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rea Digital Contents Society
[ Article ]
Journal of Digital Contents Society - Vol. 20, No. 5, pp.927-936
ISSN: 1598-2009 (Print) 2287-738X (Online)
Print publication date 31 May 2019
Received 01 Apr 2019 Revised 22 May 2019 Accepted 26 May 2019
DOI: https://doi.org/10.9728/dcs.2019.20.5.927

라이트 아트에서 빛의 기능에 관한 연구

구수담 ; 김형기*
중앙대학교 첨단영상대학원
A Study on the Function of Light Art
Su-Dam Ku ; Hyung-Gi Kim*
The Graduate school of Advanced Imaging Science, Multimedia & Film, Chung-Ang University, Seoul 06974, Korea

Correspondence to: *Sudam Ku E-mail: wanderwheel@naver.com

Copyright ⓒ 2019 The Digital Contents Socie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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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

빛은 오래된 예술의 관심사로서 다양한 형태로 미술사에 나타났다. 종교적 상징에서 출발하여 회화의 기본 구성 요소, 기술 발전의 상징 등 다양한 의미로 표현되어왔다. 현대 미술에 이르러서 빛은 표현 대상으로서만이 아닌 표현 매체로써 사용되기 시작하였고 빛을 표현 매체로 사용하는 예술을 라이트 아트라 칭하게 되었다. 라이트 아트에서 빛은 전통적 의미와 기능에서 벗어나 새로운 도구로서 사용되었다. 특히 빛은 비물질적 속성으로 인해 움직임을 통해 시공간을 변형시키며, 사람들의 인식 및 감정을 자극하여 변화시키고, 이목을 집중시킨다. 또한 자본주의 사회가 발전함에 따라 빛은 사람들의 시선을 끌기 위해 사용되었고, 이러한 빛의 쓰임새는 라이트 아트에서도 나타나게 된다. 이와 같은 빛의 의미 및 기능들은 본 논문의 사례 분석을 통해 동시대 미술에서도 유효함을 알 수 있다. 현재는 더 다양한 형태와 개념, 과학 기술 등이 예술에 접목되고 있다. 이를 통해 예술의 표현 매체로서 빛이 더 다양한 의미를 가지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Abstract

Light has appeared in various forms in art history as an interest in old art. It has been expressed in various meanings, starting from religious symbol, such as basic element of painting, symbol of technological development. By the time of modern art, light began to be used not only as a subject of expression but as an expression medium, the art of using light as a medium of expression was called Light Art. Especially, because of the non-material properties of light, light transforms space and time through movement, stimulates people's perception and emotions, and focuses attention. Also, as capitalist society develops, light is used to attract people's attention, and these uses of light are also seen in art. These meanings of light can be found in contemporary art through case analysis in this paper. At present, more diverse forms, concepts and technology are combined with art. Therefore, it is expected that light will become more various meaning as medium of expression of art.

Keywords:

Light Art, Expression medium, Art History

키워드:

라이트아트, 표현 매체, 미술사

Ⅰ. 서 론

빛에 대한 관심은 미술사와 함께해왔다. 고대 미술은 주로 볼 수 없는 개념이나 상상의 세계를 그려내는 데 관심을 가졌으며, 이 시기 빛은 절대적 개념 및 종교적 상징 등으로 표현되었다. 르네상스시기에 이르면 대상을 재현하는 데 초점을 맞추었으며, 빛은 인간의 시각을 형성하기 때문에 회화의 주요 요소로서 표현 방법이 연구되었다. 인상주의시기에 이르러 화가들은 감각의 실체는 내면에 실존한다고 믿었으며, 재현의 대상들은 순간적인 인상을 작가가 주관적으로 재창조하여 나타내었다. 따라서 순간적인 인상, 망막에 맺힌 빛이 중요시되었다. 20세기 미술이 전환점을 맞이할 때도 빛은 관심의 대상이었다. 다만 재현을 위한 빛이나, 상징으로서의 빛이 아닌 빛 자체에 대한 관심으로 변형되어 모더니즘 초기에 오르피즘, 광선주의 등에서 여러 표현 방식을 실험하였다. 특히 미래주의에서는 과학 기술의 상징으로서 인공광원에 큰 관심을 보였으며, 이들의 관심을 통해 빛은 표현의 대상에서 표현 매체로서 탈바꿈하게 되어 라이트 아트가 등장하게 되었다.

라이트 아트는 빛을 표현 매체로 하는 예술을 총칭하는 말로써 미래주의, 네오 아방가르드, 공간주의, 미니멀리즘, 개념미술, 빛과 공간 예술, 아르테 포베라 등 다양한 모더니즘과 포스트모더니즘의 다양한 사조들에게서 나타나게 된다. 이들은 각기 다른 의미를 빛에 부여하였으며, 다양한 표현을 가지고 라이트 아트를 구현하였으나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빛의 의미를 찾을 수 있다. 본 연구에서는 라이트 아트를 현대 미술사의 흐름 안에서 전개과정을 파악하고 각 사조에 나타난 빛의 의미와 기능을 확인하는 것이다. 더 나아가 현재 동시대 미술에서 나타나는 라이트아트에 대해서도 의미를 적용해보고자 한다.

이를 위해 과거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표현의 대상으로서 빛의 의미를 먼저 분석함으로써 라이트 아트가 등장하게 된 배경을 이끌어내기 위한 초석이 된다. 라이트 아트에서 빛이 가지는 의미를 분석하고 분류하여 동시대 미술에 나타나는 라이트아트에 적용하여 사례분석을 진행할 것이다.


Ⅱ. 표현 대상으로서 빛

2-1 중세

고대에서 빛은 숭배의 대상이었다. 다양한 지역에서 태양 및 불을 숭배하는 고대신앙을 가지고 있었다. 이집트의 경우 최고의 신이 태양의 신이며, 빛은 사후 세계를 초월하는 물질로서 다루고 이를 회화에 표현하기 위해 황금을 사용하였다. 고대 그리스에서 빛은 정신 및 절대자로서 표현되었으며 아름다움의 근원이라고 생각하였다. 이러한 경향은 중세에도 이어져 빛은 종교적 상징으로 표현되었으며, 주로 금을 통해 표현되었다. 중세 시기 빛은 표현의 대상으로뿐만 아니라 신앙심을 고취하기 위한 수단으로써 사용되었다. 유리 제조과정에서 금속을 섞어 색을 낸 유리를 이용하여 모양을 내는 스테인드글라스가 그것이다. 스테인드글라스는 12세기 고딕 양식의 교회 건축이 유행하면서 벽화를 대신하여 성경의 내용을 묘사하였다. 창을 통해 들어오는 자연광이 스테인드글라스를 거쳐 새로운 효과를 나타내는데 이를 통해 종교적 신비감을 주었다. 하지만 스테인드글라스는 빛 자체에 대한 관심이 아닌 빛으로 나타나는 효과를 종교적 수단으로 사용한 것이며, 이는 단순히 물감을 유리로 대체한 회화에 불과하다.

2-2 르네상스 이후

기독교적 세계관에서 벗어나기 시작한 르네상스 시기에는 보다 사실적인 묘사를 하기 시작했다. 이를 위해 빛이 회화의 중요한 요소로 부각되었다. 이 시기 쓰여진 최초의 미술 이론서인 『회화에 관하여(Della Pittura)』의 저자인 레온 바티스타 알베르티(Leon Battista Alberti)는 그의 저작에서 회화의 세 가지 구성요소로 윤곽선(circumscriptione), 구성(compositione), 빛의 수용(receptione di lumi)을 들면서 빛을 모든 회화의 구성 요소로 언급하였다. 이를 바탕으로 조토 디 본도네(Giotto di Bondone)는 빛의 표현을 이용하여 구성 및 공간의 깊이감을 나타내는 명암의 기법을 도입하였다. 명암의 대비를 표현하는 기법을 키아로스쿠로(Chiaroscuro)라고 하며 이를 통해 예술가들은 사실적인 묘사를 이어갔다. 바로크시기에 이르면 이러한 명암의 묘사는 극단적으로 사용되어 회화에 연극적인 연출을 부여하기에 이른다. 이처럼 극단적인 명암기법을 테네브리즘(tenebrism)이라 하며, 이를 이용한 화가는 렘브란트 하르먼손 판 레인(Rembrandt Harmenszoon van Rijn)이 대표적이다. 렘브란트는 빛과 어둠의 강한 대비를 통해 인간의 오묘한 감정을 담아내었다.

2-3 인상주의

19세기 후반 현대 시민사회의 형성과 광학의 발달, 사진기의 발명 등에 의해 예술은 구성과 형태의 재현을 포기하였다. 또한 이마누엘 칸트(Immanuel Kant)가 인식의 주관성 및 선험성을 제기한 이후로 감각의 주관성의 문제는 철학의 지속적인 관심사였으며, 이는 예술가들에게도 영향을 미쳤다. 인상주의 화가들은 감각의 실체는 내면에 실존한다고 믿었으며, 재현의 대상들은 망막의 맺힌 상이 다시 내면의 주관으로 인해 재구성되는 것이라 생각했고 이를 그림에 적용하였다. 따라서 대상에 반사된 빛이 망막의 맺히는 순간적인 인상이 중요시되었다. 인상주의는 어떠한 대상을 그리는 것이 아니라 대상이 반사하는 빛의 색을 기록했다. 즉, 현실을 그린다기보다는 현실의 시각적 인지를 그려냈다. 따라서 이들은 빛과 색채의 다양성을 실험하고 이를 각자의 방식으로 표현하였다. 특히 클로드 모네(Claude Monet)의 그림을 보면 물위에 반사되는 빛의 효과를 표현하는 데 집중하였으며, 성긴 붓 터치로 신속하게 그려내어 순간적인 인상을 표현하였음을 볼 수 있다.

2-4 현대

현대미술의 가장 두드러지는 특징은 재현의 포기이다. 재현을 포기하자 예술가들은 시 지각 및 매체, 환경 등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그 관심의 대상에 빛도 있었다. 특히 과학기술의 발전으로 전기를 이용한 인공광원이 나타나면서 빛은 과학기술의 발전을 상징하는 요소가 되었다. 그리고 과학기술을 예술로 표현하는 것에 중점을 둔 미래주의 사조에서는 빛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을 보이는데 자코모 발라 (Giacomo Balla)의 <거리의 빛>은 그 초기 관심을 보여준다. 또한 빛은 상징의 대상 혹은 사실적인 재현을 위한 도구가 아닌 그 자체로도 관심의 대상이 되었으며 빛 자체의 공간적 조형을 평면 위에 표현하려는 시도가 이루어졌다. 순수한 프리즘 색에 의한 율동적인 추상 구성을 발전시킨 오르피즘, 다양한 색으로부터 빛을 만들고자 한 광선주의가 대표적이다. 빛은 볼 수 없기 때문에 예술가의 주관적인 지각에 의지할 수밖에 없으며 추상적으로 그려졌다. 인상주의의 빛과 색채의 관계를 발전시켜 방사되는 광선 가운데서의 사물의 형태와 색채의 리듬을 파악하는 방법과 미래주위에서 강조하였던 일종의 사차원적인 시간을 회화 속에 도입하였다. 순수하게 색과 형태만의 세계, 즉 추상회화의 영역으로 몰입하였던 광선주의는 무대 미술에 특히 강한 영향을 미쳤으나, 하나의 미술 운동으로서는 오래 지속되지는 못하였다. [13]


Ⅲ. 현대 미술에서의 라이트 아트

3-1 미래주의

앞선 초기 미래주의 사조의 빛에 대한 관심이 발전하여 빛을 예술 매체로서 사용하기에 이르게 된다. 하지만 그와 무관하게 빛을 예술의 매체로써 사용한 최초의 사람은 덴마크의 토마스 윌프레드(Thomas Wilfred)이었다. 윌프레드는 1905년부터 빛과 색을 탐구하였고, 빛을 조절하여 표현하는 예술을 ‘루미아(Lumia)’라고 명명하였다.[14] 윌프레드는 루미아는 음악에서의 시각적 효과로써 사용하였다. 1921년에는 루미아를 생성하는 휴대용 오르간인 클라리럭스(Clavilux)를 제작하였다. 1930년대가 되어서야 윌프레드는 루미아를 미술에 도입하고자 하였으며 예술의 새로운 형태로 확립하기 위해 노력했지만, 그 용어는 받아들여지지 않았으며 후대에 잘 알려지지도 않았다.[15] 따라서 미술사에서 라이트 아트 최초의 작품은 라즐로 모홀리-나기(Laszlo Moholy-Nagy)의 작품으로 본다. 모홀리-나기는 현대과학기술의 발전에 큰 관심을 가져 과학 기술과 미술의 통합을 추구하는 미래주의를 선도한 대표적인 작가이다. 그는 철도, 전등 등에 관한 그림을 시작으로 다양한 과학 기술을 미술에 끌어들였으며, 그중 빛은 모홀리-나기에게 큰 관심의 대상이었다. 그는 자신의 작품에 투명회화라는 명칭을 부여함으로써 빛을 회화 속에 끌어들인다. 더 나아가 빛에 대한 실험으로 감광지 위에 불투명한 물체를 위치시켜 노출 정도에 따라 다양한 형태를 만들어내는 포토그램을 제작한다. 하지만 이는 빛을 물리적으로 표현하려는 시도였으며 표현 매체로서의 빛이 아니었다.

모홀리 나기가 빛을 표현 매체로 규정하기 시작한 것은 1923년 브롬(Broom) 지에 개재된 '빛: 새로운 조형 매체'(Light: A Medium of Plastic Expression)라는 기고를 통해서이다. 그에게 예술가가 다루는 시각(Vision)의 영역은 정체되지 않고 항상 움직이는 것이며 정체된 것을 거부하고 시간과 공간을 변형시킬 수 있는 능동적인 요소로서 빛에 주목하였다.[8] 이후 1930년 파리의 그랑팔레에서 열린 장식 미술가 협회 전시회에서 모홀리-나기는 (그림 1) <빛, 공간 변조기(Light-Space Modulator)>를 통해서 빛의 움직임을 통한 빛과 동적현상을 보여주는 작품을 출품하였다. 이 작품을 통해 비로소 빛은 개념상의 환영이나 표현의 대상이 아닌 물리적 표현 매체로서 예술에 들어오게 되었고, 새로운 예술인 라이트 아트를 미술사에 등장시켰다.

Fig. 1.

Laszlo Moholy-Nagy, Light Space Modulator, 1930

3-2 공간주의

2차 세계대전 이후로 70년대까지 미술사에서는 미국에서 중심적으로 나타난 추상표현주의가 주류를 차지하였다. 이 시기 유럽에서는 국제적으로 주류를 차지했던 추상주의 계열의 국제주의와 리얼리즘 계열의 민족주의가 대립하였다. 특히 전후 이탈리아는 파시즘 이전의 모더니즘에 대해 조정과 재생의 과정을 거치게 된다. [2] 예술계에서의 권력의 독점 세력이 사라지자 추상과 리얼리즘, 예술적 자율성과 집단의 문제, 민족주의와 국제주의를 두고 분열하는 혼란의 시기가 시작되었다. 전후 이탈리아의 현대 미술은 새로운 것이어야 한다는 것에는 모두가 동의했지만, 그것을 어떻게 실현할 것인가를 결정하는 문제는 그리 쉽지 않았던 것이다. [10]

이러한 불안한 이탈리아 미술계의 상황은 루치오 폰타나(Lucio Fontana)의 행보를 통해 잘 알 수 있다. 밀리오네 갤러리의 비구상 예술가들과 함께 전시를 한 것은 물론이고, 이후에는 알비졸라로 돌아가 도자기를 배우더니 코렌테가 활동할 즈음에는 그룹의 표현주의자들과 함께 전시를 하기도 했다. <승리의 전당(Salone della Vittoria)>(1936)처럼 정부의 입맛에 맞는 조각을 만든 적이 있는 반면, 1938년 이탈리아 우익 세력에 의해 '퇴폐 예술가' 목록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3] 그러다 1949년에 이탈리아 전후 미술의 황폐화된 선택지를 벗어난 공간주의라는 사조를 가지고 나타났다.

공간주의는 전통적인 예술 개념을 탈피하고 공업사회의 재료와 기술수단을 취급하며 특히 4차원적인 공간을 표현하고자 했다. 공간주의의 이러한 시도는 소재와 표현의 해방과 함께 제작자와 관중과의 관계, 예술의 사회성을 시사하였다. 공간주의의 내용은 1946년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발표된 폰타나의 <백색 선언(Manifesto Blanco)>에 잘 요약되어 있는데, 본질적인 내용은 기존 미술의 미학을 타파하고, 시간과 공간의 통일에 기초를 둔 새로운 예술을 발전시켜야 한다는 것이다.[16]

폰타나는 메를로-퐁티(Merleau-Ponty)의 현상학적 몸에 대한 개념을 작품에 가져온다. 대상이 주체의 외부에 있는 것이 아니라 주체 역시 대상이 속한 세계의 일부이며, 그렇기에 신체의 상황에 대한 의존(contingency)을 느끼는 것을 작품의 주제로 삼는다. 이를 표현하기 위해 폰타나는 빛을 적극적으로 사용하게 된다. <어릿광대(pagliaccio)>에서는 전구, <공간 환경(Ambiente Spaziale)>에서는 형광 안료, <네온 구조(Structural Neon)>에서는 네온 튜브를 사용하며 자신의 관심사를 발전시켜 나갔다.

(그림 2) <검은 빛의 공간 환경 (Ambiente Spaziale a Luce Nera)>(1949)이라는 설치 작업은 나빌리오 갤러리에서 일주일간 전시되었다. 이 작품을 위해 갤러리는 검은 암실이 되었고, 천정에는 인광성 안료를 바른 파피에 마쉐 모형이 매달렸다. 또한 자외선 조명인 우드선을 사용해 구조물로부터 빛이 스스로 방출되는 것처럼 보이게 하는 동시에 관객들까지 푸른색으로 빛을 내게 했다. 보는 대상과 보는 주체를 서로 엮이게 만들어 버림으로써 비체화된(disembodied) 해석자로서 보는 이의 위치를 위협하도록 한 것이다.[11] 이렇듯 폰타나는 빛을 통해 관람자와 작품가 공간 안에 뒤엉키게 하여 관람자와 작품의 관계를 재고찰하도록 유도하였다.

Fig. 2.

Lucio Fontana, Ambiente Spaziale a Luce Nera, 1949

3-3 네오 아방가르드

추상표현주의로 대표되는 그린버그의 형식주의 모더니즘이 계속되자 1960년을 전후해서 이에 대해 의문이 제기되기 시작되었다. 예술가들은 추상표현주의에 저항하기 위한 전략을 개발하기 위해 아방가르드 미술이 재조명하기 시작했다. 이 시기에 나타난 새로운 아방가르드는 네오 아방가르드라고 명명되며 기존의 아방가르드가 갖는 정치적 급진성을 희석시키고, 그것을 오로지 '형식의 혁신'으로 규정하는 탈정치적 경향이 전면화하게 되었다.[4]

그중 1957년 빛과 광선 및 움직임에 관심을 가지는 제로 그룹이 탄생하였다. 이들은 전후 1950년대 미술계를 장악했던 추상표현주의 회화의 감정적 주관성, 사실주의의 모든 형식을 거부하였으며, 제로 그룹이라는 명칭도 '영점에서 출발한다'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17] 이들은 과학 기술을 사용한 미술에 관심을 보였는데 특히, 색과 빛, 광선 및 움직임을 통해 작품을 제작하였다. 제로 그룹의 구성원인 하인즈 맥(Heinz Mack)은 1958년에 <빛의 구원(Licht Reliefs)>, <빛의 정육면체(Licht kuben)>, <빛 기둥(Licht stelen)>을, 오토 피엔(Otto Piene)은 (그림 3)<빛의 발레(Licht ballett)>등 빛을 사용하여 많은 작품을 남겼다.

Fig. 3.

Otto Piene, Light Ballet (Licht Ballett), 1961

이러한 제로 그룹의 경향은 1960년 르 팍(Le Parc)의 제창으로 결성된 시각 예술 탐구 그룹(GRAV)으로 이어지게 된다. 이들은 착시, 키네틱, 빛, 반사 등을 주 예술 표현으로 사용하였고 관객을 작품에 직접 참여시켜 본래 분리되어 있던 관람자와 작품의 개념을 극복하는 것을 목표로 했다. 이들은 주로 반사경, 알루미늄, 비닐, 아크릴, 플라스틱 등의 공업재료를 사용하여 모빌 및 각종 실험 장치를 제작했다.[18] 이들은 라즐로 모홀로 나기가 주장한 시공간을 변형시키는 요소로써 빛을 적극적으로 사용하였다.

3-4 미니멀리즘

도날드 저드(Donald Judd)는 대표적인 미니멀리즘의 작가이자 이론가로 그는 환영주의를 추방하려는 그린버그의 모더니즘 이론에서 출발했다. 환영을 지우기 위해 대상성을 지워야 한다는 그린버그의 모더니즘의 이론에서 더 나아가 구성을 포기하고 액자나 전시대와 같은 환영의 공간을 피하고자 하였다.[5] 작품은 실제의 공간으로 들어가 사물이 되는데 이는 후설의 현상학에서 말한 현존(presence)이 되는 것이다. 이를 더욱 강화하기 위해 미니멀리즘은 작가의 예술적 개입을 배제하고, 공장에서 제작된 기성의 재료를 사용한다.

미니멀리즘의 대표적인 작가인 댄 플래빈(Dan Flavin)은 1963년 (그림 4) <1963년 5월 25일의 대각선(The diagonal of May 25)>을 시작으로 형광등을 특정 공간에 구성하는 방식으로 작품을 제작하였다. 형광등이라는 소재는 예술가의 개입이 들어가 있지 않음으로써 모든 상징적인 요소를 제거하며 빛만이 남는다. 여기서 빛의 이중성, 물질성과 비 물질성이 나타난다. 형광 튜브를 통해 빛은 1개, 2개 등으로 물질적 속성으로 인식되며 동시에 주변 환경을 비추는 빛의 현현은 비물질적 속성을 지닌다. 이를 통해 작품과 공간이 뒤엉키게 되며 그 공간 안의 관람자가 현상학적 체험을 하게 만든다.

Fig. 4.

Dan Flavin, The Diagonal of May 25, 1963 (to Constantin Brancusi),1963

3-5 개념미술

구성과 작가의 예술적 개입을 포기한 미니멀리즘에서 더 나아가 작품 제작 자체를 포기하는 개념 미술(concept art)에 이른다. 생각이나 개념이 작품의 가장 중요한 측면이라는 개념 미술에 있어 형식은 중요하지 않았지만, 가장 보편적인 형식은 언어의 사용이었다. 플럭서스(Fluxus) 그룹의 멤버였던 헨리 플린트(Henry Flynt)는 1963년에 펴낸 앤솔로지(Anthology)에서 “‘개념 미술’이란 무엇보다도 ‘개념’이 재료이다. ‘개념’은 언어와 긴밀한 관계가 있으므로, 개념 미술은 언어가 재료인 예술을 말한다”고 제안했다.[6]개념 미술에서 빛을 매체로 언어를 표현하는 작가로는 제니홀저(Jenny Holzer)와 브루스 나우만(Bruce Nauman)이 있다. 브루스 나우만의 경우 한 행위나 언어가 상황에 따라 내포하는 수많은 의미와 무한한 해석에 관심을 가졌고 이를 위해 다양한 매체를 사용했다. 초기에는 자신의 신체 자체를 표현의 도구로 삼았고, 이후 1965년 <작은 네온과 플라스틱 바닥재(Small Neon and Plastic Floor Piece)>를 시작으로 상업적 매체인 네온을 통해 작품을 제작하였다. <내 몸의 왼쪽 반을 10인치 간격으로 취한 네온 판(Neon Templates of the Left Half of My Body Taken at Ten Inch Intervals)>은 자신의 신체에 관한 탐구를 네온을 통해 추상적으로 나타내었고, (그림 5) <노래 없음 / 네온 사인 (None Sing / Neon Sign>은 교차하여 켜지는 네온사인을 통해 공간적인 언어유희를 구체화함으로써 의사소통을 위한 수단적 가치를 지닌 것이라는 소극적 의미를 지닌 언어의 기존 개념을 거부하고 있다. [12] 네온을 작품의 주요 소재로 삼는 것에 대해 나우만은 “전혀 예술작품으로 보이지도 않고 사라져 없어질 그런 예술을 만들어 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런 경우에 관객은 주의를 기울여야만 작품임을 알아챌 수 있을 것이다. 그런 경우에 작품을 읽어 나가면서 그것에 대해 곰곰이 생각할 수밖에 없게 될 것이다.”라고 말한다.[9] 이는 네온이 가지는 상업적 이미지와는 상반되는 네온 문자들의 속성이 작품이 주는 메시지를 심화시킨다는 것이다.

Fig. 5.

Bruce Nauman, None sing/Neon Sign, 1970

제니 홀저는 빔 프로젝터나 전광판의 LED를 통해 도시 한복판에 문자를 배치하는 작품을 주로 진행하였다. 대표적으로 (그림 6) <From survival (생존에서)>가 있다. 제니 홀저의 작품은 지나가는 사람의 시선을 집중시켜 사회 참여를 유도했는데 이로써 공공미술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하였다. 또한 한 사회 안에서 문화를 반영하는 미술의 문화적 성격을 극대화하여 표현하였다. 전광판의 메시지는 일상적이거나 정치적 혹은 사회 고발적인 메시지를 담아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충격과 대중의 참여를 유도한다. 브루스 나우만과 제니 홀저가 사용하는 빛의 상업적 속성, 즉 사람들의 이목을 끌기 위한 특성 그리고 일상성을 이용하였다.

Fig. 6.

Jenny Holzer, from Survival, 1983–85

3-6 아르테 포베라

아르테 포베라(Arte Povera)는 기술화 세계에 반대하며 가장 단순한 방식으로 시적 언급을 성취하고자 하는 미술을 지칭한다. 이들은 주로 보잘것없어 보이는 재료를 가공을 최소화한 상태로 작품을 구성한다. 이는 그것이 상상력의 힘에서 나오는 과정과 법칙을 드러내 주기 때문이며, 또한 산업화 사회에서 자신들의 작업 취지를 실험할 수 있는 방법이기 때문이다.[7] 아르테 포베라를 전개한 주요 작가인 마리오 메르츠(Mario Merz)는 이성적 사고와 논리에 치중하는 개념 미술이나 미니멀아트에 반대하여 폐품과 같은 일상용품을 작품 소재로 삼았고, 참여 미술의 성격이 강한 작품을 제작하였다. 그런 그의 작품에서 눈에 띄는 것은 네온사인이다.

그의 대표작인 <이글루(Igloo)> 시리즈에서도 불안정하게 조립된 가변적 반원형의 철 구조물에 일상에서 가져온 돌판 혹은 유리판을 덧붙이고 그 위에 기호나 아라비아 숫자를 네온으로 표현한다. 여기서 네온은 모든 생명의 공통분모인 시간의 개념을 나타내기 위해 사용된다. 이글루는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지구를 은유적으로 묘사해주며 인간의 역사와 문명을 표현한다. 마리오 메르츠의 작품에서 네온사인은 (그림 7) <악어의 피보나치 (Crocodilus Fibonacci)>에서처럼 피보나치 수열로도 표현된다. 피보나치 수열은 수많은 자연 현상들의 현상을 수열의 법칙으로 도출해낸 것으로 작품에서 생명과 성장의 원리를 표현하기 위해 사용된다. 즉. 그의 작품에서 빛은 자연, 생명의 원리를 강조하기 위해서 사용된다.

Fig. 7.

Mario Merz, Crocodilus Fibonacci, 1991

3-7 빛과 공간예술

‘빛과 공간예술(Light and Space Art)‘은 1960년대 남부 캘리포니아를 중심으로 한 공간에서의 빛의 표현에 관심을 가지는 사조이다. 이들은 빛과 공간을 하나의 조형요소로 인지하게 함으로서 작품을 구성한다. 또한 빛의 움직임보다는 빛이 형성하는 공간과 관객간의 감성적 교류가 형성하는 현상적 혹은 현상학적 경험이 중시된다.[1] 또한 자연의 빛과 공간을 오브제로써 끌어들여 시간적 개념도 작품에 포함하는 4차원적인 작품을 제작하였다. 빛과 공간예술의 주요 작가로는 로버트 어윈(Robert Irwin), 제임스 터렐(James Turrell) 등이 있다.

초기 제임스 터렐은 시리즈에서 영사기를 통해 투사된 빛이 공간을 채우는 조형 요소로서 기능함으로써 하나의 물리적 실체로 지각하도록 하였다. 1970년대에 제작된 (그림 8) <하늘 공간 (Sky Space)> 시리즈는 자연광과 인공조명이 혼합된 작품으로, 한쪽 벽면에 큰 창을 낸 후 시간의 흐름에 따른 공간의 변화를 직접 느낄 수 있도록 하였다. 자연광이 벽면에 투사됨으로써 초기 작품과 같은 도형이 나타나게 된다. 이를 통해 공간 안에 머무는 빛의 존재를 경험하도록 한다.

Fig. 8.

James Turrell, Sky Space I, 1974

로버트 어윈은 1965년부터 (그림 9)와 같은 디스크(disc) 작업을 전개한다. 원형의 디스크를 벽면에서 띄우고 아래 2개의 조명과 위에 2개의 조명을 설치하여 4개의 그림자가 생기도록 하였다. 어윈은 빛의 효과를 통해 시각적인 영역을 공간 전체로 확산시켜 관람자의 지각 경험을 확장하고자 하였다. 1970년대 후반부터는 현상학적인 개념을 끌어와 장소 조건적(site-conditioned) 예술을 전개하였다. 1977년 휘트니 미술관에서 설치된 light>은 천장에 반투명 막을 관람자의 눈높이까지 설치하였고, 막의 아랫부분에는 검은색 테두리로 마감하였다. 이 공간은 빛과 관람자들에 의해 다양하게 변화한다. 어윈에서 있어 빛은 공간을 지각하게 하고 다양한 공간을 형성하는 물질로, 이를 통해 오브제가 공간에 혼합되게 한다.

Fig. 9.

Robert Irwin, Untitled 1968

빛을 매체로 하는 예술은 이처럼 20세기 모더니즘과 포스트모더니즘 안에서 다양한 사조를 통해 나타나며 이들을 일컬어 라이트아트라고도 한다. 예술 매체로서 빛은 토마스 윌프레드의 루미아가 최초이나 음악의 시각적 효과로서 사용되었기에 미술 매체로서의 빛으로는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미술사에서 예술 매체로서의 빛은 미래주의 사조의 라즐로 모홀리-나기로부터 사용되기 시작하였다. 모홀리-나기는 빛에 움직임을 주어 시공간을 변형시키는 요소로서 사용되었다. 이처럼 움직이는 빛을 통해 시공간을 변형시키는 작품은 네오 아방가르드에서 제로그룹과 시각 예술 탐구 그룹에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특징이다. 폰타나를 필두로 댄 플래빈, 그리고 빛과 공간예술 사조에서는 관람자에게 현상학적 경험을 제공해 줄 수 있는 공간을 구성하기 위해 빛을 사용하였다. 이들은 모홀리-나기의 경우와 달리 빛이 움직여 시공간을 변형시키는 것이 아닌 관람자의 움직임을 통해 혹은 자연스러운 시간의 흐름을 통해 공간과 오브제의 경계를 모호하게 한다. 이를 통해 관람자에게 오브제 자체를 논하는 것이 아니라 공간 안에서 오브제가 어떻게 관람자의 주관에 나타나며 변화하는지 현상학적 체험을 경험하게 된다. 마리오 메르츠와 개념미술에서는 인공조명의 상업성과 공공성 즉, 기호의 강조효과를 이용하기 위해 빛을 사용하였다. 정리하자면 예술 매체로서 빛은 과학 기술의 상징으로서 움직임과 함께 사용, 현상학적 경험을 제공하는 공간을 구성, 기호를 강조의 세 가지 경향으로 구분될 수 있다. 이러한 구분은 과학기술의 발전으로 예술가들이 광원을 비교적 쉽게 다룰 수 있게 되면서 빛으로 다양한 표현이 가능해진 현재의 동시대 미술(Contemporary Art)에도 그대로 이어진다.

The Light Art Chronicles in Modern and Post-Modern Art


Ⅳ. 동시대 미술에서의 빛의 기능

4-1 움직임을 통해 시공간을 변형시키는 요소

컴퓨터의 대중화 이후로 예술가들은 고도로 발달한 디지털 기술을 작품에 적용하기 시작하였다. 과거 단순한 기계의 움직임으로 과학 기술을 나타냈다면 이제는 정교한 프로그래밍으로 작품을 움직이게 하여 과학 기술 나타내며 시공간을 형성한다. 라파엘 로자노-헤머(Rafael Lozano-Hemmer)의 (그림 10) <벡터적 도약(Vectorial Elevation)>은 1999년 멕시코시티의 도심 광장에 구현된 작업으로 광장 주변 건물 옥상에 설치된 18개의 원격 조정이 가능한 탐조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 탐조등은 웹 사이트(www.alzado.net)를 방문하는 사람들이 직접 조종할 수 있어 관람자들이 직접 멕시코시티의 밤하늘을 새롭게 만들어 낼 수 있었다. 예술가, 프로그래머, 엔지니어 등이 함께하는 예술 집단인 팀랩(teamLab)의 작품 역시 관객이 직접 공간을 재창조하게 한다. <무한한 크리스탈 우주(The Infinite Crystal Universe)>는 거울과 수많은 조명으로 이루어진 작품으로 그 자체로도 우주에 있는 느낌을 주며, 빛이 변화함에 따라 공간도 변하는 느낌을 준다. 이 빛은 관객들이 스마트폰을 이용하여 패턴의 요소를 선택할 수 있다. 선택된 요소는 다른 요소에 영향을 미쳐 계속해서 새로운 패턴의 빛, 새로운 공간을 형성한다.

Fig. 10.

Rafael Lozano Hemmer, Vectorial Elevation, 1999

4-2 현상학적 경험의 공간 형성

현상학적 경험 및 인식의 재구축은 여전히 많은 작가가 관심을 가지는 주제이며, 빛은 주요한 매체이다. 주로 빛과 공간예술 사조의 표현방식을 그대로 계승하여 빛의 색과 그림자 효과를 통해 공간을 형성하며 주요 작가들은 리즈 웨스트(Liz West), 안토니 아롤라(Antoni Arola), 필립 케이 스미스 3세(Phillip K Smith lll), 크리스 프레이져(Chris Fraser), 쿄타 다카하시(Kyota Takahashi)등이 있다. 이들과 차별성을 가지는 작가로는 자비에 리에라(Javier Riera)이 있다. 자비에 리에라는 야외에 기하학적 패턴의 빛을 투영한다. 이를 통해 관람객은 평범했던 자연경관을 새로운 공간으로 인식하게 된다. 올라퍼 엘리아슨(Olafur Eliasson)은 다양한 매체를 통해 공간에 대한 지각의 가변성을 보여준다. 그는 빛과 반사체 및 자연현상의 재현을 통해 현상학적 체험을 만들어낸다. (그림 11) <날씨 프로젝트 (Weather Project)>에서는 인공광원을 이용하여 관람자로 하여금 전시장을 일몰이 일어나고 있는 장소로 인식하게 만든다.

Fig. 11.

Olafur Eliasson, The weather project, 2003

4-3 기호의 강조

동시대 미술에 이르게 되면서 예술의 정치적, 사회적 역할이 주목되었고 사회적 소수자들이 메시지를 표현하기 위한 표현 매체로서 빛이 사용되었다. 따라서 브루스 나우만의 경우처럼 언어 자체에 대한 물음 보다는 언어를 통해 의도를 직접적 혹은 간접적으로 나타내는 수단으로서 빛이 사용되었다. 이반 나바로(Ivan Navarro)는 혁명이나 희망, 전쟁 등을 상징하는 사회정치적인 단어들을 네온사인으로 제작한다. 그의 대표작인 (그림 12)<붐 붐 붐 (Boomb Boomb Boomb)>에서처럼 단어들은 거울의 반사효과를 이용하여 끝없이 반복되는 것처럼 보이게 만든다. 간접적으로 메시지를 전달함으로써 관람자의 관심을 이끌어낸다. 트레이시 에민(Tracy Emin)의 경우는 사회적 약자로서 여성에 관한 메시지를 네온을 통해 표현하며, 단어가 아닌 문장을 제시함으로써 직접적으로 메시지를 던진다. 로버 몽고메리(Rober Montgomery)은 네온을 제외한 다양한 매체를 통해 문장을 표현한다. 주로 LED와 불을 이용하여 시적인 문구를 선보인다.

Fig. 12.

Ivan Navarro, Bomb Bomb Bomb, 2014


Ⅴ. 결 론

본 논문은 미술사에서 나타난 빛의 의의와 발전 과정을 분석하고 동시대 미술에 적용하였다. 본 논문의 2장에서 빛이 어떻게 표현되어왔으며 그 의의가 어떻게 변화하여 왔는지 미술사적 배경에 초점을 맞춰 정리하였다. 이를 통해 어떠한 미술사적 배경에서 빛이 예술 매체로서 발전해나갈 수 있었는지 볼 수 있었다. 3장에서는 예술의 표현 매체로서 빛이 어떤 의미를 가지고, 어떻게 표현되어져 왔는지 현대미술사의 흐름 안에서 살펴보았다. 더 나아가 공통된 주제들을 묶어 예술 매체로서 빛이 가지는 의미를 세 가지로 축소할 수 있었다. 4장에서는 3장에서 분석한 예술 매체로서 빛이 가지는 의미를 가지고 동시대 미술에 적용하여 사례분석을 하였으며 그 결과는 다음과 같다.

고대에 빛은 진리 및 숭배의 대상으로 표현되었다. 기독교 사회인 중세에서도 이러한 경향이 이어져 빛은 종교적 상징으로 표현되었다. 이 시기 고딕 건축의 특성상 거대한 창문을 활용했던 스테인드글라스는 빛에 의한 효과가 부수적으로 나타나기도 하였다. 르네상스 시기에 이르러 빛은 회화의 기본 구성 요소로서 이론화되었으며, 명암 표현 방식의 발전으로 이어졌다. 19세기 후반에 나타난 인상주의는 객관적 형태의 재현을 포기하고 망막에 맺힌 이미지를 재현하기 시작했다. 이는 사물의 이미지를 빛의 반사에 대한 반응으로 본다는 것을 의미했으며 다양한 빛의 표현에 대해 연구하였다. 20세기 초 전기를 이용한 인공광원의 등장으로 빛은 기술의 상징이 되었고 미래주의의 관심을 이끌었다. 오르피즘과 광선주의는 추상회화의 영역으로서 빛을 표현하는 데 주력하였다.

예술 매체로서 빛의 최초 등장은 윌프레드의 루미아이다. 하지만 그는 음악에서의 시각적 효과로써 사용하였으며 미술사에서 그 용어는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따라서 미술사에서 예술 매체로서 빛의 최초 등장은 미래주의자인 라즐로 모홀리-나기로부터 시작된다. 그는 현대의 지각 경험은 시공간적으로 항상 변화하고 있다고 생각하였고, 이를 표현하기 위해 빛을 새로운 매체로 사용하였다. 이러한 그의 예술 매체로서 빛의 사용과 의미는 네오 아방가르드의 제로 그룹, GRAV로 그대로 이어지게 된다. 루치오 폰타나의 공간 주의는 메를로-퐁티의 현상학적 개념을 작품에 도입하였다. 현상학적 체험을 위해서 대상과 주체를 모호하게 만드는 공간이 필요했고 이를 위해 빛을 적극적으로 사용하게 된다. 이는 미니멀리즘의 댄 플래빈과 빛과 공간예술 사조로 이어져 발전된다. 빛은 이목을 끄는 발광성에 의해 자본주의 사회에서 간판 및 전광판으로 쓰이게 된다. 이렇게 기호 특히 텍스트를 강조하는 빛의 쓰임새는 예술에도 나타나게 되며 특히 개념 주의에서 언어 자체에 대한 작품 및 사회 정치적 목소리를 내는 작품에 나타내게 된다. 이렇듯 모더니즘과 포스트모더니즘 예술에서 예술 매체로서 빛은 과학기술의 상징과 현상학적 경험의 공간 형성, 기호의 강조의 세 범주로 나타난다. 본 연구에서는 인공광원을 더 쉽게 이용할 수 있는 환경과 빛의 표현 방식의 다양화된 현재에도 위의 세 범주가 유효함을 사례분석을 통해 살펴보았다. 기술의 발전 속도와 예술적 표현의 다양화가 급격하게 일어나는 현대에 예술 매체로서의 빛의 이용에도 많은 변화가 있을 것이며, 새로운 의미를 가질 가능성이 열릴 것으로 기대된다. 본 논문을 통해 예술 매체로서 빛이 보다 다양한 의미를 가질 수 있도록 논의를 이끌어내는 것이 향후 과제이다.

Acknowledgments

본 연구는 2017년도 중앙대학교 연구장학기금 지원에 의한 것임.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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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im, Hee-Young, “Light as an art medium”, Orbis sapientiae, 19, p6-7, (2015).
  • Hilton Kramer, “Bruce Nauman : Neon Works”, Art & Design 5, 7/8, p82, (1989).
  • Yum, Yuna, Study of Lucio Pontana's Spaceism (1949 - 1968), MA dissertation, Seoul University, Seoul,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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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Nam, Eun-Jung, The Trend of Light Art in the 20th Century, MA dissertation, Ewha University, Seoul, (1993).
  • Monthly Art Encyclopedia [Internet]. Available: http://monthlyart.com/encyclopedia/%EA%B4%91%EC%84%A0%EC%A3%BC%EC%9D%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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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The Ameriacan Wikipedia [Internet] Availble: https://en.wikipedia.org/wiki/Lumia_a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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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소개

구수담(Su-Dam Ku)

2017년 : 고려대학교 (학사)

2017년~ : 중앙대학교 첨단영상대학원 (예술공학 석사)

2006년~현 재: 중앙대학교 Digital Art & Technology Application Lab 연구원

※관심분야: 미디어 아트, 인터렉티브 아트, 라이트 아트, 등등

김형기(Hyung-Gi Kim)

1991년 : Multimedia Art from l’Ecole Nationale Superiure des Beaux-Arts de Paris (D.N.S.A.P.)

2001년 : Multimedia and Media from Conservatoire National des Arts et Metiers (D.E.A.)

2009 년 : 숭실대학교 대학원 (공학박사 - 멀티미디어)

2009년: 인천 국제 디지털 아트 페스티벌 총감독

2010년: SBS 투모로우 페스티벌 감독

2006년~현 재: 중앙대학교 첨단영상대학원 예술공학과 교수

※관심분야: 프로젝션 맵핑, 인터렉티브 미디아 아트, 미디어 파사드, 미디어 퍼포먼스, 등등

Fig. 1.

Fig. 1.
Laszlo Moholy-Nagy, Light Space Modulator, 1930

Fig. 2.

Fig. 2.
Lucio Fontana, Ambiente Spaziale a Luce Nera, 1949

Fig. 3.

Fig. 3.
Otto Piene, Light Ballet (Licht Ballett), 1961

Fig. 4.

Fig. 4.
Dan Flavin, The Diagonal of May 25, 1963 (to Constantin Brancusi),1963

Fig. 5.

Fig. 5.
Bruce Nauman, None sing/Neon Sign, 1970

Fig. 6.

Fig. 6.
Jenny Holzer, from Survival, 1983–85

Fig. 7.

Fig. 7.
Mario Merz, Crocodilus Fibonacci, 1991

Fig. 8.

Fig. 8.
James Turrell, Sky Space I, 1974

Fig. 9.

Fig. 9.
Robert Irwin, Untitled 1968

Fig. 10.

Fig. 10.
Rafael Lozano Hemmer, Vectorial Elevation, 1999

Fig. 11.

Fig. 11.
Olafur Eliasson, The weather project, 2003

Fig. 12.

Fig. 12.
Ivan Navarro, Bomb Bomb Bomb, 2014

Table 1.

The Light Art Chronicles in Modern and Post-Modern Art

Year Artist Current of Art Function of Light
1921 Thomas Wilfred Lumia Visual Effect of Music
1930 Laszlo Moholy – Nagy Futurism Factor that transform time and space through motion
1951 Lucio Fontana Spatialism Factors that constitute the space of phenomenological experience
1958 Zero Group Neo Avant-Garde Factor that transform time and space through motion
1960 Group de Recherche d'Art Visuel (GRAV) Neo Avant-Garde Factor that transform time and space through motion
1963 Dan Flavin Minimalism Factors that constitute the space of phenomenological experience
1965 Mario Merz Arte Povera Emphasis of symbols
1965 Bruce Nauman Conceptual Art Emphasis of symbols
1966 Robert Irwin Light and Space Art Factors that constitute the space of phenomenological experience
1968 James Turrell Light and Space Art Factors that constitute the space of phenomenological experience
1983 Jenny Holzer Conceptual Art Emphasis of symbol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