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의 인터랙티브 스토리텔링 구조와 몰입(Flow)에 관한 연구: <디트로이트: 비컴 휴먼(Detroit: Become Human)>을 중심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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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
디지털 스토리텔링은 상호작용적인 서사경험, 확장성, 비선형적 구조, 그리고 사용자 중심의 서사라는 특성을 지니고 있으며, 이러한 요소들은 상호작용을 기반으로 한 디지털 스토리텔링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본 연구는 몰입이론의 주요 요소인 난이도와 기술의 균형, 명확한 목표, 그리고 즉각적인 피드백을 바탕으로 <디트로이트: 비컴 휴먼>의 인터랙티브 스토리텔링 구조와 기술적 특성을 분석하였다. 각 캐릭터를 조작하면서 나타나는 다양한 선택지는 스토리를 여러 갈래로 분기하게 만든다. 초기 캐릭터 설정과 이야기의 시작, 중반부에서 각 캐릭터가 겪는 갈등의 전개, 그리고 갈등이 절정에 이르고 충돌하는 결말 등 전형적인 서사 영화 구조를 따른다. 이를 통해, 게임과 영화의 경계를 넘나드는 콘텐츠가 어떻게 관객의 몰입을 촉진하고, 이로 인해 삶이 어떻게 풍요롭게 될 수 있는지에 대한 이해를 깊게 한다.
Abstract
Digital storytelling has the characteristics of an interactive narrative experience, infinite scalability, nonlinear structure, and user-centered narrative, all elements that play an important role in digital storytelling based on interaction. This study analyzed the interactive storytelling structure and technical characteristics of Detroit: Become Human based on the balance of difficulty and technology, clear goals, and immediate feedback, which are the main elements of immersion theory. The various options that appear while manipulating each character branch the story into several branches. It follows a typical narrative film structure, such as the initial setting of the character and the beginning of the story, the development of the conflict that each character experiences in the middle, and the end of the conflict at the climax, thereby deepening the understanding of how content that crosses the boundary between games and movies promotes audience immersion and how it can enrich life.
Keywords:
Flow Theory, Interactive Game, Storytelling, Detroit: Bicom Human, Flow Channel키워드:
몰입이론, 인터랙티브 게임, 스토리텔링, 디트로이트: 비컴 휴먼, 몰입채널Ⅰ. 서 론
현대 사회에서 디지털 매체의 역할이 점점 중요해지고 있다. 이동성과 편리성을 겸비한 디지털 매체는 초고속 인터넷의 발전과 더불어 일반화되었고, 이를 통해 사람들은 언제 어디서나 정보를 실시간으로 공유하고 서로 소통할 수 있는 환경을 갖추게 되었다[1]. 이전에 정보의 수동적인 수신자였던 사람들이 이제는 상호작용을 통해 정보를 주고받으며 생산자로서의 역할도 하게 되었다. 디지털 스토리텔링은 상호작용적인 서사경험, 무한한 확장성, 비선형적 구조, 그리고 사용자 중심의 서사라는 특성을 지니고 있으며, 이러한 요소들은 상호작용을 기반으로 한 디지털 스토리텔링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2]. 디지털 매체의 발전은 사용자 중심의 상호작용적 서사 공유, 즉 '디지털 스토리텔링'이라는 새로운 이야기 방식을 가능하게 했다. 이는 다양한 매체와의 결합을 통해 지속적으로 확장되고 있다. 이제 사람들은 단순히 매체를 즐기는 것을 넘어, 스스로 다양한 매체 제작물을 창조하여 사이버 공간에 공유하고 있다.
이런 현상은 영상 스트리밍 서비스와 같은 다양한 플랫폼의 발전, 유튜버 등 미디어 제작의 활성화, 그리고 개인이 대중에게 매체 작품을 쉽게 유통할 수 있는 디지털 환경의 발전을 반영한 것으로, 디지털 매체의 사용자 중심적인 특성을 잘 활용한 결과이다. 디지털 게임에서 서사와 놀이의 상반되는 인터랙티브 경험적 특성을 어떻게 결합할 것인가는 게임 연구에서 중요한 논제로 다루어져 왔다. Jeon, Kim은 디지털 내러티브의 본질이 상호작용성과 서사성의 충돌과 타협을 통해 드러난다고 보았으며[3], Park은 놀이와 서사의 상호의존적이며 상호보완적인 관계를 게임 텍스트의 이중성으로 해석했다[4]. Yoo는 지속적인 내적 갱신을 거듭하며 놀이와 서사의 충돌을 극복하기 위한 게임의 실험적 시도에 주목했다[5]. 이러한 논의에서 볼 수 있듯이, 인터랙티브 스토리텔링 구조와 서사를 통해 나타나는 디지털 게임의 이중성 문제는 디지털 게임이라는 미디어의 특수성을 나타낸다.
2018년 출시된 <디트로이트: 비컴 휴먼(Detroit: Become Human)>은 소니(Sony)의 플레이스테이션4 게임 콘솔에서 실행되는 인터랙티브 게임 콘텐츠이다. 이 게임은 3D 컴퓨터 그래픽으로 구현되어 있으며, 사용자가 컨트롤러를 통해 입력하는 다양한 정보에 반응하는 방식이 다른 게임 콘텐츠와 유사한다. 유통 경로 역시 전통적인 선형 게임과 동일하게 따르고, 대부분의 논의가 게임 커뮤니티 내에서 이루어지는 등 전형적인 게임 콘텐츠로 분류된다. 그러나 사용자는 이 게임을 통해 기존의 게임과는 다른 정서적 경험을 하게 된다. <디트로이트: 비컴 휴먼>을 플레이하면서 많은 사람들이 스토리텔링에 집중하게 되며, 주요 3명의 캐릭터에 감정적으로 동화되어 때로는 우울하고, 때로는 긴장하며 스토리에 깊이 몰입하게 된다[6]. 이는 영화를 보는 것과 유사한 경험이다. 그러나 영화와는 다르게, 게임 내 지속되는 선택 상황에 따라 이야기가 여러 갈래로 분화되고 완전히 다른 결말로 이어진다. 주인공 3명에 대한 참여자의 정서적 동화와 선택에 따라, 주인공들은 더 큰 모험을 하거나 좌절하거나 심지어 게임 내에서 사망할 수도 있다. 영화의 촬영 및 시각 편집방식을 활용해 관객에게 강한 몰입 반응을 유도하는 점에서 ‘영화적 경험’으로 분석할 수 있다[7]. 하지만, 동시에 정해진 시간 내에 적절한 컨트롤러 조작이 요구되고, 참여자의 연속적인 선택이 콘텐츠의 향후 진행에 다양한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게임의 규칙’으로도 분석할 수 있다. 이처럼 두 매체의 특성을 결합한 이러한 콘텐츠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기존 콘텐츠 형식에 대한 논의를 차용하는 접근이 필요할 수 있다. 여기서 '게임의 규칙'은 게임 내에서 플레이어의 행동, 게임 환경의 반응, 그리고 게임 진행의 기본 구조를 정의한다. 이 규칙들은 게임의 목표 달성 방법, 플레이어가 직면하는 도전과 장애물, 그리고 그들의 선택이 게임 세계에 미치는 영향을 명확히 한다.
한편, 심리학자 미하이 칙센트미하이가 제안한 '몰입(Flow)' 이론은 현대 사회에서 주요한 화두로 떠오르고 있으며, 몰입 상태에 있는 개인의 삶이 더욱 풍요롭고 개선될 수 있다는 결과에 기반하여, 다양한 영역에서 몰입을 촉진하기 위한 조건과 전략에 관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8]. 특히 게임 분야에서는 'Flow Channel'이라는 상태, 즉 개인이 활동에 완전히 몰입하여 최적의 경험을 누리는 상태를 설명하는 모델이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칙센트미하이는 '몰입' 상태가 개인의 기술 수준과 해당 활동의 난이도가 균형을 이루었을 때 달성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9]. 이러한 융합적 게임 콘텐츠는기존 영화계에서의 인터랙티브 스토리텔링 시도, 특히 "블랙 미러: 밴더스내치"와 같은 작품들보다 더 적극적인 접근을 보이며, 전통적 컴퓨터 게임에서 중요시되는 승패 개념보다 강한 관객 반응을 이끌어내는 점에서 주목할 만한다. 영화의 촬영 및 시각 편집방식을 활용해 관객에게 강한 몰입 반응을 유도하는 점에서 ‘영화적 경험’으로 분석할 수 있다. 하지만, 동시에 정해진 시간 내에 적절한 컨트롤러 조작이 요구되고, 참여자의 연속적인 선택이 콘텐츠의 향후 진행에 다양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본 논문의 독창성은 기존의 몰입이론을 새롭고 융합적인 콘텐츠 형태에 적용하여 분석하는 점에 있다. 이를 통해, 게임과 영화의 경계를 넘나드는 콘텐츠가 어떻게 관객의 몰입을 촉진하고, 이로 인해 삶이 어떻게 풍요롭게 될 수 있는지에 대한 이해를 깊게 한다. 따라서, 본 연구는 몰입이론의 난이도와 기술의 균형, 명확한 목표, 즉각적인 피드백 등 요인을 바탕으로 <디트로이트: 비컴 휴먼>의 인터랙티브 스토리텔링 구조와 기술적 특성을 분석하고자 한다. 이러한 분석은 플레이어의 몰입감을 촉진하는 데 중요한 기초자료가 될 것이다.
Ⅱ. 선행연구
2-1 게임의 인터랙티브 스토리텔링 구조
게임에서의 인터랙티브 스토리텔링은 플레이어가 서사 과정에 직접 참여하며 이야기에 변화를 가져오는 스토리텔링 방식이다. 최초로 제시한 Crawford는 상호작용적 스토리텔링을 포함한 제품을 인터랙티브스토리월드로 명명하였고, 이는 플레이어가 교류할 수 있는 모든 극적 요소들의 집합체로 정의하였다[10]. 인터랙티브 스토리텔링의 정의에 따르면, 필수적으로 포함되어야 할 두 가지 주요요소가 있다. 첫째, 플레이어가 서사 과정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즉, 플레이어가 선택의 여지를 갖고 결정할 수 있어야 하며, 선택의 기회가 전혀 제공되지 않는다면, 그 결과로 발생하는 서사는 상호작용이 없는 선형적 스토리가 될 것이다. 둘째, 플레이어의 선택에 따라 서사에 변화가 발생해야 한다. 선택지가 다양함에도 불구하고 그 선택이 서사에 변화를 가져오지 않는다면, 플레이어와 서사 간의 상호작용은 성립되지 않다. 이 변화는 대사 한 줄에서부터 시작하여 스토리가 완전히 다른 방향으로 전환되는 분기점에 이르기까지, 선택에 따른 변화가 존재해야 한다[11].
인터랙티브 스토리텔링의 실현을 위해 플레이어의 참여와 서사 내 변화는 필수적인 요소로 간주된다. 이에 따라, 인터랙티브 스토리텔링은 선형적인 구조가 아닌 비선형적인 스토리 구조를 요구하게 된다. 선형적 스토리와 비선형적 스토리 구조의 차이점은 그림 1에 제시되어 있다. 선형적 스토리텔링과 비선형적 스토리텔링의 차이는 주로 이야기가 전개되는 구조에 있다. 선형적 스토리텔링은 고정된 시간선을 따라 순차적으로 사건이 전개되며, 시작점부터 종료점까지 명확한 경로를 따른다. 반면, 비선형적 스토리텔링은 플레이어의 선택이나 다양한 경로를 통해 이야기가 다양하게 전개될 수 있는 구조로, 시간 순서의 변경, 여러 관점의 탐색, 그리고 플레이어의 상호작용에 의한 스토리의 변화 등을 특징으로 한다. 이러한 차이는 플레이어에게 선형적 스토리텔링에서는 일관된 이야기를 제공하는 반면, 비선형적 스토리텔링에서는 탐색, 발견, 스토리에 대한 개인적인 영향력을 부여하며, 이야기의 재생성성과 다양성을 풍부하게 한다.
표 1과 같이 5가지 게임에서 주요 비선형 스토리텔링 구조를 제시하였다. 초기에는 표 1-(b), (c)에서 설명된 바와 같이 분기구조를 통해 스토리가 분화되며 이후에는 다시 합쳐지지 않는 형태로 구성되었다. 분기 스토리텔링 구조는 플레이어가 서사의 변동을 직접 경험할 수 있는 가장 기본적인 형태의 스토리텔링 구조이다. 그러나, 분기 구조는 분기점이 증가함에 따라 발생하는 이벤트의 수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 현실적으로 긴 스토리를 구현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스토리가 분기된 후에도 나중에 다시 합칠 수 있는 벌지트리 구조의 도입이 이루어졌다(표 1-(d), (e)). 이는 기본 분기 구조에서 스토리를 재결합할 수 있도록 하여, 증가하는 이벤트의 양을 관리하는 방식이다. 그러나 이러한 구조는 대부분 스토리가 최종적으로 하나로 합쳐지는 상황을 야기한다. 스토리가 하나로 합쳐질 경우, 플레이어는 어떠한 선택을 하더라도 스토리의 진행이 유사하게 되어, 서사의 변화에 대한 관심을 상실하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2-2 캐릭터 중심과 플롯 중심의 스토리텔링
스토리를 구성하는 데는 주로 두 가지 방식이 있다. 하나는 플롯을 중심으로 한 스토리 구성방법이고, 다른 하나는 캐릭터를 중심으로 한 스토리 구성방법이다. 이 두 방식 중 어느 것을 우선적으로 고려하느냐에 따라 서사의 전개 방식이나 특성이 달라진다. 즉, 인터랙티브 스토리텔링 저작 도구의 설계 구조에 따라 스토리 구상 방법도 변화한다. 플롯 중심 스토리텔링에서는 스토리의 구조와 사건들이 핵심요소로 작용한다. 이 방식에서는 사건들이 발생하는 순서와 이러한 사건들이 캐릭터들에게 미치는 영향, 그리고 이 사건들이 전체 이야기를 어떻게 전개시키는지에 초점을 둔다. 이 경우 캐릭터는 사건의 구성 요소로서의 역할을 한다. 반면, 캐릭터 중심 스토리텔링에서는 스토리의 캐릭터들의 성격, 발전, 그리고 그들 간의 관계에 집중한다[12]. 이 접근법에서는 캐릭터들의 내부적 갈등, 성장 과정, 그리고 그들의 결정들이 스토리 전개를 주도한다. 캐릭터들이 경험하는 개인적인 변화와 경험은 스토리의 주된 동력이 되며, 이를 통해 관객이나 독자는 캐릭터와 더욱 깊은 감정적 연결을 형성할 수 있다.
게임에서 두 가지 스토리 방식을 요약해 보면, 플롯 중심 스토리는 사건의 결말에 초점을 두며, 캐릭터 중심 스토리는 주인공의 운명에 주목한다. 각 스토리 방식의 특징 및 차이점은 표 2에 제시되어 있다. 실제로 이 두 방식은 서로 배타적인 독립적인 방법이 아니라, 적절한 조합을 통해 사용될 때 더욱 효과적이다. 특히 인터랙티브 스토리텔링은 플레이어의 선택과 행동이 스토리의 진행 및 결과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게임 내에서 플롯 중심과 캐릭터 중심 스토리텔링 방식의 융합을 더욱 효과적으로 구현할 수 있는 구조를 제공한다[13]. 이러한 구조는 플레이어가 스토리에 깊이 관여할 수 있게 하며, 플레이어의 결정이 캐릭터의 발전과 게임 세계 내의 사건들에 구체적인 영향을 주도록 한다. 인터랙티브 스토리텔링을 통해 플레이어는 자신의 선택으로 다양한 스토리 경로와 결말을 경험하게 되며, 이는 게임에 강력한 체계성과 개인적인 매력을 부여한다. 더불어, 이 구조는 플레이어가 캐릭터와 더 깊은 감정적 연결을 형성할 수 있게 하고, 사건의 전개에 따른 캐릭터의 내면적 변화와 성장을 목격하게 함으로써, 스토리에 대한 플레이어의 몰입을 극대화한다. 따라서 인터랙티브 스토리텔링은 플롯 및 캐릭터 중심 방식을 통합하여 플레이어에게 더욱 풍부하고 다층적인 스토리 경험을 제공하는 강력한 도구로 작용한다.
그림 2에 제시된 바와 같이, 캐릭터 중심과 플롯 중심 요소를 결합한 인터랙티브 스토리텔링 구조를 보여준다. 이 구조는 캐릭터의 목표 및 계획을 기반으로 하는 시뮬레이션과 게임 내 캐릭터의 행위를 관리하는 게임 매니저를 포함하는 인터랙티브 스토리텔링 시스템의 구성을 보여준다. 캐릭터들은 드라마 매니저에 의해 관리되는 독립적인 계획과 목표를 가지고 있으며, 드라마 매니저는 스토리 도메인 라이브러리를 참조하여 사건을 설정하고 스토리의 전개를 조절한다[14]. 게임 매니저는 캐릭터의 동작과 플레이어의 선택을 현재 게임 상황에 맞게 조율하며, 플레이어는 자신의 선택을 통해 게임 진행과 캐릭터의 운명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친다. 이러한 시스템은 플레이어의 결정이 스토리에 즉시 반영되어, 캐릭터와 사건이 플레이어의 선택에 따라 변화하는 동적인 스토리텔링 환경을 제공한다.
2-3 게임에 관한 몰입(Flow)이론
몰입(Flow) 개념은 '어떤 활동에 깊이 몰두하거나 집중하는 인간의 심리 현상'을 연구하는 데에서 출발하였다. 이는 현실 세계로부터 벗어나 마치 미디어 속에 자신이 존재하는 듯한 감각이나, 영화나 비디오를 관람하면서 자신이 관람하고 있다는 사실조차 잊어버리며 작품에 무의식적으로 집중하는 정신 상태를 나타낸다. 몰입의 구성요소는 크게 몰입 상태의 특징과 몰입을 가능하게 하는 사전 조건으로 나눌 수 있다. 몰입 상태의 특징에는 현재 진행 중인 활동에 대한 집중, 의식과 행동의 일치, 자아 의식의 상실, 시간 인식의 변형, 활동 자체가 목표가 되는 현상 등이 포함된다. 표 3과 같이 몰입의 사전조건에는 인식된 도전과 인식된 기술균형, 명확하고 즉각적인 피드백, 명확한 목표인식 등이 포함된다[2],[8]. 즉, 몰입을 위해 필수적인 세 가지 요소인 난이도와 기술의 균형, 명확한 목표, 그리고 즉시적인 피드백이라는 구조적인 몰입 요인이 제시되었다. 이러한 요소들을 통하여 사람들은 자신의 활동 자체로부터 목적을 달성하는 경험을 통해 즐거움을 얻고,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다.
그림 3과 같이 심리학자 미하이 칙센트미하이가 소개한 '몰입 채널(Flow Channel) 상태'는 활동에 깊이 몰두하며 최적화된 경험을 얻을 수 있는 상태를 설명하는 이론적 모형이다. 그는 '몰입' 상태가 달성될 수 있는 조건으로, 개인의 기술 수준과 활동이 요구하는 난이도 사이의 균형이 맞을 때 가능함을 주장하였다. 즉, 지나치게 어려운 도전은 과한 불안을 유발하여 포기하도록 만들며, 반면에 지나치게 쉬운 과제는 지루함을 야기해 도전을 중단하게 만든다고 설명한다[15]. 과제의 난이도가 지나치게 높고 개인의 기술수준이 부족한 경우, 이는 과도한 스트레스나 불안을 야기하여 '몰입 채널'에서 벗어나는 상황을 초래하게 된다. 이러한 상황은 도전을 포기하려는 경향을 자극할 수 있다. 반면에, 과제의 난이도가 지나치게 낮고 개인의 기술수준이 높은 경우에는 지루함을 유발하며, 이 역시 '몰입 채널'에서 벗어나 새로운 도전을 추구하게 하는 원인이 된다.
게임 디자인에서 몰입 채널은 플레이어가 몰입 상태에 도달할 수 있는 섬세한 균형을 찾는 것을 목표로 한다. 그림 3은 도전과 기술 사이의 균형을 시각화하여, 플레이어의 기술수준이 게임의 난이도와 조화를 이룰 때 최적의 경험을 제공한다고 명시한다. 게임 디자이너는 명확하고 달성 가능한 목표를 설정하며, 가상경제(Virtual Economy)나 사회적 상호작용(Social Interactions) 같은 요소를 통해 이 균형을 유도할 수 있다. 또한, 시간 압박과 콘텐츠 해금(Time pressure and Content unlocking)과 같은 메커니즘은 도전을 제공하고, 실패 시 다양한 경로와 해결책을 제시하여 플레이어가 실패를 즐기며(Fun failure and Multiple paths) 다시 도전하도록 한다. 이러한 요소들은 플레이어가 게임에 깊이 몰입하고 전적으로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여, 게임 플레이의 만족도를 최대화하고 긍정적인 게임 경험을 제공한다.
애니메이션 및 디지털 미디어 분야에서의 몰입이론에 관한 연구동향을 분석함에 있어, Shin, Kim은 몰입이론을 애니메이션에 적용하여 분석한 주요 사례로서 주목할 만하다. 이 연구에서는 애니메이션 시청자의 몰입을 증진시키는 다양한 요소들을 외적, 내적, 구조적 요소로 구분하여 탐구하였다. 특히, '토이스토리 3'를 사례로 들어 몰입의 주요 세 가지 요소인 난이도와 기술의 균형, 명확한 목표, 그리고 즉각적인 피드백의 역할과 작동 원리를 심도 있게 분석하였다[16]. Zou, Kim은 몰입의 구조적 세 가지 요소를 기반으로 하여 '블랙미러: 밴더스내치'를 연구 케이스로 삼아 분석하였으며, 난이도와 기술의 균형에 초점을 맞추어 미로 패턴의 서사 구조와 게임 영역의 '되돌아옴' 메커니즘이 어떻게 몰입을 증진시키는지를 탐구하였다. 이 '되돌아옴' 메커니즘은 분기된 내용들이 주요 플롯으로 회귀하는 구조를 통해 시청자의 참여를 유도하고, 다양한 단기 주제 설정을 가능하게 하는 등 인터랙티브 영화의 몰입도를 높이는 데 기여하였다[2].
몰입이론을 바탕으로 게임 분석에 관한 선행연구을 살펴보면, 게임분야에서 몰입이론에 관한 선행연구를 검토해 보면, Bong은 현재 '왕자영요(王者荣耀)'의 장비 상호작용 시스템에 존재하는 문제점을 분석하고, 몰입이론을 적용하여 개선 방안을 제안하였다[17]. Kim은 게임 내에서 음악이 수행하는 역할을 몰입 및 서사 이론을 기반으로 탐구하였다. 연구자는 몰입이 주어진 작업과 이를 수행하는 개인의 능력 사이의 균형이 적절히 맞춰져 보상을 받았을 때, 혹은 영화에서처럼 이야기의 주인공과 감정이 동일화되는 상황에서 발생한다는 두 가지 몰입형태를 도출하였다. 이를 통해 게임 내 음악이 감정 몰입, 배경 제공, 보상적 기능을 수행한다는 점을 명확히 하였다[18]. Kim은 몰입형 체험 전시의 대표적인 사례들을 전시 연출 요소에 중점을 두고 분석하였으며, 게임 기획요소를 활용하여 '히어로의 모험' 전시를 기획 및 연출하는 방법을 제시하였다. 연구자는 난이도, 명확한 목표, 갈등, 규칙, 승패 등 몰입 이론의 요소를 적용하여 캐릭터 간의 갈등 구조를 설정하고, 악당 캐릭터를 극복하는 도전과 목표를 제공함으로써, 승패를 결정하는 게임을 제공하고, 최종적으로 최종 보스를 이길 수 있도록 전시를 구성하였다[19].
Ⅲ. <디트로이트: 비컴 휴먼>의 인터랙티브 스토리텔링
선행연구에 근거하여 연구자들은 난이도와 기술의 균형, 명확한 목표, 그리고 즉각적인 피드백이라는 세 가지 핵심 요소가 구조적 몰입을 위해 필수적임을 주장하였다[2],[8],[16]. 이 요소들을 통해 플레이어는 인터랙티브 게임 스토리텔링에서 상호작용성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자신만의 스토리를 창조해내는 극적인 즐거움을 경험할 수 있다. 본 연구는 몰입의 구조적 세 가지 요소를 바탕으로, <디트로이트: 비컴 휴먼>을 분석하고자 한다.
3-1 난이도와 기술 균형
<디트로이트: 비컴 휴먼>은 상용화된 안드로이드가 존재하는 근미래의 미국 디트로이트를 배경으로 한 SF 장르 어드벤처 게임이다. 집안일을 도와주는 안드로이드 '마커스'가 자유 의지를 얻게 되면서 안드로이드 해방 운동 단체 제리코의 리더가 되어 해방 운동을 전개하는 서사가 주요 내용이다. 그러나 <디트로이트: 비컴 휴먼>의 서사는 마커스만을 중심으로 진행되지 않다. '코너'와 '카라'라는 또 다른 안드로이드 캐릭터들의 이야기가 마커스의 이야기와 교차되며 전개된다. 플레이어는 마커스, 코너, 카라 세 캐릭터를 번갈아 조작하며 이야기를 펼쳐 나간다. 게임 <디트로이트: 비컴 휴먼>은 플레이의 측면에서 기존 어드벤처 장르의 특성을 다양하게 활용하고 있다. 공간을 탐험하며 단서를 찾고, 퍼즐을 해결해 다음 스토리로 이어지는 방식 외에도 전투를 활용하는 등의 요소가 포함되어 있다.
<디트로이트: 비컴 휴먼>의 주요 차별화 요소는 플레이어가 세 개의 동등한 비중을 가진 캐릭터를 조작해야 한다는 점이다. 각 캐릭터를 조작할 때마다 등장하는 수많은 선택지는 이야기를 다양한 분기로 나뉘게 만든다. 그림 4와 같이 <디트로이트: 비컴 휴먼>은 서사적 몰입을 깊게 하기 위해 다중 캐릭터 플레이와 복잡한 분기 서사라는 대조적인 전략을 사용한다. 선행연구에 따르면, <디트로이트: 비컴 휴먼>은 동태 인터랙티브 스토리텔링(Dynamic Interactive Storytelling) 구조의 특성을 일부 통합하고 있으며, 각각의 캐릭터 스토리라인은 자체적인 선택과 결과를 지니고 있어, 게임 시작부터 다양한 결말까지 여러 방식으로 이야기가 전개될 수 있다.
동태 인터랙티브 스토리텔링 구조에서 스토리의 진행과 결말은 플레이어의 결정에 크게 의존하며, 각각의 작은 스토리나 이벤트는 독립적으로 존재하고 플레이어의 선택에 따라 다양한 방향으로 전개된다. 이러한 구조는 플레이어가 자신의 행동과 결정에 따라 다른 시작점과 결말을 경험할 수 있게 한다. "디트로이트: 비컴 휴먼"에서는 게임 시작 시 코너, 카라, 마커스라는 세 주인공을 조종하게 된다. 각 캐릭터는 자신의 개성, 배경, 목표를 반영하는 독특한 시작점을 가지고 있다. 예를 들어, 마커스는 고급 안드로이드로 평화로운 생활을 하다 특정 사건을 계기로 반란의 리더가 될 가능성을 가진다.
표 4와 같이 캐릭터의 스토리라인은 독립된 미니 스토리로 이루어져 있으며, 플레이어는 주요 줄거리에 영향을 주는 중요한 결정을 내린다. 마커스는 평화적 시위를 주도하거나 폭력적 저항을 선택할 수 있으며, 그 결정은 안드로이드 커뮤니티의 미래에 중대한 영향을 준다. 게임의 각 장면은 이러한 분기점과 결정과 깊게 연결되어 있다. 마커스가 경찰에 맞서는 장면에서 플레이어는 폭력이나 평화 중 선택을 하며, 이 선택은 게임의 다음 장면과 마커스의 리더십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또한, 코너가 범죄 현장에서 증거를 수집하고 해석하는 방식이나, 카라가 앨리스를 구출하는 장면에서의 선택은 게임의 진행 방향 및 그들의 탈출 가능성을 결정한다.
세 명의 서로 다른 캐릭터들은 각각의 결말에 서로 영향을 미친다. 특히 코너의 서사는 마커스의 이야기 및 결말에 중요한 영향을 준다. 자유 의지를 얻은 안드로이드에 대한 인간의 복종 요구는 그들의 내면에 존재하는 어두운 그림자와 같다. Carl Gustav Jung의 심리학에서 그림자는 부정적이거나 열등한 것이 아니라, 무의식 속에 숨어 있던 것이며, 의식화될 때 창조적이고 긍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 코너는 플레이어의 선택에 따라 각성한 안드로이드를 죽이는 기계가 될 수도 있고, 자유 의지를 각성한 안드로이드가 될 수도 있다. 마커스가 폭력적인 운동을 선택하든 평화적인 운동을 선택하든, 안드로이드 해방이라는 결말을 위해서는 코너가 자유 의지를 각성하는 선택을 해야 한다. 이를 통해 코너가 마커스에 합류할 경우에만 안드로이드 자치권 인정이라는 성공적인 결말로 이어질 수 있다. 카라의 서사에서 중요한 분기점인 생존은 마커스가 평화 시위를 선택하는지 여부와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표 5에서 볼 수 있듯이, 카라의 서사는 세 가지 상황에서 결말을 맞이할 수 있으며, 이 중 검문소와 안드로이드 수용소에서의 결말은 마커스의 마지막 시위와 깊은 연관이 있다. 마커스가 평화 시위를 선택하거나, 폭력 시위를 선택했지만 해방 운동에 성공했을 때만 카라는 생존할 수 있으며, 마커스가 폭력 시위를 선택해 해방 운동에 실패하거나 사망할 경우 카라도 사망하게 된다.
이처럼 <디트로이트: 비컴 휴먼>은 복잡한 조작보다 시나리오 선택, 대화 선택, 그리고 간헐적으로 발생하는 QTE(Quick Time Event)에 집중함으로써, 플레이어가 게임을 즐기는 데 있어 기술적 장벽을 낮추는 방향으로 설계되었다. 이 게임은 접근성과 유연성을 중요시하여 다양한 유형의 플레이어가 쉽게 접근하고 즐길 수 있도록 하였다. 경험이 풍부한 플레이어뿐만 아니라 스토리 중심의 플레이어나 캐주얼 게이머 모두 게임에 쉽게 몰입할 수 있다. 플레이어는 캐릭터와 감정적으로 깊이 연결되며, 그들의 운명에 깊은 관심을 가지게 된다.
3-2 캐릭터의 명확한 목표
<디트로이트: 비컴 휴먼>의 게임 서사구조와 캐릭터 형성은 영화적 방식을 빌려온 특성을 드러낸다. 콘텐츠의 전반적인 내러티브 구조를 살펴보면, 게임 초기 캐릭터 설정과 이야기의 ‘발단’, 중반 각 캐릭터가 경험하는 갈등의 ‘전개’, 그리고 갈등이 절정에 달하고 서로 충돌하는 ‘절정’ 및 ‘결말’ 등 전형적인 서사 영화의 구조를 따르고 있다. 이러한 전형적인 서사 구조는 가장 효과적이며, 대리 경험이 필요 없는 직접적인 체험을 참여자에게 제공한다. 또한, 연이은 이야기 구조 속에서 참여자의 뇌에는 인지적 지도가 형성되어, 기존의 기억, 학습 등을 통한 신피질 경로를 따라 느리지만 깊은 정서적 반응이 일어난다. 그러나 <디트로이트: 비컴 휴먼>은 영화적 서사 구조를 단순히 따르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참여자의 선택에 따라 이야기가 다양하게 전개되는 점은 이 게임의 새로운 정서적 전략으로 작용한다.
표 6에서 볼 수 있듯이, 게임 내 세 캐릭터는 자신의 정체성에 대해 고민하며 각기 다른 명확한 목표를 가지고 있다. 예를 들어, 코너는 사이버라이프(CyberLife)에서 제작된 경찰 안드로이드로서, 안드로이드 관련 범죄를 조사하고 방지하는 것이 주어진 임무이다. 그의 주 목표는 사건에 연루된 변칙 안드로이드를 찾아 해결하는 것이며, 이를 위해 증거 수집, 목격자 심문, 현장 조사 등의 법 집행 활동을 수행한다. 카라는 가정용 안드로이드로서 시작하여, 앨리스를 학대하는 아버지로부터 그녀를 보호하기로 결심한다. 카라의 목표는 앨리스와 함께 안전한 곳으로 탈출하는 것이며, 이는 카라가 위험을 감수하고 앨리스를 구출하며, 다양한 장애물을 넘어서며, 여러 선택을 통해 안전한 장소로의 여정을 추구하는 것을 의미한다. 마커스는 처음에는 돌봄 안드로이드로 시작했지만, 안드로이드 해방 운동의 리더로 변모한다. 그의 목표는 안드로이드들을 깨우고 그들의 권리를 주장하기 위해 동료 안드로이드들을 모으는 것이다. 이는 평화적 시위를 조직하거나 물리적 저항을 통해 인간들에게 안드로이드의 목소리를 전달하는 것을 포함할 수 있다. 이 세 캐릭터의 명확한 목표는 게임 내에서의 선택과 행동을 이끄는 주요 요소로 작용하며, 플레이어에게 각 캐릭터가 직면한 도덕적, 윤리적 딜레마를 제공한다.
만약 <디트로이트: 비컴 휴먼>이 일반적인 영화의 서사 구조를 가진다면, 관객은 자신의 개인적 특성, 기억, 학습, 문화적 배경 등과 무관하게 일방적인 결말을 수용해야 할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관객은 자신의 정서적 배경과 불일치하는 스토리를 접할 수 있으며, 이는 체화된 정서 형성 과정과 상충하고 모든 참여자에게 단일한 정서적 결과만을 요구하는 단선적 구조로 이어질 수 있다. 물론 많은 영화 제작자들이 매력적인 캐릭터와 효과적인 서사 구조를 통해 가능한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이끌어내기 위해 노력한다. 하지만 인간의 인지가 단선적으로 이루어지지 않고 각자의 독특한 인지 작용으로 다양성을 가지는 존재라는 점을 고려할 때, 이는 기존 서사 중심의 영화 형식의 한계를 드러내는 부분이다. 그러나 <디트로이트: 비컴 휴먼>에서는 참여자가 제시된 몇 가지 선택 중에서 결정을 내려야 하긴 하지만, 자신의 개인적 특수성을 반영한 행동을 할 수 있다. 또한, 그 선택이 반복됨에 따라 스토리는 하나의 정해진 결말이 아닌 다양한 결말로 이어지게 되며, 이 과정에서 개인적 정서의 독특성이 발휘될 수 있다.
3-3 즉각적 피드백
<디트로이트: 비컴 휴먼>의 시각적 형식은 여러 면에서 영화적 요소를 적극적으로 빌려왔다. 실제영화 및 TV에서 활약하는 배우들의 연기를 모델로 사용하고, 그들의 외모를 거의 변형하지 않았다는 점은 물론, 영화에서 볼 수 있는 촬영기술, 편집 방식, 대사처리 등 전형적인 즉각적 피드백 중심의 시각적 형식을 충실히 따르고 있다. 화면 크기(Shot size) 조절은 인물의 감정 표현에 적합하게 이루어져 있으며, 대화를 중심으로 한 액션과 그 반응(Action-reaction)에 집중된 화면 구성이 특징이다. 초점(Focus) 사용 등 실제 영화 촬영 기법과도 매우 유사한다. 편집 또한 스토리텔링을 기반으로 한 영화의 연속성 편집 기법(Continuity editing)을 그대로 사용하고 있으며, 이러한 기법은 특히 등장인물 간의 심리적 갈등이 심화되거나 이야기의 집중도가 높아질 때 더욱 적극적으로 활용된다. 다만, 다른 롤플레잉 게임과 마찬가지로 삼인칭 시점이 사용되지 않는 것은 아니다. 게임 속 캐릭터를 조작하여 장소를 탐색하고 제한된 시간 내에 특정 임무를 수행해야 하는 게임적 요소가 강조되는 장면에서는 캐릭터의 전신이 나오는 삼인칭 시점이나 일인칭 시점이 자주 사용된다. 이는 게임적 요소가 강조되는 장면에서 참여자의 행동 범위를 효과적으로 보여주고 정보를 전달하기 위해 영화적 화면 구성을 일부 포기하는 선택이다.
그림 5에서 볼 수 있듯이, <디트로이트: 비컴 휴먼>의 게임 장면은 실시간으로 플레이어의 선택을 반영하는 즉각적인 피드백 시스템을 제시한다. 게임 화면의 왼쪽에는 성공확률 지시기가 표시된다. "100% 성공 확률"은 플레이어가 이끌어온 정보 수집이나 결정이 성공적인 결과를 보장할 만큼 충분하다는 것을 나타낸다. 즉, 데비언트 안정화를 상징하며, "데비언트 안정화"라는 텍스트는 인질을 잡고 있는 데비언트 안드로이드가 컨트롤되고 있다는 것을 알려주며, 이는 코너의 성공적인 협상 또는 행동에 기인할 수 있다.
아래쪽 이미지에서 볼 수 있듯이, 성공확률이 99%로 상공확률보다 약간 낮아져 상황이 동적이고 유동적임을 나타내며, 성공이 절대적으로 보장되지 않음을 보여준다. 선택 인터페이스는 "최후의 기회", "신뢰", "속임수", "이성적 대응"과 같은 다양한 옵션을 플레이어에게 제공하며, 플레이어가 상황을 해결하기 위한 잠재적 전략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한다. 플레이어의 결정은 해당 대면 상황의 결과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예를 들어, "속임수" 옵션을 선택할 경우 즉시 상황을 해결할 수 있으나, 장기적으로 인간이 안드로이드를 바라보는 시각에 영향을 줄 수 있다. 플레이어의 각 결정이 스토리에 즉각적인 영향을 주고 캐릭터의 운명에 결정적인 결과를 초래하는 게임의 핵심 메커니즘을 드러낸다. 이 긴장된 협상 장면은 플레이어로 하여금 신중한 선택을 요구하며, 그 선택이 캐릭터에게 즉각적이고 장기적인 결과를 가져올 수 있음을 보여준다. 게임은 성공 가능성과 캐릭터의 안정성을 실시간으로 전달함으로써, 게임 내에서의 각 선택이 긴장감을 높이고 내러티브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또한, 캐릭터의 위치가 순간적으로 변화하여 연속성이 깨어지는 점프컷 현상이 발생하는 경우도 있다. 이는 게임의 상호작용과 피드백 그리고 이야기의 연속성이 충돌하는 사례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경우는 드물게 발생하며, 게임 진행 전반에 걸쳐 극적인 순간의 화면 구성은 서사 영화에서 흔히 활용되는 시각적 문법과 연출을 충실히 따른다. 이는 표면적으로 보면, 게임의 초기나 말미에 스토리를 전달하거나, 챕터 간 연결을 위해 영화적으로 연출되는 '컷 씬', '시네마틱 영상', '시네마틱 트레일러' 형태와 유사한다. 그러나 <디트로이트: 비컴 휴먼>에서는 영화적 장면 구성이 콘텐츠 진행에 중요한 정보를 제공하고 전체 분량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점에서 구별된다. 콘텐츠 전반의 경험으로 게임적 요소보다는 이러한 영화적 구성을 기반으로 한 스토리텔링이 더욱 중요하다. 게임적 요소가 포함된 장면에서도 클로즈업 구성을 통해 긴장감을 유발하거나 전통적인 편집 규칙을 활용하는 예시가 자주 보인다.
영화적 시각적 형식은 인간 지각에 가장 정교한 인지적 자극을 제공하는 것으로 앞서 설명한 바와 같다. 이 게임에서 활용된 즉각적 피드백을 포함한 인터랙티브 형식은 캐릭터의 상태나 필요한 정보 전달을 넘어서, 캐릭터의 감정을 효과적으로 인지시키고 참여자의 뇌 내 거울 뉴런을 매우 효율적으로 활성화한다. 이러한 거울 뉴런의 효율적 작동은 콘텐츠 속의 경험이 현실 경험과 유사한 정서적 반응을 유도하도록 돕는다. 결과적으로, 참여자에게는 게임 장르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순간적인 감각적 보상이 아닌, 더 깊고 사실적인 경험과 강한 정서적 반응이 이끌어진다. <디트로이트: 비컴 휴먼>은 이러한 효과를 위해 영화가 진화하며 발전시킨 정서 유발 전략을 적극적으로 차용하고 지속적으로 사용함으로써 참여자의 정서적 효과를 극대화하는 데 성공하였다. 시각적 지각에 기반한 몸 중심의 정서유발 전략뿐만 아니라, 정서적으로 게임에 몰입하도록 유도하는 방식을 사용한다.
Ⅴ. 결 론
본 연구는 몰입이론의 주요 요소인 난이도와 기술의 균형, 명확한 목표, 그리고 즉각적인 피드백을 바탕으로 <디트로이트: 비컴 휴먼>의 인터랙티브 스토리텔링 구조와 기술적 특성을 분석하였다. 연구결과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난이도와 기술의 균형 측면을 살펴보면 첫째, <디트로이트: 비컴 휴먼>의 주된 차별화 요소는 플레이어가 세 개의 등가한 중요성을 지닌 캐릭터를 조작해야 한다는 점이다. 각 캐릭터를 조작하면서 나타나는 다양한 선택지는 스토리를 여러 갈래로 분기하게 만든다. 선행연구에 따르면 <디트로이트: 비컴 휴먼>은 동태 인터랙티브 스토리텔링 구조의 특성을 일부 통합하고 있으며, 각 캐릭터 스토리라인은 자체적인 선택과 결과를 가지고 있어 게임의 시작부터 다양한 결말까지 여러 방식으로 전개될 수 있다. 둘째, <디트로이트: 비컴 휴먼>은 복잡한 조작보다는 시나리오 선택, 대화 선택, 그리고 간헐적으로 발생하는 QTE에 초점을 맞춤으로써 플레이어가 게임을 즐기는 데 기술적 장벽을 낮추도록 설계되었다. 이 게임은 접근성과 유연성을 중시하여 다양한 유형의 플레이어가 쉽게 접근하고 즐길 수 있게 한다.
캐릭터의 명확한 목표 측면을 살펴보면, <디트로이트: 비컴 휴먼>의 게임 서사구조와 캐릭터 형성은 영화적 방식을 차용한 특성을 보여준다. 게임의 전체적인 내러티브 구조를 살펴보면, 초기 캐릭터 설정과 이야기의 시작, 중반부에서 각 캐릭터가 겪는 갈등의 전개, 그리고 갈등이 절정에 이르고 충돌하는 결말 등 전형적인 서사 영화 구조를 따른다. 게임 내 세 주요 캐릭터는 각자의 정체성에 대해 고민하며 다른 명확한 목표를 가진다. 예를 들어, 코너는 사이버라이프(CyberLife)에서 제작된 경찰 안드로이드로서 안드로이드 범죄 조사와 방지가 주 임무이다. 카라는 가정용 안드로이드로 시작하여 앨리스를 학대하는 아버지로부터 그녀를 보호하기로 결심한다. 마커스는 돌봄 안드로이드에서 시작하여 안드로이드 해방 운동의 리더로 거듭난다. 이 세 캐릭터의 명확한 목표는 게임 내에서의 선택과 행동을 이끄는 핵심요소로, 플레이어에게 각 캐릭터가 직면한 도덕적, 윤리적 딜레마를 제시한다.
즉각적 피드백 측면을 살펴볼 때, 게임의 시각적 형식은 영화적 요소를 적극적으로 차용한 여러 면모를 드러낸다. 화면 크기 조절은 캐릭터의 감정을 적절히 표현하기 위해 맞추어져 있으며, 대화 중심의 액션과 반응에 초점을 맞춘 화면 구성이 특징이다. 초점 사용과 같은 실제 영화 촬영 기법과 매우 유사하며, 스토리텔링에 기반한 영화의 연속성 편집 기법을 그대로 적용하고 있다. 이 기법은 특히 캐릭터 간의 심리적 갈등이 심화되거나 스토리의 집중도가 높아질 때 더욱 적극적으로 활용된다. 게임은 성공 가능성과 캐릭터의 안정성을 실시간으로 전달함으로써, 게임 내에서의 각각의 선택이 긴장감을 높이고 내러티브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본 연구는 게임의 인터랙티브 스토리텔링 구조와 몰입이론을 적용해 <디트로이트: 비컴 휴먼>을 사례로 선택하여 깊이 있는 분석을 진행하였다. 인터랙티브 게임분야의 기초자료로서 플레이어의 몰입에 어떻게 기여하는지에 대한 초기적 이해를 제공한다. 그러나 본 연구는 단일 사례에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앞으로의 연구에서는 다양한 인터랙티브 게임을 분석하여 인터랙티브 게임에 대한 몰입이론에 기반한 더 심도 있는 디자인 및 스토리텔링 분석을 수행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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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소개
2010년~2014년:Guangxi Arts University(China) 예술학 학사
2016년~2019년:Guanghou University(China) 예술학 석사
2020년~현 재: 세종대학교 공연·영상·애니메이션학과 애니메이션 전공 박사과정
※관심분야:게임 스토리텔링(Game Storytelling), 애니메이션, 멀티미디어(Cross-medi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