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상현실 예술에서 몰입 경험의 경로 구축에 관한 연구: 리처드 슈스터만의 ‘신체미학’ 관점을 기반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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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
본 연구는 리처드 슈스터만의 ‘신체미학’ 관점을 기반으로 가상현실 예술에서 몰입 경험의 구축 경로를 연구하였다. 이를 위해 해기스 버리지의 ‘몰입형 경험의 4차원 모델’을 분석틀로 채택하였고, 문헌 분석과 사례 분석을 병행하는 연구방법론을 채택하였다. 이로써 가상현실 예술에서 ‘신체-참여 방식-몰입 심도’와 같은 몰입 경험의 모델을 체계화하고자 하였다. 분석 대상으로는 차별화된 신체 참여 방식을 보이는 팀랩(teamLab)의 세 개 작품으로 한정하였다. 연구 결과, 몰입 경험의 심도는 신체적 자각의 단계와 정적 상관관계를 가진다는 점을 밝혀냈다. 몰입 경험은 단순한 기술적 자극의 결과가 아니라, 참관자의 신체가 서로 다른 참여 방식의 유도 하에 감각적 수용에서 주체적 참여로 의식이 전환되는 과정임을 보여준다. 본 연구는 전시 디자인에서 신체적 자각에 기반한 참여 전략을 제공함으로써, 가상현실 예술이 시각 중심의 관람 모드에서 신체 중심의 참여 모드로 전환되는 데 시사점을 제공한다.
Abstract
This study examines how immersive experiences are generated in virtual reality art from Richard Shusterman’s perspective of “Somaesthetics.” Using Haggis-Burridge’s “Four Model Categories of Immersion” and combining literature and case analysis, a model that links “body,” “participation method,” and “immersion depth” is proposed. Three teamLab works with distinct bodily engagement were analyzed. The findings showed a positive correlation between immersion depth and levels of “body consciousness.” Immersion occurs as bodily awareness shifts from passive reception to active participation, not just through technology. The study suggests that somaesthetic strategies can shift virtual reality (VR) art from visual viewing to bodily engagement, thereby affecting exhibition design.
Keywords:
Virtual Reality, Immersive Experience, Somaesthetics, Body Consciousness, TeamLab키워드:
가상현실, 몰입형 경험, 신체 미학, 신체적 자각, 팀랩Ⅰ. 서 론
20세기까지 예술 작품 관람자들은 언제나 수동적인 위치에 머물러 있었다. 이때까지 예술 작품의 전시 방식은 작품과 관람자와의 거리를 의도적으로 일정하게 하고 동선을 단일하게 유도함으로써 관람객들은 일방적인 감각 수용체로 규정되었다. 이러한 관람 방식은 관람자들이 직접적으로 체험할 수 있는 참여 가능성을 배제시켰으며, 예술 인식에서 감각, 동작 및 정서의 구성적 역할을 중요시하지 않았다. 21세기 디지털 혁명시대에 접어들면서 가상현실 기술의 급진적인 발전으로 예술 작품 전시 방식과 관람객들의 체험 방식에 있어서 근본적인 변화를 초래하였고, 관람객들의 신체는 예술 체험의 핵심적 매개체가 되었다. 가상현실은 관람객들의 감각을 실시간으로 자극하여 몰입감을 제공함으로써 관람객들은 육체적 체험을 통해 작품 ‘내부’에서 직접적으로 소통하여 인식할 수 있도록 기능한다. 리처드 슈스터만(Richard Shusterman)이 주장했던 ‘신체미학(Somaesthetics)’이론을 근거로 이러한 관람객들의 예술 체험 방식의 변화를 설명할 수 있겠다. 신체(soma)는 “모든 인식의 필수적인 매개체”이며, “신체의 자각을 통해 창의적인 예술 체험 능력을 증진시킬 뿐만 아니라, 일상적 경험을 일종의 예술로 승화시킨다[1].” 그러나 가상현실 기술을 활용한 예술 작품은 두 가지 도전에 직면해 있다. 첫째, 예술가들이 기술 구현에만 집중하면서 신체와 작품 간 상호작용에서 신체적 체험의 중요성을 간과하고 있다. 둘째, 가상현실 전시 방식이 관람자들의 감각을 지나치게 자극하여 관람객들의 지각이 과부하되고, 몰입 경험의 질이 저하되는 부작용을 낳고 있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가상현실 기술을 활용한 예술 창작활동에 있어서 신체적 체험을 통한 관람자들의 능동적 참여 방식에 대한 이론적 근거를 제시하고 몰입 경험의 다양한 참여 방식에 대한 체계적인 연구의 필요성을 제기한다.
선행 연구를 살펴보면, 가상현실, 신체미학, 상호작용 등 각각의 영역에서는 상당한 연구 성과가 축적되었다. 그러나 ‘신체미학의 관점’으로부터 출발하여 가상현실 작품 속 관람객몰입 경험의 구축 경로를 탐구한 연구는 찾아보기 어려웠다. 가상현실의 부정적 영향에 초점을 맞추어 과도한 몰입으로부터의 탈피 방안을 모색한 연구[2], 그리고 사용자 인지적 관점에서 가상현실 공간 인식의 사용 동기를 체계적으로 분류한 연구가 수행되었다[3]. 신체 미학 연구 영역에 있어서는 슈스터만의 이론이 최근 교육학, 공연예술, 보건의료 등 다양한 학문 분야에서 광범위하게 인용되고 있으며, 그의 핵심 개념인 ‘신체적 자각(Body Consciousness)’이론은 학제 간 연구의 중요한 이론적 기반으로 자리매김하였다. 미학사적 맥락에서 슈스터만의 이론적 기여와 그 의의를 체계적으로 고찰한 연구 또한 주목할 만하다[4]. 아울러 해기스 버리지(Haggis Burridge)가 제안한 ‘전자게임 몰입감 경험의 4차원 모델’은 몰입 경험의 복합적 차원을 분석하는 데 유용한 이론적인 프레임 워크를 제공하고 있다[5].
본 연구는 ‘신체적 자각’의 참여 정도와 ‘몰입 경험 심도’ 간의 연관성을 검증하고, 상이한 신체 참여 방식에 따라 몰입 경험이 어떻게 구성되는지 그 경로의 차별적 특성을 규명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이를 위해 문헌 분석과 사례 분석을 결합한 연구 방법을 채택하였다. 우선 문헌 분석을 통해 슈스터만의 신체미학 이론과 ‘신체적 자각’ 개념의 핵심 관점을 체계적으로 정리하고, 해기스-버리지가 제안한 ‘몰입형 경험의 4차원 모델(The Four Model Categories of Immersion)’을 이론적 분석틀로 결합하였다. 이후 사례 분석을 통해 신체 참여 방식이 뚜렷이 드러나는 팀랩의 대표적 작품 세 가지를 연구 대상으로 설정하였다.
첫 번째 작품 <반중력 우주 – 타원형>은 ‘촉각 경험’을 중심으로 한 신체 참여 방식이 적용된 사례로, 관람자가 손으로 밀거나 접촉하여 작품과 상호작용한다. 두 번째 작품 <공명하는 램프의 숲: 한 획-산등나무>는 ‘집단 참여’ 형식으로, 관람자가 직접 위치를 이동하면서 타인과의 감각 공명 속에서 참여한다. 세 번째 작품 <생명의 흔적-사방으로 공간을 초월하다>는 ‘공간 구축형 참여’ 방식을 채택한 것으로, 관람자의 이동 경로와 행위에 따라 작품의 내용이 실시간으로 생성된다. 위의 세 작품은 각각의 신체 참여 메커니즘에서 확연한 차이가 있다는 점을 근거로 분석 대상으로 선정되었다.
현재 팀랩을 다룬 기존 연구들은 주로 다음의 세 가지 방향에 집중되어 있다. 부리오(Bourriaud)의 ‘관계 미학(Relational Aesthetics)’ 이론을 바탕으로 미디어 아트의 정서적 전환과 공감 미학을 분석한 연구[6], 체험형 전시 관점에서 ‘빛의 요새’, ‘초자연’, ‘teamLab: Life’ 등에서 조명, 음향, 영상 요소가 어떻게 몰입 환경을 형성하고 관람자의 참여를 유도하는지 분석한 연구[7], 칙센트미하이(M. Csikszentmihalyi)의 몰입이론을 토대로 팀랩의 미디어 아트 공간 구성 방식과 몰입 특성 간의 관계를 해석한 연구 등이 있다[8]. 그러나 지금까지의 관련 연구는 감각 자극이나 전시 디자인 중심의 접근에 머물렀고 관람자의 ‘신체적 자각’을 하나의 변인으로 설정하여 분석한 경우는 드물다. 몰입 경험은 단순히 시각·청각·촉각 자극에 대한 수동적 반응이나 기술·연출 요소의 단순한 조합으로 설명될 수 없고, 관람자의 능동적 신체 참여와 의식 투입이 복합적으로 작동하는 총체적 체험의 결과로 보아야 한다. 따라서 본 연구는 ‘신체적 자각’을 이론적 중심 개념으로 설정하면서 감각 각성, 공간 탐색, 정서적 공명, 서사적 구축이라는 네 단계로 구성된 몰입 경험 생성 경로를 제시함으로써, 가상현실 예술 전시에서 ‘신체–참여 방식-몰입 심도’ 메커니즘을 심층적으로 탐구하고 기존 연구의 공백을 보완하고자 한다.
이러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본 연구에서는 아래와 같은 연구문제들을 설정하고자 한다. 첫째, 관람자의 신체적 자각 정도와 몰입 경험 심도 간에는 정적 상관관계가 존재하는가? 둘째, 서로 다른 신체 참여 모드는 가상현실 예술에서 몰입 경험의 구축 경로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가?
Ⅱ. 이론적 배경
2-1 신체 미학과 신체적 자각 단계
‘신체 미학’은 몸을 핵심으로 하고 실용주의 미학을 철학적 기반으로 하는 학문이다. 슈스터만은 전통적인 신체 개념을 초월하여, 신체(soma)를 단순한 물리적 육체인 ‘Body’로 정의하지 않았다. 대신 그리스어를 바탕으로 ‘살아있는(living)’, ‘느끼는(feeling)’, ‘감각하는(sentient)’이라는 개념으로 정의하며, 신체가 의식을 담는 물질적 용기일 뿐만 아니라 인식, 경험, 실천의 주체적 장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슈스터만의 『몸의 의식과 신체미학』에서는 ‘신체적 자각(Body Consciousness)’이라는 개념을 설명하면서 이를 네 단계로 구분했다. ‘신체적 자각’의 첫 번째 단계는 세계를 인식하는 원초적인 방식이다. 관람자는 신체 감각이 비교적 모호하며, 주로 감각을 통해 정보를 수용한다. 두 번째 단계는 더 의식적인 신체 지각이다. 관람자는 자신의 신체 상태와 환경과의 관계를 의식적으로 감지하기 시작한다. 세 번째 단계에서는 모든 지각이 더욱 선명해지고, 관람자는 외부 자극과 내부 신체 감각을 명확하게 구분할 수 있다. 네 번째 단계는 반성적 신체 의식으로서 가장 높은 의식 단계이다. 이 단계의 주요 특징은 ‘자각’인데, 사람은 자신의 신체 직관을 명확히 인식하고 반성할 수 있다[9]. 이러한 네 단계의 점진적 과정은 슈스터만 이론의 핵심 개념인 ‘신체화된 주체성’을 지향한다. 즉, 신체는 단순한 객체나 도구가 아니라 인식, 경험, 행동, 심미의 주체라는 것이다.
신체는 외부 힘의 수동적 수용자에 그치지 않고, 반성적 몸의 의식과 신체 실천을 통해 아름다운 개인 경험을 담는, 생명력 넘치는 주체적 장소로 완성되어야 한다[10]. 신체 미학은 신체적 자각 능력을 향상시킴으로써 ‘자신의 목소리를 듣고, 자신이 주도권을 갖는’ 신체 주체를 재구축하여, 사람들이 일상생활에서 더 풍부한 미적 경험을 얻을 수 있도록 강조한다[11]. 바로 이러한 신체적 자각의 단계 구분과 신체 주체성에 대한 강조는 가상현실 예술에서 몰입 경험의 구축 경로를 이해하는 데 이론적 근거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2-2 몰입 경험의 정의와 몰입 경험의 4차원 모델
몰입 경험은 가상현실 예술의 핵심 특징이다. 독일 학자 올리버 그라우(Oliver Grau)는 몰입이 한 정신 상태에서 다른 정신 상태로의 발전·변화·전환 과정으로서 사람을 완전히 집중하게 만드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고 하였다. 그 특징은 체험자와 전시물 사이의 심리적 검토 거리를 줄이고, 현재 대상에 대한 정서적 투입을 증가시키는 것이다[12]. 가상현실 예술 맥락에서 몰입 경험은 개인이 다중 감각 자극 하에서 가상 또는 혼합 환경에 융합되고, 환경 내 요소들과 상호작용하는 과정을 의미한다. 가상현실 예술의 몰입감은 시각, 청각, 촉각, 심지어 후각 등 다양한 감각의 협동 작용을 바탕으로 ‘현장감’ 있는 종합적 느낌을 창출한다[13]. 이러한 다차원적 인식은 관람객이 작품을 단순히 관람하는 것뿐만 아니라 작품 안으로 들어가, 인지, 정서, 행동 측면에서 전방위적으로 예술 체험의 구축에 참여할 수 있게 한다.
해기스 버리지는 2020년에 전자게임에서의 몰입 경험의 4차원 모델[5]을 제안하여, 인체가 어떻게 가상 공간에서 몰입을 실현하는지 체계적으로 분석한 바가 있다. 이후 다른 학자들은 이 프레임워크가 박물관과 예술 전시의 몰입 경험 분석에도 적용 가능함을 증명하였고 4개 차원의 몰입 메커니즘이 서로 중첩되어 있어 관객의 몰입 경험은 종종 여러 메커니즘의 공동 작용 결과라고 보았다. 4개 차원은 첫째, 시스템 몰입(Systems Immersion)은 관객 의식의 깊은 투입을 말하고 참여자가 상호작용 시스템에 집중하고 반응하는 것을 강조한다. 둘째, 공간 몰입(Spatial Immersion)은 감각 측면의 몰입감에 중점을 두고 환경 구축과 감각 자극을 통해 참여자가 환경 속에서 자신의 신체 존재감에 주목하게 한다. 셋째, 공감/사회적 몰입(Empathic/Social Immersion)은 관객과 전시품, 환경, 그리고 서로 간의 사회적 상호작용과 정서적 연결을 촉진함으로써 실현된다. 이 방식은 경험의 공유성과 정서적 깊이를 강화한다. 넷째, 내러티브/시퀀셜 몰입(Narrative/Sequential Immersion)은 이입 기법의 적용에서 비롯되며, 관객이 특정 방식으로 내러티브 장면에 들어가 환경 변화에 깊이 몰입하고 앞으로 일어날 일에 주목하면서 강한 호기심과 탐색 욕구를 불러일으켜 의미 구축에 참여하게 된다[14]. 이 네 가지 차원은 서로 중첩되어 있으며 고립된 상태로 발현되지 않는다. 관객의 몰입 경험은 통상 다양한 감각 그리고 서로 다른 신체 참여 방식이 함께 작용한 결과이기 때문이다. 즉, 이상의 네 가지 차원은 선형 적인 점진 관계를 형성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네 층위 간에는 고정된 변화 양상도 존재하지 않는다. 따라서 몰입 경험의 차원은 ‘신체적 자각 정도’와 ‘신체 참여 방식’이 변화하는 과정에서 상호 중첩될 수 있고, 관람객은 가상현실 예술에서 서로 다른 층위의 몰입 경험을 할 수 있다는 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2-3 몰입 경험 차원의 구축 경로
신체적 자각의 네 단계와 몰입 경험의 4차원 모델 사이에는 내재적인 대응 관계가 존재한다. 또 이러한 대응 관계는 가상현실 예술에서 몰입 경험의 구축 경로 모델을 형성한다. 이 모델은 양방향성을 가지고 있어 몰입 경험이 예술 작품이 제공하는 감각 자극과 상호작용 메커니즘에만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관객의 몸의 의식 활성화와 참여 정도에 더 크게 좌우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두 이론적 프레임워크의 내재적 연결을 분석함으로써, 우리는 신체가 어떻게 감각 수용자에서 점차 의미 구축의 주체로 전환되어 깊은 몰입 경험을 실현하는지 명확히 이해할 수 있다.
Ⅲ. 몰입 경혐의 구축 경로
3-1 상호작용으로서의 참여
<반중력 우주 – 타원형>(2024)은 ‘촉각’을 핵심으로 하는 신체 참여 메커니즘을 채택했다. 관람객은 허상처럼 보이는 부유하는 구체를 실제로 접촉하고 밀어낼 수 있다. 손바닥이 구체와 접촉할 때, 색상 변화와 소리 반응을 촉발할 뿐만 아니라 실체적 물질의 저항력과 반발력을 느낄 수 있다[15]. 이러한 다 감각적 협동의 촉각적 상호작용 디자인은 감각 자극 메커니즘을 통해 관람객의 첫 번째 층위의 몸의 의식, 특히 촉각과 운동감각 시스템을 즉시 활성화시켜, 신체가 수동적 시각 수용에서 능동적 물리적 탐색으로 전환되게 하여 시스템 몰입의 기초를 마련한다.
관람객이 의식적으로 구체를 밀거나 회전시키기 시작할 때, 감각적 상호작용 메커니즘이 완전히 활성화되고, 물리적 피드백 특성은 그들이 두 번째 층위의 의식적 신체 지각으로 진입하도록 촉진한다. 관람객은 손의 힘, 밀어내는 각도, 신체 자세를 조절하여 구체의 궤적을 제어하며, 상호작용 참여의 구축 경로를 통해 다양한 피드백을 얻는다. 이 과정에서 신체는 단순한 감지 도구에서 기술 습득의 실천적 주체로 변화하며, 구체의 궤적을 성공적으로 제어할 때마다 공간 몰입 경험이 강화된다. 관람객의 주의력은 ‘내가 무엇을 보는가’에서 ‘나의 존재가 어떻게 시스템에 영향을 미치는가’로 전환되어, 전형적인 공간 몰입 특성을 나타낸다. 촉각적 참여는 자신의 신체 능력에 대한 재발견을 촉발하여, 일상적인 접촉을 예술 창조의 수단으로 전환시킨다.
그러나 사회적 상호작용/감정 공명과 의미 구축에 필요한 고차원적 몸의 의식에 완전히 도달하지는 못했기 때문에, 감정/사회적 몰입과 내러티브 몰입의 경험 단계를 실현하지는 못했다.
3-2 수용자로서의 참여
<공명등 숲: 한 획-산등나무> (2024)는 다수의 매달린 빛 구체를 통해 몰입형 공간 환경을 구축하고 집단 존재에 기반한 신체 참여 메커니즘을 디자인하였다. 관람객이 등 근처에 정지해 서 있을 때, 사람과 가장 가까운 등이 강렬한 빛을 발하며 소리를 동반한다. 이후 이 변화는 가장 가까운 두 개의 등으로 전파된 다음, 다른 인접한 등 들로 연속적으로 확장된다[16]. 이는 감각 자극 메커니즘을 통해 관람객의 첫 번째 단계 몸의 의식을 활성화시킨다. 변화하는 조명과 소리가 주의를 끌어 신체가 초기 환경 인식을 형성하도록 유도하고 시스템 몰입의 기본 영역을 조성한다. 관람객이 신체 위치 변화가 빛 전달 경로에 직접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인식할 때, 감각적 상호작용 메커니즘이 활성화되어 관람객이 두 번째 단계의 의식적 신체 지각으로 진입하도록 촉진한다. 실시간 피드백은 관람객이 목적을 가지고 이동하고 머물면서 다양한 위치에서 촉발되는 빛과 그림자 효과를 탐색하게 함으로써 존재가 상호작용을 유발하는 구축 경로를 형성하고 공간 몰입 경험을 강화한다.
이러한 디자인은 관람객이 개인 행동이 자신의 경험에만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라 전체 예술의 구성 부분이 된다는 것을 명확히 인식하게 함으로써 세 번째 단계의 명확한 신체 감지로 진입하게 한다. 이때 관람객은 더 이상 고립된 개인이 아니라 일시적으로 형성된 예술 작품의 공동 창작 구성원이 되며, 신체는 감지 매개체이자 창작 도구가 된다. 이러한 정서적 공명의 구축 경로를 통해 작품은 감정/사회적 몰입을 실현하여 개인적 체험을 공유된 감정으로 전환시키고, 예술 감상을 개인적 감각 자극에서 집단적 미적 경험으로 승화시킨다.
3-3 창작자로서의 참여
<생명의 흔적: 사방으로 공간을 초월하다>(2022)는 인간과 공생하는 공간적 신체 참여 메커니즘을 채택하였다. 작품 자체는 지속적으로 존재하지 않고 관람객이 특정 구역에 서 있을 때만 활성화된다. 사람들이 입구 공간의 중앙 구역에 접근할 때, 빛의 궤적이 발밑에서 생성되기 시작하여 신체 움직임에 따라 확장되고 퍼져나가며, 각 개인의 궤적은 환경 속에 독특한 선으로 매핑된다[17]. 이러한 디자인은 우선 감각 자극 메커니즘을 통해 관람객이 공간 내 자신의 위치에 대한 첫 번째 단계의 몸의 의식을 활성화시킨다. ‘나 없이는 작품도 없다’라는 인식은 강한 시스템 몰입감을 형성하여 신체와 전시 공간이 하나의 전체를 이루게 한다. 관람객이 의식적으로 움직일 때, 궤적의 실시간 피드백은 관람객이 두 번째 단계의 의식적 신체 지각으로 진입하도록 촉진한다. 일대일 매핑 관계는 신체 동작이 물리적 세계를 초월하여 확장되도록 하며, 신체 경로가 예술적 표현으로 전환되어 공간 몰입 경험을 실현한다.
이 작품의 가장 독특한 점은 ‘신체가 곧 창작’ 이라는 경험을 창출한 것이다. 그들은 빠른 걸음, 느린 걸음 등 다양한 동작에서 어떻게 다른 시각적 효과를 생성하는지 명확히 구분할 수 있으며 다른 관람객의 궤적과 상호작용하여 감정/사회적 몰입 경험을 실현한다. 이러한 인간과 공간의 공생 메커니즘은 결국 관람객이 네 번째 단계의 반성적 몸의 의식에 도달하게 하고 의미 구축의 전환 메커니즘을 통해 내러티브 몰입 경험을 촉발한다. 관람객은 더 이상 전통적 의미에서 내러티브의 수용자가 아니라 내러티브의 창조자가 된다. 신체 동작과 예술적 효과의 관계에 대한 이러한 명확한 인식은 나아가 관람객이 의식적으로 ‘체험’을 시도하도록 유도하며, 자율적으로 이동 경로를 제어하여 독특한 시각적 피드백을 창출하게 한다. 공간 내 각 개인이 남긴 궤적은 하나의 단일 ‘이동 이야기’를 전달하고, 여러 관람객의 궤적이 교차되면 일종의 집단적 내러티브 네트워크를 형성한다.
Ⅳ. 결 론
본 연구는 슈스터만의 신체미학 이론과 몰입형 경험의 4차원 모델을 결합하여 가상현실 예술에서 몰입 경험의 구축 경로를 체계적으로 분석하였다. 선행 연구가 주로 가상현실 기술의 정서적 전환이나 몰입감의 부정적 영향에 관심을 두었던 것과 달리, 본 연구는 몰입 경험 구축에서 신체 참여의 주도적 역할에 주목하였으며, 팀랩의 세 가지 대표적 작품에 대한 사례 분석을 통해 ‘신체-참여 방식-몰입 심도’ 삼자 간의 내재적 관계를 밝혀냈다. 연구 결과, 상이한 신체 참여 메커니즘이 관람객의 신체적 자각 층위를 활성화시키는 동시에, 몰입 경험이 포괄하는 차원에도 현저한 영향을 미친다는 점이 밝혀졌다.
<반중력 우주: 타원형>(2024)에서는 촉각을 핵심으로 하는 상호작용 메커니즘이 관람객의 원초적 지각과 제어 의식을 촉발하여 주로 시스템과 공간 몰입을 구축한다. <공명등 숲: 한 획-산등나무>(2024)는 위치 감응을 통해 개체와 군집 간의 공창 상호작용을 실현하며, 원초적 지각을 기반으로 군집 차원까지 확장하여 정서적/사회적 몰입을 촉발한다. <생명의 흔적: 사방으로 공간을 초월하다>(2022)는 개체 궤적이 예술적 효과를 생성하는 것을 핵심으로 하여, 관람객으로 하여금 ‘신체 즉 창작’의 주체성을 의식하도록 더욱 유도하며, 최종적으로 서사 차원을 포함하는 고차원적 몰입 경험을 구축한다. 이들 간의 차이는 신체적 자각 층위와 몰입형 경험 차원 간의 정적 상관관계를 검증할 뿐만 아니라, 상이한 신체 참여 메커니즘이 몰입 경험의 구축 경로 차이를 결정한다는 점을 드러낸다. 이러한 발견은 몰입형 경험의 다차원적 메커니즘을 입증할 뿐만 아니라 가상현실 전시의 상호작용 전략에 유용한 시사점을 제공한다.

Bodily participation mechanisms and their role in activating body consciousness and shaping immersive dimensions
본 연구는 기존 팀랩 관련 연구와 비교할 때, 아래와 같은 학문적 기여점을 갖는다. 첫째, 선행 연구들은 주로 관계미학, 감각미학, 몰입심리학 등의 이론 틀을 각각 독립적으로 적용하였으며, ‘신체적 자각’을 몰입 구축의 주도 변수로 체계적으로 분석하는 시각은 부재하였다. 본 연구는 슈스터만의 신체미학과 해기스 버리지의 ‘몰입 경험 4차원 모델’을 최초로 결합하여 ‘신체적 자각의 층위–몰입 심도’ 간의 대응 프레임을 제시하였고, 신체 주체성과 몰입 심도 간의 구조적 연관성을 명확히 밝혔다. 둘째, 선행 연구들은 기술 장치의 기능적 설명이나 감각적 특성에 대한 서술 분석에 치중한 반면, 본 연구는 ‘신체 참여 방식’이 몰입 경험의 점진적 경로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에 주목하였다. ‘신체–참여 방식–몰입 심도’이라는 3단계 분석 모델을 제안하여, ‘감각 수용’, ‘공간 탐색’, ‘집단 공명’, ‘서사 참여’로 이어지는 몰입 체험의 논리적 구축 경로를 정교하게 설명하였고, ‘신체 작동 구조’를 중심으로 한 구성적 몰입 메커니즘을 강조하였다. 셋째, 본 연구는 후속 사례 분석에 적용 가능한 이론적 틀을 제공함과 동시에, 현재 가상현실 예술 연구에서 상대적으로 소외되어 온 ‘신체–몰입’ 교차 영역의 공백을 메웠다는 점에서 의의를 갖는다. 특히 팀랩 작품이 지닌 ‘다중 감각적 상호작용’ 특성에 주목하여 단일 감각 차원에 국한되지 않는 참여 유형 분류 프레임(상호작용자, 수용자, 창작자)을 제시하였고, 서로 다른 신체 역할이 몰입 구축 과정에서 수행하는 기능적 분화를 분석함으로써 높은 확장성을 제시하였다.
가상현실 예술에서 몰입 경험의 형성은 단일 기술적 자극의 결과가 아니라, 관객의 신체가 서로 다른 참여 방식의 유도 하에 감각적 수용에서 주체적 참여로 의식이 점진적으로 전환되는 과정임을 밝힐 수 있었다. 신체적 자각 단계와 몰입 경험의 깊이는 정적 상관관계를 가지고 있어 관람객이 반성적 몸의 의식에 도달할 때 비로소 가장 깊은 수준의 몰입 경험과 신체화된 주체성을 실현할 수 있다. 이러한 발견은 신체 미학 이론이 가상현실 예술에 적용되는 차원을 확장하고 몰입 경험의 구축 메커니즘을 이해하기 위한 신체 중심의 이론적 프레임워크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그러나 본 연구의 분석 사례는 팀랩 작품에 한정되어 있어 본 연구에서 제안한 이론적 분석틀의 보편성 검증이 필요하다. 또 이론 분석 방법에 많은 관심을 할애한 나머지 실증적 데이터를 통한 분석이 부족한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향후 연구 범위를 더 다양한 문화적 배경의 가상현실 예술 작품으로 확장하거나, 문화적 차이가 신체 참여 방식과 몰입 경험 구축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를 탐색함으로써, 가상현실 예술의 글로벌화 발전에 이론적 시사점을 제공할 수 있겠다.
Reference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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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소개
2015년:Hubei Institute of Fine Arts 일러스트레이션전공(예술학 학사)
2018년:Rome Academy of Fine Arts 장식예술전공(예술학 석사)
2023년 9월~현 재: 세종대학교 공연·영상·애니메이션학과 예술경영학(박사과정)
※관심분야:가상현실 예술(Virtual Reality Art), 영화 예술(Film Art), 영화 이론(Film Theory), 일러스트레이션 디자인(Illustration Design)
1994년:서강대학교 대학원(석사)
2006년:서강대학교 대학원(신문방송학 박사)
2000년 3월~현 재: 세종대학교 창의소프트학부 만화애니메이션텍전공 교수
2000년 6월~현 재: 세종대학교 융합콘텐츠산업연구소 연구소장
2020년 3월~현 재: 한국캐릭터학회 회장
※관심분야:캐릭터산업(Character Industry), 웹툰과 애니메이션 이론(Web Comics Animation Theory), 콘텐츠IP(Content Intellectual Property)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