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생성 예술의 감각 경험을 연결하는 사례 연구: 베라 몰나르의 알고리즘 회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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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
본 연구는 베라 몰나르의 알고리즘 회화에 나타나는 반복, 변형, 우연성의 조형 구조가 시각적 감각을 어떻게 생성하는지를 들뢰즈의 감각 이론을 중심으로 분석한다. 이러한 접근은 고도로 합리화된 계산 체계 속에서도 예술적 우연성과 감각의 리듬이 발생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본 연구는 몰나르의 선구적 실천을 중심으로 알고리즘 기반 예술에서 작가성의 위치와 인간-기계 협업의 예술적 가능성을 재조명하고, 알고리즘 회화를 단순한 기술적 구현이나 체계 중심 창작을 넘어선 미학적, 개념적 의미로 재정립하고자 한다. 뿐만 아니라 몰나르의 알고리즘 회화에서 시각적 감각을 생성하는 방식을 분석하고 작가성과 감각 미학의 재구성을 모색하며 생성 예술 속 감각 구조의 새로운 지평을 제시하고, 동시대 디지털 예술 비평의 이론적 기반을 확장한다.
Abstract
This study analyzed the compositional structures of repetition, variation, and randomness in Vera Molnar’s algorithmic painting generated visual sensation, drawing upon Gilles Deleuze’s theory of sensation. This approach demonstrated that artistic chance and rhythmic perception could emerge even within computational systems. Focusing on Molnar’s pioneering practice, this study reexamined the position of authorship and the artistic possibilities of human–machine collaboration in the context of and redefined the aesthetic and conceptual significance of algorithmic painting beyond mere technical implementation or system-driven creation. Furthermore, it analyzed the way visual sensation was generated in Molnar's algorithmic painting and explored the reconstruction authorship and the esthetics of sensation. It proposed a new perspective on the sensory structures within generative art and expanded the theoretical foundation of contemporary digital art criticism.
Keywords:
Algorithmic Painting, Sensation Rhythm, Gilles Deleuze, Vera Molnar, Generative Art키워드:
알고리즘 회화, 감각의 생성, 질 들뢰즈, 베라 몰나르, 생성 예술Ⅰ. 서 론
1-1 연구의 배경 및 문제 제기
근대 이후 예술은 더 이상 외부 세계를 단순히 재현하는 것이 아니라, 들뢰즈에 의해 감각의 질서 자체를 새롭게 구성하는 장으로 이해되기 시작했다[1]. 이 과정에서 감각은 단순히 인식의 결과가 아니라 예술이 세계와 맺는 가장 원초적인 접촉 방식으로 부각되었다. 이러한 관점을 철학적으로 정교하게 전개한 사상가 중 한 명이 바로 질 들뢰즈이다. 그는 예술을 통해 감각이 재현의 수준을 넘어 스스로 존재하고 운동하는 형상(Figural)의 차원으로 진입한다고 본다.
들뢰즈는 예술의 흐름을 크게 두 경향으로 나눈다. 하나는 이성적 추상이며 다른 하나는 감각적 형상이다. 추상은 개념과 인식을 중심으로 세계를 구조화하려는 시도이며 기하학적 질서나 수학적 구성으로 나타나는 경향이 강하다. 반면, 형상은 구상을 넘어서 감각의 흐름 그 자체를 포착하며, 감상자의 지각에 직접적으로 충격을 가하는 예술적 방식이다. 『감각의 논리』에서 들뢰즈는 이러한 형상의 개념을 확장하며, 형상이란 단순히 대상을 닮게 재현하는 것이 아니라 감각의 떨림, 긴장, 차이의 진동을 드러내는 것[2]이라고 강조한다.
그는 특히 회화에서 이러한 형상이 어떻게 감각을 각성시키고 지각의 층을 흔드는 지 집중적으로 분석하였다. 결국 형상과 추상은 단순한 양자 대립이 아니라, 감각과 인식, 물질과 힘 사이에서 예술이 어떤 존재론적 층위를 발명하는가를 보여주는 철학적·미학적 틀로 작동하며, 이는 현대 미술의 다양한 실험에 이론적 토대를 제공한다. 이러한 감각 중심의 예술 실천은 20세기 중후반 새로운 기술적 매체와 결합하면서 새로운 양상을 띠게 된다.
베라 몰나르(Vera Molnar, 1924–2023)는 이 전환기의 중심에서 활동한 예술가로 전통적인 추상회화의 유산을 비판적으로 계승하면서도 알고리즘이라는 비가시적이고 비전통적인 조형 원리를 통해 감각의 흐름과 리듬을 실험해온 선구자이다. 몰나르는 컴퓨터를 창작 도구로 활용한 유럽 최초의 예술가 중 한 명으로, 계산적 형식성에 우연성과 차이의 요소를 적극 개입시켜 감각 생성의 예술적 가능성을 확장해왔다.
1-2 몰나르의 감각을 생성하는 알고리즘
몰나르는 알고리즘 도구를 통해 '문화적 레디메이드'를 벗어나 전례 없는 시각 형상을 탐색하고자 했다. 이는 생성 예술이 사회적, 문화적 한계를 넘어서기 위한 미학적 실험임을 시사한다[3]. 그녀는 여러 인터뷰와 글에서 “나는 칸딘스키, 몬드리안, 그리고 콘크리트 아트(Art Concret)의 영향을 받았다”[4]고 언급한 바 있다. 이러한 진술은 그녀의 작업이 초기 추상미술의 이성적 구성 전통에 뿌리를 두고 있음을 보여주는 한편, 그 전통을 그대로 계승하기보다는 비정형성과 감각의 운동성을 실험하는 방향으로 나아갔음을 시사한다. 몰나르는 알고리즘의 규칙을 단순히 따르는 것이 아니라 그 안에서 미세한 어긋남과 반복의 변형을 조직함으로써 감각이 고정된 하나의 층에 머무르지 않고 다층적으로 진동하는 리듬의 공간을 구성했다.
그녀의 알고리즘 회화는 단순한 기하학적 배열이 아니라 우연성과 차이를 통해 감각의 생성이 일어나는 사건의 장이었다. 이러한 작업 방식은 프리더 나케(Frieder Nake)의 정보미학에 기반한 알고리즘 구조와도 연결되지만, 동시에 이를 넘어서는 지점을 지닌다. 나케는 컴퓨터가 무작위 수를 통해 인간의 직관을 ‘의사적으로(pseudo-)’ 시뮬레이션할 수 있다[5]고 주장하였고, 몰나르 또한 초기에는 이 원리를 수용하며 알고리즘 기반 작업을 전개하였다. 그러나 몰나르는 단순한 정보 구조의 시각화에 머무르지 않고 반복 속에서 발생하는 감각적 떨림과 차이의 리듬, 그리고 비물질적 흔적을 감각적으로 포착하고 선택하는 방식으로 작업에 능동적으로 개입하였다[6]. 이러한 점에서 몰나르의 알고리즘 예술은 정보 미학적 형식주의를 넘어서 들뢰즈의 감각 생성 개념과 긴밀히 호응한다. 본 연구는 몰나르의 주요 작품을 중심으로 그녀의 알고리즘 회화가 감각의 리듬성과 생성의 힘을 어떻게 시각화하는지를 살펴보고자 한다.
1-3 몰나르의 알고리즘 예술의 미학적 특수성과 오늘날 의미
베라 몰나르는 1959년, 선과 형태를 반복 배열하는 드로잉 실험을 통해 수학적 규칙을 손으로 적용해보는 알고리즘 개념을 구상하기 시작하였다. 1968년, 그녀는 소르본느 대학의 실험 연구실에 알게 된 초기 프로그래밍 언어 포트란(Fortran)을 독학하여 디지털 드로잉 작업을 시작했다. 이를 통해 기술적 가능성에 매료된 몰나르는 컴퓨터 언어의 기반인 이진법을 활용하여 명령어를 입력하고, 프로그래밍한 후 플로터 프린터를 이용해 프린트하는 방식의 디지털 드로잉 작업을 이어나갔다[7]. 몰나르는 “나의 인생은 사각형, 삼각형 그리고 선에 있다[8]”고 언급하며 단순 기하학적 형태를 통해 감각의 흐름과 미적 변이를 탐구하는 작업 세계를 구축해왔다. 그녀의 작업은 예술과 수학의 관계를 새로운 방식으로 탐구하며 그녀가 선택한 알고리즘은 단순한 계산 절차가 아니라, 작가의 개입을 최소화하면서도 우연성과 감각적 판단이 발생하는 창작 환경을 열어주는 ‘보이지 않는 손’처럼 작동했다. 특히 몰나르는 ‘대화식 방법(Conversational Method)’을 통해 작업 과정에 능동적으로 개입하며, 컴퓨터가 생성하는 다양한 이미지들 중 감각적으로 충격을 주는 이미지를 선택하고 그것에 조금씩 수정하거나 추가적으로 변형[8]을 가함으로써 감각적 리듬을 1980년대 중반까지 실험해 나갔다. 이 방법은 몰나르의 알고리즘 예술이 기계적 반복을 넘어 감각 생성의 역동성을 확보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 것이다. 몰나르는 동시대 알고리즘 작가들과 달리 감각적 판단을 기반으로 작업에 능동적으로 개입했다.
동시대 예술가인 맨프레드 모어(Manfred Mohr)와 허버트 프랭크(Herbert W. Franke)는 컴퓨터 아트와 생성 예술의 선구자로 작업 전반에 걸쳐 체계적 규칙과 논리, 그리고 수학적 구조를 예술의 핵심 원리로 삼았다. 모어는 정보미학자 막스 벤제(Max Bense)의 영향을 받아 알고리즘과 기하학적 추상, 고차원 공간(특히 4차원 하이퍼큐브)의 논리적 변환을 바탕으로 작품을 제작했다. 그의 예술은 “수학과 알고리즘이 단순한 도구가 아니라 예술적 과정의 본질”이라는 신념 아래 엄격한 규칙과 반복, 그리고 시스템 내부의 미묘한 변주에 집중한다[9]. 프랭크 역시 정보이론과 사이버네틱스, 인지심리학을 결합해 예술의 미학적 가능성을 탐구했다. 그는 기계의 한계와 논리적 분석을 예술의 출발점으로 삼았고 컴퓨터와 알고리즘을 통해 수학적 질서와 추상적 이미지를 시각화하는 데 주력했다. 프랭크에게 예술은 “기계의 창조적 잠재력”을 드러내는 합리적 실험이자, 다층적 인지 효과를 고려한 체계적 창작[10]”이었다. 반면, 베라 몰나르는 이들과 달리 컴퓨터가 생성한 이미지 중 감각적으로 강렬한 결과를 직접 선택하고 미세하게 조정하는 과정에 더 큰 비중을 둔 것이다. 그녀의 알고리즘은 엄격한 계산의 결과물이 아니라 ‘감각의 리듬’을 실험하고 우연과 불균형, 인간적 개입이 유연하게 작동하는 창작의 도구였다. 즉, 모어나 프랭크가 논리적 체계와 기하학적 질서, 정보 이론적 분석을 예술의 근간으로 삼았다[11]면 몰나르는 알고리즘과 인간 감각의 협업, 그리고 예측 불가능한 미적 경험의 창출에 방점을 찍었다고 볼 수 있다.
본 연구는 반복과 파열, 감각적 리듬이라는 형식적 장치를 통해 감각을 생성하는 몰나르의 알고리즘 예술을 분석함으로써 컴퓨터 기반 예술이 단순한 시각 실험을 넘어 감각적 사유와 미적 판단의 영역으로 확장할 수 있음을 밝히고자 한다. 이는 곧, 베라 몰나르가 말했듯 “결국 예술의 진짜 난제는 수많은 조합 중 ‘예술로 간주될 수 있는 이미지’를 어떻게 판별할 것인가[12] 하는 것”이다. “컴퓨터는 불확실한 과학, 즉 예술에 대해 우리가 좀 더 체계적으로 탐구할 수 있도록 도와줄 수 있다. [...] 새로운 시야를 열 수 있을지도 모른다.[4]”는 인식을 이론적·분석적 토대로 삼고자 한다.
기존의 몰나르 연구들은 대체로 기하학적 추상 미술 전통의 연장선 혹은 정보미학의 패러다임에 속한 예술로 그녀의 작업을 이해해 왔다. 예컨대 Valyi-Nagy는 몰나르의 작업을 ‘프로그램화된 추상(Programmed Abstraction)’으로 명명하며 유럽의 기하학적 추상미술 계보 내에서 해석한다. 그는 몰나르의 알고리즘 기반 방식이 후기 추상미술 운동의 확장[13]이라는 맥락 안에서 형성되었다고 보았다. 그러나 이러한 해석은 몰나르 작업을 수학적 규칙성과 기하학적 전통이라는 틀에 고정함으로써, 그녀가 실험한 우연성, 감각적 판단, 규칙의 일탈이라는 미학적 층위를 간과하는 한계를 드러낸다. Guillermet는 몰나르의 알고리즘 회화를 정보미학과 기하학적 형식[14]이라는 두 축에서 조명하였다. 그는 컴퓨터 드로잉을 통해 정보 처리 과정을 시각화한 점에 주목하여 몰나르를 미디어 아트의 기술사적 흐름 속에 위치시킨다. 특히 작가의 인터뷰 및 구술 자료를 바탕으로 작업 맥락을 복원하는 데 기여하였으나, 작품의 조형적 구조나 감각적 리듬의 역동성에 대한 분석은 상대적으로 부족하다. Roe-Dale은 몰나르의 알고리즘 회화를 수학적 규칙의 시각화[3]라는 관점에서 수학 교육의 확장 가능성에 집중하며, 미적 감각 및 판단 요소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 한계를 가진다. 이처럼 기존 연구들은 몰나르의 작업을 주로 기하학적 형식, 수학적 규칙 등의 맥락 속에서 설명하는 데 집중해왔으며, 그녀의 예술에서 중심적으로 작용하는 우연성, 감각적 리듬, 인간-기계의 협업의 창조성은 충분히 조명되지 않았다. 이에 본 연구는 들뢰즈의 감각 생성 이론과 예술의 ‘감응적 판단’(Affective Judgment)을 바탕으로 몰나르의 알고리즘 회화에서 드러나는 비형식적 리듬, 반복과 어긋남의 조형 구조, 그리고 인간의 감각적 개입이 지니는 미학적 중요성을 탐색하고자 한다. 이러한 접근은 기존의 형식주의적 혹은 기술사적 분석과는 결을 달리하며, 몰나르 예술이 오늘날 생성형 AI 시대에 제기되는 “감각은 어떻게 생성되는가?”라는 질문에 미학적 사유의 단초를 제공함을 밝히는 데 의의를 둔다. 이러한 맥락에서 왜 베라 몰나르인가?
디지털 예술과 생성적 감각의 문제가 대두되는 오늘날, 몰나르의 작업은 새로운 조명을 필요로 한다. 이 지점에서 베라 몰나르의 알고리즘 예술은 단지 초기 컴퓨터 아트의 사례를 넘어서 인간 감각의 개입과 알고리즘 사이의 창의적 긴장을 실험한 작업으로 주목된다. 몰나르는 완전히 자동화된 이미지 생산에 의존하지 않고, 알고리즘이 생성한 결과를 감각적으로 선별하고 조정함으로써 기계와 인간의 공동 창작 모델을 선취했다. 따라서 몰나르의 작업을 감각 생성의 관점에서 재해석하는 것은 오늘날 AI 시대의 예술 실천을 사유하는 데 필수적인 철학적 통찰을 제공한다.
본 연구는 베라 몰나르의 알고리즘 예술을 단순한 기하학적 구성이나 계산적 절차로 환원하는 기존 해석을 비판적으로 검토하고, 그녀의 작업에서 드러나는 감각의 리듬과 차이의 진동에 주목한다. 몰나르의 예술은 추상적 규칙에 따라 형성된 감각적 형상들이 어떻게 독특한 미학의 차원을 확장하는 방식을 보여준다.
1-4 연구 목적 및 방법
몰나르의 알고리즘 예술은 기계적 절차와 인간 감각의 협업 속에서 감각의 리듬과 차이를 조직해내는 실험으로 기존의 정보 미학적 해석을 넘어서 들뢰즈의 감각 이론과도 밀접한 접점을 지닌다. 이를 위해 본 논문은 몰나르의 주요 알고리즘 회화—‘(무)질서’((Dés)Ordres), ‘개입된 중단’(Interruptions), ‘1%의 무질서’(1% de désordre), ‘어머니의 편지’(lettres de ma mère), ‘생트 빅투아르 변주’(Variations Sainte-Victoire)—를 중심으로 그녀의 작업이 기술적 맥락과 감각적 리듬, 시대별 조형 전략의 차이를 통해 감각을 어떻게 생성하고 구성하는지 그리고 알고리즘 회화가 감각적 질서를 어떻게 생성하는지 분석한다. 이를 위해 몰나르 작업에 내재된 기술적 구조, 감각적 형식, 매체 환경과의 관계를 감각 생성의 알고리즘 조형 시스템이라는 하나의 층위로 통합해 고찰한다. 이는 반복과 차이에 기반한 시각적 리듬 구조를 중심으로 감각–기계–주체 간 상호작용이 어떻게 이루어지는지를 해석하는 분석 틀로 작동한다.
이러한 분석을 통해 본 논문은 몰나르의 작업이 단순한 형식 실험을 넘어 감각의 흐름을 구성하고 감정과 기억, 지각을 재조직하는 생성 예술의 선구적 실천이었음을 밝히고자 한다. 궁극적으로 몰나르의 알고리즘 회화는 생성예술 및 인공지능 예술 담론 속에서도 여전히 유효한 철학적 통찰을 제공하는 작품으로 재조명될 수 있다.
연구 방법은 질적 분석을 기반으로 하며, 몰나르의 작품 속 시각적 배열과 조형 원리를 기본적으로 들뢰즈의 감각 개념에 비추어 해석한다. 구체적으로는 반복과 차이를 기반으로 한 리듬 구조, 미세한 변형이 유도하는 감각적 긴장과 조형 요소가 어떻게 감각적 흐름을 형성하는지를 중심으로 논의 전개 및 알고리즘 내 규칙과 파열, 시각적 어긋남과 구조의 이동이 감각 생성에 기여하는 방식을 통해 몰나르 작업의 감각적 리듬성과 조형적 미학을 이론적으로 입증하고자 한다.
Ⅱ. 감각을 만드는 회화 방식과 알고리즘의 미학
2-1 생성예술의 개념과 이론적 동향
생성예술(Generative Art)은 예술 작품의 전체 또는 일부가 자율 시스템 즉, 인간이 아닌 규칙, 절차, 알고리즘, 기계 무작위화 등에 의해 생성되는 예술을 의미한다. 예술가는 시스템의 설계자일 수 있으나, 실제 결과물의 많은 부분은 시스템의 자율성에 의해 맡겨진다[15].
Philip Galanter에 의하면, 자율적 시스템에 의해 생성되는 복잡함 미적 구조로 정의하며, 복잡계 이론을 예술 이론의 맥락에 도입했다[16]. Magaret Bonden은 생성예술을 ‘탐구적 창의성(Exploratory Creativity)’의 한 사례로 보며, 기존의 개념적 공간 내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탐색해나가는 창의적 과정[17]이라고 설명한다. 특히 Zsofia Valyi-Nagy는 몰나르 작업을 통해 생성예술이 단순한 자동화가 아니라, ‘프로그래밍된 직관(Programmed Intuition)’이 개입된 예술적 전략임을 밝힌다. 이는 몰나르가 컴퓨터 알고리즘을 감각의 기계적 구성도구로 활용하면서도 예술가의 직관을 소프트웨어화한 방식[13]을 조명한다. 따라서, 감각의 흐름이 인간의 직관과 기계의 연산이 만나는 접점에서 생성된다는 본 논문의 시각과 상응한다. Harold Cohen의 AARON 프로젝트는 이러한 정의의 대표적인 사례로 알고리즘을 통해 스스로 회화 작업을 수행하는 프로그램이 예술의 주체가 될 수 있는지에 대한 문제의식을 제시한다. 이와 같은 작업들은 예술 창작에 있어 기술적 개입이 감각과 표현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확장하고, 감각의 질서를 재구성하는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해외에서는 1960년대 Vera Molnar, Manfred Mohr 등의 초기 컴퓨터 예술가들로부터 출발해, 오늘날에는 Generative Adversarial Networks(GAN), VQGAN+CLIO, diffusion 모델 등을 활용한 AI 기반 생성예술로까지 확장되고 있다. Jon McCormack은 좋은 생성예술이란 무엇인가? 라는 질문을 중심으로 작품의 자율성, 예측 불가능성, 미적 가치[18] 등을 평가 기준으로 제시한 바 있다. 이들은 생성예술의 본질이 과정에 있으며 이 과정의 설계와 실행이 작품의 예술적 의미를 결정한다고 보았다. 국내에서도 김지훈 등이 포스트 휴먼 시대의 예술 담론 안에서 생성예술과 인공지능의 관계를 조망하며 기술-예술 융합의 비판적 접근을 시도하고 있다[19].
생성예술의 이론적 기반을 다지기 위해 본 논문은 질 들뢰즈의 감각 철학, 특히 ‘감각의 논리’(Logique de la Sensation)와 ‘차이와 반복’(Différence et répétition)을 이론적 토대로 삼는다. 들뢰즈는 예술을 감각의 직접적 구성으로 보며, 회화나 조형 작업은 재현을 넘어서는 비재현적 힘, 즉 신경계에 직접 작용하는 감각의 구조를 구성한다고 보았다[2]. 이는 반복과 차이를 통해 리듬을 구성하고, 감각적 충격을 만들어내는 생성예술의 구조와 맞닿는다. 특히 몰나르의 알고리즘 회화는 반복되는 기하하적 패턴 속에 ‘1%의 무질서’라는 개입을 허용함으로써, 동일한 구조 내에 감각적 파이를 발생시키고, 이를 통해 새로운 지각의 흐름을 유도한다. 이는 들뢰즈가 말한 ‘차이와 반복’이라는 개념과 정확히 조응하며, 생성예술이 단순한 자동화된 출력이 아니라 감각의 흐름을 생성하는 구조임을 보여준다.
이와 같은 생성예술의 구조적 특성과 감각의 흐름에 대한 이해는 질 들뢰즈의 감각 철학을 통해 보다 심화될 수 있다. 특히 들뢰즈는 감각이 단순한 지각의 산물이 아니라, 반복과 차이를 통해 비재현적으로 구성되는 신체적 사건임을 강조한다. 이러한 관점은 몰나르의 알고리즘 회화가 감각의 ‘구조를 생성’한다는 점에서 생성예술과 들뢰즈 이론을 연결하는 개념적 가교를 제공하는 것이다, 이제 본 절에서는 들뢰즈의 감각 개념을 중심으로 그 이론적 틀이 몰나르의 작품 해석에 어떻게 적용될 수 있는지 살펴본다.
따라서 본 논문은 생성예술을 기술적 자동화의 산물로만 보지 않고, 감각과 인식의 구조를 변형시키는 예술적 실천을 규정하고자 하며, 이를 통해 베라 몰나르의 작업을 감각 생성의 미학이라는 새로운 층위에서 재해석할 수 있는 이론적 지반을 제공한다. 이를 위해 본 논문은 들뢰즈의 감각 철학을 해석의 이론적 틀로 삼아, 몰나르의 알고리즘 회화를 단순한 코드 출력이 아닌 감각 생성의 구조로 분석한다.
2-2 감각에 직접 호소하는 그림: 재현을 넘어서는 감각의 경험
들뢰즈는 그의 저서인 ‘감각의 논리’에서 회화를 “힘의 가시화”[15]로 정의하며 이때의 ‘힘’은 인식적 의미나 대상의 재현이 아니라, 신경계를 직접 타격하는 감각적 긴장과 물리적 에너지의 전달을 의미한다. 그의 분석에서 프랜시스 베이컨의 회화는 색채의 마찰, 선의 교차, 구도의 파열을 통해 의식적 인식의 경계를 붕괴시키고 감각 그 자체를 생성한다. 들뢰즈에게 감각은 단순한 지각의 결과가 아니라 반복과 차이를 통해 신체를 직접적으로 흔드는 진동의 리듬이자, 하나의 감각적 사건이다.
랑시에르에 따르면, 예술작품의 자율성은 아리스토텔레스가 ‘시학’에서 확립한 재현 모델에서 벗어나는 데서 시작[20]된다고 본다. 이 고전적 모델은 예술작품을 모방의 원리에 따라 외부 세계와의 유사성을 산출하는 것으로 규정하며 그 유사성은 형태나 행위의 재현으로 나타난다. 이에 반해 예술작품의 자율성을 위한 또 다른 모델은, 외부와의 유사성에 기반한 모방적 의존성을 거부하고 작품 스스로가 유기적 정합성에 따라 조직되는 하나의 자연이자 유사성 자체가 되는 방식을 옹호한다. 이때 작품은 외부 규범이 아닌 내적 조형 원리에 의해 정당화된다. 들뢰즈의 예술론은 이 두 모델을 모두 비판적으로 재구성하면서 예술을 감각 자체의 생성 과정으로 바라보면서 예술은 더 이상 외부를 재현하는 도구도, 유기체적 조화를 추구하는 체계도 아니라, 감각을 낯설게 전환시키고 조직화하는 힘의 장으로 기능한다.
이러한 관점은 베라 몰나르의 알고리즘 회화에서도 명확히 드러난다. 몰나르는 기계적으로 반복되는 코드 구조 속에 미세한 우연성과 작가적 개입을 삽입함으로써 시각적 질서 내부에 감각적 파열과 리듬을 유도한다. 대표작 ‘(무)질서’((Dés)Ordres),(1974)는 알고리즘 질서 내부에서 미세한 어긋남과 시각적 파열이 반복되는 리듬을 형성한다. 이러한 조형 방식은 플로터 출력 과정에서 진동과 간헐적 불균형으로 전환되며, 감각을 신체적 차원에서 직접적으로 유도한다. 이는 들뢰즈가 말한 ‘감각의 생성’—즉 차이의 반복을 통해 신경계를 자극하고 감각적 사건을 유도하는 리듬의 장—을 디지털 조형 언어로 실험한 예라 할 수 있다.
존 듀이(John Dewey)에 따르면, ‘경험으로서의 예술’(Art as Experience)에서 예술의 목적이 재료의 매개를 통해 대상에 대한 지각 작용과 지각하는 주체의 상태로부터 지각을 떼어내는 것이며, 한 상태에서 다른 상태로의 이행인 정서 상태로부터 정서를 떼어내는 것이라고 보았다[21]. 이는 예술이 감정이나 지각의 내용을 재현하기보다는 감각의 흐름을 형식화하여 독립적인 조형 질서로 구축한다는 점에서 들뢰즈의 감각론과도 맞닿는다.
몰나르의 알고리즘 회화는 바로 이러한 감각의 형식화이자 조직화된 리듬으로 기능한다. 그녀는 1968년 소르본 연구소에서 IBM 2250 그래픽 터미널을 활용한 대화식 회화 실험을 통해 라이트펜과 CRT 모니터를 이용해 알고리즘을 실시간 수정하고, 그 결과를 플로터로 출력하는 과정을 반복했다[22]. 이 과정에서 나타나는 ‘코드적인 모습’—프로그래밍 언어의 논리, 반복, 좌표 기반 배열—은 몰나르 작업의 시각적 기반이 되지만 그녀는 여기에 미세한 변형, 우연적 요소, 감각적 개입을 더함으로써 단순한 디지털 질서에 머물지 않고 감각을 생성하는 조형 언어로 전환시킨다.
결과적으로 몰나르의 작업은 들뢰즈의 감각 생성 이론과 존 듀이의 예술 경험 이론, 그리고 랑시에르의 재현 비판을 동시에 아우르며 반복과 차이, 그리고 우연성의 개입을 통해 감각의 리듬을 구성하는 디지털 회화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한다. 이는 재현을 넘어, 감각 그 자체가 화면 안에서 형식적으로 조직되는 예술적 실천의 한 형태이다.
2-3 반복 속에서 생기는 차이와 리듬 형성
들뢰즈는 ‘차이와 반복’에서 리듬을 “진동의 결합에서 발생하는 강제적 운동[23]”으로 규정한다. 여기서 리듬은 단순한 형식의 반복이 아니라, 강도와 속도의 차이를 지닌 비동일적 진동들 사이에서 생성되는 감각적 운동이다. 이러한 리듬은 고정된 형식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변형되고 이동하는 감각의 흐름이며 예술은 이 리듬을 시각적 사건으로 응축하여 감각의 층위를 이동시키는 하나의 장으로 작동한다.
몰나르는 플로터 기반의 조형 실험에서 알고리즘의 반복 구조에 미세한 어긋남을 삽입함으로써 감각의 흐름을 생성했고 Aline Guillermet는 이에 대해 ‘몰나르의 작업은 코드가 단순히 도식적으로 시각화되는 것이 아니라, 감각적 리듬과 조형 질서를 생성하는 매개로 기능한다[13]’고 강조한다.
들뢰즈에 따르면, 반복은 단순한 동일성의 복제가 아니라 매 순간 차이를 발생시키는 생성의 원리이며 감각은 이러한 반복 속에서 생성된 차이의 응결[23]이다. 들뢰즈는 예술을 감각 그 자체의 출현으로 보며 반복 구조 안에 스며든 미세한 차이가 지각의 긴장을 유도하고, 감각을 고정된 인식으로부터 이탈시키는 운동을 촉발한다고 본다[24]. 이러한 이론은 베라 몰나르의 알고리즘 회화에서 반복과 차이의 리듬이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이해하는 데 핵심적인 틀을 제공한다. 몰나르의 작업은 정해진 알고리즘 규칙에 따라 형상이 반복되지만, 그 내부에 미세한 어긋남, 회전, 탈중심화 등의 교란이 삽입된다. 특히 중기 작업에서 나타나는 무작위의 개입은 동일한 형태의 반복 속에서도 리듬의 진동과 감각의 변화를 유도하는데 감각은 고정된 질서가 아니라 유동적이고 발생적인 상태로 전개된다.
예술작품은 이러한 리듬을 시각적 사건으로 응축하는 장이 되며 그것은 단순히 시각 형식을 반복하는 것이 아니라, 차이와 진동이 형상으로 조직되는 순간을 포착하며, 관객은 이 리듬의 흐름을 따라 새로운 지각의 층위에 도달하게 되는 것이다.
들뢰즈는 ‘감각의 논리’에서 베이컨의 회화를 분석하며 “사건-줄들의 평면 위에 줄이 그어진다”는 것은 곧 “감각-줄들의 평면 위에 줄이 그어진다[25]”는 것이라고 말한다. 이때 발생하는 감각은 아직 인격적으로 가공되지 않은 선험적이고 비인격적이며 비이성적인 감각이다[1]. 들뢰즈는 이를 ‘사실(Fait)’이라 부르며, 이는 의미나 재현에 앞서는 감각의 직접적 발생을 뜻한다. 이 감각이 조직되어 형상되기 전 그 발생의 순간 자체가 예술이 작동하는 핵심 층위이다. 몰나르의 알고리즘 회화에서 반복 속에 삽입된 미세한 어긋남과 교란은 단지 시각적 조형이 아니라, 감각이 발생하는 순간을 촉발하는 생성적 구조로 기능한다. 그것은 감각–줄의 평면 위에 그어진 새로운 선이며, 감각을 재현이나 인식에서 분리해 생성의 흐름 속으로 유도하는 시각적 사건이라 할 수 있다.
몰나르의 ‘개입된 중단’(Interruptions)연작은 이러한 감각의 리듬 이론을 실험하는 대표적 작업이다. 직선 격자에 무작위 회전값을 부여한 이 시리즈는 컴퓨터 알고리즘이 단순한 계산 도구가 아닌 ‘감각의 리듬을 포착하는 비물질적 붓’처럼 작동하게 만든다. 각 선의 간격과 각도 조정은 수학적 규칙과 인간적 직관의 협업을 통해 차이의 순간을 가시화하며, 그 과정에서 감각의 리듬은 예측할 수 없는 방식으로 생성된다.
몰나르는 1960년대부터 ‘가상의 기계’라는 알고리즘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부여된 규칙 내 가능한 모든 순열을 탐색했다. 이 실험은 단순한 기하학적 반복이 아니라, 차이의 미세한 변주를 통해 감각의 층위를 이동시키는 들뢰즈의 리듬 개념과 정확히 일치한다.
예를 들어 ‘서로 중심이 어긋난 30개의 사각형’(30 Carrés non concentriques)는 사각형의 중심을 의도적으로 어긋나게 배열함으로써 관람자의 시지각에 리듬적 불균형을 유발한다. 이때 감각은 재현적인 묘사를 통해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미세한 변형을 따라 진동하며 이동하는 구조 속에서 생성된다. 몰나르의 알고리즘 회화는 바로 이러한 차이의 리듬, 감각의 발생 사건으로서 예술이 작동하는 방식을 구현한 실천이라 할 수 있다.
2-4 규칙을 다르게 쓰는 그림: 알고리즘 규칙의 창의적 활용
들뢰즈에 따르면, 예술이 외부 체계(수학·언어·과학 등)를 단순히 반복하거나 복제할 때 감각의 생산성을 상실한다고 본다. 그에게 있어 감각은 이미 주어진 체계를 반복하거나 모방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그것을 교란하고 탈주시키며 새로운 차이와 흐름을 발생시키는 사건으로 간주된다[25]. 이러한 관점에서 예술은 외부 규칙을 따르는 것이 아니라 규칙을 변형하고 어긋나게 하여 자기 고유의 감각 질서를 발명하는 창조적 실천이 된다.
안 소냐바르그(Anne Sauvagnargues)는 ‘들뢰즈와 예술’에서 이러한 들뢰즈의 예술관을 체계적으로 정리하며 예술이 외부 기호 체계의 일방적 전유가 아닌, 그것과의 관계적 작용을 통해 새로운 감각적 형상을 발생시키는 생성적 지층[26]이라고 설명한다. 예술은 반복이 아닌 반복 내부의 미세한 변형을 통해 감각의 리듬을 발명하는 장치로 기능하며 이는 몰나르의 알고리즘 회화가 단순한 코드 재현을 넘어서 감각 생성의 장으로 작동하는 방식과 맞닿는다.
들뢰즈는 이를 반복 속의 차이 혹은 차이를 낳는 반복으로 설명하며 감각은 이러한 미세한 어긋남의 리듬 속에서 생성된다고 본다[23].
몰나르는 이 관점을 알고리즘 예술에 적용한다. ‘1%의 무질서’(1% de désordre)는 완벽한 기하학적 배열에 1%의 무질서를 도입함으로써 “무질서의 생성력”을 탐구하는데, 이는 코드를 재현의 도구가 아닌 감각적 변주의 촉매제로 재구성한 사례로 몰나르가 “예술의 흔적이 눈에 보이는 명확한 순간”을 포착하고자 한 창작 철학을 반영한다[27].
이와 같은 실천은 몰나르의 알고리즘 예술이 기술적 계산과 인간적 감각의 경계를 넘나드는 작업임을 보여준다. 그녀는 포트란(Fortran) 언어와 이진법 체계를 기반으로 계산된 명령을 실행하면서도, 그 구조 안에서 '우연적 교란'을 개입시켜 감각의 흐름을 유도한다. 이는 들뢰즈와 소냐바르그가 강조한 감각의 생성적 논리를 디지털 매체로 확장한 대표적 사례로, 예술이 외부 코드의 종속을 벗어나 생성의 차원으로 진입할 수 있음을 입증하는 것이다.
몰나르의 알고리즘은 단순히 명령어의 실행 결과를 출력하는 도구가 아니라, 규칙과 교란이 충돌하며 새로운 감각의 가능성을 열어가는 생성 장치로 기능한다. 그녀가 구현한 ‘1%의 무질서’(1% de désordre)는 들뢰즈가 말한 ‘차이를 낳는 반복’, 즉, 고정된 체계 안에서 생성되는 비정형적 리듬을 디지털 매체에서 시각화한 사례로 볼 수 있다. 이처럼 몰나르의 작업은 알고리즘이라는 외부 코드의 종속을 넘어, 감각의 생성적 흐름을 발명하는 예술의 조건을 실현하고 있다.
결국 몰나르의 작업은 코드의 질서와 인간적 개입의 변증법을 보여준다. 그녀는 포트란(Fortran) 언어와 이진법 체계를 활용해 계산적 명령을 실행하지만, 동시에 ‘1%의 무질서’(1% de désordre)를 통해 체계적 우연성을 도입하는데 이는 들뢰즈가 강조한 ‘반복 속 차이의 창출’을 디지털 미디어에서 구현한 것이며, 예술이 외부 코드의 종속을 벗어나 생성의 차원으로 진입할 수 있음을 입증하는 것이다.
Ⅲ. 베라 몰나르 알고리즘 예술 분석
3-1 초기 컴퓨터 회화의 규칙 실험: 질서 속 일탈
베라 몰나르의 ‘(무)질서’((Dés)Ordres)는 알고리즘 회화의 기술적 실험성과 미학적 구조가 밀도 있게 결합된 대표작이다. 이 작품은 몰나르가 프랑스 오르세(Orsay)의 Université de Paris 연구소 컴퓨터실에서 IBM 2250 그래픽 터미널을 사용해 제작한 초기 플로터 드로잉 중 하나[28]로 그 기술적 맥락은 컴퓨터 예술의 기원적인 장면을 보여준다. 당시 몰나르는 프로그램 언어 포트란(Fortran)을 사용해 정형화된 사각형 형태의 반복 구조를 생성했고, 여기에 난수(Randomness) 파라미터를 적용해 선의 어긋남이나 회전, 삭제와 같은 우연성 기반의 교란 요소를 개입시켰다[8]. 출력은 펜 플로터(Plotter)를 통해 종이에 구현되었으며 이는 아날로그와 디지털의 경계에서 새로운 회화적 감각을 생성하는 방식이었다[28]. 몰나르의 실험은 단순히 계산된 형태를 구현하는 것이 아니라, 작가가 설계한 코드 기반 규칙을 통해 ‘가능성의 이미지들’을 생성하는 방식이었다는 점에서 오늘날 생성 예술의 정의와도 정확히 맞닿는다.
생성 예술은 특정한 알고리즘 혹은 규칙 집합이 작동하여 예측 불가능한 시각적 결과를 산출할 때 성립하는데, 몰나르의 작업은 정형성과 우연성의 조율이라는 점에서 전형적인 생성 예술로 볼 수 있다. 특히 주목할 점은 몰나르가 이 작업에 있어 ‘대화적 방법(Méthode Conversationnelle)’이라 부른 실험 방식을 채택했다는 점이다. 몰나르는 “화면(screen)이 처음 등장했을 때, 마치 나를 위해 발명된 것 같았다.[29]”고 서술한다. CRT 디스플레이와 라이트펜(light pen)을 이용해 코드를 실행하고 즉시 시각화된 결과를 확인하며 실시간으로 파라미터를 조정하는 방식이다.
몰나르는 이러한 대화식 방식에 대해 “화면 앞에서 스스로의 회화적 직관을 컴퓨터와 함께 시험해보는 일종의 ‘시각적 대화’”라고 표현했다. 이 대화형 작업 방식은 그녀가 IBM 2250이 폐기될 때까지, 즉 1980년대 중반까지 지속적으로 사용되었다[30]. 몰나르에게 이 ‘대화적 방법’은 CRT 화면을 회화와 유비적으로 사유할 수 있게 해주었다. 그녀는 이렇게 말한다.
“나는 CRT 화면에서 이미지를 보면서 빠르게 매개변수를 바꾼다... 이 방식은 새로운 것이 아니다. 컴퓨터가 등장하기 훨씬 전부터 회화에서 사용되던 방식이다. 지우고, 긁어내고, 수정하고, 일부를 덮는 것—이것은 화가들에게 익숙한 기법들이다.[4]”
‘(무)질서’((Dés)Ordres)는 제목이 암시하듯 ‘질서(Order)’와 ‘무질서(Disorder)’가 충돌하고 교차하는 시각적 장을 구성한다. 몰나르는 이중 구조 안에서 수학적 알고리즘에 따라 정렬된 사각형 배열 안에 아주 미세한 비틀림, 위치 이동, 회전 등의 조형적 어긋남을 삽입하며 이로 인해 화면의 직교 구조에 긴장이 유도되고, 마치 정사각형들이 진동하는 힘에 의해 움직이는 듯한 시각적 리듬이 생성된다. 이는 단순히 무질서를 도입하는 것이 아니라 외형적 혼란 속에 내재된 논리를 암시하는 시각적 언어의 구현이기도 하다. ‘(무)질서’((Dés)Ordres)는 혼란의 도입이 아니라 규칙이 교란될 때 발생하는 차이의 감각적 사건이다. 관람자는 전체 화면에서 어떤 규칙적 배열을 인지하려 하다가도 도중에 삽입된 비대칭성과 변칙성에 의해 지각의 리듬이 교란되는 경험을 하게 된다. 또한 이 작품은 우연성과 계산의 긴장 관계를 드러내면서 알고리즘에 기반한 생성 구조임에도 불구하고, 몰나르는 의도적으로 규칙을 파열시켜 계산되지 않는 감각적 요소를 불러온다. 이는 들뢰즈가 강조한 ‘감각의 리듬은 예측 불가능한 힘의 조직’[24]이라는 주장과 상응하며, 회화가 외부 세계의 재현이 아닌 감각의 장(Field)을 조직하는 예술이라는 관점을 실현한다. 사각형의 격자 구조는 일견 기하학적 질서를 따르는 듯 보이지만 개별 선의 비틀림, 배열의 흔들림은 우연성과 교란을 통한 시각적 리듬과 감각의 파동을 유발한다. 이처럼 몰나르의 작업은 기술적으로는 코드 기반의 생산물이지만 감각적으로는 손으로 그린 것처럼 느껴지는 미세한 떨림과 불안정한 조형 리듬을 통해 관람자의 신체적 감응을 유도하는 것이다.
요컨대 ‘(무)질서’((Dés)Ordres)는 몰나르의 알고리즘 예술이 지닌 생성성, 기술 실험성, 감각 구성성의 출발점이며, 이후 반복과 교란, 우연성과 판단이라는 감각적 조형 언어의 근본 구조가 이 작업에서 이미 구현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 작품은 규칙과 질서의 반복 구조 속에 의도적인 파열과 일탈을 주입함으로써 감각적 리듬과 긴장을 생성하는 알고리즘 회화의 초기 대표작이다. 이 작품은 단순히 기하학적 배열의 아름다움을 시각화하는 것이 아니라, 반복 속에 감춰진 ‘어긋남’과 ‘차이’를 통해 감각의 운동을 촉발시키는 구조로 설계되었다.
몰나르는 플로터 기반의 조형 실험에서 알고리즘의 반복 구조에 미세한 어긋남을 삽입함으로써 감각의 흐름을 생성했고 이러한 기술적 실험은 단순한 알고리즘 재현이 아니라 회화적 리듬의 구현으로서 기능했다.
3-2 중기 컴퓨터 회화의 감각 실험: 작은 무질서와 교란의 개입
베라 몰나르의 ‘1%의 무질서’(1% de désordre)와 ‘개입된 중단’(Interruptions)은 반복 알고리즘 속에 극히 미세한 교란을 삽입함으로써 관람자의 주의를 환기하고 감각의 리듬을 형성하는 실험적 구조를 보여준다. 이 두 작품은 질서와 규칙이라는 시각적 안정감 위에 아주 작은 무질서와 파열을 도입하여, 감각적 긴장과 지각적 리듬을 생성하는 생성 예술적 회화로 읽힌다. 특히 ‘1%의 무질서’(1% de désordre)는 제목 그대로 정밀하게 계산된 격자 구조 내에 오직 1%의 무질서를 도입함으로써 규칙에 대한 기대와 그것의 미묘한 파열 사이에서 발생하는 긴장감을 감각적으로 체험하게 한다. 몰나르는 이 시기에도 IBM 2250 그래픽 터미널과 플로터 시스템을 함께 활용했으며, CRT 화면에서 코드를 수정하고 라이트펜을 통해 실시간 시각 피드백을 얻는 ‘대화식 방식’을 유지했다. 특히 이 방법은 각 반복 구조의 파라미터(간격, 회전, 삭제율 등)를 반복적으로 미세 조정하는 데 유용했고 화면에 시각화된 결과를 즉각 확인하면서 의도된 리듬 구조를 정밀하게 조율할 수 있게 해주었다[30]. 이를 통해 그녀는 코드의 알고리즘 구조를 세밀하게 조율하며 시각적 리듬을 감각적으로 설계하고, 기술은 단지 반복을 자동화하는 기계가 아니라 감각의 흐름을 예민하게 조작할 수 있는 회화적 보조 장치로 작동하였다.
몰나르는 “내 작업은 한 가지 해결책에 만족하지 않고, 조합과 발견을 통해 놀라움을 만들어가는 것이다.[31]”라고 서술하는데 ‘1%의 무질서’(1% de désordre)는 정형화된 격자 구조 내에 1%의 어긋남—선의 위치, 회전, 간격—을 삽입함으로써 극히 질서정연한 패턴 속에 지각 가능한 미세한 불안정성을 도입한다. 관람자는 이 미세한 차이를 감지하며 화면 전체에 걸친 리듬의 균열을 체험하게 된다. 이는 단순한 기하학적 변형이 아니라 감각의 흐름을 깨우는 미세한 ‘사건’으로 기능한다.
‘개입된 중단’(Interruptions) 역시 기본적으로 규칙적 선 배열의 반복 구조를 따르되 일정 구간에서 선이 고의적으로 누락되거나 단절된다. 몰나르는 동일한 길이의 직선을 반복 배치한 그리드 구조에서 각 선에 난수 기반 회전을 적용하고, 일부는 제거함으로써 화면에 의도된 공백과 단절을 생성한다. 이 공백은 선 자체의 부재를 넘어서, 그 주변과의 시지각적 긴장 관계 속에서 리듬의 파열로 인식된다.
이처럼 두 작품은 반복 구조 속에서 감각의 차이를 유도하는 알고리즘 리듬의 구성을 목표로 하며, 단순한 형식의 반복이 아닌 불연속성과 차이의 작동을 통해 감각의 층위를 흔드는 구조로 작동한다. 이는 들뢰즈가 ‘감각의 논리’에서 말한 “진동하는 차이의 리듬”개념이며, 감각은 고정된 질서가 아닌 차이의 간섭과 흔들림 속에서 생성된다는 점을 보여준다. 이 작품은 일정 구간의 선을 의도적으로 누락함으로써, 선의 부재 자체가 감각적 리듬의 공백으로 작동하게 하고, 관람자는 그 공백을 통해 오히려 전체 구조를 더 주의 깊게 감지하려는 지각적 반응을 보이게 된다. 두 작품은 반복이 아닌 파열에서 감각이 생성된다는 점에서, 관객의 몰입은 완성된 조형성에 대한 감상이 아닌, 그 내부의 미세한 틈을 감지하는 과정에서 비롯된다.
몰나르는 이와 같은 작업을 통해 회화를 단순한 형식의 시각화가 아니라 감각의 생성 구조를 조형하는 매체로 재 정의한다. 반복과 불연속, 질서와 교란, 규칙과 파열은 그녀의 알고리즘 회화에서 감각의 리듬과 몰입을 설계하는 주요 장치로 작용하고 컴퓨터라는 도구를 통해 구현된 감각 기반의 생성 예술(Generative Aesthetics)로 해석할 수 있다.
3-3 중후기 컴퓨터 회화의 정서적 전환: 디지털 코드의 자필성
베라 몰나르의 ‘어머니의 편지’(lettres de ma mère)는 중기 알고리즘 회화의 연장선상에 놓여 있지만 감정과 기억이라는 정서적 주제를 본격적으로 다루며 후기 회화로 이행하는 전환점에 위치한 작품이다. 이 작업은 어머니의 필체라는 개인적 기억을 알고리즘을 통해 디지털 드로잉으로 전환하며, 정서적 리듬을 시각적으로 구성하는 예외적인 실험으로 자리한다.
몰나르는 “내 일지 속 스케치들이 실제 완성 작품보다 더 중요하다고 느낀다[31]”고 말하며, “색연필을 가방에 넣고 늘 가지고 다닌다[31]”고 언급한 바 있다. 이는 그녀의 창작이 기계적 알고리즘만이 아닌, 손 그림 기반의 아이디어와 직관에서 출발한다는 점을 잘 보여준다. 특히 ‘어머니의 편지’(lettres de ma mère)와 같은 작업에서 나타나는 자필성과 디지털 흔적 융합의 감각 생성의 출발점을 직관과 정서적 기억으로 돌려놓는다.
작가는 어머니의 필체를 “다소 고딕적이고 다소 히스테리컬하다”[31]고 표현하며 처음엔 일정하고 규범적이던 글씨가 줄 끝으로 갈수록 불안정하고 진동하며 해체되는 시각적 리듬을 지녔다고 회상한다. 몰나르는 이 리듬과 감정의 흔들림을 BASIC 언어와 펜 플로터를 통해 코드화하며 감정의 리듬을 재현하고자 했다. 이 시리즈에서 몰나르는 ‘잘못된 구도(bad composition)’의 가능성을 실험하는데 고전 회화가 강조한 균형, 대칭, 삼각형 구도 등은 철저히 해체되고 선의 기울기와 해체의 방향성은 점차 불규칙하게 변형된다. 특히 라인마다 커지는 무질서, 글자 내부의 기울기 변화, 일부 문자의 방향 전환(f, g, j 등)과 프린터를 사용해 생성한 사각형 배열 등은 회화적 질서 대신 진동과 흐름 기반의 새로운 리듬을 제안한다. 이 과정은 펜 플로터를 통한 단순 출력이 아니라 “획의 기울기”, “봉우리의 분포”,“지그재그의 밀도” 같은 요소들을 좌표 기반으로 재해석하며 감각적 흐름을 수치화하는 방식[8]으로 진행되었다. 특히 몰나르는 작업 과정 중 미리 정해진 규칙을 적용하기보다는 작품이 발전함에 따라 매개 변수를 수정하고 규칙을 정교화 방식을 택했다. 이는 일반적인 컴퓨터 아트의 문법이 아닌, 감각의 리듬을 발견해나가는 탐색적 알고리즘 실험이었다. 몰나르 본인도 이 작업이 “예술을 만드는 기계가 아니라, 놀라운 대화 파트너로서의 컴퓨터와의 협업”[6]이었다고 말한 바 있다.
‘어머니의 편지’(lettres de ma mère)에서 드러나는 자필성과 디지털 흔적의 융합은 감각 생성의 출발점을 직관과 정서적 기억으로 돌려놓는다.
몰나르는 작업 중 선의 길이, 각도, 회전값, 간격 등을 세밀하게 조정하며 필체의 리듬을 시뮬레이션한다. 일정한 파라미터를 적용하는 대신 작업의 흐름에 따라 규칙을 수정하며 알고리즘을 정교화하는 과정은 마가렛 보든(Magaret Borden)의 ‘탐색적 창의성(Exploratory Creativity)’과 연결된다. 이처럼 컴퓨터는 고정된 명령 체계가 아니라, 감각의 리듬을 함께 발견해가는 대화적 파트너로 기능한다는 점에서 몰나르는 생성 예술가로서의 위치를 드러낸다.
이러한 방식은 넬슨 굿맨(Nelson Goodman)이 제시한 예술 언어 이론의 핵심 개념인 자필적 예술(Autographic Art)과도 맞닿으며, 굿맨은 복제가 불가능한 흔적이 작가성을 담보하는 자필적 예술과 기호적 반복이 가능한 타필적 예술(Allographic Art)를 구분[32]한다. 몰나르의 이 작업은 알고리즘으로 생산되었지만, 정서와 기억이라는 유일무이한 감정의 리듬을 코드 속에 새겨 넣음으로써 ‘디지털 자필성(Digital Autographicity)’을 실현으로 비춰진다.
몰나르는 일부 드로잉 위에 손으로 선을 덧그리며 기계와 자필 사이의 감각적 긴장을 창조하면서 단순한 인간 흔적이 아닌 감정의 리듬과 알고리즘 사이의 교차를 시각화하는 복합적인 조형 실천이라고 볼 수 있다. 어머니로부터 받은 편지를 회고하며, 규범적 필체가 해체되는 시각 리듬을 하나의 감각적 사건으로 인식하고, 이를 기계적 언어로 번역하여 감각의 흐름을 수치화한다. 몰나르는 알고리즘에 ‘인간의 오류’(Human Clumsiness)를 삽입하기 위해 무작위의 진동이나 방향 전환을 적용하며 감정이 규칙 속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리듬적 조건을 탐색하는 과정으로 자리한다.
이러한 접근은 존 듀이(John Dewey)가 ‘경험으로서의 예술’에서 말한 예술의 시간성과 감각의 흐름 개념과도 연관이 있다. 듀이는 예술을 감각적 질들이 시간 속에서 조직되어 완성되는 하나의 경험[21]으로 보았으며, 몰나르의 드로잉은 바로 이러한 감각의 리듬을 알고리즘 방식으로 재현한 사례라 할 수 있다. 또한 자크 뒤프렌(Jacques Dufrenne)이 ‘미적 경험으로서의 예술’에서 논의한 음악적 리듬의 감각 조직 개념 역시, 몰나르의 반복과 진동, 흐름 기반의 작업에 이론적 기반을 제공한다. 결국 이 작업은 감정의 파동을 리듬으로 구성하고 그 리듬을 통해 감각을 생성하는 하나의 구조적 실험이라 할 수 있다. 관객은 이 작품에서 필체를 해독하기보다는 감정의 흔적이 조직된 시각적 리듬을 감지하며 몰입하게 된다.
단순히 ‘개인적인 것’이 예술로 확장된 것이 아니라, 사적 기억이 추상적 리듬으로 재구성되며 그 흐름을 타고 관객의 이러한 측면에서 ‘어머니의 편지’는 감각적 기억과 알고리즘 조형의 만남, 그리고 예술가의 사적 동기와 관객의 감각 구조가 교차하는 지점을 실험한 작품이라 할 수 있다. 들뢰즈가 말한 감각이 하나의 층에서 다른 층으로 이행하면서 진동하는 리듬이라면 이 작업은 필체에서 기계로, 정서에서 리듬으로, 기억에서 구조로 이행하는 흐름을 구현하는 사례이다.
3-4 후기 컴퓨터 회화의 자연 알고리즘화: 음악적 시각성
몰나르의 후기 알고리즘 회화는 시각적 리듬 구조를 통해 음악적인 시간성과 감각 생성을 실험하는 장으로 확장된다. 특히, ‘생트 빅투아르 변주’(Variations Sainte-Victoire)는 자연의 풍경을 알고리즘을 통해 해석하면서도 반복과 변화의 감각적 리듬 속에서 음악처럼 흐르는 시각적 경험을 유도하는데, 이는 존 듀이가 말한 ‘예술은 리듬과 질을 가진 감각적 경험의 조직[21]’이라는 정의와도 맞닿는다.
‘어머니의 편지’(Lettres de ma mère)가 몰나르의 내면, 더 정확히는 감정과 기억의 흐름이 형상화된 작업으로 리듬을 드러내는 거라면 생트 빅투아르 변주(Variations Sainte-Victoire)는 외부 세계를 다시 읽고 그걸 자기 언어로 재구성한 것으로 ‘자연을 자기 안으로 가져온 뒤, 다시 재생성한 감각적 이미지’이다. 전자가 개인적이고 정서적인 기억이 출발점이라면 후자는 자연, 그것도 세잔의 생트 빅투아르 산이라는 예술사의 상징을 데이터화한 것이다. 몰나르가 자연을 바라보면서 알고리즘으로 감각을 구조화하는 의미에서 ‘기억’이 아니라 ‘시각 경험’을 코드화한 셈이다.
몰나르는 프랑스 엑상 프로방스(Aix-en-Provence)에서 전시를 준비하던 중 호텔 창밖으로 보이는 산의 실루엣을 바라보다가 과거 미국에서 실험하던 가우스 곡선(Gaussian curve)을 연상했고, 이 인상이 작업의 출발점이 되었다. 흥미롭게도 이 시리즈는 몰나르가 20여 년 전 도난으로 유실한 가우스 곡선 기반 실험을 자연의 시각 경험과 결합해 재구성한 것이다. 또한 자연의 외형을 단순히 재현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하나의 알고리즘의 언어로 재구성하고자 했다[33]. 이 시리즈는 세잔이 그린 생트 빅투아르 산이라는 예술사의 상징을 감각적으로 데이터화하고, 알고리즘의 절차를 통해 새로운 시각 리듬을 생성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기술적으로 이 시리즈는 프로그래밍된 단일 선의 증식이라는 단순한 알고리즘 구조에서 출발한다. 몰나르는 먼저 한 줄의 선으로 산의 윤곽을 스케치한 후, 이를 2개, 4개, 8개, 16개 등으로 2배씩 증식시키는 방식으로 복수의 컴퓨터 드로잉을 생성했다. 이 알고리즘은 기본적으로 선의 수와 간격, 선이 위치하는 좌표의 편차, 두께, 밝기, 채색 기법 등 다양한 파라미터를 제어하는 규칙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작품은 당시 몰나르가 주로 사용한 BASIC 언어 기반의 컴퓨터 코드와 플로터(Plotter)를 통해 실현되었다. 이후 몰나르는 해당 드로잉을 점, 회색 톤, 그리드 형태 등 다양한 방식으로 변형하고 이를 캔버스 단위로 나누어 배열함으로써 하나의 정지된 이미지가 아니라 감각적 흐름과 시간적 연속성을 지닌 회화 시퀀스로 구성하였다[9].
각 구성은 선형 반복을 기반으로 하되, 반복은 동일성의 재현이 아니라 차이의 변주를 통해 감각의 리듬을 생성하며, 이는 생성 예술의 핵심 구조와도 맞닿는다. 생성 예술은 작가가 규칙 혹은 시스템을 설정한 뒤, 그 시스템이 일정한 자율성을 가지며 예측 불가능한 결과를 산출하는 예술 방식으로 몰나르의 알고리즘 드로잉은 이러한 형식과 우연의 공존 구조를 구현한다. 이는 곧 “예술가가 만든 규칙이 생성하는 감각적 변주의 장”으로서의 생성 예술 정의와 부합한다[31]. 몰나르의 작품 정형화된 선의 반복이 아니라, 자연 형태를 근거로 한 변주와 리듬의 알고리즘화로 이해될 수 있다. 이는 몰나르가 시각 예술 안에서 음악적 시간성, 즉 변주와 반복, 리듬과 감각의 변화를 재현하고자 한 방식이다. 몰나르 스스로도 “제 작업 속 움직임과 그 복잡성은 바흐의 ‘골드베르크 변주곡’과 닮아 있다[31]”고 말하며 자신의 조형 언어가 음악의 시간성과 유사한 생성 논리를 따른다는 점을 강조한다. 순서를 바꿀 수 있도록 설계하여 감상자도 작품 구성에 직접 참여할 수 있는 인터랙티브한 리듬 구조를 제안한다. 이 같은 방식은 몰나르가 의도적으로 회화의 완결성을 폐기하고, 디지털 기반 조형 언어 속에 ‘감각의 흐름과 개입 가능성’을 확장하는 실험이었다. 이 점은 자크 뒤프렌이 ‘미적 경험으로서의 예술’에서 언급한 음악의 시간성과 감각성 개념과 연결된다. 뒤프렌은 음악을 “형식화된 감각의 시간적 흐름”으로 정의하며, 청자의 내면 감정과 감각적 리듬이 하나의 구조 안에서 조율되는 방식이라고 보았다[34]. 몰나르의 작업은 이 음악적 감각을 시각 예술로 변환하는 시도로서, 반복과 어긋남, 증식과 탈중심화를 통해 감각의 생성 구조를 조형화한다.
결과적으로 ‘생트 빅투아르 변주’(Variations Sainte-Victoire)는 단지 자연의 묘사도, 수학적 실험도 아닌, 감각의 리듬과 시간성을 시각 구조로 구성하는 생성 예술의 회화적 실천이다. 들뢰즈가 말한 “차이의 리듬을 통해 감각이 생성된다”[2]는 미학은, 몰나르의 이 작품에서 자연의 진동을 감각의 언어로 번역하는 알고리즘적 실험으로 형상화된다. 자연의 형태는 이 시리즈에서 단지 외형이 아닌 감각의 원천으로 작동하며, 몰나르는 이를 코드와 선, 흐름으로 변환함으로써 자연의 리듬을 시각의 음악으로 확장한다.
‘어머니의 편지’ 그리고 ‘생 빅투아르 변주’ 두 작품 모두 감각을 생성하는 작품이긴 하지만 하나는 ‘안에서 밖으로’, 다른 하나는 ‘밖에서 안으로’ 흐르는 감각적 실험이라고 할 수 있다. 자신이 창작한 리듬 구조가 음악의 시간성과 시각 예술의 공간성을 결합한 감각적 실험임을 강조한다.
‘생트 빅투아르 변주’(Variations Sainte-Victoire)는 반복 구조 속에서 미세한 차이와 리듬의 진동을 생성하고, 동일한 윤곽 구조가 다층적인 시각 리듬으로 변환되며 감각을 발생시키는 알고리즘 회화의 실천이다. 몰나르는 자연을 외부 대상이 아닌, 감각의 재료로 전환하고 알고리즘이라는 절차적 언어를 통해 그 흐름을 조형화한다. 이로써 회화는 고정된 이미지를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감각적 구조, 즉 음악적 리듬을 시각화한 생성 예술로 작동하게 된다.
Ⅳ. 결 론
4-1 연구 요약
본 연구는 베라 몰나르의 알고리즘 기반 회화를 질 들뢰즈의 감각 생성 이론에 입각하여 분석함으로써 기하학적 추상이나 정보미학에 국한되던 기존 해석의 한계를 넘어서고자 하였다. 들뢰즈는 감각을 고정된 인식의 대상이 아니라, 신경계를 직접 자극하는 힘이자 차이의 리듬을 통해 형성되는 동역학적 구조로 보며, 예술은 이러한 감각의 흐름이 시각적으로 조직되는 장이라 정의한다. 몰나르의 작업은 바로 이러한 ‘감각의 리듬’이라는 관점에서 해석될 수 있는 디지털 회화의 대표적 사례이다. 베라 몰나르에게 알고리즘은 하나의 감각 생성 구조이며 이 구조는 기술적 구현 방식, 감각의 리듬 형성, 관객의 지각 경험에 따라 그 의미가 확장된다. 3장에서 분석한 주요 작품들은 각기 다른 기술적 조건과 시각 전략을 통해 ‘감각 생성의 알고리즘’을 실험한다.
〈(Dés)Ordres〉는 포트란 프로그래밍과 플로터 출력을 통해 기하학적 질서 속에 미세한 어긋남을 삽입하고, 이를 통해 질서와 파열 사이의 긴장을 감각적 리듬으로 시각화한다. 이때 몰나르가 활용한 ‘대화식 방법’은 단순한 코드 실행이 아닌 감각의 실시간 조정과 선택을 가능하게 하는 조형적 인터페이스로 작동한다. 이는 정보미학(information aesthetics) 차원의 실험으로 질서와 파열 사이에서 감각적 긴장을 유도하는 조형적 알고리즘의 초기 모델을 보여준다. 이 시기의 작업은 IBM 2250 CRT 시스템과 플로터를 활용한 대화식 환경 속에서 이루어졌으며 ‘정보 전달의 규칙성과 파열’을 시각화하는 실험이었다. 감상자에게는 시각 정보의 규칙적 패턴과 그 어긋남이 지각되며, 이는 질서 기반 알고리즘의 최소 교란을 통해 감각을 유도하는 방식이다.
반면, <Interruptions>와 <1% de désordre>는 반복-차이 구조를 통해 감각을 유도하는 리듬 알고리즘을 실험한 사례다. 몰나르는 알고리즘 내의 파라미터(회전각, 삭제율, 배열 밀도 등)를 반복적으로 조정하며 관객이 리듬의 교란 지점을 감각적으로 포착하도록 유도한다. 이 역시 기술적으로는 대화형 프로그래밍과 플로터 출력에 의존하지만 작품 내 감각 리듬의 발생 방식은 관객의 지각 구조와 결합되어 생성된다. 이렇게 반복 구조 속에서 교란을 삽입함으로써 관람자의 감각을 리듬의 파열 지점에 민감하게 반응하도록 유도한다. 들뢰즈가 말한 ‘진동하는 차이의 리듬’ 개념은 이들 작품에서 구현되며, 감각은 반복이 아니라 차이를 통해 생성됨을 확인할 수 있다.
<lettres de ma mère>는 사적 감정의 흔적(어머니의 필체)을 디지털 알고리즘으로 번역함으로써 감정과 코드, 손글씨와 기계 출력의 경계를 흐린다. 이 작업은 감정적 리듬의 시각화 실험이며 감각이 재현이 아닌 구조와 흐름 속에서 발생한다는 점에서 감각 생성의 전형적 사례라 할 수 있다. 기술적으로는 플로터와 손그림 스케치를 병행한 작업이며 이는 정서적 흔적이 코드화되는 알고리즘적 감각 구성이라는 새로운 방향을 제시한다.
이러한 흐름은 3.4절의 ‘생트 빅투아르 변주’(Variations Sainte-Victoire)에서 가장 확장된 알고리즘 개념으로 귀결된다. 이 시리즈에서 몰나르는 세잔의 산을 본뜬 자연 윤곽을 기반으로, 단순한 수학적 구조(Gaussian curve)를 출발점 삼아 시각 리듬을 생성한다. 알고리즘은 단지 시각 요소를 조합하는 수단이 아니라, 자연을 감각적으로 재번역하는 생성 규칙이자, 감상자의 참여를 가능하게 하는 감각 구성의 장치로 확장된다. 이는 단순히 출력된 이미지를 제시하는 것이 아니라, 감상자가 순서를 바꾸고 리듬을 조정하며 작품 구조에 개입할 수 있는 구조로 설계되었다는 점에서, ‘열린 알고리즘’(Open Algorithmic Structure)이라는 개념을 제시한다.
이상의 분석을 통해 정리하자면, 몰나르의 알고리즘 예술은 정량화된 조형 정보의 전달(3.1)에서 출발하여, 반복 속 리듬의 감각화(3.2), 감정의 흔적을 디지털 코드로 번역한 감각 구조(3.3), 그리고 자연 감각의 재구성을 내포한 생성 구조(3.4)로 확장되어 왔다. 이는 단순히 기술 조건의 진화뿐 아니라, 몰나르의 예술 철학이 정보→리듬→감정→자연으로 감각 생성의 층위를 이동시키며 알고리즘을 유기적 감각의 언어로 확장시킨 결과라 할 수 있다. 따라서 3장의 분석을 다음과 같은 메타 구조로 정리할 수 있다:
4-2 베라 몰나르의 위치: 생성 예술에서 오늘날의 의의
베라 몰나르는 컴퓨터와 알고리즘을 예술 창작의 도구로 수용한 선구자로서, 오늘날 생성 예술(generative art)의 기초를 마련한 인물 중 하나로 평가된다. 특히 그녀는 알고리즘을 단순한 자동 생성 장치로 간주하지 않고, 감각과 판단이 교차하는 조형적 실험의 공간으로 확장시킴으로써 기술과 예술의 창의적 경계를 실험한 예술가이다. 몰나르의 작업은 생성 예술을 기하학적 추상이나 정보 미학적 시각화에 가두지 않고, 감각의 리듬과 미세한 차이의 생성이라는 미학적 차원으로 이행시킨 데 의의가 있다.
오늘날 생성형 인공지능(Generative Adversarial Network, Diffusion Model, Large Language Model 등)의 발전은 예술 창작의 자동화와 비인간적 생성 시스템의 확산을 초래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예술에서 인간 작가의 개입, 미적 판단, 감각의 위치에 대한 논의가 재점화되고 있다. 이 지점에서 몰나르의 실천은 여전히 중요한 철학적 사례로 기능하고 완전한 자동 생성과 수동적 수용 사이의 중간 지대, 즉 알고리즘의 구조 속에서 ‘감각적으로 선택할 수 있는 힘’을 탐색하였다. 이는 오늘날 생성 예술이 기계적 생성 이상의 예술적 판단과 감각의 통합을 모색해야 한다는 방향성을 제시해준다.
이렇게 Artificial Intelligence(AI) 기반 생성 예술이 확산되고 있는 맥락에서 몰나르의 작업은 기계와의 협업이 어떻게 감각적 리듬과 정서적 구조를 매개할 수 있는지를 선구적으로 실험한 사례로 평가될 수 있다.
몰나르가 제시한 ‘가상의 기계’는 단지 형식을 반복하는 알고리즘이 아니라, 감각을 탐지하고 구성하는 새로운 창작 파트너로서의 기계 개념을 예시하며, 이는 생성 예술을 기술의 차원을 넘어 미학적·존재론적 실천으로 재정립하는 데 기여한다.
따라서, 베라 몰나르는 알고리즘을 통해 새로운 감각 질서를 창출하고자 한 선구적 실천가로서, 단순한 기술적 실험자에 머무르지 않고 기계와 감각, 규칙과 우연, 판단과 자동화 사이의 복합적 긴장을 미학적으로 조직해낸 존재이다. 그녀의 작업은 생성 예술이 기술의 문제에 국한되지 않고, 감각의 생성과 지각의 실험이라는 예술 고유의 문제에 다시 주목하게 만드는 중요한 이정표로 남는다. 이러한 점에서 몰나르는 단지 ‘최초의 컴퓨터 아티스트’가 아니라, ‘감각을 생성하는 알고리즘 예술의 철학자’로서 동시대 예술이 지속적으로 참고해야 할 미학적 자원이라 할 수 있다.
Acknowledgments
본 연구는 문화체육관광부 및 한국콘텐츠진흥원의 2024년도 문화체육관광 연구개발사업으로 수행되었음(과제명: Near Real 4D Nerf 기반의 VFX시스템 ‘WITH’개발 인력 양성, 과제번호 : RS-2024-00349476, 기여율 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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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소개
2021년:한국외국어대학교 KFL대학원 (교육학 석사)
2024년:홍익대학교 일반대학원 (영상·인터렉션 박사과정)
2021년~2022년: 프랑스(뚜르) 한글학교 정교사
2022년: 서울여자대학교 강사
2023년: 네이버
2024년~2025년: 명지전문대학 강사
※관심분야:생성예술(Generative Art), 영화이론(Movie Theory) 등
2001년:이화여자대학교 조형예술대학교, 정보디자인과 시각디자인 전공 학사
2004년:School of Visuel Arts, MFA Computer Art 석사
2014년:이화여자대학교 일반대학원, 영상디자인 전공, 디자인학 박사
2004년~2006년: MTV Networks, Nickelodeon, US & Korea
1997년~2000년: CJ ENM, 투니버스
2011년~2013년: Walt Disney Company Korea
2026년~2017년: 동국대학교 교수
2018년~현 재: 홍익대학교 영상·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
※관심분야:방송 및 영상 브랜드 마케팅, 방송영상 및 애니메이션 제작, VFX, 영상 융합 디자인, AI, NeRF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