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진표리진찬의궤 영상 미디어 개발 및 사용성 평가에 관한 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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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
본 연구의 목적은 문헌 연구와 정량적 연구 방법을 통해 2020년 “From Tangible to Intangible: A Media Showcase of Kisa chin p’yori chinch’an uigwe” 에 출품되었던 영상 미디어의 비주얼 스토리텔링, 제작 과정, 사용자 경험을 조명하는데 있다. 설문조사를 통한 사용자 경험에 대한 주요 결과를 종합해 보면, 의궤 미디어의 유용성, 궁중 음악과 궁중 악기 이미지의 유용성, 만족도, 몰입도는 긍정적으로 평가되었다. 빈도 분석 결과의 타당성을 검증하기 위한 목적으로 실행된 상관 분석 결과에 의하면 , 의궤 미디어에 대한 만족도는 의궤 미디어의 유용성뿐만 아니라 궁중 음악 및 궁중 악기 이미지의 유용성, 미디어 몰입도, 의궤 미디어의 재사용 및 추천 의사 등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또한 의궤 미디어에 대한 만족 요인과 몰입 요인은 각각 만족도와 몰입도와 유의미한 상관 관계를 가졌다.
Abstract
The purpose of this study is to take a deeper look into visual storytelling, production process and user’s engagement with the film media presented in <From Tangible to Intangible: A Media Showcase of Kisa chinp’yori chinch’an uigwe> through literature reviews and survey. Our findings show that the participants’ attitudes toward the usefulness of media, the usefulness of the court music and images of traditional musical instruments, the degree of satisfaction and the degree of immersion are positive. According to the results of correlation analyses conducted for verifying the validity of the frequency analyses results, the degree of satisfaction of the media positively has a positive effect on the usefulness of media, the usefulness of the court music and images of traditional musical instruments, the degree of immersion, and the intention to reuse and the intention to recommend the media to others. In addition, satisfaction factors and immersion factors for the media have significant correlations with the degree of satisfaction and the degree of immersion, respectively.
Keywords:
Kisa chin p’yori chinch’an uigwe, Film media, Visual storytelling, Content development, User evaluation키워드:
기사진표리진찬의궤, 영상 미디어, 비주얼 스토리텔링, 콘텐츠 개발, 사용성 평가1. 서 론
‘의궤(儀軌)’란 의식(儀式)과 궤범(軌範)이 합쳐진 용어로써 [1], 조선 왕조(1392~1910) 500여 년간의 왕실 의례에 관한 기록물이다. 의궤는 왕실의 혼인·장례·연회·외국 사절 환대 등의 주요 의식(儀式)과 의전(儀典)의 형식과 절차를 글과 도식으로 표현한 내용뿐만 아니라, 궁전 건축과 능묘 축조에 관한 내용도 상세히 기술되어 있다. 의궤 가운데 가장 잘 알려진 의궤로는 1866년 병인양요 당시 프랑스 함대에 의해 약탈당했다가 145년 만에 프랑스 국립도서관으로부터 우리나라로 장기 임대된 외규장각 의궤를 들 수 있다. 특히 외규장각 의궤의 대부분은 어람용(御覽用)을 목적으로 제작되었는데, 어람용은 초주지(草注紙)에 사자관(寫字官)이 정서(精書)했으며, 표지·장정도 왕의 품격에 적합하도록 제작함으로써 조선왕실기록의 정수를 보여주었다 [2].
외규장각의궤와 함께 병인양요 때 프랑스로 유출된 기사진표리진찬의궤(己巳進表裏進饌儀軌, 이하 1809 의궤)는 조선 후기 1809년에 창경궁 경춘전에서 혜경궁 홍씨(惠慶宮洪氏, 이하 혜경궁)를 위해 마련된 진표리(進表裏)와 2월 28일에 개최되었던 진찬(進饌)에 관한 기록을 담고 있다. 이 의궤는 19세기 정치사의 전개와 함께 이루어진 혜경궁의 지위 변화, 순조의 혜경궁에 대한 예우, 19세기 궁중 연향의 면모를 가시화 했다 [3]. 같은 해, 예조에서 혜경궁진찬소의궤(惠慶宮進饌所儀軌目錄)를 발간했는데, 이 의궤는 관례 60주년을 위해 열렸던 내진찬(內進饌)의 내용을 다루지만, 반차도는 포함되지 않았다 [4]. 이후 1809 의궤는 19세기 중반에 외규장각으로 이관 및 소장되었는데, 한 권은 1866년에 소실되었고, 나머지 한 권은 프랑스로 유출된 후 1894년에 파리의 한 치즈 상인으로부터 10 파운드에 영국국립박물관(British Museum)에 매각되다가 영국국립도서관(British Library)으로 이관 및 소장되고 있다 [5]. 천연 염료와 지류를 사용한 이 의궤는 보존을 목적으로 빛으로부터 차단되어 수장고에서 보관됨에 따라, 대중의 이용접근성과 연구 목적의 활용이 제약되었다. 국립국악원은 2018년 영국국립도서관과의 협의를 통해 기사진표리진찬의궤의 디지털 데이터 활용, 2018년에 ‘역주(譯註)기사진표리진찬의궤(己巳進表裏進饌儀軌)’를 발간했다[6].
한편 2001년부터 영국국립도서관이 착수한 ‘Turning the Pages’ 프로젝트는 35개의 희귀본에 대한 대중들의 접근성과 이해 증진을 위한 목적으로 실행되었다. 테크놀로지의 발전에 따라 ‘Turning the pages’의 기술 낙후성을 판단한 영국국립도서관은 특별전시실을 구축, 다양한 테크놀로지와 디지털 데이터와의 융합을 계획하고 있었다. 이에 대한 첫 번째 실험적 시도로 중앙대학교 예술공학대학 연구팀은 원본의 디지털 데이터를 활용한 영상미디어 제작과 사운드 및 데이터 비주얼라이제이션 기반의 뉴 미디어를 제안했다. 이 실험적 시도는 영국국립도서관 동양컬렉션 부서, LG 전자 그리고 중앙대학교 예술공학대학과 첨단영상대학원 등 글로벌 산관학 프로젝트를 통해 이루어졌다. 의궤 프로젝트의 결과는 2020년 1월 9일~23일 동안 런던 소재 주영한국문화원에서 미디어 쇼 케이스 “From Tangible to Intangible: A Media Showcase of Kisa chin p’yori chinch’an uigwe” 로 대중에게 공개되었다. 주영한국문화원이 문화체육관광부에 제출한 의궤 쇼 케이스 결과 (2020)에 의하면, 쇼 케이스에 총 547명의 관람객 방문이 이루어졌으며, 해외 소장 문화유산 중 하나인 '기사진표리진찬의궤'를 디지털 기술로 선보인 최초의 미디어 전시로써 한국 문화재를 효과적으로 알리는 선례로 평가를 받았다.
본 연구에서는 예술공학대학 학부생으로 구성된 연구팀이 참여한 1809 의궤 영상미디어에 국한하여 다루고자 한다. 1809 의궤 영상미디어의 경우, 실제 혜경궁의 진찬연을 단순히 디지털 기술로 재매개한 것에 그치지 않고, 비주얼 스토리텔링 기법을 통해 기사진표리진찬의궤의 개괄적 내용과 진찬연에 사용된 궁중 음악, 궁중 악단, 궁중 악기에 정보를 효과적으로 전달하는데 그 목적을 두었다. 따라서 본 연구는 문헌 연구를 통한 1809 의궤에 대한 고찰, 1809 의궤 영상 미디어의 비주얼 스토리텔링과 관련된 기획 및 제작 과정, 정량적 접근의 의궤 영상 미디어에 대한 사용자 경험 분석 등의 혼합 연구 방법이 사용되었다. 본 연구는 국내에 2018년에 비로소 그 전문이 공개된 1809 의궤를 다루고 있기 때문에, 문화사적으로 의궤에 대한 이해를 도모하는 의미 있는 연구라 할 수 있다. 특히 최근 5G 시대의 실감미디어에 대한 수요 증가, 정부, 학계 및 산업계의 요구를 반영해 보면, 본 연구는 해외 소장 문화유산의 이미지 데이터의 활용 방법 및 콘텐츠 개발에 대한 연구 활성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2. 본 론
2-1 문헌 연구
현존하는 진찬의궤(進饌儀軌)가운데 가장 오래되었으며, 최상의 보존 상태를 유지하고 있는 1809 의궤는 순조가 그의 조모인 혜경궁의 관례 60주년을 축하하기 위해 창경궁 경춘전에서 펼치게 한 궁중 연향에 대한 기록이다. 순조는 진찬연을 마친 후 다음날 승지 박종훈에게 ‘원행을묘정리의궤(園幸乙卯整理儀軌)’의 범례에 따라 의궤를 작성하라고 지시했고, 승지 홍석주는 의궤 이름을 ‘기사진표리진찬의궤’로 하겠다고 순조에게 보고 한 후 승인을 받았다 [7].
1809 의궤는 총 49면으로 구성되었으며, 진표리와 진찬연을 준비하는 과정, 행사 참석자와 절차, 행사 소요 물품의 내용과 경비가 자세히 기술되어 있으며, 진표리와 진찬을 함께 담은 유일본이므로, 문화사 및 서지학적으로 높은 가치를 지니고 있다. 이 의궤는 19세기 진찬의궤의 전형적 체제를 갖추고 있다: 택일(擇日), 좌목(座目), 도식(圖式), 전교(傳敎), 연설(筵說), 악장(樂章), 치사(致詞), 전문(箋文), 의주(儀註), 계사 부계목(啓辭, 附啓目), 이문(移文), 내관(來關), 감결(甘結), 찬품 부채화(饌品, 附菜花), 기용(器用), 배설(排設), 의장(儀仗), 참반(參班), 의위(儀衛), 공령 (工伶), 상전(常典).
1809 의궤의 가치는 진표리와 진찬연에 대한 상세한 도식에 있는데, 이 도식에는 참석자 및 의장의 위치를 문자로 표시한 배반도(排班圖)와 실제 모습을 천연색과 문자로 기록한 반차도(班次圖)가 포함된다: 경춘전도(景春殿圖),진표리도(進表裏圖), 진찬 전내도(進饌殿內圖), 서보계도(西補階圖), 동보계도(東補階圖), 등가도(登歌圖), 헌가도(軒架圖), 진찬도(進饌圖), 전내도(殿內圖), 채화도(菜花圖), 기용도(器用圖), 의장도(儀仗圖), 악기도(樂器圖), 복식도(服飾圖) 순으로 수록되어 있다 [8]. 특히 국내 소장의 진연(進宴) 진찬(逃關) 진작(進爵) 등의 연향 관련 의궤에서는 볼 수 없는 악기도(樂器圖) 등이 수록되어 있는데, 이들 도식은 현존하는 궁중 연향 관련 의궤 가운데 가장 오래된 것으로 알려진 ‘자경전진작정례의궤(慈慶殿進爵整禮儀軌)’보다도 18년 앞선 것이다 [9]. 천연색으로 입체감 있게 묘사된 진표리도, 진찬도, 전내도 등은 조감도의 방식과 전망이 한눈에 들어오는 시점(Panorama view)으로 묘사되었으며, 목판으로 찍어 흑백으로 그려진 ‘원행을묘정리의궤’와 ‘화성성역의궤(華城城役儀軌)’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최상의 위상을 갖추고 있다.
이 의궤의 첫 번째 특징으로는 주악을 담당하는 등가도와 헌가도, 악기도, 복식도 등에 각각 궁중 악대의 구성과 악기의 배치, 연주 모습, 문양까지 선명하게 그려진 악기가 포함되어 있다는 것을 들 수 있다. 이들 도식뿐만 아니라 진표리도와 진찬도에서도 진연 장소에서의 악현 위치가 확인된다. 이는 1809 의궤가 당시 궁중 악곡의 연주 형태와 용악(用樂)을 이해하고, 궁중 음악의 복원 및 재현 연구에 귀중한 사료라는 점을 뒷받침해준다. 일반적으로 내연을 기록한 의궤는 대체로 의주에 악곡만 표시되어 있을 뿐 어느 악대가 연주하는지에 대해 명시하지 않았으나, 1809 의궤는 내연을 다루었음에도 불구하고 악곡과 아울러 연주하는 악대가 기록되어 있는 특징을 지닌다. 특히 헌가도와 등가도 등의 궁중 악대와 관련된 도식의 경우, 궁중 연향을 다룬 다른 의궤와는 달리, 진찬에 진설된 등가 악대가 계단 위가 아닌, 전내 밖 뜰에 전내와 내외하는 막을 앞에 둔 장소에 위치해 있다 <그림 1>. 이는 건축물의 구조상 돌계단 위에 등가를 진설할 공간이 없었기 때문에 취해진 조치이며 [10], 진찬 진행 과정을 전면으로 묘사한 도식에서 악대는 우측에 배치되어 있다. 또한 다소 복잡한 배치에 대한 이해를 용이하게 하기 위해 인물과 기물 옆에 각각의 명칭이 표기되어 있어 조선 후기 연향악 연구에 기여하는 바가 크다.
『원행정리의궤도(園幸乙卯整理儀軌)』의 봉수당진찬도(奉壽堂進饌圖)나『화성능행도(華城陵幸圖)』의 봉수당진찬도에도 궁중 악단의 모습이 발견된다. 이들 두 가지 의궤의 궁중 악단의 묘사와는 달리, 1809 의궤의 궁중 악단의 묘사에서는 악공 각각의 표정이 매우 섬세하게 표현되었을 뿐만 아니라 그 표정도 각각 다르다는 점이 두 번째 특징이라 할 수 있다 <그림 1>. 또한 의주(儀註)에는 의식 절차마다 어떤 악대가 연주했는지를 표기해 놓았는데, 무신진찬의궤(戊申進饌儀軌)의 경우에는 의주에 연주곡만 명시하고 악대를 제시하지 않았다 [11]. 예를 들어 혜경궁에게 재배(再拜)할 때는 등가와 헌가가 동시에 여민락(與民樂)을 연주했고, 혜경궁에게 꽃을 올릴 때는 헌가에서 여민락령(與民樂令)을, 그리고 휘건을 올릴 때는 등가에서 여민락령을 연주했다.
세 번째로 외형 및 재질적 특징을 살펴보면, 어람용을 목적으로 편찬된 1809 의궤 또한 우유색의 두껍고 최고의 재질에 해당하는 초주지(草注紙)가 사용되었다. 표지 오른편에는 나뭇잎 무늬가 새겨진 고급 놋쇠로 변철을 대고 5개의 박을 못(朴乙丁)으로 변철을 묶었다. 또한 못이 빠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박을 못 밑에 둥근 국화 무늬 원환(圓環)을 대었으며, 변철의 중앙에는 둥근 고리를 달았다. 철장을 박는 방식도 분상용은 3개의 두껍고 낀 무쇠 못이 사용된 반면, 1809 의궤는 기 다섯 개의 못을 박고 이를 국화동(菊花童)으로 마무리했다 <그림 2>. 본문에는 붉은 인찰선(印札線)을 긋고 기록하여 어람용 의궤로서의 완벽한 조건과 특징을 모두 갖추고 있다. 마지막으로, 이 의궤의 진표리도와 전내도에는 진표리와 진찬연의 주인공인 혜경궁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다. 대신 혜경궁이 사용하는 은색의 화려한 의자(掎交銀)가 공석으로 묘사되었다. 뿐만 아니라 다른 의궤와는 달리, 진찬연에서 무용의 흔적이 발견되지 않는다. 이에 대해서는 향후 한국학적 연구를 통해 그 이유가 밝혀질 필요가 있다고 판단된다.
2-2 영상 미디어 기획 및 제작 과정
연구팀은 문헌 연구를 통해 디지털 미디어와 관련된 일련의 연구를 검토하고, 특히 원작 이미지를 활용해서 디지털 미디어를 기획 및 개발할 때 주지해야 할 몇 가지의 주요 시사점을 데이비드 볼터(David Bolter)와 리차드 그루신(Richard Grusin)의 재매개화 이론 (Remediation, 1996)으로부터 도출했다 [12]: 첫 번째, 원작의 차용, 재현, 확장, 개조 등을 통해 기술적으로 재생산된 디지털 미디어는 원작에 대한 강한 복제성으로 인해 필연적인 재매개성이 존재한다. 두 번째, 전통적인 예술작품이 디지털 기술로 복제 및 변환될 때는 원작의 특정한 현존성과 원본 작품이 가진 존재의 유일성이 소멸된다. 또한 기술적 재생산 과정에서 전통적인 예술작품에 내재해 있던 의례 가치나 전시 가치가 퇴색되고 조작 가치가 그 자리를 점유하기 때문에, 미디어를 개발할 때는 원작에 내재한 본질적인 가치가 상실되지 않아야 한다. 마지막으로, 비록 기술적 재매개가 미디어에 대한 만족도 및 몰입도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지만, 원작에 대한 정확성, 이해, 존중이 결여된 동적 움직임 효과는 ‘단순히 그 외형만을 모방한 재생산(slavish reproduction)’으로 전락할 수 있다[13]. 또한 미디어 경험에 대한 부정적 영향력과 ‘기술적 페티시즘(technological fetishism)’의 위험성이 있기 때문에[14], 본 연구의 영상 미디어 제작 단계에서는 애프터 이펙트(After effects) 기반의 애니메이팅 표현적 요소가 원작의 조형성 및 맥락성과의 조화를 이루고, 문화 원형의 본질적인 요소를 훼손하지 않는데 초점을 맞추었다.
주영한국문화원에서 개최된 쇼 케이스는 상술한 바와 같이 영상 미디어와 함께 사운드 및 데이터 비주얼라이제이션 기반의 뉴 미디어도 포함되었다. 실질적으로 사운드 및 데이터 비주얼라이제이션 기반의 뉴 미디어는 1809 의궤에 대한 개요나 기본 정보를 제공하지 않았기 때문에, 영상 미디어는 영상 형태의 해석 매체로서의 특성을 강화시켰다. 영상 미디어의 기획 과정에서의 가장 핵심적인 작업은 관람객에게 제공될 의궤 미디어의 비주얼 스토리텔링과 이미지를 선별하는 것이었다. 영국국립도서관이 제공한 1809 의궤의 디지털 이미지 데이터는 4K 이상의 고해상도의 특성을 지녔기 때문에, 이미지 가공에서 해상도 유지나 픽셀 깨짐 등과 같은 기술적 문제가 발생하지 않았다. 이미지 선정 단계의 경우, 연구팀은 의궤가 궁중 악곡의 연주 형태와 용악을 이해하는데 귀중한 사료라는 점을 의궤 미디어를 통해 전달하는 것을 목표로 설정했다.
또한 1809 의궤의 대표적인 특징 가운데 하나가 등가도와 헌가도, 악기도, 복식도 등에서 궁중 악대의 구성과 악기의 배치, 연주 모습, 악기, 의복 등이 세밀하게 묘사되어 있다는 것에 주목했다. 진찬도의 경우, 등가와 헌가의 모습이 함께 등장하지만, 등가와 헌가의 분리되어 배치되어 있고, 특히 등가는 측면에서 연주하는 모습으로 묘사되었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악대의 연주 모습은 가시성 관점에서 제약적이었다 <그림 3-1>. 이에 최종적으로 1809 의궤 디지털 이미지에서 등가도와 헌가도 두 개의 이미지를 선정했고, 진찬도의 등가와 헌가의 모습을 한 폭의 이미지에 담기 위해 등가와 헌가의 악기 배치를 표시한 악현도(樂懸圖)를 기반으로 등가 악대가 뒷면에, 헌가 악대가 앞으로 배치함으로써 진찬연의 궁중 악대 모습이 재구성되었다 <그림 3-2>. 또한 1809 의궤는 혜경궁의 관례 60주년을 기념하기 위한 진표리와 진찬연의 기록이라는 점에 주목해서, 장구한 세월을 애니메이팅 요소와 색감 필터를 사용한 계절감으로 표현했으며, 배경과 악대는 조화로운 구도로 배치되었다.
두 번째로 이루어진 이미지의 선정은 채화도와 악기도에서 채택되었다. 채화도에서 선정된 꽃 도식은 채색화 가운데 가장 화려하고 유일하게 백자호(白磁壺)에 담겨 묘사되었는데, 당시 왕실 내에서의 혜경궁의 지위, 구중궁궐(九重宮闕)에서의 여성의 삶을 상징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선정되었다 <그림 4>. 또한 총 22개의 악기가 섬세하게 표현된 악기도의 경우, 건고, 세황, 편경, 어, 해금, 장구, 가야금, 교방고, 박, 비파를 포함하여 10개의 궁중 악기가 채택되었다. 악기 선정의 기준은 우선 미디어 쇼 케이스가 런던에서 개최되는 점을 고려, 현명 악기와 공명 악기 가운데 외국인들이 친숙하다고 여길 수 있는 5가지(교방고, 편경, 장고, 건고)의 악기를 선정했으며, 그 다음으로 그들에게 다소 비친숙하지만 연구팀이외국인에게 소개하려는 5가지의 악기(생황, 비파, 가야금, 어, 박)가 추가되었다 <그림 5>.
전통 악기를 활용한 콘텐츠 가운데 해외에서 잘 알려진 것으로는 꽹과리, 장고, 북, 징 등의 타악기로 구성된 풍물(風物)놀이를 들 수 있다. 실제로 이들 전통 타악기는 다른 유형의 악기에 비해 비교적 쉽게 배울 수 있기 때문에, 국립국악원 등에서도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 체험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다. 이미지 선정을 완료한 연구팀은 스토리에 맞게 원본 이미지 가공 과정을 진행했으며, <그림 6>과 같이 배경을 제거하는 작업도 함께 실행되었다. 또한 의궤의 디지털 이미지는 고해상도를 유지했지만, 의궤 자체의 변색으로 인해 이미지 리터칭을 통해 천연 안료의 고연색성(high cri)과 어람용 의궤의 초주지 특성을 재현하고자 했다.
상술한 작업을 진행하기 위해, 본 의궤 미디어 제작과정에서는 시각적 효과를 표현하기 위해 사용된 저작도구로는 디지털 모션 그래픽 및 합성 소프트웨어인 After effects, 영상에 사용될 이미지들을 세밀하게 가공하고 영상 소스로서의 이용 용이성을 높이기 위한 레스터 그래픽 편집프로그램인 Photoshop, 그리고 완성도 높은 최종 결과물을 mp4 형식으로 추출하기 위해 어도비 미디어 인코더(Adobe Media Encoder)등이 사용되었다.
의궤 미디어의 영상 스토리보드의 내용은 아래의 <표 1>과 같다. S#0은 1809 의궤의 표지와 국립국악원이 출간한 ‘해제기사진표리진찬의궤’의 표지가 병치된 모습에서 시작된다. 이 장면에서는 스토리에 대한 기대감과 1809 의궤에 대한 이해를 제공하기 위해, 1809 의궤, 진찬연이 개최된 창경궁 경춘전, 진찬연의 주인공인 혜경궁에 대한 간략한 설명이 제공되었다. S#1의 경우, 백자호(白磁壺)에 담긴 채화도가 그려진 족자가 열리면서 한 마리의 황금빛 나비가 관객의 시선을 이끌면서 이야기가 전개된다 <그림 7>. 화려한 파티클로 표현된 나비에는 중의적인 함의가 내재해 있는데, 첫 번째는 진찬의 주인공인 혜경궁의 아들이자 조선의 22대 왕인 정조를 상징하고, 두 번째는 도상학적으로 나비는 망자(亡者)의 영혼을 의미한다. 또한 관람객을 진찬연의 현장으로 안내하는 매개인 나비는 한국 전통 무용의 춤사위로 백자호에 담긴 꽃 주위를 부유하면서 관객의 시선을 진찬의 현장(S#2)으로 초대한다.
가장 핵심적인 진찬 장면이 담긴 S#2의 경우, 등가와 헌가의 용악 연주 장면이 연출되었다. 관람객이 진찬연에 참여한 것과 같은 현장감을 제공하기 위해 정적으로 표현된 궁중 악대와 나비에게 동적 움직임을 부여했으며, 원근감을 활용한 구도로 궁중 악단을 배치했다 <그림 8>. 또한 세월의 흐름이 한국의 사계절적 요소들로 표현되었다. 특히 영상 기획 과정에서 핵심이 되는 등가와 헌가의 연주 모습을 재현하기 위해, 연구팀은 국립국악원 정환희 학예연구사의 자문과 국립국악원의 정악단이 실제 여민락을 연주하는 모습을 기반으로 정적 이미지에 생명력과 역동성을 불어 넣었다. 이를 위해 영상 제작 과정에서 추가적으로 완성된 영상에 카메라 무빙 등의 영상 기술이 사용되었으며, 궁중 악대의 연주 장면이 끝난 다음에는 잉크 효과 트랜지션를 추가해 자연스럽게 전환되도록 했다.
S#3의 경우, 악기도에서 선정된 건고, 세황, 편경, 어, 해금, 장구, 가야금, 교방고, 박, 비파 등 10개의 궁중 악기가 원형의 이미지 슬라이더(Slider)에 배치되었다 <그림 9>. 외국인의 이해를 도모하기 위해, 각각의 악기는 이미지가 확대된 후 순차적으로 명칭과 연주 방법에 대한 간략한 설명이 영어로 제공되었다. 궁중 악기에 대한 설명이 완료되면 S#4로 전환되는데, 이 장면은 S#1에 등장한 나비가 족자를 통해 천상으로 이동하면서 마무리된다.
1809 의궤가 헌가와 등가를 함께 담은 유일한 의궤라는 가치를 주지한 본 연구팀은 등가와 헌가가 협연한 여민락(與民樂), 여민락령(與民樂令), 낙양춘(洛陽春), 청평악(淸平樂), 환환곡(桓桓曲) 가운데 진찬연에서 가장 빈도가 높게 연주되었던 악곡인 동시에 조선시대 궁중 의례 가운데 가장 많이 연주되었던 여민락을 선정해서 영상 미디어의 배경 음악으로 사용했다. 여민락은 1445년(세종 27)에 권제, 정인지, 안지 등이 명찬(命撰)한 용비어천가를 노랫말로 하여 만든 음악인데[15], 이 용어는 ‘백성과 함께 즐기자’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세종실록악보(世宗實錄樂譜)’에 의하면, 여민락 악보는 하나였지만, 연주의 속도에 따라 여민락만(與民樂慢)과 여민락령으로 구분했으며, 조선시대에는 임금의 출궁과 환궁에 주로 연주되었다[16]. 또한 숙종 시기에는 처용무의 반주곡으로도 사용되었고, 정조 시대에는 화성행궁(華城行宮)에서 열린 진찬연 뿐만 아니라 원행을묘정리의궤에 의하면 혜경궁의 회갑연에서도 연주되었다.
3. 구현 결과 및 평가
3-1 설문조사 설계
2020년 1월에 런던 쇼 케이스를 마친 후 <그림 10>, 외국인 25명을 대상으로 실시된 의궤 데이터 시각화 미디어에 대한 설문조사의 결과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제스추어와 사운드 기반의 데이터 시각화 미디어의 감상적 가치(84.6%)가 학습적 가치(88.4%)보다 다소 낮게 제시되었으며, 특히 의궤의 진찬연과 관련된 지식 전달에 대한 적합성(92.3%)과 의궤의 궁중 음악에 대한 지식 전달(92.3%)도 높은 평가를 얻었다. 결과적으로, 의궤 데이터 시각화 미디어에 대한 만족도(84.6%), 몰입도(80.7%), 혁신적 방식의 테크놀로지 적용(80.8%), 기획의 창의성(84.6)도 긍정적으로 평가되었다.
본 연구에서 개발된 기사진표리진찬의궤 영상 미디어의 사용자 평가를 위해 2020년 1월부터 20일부터 2월 10일까지 4주 동안 구글 서베이를 통해 설문조사가 진행되었다. 상술한 의궤 데이터 시각화 미디어의 경우에는 외국인을 대상으로 설문조사가 진행된 반면, 본 연구에서는 한국인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가 이루어졌다. 특히 후자의 경우, 디지털 전시에서 사용된 기술수용모델(Technology Acceptance Model)을 근거로, 의궤 미디어에 대한 인지된 유용성(Perceived usefulness)의 관점에서의 사용자 경험이 측정되었다[17].
모집단은 20대 대학생 27명으로 구성되었으며, 유투브에 올린 의궤 영상 미디어를 경험하게 한 후, 모집단을 설문조사에 참여하는 절차를 거쳤다[18] [19].설문 문항은 인구통계학적 정보, 1809 의궤에 대한 사전 지식, 의궤 미디어의 유용성, 궁중 음악의 유용성, 궁중 악기 이미지의 유용성, 만족도 및 몰입도 등 총 30문항으로 구성되었으며, 선택형 문항과 리커스 스케일 (Likert-scale) 5점 척도가 병용되었다. 설문 결과는 빈도 분석과 상관 분석을 병용해서 시사점을 도출했다. 모집단의 성비를 살펴보면, 여성(63.6%)이 남성(36.7%)보다 두 배 정도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사전 지식의 경우, 기사진표리진찬의궤와 외규장각의궤에 대해서는 모집단의 대다수(86.7%, 70.0%)가 인지한 반면 여민락(33.3%)에 대한 인지는 상대적으로 매우 낮게 제시되었다 <표 2>.
3-2 빈도 분석 결과
기존의 연구와 동일하게 의궤 미디어의 유용성을 학습과 감상 측면으로 구분해서 측정한 결과, 학습적 유용성의 요인과 감상적 유용성의 요인은 동일한 수준으로 평가되었으나, 의궤 미디어의 학습 도구로서의 적합성(80.0%)이 감상 도구로서의 적합성(66.7%)에 비해 높게 제시되었다 <표 3>. 한 가지 흥미로운 사실은 의궤 영상 미디어를 경험한 후 1809 의궤 원본 관람에 대한 욕구를 측정한 결과, 원본(56.7%)보다는 디지털 이미지를 보고 싶다(70.0%)는 의견이 높게 제시되었다. 이러한 결과는 런던에서 진행했던 설문조사 결과와는 상반된 결과라 할 수 있는데, 이는 1809 의궤가 영국국립도서관에 소장되고 있기 때문에 런던 거주민은 접근이 용이하지만, 한국인 모집단은 거리감으로 인해 디지털 이미지를 사용하겠다고 응답한 것으로 해석된다.
의궤 미디어에서 사용된 궁중 음악과 궁중 악기 이미지의 유용성을 측정한 결과, 여민락은 1809 의궤에 대한 이해, 의궤 미디어 감상의 즐거움을 증진시켰을 뿐만 아니라 미디어에 대한 몰입감을 상승시키는데 기여했다. 또한 궁중 악기 이미지는 의궤의 가치 및 특성과 궁중 음악의 특성을 적절히 반영해 주었으며, 결과적으로 궁중 음악의 이해를 높이는데 유용했다 <표 3>. 원형의 이미지 슬라이더에 배치되었던 10가지의 악기에 대한 선호도를 살펴보면, 해금(63.3%), 가야금(46.7%), 비파(3.3%) 등의 현명 악기(絃鳴樂器)에 대한 선호도가 높게 제시되었다. 이 결과는 런던에서 실시한 설문조사와 상반된 상황을 초래했다: 외국인들은 어(50.0%), 박(26.9%), 건고(23.1%), 교방고(23.1%) 등의 피명 악기(皮鳴 樂器)와 체명 악기(體鳴 樂器)가 상위를 점유했다.
의궤 미디어에서 사용된 궁중 음악과 궁중 악기 이미지에 대한 유용성을 평균값으로 비교해보면, 궁중 음악(74.4%)이 궁중 악기의 이미지(68.9%)보다 다소 높게 평가되었는데, 이 결과는 외국인을 대상으로 실행한 의궤 데이터 시각화 미디어에 대한 설문조사의 결과와 일치한다. 궁중 음악은 의궤 미디어에 대한 몰입감을 강화시켰으며, 궁중 악기 이미지는 의궤의 가치에 대한 이해와 궁중 음악의 특성을 적절히 전달했다 <표 4>. 또한 모집단의 다수(80.0%)는 궁중 악기의 이미지와 궁중 악기의 사운드가 동시에 제공되었더라면, 악기에 대한 이해력이 향상되었을 것이라는 의견을 제시해 주었다. 한편 의궤 미디어에 대한 만족도(80.0%)와 몰입도(80.0%)는 재이용 의사(70.0%)와 타인에 대한 추천 의사(70.0%)에 비해 다소 높게 평가되었다. 특히 궁중 음악의 영향력이 만족 요인 가운데 가장 높게 나타났는데, 궁중 음악은 몰입감 증진(76.7%)에도 유사하게 작용했다: 스토리텔링 방식(76.6%), 기획의 창의성(76.6%), 궁중 음악(80.0%), 고해상도 이미지(73.3%).
3-3 상관 분석 결과
본 연구에서는 빈도 분석 결과의 타당성을 검증하기 위한 목적으로 미디어의 만족도와 미디어의 유용성, 궁중 음악 및 궁중 악기 이미지, 만족 요인간의 관계성을 분석하고, 미디어의 몰입도와 몰입 요인간의 상관 분석을 실행했다. 상관 분석의 경우, 변인간의 관련성을 검증하기 위해 MATLAB을 사용해서 설문 항목간의 피어슨 상관 계수(Pearson correlation coefficient)를 도출했다. 이 때 상관 관계를 찾는 두 설문 항목 모두에 응답한 경우만을 계산에 포함시켰고, 유의 확률을 계산하는 표본 수로 사용했다. 또한 상관 계수와 항목별 표본 수를 이용, 각 상관 계수의 신뢰구간 유의확률검정(Significance probability test)을 실행했다.
의궤 미디어에 대한 만족도와 유용성 항목간의 상관 관계를 분석한 결과, 학습 및 감상 유용성의 세부 요인은 미디어에 대한 만족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빈도 분석 결과와 동일한 맥락에서, 미디어 만족도와 의궤 미디어의 감상 도구로서의 적합성의 유의 수준이 학습 도구로서의 적합성의 유의 수준보다 낮게 제시되었다<표 5>.
또한 미디어에 대한 만족도와 궁중 음악 및 궁중 악기 이미지 각각의 유용성 세부 요인간 상관 관계를 분석한 결과, 미디어에 대한 만족도는 궁중 음악과 궁중 악기 이미지의 유용성 세부 요인과 유의미한 상관 관계를 가졌다 <표 6>. 하지만 궁중음악의 의궤 이해에 미친 영향력(p=0.0059) 그리고 전통 악기 이미지의 궁중 음악의 특성 반영에 대한 영향력(p-0.0002)은 다른 요인에 비해 낮게 제시되었다.
의궤 미디어에 몰입한 사용자들은 미디어에 대한 만족도(r=.688**, p=0.0003)가 높다고 생각했다. 또한 사용자의 의궤 미디어에 대한 만족도와 몰입도는 의궤 미디어의 재이용 의사(r=.611*, p=0.0003; r=.617*, p=0.0003) 및 타인에 대한 의궤 미디어 추천(r=.784**, p< 0.0001; r=.757**, p< 0.0001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는데, 재이용 의사보다는 타인에 대한 추천 의사의 유의수준이 높게 제시되었다 <표 7>. 빈도 분석에서 사용된 요인을 사용해서 미디어에 대한 만족도와 몰입도간의 상관 관계를 측정한 결과, 요인과 만족도, 요인과 몰입도간에는 유의미한 상관관계가 검증되었으며, 특히 의궤 미디어에 내재한 창의성과 궁중 음악의 만족도와 몰입도에 대한 영향력이 가장 크게 나타났다.
4. 결론
본 연구는 지난 1월 주영한국문화원에서 개최된 쇼 케이스 “From Tangible to Intangible: A Mdeia Showcase of Kisa chin p’yori chinch’an uigwe”에 출품되었던 영상 미디어를 다루었다. 이 미디어 쇼 케이스는 영국국립도서관 소장 '기사진표리진찬의궤'의 디지털 데이터와 최신의 뉴 미디어 테크놀로지를 융합시킨 최초의 참여형 미디어 전시였으며, 영국인의 의궤에 대한 관심을 고취시키는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두었다. 본 연구에서는 1809 의궤, 궁중 음악 및 궁중 악기 등에 대한 이해를 도모하기 위해 개발된 영상 미디어의 비주얼 스토리텔링과 관련된 기획 및 제작 과정에 집중했다. 연구팀은 1809 의궤의 본질이 훼손되지 않도록 디지털 기술이나 저작 도구의 적절한 사용에 각별한 주의를 기울였다. 비주얼 스토리텔링은 등가도, 헌가도, 악기도 등의 이미지를 기반으로 한 궁중 악대의 묘사에 집중되었으며, 미디어에 대한 몰입감과 궁중 용악에 대한 이해를 증진시키기 위해 여민락을 배경 음악으로 사용했으며, 10개의 전통 악기에 대한 이미지와 간략 정보가 함께 제공되었다.
쇼 케이스 이후 한국인을 대상으로 실행된 설문조사 결과를 종합해보면, 의궤 미디어의 유용성은 높게 평가되었으며, 특히 학습 도구로서의 적합성이 감상 도구로서의 적합성에 비해 높게 제시되었다. 또한 의궤 미디어에 대한 만족도 및 몰입도, 미디어에 대한 재이용 의사, 타인에 대한 추천 의사도 긍정적으로 평가되었고, 이러한 긍정적인 반응은 1809 의궤의 디지털 이미지에 대한 이용 욕구로 확장되었다. 의궤 미디어에 사용된 여민락과 사용된 전통 악기 이미지는 의궤의 가치와 궁중 음악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데 유용했다. 특히 여민락은 미디어 감상의 즐거움과 몰입감을 증진시켰을 뿐만 아니라 미디어에 대한 만족도 증진에 유의미한 영향력으로 작용했다. 본 연구에서 빈도 분석 결과의 타당성을 검증하기 위한 목적으로 실행된 상관 분석을 통해, 미디어의 만족도는 미디어의 유용성, 궁중 음악 및 궁중 악기 이미지, 만족 요인과 유의미한 상관 관계를 가졌으며, 몰입 요인 또한 몰입도에 긍정적인 영향력을 미쳤다.
기록 문화의 꽃으로 불리는 조선 시대의 의궤는 세계적으로 그 가치를 인정받아 2007년에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되었을 뿐만 아니라 국내에서도 2016년에 문화재청에 의해 보물로 지정되었다. 특히 1809 의궤는 현재까지 전해지는 필사본 형식으로 제작된 어람용 의궤의 유일본이며, 동시에 진표리와 진찬을 함께 담은 유일한 의궤에 해당한다. 2018년 국립국악원의 ‘역주 기사진표리진찬의궤’의 출간을 계기로 1809 의궤는 한국에 그 내용이 알려지게 되었다. 본 연구를 통해 조선 시대 의궤뿐만 아니라 해외 소장 우리나라 문화유산의 이미지 데이터와 뉴 미디어 테크놀로지를 융합한 실감 미디어 제작에 대한 연구가 활성화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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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소개
2019년 : 중앙대학교 예술공학대학 학부생
2019년~현 재: 중앙대학교 예술공학대학 컴퓨터예술학부
※관심분야:인터랙티브 미디어(Interactive Media), 인공지능 기반의 예술(Artificial Intelligence based art), 디지털 헤리티지(Digital Heritage)
2019년 : 중앙대학교 예술공학대학 학부생
2019년~현 재: 중앙대학교 예술공학대학 컴퓨터예술학부
※관심분야:증강현실(Augmented Reality), 가상현실(Virtual Reality), 디지털 휴먼(Digital Human)
2019년 : 중앙대학교 예술공학대학 교수
2018년~현 재: 중앙대학교 예술공학대학 컴퓨터예술학부
※관심분야: 데이터 시각화(Data Visualization), 인터랙티브 미디어(Interactive Media), 디지털 헤리티지(Digital Heritag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