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반도체 산업의 기술 발전 방향과 경제 안보에 관한 연구: 미국 특허 데이터를 이용한 분석을 중심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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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
이 연구는 경제 안보의 핵심으로 등장한 AI 반도체 관련 기술을 분석한다. 먼저, 기술을 1세대, 2세대 및 3세대로 분류하고 슘페테리안 혁신체제의 대표적인 지표인 기술의 현지화, 집중도, 및 전유 가능성을 측정한다. 지난 20년간의 미국등록 특허를 이용한 특허 인용 분석은 선발자가 확고한 1세대와 2세대에서 안보 블록화가 이루어져 있다는 것을 보인다. 다만, 기술 개발 초기인 3세대에서는 선도 기술 보유자가 존재하지 않고 다수의 경쟁자가 존재하기 때문에 표준화 기술의 선점을 통하여 우리나라만의 독자적인 경제 안보를 구축할 가능성이 존재함을 확인할 수 있었다.
Abstract
This study analyzed technologies related to artificial intelligence (AI) semiconductors that have become the core of economic security. First, we classified technologies into first, second and third generation, and then measured the localization, concentration, and appropriability of technologies that are representative indicators of the Schumpeterian innovation system. The patent citation analysis on patents filed in the U.S. over the past 20 years reveal the security blocks already formed in the first and second generations and that incumbents existed. As the third generation is in the early stage of technological development, there are no leading technology owners and competitors. Therefore, we confirmed a possibility of creating independent economic security, by engaging in standardization technology.
Keywords:
AI Semiconductor, Economic Security, Localization, Concentration, Appropriability키워드:
AI 반도체, 경제 안보, 현지화, 집중도, 전유 가능성Ⅰ. 서 론
세계화(Globalization)는 수십 년간 세계 경제를 지배하는 힘으로서 작용해 왔다. 아직도 자유무역을 신봉하고 시장실패를 보완하는 방식을 제외하면 국가의 개입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주장에 동의하는 경제학자들이 많다. 이러한 세계 경제의 흐름에 따라서 무역 규모는 끊임없이 확장되었고 기업은 글로벌화되었다. 기업의 글로벌화는 전 세계시장을 단일 시장으로 가정하고 영업활동을 수행하게 되는 것을 말하는데, 결국 기업들은 2개국 이상에서 활동하는 다국적기업 (Multinational Corporation)으로 변모하였다. 이는 세계화를 따른 모양새이지만 현재 기업에 새로운 고민을 안겨주고 있다. 그 이유는 보호무역주의가 다시 등장하면서 세계 경제를 재편하고 있기 때문이다.
2008년 미국의 금융위기는 세계 경제에 지각 변화를 일으켰다.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세계 국제무역량은 급감하였는데, 전년 대비 12% 줄어들었다[1]. 세계 최대 경제 대국이자 교역국인 미국의 무역량 감소는 글로벌 무역량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미국의 수입량은 2조 1,036억 4,100만 달러(2009년)에서 1조 5,596억 2,500만 달러(2010년)로 급감했고, 수출도 1조 2,874억 4,200만 달러에서 1조 560억 4,300만 달러로 감소하였다[1]. 이런 배경 아래에 미국은 무역적자 규모를 줄이기 위해 보호주의 정책을 강화하는 추세이다. 더불어 금융위기 이후 G20 국가들도 1,500개 이상의 보호주의 조치를 도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추세는 트럼프 정부의 등장과 함께 심화하였다. 그동안은 암묵적인 보호조치에 그쳤다고 한다면, 이제는 미국 중국과의 정면 대결을 선포하였고 명시적인 경제 보호조치를 취하였다. 대표적인 사례가 2019년 최첨단 반도체 제조 공정의 핵심 기술인 극자외선 노광공정 (Extreme ultraviolet: 이하 EUV) 장비의 수출 통제이고, 바이든 정부로 바뀐 후에도 이러한 흐름은 달라지지 않아 2022년 그래픽 처리장치(Graphic processing unit: 이하 GPU) 대중 수출 통제를 시행하였다[2]. 미국은 반도체를 안보 자산으로 규정하고 수출 통제, 중국산 수입 금지, 그리고 자국 내 반도체 공장 설립이라는 통합적은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이러한 조치로 인하여 중국의 반도체 기술 개발은 정체상태에 있으며 두 국가의 분쟁은 더욱 심화하고 있다. 그리고 국가의 안보는 과거의 군사적 측면 논의에서 더 나아가 현재는 경제, 기술, 환경, 식량과 에너지 문제까지 포함하는 경제 안보까지 확장되었다[3].
4차 산업혁명의 등장과 함께 반도체가 국가의 지속적인 발전에 필수적인 요소로 등장하면서 미국과 중국의 갈등은 커지고 있다. 지난 2022년 미국이 GPU를 수출 통제 품목으로 지정한 것은 GPU가 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t; 이하 AI) 기술의 핵심이기 때문이다. 단일 코어 기준으로 보면 중앙처리장치(Central processing unit: 이하 CPU)가 GPU보다 뛰어난 성능을 자랑하지만, GPU는 대용량 데이터의 병렬 계산에 효율적이기 때문에 딥러닝, 신경망 기반 학습 등에 더욱 특화된 기능을 갖기 때문에 더욱 핵심적인 반도체 칩으로 자리 잡고 있다[2]. AI 반도체는 제4차 산업뿐만 아니라 군사적 목적에서도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데 인공위성 등으로부터 군사용 목적으로 수집된 이미지를 처리하는데 핵심이고 무인 드론, 무인 전차 등의 자율주행에 기반한 장치에 필수적인 부품이다. 이처럼 호환성이 높은 AI 반도체에 대하여 세계 반도체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은 국가의 안보뿐만 아니라 성장에 있어서도 매우 시급하고 중요한 문제가 되고 있다. 즉, 반도체 기술은 미래 산업에서 그리고 군사 안보 분야에서 기간산업에 속한다고 볼 수 있을 정도로 중요한 산업 기술이다[2]. 언제든지 일반 사용 목적과 군사 목적 사이에서 전용 가능성이 있어서 통제의 대상이 되는 것이다. 따라서 세계 반도체 시장에서 주요 공급자로 자리를 잡고 있으며 국가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 한국으로서는 경제 및 외교·안보 측면에서 기술 자주권의 확보를 위해 현재 반도체 기술뿐만 아니라 기술 혁신을 통해 AI 반도체 분야의 기술 주도권을 확보할 필요성이 있다.
따라서 본 연구는 경제 안보 관점에서 AI 반도체 분야의 기술 발전 방향과 기술 주도권 확보를 위한 기저에 자리한 특허에 관하여 논의하고자 한다. 다음 2장에서는 반도체 산업과 경제 안보에 대하여 살펴보고 AI 반도체 기술이 그중에서 왜 중요한지 기존 문헌들을 살펴본다. 3장에서는 AI 반도체 기술 분석을 위해 필요한 특허 데이터 및 방법론에 대하여 설명하고 다음 4장에서는 분석 결과에 대하여 논의한다. 그리고 마지막 5장 맺음말을 통하여 특허 분석이 시사하는 바는 무엇이며 이 시기에 우리나라는 어떠한 방향으로 나가야 하는지에 대하여 이야기한다.
Ⅱ. 이론적 배경
2-1 경제 안보의 핵심으로 등장한 반도체 산업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미국의 불황이 길어지고 정치적이나 경제적으로 미국의 글로벌 영향력이 감소하면서 세계는 다극화 시대로 변해가고 있다는 의견이 대두되고 있다[4]. 미국의 영향력 감소와 더불어 나타나는 논의는 중국의 경제적 부상이다. 2000년 세계무역기구 가입 이후 중국의 급격한 경제성장은 중국이 미국에 버금가는 강대국으로서 자리매김할 것이라는 의견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미국의 오바마 정부는 미국과 중국 사이의 양자관계의 중요성을 언급하였고, 이러한 미-중 간의 관계는 불가피한 갈등 관계, 책임 있는 이해관계자, 전략적 경쟁자, G2, Chimerica 등으로 다양하게 불린다[5]-[9].
미-중 관계 갈등의 핵심 요소로 등장한 반도체 산업에서 주도권은 1950년대~1970년대 중반의 미국과 그 후의 일본, 그리고 1990년대 초 한국으로 서서히 바뀌어 왔다[10],[11]. 그리고 최근 중국은 칭화유니그룹을 통한 마이크론 테크놀로지에 대한 인수·합병 제안, 웨스턴디지털 및 샌디스크 인수 등 반도체 관련 기업의 인수합병에 집중하고 있으며 철광석보다 많은 반도체를 수입하고 있고 중국과학원은 2004년 이후 세계 곳곳에서 반도체 관련 논문을 최대로 발표하는 등 반도체 굴기로 세계를 놀라게 하고 있다[12]. 더불어 ‘중국 제조 2025’에서도 반도체 산업을 첫 번째 중점산업으로 제시함으로써 중국 정부의 방향을 명확히 제시한 바 있다.
그렇다면 서두에서 말한 것처럼 미국은 반도체 기술의 해외 유출을 막으려고 시도하고 있고 중국은 반도체 기술을 확보하려고 미국과 대치하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디지털 전환(Digital transformation: 이하 DX), 4차 산업혁명(The fourth industrial revolution: 이하 4 IR) 실현에 따른 AI, 빅데이터, 확장 가상 세계, 자율주행차, 디지털 화폐, 블록체인 등 신기술의 발달로 지속적인 성장이 예견된 가운데 미국, 중국을 비롯한 주요국들이 반도체 산업 글로벌 공급망 확보를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기 때문이다[13]. 이렇게 반도체는 지속적인 성장을 위하여 미래 성장 동력으로 주목받으며 각종 디지털 기기 및 서비스에서 필수 불가결한 제품으로 자리매김하였고 최근 몇 년간 코로나로 인하여 차량용 반도체 부족 현상과 중국을 견제하는 미국의 반도체 공급만 강화정책은 반도체 산업에 대한 인식을 변화시켰다[14]. 단순히 ‘산업의 쌀’로 불리던 반도체가 우리가 무심코 사용하던 전자제품 대다수에서 필수 부품으로 사용되고 있어서 그 중요성을 다시 한번 인식하게 된 것이다. 어느 때보다 극심한 미·중 마찰은 신기술의 개발이나 경제활동을 국가안보와 연결해 경제 안보의 문제로 판단하게 했다. 즉, 반도체는 경제 및 국가안보에 연계되는 전략물자로서의 위상을 갖게 된 것이다[14]. 그리고 전 세계 파운드리 1위 업체인 대만의 Taiwan Semiconductor Manufacturing Co. Ltd: 이하 TSMC)가 미국과 긴밀한 관계를 맺고 일본과 제휴를 맺어 연구시설을 일본에 건설하게 되면서 중국의 위기의식을 더욱 부추겼다. 더불어 중국 처지에서는 ‘하나의 중국’이라는 대만 정책에 위협을 주는 미국의 반도체 공급망 재편에 더욱 불만을 가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렇게 반도체 산업을 둘러싼 동아시아의 긴장과 미-중 간의 대치는 삼성전자라는 세계 정상의 반도체 제조 기업을 보유한 우리나라에 위기를 가져오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가 반도체 수입의 31%를 중국, 20%를 대만에 의존하고 있으며 반도체 수출의 43.2%를 중국, 18.3%를 홍콩에 의존하고 있다[13]. 따라서 미-중 관계로 인한 동아시아의 여건 변화가 한국에 막대한 경제적 불이익을 가져올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하고 경제 안보가 다시 한번 강조되는 이유이다.
2-2 혁신성장의 핵심 요소로 대두되는 AI 반도체
AI 반도체를 간단히 정의하면 딥러닝 알고리즘을 효과적으로 시뮬레이션할 수 있게 도와주는 반도체를 말한다[15]. AI 반도체는 크게 1세대, 2세대 및 3세대로 나눌 수 있다. 1세대 반도체는 기존부터 존재하던 반도체로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그래픽카드에 사용되는 GPU를 말한다. 사실 GPU는 AI가 상용화되기 이전부터 존재해왔다. 컴퓨터에서 고화질 게임이나 비디오 시청을 위해서는 그래픽카드가 필수적이었고 이러한 디지털신호를 처리하는데 우수한 성능을 보여왔다. 대표적인 기업은 그래픽카드의 강자인 NVIDIA corporation(이하 NDIVIA)에는 1세대 AI 반도체 분야의 압도적인 선도기업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2세대 반도체는 ASIC, FPGA, DNN 등의 기능을 갖는 AI 전용 반도체를 말한다. 예를 들어, 구글이 개발한 Tensor Processing Unit(이하 TPU)은 NDIVIA보다 전력 소모 대비 10배 이상 우수하다는 주장이 있다[15]. 이러한 신기술의 등장에도 불구하고 NDIVIA가 선도기업의 지위를 잃게 될 것인지는 아직 불확실하다. 그리고 3세대로 분류할 수 있는 반도체는 뉴로모픽(Neuromorphic)으로 대표된다. 뉴로모픽 반도체는 폰노이만 구조의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인간의 두뇌처럼 기능하는 고성능의 반도체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16].
개인 컴퓨터의 대중화, 스마트폰의 등장(2009년 아이폰), 그리고 제4차 산업혁명 (2016년 세계경제포럼 클라우스 슈밥)이라는 개념의 확산은 글로벌 경제에서 지식산업의 원유로 불리는 데이터의 중요성을 더욱 확대했다. 그리고 다양한 전자기기 간에 끊임없이 송수신되는 데이터의 양도 급증하여 빅데이터라는 개념이 등장하게 되었으며 이러한 데이터 처리를 위한 인공지능기술(딥러닝, 머신러닝)도 주목받게 된 것이다. 따라서 현시점에서 이러한 데이터를 처리하는데 가장 효율적으로 동작하는 인공지능 반도체는 미래 산업을 끌어나가는데 필수요소로서 그 중요성을 인정받고 있다. 그리고 당연하게도 AI 반도체 시장이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것으로 기대할 수 있다. 다양한 연구 및 조사기관에서도 연산 처리용 반도체는 2021년 기준 39억 달러~302억 달러의 시장 규모를 예측하였고 아직 상용화 이전 단계인 뉴로모픽 반도체 분야도 2017년 12.3억 달러에서 2023년 42.1억 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17]. AI 반도체를 생산하거나 관련 투자를 진행하고 있는 대표적인 선도기업으로 INTEL, NDIVIA, XILINX, AMD 등의 미국 기업이 선두에 자리를 잡고 있다. 중국은 화웨이, 알리바바, 캄브리콘 테크놀로지사 같은 신흥 기업들이 기술력을 강화하고 있다. 그리고 한국은 삼성전자, SK 하이닉스 등이 메모리 반도체 분야에서 기술력이 높지만, 인공지능 반도체 분야에서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는 기업은 부족한 실정이다. AI 반도체 산업에서는 기술 및 인력 확보를 위한 활발한 인수·합병이 진행되고 있으며 비반도체 기업들이 신규 진입하거나 협업을 통해 산업간 경계가 무너지는 빅블러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17]. 국가 정책 측면에서 볼 때, 한국을 포함하여 미국, 유럽연합, 일본, 중국 등 모든 국가에서 AI 반도체 기술 개발을 위한 법적, 제도적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2-3 AI 반도체 관련 연구의 현황과 한계
AI 반도체의 등장이 그리 오래되지 않았기 때문에 학술적 연구는 일반 반도체 관련 연구에 비하여 그리 많지 않다. 일반 반도체 관련 연구를 보면, [18]의 연구에서는 미국의 특허를 이용하여 중국의 파운드리 기업인 SMIC의 특허를 대만의 TSMC와 삼성전자와 비교하였는데 SMIC의 특허 수는 현저히 부족하였으나 증가율은 월등하였고 기술 혁신성과는 상대적으로 미흡하다는 것을 보였다. 특허를 이용한 분석은 아니지만 [13]의 연구에서는 기업 간 거래 자료를 바탕으로 반도체 공급망 현황에 대한 네트워크 분석을 수행하였는데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은 미국 위주로 편성되어 있고 중국의 영향력은 상대적으로 미약하다는 것을 밝혀냈다. 더불어 [19]는 관세 통관자료를 이용하여 한국 반도체 산업의 수출경쟁력을 분석하였는데, 반도체 경쟁국 대비 소재·부품·장비 가치사슬이 매우 부족하다는 것을 보였다. [20]은 NAND 플래시 메모리에 대하여 한국, 미국, 일본의 출원 특허를 이용한 인용 네트워크 분석을 수행하였고 특허 수에서는 삼성전자가 선도하고 있으며 키옥시아, SK 하이닉스, 웨스턴디지털, 마이크론, 인텔 등이 그 뒤를 잇고 있지만 기술 역량은 미국 기업보다 떨어진다는 것을 발견하였다. 그리고 AI 반도체에 관한 특허 분석 연구는 AI에 관한 연구와 반도체 산업과 관련한 연구가 별도로 존재하는 것에 비하면 [21]이 거의 유일하다. 그들은 슘페테리안 국가혁신체제 개념을 이용하여 세대별 AI 반도체에 대한 기술수명주기를 측정하고 후발자가 AI 반도체 시장에 진입할 때 확고한 선도자가 존재하는 1세대 및 2세대의 AI 반도체 시장과 비교하면 뉴로모픽으로 대표되는 3세대 AI 반도체 시장에 진입하는 것이 더욱 나으리라는 것을 보였다.
본 연구는 미-중 대립과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 재편의 시점에서 AI 반도체 산업에서 경제 안보와 관련하여 어떻게 설명할 수 있는지 혁신의 대표적인 지표인 특허를 통하여 분석한다. 특히 슘페테리안 관점에서 [21]-[23]처럼 혁신지표를 측정하고 이를 통하여 AI 반도체의 세대별 특징을 조사하고 안보 관련 시사점을 제시하고자 한다. 그리고 [21]은 기술수명주기를 이용하여 AI 반도체가 레드오션이나 블루오션이냐를 검증하는 연구이기 때문에 후방인용 시차를 분석하는 데 중점을 둔 데 반하여, 본 연구는 중국의 반도체 굴기와 미국의 반도체 기술의 안보화에 맞서서 어떻게 대비해야 하는지를 고민하기 위하여 자기 인용을 통한 이익 실현 가능성을 나타내는 전유성과 기술 자립화를 통한 성장에 대하여 초점을 맞추었기 때문에 그 방법론의 유사함에도 다른 지표와 다른 연구 목표를 갖는다는데 차이가 있다.
Ⅲ. 자료 및 분석 방법
3-1 특허 자료 추출의 기준
본 연구는 기술 혁신을 가장 잘 나타낼 수 있는 특허를 분석의 자료로 삼는다. 모든 기술이 특허로 출원되는 것은 아니지만, 제품을 통하여 기술을 유추하거나 조사할 수 있고 복제할 수 있는 기술들은 특허를 통하여 보호받아야 하며 이는 경제 안보를 지키는데 중요하다.
우리는 다양한 특허 자료 중 미국의 등록 특허 자료를 이용하였다. AI 반도체 관련 특허 검색은 Derwent Innovation을 기준으로 이루어졌으며 2000년~2021년 중 출원되어 등록된 특허를 기준으로 한다. 또한, 특허 분류를 제한하여, G06N(특정 계산모델 방식의 컴퓨터시스템), G06F(전기에 의한 디지털 데이터 처리), G06K(그래픽 데이터의 판독; 데이터의 표현; 기록 매체; 기록 매체 처리), G06Q(관리용, 상업용, 금융용, 경영용, 감독용 또는 예측용으로 특히 적합한 데이터 처리 시스템 또는 방법), G06T(이미지 데이터 처리 또는 발생, 일반), H04L(디지털 정보의 전송), G10L (음성분석 또는 합성; 음성 인식; 음성 또는 음성 처리; 음성 또는 오디오 부호화 또는 복호화), G16H(헬스케어 인포매틱스), H01L(반도체 장치; 다른 곳에 속하지 않는 전기적 고체 장치), H04N(화상통신), A61B(진단; 수술; 개인 식별), G05B(제어계 또는 조정계 일반), G05D(비전기적 변량의 제어 또는 조정계), B60W(다른 종류 또는 다른 기능의 차량용 부품의 관련 제어), G08B(신호 또는 호출시스템), B25J(메니플레이터), G08G(교통제어시스템), H04M(전화통신), G01N(재료의 화학적 또는 물리적 성질의 검출에 의한 재료의 조사 또는 분석), A63F(카드게임, 보드게임 또는 룰렛게임; 작은 움직이는 물체를 사용하는 실내용 게임; 비디오 게임; 그 밖에 분류되지 않는 게임)에 해당하는 특허만 조사하였다[21].
표 1에 따르면 1세대, 2세대 및 3세대 중 가장 많은 등록 특허를 가진 반도체는 CPU와 GPU로 대변되는 1세대 반도체이다. 1세대는 2012년을 기점으로 점차 증가하기 시작하여 2017년 이후 폭발적인 상승세를 보였고, 2세대는 1세대와 유사하지만 2018년 이후 더욱 큰 폭으로 증가하였다. 3세대는 2010년부터 등장하였고, 역시 2017년을 기점으로 폭발적인 증가세를 보였다.
이렇게 2017~2018년 이후 특허 수가 급증하는 것은 2016년 Klaus Schwab의 제4차 산업혁명 언급과 2016년 3월의 알파고와 이세돌 간의 Google Deep mind Challenge Match 이후 AI에 대한 전 세계적인 관심이 그 배경이 되었다고 추측할 수 있다.
3-2 AI 반도체 세대별 혁신체제 지표의 측정
우리는 [23]에서 제시한 슘페테리안 국가혁신체제 지표 측정에 기반하여 안보와 관련된 혁신지수를 생성하고 이를 AI 반도체 세대 간에 비교한다. 서두에서 얘기한 바에 따르면 경제 안보에는 외부 환경에 휘둘리지 않을 수 있는 기술의 자립화가 중요하다. 이에 기술의 현지화 수준이 중요할 것이고 그 기술로부터 수익을 확보할 수 있는 능력이 확보되어야 하며 또한, 어떤 시장 참여자가 그 수익을 가져가는지가 경제 안보를 확인하는데 중요한 도구가 된다.
우리가 측정할 첫 번째 지표는 지식의 현지화이다. 지식의 현지화는 지식 창출을 측정하기 위하여 인용된 특허의 지리적 위치(즉, 발명자의 국적)를 측정하기 위한 지표이다[22]. 어떤 k라는 특허가 인용한 특허 중 k 특허와 같은 국적의 특허권자에 의해 소유된 특허의 비율을 측정함으로써 지식의 현지화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를 측정하며 식 (1)과 같다[24]. 즉, 특허권자의 국적이 A인 경우에 nkA는 k 특허가 인용한 특허 중에 국적이 A인 특허의 수이고 nk는 k 특허가 인용한 모든 특허의 수이다.
(1) |
두 번째 지표는 기술의 집중도이다. 기술의 집중도로서 정의되는 허핀달-허쉬만 지수(Herfindahl-Hirschman Index: HHI)는 시장집중도를 나타내는 지표로써 시장 내 모든 사업자의 각 시장점유율(%)을 제곱하여 합한 값을 말한다. 이 지수는 시장점유율이 높은 기업일수록 상대적으로 경쟁 과정에서 영향력이 크다는 점을 반영하여 시장점유율이 높을수록 가중치가 높게 부여되도록 계산되는 장점이 있다. 한편, 허핀달-허쉬만 지수의 역수는 이론상 당해 시장 내에 똑같은 규모를 갖는 기업들이 존재한다고 가정할 때 얼마나 많은 기업이 존재할 것인가를 나타내며 그 수효가 많으면 많을수록 그 시장은 더 경쟁적이라는 것을 시사한다. 이를 응용하면 특허발명자(혹은 특허권자)를 사업자로 규정하고 특정 특허 분야의 발명자 집중도를 측정할 수 있으며 이는 소수의 특허권자가 있는지 아니면 경쟁적 상태인지 측정할 수 있고 식 (2)와 같다. 여기서 Nit는 t 년에도 특허권자 i가 보유한 특허 수를 말하며, 는 t 년에도 x 세대 기준으로 등록된 전체 특허 수를 말한다. Ix는 특허권자의 집합을 말한다.
(2) |
마지막 지표는 전유 가능성이다. 전유 가능성은 모방으로부터 혁신을 보호하고 혁신 활동에서 이익을 얻을 가능성을 나타낸다. 전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은 모방으로부터 자신의 혁신 결과나 성과를 타인의 모방으로부터 지키고 금전적 이익을 확보할 수 있는 정도가 높다는 것을 의미하고, 모방으로부터 혁신의 결과를 성공적으로 보호할 수 있는 수단이 존재한다는 것을 의미한다[25]. 반면, 전유 가능성이 작다는 것은 외부효과가 광범위하게 존재하는 경제 환경을 나타낸다[26]. 이러한 전유 가능성의 의미를 생각할 때 특허 데이터는 실제 상업화 또는 재정적 수익과는 관련이 적을 수 있어서 특허 데이터로 전유 가능성 정도를 나타내는 방법은 제한적이다. 일부 연구에서는 적합성의 지표로 자기 인용 비율을 사용한 바 있다[24],[27]. 자기 인용 비율이 소유권의 척도로 사용되는 근거는 후속 특허가 기존 발명의 후속 기술을 반영할 가능성이 높고 이러한 개발이 수익 생성으로 이어지는 통로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사내에서 발생하는 이러한 개발의 비율이 높을수록 최초 발명가가 획득한 이익 일부가 더 커질 것이다[28]. 한편으로 동일한 특허권자에게 속한 특허에 대한 인용은 대부분 혁신가 내부에 내재화된 지식의 이전을 나타내며 다른 한편으로, 다른 사람의 특허에 대한 인용은 확산 및 파급의 개념에 더 가깝다[29]. 따라서 전유 가능성은 식 (3)과 같이 측정할 수 있다. 여기서 SCi는 i 특허가 인용한 자기인용 특허의 수, TCi는 i 특허가 인용한 총특허 수이다.
(3) |
위에서 측정한 기술의 현지화와 그리고 전유 가능성은 모두 시간의 흐름에 따라 감소 또는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21], [23] 및 [30]처럼 연도별 모든 등록 특허에 대한 현지화 및 전유 가능성의 평균값으로 세대별 현지화 및 전유 가능성 값을 나눠준다. 이를 통하여 시간의 추세에 따라 변동하는 추세변동을 잡을 수 있다.
그리고 세대별 혁신지표 값의 평균을 비교하기 위하여 1개의 독립변수와 1개의 종속변수가 존재할 때 적용하는 일원분산분석(Analysis of variance: ANOVA)을 수행한다. 분산분석은 분산의 근원을 밝히고 분할하고 통계적 유의도를 검정하는 방법으로서, 변량분석이라고도 한다[31]. 즉, 두 개 이상의 처리군 간에 평균을 비교하기 위하여 처리군 간 분산과 처리 내 관찰치 간의 분산을 이용하여 분석하는 기법이다[32].
Ⅳ. 분석 결과
4-1 현지화 수준의 증가와 기술의 블록화
그림 1은 최근 20년간의 지식의 상대적 현지화에 대한 수준을 보여주고 있다. 현지화 수준의 추세를 좀 더 수월하게 확인하기 위하여 3년 이동평균을 적용하였다. 상대적 현지화는 전체 특허의 연도별 평균 현지화 값으로 해당 연도의 세대별 현지화 값을 나눠서 추정한다. 세대별로 보면, 20년간의 현지화 수준 평균은 1세대에서 1.34로 가장 높으며 3세대에서 1.30이고 2세대에서 1.14이다. 다만, 3세대를 보면, 다수의 특허가 등록되기 시작한 2018년부터 현지화 수준이 꾸준히 감소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반면, 1세대 반도체의 경우 3세대와 달리 증가하는 추세를 보인다. 그리고 상대적 현지화 수준이 모든 세대에서 1을 넘기고 있다는 것은 이들 특허가 평균적인 특허 기술들에 비하여 높은 현지화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즉, 기업(또는 국가) 관점에서 볼 때 상대적으로 기술의 내재화 수준이 높다는 것이다.
특히, 1세대에서 현지화 수준이 높아지고 있다는 것은 특허 출원시 외국의 기술보다는 자국의 기술을 더욱 많이 참고하고 있다는 것을 나타낸다. 즉, 기술의 내재화 수준이 높아지면서 자국 내에서 기술파급효과가 존재하는 것을 의미한다. [15]이 말한 것처럼 1세대 기술의 경우 이미 GPU를 생산하는 글로벌 대기업이 시장을 지배하고 있어서 기술적인 면에서도 가장 선두에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고 이는 외국 기술에 덜 의존한다는 것을 말한다.
반면 2세대와 3세대에서는 1세대에 비해서 현지화 수준이 하락하는 추세를 나타내고 있는데, 이를 다시 말하면 국외 기술을 참조하는 비율이 증가한다는 것을 말하고 새로 시장에 진입하는 기술(또는 발명자)이 증가하고 있다는 것으로 추측할 수 있다.
[22]는 현지화 수준의 증가는 기업(또는 국가)가 기술 능력(Technological capability)을 축적한다는 것을 말하고 이는 추후 선도기업(또는 선도국)을 추월할 수 있는 동력이 될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그러나 AI 반도체 분야에서는 지배적인 기업이 존재하는 1세대 기술 시장으로 새로운 기업(또는 국가)들이 신규 진입할 동력이 적다. 그리고 기존 지배적인 기업이 존재하는 상황에서 지속해 현지화 수준이 증가한다는 것은 진입장벽이 더욱 강화된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즉, 선발자 추격의 가능성이 작다는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반면, 2세대와 3세대 기술에서는 현지화 수준이 하락하고 있어서 국외 다른 발명가들의 새로운 기술들을 많이 참조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즉, 신규 기술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국외 다른 발명자들의 기술이 요구된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며, 국외 경쟁자가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2세대 기술의 경우 2019년 이후 다시 증가하는 현상을 보이고 있는데 그 변화는 아직 미미하여 추세가 전환되었다고 보기는 어려울 듯하다.
이러한 상대적 지식의 현지화 값이 2000~2021년 중 세대별 평균에 차이가 ANOVA를 통하여 분석해 보면, 반도체 세대에 따라 상대적 현지화에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난다. ANOVA에 따르면, 귀무가설은 H0 : μ1 = μ2 = μ3 이고, 대립가설은 Ha : not all means are equal라고 할 수 있다. 전체 모형 분석에 따르면, F 검정 값이 3.15이고 유의확률이 0.0512이므로 10% 유의수준에서 귀무가설을 기각하고 그룹 간 차이가 있다는 대립가설을 선택할 수 있다. 그룹 간 차이를 비교하기 위하여 [33]-[35]의 검정을 이용한 경우에도 10% 유의수준에서 1세대와 2세대의 차이는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그 외에는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3세대 기술의 경우 그 수가 매우 적고, 최근 특허가 등록되고 있다는 현실을 고려하여 ANOVA 분석을 최근 5년인 2017년~2021년으로 기간을 단축하여 분석하였다. 그러나 표에서 보는 것과 같이 세 그룹 간 평균 상대적 현지화에는 10% 유의수준에서 차이가 있었다. 전체 분석 기간인 20년간과 결과에서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결과에서 보는 것처럼 현지화 수준이 높다는 것은 지식 생성 및 보급의 내재화가 높은 수준이라는 것을 의미하며 이는 외국의 기술에 덜 의존하게 함으로써 다른 분야에 비하여 상대적으로 빠른 추격을 이뤄낼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반면, 현지화 수준이 높은 분야에 새로이 진입하고자 하는 기업이 있다고 한다면 높은 현지화 수준은 지식의 외부 유출이 많지 않은 분야이므로 오히려 진입장벽으로 나타난다. 지식 창출의 현지화 수준이 높다는 것은 경제 안보화될 가능성이 높은 분야이고 낮은 부분은 아직 경제 안보를 걱정할 정도의 기술 자립화 및 독점화를 이루지 못한 분야라고 판단할 수 있다.
4-2 집중도 증가와 기술의 독점화 현상의 확대
그림 2는 최근 20년의 평균 발명자(특허권자)의 집중도를 측정한 것이다. 3세대 기술의 특허가 연속적으로 등장하는 2010년 이후로 주목하면 3세대에서는 빠르게 집중도가 하락하면서 발명자가 다변화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다만, 2세대와 1세대는 2014년 기점으로 급격히 상승하면서 오히려 집중도가 증가하고 있어 발명이 일부에서만 이루어지고 있다. 그리고 그림 3의 발명자 집중도를 최근 20년, 10년, 그리고 5년의 평균값을 비교하여 살펴보자. 1세대는 0.19에서 0.38로 2배 증가, 2세대는 0.25에서 0.39로 증가, 그리고 3세대는 0.41에서 0.24로 급격히 감소하였다. 3세대 특허가 연간 10개 이상이 등록되는 시점은 2013년 이후를 보면 발명의 집중도는 0.24로 최근 5년과 차이가 없다. 이는 여전히 주도적인 기술을 가진 발명자가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사실은 시장에서도 3세대 기술이 상용화된 제품이 나오지 않다는 것으로 증명된다. 각국의 뉴로모픽 반도체에 관한 연구도 2013년부터 본격적인 국가 정책 수립에 나서는 등 아직 기술 개발 초기 단계로 나타난다[36]. 즉, 다수의 기업(또는 학교, 발명가)이 연구에 참여하고 있다는 것을 확인시켜주는 결과이다.
다음 표 3은 발명자의 상대적 집중도 값이 2000~2021년 중 세대별 평균에 차이가 ANOVA를 시행한 결과이다. 세대별로 발명자의 집중도에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난다. ANOVA에 따르면, 귀무가설은 H0 : μ1 = μ2 = μ3 이고, 대립가설은 Ha : not all means are equal라고 할 수 있다. 전체 모형 분석에 따르면, F 검정 값이 4.15이고 유의확률이 0.0213이므로 5% 유의수준에서 귀무가설을 기각하고 그룹 간 차이가 있다는 대립가설을 선택한다. 그룹 간 차이를 비교하기 위하여 Bonferroni correction, Scheffe correction, Sidak correction의 검정을 이용한 경우에도 5% 유의수준에서 1세대와 3세대 간에 차이는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1세대와 2세대, 그리고 2세대와 3세대 간의 비교에서는 그룹 간 평균 차이가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았다.
즉, 정리하면 1세대와 2세대는 지난 20년 전부터 다양한 발명 주체가 참여해 오다가 2014년을 기점으로 특정 발명가가 기술을 점점 독점해 가고 있다는 것이다. 그에 비하면 3세대는 독점적 지배자는 존재하지 않고 유사한 수준의 집중도를 기술 등장 시기부터 기술 개발이 활발해지고 있는 지금까지 이어오고 있다. 이러한 집중도 지표를 앞서 추정한 지식 창출의 현지화와 결합해서 본다면, 우리는 현지화 수준이 올라가고 있는 1세대와 2세대 기술에서 집중도도 증가하고 있다는 것을 확인하였다. 따라서 기술의 독점화가 점점 심해지고 있으며 시장에서도 지배적인 소수의 기업이 존재할 것임을 추측할 수 있다. 지식 창출의 현지화 지표와 마찬가지로 경제 안보가 강화되고 있다는 유의미한 지표임을 확인할 수 있다.
4-3 전유 가능성의 증가와 기술 표준화 취약성
그림 4는 최근 20년의 평균 상대적 전유 가능성을 나타낸 것이다. 1세대의 전유 가능성이 꾸준히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고, 2세대는 잠시 증가하다가 다시 감소하여 일정 구간에서 정체되어 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3세대는 등장 시기부터 가장 높은 수준에 있다. 그리고 그림 5에서 1세대는 최근 20년의 0.78에서 최근 5년 1.29로 올랐고, 3세대는 1.09에서 1.90, 그리고 2세대는 0.75에서 0.63으로 일부 감소하였다. 3세대 반도체의 급격한 상승추세가 돋보이고 있는 것이 가장 눈에 띈다.
다음 표 4는 전유 가능성이 2000~2021년 중 세대별 평균에 차이가 ANOVA를 시행한 결과이다. 세대별로 발명자의 집중도에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난다. ANOVA에 따르면, 귀무가설은 H0 : μ1 = μ2 = μ3이고, 대립가설은 Ha : not all means are equal라고 할 수 있다. 전체 모형 분석에 따르면, F 검정 값이 1.21에 그치고 있어서 유의확률이 0.3054로 10% 유의수준에서도 귀무가설을 기각하지 못한다. 따라서 세 그룹 간에 차이가 있다고 말하기 어렵다.
그리고 그룹 간 차이를 비교하기 위한 Bonferroni correction, Scheffe correction, Sidak correction의 검정에서도 모든 그룹 간에 통계적으로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3세대 기술의 경우 그 수가 매우 적고, 최근 등록되고 있다는 현실을 고려하여 위 분석을 최근 5년인 2017년~2021년 제한하였다. 그러면 세 그룹 간 평균 전유 가능성에 통계적으로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대별 평균값은 1세대에서 1.29, 2세대에서 0.63 그리고 3세대에서 1.90이었다. 세 그룹값 비교에서 F 검정 값은 11.18로 유의확률이 0.0018이고 1% 유의수준에서 귀무가설을 기각하고 대립가설을 선택함으로써 최근 5년 사이에 세 그룹 간에 전유 가능성은 차이가 있는 것으로 변하였다. 그룹 간 개별 비교를 보면 1세대와 2세대 간에는 10% 유의수준에서 차이가 있었으며, 2세대와 3세대 간에는 1% 유의수준에서 차이가 있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전유 가능성은 사실상 자기 인용 비율을 나타내며 1세대와 3세대는 꾸준히 증가하는 모양새를 나타내고 있으나 2세대만 소폭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세대는 세 그룹 중에서 가장 지배적인 발명자(또는 사업자)가 존재하는 세대로서 CPU는 AMD와 INTEL 그리고 GPU는 NDIVIA 등이 선두 주자이다.
따라서 1세대의 기술에서 본인들의 기술을 인용하는 비율의 증가는 타당한데, 기술경쟁력이 유사한 발명자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2세대는 오히려 자기 인용 비율이 감소하고 있는데, 다양한 AI 알고리즘을 ASIC 반도체에 탑재하고, CPU, GPU 등을 모두 포함하는 등 다양한 기업의 기술 개발이 활발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현상은 자기 기술 개발에만 힘써서 상용화를 위한 기술의 표준화에 취약함을 나타낼 수 있는 단점도 있다.
Ⅴ. 결 론
2016년 다보스포럼에서 클라우스 슈밥의 제4차 산업혁명 언급, 2009년 암호화폐(비트코인)의 등장, 2019년 코로나 발병, 2000년대 이후 중국의 지속적인 성장에 따라 누적되어 온 미국의 정치적·경제적 부담은 세계 반도체 시장에 격변을 일으키고 있다. 2021년~2022년 사이에 벌어진 자동차 반도체 공급난으로 인하여 자동차 생산 및 출고에 막대한 지장을 초래한 바 있으며, 미국이 도입한 반도체법(CHIPS Act of 2022)은 미국의 반도체 기술 내재화를 위한 본격적인 시동을 알린다. 즉, 반도체 산업이 군사 안보를 넘어선 경제안보로서 작동하기 시작한 것이다. 그중에서 AI 반도체는 “학습·추론 등 AI 서비스 구현에 필요한 대규모 연산을 높은 성능과 전력효율로 실행하는 반도체”로 AI의 핵심 두뇌로 알려져 있다[37]. 이러한 AI 반도체는 병렬방식으로 작동하기 때문에 빅데이터 처리와 딥러닝 같은 미래 산업에 사용되는 기술에 특화되어 있다. 또한, 레이더, 카메라 등 비정형의 신호를 처리하는데 효율적이기 때문에 군사적인 목적으로 핵심 자산으로 평가받는다.
AI 반도체 시장은 CPU 및 GPU로 대두되는 1세대, FPGA, ASIC, DNN 및 신경망 기술의 2세대와 뉴로모픽 기술로 등장한 3세대로 구분된다. 1세대는 대표적인 반도체 기업인 NVIDIA, AMD, INTEL 등이 선점하고 있다면 2세대는 1세대 선도기업을 포함하여 퀄컴, 구글, MICROSOFT, IBM, 화웨이, 애플, 삼성전자, 테슬라 등 다양한 업체가 경쟁하고 있다. 그리고 아직 상용화 전 단계인 3세대는 INTEL, 퀄컴, IBM 등이 초기 시장에서 나타나고 있으나 어떤 기업의 기술이 표준화되어 있고 시장을 지배하고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우리나라에서는 삼성전자, SK텔레콤, SK 하이닉스, 네패스, 넥셀, ETRI 및 7개 대학 연합체 등이 주도하고 있다. 이처럼 AI 반도체 분야에서 1세대에서 3세대로 나아갈수록 경쟁자의 수가 증가하고 있다는 것은 반도체 분야의 후발자에게는 큰 기회가 될 수 있다. 경제 안보가 강화되어 가는 글로벌 추세에서 선발자가 확고한 1세대와 2세대에 비하여 3세대는 우리가 선발자의 자리를 차지할 수 있고 우리의 경제 안보를 강화할 수 분야로서 주목해야 한다.
AI 반도체 분야의 경제 안보 수준을 평가하기 위해서 미국특허데이터를 기반으로 특허 인용 분석을 통해 기술력을 점검해 보면, 지식 창출의 현지화는 1세대와 2세대는 지속해 강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기술의 국외 파급효과가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발명자의 집중도를 보면, 3세대는 상대적으로 집중도가 낮은 편이지만 1세대와 2세대에서는 집중도가 점점 강해지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그리고 기술의 전유 가능성은 1세대에서는 독점적 공급자가 존재하기 때문에 지속적인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고 2세대는 다수의 경쟁자가 엎치락뒤치락하기 때문에 다소 감소 및 정체되고 있다. 그러나 3세대에서는 기술 진입 초기부터 자기 기술 인용도가 극히 높아서 선발자도 없으며 표준 기술도 확보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종합하면 1세대와 2세대에서 기술 및 경제 안보가 강화되고 있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면 3세대에서는 아직 장벽이 강하지 않아 후발자의 진입이 자유롭고 우수한 기술이 있다면 오히려 선발자로 전환될 가능성이 열려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WTO로 대표되는 자유무역의 시대가 저물고 있고 세계에서는 군사 안보, 경제 안보, 그리고 기술 안보까지 안보라는 가치가 강조되는 보호무역주의의 시대로 회귀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실패 이후 바이든의 당선은 자유무역이 확대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기대하게 하였으나 미국의 정책 기조는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이는 경제 부문에서 진보 또는 보수의 문제가 아니라 글로벌 경제 사회의 냉엄함이 드러나고 있다는 것을 말한다. 자국의 실리를 추구하는 것이 성장, 복지, 및 안보에 더욱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경제 안보의 대표적 분야로 떠오른 반도체 산업에서 삼성전자 및 SK 하이닉스의 기업성과가 국가의 경제력을 뒷받침하고 있는 우리나라가 나아갈 방향은 확실하다. 우리나라는 반도체 생산에 있어서 이미 세계적인 기술 수준에 있고 다양한 정보통신 기기를 사용할 만한 디지털 수용 능력을 갖추는 국민이 있다. 이러한 자산을 활용한다면 이미 진입하기 늦은 AI 반도체의 1세대 분야는 건너뛰더라도 2세대와 3세대에 집중해야 할 시점이다. 특히 3세대 뉴로모픽 AI 반도체 기술에 정부, 기업이나 연구자들이 집중하고 전략적 투자를 아끼지 않는 것이 향후 글로벌 시장에서 우리나라의 위상을 보여주는 지표로써 나타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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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소개
2007년:서울대학교 대학원 (공학박사)
2007년~2014년: 삼성전자 책임연구원 및 Project Leader
2015년~현 재: 특허청 특허심사총괄과 공업사무관
※관심분야:특허분석, 특허법제, 산업과 특허, 경제안보
2006년:서울시립대학교 대학원 (경제학석사)
2010년:University of Nebraska 대학원 (경제학석사)
2018년:서울대학교 대학원 (경제학박사-응용미시계량)
2018년~2019년: 연세대학교 바른ICT연구소
2019년~2020년: 서울대학교 대학혁신센터
2021년~현 재: 인하대학교 법학연구소 책임연구원
※관심분야:혁신, R&D, 특허,
2002년:서울대학교 대학원 (경제학석사)
2014년:서울대학교 대학원 (경제학박사-기술경제학)
2012년~2014년: ㈜보고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
2013년~2014년: 기술보증기금(기보) 자문위원
2014년~현 재: 상명대학교 글로벌경영학과 교수
※관심분야:기술경제, 산업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