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대학생의 가상현실(VR)에 대한 인식과 정신간호 가상현실 시뮬레이션에 대한 요구 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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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
본 연구는 가상현실을 활용한 정신간호 시뮬레이션 프로그램 개발을 위해 간호대학생의 가상현실에 대한 인식과 교육요구도를 파악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연구대상자는 국내 간호학과 2곳의 4학년 학생 117명이었으며, 2020년 6월 25일부터 7월 10일까지 온라인 설문을 통해 자료를 수집하고 빈도분석, 기술통계, t-test로 분석하였다. 다수의 학생들이 이미 가상현실을 접해본 경험이 있었고, 정신간호 실습 교육에 가상현실 시뮬레이션 도입이 상당히 필요하다고 인식하고 있었다. 가장 필요한 정신간호 시뮬레이션 콘텐츠는 조현병 환자 간호에 대한 것이었다. 본 조사 결과가 시사하는 바를 통해 정신간호 가상현실 시뮬레이션 교육 프로그램 개발에서 준비하고 고려해야 할 내용과 전략들을 제언하였다.
Abstract
The purpose of this study is to identify nursing students’ perception of virtual reality and needs for virtual reality simulation in mental health nursing to develop effective education. 117 fourth-grade nursing students from two colleges of nursing in Korea participated in the online survey from June. 25, 2020 to July. 10, 2020, and data were analyzed with frequency analysis, descriptive statistics and t-test. Most of students had already experienced VR and recognized that the virtual reality simulation was quite necessary in mental health nursing practice. The students most needed to care for patients with schizophrenia through virtual reality simulation in Mental Health Nursing. On the basis of the survey findings, the study suggested some strategies for development of virtual reality simulation programs in mental health nursing.
Keywords:
Mental health nursing, Needs assessment, Nursing students, Simulation, Virtual reality키워드:
가상현실, 간호대학생, 요구 사정, 시뮬레이션, 정신간호Ⅰ. 서 론
2020년 우리는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의 펜데믹 현상으로 인한 소위 포스트 코로나(post corona) 시대에 직면해 있다. 이로 인해 비대면의 일상화에 따른 AI·빅데이터 등 디지털 기반의 비대면 산업을 적극 육성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인식이 대두되고 있다. 이는 교육 영역에서도 예외가 아니며, 특히 인간을 대상으로 간호와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전문인력인 간호사를 양성하는 간호교육에 있어서 그 필요성이 더욱 절실하다. 실제로 방역을 위한 조치 중 하나로 대학의 대면 교육이 제한되었을 뿐만 아니라, 국내 상당수의 간호학과에서는 현장에서 임상실습 시행하지 못하고 최소한의 교내 대면 실습 혹은 비대면 실습으로 대체하여 실습을 운영해 왔다.
현재와 같은 뜻하지 않은 사태로 인한 비대면 교육의 요구 이외에도, 간호교육에서 필수불가결한 간호현장에서의 임상실습은 지속적으로 여러 가지 문제에 봉착해 왔다. 간호학과 정원의 증가로 인해 임상실습 환경이 부족해지고[1], 환자의 안전 및 권리에 대한 요구가 높아짐에 따라 임상실습에서도 환자에게 직접 간호를 수행하기보다는 간호 행위 관찰 위주의 실습을 시행하는 등 현장에서의 교육 기회가 감소하고 있다[2]. 이러한 변화에 따라 대학에서는 현재의 임상실습 교육의 대안으로 현장에서 일어날 수 있는 간호 상황을 대리경험하고 학습할 수 있는 시뮬레이션을 활용한 교육에 관심을 기울여왔다[3].
시뮬레이션(simulation)은 실재하는 세계에서의 실질적인 한 국면을 복제하여 협업적인 접근 방식으로 이 상황을 대리경험하게 하는 기술로[4], 간호교육에서는 주로 고성능 시뮬레이터(high fidelity simulator)를 이용한 시나리오 기반의 시뮬레이션 교육을 시행하고 있다. 그러나, 정신간호 영역에서는 대화를 통한 상호작용이 어려운 고성능 시뮬레이터의 한계점으로 인해 시나리오를 이용한 표준화 환자(standard patient) 시뮬레이션 교육이 주로 이루어지고 있다[5-9]. 표준화 환자를 이용한 시뮬레이션의 경우 표준화 환자 훈련과 교육에 상당한 노력과 비용을 투입하여야 한다는 제한점이 있으며, 물리적 지원이 동반되지 않는다면 학교 현장에서 지속적이고 반복적인 시뮬레이션 교육을 시행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10]. 또한 표준화 환자의 역할 수행 능력에 따라 생생한 시나리오 구현 정도에 질적 차이를 보일 수 있어 이로 인한 교육 효과가 감소할 우려도 존재한다. 따라서 이와 같은 정신간호 교육 영역에서는 이를 보완할 교육 방법에 대한 탐색이 필요하며, 이에 대한 대안 모색의 결과로 가상현실(virtual reality: VR)을 활용한 시뮬레이션 교육을 고려해볼 수 있겠다.
가상현실은 프로그램된 환경 속에서 인간과 컴퓨터가 상호작용하게 하는 첨단 기술로 인간으로 하여금 실제로 그 가상공간 안에 존재하고 있다는 느낌을 갖게 해준다[11]. 테크놀로지의 이러한 특성을 교육 장면에 도입한 가상현실 시뮬레이션 교육은 간호사례 시나리오에 부합하는 가상현실을 제작하고 학생들로 하여금 상황에 맞는 임상 의사결정을 하고 이에 따른 간호를 수행하게 하는 교육방식이며, 안전한 환경에서 실제 환자 간호를 대리 경험하게 한다. 이는 공간의 제약 없이 다양한 환경에 학생들을 노출시켜 반복적인 실습을 가능케 하며 즉각적인 피드백을 줄 수 있다[12].
오늘날 국외에서는 간호대학생을 대상으로 도뇨, 환자 사정, 투약, 정맥염 관리, 수술 후 간호 장면에 가상현실을 적용한 시뮬레이션 교육을 시행하고 효과를 확인하는 연구들이 시행되어 왔고[13-17], 복합적인 교육 환경 변화로 인해 임상실습 난관에 봉착한 국내에서도 이러한 프로그램 개발에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정신간호 실습에 있어서도 양질의 실습지 확보가 어려워지고, 학생들은 ‘전문지식 및 기술부족’, ‘치료적 의사소통 기술부족’, ‘정신질환자에 대한 두려움’ 등으로 실습에 어려움을 호소하는 바[18] 이를 해결하기 위한 가상현실 기반 시뮬레이션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할 필요가 있다.
효과적인 교육프로그램의 개발을 위해서는 교육 수요자들의 요구도를 반영하는 것이 필수적이나 아직 가상현실에 대한 학생들의 인식이나 이를 활용한 정신간호 교육 요구도를 파악한 연구가 이루어지지 않았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학생들의 가상현실에 대한 인식과 교육 요구도를 알아보고 이를 통해 정신간호 가상현실 시뮬레이션 프로그램 개발시 고려할 점을 제안해보고자 한다.
Ⅱ. 연구 방법
2-1 연구설계
본 연구는 가상현실을 활용한 정신간호 시뮬레이션 프로그램 개발을 위해 간호대학생의 가상현실에 대한 인식과 교육요구도를 파악하기 위한 서술적 조사연구이다.
2-2 연구대상 및 자료수집
본 연구는 C도와 G도에 소재한 두 곳의 간호학과에 재학 중이며 정신건강간호학 교과목을 수강한 4학년 간호대학생으로, 본 연구의 목적을 이해하고 연구 참여에 동의한 자 140명을 대상으로 하였다.
자료수집 기간은 2020년 6월 25일부터 7월 10일까지였으며 구글설문지 폼을 활용한 온라인설문법으로 관련 데이터를 수집하였다. 총 121명이 온라인 설문에 참여하였으며 오기입한 4건을 제외한 117건을 대상으로 내용을 분석하였다. 대상자 수 표본 크기는 G-power 3.1 program을 이용하여 유의수준 .05, 효과크기를 중간(.5), 검정력 .80을 기준으로 하였을 때 최소 필요 표본 수는 102명으로 결과를 해석하는데 무리가 없었다.
2-3 연구도구 및 자료분석 방법
본 연구의 연구 도구는 기존의 가상현실 기술이나 요구도 관련 선행연구를 종합적으로 분석하여 연구자가 본 연구의 목적에 맞게 문항을 구성한 설문 문항이었다. 설문 문항은 크게 세 가지의 주제로 나뉘며, 첫째, 가상현실에 대한 경험, 둘째, 가상현실 및 정신간호학 실습 영역에서의 가상현실 시뮬레이션에 대한 인식, 셋째, 필요로 하는 콘텐츠에 대한 요구도였다. 설문 문항은 인구사회학적 요소를 포함하여 총 9문항의 폐쇄형 질문이었다.
가상현실에 대한 이해도 및 정신간호 영역에서의 가상현실 시뮬레이션의 필요성 질문은 ‘매우 그렇다’ ~‘매우 그렇지 않다’의 5점 리커트 척도(Likert scale)로 평가하였다.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 일부 문항은 필요한 경우 개방형으로 부연 응답할 수 있도록 하였다.
설문 작성에 소요되는 시간은 10분 이내였다.
Ⅲ. 연구 결과
3-1 연구대상자의 일반적 특성
연구대상자의 성별은 여자가 80.3%, 남자가 19.7%로 여학생이 많았고, 연령은 휴학을 하지 않고 정규 코스를 밟은 대학교 4학년 학생의 나이인 만 22세 이하가 64.1%, 만 23세 이상이 35.9%였다.
대상자 중 여학생이 4배 정도 많은 것은 여학생이 많은 비율을 차지하는 간호학과의 특성 때문이다. 정신건강간호학 실습 교과목을 이수한 경우가 59.0%로 더 많았으며 이수하지 않은 경우가 41.0%였다(Table 1).
3-2 가상현실에 대한 경험
가상현실에 대한 경험 정도를 알아보기 위하여 가상현실 체험 여부, 기기 보유 여부, 체험 장소에 대해 조사하였다.
가상현실 콘텐츠의 이용 경험이 있는 대상자가 92.3%로 대다수였지만, 개인 용도의 가상현실 기기를 보유하고 있다고 답한 응답자는 4.3%로 적었고 이들은 게임 용도로 소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상현실 이용 장소는 복수 응답으로 답하게 하였으며, 총 276개의 응답 중 41.7%가 극장, 39.9%가 PC방, 오락실 등을 포함한 게임방이었다. 실 인원으로 본다면 본 연구에 참여한 대상자 대다수가 극장과 게임방에서 가상현실을 접한 것임을 알 수 있다. 13%는 휴대전화, TV 매체 등의 홍보부스에서 가상현실을 접해 보았으며 박물관, 집에서 이용한 경우가 각각 2.9%, 2.5%로 적었다. 학습을 목적으로 학교에서 가상현실을 이용한 경험이 있는 대상자는 전혀 없었다(Table 2).
3-3 가상현실 및 정신간호 실습 영역에서의 가상현실 시뮬레이션에 대한 인식
개인이 지각하고 있는 가상현실에 대한 이해도는 5점 만점에 평균 3.13±0.31점으로 보통보다 약간 높은 수준이었다. 연구대상자의 일반적 특성에 따른 이해도를 살펴보았을 때, 남학생이 3.15±0.31점으로 여학생 3.01±0.31점에 비해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높은 점수를 보였다(t=2.19, p=.030). 연령과 정신간호학 임상실습 유무는 가상현실에 대한 이해 정도에 있어서 유의미한 차이를 주지 않았다(Table 3).
정신간호 실습 영역에서의 가상현실 시뮬레이션 필요성에 대한 질문은 5점 만점에 평균 4.28±0.62점으로 높은 점수를 보였다. 남학생이 여학생보다 필요성에 있어서 유의하게 높은 점수를 보였으며(t=3.01, p=.003), 임상실습을 한 학생이 하지 않은 학생에 비해 유의하게 높은 점수를 보였다(t=2.03, p=.038).
가상현실 시뮬레이션 교육의 장점에 대한 복수 응답 질문은 ‘실제 환자와의 상황을 재현할 수 있음’(25.4%)을 가장 많이 선택하였으며, ‘안전한 환경’(24.4%), ‘다양한 상황을 실습할 수 있음’(20.0%), ‘학습의 재미’(16.6%), ‘반복 학습’(8.9%), ‘교수자나 동료로부터의 빠른 피드백’(5.8%), ‘동시에 여러 학생들이 함께 실습 가능’(2.4%) 등이 뒤를 이었다. 가상현실 시뮬레이션 실습 운영시 예상되는 장애 요인으로는 ‘장비와 소프트웨어 구비의 어려움’(35.8%)을 가장 많이 선택하였으며, 그 밖에 ‘실습 시간의 부족’(26.4%), ‘익숙하지 않은 교육 방식에 대한 두려움’(13.4%), ‘숙련되지 않은 교수자의 스킬’(13.0%), ‘학생 수 대비 교수 수의 부족’(10.7%) 순으로 응답하였다. 기타 의견으로는 장비 착용으로 인한 눈의 피로, 어지러움 등의 부작용 발생 우려, 기계 작동 오류시 원활한 실습이 어려움 등이 있었다(Table 4).
3-4 가상현실을 적용한 정신건강간호학 시뮬레이션 교육 콘텐츠 요구도
가상현실을 활용한 정신간호학 시뮬레이션을 통해 학습하고자 하는 질환 중 가장 요구도가 높은 하나의 질환을 선택하고, 개방형 질문을 통해 선택한 질환의 특성을 고려할 때 어떠한 상황을 학습하고 싶은지 구체적으로 적도록 하였다.
117명의 응답을 분석한 결과 조현병(34.2%)과 주요우울장애(20.5%) 두 질환을 합하여 50%가 넘는 비율을 차지하였고, 외상후스트레스 장애 12.0%, 공황장애 9.4%, 강박장애 6.8% 등의 비율을 보였다. 그 외의 정신질환으로는 식이장애(6.0%), 경계성 성격장애(2.6%), 물질관련 및 중독장애(1.7%), 양극성 장애(1.7%) 순으로 교육 요구도가 높았다(Fig.1). 각 질환별로 구체적 상황을 기술하도록 한 개방형 질문 응답을 분석한 결과, 조현병의 경우 환각, 망상을 경험하는 대상자나 정신증이 심하여 현실감이 없는 대상자 간호에 대한 요구도가 높았다. 주요우울장애 및 경계성 성격장애는 자살사고가 있거나 자살시도를 한 대상자와의 의사소통을, 외상후스트레스 장애의 경우 성폭력, 가정폭력을 겪었거나 불의의 재난으로 가족을 잃은 대상자, 동료의 죽음을 목격한 대상자 간호에 대해 실습하고자 하였다. 그 밖에 공황발작을 일으킨 대상자 간호, 강박사고와 행동으로 일상생활이 어려운 대상자 간호, 극단적으로 체중이 적음에도 불구하고 음식 먹기를 거부하고 구토하는 식사장애 대상자 간호, 알코올 금단증상으로 불안해하거나 섬망을 경험하는 대상자 간호, 고양된 정동으로 인하여 위험한 행동을 하는 양극성 장애 대상자 간호, 기타 잠시도 가만히 있지 못하고 크고 작은 사고를 내는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 청소년, 주변 환자들을 괴롭히는 품행장애 청소년 대상자 간호 등을 가상현실 시뮬레이션을 통해 훈련하고자 하였다.
질환과는 별개로 정신과에서 일어날 수 있는 다양한 상황에 대한 교육 요구도 있었다. 그 내용으로는 간호사에게 물리적, 언어적, 성적 폭력을 행하는 대상자, 간호사를 비난하는 대상자, 간호사의 접근이나 간호행위를 거부하는 대상자, 격리혹은 강박 상황, 투약을 거부하는 대상자, 투약 부작용을 경험하는 대상자에 대한 간호 등이 있었다(Table 5).
Ⅳ. 고찰 및 결론
본 연구는 정신간호학 실습 교육에 가상현실을 활용하기 위해 학생들의 가상현실에 대한 인식과 가상현실 시뮬레이션에 대한 요구를 조사하기 위해 시행되었다.
연구 결과, 연구대상자 대다수인 92.3%가 게임, 영화 관람 등을 통해 가상현실을 접해 본 경험이 있었는데, 이는 간호학생을 대상으로 가상현실 및 증강현실 기기 사용 경험을 조사한 Kim 등[19]의 연구 83.7%보다 높았고, 가상현실(VR) 기술의 도서관 서비스 적용에 대한 대학생들의 인식 및 요구 조사[20]에서의 87.6%보다 높은 결과이다. 컴퓨터, 휴대전화, 비디오 게임 등 각종 디지털 기기에 둘러싸여 성장한 세대인 본 연구대상자들은 Prensky[21]가 정의한 ‘디지털 원주민(digital native)’에 가까우므로 본 연구 결과는 당연한 것으로 보인다. Prensky[22]는 디지털 원주민은 컴퓨터 게임, 시각 이미지, 3차원 공간, 주의 분산 같은 자극에 반복적으로 노출되어 기존 세대와는 다른 인지구조를 가진다고 주장하였다. 따라서 이들은 일방향식 교육방식에 쉽게 싫증을 느끼고 집중하지 못하므로 게임 기반의 교육 방식이 효과적일 수 있다고 하였다. 이러한 대학생의 특성, 기존 임상실습의 한계에 대한 대안과 비대면 교육 콘텐츠의 요구도가 증가하는 시대적 상황, 본 연구 결과(4.28점/5점 만점) 및 Kim 등의 연구[19]에 나타난 가상현실 시뮬레이션 필요성에 대한 높은 요구도 등을 고려하였을 때, 가상현실을 정신간호학 교육에 활용하는 것에 대한 논의는 시의적절해 보인다. 정신간호 영역은 아니지만, 도뇨, 환자 사정, 투약, 정맥염 관리, 수술 후 간호 장면에서 가상현실 시뮬레이션 시행한 연구들에서 간호 수기술과 지식의 향상, 자기효능감 증가, 의사소통 능력의 향상, 임상에서의 의사결정능력의 함양, 몰입감의 증대, 높은 만족도 등이 보고된 바 있어[10][23], 정신간호 영역에서의 가상현실 시뮬레이션 효과도 기대되는 바이다.
한편, 가상현실 시뮬레이션에 대한 요구도와는 별개로 가장 중요한 과제는 학습 효과를 증대시키기 위해 어떤 방식으로 이를 개발하고 적용하느냐이다.
이를 위해서는, 첫째, 프로그램 개발시 정신간호 실습 교과목의 학습 목표와 학생들의 요구도를 면밀히 반영하여야 한다. 학습 목표 분석을 통해 실제 임상에서 활용도가 높거나 우선순위가 높은 부분이 무엇인지 검토하는 과정이 선행되어야 하며, 이에 기초하여 학생들의 교육요구도를 반영한 시뮬레이션 시나리오를 작성하여야 한다. 본 연구에서 학생들이 경험해보고자 하는 질환 혹은 상황들은 주로 교과서에서 배웠으나 임상 실습 현장에서 직접 경험해보기 힘든 사례이거나 임상 실습에서 만날 것으로 예상되는 어려운 환자나 상황들에 대한 것으로 조사되었다. 본 연구에서 요구도가 가장 높았던 질환은 조현병으로(34.2%) 특히 환각이나 망상, 와해된 행동과 언어를 보이는 대상자 간호에 대한 시뮬레이션을 원하였다. 환각, 망상, 와해된 언어와 행동을 보이는 조현병은 주변에서 흔히 접하기 어렵고, 이런 두드러진 증상으로 말미암아 임상 실습 전에는 사회적 범죄와 연계시켜 환자를 대하는데 두려움을 가지기 때문으로 보인다[24].
둘째, 실제 상황을 실재감 있게 재현할 수 있는 기술력을 갖추는 것이다. 본 연구에서 학생들이 생각하는 가상현실 시뮬레이션의 가장 큰 장점은 실제 환자와의 상황을 재현할 수 있다는 것이었고, 다시 말하면 이 점은 학습자가 가상현실 시뮬레이션에 기대하는 바이기도 할 것이다. 가상현실 기반 학습 플랫폼은 사용자가 원하는 교육적 효과를 구현하기 위해 실제 상황과 유사한 시나리오, 가상공간의 동선 구현, 실물에 가까운 사진과 그림 등 다양한 영역에서의 전문성과 고도의 기술력이 뒷받침되어야 한다[25]. 특히 정신간호학 영역에서는 주로 간호사와 대상자간의 상호작용과 대화를 통한 간호가 이루어지며 학생들도 상황별 의사소통을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에 대한 교육요구도와 관심이 높다. 이러한 측면 때문에 정신간호 영역에서는 표준화 환자를 이용한 시뮬레이션 교육이 주로 이루어지고 있다. 표준화 환자는 대화의 주제나 상황, 또는 학습자의 반응에 따라 유연하게 모의상황을 이끌어갈 수 있어 학생들의 의사소통 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으나[26], 가상현실 시뮬레이션에서는 교육적 효과를 달성할만한 수준의 자연스러운 대화와 상호작용을 구현해 내는 것이 우선 고민해야 할 과제일 것이다.
셋째, 학생들의 학습 동기를 유발할 수 있는 요소들을 적절히 고려하여야 한다. 사회연결망을 기반으로 하는 온라인 공간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게임, 자료 찾기 등을 통해 온라인 콘텐츠 상에서의 협업에 익숙한 이 세대의 특성[21]에 맞도록 가상의 공간에서 동료들과 상호작용할 수 있는 플랫폼을 활용할 수 있겠다. 한 예로, 현재 활용되고 있는 Second Life®는 다른 접속자들과 아바타를 통해 가상의 대화방 화면에서 상호작용할 수 있는 가상 플랫폼으로 학습자가 자신의 아바타를 가지고 음성이나 텍스트로 의사소통이 상호 가능하다[27]. 또, 가상현실 시뮬레이션에 대학생들에게 익숙하고 흥미를 주는 게임 요소들을 접목시키는 것도 고려해 볼 수 있는 방법이며, 한 선행연구는 도뇨 학습에 게임 기반 가상현실 시뮬레이션을 적용한 결과 전통적인 교육 방법에 비해 기술 습득과 보유, 흥미와 몰입도에 있어서 유의한 차이가 있었음을 보고하였다[28].
마지막으로, 운영상의 장애 요인을 극복하는 것이다. 본 연구에서 가상현실 시뮬레이션 장비와 소프트웨어 구비에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 응답한 비율이 가장 높았는데, 이는 전문적인 기술 개발과 대학의 지속적인 지원을 필요로 한다. 간호학 전공 교수자가 가상현실 플랫폼을 구축하고 활용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을 수 있으므로, 양질의 프로그램의 개발과 운영을 위해서는 교수자, 임상 전문가, IT 기술 전문가 등 다학제간 협력이 요구된다. 또한 교수자의 역량 강화, 실습 시간의 적절한 재배치, 기술 전문 인력의 배치, 디바이스의 기술 개발을 통한 디지털 멀미(VR sickness)[29]의 최소화 등도 원활한 운영에 도움이 될 것이다. 또 한 가지 고려할 점은 연구대상자들의 가상현실 기술에 대한 이해도가 3.13점으로 보통보다 약간 높은 수준이었다는 점이다. 이는 기존 선행연구[20]에서의 전체 대상자 평균 3.35점보다 다소 낮은 수준이었고, 특히 공학 전공의 학생 평균 점수 3.54점과는 큰 차이를 보인다. 이는 본 연구대상자들이 간호학과 학생들이므로 전공 관련 학생들에 비해 기술의 지식적인 측면을 접할 기회가 없었기 때문일 것이다. 기술에 대한 낮은 이해도는 새로운 학습법에 대한 학생들의 부담감과 두려움을 증폭시킬 수 있다. 따라서 가상현실 기술에 대한 이해도를 높일 수 있는 간단한 교육을 제공하거나, 프로그램을 개발시 이들이 이해할 수 있고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하여야 할 것이다.
본 연구는 기존에 연구된 바 없는 간호대학생의 가상현실에 대한 인식 및 정신간호 가상현실 시뮬레이션에 대한 요구도를 탐색하였다는 데 의의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본 연구는 몇 가지 한계를 가지므로 향후 연구를 통해 보완되어야 할 것이다. 첫째, 연구대상자가 일부 대학에 한정되었고, 기타 정신간호 시뮬레이션을 경험한 대상자가 포함되지 않아 연구 결과의 일반화에 주의를 요한다. 둘째, 본 연구 설문지는 연구자가 선행연구 검토를 통해 연구자가 작성한 것으로 도구의 신뢰도와 타당도를 검증하지 못하였다. 향후 계속적인 수정작업과 연구를 통해 신뢰도와 타당도 확보에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추후 본 연구 결과를 고려한 정신간호 실습 영역에서의 가상현실 시뮬레이션 프로그램이 개발되어야 하며, 학생 뿐만 아니라 정신간호 교수자의 가상현실 시뮬레이션에 대한 인식과 요구도를 확인하는 연구, 가상현실 시뮬레이션과 표준화 환자 시뮬레이션의 효과를 비교하는 후속 연구를 제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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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소개
2006년 : 서울대학교 대학원 (간호학 석사)
2014년 : 서울대학교 대학원 (간호학 박사-정신간호학)
2014년~현 재: 청주대학교 간호학과 조교수
※관심분야:정신간호, 간호윤리, 간호교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