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로벌 OTT 플랫폼화에 따른 국내 드라마 제작사의 IP 자율성 확보 전략: 동남아 공동제작 및 공동소유 모델을 중심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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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
글로벌 OTT는 한국 드라마의 도달 범위를 넓히는 동시에 제작사의 권리와 협상력을 재편한다. 본 연구는 플랫폼 권력을 기획·투자·공개·추천·데이터·IP 활용에 대한 통제권으로 정의하고, 문헌 기반 사례연구로 플랫폼화, 문화적 근접성·할인, 공동제작, 포맷 거래, IP 권리와 동남아 시장을 분석하였다. 그 결과 동남아는 국가별 규제·문화·플랫폼 차이가 작동하는 공동개발 공간으로 나타났으며, IP 선보유 후판매, 공동소유·공동 펀드, 로컬 플랫폼 협력, 현지 프로듀서, 모듈형 현지화, 법·정책 지원을 결합한 IP 자율성 강화 모델을 제안한다.
Abstract
At present, global over-the-top (OTT) services expand Korean dramas’ reach while reshaping producers’ rights and bargaining power in the media market. This study defines platform power as control across key stages of planning, funding, release, recommendations, data, and intellectual property (IP) use. A literature-based case study is conducted to examine platformization, cultural proximity, cultural discount, cross-border co-production, format trade, and IP rights, as well as OTT practices and the Southeast Asian markets. Southeast Asia is not only a single export market but a varied co-development space shaped by national rules, cultures, and platforms. The study proposes a model based on IP ownership before sale, co-ownership, an Asian fund, local platform curation, embedded producers, modular localization, and legal and policy support, that aims to strengthen Korean drama firms’ IP autonomy in Asia and other regions.
Keywords:
OTT Platformization, Korean Drama Producers, IP Autonomy, Southeast Asian Co-Production, Co-Ownership Model키워드:
OTT 플랫폼화, 국내 드라마 제작, IP 자율성, 동남아 공동제작, 공동소유 모델Ⅰ. 서 론
글로벌 OTT 플랫폼의 확산은 한국 드라마 산업에 상반된 효과를 동시에 발생시켰다. 한편으로 넷플릭스, 디즈니플러스,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 등 글로벌 플랫폼은 한국 드라마가 제한된 방송 편성권과 지역 유통망을 넘어 전 세계 시청자에게 도달할 수 있는 통로를 제공하였다. 다른 한편으로 이러한 유통 구조는 콘텐츠의 기획, 제작, 편성, 마케팅, 데이터 분석을 플랫폼이 통합적으로 관리하는 방식으로 전환되면서 제작사의 협상 위치와 권리 보유 구조를 새롭게 제약하고 있다. 따라서 한국 드라마의 글로벌 성과를 산업적 성공으로만 해석하기보다, 그 성과가 제작사의 장기적 자산 축적과 창작 자율성으로 환류되는지 검토할 필요가 있다.
기존 연구들은 OTT 확산이 국내 방송·영상 산업에 미친 영향을 다양한 관점에서 분석해왔다. 국내 OTT와 글로벌 OTT의 제작 역량 및 편성 권한을 비교한 연구는 플랫폼 사업자의 제작 관여가 드라마 제작사의 전략 변화를 유도하고 있음을 보여주었다[1]. 또한 한국 드라마 제작사의 기획개발 활동이 플랫폼 시대에 원작 구매, 투자 유치, 글로벌 편성, 캐스팅, 후반 제작까지 확장되고 있다는 연구는 제작사의 역할이 단순 제작 수행에서 복합적 프로젝트 관리로 이동하고 있음을 설명한다[2],[3]. 그러나 이러한 변화가 제작사의 IP 권리 확보와 산업적 자율성 문제로 어떻게 연결되는지, 그리고 국내 제작사가 글로벌 OTT 이외의 지역 시장에서 대안적 협력 모델을 어떻게 구성할 수 있는지에 대한 논의는 아직 충분하지 않다.
해외 연구에서도 플랫폼화는 문화산업의 정치경제를 재편하는 핵심 개념으로 논의되어 왔다. Nieborg와 Poell은 온라인 플랫폼의 경제적·인프라적 확장이 문화콘텐츠의 생산, 유통, 순환 과정에 침투하면서 문화상품이 플랫폼 조건에 의존하는 ‘조건부 문화상품(contingent cultural commodity)’으로 변화한다고 보았다[4]. Jin, Yoon, Han은 한류가 소셜미디어와 글로벌 OTT를 매개로 플랫폼 주도 단계로 이동하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한국 문화산업이 글로벌 플랫폼의 데이터·유통·브랜드 전략 안에 편입된다고 분석하였다[5]. 이러한 논의는 한국 드라마의 글로벌 확산을 단순한 수출 성공이 아니라 플랫폼 자본과 로컬 제작산업 사이의 권력관계로 파악해야 함을 시사한다.
본 연구가 주목하는 문제는 국내 드라마 제작사의 ‘IP 자율성’이다. 여기서 IP 자율성은 단순히 저작권을 보유하는 법률적 상태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본 연구에서는 IP 자율성을 콘텐츠 기획 단계에서의 의사결정권, 후속 시즌·리메이크·포맷 변환 등 2차 활용권, 지역별 유통 협상권, 데이터 기반 성과를 수익으로 전환할 수 있는 권리 구조를 포괄하는 개념으로 사용한다. 글로벌 OTT 오리지널 계약은 제작비 조달과 글로벌 노출을 제공하지만, 많은 경우 제작사가 후속 권리와 장기 수익 구조에서 제한을 받게 된다. 김규찬은 『오징어게임』 사례를 통해 OTT 시대 영상콘텐츠 권리 확보를 위한 제도적 논의가 필요하다고 보았고, 제작사의 협상력 강화가 제도적 대안의 출발점이라고 지적하였다[6].
동남아시아는 이러한 문제의식을 검토하기에 적합한 지역이다. 동남아는 젊은 인구 구조, 모바일 중심 시청 환경, 한국 콘텐츠에 대한 높은 선호, 로컬 플랫폼과 글로벌 플랫폼의 혼재라는 조건을 동시에 지닌다. 동시에 각국의 검열, 종교·문화 규범, 저작권 집행 수준, 플랫폼 규제는 상이하여 단순 수출 방식만으로는 안정적 성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따라서 동남아 시장은 완성작 판매의 대상이라기보다, 한국 제작사의 기획·제작 역량과 현지 파트너의 문화적 감수성·유통 자원을 결합하는 공동개발 시장으로 이해될 필요가 있다.
이러한 문제의식에 따라 본 연구는 다음 세 가지 연구 질문을 설정한다.
첫째, 글로벌 OTT 플랫폼화는 국내 드라마 제작사의 기획·제작·유통·권리 구조에 어떠한 변화를 초래하는가.
둘째, 동남아시아 콘텐츠 시장의 수용 환경, 플랫폼 구조, 정책·규제 조건은 한국 드라마 제작사에게 어떠한 기회와 제약을 제공하는가.
셋째, 국내 드라마 제작사가 동남아 시장에서 IP 자율성을 확보하기 위해 어떠한 공동제작, 공동소유, 포맷화, 플랫폼 협력 전략을 설계할 수 있는가.
본 연구는 문헌 기반 질적 사례연구를 채택한다. 분석 자료는 플랫폼화와 OTT 산업 구조에 관한 국내외 학술논문 및 단행본, 한국 드라마 제작사와 IP 권리 문제에 관한 국내 연구, 동남아 시장·정책·수용 환경에 관한 정책보고서와 산업자료로 구성하였다. 분석 절차는 글로벌 OTT의 플랫폼 권력과 IP 집중 구조를 선행연구를 통해 정리하고, 동남아 시장의 기회와 리스크를 수용·규제·플랫폼 조건으로 나누어 검토하였다. 앞선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국내 드라마 제작사의 IP 자율성 확보 전략을 도출하는 방식으로 진행하였다. 인터뷰와 설문을 수행하지 않았다는 한계는 있으나, 이론 문헌, 정책자료, 산업 사례를 교차 검토하여 분석의 일관성을 확보하고자 하였다.
본 연구의 차별성은 동남아 진출을 단순한 수출 확대나 한류 시장 개척으로 보지 않고, 글로벌 OTT 플랫폼화에 의해 약화된 국내 드라마 제작사의 IP 자율성을 회복하기 위한 구조적 전략으로 재정의한다는 데 있다. 이를 위해 본 연구는 플랫폼화와 문화적 근접성, 초국가 공동제작 및 포맷 거래 이론을 결합하여, 동남아 시장에서 적용 가능한 IP 공동개발·공동소유 모델을 제안한다.
Ⅱ. 이론적 배경 및 선행연구 검토
2-1 플랫폼화와 문화생산 구조의 개편
플랫폼화(platformization)는 디지털 플랫폼이 단순한 유통 경로를 넘어 문화산업의 생산 조건과 가치 배분 구조를 재편하는 과정을 설명하는 개념이다. Srnicek은 플랫폼을 데이터 수집과 처리, 이용자·생산자·광고주 등 다양한 집단을 매개하는 디지털 자본주의의 핵심 인프라로 보았다[7]. Nieborg와 Poell은 이 논의를 문화산업 영역으로 확장하여, 플랫폼의 경제적·인프라적 확장이 콘텐츠 생산·유통·순환에 침투함으로써 문화상품이 플랫폼 규칙, 알고리즘, 데이터 축적 방식에 의존하게 된다고 분석하였다[4].
이 관점에서 글로벌 OTT는 기존 방송사나 배급사의 대체재라기보다, 콘텐츠 생산의 조건을 재설정하는 산업 행위자이다. 플랫폼은 제작비를 제공하고 글로벌 유통망을 열어주지만, 동시에 기획 방향, 회차 구성, 장르 포지셔닝, 공개 일정, 추천 알고리즘, 성과 데이터의 해석 권한을 통합적으로 관리한다. Poell, Nieborg, Duffy가 지적하듯 플랫폼 기반 문화생산에서는 창작 주체가 플랫폼의 기술적·경제적 조건 속에서 가시성과 수익을 획득해야 하며, 이 과정에서 문화생산의 자율성은 새로운 방식으로 조정된다[8].
따라서 본 연구는 글로벌 OTT를 단순한 해외 유통 파트너가 아니라, 한국 드라마 제작사의 기획·권리·수익 구조에 영향을 미치는 플랫폼화의 핵심 주체로 본다. 이는 국내 드라마 제작사가 글로벌 플랫폼을 활용하되, 플랫폼 외부에서 IP를 축적하고 다른 지역 시장과 협상할 수 있는 전략적 경로를 마련해야 한다는 본 연구의 문제의식과 연결된다.
2-2 글로벌 OTT와 한국 드라마 제작사의 IP 권리 문제
한국 드라마 산업은 글로벌 OTT의 확산을 통해 국제적 위치와 제작비 규모 측면에서 큰 변화를 경험하였다. 그러나 이러한 성과는 제작사의 IP 권리 보유와 반드시 일치하지 않는다. Park, Kim, Lee는 넷플릭스가 한국 드라마 제작 관행을 변화시키는 방식에 주목하며, 플랫폼 제국주의의 관점에서 글로벌 플랫폼이 로컬 제작 생태계의 의사결정과 권리 구조에 영향을 미친다고 분석하였다[9]. Jin 역시 넷플릭스가 한류의 국제적 확산에 기여하는 동시에 로컬 문화산업과 글로벌 OTT 사이의 권력관계를 비대칭적으로 재편한다고 보았다[10].
국내 연구에서도 유사한 문제의식이 확인된다. 김일중·손태영·김치호는 OTT 플랫폼의 한국 드라마 서비스 확대가 제작사의 전략 변화를 유도하고 있으며, 제작사는 기존 방송사 중심의 제작 질서에서 벗어나 플랫폼 편성, 투자, 원작 확보, 글로벌 시장 대응을 함께 고려해야 하는 환경에 놓였다고 분석하였다[2]. 김일중·김치호는 드라마 제작사의 기획개발 활동이 OTT 시대에 더 넓은 범위로 확장되었음을 확인하였다[3]. 이는 제작사가 단순히 제작만 하는 것이 아니라 기획개발·투자·IP 관리까지 수행해야 하는 주체로 전환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그러나 제작사의 역할이 확대되었다고 해서 권리 구조가 자동으로 개선되는 것은 아니다. 글로벌 OTT 오리지널 계약은 제작비와 일정 수준의 이윤을 보장하지만, 독점 유통권과 후속 활용권이 플랫폼에 집중될 경우 제작사는 장기 수익을 축적하기 어렵다. 김규찬은 『오징어게임』의 성공 뒤에 IP 권리가 제작사가 아닌 플랫폼에 귀속되는 문제가 존재한다고 보면서, 사적 계약의 형식을 넘어 제작사의 협상력과 권리 확보 제도를 함께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6]. 본 연구는 이러한 논의를 동남아 공동제작 전략과 연결하여, 제작사가 플랫폼에 완성작을 납품하는 방식이 아니라 기획 단계에서 권리 구조를 설계하는 방식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본다.
2-3 문화적 근접성과 동남아 한류 수용
동남아 시장에서 한국 드라마의 수용을 설명하기 위해서는 단순한 ‘한류 인기’보다 문화적 근접성(cultural proximity)과 지역 내 문화유통의 맥락을 함께 검토해야 한다.
Straubhaar는 문화상품의 국제 유통에서 수용자가 반드시 서구 중심 콘텐츠만을 선호하는 것이 아니라 언어, 정서, 역사적 경험, 가족관계, 사회적 가치가 가까운 콘텐츠를 선택하는 경향이 있다고 보았다[11]. 이 개념은 한국 드라마가 동남아에서 수용되는 이유를 가족 서사, 계층 이동, 교육열, 세대 갈등, 로맨스와 멜로드라마적 감정 구조 등 공통적 정서 코드와 연결하여 설명하는 데 유용하다.
Iwabuchi는 일본 대중문화의 아시아 유통을 분석하면서, 아시아 내부 문화 흐름이 단순한 서구 문화의 모방이나 일방향 수출이 아니라 지역적 재중심화와 문화적 번역을 통해 이루어진다고 보았다[12]. 이 논의는 한국 콘텐츠의 동남아 수용을 한국에서 동남아로 향하는 일방향 확산으로만 보기보다, 아시아 내부에서 정서적 코드와 제작 관행이 상호 번역되는 과정으로 해석하게 한다. 따라서 동남아 공동제작은 한국식 장르 문법을 현지 정서와 결합하는 방식으로 설계될 때 수용 가능성이 높아진다.
한편 문화적 근접성은 시장 진입의 자동적 성공을 보장하지 않는다. Hoskins, McFadyen, Finn이 제시한 문화 할인(cultural discount) 논의는 영상 콘텐츠가 국경을 넘어 이동할 때 언어, 제도, 사회 규범, 스타 시스템, 장르 관습의 차이로 가치가 감소할 수 있음을 설명한다[13]. 동남아 시장은 한국 콘텐츠에 우호적이지만, 종교 규범, 검열 기준, 가족·젠더 표현, 정치적 민감성이 국가마다 다르기 때문에 현지화와 공동개발의 필요성이 크다. 본 연구가 동남아 시장을 단순 수출 대상이 아니라 공동기획과 포맷 변환의 공간으로 보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2-4 초국가 공동제작·포맷 거래와 IP 공동소유
초국가 공동제작은 콘텐츠 제작비와 시장 위험을 분산하는 방식이면서 동시에 권리 구조와 문화적 번역을 설계하는 산업 전략이다. Baltruschat은 글로벌 미디어 생산이 공동제작, 포맷 프랜차이징, 네트워크형 제작 관계를 중심으로 재조직되고 있다고 보았다[14]. 이러한 관점에서 공동제작은 단순한 비용 분담이 아니라 기획, 투자, 제작, 유통, 권리 배분을 연결하는 복합적 협력 구조이다.
포맷 거래 연구 역시 본 연구의 전략 제안에 중요한 근거를 제공한다. Esser는 텔레비전 포맷 비즈니스가 콘텐츠를 특정 국가의 완성작으로 고정하지 않고, 다양한 지역에서 재제작 가능한 프랜차이즈형 자산으로 전환한다고 설명하였다[15]. Chalaby는 2000년대 이후 TV 포맷 거래가 글로벌 상품사슬로 발전하면서 포맷 소유자, 제작사, 방송사, 유통사, 현지 파트너가 상호의존적 네트워크를 형성한다고 분석하였다[16]. 이는 한국 드라마 IP도 단일 원본의 완성작 판매를 넘어, 지역별 변환 가능한 서사 구조와 권리 패키지로 설계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이상의 선행연구를 종합하면 기존 연구는 글로벌 OTT의 권력, 한국 드라마 제작사의 전략 변화, 한류 수용, 공동제작과 포맷 거래를 각각 설명해 왔으나, 이를 국내 드라마 제작사의 IP 자율성 회복이라는 하나의 문제적 틀 속에서 연결한 논의는 충분하지 않았다. 따라서 본 연구는 플랫폼 종속 구조, 동남아 시장 조건, IP 자율성 전략을 연쇄적으로 검토함으로써 기존 연구가 분리하여 다루었던 영역을 통합하는 새로운 프레임을 제시해보고자 한다.
Ⅲ. 글로벌 OTT 플랫폼화와 국내 드라마 제작사의 종속 구조
3-1 플랫폼 중심의 유통 질서와 제작 의사결정의 이동
OTT 플랫폼은 전통적인 방송 편성이나 영화관 배급을 대체하는 유통 창구에 머무르지 않는다. 플랫폼은 이용자 데이터, 추천 알고리즘, 글로벌 공개 일정, 장르별 타깃팅, 오리지널 브랜드 전략을 결합하여 콘텐츠의 기획과 생산 방식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이때 콘텐츠의 성공은 작품의 완성도만으로 결정되지 않고, 플랫폼 안에서 어떤 방식으로 노출되고 어떤 시청자 집단에 추천되는지에 따라 달라진다. 이러한 변화는 제작사의 창작 판단이 플랫폼의 데이터와 편성 전략을 고려하는 방향으로 이동하고 있음을 뜻한다[17],[18].
플랫폼화는 제작사의 선택지를 넓히는 동시에 협상 구조를 좁히기도 한다. 글로벌 OTT는 제작비 규모와 전 세계 유통망을 제공하지만, 계약 과정에서 독점 공개권, 후속 활용권, 데이터 접근권, 마케팅 통제권을 강하게 요구할 수 있다[4],[8]. 제작사는 단기적으로 안정적 제작비와 글로벌 공개 기회를 확보하지만, 장기적으로는 작품의 흥행이 후속 사업이나 IP 포트폴리오로 축적되지 못하는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
3-2 한국 드라마 산업의 성과와 IP권리의 비대칭
한국 드라마는 장르적 혼합성, 빠른 제작 역량, 감정 중심 서사, 배우·작가·연출 시스템의 결합을 통해 글로벌 OTT 환경에서 높은 경쟁력을 보여주었다. 그러나 글로벌 가시성이 곧 제작사의 자산 축적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글로벌 플랫폼이 제작비를 전액 부담하고 전 세계 독점권을 확보하는 계약에서는 제작사가 안정적 이윤을 얻더라도 후속 시즌, 리메이크, 게임·웹툰·굿즈 등 파생 사업의 권리를 제한받을 수 있다[6].
이 지점에서 제작사의 생존 전략은 단순히 더 많은 작품을 글로벌 플랫폼에 납품하는 것이 아니라, IP를 어떤 단계에서 누가 보유하고 어떤 지역과 창구에서 재거래할 수 있는지를 설계하는 문제로 이동한다. IP가 플랫폼에 집중되면 제작사는 다음 프로젝트를 위해 다시 플랫폼 투자를 필요로 하고, 플랫폼은 성공한 장르와 포맷을 바탕으로 유사한 프로젝트를 반복적으로 발주할 수 있다. 반대로 제작사가 원작, 세계관, 포맷, 리메이크권을 일부라도 확보하면 작품의 성과는 후속 개발과 지역별 판매로 연결될 수 있다[15],[16].
3-3 플랫폼 종속 완화를 위한 지역 다변화의 필요성
국내 드라마 제작사가 플랫폼 종속을 완화하기 위해서는 글로벌 OTT와의 관계를 끊어내기보다 협상 구조를 다변화해야 한다[19]. 글로벌 OTT는 여전히 중요한 파트너이지만, 제작사가 모든 권리를 일괄 양도하는 방식만을 선택할 경우 장기적 협상력은 약화될 수 있다. 따라서 제작사는 기획 초기부터 원천 IP와 포맷 권리를 확보하고, 지역별 파트너와 공동개발을 통해 일부 권리를 보유한 상태에서 플랫폼과 협상하는 구조를 모색해야 한다.
동남아 시장은 이러한 전략을 실험할 수 있는 지역이다. 한국 콘텐츠에 대한 수용성이 높으면서도 국가별 규제와 플랫폼 환경이 다르기 때문에, 단순 수출보다 공동개발과 권리 분할 전략이 적합하다. 이 시장을 통해 한국 제작사는 글로벌 OTT에 대한 의존을 줄이고, 로컬 플랫폼, 현지 제작사, 정책 금융과의 관계를 바탕으로 새로운 IP 운용 방식을 구축할 수 있다[14],[19],[20].
Ⅳ. 동남아 콘텐츠 시장의 조건과 전략적 가능성
4-1 동남아시아 시장의 성장성과 복합성
동남아시아는 인구 규모, 젊은 시청층, 모바일 중심 미디어 이용, 한국 콘텐츠 선호라는 측면에서 한국 드라마 제작사에게 중요한 시장이다. 그러나 이 지역을 하나의 단일 시장으로 보는 것은 위험하다[19],[20]. 인도네시아, 태국, 필리핀, 베트남, 말레이시아는 언어, 종교, 검열 기준, 플랫폼 생태계, 로컬 스타 시스템에서 서로 다른 조건을 보인다. 따라서 동남아 전략은 ‘동남아 전체’에 대한 일괄 진출이 아니라 국가별 시장 조건을 고려한 종합 전략이어야 한다.
한국 드라마는 가족 갈등, 계층 이동, 청춘 서사, 로맨스와 멜로드라마의 정서적 구조를 통해 동남아 수용자와 접점을 형성해 왔다. 다만 이러한 친숙성이 곧바로 모든 국가에서 동일한 흥행을 보장하지는 않는다. 종교적 표현, 젠더 관계, 정치적 소재, 폭력과 성적 표현, 가족 해체 서사는 국가별로 다른 심의와 수용 반응을 낳을 수 있다[13]. 그러므로 한국 제작사는 기획 단계에서부터 국가별 민감성과 플랫폼별 편성 조건을 반영해야 한다.
4-2 국가별 플랫폼·규제·수용 조건의 차이
동남아시아 시장은 하나의 단일 권역으로 묶어 설명하기 어렵다. 인도네시아, 태국, 필리핀, 베트남은 모두 K-콘텐츠에 대한 수용성이 높고 모바일 기반 OTT 이용이 확대되고 있다는 공통점을 지니지만, 각국의 플랫폼 구조, 규제 환경, 문화적 수용 조건은 서로 다르게 나타난다. 따라서 한국 드라마 제작사의 동남아 진출 전략은 동남아 전체를 대상으로 한 일괄적 수출 전략이 아니라, 국가별 제도와 수용 조건을 고려한 차등적 공동개발 전략으로 설계될 필요가 있다[19],[20].
인도네시아는 대규모 인구와 모바일 영상 소비를 기반으로 동남아에서 가장 큰 성장 잠재력을 지닌 시장 중 하나이다. 젊은 시청층의 OTT 이용이 확대되고 있으며, 한국 드라마와 예능에 대한 선호도도 비교적 높게 형성되어 있다. 그러나 인도네시아는 이슬람 문화권의 규범, 지역별 언어와 문화 차이, 콘텐츠 심의 기준이 복합적으로 작동하는 시장이기도 하다. 한국식 로맨스, 가족 갈등, 젠더 관계, 사회비판적 서사가 그대로 수용되기 어려운 경우가 있으므로, 인도네시아 시장에서는 완성작 판매보다 현지 작가와의 공동개발, 종교·가족 규범에 대한 사전 감수, 로컬 플랫폼과의 협약을 결합한 접근이 요구된다.
태국은 드라마, 예능, 로맨스, 호러 등 장르 콘텐츠의 소비 기반이 넓고 한류 수용성도 높은 시장이다. 또한 로케이션, 현지 스태프, 배우 활용 측면에서 제작 협력의 가능성이 비교적 큰 국가로 평가된다. 다만 태국은 로컬 스타 시스템과 장르 관습의 영향력이 강하기 때문에 한국식 장르 문법을 일방적으로 적용하는 방식은 한계를 가질 수 있다. 태국 시장에서는 한국 제작사의 기획·후반 제작 역량을 현지 배우, 로케이션, 장르 감각과 결합하고, 공동 마케팅과 로컬 플랫폼 큐레이션을 함께 설계하는 방식이 효과적이다.
필리핀은 영어 사용 환경, 가족·로맨스 장르에 대한 친화성, 글로벌 콘텐츠 수용성이 결합된 시장이다. 한국 드라마의 감정 서사와 가족 중심 구조는 필리핀 시청자와 비교적 쉽게 연결될 수 있으며, 영어권 유통 가능성도 다른 동남아 국가에 비해 높다. 그러나 가톨릭 문화와 가족주의에 기반한 보수적 수용 조건은 고려해야 할 요소이다. 필리핀 시장에서는 가족 서사와 멜로드라마 구조를 현지 정서에 맞게 조정하고, 현지 스타 캐스팅, 리메이크 개발, 영어권 2차 유통 가능성을 함께 고려하는 전략이 적합하다.
베트남은 젊은 시청층과 빠른 디지털 전환을 바탕으로 OTT 성장 가능성이 높은 시장이다. 한국 문화에 대한 친숙성도 높아 한국 드라마의 진입 가능성이 존재하지만, 국가 규제와 콘텐츠 심의 기준이 상대적으로 강하게 작동한다는 점에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특히 정치, 역사, 사회적 갈등을 다루는 소재는 사전 검토가 필요하며, 외국 콘텐츠의 유통 방식도 제도적 조건에 영향을 받는다. 따라서 베트남 시장에서는 현지 제작사와의 공동 심의 대응 체계를 구축하고, 법률 검토와 플랫폼 정책 분석을 기획 단계부터 병행하는 방식이 중요하다.
이처럼 동남아 주요 국가는 모두 한국 콘텐츠에 대한 수요를 공유하지만, 시장별 기회와 제약은 상이하다. 인도네시아는 시장 규모와 종교·검열 규범의 조정이 핵심이고, 태국은 장르 수용성과 로컬 제작 관습의 결합이 중요하다. 필리핀은 문화적 친화성과 영어권 확장 가능성을 지니지만 가족주의와 종교적 정서를 고려해야 하며, 베트남은 성장성과 함께 심의·규제 리스크에 대한 사전 대응이 요구된다. 따라서 한국 드라마 제작사의 동남아 전략은 단순 판매나 일괄 배급이 아니라, 국가별 규제·문화·플랫폼 조건을 분석한 뒤 IP 권리 구조, 공동제작 방식, 현지화 수준, 유통 파트너십을 차등 설계하는 방향으로 전개되어야 한다[19],[20].
4-3 시장 조건에서 도출되는 전략적 함의
앞선 분석을 종합하면, 동남아 시장은 한국 드라마 제작사에게 새로운 유통처라기보다 IP 자율성을 재구성할 수 있는 공동개발 공간에 가깝다. 동남아는 한국 콘텐츠에 대한 수용성이 높은 지역이지만, 국가별 규제, 문화 규범, 플랫폼 구조가 서로 다르기 때문에 완성작을 단순 판매하는 방식만으로는 장기적 성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이 점에서 동남아 진출 전략은 콘텐츠, 권리·자본, 유통·플랫폼, 제도·거버넌스의 네 차원에서 함께 설계되어야 한다[14],[16],[20].
콘텐츠 차원에서 가장 중요한 과제는 문화적 수용성과 현지화 가능성이다. 인도네시아, 태국, 필리핀, 베트남은 모두 한국 콘텐츠에 대한 관심을 공유하지만, 가족 관계, 종교 규범, 젠더 표현, 사회문제 재현 방식에서는 서로 다른 기준을 지닌다. 따라서 한국 제작사는 하나의 완성된 서사를 그대로 수출하기보다, 기획 단계에서부터 현지 파트너와 서사 구조를 조정하고, 국가별 정서에 따라 변형 가능한 모듈형 IP를 개발할 필요가 있다. 이는 문화 할인으로 인한 수용 장벽을 낮추고, 동일한 원천 IP를 여러 지역에서 반복 활용할 수 있는 기반이 된다.
권리·자본 차원에서는 글로벌 OTT 계약에서 발생할 수 있는 IP 권리 집중 문제에 대응해야 한다. 기존의 플랫폼 중심 제작 방식은 제작비 안정성을 제공하지만, 후속 시즌, 리메이크, 포맷 판매, 지역별 유통권을 제작사가 장기적으로 확보하기 어렵게 만든다. 이를 완화하기 위해서는 제작사가 기획 초기 단계에서 원작 권한, 캐릭터 활용 권한, 리메이크 권한을 선 확보하고, 이후 동남아 파트너와 공동개발하거나 플랫폼에 판매하는 방식이 필요하다. 또한 개별 제작사가 모든 제작비와 시장 리스크를 부담하기 어렵기 때문에, 공동소유 구조와 아시아 공동 펀드가 함께 설계되어야 한다[14],[21]-[23].
유통·플랫폼 차원에서는 로컬 플랫폼과 글로벌 플랫폼이 공존하는 동남아의 특성을 전략적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 동남아 시장은 하나의 플랫폼이 절대적 지배력을 행사하는 구조라기보다, 국가별 로컬 플랫폼과 글로벌 OTT가 공존하는 다층적 구조를 보인다. 이 환경에서는 전 세계 독점권을 단일 플랫폼에 일괄 판매하기보다, 지역별·기간별·창구별 유통권을 세분화하는 전략이 제작사의 협상력을 높일 수 있다[18],[19]. 로컬 플랫폼 내 K-드라마 큐레이션, 장르별 편성, 현지 마케팅 패키지, 2차 유통권 분리 계약은 단일 플랫폼 종속을 완화하고 IP 활용 가능성을 확장하는 수단이 된다.
제도·거버넌스 차원에서는 현지 법률, 세제, 검열, 저작권 등록, 번역, 마케팅 비용을 개별 제작사가 독자적으로 감당하기 어렵다는 점이 중요하다. 특히 중소 제작사는 현지 파트너 발굴, 계약서 검토, 심의 대응, 권리 등록, 세제 리스크 관리에서 구조적 한계를 갖는다. 따라서 공공기관, 정책 금융, 산업 협회, 현지 법률·제작 네트워크가 결합된 지원 체계가 필요하다[21]. 이러한 거버넌스는 단순한 해외 진출 지원이 아니라, 한국 제작사가 동남아 시장에서 IP 보유자이자 공동기획 주체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하는 제도적 기반으로 기능한다.
다음 5장에서 제안하는 여섯 가지 전략은 이러한 시장 분석에서 도출된 네 가지 조건에 대응한다. 콘텐츠 차원에서는 모듈형 IP 현지화와 현지 밀착형 프로듀서 전략이 요구되고, 권리·자본 차원에서는 IP 선보유 후판매, 공동소유 구조, 아시아 공동 펀드가 필요하다. 유통·플랫폼 차원에서는 로컬 플랫폼 큐레이션과 지역별 유통권 설계가 핵심이며, 제도·거버넌스 차원에서는 법·제도 연계형 제작 환경 구축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Ⅴ. 국내 드라마 제작사의 동남아 IP 자율성 확보 전략
앞 장에서는 동남아 주요 시장의 플랫폼 구조, 규제 환경, 문화적 수용 조건을 검토하고, 이를 바탕으로 국내 드라마 제작사가 동남아 시장에서 고려해야 할 전략적 조건을 콘텐츠, 권리·자본, 유통·플랫폼, 제도·거버넌스의 네 차원으로 정리하였다. 본 장에서는 이러한 분석 결과를 구체적인 실행 전략으로 전환하여, 국내 드라마 제작사가 글로벌 OTT 중심의 제작 질서 속에서 IP 자율성을 확보하기 위한 방안을 제시한다.
구체적으로는 IP 선보유 후판매 방식의 공동개발 모델, 한국-동남아 합작 플랫폼 및 공동 펀드, 로컬 플랫폼과의 전략적 큐레이션 협약, 현지 밀착형 프로듀서와 교차 협업 체계, 모듈형 IP 현지화, 법·제도 연계형 제작 환경 구축을 중심으로 논의를 전개한다. 이 논의는 개별적인 정책 제안이 아닌 동남아 시장의 기회와 리스크에 대응하면서 국내 드라마 제작사의 기획 주도권과 권리 활용 가능성을 회복하기 위한 상호 연동적 구조로 이해될 수 있다.
5-1 IP 선보유 후판매 방식의 공동개발 모델
첫 번째 전략은 국내 드라마 제작사가 기획 초기 단계에서 원천 IP와 포맷 권리를 먼저 확보한 뒤, 동남아 파트너와 공동개발을 진행하고 이후 플랫폼과 협상하는 방식이다. 기존의 플랫폼 중심 제작 방식에서는 글로벌 OTT가 제작비를 선투자하고 제작사는 실행 파트너로 참여하는 경우가 많다. 이 구조는 단기적으로 제작비 안정성을 제공하지만, 제작사가 후속 시즌, 리메이크, 포맷 판매, 캐릭터 활용권, 지역별 유통권을 장기적으로 확보하기 어렵다는 한계를 갖는다. 반면 IP 선보유 후판매 방식은 제작사가 기획안, 원작, 세계관, 캐릭터, 포맷 구조를 먼저 보유한 상태에서 투자자와 유통 파트너를 선택하는 구조이다. 이 방식은 글로벌 OTT와의 협상을 배제하는 것이 아니라, 협상 이전에 제작사가 권리 구조의 출발점을 확보한다는 점에서 차별성을 지닌다[14],[15].
이 모델은 동남아 공동개발과 결합될 때 더욱 실효성을 갖는다. 한국 제작사는 장르 설계, 작가 시스템, 연출 노하우, 후반 제작, 글로벌 판매 경험을 제공할 수 있고, 현지 파트너는 문화 감수성, 배우와 로케이션, 로컬 플랫폼 네트워크, 심의 대응 역량을 제공할 수 있다. 이때 중요한 것은 공동개발이 단순한 현지 촬영이나 로컬 배우 캐스팅에 그치지 않아야 한다는 점이다. 초기 기획 단계에서부터 현지 작가, 프로듀서, 플랫폼 담당자가 참여하여 서사 구조, 인물 관계, 사회적 갈등, 장르적 수위를 함께 조정해야 한다. 이러한 방식은 완성작 수출 이후 발생하는 문화적 오해나 검열 리스크를 줄이고, 현지 수용 가능성을 높이는 데 기여한다.
계약 구조 역시 기획 단계에서 명확히 설계되어야 한다. 공동개발 계약서에는 원작권, 공동 저작권, 리메이크권, 포맷권, 시즌 확장권, 캐릭터 활용권, 제3국 판매권을 구분하여 명시할 필요가 있다. 현지 파트너가 문화 번역과 유통 책임을 제공하는 경우에도, 한국 제작사가 기획과 포맷 설계에 핵심적으로 기여했다면 그에 상응하는 IP 지분을 확보해야 한다. 또한 플랫폼 판매 단계에서는 전 세계 독점권을 일괄 양도하기보다, 일정 기간 독점 후 권리 환원, 지역별 유통권 분리, 후속작 우선 협상권, 포맷 재판매권 등 세부 조건을 협상할 수 있어야 한다.
이러한 접근은 초국가 공동제작을 단순한 비용 분담이 아니라, 권리와 제작 네트워크를 함께 설계하는 방식으로 이해하는 논의와도 연결된다[14]. 동남아 시장에서 국내 드라마 제작사가 장기적 자산을 축적하려면 콘텐츠를 만든 뒤 판매하는 방식만으로는 부족하다. 기획 단계에서 IP를 선점하고, 공동개발을 통해 현지 수용성을 확보하며, 플랫폼 판매 단계에서 권리 회수와 후속 활용 조건을 명문화하는 순환 구조가 필요하다. 이 점에서 IP 선보유 후판매 방식은 국내 제작사가 플랫폼화된 제작 질서 속에서 협상력을 회복하기 위한 출발 전략으로 기능한다.
5-2 한국-동남아 합작 플랫폼 및 공동 펀드 설립
두 번째 전략은 공동 펀드와 합작 플랫폼을 결합한 구조적 모델이다. 국내 드라마 제작사가 동남아 시장에서 IP 자율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개별 프로젝트 단위의 공동제작을 넘어, 자본 조달, 권리 배분, 플랫폼 유통, 수익 회수 구조가 함께 설계되어야 한다. 국내 제작사가 모든 제작비를 단독으로 부담할 경우 현지 수용성과 유통 리스크를 감당하기 어렵고, 반대로 글로벌 OTT 플랫폼이 제작비를 전적으로 부담할 경우 IP 권리와 후속 활용권이 제한될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한국 드라마 제작사, 동남아 드라마 제작사, 로컬 플랫폼, 정책 금융, 민간 투자자가 일정 비율로 참여하는 공동 펀드 구조가 필요하다.
이 모델은 일본 제작위원회 방식을 그대로 모방하는 것이 아니라, 국내 드라마 제작사의 IP 자율성 확보에 맞게 변형되어야 한다. 일본 제작위원회 방식은 여러 투자 주체가 제작비를 분담하고 수익을 배분하는 구조라는 점에서 위험 분산의 장점을 갖지만, 권리자가 다수로 분산되면서 개별 제작사의 장기적 IP 활용이 제한될 수 있다. 이에 비해 한국-동남아 공동 펀드 모델은 제작비 분담뿐 아니라 기획권, 포맷권, 지역별 유통권, 권리 회수 조건을 함께 설계하는 데 초점을 두어야 한다. 한국 드라마 제작사는 기획, 시나리오 개발, 연출, 쇼러너 기능, 후반 제작 역량을 제공하고, 동남아 파트너는 현지 배우, 로케이션, 문화 감수, 규제 대응, 마케팅을 담당하며, 로컬 플랫폼은 지역 유통과 데이터 피드백을 제공하는 방식이 가능하다.
공동 펀드 기반의 한국형 IP 공동제작 모델은 자본 조성, 공동 제작위원회 구성, 플랫폼 유통, 수익 회수와 재투자의 네 단계로 정리할 수 있다. 자본 조성 단계에서는 한국 제작사, 현지 제작사, 로컬 플랫폼, 정책 금융의 출자 비율과 위험 부담 범위를 사전에 규정한다. 공동 제작위원회 구성 단계에서는 기획권, 최종 편집권, 저작권 등록 주체, 국가별 심의 대응 책임, 후속작 권리 배분을 문서화한다. 플랫폼 유통 단계에서는 동남아 1차 공개권, 글로벌 2차 유통권, 리메이크권과 포맷권을 분리하여 협상한다. 수익 회수와 재투자 단계에서는 제작비 회수 이후 잔여 수익을 권리 지분에 따라 배분하고, 후속 시즌이나 제3국 판매에 재투자하는 순환 구조를 설계한다.
이 구조가 실제 시장에서 작동하려면 국가별 리스크도 함께 반영되어야 한다. 동남아 국가는 법률 체계, 세제, 환율, 검열 기준, 저작권 집행력, 외국 자본 규제에서 차이를 보인다.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에서는 종교·문화적 감수성이 중요하게 작동하고, 베트남에서는 심의와 국가 규제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며, 태국과 필리핀에서는 로컬 플랫폼과 스타 시스템의 영향력이 상대적으로 크다. 따라서 공동 펀드는 단순한 제작비 지원 장치가 아니라 법률 검토, 세제 자문, 환위험 관리, 검열 사전 검토, 저작권 등록, 분쟁 중재 절차를 포함하는 운영 체계로 설계될 필요가 있다.
정책적으로는 한국콘텐츠진흥원, 문화체육관광부, 민간 스튜디오, 아세안 지역 투자기관이 참여하는 ‘K-ASEAN IP 공동개발 펀드’를 검토할 수 있다[21]-[23]. 다만 본 연구에서 말하는 펀드는 단순 보조금이 아니라, 프로젝트별 지분과 권리 구조를 사전에 명문화하고 회수 수익을 재투자하는 순환형 자본 구조를 의미한다. 이러한 장치가 마련될 때 국내 제작사는 글로벌 OTT와의 협상에서도 단일 납품자가 아니라 IP 보유자이자 공동 투자자로 위치를 전환할 수 있다.
EU의 시청각 콘텐츠 지원 정책과 공동 제작 지원 체계도 참고할 수 있다[24]. 다만 한국-동남아 모델은 유럽식 공공지원 모델과 동일하지 않다. 유럽 모델이 문화 다양성 보호와 역내 순환을 강조한다면, 한국형 모델은 한국 제작사의 기획 역량, 동남아의 현지 수용성, 로컬 플랫폼의 유통 자원, 글로벌 재판매 가능성을 결합한다는 점에서 차이를 지닌다. 특히 IP 회수 구조와 플랫폼 연계 방식을 계약 단계에서 설계한다는 점은 한국형 공동 펀드 모델의 핵심적 차별성이다. 결국 이 전략의 목표는 제작비 규모를 키우는 데 있지 않다. 국내 드라마 제작사가 장기적으로 권리를 보유하고 활용할 수 있는 산업 구조를 만드는 데 있다.
5-3 동남아 로컬 플랫폼과의 전략적 큐레이션 협약
세 번째 전략은 동남아 로컬 플랫폼과의 전략적 큐레이션 협약이다. 동남아 시장에서 독자 OTT 플랫폼을 새롭게 구축하는 방식은 비용과 운영 리스크가 크다. 가입자 확보, 결제 시스템, 현지 마케팅, 저작권 관리, 플랫폼 운영 인력, 국가별 규제 대응까지 고려하면 개별 제작사가 감당하기 어려운 구조이다. 따라서 현실적인 접근은 기존 로컬 플랫폼과 협력하여 한국 드라마의 노출 방식과 유통 조건을 조정하는 것이다[20]. Vidio, Viu, TrueID, iWantTFC, FPT Play 등 각국 플랫폼은 로컬 콘텐츠와 글로벌 콘텐츠를 함께 편성하고 있으며, 한국 드라마는 이용자 유입과 체류 시간을 높일 수 있는 장르 자산으로 기능할 수 있다.
이 전략은 단순히 콘텐츠를 판매하는 방식과 다르다. 국내 제작사는 개별 작품 판매를 넘어 플랫폼 내 K-드라마 큐레이션 섹션, 장르별 기획전, 현지 인플루언서 리뷰, 메이킹 콘텐츠, 배우 인터뷰, 현지어 기반 해설 콘텐츠 등을 포함한 패키지 협약을 제안할 수 있다. 이러한 방식은 한국 드라마를 단순한 외국 콘텐츠로 배치하는 것이 아니라, 플랫폼 내부에서 하나의 브랜드 영역으로 구성하는 전략이다. 로컬 플랫폼은 현지 이용자 데이터와 마케팅 채널을 제공하고, 국내 제작사는 장르 기획과 IP 확장 전략을 제공함으로써 상호 보완적 관계를 형성할 수 있다.
유통권의 세분화도 중요하다. 글로벌 OTT에 전 세계 독점권을 일괄 판매하는 방식은 단기 수익을 확보하는 데 유리할 수 있으나, 제작사의 장기적 권리 활용 가능성을 제한한다. 반대로 동남아 1차 공개권, 글로벌 2차 유통권, 국가별 리메이크권, 포맷권, 후속 시즌 협상권을 분리하면 제작사는 하나의 IP를 여러 경로로 활용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특정 작품을 태국이나 인도네시아의 로컬 플랫폼에서 먼저 공개하고, 일정 기간 이후 글로벌 OTT에 2차 유통권을 판매하거나, 필리핀과 베트남에는 리메이크권을 별도 계약하는 방식이 가능하다. 이는 하나의 작품을 단일 거래로 소진하지 않고, 권리의 층위를 나누어 장기 수익 구조를 만드는 방식이다.
Lobato가 넷플릭스의 글로벌 유통을 국가별 정책·시장·문화 지리 속에서 분석한 것처럼, OTT 유통은 하나의 세계 시장에서 동일하게 작동하지 않는다[19]. 동남아 역시 국가별 플랫폼 이용 습관, 결제 방식, 언어, 검열 기준, 장르 선호가 다르다. 따라서 로컬 플랫폼과의 큐레이션 협약은 단순한 마케팅 전략이 아니라, 플랫폼화된 유통 환경에서 국내 제작사가 협상력을 확보하는 권리 전략으로 이해되어야 한다. 한국 드라마 제작사는 글로벌 플랫폼과 로컬 플랫폼을 경쟁적으로 활용하면서, 지역별 유통권을 세분화하고 IP 활용 범위를 넓히는 방식으로 플랫폼 종속을 완화할 수 있다.
5-4 K-콘텐츠 전문 인력의 현지 배치와 교차 협업 체계
네 번째 전략은 K-콘텐츠 전문 인력의 현지 배치와 교차 협업 체계의 구축이다. 동남아 공동제작은 계약과 자본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국가별 문화 규범, 현장 제작 관행, 검열 기준, 배우·스태프 커뮤니케이션, 현지 플랫폼의 편성 방식이 복합적으로 작동하기 때문이다[14],[25]. 따라서 국내 제작사는 현지 법률 자문, 문화 감수성 검토, 로케이션 조정, 제작 일정 관리, 플랫폼 협상, 마케팅 전략을 통합적으로 조율할 수 있는 현지 밀착형 프로듀서를 양성해야 한다.
이 인력은 단순한 통역이나 현지 코디네이터와 다르다. 현지 밀착형 프로듀서는 한국 드라마 제작사의 기획 의도를 이해하면서도, 동남아 시장의 수용 조건을 제작 과정에 반영하는 중간 조정자에 가깝다. 예컨대 로맨스 장면의 표현 수위, 가족 갈등의 서사적 강도, 종교적 상징의 사용, 사회문제 묘사의 방식은 국가별로 다르게 받아들여질 수 있다. 이러한 요소를 촬영 이후에 수정하면 제작비와 일정 손실이 커질 수 있으므로, 기획개발 단계에서부터 현지 프로듀서와 문화 자문 인력이 참여해야 한다.
Mittell이 복합 TV 서사에서 제작·기획 권한의 조직적 관리와 작가적 책임을 논의한 것처럼[26], 글로벌 드라마 제작에서는 창작과 관리가 분리되지 않는다. 특히 OTT 드라마는 회차 구성, 시즌 확장, 캐릭터 아크, 플랫폼 편성 전략이 서로 연결되기 때문에, 프로듀서는 단순한 제작 관리자가 아니라 창작 방향과 시장 조건을 함께 조율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동남아 공동제작에서도 한국식 쇼러너 시스템을 그대로 이식하기보다, 한국의 장르 기획 역량과 현지의 문화 감수성을 연결하는 교차형 프로듀서 체계가 필요하다.
이 전략은 일방적 파견보다 상호 교류 방식으로 설계되어야 한다. 한국의 작가, 프로듀서, 후반 제작 인력이 현지 작가, 법률 자문가, 플랫폼 편성 담당자와 초기 개발 단계부터 함께 참여해야 한다. 반대로 동남아 창작자와 제작 인력이 한국 제작 시스템을 경험할 수 있는 공동 워크숍, 작가실 교류, 후반 제작 교육, 플랫폼 피칭 프로그램도 필요하다. 이를 통해 한국 제작사는 현지 인력을 단순 보조 인력으로 활용하는 것이 아니라 공동기획 주체로 인정하는 협업 구조를 만들 수 있다. 장기적으로 이러한 인력 교류는 개별 프로젝트의 성공을 넘어, 한국 드라마 제작사의 동남아 네트워크를 축적하는 기반이 된다.
5-5 콘텐츠 포맷의 현지화와 모듈형 IP 전략
다섯 번째 전략은 콘텐츠 포맷의 현지화와 모듈형 IP 전략이다. 한국 드라마가 동남아 시장에서 지속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완성작 수출을 넘어, 국가별 수용 조건에 맞게 변형 가능한 IP 구조를 설계해야 한다[13],[15],[16]. 모듈형 IP란 하나의 핵심 세계관과 서사 구조를 유지하되, 국가별 문화·종교·검열 조건에 따라 인물 관계, 에피소드 구조, 장면 수위, 가족 갈등, 직업 설정, 결말 방식 등을 조정할 수 있도록 설계된 IP를 의미한다. 이는 한국 드라마의 정체성을 유지하면서도 각국의 문화적 장벽을 낮추는 방식이다.
동남아 시장에서 모듈형 IP가 필요한 이유는 국가별 수용 조건이 다르기 때문이다.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에서는 종교적 감수성과 가족 규범이 중요하게 작동하고, 태국은 장르적 실험성과 로컬 스타 시스템의 영향이 크며, 필리핀은 가족·로맨스 서사에 대한 친화성이 높지만 보수적 가치관도 함께 작동한다. 베트남은 젊은 시청층과 한류 친화성을 지니지만, 심의와 국가 규제에 대한 고려가 필요하다. 따라서 하나의 완성된 한국식 서사를 그대로 수출하는 방식보다, 원천 IP의 핵심 구조를 유지하면서 국가별 버전을 개발할 수 있는 설계가 요구된다.
이 전략은 포맷 거래 연구와 직접 연결된다. Esser는 텔레비전 포맷이 특정 원본의 단순 복제가 아니라 지역별 재제작을 가능하게 하는 프랜차이즈 구조로 작동한다고 보았고[15], Chalaby는 포맷 거래가 글로벌 상품사슬로 발전하면서 권리와 제작 네트워크를 연결한다고 분석하였다[16]. 이러한 논의를 드라마 IP에 적용하면, 한국 제작사는 오리지널 콘텐츠의 세계관과 장르 구조를 보유하되, 국가별 공동제작자가 현지 버전을 개발할 수 있는 권리 설계와 제작 매뉴얼을 함께 제공해야 한다.
구체적으로 국내 제작사는 기획 단계에서 ‘오리지널 드라마’와 ‘현지화 가능 포맷’을 동시에 설계할 수 있다. 기본 세계관, 중심 갈등, 장르 규칙, 캐릭터 아크는 유지하되, 국가별 버전에 따라 가족 구성, 로맨스 표현, 직업 배경, 종교적 장면, 사회문제의 강도, 결말의 정서적 톤을 조정하는 방식이다. 이 경우 제작사는 단일 작품 판매 수익뿐 아니라, 포맷 판매, 리메이크권, 시즌제, 웹툰·웹소설 확장, 게임·캐릭터 사업, 지역별 파생 콘텐츠로 수익 구조를 다층화할 수 있다.
모듈형 IP 전략은 단순한 현지화 기술이 아니다. 이는 제작사가 IP를 장기 자산으로 보유하고, 국가별 문화 할인 가능성을 낮추며, 지역별 파생 수익을 확보하는 산업 전략이다. 또한 동남아에서 축적한 현지화 경험은 향후 중동, 남미, 동유럽 등 다른 비서구권 시장으로 확장될 때 활용될 수 있다. 따라서 모듈형 IP는 동남아 진출을 위한 단기 전략이 아니라, 국내 드라마 제작사가 글로벌 시장에서 독자적 권리 구조를 구축하기 위한 장기적 기획 방식으로 이해되어야 한다.
5-6 동남아 현지 법·제도 연계형 제작 환경 구축 전략
여섯 번째 전략은 동남아 현지 법·제도와 연계된 제작 환경 구축이다. 공동제작과 공동 IP 전략이 실제로 작동하려면 각국의 법률, 세제, 검열, 저작권 등록, 외국 자본 규제, 로케이션 허가, 고용 규정을 기획 단계에서부터 반영해야 한다. 이러한 요소는 제작비와 공개 일정, 플랫폼 판매 조건, 후속 권리 활용에 직접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국내 드라마 제작사는 현지 촬영 직전 행정적으로 대응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기획개발 단계부터 법률 검토와 심의 가능성 평가를 병행해야 한다[21],[24],[27].
동남아 국가별 리스크는 동일하지 않다.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에서는 종교·문화적 민감성을 고려한 사전 감수가 중요하고, 베트남에서는 심의와 외국 콘텐츠 유통 규제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 태국과 필리핀은 제작 인프라와 장르 수용성 측면에서 협력 가능성이 크지만, 로컬 플랫폼과 방송사, 스타 시스템의 영향력을 고려해야 한다. 이러한 조건을 무시한 채 동일한 계약서와 동일한 제작 방식으로 접근하면, 현지 공개 지연, 편집 요구, 권리 분쟁, 수익 정산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이를 위해 정부와 관련기관은 동남아 주요 거점에 K-콘텐츠 공동개발 센터 또는 로컬 컨설팅 허브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 이 기관은 시장 정보 제공, 법률·검열 자문, 표준계약서 개발, 현지 작가·프로듀서 매칭, 번역·더빙·자막 지원, 파일럿 테스트, 저작권 등록 지원을 담당할 수 있다. 특히 중소 제작사는 대형 스튜디오에 비해 현지 네트워크와 법률 비용을 감당하기 어렵기 때문에, 공공 거버넌스가 보완 장치로 기능해야 한다. 국내 OTT의 해외 진출과 경쟁력 강화를 논의한 정책 연구 역시 현지 네트워크, 제도 지원, 정책 금융의 필요성을 제기한다는 점에서 이러한 방향과 연결된다[27].
정부 거버넌스의 핵심은 제작사의 자율성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협상 인프라를 제공하는 데 있다. 정책 지원은 단순 제작비 보조에 머물지 않고, IP 보유 조건을 반영한 펀드, 권리 환원 조항이 포함된 표준계약서, 공동제작 분쟁 중재 시스템, 해외 저작권 등록 지원, 로컬 플랫폼과의 정례 협의체로 확장되어야 한다[21]. 이를 통해 국내 드라마 제작사는 개별 프로젝트마다 반복적으로 현지 리스크를 감당하는 구조에서 벗어나, 제도적으로 축적된 협상 자원을 활용할 수 있다.
결국 법·제도 연계형 제작 환경은 앞서 제시한 다섯 가지 전략을 가능하게 하는 기반 조건이다. IP 선보유 후판매 방식은 권리 등록과 계약 설계가 뒷받침되어야 하고, 공동 펀드는 세제와 수익 정산 규칙이 명확해야 하며, 로컬 플랫폼 큐레이션은 국가별 유통 규정을 고려해야 한다. 현지 밀착형 프로듀서와 모듈형 IP 전략 역시 법률·검열·문화 감수 체계가 없으면 실행력을 갖기 어렵다. 따라서 동남아 진출 전략은 개별 작품의 해외 판매를 넘어, 국내 드라마 제작 생태계가 장기적으로 IP를 축적하고 활용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을 구축하는 방향으로 전개되어야 한다.
Ⅵ. 결 론
본 연구는 글로벌 OTT 플랫폼화가 국내 드라마 제작사의 기획, 제작, 유통, 권리 구조를 어떻게 재편하는지 검토하고, 동남아 시장을 IP 자율성 확보를 위한 전략적 협력 공간으로 분석하였다. 기존 논의가 주로 글로벌 OTT의 성장, 한국 콘텐츠의 성공, 동남아 시장의 소비 잠재력에 집중했다면, 본 연구는 이 문제를 국내 드라마 제작사의 장기적 IP 축적과 산업적 자율성의 관점에서 재구성하였다.
연구 결과는 다음과 같이 정리된다. 첫째, 글로벌 OTT는 한국 드라마의 국제적 가시성을 확대하는 동시에 제작사의 권리 구조를 플랫폼 중심으로 재편할 수 있는 양면성을 지닌다. 둘째, 동남아 시장은 한국 콘텐츠 수용성이 높지만, 국가별 검열, 종교·가족 규범, 언어, 저작권 집행 수준이 달라 단순 수출 방식만으로는 안정적 성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셋째, 국내 드라마 제작사는 동남아 시장에서 IP 선보유 후판매, 공동소유 구조와 공동 펀드, 로컬 플랫폼 큐레이션, 현지 밀착형 프로듀서, 모듈형 IP, 법·제도 연계형 거버넌스를 결합한 복합 전략을 구축해야 한다.
본 연구의 학술적 기여는 플랫폼화 이론을 한국 드라마 제작사의 IP 자율성 문제와 연결했다는 점에 있다. 또한 동남아 시장을 단순 소비지가 아니라 권리 구조와 공동제작 모델을 실험할 수 있는 전략적 공간으로 재정의하였다. 문화적 근접성, 문화 할인, 포맷 거래, 초국가 공동제작 논의를 결합하여 국내 제작사의 해외 진출 전략을 이론적으로 보강한 점도 본 연구의 기여이다.
실무적 함의는 다음과 같다. 국내 드라마 제작사는 글로벌 OTT에 프로젝트를 납품하기 이전에 IP 선보유 전략을 강화해야 하며, 동남아 파트너와의 공동개발 계약에서 리메이크권, 포맷권, 시즌 확장권, 제3국 판매권을 명확히 해야 한다. 또한 로컬 플랫폼과의 협력은 단순 방영권 판매가 아니라 큐레이션, 공동마케팅, 데이터 피드백, 지역별 권리 설계를 포함하는 방식으로 확장되어야 한다.
정책적 함의 역시 중요하다. 중소 드라마 제작사가 개별적으로 동남아 법률, 심의, 세제, 저작권 등록, 플랫폼 협상 비용을 감당하기는 어렵다. 따라서 정부와 관련기관은 표준계약서, 현지 법률 자문, 정책 펀드, 저작권 등록 지원, 공동제작 분쟁 중재, 로컬 플랫폼과의 정례 협의체를 제공해야 한다. 이러한 거버넌스는 제작사의 창작 자율성을 대체하는 장치가 아니라, 제작사가 플랫폼 및 해외 파트너와 보다 대등하게 협상할 수 있도록 하는 산업 인프라로 기능해야 한다.
본 연구의 한계는 실제 제작사 관계자 인터뷰나 국가별 현장 조사를 수행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또한 동남아 국가별 규제와 세제, 로컬 플랫폼의 계약 관행을 세밀하게 비교하는 데에는 자료상의 제약이 있었다. 후속 연구에서는 국내 제작사, 동남아 로컬 플랫폼, 현지 제작사, 정책기관 관계자를 대상으로 심층 인터뷰를 수행하고, 국가별 공동제작 계약 사례를 비교 분석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한계에도 불구하고 본 연구는 글로벌 OTT 플랫폼화 이후 국내 드라마 제작사의 역할을 단순 콘텐츠 공급자에서 IP를 보유하고 협상하는 공동기획 주체로 재정의하고, 동남아 공동개발 모델을 그 실천적 대안으로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Acknowledgments
본 연구는 교육부 및 한국연구재단의 4단계 BK21 사업으로 지원된 연구로서, 관계부처에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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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소개
2012년:경희대학교 예술디자인대학 연극영화학, 학사
2025년:동국대학교 영상대학원 영화영상제작학과 (석사과정)
※관심분야:영화학, OTT 콘텐츠, 콘텐츠IP, 기획프로듀싱 등
1986년:University of Dubuque, 컴퓨터공학, 경영학학사
1992년:School of Visual Art, MFA in Computer Arts
1999년 3월~현 재: 동국대학교 영상대학원 영화영상제작학과 교수
1994년 2월~1999년 2월: MBC 미술센터 CG 팀장
2016년 4월~2019년: 동국대학교 영상대학원 원장, 영상문화콘텐츠연구원 원장
2022년 4월~현 재: (사)한국시각효과협회 회장
※관심분야 : VFX, 신기술 융복합 콘텐츠, 버추얼 액터, 버추얼 프로덕션, GEN AI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