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메이션에서 캐릭터 및 소품의 물리적 특성 표현과 그 효과 : <마다가스카3: 이번엔 서커스다!> 를 중심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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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
애니메이션에서 캐릭터와 소품의 물리적 특성은 실제 물리법칙에 위배되어 과장과 변형을 일으킨다. 이러한 표현은 캐릭터에 생동감을 부여하거나 유머 요소로 작용하는 등 다양한 효과를 일으킨다. 본 논문에서는 <마다가스카 3: 이번엔 서커스다!>에서 다양한 동물 캐릭터들과 소품들이 지닌 물리적 특성 중 세 가지(탄성, 부피, 질량)의 표현과 그 효과를 살펴보았다. 종합해보면, 이러한 물리적 특성의 표현은 캐릭터나 소품의 움직임이나 장면을 더욱 생동감 있게 만들고, 캐릭터 사이의 감정 변화를 나타내는 효과를 지녔다. 또한 유머 요소나 이야기를 전개 시키는 원인으로 쓰이기도 했다. 본 연구는 향후 애니메이션에 나타난 물리적 특성 표현과 그 효과 연구에 대해 유의미한 시사점을 제공해 줄 것으로 기대한다.
Abstract
In the case of animation, the physical properties of characters and props often counter to the raw of physics and cause exaggeration and variation. Those expressions cause multiple effects like increasing liveliness of characters and props or giving fun to the audience. In this study, we analyzed the expressions and effects of the three main physical properties(elasticity, volume, and mass) in <Madagascar 3: Europe‘s Most Wanted>. To sum up, these expressions successfully delivery liveliness of characters and props and show the emotional change between two characters. Also, it was used as humor or cause to develop the story. From a practical and academic perspective, we hope that this study provides significant implications for the immersion of physical properties in animation.
Keywords:
Animation Character, Elasticity, Mass, Physical Properties, Volume키워드:
애니메이션 캐릭터, 탄성, 질량, 물리적 특성, 부피Ⅰ. 서 론
모든 물질은 질량, 부피 등과 같은 고유한 물리적 특성을 가지며 가상의 세계인 애니메이션에서는 캐릭터나 소품 등의 움직임을 통해 이를 모방한다. 최근에는 컴퓨터 그래픽 기술의 발달로 실제 세계와 거의 흡사한 움직임을 묘사할 수 있어졌지만 애니메이션에서는 사실성을 강화하면서도 애니메이션적 과장과 변형으로 그것이 상상적 세계임을 관객에게 꾸준히 상기시킨다.[1] 이는 The Principle of Animation에 반영되어 등장하기도 한다.[2] 이러한 특성들은 관객들에게 상황을 효과적으로 전달하거나 재미를 주는 요소로 작용한다. 대표적인 예로는 1940년부터 방영되고 있는 워너브라더스(Warner Brothers)사의 <톰과 제리>(Tom and Jerry)가 있다. <그림 1>에서 캐릭터는 빠른 속도로 끌려가다 바위 사이에 머리가 낀다. 바위를 빠져나가기 전까지 캐릭터 머리의 부피는 천천히 압축되어 세로로 길쭉해지고, 바위를 빠져나오자 다시 원래대로 돌아온다. 이 장면에서 캐릭터의 주요한 물리적 특성인 부피와 탄성은 실제보다 과장되게 표현되어 관객들에게 재미를 유발한다.
이러한 물리적 특성의 표현은 2D 애니메이션뿐만 아니라 3D 애니메이션인 <쿵푸 팬더>(Kung Fu Panda, 2008)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그림 2>에서 팬더 ‘포’는 표범 ‘타이렁‘과의 결투 중 배의 탄성을 이용해 타이렁을 하늘로 날려 보낸다. 이때, 포의 배의 탄성으로 인한 출렁거림은 ‘뚱뚱한’ 포의 특성을 잘 드러내 주며, 포가 이를 이용해 적을 물리침으로서‘뚱뚱함’이 그의 능력 중 하나가 되었음을 보여준다.
위의 예시들처럼 애니메이션에서 캐릭터나 소품의 물리적 특성은 관객들의 흥미를 불러일으키거나 캐릭터의 개성을 드러내는 등 다양한 효과를 불러일으킨다. 비록 실제의 삼차원적 물리 세계의 공간과 현상을 시뮬레이션하여 사실적인 이미지를 구현하지만, 애니메이션은 어느 순간 이러한 물리법칙을 변형하고 이탈하는 경향을 보인다.[3] 이러한 효과들을 더욱 잘 드러내기 위해서는 캐릭터와 소품들이 지닌 물리적 특성들을 이해하여 자연스럽게 표현해야 할 것이다. 또한, 기존 작품들에서 캐릭터나 소품의 물리적 특성이 어떻게 표현되었고 그것이 어떤 효과를 창출하는지에 대한 분석이 필요하다.
몇몇 선행연구 [4][5]들에서는 애니메이션에서 나타난 물리적 특성들을 The Principle of Animation을 중심으로 분석하였다. 본 논문에서는 이 논문들에 비해 물리적 특성들에 집중하고, 이들이 실제 물리법칙을 어떻게 위배하여 관객들에게 어떠한 효과를 전달하는지에 대해 다루고자 한다.
본 논문에서는 2012년 드림웍스 픽처스 (DreamWorks Pictures)에서 만든 <마다가스카 3: 이번엔 서커스다!> (Madagascar 3: Europe‘s Most Wanted, 2012)를 선택하여 물리적 특성의 표현과 그 효과를 분석한다. <마다가스카 3>에서는 인간과 사자를 포함해 가지각색의 동물들이 등장하고 동물들 모두가 서커스의 묘기와 결투에 참여한다. 그들의 독특한 개성과 움직임에서 재미있고 다양한 물리적 특성들의 표현을 찾아볼 수 있다.
많은 물리적 특성 중 본 논문에서는 해당 애니메이션에서 가장 많이 표현되어 영향을 끼친 세 가지 특성(탄성, 부피, 질량)을 선정하였다. 본 논문은 애니메이션 내에서 이러한 물리적 특성이 드러나는 장면들을 분석하고, 이들이 관객들에게 주는 효과에 대해 고찰한다.
Ⅱ. 캐릭터 및 소품의 물리적 특성
2-1 탄성
탄성이란 외부에서 힘을 받았을 때 물체의 형태에 변형이 일어나지만, 힘이 사라졌을 때 원래의 형태로 돌아가려는 성질을 뜻한다. 애니메이션에서 탄성은 물체의 움직임을 자연스럽게 보이게 하는 주요한 요소이며, 주로 두 물체가 접촉했을 때 한 물체의 형태를 크게 변형시킴으로써 표현된다. 바운싱 볼(Bouncing Ball)을 예로 들어 보면 공이 지면에 닿을 때 공의 탄성으로 인하여 구형의 모양이 가로로 납작하게 늘어난다. 공은 지면에서 떨어지면서 점차 원래의 형태로 돌아가게 된다. 이때, 시청자는 공의 변형에 따라 공의 재질을 유추할 수 있다. 변형이 크게 일어날수록 탄성이 큰 고무와 비슷한 재질, 적게 일어날수록 탄성이 적은 플라스틱과 비슷한 재질로 유추가 가능하다.
탄성은 애니메이션에서 캐릭터나 소품에 적용되어 이들의 움직임이나 장면을 더욱 생동감 있게 만든다. <마다가스카 3>에서는 캐릭터의 탄성으로 인해 캐릭터의 외형이 과장되게 변형되거나, 줄과 같은 소품들의 탄성으로 이야기를 연출하는 장면들을 찾아볼 수 있다. 각 장면에 나타난 탄성의 표현은 캐릭터의 생동감이나 캐릭터 간의 감정 변화 등을 관객에게 전달하는 효과를 지닌다.
<마다가스카 3>에는 다양한 동물 캐릭터가 등장하며, 배나 입술 등 신체 부위의 탄성으로 각 캐릭터의 생동감을 드러낸다. 그중 대표적인 예가 암컷 하마인 ‘글로리아’다.
<그림 3>은 동물들이 주인공 캐릭터인 사자 ‘알렉스’에게 모래로 만든 뉴욕 모형을 선물해주면서 글로리아가 자유의 여신상 역할을 맡아 서 있는 모습이다. 글로리아는 가만히 있다가 알렉스를 보자 몸을 흔들어 춤을 춘다. 글로리아가 몸을 흔들면서 배의 형태는 배의 탄성으로 인해 일그러졌다가 돌아온다.
이러한 배의 탄성은 글로리아의 토실토실함과 육중함을 드러내며 글로리아에게 생동감을 부여한다. 토실토실함은 글로리아에게 있어 가장 주요한 특성 중 하나이며 이야기를 이끌어나가는 요소가 되기도 한다. 그중 한 예로 <마다가스카 2> (Madagascar: Escape 2 Africa, 2008)에서 글로리아는 아프리카 하마 무리의 킹카에게 데이트를 신청받는데, 그 이유는 글로리아가 그가 본 암컷 중 가장 토실토실하고 뚱뚱하기 때문이다. 만약 글로리아의 배가 형태는 비슷하지만 출렁거리지 않았다면 글로리아의 배는 마치 플라스틱 모형인 것 같은 인상을 주었을 것이고, 글로리에게서 느껴지는 생동감은 훨씬 덜했을 것이다.
탄성의 표현은 다른 캐릭터에서도 드러난다. 과장된 표정 연기의 특징 중 대표적인 것은 눈과 입의 확대와 축소로[6], <그림4>는 침팬지 입술의 탄성으로 이를 표현한다. 해당 장면에서 침팬지는 카지노에 들어가기 위해 17세기 베르사유의 왕과 같은 모습으로 변장하고 있다. 침팬지는 입술에 립스틱을 바르며, 입술은 마치 립스틱에 붙은 것처럼 늘어나다가 립스틱을 떼는 순간 ‘퐁’ 소리를 내며 원래 형태로 돌아온다. 이 장면에서 침팬지의 입술은 실제 입술보다 탄성이 더 과장되었으며 침팬지가 립스틱을 바르는 장면은 섹시함을 넘어 퇴폐적인 모습으로 보인다. 이러한 모습은 침팬지의 상황을 효과적으로 드러낸다. 침팬지는 돈을 벌면 동물 친구들에게 돌아가겠다는 약속을 어기고 카지노에서 여자들을 양옆에 끼고 계속해서 도박을 하던 상황이었다.
<마다가스카 3>에서 동물들은 서커스에 도전하는데, 서커스에 사용된 소품들의 탄성은 캐릭터 사이의 감정 변화를 드러내는 효과를 지니기도 한다. 그중 하나가 <그림 5>에서 공중그네를 하는 두 캐릭터, 사자 ‘알렉스’와 재규어 ‘지아’의 장면이다.
<그림 5>의 장면에서 알렉스는 지아에게 공중그네를 가르쳐 주어야 하는 상황에 부닥친다. 사랑에 관한 노래가 배경음악으로 깔리고 지아의 표정은 상기되지만, 알렉스의 마음은 불편하다. 알렉스는 공중그네를 해 본 적이 없는데 했다고 거짓말을 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결국 공중그네 도중 알렉스는 그물망에 떨어진다. 하지만 지아는 이 또한 공중그네 묘기 중 하나인 줄 알고 따라 한다. 그런 지아의 모습을 보며 알렉스의 표정은 비로소 밝아지고 장면의 마지막에서 두 캐릭터는 함께 그물망 위에서 튕겨 오르며 행복한 미소를 짓는다.
이 장면에서 그물망의 탄성은 두 캐릭터의 사랑이 싹트는 데에 기폭제 역할을 한다. 두 캐릭터가 그물망에 떨어지기 전까지 카메라는 불편한 표정의 알렉스와 해맑은 표정의 지아의 모습을 번갈아 가면서 보여준다. 하지만 그물망에서 튕겨 오르고 나서는 두 캐릭터가 함께 웃게 되며, 이후에는 캐릭터들이 신나게 노는 모습을 보여준다. 이 장면에서는 그물망의 탄성을 이용해 캐릭터들이 하늘로 날아오르는 모습과 떨어질 때 심장이 쫄깃해지는 모습을 보여준다. 이는 사랑에 빠졌을 때 하늘을 나는 듯하고 쫄깃해지는 감정을 관객들에게 전달시키는 효과가 있다.
이처럼 <마다가스카 3>에서 캐릭터의 탄성은 과장되어 관객들에게 효과적으로 생동감을 전달하고, 소품의 탄성은 캐릭터들의 감정을 관객들에게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데 도움을 준다.
2-2 부피
부피는 입체가 차지하는 공간의 크기이다. 3차원 입체의 부피는 입체의 ‘크기’와도 뜻이 같다. 애니메이션에서 부피는 다양한 방법으로 표현되는데 입체의 부피를 과장되게 늘리거나 줄이는 상황도 있지만, 일정하게 유지하는 상황도 있다. 부피를 변형시키는 예로는 조그만 캐릭터의 입에 공기를 불어 풍선처럼 크게 만들어 날아가게 하는 것이 있을 것이다. 부피를 일정하게 유지하는 예는 바운싱 볼이 있다. 튀어 오르는 공이 지면에 닿을 때, 공의 형태는 가로로 늘어나며 변형되지만, 부피는 일정하다. 공은 부피를 일정하게 만들기 위해 세로로는 줄어든다.
<마다가스카 3>에서 부피의 표현은 주로 과장을 이용한 유머에 사용되었다. <마다가스카 3>에서는 작은 공간에 관객들의 상식 이상으로 많은 수의 캐릭터가 들어가거나 캐릭터가 자신의 부피보다 훨씬 작은 공간을 통과한다. 그 과정에서 캐릭터들의 몸이 끼기도 하고 통과하기도 하면서 관객들에게 유쾌한 즐거움을 선사한다.
<마다가스카 3>에서 부피의 과장을 이용한 한 예는 관에 낀 글로리아의 모습이다. <그림 6>의 이전 장면에서 동물들은 호텔 내부로 잠입하기 위해 밖에서 내부로 연결된 관을 하나씩 골라 뛰어든다. 글로리아를 제외한 다른 동물들은 모두 관에서 빠져나오고 그 과정에서 <그림 6>의 첫 번째 그림처럼 뒤엉키게 된다. 그런데 그들이 뒤엉켜 있는 장소는 하필이면 글로리아가 선택한 관 출구의 바로 밑이며 뒤엉킨 동물들은 점점 가까워져 오는 글로리아의 모습을 보며 깔릴 것이라는 두려움에 휩싸인다. 그러나 다행히 글로리아는 관에 끼게 되고 동물들은 안도한다.
사실 관의 굵기는 일정하고 글로리아는 중간에 끼지 않고 수월하게 관을 내려왔기 때문에 마지막에 글로리아가 관에 낄 이유는 없다. 하지만 해당 장면에서는 관의 마지막 부분에서 글로리아의 부피를 과장함으로써 관에 끼게 했다. 이는 동물들이 호텔로 잠입하는 장면에서 하나의 유머 요소로 작용하였다.
<마다가스카 3>에는 관객들이 지니고 있는 부피에 대한 상식에 반하는 장면들이 등장하며 이러한 장면들은 관객들에게 신선함과 재미를 동시에 전달한다. 그중 한 예가 <그림 7>에 등장하는 장면이다.
해당 장면에서 서커스 단장은 서커스를 변장한 침팬지에게 기대 이상의 거액에 팔았으며, 단원들은 한 대의 자동차를 타고 서커스를 떠난다. <그림 7>의 첫 번째 그림에서 단장의 뒤로 차에 오르는 단원들을 발견할 수 있다. 차는 조그만 경차이며, 일반적인 상식으로는 5인용이다. 그러나 서커스 단장이 소유권을 넘기고 행운을 비는 동안 단원들은 저 조그만 자동차에 계속 타며, 그 수는 약 20명에 육박한다. 결국 단원들은 자동차에 구겨 넣어진다. 자동차에 타는 장면은 마지막에 단장이 팔꿈치로 삐져나온 단원을 밀고 들어가고 나서야 끝이 난다. 상식적으로 저러한 상황에서 차에 탄 사람들은 무척 힘들고 답답함을 느낄 것이다. 하지만 좁은 차에 구겨 넣어진 단원들의 표정은 밝고 행복하다. 작은 자동차에 20명에 가까운 사람들이 타는 비상식적인 크기 표현, 그리고 그 안에 탄 사람들이 밝은 미소를 지어 보이는 비사실적인 모습을 <마다가스카 3>에서는 밝고 경쾌하게 묘사하여 관객들에게 신선함과 재미를 주었다.
부피 차이의 과장을 극대화한 장면은 시베리아 호랑이 캐릭터인 ‘비탈리’가 등장하는 장면이다. 극 중에서 비탈리는 서커스 동물이며 링을 통과하는 묘기를 선보인다. 극의 초반에서 비탈리는 올리브 오일을 바르고 불을 붙인 링을 통과하다 화상을 입고 이는 비탈리의 트라우마로 작용한다. 그러나 극의 후반 <그림 8>의 장면에서 비탈리는 올리브 오일 대신 린스를 바르고 반지만 한 작은 링을 통과하는 데 성공한다. 극 중에서 비탈리가 구멍을 통과하는 모습은 보여주지 않는다. 대신‘쏘옥’소리와 함께 구멍을 보여주고 바로 다음 컷에는 이미 구멍을 통과해 서 있는 비탈리를 보여준다.
극 중에서 비탈리는 체구가 큰 러시아 출신의 마초적인 캐릭터지만 반지만 한 아주 작은 링을 통과한다. 이러한 부피 대비의 표현은 마초적이고 윽박지르는 비탈리의 캐릭터에게 재미를 부여하여 관객들이 비탈리를 친근하게 느끼도록 한다. 또한 비탈리가 링을 통과하는 모습을 직접적으로 표현하지 않고 통과하기 전과 통과한 후의 모습만 보여줌으로써 관객들에게 상상의 여지를 남긴다.
애니메이션에서 이러한 과장은 실제적인 현실을 보다 강렬하게 부각하려는 의도를 가지며 이러한 표현은 주제를 제시하기 위해 현실을 비현실적인 것으로 전이시킨 결과다. 하지만 관객에게 그러한 비현실적 표현은 전혀 거부감을 일으키지 않는다. 애니메이션이라는 장르에서 이러한 표현들은 재미와 감동을 전달하기 위해 채택된 고전적인 방식들이며[7], 관객에게 충분히 익숙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위의 장면들이 관객의 상식을 벗어났다고 해도 관객들은 이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인다. <마다가스카 3>에서는 부피를 이용한 과장을 특유의 유쾌한 분위기로 표현하여 관객들에게 큰 재미를 주었다.
2-3 질량
질량은 물체에 작용하는 힘과 그 결과 생기는 가속도를 연관시켜주는 물리적 특성이다.[8] 즉, 질량은 물체에 힘이 작용했을 때 가속되려는 것에 대한 저항의 양이며, 물체가 지니는 고유한 물리적 특성이다. 외부 힘을 줬을 때, 물체가 움직이는 정도는 물체의 질량에 반비례하게 된다. 물체의 질량이 크다면 물체는 조금만 움직일 것이고 질량이 작다면 물체는 많이 움직이게 된다. 반대로 물체가 힘을 작용할 때, 같은 가속도를 지닌다면 물체가 작용하는 힘은 물체의 질량이 클수록 커진다. 만약 공이 벽을 같은 속도로 칠 때, 공이 가벼운 탁구공이라면 벽에 큰 타격을 입히지 않지만 쇠공과 같은 무거운 공이라면 벽의 표면이 움푹 팰 것이다.
질량은 무게와 혼용되어 쓰이는 경우가 있는데, 정확한 물리적 의미는 다르다. 무게는 중력이 물체를 끌어당기는 힘의 크기로, 물체의 질량에 중력가속도를 곱한 양이다. 따라서 물체의 고유 특성인 질량은 어떤 장소에서든 일정하지만 무게는 중력에 따라 달라진다. 예를 들어 중력이 지구의 6분의 1인 달에 가면 물체의 무게는 지구에서의 무게의 6분의 1이 된다. 하지만 <마다가스카 3>에서는 대부분의 이야기가 지구의 지상에서 전개되고, 중력 가속도가 크게 변할 일이 없으므로 질량과 무게의 의미는 같다고 보아도 무방할 것이다.
<마다가스카 3>에서 무게의 표현이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캐릭터는 하마 글로리아와 쥐여우원숭이 ‘모트’이다. 하마와 쥐여우원숭이라는 캐릭터의 외형은 캐릭터가 전혀 움직이지 않아도 관객들에게 캐릭터가 무겁거나 가볍고, 또는 굼뜨거나 재빠를 것이라는 고정관념을 갖게 한다. 관람자의 흥미를 자극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중력을 무시하는 것이 아니라면 이러한 고정관념은 자연스럽게 표현되어야 한다.[9] <마다가스카 3>에서는 가장 무거운 캐릭터 중의 하나인 하마와 가장 가벼운 캐릭터인 쥐여우원숭이를 자연스럽게 표현함으로서 이러한 고정관념을 효과적으로 이용하였다.
<마다가스카 3>에 나오는 동물 중 코끼리 다음으로 몸무게가 많이 나가는 하마 캐릭터 글로리아는 그 무게로 인해 다양한 연출을 보여준다. 실제 하마의 몸무게는 1,600~3,200kg이며, 이는 나머지 주연 캐릭터인 동물들, 사자(100~250kg), 기린(550~1,930kg), 얼룩말(200~385kg)보다 확연히 높은 수치이다.
글로리아의 무게가 가장 두드러지게 드러나는 장면은 호텔 내부로 잠입한 동물들이 카지노로 침투하기 위해 회의하는 장면이다. <그림 9>의 첫 번째 장면에서 동물들은 유리 천장 위에 서 있는데, 누가 줄을 매고 들어갈 것인지에 대해 옥신각신한다. 동물들은 모두 자기가 들어가야 한다며 한 마리씩 유리 천장 영역 내로 들어온다. 유리 천장은 나머지 세 마리의 동물들을 모두 지탱하다가 글로리아가 들어온 순간 무너지고 동물들은 모두 카지노의 테이블 위로 떨어진다. 이 장면에서 글로리아의 무게는 동물들에게 위기 상황을 겪게 만드는 요소로 작용한다. 이 장면에서 글로리아의 무게는 글로리아의 약점으로 작용하며 이야기를 전개한다.
이에 반해 글로리아가 자신의 무게를 강점으로 생각해 활용하는 장면도 있다. 동물들은 카지노에서 도망치다가 철문을 만나게 된다. 동물들이 어떻게 할지 생각하며 주저하고 있을 때, 글로리아는 자신에게 맡기라며 뛰어가 철문을 들이박는다. 비록 철문은 부서지지 않고 <그림 9>의 두 번째 그림처럼 글로리아의 자국만 남게 되지만 이 장면에서 글로리아는 자신의 무게를 능력으로 생각해 활용하려고 한 셈이다. 이 장면에서는 첫 번째 글로리아의 약점이 강점으로 표현되었다.
글로리아와는 반대로 가벼움을 보여주는 캐릭터도 있다. 바로 <마다가스카 3>의 동물 중 가장 작고 가벼운 캐릭터인 ‘모트’다. 쥐여우원숭이인 모트는 <마다가스카 3>에 나오는 여우원숭이 세 마리 중에서도 가장 작다. 모트의 경우 그 가벼움으로 인해 항상 다른 여우원숭이인 ‘줄리언’에게 발로 차인다. <그림 10>은 줄리언이 모트를 발로 차 동물들의 적인 ‘듀브아’에게 보내는 장면이다.
발에 채이는 장면에서 모트의 무게는 모트에게 있어 약점이 되지만 모트는 가볍게 날아가 듀브아를 몸에 달라붙어 듀브아를 괴롭힌다. 이 장면에서 모트의 무게는 바로 강점으로 변하여 듀브아를 쫓아내는 데 큰 역할을 하고, 동물들이 위기 상황을 벗어나게 만들어준다.
극 중에서 모트는 약간 멍청한 캐릭터로 등장하며, 그 무게만큼이나 성격도 가볍다. 예를 들어 줄리언에게 항상 발로 차여 날아가면서도 모트는 영문을 모르고 즐거워하며, 심각한 상황에서 눈치 없이 웃기도 한다. 극 중에서 모트의 무게는 이러한 모트의 성격 또한 함께 표현해준다. 모트는 그 가벼운 무게에 걸맞게 항상 통통 뛰어다니고, 이는 모트라는 캐릭터가 생각 없고 낙천적이라는 것을 잘 표현해준다.
이처럼 <마다가스카 3>에서는 캐릭터의 질량 및 무게를 이용해 캐릭터들의 특성을 표현하고, 그 특성이 원인이 되어 이야기를 전개하는 것을 찾아볼 수 있었다. 동물들의 질량 및 무게는 때로는 약점이 되기도 하고 강점이 되기도 하면서 이야기를 전개한다.
Ⅲ. 결론
지금까지 <마다가스카 3>에 나타난 다양한 물리적 특성의 표현을 탄성, 부피, 질량으로 나누어 살펴보았다. <마다가스카 3>에서 물리적 특성은 실제보다 과장되거나 변형되어 표현됨으로써 다양한 효과를 불러일으킨다. 관객들은 이를 통해 신선함과 재미를 느끼고 애니메이션에서 표현하고자 하는 바를 더욱더 생생하게 전달받을 수 있다.
탄성의 경우 캐릭터와 소품들에 적용되어 캐릭터에게 생동감을 부여하거나 캐릭터 간의 감정 변화 등을 드러내는 데 쓰였다. <마다가스카 3>에서는 특정 장면들에서 캐릭터 신체의 특성을 과장해 캐릭터의 생동감과 캐릭터의 상황을 강렬하게 전달하였다. 또한 줄, 그물망과 같은 소품들의 탄성을 한 장면 내에서 변화시키거나 유지하며 캐릭터 간의 감정 변화를 관객들에게 전달하는 데 도움을 주었다.
부피는 주로 과장을 이용한 유머에 사용되었다. <마다가스카 3>에서 캐릭터는 자신의 부피보다 훨씬 작은 공간에 들어간다. 어떤 장면에서는 이러한 크기의 차이가 너무 커서 직접적으로 캐릭터가 공간에 들어가는 장면을 보여주지 않는다. 이는 관객들에게 흥미를 불러일으키며 상상의 여지를 남기는 효과를 주었다. 또한, 작은 공간에 관객의 상식을 벗어나는 수의 캐릭터가 들어가는 장면을 연출함으로써 관객들에게 신선함과 재미를 전달하였다.
<마다가스카 3>에서 질량은 캐릭터들의 특성을 표현하고, 더 나아가 이야기를 이끌어나가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캐릭터의 질량은 때로는 약점으로 작용하여 동물들에게 위기를 가져오기도 하고, 강점으로 작용하여 위기를 벗어나게 하는 등 이야기의 주요 요소로 작용하였다.
애니메이션의 가장 큰 매력 중 한 가지는 실제와는 다른 과장이 주는 재미일 것이다. 이러한 과장은 캐릭터와 소품의 물리적 특성의 이해와 함께 표현되어 자연스러워 보여야 할 것이며, 본 논문에서는 <마다가스카 3>에서 그 표현을 찾아 연구해 보았다. 이러한 물리적 특성들이 애니메이션에 효과적으로 반영된다면 더욱 독특하고 풍부한 표현의 애니메이션이 만들어질 것이라 믿는다. 차후에 이 연구를 진행하면서 다른 애니메이션들의 캐릭터들과 특성을 비교해 객관적인 지표를 마련하여 연구를 진행할 것이다.
Acknowledgments
본 연구는 2019년도 중앙대학교 연구장학기금 지원에 의하여 이루어진 연구로서, 관계부처에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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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소개
1999년 : 오하이오 주립대학교 (Art & Technology/ACCAD 제작석사)
1999년~2001년: 20세기 폭스 블루스카이 스튜디오
2001년~2003년: 드림웍스
2003년~현 재: 중앙대학교 첨단영상대학원 영상학과 교수
※관심분야: 3D 애니메이션 (3D Animation), 가상현실(VR)
2018년 : 광주과학기술원 물리학과 (학사)
2019년~현 재: 중앙대학교 첨단영상대학원 영상학과 재학 중
※관심분야: 3D 애니메이션 (3D Animation), 가상현실(V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