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PS 기반의 모바일 증강현실을 활용한 디지털 복원 연구 :서소문역사공원을 중심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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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
과거 서소문 일대는 역사적 순간들을 겪었던 장소였고 현재는 역사를 기념하는 공간으로 변화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조선시대의 서소문 밖 네거리는 죄인들을 처형하는 처형장이였고, 많은 천주교 신자들이 순교의 피를 흘린 장소이다. 그리고 기념비적 관점에서 순교자들을 기리기 위하여 서소문공원이 건립되었다. 본 논문에서는 역사성을 지닌 서소문 공원에서 시민들과 상호작용 할 수 있는 모바일 기반의 증강현실(Mobile based Augmented Reality) 작품에 대해 연구한다. 구현한 작품의 방식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시민들이 서소문 공원에서 성당 건축물을 증강하는 것과 GPS 기반으로 제공되는 특정한 위치에서 가톨릭 조각상의 불완전한 조각들을 발견하고, 모바일 화면을 터치하여 조각상으로 완성 시키는 작품이다. 서소문 공원을 방문한 시민들이 모바일 증강현실을 통하여 수용자적 관점을 벗어나 직접 상호작용 함으로써 역사적 공간을 더 깊게 이해한다. 또한 모바일 증강현실을 기반으로 한 디지털 복원 연구로써 과거 서소문 밖 네거리의 재해석, 재생산, 재전유되는 과정에 대해 연구한다.
Abstract
In the past, the Seosomun area had experienced historical moments, and is now transforming into a space to commemorate its history. Specifically, the four-way street outside Seosomun Gate in the Joseon Dynasty was the execution site where criminals were executed, and many Catholics shed their blood of martyrdom. Seosomun Park was built to commemorate the martyrs from the monumental point of view. This paper studies mobile based Augmented Reality works that can interact with citizens in Seosomun Park having historical significance. There are two main ways to implement the works. Citizens can augment a cathedral building in Seosomun Park, and discover incomplete pieces of a Catholic statue at a specific location provided based on GPS, and complete the work by touching the mobile screen. Citizens who visit Seosomun Park gain a deeper understanding of the historical space through direct interactions based on the mobile augmented reality beyond the visitor’s perspective. In addition, re-interpretation, re-production, and re-appropriation of the four-way intersection outside Seosomun are studied with the digital restoration research based on the mobile augmented reality.
Keywords:
Digital Restoration, Digital Heritage, Digital Archiving, GPS based Augmented Reality, Seosomun키워드:
디지털 복원, 디지털 유산, 디지털 아카이빙, GPS 기반 증강현실, 서소문Ⅰ. 서 론
증강현실(Augmented Reality)은 현실 세계에 가상 물체를 겹쳐서 보여주는 기술을 활용해 현실과 가상 환경을 결합한 환경 속에서 상호작용하는 것을 의미한다[1]. 최근 문화재의 보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3D Scanning, AR/VR 기술을 사용하여 손상된 문화재를 디지털로 복원시키는 작업이 증가하고 있다.
본 연구에서는 조선시대 박해당한 천주교인들을 기리기 위한 장소인 서소문 밖 네거리가 지닌 장소의 의미를 디지털 복원한다. 옛 터였던 서소문 밖 네거리는 현재 서소문 공원으로 조성되어 기념적 공간으로 탄생 되었고, 증강현실을 기반으로 서소문 공원에서 과거의 역사를 증강현실을 통하여 3D 복원하고, 사용자와 인터랙션 할 수 있는 어플리케이션을 설계 및 구현한다.
1-1 연구의 배경 및 목적
서소문역사공원의 증강현실을 통한 현대적 재조명은 단순히 기존 박물관 개념의 역사적 사료 전시의 시대적 박제화를 넘어서는 새로운 개념의 첨단 전시 문화를 지향할 뿐 아니라, 200여년 전 시대적 상황에 의해 순교한 한국 가톨릭 순교자들의 신원의 ‘복원’을 화해(reconciliation)라는 키워드로 현대적 승화를 꾀하려 하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아울러 본 논문에서 지향하는 또 다른 한 측면으로서는 앞서 언급한 ‘복원’은 단순히 시대적 복원을 의미하는 것이 아닌, 당대에는 ‘처형자’라는 신원이 어떻게 시대의 흐름을 지나 ‘순교자’라는 신원으로의 완벽한 복원이 이뤄져 왔는지에 대해 문화 인류학적인 고찰을 시도해 볼 것이다. 그리하여 어떻게 첨단 기술과 역사문화가 만날 수 있는지에 대한 융합적 고찰을 시도하는 연구를 목적으로 본 논문은 구성되었다.
따라서, 본 연구의 목적은 증강현실의 사용 면에서 엔터테인먼트의 영역에 다소 경도되어 있었던 측면을 역사 인문 고찰이라는 시대적 융합의 틀로서 그 외연을 확장함으로써 과거 역사의 흔적이 ‘디지털 복원’의 과정을 통해 현재를 살고있는 현대인들에게 어떻게 당대의 가톨릭 신앙인들이 가졌던 신념을 처형이라는 박해에서 존중과 기림의 역사로 ‘시원 복원(Re-identificational Restoration)’이 이루어지게 되었는지를 탐구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1-2 연구의 방법 및 내용
디지털 문화유산 자원과 콘텐츠는 여러 기술과 매체를 통해 대중들 혹은 전문가들에게 보급된다. 많은 박물관들과 유적지에서는 디지털화한 컬렉션을 대중들에게 제공하고 보다 효과적으로 해석 정보를 전달하기 위해 기술과 시스템을 도입하여 서비스하고 있다. 특히 관람객이 참여 가능한 인터랙티브 콘텐츠는 경험을 증진하여 교육 효과를 높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까지의 센서 기술의 발전과 다양한 입출력 기기의 개발은 인터랙티브 3차원 가상유산 콘텐츠를 맥락에 따라 보다 다양한 형태로 구축할 수 있게 했다. 가상현실 기반의 콘텐츠는 현존하지 않는 유적지의 과거 모습을 시각적으로 재현하는 것뿐만 아니라 그곳에 존재한다는 느낌을 주면서 콘텐츠와 관람객에 적합한 상호작용 방식을 제공해야 한다[2].
따라서 본 논문에서 연구하는 목적은 증강현실을 통해 역사적 현장에서 구현된 디지털 복원이 단순히 당대의 역사를 이미지로 재현하려는 방식이었던 기존의 ‘상상 복원도’ 방식을 지양하고, 서소문 공원을 방문하는 관람객들이 증강현실로 구현된 역사적 장소성에 새로운 성찰의 인문적 이해도를 갖도록 견인하는 이른바, ‘융합적 콘텐츠’로 기능할 수 있도록 한다.
Ⅱ. 선행 연구 사례
그림 1은 베를린 장벽의 3D 모델과 1940년부터 2008년까지의 이미지를 증강하는 형태로 역사적인 사진을 현실과 겹쳐서 보여주는 형태이다. 하지만 증강할 수 있는 사물이 제한적이고, 사용자와의 상호작용이 없다는 한계점을 지닌다.
문화재청은 세계유산을 중심으로 디지털 원형데이터를 구축하고 있으며, 3D 형태로 체험이 가능한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 그림 2는 현재 황룡사 중문지의 모습이다. 사용자가 황룡사 중문지에서 모바일 기기를 통해 복원된 황룡사 중문 모습을 실감할 수 있다. 황룡사 중문지의 모습을 증강시킨 AR의 경우 사용자가 터치하면 증강되거나, 정보를 확인하는 일방향적인 상호작용은 하고 있으나 계속해서 반응이 오가는 쌍방향 상호작용은 하지 못하고 있다. 본 논문에서 제시하는 서소문 AR 어플리케이션은 사용자가 서소문공원에서 숨겨진 조각들을 찾고, 모바일 터치를 통하여 흩어진 조각들이 한 개씩 차례대로 움직이며 모여든다. 결국 사용자의 인터랙션에 따라 흩어진 조각들이 조각상으로 완성되는 쌍방향 상호작용을 하고 있다는 점에서 황룡사 중문 AR과 차이점을 두고 있다.
문화재청, 우미건설, 제일기획, 서울시는 디지털기술로 문화재 복원 및 재현 사업의 일환으로 1915년 일제강점기에 사라진 돈의문을 VR, AR(가상현실, 증강현실) 기술을 활용 복원하고 모바일 어플리케이션을 통한 체험형 콘텐츠를 개발하였다[5]. 정동사거리에서 모바일 어플리케이션을 설치 후 실행하면 과거 돈의문의 증강하여 감상한다. 그러나 돈의문을 복원한 증강현실에서도 사용자가 증강된 모습을 경험하는 것에 한계를 두고 있으며 사용자가 모바일을 통한 지속적 상호작용은 불가능하다는 한계를 갖는다.
본 논문에서 구현한 서소문 증강현실은 사용자와의 지속적인 상호작용을 통하여 3차원 모델을 완성하고 증강한다. 서소문 공원에 있는 곳곳의 조각들을 복원함으로써 사용자의 인터랙션을 유도할 수 있으며, 앞서 살펴본 선행연구와는 다르게 사용자의 참여를 통하여 증강현실이 완성된다는 차별점을 지니고 있다.
Ⅲ. 본론
현재 서소문 공원이라 불리는 곳은 과거 “서소문 밖 네거리”라고 불렸다. 서소문 밖은 조선시대 400여년 동안 국가의 처형장으로 쓰였으며 한국 최대의 순교성지이다.
일찍이 남소문(일명 광희문)과 더불어, 서울 도성 내에서 장례를 지낼 때 시체를 문 밖으로 내갈 수 있는 송장의 출입구로 지정되어 스산한 기능을 담당했던 서소문이 천주교도들의 순교를 위한 통로로 이용되기 시작한 것은 “신유 대박해(1801년)때 이 땅의 최초의 영세자 이승훈(베드로)을 비롯하여 정약종, 최장현, 강완숙 등 초기 교회 대표적인 평신도 지도자들이 순교의 피를 흘림으로써 시작되었다[6].
1984년 5월 순교성인 103위 시성식이 서울 여의도 광장에서 이루어졌는데 이것이 의미하는 것은 다음과 같다. 서소문 밖 성지는 한국 천주교회의 103위 성인 가운데 44위 성인이 탄생된 한국 최대의 성지로 인정된 것이다. 이로써 “서소문 밖”은 순교자들의 행적과 역사를 다시금 알리게 되었고 서소문 밖 순교성지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
2019년 지상의 서소문공원과 지하의 서소문성지 역사박물관을 개관했다. 현재 공원과 박물관은 과거의 희생당한 사람을 기리는 추모의 장소로써 일반 시민들에게 공개되었다.
본 논문에서는 조선시대 서소문 밖 네거리라 불리던 역사적 공간을 복원하고, 현재 공원을 찾아오는 시민들에게 직접 참여하여 완성되는 인터랙티브 증강현실 콘텐츠를 구현한다.
3-1 작품 개요
본 논문에서 지향하는 연구의 중점 사안은 단순한 게임적인 요소로써 흥미 유발을 하는데 사용되는 증강현실 기술을 디지털 복원으로 확장하고 있다. 첨단 기술 문명의 시대에서 재조명해보는 과거의 역사 안에서 단순히 엔터테인먼트 적인 요소를 넘어서 사회 인류 문화적인 정통적 인문 분야의 연구과제가 첨단기술과 만나 어떻게 그 텍스트가 확장되는지를 실험해보고 연구하는 목적을 지니고 있다. 여기에서 말하는 사회 인류 문화적 접근이라 함은, 앞선 설명에서 본 논문이 주요한 실험 장소로 채택한 서소문 역사공원이라는 지리적 특수성으로 함축 요약된다고 볼 수 있다, 한국사 안에서 서소문 밖 네거리는 이른바, ‘처형의 장소’ 혹은 ‘치욕의 공간(Disgraceful Site)’이었다. 하지만, 역사를 지나오면서 당대의 문명의 충돌(서양과 우리 나라의 전통 사이의 긴장)이 근대화를 경유하여 현대화를 겪어온 우리나라의 발전 상황과 맞물려 이 긴장의 역사가 해소되고 오히려 당대의 치욕의 공간이 기림의 공간으로 바뀌는 과정에서 AR 기술이 이 변화의 지점에 유의미한 인류 문화사적인 이해의 폭을 넓혀주는 역사 인식의 확장으로써의 기능을 통해 인문 사회 및 공학과의 융합적 연구 목표가 될 수 있는 가설 가운데 본 연구가 진행되었다.
3-2 작품의 기술적 계획
본 논문에서 구현한 GPS 기반의 증강현실 작품은 두 개의 구조로 나뉜다. 사용자가 모바일을 터치하여 성당을 증강시키는 것과 다른 하나는 서소문공원 내 가상의 숨겨진 여러개의 오브젝트를 사용자가 찾아서 모바일에서 증강된 흩어진 오브젝트를 터치하여 하나의 오브젝트로 완성시킨다.
프로그램의 UI 구조는 그림 3과 같이 이루어진다. 짓기와 복원하기 두 개의 메뉴로 나뉘어져 있고, 오른쪽 상단에는 Pic 버튼이 위치한다. 짓기 메뉴를 선택할 경우 약현성당과 외국의 성당을 선택하여 증강시킬 수 있다. 약현성당은 서소문 밖 네거리가 보이는 위치에 있으며, 우리나라 최초의 서양식 건축물이라는 의의를 지닌다.
3-3 시스템 구현
본 논문을 위해 제작된 증강현실 작품은 짓기와 복원하기 총 2개의 시스템으로 나뉜다. 각각의 시스템 구성도는 그림 7, 그림 8과 같다.
본 논문에서의 증강현실은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2개의 실행방식으로 나뉘어 사용자와 인터랙션 할 수 있다. 첫째, ‘짓기와 복원하기’ 메뉴 중 사용자가 ‘짓기’ 메뉴를 선택하여 모바일을 터치했을 때 여러 개의 성당을 선택할 수 있다. 본 논문에서는 약현성당을 선택하여 원하는 위치에 증강하여 복원시키는 과정을 연구한다. 둘째, ‘짓기와 복원하기’ 메뉴 중 사용자가 어플리케이션의 ‘복원하기’ 메뉴를 선택했을 때 서소문 공원 내 특정한 위치에 가면 숨겨진 오브젝트를 모바일로 볼 수 있다. 이 때, 사용자에게 [그림 9]와 같이 숨겨진 오브젝트 사이의 거리와 방향을 계속해서 제공한다. 사용자는 서소문 공원 곳곳을 다니며 숨겨진 오브젝트를 찾는다. 사용자가 모바일을 터치할 때마다 흩어져 있는 조각들이 지정된 평면 위로 모여서 완성된 서소문의 옛 모습, 현양탑, 그리고 조각상의 3D 모델링을 복원하여 증강 시킬 수 있다.
짓기와 복원하기 메뉴를 통하여 증강시킨 약현 성당과 서소문의 옛 모습은 모바일에 저장할 수 있도록 모바일 오른쪽 상단에 Pic 버튼을 제공한다. 사용자가 원하는 위치에 오브젝트를 증강시킨 후 Pic 버튼을 터치하면 이미지 형태로 사진첩에 저장된다.
본 논문에서 구현한 시스템은 유니티(Unity)를 사용하여 구현하였는데 유니티는 2D, 3D 게임 엔진이다. 유니티 안에서 AR을 구현하기 위하여 AR Foundation 프레임워크를 사용했다. Arfoundation은 증강 현실 플랫폼으로 작업할 수 있는데 ARKit과 ARCore 등의 폴랫폼 별 기능을 지원한다. 평면 감지를(Plane detection)하고, GPS를 이용하여 감지된 평면에 특정 물체를 증강시킨다. 특정 물체를 증강하기 위해서는 핸드폰에 있는 GPS정보를 미리 받아오고, 준비된 가상의 물체를 증강 시키게 된다. 이 기능을 구현하기 위하여 AR+GPS Location 에셋을 사용했는데 이 에셋은 Unity내에서 증강현실을 이용하는 GPS연계를 통해 실제 현실의 지리적 위치에 3D객체를 배치하게 한다.
사용자가 모바일을 터치하여 원래의 모습으로 복원하는 시스템의 구현은 다음과 같다. 조각난 3D 오브젝트에 물리적 속성을 부여하고, 바닥에 흩어지게 만든다. 사용자가 모바일을 터치할 때 마다 원래의 위치로 돌아가게 한다. 모든 조각들이 제자리로 돌아가면 복원된 조각상이 나타난다.
3-4 3D 이미지로의 복원
서소문공원과 약현성당에 있는 기념비는 종교적으로 고증된 것이기 때문에 어플리케이션을 구현하는 자료로 사용할 수 있다. 이런 자료를 바탕으로 과거의 박해 당하던 모습을 3D로 형상화한다. 본 논문에서 3D로 형상화하려는 의미는 단순한 역사적 고증을 뛰어넘는 이른바, 물리적 복구(Physical Restoration)로서의 의미보다도 오랜 시간이 지난 이후, 현대의 첨단기술로 재현한 당대의 역사적 장소성에서 드러나는 새로운 신원의 복원(Re-idenficational Restoration)이라고 할 수 있다. 여기에서 신원의 복원이라함은 당대의 완전한 소외된 계층이었던 천주교인들이 처형자의 신원에서 순교자로서의 신원의 재정립(reidenfication)이 가져온 사회적 아이러니라고 할 수 있다. 당시 조선 후기 사회에서 외세와 신문물이라는 파고를 온전히 위협으로만 감지했던 당시 지배권력들은 무의식적인 두려움으로 원천 봉쇄하는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맞닥뜨렸던 문명의 충돌이 바로 순교의 역사였던 것이다. 당시는 처형의 장소였던 본 논문의 주요 복원 장소인 서소문 일대는 이른바, ‘치욕의 장소(disgraceful site)’였던 반면 시대의 변천 과정을 통해 이제 이 장소는 순교자들의 신념이 표현된 ‘영광의 장소(honorable site)’로 그 신원이 바뀌게 되었다. 아울러, 형장의 이슬로 사라진 치욕의 장소의 주체들, 곧 처형의 역사는 시대를 거듭해 순교의 시간으로 흡수되고 재해석된 것이다. 본 논문이 지향하는 바는 바로 첨단 AR 기술 및 3D 모델링 작업을 통해 구현한 장소성으로서의 서소문 일대의 복원 과정이 단순한 물리적 혹은 역사적 고증을 뛰어넘어 AR 및 3D 기술을 통해 이 현장을 체험하는 사용자들로 하여금 당대의 순교의 흔적들을 간접 경험하면서 사용자 내면에 흐르는 역사적 감수성을 통해 처형의 역사가 영광의 순교의 역사로 전환되어 복원되는 시뮬레이션의 현장 한 가운데서 기술과 역사가 교접하는 이음새에 ‘복원(Restoration)’이라는 인문적 키워드가 자리하고 있음을 스스로 경험토록 하는 것이 그 목적의 주요한 한 축일 것이다. 따라서 본 논문은 기술적 현란함을 지양하고 오히려 복원이라는 키워드에 집중하며 이 복원이 물리적 복원뿐 아니라 사용자 스스로 성찰적 고증을 통해 인문학적인 시대 고찰을 해 볼 수 있다는데 본 논문의 큰 의의가 있다.
3-5 최종 구현
본 논문에서는 과거 서소문 밖 네거리를 3D로 복원하고, 현재 서소문역사공원을 찾는 시민들에게 복원된 현장을 보여주기 위해 GPS 기반의 증강현실 작품을 구현했다. 과거 서소문 밖 네거리는 순교자들이 처참하게 처형당한 장소였고, 처형당한 순교자들을 기리기 위하여 순교자 현양탑이 1999년 세워졌으며 2019년에는 서소문성지역사박물관이 세워졌다. 현재 지상 공원은 시민들에게 개방되어 전시를 관람하러 오는 시민들뿐만 아니라 산책, 휴식을 하러 오는 장소이다. 본 논문에서 구현한 작품은 과거의 역사를 디지털 작품으로 복원하여 현재 서소문 공원을 찾는 시민들에게 AR 형태로 제공한다. 현재까지 서소문 일대를 추모하기 위한 것은 현양탑, 서소문성지역사박물관 등 물리적인 장소로만 제공되고 있다. 그러나 작품에서 구현한 것은 물리적 공간에서 벗어나 사용자들이 모바일로 향유하고 즐길 수 있는 증강현실로 제공되는 디지털 작품이다. 이는 서소문 지역이 지닌 역사성과 더불어 장소성의 의미를 쉽게 전달하고, 시민들이 직접 참여하여 상호작용할 수 있는 증강현실 작품을 제공함으로써 복원된 과거를 더욱 실감있게 전달한다. 또한 증강현실이 과거의 역사를 복원하고 아카이빙 할 수 있는 디지털 문화유산 복원 및 기록으로써의 확장성을 기대할 수 있다.
3-6 사용자 평가 실험
증강현실 모바일 어플리케이션을 대상으로 하는 연구인 AR ‘3UX’ 평가원칙은[7] Nathan Shedroff[8]와 Challis Hodge가 제시한 UX 요소를 근거로 하여 UX 평가 원칙을 제안한다. AR ‘3UX’ 평가원칙에서는 모바일 증강현실에 대한 경험을 감각적 경험(Interface), 조작적 경험(Interaction), 탐색적 경험(Information)으로 정의하고 있다[9]. 감각적 경험은 사용자의 감각을 통해 경험하게 되는 요소, 조작적 경험은 사용자가 제품의 기능을 조작하는데 있어 발생하는 경험, 탐색적 경험은 사용자가 객체의 정보 탐색 경험을 의미한다. 본 연구에서는 서소문 증강현실 어플리케이션을 사용함으로써 사용자가 감각적 경험, 조작적 경험, 탐색적 경험의 평가 항목을 구성하여 실험 결과를 도출한다.
평가는 본 논문에서 구현한 서소문 증강현실 어플리케이션을 사용한 30대~50대 남 6인, 여 4인 총 10인을 대상으로 이루어졌다. 평가의 총 설문 문항은 9문항이며, 1점~5점까지 구간을 나누어 사용자 평가 점수를 측정하였다.
사용자 평가 결과에 따르면 인터페이스 항목 중에서는 인터페이스 직관성 항목 점수가 높게 평가되었고, 인터랙션 항목 중에서는 상호작용의 적절성과, 사용자 제어 항목이 높게 평가 되었다. 탐색적 항목 평가에서는 정보탐색의 정확성이 3.8로 가장 낮게 평가되었으며, 정보탐색의 지속성이 가장 높게 평가되었다. 상대적으로 정보 탐색의 정확성에서 낮은 점수를 받았는데 이는 GPS의 오차로 인하여 숨겨져 있는 오브젝트를 찾는 과정에서 불편함을 느낀 사용자가 있었기 때문이다.
도출한 평가 결과를 토대로 실제 사용자들과 인터뷰를 수행했을 때, 대부분의 사용자들이 직관적인 인터페이스와 지속적인 상호작용으로 인해 서소문 공원에서 증강현실 어플리케이션을 사용하여 과거의 서소문 밖 네거리를 체험하는데 흥미로움을 느꼈다고 한다. 또한 서소문 공원에 대해 알지 못했던 사용자들도 증강현실을 경험함으로써 서소문에 관한 역사에 대해 고찰해보고자 한다는 의견을 통해 본 논문에서 구현한 증강현실 콘텐츠가 과거의 역사를 복원하고, 사회적 관심을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 유의미하다고 볼 수 있다.
Ⅳ. 결론
앞서 구현해 본 GPS 기반의 서소문 역사공원 증강현실 복원 과정(restoration in process)은 단순히 엔터테인먼트적인 요소로서의 기술적 접근이라기 보다는 인류 문화사적인 융합의 과정을 기술로써 구현해 봄으로써 당대의 ‘처형의 역사’가 영광스러운 ‘순교자의 역사’로 복원되는 과정을 함께 동반하고 있다는 데에 그 의의가 있다. 이를테면, 현재 GPS 기반이 가리키는 ‘그 장소(the place)’의 역사성은 200여년 전, 문화적 충돌로 말미암아 순교자들이 당대의 조선 후기 사회로부터 모든 지위를 박탈당하며 공동체로부터 제거되는 방식으로부터 출발한다. 당시의 순교자들은 극형의 사형선고를 받고 ‘서소문 밖’이 상징하는 공동체로부터의 모든 지위의 박탈은 세월이 지나 같은 장소성에서 완전히 다른 의미를 지닌 ‘새로운 장소성(A New Place)’[10]으로서의 이동을 가능하게 하였다. 이를 위해 AR 기술이 새로운 장소성으로서의 기능과 의미를 돕고 있다는 데에 첨단기술과 역사성을 담지하는 문화화 기술의 융합이라고 부를 수 있는 것이다.
이렇듯, 기술은 지속적으로 인간 문화적 여러 요소들과 만나 새로운 융합과정을 통해 재해석(re-interpretational)의 가능성을 열어주는 계기를 마련해 줄 수 있다는 의미에서 진정한 학제 간 통섭의 주체라고 말할 수 있다. 여기서 말하는 재해석의 의미는 본 논문을 통해 구현한 당대의 서소문 밖(현재의 서소문 공원)이 현재는 역사적 추모의 공간으로 다시 해석되고 현양되는 장소로 기려지는 환경을 구축하는데 증강현실 기술이 사용됨을 뜻한다.
따라서, 본 논문은 앞서 실험한 AR 기술로서의 장소의 복원을 통해 다음과 같이 인류 문화사적인 관점으로 정리해 보고자 한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본 논문에서 인문과 공학이 만나는 학제 간 융합의 가치라고 할 수 있을 재해석(Re-interpretational)의 발견은 역사 인식의 지평을 기술이 확장하고 있는 것으로 요약할 수 있다. 현재의 AR 기술은 기존의 고정된 장소성(the Fixed Place)이 지니고 있는 물리적 한계를 극복하게 해 주면서 새로운 해석을 계속 상상할 수 있게 도와주는 순기능 역할을 담당하기도 한다. 증강현실을 통해 현재의 물리적인 장소성이 증강현실이라는 새로운 시각 매체의 가시권 안으로 들어올 때, 앞 선 실험에서 보여지듯이, 참여자는 현재의 이 물리적 환경의 장소가 역사성을 거슬러 올라가면 다른 장소로서의 의미와 그 다른 장소성을 통해 현재에 구현되는 재해석의 역사가 가능해지면서[11] 참여자 스스로 한 장소성에서 여러 시간의 중층화된 시간의 흐름을 다시 해석할 수 있게 된다. 여기서 말하는 재해석의 역사가 가능해진다는 의미는 사용자가 본 논문에서 구현한 증강현실을 통해 자신이 현재 위치한 장소(서소문 역사공원)에서 경험하는 상황이 당대의 역사적 맥락(가톨릭 신앙이라는 신념 때문에 당한 당시 공동체로부터의 모든 신원 박탈을 의미하는 ‘처형의 역사’)을 실감형 콘텐츠로 역사 인식에 관한 이해에 도움을 받음으로써 발생하는 새로운 이해, 곧 사용자 스스로 오랜 시간이 흐른 뒤의 바로 이 장소가 기림의 장소로서 새로운 장소성이라는 회복을 성찰해내는 인식의 전한을 의미한다. 따라서 본 논문에서 구현한 서소문 증강현실 콘텐츠는 역사적으로 단죄된 당대 가톨릭 신앙인들의 신원, 곧 ‘처형자’의 신원을 고귀한 신념을 간직한 채 오로지 그 신념으로 인해 희생된 ‘순교자’로서의 신원으로 온전히 복원된 지위를 역사 문화적 융합 콘텐츠라고 할 수 있는 서소문 증강현실 콘텐츠를 통해 사용자 스스로 역사 인식의 재고를 이끌어 낼 수 있었다는 데에 그 의의가 있다. 예컨대, 현재 물리적 ‘현전하는-눈 앞에 있는’[12] 장소는 시민들의 휴식공간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서소문 공원이지만 GPS 기반의 AR, 증강현실을 통해 눈 앞의 장소에 시간이라는 역사성이 삼투압하여 침습함으로써 시간을 거슬러 바로 그 장소에 어떠한 역사가 스며 있는지를 감상자 스스로 느끼게 되고 그 장소를 다시 해석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역으로 당대의 역사가 어떻게 현재에 재전유 되는지를 살펴보게 하는데 큰 역할을 담당하는 AR 기술로서의 면모를 실험하고자 하였다.
하지만, 이렇게 기존의 AR 기술로서 구현된 콘텐츠들은 불가피하게 엔터테인먼트적인 요소로 그 의미가 국한될 수 밖에 없었다. 따라서 AR 구현의 콘텐츠적인 생산성은 인식의 깊이감이라는 측면보다는 다소 단순한 차원으로써의 신기술이 갖는 신기함 정도에 머물러 있었다. 이러한 맥락에서 본 연구의 주된 관점은 어떻게 콘텐츠 안에 역사 인식의 지평을 확장할 수 있는 경험들을 일으켜 역사를 재해석할 수 있도록 이끄는가의 문제였다. 이렇듯 역사성을 가미하고자 했던 본 논문이 시도하는 재해석이라는 관점은 AR 기술이 구현한 시대의 장소적 복원의 과정 전체를 통해 새롭게 창출된 역사적 의미의 새로운 해석 자체였다. 즉, 당대의 ‘치욕의 역사(Disgraceful history)’가 기술 복원을 통해 새롭게 해석된 이른바, ‘영광스런 역사(Honorable history)’로의 전환이라는 드라마틱한 변환 자체가 인식의 재생산[13]이라는 사고의 전환을 기술이 돕고 있는 데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본 논문에서 실험한 전 과정은 물리적(physical) 혹은 양적(quantative)인 생산물이 아니라, 시대의 재해석을 통한 인식의 변환이 가져오는 비가시적(invisible) 혹은 질적(quality) 생산으로서의 재생산의 의미가 AR 기술이 인문 정신과 융합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결론적으로, 앞서 살펴본 본 논문의 가장 두드러지는 특징 중의 하나는 이미 뿌리내리는 삶의 방식을 취했던 한 역사(공동체 밖으로 내던져진 당대 사형수들의 치욕의 역사)가 어느 정도 당대의 사회 안에 머물렀던 고정된 역사 인식의 틀을 지나 첨단기술과 융합함으로써 그 의미가 거듭나는 방식으로 전환되는 지점에 기술이 위치하고 있다는 것을 확인한 것이다. 이렇듯, 박해라는 치욕의 역사가 다시금 기림의 역사로 새롭게 자리매김한 순교자의 영광이라는 월계관이 AR 기술을 통해 재해석되는 데에 AR 기술이 그 영역의 확장을 도운 것이다. 이는 순교의 현장을 GPS를 기반한 본 AR 기술 실험이 도달한 유의미한 지점이라고 할 수 있다. 이렇듯, 고착된 역사인식의 지평을 AR 기술이 재해석을 통해 옮겨 온 새로운 방식은 한 시대를 풍미했던 고정된 인식의 방향들을 전환하기에 충분했다. 이를테면, 증강현실을 활용한 디지털 복원 콘텐츠가 서소문 역사공원에 대한 인식을 박해의 역사에서 기림의 역사로 전환을 이끌어 낸다는 것이 바로 그것이다. 당대의 사형수들이 순교자로 단순 치환되면서 역사적 의미가 모두 휘발되는 고답적인 역사서의 텍스트에만 머물지 아니하고, 이 역사적 맥락들이 AR 기술로 융합되어 적극적으로 수용자(user)로 하여금 역사적 인지 범위를 재해석하게 견인함으로써 마침내 한 시대의 역사를 다층위적인 시간들로 이해의 폭을 넓히는 과정 전체에서[14] 증강현실 기술이 함께 동반되었다는 데에 큰 의의가 있다고 할 수 있다.
Referenc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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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소개
2014년 : 서강대학교 영상대학원 예술 공학 전공 (공학석사)
2020년~현 재: 서강대학교 아트&테크놀로지학과 박사과정
※관심분야 : 딥러닝(Deep Learning), AR/VR, HCI, 디지털 콘텐츠 등
1999년 :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 졸업
2005년 : 서강대학교 대학원 (미디어 석사) 졸업
2012년 : 미국 뉴욕, SVA (인터랙티브 다큐멘터리 전공 석사 M.F.A.) 졸업
2012년~2015년: 덕성여자대학교 강사
2015년~현 재 : 서강대학교 아트&테크놀로지학과 교수
2020년~현 재 : 서강대학교 인재센터 소장
※관심분야 : 인터랙티브 다큐멘터리(Interactive Documentary), VR/AR, 메타버스(metaverse)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