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미디어 표현방법으로서 데페이즈망 기법에 관한 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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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
본 논문에서는 보이지 않는 자연과 일상 속의 자연을 동시에 표현하여 인간이 보는 행위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데페이즈망 기법을 기반으로 뉴미디어아트 생성 방법을 제시하였다. 데페이즈망 기법은 특정한 대상을 상식의 맥락에서 떼어내 이질적인 상황에 배치함으로써 기이하고 낯선 장면을 연출해 보는 이로 하여금 신선한 충격을 주는 것으로서 초현실주의 화가 르네 마그리트에 의해 주로 사용했었다. 전자현미경에 의한 미시세계를 활용하여 뉴미디어아트를 제작하였으며 크기의 변화, 우연한 만남, 이미지의 중첩, 역설 등 8가지 기법을 기반으로 생성 결과를 분석하였다.
Abstract
In this article, a new way of creating new media art based on the Dépaysement technique was proposed by expressing both the invisible nature and the nature in everyday life at the same time, giving a new perspective on the behavior that humans see. The Dépaysement technique was mainly used by the surrealist painter Rene Magritte as it gives a fresh shock to the viewer who creates a strange and unfamiliar scene by separating a specific object from the context of common sense and placing it in a heterogeneous situation. New media art was produced using the microscopic world by an electron microscope, and the result of creation was analyzed based on eight techniques, such as change in scale, the provocation of accidental encounter, double images, and paradox.
Keywords:
SEM, Micro world, New media art, Dépaysement, Projection Mapping키워드:
주사전자현미경, 미시세계, 뉴미디어 아트, 데페이즈망, 프로젝션 맵핑Ⅰ. 서 론
1-1 연구 배경 및 목적
일반적으로 예술은 시각예술, 조형예술이라는 단어와 동의어로 사용되어 왔다. 전자는 미술의 시각성이, 후자는 미술의 공감각성을 내포하고 있는 명칭이다. 예술은 처음에는 가시 세계를 모방함으로, 다음은 그것을 원근법을 통해 재현함으로, 마침내 시각적 순수성을 지향하는 추상성을 쫓으며 마침내 시각중심주의(Ocularcentrism)를 강화시키는 데로 나아가게 되었다. 그런데 1960년대 이후, 이성 중심 철학에 대한 비판은 감각론에 영향을 미쳤다. 이는 절대적으로 인간의 이성과 정신의 상징이라고 여겼던 시각 대신 촉각, 미각 등 유물론(Materialism)적 감각을 강조하는 데로 나아가게 했고, 현대미술에도 영향을 주게 되었다. 따라서 오늘날 작가들은 시각에 국한되지 않고 다양한 감각을 제공하는 작품을 추구하게 되었다.
이러한 경향을 바탕으로 연구자는 시각 중심주의와 감각론에 대한 고민을 사실적이고 구체적인 방식으로 비논리적이고 모순적인 결합을 지향하는 데페이즈망(Dépaysement) 기법에 현미경을 통해 만들어지는 미시세계를 접목시키는 연구로 풀어 보고자 하였다. 데페이즈망은 대립되는 물체를 엉뚱한 환경에 위치시켜 심리적 충격을 주는 기법으로 모순된 상황을 제시하여 고정 의식을 파괴함으로써 일상적 현실로부터 해방될 수 있는 프로이트의 초현실주의에 근거한다[1]. 데페이즈망의 기저를 이루는 초현실주의는 일상에 지친 사람들에게 억압된 의식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자아를 표출하게 하며, 내면 무의식을 자극하고 고정된 의식을 탈피시켜 신선하고 창의적인 사고를 유도한다는 측면에서 주목받고 있어 오늘날 문화, 예술, 영화, 패션, 광고, 실내 공간, 건축 등 광범위한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다[2]. 데페이즈망 기법은 르네 마그리트 사유로부터 시작되는데 이는 사건과 대상의 철학적 사유와 단계적 접근으로써 성취되는 세계의 이중구조를 이해하고 포착하는 과정이며 사건과 대상에 대한 접근방식은 몽상과 연상이란 상상력과 함께 본인의 회화에서 주요한 형식과 내용을 구성하는 요소로써 작품의 곳곳에서 작용하고 있다.[3]
마그리트의 작품에서 이어지는 본인의 데페이즈망은 다름의 요소로서 현대 과학기술 중 하나인 현미경을 통한 미시세계를 접목시켜 시각적 사고성, 초현실성, 가상성, 비동시성에 대한 새로운 표현방법을 만드는 것이다. 여기에는 시각중심주의에 대한 고민과 극대화된 미시세계의 표면이 만드는 시각적 촉각성(Visual tactility)이 내포된 감각론적인 접근도 포함되어 있다. [4]에 따르면 수국의 꽃가루를 주사전자현미경으로 1만 5천배 확대한 결과 겨울철 곶감으로 보이고, 잠자리 날개에 붉은 색소를 입힌 뒤 광학현미경으로 관찰하니 아름다운 스테인글라스로 보인다며 현미경으로 볼 수 있는 미시의 세계에서 예술적인 모습을 포착하는 것이 현미경 사진전의 매력적 요인임을 역설하였다. 이러한 견해에도 불구하고, 일반 대중들은 바이러스와 같은 미시세계에 대한 관심도가 증가하고는 있지만, 예술적 표현 수단으로 사용되는 경우는 소극적인 사례가 많으며 대중적으로 많은 사람이 접하기에는 부족한 실정이다. 학계에서도 현미경을 통한 미시세계에 관한 연구들은 있으나, 그러한 미시세계를 예술적 측면에서 조망하는 연구는 매우 미비하다. 비록, [5], [6], [7] 등이 최근 미시세계를 시각적 예술로 조망한 연구들이 있으나, 데페이즈망이 근거한 초현실주의가 추구하는 창의적인 시각적, 촉각적 예술성을 함께 고려한 연구는 거의 전무한 실정이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과학을 위한 도구에서 예술을 위한 도구로 확장하기 위해 다양한 연구를 진행하고 인간의 육안으로 보는 세계와 현미경으로 관찰하는 세계를 대상으로 비논리적이고 모순적인 결합을 표현하는 데페이즈망 기법을 적용하여 미시세계를 접목시킨 작품제작을 통해 뉴미디어아트에서의 데페이즈망 기법의 가능성을 제시하고자 한다.
1-2 연구 범위 및 방법
본 연구에서는 크게 데페이즈망 기법의 이론적 배경, 연관된 뉴미디어 아트, 데페이즈망 뉴미디어 아트 제작으로 구성된다. 이론적 배경에서는 데페이즈망 기법의 정의를 시작으로 전개를 연구한다. 이어서 연관된 뉴미디어 아트의 사례를 분석하여 새로운 표현기법의 도출을 위한 연구를 진행한다. 데페이즈망 뉴미디어 아트 제작의 경우, 미시세계를 접목시킨 데페이즈망 기법을 기반으로 뉴미디어 아트를 제작하고, 제작된 결과물에 대해 분석한다. 각 장의 세부적인 내용은 다음과 같다.
제 1장은 연구 배경 및 목적 그리고 연구 범위 및 방법을 제시하며 연구의 전반적인 방향을 제시한다.
제 2장은 르네마그리트의 데페이즈망 기법의 이론적 배경으로 기법의 정의, 전개에 대해 연구한다.
제 3장은 데페이즈망 기법과 연관된 뉴미디어 아트에 대해 사례분석을 진행한다.
제 4장은 전자현미경으로 관찰한 미시세계를 활용해 뉴미디어아트를 구현하는 과정에 대해 서술하고 제작된 결과물을 수지 개블릭(Suzi Gablik)의 8가지 데페이즈망 분류법을 기준으로 분석한다.
제 5장은 결론과 함께 향후 연구 방향을 제시한다.
Ⅱ. 이론적 배경
2-1 데페이즈망 기법의 정의
데페이즈망에 대한 일반적인 정의는 현실적 사물들을 대상으로 하여 그 본래의 용도, 기능, 의미를 현실적 문맥에서 이탈시켜 그것이 놓여질 수 없는 낯선 장소에서 조합시킴으로 초현실적인 환상을 창조해내는 기법이라고 할 수 있다. 일종의 전치, 전위법으로 번역되어지는 프랑스어로서 원래는‘나라나 정든 고향을 떠나는 것’을 뜻하는 말이다. 이 기법의 공통적인 특징은 일상적인 의미에서 이해되는 사물이 본래의 일상적인 의미를 상실하고, 전혀 다른 의미와 느낌으로 환기되는 것이라 할 수 있다[8].
우연의 발상은 데페이즈망의 낯선 사물들의 조합과 밀접한 연계 관계에 놓이게 되는 것이다. 데페이즈망의 원리를 설명한 것으로 피에르 르베르디(P. Reverdy)의 말을 들 수 있는데, 그는 상호 거리가 먼 두 개의 현실을 접근시킬 때 두 개의 현실의 관계는 거리가 멀고 효과가 적절한 것일수록 이미지는 강렬해질 것이며 더 한층 감동적인 힘과 시적 현실성을 띠게 된다고 하였다. 뜻하지 않은 우연적 만남은 바로 초현실주의가 추구하던 미의 세계였다. 일상적인 위치에서 이외의 장소, 우연한 곳으로의 전환은 그 우연적 만남의 놀라움이 심리적 충격을 주어 사물의 일상적, 현실적 의미를 이탈시켜 무의식의 세계를 해방시킴으로 해서 그 산물에 새로운 자격을 부여하게 된다는 것이다.
데페이즈망은 오토마티즘과 같이 잠재된 의식을 내포한 것이기는 하지만 추상적인 성격이 아닌 사실적이며 구체적인 형상을 비논리적이고 모순된 결합으로 표현한 것이다. 회화에서의 콜라주의 일종인 포토몽타주(Photo-Montage)에서 찾을 수 있다. 초현실주의자들이 데페이즈망의 원리를 즐겨 사용하였는데, 그들에게 있어서 의외성과 놀라운 불가사한 것들은 곧 그들의 일반적인 미적 상태가 되는 것이며, 초현실주의자들은 그것을 묘사하기 위한 기본적인 주요 방법으로 데페이즈망의 원리를 사용하였다[9].
이상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데페이즈망은 사물의 놓임을 새롭게 함으로써 비현실적인 이미지의 상상적인 결합에서 오는 새로운 세계를 열어 보여 주었으며, 결과적으로 사물에 대한 습관적인 관념을 버리게 함과 동시에 사물에 대한 무한한 상상력과 관심을 심화시키는데 유용한 기법인 것이다.
2-2 데페이즈망 기법의 전개
1917년 아폴리네르(Guillaume Apollinaire,1880-1918)는 초현실주의란 용어를 최초로 만들어 낸다. 물질주의적 부르조아 사회에 대한 불신과 타락한사회에 대한 혁명적이고 새로운 반예술적운동으로써의 초현실주의는 앙드레브르통(André Breton,1896-1966)의 1924년 제1차 초현실주의선언으로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다[9]. 혼돈으로부터, 무의식과 비합리의 세계로부터, 꿈과 영혼의 통제 안 된 영역으로부터 새로운 지식, 새로운 진리, 새로운 예술이 나오리라는 믿음을 가진 초현실주의자들은 프로이트(Sigmund Freud, 1856-1939)의 정신분석학을 빌어서 꿈과 상상이 갖는 우연한 힘과 인간의 내재된 잠재의식을 발견하고 그것을 통해 이성의 통제로부터 자유로운 예술적 상상력을 얻고자 하였다[10]. 미술에 있어서 이러한 비이성적 영감을 표현하기 위한 자동기술(Automatism)이라는 방법으로써 1919년 막스에른스트(Max Ernst)는 콜라주(Collage)를 통하여 다른 문맥들에서 나온 시각예술요소들을 결합할 때의 환상적인 효과를 발견했다. 초현실주의 미술의 기념비적 인물인 조르조데 키리코(Giorgio de Chirico,1888-1978)는 1914년 회화 사랑의 노래로써 현실적이고 일상적인 소재들의 기묘한 조합을 통해 낯설고 기이한 환상성을 추구함과 동시에 기하학적이며 비현실적인 원근법의 사용과 비례를 벗어난 사물의 크기 등으로 기묘한 느낌을 줌으로 하여 초현실주의 화가들에게 지대한 영향을 끼친다[10].
1929년 제2차 초현실주의 선언 전까지 피카소(Pablo Picasso), 에른스트(MaxErnst), 미로(JoanMiro), 마송(Andréasson, 1896-1987)은 그들의 회화에서 콜라주(Collage)기법을 자주 차용하였고 동시에 약물이나 알코올, 기아상태의 체험을 통하여 무의식에 몰입하여 자동기술(Automatism)적 양식을 표출하려는 무모함을 일부에서 나타내기도 하였다. 그러나 인간의 상상력이무 생물에게 멋지게 설욕할수 있게 해줄 철학자의 돌이란 무생물인 대상들에 신비감을 부여하는 데페이즈망적 주제의 하나를 제시한 앙드레 브르통(Andréreton)의 초현실주의 제2차 선언을 기점으로 마그리트(RenéMagritte), 달리(Salvador Dali,1904-1989)등이 새로운 그룹으로 초현실주의에 가담한다[11].
데페이즈망은 추상적인 성격이 아닌 사실적이며 구체적인 형상을 비논리적이고 모순된 결합으로 표현한 것이다. 초현실주의 회화에서 포토몽타주(Photo-Montage)의 표현기법으로 이어진다. 포토몽타주의 방법으로 제작하는 사진의 시작은 사진이 발명된 초기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조합인화(Combination print)라 불리는 이 사진기법은 두 개 이상의 사진을 사용하여 단일 이미지로 만드는 것을 의미한다. 초기의 유명한 조합인화 중 하나는 레일렌더(Oscar Gustave Rejlander)의 인생의 두 길(The Two Ways of Life)이 있다. 인생의 두 길은 32장의 네거티브 사진을 조합하여 1장으로 완성했으며 약 6주간의 작업시간이 걸렸다[12].
조합인화 방식은 시간이 지나면서 포토몽타주 형태로 발전하는 데 큰 영향을 주었다. 포토몽타주는 1918년 라울 하우스만(Raoul Hausmann)의 예술적 감각으로 시작되었다. 그의 작품 ‘집에 있는 타틀린’은 그의 생각을 다양한 오브제를 모아 형상화해 구체적인 이미지로 표현한 것이다. 다다이스트인 라울 하우스만, 게오르그 르로츠(George Grosz), 한나 훼흐(Hannah Höch) 등은 포토몽타주기법으로 도발적인 예술을 표현하였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포토몽타주는 그 영역을 초현실주의로 확장하게 된다. 포토몽타주의 계보를 이어 새로운 방향성을 보여준 대표적 작가는 제리 율스만(Jerry N. Uelsmann)이다. 그는 다중인화기법과 이중노출 기법을 통해 사진이 가져온 지적인 체험이 아닌 상상력이 가져다준 미적인 체험을 부여하였다[13]. 포토몽타주는 초현실주의 외에 팝아트에서도 그 특징을 발산하였는데, 그 대표적인 작가들 중 하나가 데이비드 호크니(David Hockney)이다. 그는 포토몽타주의 새로운 확장성을 보여주었으며 여러 장의 사진들을 이음새가 다 보이도록 하여 다중적 이미지의 파노라마 형식으로 제작하였다. 그는 감상자에게 현실과 공간의 역동적인 관계를 재인식시킨다. 시각 속에 내재되어 있던 체계를 드러내어 심미적으로 만든다. 기계의 눈을 사용하여 시각을 재편성함으로써, 다른 차원의 공간구성을 구성해 내는 새로운 지평을 연 것이다[14].
기술이 발전하며 초현실주의 기법은 급격하게 변모해갔으며 포토몽타주 기법은 디지털화된 이미지를 변형하고 조합하여 새로운 내러티브(Narative)를 만들어낸다. 대표적인 예로 에릭 요한슨(Eric Johansson)은 디지털 기술을 사용한 포토몽타주 작업으로 꿈의 세계를 자유자재로 표현하며 이미지간의 이음새부분을 감춰, 실제처럼 보이지만 기이한 세계를 만들어 상상과 현실의 경계를 모호하게 표현하였다.
위와 같은 전개양상은 데페이즈망의 표현기법이 회화를 시작으로 사진을 비롯한 다양한 매체로 확장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2-3 데페이즈망 기법의 표현 특성
데페이즈망의 가장 대표적 화가인 마그리트는 오브제의 연습을 의미하는 일련의 문제들을 제기하며 이질적이고 생소한 요소를 만드는 작업을 했는데, 여러 학자는 그의 작품이나 데페이즈망 기법을 활용한 화가들의 방법을 다음과 같은 해석으로 구분하고 있다.
(1) 세부의 확대 : 거대한 사과, 혹은 방안을 꽉 채운 장미
(2)보충적인 사물과의 결합: 잎과 새, 잎과 나무, 산과 독수리 등
(3)무생물의 생물화: 발가락을 가진 구두, 유방을 가진 옷
(4)신비로운 개방: 의외의 광경 쪽으로 열리는 문
(5) 생물의 물질적 변형: 종이 부스러기로 만들어진 사람, 해변의 바위 위를 나는 돌로 만들어진 새
(6)해부학적인 경이: 팔목이 여자 얼굴로 된 손
(1) 고립(Isolation)
오브제를 기존의 고유영역 밖으로 이동하여 원래 있던 환경에서 떼어 엉뚱한 곳에 가져다 배치함을 의미한다. 이질적인 사물끼리 만나 원래 있어야 할 위치가 아닌 곳에 놓아 당혹감을 창출한다. 한 예로, 마그리트의 <고정된 시간> 속 기차는 철로가 아닌 작품 속 벽난로 속에서 나오는 것과 같이 위치시켜 변화를 주었다. 벽난로 연통이 기차로 변한 듯 보이고 배경 속 대리석, 녹쇠, 시계, 거울, 촛대 등 긴장감을 주는 요인들 사이에서 기차는 전혀 이질적인 영향력을 제공한다. 또한, 달리의 <스페인> 작품은 사막 속의 전투 중의 모습에 어울리지 않는 서랍장과 그곳에 걸린 붉은색 손수건은 이질적 인상을 제공한다.
(2) 변경(Modification)
오브제 속성이 정상적으로 연결되지 않거나 한 어떤 한 측면의 변화를 의미한다. 예를 들어 동물 가죽이 나뭇잎이나 돌 등 다른 성질로 변화거나 무거운 바위 중력을 제거하는 것을 의미한다. 사물이 보유하는 정상적 특성을 제거하거나 다르게 변화하여 실제 사물이 가지는 고유한 느낌을 경험할 수 없으며 다른 사물로 보이기도 한다.
마그리드 <여행의 추억>은 작품 속 모든 사물을 생명이 없는 돌로 변형하여 생명의 호흡을 정지시킨 듯한 느낌을 제공한다. 달리 <기억의 지속>에서 해변과 절벽 배경은 실제로 볼 수 있는 배경이나 나뭇가지 위 흐물거리는 시계는 금속 고유의 성질을 찾을 수 없으며 녹아내리는 치즈와 같은 느낌을 준다. 에른스트 <여기 아직도 모든 것이 표류하고 있다>를 보면 물고기나 곤충의 사진과 해부도를 활용하여 사물 속성을 변화시킨 작품으로 곤충 해부도는 배를 연상시키기도 한다.
(3) 혼합(Hybridization) 혹은 합성
대상물을 결합하여 보는 이에게 당혹감을 제공하는 방법으로서 사람의 신체 일부에 물고기 형태를 결합하거나 <알마이에의 광기>에서처럼 나무 밑 둥, 이질적 사물들을 결합하는 것을 의미한다. 두 사물을 하나의 이미지로 결합하여 새로운 오브제를 창출함으로써 기이감을 주는 방법으로 동일한 길이 안에 다양한 정보를 담는 방법이다. 마그리트 <공동 발명품>을 보면 물고기 상체와 사람 하체를 결합시켜 충격적이고 신선한 이미지를 제공한다. 폴 델보의 <새벽녂> 작품에서는 새벽 하늘 아래 누드 연인들의 배꼽과 하반신이 나무줄기로 되어 있다. 상반신은 부드러운 분홍빛 피부로 하반신의 울퉁불퉁한 마디가 있는 나무와는 상반된 느낌을 제공한다. 에른스트 <셀레베스> 작품 속 형상은 가상적 동물인 셀레베스라는 애칭으로 알려진다. 에른스트는 군인 시절 경험한 탱크와 어릴 적 생각한 코끼리를 결합하여 기괴한 조합을 만들어 내었다. 코끼리처럼 보이기는 하나 몸체 웟 부분을 보면 탱크를 연상시키며 기계적 부분은 탱크 포탑을 암시한다. 휘어진 애나멜 커피포트, 금속성 굴뚝 등 이질적 요인들이 결합됨을 알 수 있다.
(4) 크기의 변화(A change in scale)
위치 혹은 물질을 변화하여 당혹함을 창출하는 방법이다. <청강실> 작품에서 사물 크기만 변형해도 놀라운 효과가 있음을 알 수 있다.
(5) 우연한 만남(The provocation of accidental encounter)
평소에는 함께 만날 수 없는 사물을 나란히 배치함을 의미한다. 작품 <우아함의 상태>가 이 모습을 제시한다.
(6) 이미지의 중첩(Double image)
새 모양의 산이나 배 모양의 바다 같이 작품 <붉은 모델>에서처럼 두 사물을 하나의 이미지로 중첩함을 의미하며, 작품이 갖는 정보량을 엄청나게 증가시킨다.
(7) 역설(Paradox)
양립할 수 없는 두 개 사물이 하나의 작품에 들어가는 것을 의미하며 작품 <레디메이드 부케>에서 남자는 ‘가을’ 숲 안에 있으나 여자 형상은 보티첼리 작품 <프리마베라>에 나오는 봄의 여신이다.
(8) 개념적 양극성(Conceptual bipolarity)
밖과 안의 풍경처럼 두 상황을 단일 관점에서 관찰하는 이미지 해석으로 작품 <기적의 나라>에서 테이블 위 꽃다발에 밖의 경치를 표현한 것처럼 외부와 내부를 단일 이미지 안에 포함하는 그림의 반 명제적 개념 방법을 의미한다[15].
요컨대, 일반적인 데페이즈망 기법 특성은 고립, 변경, 혼합, 크기의 변화, 우연한 만남, 이미지의 중첩, 역설, 개념적 양극성으로 정리되며, 오늘날 데페이즈망을 활용하는 뉴미디어 아트의 주 표현전략은 이에 기초하여 다음과 같이 정리된다.
Ⅲ. 데페이즈망과 연관된 뉴미디어아트 사례연구
데페이즈망 기법의 주 표현전략은 크게 3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첫 번째는 어떠한 사물이나 대상이 원래 있어야할 장소나 위치가 아닌 아무런 관계가 없는 무관한 다른 환경에 놓이거나 이질적인 사물들끼리 비합리적으로 만나 결합되어 지는 이질적 결합이다. 두 번째는 공간과 공간의 비현실적 중첩으로 낯설거나 아이러니한 공간의 혼돈을 야기 시키는 공간의 변조이다. 세 번째는 대상의 리얼리티를 파괴하고 작가의 주관에 따라 사물의 크기나 물성의 본질을 변화시켜 사물 본래의 기능을 상실케 한다거나 그 사물이 가지는 현실적 힘을 전복시키는 사물의 변형이다. 과학 기술의 발전으로 인해 표현 수단은 진화하고 있으며 이질적 결합은 체험형 공간 예술, 공간의 변조는 프로젝션 맵핑, 사물의 변형은 나노 건축에서 사례를 연구하여 새로운 표현기법을 도출하는데 참고하였다.
3-1 이질적 결합 : “Rain Room", Random International, 2012
Art Group ‘RANDOM INTERNATIONAL’의 ‘Rain Room’은 인공의 비가 내리는 공간을 구현한 작품이다. 관객은 어떤 방향으로 걸어도 비에 젖지 않는 초현실적 체험을 하게 된다. 작품은 관객을 3D추적 카메라로 추적하여 관객의 위치를 인식하여 분당 1000리터의 비가 내리지만 인식된 위치에는 비가 내리지 않아 관객은 젖지 않는다[16]. Rain Room에는 데페이즈망 기법에서 공간의 비현실적 중첩으로 인해 아이러니한 상황을 야기 시키는 이질적 결합을 표현하고 있다.
특정 공간에만 비가 내리는 공간과 공간의 비현실적 결합으로 기존의 공간 경험적 인식을 깨뜨리고 관람객과 보이지 않는 인터렉션을 통해 비가 오지만 비를 맞지 않게 하는 낯선 공간과 상황의 대면에서 나오는 모호성을 제시하고 있다.
3-2 공간의 변조 : “Under An Alias", Nerdworking, 2013
Nerdworking의 ‘Under An Alias'는 프로젝션 맵핑기술을 이용해 동화적인 환상을 주제로 하여 건축물에 표현한다. 그리고 이들은 자신만의 소프트웨어를 개발하여 작품에 접목시켰으며 22명의 건축가, 뉴미디어아티스트, 사운드 디자인등의 다양한 아티스트들이 참여했다. 이 작업은 다른 프로젝션 맵핑 작품과 마찬가지로 초현실적인 환영을 건축물의 구조에 맞게 만든다. 그리고 초현실적인 장면과 동화적인 표현을 하기 위하여 데페이즈망 기법을 사용한다[17]. 데페이즈망의 표현방법 중 ‘공간의 변조’는 대상의 리얼리티(Reality)를 파괴하고 작가의 주관에 비현실적 중첩으로 낯설거나 아이러니한 공간의 혼돈을 야기 시키는 기법이다. 본 작품에서는 건물 본래의 기능을 상실케 한다거나 그 건물이 가지는 현실적 힘을 전복시키는 표현으로 생경한 이미지를 연출하고 있다.
3-3 사물의 변형 : “The Invisible Cantilever", Karl Bohringer and Ken Goldberg, 2006
칼 보링거(Karl Bohringer)와 켄 골드버그(Ken Goldberg)는 Frank Lloyd Wright 건물의 평면도를 바탕으로 미시세계의 건축물로 재탄생시킨 작품이다. <그림3>은 전자현미경으로 12,000배 확대된 이미지이며 보이지 않는 이 건축물을 만드는 과정은 다음과 같다. 먼저 단순화 된 3D 모델을 생성하고 이 모델을 사용하여 일련의 광학마스크를 만든다. 마스크가 준비되면 정제 된 실리콘 웨이퍼를 포토레지스트로 알려진 감광성 화학 물질로 처리하여 웨이퍼의 선택된 영역을 자외선에 노출시키는 데 사용한다. 이는 포토레지스트가 현상액에 용해되기 쉽게 만드는 것이며 웨이퍼의 노출 된 영역은 탈 이온수로 깨끗하게 세척 한 후, 반응성 이온 에칭이 웨이퍼에 적용된다. 에칭은 플라즈마 방전 동안 정전기장에 의해 염소 라디칼이 가속되는 진공 챔버에서 발생한다. 이온은 비보호 영역에서 실리콘을 제거하고 포토레지스트에 의해 정의된 패턴만 남게 된다. 에칭은 실리콘을 깊게 잘라 3차원 구조를 만들며 마스크로 반복되어 최상층에서 각 하부층으로 하향 식각된다. 불화 이온 이온을 사용한 최종 플라즈마 식각은 실리콘을 언더컷(Undercut)하여 완성 된 구조물을 생성하는 데 사용된다.
건축물이 가진 스케일의 축소로 대상이 내포한 공간과 대상 간 비례의 교체가 비상식적으로 작게 축소시키면서 일반적인 관념의 기능이나 역할로부터 해방시켜 새롭고 낯선 환경에 위치시키고 있다. 첨단 과학기술을 사용한 건축물의 비현실적인 사물의 변형을 통해 무한한 상상력과 기이한 심리반응을 유발시키는 데페이즈망 기법의 사례이다.
Ⅳ. 전자현미경을 활용한 뉴미디어 아트 제작
4-1 제안된 방법
나노 공학자들과의 협업을 통해 전자빔을 조사하거나 특정 화학처리를 통한 가공된 미시세계를 본 연구에 사용하였다. 본 연구에는 화학물질이지만 자연의 형상을 하고 있는 나노 플라워(Nano Flower)를 진행했으며 데페이즈망의 완벽한 공간 변조적 요소라 할 수 있다.
다공성 꽃 모양의 구조를 가지는 나노 크기의 입자인 나노 플라워는 CuSO4에 BSA(bovine serum albumin)(in PBS)를 첨가 시 작은 꽃 봉우리부터 피는 꽃까지 자연에서의 꽃의 성장과정과 비슷한 메커니즘을 가진다는 것을 발견한 후 붙여진 이름으로, 꽃잎 모양의 넓은 표면적 때문에 반응 감응속도가 빠르고 저농도를 검출할 수 있는 고감도 검출 센서를 제공하는 연구이다. 이러한 특징을 가진 나노 플라워는 무기성분인 구리 이온, 유기성분인 다양한 단백질 즉, 효소를 사용하여 hybrid organic-inorganic 나노 플라워가 만들어진다. 단백질 분자가 구리이온과의 상호작용을 통해 형성된 복합체는 꽃 모양이 되어 micrometer size로 성장하는 메커니즘을 보이며, 메커니즘을 자세히 보면 3단계로 나누어 볼 수 있다. 1단계에서 단백질 사슬의 아미드그룹에서 단백질 분자와 Cu2+가 복합체로 반응하여 핵이 형성된다. 이어서 2단계에서 단백질의 큰 응집체와 일차 결정이 형성되는데 구리인산결정의 속도론적으로 제어된 성장은 응집체 표면에 각각의 Cu2+의 결합 위치에서 잎 모양으로 성장한다. 3단계에서 단백질은 구리인산결정의 형성을 유도하고 꽃잎 모양을 결합하는 접착제 역할을 하여 나노 플라워로 합성된다[18].
일반적으로 과학 실험에서 다양하게 사용하고 있는 전자현미경(electron microscope)은 광학현미경과는 그 사용하는 렌즈나 광원이 다르다. 광학현미경에서 사용하는 가시광선 대신 전자선을 사용하며, 유리렌즈 대신 전자렌즈를 사용하여 물체를 확대하여 상을 만드는 장치를 의미한다. 광학현미경은 실제의 상을 볼 수 있지만 전자현미경은 형광판이나 사진판을 통하여 상을 볼 수 있으며, 또한 광학 현미경은 시료의 빛을 흡수하거나 반사하여 상이 만들어지나, 전자현미경에서는 전자선이 시료의 표면에 충돌하면서 발생하는 이차 전자, 반사전자, 그리고 X-선 등을 측정하여 시료의 표면 형태를 영상으로 나타내게 한다.
나노기술과 같은 과학적인 실험에서 전자현미경을 사용하는 것은 전자현미경이 가지고 있는 특성들 때문이다. 그 첫 번째는 전자현미경은 분해능이 높기 때문에 고배율로 물체를 관찰할 수 있다. 주사전자현미경(SEM: Scanning Electron Microscope)은 확대 능력이 일반적으로 10만 배 이상 (분해능: 3~5nm)이며 고성능 주사전자현미경은 최대 100만 배 (분해능: 0.5~2 nm)까지 가능하다. 둘째로 SEM은 렌즈를 교환하지 않고 코일에 흐르는 전류를 변화시켜 배율을 조절할 수 있기 때문에, 고배율뿐만 아니라 10~100배의 저배율에서도 관찰이 가능하여 저배율에서 넓은 범위를 확인한 후 관심 있는 미세 영역으로 이동하여 고배율로 측정이 가능하다. 셋째로 광학현미경에 비하여 주사전자현미경은 시료에 대한 심도가 (피사계 심도) 깊다[19]. 본 연구에는 (주)코셈의 CX-200PLUS<그림6>의 제품이 사용되었다. CX-200PLUS는 분해능은 30KV에서 3.0nm, 3KV에서는 8.0nm이며 배율은 15배에서 300,000배까지 확대하여 관찰 및 촬영이 가능했다. 그전에 전자현미경으로 관찰하기 위해서는 Ion Coater를 이용해 전도성이 좋은 금속으로 표면을 코팅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코팅과정에는 (주)코셈의 SPT-20이라는 제품이 사용되었다. 전자현미경 촬영을 위한 코팅제로 가장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금속은 금(Au)이며 코팅시간은 대상의 종류에 따라 달랐다.
<그림7>는 오래된 종이를 금속 코팅하여 샘플로 제작하고 500배의 배율로 촬영한 이미지이다. 배율이 올라가도 피사계심도에 대한 문제는 없었지만 X,Y,Z축의 조절이 가능하기 때문에 틸트(Tilt)를 하여 Z축을 크게 조절할 경우에는 아웃 포커싱(Out Focusing)효과가 가능하다. 또한 전자현미경은 광학현미경에 비해 배율과 피사계심도가 높아서 전혀 예측할 수 없는 세계를 만들기도 한다.
미시세계를 구성하고 있는 원소들을 확인하여 근원적인 연관성을 찾기 위해 성분분석을 진행했다. EDS는 전자현미경에 부착되어 있는 옵션 기능의 하나로, 성분분석이 가능한 장비이다. EDS의 원리는 X-ray 신호를 검출하여 전자신호로 변환하고 전자신호를 측정하여 검출된 X-ray의 에너지를 결정하고 해당 데이터를 해석해서 결과물로 표시해주는 것이다. 물질마다 특정 X선이 방출되는 고유 에너지가 다르며, 이 값으로 물질을 이루는 성분을 분석할 수 있다.
오래된 종이를 전자현미경으로 관찰하며 1번, 2번 영역의 성분을 분석한 결과 전체적으로 C, O, Ca이 공통적으로 검출되었으며 1번 영역에서 인(P)이 높은 수치로 확인되었다.
과학기술을 통한 미시세계를 현실 속 자연환경에 투영하여 생태계의 비율적 미학과 새로운 형태의 사회적 상호작용을 위한 장치를 고안했다. 독립형 전력 시스템으로서 Epson사의 7,000Ansi 밝기에 고해상도 빔프로젝터, 발전기, 노트북을 장착한 이동식 카트이다. 우리는 이 장치를 이용한 작업을 디지털 디맨션 아트(Digital Dimension Art)라는 장르로 부른다. 본 프로젝트에서는 나무와 바위와 같은 자연환경을 스크린으로 사용했으며 자연환경에 포함되는 모든 속성들은 본 작업에 어떤 방식으로든 기여한다. 자연환경을 배경으로 하는 디지털 디맨션 아트는 투영된 공간에 따라 친밀하거나 기이한 경험을 제공한다. 데페이즈망 기법에서 공간의 변조나 이질적 결합을 적절하게 표현할 수 있는 방법론이며 인간과 과학기술의 관계를 기반으로 공간에 대한 미학적인 관점을 제시할 수 있다.
4-2 작품구현
데페이즈망 기법을 디지털 디맨션 아트라는 장르로 뉴미디어 아트를 제작하였다. 우선 전자 현미경으로 재현한 미시세계는 자연 형상의 화학물질과 시간이 만든 자연으로 구분된다. 자연 형상의 화학물질은 나노 공학자와의 협조를 통해 제작된 자연 형상의 화학물질인 나노 플라워이다. <그림12>는 전자현미경을 이용해 2,400배의 배율로 확대하여 촬영한 이미지이다. 자연의 형상을 가지고 있지만 이것은 육안으로 확인할 수 없는 가공된 화학물질이며 데페이즈망 기법의 공간의 변조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그림13>은 연구에 사용된 오래된 종이이며 전자현미경으로 관찰하여 시간이 만든 자연을 발견하였다. <그림14>는 전자현미경으로 10,000배의 배율로 확대한 이미지이다. 자연이란 ‘스스로 생성되는 것’으로 정의되어 진다. 관찰한 종이의 표면은 종이 특유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으며 시간의 흐름에 따라 퇴적물이 쌓이고 미생물들에 의해 식물이나 열매와 같은 형상들이 보였다.
전자 현미경으로 재현한 가공된 화학물질과 오래된 종이는 자연의 형상을 가지고 있지만 근본적으로 전혀 다른 특성을 가지고 있다. 인간은 형상에 대한 객관적인 기준점을 가지고 있으며 미시세계의 공간들은 그 기준점들을 모호하게 만든다. 이어서 이 기이하면서 아이러니한 미시세계의 공간들을 현실 속 자연환경에 <그림15>와 같이 디지털 디맨션 아트 기법으로 투영해 데페이즈망 기법이 가지고 있는 공간의 변조와 이질적 결합에 대한 표현을 시도하였다. 즉 보이지 않는 자연과 가공된 자연을 현실 속 자연환경에 투영하여 초현실적으로 변조시키고자 하는 의도를 가지고 있으며 미시세계와 거시세계의 동시적 표현으로 사실성을 근원으로 하고 있지만 이질적인 차원의 두 공간을 표현 한다.
Ⅴ. 작품 분석
본 연구는 데페이즈망 기법의 정의와 전개에 대해 알아보고, 첨단 과학기술을 접목시킨 데페이즈망 기법의 뉴미디어 아트제작을 진행하였다. 제작된 결과물들은 데페이즈망 기법의 대표적인 작가인 르네 마그리트를 연구한 수지 개블릭(Suzi Gablik)이 그녀의 저서 <Magritte>에서 분류한 8가지 분석방법에 근거하여 본 연구의 결과물들을 분석하였다.
1) 고립(Isolation)
사물을 원래 있던 일반적인 환경으로부터 예상하기 힘든 새로운 환경에 배치하거나 어울리지 않는 사물끼리 비합리적으로 위치하여 기존 사물들의 일반적인 속성을 가지고 있음에도 상식을 벗어나는 새로운 연관성으로 만들어내는 방법을 의미한다. 즉, 작품 속에 등장하는 미시 세계의 오브제는 현실 속 자연공간과 같은 연관되지 않은 환경에 놓이게 되면 그 사물은 원래 가지고 있던 속성에서 벗어나 비합리적 영역을 생성하게 되는 것이다.
시각적 요소는 위치와 공간을 통해서 상호작용하며 위치, 방향 그리고 공간을 함께 다루든 개별적으로 다루든 시각적 요소는 이미지의 의미를 이해하는데 영향을 미친다. <그림 16>은 자연 형상의 화학물질이지만 연관되지 않은 환경에 놓이게 되며 본래의 속성을 벗어나 비합리적 영역을 생성하고 있다.
2) 변형(Modification)
조형예술에서 ‘변형’이란 시각적 대상을 현실적으로 재현하기보다 창작자의 주관에 따라 의도적으로 왜곡시키거나 과장하여 의미를 부여하는 것이다. 상징적이거나 객관적인 이미지를 변형시켜 시각적인 충격을 일으키는 가운데 다른 뜻을 작아지게 만들기 위한 수단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이것은 대상이 가진 독특한 성격을 변화시킴으로서 대상의 성격을 더욱 명확히 하려는 강조의 뜻을 갖는다. <그림17>는 변형을 표현한 결과물로서 화학물질을 자연의 형상으로 변형시킨 나노 플라워에서 나타난다. 이 미시세계 이미지는 자연에 투영되며 화학물질이라는 상징적 이미지는 제거되고 모호한 자연공간만이 보인다.
3) 크기의 변화(Change in Scale)
전체나 일정한 부분을 확대하거나 축소하는 형태의 변형을 만들어 낸다. 이러한 변화는 기존의 크기, 위치, 본질을 변화시켜 사물의 부조화를 만든다. <그림18>은 전자현미경으로 확대된 미시세계를 빔프로젝터를 이용해 극대화 시키는 것은 크기의 변화를 이용한 구성방식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EDS를 이용해 분석한 미시세계의 성분들은 실제 자연을 이루고 있는 탄소(C), 수소(O), 인(P)등이었다. 이는 부조화의 두 공간이지만 본질은 유사함을 보여주는 결과라고 할 수 있다.
4) 합성(Hybrization)
<그림19>는 두 개 이상의 대상을 합쳐서 예상하기 힘든 충격적인 것을 창조하는 합성을 표현한 결과물이다. 일반적이고 익숙했던 사물의 속성을 변화시키고 상상하기 힘든 다른 요소들을 결합시켜 객관적인 사물의 이미지에서 떠나 새로운 커뮤니케이션 체계를 가지게 되는 것이다. 일상 자연에 미시세계를 투사하여 시각적 효과를 주고 연상의 기법을 이용한 간접어법을 통해 새로운 메시지 전달을 하고 있다.
5) 모순(The provocation of accident)
<그림20>는 일상을 벗어난 예상하기 힘든 우연한 만남을 만들어 시각적 충격을 주는 모순을 표현한 결과물이다. 창의적인 상상을 이용해 새로운 차원의 세상을 보여주며 전혀 다른 속성의 대상을 통한 대비로 시각적 효과를 얻는다. 연관상이 떨어지는 사물들을 배치시키고 각 대상의 존재를 보다 확실하게 드러냄으로써 배치의 효과를 극적으로 만들어내며 무질서한 상상력을 통한 신비감을 조성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사물에 대한 인식은 대부분 개인의 경험이나 생각에서 얻어진 기존 지식에 기반하고 있으며 그 인식이 뒤틀어질 때 상당한 혼란과 충격을 느끼게 된다는 개념에서 얻어진 기법이다. 건축물에 투사된 미시세계는 일상적이지 않은 우연한 만남을 발생시키며 새로운 차원의 세계를 보여주고 있다.
6) 이중적 이미지(Double Image)
<그림21>은 한 화면에 두 가지 이상의 의미적 형태가 보여 지는 이중적 이미지를 표현한 결과물이다. 리얼리티를 가지고 있지만 착시효과를 만들고 있으며 미시세계 이미지가 덮어버린 자연공간의 이미지는 중첩되면서 주체와 배경이 분리되지 않은 채 대상의 공간적 관계를 모호하게 만든다.
7) 역설(Paradox)
<그림22>는 양립할 수 없는 두 개의 사물이 한 그림 안에 들어 있는 역설을 표현한 결과물이다. 역설은 상식적인 논리를 파괴하는데 있으며 기존의 문법적인 방식이나 비논리적이고 불가능한 조합을 나타내는 것이다. 역설의 원리는 대상에 대한 접근으로 대상과 대상을 결합함으로서 하나의 체계를 구성한다. 오브제의 결합 방법을 통해 기존의 기능과 역할로부터 고립시키고 새로운 방식으로 조합함으로서 관습적인 기존의 사고를 재구성하는 것이다. 나노 플라워와 자연공간의 동시적 표현은 자연의 형상이지만 미시세계의 화학물질과 실제 자연공간이라는 양립할 수 없는 것이다. 육안을 통해 이어지는 관습적인 사고에 대한 역설이라 할 수 있다.
Ⅵ. 결론 및 향후 연구
본 연구는 첨단 과학기술을 접목시킨 데페이즈망 기법의 뉴미디어 아트 제작을 진행하여 데페이즈망 기법이 적용된 뉴미디어 아트 창출을 첨단 기술로 재현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검증하였다. 전자현미경을 통한 관찰과 표현, EDS 성분분석에 기초하여 디지털 디맨션 아트를 활용하여 작품을 구현한 결과, 본 연구 작품은 개블릭(Suzi Gablik)이 그녀의 저서 <Magritte>에서 분류한 8가지 분석방법을 실현할 수 있음이 확인되었다. 첫째, 미시세계 오브제는 현실 속 자연공간과 같지 않은 공간에 놓여 기존 속성에서 벗어나 새로운 영역을 창출하여 고립적 요인을 성취하였다. 둘째, 화학물질을 자연형상으로 변형하여 나노 플라워를 창출함으로써 화학물질이라는 본질적 속성을 제거하고 모호한 자연공간을 창출했다는 측면에서 변형을 성취하였다. 셋째, 전자현미경을 통해 확대된 미시세계를 빔프로젝트로 극대화하여 크기를 변화했다는 측면에서 크기의 변화를 표현하였다. 넷째, 미시세계와 거시세계 자연을 합성하여 시각적 효과를 제시하고 2차적인 정신적 인지를 자극하여 비유와 연상의 기법을 통한 새로운 메시지를 전달했다는 차원에서 합성을 표현하였다. 다섯째, 건축물에 자연을 형상화한 미시세계를 투사하여 일상적이지 않은 우연한 만남을 발생시켜 모순을 제시하였다. 여섯째, 미시세계 이미지로 창출된 자연공간 이미지는 중첩되면서 주체와 배경이 분리되지 않은 채 대상의 공간적 관계를 모호하게 함으로써 이중적 이미지가 구현되었다. 일곱째, 나노플라워와 자연공간의 동시적 표현은 자연형상이나 미시세계 화학물질과 실제 자연공간이 양립할 수 없어 육안을 통해 관습화된 사고에 관한 역설을 제시하였다. 마지막으로, 어두운 환경에 밝은 자연형상이 투영된 건축물을 표현하여 경험적 인식과 공간에 관한 현실성을 모호하게 하는 개념의 양의성을 표현하였다.
이러한 결과에 따라, 첨단 기술이 현미경을 활용한 데페이즈망 기법이 적용되는 뉴미디어 아트의 가능성이 검증되었고, 이러한 작품으로 감상자는 해당 작품을 더 깊고 폭넓게 감상하고 기존과는 다른 시점으로 분석하여 감상자의 창의력과 심화된 사고력을 증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하지만 뉴미디어 아트를 단순히 초현실적 시점으로 분석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 뉴미디어아트는 관객의 창의력뿐만 아니라 작품을 미술 사조에 따라 객관적으로 분석하게 할 책임도 있다. 즉, 현대의 뉴미디어 아트를 좀 더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본 연구가 초현실주의에 착안하였듯이 과거의 미술사를 분석하여 미학적 가치를 더 증진할 끊임없는 분석이 필요하다. 다양한 과거의 미술사조에 근거한 뉴미디어 아트 장르가 초현실주의 장르와 함께 지속 제시될 때, 뉴디미디어아트의 미학적 근간은 더욱 확고해 질 것이며, 관객은 더 객관적인 관점에서 작품을 올바르게 이해하고 더 나아가 작가가 전달하는 메시지를 더 폭넓게 수용하여 작가가 전달하는 메시지 이상의 미학적 경험을 할 수 있을 것이다.
Acknowledgments
본 연구는 2016년도부터 주식회사 코셈의 장비지원으로 이루어진 연구로서 관계사에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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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소개
2005년 : 상명대학교 영상학부 사진학과(미술학사)
2010년 : 카이스트 문화기술 대학원(공학석사)
2015년~현 재: 중앙대학교 첨단영상대학원 예술공학 재학 중
※관심분야:Art&Technology, Photography
1995년 : 중앙대학교 컴퓨터 공학과 (공학사)
2005년 : Pratt CGIM Computer Media(MFA)
2003년~현 재: 중앙대학교 첨단영상대학원 영상학과 교수
※관심분야:Art&Technology, Procedural Anima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