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위자 기반 모형(ABM)을 이용한 중고거래 플랫폼 소비자 거래 행동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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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
본 논문은 중고거래 플랫폼 거래자 평가 시스템의 실효성, 평가 수준의 적정선을 게임이론 및 행위자 기반 모형(ABM, Agent-Based Model)을 이용하여 분석했다. 중고거래 소비자(행위자)의 행동 패턴을 게임이론 상 용의자의 딜레마 상황에 기반하여 설정하고, 거래 환경을 조성해 시뮬레이션함으로써, 해당 시스템에 대한 파악과 향후 보완점을 제시하고자 했다.
본 논문의 분석 결과는 다음과 같이 종합할 수 있다. 첫째, 거래자 평가 시스템은 매너 거래의 비율을 높이는 효과가 있다. 둘째, 거래자 평가 시스템의 실효성은 시장의 신뢰도 자체보다는 평가 시스템의 영향력 수준이 더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 셋째, 특정 수준의 신뢰도가 존재하는 시장에서는, 적절한 평가 시스템의 설정을 통해 비매너 거래를 완전히 근절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일정 가치 이상의 거래가 전문적으로 이루어지는 시장에서는, 거래자 평가 시스템의 실효성이 매우 낮게 나타난다. 해당 분석의 가장 큰 의의는, 비매너 거래 행위를 감소시키는 방안을 기존의 연구방법인 설문조사, 심층인터뷰, 해외사례 분석과는 다른 방식인 ‘행위자 기반 모형 시뮬레이션’을 통해서도 접근할 수 있다는 점을 제시한 것이다.
Abstract
This paper analyzes the effectiveness of trader rating systems on second-hand trading platforms and the appropriate level of evaluation using game theory and agent-based modeling. By setting consumer (agent) behavior principles based on game theory and simulating trading environments, the study aims to understand and suggest improvements to these systems.
The findings of this paper can be summarized as follows. First, trader-rating systems increase the proportion of ethical trading. Second, the effectiveness of rating systems is influenced more by the impact level of the system than by the market's inherent trust level. Third, in markets with a certain level of trust, appropriate rating systems can eliminate unethical trading. Lastly, in markets with high-value professional transactions, the effectiveness of rating systems is very low. The significance of this analysis lies in demonstrating that unethical trading behavior can be mitigated through agent-based model simulations, offering a novel approach compared to traditional surveys and case studies.
Keywords:
Secondhand Goods Trading Platform, Trader Evaluation System, Game Theory, Prisoner’s Dilemma, Agent-Based Modeling (ABM)키워드:
중고거래 플랫폼, 거래자 평가 시스템, 게임이론, 용의자의 딜레마, 행위자 기반 모형(ABM)Ⅰ. 서 론
최근 중고거래가 단순히 물물교환이라는 행위의 수준을 넘어, 주요 문화로 자리잡고 있다. 이를 증명하듯, 한국인터넷진흥원에 따르면 중고거래 시장규모는 2008년 약 4조 원에서 2021년 6배 성장한 약 24조 원을 달성했으며, 2023년에는 약 30조 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1].
중고거래 시장규모의 폭발적인 증가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겠으나, 그 중 코로나19 팬데믹의 변화가 중고거래 플랫폼을 키우는 동력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 존재한다. 경기 침체가 지속되면서 고가의 제품 구매보다 저렴한 중고거래에 소비자가 몰렸고, 모바일 플랫폼을 통한 중고 거래가 보편화되면서 중고 물품에 대한 소비자 인식 역시 변화하며 중고거래 시장을 키웠다는 것이다[2].
`21년 8월 당근마켓이 1,800억 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한 것 또한 이러한 배경이 존재한다. 당시 당근마켓의 기업가치는 3조원으로 평가받았는데, 이는 유통 대기업인 신세계와 롯데쇼핑보다 높은 몸값이었다. 물론 일각에서는 과대평가란 논란도 적지 않았으나, 그만큼 중고거래 시장에 대한 관심이 뜨거웠다는 것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이러한 흐름에 걸맞게 모바일 중고거래 플랫폼은 빠르게 성장했다. 각 중고거래 플랫폼이 공개한 수치에 따르면, `23년 기준 중고나라의 거래액 규모는 5조 원, 번개장터 2조5,000억 원, 당근마켓 1조 원 규모로 추정된다.
거래액 수준과 비례해 이용자 수 또한 꾸준히 증가하여 2003년 네이버 카페로 출발한 중고나라는 `23년 기준 카페와 공식앱 회원 수가 합산 2,300만 명에 달한다. 2011년 창설된 번개장터 또한 월간 활성 이용자(MAU, Monthly Active Users) 수 650만명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제일 많은 가입자 수를 보유하고 있는 플랫폼은 당근마켓으로, `23년 12월 기준 누적 가입자 3,600만 명을 달성했을 뿐만 아니라, 월간 활성 이용자 수 또한 1,900만 명을 기록했다. 이는 넷플릭스보다도 약 2배 높은 수치다.
중고거래 플랫폼의 경우 론칭 이후 지속적인 적자를 기록하여 수익모델이 불확실하다는 비판을 받았으나, 당근마켓의 경우 창사 8년 만인 `23년 매출이 1,276억 원으로 전년 대비 156% 증가하면서 처음으로 흑자전환에 성공하는 등, 지역 광고 등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한 상황이다.
반면 중고거래 플랫폼이 폭발적으로 성장하면서, 과거부터 지속적으로 제기된 거래자 간 신뢰도 이슈 또한 관심도가 높아지고 있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22년 5월~8월 사이 중고거래에서 사기(혹은 사기에 준하는 속임수)에 당한 적이 있다고 응답한 비율은 23.8%에 달했고[3], 시장조사업체 컨슈머인사이트는 중고거래 플랫폼 이용자 중 46%가 사기 거래에 대한 부담감이 크다고 답변했다는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4].
이렇듯 중고거래 플랫폼 운영에서의 가장 큰 과제는 거래자 간 신뢰도와, 나아가서는 플랫폼 자체의 신뢰도를 높이는 것이다. 해당 플랫폼의 이용자가 거래를 하는 과정에서 사기, 혹은 속임수를 당한 경우, 거래 대상뿐만 아니라 플랫폼 자체에 대한 선호도가 낮아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5]. 이에 중고거래 플랫폼들은 여러 방법으로 거래자 간 신뢰도를 높이기 위한 시도를 지속해왔다.
중고거래 플랫폼이 거래자 간 신뢰도에 특히 관심을 기울여야 하는 이유는, 직접 거래 방식을 지원하는 점이 중고물품 거래자들의 플랫폼 서비스 만족을 유발하는 중요한 요인이기 때문이다[6]. 중간 수수료가 없는 만큼 저렴하게 원하는 물건을 살 수는 있으나, 공인된 업체가 있는 상황에서 노출된 정보가 제한적인 개인과 거래하는 행위인 만큼, 이에 대한 안전 보장 차원에서 거래자 간 신뢰도 확보는 매우 중요하다.
이를 위해 당근마켓은 과거 거래 이력과 ‘매너온도’를, 번개장터는 경우 ‘거래자 평점’을 제공하는데, 이는 상대방과의 거래 여부를 결정짓는 주요 지표로 활용된다. 최초에는 36.5도로 시작하는 매너온도의 경우, 상대방의 평가를 기반으로 올라가거나 내려간다. 높은 점수는 거래 상대에 대한 호감과 신뢰로 이어지며, 거래 물건의 매력도까지 높아보이게 하는 효과가 있다[7].
중고거래 앱과 번개장터 앱 또한 판매자에 대한 별점을 5점 척도로 거래자가 평가하고, 이를 총합한 평균점수가 게시되는 평가 시스템을 제공하고 있다. 이러한 평가 시스템이 거래자에 대한 신뢰도를 높이는 것에 대해서 부정하는 사람들은 거의 없다. 그러나 최근 지속적으로 늘어나는 중고거래 사기 및 비매너 거래에 대하여, 해당 시스템의 허점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조금씩 커져가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 한 언론에서는 중고거래 플랫폼에서 거래 실적을 나타내는 여러 장치가 사기꾼의 눈속임 도구로 악용되고 있는 현상을 주목했다. 텔레그램과 카카오톡 오픈 채팅방 등 SNS에선 후기가 좋은 계정을 사고 파는 일도 횡행하고 있으며, 매너온도 등 거래 실적을 조작하거나 대여하는 업자도 등장했다는 것이다[8].
거래자 평가 시스템은 상대 거래자의 주관적 인식에만 기인하고, 거래금액과는 무관하게 동일한 기준을 적용하는 탓에 자잘한 물품 기부 등으로 쉽게 높은 평가를 취득할 수 있다는 것, 그리고 어렵지 않게 조작이 가능한 점 등이 주요 허점으로 꼽힌다. 때문에 중고거래 관련 사이트에서는 거래자 평가 시스템 자체에 대한 신뢰도에 대해 의심하거나, 허점을 보완할 수 있도록 평가의 기준(최저 금액, 거래 1회당 점수 변동 수준)을 보완해야 한다는 주장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본 논문은 이러한 상황에 착안하여, 중고거래 플랫폼 거래자 평가 시스템의 실효성, 평가 기준의 적정선을 게임이론 및 행위자 기반 모형(ABM, Agent-Based Model)을 이용하여 분석하고자 한다. 제2장에서는 중고물품 사기거래, 비매너 거래 등 관련 개념에 대한 정의를 내림과 동시에, 게임이론 및 행위자 기반 모형에 대한 개념설명 및 관련 선행연구를 소개한다. 제3장에서는 중고거래 소비자(행위자)의 행동을 게임이론에 기반하여 설정하고, 거래 환경을 조성해 시행한 시뮬레이션 결과에 대해 서술한다. 이러한 과정을 제4장에서 종합하고, 중고거래 평가 시스템에 대한 향후 보완점을 제시한다.
Ⅱ. 이론적 배경 및 연구방법
2-1 중고물품 사기 및 비매너 거래
중고거래 평가 시스템을 분석함에 있어, 가장 먼저 선행되어야 하는 것은 중고물품 ‘사기 거래’와 ‘비매너 거래’ 개념의 구분이다. 현재 많은 중고시장 소비자 조사가 두 단어를 구분짓지 않고 진행되고 있으며, 마찬가지로 중고물품 거래자 또한 이를 잘 구분하여 인식하지 않는 경우가 있다. 예를 들어 거래를 하기로 한 장소에 아예 나타나지 않고 연락조차 되지 않을 때, 이를 ‘사기 거래’로 인식하는 사람들이 존재한다는 뜻이다[9].
그러나 대한민국 형법에서 제347조에서는 사기행위와 관련하여 ‘사람을 기망하여 재물의 교부를 받거나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한 자는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법률용어 사전에 따르면 ‘기망’이란 ‘허위의 사실을 날조하거나, 진실된 사실을 숨겨 사람에게 착오를 일으키는 행위’를 뜻한다[10]. 이를 종합하면 대한민국 형법상 ‘사기’의 정의는 ‘허위의 사실을 날조하거나, 진실된 사실을 숨겨 사람에게 착오를 일으키는 행위를 통해 재물의 교부를 받거나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하는 것’이 된다.
즉, 선입금 혹은 물품수령 후 잠적, 불량 및 가품을 진품으로 위장, 삼자거래 등은 명백히 형법상 사기에 해당되는 것이 맞다. 그러나 중고거래 플랫폼 일부 이용자의 인식과는 달리, 약속장소 및 시간 미준수, 사전 협의되지 않은 현장 흥정, 현금 외 상품권 등 대가 지불 시도, 실제 의도와 다른 가격 및 정보 게시 등의 행위는 명백한 ‘사기 거래’로 분류할 수 없다.
위의 행위들의 대한 분류는 이미 중고거래 플랫폼에서 이루어진 상태다. 대표적으로 당근마켓은 매너온도의 활용법을 소개하는 고객센터 페이지에서 약속장소 및 시간 미준수 등의 행위를 ‘비매너 거래’로 정의하고 있다. ‘사기 거래’와 ‘비매너 거래’를 구분짓는 것은 해당 과정에서 일방에 명백하게 재산상의 이익 혹은 피해가 발생했는지에 대한 여부이며, 이를 명확히 구분해야 하는 것은 중고거래 플랫폼의 거래자 평가 시스템이 사기보다는 비매너 행위에 초점을 맞춘 것이기 때문이다.
중고나라, 당근마켓, 번개장터 등 대표적인 중고거래 플랫폼들은 모두 사기 행위가 신고되어 검증되면, 이에 대한 실시간 제재 후 해당 계정을 삭제하고 재가입을 제한한다는 운영 정책을 명백히 하고 있다. 또한 당근마켓의 경우, 수사기관과 사기 행위 근절을 위한 협력 체계를 구축했다고 공표한 바 있다. 즉, 사기 거래는 적발 및 입증되는 즉시 계정 자체가 삭제 조치 되므로, 그 순간 거래자 평가 점수는 무의미해지는 것이다.
즉, 만약 낮은 평점을 가진 계정이 있다면, 이는 대부분 비매너 거래를 한 거래자가 계정의 소유주인 경우다. 사기 이후 상대 거래자가 낮은 평가를 내려 점수가 낮은 사례도 있겠지만, 이는 사기 입증이 되지 않은 기간에 한정된 것이기 때문이다. 해당 경우의 구분은 계정의 가입일을 확인하는 것으로 어렵지 않게 가능하며, 계정 가입일 데이터는 사기 판별 요소로 적용될 수 있다는 분석 또한 존재한다[11].
때문에 해당 연구의 시뮬레이션 과정에서는 행위자(Agent)에게 사기가 아닌, 비매너 거래의 실행 유무만을 선택지로 부여할 것이며, 이는 아래 문단에서 자세히 후술한다.
2-2 게임 이론(Game Theory)
게임 이론(Game Theory)은 한 사람의 행위가 다른 사람의 행위에 미치는 상호의존적, 전략적 상황에서 의사결정이 어떻게 이루어지는가를 연구하는 이론이다. 해당 이론은 사회과학의 합리적인 측면을 설명하기 위해 사용되는 응용 수학의 분야 중 하나로, 인간뿐만 아니라 컴퓨터, 동물, 식물과 같은 비인간적인 참가자를 포함해 사용된다[12]. 행위자 간 의사결정을 예측함에 있어, 전제되어야 하는 것은 바로 현실에 대한 모방이다. 게임 이론에서는 일반적으로 다음 다섯 가지 요소를 포함하여 가정과 현실의 거리를 최소화시킨다.
- ① 행위자(의사 결정자)
- ② 각 플레이어에게 제공된 전략
- ③ 플레이어의 행동을 규정하는 규칙
- ④ 각 플레이어가 각 가능한 결과에 대해 얻는 이익
- ⑤ 주어진 시점에서 플레이어가 한 특정 선택의 결과로 나타나는 상황
예를 들어, 일상생활에서 ‘계단 오르기’ 놀이를 하는 2명의 아이가 있다고 가정하자. 해당 놀이는 게임 이론상 ‘게임’의 조건에 부합하는데, 다음과 같은 요소를 모두 갖고 있기 때문이다. 우선, 게임을 하는 2명의 행위자(의사 결정자)가 존재한다. 각 행위자는 가위, 바위, 보라는 각 3가지 전략 중 하나만 선택할 수 있으며, 해당 전략을 동시에 공개해야 하는 규칙도 명확하다. 가위바위보 결과에 따라 바위로 이겼을 때는 1칸, 가위의 경우 2칸, 보자기의 경우 3칸을 올라가는 이익을 얻고, 반대로 진 행위자는 제자리에서 머문다는 상황으로 이어진다.
게임 이론은 각 행위자가 최대 개인 이익을 얻는 전략을 선택한다고 가정한다. 위의 계단 오르기 놀이를 예로 들면, 두 행위자가 선택한 전략에 따라 얻는 보수행렬표(Payoff Matrix)를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다. 각 표에서 왼쪽에 있는 숫자는 행위자 1의 보수이며, 오른쪽에 있는 숫자는 행위자 2의 보수다.
위와 같은 보수행렬에서 최대의 개인 이익, 즉 선택에 따른 기댓값이 제일 높은 보자기를 선택하는 것이 가장 유리하다고 생각될 수 있으나, 이는 상대 행위자 또한 명백하게 알고 있는 상황이다. 따라서 단순히 한 가지 선택지를 100%로 고수하는 것이 아닌, 세 가지 선택지를 확률에 따라 선택하는 혼합전략(Mixed Strategy)을 선택하여야 한다. 위 상황의 경우, 바위를 2/11, 가위를 6/11, 보자기를 3/11의 확률로 혼합하여 선택하는 것이 최대의 이익을 얻을 수 있는 전략이다.
그러나 일부 게임에서는 각 행위자들이 자신의 최대 이익을 얻기 위해 한 선택이 오히려 최대 이익에서 멀어지게 하는 모순된 상황이 존재하는데, 이것이 타 분야에서도 유명한 용의자의 딜레마다. 행위자는 상호 신뢰가 별도로 존재하지 않는 상태에서 협력, 혹은 배신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고, 상대방이 협력을 선택하는 것과 관계없이 배반이 협력보다 더 좋은 결과를 얻게 된다고 가정하자.
그러나 두 행위자 모두 배반을 선택하면, 서로 협력을 할 때보다 나쁜 결과를 얻는다. 죄수의 딜레마는 상호협력하면 양쪽 모두 이득인데도 불구하고, 신뢰의 부족으로 인해 단순히 자신에게 유리한 배반을 선택하여 결국 상호배반이 되어버리는 상황을 모형화한 것이다.
용의자의 딜레마 상황을 보수행렬표로 표현하면 다음과 같다[13].
각 용의자는 자백을 하거나 묵비권을 행사한다는 선택을 할 수 있다. 자백을 하면 묵비권을 행사한 용의자보다 형량을 낮게 부과되고, 둘 다 묵비권을 행사하면 매우 낮은 형량을 받는다. 마지막으로, 모두 자백을 한 경우 두 용의자 모두 중간 수준의 형량을 부과받는다. 이 경우, 각 행위자는 상대방의 전략에 대한 사전적인 정보도, 신뢰도 없으므로 모두 배반을 선택하게 된다.
2-3 행위자 기반 모형(Agent Based Model)
행위자 기반 모형은 복잡계 이론(Complex system theory)을 기반으로 한 컴퓨터 시뮬레이션 모델링 기법이다. 복잡계란 수많은 구성 요소들의 상호작용을 통해 구성요소 하나하나의 특성과는 사뭇 다른 새로운 현상과 질서가 나타나는 시스템을 뜻한다[14]. 즉, 행위자 기반 모형은 인위적인 환경을 설정하고, 소비자(Agent) 간의 상호작용을 시뮬레이션 및 연구하는 계산 모델로, 주로 미시적(Microscopic) 토대로부터 발생하는 거시적(Macroscopic) 상황을 분석하기 위해 사용된다. 행위자 기반 모형의 특징은 크게 다음과 같이 설명할 수 있다[15].
- ① 행위자 기반 모형에서의 행위자는 독보적(unique)이다. 행위자들은 유기체, 사람, 사업체, 기관일 수도 있고 또는 다른 어떠한 목적을 지닌 존재(entity)일 수도 있다. 즉, 행위자들의 크기, 위치 등의 특성이 모두 다름을 의미한다.
- ② 행위자들은 자율적(autonomous)으로 행동한다. 이는 행위자가 동일하게 행동하는 것이 아닌, 각자의 목표를 가짐을 뜻한다. 행위자들은 따라서 현재 자신의 상태에 따라, 다른 행위자에 따라, 환경에 따라 자신의 행동을 수정하고 적응한다.
- ③ 행위자들은 서로 간 또는 환경과 국소적으로(locally) 상호작용하게 된다. 즉, 행위자는 다른 행위자 전체가 아닌 지리적으로 또는 네트워크와 같은 다른 의미의 공간에서 인접한 이웃(neighbor)과 상호작용한다.
영국의 경제학자 Alfred Marshall은 소비자를 지극히 합리적인 경제인으로 가정했다. 따라서, 소비자 행동 또한 소비자 자신의 효용 극대화를 위한 합리적이고 완벽한 의사결정으로 이루어지는 것이다. 위와 같은 경제학적 소비자 행동 모델은 현대적 소비자 행동을 이해하는데 크게 기여했으나, 몇 가지 문제점에 대해서 꾸준히 지적을 받고 있다. 첫째로, 현실의 소비자들은 항상 완벽한 합리성을 추구하지 않는다는 것이고, 둘째로, 경제학적 소비자 모델은 거시적이고 다면적인 특성의 분석에서 약점을 보인다는 것이다[16]. 경제학적 분석 모델에서는 행위자에 다면적인 특성 및 선택지를 부여할 경우, 결과를 도출해내는 것이 매우 어려워진다. 때문에 대다수의 경우 행위자의 특성을 현실을 최대한 반영할 수 있는 수준에서 단순하고 명료하게 설정하고자 노력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설정 과정은 필연적으로, 현실에 대한 분석 및 예측에서의 정확도를 감소시킨다.
반면 행위자 기반 모형의 경우, 상술했듯 행위자를 독보적이고 자율적인 존재로 설정하여 다면적인 특성 및 선택지를 부여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행위자 수 또한 제한 없이 시뮬레이션 가능하다. 그렇기 때문에 1999년 행위자 기반 모형의 C언어 프로그램인 ‘NetLogo’의 발명 및 2005년 컴퓨터 기기 및 소프트웨의 비약적 발전에 맞춰 사회과학 전반 분야에서 행위자 기반 모형을 이용한 연구 가능성이 제기된 것이다[17].
해당 가능성이 제기된 이후 실제로 소비자 행동 연구에서의 행위자 기반 모형 활용은 지속되어 왔다. 대표적으로는 특정 환경 하에서 행위자의 신제품 수용 여부를 분석하거나[18], 매장의 위치에 따른 행위자의 지리적 행동 및 상호작용을 시뮬레이션 하는[19] 등의 연구가 존재했다. 이후 행위자 기반 모형을 이용한 연구는 지속적으로 정교화되어, 최근에는 영국 국민의 육류 소비행태 흐름을 분석하고 예측하는 수준까지 발전하였다. Scalco는 `19년 기준 영국의 닭, 돼지, 소의 최근 가격 및 영국 국민의 각 육류 선호도, 가격 흐름 등을 고려한 육류 소비행태를 행위자 기반 모형을 통해 제시한 바 있다[20].
그러나 국내에서는 행위자 기반 모형 자체를 활용한 국내 연구는 적지 않게 존재하나, 이를 소비자 행동과 연관시킨 사례는 거의 없다. 소비자 구매행동이 롱테일 현상에 미치는 조절효과를 행위자 기반 모형을 통해 분석한 것[21] 외에는 해당 모형의 소비자 행동 분석 적용 가능성을 주장하는 수준[22]에서 연구가 정체되어 있는 상황이다.
중고거래 시장 또한 다면적인 특성을 갖고 있는 소비자(행위자)들로 구축된 환경이기 때문에, 해외 선행 연구들을 참조하였을 때, 현재 이슈가 되고 있는 중고거래 플랫폼 거래자 평가 시스템에 대한 신뢰도, 실효성에 대한 문제를 분석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사료된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국내에서의 소비자 행동 연구 방향을 확장시키고자 하는 목적과 함께, 상술한 중고거래 플랫폼의 거래자 평가 시스템에 대한 실효성, 평가 기준의 적정선을 거시적 차원에서 분석하기 위해 연구문제를 다음과 같이 제시한다.
연구문제 1 : 중고거래 플랫폼의 거래자 평가 시스템은 중고거래 소비자의 행동을 어떻게 변화시키는가?
행위자 기반 모형은 각 행위자 및 활동영역의 특성을 세부적으로 설정함으로써 시뮬레이션 환경을 다면적으로 구축 가능하다. 해당 연구에서는 현실 중고거래 시장의 ‘비매너 거래수준’, ‘물품거래 자체에 따른 효용의 크기(물건 값이 매우 높거나, 아예 없는 경우)’ 등 특성의 일부분으로 반영하여 평가 시스템을 분석하기 위하여 다음과 같은 연구문제를 추가적으로 제시한다.
연구문제 2 : 비매너가 지배적이거나 그렇지 않은 환경의 경우, 평가 시스템은 소비자의 행동에 영향을 미치는가?
연구문제 3 : (비매너 거래 비율이 비교적 정확하게 주어질 경우) 플랫폼의 평가 점수 변량은 어느 수준으로 설정해야 비매너 거래를 최소화시킬 수 있는가?
연구문제 4 : 물건 거래 자체에서 얻는 효용이 미비하거나 큰 경우, 평가 시스템은 소비자의 행동에 영향을 미치는가?
2-4 연구방법
먼저, 행위자의 행동 규칙을 설정하는 것이 행위자 기반 모형 시뮬레이션에서 가장 선행되어야 할 사항이다. 대다수의 경우, 해당 모형은 행위자의 전략 선택 및 보수를 게임 이론을 이용하여 설정한다. 상술했듯 게임 이론에서는 행위자, 전략, 규칙, 전략에 따른 이익, 선택의 결과로 나타나는 상황을 모두 고려하므로, 해당 특성을 행위자 기반 모형에 적용시키는 것이 크게 어렵지 않기 때문이다.
본 연구에서는 중고거래 플랫폼을 통해 중고물품을 거래하는 사람을 ‘행위자(Agent)’로 정의하고, 1회의 거래에서 연관된 행위자는 2명으로 제한한다. 양 행위자는 매너 거래와 비매너 거래 중 한 가지 전략을 선택할 수 있으며, 비매너 거래는 약속장소 및 시간 미준수, 사전 협의되지 않은 현장 흥정, 현금 외 상품권 등 대가 지불 시도, 실제 의도와 다른 가격 및 정보 게시 등 재산상의 이익을 취한 것이 명백하지 않은 행위 등이 포함된다. 행위자가 비매너 거래 전략을 선택한 경우, 일정 수준의 거래자 평가 점수 m을 잃는다. 다만, 비매너 거래를 함으로써 거래 과정 자체에서 일정의 효용을 얻을 것이므로, 이를 Rb로 지칭한다.
반면 매너 거래는 사전에 조율된 장소, 가격, 지불 방식, 정보가 왜곡되지 않은 채로 행해지는 거래로, 두 행위자가 매너 거래를 했을 시 양측 행위자는 일정 수준의 거래자 평가 점수 m을 얻는다.
하지만 매너 거래를 선택한 행위자가 비매너 거래 행위자를 만나 상호작용한 경우, 상대방의 비매너로 인해 일정의 효용을 잃을 것이므로, 전체 효용이 Rb의 크기만큼 삭감될 것이다. 분석의 편의를 위해, 각 경우마다 증감하는 m의 수준은 같다고 가정한다. 마지막으로, 비매너 거래의 경우에도 물품 거래 자체가 취소되는 가능성은 배제하고, 이에 따라 두 행위자는 물품 거래에 따른 기본 효용 U를 얻게 된다.
위 보수행렬에서 2m < Rb인 경우, 위 게임은 용의자의 딜레마 상황으로 흘러가게 되므로, 해당 분석에서는 각 변수의 크기를 위와 같이 한정한다. 시뮬레이션은 NetLogo 6.3버전을 통해 시행했으며, 해당 프로그램을 통해 구축된 행위자 간 상호작용 환경의 대표적인 특징은 다음과 같다.
- ① 필드는 세로 300, 가로 300칸 구조. 총 90,000개의 영역 존재
- ② 각 영역당 1명의 행위자가 존재하여, 총 행위자는 90,000명
- ③ 행위자는 1회 거래 후 주변 8칸의 행위자 중 가장 높은 이윤을 얻은 행위자의 전략을 모방
- ④ 시장 신뢰도 (매너-매너 거래 최초 비율) 66.6%
- ⑤ 거래자 평가 시스템이 있는 경우, 비매너-매너 거래 시 비매너 거래자가 얻는 이윤은 상대방의 1.5배
- ⑥ 거래자 평가 시스템이 없는 경우, 비매너-매너 거래 시 비매너 거래자가 얻는 이윤은 상대방의 1.7배
위 특징 중 ①, ②, ③은 고정적 조건이며, ④, ⑤, ⑥은 연구문제에 따라 요율을 변경하여 시뮬레이션을 진행했다.
- ※ 전략 선택 변화*에 따른 행위자 색깔 구분
- * 이전 거래에서 선택한 매너/비매너 전략과, 현재 거래에서 선택한 전략에 따라 4가지(2x2)로 구분
- 파랑색 행위자 : 매너 → 매너
- 빨강색 행위자 : 비매너 → 비매너
- 초록색 행위자 : 매너 → 비매너
- 노랑색 행위자 : 비매너 → 매너
Ⅲ. 분석결과
연구문제 1은 중고거래 플랫폼의 거래자 평가 시스템이 중고거래 소비자의 행동을 어떻게 변화시키는지에 관한 것으로, ①, ②, ③, ④의 조건을 고정한 채 비매너-매너 거래 시 비매너 거래자가 얻는 이윤이 상대방의 1.5배(평가점수 시스템 존재 시), 1.7배(평가점수 시스템 부재 시)의 조건에서 각각 시뮬레이션을 실행하였다.
그 결과 평가점수 시스템이 부재한 경우, 전체 환경에서 약 3회 정도의 거래 횟수가 진행되면 대다수의 행위자들이 비매너 거래 전략을 지속적으로 선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그림 1).
반면, 평가점수 시스템이 존재하는 경우, 거래 횟수가 수없이 진행되는 동안 매너 거래 전략을 선택하는 행위자가 그렇지 않은 행위자보다 약 2배 높은 비율을 지속적으로 유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그림 2). 즉, 시장 신뢰도(매너-매너 거래 초기 비율) 66.6%의 경우, 거래자 평가 시스템은 매너 거래의 비율을 높인다는 것이 입증되었다. 이는 거래자 평가 시스템 자체의 실효성에 대한 의문의 목소리와는 반대되는 동시에, 해당 시스템이 중고거래 신뢰도를 높이는 효과가 있다는 일반적인 인식과는 크게 다르지 않은 결과다.
연구문제 2는 비매너가 지배적이거나 그렇지 않은 환경의 경우, 중고거래 플랫폼의 거래자 평가 시스템이 중고거래 소비자의 행동을 어떻게 변화시키는지에 관한 것으로, ①, ②, ③, ⑤의 조건을 고정한 채 시장 신뢰도만을 각각 10%, 90%로 설정하고 시뮬레이션을 실행하였다.
분석 결과, 초기 시장 신뢰도가 매우 낮아 전체 행위자의 10%만 매너 거래를 하는 환경에서도 거래자 평가 시스템은 매너 거래의 비중을 높이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해당 시뮬레이션에서 초기 90%였던 비매너 거래 행위자 비율은 약 50회의 거래 횟수를 거쳐 절반 이하로 감소했다(그림 3).
반면 초기 시장 신뢰도가 매우 높아 전체 행위자의 90%가 매너 거래를 하는 환경에서는 거래자 평가 시스템이 매너 거래를 정착시키는 효과를 불러일으키지 못했다(그림 4). 행위자들은 약 3회의 거래횟수만에 빠르게 자신의 전략을 비매너 거래로 수정했는데, 이는 비매너 거래로 인한 이득의 수준이 1.5배로 다소 높기 때문에 나타난 결과로 추정된다. 즉, 거래자 평가 시스템의 실효성은 시장의 신뢰도 자체보다는 평가 시스템이 효용에 관여하는 강도에 더 영향을 받는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연구문제 3은 비매너 거래 비율이 비교적 정확하게 주어질 경우, 플랫폼의 평가 점수 변량은 어느 수준으로 설정해야 비매너 거래를 최소화시킬 수 있는지에 관한 것이었다. 이를 분석하기 위한 시뮬레이션은 ①, ②, ③의 조건을 고정한 채, 시장 신뢰도를 분석의 편의를 위해 한국소비자원의 조사 결과(`22년 5월~8월 사이 중고거래에서 사기, 혹은 사기에 준하는 속임수에 당한 적이 있다고 응답한 비율 23.8%)[3]를 차용, 76.2%로 설정하였다.
이후 비매너 거래가 매너 거래에 비해 1.5배의 이윤을 얻는 조건 ⑤에 따라 시뮬레이션을 진행하고, 나머지 시뮬레이션은 비매너 거래가 시장에서 자취를 감추는 이윤 비율을 찾는 방식으로 진행하였다. 그림 5, 즉 이윤을 1.5배로 설정한 통상적인 경우 시장에서 비매너 거래는 사라지지 않은 것을 예상과 같이 확인할 수 있었다(그림 5). 연구문제 1과 비교했을 때 초기 신뢰도가 66.6%인 경우와 76.2%인 것을 제외하고는 모든 조건이 같았기 때문이다.
반면 이윤을 1.15배로 설정한 시뮬레이션의 경우, 예상을 웃도는 결과를 보였는데, 해당 시행에서는 모든 행위자가 거래를 42~46회 거쳤을 때 전체 시장에서 비매너 거래가 완전히 근절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그림 6).
한 가지 주목해야 할 점은, 단순히 이윤을 1.15배보다 이하로 설정한다고 해서 비매너 거래가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았다는 점이다.
이윤을 1.1배로 설정한 경우, 오히려 수많은 거래 횟수를 거쳐도 매우 일부분의 행위자는 여전히 비매너 전략을 채택하는 결과가 나타났다. 해당 시뮬레이션에서 추출할 수 있는 함의는 특정 시장 신뢰도에서 비매너 거래를 완전히 근절하는 평가 시스템 점수 변량(이윤 조정)이 존재한다는 점이며, 해당 변량을 무작정 낮게 설정한다고 해결되는 것이 아니라, 정확한 수준을 찾아 적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연구문제 4는 물건 거래 자체에서 얻는 효용이 미비하거나 큰 경우, 평가 시스템이 소비자의 행동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기 위한 것으로, 매우 높은 가격의 물품이나 무료 기부를 하는 물품 거래의 경우, 거래자 평가 시스템에 큰 의미가 없다는 비판을 검증하는 과정이다. 해당 검증을 위해 ①, ②, ③, ④의 조건을 고정하고, 비매너 거래자가 매너 거래자에 비해 얻는 이윤을 각각 1.01배, 1.99배로 설정하여 시뮬레이션을 진행했다.
이윤이 1.01배인 경우, 매우 고가의 물품을 거래하여 비매너 행위에 대한 이윤 요인이 거의 관련되지 않는 상황을 뜻하며, 반대로 1.99배의 경우 무료 나눔처럼 매너-비매너 행위에 대한 영향이 거래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상황을 뜻한다. 시뮬레이션 결과, 물품 자체에 큰 효용이 존재한다고 인식되는 경우, 거래자 평가 시스템의 실효성은 거의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그림 7).
반면 물품 자체에 큰 효용이 존재하지 않는 경우, 거래자 평가 시스템은 비매너 거래를 줄이는데 큰 효과를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그림 8). 이는 현실에서 무료 나눔 및 기부를 통해 매너온도를 최대수준까지 올린 사례 등이 간접적으로 드러나는 결과다. 즉, 객관적인 인식 수준 하에서 물품 자체가 갖고 있는 가치가 매우 큰 거래가 이루어지는 경우, 거래자 평가 시스템은 비매너-매너 거래 수준에 크게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는 뜻이다.
따라서 일정 가치 이상의 거래가 전문적으로 이루어지는 시장에서는, 현실에서 제기되는 거래자 평가 시스템 실효성에 대한 비판이 일정 부분 타당하다고 해석할 수 있다.
Ⅳ. 결 론
본 논문은 최근 거래자 평가 시스템 자체에 대한 신뢰도에 대해 의심하거나, 허점을 보완할 수 있도록 평가의 기준을 보완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는 상황에 착안하여, 중고거래 플랫폼 거래자 평가 시스템의 실효성, 평가 기준의 적정선을 게임이론 및 행위자 기반 모형(ABM)을 활용하여 분석했다.
해당 연구의 분석 결과는 다음과 같이 종합할 수 있다. 첫째, 거래자 평가 시스템은 매너 거래의 비율을 높이는 효과가 있다. 시뮬레이션 결과 평가점수 시스템이 존재할 때 매너 거래 전략을 선택하는 행위자가 그렇지 않은 행위자보다 약 2배 높은 비율을 지속적으로 유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둘째, 거래자 평가 시스템의 실효성은 시장의 신뢰도 자체보다는 평가 시스템이 거래자에 미치는 영향이 더 중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셋째, 특정 수준의 시장 신뢰도에서 비매너 거래를 완전히 근절하는 평가 시스템 점수 변량 수준(이윤 조정)은 실재한다. 본 연구의 시뮬레이션에서는 시장 초기 신뢰도가 76.2%일 때, 비매너 거래 시 얻는 이윤이 매너 거래 시보다 1.15배 정도가 되도록 평가 시스템을 조정할 경우 비매너 거래가 근절되는 결과를 확인할 수 있었다. 마지막으로, 일정 가치 이상의 거래가 전문적으로 이루어지는 시장에서는, 거래자 평가 시스템 실효성이 매우 낮아질 수 있다.
해당 분석의 가장 큰 의의는, 비매너 거래 행위를 감소시킬 수 있는 방안을 기존의 설문조사, 심층인터뷰, 해외사례 분석과는 다른 방식인 ‘행위자 기반 모형 시뮬레이션’을 통해서도 접근할 수 있다는 점을 제시한 것이다. 해당 연구방법은 설문조사나 심층인터뷰처럼 현실에 존재하는 행위자에게 여러 가지 질문을 던짐으로써 다방면의 결과를 얻어낼 수는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실적인 이유에서 설문, 인터뷰는 제한적인 인원을 대상으로 진행할 수 밖에 없으며, 이를 시행하는 과정에 많은 시간과 노력이 투입되는 반면, 시뮬레이션은 최초 환경 구축이 완료되면 그 이후에는 무한에 가까운 행위자와 시행 횟수를 대상으로 분석을 진행할 수 있다. 또한, 본 연구에서 진행한 것과 같이 다양한 환경 하에서의 변화를 추출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여러 가지 연구방법 중 시뮬레이션이 우월하다는 의미는 절대 아니며, 기존의 주된 연구방법이 갖고 있는 제한점을 보완할 수 있다는 뜻이다.
해당 연구에서는 중고거래 플랫폼 거래와 해당 연구 방법의 상호작용 여부에 초점을 맞췄기 때문에, 비교적 간략한 시뮬레이션 모델과 보수행렬을 사용했다는 한계점이 존재한다. 이러한 간략함은 연구 전반적인 과정에 명료함을 부여하지만, 현상에 대한 설명, 예측력에서는 아쉬운 측면이 있다. 하여 추후 연구는 시뮬레이션 내 행위자의 특성 및 상호작용, 거래 시장 환경 등에서 존재하는 현실과의 괴리를 지속적으로 축소해나가는 방향으로 진행되어야 하며, 그 과정에서 전통적인 소비자 행동 모델과는 다른 방향에서 관련 현상에 대한 혜안을 제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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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소개
2019년:고려대학교 대학원(언론학석사)
2018년: 정보통신정책진흥원
2019년: 한국방송학회
2020년~현 재: 한국IPTV방송협회
2022년~현 재: 고려대학교 미디어학과 박사과정
※관심분야:콘텐츠 거래 시장, 미디어 정책 및 규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