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예술교육 경험 여부에 따른 구독 서비스가 문화소비에 미치는 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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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
본 연구의 목적은 문화예술 구독 서비스가 문화 소비에 미치는 영향이 문화예술 교육경험 여부에 따라 상이한가에 대해 분석하는 것이다. 문화예술 구독 서비스는 영화와 음악으로 구분하였으며 문화소비는 취향, 문화소비량, 문화소비 다양성 세 가지 차원으로 구분하여 각각 문화예술교육경험에 따라 미치는 상이한 영향력을 확인하였다. 분석 결과 문화예술 교육경험이 있는 경우 구독 서비스를 이용한 이후에도 취향이 변하지 않았으며 문화소비량이 증가하지 않았다. 문화소비 다양성에는 분야별로 차이가 있었는데 영화의 경우 소비 장르가 확대되었으나 음악은 오히려 축소된 것을 확인하였다. 본 연구결과는 문화예술교육경험이 있는 경우 더 잦은 빈도로 다양한 문화를 소비하는 경향이 구독 서비스를 이용했을 때는 다른 결과를 도출한다는 점을 밝힘으로써 구독서비스가 문화소비의 불평등을 완화시킬 수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Abstract
This study aims to determine whether the impact of arts and cultural subscription services on cultural consumption differs by the experience of arts and cultural education. Arts and cultural subscription services were divided into movies and music, and cultural consumption was divided along three dimensions: taste, cultural consumption, and cultural consumption diversity, confirming the different influence of arts and cultural education experiences. The analysis found that consumers’ tastes did not change even after using the subscription service, and the amount of cultural consumption did not increase when they had experience of cultural and arts education. There were differences in cultural consumption diversity by field, and in the case of movies, the consumption genre was expanded but music was reduced. The results of this study suggest that subscription services can alleviate inequality in cultural consumption.
Keywords:
Arts and Cultural Subscription Service, Curation, Cultural Consumption, Arts and Cultural Education, Cultural Capital키워드:
문화예술 구독 서비스, 큐레이션, 문화소비, 문화예술교육, 문화자본Ⅰ. 서 론
인터넷의 발달로 소비자들은 시공간의 제약 없이 다양한 콘텐츠를 선택적으로 무제한 소비할 수 있게 되었다[1]. 인터넷망을 이용하여 PC, 스마트폰, 태블릿에 이르기까지 여러 기기로 콘텐츠 이용이 가능해졌고 이에 따라 소비자의 콘텐츠 소비행태에 많은 변화를 불러왔다[2]. 그중에서 넷플릭스로 대표되는 OTT 서비스는 구독경제에 기반한 모형으로서 코로나19라는 급작스러운 환경에서 괄목할 성장을 이루었다. 구독경제는 정해진 금액을 지불하고 일정 기간 제품이나 서비스를 제공받는 것을 일컫는데 소유보다 경험 자체를 중시하는 MZ세대의 소비방식과 맞물리며 영역이 점차 확대되고 있다. 구독경제 모델은 광범위한 소비자 데이터를 수집하여 고객이 선호하는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큐레이션 기능을 활용하는데 이때 소비자는 매번 새로운 콘텐츠를 찾는 수고로움을 덜 수 있고 취향과 일치하는 콘텐츠를 추천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선호되고 있다.
특히 문화콘텐츠 구독 서비스는 소비자에게 가장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는 분야이지만 시장의 열띤 반응과는 달리 이에 대한 실증연구는 미비한 상황이다. 대다수가 구독 서비스에 대한 소비자행동을 분석한 연구들이 주를 이루었는데 예를 들어, 디지털콘텐츠 구독 서비스 이용 의도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밝히거나[3], OTT 구독서비스에 대한 만족도와 지속 이용 의도를 밝힌 연구도 있었다[1]. 이외에도 넷플릭스 추천 서비스가 사용자 기대충족에 미치는 영향요인을 분석하거나[4] 넷플릭스 사용자의 이용 의도와 몰입에 미치는 영향요인을 밝힌 연구도 존재한다[5]. 이들 연구는 구독 서비스의 기능적 측면에 초점을 맞춰 소비자의 지속적인 사용을 유도할만한 요인을 밝힌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으나 구독서비스로 인해 소비자에게 나타나는 영향을 밝힌 연구는 찾아보기 힘들다. 현장에서 직접 관람하는 것만을 문화소비로 간주했던 과거와는 달리 코로나19 이후 매체를 통한 문화예술관람 역시 문화소비의 일종으로 보는 것이 당연해진 시점에서 구독서비스 사용이 소비자의 문화자본에 미치는 영향력을 분석하는 일은 유의미한 작업이라 할 수 있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문화콘텐츠 구독서비스가 문화소비에 미치는 영향력에 대해 문화예술교육경험 여부에 따라 나타나는 상이한 효과를 분석하였다.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 사용이 일상이 되고 OTT 사용자가 3,000만 명이 돌파된[6] 시점에서 문화소비는 그 어느 때보다 활발해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개인이 보유한 문화자본에 따라 문화소비에 있어 세부적인 차이가 나타날 수 있다. 본 연구에서는 학교교육 이외에 전 생애에 걸쳐 문화예술교육을 받은 경험이 있는지 여부에 따라 구독서비스를 이용했을 때 나타나는 결과가 달라질 것으로 가정하고 문화소비 측면을 취향, 문화소비량, 문화소비 다양성 세 가지 측면으로 구분하여 분석하였다. 또한 문화예술 분야에 따라 영향이 달라지는지에 대해서도 분석하였다. 문화예술교육은 개인의 문화취향을 확대시키고 더 적극적인 문화소비를 유도하지만, 지금까지의 연구들은 모두 현장관람에 국한되어 분석이 이루어졌다. 본 연구에서는 문화예술교육경험이 있을 때 현장관람 이외에 매체를 통한 문화소비에서도 동일하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 검증하고자 하였다.
이를 위해 문화콘텐츠 중 영화와 음악 구독서비스에 대한 설문 응답을 활용해 가설을 검증하였다. 영화와 음악은 문화콘텐츠 구독서비스 중 가장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는 분야로 분석 대상으로 삼았다. 본 연구결과는 문화예술교육이 취향의 형성과 확대에 있어 중요하다는 점을 제시하고 문화예술 구독 서비스가 문화 불평등을 완화시킬 수 있음을 시사한다.
Ⅱ. 이론적 배경 및 가설
2-1 구독서비스
전 세계적으로 구독서비스가 급격하게 성장하고 있다. 구독서비스란 이용하고자 하는 제품 및 서비스별로 결제가 이루어지던 기존의 방식이 아닌 금액을 지불하면 일정 기간 동안 제품과 서비스 이용이 가능한 새로운 경제모형을 말한다[7]. 전통적으로 신문이나 잡지 등에서 주로 사용되어 왔다가 최근에는 의류, 식료품, 가구, 문화예술에 이르기까지 그 대상이 확대되고 있다. 이렇게 구독서비스의 성장 배경에는 소비자들의 소비 방식의 변화에서 찾을 수 있다. 기존에는 제품이나 서비스를 소유하는 방식에서 경험 자체를 중시하는 방식으로 변화되었고 또한 개인의 취향을 반영한 제품을 선호하고 나아가 추천 서비스를 통해 취향을 확장시키는 것에 의미를 둔다[8]. 기업 입장에서도 기존에는 일회성 판매방식이었다면 구독서비스를 통해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다양한 형태로 변화되고 있으며 점차 소비자에게 제공되는 서비스 역시 일방향에서 상호관계적 서비스로 변화되고 있다. 구독을 통해 생성되는 엄청난 양의 데이터로 제공하는 개인별 맞춤 큐레이션을 통해 고객 중심으로 사고방식이 전환되었다[8].
구독서비스의 유형은 비교적 최근에서야 제시되기 시작했고 학자나 기관에 따라 다양하게 구분된다. 동기 측면에서 보면 소비자가 제품이나 서비스를 구매하는 동기는 실용적 동기와 쾌락적 동기로 구분된다[9]. 실용적 제품은 기능적 가치에 초점을 두고 쾌락적 제품은 소비자의 즐거움과 만족감에 중점을 둔다[10]. 쾌락적 제품은 소비를 통해 얻을 수 있는 감각적 즐거움을 추구하며 실용적 제품은 기능적으로 소비자에게 얼마나 도움이 되는지에 따라 평가된다. 구독서비스 중 실용적 속성이 강한 유형은 신문이나 잡지가 대표적이며 쾌락적 속성이 강한 유형으로는 미술품, 영화, 음악과 같은 문화예술콘텐츠가 대표적이다. 특히 일정 금액을 지불하고 마음껏 영화와 드라마, 음악을 시간과 장소 제약 없이 감상할 수 있는 문화예술 구독서비스는 경험과 편리함을 중시하는 MZ세대의 소비성향과 부합한다. 그중에서도 넷플릭스로 대표되는 OTT 서비스는 콘텐츠의 질적 향상과 더불어 시장규모가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이용자들은 개인의 선호를 토대로 콘텐츠를 능동적으로 선택할 수 있는데다가 네트워크 기술의 발달로 PC, 스마트폰, 태블릿 등 여러 기기로 콘텐츠 이용이 가능해 OTT 구독서비스로 소비자들이 집객되는 현상이 나타났다[1]. 특히 AI 기반의 큐레이션 서비스가 개인의 취향에 알맞은 콘텐츠를 추천해주며 편리함과 새로운 경험을 추구하는 소비자의 욕구를 충족시키고 있다.
소비자는 자신의 취향에 맞는 콘텐츠를 제공받고 기업은 소비자가 흥미를 느낄만한 콘텐츠를 추천하여 소비를 유도한다. 큐레이션 기능은 소비자들을 더 오래 플랫폼에 머물게 하고 자주 방문하게 한다는 점에서 기업들은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4]. 큐레이션 기능은 문화콘텐츠 분야에서 적극적으로 활용되고 있는데 예를 들어, 영화의 경우 소비자의 시청기록을 기반으로 배우, 감독, 장르 등 다양한 유형의 추천목록을 제공하고 있고 아이템을 구분하는 기준이 상대적으로 명확하여 비교적 높은 유사도를 보인다[11]. 또한 소비자의 취향과는 동떨어져 있으나 흥미와 호기심을 유발할 수 있는 콘텐츠 추천도 이루어지고 있다[4]. 이러한 기능으로 소비자는 자신의 취향을 더욱 공고히 할 수도 있고 한편으로는 새롭게 자신의 취향을 발견할 수도 있게 된다.
2-2 문화예술교육
서구와는 달리 사적인 문화예술교육이 확산되어 있는 한국에서는 부모의 경제력, 문화자본에 의해 문화예술 경험의 양과 질이 결정되고 있다[12]. 중장년 이상의 집단에서는 문화예술교육 기회 자체가 제한적이었고 이후 세대 역시 부모로부터 전수받을 수 있는 문화자본이 한정적이었기 때문에 사교육을 통해 보충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방과 후 특별활동, 동네 미술학원이나 피아노학원, 문화센터의 문화강좌에 이르기까지 학교 교육 이외의 문화예술교육은 문화적 재생산을 결정짓는 주요 요인이라는 점에서 중산층 이상의 계층에서 문화자본 습득 욕구에 의해 널리 확산되어왔다. 문화예술교육과 문화자본과의 관계를 분석한 연구에 따르면 비공식적인 문화예술교육을 받은 경우 고급문화 소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거나 고급문화와 대중문화 모두 골고루 소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13]. 이처럼 문화예술교육이 문화소비 패턴을 결정짓는 주요 변수라는 점에서 자녀교육에 대한 투자, 즉 사교육비는 계층을 막론하고 가장 우선적인 지출 항목으로 지속적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12].
문화적 재생산은 고급문화의 세대 간 전수를 중심으로 이루어져 왔다. 부르디외의 문화자본론의 핵심은 사회경제적 계층에 따라 문화적 취향이 결정된다는 것이다. 고급문화와 대중문화로 대별되는 장르에 대한 취향이 사회경제적 위계를 반영하고 학교나 학원 등을 통해 재생산된다. 그리고 문화예술교육이 계급별로 나타나는 상이한 취향을 강화함으로써 계급 재생산에 기여한다[14]. 개인의 문화적 취향은 갑작스럽게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어린 시절부터 오랜 기간 형성된 것이며 특히 문화예술교육이 문화적 선호를 강화시키고 이러한 문화예술교육에 직간접적으로 관여하는 주체가 가족, 그리고 학교라는 것이다. 문화자본을 전수하는 주요 기관이 가정이지만 한국사회에서는 부모가 아이들에게 더 나은 교양 수준을 물려주기 위해 학교 밖에서 이루어지는 문화예술교육을 자녀들에게 제공하는 경향이 두드러졌다. 피아노, 미술학원, 발레 등 문화예술교육 투자를 통해 자녀들이 더 수준 높은 문화자본을 보유할 수 있도록 만든다. 선행연구에 따르면 청소년기 학교 이외의 문화예술교육을 받은 경우 음악 청취, 영화, 전시, 공연 관람 모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나 문화예술교육이 문화소비 패턴에 중요하게 작용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12]. 즉 한국사회에서 문화예술 사교육은 문화소비활동에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그리고 이렇게 형성된 문화적 선호는 쉽게 바뀌지 않는다. 그러므로 문화예술교육을 통해 각기 다른 수준의 문화자본을 보유하고 있는 경우 정액을 지불하고 다양한 장르를 접해볼 수 있는 구독서비스를 이용한다고 하더라도 기존의 취향이 쉽게 확대되거나 변화되지 않을 수 있다. 오히려 자신이 선호하는 장르를 양적으로 더 많이 소비할 가능성이 높다. 본 연구에서는 문화예술 교육 경험에 대해 학교 교육 이외에 문화예술 교육을 받은 경험 여부로 측정하여 문화예술 사교육이 문화 취향과 문화소비량에 미치는 영향력을 확인하고자 한다.
- H1. 문화예술 교육 경험이 있는 경우 구독 서비스 이용 이후 취향이 변화되지 않을 것이다.
- H2. 문화예술 교육 경험이 있는 경우 구독 서비스 이용 이후 문화소비량이 증가할 것이다.
문화예술교육경험은 문화예술의 현장 관람에 있어서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이 사실이지만 온라인 매체를 활용했을 때는 장르별로 효과가 상이하게 나타날 수 있다. 부르디외의 문화자본론에 따르면 상위계층은 차별화를 추구하기 위해 전통적으로 음악과 미술과 같은 단기간에 획득할 수 없는 교양에 오랜 시간 투자한다. 그리고 중간계층은 교양 결핍에 대한 불안으로 지속적으로 문화에 투자한다. 많은 부모들은 일찍이 자녀를 위해 음악교육과 미술교육에 투자하는데 실제로 한 조사에 따르면 청소년기 학교 밖 문화예술교육 경험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것이 음악, 그다음이 미술서예였다[12]. 특히 음악은 대표적인 문화교육으로서 전생애에 걸쳐 이루어질 수 있고 문화예술 분야 중 가장 친숙한 분야이기도 하다. 그래서 취향이 가장 일찍, 확고하게 형성되는 분야이기도 하다.
이렇게 형성된 음악적 취향은 구독서비스를 이용할 경우 오히려 소비 장르는 축소될 수 있는데 사용자가 직접 음원을 하나씩 선택하지 않아도 자동으로 취향에 맞는 음악 리스트를 제공하는 큐레이션 기능 때문에 오히려 한두 가지 장르를 집중적으로 소비하게 되는 경향이 나타난다. 한 조사에 따르면 음악을 감상할 때 다른 일을 함께하면서 감상하는 비율이 60%, 의식적, 집중적으로 감상하는 비율이 40%인 것으로 나타나 대다수가 음악 자체를 즐기기 위해서 듣는다기보다는 습관적으로 듣는 경우가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15]. 이러한 경향은 문화예술교육으로 취향이 형성된 경우 여러 장르를 의식적으로 탐색하기 보다는 자신만의 플레이리스트를 반복적으로 듣거나 큐레이션 기능을 활용하여 자신의 취향에 맞는 음악을 습관적으로 들을 가능성을 높인다. 따라서 문화예술교육경험이 있는 경우 구독서비스를 통해 취향에 맞는 음악을 집중적으로 감상하므로 오히려 소비하는 장르는 축소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반면 영화는 대표적인 대중문화로서 선행 교육 없이 비교적 늦게 취향이 형성되는 분야이다. 고급문화에 속하는 분야가 아니므로 부모가 문화자본 형성을 위해 영화 교육에 투자하는 경우도 극히 드물다. 그래서 영화는 교육이 아닌 경험에 의해 자연스럽게 취향이 형성되고 경험 여부에 따라 쉽게 변화될 수도 있다. 만약 경험에 의해 기존에 형성된 영화 취향이 있는 상태에서 문화예술교육을 경험했을 때 다양한 장르를 포용하는 옴니보어 경향에 의해 여러 장르를 소비하는 경향이 나타날 수 있다[16]. 특히 구독서비스는 소비량과는 관계없이 정액을 지불하고 원하는 만큼의 소비가 가능하기 때문에 이러한 경향은 더욱 두드러질 것으로 예측할 수 있다.
- H3. 문화예술교육경험 여부에 따라 구독서비스가 소비 장르의 다양성에 미치는 영향력은 상이할 것이다.
H3-1. 문화예술교육경험이 있는 경우 구독서비스 이용 이후 음악의 소비 장르가 축소될 것이다.
H3-2. 문화예술교육경험이 있는 경우 구독서비스 이용 이후 영화의 소비 장르가 확대될 것이다.
Ⅲ. 실증분석
3-1 데이터
본 연구는 가설을 검증하기 위해 서울과 경기권에 위치한 대학교에 재학하는 대학생 및 대학원생 101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하였다. 2023 방송매체 이용행태조사에 따르면 전 국민의 OTT 이용률이 77%이며 멜론, 지니 등과 같은 음원사이트 유료 이용률 역시 33%로 나타나 유료로 동영상이나 음원 서비스를 이용하는 소비자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반면 책, 신문, 잡지 등 전통적인 미디어 콘텐츠 서비스 이용은 저조한 것으로 나타나 이제는 영상과 음원에 돈을 쓰는 소비 트렌드를 보이고 있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영화와 음악 두 장르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두 세트로 구성하였으며 응답자들은 무작위로 할당된 설문지를 읽고 응답하였다. 연구에 참여한 응답자들의 인구통계학적 특성은 평균연령 27세로 21세부터 51세까지 분포되어 있었으며, 여성이 83명(82.2%), 남성 18명(17.8%)이었다. 그리고 78명(72.2%)이 근로소득자였으며 23명(22.8%)은 소득이 없었다.
3-2 변수
본 연구에 사용된 종속변수는 취향 변화, 문화소비량, 문화소비 다양성이다. 부르디외의 문화자본론의 핵심은 사회계급이 곧 문화취향을 형성한다는 것이다[17]. 그러나 문화적 취향과 계급이 대응된다는 상동성 가설은 지속적인 비판에 직면하게 되었고 이러한 상황에서 미국 학자 피터슨은 고급취향을 가진 이들이 다른 장르에 대해서도 개방적인 태도를 보인다는 사실을 밝히며 이를 옴니보어로 정의했다[18]. 문화소비 방식이 배타성에서 관용으로 대체되었음을 밝힌 것이다. 이후 후속연구들에서는 옴니보어를 측정하는 방식을 두고 발전을 거듭해왔으며 최근에는 취향, 절대적 가짓수를 의미하는 양, 문화장르 다양성 세 가지 차원을 고려해야 한다는 주장이 받아들여지고 있다[19]. 이에 본 연구에서는 문화소비에 대해 취향 변화, 문화소비량, 문화소비 다양성 세 가지 측면으로 분석하였다.
종속변수로서 취향 변화는 ‘구독서비스 추천기능으로 취향이 바뀌었는가?’에 대한 질문으로 5점 리커트 척도(1=전혀 그렇지 않다~5=매우 그렇다)로 측정하였다. 문화소비량은 ‘구독서비스 이용 이후 감상하는 콘텐츠의 양이 증가되었는가?’에 대한 질문으로 동일하게 5점 리커트 척도로 측정하였다. 문화소비 다양성은 구독서비스 이용 이후 소비하고 있는 장르 개수에서 이용 이전에 소비했던 장르 개수를 차감한 값을 변수로 사용하였다. 구체적으로 음악은 댄스, 발라드, 해외 팝송, R&B, 힙합, 트로트, 인디, 재즈, 클래식, 락, 포크/블루스, 국악, 어쿠스틱, 뉴에이지 총 14가지 장르에 대해 구독서비스 이용 이전과 이후 감상하는 장르를 각각 체크하도록 하였다. 영화는 액션, 스릴러, SF/판타지, 멜로/로맨스, 코미디, 애니메이션, 예술/다큐, 전쟁/재난, 누와르/범죄, 공포, 음악, 다큐멘터리, 가족 총 13가지 장르에 대해 구독서비스 이용 이전과 이후 감상하는 장르를 각각 체크하도록 하였다. 구독서비스 이용 이후 영화는 평균 0.3개가 증가하였고 음악은 0,7개가 증가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독립변수인 문화예술교육경험은 ‘학교교육 이외에 문화예술교육을 받은 경험이 있는가?’에 대한 질문으로서 그렇다고 응답한 경우 “1”로, 그렇지 않은 경우 “0”으로 코딩하였다.
연구에 사용된 통제변수는 문화소비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는 변수들을 사용하였다. 우선 구독서비스에 대한 전반적인 만족도, 구독서비스 업체를 결정하는 데에 있어 큐레이션 기능의 중요성, 문화활동 빈도를 5점 리커트 척도로 측정하였다. 또한 연령, 전공 혹은 종사분야가 예술계열인 경우를 각각 연속변수와 더미변수로 사용하였다. 각 변수에 대한 기술통계량은 표 1과 같다. 표 1에서 N은 표본수, Min, Max, Ave, SD는 각 응답에 대한 최소값, 최대값, 평균값, 표준편차를 의미한다. 상관관계표는 표 2와 같으며 공선성 문제로 영화와 음악은 상관관계 분석에서 제외시켰다. 표 2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종속변수인 취향 변화는 구독 서비스 만족도, 연령과 유의미한 정(+)의 상관관계를 보이고 있으며 문화예술 교육과는 부(-)의 방향으로 유의미한 관계를 나타내고 있다. 문화소비량은 구독 서비스 만족도와 유의미한 상관관계를 보이고 있으나 문화예술 교육과 예술 전공은 부(-)의 상관관계를 보이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3-3 분석결과
문화예술교육경험이 있는 경우 큐레이션 기능으로 취향이 변화되지 않을 것이라는 가설 1의 검증결과는 표 3의 M1과 같다.
문화예술교육경험이 있는 경우 큐레이션 기능으로 취향이 변화되지 않을 것이라는 가설 1의 검증결과는 <표 3>의 M1과 같다. 분석결과 문화예술교육경험이 있을 때 취향의 변화에 유의한 부(-)의 영향이 미치는 것으로 나타나 가설 1은 지지되었다. 부르디외의 문화자본론에 의하면 개인의 취향은 가정과 학교로부터 자연스럽게 체화되는데 학교 밖 문화예술교육을 통해 문화자본을 의도적으로 획득하는 경우 동일하게 취향이 형성되고 이렇게 형성된 취향은 쉽게 변화되지 않는다.
여러 가지 선택지를 제시하는 구독서비스를 이용하며 새로운 장르를 접한다고 하더라도 이미 형성된 문화적 선호는 쉽게 바뀌지 않는다. 이는 문화예술교육이 개인의 취향에 밀접한 영향을 미치고 이렇게 형성된 취향은 어떤 외부적 환경에도 쉽게 변화되지 않는 것임을 보여준다.
문화예술교육경험이 있는 경우 구독서비스 이용 이후 문화소비량이 증가할 것이라는 가설 2의 검증을 위해 회귀분석을 실시하여 분석한 결과는 표 3의 M2과 같다. 분석결과 문화예술교육경험이 있을 때 문화소비량에는 유의한 부(-)의 영향이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는 오히려 문화예술교육경험이 없을 때 양적으로 더 많은 콘텐츠를 소비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에 가설 2는 기각되었다. 오히려 문화예술교육경험이 없을 때 더 많은 문화를 소비하는 것으로 나타나는데 문화소비의 양은 시간과 비용을 수반하기 때문에 소득수준과 교육수준이 높을수록 더 잦은 빈도로 문화를 소비한다. 문화소비의 양과 문화자본은 밀접한 연관이 있으며 여러 선행연구에서도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20],[21]. 그러나 본 연구에서는 상반된 결과를 보여주고 있어 결과만으로 원인에 대해 명백히 설명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아마도 자신의 빈약한 문화자본을 채우기 위해 구독서비스를 통해 더 활발하게 문화를 소비했을 가능성이 있다. 선행연구에서도 문화자본을 적게 보유한 하위계층일수록 자신의 열등감을 만회하기 위해 오히려 자녀교육에 더 열의를 보여 부모의 문화자본과 자녀의 학업성취도 간 부(-)의 관계를 보이는 것으로 보고되었다[22]. 누구나 동일한 금액을 지불하고 이용이 가능한 구독서비스가 문화자본을 획득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문화적 불평등을 완화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충분한 시사점을 내포하고 있다.
문화예술 교육경험 여부에 따라 구독서비스가 소비 장르의 다양성에 미치는 영향력은 상이할 것이라는 가설 3을 검증하기 위해 영화와 음악으로 각각 t-test를 실시하였다. 분석결과 표 4와 같이 문화예술교육경험이 있는 경우와 없는 경우 사이에 통계적으로 유의한 수준에서 차이를 보였다. 영화는 문화예술교육경험이 있는 경우(M=.325) 없는 경우(M=.200)보다 다양한 장르를 소비했고, 음악은 문화예술교육경험이 있는 경우(M=.558)가 없는 경우(M=1.933)에 비해 소비 장르가 축소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가설 3은 지지되었다. 영화의 경우 구독서비스를 이용하더라도 문화예술교육이라는 문화자본이 다양한 장르를 소비하게 한다는 기존의 연구 결과와도 일치하는 결과이나 예외적으로 음악에서는 상반된 결과가 도출되었다. 학교 교육 이외의 문화예술교육이 대부분 음악이나 미술에 집중되어 있었을 것을 예상했을 때 음악에 대한 확고한 취향에 의해 문화적 포용력이 작동되지 않았고 큐레이션 기능에 의해 구독서비스를 이용하기 이전에 비해 장르의 범위가 축소된 것으로 판단된다. 아마도 무의식적이고 습관적으로 음악을 감상하는 경향에 의해 자신이 선호하는 음악을 반복해서 듣게 되면서 구독서비스가 오히려 기존의 취향을 더 확고하게 만들고 있음을 보여준다.
Ⅳ. 결 론
본 연구는 구독서비스가 문화소비에 미치는 영향력이 문화예술교육경험 여부에 따라 상이하게 나타나는가에 대해 실증분석 하였다. 문화예술 구독서비스 효과에 대한 연구가 미비한 상황에서 개인의 문화자본에 따라 구독서비스를 이용했을 때 문화적 취향과 소비의 양, 그리고 질적인 측면까지 다각도로 검증했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연구라 하겠다.
그러나 본 연구는 몇 가지의 한계점을 내포하고 있다. 우선 응답자가 어떤 종류의 문화예술교육을 받았는지에 대해 제대로 측정하지 못했다. 구체적으로 이론 교육인지, 체험 교육인지에 대해 정확히 파악할 수 없었고 어떤 경험인지에 따라 의미는 달라질 수 있다. 또한 음악교육을 받은 경우와 미술교육을 받은 경우 각각 다른 결과를 도출해낼 수 있으므로 향후에는 세부적인 교육 분야에 대해서도 조사가 이루어진다면 문화예술교육 분야의 차이가 구독서비스를 이용한 문화소비 패턴과 관련해 어떤 의미를 갖는지에 대해 논의할 수 있을 것이다.
둘째, 분석을 위한 조사대상의 평균 연령은 20대였으나 대부분이 근로소득자였으며 석사 이상의 고학력도 일부 포함되어 있어 경제자본과 문화자본을 어느 정도 보유하고 있었다. 본 연구는 문화예술 구독서비스의 세부 분야를 구분하여 문화예술교육경험이 문화소비에 미치는 상이한 영향력을 분석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지만 한편으로는 조사대상의 특수성에 의한 결과일 수 있어 일반화하기 어려우며 해석에 있어 한계점을 가진다. 추후 연구에서는 소득이 없는 20대를 연구표본으로 삼거나 연령대에 따른 차이점을 추가적으로 분석해보고 본 연구 결과와 일치하는가에 대해 확인하는 작업도 의미 있을 것이다.
Referenc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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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소개
2013년:홍익대학교 동양화과 (미술학사)
2015년:홍익대학교 문화예술경영학과 (문화예술경영학석사)
2019년:홍익대학교 문화예술경영학과 (문화예술경영학박사)
2019년~현 재: 홍익대학교 디자인경영융합학부 강사
※관심분야:문화예술경영, 문화산업, 콘텐츠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