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초등 생태 탐구 프로젝트에서 디지털 협업 도구를 이용한 학습자의 인식 변화 및 성장 과정 탐색: 소규모 학교 간 공동교육과정 운영 사례를 중심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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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
본 연구는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소규모 학교의 한계를 에듀테크로 극복하고, ‘이중 전환’ 시대의 ‘디지털 환경 역량’ 함양 모델을 제시하고자 한다. 이를 위해 경남 소규모 초등학생 12명에게 ADDIE 기반 ‘생태 탐구 프로젝트’를 3개월간 적용하고 질적 분석과 대응표본 t-검정을 병행한 혼합 연구를 수행하였다. 연구 결과, 첫째, 디지털 협업 도구는 고립된 학교 간 ‘초연결 학습 생태계’를 구축하여 상호작용과 시스템 사고를 확장했다. 둘째, 데이터 기반 탐구는 학생을 능동적 생산자로 변모시켜 인식론적 권위와 주도성을 함양했다. 셋째, 디지털 협력은 리터러시와 생태 시민성이 결합된 ‘이중적 시민성’의 내면화를 이끌었다. 본 연구는 소규모 학교 간 공동교육과정 운영이 미래 생태 전환 교육의 가능성을 가지고 있음을 시사한다.
Abstract
This study addresses the structural limitations of small-scale schools through advanced EdTech-enabled connectivity and proposes a digital environmental competency model suited to the twin transition era. An ADDIE-based ecological inquiry project was implemented over a three-month period with 12 elementary students in Gyeongsangnam-do using an exploratory mixed-methods approach that combined qualitative analysis and paired-samples t-tests. The results indicate that the use of diverse digital tools established a hyperconnected learning ecosystem between geographically isolated schools, thereby enhancing social interaction and systems thinking. Data-driven inquiry practices transformed students into active producers of knowledge, fostering greater epistemic authority and learner agency. Furthermore, collaborative experiences facilitated the internalization of “dual citizenship,” conceptualized as the integration of digital literacy and ecological practice. These findings suggest that joint curriculum implementation between small schools has significant potential as a model for ecological transition education.
Keywords:
Joint Curriculum, Digital Collaboration Tools, Ecological Inquiry Project, Small Schools, Twin Transition키워드:
공동교육과정, 디지털 협업 도구, 생태 탐구 프로젝트, 소규모 학교, 이중 전환Ⅰ. 서 론
대한민국은 유례없는 저출산·고령화로 인한 인구 구조의 급격한 변화를 겪고 있으며, 이는 학령인구의 가파른 감소와 지방 소멸이라는 국가적 위기로 직결되고 있다[1]. 교육부와 한국교육개발원의 최근 통계에 따르면, 학령인구 감소는 수도권보다 농산어촌 지역에서 더욱 심각하며, 전교생 60명 이하인 소규모 학교가 급증하고 있다[2]. 지역 사회의 구심점 역할을 하는 학교의 위축은 단순한 교육 기관의 물리적 축소를 넘어 지역 생태계 붕괴를 가속화한다는 점에서 심각한 우려를 낳고 있다[1]. 권순형은 본격적인 학령인구 감소 시대를 맞이하여 학교 규모에 관한 정책 방향을 재설정해야 함을 지적하며, 경제적 논리에 입각한 단순 통폐합보다는 교육의 질적 수준을 담보할 새로운 지원 체제 구축이 시급함을 강조한 바 있다[3].
소규모 학교는 교사와 학생 간의 밀접한 상호작용 및 개별화된 맞춤형 교육이 용이하다는 본질적 장점을 지니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중대한 구조적 한계를 내포하고 있다[4]. 제한된 학생 수는 다양한 또래 집단 형성을 저해하여 학습자의 사회성 발달과 협력적 문제 해결 능력 함양에 부정적 영향을 초래할 수 있으며[5], 특히 고차원적 융합 수업을 위한 인적·물적 자원이 부족함으로써 도시 학교에 비해 상대적으로 열악한 학습 경험이 제공될 수 있다[4].
이러한 교육적 불평등을 완화하기 위한 방안으로 인근 학교 간 교육 자원 공유를 통한 ‘공동교육과정’이 장기간 모색되어 왔다. 그러나 기존 공동교육과정은 체육대회나 현장체험학습 등 단발성 행사 중심으로 운영되거나[6], 학교 간 물리적 거리와 이동 시간 제약으로 인해 지속 가능한 교육과정 재구성에 실패하는 한계가 지속적으로 제기되어 왔다[7]. 결과적으로, 물리적 시공간 제약을 초월하고 학습자 간 실질적 상호작용 및 집단지성을 보장할 수 있는 공동교육과정 모델의 개발이 시급하다[3].
공동교육과정에 대한 논의는 기후 변화가 단순한 환경 교육의 한 주제가 아니라, 인류세라는 새로운 지질학적 시대에 걸맞은 교육 패러다임의 전면적 개편을 요구한다는 담론과 흐름을 같이한다[8]. 결과적으로 미래 교육은 단편적 지식 습득에서 벗어나, 지구적 위기 상황 속에서 공동체의 지속 가능성을 도모하는 ‘변혁적 역량’과 ‘생태 시민성’을 함양하는 방향으로 재설정되어야 한다[9]. OECD의 ‘Education 2030’ 프로젝트는 불확실한 미래 사회에서 생존할 학습자들이 갖추어야 할 핵심 역량으로 ‘변혁적 역량’을 제시하며, 개인과 공동체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주체적 책임감을 강조한다[10],[11]. 특히 최근 디지털 기술 발전과 기후 위기 대응을 상호 보완적으로 통합해야 한다는 ‘이중 전환’ 개념이 교육 분야의 핵심 논의로 부상하고 있다[12],[13].
디지털 전환이 단순한 기술적 도입 차원을 넘어, 복잡한 사회적 난제를 규명하고 해결하는 능동적인 인지 도구로 기능해야 함이 강조되고 있는데, 이는 에듀테크가 학습자의 인지적 비계로 작용하여[14], 지리적으로 고립된 소규모 학교 학생들이 실제적인 지역 생태 문제를 탐구하고 사회적 실천으로 나아가게 하는 핵심 기제가 됨을 의미한다[7]. 이러한 맥락에서 디지털 협업 도구를 활용한 생태 탐구 프로젝트는 소규모 학교 학습자들에게 시공간 제약을 넘어선 풍부한 학습 경험을 제공하고, 지속 가능한 미래 사회를 위한 핵심 역량인 생태적 소양과 디지털 리터러시를 동시에 함양하는 효과적인 교육 전략이 될 수 있다[15]. 위와같은 접근은 환경 교육의 중요성이 전 세계적으로 강조되는 추세와도 맞닿아 있으며, 특히 실천적 경험과 직접적인 활동을 통해 학생들의 환경 변화 관찰 및 보존 인식을 증진시키는 데 기여한다[16]. 또한, 디지털 협력 학습 환경은 농어촌 소규모 학교 학생들이 직면하는 기술 접근성 부족이라는 문제를 해결하며, 스마트 학습 생태계 구축을 통해 비판적 사고 및 문제 해결 능력을 함양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17].
소규모 학교가 안고 있는 구조적 제약, 즉 교사 1인이 감당해야 하는 과도한 학습 지원 범위와 지리적 고립으로 인한 외부 자원 접근의 어려움은 에듀테크 기술이 제공하는 연결성을 통해 보완될 수 있다[15]. 특히 농어촌 지역의 기술 기반 협력적 탐구는 학생들의 과학적 소양과 과목별 지식 함양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18]. 본 연구는 디지털 협업 도구 활용 가능성을 실천적 차원에서 검토하고자, 생태 탐구 활동에 디지털 협업 도구를 결합한 ‘생태 탐구 프로젝트’를 설계하고 그 효과를 실증하고자 하였다[17],[19].
생태 탐구 프로젝트는 융합형 교수학습이 가능하도록 네 단계로 구조화되었다. 첫 번째는 지역 환경 문제를 직접 마주하고 문제의식을 형성하는 탐색 단계이며[19],[20], 두 번째는 생태 데이터를 수집하고 디지털 도구를 활용해 시각화하는 매핑 단계이다[17],[21]. 이어서 수집된 정보를 바탕으로 디지털 산출물과 해결 방안을 공동으로 제작하는 실행 단계가 이루어지며[22],[23], 마지막으로 결과를 학교와 지역사회에 공유하고 실천으로 연결하는 확산 단계로 마무리된다[24].
각 단계는 독립적으로 운영되는 것이 아니라, 학습자의 탐구가 지역사회와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순환 구조를 전제로 설계되어 학습자 주도성과 변혁적 역량을 동시에 견인한다[10],[11]. 이 모형은 학생들이 디지털 협업 도구를 활용하여 환경 문제에 대한 심층적 이해를 형성하고, 협력적 과정을 통해 문제 해결 역량을 강화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22].
경상남도 소재 두 소규모 초등학교가 협력하여 운영한 본 프로젝트는 ZEP, Padlet, Canva, 구글 시트 및 슬라이드 등의 디지털 도구를 매개로 물리적으로 분리된 학생 집단을 연결함으로써 초연결 학습 생태계를 구축한 사례이다. 본 연구는 장소 기반 교육(place-based education)의 관점에서 지역 생태 자원을 핵심 학습 소재로 삼으면서 디지털 매핑 활동을 통해 지역 물리적 경계를 초월한 보편적 생태 시민성을 함양하고자 한 점에서 기존 연구와 뚜렷한 차별성을 갖는다[19]. 나아가, 장소 기반 환경 교육의 가치를 디지털 가상 공간으로 확장함으로써 에듀테크 도구를 학습자 간 인지적·사회적 상호작용의 핵심 기제로 기능하게 하는 소규모 학교 간 공동교육과정의 미래 지향적 운영 모델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교육공학적 의의가 있다[20],[24].
기존의 인식 변화 연구들이 단일 학교 내에서의 도구 활용 효과에 집중했다면, 본 연구는 지리적으로 고립된 소규모 학교들을 에듀테크로 연결하였다는 점에서 차별성을 갖는다.
따라서 본 연구는 탐색적 사례 연구 방법론을 통해 정보처리, 콘텐츠 제작, 협력·소통, 시민성, 생태 감수성, 사회정서를 포괄하는 '디지털 환경 역량' 프레임워크를 기반으로 프로젝트를 적용하고, 학습자의 인식 변화와 성장 과정을 심층적으로 탐색하는 데 목적을 둔다.
이에 따라 설정된 구체적 연구 문제는 다음과 같다.
- 첫째, 디지털 협업 도구를 이용한 소규모 학교 간 공동교육과정 운영은 학습자의 ‘디지털 환경 역량’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가?
- 둘째, 소규모 학교 간 생태 탐구 프로젝트 과정에서 나타난 학습자의 인식 변화 및 성장 과정의 핵심 주제는 무엇인가?
- 셋째, 디지털 기반의 생태 탐구 경험이 학습자의 ‘이중적 시민성(Dual Citizenship)’ 내면화 및 사회정서적 실천으로 어떻게 전이되는가?
Ⅱ. 이론적 배경
2-1 소규모 학교 공동교육과정과 에듀테크의 교육공학적 함의
대한민국 학령인구의 급격한 감소는 농산어촌 지역의 소규모 학교(전교생 60명 이하) 비율을 심화시키고 있으며, 2025년 교육통계 연보를 바탕으로 추출한 결과, 강원(54.9%), 전남(55.8%) 등 일부 지역에서는 절반이 넘는 초등학교가 소규모화되는 등 교육 현장의 난제가 가중되고 있다[25].
학급 내 절대적 학생 수 부족은 다양한 또래 집단 형성을 가로막아, 비고츠키가 강조한 사회적 상호작용의 기회를 원천적으로 제한하며, 학생들의 사회적 의사소통 역량 발달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5]. 이에 대한 대안으로 물리적 통폐합보다는 교육과정 중심의 공동교육과정이 주목받아 왔으나[3], 이동 거리 증가에 따른 학습권 침해 우려와 일회성 행사 위주의 운영 등 한계가 노출되어 왔다[7].
이러한 맥락에서 에듀테크는 물리적 장벽을 허물고 학습 경험을 확장하는 새로운 교육공학적 기제로 부상하고 있다. 특히 메타버스 공간은 물리적으로 분절된 소규모 학교들을 하나의 통합된 가상 학습 공간으로 연결하는 ‘초연결’ 환경을 제공한다[26],[27]. 메타버스를 활용한 온라인 학습은 학습자에게 높은 사회적 실재감을 제공하여 물리적 거리가 있는 학습자 간의 정서적 유대감을 강화하고 학습 몰입도를 유의미하게 향상시킨다[27]. 이는 에듀테크가 단순한 정보 전달 매체를 넘어 ‘인지적 도구’이자 학습자 간 관계를 매개하는 사회적 도구로 기능하며, 지리적 고립을 극복한 실질적인 ‘실천 공동체’를 형성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15].
2-2 장소 기반 교육과 디지털 매핑의 융합
장소 기반 교육은 학습자의 실제 삶의 터전인 지역 사회의 자연·인문 환경을 핵심적인 교육적 자산으로 활용한다[19]. 그리고 국가 교육과정의 추상적이고 탈맥락적인 지식이 유발할 수 있는 인지적 부조화를 해소하고, 학습자의 구체적인 삶의 맥락 속에서 유의미하게 재구성함으로써 앎이 곧 삶의 실천으로 이어지는 통합적 학습 경험을 제공한다[28].
장소 기반 접근은 학생들이 지역 사회 문제를 주체적으로 탐구하고 해결하려는 실천 의지를 갖게 함으로써[29], 단순한 지식 습득을 넘어 참여적인 생태 시민성을 육성하는 강력한 기제가 된다[24].
특히, 거주 지역에 대한 직접적인 탐사와 관찰은 학습자와 자연 간의 상호작용을 심화시켜 정서적 유대감을 형성하는 기반이 된다[20]. 결과적으로 장소 기반 학습은 OECD가 미래 교육의 핵심 가치로 제시한 ‘변혁적 역량’을 실제 교육 현장에서 구현하는 기제가 되며[11], 학습자가 디지털 도구를 활용하여 지역의 생태 데이터를 기록하고 공유하는 과정에서 상호작용의 실천적 범위는 더욱 넓어지게 된다[21].
디지털 매핑은 지역 탐사로 수집한 생태 데이터를 클라우드 기반 협업 보드나 메타버스 공간에 시각화하고 구조화하는 활동을 의미한다[23]. 이는 학습자가 수집한 생태 데이터를 시각적으로 재구성하여 복잡한 시스템의 상호작용을 이해하게 하는 강력한 인지적 도구로 기능하며[23], 가상 환경 내에서 데이터 기반 사고와 정보 리터러시를 촉진하는 핵심 기제가 된다. 디지털 매핑은 개별적인 탐사 경험을 데이터화하여 타인과 공유 가능한 ‘공동의 지식’으로 전환하며, 보이지 않는 환경 오염이나 생태계 연결성을 드러냄으로써 학생들이 지역 문제를 객관적으로 인식하고 주도적으로 해결하는 생태 시민성을 발현시키는 핵심적인 촉매제가 된다[23].
2-3 이중 전환 시대의 핵심 역량: ‘디지털 환경 역량’의 다차원적 재구성
현대 사회는 디지털 전환과 기후 위기 극복을 위한 녹색 전환이 상호 보완적으로 요구되는 ‘이중 전환’의 시대로 진입하였다[12],[13]. 본 연구에서 정의하는 디지털 환경 변화는 단순한 기술적 인프라의 확충을 넘어, 에듀테크와의 연결성이 기후 위기라는 난제를 규명하고 시각화하는 인식론적 도구로 기능하는 전환 과정이다. 디지털 기술과 환경 문제를 독립된 영역으로 구분하던 기존 관점에서 탈피하여, 두 영역이 상호 교류하며 새로운 교육적 가능성을 창출해 낼 수 있는 내재적 연계성이 있음을 시사한다.
또한, OECD ‘Education 2030’ 프로젝트는 불확실한 미래 사회에서 학생들이 갖추어야 할 핵심 역량으로 ‘변혁적 역량’을 제시하며,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능동적인 문제 해결 능력을 강조하고 있다[10],[11]. 디지털 역량[30],[31]과 생태적 감수성[20],[24]은 그동안 각기 다른 교육적 맥락에서 논의되어 왔으나, 기후 위기와 디지털 전환이 동시에 진행되는 현 시점에서 두 영역을 분리된 채로 다루는 것은 점차 설득력을 잃고 있다[12],[13]. 본 연구는 기존의 디지털 리터러시 프레임워크와 생태 감수성 척도를 통합적으로 재구성한[24],[31] ‘디지털 환경 역량’ 프레임워크를 표 1과 같이 제안한다.
디지털 환경 역량은 디지털 정보 처리, 디지털 콘텐츠 제작, 디지털 협력 및 소통, 디지털 생태 감수성, 디지털 시민성, 디지털 사회정서, 총 6가지 영역으로 구성되어 있다.
디지털 환경 역량 6가지 영역이 기존 논의와 구별되는 점은 구성 요소의 수가 아니라 방향성에 있다. 도구적 활용 능력에 편중되어 온 디지털 리터러시 논의에 생태적 가치 지향성을 결합함으로써, 역량의 외연을 기술적 숙련에서 윤리적·환경적 실천으로 확장하였다는 데 의의가 있다. 특히 메타버스와 가상 현실을 활용한 실천적 경험은 단순히 정보를 전달받는 것보다 학생들의 환경 보호 자기 효능감을 높이고 실제 친환경적 선택을 이끌어내는 데 훨씬 효과적임이 입증되었다[34].
결론적으로 본 연구의 역량 프레임워크는 에듀테크를 매개로 학습자를 능동적인 생태적 실천가로 이끄는 이론적 토대를 제공한다[17].
Ⅲ. 연구 방법
3-1 연구 설계 및 인식론적 배경
본 연구는 디지털 협업 도구를 활용한 소규모 학교 간 공동교육과정 운영이 학습자의 디지털 환경 역량 발달과 생태적 인식 변화에 미치는 다층적인 영향을 입체적으로 규명하기 위해 탐색적 사례 연구 방법을 채택하였다[35],[36].
사례 연구는 실험실과 같은 통제된 환경이 아니라, 실생활의 복잡한 맥락 속에서 발생하는 교육 현상의 의미를 총체적으로 탐색하고 해석하는 데 최적화된 방법론이다[36]. 특히 농어촌 지역 소규모 학교가 직면한 지리적 고립과 자원 부족 문제를 기술 지원 협력 탐구로 해결하려는 시도는 최근 농어촌 과학 교육의 중요한 흐름과 맞닿아 있다[1].
인식론적으로 본 연구는 사회적 구성주의에 기반하고 있다. 지식은 개별 학습자에 의해 수동적으로 습득되는 고정된 실체가 아니라, 서로 다른 물리적 공간에 존재하는 학습자들이 디지털 플랫폼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능동적으로 상호작용하며 공동으로 구성해 나가는 역동적 과정임을 전제한다[21],[22]. 따라서 본 연구는 연구자가 단순한 관찰자로 머물지 않고, 교육 현장의 설계자이자 촉진자로서 학습자와 함께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실행 연구의 성격을 내포함으로써[24], 연구의 현장성과 실천적 가치를 확보하고자 하였다.
3-2 연구 대상 및 맥락적 특성
본 연구의 참여자는 경상남도 H군 소재 ○○초등학교와 △△초등학교의 5·6학년 학생 총 12명이다. 전교생 60명 이하의 소규모 학교는 절대적 학생 수 부족으로 인해 다양한 또래 집단 형성이 어렵고, 학습자의 사회적 의사소통 역량 발달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1]. 본 연구는 이러한 구조적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지리적으로 동일한 하천(○○강)의 상류(△△초)와 하류(○○초)라는 생태적 연속성을 가진 두 학교를 선정하여 ‘초연결 학습 공동체’를 구축하였다.
상류의 계곡 생태와 하류의 습지 생태라는 이질적이면서도 보완적인 데이터는 디지털 협업 도구를 통해 실시간으로 공유 및 비교되었으며, 물리적 거리를 초월한 실질적 상호작용을 촉발하는 핵심 기제가 되었다[27].
또한, 5~6학년 혼합 학년 프로젝트 운영은 동료 튜터링과 상호 모델링을 유도하여 소규모 학교의 부족한 인적 자원을 보완하는 효과를 거두었다[22]. 연구 참여에 앞서 모든 학생과 보호자에게 연구의 목적, 수집 데이터의 익명 처리 방침, 언제든 참여를 철회할 수 있다는 사실을 충분히 설명하였으며, 보호자의 서면 동의를 받은 뒤 연구를 진행하였다.
3-3 ADDIE 모형 기반 생태 탐구 프로젝트의 교육공학적 설계
본 프로젝트는 표 2와 같이, 체계적 교수설계 ADDIE 모형을 기반으로 구안되었으며, 소규모 학교의 특성을 반영한 최적의 에듀테크 환경을 구축하는 데 중점을 두었다[22],[27].
분석 단계의 사전 요구 분석 결과, 학생들은 디지털 기기 조작 능력은 준수하나 이를 활용한 콘텐츠 제작 및 온라인 협력 역량은 상대적으로 미흡했다[31]. 이와 같은 점을 해결하기 위하여, 단순 기술 습득이 아닌 문제 해결을 위한 ‘인지적 도구’로서의 디지털 활용을 목표로 설정하였다. 설계 단계에서는 교과 융합(과학, 사회 등)을 바탕으로 ‘생태 탐구 프로젝트’ 학습 경로를 설계하였다. 이는 질문 생성부터 디지털 매핑, 산출물 제작, 캠페인 확산으로 이어지는 체계적 위계를 갖는다[21]. 개발 단계에서는 공간적 실재감을 제공하는 메타버스 플랫폼(ZEP)과 시각적 재구성이 용이한 캔바, 아이디어 공유를 위한 패들렛 등을 유기적으로 통합하여 교수학습 자료를 개발하였다[37]. 실행 단계는 ‘생태계’, ‘식물’, ‘수질’, ‘오염’의 4개 모듈을 정규 교육과정에 지속 투입하였다. 교사는 지식 전달자가 아닌, 온라인 상호작용을 촉진하고 매체 활용의 비계를 제공하는 촉진자 역할을 수행하였다[22]. 마지막 평가 단계에서는 디지털 지도와 카드뉴스 등 실제적 산출물을 바탕으로 형성평가와 동료 평가를 병행하여 학습자의 도달 정도를 다각도로 확인하였다[21]. 특히 학습자의 인지적 발달과 실천 행동의 위계를 고려하여 설계된 ‘초등 생태 탐구 프로젝트’는 단순한 활동의 나열이 아닌, 문제 인식에서 사회적 확산으로 이어지는 체계적인 학습 경로를 제공한다.
초등 생태 탐구 프로젝트는 소규모 학교의 물리적 한계를 극복하고 초연결 학습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해 설계되었다.
3-4 자료 수집 및 분석: 혼합적 접근과 주제 분석
프로젝트의 효과와 학생들의 성장 과정을 다각도로 포착하기 위해 양적·질적 자료를 병행 수집하는 혼합 연구 설계와 삼각검증을 실시하였다[21],[22]. 양적 분석을 위해, 초등학생의 디지털 소양 측정 도구[31]와 생태 시민성 척도[24]를 본 연구의 목적에 맞게 통합·재구성한 '디지털 환경 역량' 프레임워크를 활용하였다. 문항의 신뢰도를 검증하기 위해 내적 일치도 계수(Cronbach’s α)를 산출한 결과 .903으로 나타났다. 또한, 본 연구는 참여 인원이 12명인 소표본 연구임을 고려하여 모수 검정인 대응표본 t-검정의 적절성을 사전에 검토하였으며, Shapiro-Wilk 검정을 실시한 결과, 모든 하위 변인에서 정규성 가정을 충족하였다(p>.05). 아울러, 직접 재구성한 문항의 타당도를 높이기 위해 교육공학 전문가 및 현장 전문가 3인으로부터 내용 타당도 검토를 거쳐 최종 문항을 확정함으로써 측정 도구의 엄밀성을 기하였다.
질적 자료는 수업 관찰(수업 장면 녹화 및 전사), 반구조화된 심층 면담, Padlet 댓글, ZEP, 구글 시트, 구글 슬라이드 활동 등 디지털 기록물을 수집하였다[20].
분석 절차로는 6단계 주제 분석법[38]을 준수하여 자료에 내재된 패턴을 도출하였다. 특히 초기 코드를 생성하는 단계에서부터 최종 주제를 명명하기까지 자료 간의 유사점과 차이점을 반복적으로 검토하는 지속적 비교법을 적용하여 분석의 객관성과 신뢰성을 확보하고자 하였다[36].
Ⅳ. 연구 결과 및 논의
본 연구는 에듀테크 기반의 소규모 학교 간 생태 탐구 프로젝트가 학습자의 디지털 환경 역량과 생태적 인식에 미치는 다층적이고 복합적인 영향을 심층적으로 규명하고자 하였다.
3개월간 수집된 방대한 질적 자료(수업 일지, 심층 면담 전사본, 디지털 산출물, 학생 성찰 일지 등)를 귀납적 주제 분석 방법론에 따라 범주화하였으며, 이를 지지하는 양적 데이터(사전·사후 대응표본 t-검정)를 상호 보완적으로 교차 분석(Triangulation)하는 혼합 연구 설계를 적용하였다. 분석 결과, 학습자 변화는, ‘연결(Connection)’, ‘주도성(Agency)’, ‘실천(Action)’이라는 세 가지 핵심 주제로 도출되었다.
본 연구를 통하여 도출된 학습자의 인식 변화와 성장 과정은 4단계로 요약된다. 소규모 학교가 직면한 지리적·인지적 고립이라는 한계점 인식(Stage 1)에서 출발하여, 에듀테크를 매개로 한 디지털 연결(Stage 2)을 통해 사회적 상호작용의 범위를 확장하는 과정을 거친다. 이후 실증적 데이터 생산 과정에서 학습자는 주도성 발현(Stage 3)을 경험하며 지식의 소비자에서 능동적 생산자로 인식론적 도약을 이루어낸다. 최종적으로는 디지털 리터러시와 생태적 가치가 결합된 실천적 전이(Stage 4) 단계인 이중적 시민성을 완성하게 된다. 이를 구체적으로 알아보면 다음과 같다.
1단계는 한계점 인식으로, 학생들은 수동적 지식 소비자에 해당된다. 이 단계에서는, 소규모 학교의 지리적 고립, 또래 집단 부족으로 인한 제한된 상호작용이 일어난다. 2단계는 디지털 연결이 이루어지는 단계이다. 여기에서 학생들은 디지털 연결을 통해 ‘나’에서 ‘우리’로 인식이 확장되며, ZEP, 패들랫 등 디지털 도구를 통한 초연결 학습 생태계가 구축된다. 3단계는 학생들의 주도성이 발현되는 단계이다. 이 단계에서는 인식론적 권위가 확보되어, 학생들이 직접적으로 데이터를 수집하고 디지털 콘텐츠를 제작한다. 4단계는 1~3단계를 바탕으로 실천적 전이가 이루어지는 단계로, 이중적 시민성이 완성되어 온·오프라인에서 확산되게 된다. 디지털 기반 초등 생태 생태 탐구를 통한 학습자의 인식 변화 및 성장 모델은 다음 그림 1과 같다.
A model of learners’ perception changes and growth through digital-based elementary ecological Inquiry
4-1 연결(Connection): 물리적 거리를 넘어선 생태적 연대감의 형성
첫 번째 핵심 주제인 ‘연결’은 디지털 기술이 농산어촌 소규모 학교가 태생적으로 지닌 지리적·물리적 고립성을 극복하고, 학습자들을 하나의 확장된 ‘초연결 학습 생태계(Hyper-connected Learning Ecosystem)’로 묶어주는 강력한 매개로 작용했음을 의미한다.
기존 소규모 학교 학생들은 절대적인 인원수 한계로 인해 극히 제한된 학급 내에서만 상호작용하였으나, 에듀테크 기반의 공동교육과정은 이들의 인지적, 사회적 경계를 지역 사회 전체로 무한히 확장시켰다. 서로 다른 공간(○○강 상류와 하류)에 위치한 연구 참여자들은 메타버스(ZEP), 패들렛(Padlet), 구글 시트, 구글 슬라이드를 통해 실시간으로 탐사 데이터를 교차 검토하며, 단편적 사고를 넘어선 시스템적 사고(Systems Thinking)를 획득하였다.
본 연구에서 ‘연결’이라는 질적 성과를 가장 명료하게 증명하는 실증적 산출물은 초등 생태 탐구 프로젝트 모형에 따라 학생들이 디지털 협업 도구를 활용하여 공동으로 제작한 ‘생태 탐사 지도’와 ‘식물 표본 지도’이다.
[시스템적 사고의 형성]
“우리 학교는 ○○강 상류를 조사하고, 다른 학교는 하류를 조사했는데 서로 자료를 비교하니까 ○○강 전체가 연결된 느낌이었어요. 같은 강인데도 상류, 중류, 하류 수질 측정 결과가 다르게 나온 것이 신기했어요.”(6학년 김○○)
[사회적 실재감의 발현]
“가상 공간과 패들렛을 꾸미면서 다른 학교 친구들과 의견도 주고받았어요. 예전엔 떨어져 있어서 같이 활동하기 어려웠는데, 지금은 서로 편하게 디지털로 대화할 수 있어서 정말 신기했어요.” (6학년 홍○○)
그림 2에 나타난 바와 같이, 상류의 학생들은 하류의 생태 탐사 내용과 식물 표본을, 하류의 학생들은 상류의 생태 탐사 내용과 식물 표본 데이터를 하나의 디지털 지도 위에 통합함으로써, 강의 상류·중류·하류별 생태 탐사 내용과 서식하는 식물이 다름을 알게 되었다. 학생들은 다지털 협업 도구를 활용한 상호작용을 통해, 다른 학교 학생들을 낯선 타자가 아닌 공동 과제를 수행하는 ‘탐사대원’으로 인식하였으며, 에듀테크 도구가 물리적 거리를 완벽하게 소거하고 높은 ‘사회적 실재감(Social Presence)’을 부여하는 교육적 가교 역할을 훌륭히 수행했음을 입증한다.
Case studies of convergent artifacts via digital collaboration tools*As these are original student-produced artifacts from a Korean elementary school context, the native language is preserved to accurately reflect the learning process
이러한 초연결적 성장은 단순한 플랫폼 도입의 결과라기보다는, 상·하류라는 지리적 특성이 디지털 공간 내에서 공유 데이터로 변환되며 학습자의 인지적 지원으로 작용했기 때문에 가능하였다. 즉, 에듀테크는 파편화된 정보를 전달하는 매체에 그치지 않고, 소규모 학교 학생들이 지닌 고립된 장소감을 ‘공유된 생태 지각’으로 확장시키는 인지적 촉매제 역할을 수행한 것으로 해석된다.
본 프로젝트는 5·6학년 통합학급으로 운영되었으며,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이질적 연령 집단 간의 역동성은 소규모 학교의 부족한 인적 자원을 보완하는 핵심 변인이었다. 6학년 학생들은 데이터 조사 및 산출물 정리 과정에서 리더십을 발휘하였고, 5학년 학생들은 6학년 학생들을 관찰하고 배우며 비고츠키(Vygotsky)가 강조한 근접발달영역(ZPD) 내에서의 자연스러운 탐구 역량 내면화를 이루어냈다.
[상호 비계설정]
“6학년 형이 어떻게 조사하는지 알려줘서 처음엔 잘 못했지만 나중엔 혼자 조사할 수 있었어요.” (5학년 홍○○)
“동생들이 질문을 많이 해서 저도 더 열심히 자료를 찾고 설명해 주게 됐어요.” (6학년 이○○)
[협력적 지식 구축]
“캔바로 포스터를 만들 때, 다른 학교 친구가 문장을 멋지게 바꿔줘서 인상 깊었어요. 서로 온라인으로 아이디어를 나누고 수정하면서 하나의 작품이 완성됐어요.” (6학년 김○○)
이러한 발화는 디지털 협업 도구(메타버스, 패들렛, 구글 시트, 구글 슬라이드)를 활용한 학년 통합형 프로젝트가 인지적·사회적 상호 비계설정(Scaffolding)을 촉발하여 집단지성이 발현되었음을 보여준다.
4-2 주도성(Agency): 수동적 관찰자에서 능동적 지식 생산자로의 인식론적 도약
두 번째 주제인 ‘주도성’은 학습자가 교과서 텍스트에 갇힌 지식의 수동적 소비자에 머물지 않고, 에듀테크를 강력한 인지적 도구(Cognitive Tool)로 활용하여 직접 생태 데이터를 생산하고 환경 문제를 정의하는 주체로 변화했음을 시사한다.
생태 탐구 프로젝트의 탐색과 제작 단계에서 학생들은 식물 식별 앱(Picture This)과 수질 측정 도구를 활용해 직접 지역의 데이터를 수집하였으며, 그 결과를 캔바(Canva)와 북크리에이터 등의 디자인 툴을 통해 인포그래픽, 카드뉴스, 디지털 도감으로 구조화하였다. 학습자가 능동적 지식 생산자로 도약했음을 입증하는 대표적인 사례는 학생 주도적으로 제작된 그림 3의 디지털 산출물들이다.
Case studies of student-led digital artifacts*As these are original student-produced artifacts from a Korean elementary school context, the native language is preserved to accurately reflect the learning process
학생들은 교과서의 활자가 아닌, 내 눈앞의 자연을 통해 얻은 ‘살아있는 데이터’를 다루는 경험은 학생들에게 전문가로서의 높은 자부심과 탐구에 대한 확신을 부여하였다.
[인식론적 권위 확보]
“선생님이 알려준 것만 하는 게 아니라, 우리가 조사하고 싶은 걸 스스로 정해서 하니까 훨씬 재미있었어요. 내가 찍은 사진이 다른 학교 친구들한테 소개되니까 뿌듯한 느낌이 들었어요.” (6학년 최○○)
이와같은 발화는 교사 주도의 일방향적 학습 환경에서 벗어나, 학습자 스스로 탐구 대상을 선정하고 디지털 기반의 산출물을 창작하는 과정에서 ‘인식론적 권위(Epistemic Authority)’가 성공적으로 획득되었음을 증명한다.
능동적 탐구 경험은 개별 학생 수준에서도 눈에 띄는 변화를 이끌어냈다. 평소 발표와 글쓰기를 꺼리고 생태 주제에 별다른 관심을 보이지 않던 6학년 김○○은 식물 표본 제작 프로젝트에서 스스로 기획과 편집을 맡으며 뚜렷한 책임감을 드러냈다. 타이핑이 익숙하지 않아 모둠 활동에서 소외되는 경우가 잦았던 5학년 장○○은 슬라이드 제작 경험을 반복하면서 "제가 찾은 내용을 직접 올리는 게 재밌었어요"라고 말할 만큼 자기 표현에 자신감을 갖기 시작했다. 충동적인 행동으로 협업에 어려움을 겪던 6학년 홍○○ 역시 구글 슬라이드 기반의 공동 작업을 거치며 상대방의 의견을 먼저 듣고 조율하는 방식을 몸에 익혔다.
학생들의 변화는 생태 탐구 프로젝트가 인지적 성장에 그치지 않고, 학습 태도와 대인 관계 방식 전반에 걸친 변화를 이끄는 교육적 기제로 작동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자아 정체성의 함양]
“내가 채집한 식물을 디지털 책으로 꾸미고 제목도 정하니까, 내가 진짜 생태 도서 작가나 탐험가가 된 것 같았어요. 특히, 디지털 책으로 꾸미는 과정이 가장 기억에 남고, 다음에 하면 더 잘할 수 있을 것 같아요” (6학년 김○○)
[자기 효능감의 발견]
“처음에는 수질 측정도 어렵고 디지털 도구 활용도 자신이 없었는데, 하나씩 해보면서 점점 익숙해졌어요. 실수해도 괜찮다고 생각하니까 더 용기 내서 할 수 있었어요.” (6학년 이○○)
그러나 이러한 성장의 이면에는 디지털 활용 능력의 편차에서 기인한 초기 부적응 현상도 관찰되었다. 기기 조작에 익숙하지 않은 일부 학생들은 데이터를 시각화하는 과정에서 심리적 부담을 느껴, 활동을 피하려는 소극적 태도를 보이기도 하였다. 이와같은 현상은 교사의 피드백과 학생들의 상호작용을 통해 해결이 되었는데, 이는 에듀테크 기반 학습에서 기술적 장벽이 해소되지 못할 경우, 디지털 도구가 학습 격차를 심화시킬 수 있음을 의미한다.
4-3 실천(Action): 이중적 시민성(Dual Citizenship)의 내면화와 사회정서 발현
세 번째 주제인 ‘실천’은 디지털 공간에서의 소통 윤리와 오프라인에서의 생태적 실천이 상호 보완적으로 결합하여, 온·오프라인을 융합적으로 아우르는 새로운 시민성으로 발전했음을 나타낸다.
본 연구에서 제시하는 이중적 시민성은 개별적으로 논의되어 온 디지털 시민성과 생태 시민성의 산술적 총합이 아닌, 두 가치가 상호 교류하며 발현되는 통합적 실천 양식을 의미한다.
학생들은 프로젝트 초기에 온라인 소통의 가벼움에 익숙해져 있었으나, 공동의 산출물을 제작하는 과정에서 저작권 준수, 출처 표기, 상호 존중 등 디지털 시민성을 실천적으로 체득하였다. 특히 문제 상황에 직면했을 때 타인을 공감하고 돕는 ‘디지털 사회정서’ 역량의 뚜렷한 성장이 관찰되었다.
[디지털 시민성 준수]
“캔바에서 포스터 만들 때, 인터넷에서 예쁜 이미지를 쓰고 싶었지만 선생님이 ‘출처를 꼭 밝혀야 한다’고 하셔서 무료 이미지 사이트에서 찾아서 썼어요. 인터넷에서도 지켜야하는 규칙들이 있다는 걸 알았어요.” (5학년 박○○)
[디지털 사회정서 역량]
“식물 영상을 만들 때 자막이 자꾸 어긋나서 계속 지우고 다시 했는데, 잘하는 친구가 화면을 같이 보면서 도와줬어요. ‘괜찮아, 나도 처음 할 때는 어려웠어’라는 말이 진짜 위로가 됐어요.” (6학년 김○○)
이는 디지털 환경이, 기술적 공간이 아니라, 타인에 대한 배려를 실천하고 갈등을 조율하는 강력한 도덕 교육 및 사회정서학습(SEL)의 장(場)으로 기능할 수 있음을 입증한다.
학생들은 획득한 지식을 개인의 성취로 남겨두지 않고, 지역 사회로 환원하는 확산 단계로 나아갔다. 불에 탄 숲의 복원 과정을 관찰하며 자연의 생명력을 체감한 이들은, 오염 없는 상상 우체국을 운영하고 EM 흙공을 직접 제작하여 하천에 던지는 등 오프라인 캠페인을 전개하였다.
[사회적 효능감과 확산]
“처음엔 환경 문제가 남의 이야기처럼 느껴졌는데, 우리가 만든 카드뉴스를 동생들이 진지하게 읽어주는 걸 보고 내 작은 실천이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5학년 박○○)
자신의 작은 실천이 공동체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사회적 효능감’의 획득은, 인지적 앎이 생태 시민으로서의 실천적 책임감으로 성공적으로 전이되었음을 의미한다.
4-4 질적 결과의 객관적 교차 검증: 디지털 환경 역량의 양적 변화 분석
질적 분석을 통해 도출된 세 가지 주제(연결, 주도성, 실천)의 해석적 타당성을 보완하기 위해 양적 검증을 병행하였다. 학생 12명을 대상으로 본 연구에서 재구성한 ‘디지털 환경 역량’ 척도(6개 하위 영역)를 적용하여 사전·사후 대응표본 t-검정을 실시하였으며, 그 결과는 표 3과 같다.
질적 분석 결과 도출된 ‘연결’, ‘주도성’, ‘실천’이라는 핵심 주제별로, 디지털 환경 역량 양적 분석 결과를 상호 비교한 결과는 다음과 같다.
첫째, 질적 주제 ‘연결(Connection)’은 ‘디지털 협력 및 소통 역량의 유의미한 상승(t=-6.751, p<.001)을 통해 탐색적 수준에서 변화 경향이 확인되었다. 메타버스와 클라우드 기반 협업 환경이 소규모 학교 학생들 사이의 상호작용 빈도와 질을 실질적으로 높인 결과로 해석할 수 있다.
둘째, 질적 주제 ‘주도성(Agency)’은 사전 검사에서 가장 저조했던 ‘디지털 콘텐츠 제작’(사전 평균=2.77→사후 평균=3.66, t=-4.392, p<.001) 및 ‘디지털 정보처리’(t=-3.540, p<.01) 역량의 유의미한 증가를 통해 탐색적 수준에서 변화 경향이 확인되었다. 방대한 환경 데이터를 스스로 정제하고 영상과 인포그래픽으로 시각화하는 과정이 학습자의 인지적 역량을 크게 향상시켰음이 수치로 확인되었다.
셋째, 질적 주제 ‘실천(Action)’은 ‘디지털 시민성’(t=-4.062, p<.001), ‘디지털 사회정서’(t=-6.197, p<.001), ‘디지털 생태 감수성’(t=-3.867, p<.01) 역량의 유의미한 증가를 통해 탐색적 수준에서 변화 경향이 확인되었다. 이는 에듀테크가 단순한 정보화 교육의 도구를 넘어, 생태적 가치관 확립과 타인을 배려하는 전인적 시민성 교육의 기반으로 안착하였음을 시사한다.
디지털 환경 역량 6개 하위 영역의 탐색적 수준에서의 변화 경향은, 질적 분석에서 확인된 학생들의 다양한 성장과 맥락을 같이하며, 디지털 협업 도구를 활용한 초등 생태 탐구 프로젝트가 ‘이중 전환 시대’가 요구하는 디지털 리터러시와 생태 시민성이 결합된 ‘이중적 시민성’ 내면화에 실질적으로 기여하였음을 알 수 있다.
Ⅴ. 결 론
인구 감소와 지방 소멸이 현실화되는 상황에서[1], 농산어촌 소규모 학교가 안고 있는 구조적 제약을 극복하는 것은, 단순한 교육 행정의 문제가 아니다. 본 연구는 이를 극복하기 위한 학교 현장의 실천적 응답으로써, 경상남도 H군 소재 두 소규모 초등학교가 협력하여 ‘생태 탐구 프로젝트’를 설계하고, 메타버스 및 클라우드 기반 협업 도구를 활용한 온·오프라인 연계 공동교육과정을 운영한 결과이다.
질적 사례 연구와 양적 검증을 결합한 혼합 연구 설계를 통해 학습자의 인식 변화와 ‘디지털 환경 역량’의 성장 과정을 추적하였으며, 삼각검증을 거쳐 도출된 결론과 교육적 함의는 다음과 같다.
첫째, 디지털 협업 도구는 물리적으로 분절된 소규모 학교들을 하나의 ‘초연결 학습 생태계’로 통합하는 강력한 교육공학적 기제로 작용하였다. 연구 참여자들은 젭(ZEP)과 패들렛(Padlet), 구글 시트 및 슬라이드 등 디지털 플랫폼을 통해 지리적·물리적 거리감을 완벽히 소거하고, ○○강 상류와 하류를 아우르는 확장된 학습 공동체를 형성하였다. 학생들은 각기 수집한 이질적인 생태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공유·교차 검토함으로써 단편적 사고를 넘어선 거시적인 시스템적 사고를 획득하였다.
특히 5·6학년 혼합 연령 구성을 통한 동료 튜터링은 비고츠키(Vygotsky)의 근접발달영역(ZPD) 내에서 인지적·사회적 상호 비계설정(Scaffolding)을 촉발하여 집단지성의 발현을 이끌어냈다. 이는 에듀테크가 단순한 교수 매체를 넘어, 소규모 학교의 고질적 문제인 또래 집단의 부족과 상호작용의 제한을 해소하는 ‘교육적 가교’로써 기능함을 증명한다. 나아가 이러한 디지털 협업 도구를 활용한 공동교육과정 운영은 경제적 논리에 입각한 무리한 물리적 통폐합 없이도, 개별 학교의 고유한 지역적 정체성을 유지하며 교육력을 극대화할 수 있는 ‘미래형 연합 학교 모델’의 실천적 가능성을 뚜렷하게 시사한다.
둘째, ADDIE 모형을 기반으로 설계된 초등 생태 탐구 프로젝트는 학습자의 지위(Status)를 ‘수동적인 지식 소비자’에서 능동적인 ‘지식 생산자’이자 ‘문제 해결의 주체’로 전환시켜 주었다.
학생들은 교과서에서 제공되는 텍스트를 암기하는 대신, 직접 식물을 채집하고 수질 데이터를 측정하였으며, 캔바(Canva) 등의 도구를 활용해 인포그래픽과 디지털 지도로 시각화하였다. 이 과정에서 에듀테크는 학습자의 인지적 부담을 덜어주는 인지적 도구(Cognitive Tool)로 작용하였고, 스스로 지역의 데이터를 가공하고 산출물을 창작한 학생들은 높은 ‘인식론적 권위(Epistemic Authority)’와 자기 효능감을 경험하였다. 이는 OECD Education 2030이 강력하게 지향하는 ‘학생 주도성’이 추상적인 선언이나 구호에 머물지 않고, 에듀테크 도구를 활용한 구체적인 탐구와 프로젝트형 교수학습 과정 속에서 실증적으로 구현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즉, 기술적 역량과 데이터 리터러시가 융합될 때 학습자는 단순한 관찰자를 넘어 실질적인 지식의 창조자로 성장할 수 있음이 객관적인 데이터로 확인되었다.
셋째, 디지털 공간에서의 협력 경험은 ‘디지털 시민성’과 ‘생태 시민성’이 별개의 역량으로 분리되지 않고 하나의 실천 속에서 함께 형성될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학생들은 공동 산출물을 만드는 과정에서 저작권 준수, 출처 표기, 상대를 배려하는 소통 방식을 자연스럽게 익혔으며, 갈등 상황을 조율하는 디지털 사회정서학습(SEL) 역량에서도 성장이 관찰되었다. 여기서 주목할 것은 온라인상의 윤리적 경험이 교실 안에 머물지 않았다는 점이다. EM 흙공 던지기, 상상 우체국 운영 등 지역사회를 향한 오프라인 환경 보호 활동으로 이어지며, 앎과 실천 사이의 간극이 실질적으로 좁혀졌다. 온·오프라인이 긴밀하게 연계된 블렌디드 환경이 도덕성과 사회적 효능감을 함께 키우는 조건이 될 수 있다는 점은, 본 연구의 시사점이다. 나아가 지역의 생태 데이터를 직접 다루는 경험에서 형성된 ‘장소감(Sense of Place)’이 디지털 네트워크를 통해 확산되는 흐름은, 지역적 특수성과 보편적 생태 가치를 함께 추구하는 글로컬(Glocal) 생태 교육의 한 방향을 제시해준다.
이상을 종합하면, 본 연구에서 설계하고 진행한 에듀테크 기반 소규모 학교 간 공동교육과정은 학령인구 감소 시대에 소규모 학교가 단순한 존속을 넘어 교육의 질적 변화를 도모할 수 있는 실천적 경로로서 의미를 지닌다. 디지털 협력 도구를 활용한 공동교육과정 운영이 토대가 된다는 점에서, 융합 교육의 가능성을 현장에서 실천한 사례로 평가될 수 있다.
본 연구의 결과를 바탕으로 디지털 기반 생태 전환 교육 및 공동교육과정의 확산을 위해 다음과 같이 제언한다.
첫째, ‘생태 탐구 프로젝트’ 모형의 적용 범위를 확장하는 후속 연구가 필요하다. 본 연구는 두 개의 농산어촌 소규모 초등학교 학생 12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소표본 연구로 일반화에 한계가 있다. 하지만 소규모 학교 간 공동교육과정 운영에서 출발한 이 모형을 도심형 학교나 도시-농촌 간 생태적 격차를 다루는 '도농 교류형 공동교육과정'으로 확대 적용하고, 표준화된 검사 도구와 더 많은 표본을 통해 검증한다면 모형의 전이 가능성과 실증적 타당도를 한층 폭넓게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둘째, 에듀테크 기반 공동교육과정 확산을 위한 제도적·행정적 차원의 견고한 지원 체계 확충이 필수적이다. 본 연구에서 입증된 학습자의 긍정적 변화와 교육적 성과가 일회성 시도에 그치지 않고 일선 학교의 보편적 모델로 안착하기 위해서는, 클라우드 기반 협업 플랫폼 이용권 및 스마트 기기 등 필수 디지털 인프라의 안정적인 보급이 선행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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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소개
2012년:경상국립대학교 대학원 (교육석사)
2019년:경상국립대학교 대학원 (교육박사-교육방법 및 교육공학)
2009년~2024년: 진주 신안초등학교, 진주 남강초등학교, 노량초등학교, 묵계초등학교
2025년~현 재: 노량초등학교, 경상국립대학교 강사
※관심분야:초등교육과정, 교수학습방법, 교수설계
2022년:경상국립대학교 대학원 (교육석사)
2025년:경상국립대학교 대학원 (교육박사수료-교육공학 및 교육평가)
2011년~2012년: 고성 방산초등학교, 진주 내동초등학교, 진주 가좌초등학교, 진주 서진초등학교
2023년~현 재: 쌍계초등학교
※관심분야:초등교육과정, 에듀테크, 교수설계
2021년:진주교육대학교 대학원 (교육석사)
2009년~2025년: 하동 북천초등학교, 쌍계초등학교, 궁항초등학교
2026년~현 재: 묵계초등학교
※관심분야:초등교육과정, 에듀테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