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메타버스 아바타 경험에 따른 사용자 유형 연구: 헤테로토피아적 정체성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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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
메타버스는 물리적 제약을 넘어 다양한 자아와 도전을 경험할 수 있는 유동적이자 복합적인 공간이다. 이러한 특징을 가진 만큼 사용자 역시 메타버스 내에서 다양한 자아를 경험하고 있다. 그러나 기존 연구는 헤테로토피아의 공간 구성 원리에 치중하지 못하고, ‘이상적 몸’으로서의 아바타 역할을 충분히 다루지 못했다. 본 연구는 미셸 푸코의 헤테로토피아 개념을 토대로 아바타 중심의 사용자 유형을 분석하였다. 결론적으로 레딧(Reddit)에서 수집한 3,472개의 게시글을 K-means 클러스터링으로 분류하여 관망형·혼종형·탈피표현형 세 유형을 도출하였다. 또한 혼종형과 탈피표현형 간 사회적 교류 관련 키워드의 유의한 차이가 확인되었다. 이는 메타버스가 헤테로토피아로 기능하기 위해서는 아바타를 통한 자아 표현뿐 아니라 사회적 상호작용을 통한 이상적 공간 구현이 필요함을 보여준다.
Abstract
The metaverse is a fluid, multidimensional environment in which users transcend physical boundaries to experience diverse selves and challenges. Within this dynamic space, individuals construct multiple identities that reflect heterogeneity and ongoing transformation. However, previous research has focused primarily on Foucault’s spatial principles of heterotopia, overlooking the avatar’s function as an idealized body. Building on Michel Foucault’s concept of Heterotopia, this study analyzes avatar-centered user types. Using 3,472 Reddit posts, K-means clustering identified three types: observational, hybrid, and transformative-expressive. A significant difference in social interaction–related keywords emerged between the hybrid and transformative-expressive groups. These findings suggest that the metaverse operates as a heterotopia by integrating avatar-based self-expression with idealized social interactions, indicating that both embodiment and sociality are essential for realizing an ideal virtual space.
Keywords:
Metaverse, Heterotopia, Avatar Experience, User Types, Identity키워드:
메타버스, 헤테로토피아, 아바타 경험, 사용자 유형, 정체성Ⅰ. 서 론
메타버스는 현실 세계의 제약을 받지 않는다는 특성상, 현실 불가능한 사물의 설계나 비일상적 경험의 구현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기존 미디어와는 다른 고유한 자유도와 몰입감을 제공한다[1]. 이러한 특징은 단순히 기술적 진보에 머무르지 않고, 사용자로 하여금 현실의 질서를 벗어난 자율적 정체성과 감각을 구성할 수 있는 가능성의 장으로 작동하게 한다[2]. 그러나 코로나19 종식 이후 메타버스에 대한 사회적 관심은 급속히 감소하였고[3],[4], 일부 자본 중심의 플랫폼이나 NFT(Non-Fungible Token) 기반 거래소만이 잔존하게 되면서, 일부 자본 중심의 플랫폼이나 NFT 기반 거래소의 투기 거품, 소수의 사용자만이 즐기는 등의 지속 참여 가능한 콘텐츠 부족이라는 문제가 대두되고 있다[5]. 이러한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연구들은 대체로 기술적·디자인적 해결 중심으로 접근되고 있다. 예시로 사용자 인터페이스 개선, 플랫폼 구조 고도화, 몰입감을 높이는 그래픽 기술 등을 들 수 있다. 그러나 이와 같은 공학적·실무적 접근은 사용자 경험의 심층적 층위, 특히 정체성과 감정의 복합적 작동을 설명하는 데 한계를 가진다[6]. 그럼에도 불구하고 메타버스 내 아바타 경험에 대한 연구는 브랜드 소비, 정체성 대리 표현과 같은 상업적·외형적 측면에 치우쳐 있는 경향이 있으며 그 과정에서 사용자가 체험하는 공간의 이질성, 사회적 관계, 탈일상성과 같은 철학적 차원의 논의는 충분히 다루어지지 못했다[7]. 특히 사용자가 아바타를 통해 체험하는 공간은 현실과 다른 독자적 규칙을 가지고 작동함에도 철학적 시각으로 본 해석은 상대적으로 부족한 실정이다[8]. 메타버스를 단순한 기술적 산물이 아닌, 이를 설명할 수 있는 철학적 틀을 도입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주목할 수 있는 개념은 미셸 푸코(Michel Foucault)가 제시한 ‘헤테로토피아(Heterotopia)’이다. 헤테로토피아는 현실에 실재하지만, 일상적 질서에서 이탈한 ‘다른 공간’으로 정의된다[9]. 사회적, 문화적 맥락 속에서 이질성과 대안성을 구현하는 장소를 의미하는 이 공간은 헤테로토폴로지라는 이름으로 형식의 다양성, 문화의 기능성, 공간의 중첩성, 시간의 분할성, 조건적 개폐성, 보정의 기능성으로 구성되는 여섯 가지 원리를 제시하였다[10]. 이러한 유사점이 있는 헤테로토피아는 메타버스라는 복합적 가상공간의 시간성, 공간성, 주체성의 다층적 구조를 분석하는 데 유효한 개념적 틀로 작동할 수 있다. 따라서 본 연구는 헤테로토피아 개념을 토대로 메타버스 사용자 경험과 연결 지어 사용자 유형에 따른 공간 감각 및 의미 구성 방식의 차이를 고찰하고자 한다.
연구에 사용할 방법은 다음과 같다. 헤테로토피아 이론을 바탕으로 레딧(Reddit) 내 메타버스 관련 게시글을 대량 수집하고, 푸코의 헤테로토피아 구성 원리에 기반한 의미 키워드를 설정하여 자연어 처리 기반 감정 분석(fuzzy sentiment analysis)머신러닝 클러스터링을 병행하여 사용자 유형을 분류한다. 이를 통해 메타버스가 단순한 기술적 플랫폼을 넘어 사회적 질서와 정체성의 경계를 재구성하는 실천적 공간으로 작동할 수 있는 가능성을 탐색하고, 사용자 경험 유형에 따른 실무적 전략 또한 제시하고자 한다.
Ⅱ. 메타버스, 아바타, 헤테로토피아의 이론적 배경 및 선행연구
2-1 메타버스
‘초월하다’라는 의미의 Meta와 ‘세계’라는 의미의 Universe를 합쳐서 사용하는 단어로, 1992년 닐 스티븐슨(Neal Stephenson)의 공상과학 소설 『스노 크래시(Snow Crash)』에서 처음 등장했다[11]. 이 소설에서 메타버스는 아바타 형태로 나타나는 사람들이 상호작용 하는 몰입형 가상 세계를 가리킨다. 이후 2003년에는 린든 랩(Linden Lab)이 세컨드라이프(Second Life)를 출시하며, 실제로 메타버스 개념을 실현 가능한 디지털 공간으로 구현했다. 사용자는 가상 환경 안에서 사회, 경제, 교육, 상업 활동을 포함한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었다. 메타버스는 단일한 공간이나 일관된 기술 체계로 환원되지 않는 다층적이고 유동적인 디지털 생태계로 정의할 수 있다[12]. Mystakidis는 메타버스를 “물리적 현실과 디지털 가상성을 융합한 지속적이며 다중 사용자 기반의 환경(Post-reality universe)”으로 설명하며, 이 세계가 단지 현실을 모방하는 차원을 넘어서는 복합적인 감각 상호작용(multisensory interaction)을 포함하는 사회적, 네트워크화된 몰입형 공간이라 강조한다. 이러한 복잡성은 메타버스를 구성하는 기술, 사용자의 존재 행태, 사회적 상호작용 방식에서 구체적으로 드러난다. 메타버스는 가상현실(VR,Virtual Reality), 증강현실(AR, Augmented Reality), 혼합현실(MR, Mixed Reality) 등 확장현실(XR, Extendend Reality) 기술의 융합을 기반으로 하며, 이들은 현실-가상 연속체 위에서 다양한 수준의 몰입과 상호작용을 가능하게 한다 [13]. 이로 인해 사용자는 단순히 관찰자나 수동적 참여자가 아니라, 아바타를 통해 자신을 구현하고 능동적으로 세계를 재구성하는 ‘구성적 행위자’가 된다. 또한, 메타버스는 사용자의 감각과 정체성, 사회적 행동에 영향을 미치는 존재론적 특성을 지닌다. 프로테우스 효과(Proteus Effect)와 같이 아바타를 이용한 행동은 사용자 행동에 실질적 영향을 미치며[14], 이는 메타버스가 현실과 분리된 공간이 아니라 감정적, 심리적 반응을 유도하는 실재적 경험 공간임을 의미한다. 또한 메타버스를 단순히 가상 세계로 규정하기보다, 상이한 세계관과 룰, 참여 방식이 공존하는 다중 계층적 시공간 구조로 접근해야 함을 제안하고 다중 기술(multi-technology), 사회성(sociality), 초시공성(hyper spatiotemporality)을 갖춘 새로운 인터넷 응용 및 사회적 형태라고 규정한다[15]. Shi는 메타버스 구성 층위를 물리적(Physical), 사회적(Social), 인지적(Thinking), 사이버 공간들(Cyber spaces)의 공간 융합으로 설명한다[16]. 또한 이러한 특징 덕분에 공간적 경계를 허물고 가상과 현실 공간 간의 상호작용 가능성을 창출한다고 기술한다. 이러한 공간들은 사용자의 경험과 정체성, 사회적 행위의 맥락에 따라 동적으로 변형되며, 고정된 의미를 갖지 않고 시간과 상황에 따라 재구성된다. 이처럼 메타버스는 기술적, 사회적, 정체성적 요소가 얽혀 있는 다층적, 유동적 구조를 가지며, 사용자들은 물리적 현실과 디지털 현실이 중첩된 공간 내에서 실재하는 주체로 작동하게 된다. 따라서 메타버스에 대한 분석은 단일 기술이나 고정된 사용 시나리오에 기반한 접근보다는, 동시다발적으로 변화하는 의미와 관계의 구성을 추적할 수 있는 이론 틀이 요구된다.
2-2 유토피아적 몸을 통해 실현되는 헤테로토피아
미셸 푸코가 제시한 공간 개념 중 하나로, “다른(hétéro) 장소(topos)”라는 단어의 합성어이다. 푸코는 공간을 크게 세 가지 유형으로 나눈다. 첫 번째는 실존하는 현실의 공간, 두 번째는 실존하지 않는 이상적인 공간인 유토피아, 마지막으로 실존하나 현실과는 다른 헤테로토피아(hétérotopies) 공간이다. 헤테로토피아의 예시로 다락방, 부모님의 침대, 사창가, 배 등이 있다. 예시들은 실제 장소들을 재현, 도전, 전복한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예를 들어 부모님의 침대를 가상의 바다로 상상하며 노는 아이들의 경우, 침대로 존재하며 바다는 존재하지 않지만, 아이들의 상상 속에서 존재한다. 현대에 와서는 PC(Personal Computer)방, 사진관, 방탈출 등 목적과 기능에 따라 다양한 형태로 구현되고 있다[17]. 이렇듯 실재하지만, 일상적 공간과는 이질적인 ‘다른 공간’은 존재하는 모든 사회 문화에 헤테로토피아로서 존재하고 있으며 이는 다양한 양식으로 나타난다.
미셸 푸코는 구조주의가 공간을 어떻게 통제와 규율의 도구로 재편하는지를 비판하며, 감옥·정신병원·공장·기숙사·학교 등은 사회가 설정한 '정상성'에서 벗어난 존재를 격리하고 제거하는 방식으로 기능한다고 보았다[10],[18]. 이러한 공간들은 물리적 속성보다는 사회적 기능과 권력의 작동 방식에 의해 규정되며, 인간의 신체와 자아를 일정한 틀에 가두는 구조로 작동한다. 푸코는 이러한 이질적 공간을 대표하는 예로 ‘배’를 강조하며, 배는 현실에 존재하는 유토피아이자 장소가 없는 장소로, 무한한 가능성과 탈주성을 상징한다고 말한다. “배는 하나의 떠다니는 공간 조각이며, 실재하는 장소이자 장소가 없는 공간이다. 폐쇄적이면서도 자유롭고, 무한한 바다의 가능성에 맡겨진 존재이다.” 배는 바다 위에 존재하지만 어느 공간에도 속해있지 않고, 배를 타고 나가 무역을 진행하며 성공을 기원하기 때문이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배가 탈출의 매개체로 작동한다는 점이다. 푸코는 이러한 공간 개념을 신체의 차원까지 확장한다. 인간의 신체를 '어찌할 수 없는', 그러나 '유토피아가 발현되는 최초의 공간'으로 정의한다. 신체는 ‘무자비한 장소(topie impitoyable)’이며, 자아의 수감, 그것의 구체적이고 절대적인 경계인 것이다. Sabot은 이를 “유토피아적인 몸”이라 부르며, 치유, 순간이동, 투명화 등이 가능한 인간이 실현 불가능한 환상을 투사하는 공간으로 작동한다고 설명한다[20]. 몸에 대한 부정, 굽은 허리, 다 빠진 머리, 축 처진 살덩어리와 같은 자신의 물리적 한계를 그럼에도 행복한 곳이라고 긍정하며 나아가는 것이다. 따라서 헤테로토피아는 인간이 스스로의 한계를 인정하거나 극복해 내는 상상력의 공간이기도 하다.
푸코는 헤테로토피아가 단지 이질적인 공간에 머무르지 않고, 6가지 원리를 통하여 공간을 구성한다고 하였다. 이를 헤테로토폴로지라고 하며 여섯 가지 구성 원리는 다음과 같다. 보편적 존재성, 기능의 역사성, 공간의 중첩성, 시간의 이질성, 조건적 개폐성, 질서의 보정성. 이를 통해 사회 질서와 규범에 도전하거나 이를 재구성하는 실천적 공간으로 기능한다고 보았다[20].
첫 번째 원리인 형식의 다양성은 헤테로토피아가 동일한 공간이라도 용도에 따라 다르게 작동하는 것을 설명한다. 기숙사와 감옥을 예시로 들며 동일한 물리적 공간일지라도 그 공간이 어떻게 조직되고 통제되는가에 따라 서로 다른 용도로 작동할 수 있음을 설명한다. 기숙사’와 ‘감옥’은 거주 공간이라는 점에서 유사하지만, 기숙사는 사회화를 위한 공간인 반면, 감옥은 통제를 위한 공간으로 작동한다. 즉, 같은 형식(form)의 공간도 다른 사회적 기능과 규범에 의해 작동 방식이 달라질 수 있다.
두 번째 원리인 문화의 기능성은 헤테로토피아가 시대나 맥락에 따라 역할이 달라지는 것을 의미한다. 특정한 시대적·문화적 맥락에 따라 전혀 다른 기능을 수행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고대에는 나병 환자 격리를 위한 구빈원이 헤테로토피아로 기능했으나, 근대 이후에는 동성애자, 자유사상가, 빈민 등 ‘비정상인’을 수용하는 공간으로 전환되었다. 이는 시간에 따라 공간의 사회적 의미와 권력 작동 방식이 변화함을 시사한다.
세 번째 원리인 공간의 중첩성은 복수의 공간이 한 공간 안에 공존하는 것을 의미한다. 푸코는 이를 “하나의 실재적 장소에 여러 서로 다른 장소가 겹쳐 있는 것”이라 표현한다. 예를 들어 쇼핑몰, VR 공간등은 휴식, 사교, 소비, 유희 등 다양한 기능이 한 장소에 중첩되어 나타난다.
네 번째 원리인 시간의 분할성은 시간의 비일상적 사용을 의미한다. 헤테로토피아가 일상적 시간 개념을 벗어나, 전혀 다른 시간 질서를 따르는 공간이라는 점을 말한다. 푸코는 도서관이나 박물관을 예시로 들며, 이러한 공간이 과거를 보존·축적하는 ‘누적의 시간’에 기반한다. 반대로, 추모 공간이나 축제 장소처럼 특정한 시간에만 작동하는 ‘일시적 시간성’도 헤테로토피아의 사례가 될 수 있다. 다섯 번째 원리인 조건적 개폐성은 특정 조건 하에 개방/폐쇄되는 것이다.
다섯 번째 원리는 헤테로토피아가 겉보기에는 개방된 공간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특정 조건, 절차, 규칙에 의해 접근이 제한된다는 점을 지적한다. 사우나, 군사 기지, 테마파크는 누구나 입장할 수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일정한 비용, 자격, 규율을 충족해야만 접근할 수 있는 공간이다. 이는 공간에 대한 접근이 계층적이고 조건적임을 드러낸다.
여섯 번째 원리인 보정의 기능성은 헤테로토피아가 주류 사회 질서를 보완하거나 전복하는 대안 공간으로 기능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예를 들어 사창가, 정신병원, 무정부 지대, 혹은 반체제적 커뮤니티 공간은 지배 질서에 순응하지 않는 자들이 머무는 장소일 뿐 아니라, 그 존재 자체로 기존 질서에 대한 풍자 또는 비판적 거울로 작동할 수 있다.
표 1의 이러한 유사점을 기반으로 메타버스는 디지털 공간에서의 ‘현실에 존재하는 유토피아’로 주목받으며, 푸코의 헤테로토피아 개념과 유사한 구조를 드러낸다[21].
2-3 아바타
아바타(Avatar)는 힌디어 아바타라(Avatara)에서 유래된 단어로 신이 인간의 몸을 빌려 현현顯現하는 것에서 유래되었다. 현재는 인간이 조작하는 가상 대리자, 사용자의 자아 표현 수단이며 커뮤니케이션의 주체로 기능한다[22]. 아바타는 단순한 도트 이미지에서 시작하여 기술의 발전에 따라 3D 형태로 변환되며 현실감을 상승시켜 사용자의 몰입에 도움을 주고 있다. 가상 세계 내에서 직접 자신의 몸을 움직이게 할 수 있는 기능으로써 활용된다. 아바타는 유토피아적 신체의 구현으로도 활용된다. 사용자들은 가상공간에서 노화, 성별, 장애와 같은 한계를 뛰어넘는 신체를 사용함으로써 현실적 제약으로부터 탈출하는 경험을 한다. 아바타가 단순히 현실을 반영하는 것이 아닌, 현실을 뛰어넘는 환상적 신체를 구현하는 매개체로 작동하는 것이다[23].
또한 아바타의 특성은 사용자를 사회에서 제시하는 억압적인 정상성의 기준에서 벗어나게 해준다. 이케가미 에이코는 메타버스 플랫폼 중 하나인 세컨드 라이프에서 사용자들과 직접 대화하고 참여 관찰하는 방식의 버추얼 에스노그라피를 수행하였다. 그 결과, 자폐 스펙트럼, 사고 후유증, 우울 증세 등을 겪는 사용자들이 현실에서의 고립과 낙인을 벗어나 세컨드 라이프 내에서 자율적인 커뮤니티를 형성하고, 타인과의 교류를 통해 자신의 정체성과 장애를 수용해 나가는 과정이 관찰되었다[24].
이처럼 아바타는 단순히 온라인상에서 시각적으로 구현된 캐릭터에 그치는 존재가 아니다. 사용자가 가상공간에서 선택하고 조작하는 아바타는, 현실 세계에서 강제되는 정체성 범주(성별, 나이, 외모, 장애 등의 사회적 코드)로부터 탈주할 수 있는 가능성의 장을 열어준다. 이러한 점에서 아바타는 하나의 ‘매개적 신체(Mediated body)’로 작동하며, 사용자가 자신을 새롭게 인식하고 구성할 수 있도록 하는 실천적 도구로 기능한다. 나아가 아바타는 단지 개인의 심리적 투사 대상이 아니라, 타인과의 관계를 형성하고 의미를 교환하는 사회적 주체로서의 지위를 획득한다. 사용자는 아바타를 통해 현실 자아와는 구별되는 ‘다른 나’, 즉 이상적 자아, 유희적 자아, 혹은 대안적 자아를 실험하고 유지할 수 있으며, 이는 곧 아바타가 디지털 헤테로토피아에서 정체성을 재구성하는 핵심 매개체임을 시사한다.
2-4 헤테로토피아적 시각에서 본 메타버스 기존 문헌연구
유창조는 아바타를 통해 이상적 자아를 표현하고, 현실과 구분되는 놀이경험을 추구하여 사회적 감정 욕구를 충족한다고 보았다. 아바타는 단순 도구가 아닌 분신으로 여겨지며 자기표현, 대리만족, 자아존중감 형성 등 심리적 효과를 제공한다고 하였다[25]. 심혜련은 코로나 팬데믹 이후 ‘매체적 헤테로토피아’, 즉 매체공간과 실제공간이 혼종화 된 상황을 강조하였다. 메타버스는 이미 일상적 공간으로 작동하고 있으며, 주체는 단일한 정체성이 아닌 혼종적 주체성을 가지고 있는 거주민이라고 하였다[26]. 정수인, 안병학은 메타버스가 푸코의 여섯 가지 헤테로토피아 원리를 충족하는 공간으로 기능하며, 탈일상적 자아 표현이 가능하다고 하였다. 또한 메타버스가 현실과 가상의 중첩되는 이질공간으로 작동하며, 푸코의 헤테로토피아 개념과 연관된 정체성 실현 공간이라고 하였다[27]. van der Merwe는 메타버스를 푸코의 여섯 가지 헤테로토피아 원리에 적용해 분석하였다. 메타버스는 물리적 제약을 벗어난 ‘장소 없는 장소’이자, 블록체인 기반 정체성과 경제 활동을 통해 현실 못지않은 사회적 의미를 지닌다고 평가하였다. 더 나아가 하이데거의 Dasein 개념을 접목해 메타버스 속 인간 존재와 관계의 본질을 논의하였다[28]. 기존 연구를 정리하면 표 2와 같다. 현재 메타버스와 헤테로토피아 연결 연구는 진행되고 있으나, 아바타가 두 개념 간 중요 매개임에도 불구하고 조명받지 못한 채 부분적 논의에만 그치고 있다. 또한 기존 연구들은 대부분 이론 연구에서 그쳤으며 실증적 데이터가 부족한 상황이다. 따라서 본 연구는 이론 분석 연구에서 확장하여 양적 데이터를 기반으로 메타버스 내 헤테로토피아 구현과 관련된 실증적 분석을 수행하고자 한다.
Ⅲ. 헤테로토피아적 아바타 경험 분석을 위한 연구 방법
사용 연구 방법은 구체적으로 다음과 같다. 해외 커뮤니티 Reddit에서 수집한 약 3,400건의 게시글을 기반으로 Zero-shot 분류 모델(BART-mnli)을 활용한 범주 분류, 퍼지 감정 분석, 그리고 클러스터링 기법을 결합하여 정량적 접근을 수행하였다. 이러한 방법과 분석 모델을 선택한 이유는 아바타를 통해 표현되는 사용자 자아, 감정적 혼종성과 메타버스 공간의 헤테로토피아적 특성의 다층적 맥락과 유동적인 사용자의 유형을 실증적으로 규명하기 위함이다. 뿐만 아니라 헤테로토피아적 공간 이해를 연결하는 실증적 근거를 제공하는 데 있어 유용한 방법이기 때문이다.
본 연구는 푸코의 헤테로토피아 구성 원리를 메타버스 사용자 경험에 적용하기 위해, 각 원리를 감정·주제 기반 라벨로 조작화하였다. 먼저 ‘형식의 다양성’은 동일한 공간이 사용자에 의해 다양한 형식으로 수행된다는 특성을 갖는데, 메타버스에서는 이러한 다양성이 아바타 커스터마이징과 자기표현의 방식으로 구체화되므로 Self-expression 지표와 대응한다. ‘기능의 역사성’은 공간의 기능이 시대·맥락에 따라 변화하는 성격을 의미하며, 이는 메타버스에서 사용자가 공간에 감각적으로 개입하고 몰입하는 수준의 변동으로 나타나 Immersion으로 변환된다. ‘시간의 분할성’은 일상적 시간 질서와 단절된 다른 시간성의 경험을 의미하는데, 이는 사용자가 현실로부터 일시적 해방을 추구하는 Escapism을 반영한다. ‘조건적 개폐성’은 공간 접근이 규칙·절차에 의해 제한되거나 허용되는 구조로, 메타버스에서 사용자가 규범을 넘나들거나 일탈·역할극을 수행하는 Transgression과 연계된다. 마지막으로 ‘공간의 중첩성’은 여러 장소·정체성·관계가 하나의 공간에 병치되는 특성을 갖고 있어, 이상적·사회적 관계나 공동 창작을 상상하는 Utopian space와 직접 대응된다. 표 3과 같은 조작적 정의를 통해 헤테로토피아 개념을 정량 분석 가능한 지표로 전환하였으며, 이론–실증 간 연계성을 확보하였다.
3-1 정량적 데이터 수집
해외 커뮤니티 레딧(Reddit)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Securities and Exchange Commission)에 제출한 증권 신고서에는 23년도 4분기 기준 일일 활성 사용자 수가 약 7,310만 명으로 명시되어 있는데[29], 메타버스 사용자 활동 밀도 측면에서 타당성을 확보할 수 있는 정량적 데이터를 수집하기에 적합하므로 분석 대상으로 채택하였다. 또한 다양한 메타버스 관련 게시판이 존재하며 유저들이 자발적으로 경험, 문제점, 사용 사례를 공유하기에 신뢰도 높은 자연발생적 사용자 데이터를 수집하는데 용이하다. 표본은 레딧 내 메타버스와 관련있는 하위 게시판 중 활동량이 높은 VRchat, AltspaceVR, RecRoom, Metaverse, FortNiteBR으로 선정하였다. 게시물은 키워드 관련도 순으로 수집하였다. 서치 키워드는 메타버스 Metaverse, 자아 Self, 아바타 Avatar, 경험 Experience로 설정하여 크롤링한 결과 총 3,483개의 게시글을 수집하였으며, 불용어 11개를 제외한 총 3,472개의 게시글을 대상으로 전처리 및 퍼지 논리 기반 감정 강도 분석을 수행하였다. 각 게시글의 감정/의미 벡터(5차원)를 K-means 클러스터링으로 분석하기 앞서 Silhouette Score를 통해 K의 타당성을 검증하였다. Silhouette Score는 각 데이터 포인트의 군집 응집도(cohesion)와 군집 간 분리도(separation)를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지표로, 클러스터 전체의 평균값(Average Silhouette Coefficient)이 +1에 가까울수록 클러스터링 품질이 좋다고 간주한다. 표 4에 제시된 바와 같이, K=2부터 K=6까지 각각 계산된 평균 Silhouette 계수를 비교한 결과, K=3일 때 가장 높은 평균 Silhouette 계수(0.52)를 기록하였다. 특히 K=4(0.47)나 K=5(0.40) 등 다른 값에 비해 K=3에서 분리도와 응집도가 균형 있게 유지됨을 확인하였다. 전체 데이터를 3개의 클러스터로 나누는 것이 평균 Silhouette 계수 관점에서 최적이라고 판단되어 K=3을 최종 군집 수로 결정하였다.
3-2 데이터 정제 모델
데이터 정제 모델은 Yin et al의 Zero-shot classifier (Facebook/bart-large-mnli)을 사용하였다[30]. 본 모델은 학습된 기존 언어를 통해 은유적 표현, 감정, 글의 맥락 등을 파악하는 사회문화적/감정적 표현 분석에 적합하다. 또한 라벨 간 의미 유사도를 기반으로 자동 분류 수행이 가능하여 대규모 데이터에서 의미 추출이 유용하다는 장점이 있다. Zero-shot classifier는 세 가지 맥락 측면에서 주제, 감정, 상황의 데이터 설정을 구성한다.
세 가지 데이터 설정이 서로 상이한 유형과 평가 기준을 대표함으로써, 다양한 제로샷 분류 조건을 포괄할 수 있도록 설계되어있다. 모델은 각 후보에 대해 “이 문장은 '자기표현'이라는 문장을 수용하는가?”를 판단하여 분류하였다. 라벨 설정은 푸코의 헤테로토피아 개념을 반영하여 자기 표현(self-expression), 몰입(immersion), 현실도피/해방(escapism), 규범 전복/일탈(transgression), 유토피아적 공간 감각(utopian space), 해당 없음/중립(neutra) 으로 설정하였다. 구체적으로 군집 간의 통계적 유의미성은 one-way ANOVA(Analysis of Variance)분석을 통해 검증하였다.
분석 결과, 표 5와 같이 self-expression, immersion, escapism, utopian space, neutral 등 모든 감정·주제 변인에서 세 클러스터 간 평균 차이가 유의하게 나타났다 (p < .001). 이는 K-means 기반 클러스터링이 메타버스 사용자 간 감정적/사회적 참여 패턴을 구조적으로 잘 구분해 냄을 입증한다. 사후분석(Tukey's HSD, Honestly Significant Difference)을 통해 각 군집 간 쌍별 비교를 수행한 결과, 대부분의 변수에서 세 군집 간 모든 쌍이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를 보였다(p < .05). 이는 클러스터링된 집단이 단지 형식적으로 나뉜 것이 아니라, 사용자 감정 구조와 주제 참여 방식에 근거하여 뚜렷하게 구별될 수 있는 실질적인 집단임을 시사한다.
표 6은 데이터 전처리와 라벨링 결과를 바탕으로 게시글에서 도출된 다섯 가지 헤테로피아 구성 라벨의 의미적 특성과 등장 경향을 요약한 것이다. 사용자가 메타버스 공간을 어떻게 인식하고 수행하는지를 나타내는 기초적 감정·주제 구조를 정리함으로써, 이후의 군집 분석이 어떤 의미 차원을 기준으로 이루어졌는지를 설명한다. 표 7은 본 연구에서 사용된 다섯 가지 헤테로토피아 라벨(Self-expression, Immersion, Escapism, Transgression, Utopian space)이 각각 어떠한 의미적 경향과 키워드 패턴으로 구성되는지를 정리한 표이다. 각 라벨은 Reddit 게시글의 텍스트에서 의미적으로 유사하게 출현한 핵심 단어들을 중심으로 해석되었으며, 이를 통해 메타버스 이용자들이 아바타를 통해 어떠한 감정 구조와 공간적 경험을 수행하고 있는지 파악할 수 있다. 예를 들어 Self-expression 라벨은 Avatar, Create, Personality 등 자아 구성과 창작을 강조하는 단어들이 중심을 이루며, Immersion 라벨은 Virtual, Headset, Space와 같이 감각적 몰입과 존재감을 나타내는 단어들이 집중적으로 등장한다. Escapism 라벨은 Leave, Reality, Stress 등 현실 회피적 정서를 드러내는 키워드들이 포함되며, Transgression 라벨은 Roleplay, Rules, Freedom 등 규범 경계 넘나듦을 의미하는 단어들로 구성된다. 마지막으로 Utopian space 라벨은 Community, Connection, Collaboration과 같이 공동체성·이상적 공간 구성과 관련된 단어들이 나타난다.
이와 같이 표 7은 각 라벨의 의미 구조를 언어적으로 해석한 것으로, 이후 수행된 K-means 군집분석에서 사용자 유형을 구분하는 기준이 되는 의미적 차원을 도출하는 데 기초 자료로 활용되었다.
Ⅳ. 연구 결과
4-1 데이터 분석 및 사용자 유형 분류
본 연구에서는 클러스터 0의 평균 neutral(중립) 값이 0.70으로 매우 높고, 나머지 (immersion, escapism, utopian space, self-expression)는 모두 낮아 데이터를 관망만 하는 성향으로 판단하고 이하 ‘관망형’이라는 단어를 사용한다. 클러스터 1은 모든 감정 키워드가 평균 0.30 이상으로 고르게 높았으며, 감성 몰입, 자기표현, 유토피아적 상상 모든 요소를 혼합한 성향으로 보아 이하 ‘혼종형’이라는 단어를 사용한다. 클러스터 2는 immersion과 self-expression 평균은 높지만, utopian space 평균이 낮아 사회적 공동체보다는 개인적 회피·표현에 집중하는 모양새로 해석되어 이하 ‘탈피표현형’이라는 단어를 사용한다.
관망형의 경우 모든 항목에서 평균 점수가 0.4대에 머무르며, 자기표현, 몰입, 도피, 전복, 이상 공간에 대한 감정 반응이 전반적으로 낮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이는 해당 사용자들이 메타버스를 감정적으로 강하게 개입하거나, 자아를 구성하고 수행하는 공간으로 활용하지 않음을 나타낸다. 특히 유토피아적 상상 공간으로서의 감정 반응은 가장 낮은 0.25로 나타나, 현실과의 단절 또는 새로운 가능성에 대한 상상조차 제한적인 경향을 보였다. 또한 아바타를 이용하지만, 적극적인 정체성 투영이나 감정적 몰입보다는 관찰자적 태도로 메타버스를 사용하는 경향을 보인다. 자기표현이나 감정적 해방의 목적보다는 다른 사용자의 활동을 지켜보거나, 기능적·정보 탐색 중심의 제한적 사용이 이루어짐을 알 수 있었다. 따라서 관망형 사용자는 메타버스를 자기 확장적 목적으로 사용하는 것이 아닌, 제한된 상호작용 속에서 관찰·소비하는 공간으로 경험하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는 푸코의 헤테로토피아적 특성이 약하게 구현되는 유형으로 해석할 수 있다.
혼종형의 경우 전 항목 평균 3.7 이상으로 자기표현, 몰입, 도피, 전복, 이상 공간 모두 강하게 경험하였으며 푸코적 헤테로토피아에 가장 가까운 혼종 사용자, 즉 메타버스를 다중 자아 혼재의 장으로서 사용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현실 자아와 아바타를 이용한 이상적 자아가 동시에 나타나며 이는 상호작용과 표현의 융합적 양상을 띠고 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또한 몰입, 해방감, 창조성 등의 다양한 감정이 동시에 존재하여 본 사용자들에게는 다층적 감정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는 아바타를 다양한 목적으로 활용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자기 표현과 관계 형성, 창작 활동 등 다양한 기능으로 수행하며 이상적 자아를 수행하는 것이다. 메타버스 내에서 친목, 창작물 표현, 몰입 병행 등을 하며 자기 확장의 장으로 공간을 활용하는 모습 또한 확인할 수 있었다. 따라서 혼종형 사용자는 헤테로토피아적 특성을 구현하며 메타버스를 사용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탈피표현형의 경우 자기표현(3.49), 도피(3.35)는 중간 이상, 몰입은 약간 낮고 전복/ 유토피아는 낮은 결과를 볼 수 있었다. 이는 현실 회피와 표현 욕구는 있으나 현실 구조 전복, 공간 재구성에는 소극적인 유형이라고 판단할 수 있다. 공간적 배경보다는 아바타에 집중하여 일상 탈출과 감정 배출에 집중하는 중간 혼종 사용자이다. 아바타를 통해 현실 자아를 전면적으로 벗어나 완전히 새로운 자아를 구성하며, 정체성 해체, 현실 거부 등 심리적 탈피에 집중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또한 해방감, 탈출, 유토피아적 이상에 집중된 목표 지향적 감정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는 혼종형의 다층적 감정과 대비된다. 메타버스 내에서 사회적 교류는 지양하고, 개인 중심적으로 사용하는, 즉 메타버스를 이상적 도피처로 설정한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따라서 탈피표현형 사용자는 자아의 이탈과 재구성을 중심으로 탈규범적인 공간으로만 사용하고 있으며, 헤테로토피아적 특성을 부분적으로만 구현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4-2 혼종형과 탈피표현형 사용자 간 차이
혼종형과 탈피표현형 사이 유토피아적 공간 감각 관련 키워드 출현 빈도 또한 그림 1과 같이 혼종형과 탈피표현형 사이 유토피아적 공간 감각 키워드 사이 출현 빈도에는 유의미한 차이가 있었다. 혼종형과 탈피표현형 사용자 간의 Utopian Space Score의 차이를 검증하기 위해 독립표본 T-검정을 수행하였다. 그 결과, T-통계량은 58.93, P-valaue<0.0001로 0.05보다 적은 수치가 나왔으며, 두 사용자 그룹 간 평균 점수의 차이가 통계적으로 매우 유의미함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는 메타버스에서의 유토피아적 공간 감각에 대한 두 집단의 접근 방식이 다름을 입증한다. 유토피아적 공간 감각 점수가 높은 혼종형 사용자 그룹은 사회적 교류 관련 키워드(예: friend, talk, community)를 더 빈번하게 언급하고 있었으며, 이는 메타버스를 이상적 상호작용 공간으로 상상하고 있다는 점과 연결된다. 반면, 탈피표현형 사용자들은 유토피아 점수는 낮고, 동시에 사회적 키워드 출현도 제한적이었다. 따라서 유토피아 점수 분포는 사회적 공간에 대한 감정적 개입 정도와 일정 부분 연관될 수 있으며, 두 변수 간의 의미 있는 경향성이 존재함을 의미한다.
즉, 메타버스 내 사회적 교류는 메타버스를 유토피아로 인식하는 헤테로토피아적 상상과 비례한다. 사회적 교류 참여가 곧 메타버스를 유토피아로 인식하게 되는 중요한 키워드라고 해석할 수 있기 때문이다.
Ⅴ. 분석 결과에 대한 논의
본 연구에서는 메타버스 사용자를 헤테로토피아적 관점으로 분류하여 사용자를 관망형, 혼종형, 탈피표현형 총 세가지 유형을 도출하였다. 관망형 사용자들은 메타버스 내 아바타를 이상적인 자아 표현 도구가 아닌 세계관 내 관찰을 위한 도구로 사용하고 있었으며, 적극적 참여보다 주변을 관조하는 경험에 더욱 집중하는 모습을 보인다. 혼종형 사용자들은 메타버스 내 아바타를 이상적인 자아 표현 도구로 사용하고 있었으며, 사회적 교류를 통해 유토피아적 공간 상상에도 집중하고 있었다. 탈피표현형 사용자들은 아바타를 통해 이상적 자아 표현을 하고 있었으나 사회적 교류의 정도는 혼종형과 비교하였을 때 떨어지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혼종형과 탈피표현형의 유토피아적 공간 상상의 차이는 사회적 교류의 정도로 파악할 수 있었다. 탈피표현형 사용자들은 일시적 회피 수단으로서 아바타를 이용하고 사회적 교류에는 집중하지 않는 모습으로 나타났다. 이는 메타버스가 헤테로토피아로서 작동하기 위한 기준이 단순 아바타, 즉 이상적 몸에만 집중되어 있는 것이 아닌 사회적 교류를 통한 이상적 공간 재구현 역시 필수임을 알 수 있었다.
본 연구에서 발견된 사용자 유형은 메타버스 경험을 설명하는 새로운 시각을 제공하며, 특히 메타버스의 헤테로토피아성은 사회적 교류를 통한 공간적 상상력의 정도에 따라 강화 혹은 약화된다는 점을 시사한다. 이러한 해석은 메타버스가 단순한 가상 세계가 아닌 사회적 상상력이 구현되는 복합적 장소로 작동되고 있다는 이론적 함의를 제공한다.
Ⅵ. 결 론
메타버스는 현실의 제약을 넘어 다양한 정체성과 사회적 경험을 가능하게 하는 디지털 환경으로 주목받아 왔다. 그러나 기존 연구는 기술적 요소나 아바타의 외형에 치중하여 사용자가 가상공간을 어떻게 의미화하는지에 대한 분석이 부족했다. 특히 푸코의 헤테로토피아 개념을 메타버스 사용자 경험과 실증적으로 연결한 사례는 거의 없다. 이에 본 연구는 메타버스를 이질적 공간과 정체성이 중첩되는 헤테로토피아적 장소로 보고, 아바타 경험을 중심으로 사용자 유형을 분류하고 그 의미를 분석하였다. 메타버스 사용자의 유형을 해외 사이트 레딧에서 텍스트 마이닝을 통해 관망형, 혼종형, 탈피표현형 3가지로 분류하였으며 헤테로토피아 관점에서 아바타 표현과 사회적 교류, 이상적 공간 재구현 결합이 중요하다는 이론적 의의를 도출하였다. 또한 혼종형 사용자가 메타버스 내 헤테로토피아 실현의 핵심 집단임을 확인하였다.
추후 메타버스 콘텐츠를 각 사용자 유형의 특징에 맞추어 제시한다면 사용자들에게 헤테로토피아적 경험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예를 들어 관망형 사용자에게는 접근 난이도가 낮은 체험을 유도하는 콘텐츠를 제공하거나, 다른 사용자의 관찰을 보다 재미있게 하여 직접 참여를 유도하는 기회를 제공하면 직접적인 참여에 도움이 될 것이다. 혼종형 사용자는 물리적 외형의 표현, 사회적 상호작용, 아이덴티티의 공유를 동시에 중시하는 사용자로 정의할 수 있다. 이들은 단순히 개인 아바타의 꾸밈이나 감상적 몰입에 머무르지 않고, 타 사용자들과 함께 창작 활동을 수행하거나 사회적 공동 경험을 구축하는 데 관심을 가진다. 이들은 아바타를 통해 자아를 표현하면서도, 메타버스 내에서의 사회적 관계 형성이나 커뮤니티 활동을 활발히 수행하며, 플랫폼을 지속적으로 이용하는 경향을 보인다. 이러한 특성은 푸코의 헤테로토피아 개념 중 '공간의 중첩성'과 '보정의 기능성' 측면에서 특히 부합한다. 서로 다른 현실과 가상의 정체성을 병치시킴으로써 새로운 유형의 집합적 자아와 창작 공간을 실현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 사용자 유형에게는 공동 창작을 가능하게 하는 실시간 협업 툴 제공, 개인화된 커스텀 공간 생성 권한 부여등이 효과적인 전략으로 제시될 수 있다.
본 연구는 정량적 텍스트 마이닝과 헤테로토피아 개념을 융합하여 메타버스 사용자를 분류하고 이론적, 실무적 의의를 제공하였으나 한계점이 존재한다. 첫 번째 한계점은 레딧 커뮤니티 사용 대상자를 한정으로 데이터를 수집하였기 때문에 비서구권 메타버스 이용자의 경험은 포함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두 번째 한계점은 게시글, 즉 텍스트 기반 발화에 의존하였기 때문에 이미지, 아바타 디자인, 제스처와 같은 비언어적 표현 경험은 누락되었다는 점이다. 이는 추후 국내 메타버스 플랫폼 사용자를 대상으로 인터뷰 및 설문을 진행하여 보완할 예정이다.
Acknowledgments
본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및 정보통신기획평가원의 정보통신방송혁신인재양성(메타버스융합대학원)사업연구 결과로 수행되었습니다(IITP-2024-RS-2024-00425383).
본 논문 작성에 큰 도움을 주고 떠난 김윤지양에게 이 논문을 바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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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소개
2020년:수원여자대학교 시각디자인학과
2020년~2024년: 수원여자대학교 시각디자인학과
2024년~현 재: 경희대학교 메타버스학과 석사과정
※관심분야:메타버스(Metaverse), 공간철학(philosophy of space), 서비스 디자인(Service Design) 등
2002년:University of Dundee (UK), Electronic Imaging. BA(Honours)
2004년:University of Dundee (UK), Electronic Imaging. MSc(이학석사)
2010년:University of Dundee (UK), Electronic Imaging. (게임학), PhD (이학박사)
2004년~2007년: University of Dundee, Lecturer
2007년~2010년: KAIST 엔터테인먼트 공학연구소, 연구원(기능성 게임랩)
2010년~2012년: KAIST 문화기술대학원, Digital Art & Entertainment Track 초빙교수 (게임)
2012년~2013년: 서울대학교 차세대융합기술연구원, 게임융합미디어연구센터 센터장
2013년~2024년: 경희대학교 디지털콘텐츠학과 교수
2024년~현 재: 경희대학교 일반대학원 메타버스학과 교수
※관심분야:기능성 게임(Serious Game), 게임화(Gamification), 게임문화(Game Culture), VR/AR 콘텐츠(VR/AR Conten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