의 핵심 과제로 주목을 받고 있다. 2025년 미국 작가 에드워드 애시턴(Edward Ashton)의 SF(Science Fiction) 소설 <미키 7(Mickey 7)>을 각색한 봉준호 감독의 영화 <미키 17(Mickey 17)>은 복제인간을 다루며 포스트휴먼의 주체성 연구에 새로운 방향을 제시했다. <미키 17>은 의식 전이 기술과 신체 대체 메커니즘을 논한 창의적인 SF 서사를 통해 여러 개의 신체에 하나의 의식이 존재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정체성의 위기, 윤리적 갈등, 주체성의 재구성 문제에 대해 탐구했다. 이는 디지털 시대의 포스트 휴먼이 직면할 수 있는 현실적 가능성을 파악하는 데 가치 있는 텍스트 자료를 제시했다.

SF 영화에서 포스트 휴먼의 주체성에 관한 표현 메커니즘, 정체성 재구축 모델, 윤리 관계 구축은 줄곧 학술계에서 주목을 받았지만 여전히 연구 공백이 존재한다. 현재 SF 영화의 포스트휴머니즘(Posthumanism)에 관한 선행 연구는 주로 인간-기계 캐릭터 디자인, 인간과 인공지능의 관계, 신체 기술 개조 등의 차원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예를 들어, 애홍연, 김홍균은 <트랜스 휴머니즘 관점에서 분석한 사이보그 캐릭터디자인 연구: <공각기동대>를 중심으로>에서 급진적인 포스트 인류의 전망에 대해 논했다[1]. 이상혁은 <포스트휴먼적 신체와 정신: <공각기동대>와 <이노센스>에서의 자기 확장 인식의 변화>에서 SF 애니메이션에 나타난 포스트휴먼의 이미지를 분석했다[2]. 카라스코-카라스코(Carrasco-Carrasco, R.)는 <The Vulnerable Posthuman in Popular Science Fiction Cinema>에서 여성의 포스트 휴먼 캐릭터가 영화 전략을 통해 전통적인 권력 구조를 전복시킨 방법에 대해 논했다[3]. 박소연, 함충범은 <2010년대 할리우드 영화 속 인간과 인공지능의 관계적 존재 양상 연구>에서 비판적 포스트휴머니즘(Critical Posthumanism) 방법을 활용하여 기억 및 정체성의 재구축 관계를 분석했다[4]. S.영(S. Yeung)은 <Becoming Posthuman in Eternal Sunshine of the Spotless Mind: Exploring Cinematic Mediations of Memory and Technology>에서 신체 개조 기술과 의식 전환의 문제에 대해 논했다. 이는 대부분 포스트휴먼의 기술 문제에 중점을 둔 반면, 복제인간의 주체성에 관한 구성 모델과 윤리적 관계에 관한 논의는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5]. 앞선 선행 연구와 비교하면 본 연구의 차별성은 크게 세 가지 측면으로 구분할 수 있다. 첫째, 애홍연 등은 인간-기계의 캐릭터 디자인에 중점을 둔 반면, 본 연구는 의식 복제의 주체성 메커니즘에 중점을 두었다. 둘째, 이상혁 등은 포스트 휴먼의 이미지에 주목한 반면, 본 연구는 다양한 주체의 관계망에 대해 논했다. 셋째, 카라스코 등은 성별의 권력 구조를 강조했지만 본 연구는 기술 윤리의 재구성 모델을 탐색했다. 또한, 본 연구는 복제인간의 주체성 구축에 관한 연구의 공백을 보완했다. 따라서 본 연구는 선행 연구의 한계점을 바탕으로 캐서린 헤일스(N. Katherine Hayles)의 포스트휴머니즘의 탈본질화, 유동성, 기술적 매개성, 관계성 등 네 가지 핵심 요소를 이론적 틀로 삼아 포스트휴먼의 주체성에 관한 재구성 메커니즘과 윤리적 관계에 대해 탐구하여 학술적 공백을 보완 및 개선하고자 한다.

헤일즈(Hayles)는 대표작 <How We Became Posthuman>에서 정보화 신체 이론을 제시하며 신체가 의식을 담는 수동적인 용기가 아니라 정보 처리를 연결하는 인터페이스와 경계라고 간주했다. 또한, 주체성의 탈본질화 특징을 강조하며 포스트휴먼의 주체성은 유동성, 관계성, 네트워크화의 구축 과정이라고 보았다. 이러한 헤일즈의 관점은 전통적인 인문주의의 주체 관념을 완전히 전복시켰다[6]. 헤일즈 이론의 차별성은 전통적인 주체성의 개념을 해체하고 포스트 휴먼의 조건에 관한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다는 데 있다. 헤일즈는 사이버네틱스(Cybernetics), 정보 이론(Information Theory), 시스템 이론(Systems theory)의 학제 간 융합 연구를 통해 기술 발전 추세와 문화 분석을 해석할 수 있는 이론적 틀을 구축했다[7]. 따라서 <미키 17>과 같은 복잡한 기술 설정이 담긴 SF 영화를 분석하는 데 있어 헤일즈의 이론적 틀은 영화에 담긴 주체성 재구성 메커니즘을 심층적으로 제시할 수 있다.

앞선 선행 연구 고찰과 학술적 공백을 바탕으로 본 연구는 두 가지 연구 문제를 구축했다.

  • 연구문제 1. <미키 17>은 복제인간 설정을 통해 포스트 휴먼의 주체성에 관한 특징과 정체성을 어떻게 재구성하는가?
  • 연구문제 2. <미키 17>은 의식 복제 기술과 복제인간 간의 윤리적 상호작용을 어떻게 활용하여 포스트 휴먼에 따른 윤리적 관계의 구축 모델을 보여주는가?

본 연구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먼저, 서론 부분은 연구 배경, 문헌 고찰, 이론적 근거, 연구 문제에 대해 논한다. 이론 연구 부분에서는 헤일즈의 포스트 휴먼 이론의 분석 틀을 기반으로 탈본질화, 기술적 매개성, 유동성, 관계성의 네 가지 핵심 요소와 그 메커니즘 관계에 대해 설명한다. 분석 부분에서는 영화 분석을 위한 핵심 부분으로, 네 가지 차원에서 <미키 17>에 나타난 복제인간의 주체성 재구성에 관한 구체적인 메커니즘과 표현 방식을 심층 분석한다. 마지막으로, 결론 부분은 본 연구의 이론적 기여와 실무적 의미에 대해 논하고 연구의 한계점과 향후 연구 방향을 제시한다.


Ⅱ. 포스트 휴먼의 주체성 재구성에 관한 이론적 틀

데카르트(Descartes)의 이성적 주체부터 칸트(Kant)의 선험적 주체, 그리고 현대 휴머니즘의 자주적 객체에 이르기까지 서양 전통 철학은 주체성에 대해 통일성, 연속성, 본질성을 바탕으로 한 고정된 구조라고 보았다. 그러나 객체를 중심으로 한 분석 모델은 포스트 휴먼의 조건에 따른 주체의 변화를 효과적으로 설명하는 데 한계가 있다. 이로 인해 현대 이론가들은 주체성을 유동적인 구축 과정으로서 주체성의 중요성을 강조하기 시작했다. 1970년대 말, 이합 핫산(Ihab Hassan)은 최초로 포스트 휴머니즘의 개념을 제시하며 상상과 과학, 신화와 기술의 융합을 강조했다[8]. 1980년대에는 그레고리 베이트슨(Gregory Bateson), 워렌 맥컬록(Warren McCulloch), 노버트 워너(Norbert Wiener) 등은 사이버네틱스 사상을 발전시키며 인간-기계 경계의 모호화를 강조하며 포스트 휴먼 이론을 위한 기술적 기반을 마련했다[9]. 그후, 도나 해러웨이(Donna Haraway)는 사이보그(Cyborg)의 개념을 제시하며 인간과 기계, 자연과 인공, 자아와 타자 간의 전통적인 이원론적 대립에 반기를 들었다[10]. 1990년대 이후 포스트 휴먼의 주체성 이론은 정보 중심의 사이버네틱스에서 관계 중심의 네트워크 이론으로 전환되었다.

헤일즈는 체화된 신체와 정보화 신체의 관계를 제시하며 기술이 주체를 재구성하는 능력은 정보가 신체를 통해 새로운 주체성을 만들어내는 것을 의미한다고 보았다. 이를 바탕으로 최초로 주체의 해체 등 탈본질화의 개념을 제시했다[6]. 헤일즈의 이론에서 포스트 휴먼의 주체성(Posthuman Subjectivity)은 전통적인 인문주의를 뛰어넘는 주체 구성 모델을 가리킨다. 그 특징으로는 탈본질화, 기술적 매개성, 유동성, 관계성이 있다. 첫째, 탈본질화는 주체의 정체성이 고정된 본질에서 벗어나 상황성을 구축하는 과정이 되는 것을 가리킨다. 둘째, 기술적 매개성은 기술이 외부 도구가 아니라 주체의 경험을 구성하는 내부 요소가 되는 것을 뜻한다. 셋째, 유동성은 주체의 범위에 관한 동적 변화와 다양한 생성을 가리킨다. 넷째, 관계성은 주체 간 윤리적 상호작용의 재구성과 분산형 책임 체계를 뜻한다. 네 가지 요소는 단계적인 관계를 형성하며 인간 중심주의(Anthropocentrism)의 초월을 추구한다.

처음에 주체성은 본질주의(essentialism)의 특징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간주되었지만 본질화의 과정은 구성주의(constructivism)의 속성을 통해 전통적인 고정된 정체성의 모델에 반기를 들었다. 헤일즈는 복제인간과 기술 간의 상호작용은 감지 가능한 것이며 복제인간과 기술 모두 정보 처리를 진행하는 능동적인 주체라고 보았다. 또한, 헤일즈는 주체성이 기술적 매개성을 통해 전개될 수 있음을 강조하면서 주체와 기술이 내적, 외적 요소로 구분하는 것이 아니라 기술적 본능이 주체의 구성 요소로 전환될 수 있다고 보았다. 그리고 이를 단순히 생물학적 기반으로 감상하기 보다는 정보 네트워크의 피부로 인식해 정체성을 인지해야 한다. 기술적 매개성은 체화된 가성성으로서 주체의 다차원적인 품질을 강조한다. 동시에 모든 기술적 요소가 기술적 매개성에 포함되면서 단일한 생물학적 정체성의 형태에도 커다란 변화를 불러일으킨다. 헤일즈는 유동적 주체에 관한 개념을 제시하면서 관객들이 자신들의 인지 네트워크를 활용하여 복제인간을 수용하고 이는 다양한 정체성의 표현 형태 차원에서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난다고 보았다. 그리고 신체에 대한 표현은 정보 인터페이스에 대한 은유라고 보았다. 윤리적 관계는 주체성의 존재에 대해 동일한 관점을 제공하며 주체에 대해 도덕적 관계의 구축 과정에서 중요한 네트워크, 감정적 유동성에 대해 기술 시스템에서 표현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탈본질화는 전통적인 주체의 고정된 정체성을 해체하고 유동성에 이론적 근거를 제시한다. 유동성은 기술적 매개성을 통해 경계를 초월한 변화를 이루어낼 수 있으며 궁극적으로 관계성은 역동적이고 네트워크가 이루어진 포스트 휴먼의 주체성을 구축한다. 이러한 네 가지 요소는 인간 중심주의의 초월과 다양성이 존재하는 방식의 개방을 추구한다. 이는 인간 중심주의의 주체성에서 분산형의 행동자 네트워크로 전환되었다는 포스트 휴먼의 전환이 갖는 핵심적 특징을 나타내며, 기술과 사회 관계에 대한 행동자 네트워크 이론의 관점과도 부합한다.

Components and mechanistic relationships in posthuman subjectivity reconstruction theory


Ⅲ. <미키 17>에 나타난 주체성 재구성 분석

본 연구는 앞선 이론적 틀을 기반으로 <미키 17>이 구체적인 서사와 시각적 표현을 통해 네 가지 차원에서 포스트 휴먼의 주체성 재구성을 실현하는 방법에 대해 논했다. 영화의 기술 설정은 헤일즈 이론을 검증하는 데 적합한 텍스트 표본을 제공한다. 이에 본 연구는 네 가지 차원에서 분석의 틀을 구축했다. 첫째, 서사 차원에서 복제인간을 설정한 스토리와 기술 표현 방식에 대해 논한다. 둘째, 시각 차원에서 주체성 재구성에 대한 카메라 언어의 영상 표현 방식에 대해 논한다. 셋째, 이론적 차원에서 헤일즈 이론의 텍스트 검증 및 이론 확장을 진행한다. 넷째, 평가 기준 차원에서 이론적 타당성, 창의성, 현실적 시사점에 대해 논한다. 본 연구에서 각 차원에 대한 분석은 특정한 장면, 대화, 스토리를 결합하여 분석의 객관성과 검증가능성을 확보했다.

포스트 휴먼의 이론적 틀에서 주체성은 통일된 신체와 자주적 의식을 핵심으로 삼는 본질적 구조가 아니라 물질적 신체, 기술적 매개, 정보 시스템, 사회적 관계의 상호작용으로 구성된 다차원적이고 분산된 역동적인 주체의 구조를 뜻한다[11]. <미키 17>는 헤일즈가 제시한 포스트 휴머니즘의 이론적 틀을 기반으로 탈본질화, 유동성, 기술적 매개성, 관계성의 4가지 차원에서 완전한 포스트 휴먼의 주체성에 관한 방향과 현실적 가능성을 보여준다. <미키 17>은 먼저 복제인간의 탈본질화를 통해 정체성의 고정된 경계를 무너뜨리고 기술이 깊게 개입될 가능성을 제시했다. 기술의 적극적인 개입은 주체가 가진 정체성의 유동성을 촉진하며 주체와 타자 간의 윤리적 관계의 재정의와 재구성을 불러일으킨다.

3-1 탈본질화: 정체성의 기술 구성

탈본질화가 이루어진 정체성의 해체는 기술의 심층적 활용을 위한 가능성을 만들어낸다. 전통적인 인문주의 주체관은 생물학적 본질의 바탕으로 객체의 정체성에 관한 합법성을 구축하며 모든 사람이 유일한 신체와 의식 구조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객체의 정체성은 복제할 수 없고 분열될 수도 없다고 보았다. <미키 17>은 의식 복제와 기호 시스템을 통해 전통적인 정체성에 대한 관념을 해체하면서 정체성이 생물학적 한계를 초월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었다. 이는 포스트 휴먼 이론의 탈본질화 특징을 구현했다. 영화는 미키 17호가 임무 중에 불의의 사고로 죽었다고 오해하고 그의 의식과 기억을 완전히 복제해 새로운 복제인간인 미키 18호에 이식했다. 이로 인해 두 미키가 동시에 동일한 시공간에 존재하게 되었다. 미키 17호는 놀라움과 당혹감으로 "나는 내가 유일한 줄 알았다"라고 말하며 전통적인 정체성의 관념이 근본적으로 무너졌음을 보여주었다. 전통적인 관점에 따르면, 하나의 의식은 다수의 신체에 동시에 존재할 수 없다. 그러나 <미키 17>은 시각적 연출과 대사를 통해 복제인간이 동시에 존재한다는 설정을 구현하며 주체의 정체성이 생물의 본질에서 정보의 구조로 전환되는 과정을 강조했다. 또한, 정체성은 개체의 중심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신체적 매개체를 통해 분산되어 나타났다. 동시에 <미키 17>은 복제인간의 코드 시스템을 강조했다. 미키 17호, 미키 18호의 신체는 DNA(Deoxyribonucleic Acid)나 지문, 홍채와 같은 생물학적 특징을 근거로 분류한 것이 아니라 기술적 생성 순서에 따른 코드를 표기 및 구분하는 방식을 활용해 새로운 정체성 식별 모델을 보여주었다[12]. 헤일즈가 강조한 탈본질화 이론은 영화의 번호 체계의 설정에도 반영이 되어 있다. 이는 미키 17호, 미키 18호의 공존을 통해 드러나며 두 인물이 서로를 마주보는 클로즈업 장면에서는 정체성의 혼란을 강조하며 정체성의 기술적 재구성의 특징을 검증했다[13]. 이러한 정체성 식별 시스템은 정체성이 생물학적 기초를 고수하는 것이 아니라 기술 정보의 사회적 구축 과정으로 전환되었음을 반영한다. 나아가, <미키 17>은 기억 복제 기술을 통해 정체성이 전통적인 연속성과 본질주의의 구조에서 탈피했음을 보여주었다[14]. 미키가 죽을 때마다 그의 기억은 정보 데이터로 스캔이 이루어진 후 새로운 신체에 이식된다. 이러한 과정은 기억의 경험이 탈물질화가 이루어지는 과정을 직접적으로 나타내며, 디지털 기억으로 전환되어 크로스미디어의 전송 및 알고리즘 복제를 구현했다. 이는 헤일즈가 제시한 정보화 신체의 개념을 나타낸다[15]. 영화의 영상을 통해 스캔 및 데이터 전송 과정을 상세히 연출함으로써 관객은 기억이 특정한 신체에서 벗어나 새로운 신체로 재구성이 이루어지는 기술적 과정을 직접적으로 느낄 수 있다. <공각기동대> 등의 전통적인 사이보그 작품과 달리, <미키 17>의 차별성은 복제인간이라는 주체의 분열 모델을 구현했다는 점에 있다. 동일한 의식이 서로 다른 신체에서 각기 다른 방향으로 발전하는 모습은 디지털 복제 시대의 정체성 정치(identity politics)를 이해하는 데 새로운 이론적 관점을 제시했다[16].

Fig. 1.

Scene with two Mickeys appearing simultaneously

<미키 17>은 새로운 신체에서 기억의 미묘한 변화를 강조했다. 미키 18호는 미키 17호의 기억 데이터를 완전히 이식 받았지만 새로운 환경에서 과거 발생한 사건에 대한 감정적 반응과 기억의 경험 측면에서 미세한 차이가 있었다[17]. 미키 18호가 나샤와의 추억을 회상하는 과정에서 관객들은 익숙한 내용 이면에 담긴 낯선 감정의 차이를 느끼게 된다. 이는 주체의 정체성이 데이터화가 이루어진 후 나타나는 역동성과 불확실성을 보여준다. 이러한 미묘한 차이의 표현은 유동성의 이론적 범위에 속한다. 하지만 이는 탈본질화 측면에서 정체성이 생물의 본질적 기반에서 벗어난 후 나타나는 정보 처리의 특징을 나타낸다[18].

<미키 17>은 동시에 존재하는 두 복제인간, 코드 시스템, 기억의 데이터화 및 전송 등의 스토리를 통해 전통적인 정체성의 개념을 완전히 해체하는 탈본질화를 보여주었다. 포스트 휴먼 주체의 복제인간이 구축한 정체성은 생물학적 특성으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정보 데이터의 저장, 전송, 재구성을 통해 동적 구축이 이루어진다. 이러한 기술적 구축이 이루어지는 정체성 모델은 생물학적 본질주의의 주체관에 근본적으로 반기를 든다. 복제인간의 정체성에 나타난 복제가능성, 분열가능성, 공존가능성은 주체성이 고정된 본질에서 동적 구축으로 근본적인 전이가 이루어졌음을 깊이 있게 나타낸다. 이 밖에도 미키 17호와 18호가 동시에 공존하는 것은 주체의 정체성 모델에서 완전히 탈피하며 단일한 신체 구조가 아닌 다양한 정보가 공존하는 구조를 핵심으로 삼아 주체의 정체성이 탈중심화가 이루어지는 특징을 반영한다.

3-2 기술적 매개성: 주체의 재구성을 위한 기술 메커니즘

기술적 매개성의 확립은 주체의 범위에 관한 유동성을 더욱 촉진했다. <미키 17>은 정체성 구축 측면에서 탈본질화의 전환을 비롯해 기술이 주체의 존재와 경험에 내재된 구성 요소가 되는 방식을 보여준다. 이러한 기술적 매개성은 <미키 17>에서 섬세하게 연출하는 의식 스캔, 정보 인터페이스, 신체 재구성, 증강 현실을 통해 반영된다. 이는 주체와 기술의 심층적 융합으로 이루어진 새로운 포스트 휴먼의 주체성 모델을 구성한다.

<미키 17>은 정교한 시각 언어를 통해 복제인간의 의식 스캔과 재구성이 이루어지는 구체적인 과정을 보여주었다. 미키가 죽었을 때 등장한 첨단 스캔 장비는 신경 연결 모델, 인지 구조 등 사망한 미키의 대뇌 상태를 완전히 시각화할 수 있다. 이러한 스캔 과정은 단순히 데이터로 구현되는 것이 아니라 기술이 주체의 의식 형성에 능동적으로 개입하는 핵심 단계로 볼 수 있다. 영화는 미디엄 샷과 클로즈업 샷을 활용하여 스캔 과정에서 정보가 대뇌에서 가상의 데이터로 전환되는 순간을 강조함으로써 정보화 신체라는 주체와 기술의 융합이라는 개념을 구현했다. 나아가, <미키 17>은 새로운 복제인간과 의식 정보 간의 동적 상호작용 과정을 강조했다. 새로운 신체에 의식이 이식되는 과정에서 과거의 의식을 기계적으로 복제하는 것이 아니라 기술의 체계적인 협력 및 조정을 통해 의식 데이터와 새로운 신체의 신경망이 서로 융합과 적응이 이루어지는 장면을 연출했다. 이러한 상호작용 과정은 기술이 단순히 외적 도구가 아니라 적극적인 능동성과 주체로 구축한 내적 요인이 되었음을 보여준다. 특히, 영화는 새로운 신체의 신경 체계가 점차 활성화가 되고 이루어지는 장면을 섬세하게 연출하며 관객들에게 체화된 인지의 강렬한 경험을 전달했다. 이러한 경험은 현상학적 의미 차원에서 신체의 재구성과 인지 모델의 기술적 전환을 나타낸다[19]. 복제인간과 기술 사이에는 공생 관계가 형성되며 의식 정보의 전송과 기술로 구성된 신체의 능동적인 조정은 주체와 기술이 분리불가능한 융합체로 만들며 기술적 공존(Technological symbiosis)의 깊은 의미를 구현했다.

Fig. 2.

Scene of scanning the clone's body

<미키 17>에서 기술로 구성된 신체는 적응형 강화의 기능이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복제인간은 주체의 생물학적 기능을 계승할 뿐만 아니라 기술의 융합을 통해 기능의 확장 및 최적화를 구현한다. 예를 들어, 미키가 극한의 저온 환경에서 임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기술로 구성된 신체는 스스로 신진대사와 혈액순환을 조절하여 최적의 생리적 상태를 유지했다. 영화는 정교한 시각적 연출을 통해 피부색의 변화, 호흡의 빈도 조정, 근육 상태의 정교한 클로즈업 등 기술로 신체를 강화한 적응 능력을 구체적으로 보여주었다. 이러한 시각적 연출은 주체의 기술적 재구성 과정을 더욱 사실적이고 구체적으로 구현했다.

이 밖에도 <미키 17>에 나타난 기술적 신체는 정보 인터페이스의 기능을 가지고 있다. 미키가 기억 갱신이나 데이터 동기하기 필요할 경우, 미키의 신체는 외부 기술 시스템과 연결되어 현실 정보를 직접 빠르게 교환 및 통합할 수 있다. 이러한 정보 인터페이스는 강제적인 기계적 조작이 아니라 신체적 기능의 확장으로 구현되며, 신체는 폐쇄적인 생물학적 체계가 아니라 개방적인 정보 처리 플랫폼으로 역할을 담당한다[20]. 이러한 주체와 환경 관의 기술적 상호작용 관계는 포스트 휴먼의 주체가 지닌 네트워크의 특성을 직접적으로 나타낸다. 영화는 의식 스캔 및 이식, 기술적 신체의 동적 상호작용, 기능 강화 및 정보 인터페이스와 같은 시각적 연출을 통해 기술적 매개성이 주체의 구축 과정에 적극적으로 개입하는 방법을 보여주었다. 기술과 주체의 혼합이 이루어지는 과정은 기계-인간 인터페이스의 내재화를 나타낸다. 이러한 과정은 전통적인 주체와 기술 간의 경계를 무너뜨리고 주체성의 동적 재구성을 촉진한다. <미키 17>가 보여주는 완전한 기술적 매개성의 주체성 모델은 기술이 주체성을 재구성하는 내적 메커니즘이라는 점을 반영한다. 새로운 기술적 신체는 수동적으로 의식 데이터를 수용하는 용기가 아니라 의식 정보와 동적 상호작용을 진행하는 시스템이 된다. 포스트 휴먼의 기술적 중개성이 갖는 특성은 의식 복제 기술과 신체 재구성 기술을 섬세히 연출함으로써 검증이 되었다.

3-3 유동성: 주체의 경계에 나타난 동적 재구성

유동성을 지닌 주체의 생성은 윤리적 관계의 재구성을 유발한다. 기술의 심층적 개입이 이루어진 포스트 휴먼의 배경에서 <미키 17>은 주체의 정체성에 나타난 동적 변화와 다중적 생성을 보여주며 포스트 휴먼의 유동성에 관한 특징을 보여주었다. 영화는 인지, 행동, 감정 및 관계 차원에서 복제인간의 차이점을 통해 주체의 경계가 안정적인 생물학적 경계가 아니라 가변성, 단계성, 상황성으로 구축된 결과라는 점을 전달했다. 또한, 이러한 주체의 차이점은 정체성이 초기 상태에 고정되는 것이 아니라 상황의 상호작용 속에서 지속적으로 변화하고 재구성이 이루어진다는 정체성의 가변성(Mutability)을 나타낸다.

<미키 17>은 행동 차원에서 두 복제인간, 미키 17호와 미키 18호의 행동 차이를 통해 유동성의 주체 생성 메커니즘을 직접적으로 구현했다. 두 복제인간은 갓 만들어졌을 때부터 동일한 기억과 감정 구조를 가지고 있지만 각자 겪은 임무와 대인 상호작용 과정에서 빠르게 차이점이 나타나게 되었다. 미키 17호는 보다 신중하고 이성적인 반면, 미키 18호는 강렬한 모험 정신과 적응력을 보여주었다. 복제인간의 객체는 상황의 변화에 따라 심리 및 행동 변화가 발생하면서 정체성도 끊임없는 동적 조정이 이루어졌다. 이러한 차이는 기술 설정이 차이에서 비롯한 것이 아니라 각 복제인간이 특정한 환경에서 경험한 상호작용에 따라 인지적 변화가 발생한 것이다. 이는 주체의 정체성이 시간의 흐름에 따라 동적으로 변하며 정보와 환경의 협력을 통해 생성되는 유동적인 구조라는 점을 나타낸다. 동시에 영화는 복제인간 간의 감정적 변화와 공유 방식을 보여주었다. 두 주체는 동일한 기억의 근원을 가지고 있지만 각기 다른 고유한 의식으로 인해 주체의 경계도 서로 다르다. 미키 18호는 나샤에 대한 사랑의 기억을 계승했지만 나샤를 대하는 감정적 반응과 표현 방식은 미키 17호와 차이가 있다. 이러한 차이는 왜곡된 기억으로 인한 것이 아니라 감정 정보에 대한 새로운 신체와 상황의 재구성 과정이라는 점을 보여준다. 감정에 대한 복제인간의 재구성은 동일한 기억일지라도 각각의 주체에 따라 그 반응이 달라지도록 만든다. 주체의 성격과 정체성의 특징은 복제와 환경의 상호작용 속에서 유동적인 변화가 끊임없이 발생하며 이는 정체성의 가소성과 불안정성을 나타낸다. 이와 같은 설정은 전통적인 감정의 유일성과 전속성(专属性)에 의문을 제기하며 기술적 매개성에 따라 감정적 경험은 다양한 신체 사이에 교환, 변화, 재구성이 이루어진다는 감정적 유동성이라는 새로운 개념을 제시했다.

Fig. 3.

Changes in the relationship between two Mickeys and Nasha

이 밖에도, <미키 17>은 두 복제인간의 정체성이 달라지는 과정을 관계성 재구성 차원으로 확장하며 다양한 주체성 네트워크를 형성했다. 나샤가 두 미키와 마주하는 장면에서 전통적인 방식으로는 누가 진짜 미키라는 점을 구분하기에 어려움이 있었다. 나샤가 미키 17호, 미키 18호와 각각 상호작용을 나누면서 보여준 당혹감과 감성적 판단은 주체의 모호한 경계(Boundary-blurring)라는 상황에서 관계 네트워크는 반드시 재정의 및 협상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점을 보여주었다. 두 미키는 처음에 정체성의 경쟁으로 인해 갈등이 발생하지만 스토리의 전개에 따라 점차 협력 및 공존을 추구하고 서로의 차이를 인정하는 상호작용 관계로 발전했다. 이러한 관계 구조의 변화는 주체의 정체성이 갖는 유동성을 나타냈을 뿐만 아니라 윤리적 관계의 재구성에 관한 메커니즘의 전제를 암시했다.

포스트 휴먼의 유동성에 관한 특징은 복제인간의 인지 및 관계 변화 차원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두 미키가 새로운 경험을 겪은 후 보여준 행동의 차이는 주체의 경계가 가진 가변성을 보여준다. <미키 17>은 복제인간의 인지, 행동, 감정의 다양한 변화 과정을 통해 유동성이 포스트 휴먼의 주체 생성을 위한 중요한 메커니즘이라는 점을 연출했다. 주체의 정체성은 정적 구조가 아니라 기술, 경험, 관계가 상호작용하며 끊임없이 생성 및 변화가 이루어지는 과정이다. 복제인간은 동일성을 확장하고 차이를 인정하는 새로운 관계 모델을 구축함으로써 정체성의 동적 재구성을 보여주었다. 유동성의 생성은 후속 윤리적 관계 분석을 위한 정적 기반을 제공하면서 주체성이 생물학적 실체에서 네트워크의 존재로 전환되는 점을 촉진했다.

3-4 관계성: 기술적 전환이 이루어지는 윤리적 재구성

기술적 전환은 신체와 의식을 초월한 윤리를 구축했다. <미키 17>은 도덕적 관계가 전통적인 생물학적 기초에서 벗어나 포스트 휴먼의 배경에서 실현가능한 윤리적 관계의 재구성 방법을 보여주었다. 영화에 나타난 생존권에 대한 복제인간 간의 협상은 비전통적인 윤리적 상호작용 방식을 보여준다. 미키 17호는 미키 18호가 살아있다는 것을 발견했을 때, 동일한 기억과 가치관을 가진 두 주체는 순수한 자아 경쟁에 빠지지 않고 대화를 통해 협력 관계를 구축했다. 이러한 협상은 외적 규칙이나 법률에 기반해 구축된 것이 아니라 공유한 기억을 매개로 심층적인 이해와 상호 인식을 통해 이루어졌다. 복제인간 간의 윤리적 판단은 공통의 경험을 바탕으로 이루어지며 진정한 의미에서 공감대를 형성함으로써 전형적인 포스트 휴먼의 윤리적 주체를 구성한다. <미키 17>은 신체를 초월한 감정적 전달 메커니즘을 심층 탐색했다. 중요한 상황에서 미키 18호는 미키 17호의 죽는 기억 속에서 느낀 공포와 무력감을 경험한다. 이러한 기술적 실현을 통한 감정의 전환은 전통적인 윤리 차원에서 타인의 고통을 이해하는 추상적인 감각이 아니라 실제 경험을 바탕으로 한 정보 공감으로 나타난다. 헤일즈는 감정과 기술이 대립하는 것이 아니라 일종의 기호 관계를 나타낸다는 점을 강조했다[21]. 이를 바탕으로, 영화는 기술이 주체 간 인식의 한계에서 벗어나 윤리적 판단이 이성적 추론에서 감정적 공감과 실시간 반응으로 전환될 수 있는 방법을 보여주었다.

Fig. 4.

Scene where Mickey 18 chooses self-sacrifice

특히, <미키 17>은 주체 간 분산형 책임 체계와 윤리적 의무의 전달 체계를 구축했다. 결말 부분에서 미키 18호는 타인을 보호하기 위해 스스로 자신을 희생하는 결정을 내렸으며, 이는 포스트 휴먼의 윤리적, 도덕적 깊이를 구현했다. 집단 가치에 대한 미키 18호의 결정은 생물학적 본능이나 사회적 압박에서 비롯한 것이 아니라 기술적 주체가 윤리적 체계에서 도덕적 판단을 완성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영화는 미키 17호가 미키 18호의 희생을 인정하고 감동하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복제인간 간의 감정, 인지, 윤리적 제약을 기반으로 구성된 도덕적 공동체를 강조했다. 이들의 도덕적 공동체는 전통적인 혈연이나 주체의 연속성을 기반으로 한 도덕적 네트워크를 초월해 정보와 감정이 공동으로 작용하는 윤리적 공간을 구축했다. 미키 18호는 미키 17호의 감정적 책임과 나샤에 대한 약속을 계승했을 때 자발적으로 기존의 감정 관계를 이어나가는 것을 선택한다. 윤리적 책임과 약속은 단일 주체가 부담하는 것이 아니라 여러 주체 간에 공유가 이루어진다. 이러한 설정은 포스트 휴먼의 배경에서 윤리적 관계의 책임은 연속적인 단일 개체가 모두 부담하는 것이 아니라 다수의 정보화 주체가 협력을 통해 완성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었다. 이와 같이, 기억의 공유와 감정적 약속을 바탕으로 한 윤리적 관계는 분산형 책임이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구현했다[22]. 이는 전통적인 개체의 책임이라는 도덕적 틀에서 탈피하여 주체 간의 윤리적 책임 모델을 제시하며 포스트 휴먼의 윤리학 연구를 위한 새로운 방향을 보여주었다.

<미키 17>은 주체의 불안정한 정체성, 경험과 감정의 점진적으로 변화하는 포스트 휴먼의 배경에서 윤리적 관계의 재구성 방안을 제시했다. 또한, 복제인간 간의 윤리적 협상, 감정 전달, 책임의 공유를 통해 헤일즈가 강조한 윤리적 관계의 특징을 구현하며 기술적 환경에서 상호주관성(Intersubjectivity)과 분산형 윤리를 바탕으로 한 도덕 구조를 구축했다. 주체 간 윤리적 판단은 자신을 안정시키는 것이 아니라 여러 주체 간의 상호작용과 협상에 중점을 두었다. 이러한 기술적 전환에 따른 윤리적 관계는 포스트 휴면 시대의 도덕적 행동 모델을 파악하는 데 새로운 이론적 패러다임과 실무적 방향을 제시했다.


Ⅳ. 결 론

본 연구는 2025년 봉준호 감독의 SF 영화 <미키 17>을 연구 대상으로 설정한 후, 케서린 헤일즈가 제시한 포스트 휴머니즘의 이론적 틀을 활용하여 복제인간의 주체성 재구성 메커니즘에 대해 체계적인 논의를 진행했다. <미키 17>은 하나의 의식을 다수의 신체에 이식하는 설정을 통해 동일한 의식이 여러 신체에 존재할 경우 발생하는 정체성의 위기, 윤리적 갈등, 주체성의 재구성에 관한 문제를 탐구하며 SF 영화의 배경에서 포스트 휴먼의 주체성 이론에 관한 응용 범위를 확장했다.

본 연구는 먼저 헤일즈의 포스트휴머니즘 이론에서 탈본질화, 유동성, 기술적 매개성, 관계성 등 4가지 핵심 차원을 기반으로 체계적인 분석 틀을 구축했다. 다음으로, 텍스트 해석 및 영상 분석을 통해 복제인간의 주체성 재구성에 관한 메커니즘과 표현 방식에 대해 심층 분석했다. 본 연구는 헤일즈 이론의 탈본질화, 기술적 매개성, 두 구성 요소는 복제인간의 정체성 재구축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며 영화에 나타난 정체성의 불안정성과 기술적 상호작용의 심층 메커니즘을 제시할 수 있음을 검증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미키 17>은 여러 복제인간이 동시에 존재하는 장면을 통해 전통적인 정체성이 지닌 생물학적 본질의 기초를 해체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하나의 의식과 정체성은 하나의 신체만을 가지고 있다는 전통적인 모델에 의문을 제기하며 정체성이 생물학적 원칙에 벗어나 기술로 구축한 정보 모델로 될 수 있음을 제시했다. 또한, 본 연구는 주체성 재구성 과정에서 기술의 역할을 심층 분석함으로써 기술이 외적 도구일 뿐반 아니라 주체성을 구성하는 내적 요소임을 발견했다. 이 밖에도, 본 연구의 결과는 포스트 휴먼의 배경에서 윤리적 관계의 창의적인 재구성 모델과 향후 포스트 휴먼 사회의 도덕적 방향에 새로운 방안을 제시했다.

본 연구의 이론적 의의는 세 가지 측면으로 분류할 수 있다. 첫째, 본 연구는 의식 복제와 대체된 신체의 공존이라는 복합적인 메커니즘을 체계적으로 분석하며 관련 선행 연구의 학술적 공백을 보완했다. 둘째, 헤일즈의 포스트휴머니즘 이론과 영화 사례와 결합하여 이론의 해석력과 응용 가치를 제고했다. 셋째, <미키 17>에 대한 심층 분석을 통해 디지털 시대의 정체성 이론과 윤리적 실천을 이해하는 데 새로운 방향을 제시했다. <미키 17>에서 보여준 포스트 휴먼의 주체성 재구성 방식은 향후 기술 중심의 배경에서 주체성의 변화, 정체성 구축, 윤리적 관계를 논하는 데 중요한 참고 자료를 제공했다.

본 연구의 한계점은 단일 텍스트를 대상으로 이론 분석을 진행하여 연구 결과의 보편적인 활용성은 심층적인 검증이 이루어질 필요가 있다. 또한 정량 데이터 분석과 관객 수용도 효과에 관한 경험 연구가 부족한 편이다. 이에 향후 연구는 세 가지 방향으로 확장할 수 있다. 첫째, 미디어 간 비교 연구로 확장하여 각 매체별 포스트 휴먼의 주체성에 관한 표현 차이를 탐색한다. 둘째, 관객 연구 방법과 결합하여 포스트 휴먼의 주체성에 대한 관객의 인식과 수용 메커니즘을 체계적으로 분석한다. 셋째, 인공지능 생성 콘텐츠(AI Generated Content, AIGC), 가상 현실 등 신기술이 포스트 휴먼의 주체성 이론이 미치는 영향에 대해 논한다.

종합하자면, 본 연구는 <미키 17>에 대한 심층 분석을 진행하여 포스트 휴먼의 주체성에 관한 이론적 내용을 개선 및 보완했으며, 디지털 시대에 따른 주체성의 변화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이론적 도구와 틀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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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소개

유명혜(Liu Minghui)

2006년:Shandong Technology and Business University (China)(경제학 학사)

2015년:University of Shanghai for Science and Technology (China)(관리학 석사)

2023년~현 재: 세종대학교 공연·영상·애니메이션학과(예술경영학 박사과정)

※관심분야:만화애니메이션(Comics Animation), 예술경영(Art Management)등

한창완(Chang-Wan Han)

1994년:서강대학교 대학원(석사)

2006년:서강대학교 대학원(신문방송학 박사)

2000년~현 재: 세종대학교 창의소프트학부 만화애니메이션텍전공 교수

2000년~현 재: 세종대학교 융합콘텐츠산업연구소연구소장

2020년~현 재: 한국캐릭터학회 회장

※관심분야:캐릭터산업(Character Industry), 웹툰과 애니메이션 이론(Web Comics Animation Theory), 콘텐츠IP(Content Intellectual Property)

Fig. 1.

Fig. 1.
Scene with two Mickeys appearing simultaneously

Fig. 2.

Fig. 2.
Scene of scanning the clone's body

Fig. 3.

Fig. 3.
Changes in the relationship between two Mickeys and Nasha

Fig. 4.

Fig. 4.
Scene where Mickey 18 chooses self-sacrifice

Table 1.

Components and mechanistic relationships in posthuman subjectivity reconstruction theory

Components of Posthuman Subjectivity Meaning Mechanistic Relationships Between Components
De-essentialization The subject's identity breaks away from a fixed essence, emphasizing dynamic identity construction and interaction with situations. The core foundation provides prerequisites for other components.
Technological Mediation Technology serves as a mediator of the subject's experience and cognition, and the fusion of subject and technology constitutes new forms of subjectivity. Promotes the development of fluidity based on de-essentialization.
Fluidity The diverse and dynamic changes in the subject's identity reflect an ongoing process of identity reconstruction. Dynamic changes in the subject's identity arising from technological mediation promote the reconstruction of ethical relations.
Ethical Relationality The reconstruction through ethical interactions between subjects emphasizes responsibility and emotional sharing among subjects. The development of the previous three elements is an inevitable outcome, reflecting the ethical dimension of subjectivity reconstruc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