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rea Digital Contents Society
[ Article ]
Journal of Digital Contents Society - Vol. 25, No. 11, pp.3179-3198
ISSN: 1598-2009 (Print) 2287-738X (Online)
Print publication date 30 Nov 2024
Received 21 Oct 2024 Revised 11 Nov 2024 Accepted 11 Nov 2024
DOI: https://doi.org/10.9728/dcs.2024.25.11.3179

Netflix의 비디오 시장 진출과 장악: 파괴적 혁신을 중심으로

이승환1 ; 이희상2, *
1성균관대학교 기술경영학과 박사과정
2성균관대학교 기술경영학과 교수
Netflix’s Entry and Domination of the Video Streaming Market: A Focus on Disruptive Innovation
Seunghwan Lee1 ; Heesang Lee2, *
1Ph.D Candidate, Department of Management of Technology, Sungkyunkwan University, Suwon 16419, Korea
2Professor, Department of Management of Technology, Sungkyunkwan University, Suwon 16419, Korea

Correspondence to: *Heesang Lee Tel: +82-31-290-5531 E-mail: leehee@skku.ed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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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

글로벌 구독 기반 주문형 비디오 서비스 기업들은 미디어 엔터테인먼트 시장에서 전통적 TV 비즈니스 영역을 파괴하는 대전환적 변화를 초래하였으나, 그 혁신의 특성과 경로, 경쟁 전략에 대한 이론적, 실증적 연구는 미진하였다. 이 연구는 이 시장에서 Netflix가 등장하여 기술 및 비즈니스 모델의 파괴적 혁신을 진행하면서 사용한 경쟁 전략을 살펴보고, 이 같은 혁신을 가능하게 한 환경적 맥락을 파괴적 혁신 이론의 관점에서 탐구한 사례 연구이다. 이를 위해 Netflix가 스트리밍 서비스를 도입한 2007년부터 미국의 전통적 TV·케이블 기업들이 스트리밍 시장 진출을 본격화한 2016년까지 파괴자로서의 혁신과 진화 과정을 정성적 콘텐트 분석 기법으로 분석하였다. 그 결과 파괴적 혁신 전략의 선택과 가치 네트워크의 역동적 진화가 기존의 미디어 엔터테인먼트 시장을 파괴적 혁신으로 변화시킨 인과적 요인과 특성을 식별할 수 있었다. 본 연구의 결과는 비디오 스트리밍 서비스 같이 고객의 기호와 기술이 급격하게 변화하는 산업에서 진입 기업 또는 기존 기업들에게 향후 혁신 대응을 위한 전략적 시사점을 제시해준다.

Abstract

Global subscription-based video-on-demand companies have transformed the traditional television industry within the media entertainment sector. However, the nature and trajectory of their innovations and competitive strategies have not received much theoretical or empirical investigation. This study, using Netflix's entry into this market as a case study, examines the competitive strategies employed by the company as it undertook disruptive innovations in technology and business models. The study also explores the environmental context that enabled these innovations from the perspective of the disruptive innovation theory. Consequently, we conducted a qualitative content analysis of the disruptor’s innovation and evolution from 2007, when Netflix introduced its streaming service, to 2016, when traditional TV and cable companies in the U.S. joined the market. The results identified the causal factors and characteristics of the disruptor’s strategic choices and the dynamic evolution of its value network, which transformed the media entertainment industry into disruptive innovation. The results offer strategic insights for future innovation responses in industries characterized by rapidly changing customer preferences and technologies, such as the video streaming market.

Keywords:

Disruptive Innovation, Innovation Strategy, Streaming, Netflix, Value Networks

키워드:

파괴적 혁신, 혁신 전략, 스트리밍, 가치 네트워크

Ⅰ. 서 론

Netflix가 2007년 스트리밍 서비스를 시작한 이후 TV 엔터테인먼트 시장의 전통적 기업들은 파괴적 변화에 직면해왔다. 방송과 케이블 네트워크가 주도해 왔던 이 시장에서 시청자들의 TV 시청 시간과 TV 네트워크들의 광고 수익, 케이블/위성 방송 사업자들의 가입자 수 등이 모두 빠르게 감소해, 선형 TV 비즈니스 모델, 즉 사전 편성된 프로그램을 광고와 함께 공중파로 실시간으로 송출하거나 케이블/위성 가입자에게 전송하는 수익 모델의 지속가능성이 위협받기 시작하였다[1]. Netflix는 수십년 안에 구독 기반 주문형 비디오 서비스(SVOD; subscription video-on-demand)가 선형 TV를 대체할 것이라고 예고한데 이어[2], 이제는 “스트리밍 엔터테인먼트가 선형 TV를 대체하고 있다”고 공언하였다[3]. 스트리밍 서비스는 이미 TV 엔터테인먼트 콘텐츠의 제작, 유통, 소비 전 과정을 뒤흔들었으며 전통적 TV/케이블 기업들은 광고와 제휴 수수료, 콘텐츠 유통 수익 등에 의존한 기존 비즈니스 모델에서 벗어나 스트리밍을 비디오 서비스의 지배적 비즈니스 모델로 받아들이고 있다[4].

이 연구는 “기존 기업이 혁신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하는 동안 Netflix가 어떻게 가입자 2억 7천만 명의 글로벌 1위 비디오 서비스 사업자로 성장했는가?”라는 질문으로 시작하였다. 이 연구 문제에 파괴적 혁신 이론의 렌즈를 활용해 답하고자 하였다. C.M. Christensen이 강조했듯, 성공한 비즈니스를 모두 파괴적 혁신으로 간주할 경우 다르게 성공한 기업들의 전략에서 성공에 대한 통찰을 얻는 위험을 초래하거나 상황에 맞지 않는 판단과 선택으로 성공 가능성을 떨어뜨릴 수 있으므로, Netflix의 성장이 파괴적 혁신 이론으로 잘 설명되는지를 먼저 살펴보아야 한다[5],[6]. 또한 유형이 다른 혁신은 다른 전략적 접근을 필요로 할 수 있기 때문에 SVOD처럼 새로 출현한 비즈니스에 대해 혁신의 환경적 맥락과 범주를 정확하게 분류하고 정의하는 것이 요구된다.

비디오 스트리밍 서비스는 새로운 기술과 비즈니스 전략의 변화, 전례 없는 스토리텔링의 충돌이 빚어져 기존의 지배적 논리와 역동성(dynamics)을 변화시켰지만[7], 스트리밍이 촉발한 혁신의 특성을 어떻게 분류하고 해석할 지에 대한 이론적 연구는 부족하였다. 미디어 경영 연구자들의 비디오 스트리밍 비즈니스에 대한 연구는 TV 비즈니스 가치 사슬을 중심으로 한 관점의 몇가지로 구분될 수 있다. 첫째, 비디오 스트리밍 사업자를 기술과 데이터 역량을 중심에 두고 네트워크와 플랫폼의 성격을 모두 가진 기술과 미디어의 융합자(tech-media hybrids) 로 평가하면서 콘텐츠 가치 사슬의 경쟁 우위를 세부적으로 분석한다[8]. 둘째, 기존 기업들의 스트리밍 플랫폼 지향과 플랫폼화(platformization) 흐름을 수십년간 지속된 TV 산업의 힘의 구조와 제도적 관계에 초점을 맞춰 분석한다[4]. 셋째, 기존 TV 기업들의 전략적 다변화를 위한 VOD 서비스 채택과 선형 TV와의 시너지를 위한 내부적 자원과 경쟁 전략적 접근을 중요시한다[1]. 넷째, 동적 역량이 미디어 산업과 조직 수준에서 어떤 중요성을 가지며 혁신 탐색에 어떻게 기여하는지 연구하는 동적 역량 관점을 적용한다[9].

반면에 이 산업의 경계가 변화하고 확장되는 진화 과정을 파괴적 혁신 이론 같은 혁신 이론으로 체계적으로 분석한 전략경영학적 시도는 많지 않다. 파괴적 혁신 연구자들은 Netflix의 혁신과 관련해 DVD 우편 대여 비즈니스를 하던 Netflix가 어떻게 Blockbuster를 파괴했는지는 설명하지만[5],[10]-[12], Netflix의 스트리밍이 어떤 혁신 경로를 거쳐 진화해 선형 TV의 경쟁 패턴과 비즈니스 모델을 뒤흔들었고 기존의 가치 네트워크(value network)를 어떻게 변화시켰는지에 대한 설명은 시도하지 않았다. 본 연구는 혁신 이론이 기술이 급격히 변하고 소비자 선호가 진화하는 환경에서 시장의 변화에 대해 예견적이고도 처방적인 시사점을 가질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하였다[13]. 스트리밍이 비디오 시장에서 혁신을 가속화한 영향 요인에 대해 경영진 차원과 자원 및 역량 등 조직 차원 뿐만 아니라 가치 네트워크 차원에서 맥락을 분석하고 이해하는 연구는 산업 생태계 전반에서 벌어지는 복잡한 경쟁에 대한 이해를 증진시키고 시장에서 기업의 지속적 경쟁우위와 성장을 위한 시사점을 제공할 것이다.

이 연구는 Netflix가 스트리밍 서비스로 전환을 시작한 2007년부터 기존 기업들이 스트리밍 채택을 본격화한 2016년까지의 기간을 시간적 범위로 설정하였다. 연구를 위한 이론은 파괴적 혁신 이론을 중심으로 하였고, Netflix의 혁신 프로세스를 분석하는 사례 연구를 수행하였다. 사례 기업에 대한 구체적인 데이터는 Netflix의 연례 보고서(annual report)와 컨퍼런스 콜(conference calls) 원고 등 공개된 문서들을 사용하였다. 본 연구의 연구 질문은 다음과 같다.

  • RQ 1. Netflix의 기술 혁신 및 비즈니스 모델 혁신 전략의 특징은 무엇인가?
  • RQ 2. Netflix는 스트리밍 비즈니스 전환 과정에서 성공적인 혁신을 위해 자원과 역량을 어떻게 활용하고 기회를 탐색하였는가?
  • RQ 3. Netflix의 혁신을 가능하게 한 영향 요인 및 혁신의 가치 네트워크와 가치 동인(driver)은 무엇인가?

Ⅱ. 문헌 연구

2-1 파괴적 혁신 이론의 접근과 논쟁점

파괴적 혁신 이론은 Christensen이 디스크 드라이브와 굴삭기, 철강 산업 등에서 혁신에 성공한 기업이 이후 혁신 대응에 실패하는 현상이 왜 반복되는지를 분석하며 제시한 것으로, 저가의 시장에서 시작한 신규 진입 기업들이 단순, 저렴하고 접근이 쉬운 파괴적 기술로 점차 고급 시장으로 이동해가며 기존 거대 기업들을 무너뜨리는 프로세스를 설명해 비즈니스 전략 패러다임에 대변혁을 일으켰다[13],[14]. Christensen의 초기의 파괴적 혁신은 선두 기업이 혁신 기술 활용에 실패하는 딜레마를 어떻게 극복해 획기적(breakthrough) 제품을 성공적으로 다룰 것인지 설명하기 위해 기술 혁신의 유형을 두 가지로 구분했다. 확립된 성능 개선의 경로를 따르는 ‘존속적 기술’과 획기적이지만 초기의 열등한 성능 때문에 주류 고객이 채택하지 않거나 시장이 준비되지 않은 ‘파괴적 기술’이 그것이다[14],[15]. 시장에서 인정받은 기업들은 주류 고객의 요구에 따라 자원을 배분하기 때문에 처음에 높은 이익이나 고성장 기회가 보이지 않는 파괴적 기술은 배제하고 핵심 역량과 가치에 의존해 존속적 기술에 집중하는 반면, 신규 진입 기업들은 저가형 시장에서 열등한 제품으로 시작해 기술 혁신의 속도를 높인다. 다음 전제로, 기술은 시장의 수요를 초과하는 속도로 발전한다. 따라서, 시간이 지나며 신규 진입자는 더 작거나, 단순, 저렴, 편리한 혁신을 바탕으로 이익이 높은 상위 시장으로 이동해 주류 고객을 만족시키고 기존 기업의 파괴가 일어난다[14],[15]. 파괴적 혁신이론은 파괴를 저가형 시장에서 시작하는 ‘저가형 파괴’와 존재하지 않던 시장에서 새로운 세분화된 시장을 창출하는 ‘신시장형 파괴’로 구분한다[16].

Christensen의 이론은 조직이 생존을 위한 자원을 조달하기 위해 외부 환경의 더 큰 조직 네트워크에 의존한다는 자원 의존(resource dependence) 관점을 자원 할당에 연결해 적용했다[17]. 기존 기업들은 주류 고객 중심의 수익 기반과 비용구조와 가치 네트워크에 대한 의존성 때문에 자원 할당과 의사 결정 등에서 마진이 낮거나 시장 규모가 작거나 품질이 열등한 파괴적 혁신에는 관심을 갖지 않는다. 반면에 언제나 상위 시장을 지향하며 신시장이나 저가형 시장에는 동기부여가 되지 않는 ‘비대칭적 동기화’를 보인다[14],[16],[18]. 이는 기존 기업들의 파괴적 혁신 투자를 어렵게 만드는 제도화된 내부 프로세스로 이어지며, 존속적 혁신 경쟁에서는 승리하지만 파괴적 혁신 대응에는 실패하는 배경이 된다[5].

파괴적 혁신 이론은 이후 많은 연구자들이 광범위하게 수용하고 확장해왔다. 초창기의 파괴적 기술 혁신은 특성과 시사점이 다른 파괴적 비즈니스 모델 혁신과 파괴적 제품 혁신에 대한 분석[19], 비즈니스 모델에 의한 파괴[5]를 포괄하며 진화했다. 하지만 현실에서 대부분 기존 기업들은 파괴적 혁신을 경제적 논리와 일치하지 않는다고 보고 앞서서 채택하지 않거나, 파괴적 혁신과 관련 없는 혁신에 무분별하게 적용되고 있다고 비판받았다[13]. 또한 파괴적 혁신 이론의 개념이 모호하고, 사례를 사후적으로 적용한다는 주장, 그리고 일반화 및 예측 가능성에 대한 논쟁 등도 제기되었다[20]. 파괴적 혁신 이론의 예측력이 제한적[21]이라거나, 기존 기업의 성공/실패는 변화를 수용하고 신기술의 자기잠식을 주저하지 않는 통찰적(visionary) 리더십[22], 또는 인지적 편향(framing)과 조직의 시장 대응 역량의 실패[23]에서 찾아야 한다는 반론도 제기되었다.

제기된 반론에 맞서 개별 기업의 혁신에 지나치게 초점을 두기 보다는 파괴적 혁신의 분석 수준을 혁신 생태계로 확장하거나 기존 기업과의 협력 등으로 관점을 넓힌 연구들이 등장하였다. Adner는 기술과 시장 파괴의 이면에 있는 소비자 수요 구조의 변화에 주목하며, 기업과 환경의 상호작용에 대한 분석으로 기업 활동과 경쟁의 진화의 연결 고리를 제공했다[24]. 특히, Adner는 고전적 파괴는 산업의 파괴인 반면, 경계가 바뀌고 규칙이 변화하는 최신의 파괴는 생태계의 파괴로 특징지으며, 생태계 파괴자들(ecosystem disrupters)은 경쟁의 토대를 재규정하기 때문에 기업 성장 전략의 핵심 요소인 혁신 생태계에 주목해야 함을 강조하였다[25],[26]. 파괴적 혁신을 신규 진입자의 관점에서 분석한 연구에 따르면, 신규 진입자는 다면적 비즈니스 생태계에서 기존 기업들과의 긴장 해소와 경쟁 및 협력을 통해 파괴적 혁신에 대한 지원을 얻어가며 전략, 기술 플랫폼, 관계 포지셔닝을 조정하고[27], 파괴자가 의도를 알리는 효과적 프레이밍 전략을 통해 관계자들의 요구를 충족시키며 비즈니스 모델을 적응시킨다[28]. 본 연구는 이와 같은 파괴자의 전략적 선택에 대한 새로운 연구들과 생태계 관점의 연구들이 스트리밍 비즈니스에서 Netflix가 거쳐간 혁신 경로에 대한 유용한 지식을 발견하는데 기여할 것이라고 판단하였다. 이 같은 접근은 혁신 프로세스를 형성하는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역할을 인식하고 이들의 상호연관성과 협력적 전략과 생태계 역동성의 중요성을 통찰할 수 있게 할 것이다[13].

2-2 가치 네트워크, 조직 양면성(Ambidexterity) 접근과 논쟁점

기존 연구에 따르면 기업이 파괴적 기술에 어떻게 대처하는지를 보다 잘 이해하기 위해서는 초점 기업 뿐 아니라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기업의 가치 네트워크, 즉 가치 사슬에 있는 모든 참가자들의 자원에 끼치는 영향을 연구할 필요가 있다[29]. 가치 네트워크는 기업이 고객의 문제를 해결하고 경쟁하기 위해 유리한 비용구조와 운영프로세스, 공급업체 및 파트너와 일하는 환경적 배경(context)으로서, 기술적∙조직적 변화에 직면한 기업이 자원과 역량을 결집하고 배정하는데 중대한 영향을 미친다[14],[16],[30]. 예컨대 신시장에서 진입 기업은 혁신을 통해 시장의 관행과 지배적 논리를 바꾸고 대체하는데, 이 파괴는 기존 고객들이 최초의 가치 네트워크에서 새로운 가치 네트워크로 유도되는 과정에서 나타난다[16]. 또한, 기존기업은 현재 가치 네트워크와 기술적 패러다임에 전념하기 때문에 급진적 혁신에 의해 고통받지만, 신규진입기업들은 현재 가치 네트워크에 대한 의존이 약해 신기술 개발과 사업화에 적합하다고 알려져 있다[31].

현대의 디지털 미디어 산업에서는 기업간 상호 연결이 강화돼 가치 네트워크내 기업들의 파트너십과 관계성에 의해 가치가 함께 만들어진다[32],[33]. 하지만 지금까지의 연구에서 스트리밍 비즈니스가 기존 TV 비즈니스의 가치 네트워크를 어떻게 대체하고 새로운 고유의 가치 네트워크를 형성해왔는지에 대한 실증적 설명은 많지 않았다. 국내에서는 폭발적 성장세를 보인 Netflix 등 OTT (over-the-top) 서비스를 이용자 관점에서 이해하기 위한 연구들이 많이 이뤄져, 서비스에 대한 만족도와 지속적 이용 의도를 기술수용모델(TAM) 변수 중심으로 분석하거나, 콘텐츠 등 각 OTT 서비스의 특성, 서비스의 지속 이용 의도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과 구체적 맥락 등에 대한 연구가 이뤄져왔다[34]. 이러한 연구들은 OTT 기업들이 서비스, 이용자, 이용 상황 특성을 이해해 서비스를 개선할 수 있도록 시사점을 던지거나, 이용 행태의 상황적 맥락에 대한 심층 분석으로 이용자와 서비스의 관계 연구를 심화시켰다[34]. 이외에도 Netflix의 콘텐츠 추천 기능이 사용자 경험에 끼치는 영향 분석[35], Netflix가 국내 콘텐츠 시장에 미친 영향들에 대한 계량적 분석[36] 등 다양한 세부적 접근이 수행돼왔다. 그러나 Netflix에 관한 국내외 연구들은 Netflix의 추천 알고리즘의 기술 혁신과 데이터 수집 및 분석 역량을 경쟁 우위의 핵심 요소로 강조하고[8], 전통적 TV 비즈니스의 가치 사슬을 파괴한 ‘플랫폼화’에 주목해 초대형 플랫폼(super-platforms)에 대응한 정책적 규제의 필요성을 제기하지만[4], 성공 요인이나 시장 영향에 대한 기술적 탐색적 연구 또는 세부적 특성 분석에 집중하는 경향이 있어 새로운 가치 네트워크나 생태계의 진화에 대한 포괄적 접근은 거의 없었다. 특히, 디지털 플랫폼 생태계의 확장이 미디어 기업간 경쟁과 협력 뿐 아니라 사용자 경험과 비즈니스 전략에도 중대한 시사점을 던지는 최근 상황에서, 미디어 기업들이 어떻게 가치 네트워크를 통해 소비자와 플랫폼/콘텐츠의 역학 관계를 반영하고 연결해 갈 것인지는 흥미로운 연구주제로 부상하고 있다[37].

가치 네트워크는 고객과 시장, 공급자 등과 관련한 파괴자의 혁신 경로를 산업 수준에서 분석하는데 유용하지만, 조직 수준에서 환경 변화 등과 관련한 혁신 노력을 분석하는데 유용한 이론으로는 조직 양면성(ambidexterity) 이론이 제시된 바 있다. O’Reilly III & Tushman은 빠르게 변화하는 환경에서 조직이 어떻게 생존할 수 있는가를 두가지 관점으로 구분한다[38]. 조직군 생태학(organizational ecology) 관점은 오래돼 타성적이 된 조직이 변이-선택-유지의 진화 과정에서 환경 변화에 적합한 새로운 양식에 의해 대체된다고 보는 반면, 조직 적응 관점은 기업들이 변화하는 환경적 맥락을 학습하고 적응할 수 있다고 본다. 조직 적응 관점의 학자들은, 전략 연구에 기반해 장기적 경쟁우위를 설명하는 동적 역량과 조직 디자인에 기반해 조직의 적응을 가능하게 하는 조직 양면성 등 두 가지 주제가 어떤 조건에서 조직 적응이 가능한가를 설명하는 연구로 합쳐져 왔다고 지적했다[38]. 이들에 따르면, 기업에겐 시장과 기술의 변화 속에서 소멸하지 않기 위해 현존하는 강점을 활용해 점진적 혁신과 개선을 추구하는 활용(exploitation)과 급진적, 불연속적 혁신에 필요한 기술 및 비즈니스 모델을 추구하는 탐색(exploration)의 양면적인 역량을 함께 갖추는 ‘양면적 리더십’이 가장 중요한 능력이다[11],[38],[39]. 그러나 현재의 효율적 성과와 미래의 혁신 기회를 함께 추구하는 조직은 다양한 긴장과 불협화음에 직면한다. 미디어 기업의 조직 양면성에 관한 연구는 경영진이 불확실한 환경에서 무엇을 해야 하는지 감지(sensing)해도 내∙외부 이해관계자와 관련한 경로 의존성과 조직 경직성, 그리고 외부 압력으로 인해 탐색을 방해받고 기회 포착(seizing) 능력이 결여될 수 있음을 지적하였다[40].

혁신의 유형과 수준에 대한 이 같은 상이한 관점과 논쟁은 파괴의 성질이 다면적이라는 통찰을 제공한다[13]. 따라서 본 연구는 진화하는 스트리밍 영역에서 나타난 Netflix의 혁신과 스트리밍 전환(transformation)을 파괴적 혁신 이론과 조직 양면성 이론의 다차원적 프레임워크를 적용해 분석하였다. 이를 통해 TV엔터테인먼트 비즈니스에서 중심으로 부상한 스트리밍 서비스의 혁신 프로세스를 효과적으로 설명하는 프레임워크를 재구성하고, 혁신 성공의 선행요인과 성과를 연결하는 구조와 역동성을 분석하였다.


Ⅲ. 연구 설계

본 연구는, 그림 1에 제시한 것과 같이 문헌연구를 통해 기존 이론을 바탕으로 연역적 프레임워크(a priori framework)를 수립하고, 이를 사례 기업에 결합하는 가추적 방법론을 연구방법론으로 채택하였다. 가추적 방법론은 사례 기업의 문서자료에 기반해 텍스트 데이터를 수집하여 구성한 실증적 발견을 연역적 프레임워크에 적용해 반복적으로 수정하는 작업을 통해 설명력 높은 이론적 명제를 도출하고 이전에 수립된 연구 프레임워크를 수정한다. 가추적 방법론은 기존 이론의 확증이나 이론의 생성 보다는 이론적 모델의 개발과 새로운 개념으로 기존 이론을 정제하는 방법으로서, 예상밖의 실증적 발견과 그 과정에서 얻은 이론적 통찰 결과를 가지고 기존의 프레임워크를 연속적으로 수정해간다[41]. 본 연구는 스트리밍 서비스의 비디오 시장 파괴가 10여 년 이상 진행되었고, 기존 기업들이 “혁신기업의 딜레마”[14]를 극복하기위해 기존 혁신의 성과를 통해 경쟁우위를 누려온 비즈니스를 제쳐두고 잇따라 스트리밍 전환에 뛰어드는 난해한 현실을 이해하고 설명하는데 가추적 방법론이 가장 적합한 연구방법이라고 판단하였다.

Fig. 1.

Research procedure

연역적 프레임워크 구축을 위해서는, 파괴적 혁신 이론과 비즈니스 모델 혁신에 대한 비판적 문헌 연구를 진행하기 위해 Web of Science에서 disruptive innovation과 ambidexterity 관련 논문들을 눈덩이 표집(snowball sampling)으로 수집해 선별하였다. 추가적으로, 미디어 산업의 혁신과 파괴에 대한 선행 연구 및 Harvard Business School 등의 사례연구 검색 페이지에서 ‘Netflix’와 ‘streaming’을 키워드로 검색해 기존 이론과의 연결을 위한 문헌연구를 수행하였고, 그 결과 수립된 연역적 프레임워크는 본 연구의 IV장에 기술하였다.

이 연구는 파괴적 혁신의 이론적 프레임워크가 스트리밍 영역에서 어떤 인과적 설명이 가능한가를 실증적으로 연구하기 위해 스트리밍 비즈니스 모델을 선도한 Netflix에 대해 사례 연구를 진행하였다. Netflix를 사례 기업으로 선정한 이유는 이 회사가 글로벌 스트리밍 시장에서 지배적인 점유율과 경쟁력을 보일 정도로 성장하며 스트리밍 혁신 생태계와 가치 네트워크의 변화를 주도하였기 때문이다. Yin에 따르면, 사례 연구는 경험적 탐구를 통해 동시대적 현상의 중요한 특징을 드러내고 특정 현상이 왜, 어떻게 작동하는지에 대한 이유를 설명해 이론의 구축을 위한 의미 있는 통찰력을 도출할 수 있다[42]. Netflix의 사례는 Yin의 사례 선정의 5가지 원칙, 즉 매우 중요한, 단적인, 대표적인, 드러내는, 종적인 사례 중에서 사례를 선택해야 한다는 원칙과 관련해서는, 대표적인 새로운 유형으로서 혁신의 종적 변화를 보여주는 특징을 가진다.

연구 분석의 대상 기간은 2007년~2016년의 10년간으로 설정하였다. 2007년은 Netflix가 스트리밍 서비스를 도입한 시점이고, 2016년은 Disney가 비디오 스트리밍 기술 회사 BAMTech의 지분에 투자하고 AT&T가 인터넷 기반 라이브 스트리밍 DirecTV Now를 출시하는 등 기존 TV/케이블 기업들이 스트리밍으로의 전환을 본격화한 시점이다. 즉, 본 연구는 스트리밍 서비스가 자리잡은 기간인 2007년~2016년 10년에 대해 종단적 분석을 수행해 스트리밍의 파괴적 혁신의 진화를 포착하고 신규 진입 기업인 Netflix가 주도한 시장과 생태계 변화에 대한 이론적 통찰과 시사점을 충분히 도출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하였다. 본 연구에서 사용한 사례 연구는 1개 기업을 대상으로 한 단일 사례 연구이기 때문에 외적 타당성이 약한 문제점이 제기될 수 있다. 이런 문제점은 스트리밍 비즈니스 영역에서 일어난 혁신의 속성과 환경적 맥락이 뚜렷하게 나타내는 다양하고도 풍부한 자료를 사용하여 다각화(triangulation)로 보완하였다[43].

사례 연구를 위한 자료는 표 1처럼 Netflix의 각 연도별 SEC 제출 연례 보고서 10-K(10편), 기관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진행된 분기 어닝 콜(quarterly earnings calls, 40편) 및 주요 투자은행들이 주관한 경영진 초청 연례 컨퍼런스 콜 원고(35편), 사례 연구를 위한 분석 리포트(13편) 등의 문헌 자료들로 구성하였다. 자료 중 연례 보고서에는 사업 실적과 재무 상황, 전략과 인지된 리스크 등에 대한 경영진의 의견이 집약돼 있다. 분기 어닝 콜과 컨퍼런스 콜은 기업 경영진이 투자은행 애널리스트와의 질의/응답 형식을 통해 중요 활동과 자원 및 역량, 비즈니스 환경과 전략적 초점, 위험 요인 등에 대한 질문에 답변해야하는 행사이기 때문에, 이 원고에 시장 투자자들이 중시하는 전략적 이슈들이 포함돼있다고 판단하였다. 이들 자료는 연구자가 경영진을 직접 인터뷰하는 1차 조사 자료보다 훨씬 더 광범위한 기간의 역사적 비교 연구가 가능해 직접 인터뷰에 버금가는 연구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하지만 동시에 이 자료에는 기업 실적 등에 대한 경영진의 긍정적 편향과 경쟁 열위 등 부정적 내용에 대한 회피 경향이 나타날 수 있다. 이 같은 편향은 해당 자료에서 경영진과 이해관계가 상이한 애널리스트의 질문을 깊이 있게 분석함으로써 보완될 수 있었다. 이 연구에 활용된 컨퍼런스 콜 원고들은 비즈니스 뉴스 데이터베이스인 Factiva와 Bloomberg Terminal을 통해 입수하였다.

Data source for qualitative content analysis

문헌의 텍스트 분석은 복잡하고 역동적인 비즈니스 환경을 이해하고 주제나 패턴을 식별하는 데 적합한 정성적 콘텐트 분석을 사용하였다. 정성적 콘텐트 분석은 텍스트의 맥락으로부터 적절하고 유효한 추론을 하는데 사용될 수 있는 연구 방법으로서[44], 연역적 프레임워크와 같이 사용하면 기존의 카테고리, 개념, 또는 모델을 새로운 맥락에서 테스트하는데 사용할 수 있다[45],[46]. 콘텐트 분석의 첫번째 단계에서는 Netflix와 스트리밍에 대한 13편의 사례연구용 분석 리포트를 검토해 비디오 콘텐츠 가치 사슬을 중심으로 콘텐츠∙유통∙소비자∙시장 관련 주제로 분류한 결과를 구조적 코딩(structural coding)을 통해 도출하였다(표 5 참조). 구조적 코딩은 특히, 연구 주제나 주요 카테고리의 토픽 리스트, 인덱스를 모으는 탐험적 조사, 인터뷰 원고 분석 등에 적절하며[47], 특정 분석과 관련한 데이터에 빠르게 접근하는 것을 가능하게 한다[48].

콘텐트 분석의 다음 단계에서는 패턴 분석을 위해 NVivo14을 활용해 1차 개방 코딩(open coding)을 수행하여 핵심 문장을 추출하였고, 이를 바탕으로 내용을 의미 있는 관계의 유사한 카테고리로 그룹화하였다. 또한, Netflix의 10년간의 방대한 컨퍼런스 콜 원고에서 새로운 개념을 효율적으로 유도하고 데이터 분석의 신뢰성을 검토하기 위해 축 코딩(axial coding) 결과와 이에 앞서 진행한 구조적 코딩 결과를 비교해 선택 코딩(selective coding)을 진행하였다. 이를 통해 스트리밍 혁신 기업의 성장과 성격의 변화, 자원 및 역량과 기회의 탐색, 시장과 소비자 선호의 변화 등 혁신 성공의 배경과 특성, 영향 요인, 경영진의 기회와 위협 인식 등에 대한 패턴 분석을 체계화하였다. 마지막으로, 사례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선행 연구에 대한 분석을 통해 도출한 연역적 프레임워크를 검증하였다.


Ⅳ. 연역적 프레임워크(a priori framework) 구축

이 연구는 파괴적 혁신 기업의 스트리밍 비즈니스 혁신을 설명하기 위해 혁신의 선행 요인, 진입 기업의 혁신 프로세스, 그리고 혁신 성과를 설명하는 연역적 프레임워크를 그림 2와 같이 제안하였다. 문헌연구에서 혁신의 선행요인으로 ‘자원’(resource)과 ‘역량’(competence)을 주요 분석 카테고리로 도출하였다. 혁신 프로세스에서는 진입 기업의 파괴적 혁신의 결정적 구성 요소로서 신시장형 파괴 및 비즈니스 모델 파괴를 분석하기 위해 ‘가치 네트워크’, ‘가치 동인’ 카테고리를 추출하였다. 또한, 혁신 프로세스에서 기존 기업 등이 용이하게 활용하는 이론적 개념인 조직 양면성으로 대안적 비교 설명을 하기 위해 비즈니스 ‘자원과 역량의 활용’ 및 미래의 기회와 ‘혁신을 위한 탐색’을 두 번째 구성 요소로 제시하였다. 마지막으로, 혁신 성과는 시장내 성과를 평가하기 위한 ‘비즈니스의 성장’과 디지털 기반 스트리밍 비즈니스 전환을 의미하는 ‘플랫폼화’를 추출하였다.

Fig. 2.

Conceptual framework of disruptive innovation & ambidexterity

4-1 진입자의 자원과 역량 관련 이론

진입자의 자원과 역량은 다양한 이유에서 혁신의 선행요인이다. 자원 기반 관점에서 기업은 지속적인 경쟁 우위를 갖기 위해 가치있고 희소하고 모방 불가능하고 대체할 수 없는 자원을 차별적으로 활용하는 역량을 가져야한다[49]. 지속적 경쟁 우위를 가지려는 기업은 다른 기업과 차별화된 자원과 기술의 조합[50], 또는 모방하기 어렵고 고객이 인지하는 편익에 기여하며 다양한 제품에 다가가는 핵심 역량을 갖는 것이 필수적이다[51],[52]. 기존 기업이 승자가 되는 점진적 혁신에서는 기존 지식과 자원이 경쟁력을 가지며, 진입자가 승자가 되는 급진적 혁신에서는 새로운 지식과 자원이 경쟁력을 가진다[53]. 정보 기술 관련 자원과 역량에는 데이터 분석 및 활용 역량 등이 제시되는데, 빅데이터 관리, 처리, 분석 등의 빅데이터 관련 역량은 기업의 성과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54]. 동적 역량 이론에서는 기업이 내부와 외부 역량을 통합, 구축, 재구성하는 동적 역량을 바탕으로 환경 변화를 감지하고 경영 자원을 조합해 재이용하고 강점을 새로 조합하는 프레임워크를 중심으로 전략적 초점을 맞출 것을 강조한다[55].

파괴적 혁신 관점에서 자원은 조직의 역량을 규정하는 요소 중 하나이고 비즈니스 모델의 요소이다[56]. 하지만 파괴적 혁신의 관점은 핵심 역량을 “위험할 정도로 내부 지향적인 개념”으로 바라보며, 경쟁력은 기업이 잘한다고 생각한 것을 하는 것이라기보다는 고객이 훨씬 더 가치 있다고 여기는 일을 하는 것으로, 이를 위해서는 새로운 것을 배우려는 의지와 능력이 필수적이다[16]. 또한, 기술이나 비즈니스 아이디어가 본질적으로 존속적이거나 파괴적인 경우는 찾기 힘들며, 그 파괴적 특성은 전략으로 주조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16]. 즉, 기존 기업들은 파괴적 기술에 투자하더라도 존속적 기반의 자원 배분 프로세스에서 경쟁할 경우에는 경쟁기업에 대해 실패하기가 쉽다.

4-2 진입자의 가치 네트워크 관련 이론

파괴적 혁신 이론에서는 파괴 가운데서도 신시장형 파괴가 경쟁과 소비의 맥락이 기존과 다른 새로운 가치 네트워크의 성장을 수반하기 때문에 가장 큰 성장의 원천이 된다[16]. 기존 기업들은 저가형 파괴를 피해서 프리미엄 고객과 기술에 집중하지만 신시장형 파괴는 매력적이지 않은 시장으로 인식해 무시하고 위협을 목도하기 직전까지도 신시장형 파괴자를 공격하지 않는다[14],[16]. 기존 기업들이 인식하지 못하는 서비스를 충분히 받지 못한(underserved) 고객에 기반한 혁신 성장은 수요 기반 파괴(demand-side disruption)가 된다[57]. 또한, 기존 기업 생태계에서 발판을 마련한 보완적 기업은 기존 기업과 계속 통합되고 핵심 영역에 진입해 확실한 위협이 되는 ‘보완자의 파괴’를 창출하는데, 이 유형으로는 단순히 콘텐츠의 판권을 확보해 이용자에게 중개하는 콘텐츠 애그리게이터(aggregator)였던 Netflix가 기존 기업의 영화 제작 영역에 진출한 것이 사례로 제시된다[58]. 이처럼, 파괴는 특정 시점의 파괴적 기술이나 제품이 아니라 혁신의 경로에서 나타나는 프로세스로서, 파괴자는 기존 기업과 전혀 다른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하려 한다[5].

진입 기업의 신시장/비즈니스 모델 파괴는 새로운 가치 네트워크에서 본격화된다. 가치 네트워크는 기업이 공급자, 유통 채널 파트너들과 협업하는 맥락을 의미하는 개념으로, 신규 소비자들이 제품을 새로운 채널을 통해 구매하고 새로운 현장에서 이용하는 새로운 가치 네트워크에서는 성능 특성이 기존 가치 네트워크와는 달라서, 기존 기업들은 완전히 새로운 가치 네트워크의 창출을 자신과 무관하게 여긴다[16]. 가치 네트워크는 자원 배분에도 결정적으로 작용해, 기존 기업들이 막대한 기술 투자로 기존 가치 네트워크에서 앞서가더라도 핵심 사업 또는 주류 시장에서 파괴적 기술을 통합하려고 시도하기 때문에 실패한다[14],[16],[59]. 미디어 산업에서 가치 네트워크는 시청자, 조직, 파트너, 콘텐츠 공급자 등 결정적 참여자들이 밀접하게 협력해 운영되는 프레임으로 분석된다[60].

현재의 가치 네트워크와 기술 패러다임에 헌신하는 기존 기업들은 생산 네트워크를 재구성하는 전환 비용 때문에 급진적 혁신에서는 효율적 결과를 생산하지 못한다. 반면에 신규 진입 기업들은 그 헌신이 제한적이고 경로 의존의 역사가 짧아 기존 기술 경로를 파괴하는 공격자의 우위를 가지며, 주류 고객의 요구, 이익, 시장 규모 등에 얽매이지 않는 새로운 가치 네트워크의 기회를 추구할 수 있다[6],[14],[31],[61]. 가치 네트워크는 특정한 산업 구조에 의해 특징지어지며[62], 경쟁 기업과는 다른 집합적 요소를 동원하는 생태계 파괴자들의 가치 구조[26]와도 연결된다.

4-3 진입자의 가치 동인 관련 이론

가치 동인은 제품/서비스의 가치를 증가시키는 요인들을 의미하는 것으로, 이 연구에서는 혁신을 성공으로 이끄는 주요 동인을 뜻한다. 동태적 혁신 모델에서 기술 대체가 나타나는 3가지 패턴은, 시장의 지배적 동인을 뒷받침해온 기술이 성숙해 새 기술이 출현하거나, 지배적 동인이 성숙해 하위의 니즈(needs)를 해결할 새로운 지배적 동인이 나타나거나, 외부의 힘 또는 환경 변화가 새로운 니즈를 창출하고 새로운 지배적 동인을 이끄는 경우로 분류된다[63]. 여기서 환경 변화는 경제나 규제의 변화, 신기술 발전과 채택, 소비자 행위들과 선호∙이용의 변화 등을 뜻하며, 동인은 잠재 고객이 프로세스, 제품, 서비스 선택시 주요하게 고려하는 사항으로, 변화가 만드는 영향(leverage)이 가장 큰 성능특성을 말한다. 따라서 미래를 예상하고 대비하려면 기술 자체를 추구하기 보다는 니즈와 동인들의 변화와 영향을 이해해야 한다[63]. Netflix의 혁신 프로세스에서는 가치 동인의 변화가 미디어 시장의 변화를 인과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 중요한 구성 요소이다.

미디어 산업에서 디지털 기술은 파괴와 경쟁, 미디어 소비, 가치 창출에 대한 영향 등과 관련해 주요한 동인이 됐다[64]. 스트리밍 전송 및 유통 기술, 비선형적으로 고객과 직접 연결된 (D2C; direct-to-customer) 서비스로의 전환은 고객 데이터 분석 뿐만 아니라 사용자 경험과 소비자 행동 등 시장과 소비 전반에서 새로운 니즈와 동인들을 만들어냈다. 스트리밍/OTT 시장에서 소비자 선택의 영향 요인으로는 가격, 콘텐츠, 유연성, 사용 편의성, 몰아보기(binge watching) 기능 등이 제시되었고[65], 더욱 개인화되고 상호작용과 사용자 제작 특성이 강화된 미디어 환경에서 OTT 구독 결정에 영향을 주는 요인으로는 콘텐트, 편의, 특징, 가격, 품질의 5가지 요인이 제시되기도 하였다[66]. 이처럼 다양한 연구의 가치 동인들 가운데, Netflix의 동인으로 온디맨드와 사용자 통제, 상호작용 등 소비자와 서비스 측면의 동인, 범위의 경제, 기술 발전, 제공 콘텐츠, 고객 지향성, 전략적 비전, 네트워크 효과 등의 경쟁 전략 측면이 주목될 수 있다[67].

4-4 자원/역량의 활용과 혁신 탐색 관련 이론

신규 진입 기업이 어떻게 자원과 역량을 활용하고 혁신 기회를 탐색했는가를 분석하는 것은 혁신 성과 창출의 메커니즘과 인과성을 설명하는 개념으로서 그 적합성을 파괴적 혁신 이론과 비교 분석하기 위해 필요하다. 기업은 현재의 역량을 개선하고 미래에 대비하기 위해 현재의 자산(asset)과 성숙한 시장을 수익성있게 활용하는 동시에 신기술과 시장의 기회와 혁신을 탐색하는 조직 양면성을 가져야 한다[68]-[70]. 조직 양면성 중 활용은 현존 자원과 역량의 점진적 혁신과 개선을, 탐색은 급진적, 불연속적 혁신을 추구한다[38]. 활용은 효율성과 통제, 확실성, 변동성 감소에 관한 것으로, 조직은 현재의 생존력을 보장하기 위해 현존 자원과 역량을 충분히 활용해야 한다[70]. 활용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단기적 관점과 효율성, 규율, 점진적 개선, 계속적 혁신이 필요하다[38]. 하지만, 성공한 기업들은 새로운 기술이 지배적 디자인이 된 뒤에는 새로운 기술 궤적의 혁신이 아닌 지배적 디자인 역량 개발 등의 점진적 개선에 집중한다[71]. 조직은 더 확실한 단기적 성공을 선호하는 편향이 나타나고, 현재 자원을 활용하는 운영 역량은 경로 의존적 경직성으로 탐색을 제약해[40],[72], 활용이 탐색을 몰아내는 역량 함정에 조직이 굴복할 수 있다[38],[71].

조직 양면성 중 탐색은 상대적으로 비효율적이고 위험하며 두려운 것이지만, 기업은 새로운 기술과 비즈니스 모델에 대한 탐색에 에너지를 쏟지 않으면 불연속적, 구조적인 변화에 직면해 미래 생존력을 확보하는데 실패하기 쉽다[38]. 탐색은 검색, 발견, 자율성, 혁신에 관한 것으로, 더욱 불확실하고 시간상 멀고 때로는 현 조직 단위에 위협이 되기 때문에 덜 효과적이 된다. 따라서 탐색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장기적 관점, 더 많은 자율성과 유연성, 위험 감수와 훨씬 공식적이지 않은 시스템과 통제가 필요하다[11],[38],[68]-[70]. 또한 활용을 위한 관행(routines)과 프로세스, 기술(skills)은 탐색을 위한 것과 근본적으로 다르기 때문에, 조직은 양자간 내재된 긴장과 불협화음, 상충하는 요구를 조화시켜야 한다.

4-5 진입자의 비즈니스 성장 관련 이론

혁신 성과에 대한 분석은 정량적 차원에서 혁신의 시장 창출과 신시장 카테고리 전환을 중심으로 살펴볼 수 있다. 혁신은 조직이 노동, 자본, 자재, 정보를 제품, 서비스에 투입해 더 큰 가치로 변형시키는 프로세스 변화로서, 경제적 발전 관점에서 시장 창출 혁신, 존속적 혁신, 효율성 혁신으로 나뉜다. 시장 창출 혁신은 소비자들에게 감당할 수 있고(affordable) 접근 가능한 시장과 새로운 제품 카테고리를 창출하고, 존속형 혁신은 기존 고객에게 확립된 채널로 더 좋은 제품을, 효율성 혁신은 더 절감된 자원의 비즈니스를 가능하게 한다[73]. 신기술과 기존기술이 경쟁하는 시장에서는 시장 점유율 분석이 생태계 변화와 관련한 시사점을 제공할 수 있다. 기존 기업이 높은 시장 점유를 보이더라도 시장의 성장이 정체되면 이는 진입하는 신기술 생태계의 과제로 인해 기존기술에 대한 대체가 지연되는 것일 수 있다[74]. 따라서 진입 기업이 신기술 생태계에 대한 보완 요소 개발에 주력해 혁신의 잠재적 성능을 실행시키면 시장 점유율은 빠르게 역전된다[74]. 한편, Kim & Mauborgne은 조직이 풀려고 하는 문제나 기회의 유형에 따라 시장 창출과 성장을 위한 3가지 혁신이 달라진다고 분류하였다[75]. 기존 연구에 따르면 산업에서 기존 문제에 대해 획기적인 솔루션을 제공하려면 파괴적 창출과 성장으로, 기존 경계를 넘어 새로운 문제를 식별해 기회를 잡으려는 경우 비파괴적 창출과 성장으로, 기존 산업의 문제를 재정의해 해결할 경우 파괴적·비파괴적 성장이 결합된 블루오션 전략으로 각각 적절한 혁신 유형이 달라진다[75]. 따라서 기업은 육성할 시장의 혁신 유형에 맞추는 의도적인 노력을 해야한다. 디지털 혁신과 관련해서는, 디지털 역량과 지향성이 디지털 혁신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며 디지털 혁신을 통해 기업의 재무적, 비재무적 성과에 영향을 준다는 분석이 제시되었다[76]. 본 연구에서는 스트리밍의 시장 창출 혁신과 존속적 혁신을 각각 SVOD 시장의 형성 및 구독자 규모의 성장과 기존 고객에게 더 좋은 제품인 오리지널 콘텐츠의 투자 규모 등을 중심으로 분석하며 시장 창출과 전환을 들여다보았다.

4-6 진입자의 플랫폼화

신규 시장 개척과 제품 혁신의 성과는 제품 기반 비즈니스 모델 및 아키텍처에서 혁신 기반 디지털 비즈니스로의 전환을 중심으로 살펴볼 수 있다. 본 연구는 플랫폼 기반 비즈니스로의 이행을 뜻하는 플랫폼화를 중심으로 분석하였다. 플랫폼은 둘 이상의 구별된 이용자 그룹 또는 제3자를 연결하고 이들의 직접적 상호작용을 가능하게 해 가치를 창출하고 플랫폼 접근 비용을 부과하는 중개자이다[77]. 플랫폼화는 개별 제품이나 서비스로부터 가치 창출 프로세스를 조직하고 거래를 중재하는 플랫폼으로의 이동을 의미한다[78],[79]. 기존의 제품 기반 비즈니스 모델은 특정 고객의 니즈를 충족하는 제품을 차별화해 가치를 창출하지만[77], 플랫폼 기업은 플랫폼내 상호작용 및 관련 네트워크 효과를 경쟁 우위의 원천으로 한다[80]. 네트워크 효과에는 이용자 수에 따라 혜택이 커지는 직접 네트워크 효과와, 한 그룹의 혜택이 다른 그룹의 이용자 수에 따라 커지는 간접 네트워크 효과가 있다[78],[81]. 플랫폼의 경우 간접 네트워크 효과를 통해 소비자 그룹간 상호의존성이 자기 강화적으로 작용해 조기에 설치 기반의 우위를 가지며, 수요 측면의 범위의 경제(demand-side economies of scope)를 얻는다[78]. Netflix의 간접 네트워크 효과는 다양한 콘텐츠 제작자의 콘텐츠가 다양한 구독자 세분시장에 적합하게 매칭되는 범위의 경제 형태로 플랫폼화의 성과를 반영한다.

정보 기술로 인해 인프라와 자산을 직접 소유할 필요 없이 훨씬 간단하고 저렴한 플랫폼을 구축해 네트워크 효과와 방대한 데이터 분석을 할 수 있게 되면서 기존 미디어 기업들도 선형 TV/케이블 중심의 제품 기반 비즈니스를 스트리밍 플랫폼 비즈니스로 전환하고 있다. 이는 혼합된 미디어가 유동적(fluid) 플랫폼에 모이고, 콘텐트 수집, 큐레이팅, 제공 관행이 근본적으로 변하는 플랫폼 생태계가 확장돼[37], 사용자 경험과 비즈니스 전략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82]. 기업 내부나 긴밀한 관계의 공급자로부터 제공된 재사용이나 재전환 가능한 모듈 요소 또는 기술에 의존하는 이전의 내부적 플랫폼(internal platforms)은 진화된 산업 플랫폼(industry platforms)으로 발전하고 있다[83]. 산업 플랫폼은 공급 사슬을 넘어 플랫폼의 비전을 공유하며, 외부 관계자들의 혁신 역량을 활용하는 놀라운 상보적 혁신을 촉진해 이들을 플랫폼 생태계로 결집시킨다. 이 연구에서는 재무적 데이터가 포착하기 어려운 정성적 측면으로서 스트리밍의 플랫폼화를 생태계 외부에 있던 보완자 등이 집합적 가치 창출과 플랫폼 생태계의 진화를 주도하는 플랫폼 리더십[83]를 중심으로 혁신 성과를 분석하였다.

또한, 본 연구는 이 같은 혁신 성과를 창출하는 맥락을 설명하기 위해 그림 2의 혁신 프로세스에 보다 집중하여 연구를 진행하였다. 이와 함께, 연구에서 식별된 진입자의 주요 혁신 노력을 그림 3과 같이 파괴적 혁신과 조직 양면성의 두 렌즈를 함께 적용한 매트릭스에 위치시키는 탐색적 분석으로 혁신 요인들과 혁신의 파괴성의 맥락에 대한 포괄적 이해를 시도하였다.


Ⅴ. 연구 결과

5-1 Netflix 혁신 전략의 특징

정성적 콘텐트 분석 결과에서 나타난 Netflix의 혁신 전략의 특징은 표 2와 같이 대표적으로 5가지로 요약될 수 있다. 5가지 특징은 ‘하이브리드 전략’, ‘롱테일 및 다층적 콘텐츠 전략’, ‘디바이스 및 글로벌 시장 확대 전략’, ‘협력적 파트너십 접근 전략’, ‘알고리즘 기반 머천다이징 전략’이다. Netflix의 스트리밍 서비스는 2007년~2010년 도입기, 2015년전후까지의 성장기, 2016년부터의 성숙기로 구분할 수 있는데, 5가지 핵심적 전략은 시기별 전개에 따라 복합적으로 진화하며 혁신의 파괴적 속성들이 다음과 같이 나타났다. 첫째, Netflix는 스트리밍 초기 DVD 소비가 완전히 온라인 소비로 전환되는데 10~20년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하고, DVD-online ‘하이브리드 전략’을 통해 DVD 대여 시장의 지배력을 유지하면서 초기 스트리밍의 제한된 콘텐츠와 기술 인프라, 시장의 미성숙을 극복해 나갔다[CL1]-[CL4],[CL44]. 스트리밍은 기술, 시장, 소비자 행동 측면에서 불확실성이 매우 컸기 때문에, 커넥티드 TV (internet-connected TV)가 지배적이 되는 미래를 향해 일관되게 전략을 실행해야 했고, 전체 비즈니스의 안정적 수익성이 뒷받침돼야만 스트리밍 전환이 성공할 수 있었다. DVD대여는 2007년 구독자가 7백만 명에, 2010년대 기여 이익이 40%선을 달성할 정도로 스트리밍에 대한 지속적 투자를 가능하게 하는 고수익 상품(cash cow)이었고[CL76],[CL79], Netflix는 기존 기반에 근거해 스트리밍 규모를 빠르게 키우며 이용자 기반에서 최소기준에 도달해 규모의 우위를 구축하였다. Netflix CEO인 Reed Hastings는 “업계 선두 주자보다는 실제적인 고객 규모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하였다 [CL56]. 이는 핵심 고객을 포기하지 않고 새로운 가치 창출의 기회를 식별할 적응 모델로서 하이브리드를 이용한 것으로, 성공적 플랫폼 전환 기업 대부분이 하이브리드 모델을 활용하고 경쟁을 물리칠 제품과 임계치의 이용자 확보 상태에서 제품에서 플랫폼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연구와도 부합한다[77].

Innovation process and characteristics

둘째, 콘텐츠 확보와 유통 측면에서 Netflix는 스트리밍 초기에 DVD 대여 사업에서 효과를 본 ‘롱테일 콘텐츠 전략’을 활용하였다. Netflix는 초기에는 “독점 콘텐츠 비용을 감당할 수 없어” 신작 영화나 최신 시즌 TV쇼 대신 “아무도 사지 않는” 콘텐츠를 라이선싱해 ‘특정 장르’를 원하는 고객에게 제공하는 등 새로운 수요를 창출했다[CL56],[CL58]. “개봉한 지 10년 미만인 영화가 없을” 정도로 저비용 비독점 콘텐츠 라이선싱에 집중하던 Netflix가 계속 성장하자, 콘텐츠 라이선싱 권리를 장악해 온 케이블 기업들은 Netflix의 비독점 콘텐츠 구매를 어렵게 만들며 대응했다[CL58]. Netflix는 재방송 콘텐츠가 판매되는 신디케이션 시장에서 점점 더 높은 비용으로 독점권 라이선스를 구매하거나 스튜디오와 직접 콘텐츠 라이선싱 계약을 맺어 대형 콘텐츠부터 독립영화까지 ‘다층적 콘텐츠 전략’으로 콘텐츠 파이프라인을 확보해 나갔다[CL60]. 콘텐츠 확보를 위한 Netflix의 “스마트한, 느린, 체계적인”(smart, slow, methodical) 접근은 Netflix가 규모를 키우며 콘텐츠 유통 시장 구조에서 상위 계층으로 올라가고 기존 케이블 기업들의 유통 관행을 “파괴하기” 시작했음을 의미한다[CL58]. Netflix의 콘텐츠 파이프라인 확보는 기존의 유통 가치 네트워크에서 콘텐츠 플랫폼 가치 네트워크로의 변화를 가능하게 했다. Christensen이 지적한 것처럼, 기존 기업들은 Netflix가 자신들의 프리미엄 고객을 타겟으로 하지 않는 한 오히려 현금흐름에 도움이 되는 수익 창출의 기회라고 생각하며 자신들의 가치 네트워크에서 성장한 Netflix의 파괴적 혁신의 싹을 탐지하지 못했다[84].

셋째, 시장을 확장하기 위한 Netflix의 노력은 스트리밍 초기부터 소비자들이 인터넷에 연결된 모든 기기로 Netflix 접근이 가능하도록 하는 ‘디바이스 확대’를 통해 일관되게 추진되었다[CL2]. Xbox 등 게임 콘솔, 가전업체들의 블루레이(Blu-ray) 플레이어, Apple TV 등 셋톱박스와 스마트TV 등의 기기를 스트리밍 서비스 제공기기로 빠르게 확장함으로써 Netflix는 소비자 가전 디바이스에서 막대한 설치 기반(installed base)을 확보해 규모의 효과를 실현할 수 있었다[CL47]. Netflix는 하드웨어 영역의 확장과 함께, ‘글로벌 시장 확대 전략’을 통해서도 구독자 기반을 확대해 수익성에 필요한 규모의 우위를 얻으려는 전략을 펼쳐 글로벌 콘텐츠와 마케팅에 투자하고 이를 통해 높은 진입장벽을 구축해나갔다[CL62],[CL81]. 이는, 가치 네트워크가 고객 관련 규모를 달성하지 못할 때 실패한다[32]는 연구의 방향과도 부합하는 전략이다.

넷째, Netflix는 영화와 TV 프로그램의 전통적 윈도우 시스템을 뒤흔들면서 케이블 가입자의 코드커팅(cord-cutting)의 배경 요인이 되는 상황에서도, 라이선싱 콘텐츠를 확보하기 위해 협력을 추구하는 등 ‘협력적 파트너십 접근 전략’을 지속하였다. Netflix는 상당한 구독자 규모를 달성하기 전까지 자신들이 케이블 네트워크의 대체재가 아니라 상보적 존재라고 강조하였다[CL14],[CL21],[CL50]. 케이블 사업자의 핵심 비즈니스는 라이브 이벤트 콘텐츠인 반면 Netflix는 온디맨드 중심이어서 이용자 세분 시장이 다르고, Netflix가 제공하는 ‘지난 시즌’ 콘텐츠는 TV/케이블의 현재 시즌 프로그램에 더 많은 시청층을 유입시켜 기존 기업들에 도움이 되며, Netflix 스트리밍이 케이블 초고속 인터넷 서비스 이용자들의 업그레이드나 추가 서비스를 구매하도록 업셀링을 촉진한다고 Netflix는 주장하였다[CL 52],[CL56],[CL58]. 이 같은 협력적 파트너십으로 접근한 전략적 의도는 “케이블의 대체재가 되려고 하면 코드커팅 싸움에 휘말릴 것”이라는 경영진의 인식에서도 명확히 나타났다[CL21]. 초기부터 월 $7.99의 저렴한 구독료로 라이브러리 콘텐츠를 무제한 감상하는 서비스는 “충분히 큰 틈새 시장”이며[CL21], 기존 케이블 기업들과 Amazon, Apple 등의 시청당 요금부가(pay-per-view) 서비스 시장에는 전혀 관심이 없다고 강조하는 등 Netflix는 기존 기업 생태계에서 경계를 회피하려는 프레이밍을 통해 안정적 규모로 성장하고 플랫폼 기반 생태계로 진화할 기회를 얻을 수 있었다[CL7],[CL9]. 이는 TV 광고를 건너뛰는 기능을 갖춘 DVR로 출시 초기부터 기존 기업들로부터 파괴자로 인식된 TiVo가 기존 생태계에 적응하기 위해 광고 회피라는 본래의 가치 제안을 우회하는 방식으로 혁신 재구성을 한 것과 차이가 크다[27]. Netflix는 라이선싱 계약에서 경쟁업체들과 일부 이익을 공유하고, 제작사에 프로젝트 자금을 제공하며 권리를 공유하고, 전송 품질을 보장하는 콘텐트 전달 네트워크 Open Connect 등으로 인터넷 서비스 공급자(ISP)와 협력하였으며, 케이블 업체들과 협력해 결합 패키지를 내놓는 노력 등을 지속하였다.

다섯째, Netflix는 ‘알고리즘 기반 머천다이징 전략’을 통해 롱테일 라이브러리를 고객에게 최적화된 매칭을 추천함으로써 이전에 소비가 이뤄지지 않았던 비소비 영역에서 고객들을 위한 가치를 창출하였다[CL46]. 이 같은 개인화된 머천다이징은 Netflix가 고객이 어떤 콘텐츠와 서비스에 가치를 부여하는지 확인하고 사용자 경험을 높이려는 주요 가치 제안이었고, “고객이 원하는 행동을 확인하는 작업”[16]인 동시에 비용 효율적으로 신중하고 다양한 콘텐츠 구성 및 확대를 가능하게한 기반이 됐다. 이는 Netflix의 스트리밍 전송 기술과 사용자 인터페이스(user interface) 등의 기술 영역보다 훨씬 중요한 차별적 경쟁 우위를 가져왔다. Netflix는 기존의 온디맨드 서비스에서는 소비자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고 있거나 타이틀 또는 최신작을 직접 검색해야 하지만, ‘개인화’는 고객 데이타를 활용해 시청 습관과 선호를 깊이 이해함으로써 맞춤형 콘텐트 큐레이션을 제공해 높은 만족도와 시청 시간을 얻어낼 수 있다고 인식하였다[CL56],[CL75]. CEO Hastings는 “콘텐츠가 부족한 것이 아니라 알고리즘이 원하는 만큼 작동하지 않아서 특정한 가입자에게 적절한 콘텐츠가 부족할 수 있다”며, 알고리즘을 개선하기 위해 끊임없이 학습해야 한다고 강조하였다[CL56].

5-2 Netflix의 혁신을 위한 자원/역량의 활용과 혁신을 위한 탐색

조직의 ‘자원과 역량의 활용’은 기존 기술과 자원을 개량하거나 기존 패러다임을 새로운 영역으로 확장하는 점진적 혁신을 통해 가치를 전유하는 것이고, ‘혁신을 위한 탐색’은 새로운 지식과 기술을 얻기 위한 투자와 급진적 혁신을 통해 새로운 시장과 고객 가치를 추구하는 것이다[51]. 시장, 기술, 경쟁 환경 등의 불확실성이 컸던 스트리밍 도입기와 스트리밍이 뚜렷한 카테고리로 부상한 성장기에 Netflix는 고객이 원하는 가치를 새롭게 발견해 충족시키고 비전의 실행과 환경 통찰을 보여주는 탐색 측면에서 두드러진 노력을 보였지만, 그 혁신의 과정은 활용 영역의 노력들이 상황적 요인과 함께 탐색 노력으로 확장되는 등 복합적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았다.

표 3의 활용 사례에서 보듯이 Netflix는 콘텐츠에서 롱테일 카탈로그를 독점적 라이선싱으로 확장하고, DVD와 스트리밍을 결합한 구독 패키지를 제공하고, 소프트웨어와 애플리케이션을 다양한 기기에 탑재해 접속을 확장하는 활용 영역의 노력을 폈다. 세부적으로, 콘텐츠 측면에서 스트리밍 초기 Netflix의 롱테일 라이브러리는 기존 기업들과 경쟁하기에 빈약한 자원이었다. HBO 등은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에 막대한 비용을 들이며 지배적 미디어기업으로 포지셔닝했지만, Netflix는 콘텐츠의 수익성과 성장을 위한 투자를 계속 균형잡아야 하는 진입자로서, 비용 대비 높은 시청률이 나오는 비용 효율적 콘텐츠 프로그래밍을 지속해 10%대의 영업이익률과 같은 목표 범위 내에서 구독 규모를 성장시켜야 했다[CL48]. Netflix는 시청자 선호도와 시청 습관에 대한 수십억시간 시청 데이터를 활용해 전문 프로그래머 라이선싱 팀이 매력적인 콘텐츠 조합을 효율적으로 제공하는 독보적 역량을 쌓아왔었다[CL55],[CL81]. 이를 통해 다른 기업에는 수익성 없는 것으로 보였던 롱테일 콘텐츠를 다양한 취향의 구독자에게 추천하는 등, 2012년 말 Netflix는 3천3백만 명이 월 10억 시간을 시청하는 경쟁 우위를 구축하였다[CL81].

Netflix's exploitation and exploration of resources and capabilities

Netflix는 스트리밍 진입 기업으로서 부족한 자원과 역량을 최대로 활용하기 위해 인터넷 연결이 가능한 모든 디바이스를 활용해 구독자 기반을 확장하는 전략으로 규모의 우위를 추구하였다[CL62]. 또한, Netflix가 스트리밍 시작 전 DVD 우편 대여 비즈니스에서 구축한 630만 명의 구독자는 번들 상품을 구매해 Netflix에 스트리밍에서 생존력(viability)의 기반을 조기에 확보할 수 있도록 한 대표적 자원이었다[CL45]. Netflix는 글로벌 시장에서도 대규모 구독자 기반이 매우 높은 진입장벽이 되며 큰 규모는 엄청난 프랜차이즈 콘텐츠를 확보할 수 있고 더 많은 구독자 증가를 가능하게 한다는 인식으로 거대한 프랜차이즈를 구축하였다[CL62]. 이는 인터넷 경제의 추동력인 수요 측면의 네트워크 효과[80]를 실증한다.

표 3의 탐색 사례에서 보듯이 Netflix는 저렴한 비독점 콘텐츠 라이선싱을 하던 환경이 경쟁적으로 변화해 온라인 콘텐츠 독점권을 가진 HBO, Showtime, Starz 등 유통업체들과 더욱 직접적 경쟁관계에 놓이자, 오리지널 콘텐츠 확보 역량을 갖추고 독점적 라이선싱 능력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자원과 역량을 투입하였다[CL52]. 이는 새로운 세분 시장과 고객을 향한 실험이었다[CL18],[CL58],[CL64]. 특히 오리지널 프로그램은 브랜드를 타 서비스와 차별화하고 강화하지만 라이선스 계약보다 훨씬 많은 선불이 요구되었기 때문에 오리지널 투자는 혁신을 위한 과감한 탐색이었다[CL85]. 이러한 탐색은 기존 자원과 역량의 활용 덕분에 가능하였다고 평가된다. 예를 들어, 2012년 Netflix는 첫 오리지널 콘텐츠 Lilyhammer를 노르웨이어가 절반 정도임에도 판권을 사들였는데, 미국에서 이를 거부감 없이 받아들일 고객층이 있다는 이용자 데이터 분석에 따라 결정한 것이었다[CL58]. 대표적 오리지널 콘텐츠인 House of Cards를 시즌 전체에 대한 투자 결정도 경쟁 기업에는 없는 이용자 데이터를 활용했기에 가능하였다[CL58]. DVD대여 사업 당시부터 축적하고 활용한 고객과 웹 커뮤니티 데이터 분석 역량은 콘텐츠 애그리게이터에서 제작∙투자 프로그래머로 변모하는 과정에서 Netflix의 점진적 개선을 파괴적 혁신으로 속성을 변화시켰다고 해석할 수 있다.

Netflix의 웹사이트와 스트리밍 전송, 추천 및 머천다이징 기술 역량 가운데 차별적인 핵심역량은 개인화(personalization) 알고리즘 개발 및 활용 역량이었다. Netflix 경영진은 “특정 사용자에게 제안된 콘텐츠 20개가 사용자 기분에 맞는 가장 보고 싶어하는 20개가 되게 함으로써 사용자의 참여도를 높이고 ‘진실의 순간’에 Netflix를 선택하게 할 것”으로 인식하였다[CL13],[CL56]. 온디맨드로 사용자 편의성은 올라가지만 개인화 역량이 없다면 광범위한 콘텐츠 세상에서 길을 잃을 수 있기 때문에, 소비자를 2천개 이상의 행동 클러스터로 구분하고 어떤 콘텐츠를 어떻게 얼마나 보는지 데이터를 분석해 카테고리별 니즈를 충족시키는 고객 경험을 제공하고자 하였다[CL60]. Netflix는 이를 위해 강력한 R&D와 기술 역량에 지속적으로 투자하였고, 2016년 스트리밍 기술과 사용자 경험 개선 알고리즘 등에 투자된 R&D 비용은 7억 6,830만 달러로, 매출액 대비 8.7%로 다른 미디어 기업보다 압도적으로 높았다[CL85]. 따라서, Netflix가 DVD 대여 사업 때부터 Netflix Prize 등 추천 시스템(Cinematch)을 개선한 것은 역량의 활용 전략과 동시에 고객 선호를 새롭게 발견하고 가치를 창출할 혁신 탐색 전략을 동시에 추진한 것이라고 평가된다[CL11].

Netflix의 글로벌 시장 진출도 기존 비즈니스 모델의 활용 전략으로 분류될 수 있지만 동시에 새로운 가치 네트워크를 탐색하는 전략적 행동이었다. Netflix는 인터넷 유통의 편의성과 효율성으로 전 세계에서 TV시청 방식의 변화가 초래되고 글로벌 VOD 플랫폼에 매우 큰 기회가 열릴 것으로 예상하였다[CL10]. Netflix는 미국 시장의 40%대 기여 수익을 캐나다, 유럽, 라틴아메리카 등의 시장 확장에 지속 투자하였고, 글로벌 시장에서 로컬 콘텐츠의 동시 라이선싱 판권을 단계적으로 탐색하고 확보해갔다. 미국 시장에서 구축한 규모의 우위는 강력한 글로벌 라이선싱의 기반이 됐고, 시장별로 독특한 시청 행태와 콘텐츠 특성, 기기 사용 등을 학습하고 실험한 노력은 활용과 탐색의 중층적 특성을 갖는다.

5-3 혁신의 가치 네트워크와 동인

파괴적 혁신이론은 가치 네트워크 내 경쟁 전략을 분석해 혁신의 가치를 인식한다[14]. 전통적 방송산업은 콘텐츠 창작, 제작, 수집, 전송, 청구의 일련의 순차적 가치 분석이 중요했으나, 인터넷 TV, SVOD, 동영상 공유 서비스 등 다양한 기술과 전달 수단이 확대된 최근의 미디어 생태계는 비즈니스가 유동적으로 재배열되고 파트너십과 가치가 공동으로 창출되기 때문에 가치 네트워크 분석을 통해서 더 잘 설명될 수 있다[32]. 전통적 TV/케이블 회사들은 광고주와 시청자 또는 콘텐츠 제작자와 가입자/유통 파트너를 연결하는 단선적 가치 창출의 내부 플랫폼 또는 특정 회사(company-specific) 플랫폼이었다[83]. 반면에 SVOD는 스튜디오/크리에이터/유통업체 및 구독자와 직접 거래로 연결하고 복합적, 역동적인 상호작용의 효과를 창출하는 플랫폼이다. 본 연구에는 가치 네트워크의 변화를 분석한 결과 표 4에서 분류한 것과 같이 스트리밍 진입자가 콘텐츠 유통 시장의 관행과 논리를 파괴하고 새로운 가치 동인을 가져왔음을 확인하였다.

Innovation areas, value networks, value drivers

1) Netflix 가치 네트워크의 파괴적 특성

Netflix는 스트리밍 초기 콘텐츠 애그리게이터에서 콘텐츠 프로그래머로 변화하면서 기존 유통 가치 네트워크를 뒤흔들었다. 먼저 콘텐츠 공급 측면의 변화를 보면, 스트리밍 초기 Netflix는 디지털 전송권을 보유한 Starz와 Warner Bros. 등으로부터 비독점적 라이선싱 콘텐츠를 저렴하게 매입했다. 기존의 순차적 유통 사슬인 콘텐트 윈도우 시스템(content windowing system)에서는 콘텐츠 제공 기업들이 본방송 이후 2차, 3차 윈도우 등의 순차적 유통으로 수익을 늘렸는데, 관행적 유통 기한이 끝난 오래된 콘텐츠를 비독점으로 구매하는 Netflix는 이전에 없던 새로운 ‘수익화 대안’이었기에 유통 시스템에 쉽게 편입되었다[CL17],[CL44],[CL45]. 2010년 전후 기존 미디어기업이 Hulu, HBO Go 등으로 온라인 서비스를 확대하면서 콘텐츠 라이선싱 경쟁이 치열해졌고, 이에 대응해 Netflix는 하위 유통 라이선스 시장에서 인기 TV 시리즈 등의 재방송(2차 윈도우) 시장으로 올라갔다. Netflix에 여전히 콘텐츠를 제공하던 네트워크 등 기존 기업들이 상당한 콘텐츠 투자를 통해 구독자를 늘리는 Netflix를 견제하지 않은 것은, Netflix의 주요 시장은 재방 이후의 유통 윈도우인 반면에 기존 기업들은 핵심 시장이 대부분 자사 소유 콘텐츠로 경쟁하는 본방송 시장이기 때문이었다[CL30],[CL75]. Disney도 Netflix 등 신규 디지털 플랫폼들이 자사 콘텐츠를 제공받지 못하면 성장이 어려울 것이라고 자신하며 2012년 Netflix에 특정 기간의 모든 콘텐츠 배포권을 제공하는 아웃풋 딜(output deal)과 오리지널 프로그램 계약을 맺어 4년 뒤 공급을 보장하였다[CL71]. 이는 콘텐츠 공급기업들이 Netflix가 파괴적 혁신기업으로 성장하는 전환점을 마련해 준 사건이라고 평가된다. 이를 두고 Disney CEO Robert Iger는 “제3세계 국가에 핵무기 기술을 판 것”으로 회고하였다[85]. Netflix가 오리지널 제작으로 콘텐츠를 차별화하면서 콘텐트 가치 네트워크의 변화는 한층 가속화하였다.

Lilyhammer(2012)를 시작으로, House of Cards(2013), Orange Is The New Black(2013) 등 오리지널 권리 확보에 나선 Netflix는 독립 제작사(MRC, LionsGate)에 기존보다 훨씬 유리한 계약을 제공해 새로운 맥락의 가치 네트워크를 창출해 나갔다. 이전까지 제작사들은 TV/케이블 네트워크로부터 제작비 일부만 받아 파일럿의 성과에 따라 전체 제작 여부가 결정되는 적자(deficit) 라이선싱 계약을 맺었다. 오리지널 제작 초기만해도 투자 비용 부담 때문에 이 방식의 계약을 맺었던 Netflix는 이를 바꿔 오리지널 제작비를 모두 부담하며 제작사에 안정적인 수익과 자율성을 제공하고 글로벌 스트리밍 권리를 확보해갔다[84]. 기존 가치네트워크에 전적으로 의존하던 스튜디오 등 오리지널 제작사들은 Netflix와의 거래를 환영하며 기존의 TV/케이블과는 다른 가치네트워크의 파트너 관계속으로 편입되어갔다. 즉, 종전의 파이프라인 비즈니스는 자체 소유 자원을 통제해 가치를 창출하지만 플랫폼 비즈니스는 생산자/소비자 네트워크의 자원을 조직화해 가치를 창출하는 차이가 Netflix의 콘텐트 가치 네트워크로의 변화 과정에서도 확인된다[80]. Netflix는 2014년 “세계에서 가장 큰 오프네트워크(off-network; 재방송 또는 재배포되는 다른 플랫폼) 콘텐츠 구매자이자 가장 큰 오리지널 프로그램 제작자가 될 것”이라며, 기존의 TV/영화 가치 네트워크를 벗어난 플랫폼으로 성장했음을 선언하였다[CL69] .

Netflix의 글로벌 플랫폼으로의 성장도 스트리밍 가치 네트워크를 진화시켰다. Netflix는 2010년부터 캐나다, 영국, 라틴아메리카, 북유럽, 아시아 등에 차례로 진출하면서 해외 시장이 향후 매출의 절반을 차지할 큰 성장 기회가 될 것으로 전망하였다. 기존 네트워크사들은 대규모의 글로벌 마케팅과 협력을 실행할 준비가 안된 반면, Netflix는 글로벌 고객이 시청할 미국 콘텐츠의 최대 구매자인 동시에 세계에서 가장 큰 비영어권 콘텐츠 구매자로 성장해갔다. DVD 대여 비즈니스에서 롱테일 콘텐츠의 ‘더 나은 유통 모델’로 수요를 창출한 것처럼[CL46], 글로벌 시장에서 저렴한 로컬 콘텐츠를 독점적으로 라이선싱하며 다양성을 강화하였다. 비영어권의 시장성에 대한 의문, 광대역 보급률과 소득 수준, 온라인 결제, 콘텐츠 선호 등이 나라마다 다른 시장에서 Netflix는 혁신적이고 민첩하게 접근해 경쟁력 있는 로컬 콘텐츠를 선별하였다. 선별된 콘텐츠는 데이터 분석을 통한 고객의 선호도를 반영해 투자 규모를 결정하고, 전 세계에 동시 라이선싱하며 로컬 제작자에게 시장 기회를 제공해 글로벌 플랫폼으로서 가치 네트워크를 확장해갔다[CL58], [CL74].

가치 네트워크 중 스트리밍 전송에서도 파괴적 혁신이 나타났다. 인터넷 망중립성 논란 속에서 Netflix는 ISP와의 갈등 관리를 위해 콘텐츠 전달 네트워크인 Open Connect를 구축하고, Comcast와 Verizon에 비용을 지불하는 등 콘텐츠 전송 최적화를 위한 협력 파트너십을 구축하였다. 인터넷 사업자들에게는 Netflix로 인한 업셀링 서비스 판매가 가능함을 강조하고 케이블, 위성, IPTV 등의 MVPD(multichannel video programming distributor)에게는 보완재임을 강조해 패키지와 번들링 상품 협력의 파트너십을 구축하였다[CL56]. MVPD 등 기존 기업은 Netflix가 자신들을 떠나는 것이 더 파괴적일 것으로 우려해 리모콘에 Netflix 버튼을 만드는 등 Netflix의 가치 네트워크에 결속되어갔다. 이는 경계와 규칙을 변화시키는 생태계의 파괴[25],[26]로 해석할 수 있다. Netflix가 이 같은 ISP, 디바이스 제조사, MVPD 등과의 협력을 위해 지출한 마케팅 비용(광고 제외)은 2016년 기준으로 매출의 10%로 경쟁사보다 월등히 높았다는 점은 Netflix가 새로운 가치 네트워크 구축을 전략적으로 추진했음을 시사한다[CL85].

Netflix의 가치 네트워크는 수요 측면에서도 파괴적 혁신의 속성이 확인되었다. 플랫폼 기반 비즈니스에서는 네트워크가 클수록 수요공급의 매치가 더 좋고 사용 데이터가 더 풍부해져 더 좋은 가치로 더 많은 참여자를 끌어당긴다는 양면경제 이론이 잘 적용된다[77]. Netflix는 경쟁사보다 훨씬 많은 데이터를 활용해 다양한 콘텐츠를 비용 효율적으로 고객에게 전달하고 고객은 이를 통해 자신이 좋아할 콘텐츠를 소비함으로써 가치를 실현하였다[CL74]. 특히, Netflix의 네트워크 효과는 대규모 구독자 기반 뿐 아니라 다양한 글로벌 구독자 그룹들의 수십억 시간의 가입자 시청 데이터를 활용한 효과적인 맞춤형 라이브러리 서비스로, “수요 측면의 범위의 경제”[78]를 가져왔다. 특정 대형 타이틀에 의존한 수익이 아니라, “자기 강화적 고리로 선순환해 가치 제안을 빠르게 성장시키는 네트워크 효과”[86]에 힘입어 Netflix는 이용자들이 짧은 탐색 시간으로도 선호하는 다양한 장르와 국가, 문화의 콘텐츠가 소비되는 플랫폼으로 진화했다고 평가할 수 있다.

2) Netflix 가치 동인의 파괴적 특성

Netflix 혁신의 가치 동인은 4장 4절 ‘자원/역량의 활용과 혁신 탐색’에서 다양하게 식별되었지만, 이 절에서는 Netflix의 파괴적 혁신에 지렛대 효과를 가져온 가치 동인을 식별하고 이를 분석한다. 첫 번째 가치 동인은 ‘구독 비즈니스 모델’이다[CL5]. 높은 가격으로 많은 프리미엄 콘텐츠를 제공하는 기존 MVPD의 가치 동인이 성숙하면서 코드커팅으로 케이블 등의 고객이 이탈하기 시작한 2011년 Netflix는 월 7.99달러의 스트리밍 전용 요금제를 출시해 라이브러리 콘텐츠를 무제한 소비하는 비즈니스 모델과 해지가 언제든 가능한 편의성으로 하위 시장의 니즈를 충족시켰다. 이는 콘텐츠 차별화와 결합되며 상위 시장과 글로벌 시장 고객에게도 쉽게 호소되는 파괴적 동인이 되었다. 디지털 플랫폼이 초래한 환경 변화로 인해[64] 틈새 시장의 영역이던 구독 비즈니스 모델이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고 지배적 가치 동인으로 변모한 것으로 분석되었다[CL42].

두 번째 가치 동인은 온디맨드가 창출한 콘텐츠 통제와 개인화이다. 온디맨드의 확산은 Netflix 소비자의 니즈와 행동을 근본적으로 변화시켰다[CL31],[CL55],[CL72]. 디지털 플랫폼이 확산되면서 나타난 소비자의 행태 변화에서 가장 눈에 띄는 점 중 하나가 이용자들이 콘텐츠를 소유하고자 하는 욕구에서 액세스하고자 하는 욕구로 이동한 것이다[CL52],[CL61]. 따라서 비디오 서비스에서도 선형 TV 시간에 맞추지 않고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방식으로 콘텐츠를 소비하는 ‘통제권’과 자유로운 선택에 대한 만족감은 스트리밍을 선택하는 동인이 됐다[CL33],[CL71]. 이는 콘텐츠가 네트워크에서 처음 방영될 때보다 지난 시즌이 Netflix에서 라이선싱될 때 더 인기를 끄는 사례들이 잇따른데서 확인된다. 기존 미디어기업들은 TV 시청자들에게 다음 에피소드를 보기위해 일주일을 기다리게 하는 ‘관리된 불만족’ 모델로 고객 니즈를 거슬렀다[CL61]. 반면에, Netflix는 시리즈 전체를 한꺼번에 공개할 경우 시청자가 시청 방식을 스스로 통제한다는 만족이 커진다는 특성을 파악하고 이를 적극 활용하였다[CL61]. 전체 시리즈 공개로 몰아보기 시청 열풍은 새로운 가치 동인으로 부상했고, 1회 1시간 분량의 정형화된 스토리텔링에서 벗어난 디지털 플랫폼의 ‘에피소드식 스토리텔링’이 가능해졌다[CL56],[CL62]. House of Cards 시리즈는 ‘13시간짜리 영화’처럼 새로운 스토리텔링으로 인식되었다[CL29]. 온디맨드의 통제감과 시청 환경의 자유라는 가치 동인은 개인화를 통해 더욱 지배적인 동인이 돼 기존 TV 시청의 관습을 파괴하였다.

세 번째 가치 동인은 ‘효과적인 콘텐츠 믹스’이다. Netflix는 글로벌 시장의 구독자를 분석해 다양한 국가의 로컬 시장에서도 고품질 글로벌 콘텐츠에 대한 매우 비슷한 선호와 시청 행태를 발견하였다[CL69]. 이와 관련해 Netflix는 각국 시장에서 미국 콘텐츠 80%, 현지 콘텐츠 20%의 조합으로 콘텐츠를 제공하는 것을 원칙으로 세웠다[CL74]. 특히, Netflix는 one-size-fits-all의 대형 고품질 콘텐츠로 글로벌 시장의 보편적 선호를 충족시키는 동시에 현지의 문화적 뉘앙스를 충실히 반영한 콘텐츠로 로컬 구독자의 고유의 니즈를 만족시켜, 대부분의 해외 시장에서 2~3년 만에 이익을 창출하였다[CL32]. 이는 미국의 기존 미디어 기업들이 고품질 브랜드 콘텐츠나 자사가 제작/소유한 다양하지 않은 콘텐츠에 기반해 세분화되지 않은 보편적 선호를 가정하며 글로벌 시장에 접근한 것과 구별된다. 글로벌 콘텐츠에 대한 니즈와 각국 고유의 니즈를 효과적으로 결합한 Netflix의 콘텐츠 믹스는 이용자들에게 다양한 콘텐츠 경험을 제공하는 새로운 가치 동인이 되었다.

5-4 혁신의 성과

Netflix는 스트리밍 시작 당시부터 “Netflix는 브로드밴드를 타고 TV시장으로 갈 것”이라며 미래 비즈니스 기회에 대한 전략적 지향과 환경에 대한 통찰을 보여주었다[CL13]. 시장 창출과 관련해, 미래에는 소비자에게 직접 전달되는 디지털 콘텐츠가 고화질 제품이 지배하는 홈 엔터테인먼트 시장을 능가할 것이며[CL76], Netflix가 장기적으로 최고의 인터넷 영화 서비스가 될 것이라고 자신하였다[CL77]. 인터넷 비디오는 매우 큰 글로벌 시장 기회이며[CL31],[CL79], 미래의 소비자 가전 생태계는 모든 화면에서 인터넷 스트리밍이 가능할 것[CL81]으로 내다보았다. Netflix는 기술 혁신과 환경 변화를 위협 요인으로 인식하지 않고, “기술 기업 또는 기술 CEO가 경영하는 기업”이라는 정체성 인식으로 새롭게 열리는 기회에서 기존 생태계에 대한 공격자의 이점을 키워나갔다[CL17]. 반면에 기존 TV/케이블 기업들은 스튜디오 TV네트워크/MVPD 시청자의 전통적 선형 TV 가치 네트워크에서 콘텐츠 제작사나 네트워크의 경계 내에 머물며, 자신들에게 가장 큰 수익을 제공하는 파트너인 MVPD에 의존하는 기존 비즈니스 모델에 매달렸다.

기존 기업들은 스트리밍 등 디지털 플랫폼에 대응해 자사 오프라인 가입자의 디지털 기기를 통한 TV 콘텐츠 접근이 가능한 TV Everywhere 서비스 등을 제공했지만 이용하기 불편하고 사용자 인터페이스의 편의성 등이 떨어졌다. 이런 시도들은 기존 비즈니스 모델을 보호하려는 서비스였기 때문이었다. 콘텐츠 공급 기업들은 Netflix가 “좋은 가격”을 지불하자 기꺼이 특정 기간의 모든 제작 콘텐츠를 제공하는 아웃풋 계약(output deal)까지 맺으며 독점적 라이선스를 제공하였다[CL69]. 이는 Netflix가 프로그래밍과 개인화 역량 등으로 제작자, 소비자, 상호작용을 융합해 창출하는 새로운 생태계의 ‘파괴성’을 감지하지 못하고 자사 콘텐츠를 제공하기 바빴던 기존 기업들의 마케팅 근시안적 사고이다.

Netflix는 지속적 혁신으로 2007년 스트리밍 시작 당시 DVD 대여 비즈니스 구독자 630만 명에서 스트리밍 전환으로 9천 3백만 명(2016년 말), 2억 6천만 명(2023년 말)의 놀라운 성장을 보였고, 수익이 12억 달러(2007년)에서 88억 달러(2016년), 337억 달러(2023년)로 증가하며 글로벌 SVOD 시장의 지배적 지위를 차지하였다[CL76]-[CL85]. Netflix의 투자 규모는, 콘텐츠 취득, 라이선스, 오리지널 등 스트리밍 콘텐츠 투자 (약정) 규모가 2011년 말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 시작 당시 39억 달러에서 2016년 145억 달러로 급증하였다. 추천과 머천다이징, UI, 전송 기술 등에 투자되는 기술 및 개발비용(technology and development)은 매출액 대비로 2007년 5.9%에서 지속적으로 상승해 2016년 10%에 달했다[CL76]-[CL85]. 재무적 지표로 볼 때 진입자였던 Netflix는 2016년부터는 스트리밍 시장 창출과 성장을 견인하는 주도적 플레이어로 진화했음이 확인되었다.

혁신 성과에 대한 정성적 지표로 플랫폼화를 살펴보았다. Gawer & Cusumano는 리더 기업이 플랫폼을 효과적으로 이끄는 리더십을 다음과 같이 제시하였다[83]. 플랫폼 리더가 비전을 보완자 등 잠재적 플레이어들에게 홍보하고, 개방적인 구조(아키텍처)를 채택하여 참여자들의 인터페이스 등 혁신에 참여하도록 하며, 상호 유익한 비즈니스 모델 등 생태계를 구축하고, 플랫폼의 중심적 위치에서 대체가 어려운 가치를 제공해야 한다는 것이다. Netflix에 대한 앞 절들의 연구 결과는 Netflix가 플랫폼 리더십을 잘 보여주었음을 확인시켰다. 즉, Netflix는 스트리밍 초기부터 전송, 디바이스, 콘텐츠 등의 다양한 플레이어들에게 인터넷 비디오 소비 시대라는 비전으로 ‘더 큰 파이’를 제시하였고, 개방적인 애플리케이션 보급과 전송 기술 공유, 수익 공유와 상호 이익의 비즈니스 모델 및 파트너십 등으로 플랫폼화를 가속화하였다. Netflix는 특히, 글로벌 시장에서 다양한 장르와 제작 능력의 로컬 공급자와 온디맨드 서비스를 충분하게 경험하지 못하던 이용자들을 참여시켜 강력한 네트워크 효과를 창출함으로써, 기존 콘텐츠로 지리적 시장 확대에 주력한 다른 기존 기업들과는 차원이 다른 플랫폼화의 성과를 전유할 수 있었다. 스트리밍 전환 과정에서 Netflix의 이같은 플랫폼 리더십은 플랫폼화의 파급효과를 전유할 수 있는 요인의 하나였다고 평가된다.

본 연구는, 표 2부터 표 4까지 제시된 Netflix의 주요 혁신 노력들이 혁신 프로세스에서 어떤 특성과 의미를 시사하는지를 포괄적으로 이해하기 위해 그림 3의 파괴적 혁신 이론과 조직 양면성 이론의 2가지 차원을 결합한 매트릭스에서 혁신 노력들이 어떻게 분류될 수 있는지를 표현하였다. 그림 3의 분류가 시사하듯이, Netflix의 혁신 성과에서 특히 중요한 가치를 창출한 것으로서 오리지널 제작, 추천 알고리즘 및 데이터 역량, 글로벌 시장 진출 등은 혁신 생태계가 성장하면서 특정한 혁신 특성이나 파괴성이 가치 네트워크의 변화와 가치 동인의 변화와 함께 진화해갔음을 제시하고 있다.

Fig. 3.

Research findings (disruptive innovation/ambidexterity evaluation)


Ⅵ. 결론 및 함의

본 연구를 통해 다음과 같은 학술적 기여 도출이 가능하였다. 첫째, Netflix가 비디오 엔터테인먼트 시장에서 주도적 위치로 약진하게된 과정과 관련해 파괴적 혁신이론의 렌즈로 인과적 요인과 특성을 식별하였다. 특히 Netflix가 환경적 제약과 기술적 불확실성을 극복하고 스트리밍 전환에 성공하여 SVOD 비즈니스를 미디어 시장의 지배적 카테고리로 성장시킨 과정에서 하이브리드 전략이 효과적이었음을 밝혔다. 기술적 불확실성이 큰 환경에서 기존 강점의 활용이 가능한 하이브리드[6]는 특히 플랫폼 기반으로 전환하는데 유용한[77] 전략임이 확인되었다. 또한 롱테일 콘텐츠 기반에서 독점적 콘텐츠와 글로벌 시장 진출로 규모의 우위를 구축하고, 기존 생태계의 참여자를 Netflix 플랫폼의 생태계로 끌어들인 과정의 파괴적 혁신은 특정 시점의 특성 보다는 진화하는 프로세스[5],[6],[16]로서 진행되었음을 확인하였다. Netflix는 기존 기업들의 견제와 공격을 회피하며 독자적 가치 네트워크를 구축함으로써 기존 기업들의 콘텐츠 윈도우 시스템 등 기존 가치 네트워크를 파괴해 왔음이 밝혀졌다.

둘째, 본 연구는 진입 기업이 신시장에서 비즈니스 모델 혁신으로 주류 시장까지 진출하지만, 기존 기업들은 자원 의존성과 비대칭적 동기화로 인해 고품질 제품 차별화에 몰두하며 새로운 가치 네트워크의 성장을 간과한다는 파괴적 혁신이론의 핵심 주장이 SVOD 영역에서도 확인되고 있음을 새롭게 보여주었다. 본 연구는 특히 진입 기업이 더 많은 기기와 콘텐츠 확장으로 최소기준(critical mass)을 확보해 규모의 경제를 확보한 후에는 데이터 분석 및 머천다이징 등의 기술 역량과 고객 지향적 가치 동인들이 플랫폼화의 환경적 맥락 안에서 글로벌 크리에이터와 이용자 등 새로운 생태계 참여자들과 결합하며 한층 진화한 가치 네트워크로서 파괴성이 증폭됐다고 판단하였다. 이 같은 과정의 하나로 네트워크 효과를 통해 비즈니스를 성장시키는 성과를 창출했다는 점을 보여주었다. 또한 Netflix가 새롭게 창출한 가치 동인들로 SVOD 구독 비즈니스 모델의 편의성, 몰아보기로 상징되는 소비자의 콘텐츠 통제와 개인화, 글로벌 시장에서 로컬 콘텐츠 믹스의 중요성 등은 스트리밍 생태계 안에서 성격이 한층 더 진화된 파괴적 동인으로 식별되었다.

셋째, 본 연구는 Netflix는 기존 TV/케이블과는 다른 가치 네트워크 전략과 광범위한 콘텐츠 공급자 투자를 기반으로 시장을 지배하고 있음을 확인하였다. Netflix는 스트리밍 초기, 파괴자가 아니라 생존을 위해 존속적 혁신에 주력하는 틈새시장 플레이어였다. 그러나 스트리밍 비즈니스의 성장 단계에 따라 정체성과 지향점을 롱테일 콘텐츠 애그리게이터에서 독점적 콘텐츠 프로그래머로, 다시 글로벌 콘텐츠 플랫폼으로 변화시켰다. Rita G. McGrath는 “디지털로 가능해진 비즈니스 모델들은 모든 전통적 비즈니스에서 잠재적 변곡점(inflection points)을 창출한다”고 지적하였다[87]. 디지털은 전통적 플랫폼의 독과점적 지위를 붕괴시켰을 뿐 아니라, 플랫폼화에 따른 강화된 네트워크 효과로 그 성격을 변화시켰다. 스트리밍 플랫폼이 다양한 콘텐츠 공급자와 이용자의 상호작용을 촉발할 때 네트워크 효과가 강화되며, 이는 기존 유통 체계에서 독점 콘텐츠로 병목을 지키는 사업자들이 자사 콘텐츠 기반 플랫폼을 출시한다고 해도 쉽게 모방하기 어려울 수 있다. 특히, 스튜디오와 내부 콘텐츠 제작 조직 등 수직 통합된 구조를 가진 기존기업들은 확립된 체계와 소유 자원에 의존하기 쉬워, Netflix와 같이 수많은 콘텐츠 공급자의 다양한 장르와 형식의 콘텐츠를 독특하게 세분화된 소비자와 민첩하게 연결하는 글로벌 플랫폼에 대응하기 어렵다고 판단된다. 파괴적 혁신이 진행되는 동안 기존 기업들은 자신들이 이미 확립한 수익 모델에 대한 의존성 때문에 새로운 혁신에 대한 투자가 제약된다는 통찰이[6] 스트리밍 시장 점유율 등의 재무적 수치에서도 재확인되었다. Teece는 기존 기업들이 개척자의 비즈니스 모델을 모방하기 어려운 점 중 하나는 현재의 판매나 이익에 대한 자기잠식이나 중요한 비즈니스 관계가 뒤집히는 것을 꺼리는 것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88].

이 연구는 몇 가지 한계를 가진다. 먼저, Netflix의 컨퍼런스 콜 자료를 중심으로 스트리밍 전환 과정의 혁신을 포괄적으로 이해하기 위해 정성적 분석을 시도했다는 특징이 있다. 하지만 콘텐트 분석을 위해 사용된 자료의 특성이 기업 중심적 시각으로 기술됐을 수 있고, 개별 기업의 실적에 관심이 집중되는 이벤트 중심으로 만들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스트리밍 비즈니스 전반의 성장 분석으로 연구를 확장하기 어려운 한계점도 내포하고 있다. 또한 새로운 스트리밍 생태계의 진화를 가치 네트워크와 가치 동인을 중심으로 분석한 것과 병행해 대안적 설명력을 검증하기 위해 조직 양면성의 렌즈로 혁신의 성격과 프로세스를 탐구하였으나, 활용과 탐색의 정도를 명확히 평가할 지표 등에 대한 보완과 함께 파괴자에 대한 조직 양면성 이론 적용의 문제점에 대한 보다 체계적 후속 연구가 필요하다. 이외에도, 정부의 정책과 사회적 규제의 영향을 많이 받는 미디어산업의 독특한 특성을 반영한 분석과 글로벌 시장에서 지역별, 국가별 거시 변수들이 스트리밍 비즈니스 성장에 미치는 요인 등에 대한 다양한 분석은 본 연구에서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였다.

이 같은 한계에도 불구하고 본 연구는 혁신 경영 연구자와 미디어 업계 종사자에게 비즈니스의 경계와 생태계가 역동적으로 진화하는 환경에서 스트리밍의 경쟁 역학을 이해하고 대응하기 위한 시사점을 다음과 같이 제시한다. 첫째, 많은 미디어 기업이 구독 비즈니스 모델을 채택하고 플랫폼화에 뛰어들어 이용자 접근 시스템과 사용자 인터페이스를 출시하는 등의 특성 중심 접근만으로는 플랫폼화의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울 수 있으며, 플랫폼화는 가치 네트워크에서 고객과 파트너 기업을 끌어들일 가치 동인과 참여자들의 상호작용을 유발하는 비즈니스 모델이 맞물려야 나타난다는 점이다. 최근 Hulu, Amazon, Apple 등은 콘텐츠 제작 스튜디오와의 관계 개선 및 수직적 통합을 통한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고, 기존 미디어 기업들이 콘텐츠 및 인터넷 서비스 공급자와의 합병 등으로 디지털 서비스를 위한 사업 전환과 비즈니스 재설계에 나서고 있다는 점은 이 같은 함의의 유용성을 입증한다고 할 수 있다[86]. 둘째, 본 연구는 고품질 콘텐츠로 기존 기업들을 위협하는 진입자가 기존 기업들이 인식하는 경쟁 영역의 밖에서 파괴의 잠재성을 키운다는 사실을 주목하였다. 따라서 기존 기업들은 자원 의존성과 비대칭적 동기화를 피할 수 있는 조직 형태와 운영으로 인접 영역에서부터 진입자와 혁신 경쟁을 벌일 필요가 있다. 한편, 본 연구의 결과는 학자들에게 아직도 불확실성이 가득한 미디어 엔터테인먼트 비즈니스 영역에서 혁신 기회의 탐색과 혁신 대응을 위해 파괴적 혁신 이론에 대한 탐구와 적용이 보다 심화된 차원으로 지속되고 발전해야 함을 시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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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pendix

부 록

Netflix thematic analysis (from teaching cases)

Fig. 4.

Netflix content analysis document list

저자소개

이승환(Seunghwan Lee)

1993년:서울대학교 인류학과 (문학사)

2009년:미국 Virginia Tech (MBA)

2024년:성균관대학교 기술경영전문대학원 기술경영학과 박사과정 (수료)

1994년~현 재: KBS 보도본부

2023년~현 재: KBS 디지털뉴스주간

※관심분야:혁신 전략, 미디어 경영, 디지털 파괴(Digital Disruption) 등

이희상(Heesang Lee)

1983년:서울대학교 산업공학과 (공학사)

1985년:서울대학교 일반대학원 산업공학과 (공학석사)

1991년:Georgia Tech, Industrial & Systems Engineering (Ph.D)

1991년~1995년: KT 통신망연구소 선임연구원

1995년~1995년: 한국외국어대학교 산업공학과 조교수/부교수

2003년~현 재: 성균관대학교 시스템경영공학과/기술경영전문대학원 기술경영학과 교수

※관심분야:기술경영, 경영과학, 비즈니스 애널리틱스 등

Fig. 1.

Fig. 1.
Research procedure

Fig. 2.

Fig. 2.
Conceptual framework of disruptive innovation & ambidexterity

Fig. 3.

Fig. 3.
Research findings (disruptive innovation/ambidexterity evaluation)

Fig. 4.

Fig. 4.
Netflix content analysis document list

Table 1.

Data source for qualitative content analysis

Data source Details
Documents filed with the SEC 2007-2016 Annual reports (10)
Conference calls/ Earnings calls transcripts Netflix conference calls (35) & quarterly earnings calls (40) from 2007-2016
Business school teaching cases Cases from hbsp.harvard.edu using Netflix,streaming as search terms (13)

Table 2.

Innovation process and characteristics

Areas Innovation strategies Details
Streaming transform Hybrid strategy Transition to SVOD with a hybrid strategy of DVD rental by mail and streaming
Content Long-tail and multi-layered content strategy Building library diversity with long-tail content, disrupting the distribution window system by expanding licensing and exclusive rights to original content
Consumer and global markets Device and global market expansion strategy Expanding to any device with an internet connection, becoming a global platform that delivers personalized content to global subscribers in a variety of markets
Business competition Collaborative partnership approach strategy Build partnerships as an aggregator of existing content distribution ecosystems, and drive a new ecosystem order with a dominant value network
Technology innovation strategy Algorithm-driven merchandising strategy Leveraging recommendation technologies for merchandising, internal and external technologies for content delivery, and operational technologies for website, marketing, payments,etc.

Table 3.

Netflix's exploitation and exploration of resources and capabilities

Exploitation Exploration
- Niche positioning of content distribution system
- Long-tail content licensing base, expanding into proprietary content libraries
- Leverage DVD subscriber base to streaming conversion
- Expand subscription base through connected device expansion
- Continuing to balance content return on investment and growth
- Partner with existing companies in delivery, marketing, payments, etc.⋯
- Investment in original content creation programming
- Global rights and market expansion
- Building capabilities in algorithms and data analytics
- Disrupting content distribution practices, such as all-at-once releases that lead to binge watching
- Exploring new business models, such as ad-based⋯

Table 4.

Innovation areas, value networks, value drivers

Areas Innovation in value networks Innovation in value drivers
Content/consumption Non-exclusive content licensing → exclusive content licensing, expanding original content Changes in content consumption behavior as on-demand proliferates and personalization advances
Distribution windows/releasing First window entry, improved time to market, cost plus model, output contract, etc. Changes in series release practices, binge watching
Global markets/customer drivers Entry into most countries overseas, Hollywood & local content mix Content mix and personalized recommendations
Partnerships Collaborate with delivery networks such as ISPs, cooperation with MVPDs on marketing, etc, consumer electronics ecosystem cooperation Personalized delivery optimization, accessibility convenience, customer-oriented service
Platform/business model Economies of scope, network effects Subscription business models centered on customer experience and convenience

Table 5.

Netflix thematic analysis (from teaching cases)

Content production, acquisition, and licensing Distribution/infrastructure Consumer value proposition & behavioral changes Competitive strategy, etc.
1 Extensive licensing library, capability to create original & curate successful content Improve streaming quality, including real-time adaptive bandwidth scaling delivery Customer-oriented services, such as UI ease of use, competitive pricing (including account sharing), and easy termination processes Continuing content investment and revenue growth strategy in response to content procurement competition (balancing growth and profitability)
2 Partnering with local creators and studios to acquire global rights (upfront payments, creative autonomy, aggressive, long-term deals, etc.) Collaborate on delivery network technologies to ensure network scalability and reliability (deploy OpenConnect to ISPs, optimize CDN, adopt AWS, etc.) Personalization capabilities and content-subscriber matching technology through algorithmic merchandising (thousands of subscriber behavior clusters, data analytics capabilities, and advanced AI) Minimizing financial risk in content acquisition and licensing with deficit licensing deals. Subsequent transition to a cost-plus model to strengthen original ownership
3 Ability to manage content procurement mix and control supply Work with hardware device manufacturers, cables, etc. to provide embedded apps, payments, and bundling Broad global subscriber base (market-specific content delivery and brand management) Clear vision from management on strategic goals, flexibility in response to competitive environ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