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rea Digital Contents Society
[ Article ]
Journal of Digital Contents Society - Vol. 25, No. 11, pp.3149-3155
ISSN: 1598-2009 (Print) 2287-738X (Online)
Print publication date 30 Nov 2024
Received 14 Oct 2024 Revised 20 Nov 2024 Accepted 25 Nov 2024
DOI: https://doi.org/10.9728/dcs.2024.25.11.3149

웹툰 제작에서 AI 사용 활성화를 위한 작가보조형 AI 연구

황선태*
서강대학교 신문방송학과 연구원
Creator-Assistive Artificial Intelligence to Activate Artificial Intelligence Use in Webtoon Production
Sun Tae Hwang*
Researcher, Department of Mass Communication, Sogang University, Seoul 04107, Korea

Correspondence to: *Sun Tae Hwang E-mail: scarbo1909@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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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

이 연구는 웹툰 창작 과정에서 인공지능(AI) 기술, 특히 작가보조형 AI의 도입 필요성과 그 영향을 분석한다. 웹툰 산업은 창작자에게 높은 노동 강도를 요구하는 분야로, AI 기술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할 중요한 도구로 주목받고 있다. 본 연구는 웹툰 창작에 AI 도입을 촉진하기 위해 생성형 AI와 작가보조형 AI를 구분하여 정의하였다. 생성형 AI는 방대한 외부 데이터를 학습하면서 윤리적 문제와 저작권 침해 가능성을 내포하는 반면, 작가보조형 AI는 창작자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작업을 지원해 이러한 문제를 최소화할 수 있음을 확인하였다. 또한, 작가보조형 AI의 파일럿 테스트를 통해 반복적이고 기술적인 작업을 대체할 가능성을 검토하였다. 그 결과, 웹툰 창작에서 작가보조형 AI 도입이 창작 효율성 향상과 노동 강도 감소에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음을 확인하였다.

Abstract

In this study, the necessity and impact of adopting artificial intelligence (AI) technology, particularly creator-assistive AI, in webtoon production were analyzed. The webtoon industry demands significant labor intensity from creators, and AI technology has emerged as a crucial tool to address this issue. In this study, generative AI and creator-assistive AI are differentiated and defined to facilitate the introduction of AI in webtoon production. While generative AI learns from vast external data, raising ethical concerns and the potential for copyright infringement, creator-assistive AI is based on the creator’s data, thereby minimizing these issues. A pilot test of creator-assistive AI was conducted to evaluate its potential to replace repetitive and technical tasks. The findings suggest that implementing creator-assistive AI in webtoon production can significantly enhance creative efficiency and reduce labor intensity.

Keywords:

Artificial Intelligence, Creative Tools, Creator-assistive AI, Webtoon AI, Webtoon Production

키워드:

인공지능, 창작 도구, 작가보조형 AI, 웹툰 AI, 웹툰 창작

Ⅰ. 서 론

인공지능(AI) 기술의 급속한 발전은 콘텐츠 창작 분야에 큰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음악, 영화, 문학 등 다양한 예술 영역에서 AI는 창작을 보조하는 도구로 자리 잡아, 작업 효율을 높이고 새로운 형태의 창작을 가능하게 하고 있다. 그러나 웹툰 창작 분야에서는 AI 기술의 도입이 여전히 제한적인 상태에 있으며, 이에 대한 사회적 거부감도 존재한다. 특히 웹툰 창작에서 AI 사용은 몇 가지 사건들로 인해 사실상 금기시되는 분위기가 형성되어 있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2023년 발생한 ‘신과 함께 돌아온 기사왕님’ 사건이 있다[1]. 이 작품은 생성형 AI를 사용해 제작되었으나, 독자들로부터 비현실적인 표현과 낮은 완성도로 비판을 받았다. 이에 따라 웹툰 플랫폼들은 AI 기반 작품에 대한 규제를 강화했고, 작가와 독자 사이에서 AI 도입에 대한 논쟁이 더욱 격화되었다. 이러한 사건들은 웹툰 창작에서 AI 도입을 가로막는 중요한 계기가 되었으며, 현재까지도 웹툰 산업 전반에 걸쳐 AI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자리 잡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AI는 창작자의 노동을 줄이고 창작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도구로 주목받고 있다. 웹툰 창작은 스토리 구상, 콘티 작성, 스케치, 펜터치, 채색 등 전 과정에서 상당한 노동력이 요구되는 작업이다. AI 기술은 이러한 반복적이고 기술적인 작업을 지원하여, 작가가 창의적인 과정에 더 집중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줄 수 있다. 특히, AI를 통한 일정한 퀄리티 유지와 작업시간 단축은 웹툰 제작에서 큰 장점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이에 반해 무분별한 AI 도입은 저작권 침해, 윤리적 문제 등 여러 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

본 연구에서는 웹툰 창작에서 AI 도입의 필요성과 방향성을 논의하면서 생성형 AI 기술과 작가보조형 AI를 구분하여 살펴볼 것이다. 생성형 AI는 방대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이미지나 콘텐츠를 생성하는 방식으로, 저작권 및 윤리적 문제를 수반한다. 반면, 작가보조형 AI는 작가가 직접 입력한 데이터만을 학습하여 작가의 스타일을 유지하면서 작업을 보조하는 방식으로, 저작권 문제를 최소화하면서도 창작 시간을 단축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공한다. 작가보조형 AI는 아직 상용화 상태는 아니지만, 향후 기술 발전과 함께 웹툰 창작 과정에서의 효율성을 높이고, 노동 강도를 줄일 가능성이 있는 중요한 도구로 기대된다. 이에 본 연구는 웹툰 창작에서 작가보조형 AI 도입이 미칠 수 있는 긍정적인 영향을 고찰하며, 이를 통해 웹툰 산업에서 AI 기술이 효율적이고 창의적으로 활용될 수 있는 방향을 제안하고, 더 나아가 작가보조형 AI의 활성화를 위한 기초를 마련하고자 한다.


Ⅱ. 선행 연구 분석

생성형 AI(Generative AI)의 발전은 예술 및 창작 산업 전반에 걸쳐 큰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이동후는 창작 및 예술 분야에서 미드저니(MidJourney)와 스테이블 디퓨전(Stable Diffusion) 같은 이미지 생성 AI 도구가 급격히 발전하며 창작자들의 작업 시간을 단축시키고 창의적 아이디어의 발현을 보조하는 중요한 도구로 자리 잡고 있음을 강조하였다​[2]. 이 연구에서는 이러한 기술들이 단순한 도구로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창작의 패러다임 자체를 변화시킬 수 있는 잠재력이 있음을 강조하고 있다. 문창현과 권동현은 애니메이션 제작 교육에서 생성형 AI의 도입이 효율성을 높이고 창작 과정에서 필요한 반복적 작업을 줄일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3]. 특히 기술적 작업이 많이 요구되는 애니메이션 제작 과정에서 생성형 AI의 활용은 큰 이점을 제공할 수 있으며, AI가 창작 행위에 혁신적인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김지은, 오나예, 박진완은 AI 기술을 웹툰 제작 과정에 접목하여 노동력을 절감하고 창작에 효율성을 증대하는 새로운 프로세스를 제안하면서[4], AI로 인해 작가의 영역이 축소되는 것에 대한 거부감과 학습 데이터들의 저작권 침해 논란이 야기되어 온 것과는 달리, 명확한 범위의 목표를 가지고 올바른 절차를 거쳐 사용된다면 인공지능 기술이 창작 과정에서도 의미 있는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결과를 보여줬다.

웹툰 창작 분야에서도 AI의 도입에 대한 논의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이수진과 강지영은 AI 기술이 웹툰 제작 과정에서 창작자의 노동 시간을 절감하고, 특히 반복적인 작업 공정을 자동화하는 데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다고 지적하였다[5]​. 이 연구는 웹툰 창작 과정에서 AI 기술이 효율성을 증대시키고, 디지털 콘텐츠 제작의 속도를 가속화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반면, 권혁주는 네이버웹툰의 ‘AI 웹툰 보이콧’ 사건을 예로 들어, AI가 생성한 이미지가 독자들에게 부자연스럽고 미완성된 것으로 인식되었으며, 이는 AI에 대한 사회적 수용성을 저해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음을 시사했다[6]. 이러한 사례들은 AI 기술이 웹툰 산업에서 성공적으로 도입되기 위해서는 기술적 개선 뿐만 아니라 사회적 인식의 변화가 필요함을 보여준다. 이승진과 왕덕원은 웹툰 제작에서 AI 도입의 성공 여부는 저작권 보호를 위한 명확한 법적 규제와 가이드라인 마련에 달려 있다고 주장한다[7]. AI가 창작 도구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AI가 창작자와 협업하는 방식을 명확히 규정하고,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윤리적 문제와 저작권 침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점이 강조되고 있다.

이와 같은 선행 연구들은 AI 기술이 콘텐츠 창작 분야에서 갖는 중요성과 웹툰 창작에서의 도입 가능성을 다루고 있지만, 웹툰 작업에 실질적으로 어떻게 적용할 수 있을지에 대한 구체적인 논의는 여전히 부족하다. 이에 본 연구는 이러한 선행 연구들을 바탕으로 웹툰 창작에서의 AI 도입에 대한 구체적인 방안을 작가보조형 AI 도입을 통해 제시하고자 한다.


Ⅲ. 웹툰 창작에서 AI 도입

3-1 웹툰 창작과 AI 기술

웹툰 제작에서 AI 기술이 도입되기 시작한 것은 비교적 최근의 일이다. 특히 2020년대에 들어 AI의 이미지 생성 및 편집 기능이 발전함에 따라, 웹툰 창작 과정에서도 AI의 활용 가능성이 주목받고 있지만, AI의 도입은 아직 제한적이다. 현재 네이버웹툰을 비롯한 웹툰 플랫폼과 여러 업체에서는 다양한 웹툰 관련 AI 기술을 선보이고 있다. 실제 사람 얼굴이나 배경을 웹툰 스타일로 변환해주는 기술인 ‘웹툰미(WebtoonME)’, 자동 채색 툴인 ‘AI 페인터’ 등[8] 주로 자동 채색 AI, 배경 생성 AI 같은 기술이다. 아직 작가들은 웹툰 창작의 전 과정에서 AI를 적극적으로 활용하지 않으며, AI 사용은 아주 보조적인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하지만 웹툰은 디지털 이미지 형식의 콘텐츠이기 때문에 AI 기술이 적용되기에 적합한 매체이며 모든 제작 과정을 디지털상에서 실행할 수 있으므로 새로운 기술이 도입되기에도 적절하다[9].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까지는 웹툰 창작 과정에서 AI가 적극적으로 도입된 사례는 극히 드물다.

3-2 AI 도입에 대한 사회적 거부감

웹툰 창작에서 AI 기술 도입에 대한 거부감은 몇 가지 중요한 사건과 사회적 분위기 속에서 강화되어 왔다. 2023년 ‘신과 함께 돌아온 기사왕님’ 사건과 같은 사례 외에도 같은 해에 발생한 네이버웹툰 공모전의 ‘팝콘예술학교’ 사건이 있다. 해당 작품은 도전만화 인기 1위에 오르면서 많은 주목을 받았으나, 작품 속 캐릭터의 표현에서 여러 가지 오류가 발견되었다. 특히 캐릭터의 하체 부분이 완성되지 않아, 독자들은 이를 비판하며 웹툰 창작에서 AI를 사용하는 것에 대해 강한 거부감을 표출했다. 이 사건은 아마추어 웹툰 작가들의 ‘AI 웹툰 보이콧’ 운동을 촉발시켰고[10], 이후 웹툰 플랫폼들 사이에서는 AI 기술을 활용한 작품의 도입에 대한 규제가 강화되었다.

기술적 미성숙 역시 거부감의 큰 요인이다. 웹툰 독자들은 높은 수준의 작화와 감정 전달을 중요하게 여기는데, AI가 보여준 낮은 가독성과 이질감에 부정적인 의견을 보였다[11]. AI 기술이 생성하는 이미지나 배경은 간혹 일관성 없거나 비현실적인 디테일을 포함할 수 있으며, 이는 독자들이 기대하는 시각적 완성도를 충족시키지 못한다. 예를 들어, 손가락이 여섯 개로 나타나는 오류 등 AI 생성물 특유의 이질감은 독자들의 거부 반응을 일으킬 수 있다[12]. 거기다 아마추어 작가들은 AI 웹툰으로 인해 그들의 입지가 줄어들지도 모를 불안함과 웹툰 시장의 진입 장벽이 더 높아질 것이라는 우려가 있고, 작가들은 기존 작품들을 허락 없이 무단으로 학습하는 AI의 메커니즘에 거부감을 가지고 있다[6].

3-3 AI 도입의 필요성

2023년 한국콘텐츠진흥원의 웹툰 작가 실태조사에 따르면, 웹툰 작가들의 평균 작업 시간은 주당 6~7일, 하루 평균 9.5시간이며, 작업을 많이 하는 날은 하루 14.4시간에 이른다[13]. 이는 현행 근로기준법이 규정하는 법정 근로시간을 훨씬 초과하는 수치이며, 작가들은 창작 과정에서 과도한 노동 강도를 감수하고 있다. 사실 웹툰 작가들의 살인적인 노동 시간 문제는 이전부터 꾸준히 언급된 문제였고, 지금까지도 해결이 되지 못한 채 웹툰 산업의 어두운 이면으로 남아있다. AI 도입은 이러한 노동 강도를 줄이고, 작가들이 더 창의적인 작업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하는 해결책이 될 수 있다.

또한, 웹툰 산업에서 AI 도입은 작품의 다양성을 확보하는 데에도 이바지할 수 있다. 현재 스튜디오 시스템의 발전으로 인해 더 높은 작화 퀄리티를 요구하는 시장이 형성되었으며, 이는 개별 작가들이 웹툰 시장에 진입하는 데 있어 높은 진입 장벽으로 작용하고 있다. AI 기술의 도입은 이 같은 기술적 진입 장벽을 낮추고, 다양한 배경을 가진 창작자들에게 자신의 아이디어를 웹툰으로 구현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 이것은 결국 웹툰 산업의 성장과 함께 다양한 작품의 출현을 가능하게 할 것이며, 시장의 활성화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웹툰 시장의 AI 기술 도입이 고성장의 기폭제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14]는 전문가의 시각도 있다.

하지만, 앞서 언급한 대로 무분별한 AI 도입은 아직 사회적 거부감이 크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AI의 도입이 가져올 문제를 최소화하면서 활성화를 시킬 수 있는 방안으로 웹툰 제작에 쓰이는 생성형 AI 중 사용자가 입력한 데이터만으로 이미지를 생성하는 모델을 ‘작가보조형 AI’로 정의하고, 이 모델의 활용 가능성을 중점적으로 다룰 것이다. 김지은, 오나예, 박진완은 반복적이며 상대적으로 단순한 작업이 인공지능 기술을 통해 작가의 그림 스타일과 유사하게 생성될 수 있다면 웹툰 제작에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다고 했다[4]. 작가의 스타일을 유지하면서 사용할 수 있는 작가보조형 AI의 도입은 AI 사용에 대한 거부감을 줄일 수 있고 작가들에게 더 나은 창작 환경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Ⅳ. 작가보조형 AI

4-1 일반적인 생성형 AI의 문제점

생성형 AI는 방대한 양의 이미지 데이터를 학습하고 분석하여 이용자의 특정 요구에 따라 결과를 능동적으로 생성해 내는 인공지능 기술을 의미한다. 생성형 AI의 기본 원리는 대량의 이미지 데이터를 학습하여 특정 패턴이나 스타일을 자동으로 인식하고, 이를 바탕으로 새로운 이미지를 만들어내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AI는 데이터의 특성과 규칙을 학습하여 인간이 의도한 결과물을 생성할 수 있다. 현재 상용화된 대표적인 이미지 생성 AI 모델로는 달리(DALL·E)와 스테이블 디퓨전(Stable Diffusion), 그리고 미드저니(Midjourney)가 있다[15]. 일반적으로 모든 생성형 AI는 실제 작업에 사용함에 있어서 저작권 문제와 윤리적 문제가 발생한다.

AI 학습을 위해서는 데이터를 수집 및 가공하여 데이터셋을 구성한 뒤 이를 인공 신경망에 전달하여 학습시키는 일련의 절차를 거치게 되는데, 그 과정에서 학습 데이터에 포함된 저작물에 대한 복제 등의 행위가 필연적으로 수반된다[16]. AI가 학습하는 과정에서 저작물의 무단 복제는 명백한 저작권 침해에 해당한다. 특히 AI가 수집한 데이터가 창작자의 허락 없이 사용될 경우, 이는 법적 분쟁을 초래할 수 있다. 실제로 Getty Images는 Stability AI를 상대로 저작권 침해 소송을 제기했으며, 이는 AI와 저작권 문제의 대표적인 사례다[17]. 또한, AI가 창작한 결과물에 대해 저작권을 누구에게 귀속시킬 것인지도 논란의 중심에 있다. AI가 생성한 작품은 원작자의 개입 없이 제작된 것이지만, 그 기반이 되는 데이터는 창작자의 작업물을 포함하고 있기 때문에 2차 창작물로 간주될 수 있다. 최근 미국 저작권청(USCO)은 최종 완성품에 사람의 창의적 노력이 포함됐다는 것을 증명할 수 있으면 인공지능 생성작품도 저작권을 인정할 것이라고 밝혔다[18]. 하지만 AI 작품의 저작권 인정 여부는 쉽게 결정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며 앞으로 많은 사회적 논쟁이 필요한 사안이다. 국내 웹툰 업계에서도 아직 이미지 생성형 AI로 그린 이미지를 허용할 수 있을지 논란 중이다[19].

AI가 학습하는 과정에서 창작자의 동의 없이 데이터를 수집한다는 점은 윤리적인 측면에서도 심각한 문제를 일으킨다. 많은 작가들은 자신들의 작품이 AI 학습에 사용되는 것을 원하지 않으며, 이는 창작자의 권리를 침해할 뿐 아니라 창의성을 기계에 의존하는 현상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AI가 창작의 도구가 아닌 주체로 변할 가능성은 창작자의 창의성에 대한 위협으로 여겨질 수 있다. 이는 단순한 기술적 문제가 아니라, 인간 고유의 창의적 표현이 기계에 의해 대체될 수 있다는 윤리적 우려를 불러일으킨다. 또한, 보조 작가군의 직업적 위협도 있을 수 있다. AI가 상용화 된다면, 지금 채색이나 배경 등으로 일하는 보조 작가군의 일자리가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가 야기될 수 있다.

4-2 작가보조형 AI 정의

본 연구에서는 생성형 AI 중에서도 작가가 직접 입력한 데이터를 학습하여 해당 작가의 스타일을 반영한 결과물을 생성하는 모델을 작가보조형 AI로 정의한다. 웹툰 제작 프로세스는 스토리와 콘티 단계를 거쳐 콘티를 바탕으로 스케치를 하고 여기에 선따기라고 하는 펜터치 작업을 한 뒤 채색과 배경, 편집 등의 단계를 거친다. 일반적으로 가장 창의력이 요구되는 단계는 스토리와 콘티 단계이며 스케치와 펜터치, 채색의 단계는 상대적으로 상당히 노동집약적인 단계라 할 수 있다. 물론, 작품 기획 단계에서 작품에 맞는 선화 화풍을 만들어 가는 것은 창의성이 들어가겠지만, 막상 실제 작품 연재 중에는 창의력 보다는 기술력과 노동력이 훨씬 더 요구되는 제작 단계라고 볼 수 있다. 만약 이 단계를 작가보조형 AI를 통해 작가의 개성이 담긴 화풍을 학습시킨 뒤 작가보조형 AI를 사용해 작가의 스타일이 고스란히 반영되어 있는 결과물을 얻을 수 있다면, 작가는 반복적인 작업과 과도한 노동 시간에서 해방되어 스토리와 창의적인 작업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할 수 있으며, 이는 웹툰 산업의 전반적인 질적 향상에 기여할 것이다.

한보라는 창작자의 역할은 기술의 발전에 의해 얼마든지 변할 수 있으나, 그 편리한 역할만 대체가 가능할 뿐, 인간 대 인간의 공감을 바탕으로 한 창의적인 역할은 여전히 존속될 것이다[20]고 했다. 작가보조형 AI는 이처럼 창의적인 부분이 아닌 기술적 부분을 대체할 수 있는 좋은 방향임을 알 수 있다. 또한 무작위로 학습한 외부 데이터를 사용하는 일반적인 생성형 AI와 달리, 사용자가 직접 입력한 데이터의 스타일을 그대로 유지한 채 결과물을 출력할 수 있는 작가보조형 AI는 외부 데이터 사용에 따른 저작권 침해 문제가 발생하지 않을 것이다.

현재 국내에는 작가보조형 AI라는 용어를 사용하진 않지만, 특정 작가의 스타일을 학습해서 결과물을 내는 AI 서비스를 준비 중인 업체가 몇 군데 있다. 슈퍼엔진의 퓨어모델 AI, 라이언로켓의 젠버스, 크림의 에이드(Aid), 리얼드로우의 언리얼 엔진 기반 AI 웹툰 솔루션, 코니스트의 그리다 AI 등이 있는데, 각 업체의 특징은 표 1에 정리를 했다. 업체마다 각각의 특징은 있지만 기본적으로 모두 특정 작가의 그림을 학습시켜서 선화나 채색, 명암, 배경 채우기 등 반복 작업에 드는 시간을 줄일 수 있도록 결과물을 출력하는 기능, 다양한 연출과 구도 속에서도 작가의 화풍을 유지하면서 캐릭터를 그려내는 기능 등 작가보조형 AI로서의 기능을 수행하는 모델이다. 작가보조형 AI는 현재 상용화된 서비스가 없고 기술적 구현 상태가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다. 그러나 해당 기술의 가능성을 논의하는 것은 향후 발전 가능성을 준비하는 데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Creator-assistive AI service provider In Korea

4-3 작가보조형 AI 파일럿 테스트

본 연구에서는 그리다 AI를 개발 중인 코니스트의 도움을 받아 작가보조형 AI가 실제 어떻게 구현되는지 파잍럿 테스트를 진행하였다. 작가보조형 AI를 사용하기 위해서는 먼저 AI에게 작가의 스타일을 학습시키는 과정이 필요하다. 그림 1은 동일한 캐릭터를 다양한 각도와 표정으로 그린 캐릭터 시트로, AI가 작가의 스타일을 학습하는 데 사용되었다. 이 캐릭터 시트는 반드시 동일한 캐릭터여야 하며, 작가 화풍의 일관성이 유지되어야 한다.

Fig. 1.

Character sheets for learning to Krida AI

이런 식으로 많은 양의 캐릭터와 작가의 화풍 데이터를 AI에 학습을 시키면, 작가보조형 AI는 이 데이터를 바탕으로 특정 작가의 스타일을 학습하여 다양한 입력 방식에 대응하는 결과를 만들어낸다. 그림 2에서 보듯 3D 모델 기반 외곽선이나, 스케치, 손으로 그린 콘티, 심지어 3D 스켈레톤으로 입력을 해도 결과물이 일정한 화풍과 스타일이 유지된 채 출력이 됨을 확인 할 수 있다.

Fig. 2.

Sketch results using Krida AI

이 실험을 통해 AI에게 특정 스타일을 학습시킬 수 있고 또 그에 상응하는 결과물이 나올 수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이렇듯 작가보조형 AI은 실제 작업에서 유용하게 사용이 가능해 보인다. 예를 들어, 연재를 앞둔 작가는 작품 제작 초기 캐릭터를 개발하고 스타일을 완성한다. 그리고 그 데이터를 작가보조형 AI에 학습을 시키고 나면, 매주 연재 과정에서는 간단한 콘티 혹은 러프한 스케치 입력만으로도 원하는 스케치와 펜터치 혹은 채색 결과물까지 AI를 통해 얻을 수 있다. 이런 프로세스가 웹툰 제작에 도입되면 제작 전반에 있어서 큰 변화가 올 것이라 예상된다. 다만, 그리다 AI를 포함해서 언급한 모든 업체들이 아직 상용화된 서비스를 하지 않고 있기에 현재로서는 최종 결과물을 정확하게 파악하기 힘든 단계임을 알려둔다.


Ⅴ. 작가보조형 AI의 도입 효과와 과제

5-1 작가보조형 AI의 도입 효과

작가보조형 AI는 저작권 문제를 효과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점에서 중요한 장점을 지닌다. 생성형 AI와 달리, 작가보조형 AI는 오로지 작가가 제공한 창작물 데이터를 학습하여 결과물을 생성하므로, 외부 데이터를 무단으로 학습하는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저작권 침해 위험을 원천적으로 차단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작가가 AI에 제공한 데이터는 철저히 보호되며, 생성된 결과물에 대한 저작권도 명확하게 작가에게 귀속된다. 이는 AI 도입에 따른 윤리적 논란 또한 효과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하는 셈이다. 한국저작권위원회의 <생성형 AI 저작권 안내서>에 따르면, 인간이 스케치한 그림에 AI가 채색할 경우, 특히 그 채색을 학습시킨 원 소스가 저작권자의 창작물인 경우, 저작물로 인정된다[16].

작가보조형 AI는 작가의 작업을 보조하는 데 중점을 두므로, 작가와 독자 모두에게 수용성을 높일 수 있다. 강민석, 주종우는 작가들의 AI 인식 조사를 통해 작가들이 도구적 가능성은 높게 평가하지만, 창작 주체로서의 역할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평가를 한다고 했다[21]. 작가들은 AI가 창작자의 기술적 작업을 대체할 수 있더라도, 인간의 창의적 표현과 감정 전달 능력은 대체되지 않는 것을 원하고 있는 것이다. 2023 웹툰 작가 실태조사에서도 개인 작가가 자신의 그림체만으로 AI를 학습시킬 수 있다면 사용을 고려할 수 있지만, 다른 작가의 그림을 학습 데이터로 사용하는 것은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13].

AI 도입으로 인해 보조 작가군의 역할이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가 있을 수 있으나, 오히려 실제로 새로운 기술이 도입되면 그에 맞는 새로운 업무가 생겨날 가능성이 크다. 과거 스케치업이 웹툰 제작에 처음 도입되었을 때, 많은 작가와 보조작가들이 거부감을 느꼈으나, 현재 웹툰 제작 환경에서 웹툰 작업 시간을 단축시키는 3D 그래픽은 도구 및 기능으로 분류되고[22] 스케치업 배경 제작 등 3D 모델링과 관련된 새로운 업무가 생겨나면서 보조작가들에게도 새로운 수익 창출 기회가 마련되었다. 작가보조형 AI 도입 역시 마찬가지로, 기존의 보조작가들이 AI의 학습 데이터를 관리하거나, AI가 생성한 이미지를 검수하고 보완하는 등의 새로운 직종이 생겨날 것이라 예상한다.

5-2 작가보조형 AI의 한계 및 제언

하지만, 현재 웹툰 창작에 작가보조형 AI을 바로 사용하기에는 아직 몇 가지 장애물이 존재한다. 우선 기술적으로 완벽하지 않다는 점이다. AI가 제공하는 결과물은 아직 작가의 세밀한 표현에 있어서 문제가 발생하거나 일관성 있는 결과물을 제공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또한 아직까지 상용화된 작가보조형 AI 서비스가 전무한 상태다. 디테일 구현 등의 기술적인 문제일 수도 있고, 예산이나 사업성의 문제일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AI의 발달 속도로 볼 때 기술적인 부분들은 생각보다 빠른 시일 내에 해결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

플랫폼의 소극적 태도 역시 현재 작가보조형 AI를 활용함에 있어서 어려움을 준다. 현재 웹툰 플랫폼들은 AI 기술에 대해 비교적 보수적인 태도를 유지하고 있으며, 이는 독자와 창작자 간의 AI에 대한 거부감을 반영한 것이다. 웹툰 플랫폼은 AI 기술을 도입하고 활용하는 데 있어 핵심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 이에, 플랫폼이 작가와 독자에게도 충분히 수긍이 갈 수 있는 작가보조형 AI에 대한 명확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기를 바란다. 현재 네이버웹툰은 생성형 AI가 웹툰 작가들의 작품을 무단 학습하는 것을 막아주는 ‘웹툰 AI 임파스토’라는 서비스를 개발 중이다[23]. 이는 서비스는 작가나 독자들이 가질 수 있는 AI에 대한 거부감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더 나아가 웹툰 작품 안에 매 화마다 생성형 AI 데이터 학습 가능 여부, 학습 가능 정도의 마크 혹은 가이드라인을 시각적으로 제시하는 식의[21] 추가적인 행보와 더불어 작가보조형 AI 도입에 적극적인 태도를 보이길 기대해 본다.

AI에 대해 작가와 독자가 가지는 거부감도 중요한 문제다. 거부감을 줄이려면, AI에 대한 인식의 변화가 필요하다. 생성형 AI와 달리 작가보조형 AI는 도구적 역할임을 명확히 인식시켜야 하고, 이것의 도입이 웹툰 제작의 질을 저하하는 것이 아니라 더 풍부하고 다양한 웹툰 콘텐츠를 생산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점도 인식시켜야 한다. 이를 위한 교육 프로그램이나 홍보 지원 등의 정책적 지원이 이루어진다면 작가보조형 AI 도입에 긍정적인 작용을 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작가보조형 AI의 도입이 효과적으로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법적·제도적 기반이 필수적이다. 이러한 기반이 마련될 때, 작가보조형 AI는 사회적 신뢰를 구축하고 창작자의 권리를 보호하며, 더욱 활성화될 수 있다.


Ⅵ. 결 론

본 연구는 웹툰 창작에서 AI 기술, 특히 작가보조형 AI의 도입 가능성과 그에 따른 영향을 분석하였다. 웹툰 산업은 창작자의 높은 노동 강도를 요구하는 분야로, AI 기술의 도입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할 중요한 수단으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작가보조형 AI는 창작자가 제공한 데이터를 학습하여 창작자의 스타일을 유지하면서 반복적이고 노동집약적인 작업을 처리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저작권 문제와 윤리적 쟁점에서 상대적으로 안전하다. 본 연구는 이러한 기술이 웹툰 창작의 효율성을 높이고, 작가의 과도한 노동 시간을 줄이는 데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강조하였다. 그러나 작가보조형 AI는 기술적 완성도 부족, 플랫폼의 보수적 태도, AI에 대한 사회적 거부감 등 몇 가지 한계점을 지니고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법적·제도적 지원 체계 마련, 작가와 독자를 대상으로 한 AI 교육 프로그램과 홍보 강화가 필요하다.

본 연구는 현재 상용화되지 않은 기술에 대한 논의임에도 불구하고, 미래의 기술 구현과 도입을 대비하기 위한 선제적 접근으로서 가치가 있다. 하지만, 몇 가지 한계를 지니고 있다. 우선 작가보조형 AI의 실제 도입 효과에 대한 실증적 데이터가 부족하다. 향후 연구에서는 작가들이 실제로 AI를 도입했을 때 창작 과정에서의 변화, 노동 시간 단축, 작품의 질적 변화 등을 측정하는 구체적인 사례 연구가 필요하다. 또한 플랫폼 운영자들의 AI 도입에 대한 관리와 지원 방식에 대한 연구가 미흡하다. AI 기술이 창작 과정에 적용되기 위해서는 플랫폼 차원의 제도적 지원과 관리 방안에 대한 심층적 분석이 요구된다.

본 연구는 작가보조형 AI가 웹툰 창작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강조하며, 향후 작가보조형 AI 도입이 창작자의 노동 강도를 줄이고 창작의 질을 향상시키며, 나아가 웹툰 산업의 혁신적인 발전을 이끌어낼 것으로 전망한다. 아울러 본 연구에서는 웹툰 창작에 국한하여 논의하였지만, 작가보조형 AI는 게임, 애니메이션, 광고 디자인 등 다양한 창작 분야에서도 활용될 수 있다. 향후 다른 창작 분야에서도 작가보조형 AI에 관한 연구가 이루어지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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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소개

황선태(Sun Tae Hwang)

2005년:Academy of Art University Motion pictures and television (MFA)

2015년:서강대학교 대학원 신문방송학과 박사 과정 수료

2014년~2016년: 세종대학교 만화애니메이션 학과 겸임교수

2016년~2018년: 청강문화산업대학교 만화콘텐츠 학과 전임교수

※관심분야:웹툰, 스토리텔링, 콘텐츠 제작

Fig. 1.

Fig. 1.
Character sheets for learning to Krida AI

Fig. 2.

Fig. 2.
Sketch results using Krida AI

Table 1.

Creator-assistive AI service provider In Korea

Company - Service name Key Features
Super Engine - Pure Model ‘Artist-specific AI’ that only learns data from contracted artists and does not operate without the permission of the copyright holder
Lion Rocket - Genvas Developed technologies such as character fixation and motion control to implement characters with 10 learning data. Strength of being free from copyright issues
Cream - AiD Create customized images that reflect the style and intention of the webtoon artist by learning images within 5 cuts and using only storyboards
Real Draw - Webtoon Solution Combining AI technology with 3D ‘Unreal Engine’, which is widely used in game development.
Create high-quality webtoons by learning the artist’s drawings and creating AI that only the artist uses.
Conist - Krida AI Development of a webtoon production support solution using AI that learns only the data of contracted authors and protects the author's copyright and originality of the wo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