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rea Digital Contents Society
[ Article ]
Journal of Digital Contents Society - Vol. 24, No. 4, pp.713-723
ISSN: 1598-2009 (Print) 2287-738X (Online)
Print publication date 30 Apr 2023
Received 24 Jan 2023 Revised 16 Feb 2023 Accepted 09 Mar 2023
DOI: https://doi.org/10.9728/dcs.2023.24.4.713

넷플릭스 킬러콘텐츠 <오징어 게임>의 해외 연구 동향: 체계적 문헌 고찰

허만섭
강릉원주대학교 교양교육부 교수
International Research Trends on Netflix’s Killer Content Squid Game: A Systematic Literature Review
Man-Sup Heo
Professor, Department of Liberal Arts and Education, Gangneung-Wonju National University, Gangwon 25457, Korea

Correspondence to: Man-Sup Heo Tel: 033-640-2548 E-mail: episteme@gw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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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

본 연구는 세계 최대 디지털 OTT 미디어 서비스인 넷플릭스에서 가장 많이 시청된 콘텐츠인 <오징어 게임>의 해외 연구 동향을 체계적 문헌 고찰로 파악했다. 148편의 이 시리즈 관련 비한국어 문헌은 사회, 영상, 디지털 미디어, 한류 연구 영역에서 주류 담론을 형성했다. 게임, 제국주의, 언어, 윤리, 종교, 교육 영역은 보완적으로 연구 다양성을 확대했다. 이 시리즈가 넷플릭스 콘텐츠라는 점에 주목한 문헌은 디지털 미디어, 플랫폼 제국주의, 영상의 관점으로 이 시리즈를 주로 탐구했다. 그러나 다수 문헌은 플랫폼의 종속변수가 아닌 독립된 K-드라마로 이 시리즈를 인식했다. 연구 키워드들은 이 시리즈에 내재한 사회적 불평등 같은 ‘보편성’, 비정규직/개인채무, 탈북자 같은 ‘한국 사회의 토속성’, 거대한 세트장에서의 게임 활동 같은 ‘독특한 볼거리’를 자주 연결했다. 이는 한류가, 자본주의 친화적 할리우드와 달리, 지역 기반의 혼성적 대안적 세계화를 모색해온 점을 반영한다. 또, 이번 고찰은 디지털 대중문화, 소셜미디어 바이럴리티, 뉴언더독, 문화권별 개념 등 K-드라마 담론을 심화시킬 아이디어를 제시한다.

Abstract

A systematic literature review was performed to identify international research trends on Squid Game, the most-watched content on Netflix, which is the world’s largest digital OTT media service. In this study, 148 non-Korean literature related to this series formed a mainstream discourse in society, video, digital media, and Hallyu research areas. Concepts of games, imperialism, language, ethics, religion, and education expanded research diversity. Although the series is “Netflix platform content” and “creative K-drama,” literature has focused on “creative K-drama.” Keywords typically linked “universal aspects” such as social inequality, “indigenous elements of Korean society” such as temps/debt and North Korean defectors, and “unique flourishes” such as game activities in huge sets. The results revealed that Hallyu, unlike capitalism-friendly Hollywood, seeks local-based, hybrid, and alternative globalization. Furthermore, this review proposed some strategies to deepen K-drama discourse, such as digital popular culture, social media virality, new underdog, and culture-specific concepts.

Keywords:

Digital platform Netflix, Squid Game, International research trends, Systematic literature review, K-Drama

키워드:

디지털 플랫폼 넷플릭스, <오징어 게임>, 해외 연구 동향, 체계적 문헌 고찰, K-드라마

Ⅰ. 서 론

넷플릭스는 인터넷 환경에서 드라마나 영화 등을 디지털 콘텐츠로 제공하는 OTT(Over-The-Top) 미디어 서비스다[1]. 세계에서 가장 큰 이 텔레비전 네트워크는 국제 동영상 스트리밍 시장의 30%를 점유하면서 190여 국에서 2억2,300만 가구(2022년 9월)의 가입자를 둔다.

넷플릭스의 지원으로 제작돼 그 플랫폼에서만 방영되는 연속극인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는 이 OTT 서비스의 핵심 콘텐츠다. 2021년 9월 공개된 <오징어 게임>은 역대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가운데 최고 흥행작으로 여겨진다[2]. 여러 국적의 1억3,200만 가구가 이 시리즈를 2분 이상 시청했는데, 이는 이전 시리즈인 Bridgerton(2020)의 최고 기록인 8,200만 가구를 넘어선 것이다. 시청자들은 이 드라마를 보는 데에 22억1,185만 시간을 썼다. 나아가, <오징어 게임>은 2022년 9월 미국 에미상(Emmy Award) 시상식에서 감독상(황동혁), 남우주연상(이정재), 여우게스트상(이유미), 시각효과상, 스턴트퍼포먼스상, 프로덕션디자인상을 받았다.

글로벌 메가 히트(global mega-hit)를 기록한 넷플릭스의 킬러콘텐츠(killer content, 탁월하고 차별화되어 대체하기 힘든 작품)인 이 시리즈는 해외에서 연구의 대상이 되어왔는지 모른다. 이 드라마에 관한 학술적 논의는 시청 열풍에 후행한 것처럼 비친다. 본 연구의 목적은 <오징어 게임>에 대한 해외 연구 동향을 객관적으로 파악해 그 함의를 제시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체계적 문헌 고찰(systematic literature review)’이라는 연구 방법을 사용한다. 체계적 고찰은 특정 주제의 선행연구를 절차에 따라 검색·식별·선정·평가·종합한다[3]. 이에 따라 통상적인 문헌 검토의 장점을 어느 정도 취하면서 편향성과 주관성을 줄이는 효과를 낸다.

<오징어 게임>은 일단 ‘넷플릭스의 가장 많이 시청된 작품(Netflix’s most-watched work)’이라는 희귀성만으로도 시청 욕구뿐 아니라 학술적 탐구 욕구도 고취할 수 있다[4]. 여기에 더해, △OTT라는 디지털 시대의 새로운 범지구적 플랫폼을 활용한 점, △문화적 변방으로 여겨진 아시아 지역의 연속극임에도 엄청난 돌풍을 일으킨 점, △내러티브 내에 풍부한 소재와 화제성을 갖춘 점 때문에, 해외의 여러 연구자는 이 드라마의 분석에 나서 온 듯하다[5]. 본 연구는 이 내용을 문헌 고찰을 위한 분석 카테고리(categories)에 반영한다.

또, 한국 제작진이 한국 배우들을 출연시켜 한국문화와 사회를 배경으로 제작한 <오징어 게임>은 다른 한류 드라마와 연관된 맥락 속에서 연구될 수밖에 없다. 상당수 K-드라마는 한국을 넘어 아시아, 유럽, 미주 등지의 다국적 시청자에 어필해왔다[6]. 이에, 디지털 콘텐츠, 방송영상, 엔터테인먼트, 미디어, 대중문화 분야의 몇몇 국내 연구는 해외시장을 확장해온 한류 드라마가 내용상으로 어떠한 특성들을 공유하는지 탐구해왔다.

그 결과, 대개 한류 드라마는 세계적으로 통용되는 보편성(universality), 한국 사회에서 고유하게 전승되어온 토속성(indigenousness), 그리고 시청자의 이목을 끄는 독특한 볼거리(unique flourishes)를 혼합하는 방식으로 문화상품으로서의 국제 경쟁력을 확보해온 것으로 파악된다[7]-[9]. 현대 한국 드라마와 관련된 이러한 발견들은 미국 할리우드 영화와 드라마의 글로벌라이제이션(globalization·세계화) 전략에 대비되는 글로컬라이제이션(glocalization·세계화와 지역화의 혼용) 성격으로 설명되기도 한다[10]. 국내 한류 드라마 연구의 이러한 내용도 문헌 고찰의 카테고리에 반영된다.

이어, <오징어 게임>에 관한 해외 문헌이 이러한 국내 연구의 논점을 공유하는지, 국내에서 간과된 다른 담론을 제시하는지가 융합적으로 검토된다. 넷플릭스에 대해선 ‘문화제국주의의 디지털 플랫폼’으로 혹은 ‘글로컬라이제이션의 촉진자’로 보는 상반된 관점이 있었다[11],[12]. 넷플릭스의 킬러콘텐츠인 이 시리즈는 어떻게 위치 지워지는지도 탐구된다.

체계적 문헌 고찰을 연구 방법으로 사용하는 연구물은 일반 논문의 문헌 검토(이론적 논의) 부문을 체계화해 이를 결과 부문에서 확대 서술한다. 대신, 서론 뒤에 문헌 검토 부문을 중복해 두지는 않는 편이다[13]-[17]. 본 연구도 이러한 경향성을 참고해 서론에 이어 연구 방법을 서술한다.


Ⅱ. 연구 방법

문헌 고찰은 일반 논문의 문헌 검토와 유사한 ‘서술적 고찰(narrative review)’과 ‘체계적 고찰(systematic review)’로 나뉜다[18]. 여러 국내 논문은 ‘narrative review’를 ‘비체계적 고찰’로 부르는데, 그러면 ‘systematic review’를 채택하지 않은 많은 논문이 수행한 문헌 검토는 ‘비체계적인 것’으로 인식될 수 있다. 일부 국제저널 논문은 문헌의 내용을 직관적으로 알려주는 점 등 ‘narrative review’의 장점을 인정하면서 ‘체계적-서술적 고찰(systematic-narrative review)’이라는 융합적 문헌 고찰도 제안한다[19],[20]. 이런 사정을 고려할 때 ‘narrative review’는 ‘서술적 고찰’이라는 중립적 용어로 불리는 것이 적합해 보인다. 서술적 고찰과 비교할 때, 체계적 고찰은 배제해야 할 문헌을 선정하거나 연구 결과를 부당하게 합성하거나 다른 주관적 오류를 범할 가능성을 체계적으로 솎아내어 고찰의 신뢰 수준을 높이려고 한다.

2-1 연구 절차

체계적 문헌 고찰은 대체로 문헌 검색, 문헌 선별 및 선정, 문헌 추출, 문헌 분석, 논의라는 다섯 단계로 이뤄진다[21]. 문헌 검색 단계에선 적절한 데이터베이스에서 명확한 검색 키워드를 사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문헌 선별 및 선정 단계에선 문헌 선정·배제 기준에 따라 비뚤거림 위험을 평가하면서 연구의 핵심 질문에 부합하는 문헌을 선별한다. 문헌 추출 단계에선 최종 선정된 목록의 문헌을 추출해 분석 가능한 상태로 둔다. 문헌 분석 단계에선 해당 문헌의 내용을 카테고리별로 적절히 분석해 연구 취지에 맞게 서술한다. 논의 단계에선 분석된 결과를 바탕으로 그 함의 및 제언을 끌어낸다.

Kitchenham의 보고서는 체계적 문헌 고찰에 관한 연구들이 주로 참고하는 자료로써, 문헌의 확보를 위해, 프로토콜(규약) 개발을 통한 문헌 검색 및 추출, 제목과 초록에 근거한 문헌 선별, 전체 내용을 고려한 문헌 선별, 최종적 검토를 통한 문헌 선정 등을 담은 절차를 제안한다[22].

2-2 연구 대상 및 진행 과정

본 연구는 체계적 문헌 고찰의 절차를 준수하면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 게임>의 해외 연구 동향 파악’이라는 목적에 부합하는 문헌을 선정하고자 했다.

연구 대상은 이 시리즈가 넷플릭스에 공개된 2021년 9월부터 2023년 2월까지 학술 포털사이트인 Google Scholar(구글 학술)에서 이 시리즈 영문 제목인 Squid Game으로 검색되는 비한국어 학술 문헌으로 설정했다. 주요 국제저널도 수년 전부터 논문의 참고문헌에 Google Scholar를 통한 문헌 접근경로를 나타내는 등 Google Scholar는 학술검색에 광범위하게 활용되고 있다. 이 최초 검색 과정에서 추출된 문헌은 총 1,070편이었다.

이어, 문헌 제목과 초록에 근거해, 1,070편에 대한 배제와 선별이 수행됐다. 형식적 선별 차원에서, <오징어 게임> 시리즈와 동떨어진 문헌은 배제했다. 외신 기사, 잡지 기고, 보고서, 온라인 게시물, 교양서적은 제외했다. 이어, 이 시리즈와 연관된 문헌 가운데 국제 학술지 논문(온라인 선공개 논문 포함), 국제 학술대회 발표 논문, 외국어로 작성된 석·박사 학위논문, 국제 학술서 장(chapter)만 선택했다. 이중으로 검색된 문헌은 하나만 선택했다.

본 연구는 해외 연구 동향 파악이 목적이므로 영어 제목과 초록으로 검색된 국내 한국어 학술지 논문과 학술서도 모두 배제했다. 다만, 한국인 저자가 해외 저널에 게재한 논문, 한국에서 발행된 국제저널의 논문은 선택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201편의 문헌을 선별했고 869편을 배제했다.

이 시리즈가 공개된 후 Squid Game이라는 용어는 영어권에서 ‘목숨을 건 게임을 소재로 한 영상물인 데스 게임(Death Game) 장르의 대명사’가 됐다. Squid Game의 인지도는 급격히 높아졌다. 이에 따라 이 시리즈의 맥락과 무관하게 용어만 빌려 사용하는 해외 연구물도 계속 등장했다. 내용적 선별 차원에서, 201편의 본문을 검토해, ‘본문에서 이 드라마와 맥락상 별로 연관되지 않는 문헌’을 솎아냈다. 예를 들어, 이 시리즈의 줄거리와 거의 연결되지 않는 외교정책에 관한 연구는 Squid Game을 사용했다. Squid Game을 제목에 올린 한 의학 논문은 이 시리즈의 등장인물들이 목숨을 건 게임을 벌이는 상황에 빗대 인체의 간에서의 정상 세포와 암세포 간 사투를 설명했다[23]. 이런 연구물들은 검토에서 제외했다.

이러한 내용적 선별을 통해 41편의 문헌을 배제했다. 남은 160편의 문헌에 대해선, 연구자 외에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 전공 대학원생 한 명이 제목, 초록, 본문 등을 독립적으로 검토했다. 두 코더가 독립성과 상호보완성을 유지하도록 노력하면서, <오징어 게임>을 주로 연구한 국제 학술지 논문 135편, 학술서적 3편, 국제 학술대회 발표 논문 8편, 해외 학위논문 2편 등 148편의 문헌을 최종 선정했다. 그림 1은 본 연구에서 진행된 연구 문헌 선정 절차를 보여준다.

Fig. 1.

Procedure for selecting research literature

2-3 분석 카테고리

체계적 문헌 고찰을 수행한 논문은 대체로 특정 연구주제와 관련된 문헌의 연구 시기, 연구 방법, 연구내용, 연구 영역을 주로 고찰한다[24],[25]. 국제 문헌을 고찰할 땐 연구에 사용된 언어도 검토 대상이 된다. 이 연구의 분석 대상 문헌 148편의 연구 시기와 관련해, <오징어 게임>은 2021년 9월 공개됐으므로, 2021년 출판된 이 드라마 관련 문헌의 비중은 전체 검토 문헌 중 12.1%(18편)로 적었다. 2023년 들어 2월까지 발행된 문헌은 전체의 6.8%(10편)이었다. 2022년엔 가장 많은 81.1%(120편)의 문헌이 나왔다.

이 드라마 관련 국제적 연구에서 영어로 된 연구의 비중은 77.0%(114편)로 높았다. 독일어, 프랑스어, 스페인어, 이탈리아어, 러시아어, 크로아티아어, 터키어, 인도네시아어 등 다른 외국어로 진행된 연구는 23.0%(34편)였다.

‘연구 방법’ 변인(variable)은 질적 연구와 양적 연구 카테고리를 둔다. 연구내용과 관련해, 여러 선행연구가 ‘한류 드라마의 공유되는 특성’으로 지목한 ‘보편성’, ‘토속성’, ‘볼거리’가 변인에 포함된다. 한류 드라마가 세계성, 지역성, 그리고 이 둘을 섞은 혼종성을 내포한다는 문헌 검토 내용은 ‘성격’ 변인에 반영된다. 분석 대상 드라마인 <오징어 게임>은 세계 최대 디지털 플랫폼인 넷플릭스가 제작비를 전액 지원하고 배포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다. 많은 선행연구는 넷플릭스 시리즈에 넷플릭스의 플랫폼 성격과 전략이 어떻게 투사되는지 연구해왔다. 따라서 이 드라마의 연구내용 변인에 ‘넷플릭스’가 포함된다. 드라마의 수용자에 대한 분석은 드라마 연구의 주된 영역이다. 한류 드라마의 수용자는 한국 수용자와 지구적 수용자로 구분되어 연구돼왔는데 이 경향성은 ‘수용자’ 변인에 반영된다. 이 6개 변인 설정의 근거 문헌은 1~2장에서 이미 인용됐으므로 본문 인용표기는 반복하지 않았다. 마지막으로, 체계적 문헌 고찰을 사용한 연구의 대부분은 문헌의 ‘연구 영역’을 조사하므로 본 연구도 ‘연구 영역’ 변인을 둔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7개 변인을 구성했다.

이중 ‘성격’ 변인은 ‘세계성’, ‘지역성’, ‘혼종성’ 카테고리로 구성된다. ‘플랫폼’ 변인에서 문헌이 초록이나 색인어에 ‘넷플릭스’나 ‘플랫폼’을 두면 ‘넷플릭스’ 카테고리로, 그렇지 않으면 ‘없음’으로 코딩된다. ‘수용자’ 변인은 ‘지구적 수용자’, ‘한국 수용자’, ‘없음’으로 둔다. 이 시리즈에 관한 보편성, 토속성, 볼거리, 연구 영역 변인들의 하위 카테고리들은 선행연구 검토와 일부 분석의 병행을 통해 파악할 수밖에 없다. 이러한 경우에 통상 분석 대상 자료의 20% 정도를 예비 검토해 변인의 하위 카테고리를 잠정적으로 설정하는 연구 관례에 따라 고찰 대상 문헌의 20%인 28편을 사전 검토했다[26].

이 과정을 통해 나온 이 드라마의 ‘보편성’ 변인은 ‘신자유주의’, ‘폭력’, ‘인간성’, ‘게임’, ‘없음’ 카테고리로 구분된다. 드라마의 한국적 토속적 요소를 보여주는 ‘토속성’ 변인은 ‘비정규직/채무’, ‘탈북인’, ‘한식’, ‘깐부’, ‘한국 전통 놀이’, ‘없음’으로 구성된다. ‘볼거리’ 변인은 ‘거대한 게임 세트장’, ‘게임 참가 활동’, ‘의상’, ‘도시문화’, ‘없음’ 카테고리로 나뉜다. ‘연구 영역’ 변인은 문헌이 어떠한 학술 영역에서 <오징어 게임>을 분석했는지를 보여주는 것으로, ‘윤리’, ‘종교’, ‘사회’, ‘제국주의’, ‘한류’, ‘영상 콘텐츠’, ‘디지털 미디어’, ‘언어’, ‘교육’, ‘게임’ 카테고리로 나뉜다. 이어, 문헌 고찰의 결과를 수치로 코딩한 뒤 3장에서 이를 글과 표, 그림으로 제시한다. 이 작업에는 IBM SPSS Statistics 28 프로그램을 사용했다.


Ⅲ. 고찰 결과

3-1 <오징어 게임>의 보편성, 토속성, 볼거리

표 1에서 확인되듯, <오징어 게임>을 다룬 국제 문헌의 50.5%(88편)는 이 시리즈에 내재한 ‘보편성’에 주목했다. 이 보편성은 빈부격차를 일으키는 ‘신자유주의’, 인간의 ‘폭력성’, 이 본능을 극복하려는 제2의 본성인 ‘인간성’, 혹은 게임 장르의 전형성을 가진 ‘(데스) 게임’으로 나타났다.

Frequency of research on the universality, indigenousness, and flourishes of Squid Game

문헌은 이 중 한두 가지 보편적 측면을 깊이 탐색하는 편이었다. 표 1의 대표 사례(Model Cases)를 보면, Dunn and Young은 이 드라마가 언어와 문화를 넘어 세계 수용자에게 어필한 이유를 어느 나라에서든 목격되는 자본주의의 어두운 그림자와 인간의 본성을 극화한 데에서 찾았다[27].

이 보편적 속성이 한국의 토속적 요소를 통해 구체화하는 것도 학술적 관심을 끌었다. Mehreen and Sherazi (2022) 등 문헌(60.8%)이 다룬 <오징어 게임> 내 한국 사회 토속성은 중산층으로 살다 추락한 ‘비정규직’, 늘어나는 ‘채무’, ‘탈북자’, ‘달고나’ 같은 한식,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 ‘구슬치기’ 같은 한국 전통 놀이, ‘깐부’, ‘한국어’ 등이었다[28]. 또, 여러 논문(57.4%)은 다국적 시청자의 이목을 끈 이 드라마의 독창적 볼거리로 거대한 게임 세트장, 게임 참가자들의 활동, 게임 의상 등을 지목했다[29].

그림 2의 관계도는 148편의 해외 문헌이 서술해온 <오징어 게임>의 보편성, 토속성, 볼거리 변인 소속 카테고리 간 상호 영향성을 시각화한다. 관계도는 노드와 링크 간 영향을 표현한 것으로, 노드(원)는 보편성(Universality), 토속성(Indigenousness), 볼거리(Flourishes) 변인 소속 카테고리들의 출현 빈도를 나타낸다. 링크(선)는 노드 간 영향 강도를 보여준다.

Fig. 2.

Relationship map of the categories of universality, indigenousness, and flourishes in Squid Game

보편성 변인의 신자유주의(Neoliberalism), 토속성 변인의 비정규직/채무(Temps/Debs), 볼거리 변인의 게임 활동(Game Activities) 카테고리는 문헌에서 자주 서술되어 카테고리 수치(Category Count)가 높았고 노드의 원 모양이 컸다. 또, 이 세 노드 간 상호 영향성도 컸다. 그래서 이들 간 관계성 수치(Relationship Count)가 높았고 세 노드를 연결하는 링크의 선이 두껍고 진했다. <오징어 게임> 관련 해외 문헌은 보편성 중 신자유주의, 토속성 중 비정규직/채무, 볼거리 중 게임 활동을 빈번하게 서술했고 이들을 서로 강하게 연결 지어 탐구한 것이다.

그림 2에서 ‘None(없음)’으로 표기된 세 개의 큰 노드도 굵은 링크로 연결됐다. 보편성, 토속성, 볼거리와 무관한 해외 문헌도 많았으며 보편성을 다루지 않은 문헌은 토속성과 볼거리도 별로 언급하지 않았다는 의미다.

<오징어 게임>의 성격과 관련해, 해외 문헌은 세계성과 지역성을 혼합해 언급한 편이었다(48.6%, 72편). 해당 연구들은 한국에서 제작한 작품이 넷플릭스에서 가장 많이 시청된 이유를 탐구했다. 그러다 보면 이 작품의 지역적 특성과 세계적으로 공유될만한 속성을 모두 관찰하게 된다. 이 작품의 세계성만 다룬 연구도 적지 않았다(45.9%, 68편). 그러나 지역성만 검토한 연구는 드물었다(5.4%, 8편).

3-2 넷플릭스 플랫폼과의 연계

문헌 148편 중 36편(24.3%)은 플랫폼(넷플릭스)에 주목하면서 <오징어 게임>을 다뤘다. 이 가운데 23편(63.8%)은 영어로, 13편(36.2%)은 다른 외국어로 돼 있었다. 넷플릭스가 제작비, 더빙, 자막을 제공하지 않았다면, 전 세계 2억 이상 가구에 배포하지 않았다면, <오징어 게임>의 성공은 어려웠을 수 있다. 이들 문헌은 세계적 플랫폼인 넷플릭스의 체계, 영향성, 전략을 조명하면서 그 성과물인 <오징어 게임>을 분석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그 세 배인 75.7%(112편)의 문헌은 넷플릭스와 무관하게 <오징어 게임>을 탐구했다.

수용자와 관련해, 해외 문헌의 36.5%(54편)는 이 시리즈에 대한 글로벌 수용자의 반응을 다뤘다. 예를 들어, 한 인도네시아 논문은 이 시리즈에서 묘사된 계급 격차와 억압적 현실이 인도네시아와 유사하다면서 인도네시아 수용자가 자신의 상황과 맥락에 따라 얼마나 다르게 이 시리즈의 언어적 육체적 폭력 장면들을 받아들이지를 분석했다[30]. 전체 문헌의 2%(3편)는 한국 수용자 반응을 소개했고, 61.5%(91편)는 수용자 반응을 검토하지 않았다. 연구 방법의 경우, 질적 연구가 87.8%(130편)였고 양적 연구가 11.5%(17편)였다.

3-3 다양한 <오징어 게임> 담론의 생성

2장에서 <오징어 게임> 관련 해외 연구의 영역을 10개 카테고리로 나눴는데, 표 2는 이중 윤리와 종교를 합쳐 이 드라마를 다룬 문헌 전체를 9개 영역별로 제시한다. 표에 중복으로 기술된 연구는 없다.

Areas of non-Korean literature on Squid Game

이 시리즈는 사회(29.1%), 영상 콘텐츠(17.6%), 디지털 미디어(14.2%), 한류(12.2%), 게임(6.8%), 제국주의(6.1%), 언어(6.1%), 윤리·종교(4.8%), 교육(3.4%) 영역 순으로 다양한 학술적 담론을 생성해왔다. 또, 표 2는 148개 문헌을 구성하는 개개 연구 별 키워드를 보여줌으로써 독자가 이 드라마 관련 국제 연구의 내용을 좀 더 구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게 한다.

가장 비중이 큰 사회 영역(43편)은 신자유주의, 자본주의, 계급, 양극화, 불평등, 헤게모니, 마르크시즘 측면에서 어두운 현실이 이 시리즈의 디스토피아에 어떻게 투영되었는지 다뤘다. 연구자들은 “우리는 인간에 베팅한다. 너희는 게임의 말이다”라는 상류층 게임 관전자의 대사나 중산층이 비정규직 빈곤층으로 내려앉는 뉴언더독(new underdog) 현상에 주목했다[31]. 이외에도 사회 영역에선 폭력, 언어폭력, 홉스 이론, 사회적 다윈주의, 빚의 경제학, 사회적 침투 이론, 제도적 모순, 주인-노예 관계, 범죄 규범, 홀로코스트, 국제정치경제, 감시, 젠더, 다문화, 탈북자 같은 키워드도 사용됐다.

영상 콘텐츠 영역(26편)은 두 번째로 큰 비중이었다. <오징어 게임>의 공간과 상징, □△○ 모양, 계단 세트, 달고나 사탕, 시각적 게임 요소, 주인공 캐릭터 이미지 등을 탐구했다. 또 한국의 연속극, 디지털 대중문화, 영화산업, 영화 언어, 패션 디자인, 토속문화를 조명했다[32]. 한국 콘텐츠에 대한 세계 시청자와 넷플릭스 구독자의 공감도·충성도도 조사됐다.

디지털 미디어 영역(21편)은 세 번째로 큰 비중으로, 소셜미디어 바이럴(입소문), 인스타그램, 트위터, 틱톡 같은 멀티플 디지털 채널이 <오징어 게임>의 돌풍에 어떻게 공헌했는지 탐구했다. 이와 함께 Z세대 등의 디지털 콘텐츠 소비문화를 연구했다. 또 넷플릭스 플랫폼의 브랜딩, 마케팅, 혁신, 수익성, 재정 정략, 세계화, 성장한계도 분석했다.

네 번째로 한류 영역(19편) 문헌은 문화적 확산, 한국 이미지, 세계적 대중화, 젊은 세대, 한류 정책, 한류 이론화, 영어권 한류 같은 키워드를 다뤘다. <오징어 게임>은 <기생충>, BTS와 함께 한국 소프트파워의 상징으로 인식됐다. 파키스탄·핀란드·대만·포르투갈에서의 한류 소비도 분석했다.

게임 영역(10편)은 게임 장르의 특성과 주요 게임 이론이 이 시리즈의 6개 게임에 어떻게 적용되는지, 이를 통해 어떠한 이론적 함의가 도출되는지 탐구했다. 일부 연구에 따르면, 이 시리즈는 게임 지속 여부 투표 등 등장인물들의 동의를 이중삼중으로 전제함으로써 ‘임의로 설정된 게임의 규칙에 자발적으로 복종하는 게임 참여자들의 루소리 애티튜드(lusory attitude)’를 구현한다. 다른 연구는 이 시리즈를 많이 본 시청자가 도박의 위험성을 크게 인식했고 도박을 일반적이지 않은 행위로 더 지각했다는 양적 분석 결과를 제시했다[33].

이 시리즈는 제국주의 영역에서 부정적으로도 비평됐다(9편). 넷플릭스를 ‘미국이 자국 대중문화의 세계 지배를 영구화하기 위해 추구하는 문화제국주의의 디지털 버전’이나 ‘플랫폼 제국주의(platform imperialism)’로 이해하는 제국주의 담론은 일부 문헌에서 <오징어 게임>의 압도적 시청자 수를 설명하는 이론 틀로 사용됐다. 다른 연구들은 “이 시리즈가 ‘외국인 노동자를 하층 계급으로 편입하고 세계에 문화적 영향력을 확대하는 한국의 하위 제국주의(sub-imperialism)’를 드러낸다”라고 주장했다[34].

언어 연구(8편)는 이 시리즈 한국어 대사의 미세한 뉘앙스를 다른 언어로 번역할 때 발생하는 문제와 해결책을 다뤘다[35]. ‘번역이 원 텍스트의 불변성을 재생산한다’라는 도구주의에 반대하는 ‘반도구주의(contra-instrumentalism)’나 ‘문화권별 개념(culture-specific concept)’ 등이 적용됐다. 또, 주요 대사의 기호학적 의미도 분석됐다.

윤리학 연구들(5편)은 이 시리즈가 수백억 상금을 놓고 사투를 벌이는 폭력(violence)과 충돌(conflict)의 상황에서 자기희생(self-sacrifice)과 상호협력(cooperation) 같은 윤리적 가치를 드러낸다고 주장했다. 윤리는 일상의 삶, 사건, 심지어 이야기 속에서도 항상 기능한다는 것이다. 종교학 연구들(2편)은 ‘이 시리즈의 징검다리 건너기 게임에서 주님에게 기도하며 앞사람을 밀어 떨어뜨리는 목사의 행동’이 아니라 ‘겨울밤 인적 없는 거리에서 동사하는 노숙자가 결국 구원받는다고 믿는 주인공 성기훈의 마음’이 기독교(Christianity)의 본성이라고 했다[36].

교육 영역의 연구들(5편)은 이 시리즈의 성공을 계기로 비한국인이 온라인 동영상 플랫폼의 더빙과 자막을 통해 한국어를 쉽게 배우는 방법을 소개했다. 이러한 연구는 ‘한류’와 ‘외국어로서의 한국어 교육’을 연계하는 해외 문헌이 증가하는 추세와 부합한다. 다른 일부 연구는 이 시리즈의 게임 시뮬레이션을 학교 교육에 활용하는 방법 등을 제시했다[37].

그림 3은 <오징어 게임> 관련 해외 문헌이 플랫폼을 주된 관심사로 다루는지에 따라 이들의 연구 영역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보여준다. 플랫폼(넷플릭스)에 주목한 문헌은 디지털 미디어, 영상 콘텐츠, 제국주의 영역순서로 이 시리즈를 탐구했다. 반면, 플랫폼과 무관한 문헌은 이 시리즈의 K-드라마 성격에 주목하면서 사회, 영상 콘텐츠, 한류 영역에 집중되는 편이었다. 넷플릭스, 디즈니+ 같은 OTT를 통해 세계로 배포되는 한류 드라마와 영화는 점점 늘어나고 있다. 이 문헌 고찰에 따르면, 연구자들이 플랫폼을 어느 정도 고려하느냐에 따라 K-드라마에 관한 연구의 방향성은 달라진다.

Fig. 3.

Platform (Netflix) and research areas in Squid Game related literature


Ⅳ. 결 론

본 연구는 세계적 OTT 서비스인 넷플릭스에서 가장 많이 시청된 콘텐츠인 <오징어 게임>의 해외 연구 동향을 파악하는 것이 목적이었다. 이를 위해 체계적 문헌 고찰로 이 시리즈를 다룬 비한국어 문헌 148편을 선정해 탐구했다.

체계적 문헌 고찰은 각 문헌의 발견과 논의를 수집해 연구주제에 관한 종합적 결론을 제시하려고 한다. 본 연구도 이러한 과정을 거쳐 드라마 최대 화제작 <오징어 게임>의 국제적 연구 트렌드에 관한 포괄적 그림을 제시한다.

고찰 결과를 요약하면, <오징어 게임>을 다룬 해외 연구는 사회, 영상, 디지털 미디어, 한류 영역에서 주로 이뤄진 점이 발견된다. 148편 중 119편은 여기에 분포됐다. 드라마의 서사는 사회 영역에서, 시청각 콘텐츠는 영상 영역에서, 배급은 디지털 미디어 영역에서, 글로벌 수용자 반응과 문화적 확산은 한류 영역에서 탐구되어온 것으로 나타난다. 이어, 게임, 제국주의, 언어, 윤리, 종교, 교육 영역에서 연구가 진행됐다.

이러한 점을 종합하면, 학술적 차원에서, <오징어 게임>의 주류 담론은 사회, 영상, 디지털 미디어, 한류 영역에서 형성되고 연구 다양성은 드라마의 특성에 따라 게임 등 다른 영역에서 보완적으로 확보되는 구도라는 점이 나타난다. 이는 비한국어권 연구자들이 한류 드라마를 탐색하는 패턴으로 비친다. 지명도 있는 K-드라마가 이들에게 던져지면 대개 이러한 방식으로 분해되고 이론적으로 재구성되는 것으로 추정된다.

또, 본 연구는 148편 각각이 <오징어 게임>에 접근할 때 사용한 핵심어들을 보여준다. 이를 통해 문헌 고찰의 추상성을 어느 정도 극복한다. 이 연구 키워드들은 K-드라마들에서 공유되어온 것으로 여겨진 보편성, 토속성, 독특한 볼거리 요소들이 <오징어 게임>에서도 재현된다는 점을 보여준다. 제시된 관계도에 따르면 이 시리즈를 연구한 국제 논문들은 신자유주의, 비정규직/채무, 게임 활동을 자주 언급했고 이들을 강하게 연결했다. ‘신자유주의 자본주의 체제가 사회적 불평등을 초래하는 세계적이고 보편적인 현상에 의해 한국에서도 비정규직이 증가하고 개인채무가 급증하는 토속성이 나타나고 이로 인해 절박해진 주요 인물들이 거대한 게임 세트장 안에서 상금을 위해 목숨을 걸고 데스 게임을 벌여 독특한 볼거리를 만든다’라는 점이 이 드라마를 보는 논문들의 주된 해석인 것이다. 이 결과는 할리우드가 자본주의 친화적 서구문화의 ‘전형적 세계화(orthodox globalization)’를 추구한 것과 달리 K-드라마가 ‘지역 기반의 혼성적 대안적 세계화(local-based, hybrid, and alternative globalization)’를 모색해온 점을 반영한다.

일차적으로, 이번 국제 문헌 고찰의 학술적 의의는 이렇게 <오징어 게임> 관련 국제 연구 동향과 K-드라마 탐구 패턴, 한류 콘텐츠 이론화의 포괄적 그림을 보여주는 데에서 찾을 수 있다.

나아가, 본 고찰은 국내에서 진행된 K-드라마 연구를 점검·보완하고 촉진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본 고찰을 통해 소개되는 <오징어 게임> 관련 국제 문헌의 핵심어 중에서 디지털 대중문화, 소셜미디어 바이럴리티, 뉴언더독, 문화권별 개념 등은 K-드라마 담론의 심화에 계속 도움을 줄 수 있는 아이디어로 여겨진다.

구체적으로 들어가 보면, 디지털 대중문화(digital popular culture)는 <오징어 게임>에서 보듯 대중문화의 주류생산물이 디지털 콘텐츠로 이동하는 도도한 흐름을 압축적으로 나타낸다. 이 개념은 ‘미디어가 영상을 TV 본방송에 방영한 후에 인터넷에 올리는 것이 아니라 인터넷-모바일 네트워크로 먼저 혹은 독점적으로 배급하는 소위 디지털 퍼스트 시대에 대중문화는 어떻게 달라지는가’를 논의한다. 대중문화의 재현공간을 텔레비전에서 디지털 기기로 옮기고 있는 주된 실험대(test-bed)인 한국에서 디지털 대중문화 개념은 앞으로 활발히 연구돼야 한다.

‘소셜미디어 바이럴리티’를 핵심어로 쓴 <오징어 게임> 관련 국제 연구는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틱톡, 유튜브, 트위터 등 SNS를 통한 입소문 구전이 이 시리즈를 비롯한 K-드라마의 글로벌 시청자 수 확대와 강한 정적 상관관계를 갖는다는 점을 보여준다. 소셜미디어 바이럴리티에 관한 국내 연구는 많은 편이지만, 이를 드라마의 해외 마케팅에 적용해 그 효과와 전략을 탐색하는 조사는 미진한 편이다.

본 고찰에서 소개된 해외 문헌은 중산층이 비정규직 빈곤층으로 내려앉는 현상을 다룬 ‘뉴언더독’ 등 사회 영역의 다수 개념을 소개했다. 이 개념들은 K-드라마 서사의 보편적 속성 및 이와 연관된 한국적 토속성을 여러 층위로 잘게 나눠 미세하게 파고듦으로써 이론적 심화와 다양화를 구현한다. 이런 점은 소수 거대 사회 담론을 중심으로 진행되어 일부 경직되고 일률적으로 보이기도 하는 국내 드라마 질적 연구에 시사점을 준다.

‘한국 드라마가 국제화될수록 한국어 원 대사와 번역되는 외국어 간 괴리 문제가 커질 수밖에 없다’라는 문제의식이 이번 고찰에서 다뤄졌다. 다른 언어로 번역하기 쉽지 않은 ‘문화권별 개념’이나 번역이 원 텍스트의 불변성을 재생산한다고 믿지 않는 ‘반도구주의’ 등에 관한 번역학·언어학 논의는 국내와 해외에서 입체적으로 다뤄져야 한다. 또, 이번 고찰에 포함된 ‘한류 콘텐츠와 외국어로서의 한국어 교육을 연계하는 연구’는 국내에서 더 발전할 수 있는 분야다.

이렇게 본 연구는 K-드라마의 본고장인 국내의 드라마 콘텐츠 관련 연구를 자극하는 의미 있는 이론적 요소들을 미시적 차원에서 제공함으로써 문헌에 일부 이바지한다.

<겨울연가>, <설국열차>, <기생충>, <미나리>, <오징어 게임> 등 많은 한국 드라마와 영화는 세계시장에서 흥행했거나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기술적으로도 최근 국내 영상업계는 세계 그 어느 나라에서보다 빠르게 디지털화되어 간다. 그러나 한국 드라마·영화 연구 지형을 체계적으로 고찰하는 작업은 꼭 필요한 일임에도 국내외적으로 별로 없었다. 본 연구는 걸출한 한국 드라마 한 편이라는 제한된 범위에서나마 이러한 작업을 시도해 일정 정도의 유의미한 결과물을 제공하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고찰한 바에 따르면, <오징어 게임>처럼 글로벌 메가 히트를 기록한 K-드라마는 방영 기간의 시청 열풍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시차를 두고 다량의 국제적 연구를 수반해 여러 분야의 담론을 생성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한국 대중문화가 미디어 시장에서뿐만 아니라 국제 학술계에서도 미국·영국 대중문화에 대비되는 비서구권의 키-플레이어로 인식되어가기도 한다는 시사점을 준다.

많은 K-드라마가 넷플릭스, 디즈니+같은 디지털 플랫폼에 탑재되어 글로벌 수용자에 전달되는 것이 현실이다. 이와 관련해, 본 연구의 결과는 해외 문헌이 ‘플랫폼 성격’과 ‘한국 고유의 창의적 콘텐츠 성격’이라는 K-드라마의 이중적 성격 모두에 주목한다는 점을 보여준다. 넷플릭스라는 색인어를 쓴 <오징어 게임> 관련 해외 문헌은 디지털 미디어, 영상 콘텐츠, 제국주의 영역에서 이 시리즈를 주로 탐구했다. 반면, 플랫폼과 무관한 문헌은 사회, 영상 콘텐츠, 한류 영역에서 이 시리즈를 많이 연구했다. 해외 연구자들이 플랫폼의 비중을 어느 정도 두느냐에 따라 K-드라마 연구의 방향성이 달라진다는 점을 알 수 있다. 다만, <오징어 게임> 관련 해외 문헌 중 플랫폼에 주목한 비중은 크지 않았다. 다수 해외 연구자가 디지털 플랫폼의 종속변수가 아닌 독립된 대상으로 한국산 콘텐츠를 인식하는 점을 보여준다.

K-드라마의 국제적 영향력이 커지면서, 소수이긴 하지만, 일부 해외 문헌은 K-드라마를 넷플릭스의 ‘플랫폼 제국주의’를 구현하는 사례로 여겼다. 여기엔 소수 디지털 플랫폼에 의한 미디어 콘텐츠 시장의 수직 구조화 및 과점화 경향에 대한 문제의식이 담겨 있다. 또, <오징어 게임> 관련 소수 해외 문헌이 한류를 한국주도 ‘하위 제국주의’의 사례로 바라보는 점도 확인된다. 한류 콘텐츠에 대한 반감과 저항의 가능성을 시사하는 이러한 내용은 앞으로 한류 연구에서 간과되어선 안 된다.

향후 후속 연구는 여러 K-드라마로 범위를 넓혀 더 광범위한 문헌 데이터에 대해 체계적 고찰을 수행해 볼 수 있을 것이다. 분석의 객관성을 어느 정도 보장하는 체계적 문헌 고찰은 나아가 K-팝, K-웹툰, K-게임 등 다른 한류 콘텐츠 장르의 국내외 연구 동향을 통시적으로 혹은 공시적으로 정리하는 데에도 적용될 수 있다고 본다.

<오징어 게임>이 한류에 끼친 영향은 실로 크다. 이 시리즈는 텔레비전 드라마이면서 디지털 콘텐츠이고 다국적 플랫폼의 한 부분이면서 한국문화의 일부인 복합적 속성을 갖는다. 이 시리즈를 연구한 국제 문헌을 종합적으로 리뷰한 이번 연구는 K-드라마를 보는 인식의 지평을 넓히고 새로운 탐구를 위한 영감을 얻는 데에 도움이 될 것이다.

Acknowledgments

이 논문은 2022년도 강릉원주대학교 신임교원 연구비 지원에 의하여 연구되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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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소개

허만섭(Man-Sup Heo)

2008년:연세대학교 언론홍보대학원 광고홍보 전공 (석사)

2013년:고려대학교 대학원 언론학과 (언론학박사)

2010년~2019년: 고려대학교 미디어학부 강사

2019년~2020년: 성균관대학교 언론정보대학원 겸임교수

2022년~현 재: 강릉원주대학교 교양교육부 교수

※관심분야 : 디지털 콘텐츠 등

Fig. 1.

Fig. 1.
Procedure for selecting research literature

Fig. 2.

Fig. 2.
Relationship map of the categories of universality, indigenousness, and flourishes in Squid Game

Fig. 3.

Fig. 3.
Platform (Netflix) and research areas in Squid Game related literature

Table 1.

Frequency of research on the universality, indigenousness, and flourishes of Squid Game

Universality
Categories Freq. Percent Model Cases
Neoliberalism 50 33.8 Dunn & Young (2022)
(Death) Game 18 12.2 Jans et al. (2022)
Humanity 12 8.1 Kim & Park (2022)
Violence 8 5.4 Widodo (2021)
None 60 40.5
Total 148 100.0
Indigenousness
Categories Freq. Percent
Temps/Debt 39 26.4 Mehreen & Sherazi (2021)
N. Korean Defectors 7 4.7 Kim & Jung (2022)
Korean Food 4 2.7 Siregar et al. (2021)
Gganbu 9 6.1 Stekl (2022)
Korean Games 25 16.9 Chonnia & Izzah (2022)
Korean 6 4.1 Aisyah & Prihatini (2022)
None 58 39.2
Total 148 100.0
Flourishes
Categories Freq. Percent
Game Sets 13 8.8 Keskin et al. (2022)
Game Activities 62 41.9 Laffier & Westley (2022)
Costume 3 2.0 Wang & Weng (2022)
City Culture 7 4.7 Correia et al. (2022)
None 63 42.6
Total 148 100.0

Table 2.

Areas of non-Korean literature on Squid Game

Areas (148) Authors (Year, Keywords)
(number)=frequency
Society (43) Afrizal (2022, social values), Akin (2022, polarization), Akyildiz & Şeşen (2022, violence), Allen et al. (2021, Hobbesian theory), Athes (2021, dystopia), Babujee & Varghese (2021, unknown citizens), Boonpienpol (2022, social penetration theory), Borchard (2022, holocaust and Nazism), Bovalino (2021, catastrophe of capitalism), Campillo et al. (2021, systemic contradictions), Ch. & Sherazi (2022, Marxism), Chowdhury (2022, economics of debt), Duhita (2022, social inequality), Elyta et al. (2022, Hobbes’ political thoughts), Firdaus & Simatupang (2022, politeness), GeÇimli (2022, reproduction of inequality), Gerhold (2022, criminal norms), Hout (2022, surveillance), Jatmiko (2022, social class), Johannessen (2022, everyday dystopia), Jurišić et al. (2022, master/slave relationship), Kaltefleiter et al. (2022, debt resistance), Keskin (2021, Korean food and culture), Kim & Jung (2022, gender, global political economy), Kurtulus (2022, neoliberalism), Kusumayanti et al. (2022, hegemony), Lee, Kim, & Swan (2022, Korean multiculturalism), Lee & Proffitt (2022, neoliberalism), Mahal (2022, the oppressors and oppressed), Matic (2022, competitiveness and capitalism), Molisso (2022), Paganini (2021, media ethics), Pötzsch (2022, micro-dystopia), Rana (2022, untangling capitalism), Römer (2022, violence), Rybalskaya et al. (2022, modern capitalist system), Stekl (2022, the global village), Tuna (2022, horror and violence), Tutar (2022, social Darwinism), Vladimirovna & Aleksandrovich (2022, neoliberalism), Widodo (2022, verbal violence), Witera et al. (2021, Hobbesian theory), Wright (2022, N. Korean defectors)
Visual
Content (26)
Amirah et al. (2022, stair sets), Ahn (2022, Korean digital and popular culture), An (2022, Korean soap operas), Çelik & KÖse (2022, space and symbols), Choe (2022, melos in the K-Drama) Enrico et al. (2022, square and triangles from the game icons), Godulla (2022, social fiction), Hong & Yang (2022, global trend of television), Jin (2022, transnational proximity and university), Jones (2022, the context of digital and globalized world), Keast (2022, country-specific content), Kim (2023, visual content of survival game), Laugier (2022, TV series), Lee (2022, TV series), Lee & Lee (2022, Korean food in video contents), Linando et al. (2022, lighting), McKenzie et al. (2022, Netflix’s viewing metrics), Mill (2021, amazing facts), Novitasari et al. (2022, subscriber loyalty), Parc & Messerlin (2022, Korean film industry), Payzin & Tuncer (2022, folk culture), Sinem & AkgÜn (2022, fear among the language of cinema), Tingir & Tarlakazan (2022, fashion and design), Varma el al. (2021, Dalgona candy), Wang (2022, character image), Zhang et al. (2022, empathy between viewers and digital content)
Digital Media
(21)
Ahmed et al. (2022, social media virality), Ahn (2022, generation Z and OTT), Atwood (2022, branding and marketing), Correia et al. (2022, viral marketing), Deng & Chen (2022, Netflix’s innovation), Evdokimova (2021, reaction of social media users), Feriansyah (2022, Instagram and popular culture), Hong et al. (2022, multiple channels), Kim (2022, black twitter), Loureiro et al. (2022, twitter), Love & Meng et al. (2022, business and profitability of Netflix), Mustafa & Bostan (2022, consumption culture and digital content), Ortega (2021, audiovisual streaming), Putra et al. (2022, the sustainability of the Netflix’s business), Sari & Irena (2022, marketing communication for social media engagement), Sparks (2021, expansive social media presence), Wang & Weng (2022, globalization, Netflix), Wiart (2022, Netflix’s financial strategy), Wu & Chiu (2022, memes), Yuting (2022, TikTok), Zhou et al. (2023, Netflix’s growth ceiling)
Korean Wave
(19)
Bhatti et al. (2022, consumption of Korean content in Pakistan), Ciancia & Mariani (2022, cultural diffusion), Ekström (2022, Squid Game in tourism, images of South Korea among Finnish young adults), Gudkova (2022, the popularization of Korean cinema on the example of Squid Game), Hsueh et al. (2022, Taiwanese audience and Korean drama), Huang (2022, Korean soft power, Squid Game, Parasite, BTS), Jagan & Kalyan (2022, influence of Korean wave on youth), Jang et al. (2022, the popularity of K-drama on a global OTT platform), Jin (2023, theorizing the Korean wave), Joinau (2022, Hallyu and us), Kamon (2022, the Hallyu policies), Khendun-Burgoine & Kiaer (2022, Korean wave in world English), Kim (2023, K-culture without K), Steven Kim (2022, aiming for mainstream status in India and South Asia), Piola (2022, Korean Wave in Portuguese Magazines), Raha (2021, socio-economic development), Santos et al. (2022, South Korea’s creative economy), Sebastian et al. (2022, attitude toward Korean dramas), Siregar et al. (2021, the cultural effect of popular Korean drama)
Game (10) Balić (2022, Homo Ludens), Boland (2023, dystopian game), Geerling et al. (2022, Using Squid Game to teach game theory), Jans et al. (2022, gambling-related beliefs), Johansen (2022, media-inspired play), Keskin et al. (2022, gaming paradigm), Kim & Park (2022, competition and cooperation), Lee (2022, children’s games at the edge of life and death), Reiland (2022, lusory attitude), Zagarrio (2021, video game aspects in television series)
Imperialism
(9)
Dunn & Young (2022, passive spectators), Fedorenko (2022, sub-imperialism), Kim (2023, minor-scale imperialism), Mazur & Meimaridis (2022, platform imperialism), Oh (2022, Squid game’s overseas reception, hegemonic power), Park et al. (2022, Netflix and platform imperialism), Ra (2022, imperialist mode of story-telling), Wang (2022, exacerbating cultural differences), Yoon (2023, trans/nationalism)
Language (8)
Aisyah & Prihatini (2022, learning Korean using online platform), Cho (2021, subtitle), Giustini (2022, language industry), Kiaer & Cagan (2022, translation), Millenia (2022, translation), Sari (2022, semiotic analysis), Sofiane (2023, audiovisual translation), Suheri & Millenia (2023, translation)
Ethics/Religion (7)
Alpita et al. (2022, moral conflicts), Arkananta et al. (2021, ethics of life), Bosman (2022, Christianity in Squid Game), Femández & Berkman (2022, ethics and privacy), Muhammad (2022, axiology, generation Z), Rositama & Furaida (2022, Seong Gi-hoon’s religiosity), Woo (2022, identity)
Education
(5)
Bergstrom & Sandberg (2022, after-school center), Chonnia & Izzah (2022, Squid Game simulation for vocabulary mastery), Laffier & Westley (2022, trauma), Mukarromah et al. (2022, generation Z, social issues), Yustina & Yahfizham (2023, learning mathematic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