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 개념을 활용한 디지털 데이터 내러티브 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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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
ESG는 Environment(환경), Social(사회), Governance(거버넌스)를 가리키는 경영학 개념으로 최근 기업과 사회에 거대 흐름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이는 미래 교육 역량으로 꼽히는 디지털 데이터 내러티브의 신속하고 전면적인 도입의 근거가 된다. 그동안 디지털 데이터 내러티브는 교육적 효용성을 중심으로 도입 논의가 이루어졌으나 이제는 경영학의 테제가 교육학의 실행 이론으로 작용하는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디지털 데이터 내러티브가 ESG 개념을 활성화시킨다. 예를 들어 교육의 디지털 데이터 내러티브는 교육의 모든 활동을 디지털 디바이스로 구현하므로 물리적으로 많은 양의 종이를 아껴 ESG의 환경적 요소 ‘E’ 요소를 충족하는 교육을 할 수 있다. 또한 디지털 데이터 내러티브에서 학습자는 연결주의를 기반으로 여러 형태의 메타버스 제작에 참여하여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결과물을 직접 만들면서 ESG의 사회적 요소 ‘S’를 익힐 수 있다. 그리고 디지털 데이터 내러티브에서 내러티브는 의사결정 과정 등이 자발적이고 민주적인 절차에 따라 운영되는지를 판단하는 ESG의 ‘G’ 거버넌스를 준비하는 항목을 준비하는 교육적 가치를 지닌다. 디지털 데이터 내러티브를 교육 현장에 전면 도입하게 되면 디지털 데이터 중심의 미래 교육 역량 신장뿐 아니라 ESG 역량의 내재화가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Abstract
ESG stands for Environment, Social, and Governance. ESG comes from business administration and lately it is a mega trend in industry and society, which gives a good reason why digital data narrative, so called future education capacity, should be equipped in school fast and completely. So far the adoption of digital data narrative in school has been controversial rather solely in the education scope. Now however themes of business administration serve as a practical theory in education. Digital data narrative activates ESG concepts. Digital data literacy can be a good way to carry out ‘E’, using digital devices and reducing a lot of paper in class. Besides, a student gets used to ‘S’ by participating in a variety of metaverse makings and contributing the data results that he/she made to community based on connectionism. Finally, narrative is a decision-making process that can be spontaneously and democratically operated and so ‘G’ can grow with it. Future education capacities are expected to be internalized when digital data narrative is totally used with ESG concepts together, not apart, in the educational field.
Keywords:
Environment, Social, Governance, Digital data narrative, Education키워드:
환경, 사회, 거버넌스, 디지털 데이터 내러티브, 교육Ⅰ. 서 론
유발 하라리는 그의 저서 『21세기를 위한 21가지 제언』에서 유례없는 데이터 처리 능력이 펼쳐지는 상황에서 빅데이터와 알고리즘이 우리의 삶에 끼치는 사회적 영향과 정치적 충격에 대해서 역설한다. 데이터 리터러시는 단순히 데이터 처리 능력을 넘어 평등, 자유, 윤리를 나타내는 이데올로기까지의 역할을 띠게 된다[1]. 그리고 오늘날 데이터 중심의 교육을 논하는 데 있어서 디지털 리터러시를 빼고는 말할 수 없다. 그러므로 광의적으로 최근의 데이터 리터러시 교육은 디지털 데이터 리터러시 교육을 포함한다. 그만큼 미래 사회는 데이터가 중심이 되는 곳이다. 또한 이는 데이터 중심의 교육이 교육의 중심에 서게 됨을 시사한다.
그리고 또 하나 우리가 심도 있게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 사회적 움직임이 있다. 이른바 ESG 경영에 관한 사회적 관심이다. ESG는 Environment(환경), Social(사회), Governance(거버넌스)를 가리키는 말로 기업 경영에 있어서 비재무적인 요소로 여겨지는 것들이다. 요즘의 소비자들은 환경, 재무적 투명성, 노동 여건 등 기업의 비재무적인 요소에 많은 관심을 쏟는다. 그리고 탄소중립과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는 세계적 흐름에 발맞추기 위해서 전 세계의 기업과 정부는 ESG 역량을 기르기 위해 발 빠르게 움직이는 추세다[2].
게다가 코로나 사태로 인해 온라인 미디어가 교육과 기업의 업무에 전격적으로 등장하고 메타버스라는 플랫폼까지 출시되는가 하면 많은 전문가가 지구 온난화를 비롯한 환경 문제들이 코로나바이러스와 같은 신종 바이러스를 촉발했다고 주장하는 등 환경 보호에 대한 경각심이 ESG로 이어지게 되었다[3]. 미래를 준비하기 위한 역량으로는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고 이를 위한 교육적 접근 또한 다양할 수 있겠으나, 본 연구에서는 전술한 디지털 데이터 리터러시 역량과 ESG 역량 두 가지를 미래 역량으로 정하고 이를 한 번에 모두 충족시킬 수 있는 교육 방식으로 디지털 데이터 내러티브를 제언한다. 두 가지 역량은 각각 목표하는 바는 상이하나 그 목표를 달성하는 방법에는 궁극적인 공통점이 있다. 그리고 이로부터 각 역량의 최종적인 결과는 하나의 ‘미래 사회 역량’으로 수렴될 수 있다. 디지털 데이터 내러티브 역량은 데이터를 디지털적으로 구현하고 그 안에서 통찰력을 발견하는 데에 주안점을 두고 있으며 ESG 역량 역시 디지털 기기의 사용과 디지털 데이터 내러티브의 프로세스로부터 교육 효과를 얻기 때문이다. 즉, 디지털적으로 데이터를 표현하는 내러티브를 교육 현장에서 진행하게 되면 디지털 데이터 역량과 ESG 역량을 모두 얻게 되는 일거양득의 효과를 거둘 수 있게 된다.
미래 역량을 계발하기 위해 교육학적 측면에서 ESG 역량과의 상관관계를 특정해서 탐구한 연구 결과는 아직 없다. 비슷한 연구로 한형성이 피터 드러커가 『경영의 실제』에서 밝힌 경영철학이 ESG 경영과 한국 대학의 경영학 관련 교양교육에 어떠한 의미와 영향을 가지고 있는가를 살펴보았고[4] ESG 개념을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윤성혜, 장지은, 임현진, 임지영은 『미래 교육 인사이트』에서 미래인재의 역량을 살펴보고 미래 교육의 내용으로 세계 시민교육, 디지털 시민교육 등 ESG 요소와의 접합점을 논하고 그 방법으로 VR&AR, 디지털교과서 등을 소개했다[5]. 홍명희와 이순영은 모바일 기반 디지털 리터러시 MoDL(Mobile Device Digital Literacy) 교육 체재를 제안했다. MoDL을 3단계로 구축하여 모바일 디지털 환경을 구축하는 MoDE(Mobile Based Digital Environment)와 이를 교육에 활용할 때에는 BYOD(Bring Your Own Devices) 수업 방식을 제안했다. 그리고 모바일 디지털 리터러시를 학습하는 MoDLI(MoDL Instruction)를 단계별로 제시했다[6].
최근 ESG 교육 프로그램이 늘어나고 있다는 점도 말해주는 바가 많다. 2021년부터 본격적으로 생겨나기 시작한 ESG 교육 프로그램은 대부분 기업의 주도하에 임직원들의 ESG 역량 강화를 위해 진행되는 실정이다. 한국능률협회와 환경재단에서도 ESG 교육을 시행하고 있고, 직무 연수를 위한 온라인 ESG 교육 프로그램도 생겼다. 이러한 프로그램의 커리큘럼은 ESG가 무엇이고, 시장에서 어떻게 활성화되는지, 기업은 어떻게 ESG 개념에 대처해야 하는지 등을 가르치지만 피상적인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이런 성질의 교육이 목적한 바를 이루기 위해서는 이론 공부가 아닌 체득 학습을 위한 실천적 커리큘럼으로 구성되어야 한다.
이번 논문에서 주장하는 디지털 데이터 내러티브는 디지털 데이터 리터러시 역량과 ESG 역량을 모두 한 번에 성취할 수 있는 실천적 교육 모델이다. 즉 디지털 데이터 내러티브를 통해 학습자와 교수자가 디지털 기기를 능숙하게 다루면서 종이 없는 교육 환경을 성공적으로 만들어낼 수 있다면 교육 현장에서 사용되는 어마어마한 종이의 양을 대폭으로 줄일 수 있으므로 상당한 규모의 삼림 훼손을 막을 수 있다. 이것이 ESG 개념을 통한 디지털 데이터 내러티브 교육이 ‘E’를 성취하는 바다.
또한 디지털 데이터 내러티브를 강화하면 사회적으로 모두가 참고하여 공부할 수 있는 데이터의 선순환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이른바 집단 지성이다. 모두가 원천 데이터를 이용해서 만든 자기만의 콘텐츠를 인터넷에 공유하면서 특정 주제를 협력하여 탐구하다 보면 데이터의 독점과 소외 없이 사회 구성원 간 데이터를 디지털적으로 재구성해 배움의 장을 함께 만들어 갈 수 있다.
마지막으로 디지털 데이터 내러티브는 실천적이고 자발적인 참여 교육을 통해 학습자의 민주적 거버넌스를 고양할 수 있다. 교육 과정의 연계성과 함께 민주시민교육에서 새로운 대안을 탐색한 전호재, 김수영은 민주시민교육의 효과적인 정착을 위해 내러티브 접근이 새로운 탐구 방식으로 활용될 수 있다는 점을 밝혔다[7].
앞으로 기업과 사회는 ESG 중심 사회로 접어들 수밖에 없다. 자산 2조원 이상인 유가증권시장 상장사는 2025년부터 친환경·사회적 책임 활동을 포함한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공시해야 한다. 이러한 공시 의무는 2030년부터 모든 코스피 상장사로 확대 적용되기 때문이다. ESG 개념이 삶의 한 축이 될 때 교육 역시 이를 반영해야 한다. 그리고 이 ESG 중심 사회를 살아갈 세대는 디지털 데이터 내터티브를 배제하고는 역시 살아가기 어려운 디지털 데이터 사회를 살아가게 될 것이다. 즉, ESG 중심 사회가 결국 디지털 데이터 중심 사회이고 디지털 데이터 중심 사회가 ESG 중심 사회다.
이번 논문은 디지털 데이터 내러티브가 어떻게 디지털 데이터 리터러시 역량과 ESG 역량을 융합하여 교육 현장에 도입될 수 있는지를 살핀다. 한 걸음 더 나아가 향후 교육 정책이 디지털 데이터 내러티브를 도입해야 하는 정당성을 경영학과 관점에서 확보하는 데에 그 의의가 있다고도 할 수 있겠다. 그동안 교육계 일부에서는 디지털 데이터 리터러시를 가르칠 수 있는 환경 마련을 조속히 시행할 것을 주장해 오고 있으나 학교 현장에서의 디지털 데이터 교육은 크게 달라지고 있지 않다. 현재 대부분의 선진국 학생들은 디지털 리터러시를 초중등 기간 200시간 이상을 공부하고 있으나 한국은 51시간에 머무르고 있다[8]. 또 일본은 2025년부터 대학 입학 공통테스트에 ‘정보’ 과목을 신설하고 프래그래밍·통계처리·데이터사이언스 지식 등에 관련한 문제를 출제한다[9]. 이런 상황을 타개하고 미래를 준비하기 위해서 디지털 데이터 내러티브를 교육학적으로 이해하고 도입을 추진해야 할 뿐만 아니라 경영학적으로도 접근해야 할 필요성은 충분하다.
이미 학교 공부 속에서 익히는 소위 경영학 개념 교육이 없는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수업 시간에 체험 게임을 통해 시장을 배우는 교육 활동(체험으로 배우는 시장경제에서 재산권) 등이 있다[10]. 환경 교육 역시 국가환경교육센터 등에서 활발히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11]. 정보 교육 또한 정규 과목으로 편성되어 운영되고 있다. 그러나 이번 논문에서 논자가 주장하는 바는 특정 교과에서나 별도의 교육 활동에서 몇 토막씩 이루어지는 디지털 데이터 리터러시 학습, ESG 개념 학습이 아니라 두 가지 영역을 모두 아우를 수 있는 범교과적 디지털 데이터 내러티브의 전면적인 도입이다.
Ⅱ. 배경지식
2-1 ESG의 영향과 적용 사례
ESG는 Environment(환경), Social(사회), Governance(거버넌스)를 가리키는 말이다. ESG에서 ‘E(환경)’은 말 그대로 경영 과정에서 기업이 어떻게 환경에 영향을 미치는가를 말한다. 자원, 에너지, 폐기물, 온실가스, 탄소 배출량, 자원 재활용 등이 포함된다. ‘S(사회)’는 기업으로서 올바른 사회적 책임을 잘 수행하는지를 따지는 항목이다. 인권, 지역사회에 대한 기여도, 노동 및 고용, 소비자 안전 및 보호 등이 포함된다. ‘G(거버넌스)’는 쉽게 말해서 경영 투명성이다. 의사결정 과정, 기업구조, 인사, 경영 정책 등이 민주적 절차에 따라 운영되는지 판단하는 항목이다. ESG는 기업의 가치를 말해주는 기준이 되기도 하고 ESG는 기업을 판단하는 ‘지표’가 된다. 그러므로 기업에 있어서는 마케팅 전략이 되기도 한다. ESG 평가기관은 2018년 기준으로 전 세계에 약 600개 이상 존재했으며 계속 증가하는 추세다. 그중 약 30개 정도가 의미 있는 규모를 갖춘 공신력 있는 평가기관으로 인식되고 있다. 미국의 대표적 ESG 등급 평가기관은 MSCI, 그리고 우리나라에는 서스틴베스트가 있다[12].
재계에서는 ESG 경영이 최대 화두로 떠오를 수밖에 없다[13]. 한 마디로 환경, 사회의식, 경영 투명도에 대한 개념이 없다면 앞으로는 시장에 진입 자체가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ESG가 기업의 비재무적인 요소임에도 기업을 평가하는 주요 덕목이 된 이유는, ESG 전략이 단기적으로는 수익성을 약화하지만, 장기적으로는 기업의 생존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ESG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E(환경)’이다. 지금까지의 기업은 이윤과 가치 추구에만 집중해오면 됐지만, 기후변화가 우리 모두의 존폐에 영향을 미치게 됨에 따라 환경 보호도 기업의 책임으로 인식되고 있다[14]. ESG를 CSR(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혼동해서는 안 된다. CSR은 환경을 파괴하고 인권을 침해하거나 사회에 부정적인 기업 행태에 대한 반성적 고려에서 출발했다. 소극적·책무적 성격이 강하다. 그러나 ESG는 기업가치 또는 지속가능성을 단지 재무적 숫자가 아닌 비재무적 요인에서 찾는 것이다. CSR를 소홀히 하면 칭찬을 받지 못하는 것에 그치지만, ESG를 못하면 기업가치는 떨어지고 투자자들이 주식을 처분하며 금융기관은 대출을 하지 않고 소비자들도 외면하게 된다[15].
우리금융그룹은 지난해 12월 ‘2050 탄소중립 금융그룹’이라는 비전을 선포하면서 탈석탄 금융을 선언했다. 탈석탄 금융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신규 석탄 발전 PF 취급을 중단하고, 기존에 투자 혹은 대출했던 돈도 리파이낸싱(자금재조달) 시점에는 회수에 나서기로 했다. 하나금융그룹과 신한금융그룹도 비슷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16]. 해외 주요 연기금의 투자 배제 국내 기업으로는 KT&G, GS리테일, 풍산, 한화, 한국전력 등이 있는데 배에 이유로는 각각 담배 생산, 담배 유통, 집속탄 생산, 석탄발전 때문이었다. 이런 이유로 우리 기업들의 본업에도 변화가 생기고 있다. 현대차, 기아차는 탈(脫)내연기관에 박차를 가하고 있고 한화는 분산탄 사업을 정리 중이다. SK는 주유소를 매각하고 있고 철강사들도 수소제철 기술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삼성, 현대자동차, SK, LG 4대 그룹과 네이버, 카카오, 엔씨소프트 등의 테크기업은 ESG 경영을 강화하기 위해 ESG 경영위원회를 신설해서 운용한다[17]. 엔터테인먼트 기업도 팬덤 때문에 ESG에서 벗어날 수 없게 되었다[18]. 엔터테인먼트에 관심이 많은 학습자 그룹에서 이러한 팬덤은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파타고니아와 나이키는 ESG를 훌륭하게 도입해서 성공한 사례로 꼽힌다. 파타고니아는 제품의 직접적인 생산 과정뿐 아니라 제품의 원료를 공급하는 농장이나 목장의 환경 피해까지도 줄이기 위해 노력한다. 또한 자신들의 제품이 혹여나 환경에 피해를 주는지 알기 위해 제품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지속적으로 조사하고 외부 기관을 통해 평가받는다. 나이키는 운동화를 구성하는 모든 요소에 나이키가 생산 과정에서 발생시킨 부산물과 소비자가 버린 플라스틱을 사용한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나이키가 이 제품의 친환경적 성격을 강조하지는 않는다. 즉, 마케팅적으로 친환경을 외치는 제품이 아니라 나이키 스스로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줄이려는 노력이 담긴 제품인 것이다[19].
기업 컨설팅에서도 ESG는 인기다. ‘지속가능한 경영’을 요구하는 투자자들의 목소리가 커지며 전세계적으로 ESG 전문가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심지어 ESG에 회의적인 기업인들도 전문가 고용을 늘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20]. 이런 현상 속에서 ESG는 넥스트 자본주의라고도 여겨지기도 한다. 이처럼 자본주의 체제에 대한 시각의 변화는 기업의 사회적 역할에 대한 범위도 변화하게 하였다. 기업의 사회적 역할은 기업들이 자발적으로 사회적 및 환경적 문제를 자신들의 영업활동과 이해관계자들과의 상호관계에 통합시키는 개념이 되었다[21].
2-2 디지털 데이터 내러티브
디지털시대에서는 디지털을 읽는 것뿐만 아니라 디지털을 쓸 줄 알아야 하고, 디지털을 쓴 것들을 배포하고 취합하고 다시 재생산할 줄 알아야 하는 디지털 리터러시가 필요하다[22]. 디지털 리터러시는 디지털 기기를 잘 사용하는 것을 넘어 디지털 정보를 이해하고, 선택하고, 편집과 가공을 통해 새로운 지식을 생산하는 사고와 능력을 뜻한다. 유럽연합위원회에서는 ‘디지털 리터러시’ 대신 ‘디지털 역량’이라는 용어를 사용하면서 시민을 위한 기본 교육으로서 생활 전반에 적용되는 역량으로 그 개념을 확대하였다[23]. 그러므로 디지털 데이터 내러티브는 컴퓨터와 스마트 기기를 다룰 줄 아는 역량을 바탕으로 하지만 그렇다고 컴퓨터의 도구적 활용 능력만으로 한정되지 않는다.
데이터 리터러시는 데이터를 목적에 맞게 활용하는 데이터 해석 능력이다. 정형 데이터건 비정형 데이터건 그 데이터 속에서 문제의식을 느끼고 의미맥락을 찾을 수 있는 능력이다. 이는 단순히 데이터를 통계적으로 해석하는 능력과는 다른 능력으로 뭉치 데이터 속에서 남다른 무언가를 찾을 수 있는 역량을 뜻한다. 최근의 데이터 리터러시는 데이터 수집, 패턴-의미 도출을 효율적으로 수행하기 위한 컴퓨터 언어 코딩까지 포함한다. 디지털 리터러시를 통해 인터넷에서 데이터를 찾고 서버에 저장하기 때문에 데이터 리터러시와 디지털 리터러시는 이제 뗄 수 없는 관계에 놓여 있다. 데이터 해석 능력이 디지털 기술을 만나게 되면 데이터 처리자는 훨씬 효과적이고 효율적으로 데이터 속 인사이트를 도출할 수가 있다[24].
디지털 데이터 내러티브란 학습자가 전하고자 하는 바를 데이터 리터러시와 디지털 리터러시를 이용하여 표현하는 양상을 뜻한다. 여기서 말하는 내러티브는 문학에서 말하는 서사가 아닌 교육학에서의 재구성적 교육철학과 그 실천 방법을 뜻한다[25]. 내러티브는 자기화된 이야기다. 디지털 데이터 내러티브에서는 데이터 간 관계성을 내러티브하는 것이 핵심이다. 그러므로 디지털 리터러시와 데이터 리터러시가 결실을 맺기 위해서는 내러티브되어야 한다. 디지털 데이터 내러티브에는 여러 유형이 있다. 그림으로 데이터를 디지털로 내러티브 할 수도 있고, 음악을 디지털 데이터 내러티브하는 것도 가능하다.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거울세계(Mirror World), 라이프로깅(life logging) 등의 메타버스(Metevers)로도 만들 수 있다. 디지털적 방법으로 데이터를 큐레이션하는 경우도 있다. 디지털 데이터 큐레이션은 구현하고자 하는 내용을 기획하여 이에 맞는 데이터를 디지털 기술로 데이터베이스화하고 여기서 다시 데이터를 추출·연결하여 디지털적으로 재구성하는 내러티브 기법이다. 디지털 데이터 큐레이션을 원활히 구현하기 위해서는 데이터를 엮어가는 사고력과 디지털 기술 응용력이 모두 요구된다. 이것이 디지털 데이터 내터리브가 추구하는 교육 방법이다[26]. 그리고 이렇게 데이터를 내러티브하다 보면 자발적이고 절차에 따른 의견 개진이 몸에 배게 된다.
Ⅲ. 본 론
3-1 ‘E(환경)’ 교육과 디지털 데이터 내러티브
ESG 중에서 E에 해당하는 환경에 관한 이슈는 현재 전 세계적으로 가장 많은 주목을 받는 영역이다[27]. 학교의 디지털 환경은 자연환경을 보호한다. 현실적으로도 인터넷의 보급 확대와 스마트폰 등과 같은 정보통신 기술의 발달로 인해 향후 신문용지 및 인쇄용지의 소비량은 지속적으로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28]. 디지털 환경이 조속히 마련되는 만큼 삼림 훼손은 적어질 것이다. 이번 코로나 사태를 분기점으로 사람들의 인식에도 조금씩 변화가 찾아오고 있다. 유통업계에서는 코로나를 계기로 환경 보호는 물론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기 위해 업계의 친환경 정책행보가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소비자와 생산자가 모두 자연스럽게 ESG로의 변화를 꾀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영수증을 모바일로 대체하여 종이 사용을 줄이는 것도 하나의 실천적 사례로 볼 수 있다[29]. 이러한 시대적 요구가 ESG와 디지털 리터러시의 접점을 만들어낸다. 디지털을 이용한 페이퍼리스 교실은 이미 그 문장 속에서 디지털 데이터 내러티브와 ESG 교육이 하나임을 알려준다.
실제로 종이책 대신 전자책을 이용하는 사람들도 빠르게 늘고 있다. 교육부와 한국교육학술정보원(KERIS)이 발표한 ‘2020년 대학도서관 통계조사 및 최근 10년간 변화 추이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대학생들이 지난해 학교 도서관에서 빌린 책은 1명당 4권으로 집계됐다. 이는 2011년(8.3권)에 비해 ‘반 토막’ 수준으로 줄어든 수치다. 또한 정보통신정책연구원이 지난 4월 발표한 ‘코로나 전후 청소년의 미디어 이용 행태 비교 보고서’에 따르면 원격수업으로 청소년들의 종이 매체 이용은 줄어든 반면 PC 이용이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종이 매체 이용 시간은 전년(2019년) 378분에서 1시간 정도 줄어든 318분을 기록했지만, 데스크톱과 노트북, 태블릿PC 이용 시간은 모두 1시간 이상 증가했다. 국립중앙도서관은 올해 1월부터 전자책, 영상·음원 자료 등을 집에서도 이용할 수 있도록 국내외 데이터베이스(DB)를 전년 42종에서 49종으로 확대 제공했다[30]. 또 읽기 관련 활동이 특히 비대면 활동에서 큰 폭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터넷서점 이용(증가 39.1%, 감소 6.0%), 유튜브의 책 관련 영상 이용(증가 37.2%, 감소 3.2%)을 비롯해 인터넷 독서 정보 이용, 오디오북 이용, 전자도서관 이용, 온라인책·독서 모임 등 비대면 온라인 활동은 코로나19 이전보다 증가했다. 반면 서점 매장 방문(감소 34.3%, 증가 12.2%), 공공도서관 이용(감소 28.0%, 증가 15.4%) 같은 대면 오프라인 활동은 감소했다. 매체별 이용 변화를 보면 인터넷정보(증가 71.2%, 감소 3.2%), 인터넷신문(51.7%, 4.5%)의 이용이 크게 늘었고 인터넷만화, 웹진, 웹소설, 전자책 등도 증가했다[31].
주요 대기업들은 온라인 기반 보고·결재 시스템을 구축하고 회의실 등에 전자 칠판을 도입한 지 오래다. 지속가능경영보고서 등을 인쇄물이 아닌 파일로 제작해 공개하는 곳도 많다. 건설 현장에서는 종이 도면 대신 태블릿PC로 도면·기술정보 등을 확인하고 있다. 교육계에서도 코로나19 여파로 원격수업이 보편화하면서 페이퍼리스 바람이 불고 있다. 교육부에 따르면 교사·학생 등이 디지털교과서를 내려받은 건수가 2019년 3~10월 396만7027건에서 지난해 같은 기간 1612만4621건으로 4배 늘었다[32]. 때문에 에듀테크 기업들은 이미 디지털 전환에 사활을 걸고 있다[33].
교사・학생・학부모 모두 학교 교육이나 교과 수업에 디지털 리터러시 교육이 필요하다고 느끼고 있다. 특히 일선 초등학교와 중학교 교육 현장에서 디지털 리터러시 교육 강화의 필요성을 높게 인식하였다[34]. 이제는 디지털 데이터 리터러시 교육이 단순히 미래 지향적인 교육 활동이어서가 아니라 환경을 보호하는 실천적 교육임을 강조해서라도 학교의 모든 수업을 디지털 데이터 내러티브로 전환해야 할 것이다. 이는 교육계가 디지털 사회로의 이행을 본격적으로 주도할 수 있는 근거가 또 하나 마련되었다는 의미다. 지금까지 교육계는 디지털 환경이 주는 교육적 효용성 때문에 학교의 디지털 환경 구축을 역설해왔으나 이제부터는 환경 보호 차원에서도 디지털 환경으로의 변화를 강력하게 주장할 수 있다.
단, 이를 위해서 디지털 환경 마련을 위한 재원 마련이 시급하다. 2020년 초 · 중등학교 교육정보화 실태 조사 분석에 따르면 초등학생 중심으로 저소득층 단말기 지원 사업의 확대가 요구된다. 디지털 기기가 없는 학생은 초등학교 7.1%, 중학교 2.46%, 고등학교 0.99%이고, 인터넷 연결에 어려움이 있는 학생은 초등학교 0.73%, 중학교 0.95%, 고등학교 0.55%이다. 디지털 기기가 없는 학생은 초등학교가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따라서 초등학생을 중심으로 저소득층 단말기 지원 사업을 확대할 필요가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35]. 이를 위해서 기존의 종이 교과서에 배정된 예산을 디지털 기기 구입 예산으로 전환해야 할 것이다. 디지털 리터러시 활용의 하나인 디지털교과서 사용을 위해서 가장 많은 예산이 필요한 항목은 교실 무선 네트워크 설비와 단말기 보급을 위한 환경 구축비용이다. 현재 교육부에서는 2020년 상반기까지 모든 학교에 2개 교실 규모의 무선 네트워크와 60대의 단말기를 보급하는 사업을 추진 중이나 향후 모든 교실에 무선 네트워크를 설치하고 모든 학생에게 단말기를 보급하려면 막대한 예산이 소요가 필요하다. 그러나 디지털교과서 정책을 추진하지 않는다고 하여도 첨단화된 학습 환경 구축과 소프트웨어 교육이나 인공지능 교육과 같은 첨단 학습 내용을 가르치기 위해서는 환경 구축비용은 지속적으로 필요한 예산이라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직접적으로 디지털교과서 정책 추진에 고려되어야 할 예산은 교과 내용에 대한 콘텐츠 개발비이며, 이는 디지털교과서 내용의 이원화와 같은 보다 효율적인 방안을 마련한다면 예산 부담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결국, 보다 효율적인 콘텐츠 개발 방법을 마련한다면 전체적인 예산 부담이 크지 않기 때문에 지속적인 디지털교과서 정책 추진이 필요하다고 판단된다[36]. 디지털은 계속 업데이트가 되기 때문에 처음에 들어가는 개발비는 이후 유지비로 전환되어 저비용 예산 처리가 가능하다. 게다가 엄청난 양의 종이가 소비되는 교육 시장에서 학교가 앞장서서 ESG 시장을 대비한다는 차원에서 볼 때 기존의 종이책을 고집하면서 예산을 집행할 근거는 점점 약해질 것이다.
일각에서는 디지털 데이터 리터러시의 확산에 따른 우려도 제기한다. 최근 인공지능(AI)이 탄소 배출의 주범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데, 많은 전력을 사용하기 때문이라는 것이 그 이유다. 그러나 이는 데이터 센터를 차가운 곳에 설치하고 데이터 센터 내부에도 각종 친환경 설계가 적용되는 등 기업들의 노력으로 해결되고 있다. 기업들의 에너지 절감 알고리즘 개발도 에너지 사용량을 줄이는 데 기여하고 있다[37].
3-2 ‘S(사회)’ 교육과 디지털 데이터 내러티브
ESG의 ‘S(사회)’에 해당하는 항목들은 고객 만족, 데이터보호 및 프라이버시, 성별 및 다양성, 직원참여, 인권, 노동 기준 마련 등이다. ESG의 ‘S(사회)’와 디지털 데이터 내러티브의 상관관계는 연결주의에 기반한다. 디지털 리터러시에 올라탄 데이터 리터러시의 시너지 효과가 연결주의를 대변해준다. 아날로그 데이터가 디지털 데이터로 변환되면서 데이터 처리자가 더욱더 많아지고 훨씬 다양한 데이터를 양산해낸다. 디지털 리터러시를 통해 기존의 데이터가 제3의, 제4의 데이터로 가지를 쳐나가므로 디지털 리터러시와 데이터 리터러시는 뫼비우스의 띠처럼 연결되어 있다[38]. 연결주의에서는 네트워크라는 틀에서 데이터, 정보, 지식이 상호 연결되어 계속 변화해 가기 때문에 학습은 맥락에 적합한 연결을 이해하고 형성해 가는 일련의 연결의 과정으로 구성된다. 학습자들은 네트워크에 연결하여 새로운 정보를 찾고 공유하며 새로운 학습의 관점에서 그들의 믿음을 수정한 다음, 그들의 새로운 이해를 공유하고 더 많은 정보를 찾기 위해 다시 네트워크에 연결한다[39]. 연결주의에서 중요한 것은 개인이 네트워크에 연결하여 저장된 정보와 지식을 검색해서 배우고 동시에 새로운 정보와 지식을 제공하는 데이터의 선순환이 발생한다는 점이다.
디지털과 결합한 데이터 리터러시는 인터넷을 이용하게 되고 이는 지식을 공유하고 그 결과를 다시 공유하는 데이터의 선순환이라는 가치를 실현한다. 이렇게 되면 일방적 지식 전달과 같은 구식 학습 트렌드에 전면적인 대전환이 일어난다. 이른바 집단 지성 현상이 나타나기 때문이다. 데이터 사용자는 자신의 결과물로 사회에 이바지하게 된다. 자기가 알게 된 것을 사회 구성원 모두와 함께 나누면서 더 나은 결과를 고민하고 지식을 지성으로 옮길 수 있는 이타적인 학습 태도를 기를 수 있다.
이렇게 되면 디지털 데이터 사회에서 포스트휴먼을 위한 교육과 그 교육의 가능성을 탐구하면서, ‘데이터 리터러시’와 ‘역설계’(reverse engineering)도 제안해볼 수 있다. 포스트휴먼에게 필요한 것은 스마트 기기를 통해 생성되고 공유되는 데이터를 적절하게 활용하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자신의 지극히 개인적인 감정과 생체리듬을 과도하게 폭로하지 않을 수 있는 능력, 한 마디로 ‘데이터 리터러시’를 기르고, 동시에 이 데이터 리터러시를 바탕으로 주어진 기술을 자신에게 맞게 ‘역설계’할 수 있는 능력이기 때문이다.[40]
메타버스로 이루어지는 교육 시스템은 ‘S(사회)’를 기를 수 있는 좋은 예를 보여준다. 실시간 교수·학습 활동 장면에서만 활용되는 온라인 회의 플랫폼과 달리 메타버스 기반의 플랫폼은 교수-학습 환경의 ‘생태계’를 구축한다는 관점으로 접근되어야 한다. 즉 교수-학습 활동과 실제 오프라인 학교생활 전반을 메타버스 플랫폼에 이식하는 형태로 활용되어야 하는데 이는 학습자의 감정 조절, 대인관계 등과 같은 사회정서교육과 학교 구성원 간의 협력 등의 학교 문화를 이해하는 것을 포함한다[41]. 단순히 온라인으로 사람들을 만날 수 있다는 점보다 메타버스로 구성된 교실을 함께 이용한다는 차원에서 사회성이 실감나게 발현될 수 있다.
그러므로 디지털 데이터 내러티브는 지식의 공유를 넘어 감정의 공유까지 아우를 수 있게 된다. 자신의 일상과 생각을 성찰하고 소셜 미디어 상에서 연결된 피드백이 강화와 보상으로도 나타남을 느끼기 때문에 사회적인 교류를 교감하게 되면서 새로운 세계를 창조하고 확장해 나갈 수 있게 된다. 디지털 데이터 내러티브를 학교에 전면 도입해야 하는 또 하나의 이유는 이처럼 지성적으로든 감성적으로든 사회 속에 존재하는 다양성을 인지하고 다채로운 세계관을 접하며 사회성을 기르기 위해서다. 이를 통해서 ESG의 ‘S(사회)’교육이 가능해짐은 물론이다.
3-3 ‘G(거버넌스)’ 교육과 디지털 데이터 내러티브
ESG의 ‘G(거버넌스)’는 의사결정구조 혹은 지배구조다. 여기에 해당하는 세부 항목들에는 이사회 구성, 감사위원회 구조, 부패 정도, 임원 성과, 보상 및 정치기부금과 내부고발자 제도 등이 있다. 기업 경영의 전반을 관리하는 스튜어드쉽의 역할도 거버넌스에 들어간다. 좋은 리더쉽을 갖추기 위해서는 양질의 의사결정 훈련에 익숙해짐으로써 자율성, 독립성 등의 자질을 익혀야 한다. 즉, 설득적으로 자기 목소리 내기에 강해야 하고 타자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일 줄 알아야 한다. 내러티브는 인간이 경험을 조직화하고 이해하며 지식을 구성하는 주요 사고 양식으로 내러티브 사고는 관계적이고 맥락적이다. 삶의 요구를 반영하는 ‘인간적’ 세계의 이해를 추구하며 인간의 내면세계의 ‘해석’을 지향한다[42]. 따라서 내러티브는 의사 결정에도 영향을 끼친다.
내러티브는 두 가지 교육관과 관련해서 ‘G(거버넌스)’와 연결된다. 하나는 실천전통 교육관이고 또 다른 하나는 구성주의 교육관이다. 실천전통 교육관은 지식 위주의 교육이나 눈에 보이는 성과를 강조하기보다는 실제적 활동들과 전통 속에서 인간이 총체적인 삶을 형성할 수 있게 해주는 데 관심을 갖는다. 그리고 실천전통 교육관은 그 성격상 내러티브적 특성을 띠게 된다. 그리고 인간의 삶의 방식을 주로 다루는 내러티브를 통한 교육 과정 설계는 교육의 주체인 인간의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할 수 있다[43]. 실천전통 교육관이 자신의 삶의 총체성을 내러티브적으로 구성할 수 있는 능력을 필요로 한다는 것을 알 수 있으며 이러한 내러티브적 능력을 갖추는 일은 매우 중요하다. 내러티브 능력을 갖춘 학습자는 자신의 삶을 총체적으로 구성할 수 있으며 이것은 자신의 삶에 대하여 끊임없이 반성하고 구체화시킨다[44]. 자신에 대한 성찰은 개인과 공동체를 다시 보게 하고 이를 통해 ‘올바름’에 대해 생각해보게 된다.
지능정보사회로 이동하면서 생기는 인간화에 대한 문제를 고민할 기회를 학습자가 갖게 되는 것이다. 시민교육, 협력 역량 등도 자율적이며 독립적인 존재로 살아가는 주체적 자아를 기르기 위해서 반드시 가르쳐야 한다. 공공성을 통해 연대하고 행동할 수 있게 하려면 사회적, 도덕적, 정치적 시민성이 필요하다[45].
내러티브는 표현이라는 절차를 통해 자신을 찾아가는 방법이다. 사회적 실천은 내적 가치, 탁월성의 기준, 규칙의 준수에 의해 구성되고 수정되는 일련의 의미 있는 활동이다. 이러한 참여의 활동은 학습을 공동체에서 공유되는 사회적 실천에 참여하는 과정이다. 그 사이 구성원의 참여가 증대되면서 적합한 상호작용의 방식을 익히고 정체성을 형성한다. 참여의 관점은 학습의 목적이 더 좋은 삶을 추구하는 것이라고 명료화함으로써, 교육의 비전과 제도에 대한 성찰을 가능하게 하고, 학습의 개념을 풍요롭게 하는데 유용성이 있다[46]. 개인의 정체성과 집단의 정체성이 충돌하고 다양한 관점들이 변화하는 오늘날의 상황에서는 서로 다른 입장이 대립한다. 개인이 자신의 관점을 탈중심화하고 타자의 고정관념과 편견을 수정하기 위해서는 내러티브 능력이 반드시 필요하다. 이는 내러티브가 민주시민교육에도 훌륭하게 사용될 수 있음을 반증한다[47].
이런 식으로 실천과 참여를 통해 민주적인 절차를 익힐 수 있는 내러티브의 성격을 SSI(Socio-Scientific Issues) 교육에서 찾아볼 수 있다. SSI 교육은 내러티브를 심도 있게 활용한다. SSI 교육은 과학과 기술, 그리고 사회의 연관성에 대한 이해를 강조하고, 학생들의 도덕적 발달에 대하여 큰 비중을 두고 있다. SSI는 그 본성상 정답이 없는 비구조화된 문제로, SSI에 대한 의사결정 과정에는 개인의 가치나 경험, 개인이 속해 있는 사회의 규범이나 도덕적 원리 등이 자연스럽게 반영된 비형식적 추론이 이루어진다[48]. 이러한 SSI의 성격은 참여자들이 사회 내에서 과학이 발생시키는 이슈들에 대해 비판적인 시각을 기를 기회를 제공한다. 이는 내러티브가 사회 쟁점들에 대하여 학습자들이 인지와 공감을 통해 의사결정을 내리는 데에 긍정적으로 작용함을 보여준다. 이것이야말로 ESG의 ‘G’에서 강조하는 바로써 절차에 따른 자발적·창의적인 의사결정 능력을 디지털 데이터 내러티브를 통해 기를 수 있음을 알 수 있다.
Ⅳ. 결 론
그동안 교육의 영역에서는 교육학적 이론과 근거가 주를 이루었다. 앞으로는 미래 역량인 디지털 데이터 내러티브와 경영학적 개념인 ESG가 교육을 이끌어야 한다. ESG가 무엇인지 알고 이를 삶에 능동적으로 투영해 익혀야 하는 사회와 디지털 데이터 리터러시가 요구되는 사회가 다가오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경영학과 교육학이 융합해서 실천적으로 실행할 수 있는 교육 방식과 콘텐츠를 고민해야 할 시기다. 이 두 가지를 모두 익힐 수 있는 교육적 장치가 필요하다. 본 논문에서는 이 장치로 디지털 데이터 내러티브를 소개했다. 디지털 데이터 내러티브가 교육에 활용될 때 학습자와 교수자는 교육 활동의 처음부터 끝까지 모든 활동을 디지털 디바이스로 구현하므로 상당한 양의 종이를 아낄 수 있게 된다. 이런 점에서 ESG의 환경적 요소 ‘E’(환경)에 적합하다. 또한 데이터 리터러시는 연결주의를 기반으로 하는데 학습자는 이를 바탕으로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결과물을 직접 만들어 공유하면서 ESG의 사회적 요소 ‘S’(사회)를 익힐 수 있다. 그리고 내러티브는 실천교육과 구성주의라는 교육철학을 구현하는 특징을 갖는데, 의사결정 과정 등이 민주적 절차에 따라 운영되는지를 판단하는 ESG의 ‘G’ 거버넌스를 익힐 수 있는 항목이 될 수 있다. 이 항목은 특히 교수자와 학습자 간의 관계를 특정하는 데에도 유용하다. 학습자의 내러티브를 교수자가 어떻게 인식하고 수업 활동을 전개할지 수업 시간의 거버넌스가 여기서 결정된다. 이처럼 디지털 데이터 내러티브를 학교에 전면적으로 도입하게 되면 생활 속에서 디지털 데이터 역량뿐 아니라 ESG 역량 또한 내재화되는 것이다.
지금까지는 교육적 입장에서만 ‘어떻게 하면 창의력을 기르고 미래의 교육 역량을 갖추어 사회 구성원으로서 뒤처지지 않고 세상을 살아가게 할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에서 디지털 데이터 내러티브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러나 이제는 교육적 시점을 확대하여 경영학적 마인드를 통해서도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공동체 건강에 이바지할 수 있는 시민을 길러내기 위해 디지털 데이터 내러티브를 도입해야 한다. 교육은 늘 성숙한 시민을 육성해왔다. 단지 기존의 교육 방법과 디지털 데이터 내러티브에서 추구하는 방법에 다른 점이 있다면 디지털 데이터 내러티브는 실천적 교육 모델로서 범용성을 지닌다는 사실이다. 교육 당국은 디지털 데이터 리터러시나 ESG라는 가치를 몇몇 과목과 특정 교외 활동에서만 개념적으로 (혹은 이벤트성으로) 가르칠 것이 아니라 학교의 모든 과목에서 ESG 개념을 실천으로 옮길 수 있는 길인 디지털 데이터 내러티브를 마련해줄 수 있어야 한다.
Acknowledgments
이 논문은 2020년 대한민국 교육부와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아 수행된 연구 (NRF-2020S1A6A3A01054082)로서, 관계부처에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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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소개
2003년 : 함부르크 대학교 (교육학석사-유럽연합 외국어교육 정책)
2021년 : 한국학중앙연구원 (교육학박사-시맨틱 데이터 큐레이션)
2021년~현 재: 동국대학교 문화학술원 HK연구교수
※관심분야 : ESG, 디지털 데이터 내러티브, 시맨틱 데이터 큐레이션, 디지털 큐레이션, 창의영재교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