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셜미디어 데이터 분석을 통한 팬덤 지표 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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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
몰입도 높은 팬덤을 확보하는 것은 아이돌의 성패를 가르는 중요한 기준이 된다. 본 연구는 한국 아이돌 팬덤에 대한 사회문화적 연구에 비해 그 경계와 규모에 대한 논의는 부족했던 점에 주목하여 특정 그룹의 팬덤 규모를 가늠하는 지표를 고안하고자 한다. 음반판매량이 팬덤 규모의 지표로서 적절하지만 상시 측정이 어렵고 시기적으로 비슷한 기간에 발매되지 않은 팬덤 간의 비교는 불가능하다는 한계를 지녔다. 이를 보완하고자 소셜미디어 데이터 분석에 의한 대체 지표를 고안한다. 소셜미디어 중 팬덤 지표를 측정하기 적합한 소셜미디어는 트위터로 나타났다. 트위터 내에 존재하는 팬덤 문화 양상에 주목하여, 해당 문화를 주도하는 팬덤 리더를 찾고 이를 팔로우하는 총 사용자 수를 팬덤 지표로 제시하였다. 제안된 지표는 상시측정이 가능하면서도 음반판매량 지표와 부합하는 유의미한 지표임을 실험으로 확인하였다.
Abstract
This study aims to find a new index which can measure the scale of each K-POP group fandom. Unlike previous fandom studies, which have been mainly done in the terms of society and culture such as fan culture and its practices, this study focuses on fandom data and estimating the fandom scale. The album sales volume is a good measure of the fandom scale, however it is only measurable when the release times of groups are similar and can not make a direct comparison between groups at certain time. Thus we device a new fandom index based on social media data analysis which can complement the limitation of album sales volume as an index. We found that Twitter is the most appropriate social media for tracing data of fandom activity. Figuring out that fandom activities in Twitter are driven by fandom leaders, we propose “total volume of users who are following fandom leader” as a new fandom index. In experiments the proposed index shows similar values to that of album sales. It is a meaningful replacement fandom index measurable any time, which fandom industry can refer to.
Keywords:
Data Analysis, Fandom, K-Pop, Social Media, Twitter키워드:
데이터 분석, 소셜 미디어, 케이팝, 트위터, 팬덤Ⅰ. 서 론
1-1 팬덤 지표의 부재
한국의 대중문화산업에서 아이돌 팬덤은 더 이상 치기 어린 10대가 일방향적 열정을 쏟는 행위로 규정하기엔 그 양상과 영향력이 매우 지대하며, 미디어가 발전함에 따라 아이돌 팬덤 특유의 광범위하고도 독특한 문화적 현상을 양산해왔다. 아이돌 산업이 전 세계적으로 한국의 이미지를 제고하고 여타 문화산업과 차별화된 독보적 위상을 입증함에 따라 아이돌 팬덤 연구는 팬덤 활동이 구성원에게 미치는 영향, 산업과 경제 내의 팬덤의 위치, 문화 실천 주체로의 의미 등 다양한 방향에서 진행되었다.
정민우와 이나영은 엔터테인먼트 산업 내에서 2세대 팬덤의 향유 방식이 변화함을 지적하며 새로운 팬덤의 문화 실천은 스타를 향유하는 동시에 산업을 “경영 및 관리”하며 이루어짐을 역설하였다[1]. 배현주는 하위문화로의 팬덤의 실천 양식은 새로운 문화를 창조하며 전체의 모문화와 소통하며 “진화”하고 있다고 주장하였다[2]. 김호영과 윤태진은 한국 아이돌 팬덤은 아이돌 시스템의 한 축이 되었다고 서술하며 팬덤은 아이돌 시스템의 생산과 유지에 독립적으로 영향을 끼치고 있음을 밝힌 바 있다[3]. 이러한 연구가 이루어짐에 따라 김수정과 김수아는 한국 팬덤 연구의 현황을 살피며, 한국 팬덤 연구는 산업과의 관계성, 팬덤 내부 존재하는 권력, 젠더 정치 등을 다루며 이루어졌다고 밝힌 바 있다[4].
팬덤에 대한 다양한 사회문화적 연구는 많이 존재하지만 이들의 경계 및 규모에 대한 언급은 주로 직관 혹은 현상에 의존하여 이루어졌다. 이를테면 유튜브 동영상 조회수가 비교하기 용이하다는 이유로 영향력의 척도로 통용되지만 이는 대중의 인지도와 팬덤을 혼용하는 것으로, 팬덤의 규모라고 단언할 수 없다. 또한 장기간에 걸쳐 누적된 수치이기 때문에 한 시점에 대한 규모를 판단할 수 없다는 한계를 지닌다. 이처럼 유의미한 팬덤 규모에 대한 상시측정 가능한 지표가 부재한 상황이다.
본 논문은 아이돌 팬덤의 규모를 가늠할 수 있다고 여겨지는 소셜미디어 데이터 기반의 수치들을 살펴보고 이들이 팬덤 규모의 지표로 사용될 수 있는지 검토하고자 한다. 또한 이들 수치 외에 대중적 인지도를 제외한 순수 팬덤 규모를 나타낼 수 있는 수치의 측정방법을 고안하여 이를 새로운 팬덤 지표로 제안한다. 상시 측정 가능하며 팬덤에 대한 이해가 전제된 객관적 지표를 정의할 수 있게 된다면 특정 아이돌의 팬덤이 확장하고 감소하는 동향을 시시각각으로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아이돌을 철저히 자본으로 바라보는 관점 하에, 본 지표는 아이돌 산업 내에서 경제적 판매자로 위치한 다양한 관계자가 참고할 수 있는 지표로 작용할 것이다. 부가적으로, 각기 다른 아이돌 팬덤의 규모를 비교할 수 있게 될 것이다.
1-2 팬덤의 정의
아이돌 팬덤의 규모 지표를 제안하기 위해서는 팬덤에 대한 명확한 정의가 선행되어야 한다. 팬덤은 그 무엇보다도 팬 대상에 대한 애정을 가졌다는 정체성에서 출발한다. 이들은 내면화된 정체성을 시작으로 외부와 경계를 지으며 팬덤 ‘내부’에 위치함을 선언한다.
팬덤 용어 ‘입덕부정기’는 팬덤에게 정체화가 상당히 핵심적인 요소임을 드러내는 예이다. 들어간다는 의미의 ‘입’자와 무언가를 열렬히 좋아하는 사람을 칭하는 ‘덕후’의 앞 글자를 합한 용어는 문을 열고 어딘가에 들어가듯 경계 지어진 내부에 소속되어 있음을 스스로 확언하는 행위에서 팬덤 활동이 시작됨을 함의한다. 특히 아이돌 팬덤은 정체성을 다양한 방식으로 드러내는 데, 팬덤 집단을 부르는 이름과 그들을 상징하는 색이 존재하는 것 등은 팬덤에게 있어 정체성이 상당히 중요한 요소임을 보여준다.
이를 바탕으로 본 논문은 팬덤을 내부적으로 형성된 유대감과 정체성에 기반하여 팬 대상에 대한 텍스트를 향유하는 개인 및 공동체라 정의하고자 한다. 이 때 팬 대상은 아이돌이며 팬 대상에 대한 텍스트는 아이돌과 관련된 전방위적 문화 자본을 뜻한다.
Ⅱ. 음반판매량
문화적 정의로의 팬덤을 정량적으로 헤아릴 때는 필연 해석이라는 문화적 담론과 집계의 영역인 수치 사이의 간극이 존재하게 된다. 이 때 두 간극을 좁히는 수치로서 음반판매량을 제안한다. 이유는 다음과 같다.
팬덤이 산업 내부에서 직접적으로 참여하는 부분은 공연 관람, 음원 스트리밍 및 다운로드, 실물 음반 구입, 음악 굿즈/MD 구입1)으로 나타난다. 공연의 경우 경기장의 규모와 매진율로 팬덤의 규모가 점쳐지지만 총합을 공인하는 기관이 존재하지 않는다. 그 외에도 공연을 개최하는 주기가 음반을 발매하는 기간보다 매우 길고, 추산 가능한 수치가 모호하며 단독콘서트를 개최할 수 있는 규모의 아이돌이 많지 않다는 한계가 있다. 음원의 경우 집계 가능한 수치는 ‘차트’의 순위이지만 순위는 양적 규모를 판단하기에 적합하지 않다. 또한 앞서 정의한 순수한 ‘팬덤’이 아닌 일반 대중이 관여하는 수치이다. 마지막으로 음악 굿즈/MD 산업의 경우 다른 영역에 비해 부가적 활동이며 음악굿즈/MD에 관한 수치는 공개되지 않는다.
반면 음반은 한국에서 공인하는 오프라인 음반 차트가 존재한다. 가온차트(www.gaonchart.co.kr)는 한국음악콘텐츠산업협회가 운영하고 문화체육관광부가 후원하는 공신력 있는 차트이다[5]. 가온차트는 음반의 판매량을 주간, 월간, 연간 차트로 공개하는 데 이 중 월간 차트의 경우 월별 누적 판매량을 공개한다. 월간 음반판매량은 실제로 판매된 음반의 장수이기 때문에 집계 단위가 명확하며 월별로 측정이 가능하다.
실물 음반은 ‘개인이 특정 아이돌 집단을 좋아한다’는 정체화의 물질적 상징품으로 기능한다. 음원의 스트리밍 및 다운로드가 모두 모바일에서 해결되는 세대에서 실물 음반은 팬덤으로의 정체성이 실물화된 대상이라는 상징성을 갖는다. 이처럼 음반판매량은 팬덤으로의 정체성이 실물화된 대상이라는 점, 다른 지표에 비해 명백하고 공인된 수치가 존재한다는 점에서 팬덤의 규모 지표로 정당하다. 하지만 여전히 한계점은 존재한다. 월별로 공개되기 때문에 여전히 상시 측정 가능하지 않으며 발매 시점에 종속되는 수치이기 때문이다. 이를테면 두 아이돌 그룹의 음반이 각기 다른 월에 발매되었을 때 각자의 판매량을 최대한 동등하게 비교하기 위해선 ‘발매 후 한 달간의 음반판매량’과 같은 특정 기간까지의 판매량을 살펴야 한다. 그 외에도, 한 음반판매량의 증감 추이를 시시각각으로 확인할 수 없다. 음반판매량은 팬덤 지표로 정당하지만 동시에 시간이라는 변수를 통제해야만 팬덤의 척도로 비교할 수 있는 수치이다.
Ⅲ. 팬덤 활동의 소셜미디어 트위터
시선을 돌려, 디지털 영역 살펴보고자 한다. 팬덤과 팬덤 활동의 모습은 각양각색으로 확장되어왔고 그 중심엔 소셜미디어 및 커뮤니티가 존재한다. 동일한 대상을 열렬히 좋아하는 것이 정체성인 집단에게 있어 시공간을 초월하며 감상과 견해를 공유할 수 있다는 점은 팬덤의 참여와 소비를 독려하는 데 적확한 특징이었을 것이다. 다수의 소셜미디어와 커뮤니티가 등장함에 따라 팬덤의 장은 트위터,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유튜브, 팬카페, 디시인사이드, V LIVE 등 다양한 매체로 분화되었다. 특히 소셜미디어 트위터, 페이스북, 인스타그램은 140자 글자 제한, 이미지 없이 텍스트를 게시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것과 같은 각각의 제한적 특징을 지니며 제한적 특징은 각 소셜미디어에서 이뤄지는 텍스트 생산 및 공유 양상의 차이를 유도한다[6]. 이 중 트위터는 관심사 기반으로 네트워크 형성이 가능한 소셜미디어라는 점, 텍스트가 신속하고 확산적으로 공유된다는 점에서 팬덤 활동이 가장 활발히 이루어지는 소셜미디어로 자리매김하였다.
3-1 관심사 기반의 관계 맺기
트위터는 관심사를 기반으로 네트워크를 형성하는 데에 최적화된 소셜미디어이다. 트위터 사용자는 각자의 입맛에 맞는 페르소나를 만들어 사용자의 타임라인이 본인 취향 위주의 텍스트로 구성되도록 팔로잉-팔로워 관계를 형성할 수 있다. 가장 큰 이유로 트위터가 소셜미디어 중 오프라인 관계가 소셜 네트워킹에 최소로 관여하는 소셜미디어어라는 점을 꼽을 수 있다. 오프라인 인적 자원 기반으로 네트워크가 형성되는 페이스북과, 페이스북에서 파생된 인스타그램과 다르게 트위터는 익명성을 전제한다. 이 때 익명성이란 트위터 내 사용자 사이의 익명성이 아닌 소셜미디어 사용자로의 개인과 오프라인 개인이 구별되는 익명성을 뜻한다. 사용자는 이에 기반하여 여타 소셜미디어보다 적은 부담을 바탕으로 팔로우를 신청하고 팔로잉을 수락할 수 있다.
익명성을 기반으로 한 소셜미디어이기 때문에 팔로워-팔로잉의 네트워크가 0인, 아무런 관계가 형성되지 않은 상태에서 시작되는 트위터 내에서 ‘트친소’는 사용자가 관계를 구축해가는 대표적인 활동으로 관심사 기반으로 관계를 맺는 트위터의 특징을 드러내는 단적인 예이다. ‘트위터 친구 소개’의 약자로 관심사 기반의 네트워크를 구축하고자 할 때 해시태그 기반으로 진행되는 트위터 사용자들의 활동을 뜻한다. 해당 활동은 주로 관심사와 트친소 해시태그가 합성되어 나타난다. ‘관심사_트친소’라는 해시태그와 함께 본인의 주 향유 대상은 물론, 팬덤 놀이 문화의 어떤 놀이 문화를 수용하며 어떤 문화는 지양하는지, 나아가 어떠한 규범을 선택하는지 등을 함께 명시하여 트위터 사용자로의 페르소나를 직접 정체화한다. 이처럼 트위터 사용자는 개인이 각자의 입맛에 맞는 페르소나를 만들고, 향유 대상을 명시하여 취향이 맞는 개인끼리의 텍스트 공유를 지향할 수 있다.
3-2 팬 텍스트의 공유
여타 매체와 구별되는 트위터의 또 다른 대표적 특징은 글자수의 제한과 리트윗 기능에서 오는 텍스트의 산발적 방대함과 그들을 공유하는 것에의 용이함이다. 사용자는 산발적이며 짧은 글을 다른 어떤 매체보다도 쉽게 게시할 수 있으며, 이는 텍스트의 실시간 공유로 직결된다. 즉 트위터의 실시간성과 확산성으로 인해 트위터 내에서 활동하는 팬덤은 팬 대상에 대한 텍스트를 시시각각으로 보다 쉽고 빠르게 공유하게 된다. 팬덤 문화의 핵심은 정보 및 자료 공유라 할 수 있다. 팬덤이 소셜미디어를 활용하는 핵심 방식 중 하나가 바로 이러한 팬 텍스트의 공유이며, 트위터의 제한적 특징이 팬 텍스트의 공유를 촉진하는 것이다. 이는 기존 커뮤니티보다 소셜미디어에서의 팬덤이 더욱 개방적이고, 확장 가능하게 만들기도 한다[7].
Ⅳ. 팬덤 리더의 정의 및 특징
소셜미디어 내 대부분의 팬덤 활동이 팬 텍스트를 향유하며 진행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3장에서 서술한 트위터의 특징 아래, 트위터에서는 팬 텍스트 공유에 있어 보통의 팬덤 구성원이 공유하는 텍스트보다 더 양질의 텍스트를 공유하는 페르소나가 등장하게 된다. 본 논문은 이러한 페르소나를 팬덤 리더라 정의하고자 한다.
<그림 1>과 같은 팬덤 리더는 아이돌의 스케줄, 입은 의류와 같은 정보성 텍스트, 매체에 등장한 영상을 재가공한 영상, 직접 촬영 및 보정한 사진 혹은 영상, 그림과 같은 텍스트를 공유하고 유통한다. 이러한 텍스트는 아이돌과 그를 관리하는 소속사에게서 전달 받는 공적인 텍스트 외에 팬들이 향유하는 텍스트를 더욱 풍부하게 만드는 팬덤의 문화 자본이 된다. 팬덤 리더에 의해 유통된 텍스트에 대한 발화는 또 다른 연쇄적 팬덤 활동 참여를 이끌어낸다. 다시 말해, 팬 텍스트는 팬덤을 유지하고 더 나아가 팬덤을 확장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즉 팬덤 리더는 팬덤 내의 문화 자본을 생산 및 가공하며 팬덤의 결속 및 확장을 이끈다.
이러한 개인을 두고 주경희, 이소영, 김향미, 서정치는 소셜미디어 내에서 팬덤 내 의견 선도력과 혁신성 성향이 높은 사람이 컨텐츠를 생산하는 “정보 행동”이 소셜미디어 팬덤으로 하여금 “정보 공유 행동”을 유발한다고 언급하였다. 또한 팬덤의 “정보 공유”가 팬덤이 발전하고 활성화 되는 것에 중요한 역할을 함을 지적하였다[8]. 김정원은 사진을 촬영하는 ‘홈마’를 팬덤 내에서 사진작가, 편집자, 후원자, 투자자 등 다양한 역할을 수행하는 문화 생산자라고 결론 짓기도 하였다[9].
흥미로운 점은 팬덤 내부적으로 역시 팬덤 리더에 대한 함의가 완료되었다는 것이다. 팬덤 리더의 역할은 물론 팬덤 내부적으로 팬덤 리더가 지니는 위치까지 팬덤 내부적으로 함의가 완료된 모습을 보인다. 이는 트위터 팬덤 문화가 계급 문화로 연결되는 하나의 시발점이 되기도 한다. 또한 팬덤 리더는 해당 페르소나 안에서 주로 팬 텍스트를 주로 생산하거나 발화할 뿐 다른 사용자와 상호작용하거나 팬 대상과 관련 없는 개인의 화두는 드러내지 않는 모습을 찾을 수 있다.
이는 <그림 2>와 같이 팬덤 리더의 팔로잉-팔로워 수의 비율을 확인하였을 때 극명하게 나타난다. 1400여 명의 팬덤 리더 중 전체 2/3 이상에 해당되는 1000여 명의 팬덤 리더는 30명 이하의 인원만을 팔로우 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들이 적게는 천 명의 많게는 십 만명의 팔로우어 그룹을 구축했다는 점을 미루어 볼 때 팬덤 리더는 자체적으로 ‘리더’로의 역할을 이행하는 페르소나를 설정하여 다른 트위터 사용자와의 상호작용과 같은 보편적 소셜미디어 커뮤니케이션은 의도적으로 배제하고 있음을 유추할 수 있다. 다시 말해 이들 페르소나는 텍스트 ‘생산자’로의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 해당 페르소나에서 다른 트위터 사용자와의 유대감을 형성하거나 다른 사용자의 텍스트를 본인들의 피드 내에 쉽게 노출하지 않는다.
이헌율과 지혜민은 아래와 같이 “팬 생산자”와 그렇지 않은 구성원 사이에 계층이 존재함을 강조하며, “팬 생산자”의 팔로워 수가 팬 생산자의 권력의 척도임을 서술하였다[10]. 이에 착안하여 팔로워 수를 팬덤 리더의 여부를 판별할 수 있는 척도로 바라보고자 한다. 나아가, 팬덤 리더의 팔로워 수를 이용한 새로운 팬덤 지표를 제안한다.
트위터에서 팔로워 숫자는 정보를 전달하고 전달받는 연결자로서의 능력을 증명하기 때문에 유통 권력의 척도이다. 팬 생산자가 생산물을 널리 전파하기 위해서는 유통 권력이 필요하고, 그래서 트위터에서 더 많은 팔로워들을 확보하려고 노력한다. 결국 팔로워 숫자는 팬덤 활동에 있어서 정체성의 확인이고 권력의 척도다.
Ⅴ. 새로운 팬덤 지표 제안
5-1 연구 목표 및 대상
본 논문은 객관적인 팬덤 지표를 확립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음반판매량은 2장에서 서술한 것과 같이, 팬덤으로의 정체성이 상징화된 물품이며, 집계 단위가 명확하다는 점에서 팬덤 규모로 유의미하다. 하지만 발매 시간과 발매 기간을 통제하지 않으면 비교가 어렵고, 상시측정이 가능하지 않아 장기적으로 측정이 불가능하다는 한계를 지닌다. 때문에 발매 시기와 발매 기간이 통제된 아이돌 그룹의 음반판매량을 기준으로 그와 유사하지만 상시 측정 가능한 새로운 팬덤 지표를 제안하고자 한다. 이를 위해 소셜미디어와 커뮤니티 내의 팬덤 관련 수치를 살펴 본 후 음반판매량과 가장 비슷한 양상을 보이는 소셜미디어를 선정하였다. 그 후 보다 정교한 지표를 제안하기 위해 해당 소셜미디어에서 나타나는 팬덤의 특징을 바탕으로 팬덤 활동 데이터를 수집하였다.
음반판매량의 발매 시기와 기간을 통제되어야 한다는 것은 동일한 시기에 음반을 발매하였으며 판매량을 집계하는 기간이 동일해야 함을 의미한다. 하지만 음반판매량은 월 별 차트에 한정되어 공개된다. 따라서 발매 시작일에 따라 월 판매량이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는 한계가 있다. 이를테면 10월 초에 발매한 그룹과 10월 중반 발매한 그룹의 10월 차트 음반판매량을 비교한다면 전자의 그룹이 더 오랜 기간 판매된 음반판매량이 집계되게 된다. 통상 발매 후 2주가 지나면 판매량의 증감 폭은 안정화 되지만 여전히 시작일에 따른 집계량의 차이는 존재하기 때문에, 이를 보완하기 위해 판매량을 집계하는 기간은 한 달인 30일 단위로 설정하여 판매량을 일할 추정 보완하였다. 예를 들어 그룹 세븐틴의 경우 11월 판매량은 총 25일 간의 판매량이기에 이의 보완을 위해 추가로 5일 동안의 판매되었을 양을 12월 판매량의 5⁄31으로 추정하여 합산하였다. 더불어, 10월 내의 발매한 그룹으로 한정하기엔 표본의 수가 적었기 때문에 10월과 11월 내에 음반을 발매한 그룹을 연구 대상으로 선정하였다.
연구 대상으로는 2017년 10월과 11월 중에 음반을 발매하였으며 가온 차트의 월간 차트 100위 권에 위치한 8개의 보이 그룹을 선정하였다. 이들은 세븐틴, GOT7, 몬스타엑스, 비투비(BTOB), 블락비(BlockB), SF9(에스에프나인), VICTON(빅톤), TRCNG이다. 이들의 음반판매량은 <표 1>과 같다.
5-2 음반판매량과 소셜미디어, 커뮤니티 팬덤 수치 비교
<표 2>은 2017년 12월 7일의 소셜미디어 및 커뮤니티의 해당 아이돌 그룹 공식 소셜미디어 계정들의 팔로워 수와 커뮤니티 가입자 수를 조사한 것이다. 공식 계정은 아이돌이 실시간 소식이 전달되는 창구 역할을 하며 주로 아이돌 그룹을 관리하는 소속사에서 운영한다. V LIVE(브이라이브)는 아이돌 실시간 스트리밍 서비스로 팬덤 개인이 주체적으로 글을 쓰는 행위는 불가능하지만, 아이돌이 스트리밍을 진행할 때 댓글을 남기고, 하트를 누르는 식의 참여가 가능하다. 팬 커뮤니티 역시 소셜미디어와 같이 소속사에서 운영되지만 가입과 활동을 위한 규율이 존재하기 때문에 소셜미디어보다 폐쇄적인 특징을 지닌다. 더불어 유튜브, 인스타그램의 소셜미디어 역시 아이돌과 팬덤 사이의 플랫폼으로 기능하고 있는 추세이지만, 기존 소셜미디어 혹은 커뮤니티보다 새롭게 등장한 미디어 인만큼 8개의 그룹 중 공식 계정이 존재하지 않은 그룹이 있었기에 수치에서 제외하였다.
8개 그룹의 소셜미디어 내의 상대적 수치가 음반판매량의 것과 유사할수록 해당 소셜미디어가 팬덤의 규모를 잘 나타내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림 3>는 음반판매량이 가장 높았던 그룹 세븐틴을 기준으로 하는 8개 그룹의 음반판매량 상대 수치와 트위터, 페이스북, 브이라이브, 다음 팬카페 각각의 상대 수치를 비교한 것이다. 트위터는 팬덤 규모의 순위가 그룹 세븐틴, GOT7을 제외하고 일치하였으며 그룹 간의 상대적 규모 역시 가장 유사하였다. 이처럼 기간과 발매 시점이 통제된 그룹의 앨범판매량과 소셜미디어 규모 수치를 비교하였을 때 팬덤 규모를 측정하기에 적합할 것으로 예상되는 소셜미디어는 트위터였다. 하지만 트위터 공식 계정의 팔로워 순위 및 크기는 음반판매량과 완벽히 일치하지는 않았다. 단순 소셜미디어 팔로우 수치는 팬덤이라할 수 없는 일반 대중을 포함하기 때문이라고 추측할 수 있다.
5-3 팬덤 지표 설정
소셜미디어들의 규모 수치 비교 결과 음반판매량과 가장 유사한 양상을 보인 트위터를 대상으로 하여 4장에서 정의한 팬덤 리더의 활동 데이터를 세밀하게 수집한다면 보다 정확한 팬덤 지표를 제안할 수 있을 것이라 예상하였다. 이에 트위터에서 특징적으로 나타나는 팬덤 양상에 주목하였다. 3장과 4장에서 밝혔듯, 트위터에선 팬 텍스트의 공유가 실시간적이고 발산적으로 나타난다. 또한 팬 텍스트를 생산하고 재가공하며 팬덤을 주도하는 개인이 존재하였고, 그러한 개인을 팬덤 리더라 정의하였다. 본 논문에서는 분석을 위해 팬덤 리더를 다음과 같이 규정하고 이를 바탕으로 새로운 팬덤 지표를 설정하였다.
a. 사진, 영상, 정보성 텍스트, 그림 중 한 개 이상의 팬 텍스트를 생산하거나 가공한다.
b. 해당 리더를 팔로워 하는 수가 1000명 이상이다.
c. 해당 그룹 멤버의 이름, 생년월일을 프로필에 기재하거나 어떤 팬 텍스트를 생산 혹은 재가공하는지 프로필에 표출한다.
다음과 같은 정의를 만족하는 팬덤 리더는 세븐틴 473명, GOT7 254명, 몬스타엑스 213명, 비투비(BTOB) 184명, 블락비(Block B) 136명, SF9(에스에프나인) 100명, VICTON(빅톤) 56명, TRCNG 19명 총 1,435명으로 나타났다. 이는 트위터 API를 활용하여 수집하였다.
팬덤 리더는 사진, 영상, 정보성 텍스트 그리고 그림과 같은 팬 텍스트를 생산하고, 팬덤은 팬 텍스트를 향유하며 지속되고 확장된다. 이들이 만들어내는 팬 텍스트는 기존 소속사에서 배포되거나 채널을 통해 공개되는 공적인 팬 텍스트 이상으로 팬 텍스트를 풍부하게 만드는 문화 자본이 되어 팬덤 놀이 문화를 유지시킨다. 때문에 팬덤 리더를 ‘팔로우’하는 이들은 팬덤의 문화자본을 충분히 향유할 것이라 예상하였다. 따라서 전체 팬덤 지표를 각 팬덤 내 존재하는 팬덤 리더를 팔로우하는 총 볼륨이라 설정하였다.
단순 트위터 공식 계정 팔로워 수치는 팬덤이라 정의할 수 없는 사용자가 포함되기에 음반판매량과 비교하였을 때 그룹 간 상대적 규모 수치가 유사하지 않았다. 그에 반해 본 논문이 제안하는 팬덤 리더 팔로워 볼륨은 단순 트위터 이용자라는 허수를 제외하고 실제 팬덤 문화를 향유하는 팬덤을 대상으로 한 데이터이다. 때문에 팬덤 리더를 팔로우하는 인원의 총 볼륨은 음반판매량에 더 근접한 지표로 작용할 것이라 기대하였다. 마찬가지로 트위터 API를 사용하여 앞서 조사한 팬덤 리더들의 팔로워 수를 수집하여 팬덤 별 각 팬덤 리더들의 팔로워 수를 총합하였다.
5-4 음반판매량과 새로운 팬덤 지표 비교
설정한 팬덤 지표의 객관성을 검증하기 위해 음반판매량과의 비교를 진행하였다. 팬덤 지표를 통한 그룹 별 순위 및 상대적 크기가 그룹 별 음반판매량의 순위 및 상대적 크기와 유사하다면 팬덤 지표로 적합하다고 판단할 수 있다. <표 3>과 <그림 4>는 음반판매량이 가장 높았던 그룹 세븐틴을 기준으로 그룹별 음반판매량의 상대 수치를 본 논문에서 제안한 팬덤 지표의 상대 수치와 비교한 것이다. 두 집단의 차이를 살피기 위해 각 그룹에 대한 음반판매량, 제안된 팬덤 지표의 차이에 대한 비모수 검정(Wilcoxon Rank-sum test)을 실시하였다. 두 집단의 표본이 작고 정규성을 만족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음반판매량과 팬덤 지표에 대한 비모수 검정을 실시한 결과, p-value가 0.8335로서 유의수준 0.05에서 귀무가설을 기각할 수 없다. 따라서 음반판매량과 팬덤 지표의 분포는 동일하다고 판단할 수 있다. 8개의 모든 그룹 규모의 순위는 음반판매량의 순위와 동일하였으며 세븐틴, GOT7, 몬스타엑스 상위 3개의 팬덤 규모는 음반판매량과 비교하였을 때 높은 수준으로 일치하였다. 따라서 본 논문이 팬덤 지표로 제안한 ‘팬덤 내 존재하는 팬덤 리더를 팔로우하는 총 볼륨’은 음반판매량을 대신할 수 있는 유의미한 팬덤 지표라 할 수 있다.
Ⅵ. 결론
K-POP은 한국 대중문화산업 중 한국만의 고유한 미디어산업으로 자리매김하였고 그 중심에 아이돌 그룹이 위치한다. 아이돌 산업이 성장함에 따라 필수불가결한 팬덤에 관한 논의와 담론 역시 확장되었지만 그럼에도 팬덤의 경계와 규모에 대한 논의는 다소 간과되어왔다. 이는 현상적 성격인 팬덤을 수치적으로 접근하는 것이 어려웠기 때문일 것이라 추측할 수 있다.
본 논문은 팬덤을 정의하고 그의 정도를 측정하고자 하였다. 규모에 대한 지표는 산업적 관점에서 접근하여 음반판매량으로 정의하였다. 음반판매량은 팬덤의 정체성이 실물화된 존재이며 집계 단위가 명확하고 그것을 집계하는 공신력 있는 기관이 존재한다는 점에서 팬덤 지표로 정당하였다. 그러나 음반판매량의 경우 상시 측정이 어렵고 시기적으로 비슷한 기간에 발매되지 않은 팬덤 간의 비교는 불가능하다는 한계를 지녔다. 이를 보완하고자 소셜미디어 및 커뮤니티 데이터를 살펴보았다.
대체지표 연구를 위해 비슷한 기간에 음반을 발매한 그룹을 연구 대상으로 선정하고 그들의 음반판매량과 각 소셜미디어 및 커뮤니티 수치를 비교하였다. 가장 유사하다고 판단된 매체는 트위터였으며 단순 수치보다 더욱 정확한 지표 제안을 위해 트위터 내의 두드러진 팬덤 양상에 주목하였다. 트위터에서는 팬덤의 유지 및 결속을 이끄는 팬 텍스트를 생산해내는 리더형 개인이 존재하였다. 이를 팬덤 리더라 정의한 후, 전체 팬덤 지표를 각 팬덤 내 존재하는 팬덤 리더를 팔로우하는 총 볼륨이라 설정하였다.
제안된 팬덤 지표는 음반판매량을 대신할 수 있다 판단하였다. 8개 그룹의 음반판매량과 총 1,435명의 팬덤 리더를 통한 새로운 팬덤 지표를 비교한 결과 모든 그룹 간의 순위가 일치하였고 특히 상위 3개의 팬덤 규모는 음반판매량 수치와 높은 수준으로 일치하였다.
본 지표는 발매 시점 및 기간이 비슷하지 않으면 각 팬덤 간의 규모를 비교하는 것이 어렵고, 또한 상시적으로 측정이 불가능했던 기존 음반판매량의 한계점을 보완한다. 상시적으로 측정할 수 있기 때문에 특정 아이돌 팬덤이 확장하고 감소하는 동향을 시시각각으로 살필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할 수 있다. 어떤 기점을 중심으로 팬덤이 확장하거나 감소하는 지에 대한 인사이트를 제시할 수 있을 것이다. 나아가, 아이돌의 팬덤 간의 규모를 기존 소셜미디어 수치보다 높은 수준을 세밀하고 정확하게 비교 가능하기 때문에 산업 내에서 다양한 관계자가 참고할 수 있는 지표로 기능할 것이라 기대된다.
본 연구는 비슷한 시기에 음반을 발매한 그룹의 음반판매량을 살펴야 했기에 비교된 그룹의 수가 적었다는 점, 장기간에 걸친 지표를 살피지 못했다는 점에서 한계점을 지닌다. 따라서 이를 보완하는 후속 연구가 진행되어야 할 것이다.
Notes
Referenc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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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소개
2019년 : 이화여자대학교 융합콘텐츠학과 (학사 재학)
※관심분야: 데이터 분석, 소셜 네트워크 분석, 비즈니스 분석, 콘텐츠
1991년: 한국과학기술원 (전산학 석사)
1996년: 한국과학기술원 (전산학 박사)
1996년~1997년: University of Washington Visiting scholar
1997년~2000년: 한국전자통신연구원 선임연구원
2001년~현 재: 이화여자대학교 융합콘텐츠학과 교수
※관심분야: 컴퓨터그래픽스, 영상처리, 클라우드 컴퓨팅, 데이터 분석 등