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커뮤니티에서의 ‘친목질’의 행태와 폐해에 대한 탐색적 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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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
본 연구는 온라인 커뮤니티들이 심각하게 경계하고 있는 ‘친목질’이라는 현상이 무엇을 의미하고, 실제로 온라인 커뮤니티에 어떻게 영향을 주는지 탐색하였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친목질을 경험한 적이 있는 13명을 대상으로 인터뷰를 실시하고, 이를 질적으로 분석하여 탐색적인 결과를 도출하였다. 첫째 친목질의 개념은 ‘온라인 커뮤니티의 사유화 및 사조직화’라고 개념화하였다. 둘째, 친목질에 의한 구체적인 현상을 ‘비주류세력 및 뉴비에 대한 무관심 및 배척’, ‘운영자, 고렙, 네임드에 대한 신봉’, ‘커뮤니티 운영 규칙 무시’, ‘운영자의 중립성 위반’, ‘주요 정보의 독점’, ‘물타기를 통한 여론 호도’, ‘여왕벌의 출현’, ‘타 커뮤니티에 대한 공격’의 8가지로 하위 범주화하였다. 셋째, 친목질의 최종적인 폐해에 대하여 ‘커뮤니티 내부 자정작용의 파괴’, ‘커뮤니티 고유 기능 상실’, ‘커뮤니티 분리 또는 폐쇄’ 3가지로 하위 범주화하였다. 이를 바탕으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오프라인에서와는 다른 독특한 커뮤니티의 규범이 존재하고 변화된다고 설명할 수 있다.
Abstract
This study explored what the phenomenon of ‘Chinmokjil(Socializing Behavior)’, which online community is seriously wary of, implies and actually affects the online community. Interviews were conducted for 13 people who had experienced Chinmokjil in online communities, and the results were analyzed by qualitative analysis. First, Chinmokjil is conceptualized as ‘privatization or privately organizing of online community’ Second, the actual phenomenons of Chinmokjil are sub-categorized as 8 categories Third, the ultimate negative impacts of Chinmokjil are sub-categorized as 3 categories. Based on the results, it can be explained that the unique norms of communities in online are different from those in offline.
Keywords:
Online Community, Online Norm, Socializing, Chinmokjil, Socializing Behavior키워드:
온라인 커뮤니티, 온라인 규범, 친목, 친목질Ⅰ. 서론
현대 사회에서의 다양한 온라인 커뮤니티는 인터넷을 통하여 자신의 관심사 및 취미와 관련하여 다양한 정보와 지식을 공유하는 장이며, 많은 사람들의 일상생활과 함께하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의 유형 또한 기존의 일반적인 게시판을 비롯하여, 인터넷카페, SNS 그룹, 오픈채팅방 등과 같이 다양한 형태로 확장되고 있다.
인터넷 커뮤니티는 일반적으로 게시판을 통해 정보를 공유하게 하는 채널이지만, 이에 앞서 이를 이용하는 사람들 간의 상호 인간관계를 필요로 한다[1]. 오프라인에서 이루어지는 다양한 커뮤니티와 마찬가지로 인간적인 감정을 유지하는 사람들 간의 관계라고 설명할 수 있다[2]. 사용자 또는 회원 간의 감정적 교류 자체가 설립의 목적인 커뮤니티도 있고, 이와는 다르게 다양한 정보를 교환하기 위한 커뮤니티도 있지만, 사용자 간의 상호작용을 통한 ‘친목(socializing)’은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반드시 필요한 전제조건이라 말할 수 있다[3][4].
그러나 실제 인터넷에서는 이와 같은 실증적인 연구나 직관적인 판단과는 다르게, 그림 1과 같이 많은 커뮤니티에서 친목활동을 강력하게 금지시키는 공지들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다시 말해 커뮤니티의 존립을 위해 기본적으로 필요한 회원들 간의 상호작용을 금지시키는 것이다. 사람들 간의 상호작용을 강조하는 연구결과와는 달리, 현재 많은 인터넷 커뮤니티들은 가입조건이나 공지사항을 통해, 오히려 회원들 또는 유저들 간의 ‘친목 활동’을 강제로 금지시키거나 개별적인 상호작용을 규제하고 있다. 또한 이를 일컬어 인터넷에서 일반적으로 사용자 간에 발생되는 긍정적인 상호작용인 ‘친목(親睦)’과 구별하여 ‘친목질(Chinmokjil: kind of socializing behavior)’이라는 단어를 사용한다.
‘친목질’이라는 단어는 ‘친목’이라는 명사에. 행동을 비하하는 접사 ‘질’을 붙여 만든 일종의 속어(slang)이다. 친목행위 자체가 나쁘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며, 특정 사용자 간의 친분이 집중적으로 강화되어 다른 사용자가 배제되거나 부정적인 영향을 줄 때 이것을 ‘친목질’이라고 일컫는다. 일부 사용자들의 과도한 친목질에 불편함이나 위화감을 느낀 신규 또는 기존 사용자들이 커뮤니티에 부정적인 태도를 취하거나 커뮤니티를 떠나게 되어, 커뮤니티가 존폐의 위기를 맞게 되기 때문이다[5]. 앞서 말한 ‘친목’이 사용자 간의 신뢰와 유대감을 증진시키는 긍정적인 의미를 가정한다면, ‘친목질’은 잘못된 상호작용을 통해 커뮤니티 내부의 특정한 집합행동이나 역학관계를 발생시켜 사용자 간의 신뢰를 잃게 하는 부정적인 영향을 의미한다고 할 수 있다. 앞서 말한 바와 같이 친목이 커뮤니티의 활성화와 유지를 위한 필수적인 조건인데도 불구하고, 많은 커뮤니티들이 친목활동을 금지시키며 다수의 인터넷 유저들이 친목활동을 금기시하고 있는데, 본 연구는 여기에 집중하고자 한다. 이를 바탕으로 현 시점에서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실제로 발생되는 현상이자 언급되고 있는 개념인 ‘친목질’이 실제로 무엇을 의미하며, 인터넷 커뮤니티에 어떻게 영향을 주는지를 탐색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Ⅱ. 선행연구 고찰
인터넷 커뮤니티와 관련된 기존의 연구들은 대부분 인터넷 커뮤니티가 가지고 있는 긍정적이고 민주적인 장점에 집중하였다[6][7]. 이와 관련된 많은 연구들은 인터넷이 시공간의 제약을 받지 않고, 개인의 신분이나 특성이 드러나지 않는 평등하고 민주적 공간으로서의 특징을 강조해 왔다.
그러나 온라인 커뮤니티도 오프라인 사회나 커뮤니티와 마찬가지로 다양한 집단과 개인의 이해관계가 충돌하고 다양하고 역동적인 집합행동이 나타난다. 오히려 인터넷에서의 의견은 보다 양극화가 심하고, 특정 의견에 대한 옹호와 반대가 심하여 극단화되는 특성을 보이기도 한다[8].
온라인 커뮤니티는 성장배경, 운영주체, 운영방식, 사용자, 목적, 활동영역 등에 따라 다양하게 커뮤니티의 성격이 규정된다. 많은 온라인 커뮤니티가 대부분 일정한 가입요건이나 형식만 갖추면 참여가 가능하도록 하고 있으나, 일부는 자체적인 기준과 자격요건에 따라 선택적으로 참여가 가능하기도 하다[9]. 또한 전문적 지식을 가진 사람들이 많은 커뮤니티는 정보가 정확하고 영향력이 크기 때문에 이에 따라 온라인 커뮤니티의 성격이 달라진다[10]. 국내 한 연구에서는 실제 유명 온라인 커뮤니티 3개에 대하여 실증적으로 조사하였는데, 각각 다양한 형태로 집합행동이 나타난다고 설명하였다[11].
온라인 커뮤니티가 가지고 있는 이러한 정체성이나 특성에 따라 온라인 커뮤니티의 집합행동이나 상호작용형태가 다양하게 나타나며, 커뮤니티를 유지하기 위한 다양한 규율이나 규범이 내부에 생성된다[12]. 이 과정에서 권력화나 서열화의 갈등이 생기기도 한다. 온라인 커뮤니티의 사용자들은 어떤 특정 집단에 속한다는 심리적 동질감을 통해, 한 집단의 구성원이라는 공동의 정체성을 가지게 되기 때문이다[13].
이와 같이 인터넷 커뮤니티의 모든 산물에는 사용자들 간의 정체성, 공간의 특성, 공간의 규칙과 논리 등이 고스란히 포함되어 있다[14]. 이에 따라 기존의 커뮤니티 사용자들은 기존의 규범을 바탕으로 신규 사용자들의 활동을 제한하면서 커뮤니티의 특성을 지키려고 한다[15]. 이와 같이 온라인 커뮤니티도 사용자들이 만든 규범을 지키도록 하고, 그 규범을 어길 시에는 제재나 처벌을 가하는 규율적 공간이자, 권력의 역학관계가 일어나는 역동적인 공간으로 가정하고[16], 이에 따라 현재의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일어나는 구체적 현상에 대해 탐구한다.
Ⅲ. 연구방법
친목질에 대한 탐색적 연구를 위하여 성별 및 연령에 제한 없이 인터넷을 통해,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서 단순한 1회성 경험을 제외하여 지속적인 ‘친목질’을 경험 또는 목격해 본 적이 있는 지원자를 모집하였다. 유명 온라인 커뮤니티 및 카페 60여개를 통해 참가자를 모집하였는데, 총 32명이 지원하였으며 이들이 제출한 인터뷰 가능 내용 응답을 바탕으로 연구목적에 적합한 총 13명을 인터뷰 대상자로 선정하였다.
전체 참가자 13명 중에서, 11명은 4개의 팀으로 나누어 오프라인으로 약 2시간의 FGI를 진행하였으며, 2명은 서면으로 인터뷰를 진행하였다. 참가자 중 3명은 미성년자였기 때문에 보호자의 인터뷰 동의서를 받고 진행하였다. 참가자들의 특성 및 활동했던 인터넷 커뮤니티의 유형과 주제는 표 1과 같다.
인터뷰 사전에 인터뷰 내용에 대한 안내문을 발송하였으며, 인터뷰 당일은 반구조화된 질문지를 사용하여 인터뷰를 진행하였다. 인터뷰 진행 과정에서 한 참가자가 특정사건을 이야기하면, 다른 참가자들이 경험했던 유사한 사건을 설명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인터뷰 내용은 참가자의 동의를 얻어 녹음하였으며, 연구자 2인이 중복으로 전사 작업을 진행하여 비교하였다. 중복으로 진행한 이유는 참가자들의 대화에서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사용되는 은어, 약어 및 비속어가 상당히 많았기 때문에, 연구자가 제대로 이해하지 못할 경우, 잘못 전사할 수 있는 것을 방지하기 위함이었다. 전사한 내용은 각각 내용에 따라 구체적으로 코딩하였으며, 코딩 결과에 따라 친목질의 개념, 현상, 최종적 폐해로 크게 구분하여 하위 범주화하였다.
Ⅳ. 연구결과
참가자들의 인터뷰 내용을 바탕으로 친목질이 어떠한 현상을 의미하는지에 대하여 분석하여 범주화한 결과는 다음과 같다. 표 2와 같이 먼저 ‘친목질의 개념’, ‘친목질에 의한 현상’, ‘친목질의 최종적 폐해’의 3가지 영역으로 범주화하였다. 구체적으로 ‘친목질에 의한 현상’에 대해서는 8가지로 하위 범주화 하였으며, ‘친목질의 최종적 폐해’에 대해서는 3가지로 하위 범주화하였다.
2-1 친목질의 개념
인터뷰 결과를 통해 친목질을 “온라인 커뮤니티의 사유화 및 사조직화”라고 개념화 할 수 있었다. 공동의 목적으로 존재하는 온라인 커뮤니티를 특정 소수 또는 특정 세력이 사유화하게 되는 것을 의미한다. 이를 통해 온라인 커뮤니티의 대화를 점유하는 주도 세력에 의해 다른 집단 또는 일반 사용자에 대한 배척이 일어나게 되는 것이 핵심적인 개념이다. 비록 사유화 또는 사조직화의 의도성이 없다고 하더라도, 공동의 커뮤니티를 개인적인 용도로 사용한다거나, 자신들만이 알 수 있는 내용을 공개적인 자리에서 이야기함으로써 소외감이나 고립감이 들도록 하는 행동 역시 모두 친목질로 개념화할 수 있었다. 또한 친목질과 친목활동 자체는 구별할 필요가 있으며, 친목활동 자체는 가능하지만 친목에 포함되지 않은 다른 사용자들에게 외부에 드러나게 하는 것이 핵심적인 문제라고 지적되었다.
“우리끼리 재밌게 놀고 그것으로 끝내면 되는데 굳이 그것을 다른 사람에게 과시하고 결국엔 누군가에게는 보기 싫은 꼴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참가자 F)
“공개커뮤니티에서 내부에 있는 한 소집단이 모 커뮤니티를 역으로 점거한 다음에 사유화해서 해당 소집단 외에 비소속된 유저를 배척하는 현상인 것 같다. 정치질 같다. 하나하나 파벌이 생기는 것이다.” (참가자 I)
“사조직이 생기는 거 같아요. 그 사조직이 이제 좀 커지다거나 그 안에서도 약간 원래 있던 그 모임에서 좀 영향력이 있는 사람 있잖아요. 이제 그런 사람들 위주로 또 모이다보면 (중략) 박탈감을 느낄 수도 있는 거고, 관심을 가져주지 않는 거죠. 질문을 했는데도, 이런 사람의 질문에 대해서는 아무런 관심을 가져주지 않고, 자유롭게 그냥 사담 같은 것을 나누는 거죠.” (참가자 D)
“사담을 나누면서 다른 사람을 배척하는 행위나 자기네들끼리 낄낄대는 것. 네 그러면서 막 좀 모나 보이는 사람이 있으면 그 사람을 공격하는 행위까지 서슴지 않는 행동을 하는 그런 행위를 친목질이라고 생각해요.” (참가자 B)
위를 친목질이라고 생각해요.” (참가자 B) “만나는 건 만날 수 있다. 개인적으로 친한 사람이 있을 수도 있고. 그러나 공개게시판을 사유화하는 것이 문제다.” (참가자 I)
“(친목과 친목질은) 입맛에 맞게 사유화하려는 것이 차이인것 같아요. 공공의 성격이 있고, 공적으로, 또는 대의를 조금 따르면서 행동을 해야 할텐데 내 입맛에 맞게 친한 사람들끼리만 같이 얘기하고, 그 사람들 먼저 주고... 이렇게 뭔가 사유화하는...” (참가자 K)
“특정 유저들 간의 친목행위가 타 사용자를 배척하거나 부당한 사익을 취하는데 이용되면 친목질이라고 생각합니다. (중략) 친목은 자연스럽게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사람들은 관계를 맺어가며 사는 게 당연하니까요. 그렇지만 그게 공동의 뜻을 어기거나 해를 가하면 그 친목의 행위가 곧 친목질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참가자 M)
2-2 친목질에 의한 현상
친목질에 의해 나타나는 형상에 대하여 ‘비주류세력 및 뉴비에 대한 무관심 및 배척’, ‘운영자, 고렙, 네임드에 대한 신봉’, ‘커뮤니티 운영 규칙 무시’, ‘운영자의 중립성 위반’, ‘주요 정보의 독점’, ‘물타기를 통한 여론 호도’, ‘여왕벌의 출현’, ‘타 커뮤니티에 대한 공격’ 의 여덟 가지로 하위 범주화하였다. 친목질이라는 개념이 추상적인 개념이기 때문에 각각은 친목질의 현상이기도 하지만 관점에 따라서는 친목질의 원인이 되기도 하는 개념이라고 설명할 수 있다.
친목질의 가장 일반적인 현상은 친목질을 하지 않는 비주류세력이나 뉴비(Newbie; 커뮤니티에 입문한지 얼마 되지 않는 신규 유입자 및 초보자)들을 커뮤니티에서 일어나는 대화 및 상호작용에서 배재시키거나 투명인간취급을 하는 것이다.
“처음에는 저도 ‘좋은 아침입니다.’, ‘안녕하세요.’ 라고 맨날 이래도 아무도 대꾸를 안 해줘요. 자기네들끼리 얘기하기 바빠서. (중략) 그 카페가 천명이면 걔네는 몇몇 되지도 않는데 걔네 빼고 그 나머지 다수를 완전히 열외 시키는 거죠. 거기 참여를 잘 안 시켜주고 이런다는 거죠.” (참가자 H)
“쉽게 말해서 이제 전문용어라는 게 생기는 거잖아요. 근데 예를 들어 뉴비가 와서 ‘아 , 이거 뭐에요?’하는데 설명을 해주는데 하나도 모르는 거죠. 전문용어를 써서 물어보면 ‘아 이게뭐에요, 뭐에요?’하면 나중가면 ‘알아서 찾아와라.’ 이런 식으로 되면서 자기들끼리 얘기하는 거죠.” (참가자 D)
“어그로(관심을 끄는 돌발적이거나 튀는 행동) 같은 걸 끌지 않으면 친해질 수가 없고, 좀 녹아내리기가 힘들었어요. 왜냐면은 다들 친해져있고, 제가 무슨 말을 해도 좀 어느 정도는 무시당하고 약간, ‘아 저사람 친하지도 않고 어색하니깐...’ 아무리게임 상이어도 안 친하니깐 대답 안 해주고...” (참가자 C)
“이에 반발하는 유저도 많았지만 그들은 다른 유저들의 의견은 듣지 않으며 자신을 따르는 추종자들과 커뮤니티 내의 보이지 않는 성벽을 쌓고 있었습니다.” (참가자 M)
커뮤니티 안에서 공식적으로 권력을 가지고 있는 운영자나 관리자, 공식적 권력은 가지고 있지 않지만 게임 레벨이나 회원등급이 높아 객관적인 인식이 가능한 고렙(높은 레벨)유저, 커뮤니티 내에서 활발한 활동을 하거나 다른 사용자들의 의존도가 높아 커뮤니티 상에서 상당한 지명도나 대중적 명성을 가지고 있는 네임드(Named) 등은 친목질의 구심점이 되기 쉬웠다. 이들의 의견이나 생각은 사실 확인이나 비판 없이 추종자들에게 맹목적으로 받아들여져, 그렇지 않은 세력들이나 일반 사용자들과의 적대적 관계를 만들기도 하였다.
“추종자들이랑 여러 가지 있지 않습니까? 세력들이. 이제 그 사람들이 그 네임드의 말에 동조해서 ‘넌 그건 틀렸다’, ‘넌 이게 틀렸다’, ‘맞았다’, ‘이 사람 말이 맞다.’ 이런 식으로 몰아가기하면서 민폐를 끼치거나 의견을 무시하는 등 이런 행위도 많이 있다고 봅니다.” (참가자 A)
“예를 들면 누가 봐도 네임드가 실수를 했어요. (게임 중 상황 설명) 누가 봐도 실수야. 근데 아니라고 네임드가 우겨요. 그러면 ‘아...맞아 맞아 저 사람도 나름 생각이 그랬을 거야.’ 이게 되는 거에요. 누가 봐도 뻔한 건데...” (참가자 D)
“(주인장을) 따라하면 잘 될 것 같고 왠지. 그런데 주인장을 이렇게 사람들이 엄청 옹호해요. 그 친목질을 하던 사람들이 거의 빠순이 수준으로... ” (참가자H)
“어느 유저가 ‘아니 방장님 여기서 그렇게 하는 건 좀 아니지 않나요?’라고 이의를 제시했어요. 그니깐 이제 갑자기 그 추종세력들이, 네임드 추종세력들이 이제 ‘아니 뭐 이렇게 할 수도 있는 거지. 뭐 니가 그렇게 잘났냐?’라는 식으로 이제 공격적으로 한 8명 정도가 물어뜯긴 거죠 한번에.” (참가자 A)
“네임드들 중심으로 많은 유저가 일종의 무리 같은걸 이루게 되더군요. 이곳에서 일어나는 게 그들만의 토론장입니다. 서로 네임드의 자리에 오르기 위해 온갖 행위가 다 이루어졌습니다. 하루에 몇 시간이나 그곳에 글 쓰는데 할애하여 자신의 하찮음을 뽐내거나 관심을 끌어 네임드에 등극해 자신과 뜻을 같이하는 일종의 추종자들을 형성했습니다. 커뮤니티에서 친목질의 경우 네임드 위주로 뭉치기 시작한 사람들이 서로를 배척하고 자신들, 네임드를 욕되게 하면 거세게 맞서는 등 스스로 커뮤니티의 몰락을 불러왔습니다.” (참가자 M)
“‘이 사람이 믿음직하고 아는 사람들이니깐 추천을 누르자.' 하고. 오히려 유동닉(유동 닉네임; 고정닉과 반대되는 개념으로, 완전한 익명의 유저를 뜻함)이 더 먼저 똑같은 거 올렸는데도 닉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더 개념글에 올라가는 거에요” (참가자 E)
친목질을 하는 집단들은 일반적으로 커뮤니티의 운영 규칙을 무시하는 행동을 하였다. 가장 대표적으로 커뮤니티의 주제와는 상관없이 자신들만 아는 내용을 커뮤니티 게시판에 올리는 등의 행동이었다. 또한 개인적인 이익이 발생할 수 있는 경우 커뮤니티의 규칙을 깨고 그 이익이 자신들과 친목질을 하는 집단에게만 돌아가도록 하는 행위도 있었다.
“목적에 전혀 부합하지 않는 글을 써가면서 그들만의 대화를 공개적인 게시판에서 나누는 것은 단순히 게시판의 의도를 무시할 뿐만 아니라 다른 유저들도 무시하는 꼴입니다.” (참가자 M)
“근데 13명 이렇게 있는 거에요. ‘뭐 늦게 왔나보다.’ 하는데 제가 분명히 먼저 왔는데 (친한 사람을 끼워주고 그 대신) 저 빼고 시작하는 거에요.” (참가자 D)
“보통은 선착순이 뭔가 그런 통상적으로 하는 행동인데 (중략) 보통은 선착순이 맞아요. (중략) 어떠한 친한 사람이 ‘저요’' 이렇게 되면 나중에 ‘그 분에게 드림(증정) 완료 했습니다.’ 이런 식으로 인증을 올리신다거나 그런 식으로 본인들의 소커뮤니티에서 자주 얼굴보고 친한 사람들끼리 그런 것 주고받는 행위들을 많이 해가지고...” (참가자 K)
“그래서 그들은 한정 이벤트의 특별 아이템을 얻기 위해 새벽에 지인들을 모아서 어뷰징(클릭수를 불법적으로 늘리는 행위)을 시도해 불법적인 방법으로 아이템을 타간 사건도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와 비슷한 클랜에서는 운영진들과의 친목질이 이어지면서 그들이 사용하는 불법프로그램을 눈감아주는 사례도 있었습니다.” (참가자 M)
운영자 또는 관리자가 커뮤니티 내에서 친목질이 일어나거나 사용자들 간의 반목이 일어날 때 이를 중재하거나 제제해야 할 필요가 있는데도, 오히려 자신에게 친한 집단의 편을 들거나 운영자의 권한을 남용함으로써 중립성을 위반하는 경우도 있었다.
“자기가 껴요. 그 어떠한 예를 들면, 친목질 하는 파, 반친목질파로 갈리면 중간에서,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흑백이에요. 맞았거나 틀렸거나 둘 중 하나에요. 그러면은 (운영자가) 중간에서 중재를 하던가 절충안을 내갖고 이렇게 타협을 해서 끝내야 되는데 자기가 껴요.” (참가자 D)
“쉽게 말해서 운영자니깐 조금 더 권력이 있잖아요. 그러니깐 아까 말씀드렸던 것처럼 톡방이라 치면 방장이다, 하다가 자기가 짜증나요. 그러면은 그냥 잘라버리는 거에요.” (참가자 D)
“그런 식으로 사건이 흐지부지하게 되니깐 또 안에 있던 사람 몇 명이 ‘아니, 이게 뭐하는 짓이냐?’하면서 이제 물고 뜯고 얘기를 하는 거에요. 그래가지고 이제 그런 식으로 싸움이 지나가다가 결국엔 (운영자가) 전부 다 강퇴시켜 버리고 그런 거죠.” (참가자 A)
“애들이 저보고 서브갤(서브 갤러리) 아이돌이라고 전화하고 쌍욕을 다하니깐... 일일이 신고했죠. 근데 신고를 했는데 운영자가 오히려 저를 제제를 먹인 거에요. ‘왜 내가 욕먹은 거를 신고했는데 왜 제제를 하냐?’고 물어보니깐 오래된, 좀 한 일주일 정도 전에 글이어도 신고를 해가지고 신고를 했다고 제제를 먹은 거에요. 그런데 운영자가 또 제가 물어보니깐 ‘니가 한 짓거리를 생각해라. 니가 그러고도 제제를 안 먹길 바라냐?’ 어이가 없는 거에요.” (참가자 B)
“운영진이 하나 있었는데 이 사람 같은 경우에는 진짜 자기 마음대로 하는 게, 애들이 왠지 그날따라 기분이 안 좋으면 ‘오늘부터 게시판 수위는 7살 미만입니다.’ 이러면서 막 되게 유치한 이미지 아니면 다 잘라버려요. 그리고 그 다음 날 되니깐 ‘아오늘은 기분이 좋으니깐 18금 이상도 올려도 된다.’하다가...(중략)그런데 이제 예외가 있죠. 이 사람들하고 친한 사람들...” (참가자 I)
특히 커뮤니티 목적 자체가 정보공유를 목적으로 하는 경우 문제가 되는 경우이다. 개인에게 이익이 될 수 있는 다양한 정보 등을 친목질을 하는 유저들끼리 독점하는 경우였다. 다만 이 경우는 독점 자체가 문제라기보다, 독점을 한다는 사실을 다른 사용자들이 알게 됨으로써 소외감이나 박탈감을 느끼는 것이 문제의 핵심이었다.
“만약에 좋은 작전주(주식)가 있을 때 빨리 샀다가 이제 빼야 되는 건데, 그 채팅방이 따로 있는데 그 채팅을 통해서 막 계속 얘기를 해요. 근데 참여를 할 수가 없는 거죠. (중략) 정보를 안 주는 거에요. 또 자기네들끼리만 뭐 이렇게 하고. 그리고 어떤 종목에 대해서 분석을 하는 것도 자기네들만 알 수 있게 한다든지...” (참가자 H)
“그런 정보들도 이제 등급에 따라서만 가르쳐주는 거에요. 근데 찾아보면 또 나오잖아요. 사람들이 막 검색을 하면 또 나오잖아요. 그래서 누가 만약에 글을 올렸으면 그 사람의 글은 이제 경고 같은 것을 먹여서 안 보이게 하고, 걔한테는 활동 정지를 시키는 거에요 일정 기간 동안, 그런 것을 여러 번 하면 걔는 강퇴 이런 식인 건데... 그런 정보들을 서로 교환하는 사이트였는데...” (참가자 G)
“그 사람 혼자서 하는데 주로 IRC(Internet Relay Chat; 일종의 실시간 채팅방) 방도 있어요. (중략) 그래갖고 거기 따로 방이 있는데, 거기서 그러니깐 거의 24시간 열려있는데... 항상 보면 자기네들끼리는 막 신나게 얘기를 하죠. 자기들끼리 얘기를 하고, 다른 사람들이 한마디를 끼어들려고 하면은 일단은 무시를 해요. 들은 척을 안 해요. 자꾸 끼면... 그 있잖아요... 알게 모르게 핀잔 줘갖고 무안하게 만들어갖고 말 안하게 만드는 것...” (참가자 I)
특정한 의견 또는 자신들에게 불리한 의견에 대하여 여론을 호도시켜 감추거나 흐지부지 시키는 이른바 ‘물타기’가 친목질을 하는 세력에서 관찰되기도 하였다. 특히 엄청난 댓글을 통한 물량공세가 그 방식 중의 하나였다.
“한 번 비판하는 게시물이 올라왔다 그러면 거기에 갑자기 댓글이 엄청 많이 달려요. 원래는 댓글을 하나도 안 달아주고 다른 사람들이 올리면. 근데 댓글이 막 엄청 달려요. ‘너는 제대로 알지도 못하고.’” (참가자 H)
“댓글부대 지원사격하는 거랑 똑같은 거죠. 자기들끼리 아마 이런 거일 거에요. 카톡방에서 ‘거기 글이 있으니깐 댓글 좀 달아.’라고 했겠죠?” (참가자 Q)
“싸우지 않아도 보는 사람들은 실시간으로 보기 때문에 다안 해도 다 알 거에요. 자기 친구 욕하는 거나 마찬가지일 테니깐 (댓글을) 달 수 밖에 없어요.” (참가자 G)
‘여왕벌’은 자신이 여성이라는 이유로 게임 등에서 이득을 취하고자 하는 사람을 지칭하는 인터넷 은어이다. 특히 남자 유저들이 많은 게임에서 고렙(높은 레벨) 남성 유저들에게 의존적으로 행동하여 아이템이나 골드 등의 혜택을 얻는다. 이와 같이 여왕벌로 행동하는 여성 유저들과 일부 남성 유저들의 관계가 비정상적으로 발전하거나 일반적인 규칙을 깨버리면, 극단적인 파벌이 형성되기도 하였다.
“이런 여자들이 이거를 이용해가지고 더 이제 악용을 하는 거죠. 남자들이 잘해주니깐. 이제 여자들도 그거를 이용해가지고 ‘아 뭐 나 이거 아이템 좀, 이거 뭐 좀 뽑게 좀 도와줘.’, ‘나 이거 좀 같이 잡아줘.’, ‘뭐 좀 줘, 뭐 좀 줘...’ 이렇게 하고 남자애들은 ‘그래그래 만나자’, ‘만나자, 어디 사냐?’ 이런 사적인 질문도 같이 하면서, 그렇게 해서... 그... 카카오톡 방이 순수한 게임의 목적이 아니라 약간 너무 심한 사생활까지 들어가고, 또 그걸 악용하는 정도까지 이르렀거든요.” (참가자 C)
“보통 두 부류로 나뉘죠. 하나는 이제 여자회원이 있으면 여자회원 쪽으로 몰리는... 일명 ‘여왕벌’이라고 그러죠. 여자회원쪽으로 몰리는 면이 있고...” (참가자 I)
“해서 게임 내에서 여자애들한테 잘해주고 엄청, 사실은 그냥 어떻게 보면 익명의 그냥 만날 수 없는 온라인상의 어떤 존재인데 그거를 갖다가 현실의 진짜 여자인 마냥 그렇게 진지하게 생각을 하고, 걔네한테 해주다보니깐 그게 너무 그렇게 잘받아져 왔으니까는 여자들이 이제 그거를 해도 통하니깐 계속 요구하게 되는 거죠. 그래서 아예 여자 캐릭을 생성해서 사칭하는 남자들도 봤어요.” (참가자 C)
“30-40대 위주의 운동을 하던 분들인데 20대의 젊은 아가씨들이 수영을 하겠다고 연초에 막 들어와요 다이어트 하겠다고. 그러면은 엄청나게 분위기가 막 업 돼요. 왜냐하면 여자들이 들어왔으니깐... (중략) 모든 사람들이 동일하게 친해야 되는데 안그런 거에요. 누군가는 더 친해져있고, 누군가는 어색해져있고... 그런데 그게 눈에 보일 정도로 그래요. 그래서 그 여자 회원이 잘해주면 좋은데 약간 이리저리 흔들리고...” (참가자 J)
“없는 말을 지어낸다던가, 아니면은 걔한테 아무런 관심이 없는데 쟤가 나한테 들이댄다던가...거의 없는 말을 지어내요. 그러면서 이게 퍼지잖아요. 그러면은 그 사람에 대해서 오해가 생겨요. ‘아 저 OO완전 쓰레기다.’ 그러다 보면은 어느 날부터 이제 친했던 사람들이 멀어진다던가 아님 같이 안 껴줘요.” (사용자 D)
“근데 그런 애들이 여자애들 대리해주고, 막 여자애들이랑 꽁냥꽁냥하고... 꽁냥꽁냥 하는 건 상관없는데 대리(대리 게임)를 해주고, (중략) 이렇게 뒷담을 시작하는 거에요.” (참가자 B)
이 경우는 친목활동의 구체적 행동이 커뮤니티 밖으로 나타나는 경우였다. 친목질로 인해 와해된 커뮤니티에서 더 이상 자신들의 세력 말고 다른 세력을 찾기 힘든 경우, 다른 커뮤니티를 공격하는 현상이었다. 원래 하나의 커뮤니티가 여러 가지 이유로 분리된 경우나, 하나의 커뮤니티 내에 하위 커뮤니티가 있는 경우 두드러졌다. 타 커뮤니티에 대한 공격은 주로 해당 커뮤니티의 주제와 관련 없는 게시글을 올리거나 부적절한 글을 올리는 방식들이었다.
“이제 친목단체끼리만 남았으니깐 지들끼리 괴롭혀서 이득 볼 게 없잖아요. 그럴 때 자신들의 불만과 자신들의 욕구를 충족하기 위해서 OO 갤러리에 많은 공격을 왔어요. (중략) 캐릭터의 야한 사진을 일부러 올린다던가... 왜냐하면 이 갤러리의 특성이 다른 갤러리와는 다르게 되게 야한 짤이 올라오면 이단이라고 취급하거든요.” (참가자 F)
“탑(탑이라는 게임 포지션)게시판에다가 지네 일기 쓰고 있고, 막 애니메이션, 만화 이런 거 받아서 얘기하고 있고, ‘어떤애, 누구랑 막 결혼하고 싶다.’, ‘애니 캐릭터랑 결혼하고 싶다.’ 매일 똑같은 시간에, 하루도 빠짐없이 글을 쓰는 거에요.” (참가자 B)
“원래 고전게임 갤러리가 게임 좋아하시는 분들이 와서 게임 얘기를 많이 했던 곳이에요. (중략) 애니메이션 좋아하던 OO 사람들이 와가지고 단톡방을 또 만들어서 일부러 고전게임 갤러리에다가 개념글을 주작해서 올리고 그랬단 말이에요.” (참가자 F)
2-3 친목질의 최종적 폐해
앞서 기술한 친목절의 형태 및 현상이 이미 일종의 폐해를 의미하기 때문에, 여기서는 인터넷 커뮤니티가 맞이하는 친목질의 최종적 폐해에 대해 기술한다. 크게 ‘커뮤니티 내부 자정작용의 파괴’, ‘커뮤니티 고유 기능 상실’, ‘커뮤니티 분리 또는 폐쇄’의 세 가지로 하위 범주화하였다.
일반적으로 가장 우선적으로 맞이하는 폐해는 커뮤니티 내부의 자체적인 자정작용이 파괴되는 것이었다. 주류 세력과 다른 의견이나 비판적인 게시글은 물타기를 통해 공격받거나 묻혀버리고, 친목질을 하는 사람들의 글만 남게 되어 어떠한 다른 의견도 수용되지 못하게 되는 것이었다. 결과적으로 사실이 아닌 정보나 상식적이지 않는 내용들이 커뮤니티를 점령하게 되기도 하였다.
“잘못된 것을 봤으면 지적하고 잡아주어야 하는데 파벌들이 그거를 막으니깐 그냥 뒤에서 따라주니깐 그냥 막는 거죠. 그니깐 잘못된 길을 가는 거를 못 잡아주게 되는 그런 것도. 그니깐 ‘내가 이렇게 하는데 이렇게 다른 사람들이 지지를 해주니깐 이건 맞는 거다.’ 라는 오인을 하게 되는...” (참가자 A)
“어떤 애가 팩트를 들고 왔는데 이제 그걸 갖다가 그...여론... 기존에 만들어졌던 그 여론을 가지고 있는 그 파벌이... 뇌피셜(뇌+오피셜의 합성어로, 검증된 사실이 아닌 자기 머릿속에서 나온 생각을 의미)이라고 하죠. 걔네 뇌피셜을 가지고 와서 ‘그냥 무조건 자기가 맞다.’ 하면서 얘를 이 사이트에 글을 올리기만 하면은 얘를 배척시키는 거에요. 그런 게 많아요. 자기랑 생각이 조금 다르다 싶으면...” (참가자 C)
“안 좋은 사람들이 한 행동을 옹호하는 혹은 전혀 반대되는 뜬금없는 ‘아 지금 카페가 약간 그래서, 우리 우울하지만 우리모두 힘을 내요.’ 뜬금없이 이렇게 사람들 다 난리 버거지인데 약간 옹호하는 글을 쓰는 거에요.” (참가자 G)
“자기 자신이 잘못되었다는 인식이 박히지 않는 이상 주체가 안 되는 듯 하더군요. (중략) 유입보다 훨씬 많은 유출이 결정적인 멸망원인이 되었고 자신들의 잘못을 모른 채 단순히 운영자의 탓으로 돌리며 스스로가 뭘 하고 있는지 조차 모르더군요.” (참가자 M)
일반적으로 자정작용이 파괴되면, 커뮤니티는 다양한 글이 올라올 수 없게 되고 고유한 기능을 상실하게 되는 경우가 많았다. 커뮤니티의 주제와 관련된 글이 아니라 친목질을 하는 세력들 간의 사적인 글들이 올라오게 되고 이를 비판하거나 견제할 수 있는 기능이 없어지기 때문에, 커뮤니티의 고유한 기능이 파괴되었다.
“정보를 원했던 건데 정보는 솔직히 많이 없구요. 뭐 잡담이나 쓸데없는 유머나 재미없는 유머들 맨날 이랬으니깐...(중략) 같이 공유하고, 같이 공부하고, 분석하고 하려고 했는데 어느 순간은 주보다는 약간 친목이 더 주가 되는 잡담, 쓸데없는 얘기 하루 종일 하고” (참가자 H)
“막 욕도 진짜 디테일해요. 장난 아니에요. OO 욕하는 것은 진짜 어떻게 저런 것까지 쓰지? 별 얘기를 다 써요. 그래서 재밌다기보다는 ‘이걸 왜 굳이 여기다가 쓰지?’ 이런 생각이 더 많이 들어요. (중략) 너무너무 디테일하게 글들을 써서. 끝으로 돌아오는 시기 쯤에는 글들이 다 그런 글들 밖에 없어요.” (참가자 G)
“커뮤니티의 화력이 점점 떨어지고, 그 커뮤니티의 목적이 점점 흐릿해져요. 심한 경우에는 제가 말한 페북 그룹처럼 폐쇄되죠. 그 커뮤에서 친목질이 시작됐다 하면 정보공유를 위한 자유로운 공간이 없어지는 거에요.” (참가자 L)
“아예 기존의 친목질 유저들 외에는 유입조차 없는 그런 공간이 되어버렸습니다. 이런 식으로 유입이 없자 운영자가 관리자체를 포기하면서 완전 커뮤니티로써의 기능을 상실해버리는 모습도 보았습니다.” (참가자 M)
커뮤니티의 고유기능이 상실되면, 기존 사용자들은 커뮤니티에서 탈퇴하게 되고, 신규 사용자들은 더 이상 들어오지 않게 된다. 또한 기존 사용자들 중 친목 세력에 반하는 사용자들이 분리하여 새로운 커뮤니티로 단체로 이동하게 되어 커뮤니티가 분리 또는 폐쇄되었다.
“평소에 되게 불만이 많던 사람들끼리 나가서 새로 만드는 거...그런 경우들이 많죠.” (참가자 D)
“이제 길드나 이런 게 아예 그 패망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것, 그 기존의 순수한 목적을 가지고 있던 멤버들이 이제 회의감을 느끼고 탈퇴를 하는 경우도 많고...” (참가자 C)
“그... 여자애들 좋아하는 무리들끼리 파벌이 생기면서 결국 파벌 아닌 사람이랑 이러면서 클랜이 터져버렸어요.” (참가자 B)
“사람들이 거의 반인지 뭔지는 모르겠는데 그 사람들 중에 최소한 3분에 1정도는 나가버렸어요. 그래서 그 사람들끼리 다시 카페를 만든 거에요. 그런 정보를 다 공유하면서...” (참가자 G)
“원사이트에서 박살이 난 다음에 새로 사이트 파 갖고 나온거죠. 뭐 그런 경우도 있고... 심한 경우 아까 OO 말했듯이 운영진이 충격을 먹으면 사이트가 아예 내려가죠. 그런 경우까지...” (참가자 I)
“동호회 같은 경우는 아까 말씀드렸다시피 3개가 연쇄효과로 터지죠. 카페가 갑자기 아는 사람만 알겠지만 분위기가 이상해지고, 평소에 글을 올리던 사람이 안 올라오고. 그러다가 ‘어, 왜 이러지?’이러다가 어느 날 한 부류가 갑자기 ‘그동안 즐거웠습니다.’ 이러면서 갑자기 막 사라지고, 왜 그러는지를 아무도 모르면 뒤에서 막 수군수군대고...” (참가자 J)
Ⅴ. 결론
본 연구는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일어나는 ‘친목질’이라는 현상에 대하여 구체적으로 탐색하였다. 앞선 연구들과 같이 본 연구의 결과에서도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나타나는 특별하고 다양한 집합관계에 대해 탐색할 수 있었다[8][15][16]. 한 커뮤니티나 공동체가 개인 및 소수에 의해 사유화되고 독점화 되는 것은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막론하고 그것이 지속되는데 있어 심각한 위협이 된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었다. 감정적인 교류나 정서적인 공감을 의미하는 ‘친목’은 커뮤니티나 공동체를 유지하는 필수적인 요소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본 연구에서 살펴본 것과 마찬가지로 공적인 공간인 커뮤니티와 공동체에서 다른 사람을 무시하거나 소외감을 느끼게 하는 ‘친목질’은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 모두 경계되어야 하는 현상이다.
추가적으로 온라인에서는 의견이나 생각이 극단화되거나 양극화되기 싶고, 특정 사건이나 사건에 대한 옹호와 반대가 심하게 나타나는 특징을 가진다[8][17]. 이를 바탕으로 연구에서 제시한 친목질의 여러 가지 폐해들은 온라인에서 더 심화되거나 가속화될 수 있는 위험성을 가지고 있다. 오프라인의 경우 의도하지 않아도 상대방의 특성이나 역할을 가지고 사회적 실재감(social presence)을 가질 수 있는 반면, 온라인에는 익명성을 전제로 하기 때문에 이를 가지기 힘들고[18], 소수의 친목질이 커뮤니티의 규범을 심각하게 손상시킬 수 있는 위험성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이유로 ‘친목질’ 에 대한 경계는 익명성을 담보로 한 온라인 커뮤니티의 영속성을 위하여 보다 공식적으로 규범화 되어있다고 설명할 수 있다.
완전한 익명성의 형태를 띠는 커뮤니티들에서는 친목질 비롯하여 ‘셀털(셀프 신상털기: 익명게시판에서 자신이 누구인지 밝히는 것)’, ‘닉언(닉네임 언급: 특정한 아이디를 언급하는 것)’ 등도 강력하게 금지시키고 있다[15]. ‘셀털’과 ‘닉언’ 등은 각각 오프라인에서의 ‘자기소개’, ‘상대방 이름 부르기’ 와 같이 인간관계에서 일어나는 아주 일상적인 현상임에도, 익명성의 공간에서 서열화나 권력화를 방지하게 위한 매우 독특한 온라인 커뮤니티의 규범이라고 할 수 있다.
본 연구는 온라인에서 널리 사용되는 속어 중 하나인 ‘친목질’이라는 개념을 학문적인 논의의 대상으로 제시하여, 구체적으로 살펴보았다. 온라인 환경을 보다 구체적이고 실질적으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이와 같이 현재의 온라인 커뮤니티들에서 나타나는 고유한 현상과 규범에 대하여 보다 구체적인 탐색이 필요할 것이다.
Acknowledgments
이 논문은 2017년 대한민국 교육부와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아 수행된 연구임 (NRF-2017S1A5A80224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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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 한양대학교 대학원 (교육공학석사)
2017년 : 한양대학교 대학원 (교육공학박사)
현재: 동덕여자대학교 교육혁신센터 연구교수
※관심분야: 사회적 지식공유, 사회적 자본, 인터넷 커뮤니티 등
2014년 : 한양대학교 대학원 (교육공학석사)
2016년~현재 : 동덕여자대학교 대학원 (교육컨설팅학과 박사과정 중)
현재: 고려대학교 대학교육개발원 연구원
※관심분야: 교육공학, 교육컨설팅, 교육성과, 역량모델링 등
2017년~현재 : 한양대학교 대학원 (교육공학과 석사과정 중)
※관심분야: 교수설계, 교수학습이론, e-learning, 기업교육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